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볼거리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국민 생명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숟가락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미국 시위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근거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733
  • 말보다 센 침묵… 반전의 ‘웅버지’

    말보다 센 침묵… 반전의 ‘웅버지’

    마음이 통하는 데 때로는 말이 필요 없을 때가 있다. ‘석가모니가 연꽃을 들어 보이자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웃었다’(염화시중의 미소)는 이야기처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선수들에게 던진 침묵의 메시지가 그렇다. 지난 1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의 경기 2세트는 경기 내용보다 현대캐피탈의 두 차례 작전타임이 더 화제가 됐다. 보통의 작전타임과 달리 최 감독이 벤치로 들어오려는 선수들을 돌려세웠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이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6-8의 테크니컬 타임아웃 상황에서 그러더니 이후 19-12가 됐을 때 최 감독은 직접 작전타임을 부르고도 말없이 손짓하며 선수들을 또 벤치로 못 들어오게 했다. 작전타임 때 감독이 침묵하는 건 낯선 장면이었지만 선수들은 멍하게 서 있는 대신 서로를 다독이며 자신들만의 작전타임을 가졌다. 효과는 굉장했다. 아쉽게 1, 2세트를 내준 현대캐피탈은 마치 각성한 것처럼 나머지 3, 4, 5세트를 내리 따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최 감독은 12일 “아무래도 작전타임은 상황이 안 좋을 때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잔소리를 할까 봐 그랬다”면서 “경기가 안 될 때 선수들이 스스로 풀어나갈 수 있게끔 뭉쳤으면 했다”고 전날 일을 떠올렸다. ‘웅버지’(최태웅+아버지)란 별명답게 평소 작전타임 때도 배구를 넘어 인생을 관통하는 명언을 전하는 최 감독이 이제는 ‘침묵’이라는 새로운 가르침까지 들고나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말을 통해 얻는 깨달음과 말을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깨닫고 성과를 이루는 것은 또 다르다. 최 감독도 “선수들이 제 의도와 메시지를 잘 눈치챈 것 같다. 전광인을 중심으로 잘 뭉쳤다”고 웃었다. 허수봉도 “선수들끼리 코트 안에서 마음을 다잡기를 바라셨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을 정도로 최 감독과 선수들은 석가모니와 마하가섭 못지않은 환상의 호흡을 뽐낸다. 지난 시즌부터 리빌딩에 돌입한 현대캐피탈의 성적은 현재 중위권(5위)에 머물고 있지만 때론 침묵으로, 때론 명언으로 인생을 가르치는 최 감독과 선수들은 V리그의 색다른 볼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 말보다 센 침묵… 반전의 ‘웅버지’

    말보다 센 침묵… 반전의 ‘웅버지’

    마음이 통하는 데 때로는 말이 필요 없을 때가 있다. ‘석가모니가 연꽃을 들어 보이자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웃었다’(염화시중의 미소)는 이야기처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선수들에게 던진 침묵의 메시지가 그렇다. 지난 1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의 경기 2세트는 경기 내용보다 현대캐피탈의 두 차례 작전타임이 더 화제가 됐다. 보통의 작전타임과 달리 최 감독이 벤치로 들어오려는 선수들을 돌려세웠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이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6-8의 테크니컬 타임아웃 상황에서 그러더니 이후 19-12가 됐을 때 최 감독은 직접 작전타임을 부르고도 말없이 손짓하며 선수들을 또 벤치로 못 들어오게 했다. 작전타임 때 감독이 침묵하는 건 낯선 장면이었지만 선수들은 멍하게 서 있는 대신 서로를 다독이며 자신들만의 작전타임을 가졌다. 효과는 굉장했다. 아쉽게 1, 2세트를 내준 현대캐피탈은 마치 각성한 것처럼 나머지 3, 4, 5세트를 내리 따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최 감독은 12일 “아무래도 작전타임은 상황이 안 좋을 때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잔소리를 할까 봐 그랬다”면서 “경기가 안 될 때 선수들이 스스로 풀어나갈 수 있게끔 뭉쳤으면 했다”고 전날 일을 떠올렸다. ‘웅버지’(최태웅+아버지)란 별명답게 평소 작전타임 때도 배구를 넘어 인생을 관통하는 명언을 전하는 최 감독이 이제는 ‘침묵’이라는 새로운 가르침까지 들고나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말을 통해 얻는 깨달음과 말을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깨닫고 성과를 이루는 것은 또 다르다. 최 감독도 “선수들이 제 의도와 메시지를 잘 눈치챈 것 같다. 전광인을 중심으로 잘 뭉쳤다”고 웃었다. 허수봉도 “선수들끼리 코트 안에서 마음을 다잡기를 바라셨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을 정도로 최 감독과 선수들은 석가모니와 마하가섭 못지않은 환상의 호흡을 뽐낸다. 지난 시즌부터 리빌딩에 돌입한 현대캐피탈의 성적은 현재 중위권(5위)에 머물고 있지만 때론 침묵으로, 때론 명언으로 인생을 가르치는 최 감독과 선수들은 V리그의 색다른 볼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 다독다독… 경계의 삶 위로한 ‘그림 같은 집’

    다독다독… 경계의 삶 위로한 ‘그림 같은 집’

    기시감이 들었다. 충남 홍성. 서해안고속도로를 오갈 때 홍성나들목이란 이름을 자주 봐서 그랬을까. 여러 차례 돌아본 곳 같았다. 혹은 홍성에 대해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이 많아 그랬을런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 기억은 착각이었다. 큰 눈이 예보된 날, 홍성으로 발걸음을 이끈 건 ‘이응노의 집’이었다. ‘한국 출신의 프랑스 화가’ 고암 이응노(1904~1989)를 기리는 공간이다. 시대와 불화했던 한 화가의 삶이 켜켜이 쌓인 공간들을 둘러보자니 여태 모르고 있던 홍성의 진짜 모습들이 딸려 나왔다. ‘이응노의 집’은 지난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건축 기행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선 이미 많이 회자됐다. ‘건축학 개론’은 잘 모르더라도 누구나 스스럼없이 다가설 수 있는 공간이라는 평들이 많았다. 고암은 이념 대립이 극심했던 근현대 공간에서 ‘빨갱이’로 몰려 타지를 전전하다 숨을 거둔 화가다. ‘문자추상’이란 장르를 정립하며 세계 미술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1967년 ‘동백림 사건’으로 국내에서 2년여 실형을 산 데 이어, 1977년 ‘백건우·윤정희 부부 납치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이후 국적을 프랑스로 바꿨다.●돌다리·개울… 소박한 쌍바위골 풍경 ‘이응노의 집’은 고암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홍성 북쪽의 홍북읍에 세워졌다. 생가를 재현한 초가집과 북카페 등 부속건물로 이뤄져 있다. 쌍바위골이라 불렸던 이 일대의 옛 모습 자료에, 설계를 맡은 조성룡 전 성균관대 석좌교수의 상상이 더해져 조성됐다. 건축가로서 자신의 설계작이 단순히 그림을 수집해 보여 주는 미술관이 아니라, 한 인물의 삶을 극적으로 드러내 주는 공간으로 인식되길 바랐던 듯하다. 그래서 이름도 미술관이나 기념관이 아닌, ‘집’이 됐을 것이다. ‘이응노의 집’은 야트막한 산들이 감싼, 평이한 풍경의 구릉 위에 없는 듯 서 있다. 다분히 의도적이면서도 노련하게 스스로의 존재를 주변 풍경과 합치시키는 느낌이다. 마을 밖에서 ‘이응노의 집’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주차장에서 얕은 개울 위의 돌다리를 건너면 ‘이응노의 집’으로 곧장 갈 수 있다. 더 아래로 내려가 녹이 잔뜩 슨 것 같은 코르텐강의 다리를 건널 수도 있다. 고향 마을을 돌아보듯, 생가를 거쳐 우회하는 방법이다. 아마 오래전 쌍바위골 사람들이 제집을 오가던 모양새도 이와 같았을 것이다. ●사라진 시간들의 되새김질 ‘이응노의 집’은 정육면체에 가까운 큐브 모양의 건물 4동과 직사각형의 건물 한 동이 어우러진 형태다. 긴 섞박지 하나에 깍두기 네 개가 매달린 모습을 연상하면 알기 쉽겠다. 건물 외벽은 황토와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섞박지’와 ‘깍두기’ 사이엔 매개공간을 뒀다. 이 공간에 외부의 빛과 풍경을 건물 안으로 이끄는 창을 여럿 뒀다. 차가운 느낌의 건물 안에서도 따스한 겨울 볕과 온화한 시골 풍경에 안도할 수 있는 건 이 때문일 것이다. 전시장 사이엔 야트막한 단차도 뒀다. 이 땅의 생김새와 호응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내부에선 ‘먼 먼 산-헤치고 흐르고’전이 열리고 있다. 화가 이진경의 개인전으로, 고암의 작품 세계를 기리고, 그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굿의 의미를 담은 전시다. 고암의 아카이브전도 열리고 있다. ‘군상’을 테마로 한 그의 작품들과 동백림 사건 등의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두 전시 모두 4월 24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전시실 아래는 고암의 생가다. 생전 고암의 기억 등을 토대로 지었다. 생가 앞엔 작은 텃밭과 연밭 등도 조성했다. 조 전 교수는 완공 당시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건물만이 아니라 산과 들판, 길 등이 모두 어우러진 풍경 전체가 기념관”이라는 요지의 말을 했다. 관람객들이 건물의 앉음새와 땅의 생김새, 한 인간의 삶 등을 고루 살펴 이 공간에서 사라진 시간들을 복원해 달라는 주문일 것이다. ‘이응노의 집’ 북동쪽엔 용봉산, 남서쪽엔 백월산이 있다. 둘 다 ‘이응노의 집’ 설계 당시 모티브가 됐던 곳이다. 용봉산은 홍성의 진산이다. 우람한 암릉이 인상적이다. 들머리인 용봉사에 신라시대 조성된 마애불 등 볼거리가 있다. 백월산은 정상 언저리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정상에서 보는 일대 풍경이 장쾌하다. 다만 오르는 길이 좁고 가팔라 눈이 쌓인 날엔 찾지 않는 게 좋겠다.●예산 수덕여관, 일엽·나혜석 머물기도 고암의 여정을 짚으려면 예산 수덕여관까지는 가야 한다. 수덕사 일주문 옆에 있는 옛 여관이다. 현재는 수덕사 소유의 복합문화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거리도 멀지 않다. 지역만 다를 뿐 ‘이응노의 집’에서 홍성 읍내로 나가는 거리나 예산 수덕사로 가는 거리나 엇비슷하다. 수덕여관에는 몇몇 인물들의 인생이 얽히고설켰다. 이를 보는 시각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저마다의 관점으로 당대를 봤기 때문이다. 수덕여관은 원래 비구니 스님들의 거처였다고 한다. 탈속하려는 여성들이 머물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일엽’으로 알려진 일엽스님(속명 김원주, 1896~1971)과 나혜석(1896~1948)이다. 둘 다 개화기의 깨어 있는 여성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먼저 발을 들인 이는 일엽이다. 이화학당을 나와 일본 유학에 이어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던 그는 1933년 수덕사를 찾아 불교에 귀의했다. 동년배인 나혜석이 수덕사를 찾은 건 4년 뒤인 1937년이다. 비구니로서의 삶에 안착한 일엽과 달리 나혜석은 이듬해인 1938년에 경남 합천 해인사로 건너갔다가 다시 수덕여관으로 돌아오는 등 좀처럼 불교에 발을 붙이지 못했다. 지금도 나혜석이 비구니가 되지 못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이 와중에 고암과도 인연이 닿았다. 당시 30대 초반의 미술가였던 고암은 나혜석과의 교류를 통해 미술에 대한 안목을 넓힌 것으로 전해진다. 고암이 수덕여관을 인수한 건 1944년이다. 한데 실제 여관을 운영한 이는 전처 박귀희(1909~2001)였다. ●고암 전처, 기약 없는 기다림 켜켜이 그리고 1958년. 22세 연하의 여제자와 사랑에 빠진 고암은 프랑스로 날아간다. 하루아침에 ‘신여성’에게 남편을 뺏긴 아내의 심정은 어땠을까. 수덕여관이 다시 주목을 받은 건 1969년이다. 동백림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고암은 수덕여관으로 내려와 몸을 추스렸다. 여관 뒤뜰 바위에 남은 추상문자 암각화 2점은 이때 새긴 것이다. 앞서 고암의 옥바라지를 했던 박귀희는 고암이 몸을 추슬러 프랑스로 떠나기까지 옛 남편을 보살폈다. 그리고 수덕여관을 운영하며 평생을 홀로 지냈다. 언젠가 고암이 돌아오리라 믿으며. 이후 박귀희에겐 ‘조강지처’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게 된다. 남자에겐 더없이 애틋하지만 여자에겐 멍에이자 족쇄였을 그 말. 그에게 그 수식어는 화관이었을까, 가시관이었을까.
  • ‘안 돼 돌아가’ 효과 만점 최태웅 감독 침묵의 작전 타임

    ‘안 돼 돌아가’ 효과 만점 최태웅 감독 침묵의 작전 타임

    마음이 통하는 데 때로는 말이 필요 없을 때가 있다. ‘석가모니가 연꽃을 들어 보이자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웃었다’(염화시중의 미소)는 이야기처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선수들에게 던진 침묵의 메시지가 그렇다. 지난 1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의 경기 2세트는 경기 내용보다 현대캐피탈의 두 차례 작전타임이 더 화제가 됐다. 보통의 작전타임과 달리 최 감독이 벤치로 들어오려는 선수들을 돌려세웠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이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6-8의 테크니컬 타임아웃 상황에서 그러더니 이후 19-12가 됐을 때 최 감독은 직접 작전타임을 부르고도 말없이 손짓하며 선수들을 또 벤치로 못 들어오게 했다. 작전타임 때 감독이 침묵하는 건 낯선 장면이었지만 선수들은 멍하게 서 있는 대신 서로를 다독이며 자신들만의 작전타임을 가졌다. 효과는 굉장했다. 아쉽게 1, 2세트를 내준 현대캐피탈은 마치 각성한 것처럼 나머지 3, 4, 5세트를 내리 따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최 감독은 12일 “아무래도 작전타임은 상황이 안 좋을 때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잔소리를 할까 봐 그랬다”면서 “경기가 안 될 때 선수들이 스스로 풀어나갈 수 있게끔 뭉쳤으면 했다”고 전날 일을 떠올렸다. ‘웅버지’(최태웅+아버지)란 별명답게 평소 작전타임 때도 배구를 넘어 인생을 관통하는 명언을 전하는 최 감독이 이제는 ‘침묵’이라는 새로운 가르침까지 들고나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말을 통해 얻는 깨달음과 말을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깨닫고 성과를 이루는 것은 또 다르다. 최 감독도 “선수들이 제 의도와 메시지를 잘 눈치챈 것 같다. 전광인을 중심으로 잘 뭉쳤다”고 웃었다. 허수봉도 “선수들끼리 코트 안에서 마음을 다잡기를 바라셨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을 정도로 최 감독과 선수들은 석가모니와 마하가섭 못지않은 환상의 호흡을 뽐낸다. 지난 시즌부터 리빌딩에 돌입한 현대캐피탈의 성적은 현재 중위권(5위)에 머물고 있지만 때론 침묵으로, 때론 명언으로 인생을 가르치는 최 감독과 선수들은 V리그의 색다른 볼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 “원각사지 석탑, 10층 아닌 13층… 100년 전 日학자의 연구 오류”

    “원각사지 석탑, 10층 아닌 13층… 100년 전 日학자의 연구 오류”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 있는 국보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원래 13층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00여년 전 일본인 학자의 잘못된 연구 결과에 따른 10층설이 비판 없이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불교사를 연구하는 남동신 서울대 교수는 국립중앙박물관이 11일 공개한 학술지 ‘미술자료’ 제100호에 낸 논문에서 “현재 국가가 공인하고 있는 원각사지 석탑 10층설에는 역사적 오류가 있어 13층설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각사지 석탑은 조선 세조가 1467년 세운 12m 높이의 탑이다. 문화재청은 “탑신부는 10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전체적인 형태나 세부 구조 등이 고려시대 경천사지 십층석탑과 매우 비슷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경천사지 석탑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남 교수는 과거 여러 기록에 원각사지 석탑이 13층으로 기술됐다는 점을 반박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19세기 전반 서양의 이방인은 이 탑을 한성의 유일한 볼거리로 여겼다”며 “언젠가 원각사탑 상층부 3개 층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연산군 지시설, 임진왜란 당시 왜장 가토 기요마사의 반출 시도설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조선시대까지 13층으로 인식된 석탑이 일본 도쿄제국대 교수를 지낸 세키노 다다시의 연구에 의해 10층으로 바뀌었다. 세키노는 한국 건축을 조사해 1904년 보고서를 펴냈는데, 원각사지 석탑에 대해 “10층으로서 삼중 기단 위에 세워져 있기에 속칭 십삼층탑파(탑)라고 함”이라고 서술했다. 남 교수는 세키노가 원각사지 석탑을 1348년 제작된 경천사지 석탑과 같은 시대의 것으로 잘못 이해했다고 봤다. 이후 1906년 조선에 온 일본 법관이자 수집가인 아사미 린타로가 ‘속동문선’이라는 조선 기록에서 그간 판독하지 못한 ‘대원각사비’의 ‘십유삼층’(十有三層)이라는 문구를 찾아내 원각사지 석탑이 13층임을 확인했으나 세키노는 이를 알고도 모호한 ‘다층설’을 제기했고, 일제가 문화재를 지정하면서 조선총독부 고적조사위원으로 활동한 세키노의 견해를 택해 현재까지 이어졌다는 게 남 교수의 주장이다.
  • 이태원 살릴 ‘황금 거북이’

    이태원 살릴 ‘황금 거북이’

    서울 용산구가 베트남 테마 거리 ‘이태원 퀴논길’에 황금 거북이 조형물을 새로 설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19로 침체된 이태원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해 마련한 사업 중 하나다. 황금 거북이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이 개최한 ‘지역상권 스토리 발굴 시민 공모전’에서 퀴논길을 소재로 대상을 수상한 숙명여대 문화기획단 학생들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퀴논길은 용산구가 1996년부터 우호 교류를 이어 오고 있는 베트남 중부 항구도시 퀴논시의 이름을 딴 거리다. 금거북이로부터 검을 받은 의병장이 왕이 된 후 거북이에게 검을 돌려줬다는 베트남 퀴논시의 설화를 황금 거북이 조형물에 접목했다. 구 관계자는 “황금 거북이를 통해 퀴논길에 이야기를 입히는 동시에 이태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구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역경제활성화협의체(용산구, 숙명여대, 서울신용보증재단, 용산구상공회 등)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구는 이태원 지역을 홍보하는 일뿐만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한 경영 상담을 지원하고, 점포 인테리어를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을 통해 상권을 활성화하고 있다. 상가 공실에 매력적인 가게를 유치하는 ‘이태원 스타샵’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퀴논길을 상징하는 황금 거북이라는 이국적인 소재가 방문객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특색 있는 소재를 발굴해 ‘이태원 전성시대’를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새해부터 뭉친 김택진X정용진 “한국시리즈에서 만나요”

    새해부터 뭉친 김택진X정용진 “한국시리즈에서 만나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김택진 NC소프트 대표가 만났다. 정 부회장은 11일 인스타그램에 “#택진이형 #용지니어스 주방 방문하셧습니다”란 멘트와 함께 김 대표의 어깨에 손을 얹고 다정하게 기념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구단주인 만큼 다음에는 한국시리즈에서 만나는 것이 목표다. 정 부회장은 ‘용진이 형’, 김 대표는 ‘택진이 형’이라 불릴 정도로 팬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10명의 구단주 중에 팬들이 ‘형’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두 구단주밖에 없다. 젊은 기업인으로서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것도 닮았다. 팬들에게는 둘 다 형이지만, 두 사람 사이에서는 1967년생인 김 대표가 1968년생인 정 부회장보다 형이다. 두 사람은 야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서부터 야구를 좋아했던 김 대표는 여러 우려 속에서도 “내 재산만 갖고도 프로야구단을 100년은 운영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야구단을 창단했고, 우승까지 차지하며 감동적인 스토리를 완성했다. 정 부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세상에 없던 구단주 모델을 만들었다. 수시로 직접 야구장을 찾았고, 선수들에게 ‘용진이형상’을 주는가 하면 신인들에게 한우를 선물하는 살뜰함도 보여줬다. 또한 소비재 기업의 특성을 활용해 기존 야구단에서는 볼 수 없던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화제가 됐다. 다만 지난해는 두 팀 모두 결과가 좋지 않았다. 2020년 우승팀인 NC는 지난해 일부 선수의 술자리 파동 여파로 결국 가을야구에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새로 창단한 SSG는 정 부회장과 함께 숱한 화제를 뿌렸지만 토종 선발의 양대 축인 문승원과 박종훈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끝내 가을야구에 탈락했다. 김 대표는 우승 당시 기존의 다른 구단주들과 달리 매번 경기장을 찾아 화제가 됐다. 정 부회장도 만약 SS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만사 제쳐두고 달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 구단이 한국시리즈에서 만난다면 구단주들의 장외 대결도 팬들에게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 새해 극장가 기대주 나야 나 ‘미스터리 스릴러’

    새해 극장가 기대주 나야 나 ‘미스터리 스릴러’

    인간 심연의 어두움을 조명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가 새해 극장가를 살릴 기대주로 관심을 끈다. 명연기를 선보이는 할리우드 유명 배우진이 사랑과 욕망, 질투와 복수심 등을 박진감 있게 묘사했다. 12일 개봉하는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하우스 오브 구찌’(2021)는 명품 브랜드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치명적 욕망과 탐욕, 살인을 다뤘다. 구찌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후계자 마우리치오는 파트리치아와 사랑에 빠지지만 구찌의 최고경영자 알도는 파트리치아를 인정하지 않고, 파트리치아는 구찌 가문을 뒤흔들게 된다. 실제 마우리치오를 청부살인했던 전 부인 파트리치아 레지아니의 실화를 다룬 이 영화는 애덤 드라이버, 레이디 가가, 알 파치노 등의 열연과 구찌 브랜드에 걸맞은 화려한 의상이 볼거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5세 관람가.‘추리 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나일 강의 죽음’(2020)은 다음달 9일 극장가에 걸린다. 2017년 개봉해 전 세계에서 3억 달러 이상 수익을 거둔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 이어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연출·주연을 모두 맡았다. 행복한 신혼부부를 태우고 이집트 나일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초호화 여객선에서 끔찍한 연쇄 살인이 발생하고 모두가 범인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탐정 에르퀼 푸아로가 활약한다. 사건의 중심에 놓인 리넷 리지웨이(갈 가도트)와 재클린(에마 매키)의 드레스가 시선을 압도하며, 전 세계 4대뿐인 파나비전 65㎜ 카메라로 담아낸 나일강의 풍경과 초호화 여객선의 웅장한 비주얼이 압권이다. 관람 등급은 현재 심의 중이다. 2월 개봉 예정인 ‘안테벨룸’(2020)은 성공한 작가가 누구의 도움도 바랄 수 없는 끔찍한 세계에 초대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제라드 부시, 크리스토퍼 렌즈 감독이 공동연출한 이 영화는 이미 17개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작품이다. ‘문라이트’(2017)와 ‘히든 피겨스’(2016)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가수 자넬 모네이가 미지의 인물 이든을 연기하며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겟 아웃’(2017), ‘어스’(2019) 제작진이 선보이는 상징과 은유가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15세 관람가.
  • 펭수·뽀로로가 온다…광주시 어린이 체험 캐릭터 랜드 조성 협약

    놀거리,볼거리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광주시가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손잡고 캐릭터 랜드를 조성한다. 광주시와 EBS는 10일 광주시청 비즈니스룸에서 ‘펀(Fun) 시티’ 광주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펀 시티’ 조성 사업의 첫번째 협약이다. 양측은 캐릭터 테마파크 조성,EBS 에듀테크 라이브러리 서비스,교육복지 실현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450억원을 들여 광산구 디자인진흥원과 이곳과 이웃한 쌍암공원 등 공간을 활용해 2024년까지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캐릭터 랜드는 EBS에서 지식 재산권을 보유한 22개 캐릭터와 광주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콘텐츠를 선보이게 된다. 시설 내부에는 가상·증강 현실(VR·AR),애니메이션,캐릭터 로봇,미디어아트 등 체험 시설을 설치하고 외부에는 캐릭터 놀이동산,빛 아트 호수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EBS는 경기 파주에 어린이 문화체험 시설인 ‘놀이 구름’을 지난해 10월 개장해 시민과 관광객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광주시는 전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펭수,뽀로로,두다다쿵 같은 캐릭터를 AI,VR과 연결해 캐릭터 랜드를 가족 문화 체험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며 “어린이들의 창의력 향상,아시아 문화중심 도시 콘텐츠 육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코로나 19 대 유행 속 브라질 카니발 축제 2년 만에 재개한다

    코로나 19 대 유행 속 브라질 카니발 축제 2년 만에 재개한다

    지구촌에서 가장 화려한 볼거리로 꼽히는 브라질 리우 카니발 삼바 퍼레이드를 올해는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카니발 기간 중 브라질 전역을 뜨겁게 달구는 일명 길거리 카니발 축제는 지난해에도 이어 올해도 취소됐다. 리우데자네이루는 4일(이하 현지시간)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올해 길거리 카니발 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두아르도 파에스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은 이날 '블로코'(길거리 카니발에 참여하는 단체) 측 대표들과 회의를 가진 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같이 알렸다. 파에스 시장은 "2020년까지 열린 길거리 카니발 축제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길거리 카니발은 (누구나 참여하는) 민주적 특성상 (방역) 관리와 감시가 불가능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는 취소 결정에 앞서 블로코 측에 3개 지역에서 길거리 카니발을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길거리 카니발 축제기간도 2월로 미루자고 했다. 하지만 블로코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관계자는 "시가 제시한 곳이 원거리 올림픽공원 등 카니발의 정체성과 상관이 없는 장소라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블로코들은 오는 7일 리우데자네이루 당국과 다시 회의를 열고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인파를 최대한 분산할 수 있는 방안을 대안으로 역제시하고 (길거리 카니발 개최) 가능성을 타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바드롬에서 열리는 화려한 카니발 퍼레이드는 예정대로 이달 25일부터 열릴 예정이다. 리우데자네이루 당국은 "길거리 카니발은 취소하겠지만 관리가 가능한 삼바드롬 퍼레이드는 엄격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라질 리우 카니발은 삼바드롬에서 열리는 삼바학교 경연 퍼레이드,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블로코 퍼레이드로 구분된다. 화려한 의상과 열정적인 춤, 이동차량이 등장하는 건 삼바드롬에서 열리는 퍼레이드다. 삼바드롬 퍼레이드 규모는 참가자를 포함해 약 7만 명에 정도지만 길거리 카니발 축제는 700만여 명이 운집한다. 리우데자네이루가 길에 모이는 엄청난 인파를 (방역수칙을 지키도록) 관리-통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길거리 축제를 2년 연속 포기한 이유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는 삼바드롬에서 열리는 퍼레이드 참가자와 관람객에게 방역패스 또는 PCR 음성확인서를 요구할 방침이다.
  • 용암이 빚은 꽃바위, 태곳적 인생 풍경을 걷다

    용암이 빚은 꽃바위, 태곳적 인생 풍경을 걷다

    울산까지 왔으니 바닷가 구경은 당연하다. 꽃바위가 있는 강동해변, 파도 소리 청아한 몽돌해변도 좋고 바다 위 캠핑장이 있는 당사항도 들를 만하다. 아침잠을 줄일 자신이 있다면, 해돋이 명소로 알려진 명선도를 찾아 ‘인생 풍경’ 한번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용암이 만든 꽃바위… 화암 주상절리 강동해안엔 검은빛의 꽃바위가 있다. 화암(花岩) 주상절리다. 수백, 수천만년 전에 분출된 용암이 식으며 생성됐다고 한다. 아마 옛사람들의 눈에는 육각형의 주상절리 단면이 꽃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마을 이름도 이 바위에서 이름을 따 화암이다. MZ세대라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정육각형 반사경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화암 주상절리의 규모는 작다. 경북 경주 등의 주상절리들과 달리 출입을 통제하지도 않는다. 볕에 달궈진 현무암 위에서 나른한 시간을 보내는 여행자들이 꽤 있다.●파도와 몽돌의 컬래버… 강동해변 강동해변은 화암 주상절리와 바짝 붙어 있다. 더 남쪽의 주전해변과 더불어 몽돌해변으로 유명하다. 해변은 무척 넓다. 반면 사람은 적다. 낚싯대 걸어 놓고 세월을 낚는 조사, 몽돌 위에 누워 겨울 볕을 즐기는 커플 정도가 고작이다. 파도가 몽돌 사이를 적시고 나갈 때마다 차르르 소리가 난다.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ASMR(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백색소음)이다. 고래등대로 유명한 정자항을 지나면 제전마을이다. 한적하고 말끔한 동네 풍경이 인상적이다. 제전마을은 예부터 장어로 유명한 마을이다. 마을 곳곳에 장어 그림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펴낸 자료에 따르면 이 마을에서 처음 장어구이집을 시작한 한모씨 아내의 경우 “돈을 세다가 돈을 거머쥐고 그대로 쓰러져서 자”기도 할 정도였단다. 누구나의 새해 소망 가운데 둘째가라면 서러울 소원 하나가 이 마을에선 실제 이뤄지고 있었던 거다.●새로 뜬 핫플… 양정자동차테마거리 제전마을 바로 옆은 당사항이다. 용이 승천했다는 용바위, 바다로 난 해양낚시공원 등 볼거리가 꽤 있다. 지난해엔 당사현대차오션캠프도 문을 열었다. 바다 위에 세워진 캠핑장이다. 현대자동차가 사회봉사 차원에서 조성했다. 입지가 뛰어난 캠핑장이 대부분 그렇듯, 이 캠핑장 역시 예약이 어려울 만큼 인기다. 당사항 인근에 양정자동차테마거리가 있다.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양정초등학교 사이의 골목을 다섯 개의 구간으로 나눠 시대별로 인기 있었던 자동차들을 벽화로 그려 놓았다. 마을 환경이 정비되고 작은 카페와 맛집 등이 들어오면서 점차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일출 보며 프러포즈… 명선도 명선교 울산의 남쪽 명선도는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일출 명소로 통하는 곳이다. 시기적으로는 늦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찾는 이들이 많다. 바다 위로 해무가 끼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운이 좋다면 인근의 강양항에서 출발한 배들이 파도와 해무를 헤치며 나가는 극적인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명선도는 진하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는 작은 무인도다. 썰물 때면 걸어서 오갈 수 있다. 진하해변과 강양항 사이에는 명선교가 놓여져 있다. 은은한 야경이 아름다운 다리다. 다리 위에서 굽어보는 풍경도 서정적이다. 최근엔 미래를 약속하는 연인들이 많이 찾으면서 로맨틱한 느낌까지 더해졌다.
  • 오래된 도시 한켠, 고래잡이 시절 추억을 걷다

    오래된 도시 한켠, 고래잡이 시절 추억을 걷다

    냉동창고가 문화 공간으로 변신장생포문화창고서 ‘오션뷰’ 감상고래박물관·고래문화마을 인접 ‘울산큰애기 이야기길’ 3개 구간사람이 사라진 ‘똑딱길’에서 시작‘추억길’ ‘읍성길’까지 2시간 코스 태화강 따라 자박자박 걷는 재미저녁엔 십리대숲 은하수길 ‘반짝’어느 도시나 옛 도심은 있다. 울산도 마찬가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거대 도시가 됐지만, 도시 한켠엔 뜻밖에 오래된 풍경들이 남아 있다. 문화와 예술의 새옷을 걸쳐 입은 채로다. 도시를 ‘광산’에 비유한다면 이런 공간들은 주민의 정서를 붙잡아 주는 ‘카나리아’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지난해 코로나19 탓에 해돋이와 해넘이 여행을 취소한 이라면 더욱 제격이다. ‘고래의 고향’ 장생포항에서 서정적인 해넘이를, 명선도에서 장엄한 해돋이를 만나면 되니 말이다.‘장생포문화창고’부터 찾는다. 버려지다시피 했던 옛 냉동창고가 문화와 예술이 넘실대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문화창고 누리집은 스스로를 ‘엄혹한 세상의 카나리아로 살고 싶은 예술가들과, 그들이 만들어 낸 것들을 기꺼이 향유하기를 원하는 시민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광부들의 안전을 지켜 줬다는 ‘광산의 카나리아’에 비유한 표현일 텐데, 살벌한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이 따스한 정서를 잃지 않도록 든든한 받침목 노릇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장생포문화창고는 6층이다. 전망대를 겸한 ‘루프 톱’까지 포함하면 7층까지 활용되고 있다. 이름에서 보듯 문화창고가 들어선 곳은 장생포항이다. 예부터 고래잡이 전진기지로 명성이 ‘떠르르’했던 곳이다. 문화창고는 포경업을 비롯한 각종 어업이 활황일 때 고래 등의 생선을 보관하던 냉동창고였다. 주변을 압도하는 건물의 높이에서 당시 이 일대 어업 규모가 얼마나 대단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이후 고래잡이가 금지되고 어업이 쇠퇴하면서 쓸모를 잃은 건물을 지난해 6월 문화 시설로 새단장해 개관했다.실질적인 전시공간은 2층부터다. 5층의 문화예술인 공유사무실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모두 전시, 공연장이다. 6층 북카페에선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며 쉴 수 있다. 이 건물의 최대 미덕은 모든 층이 ‘전망 맛집’이라는 거다. 항구 쪽 외벽은 모두 통창이다. 장생포항에 정박한 수많은 배들과 울산 공단이 만들어 내는 특유의 오션뷰가 창문 너머로 펼쳐진다. 특히 울산공단의 저물녘 풍경은 ‘백만불’짜리라 할 만하다. 화려하면서 음울한, 어딘가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주는 저물녘 풍경이 압권이다.●곱고 상냥한 중구여성 ‘울산큰애기’ 주변에 볼만한 곳이 많다. 고래박물관은 국내 포경 관련 자료와 유물들을 수집해 전시하는 공간이다. 맞은편의 고래생태체험관에선 다양한 바다생물과 만날 수 있다. 건물 초입에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미국의 동물학자이자 탐험가다. 1914년 당시 ‘악마 고래’라 불리던 귀신고래를 ‘한국계 귀신고래’(Korean Gray Whale)라고 처음 이름 붙였다고 한다.고래문화마을은 포경산업이 절정에 달했던 1960, 70년대의 장생포 풍경을 실물 그대로 복원한 곳이다. 이 마을 뒷산에 고래조각공원이 있다. 혹등고래, 귀신고래 등의 실물 조형물을 전시하고 있다. 울산대교를 배경 삼아 ‘인증샷’ 찍기 딱 좋다. 울산 시내에선 중구 성남동과 옥교동 일대에 원도심의 흔적이 남아 있다. 울산은 1970, 80년대 한국의 ‘산업 수도’였다. 당대의 흔적 위에 트렌디한 요즘 문화가 덧씌워져 있다.이 일대를 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울산큰애기 이야기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울산큰애기’는 중구를 상징하는 캐릭터다. 유난히 피부가 곱고 상냥한 성품의 중구 여성을 일컫는다. 가수 김상희가 1969년 발표한 노래 ‘울산 큰애기’가 모티브가 됐다. 울산큰애기 이야기길은 3개 구간으로 나뉜다. 성남동 문화의거리~중앙동 주민센터 2.5㎞ 구간이 ‘울산큰애기길’, 똑딱길~청춘고복수길~시계탑 1.6㎞ 구간이 ‘추억길’, 울산읍성 일대 800m 구간이 ‘읍성길’이다. 전 구간을 다 돌아본다고 해도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편의상 이름으로 구분했을 뿐, 길은 어디로든 통한다. 외지인들은 관광안내소 역할을 하는 ‘울산큰애기하우스’를 기점으로 삼는 게 좋을 듯하다. 여기서 작은 길을 건너면 ‘똑딱길’이 시작된다. ‘똑딱길’은 시계소리를 차음해 지은 이름이다. 격동의 산업화 과정에서 성공과 좌절을 맞본 이들이 과거를 돌아보고 서로를 토닥토닥 위로하자는 의미를 담았다.●성남동엔 그시절 낭만 꽃피운 다방 ‘똑딱길’은 입구가 좁다.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현지 문화관광해설사에 따르면 실제 1990년대 이후 이 골목에서 사람 그림자가 사라졌다고 한다. 더럽고 어두워서 간 큰 사람도 선뜻 들어가질 않았다는 것이다. 울산 사람들은 이 길에 ‘시간의 골목’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경제개발의 그늘에서 길러 낸 자식들이 먼바다를 돌아 회귀할 날을 기다린다는 바람을 담은 표현이다.화분, 벽화 등으로 장식된 ‘똑딱길’이 끝나면 곧바로 ‘청춘고복수길’이 이어진다. 가요 ‘타향살이’로 사랑받은 울산 출신 가수 고복수(1911~72)를 테마로 조성한 길이다. 150m 거리에 다양한 포토존과 볼거리를 조성했다. 예전엔 성남동 일대에 다방이 많았다고 한다. 문화 시설이 전무했던 그 시절, 다방은 전시장이자 문학과 낭만이 꽃 피던 공간이었다. 당시 이 거리를 활보하던 모던 걸, 모던 보이들의 아침 인사가 ‘모닝커피 했습니까?’였다나. 커피 잔을 내밀며 ‘모닝커피 했습니까?’라며 묻는 남성의 조형물이 이 거리에 세워진 이유다. 바로 옆의 시계탑은 울산 원도심의 랜드마크다. 일제강점기 성남역사 자리에 조성됐다. 매시 정각에 모형기차가 시계탑 돔 위를 도는 퍼포먼스를 펼친다.이웃한 복산동엔 서덕출공원이 있다. 아동문학가 서덕출을 기리는 근린공원이다. 울산에서 가장 많은 야외 조각작품을 전시한 곳이라는 홍보 문구와 달리, 작품의 수가 많지 않아 아쉽다. 사방이 아파트 공사장이어서 오가기도 쉽지 않다.도심을 어슬렁대다 시원한 풍경이 보고 싶어지면 태화강으로 나가면 된다. ‘젊음의 거리’에서 성남나들문을 나서면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인 태화강이다. 강변을 따라 자박자박 걷는 재미가 각별하다. 홍수를 막기 위해 주민들이 10리에 걸쳐 조성했다는 십리대숲이 핵심 볼거리다. 저녁엔 대숲 안에 ‘은하수길’이 펼쳐진다. 십리대숲 내 600m 구간에 조명을 달아 별들이 반짝이는 은하수처럼 꾸몄다. 해거름엔 겨울 철새인 까마귀들이 현란한 군무를 선보인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이번 여정에선 만날 수 없었다.
  • 거제 바람의 언덕에 명품 전망공간과 이색 버스대기소 설치

    거제 바람의 언덕에 명품 전망공간과 이색 버스대기소 설치

    경남 거제지역 관광명소인 ‘바람의 언덕’이 있는 남부면 도장포(陶藏浦포) 마을에 주변 해안 경관을 조망하는 전망공간과 이색적인 버스대기소가 설치됐다. 거제시는 주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도장포 지역에 남해안 명품전망공간 조성사업의 하나로 포토존 전망공간과 특색있는 버스대기소를 설치했다고 5일 밝혔다.남해안 명품전망공간 조성사업은 국토부에서 추진하는 해안 및 내륙권 발전사업으로 전남 고흥∼경남 거제 구간에 있는 대표 전망 명소에 명품전망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거제시는 연간 60여만명이 방문하는 바람의 언덕에 특색 있는 명품 전망 공간과 지역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형태의 버스대기소를 설치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경관가치를 높였다고 밝혔다. 도장포 마을 이름은 중국 원나라 시대에 일본과 무역하던 도자기 배의 창고가 이 마을에 있었던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바람의 언덕 근처에 조성된 포토존을 겸한 전망공간과 버스대기소는 각각 도장포 마을 한글 이름과 도자기를 형상화 한 특색있는 모양으로 만들었다. 버스대기소 외벽은 특수강화 유리로 만들어 대기소 안에서 주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도장포 마을 명품전망공간은 마을 관광자원을 돋보이게 하고 주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만들었다”며 “앞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품 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로즈 퀸’ 선발된 한인 여고생… 화려한 로즈 퍼레이드

    ‘로즈 퀸’ 선발된 한인 여고생… 화려한 로즈 퍼레이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새해맞이 축제인 ‘로즈 퍼레이드’의 로즈 퀸에 한인 여고생이 뽑혔다. 라카냐다 고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나디아 정(한국이름 정보미)양이 133회 로즈 퍼레이드의 ‘로즈 퀸’에 올랐다. 정 양은 패서디나 지역 500명의 고교생이 지원한 로즈 퀸 선발에서 뛰어난 대중 연설, 학업 성취도, 리더십, 지역사회 봉사 경력 등을 인정받아 최종 선발됐다. 1890년에 시작돼 1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로즈 퍼레이드는 매년 1월 1일 로스앤젤레스(LA) 인근의 패서디나에서 열리는 신년맞이 행사다. 장미 등 생화로 장식한 꽃마차와 밴드, 기마대가 8㎞ 구간의 패서디나 시내를 행진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매년 전 세계에서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모인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퍼레이드가 취소됐으나, 그전에는 미국 주요 공중파 방송이 생방송으로 중계해 수천만 명의 시청자가 지켜봤다. AP·AFP 연합뉴스
  • 호텔에서 싹튼 14색 러브스토리… 연말 ‘로맨스 종합선물세트’

    호텔에서 싹튼 14색 러브스토리… 연말 ‘로맨스 종합선물세트’

    코로나19 시대 휴가를 보내는 방식으로 ‘호캉스’가 각광받듯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사람들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장소로 호텔만 한 곳이 없다. 하지만 연인 없이 홀로 투숙하며 한 해를 떠나보내야 한다면 그 아쉬움은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클래식’ 곽재용 감독의 로맨스 영화 29일 극장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 동시 공개한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으로 호텔을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 가는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이다. ‘엽기적인 그녀’(2001), ‘클래식’(2003) 등 명작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로맨스물이라 개봉 전부터 한국 영화 예매율 1위로 관심이 쏠렸다. 호텔 ‘엠로스’의 호텔리어 소진(한지민)은 15년 동안 밴드 활동을 같이한 승효(김영광)를 짝사랑해 왔지만 고백도 하지 못했다. 승효는 소진의 속도 모르고 영주(고성희)와 엠로스에서 결혼하겠다며 소진에게 축가를 부탁한다. 소진의 10대 남동생 세직(조준영)도 같은 학교 아영(원지안)을 짝사랑하지만 속마음을 전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호텔 엠로스 배경의 동화 같은 사랑 모든 걸 다 가졌지만, 숫자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엠로스 대표 용진(이동욱)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하우스키퍼 이영(원진아)과 우연히 만나 서서히 호감을 쌓지만, 주변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공무원시험에 떨어지고 극단적 선택을 하러 호텔에 투숙한 재용(강하늘)은 자신의 모닝콜을 맡게 된 호텔리어 수연(임윤아) 덕에 점차 웃음을 되찾는다. 이 밖에 40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 캐서린(이혜영)과 도어맨 상규(정진영), 가수 이강(서강준)과 매니저 상훈(이광수), 매주 호텔에서 맞선을 보고 퇴짜를 맞는 진호(이진욱) 등 주연 14명이 보여 주는 삶과 사랑 이야기가 예쁜 동화처럼 펼쳐진다.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은 사랑하는 사람 주인공들은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 현실에 좌절하고, 상처받기도 한다. 14인 14색 로맨스가 ‘종합선물세트’처럼 펼쳐지는 영화는 삶의 어려운 시기를 버티는 힘은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주변 사람이라는 평범한 메시지를 전한다. 언뜻 보면 따스한 사랑 이야기를 엮어 ‘러브 액츄얼리’(2003)를 연상케 한다. 불륜이나 악역 없이 평범한 캐릭터를 대체로 안전하게 연기하는데 중년 로맨스를 선보인 정진영과 이혜영의 무게감이 돋보이며,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한지민은 영화의 중심을 잡아 준다. ●극적 전개 없는 단순한 서사 아쉬워 하지만 다채로운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제목에서 연상되듯 ‘해피엔딩’이 될 것을 예감하는 관객 입장에선 극적 전개가 없는 단순한 서사가 진부할 수도 있다. 다양한 로맨스를 138분이란 한정된 상영시간에 넣으려다 보니 깊이도 다소 아쉽다. 곽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로맨스 영화는 식상한 면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랑 이야기를 사람들이 항상 보고 싶어 한다는 점도 있다”며 “영화로나마 코로나 이전 연말 분위기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연말의 울적함을 달래기엔 충분한 작품이다. 12세 관람가.
  • 유달산 뻗어나온 하늘 길… 호랑이의 氣, 박차오르다

    유달산 뻗어나온 하늘 길… 호랑이의 氣, 박차오르다

    우리나라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대양으로 뻗은 한반도 모퉁이가 유난히 날이 섰다. 바로 전남 목포다. 중국 만주를 할퀴는 호랑이 모양의 한반도 지도에도 목포는 강인한 뒷발톱이 된다. 검은 호랑이해 임인년을 코앞에 두고, 해양을 향한 전초기지이자 대륙으로 박차 오르기 위한 디딤 다리인 목포를 들여다보고 희망찬 새해 여행을 이야기해 본다.목포. 호남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중 하나다. ‘비 내리는 호남선’의 종착역이며 남해안을 가로로 긋는 경전선의 시발역이다. 국토 종횡의 국도 1, 2호선이 모두 목포에 모인다. 원래는 신라 때부터 무안군에 속했다. 아, 이름은 있었다. 조선 태종 때 목포진이 지금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무안의 일부였다. 대한제국 말, 일제가 개항을 요구하자 곳곳에 개항장을 설치했다. 1897년 10월 1일. 외국 자본을 들인 계획도시 목포항이 생겨났고 이후 무안에서 독립해 목포부가 된다. 항만과 철도, 도로가 놓이고 산업체와 학교가 들어섰다. 일본인, 자본가, 노동자, 학생 등 많은 이들이 목포로 몰려와 살았다. 1944년 인구(6만 9000명)는 당시 남북한을 합쳐 한반도 10대 도시 중 하나로 꼽혔다. 무려 조선 4대 항구였다. 4곳의 꼭짓점, 즉 부산, 인천, 원산, 목포였다. 바다와 내륙을 잇는 목포는 일본으로 쌀과 물자를 송출하기에도, 중국 등 외국으로 사람과 화물이 오가기에도 유리했다. 일제가 패망한 이후에도 목포는 남한 6대 도시로 명성을 유지했다.개항 덕에 무안에서 독립한 터라, 차지한 땅은 좁은 대신 돈과 일이 넘쳐났다. 지금도 목포는 전국적으로 면적이 작은 인구밀집 도시에 속한다. 목포보다 좁은 도시는 드물다. 구리, 과천, 군포, 광명, 오산밖에 없다. 유달산을 한 바퀴 뱅 돌고 나면 무안과 영암으로 빠지고 바다로 들어서면 신안이다. 하지만 문화와 행정, 교육, 정치는 주변 지역을 대표할 만큼 위용을 과시한다. 영암 삼호와 대불단지, 무안 남악신도시 등은 목포권으로 봐도 무방하며, 도서로 이뤄진 신안군에서 목포로 유입되는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히 많다. 한마디로 호남의 거점 도시로 실제 거주 인구보다 배후 인구가 많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전국 4대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이유도 그렇다. 작은 어촌 포구였던 목포가 이토록 성장하게 된 것은 개항부터다. 군산과 마찬가지로 목포에는 손이 큰 일본인 미곡상이 모여들어 나주평야의 쌀을 일본에 내다 팔았다. 시세가 들쑥날쑥한 미곡에 돈을 대는 미두(米斗)도 열려 투기꾼도 기승을 부렸다.●유달산 타고 무안·영암·신안 연결 거점도시 목포에 돈이 돌기 시작하자 시장과 식당 등 소비 산업도 발달했다. 은행이 들어서고 건물도 쑥쑥 올라갔으며 사통팔달 도로도 뚫렸다. 간척을 통해 땅이 널찍해지니 길을 놓기도 좋았다. 침강 리아스식 해안인 경남 통영과 남해, 거제 등 여느 남해안 도시와는 달리 바다 매립지로 이뤄진 평지 구획도 나름 많다. 현재 목포의 신도심인 하당지구와 무안 남악지구가 대표적인 간척 매립지다. 그렇게 100년의 세월이 흘러 목포는 서남해안의 중심도시가 됐다. 목포 여행의 볼거리는 역시 위성처럼 유달산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유달산에 올라 멀리 태평양을 바라볼 수 있고 바다에선 요트를 즐길 수 있다.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곳곳의 카페에서 망망대해를 조망할 수 있다. 작은 항구도시 중앙에 치솟은 유달산은 해발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근육질 암봉과 강한 기세로 시민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 온 영산이다. 2019년 9월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총연장 3.23㎞의 어마어마한 탑승 구간과 중간중간 달리 펼쳐지는 전망으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목포의 중심부에 위치한 유달산 정상을 바로 올라갈 수 있고 사방팔방으로 다른 뷰가 펼쳐지니, 목포를 처음 찾았대도 마치 디오라마 전시물처럼 한달음에 목포에 대한 지형적·지리적 설명을 끝낼 수 있다. 남쪽 나라 목포는 따뜻하다. 실제 기온뿐만이 아니다. 풍경 역시 포근하다. 평평하고 동글동글한 섬들은 버럭 성을 내는 위압적 풍광이 아니라 따사로운 분위기를 낸다. 유달산 아래로 이어진 삼학도에는 목포자연사박물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박물관이 모여 있는 문화의 거리가 있어 겨울철에도 추위에 떨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목포 앞바다에는 늘 어머니처럼 곁에 있는 고하도가 있다. 높은 유달산 아래 낮게 뻗은 긴 섬, 그래서 고하도(高下島)다. 충무공 이순신과 인연이 깊은 고하도는 목포대교로 이어져 더이상 섬이 아니라지만 해안과 접해 있어 서울에서 온 여행자의 바다결핍증을 당장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섬에는 걷기 좋은 용오름길도 있다. 오르락내리락 나지막한 길은 뫼봉으로 이어지며 유달산의 늠름한 일등바위와도 마주친다. 비록 한겨울이지만 훈풍이라도 불어닥치는 날이면 노을을 등에 두고 걷기 딱 좋은 코스다. 목포는 개항 당시 2개 권역으로 나뉘어 도시가 형성됐다. 그래서 옛 도심은 크게 남촌과 북촌 두 개 지역으로 나뉜다. 노적봉 공원을 가운데 두고 일본인들이 모여 살던 번쩍번쩍한 남촌과 조선인 거주 지역인 북촌이 있다.목원동과 북교동, 불종대, 만인계터 광장이 유달산을 향해 치닫는 가파른 언덕으로 이어진다. 이곳이 북촌이다. 마을을 한바퀴 돌아 나오는 ‘옥단이길’엔 실존했던 물장수 옥단이에 대한 이야기도 서려 있다. 목포역을 바라보고 민어의 거리 쪽으로 건너가면 분위기가 바뀐다. 유달동 목포근대역사관이 위치한 일대가 당시 융성했던 남촌이다. 경동성당, 유달동 사진관 등 곳곳에 남은 일본식 건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근대역사문화 거리에선 과거의 영화를 살펴볼 수 있다. TV드라마 ‘호텔 델루나’로 낯익은 목포근대역사관(사적 제289호)에는 일제강점기에 시작한 목포항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시 생활상과 변천사를 디오라마와 영상물 등으로 만날 수 있다. 역사관 인근 거리에는 전시물이 아니라 실재하는 ‘역사’가 오롯이 남았다. 올망졸망 키 작은 일본식 목조가옥 골목을 둘러보며 맛있는 식당이나 떡집, 빵집, 카페를 찾는 것도 겨울 도시 여행의 묘미다. 추운 겨울날, 쉬어 갈 수 있는 인프라가 많다는 것에서부터 여행자는 안도하게 마련이다. 이와 대비되는 곳은 온금동이다. 유달산을 등에 지고 푸른 바다를 앞마당에 둔 온금동과 서산동. 따스한 목포에서도 햇살이 가장 오래 비추는 곳이다. 양지바른 비탈에 낡은 집들이 층층 서 있고 실핏줄처럼 연결된 좁은 골목길. 마당과 지붕이 서로 이어진 달동네 다순구미다. 영화 ‘1987’에서 낯익은 ‘연희네 슈퍼’가 이곳에 있다. 1987년이라니. 그만큼 시간도 멈춰 버린 듯 낡은 도시 풍경이다. ●‘조금새끼’ 가난한 산동네, 문화·카페로 변신 일제강점기 목포항이 근대화 어항으로 자리잡은 이후, 가난한 섬사람들이 모여들어 이룬 산동네 마을이 이곳이다. 가진 것이라곤 몸뚱이 하나밖에 없는 이들은 늘 바다에 나가 고깃배를 타야 했고, 물때가 좋지 않은 조금(Neap Tide) 때만 집에 들어와 쉴 수 있었다. 그래서 조금 때 생겨난 아이들을 ‘조금새끼’라 불렀다. 사연은 서글프지만 해학적이다. 이들은 몇 명씩 엇비슷한 생일을 두고 있고, 또 몇은 제삿날도 같다. ‘한배를 탄 운명’이란 최악의 상황에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탓이다. 이 집 저 집 같은 날 제사를 지내고 또 같은 날 생일상을 받아드는 인생 군상이 바로 ‘조금새끼’의 삶이다. 온금동도 많이 변했다. 많은 ‘조금새끼’들이 동네를 떠났다. 길 아래 창고는 문화 공간으로, 식당 카페로 변신 중이다. 재정비 촉진지구 선정으로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가 언제 갑자기 비죽 들어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름처럼 언젠가는 다순(따뜻한) 바람이 불어 들 듯하다. 해양대 인근의 언덕배기 대반동은 유달산의 중턱이다. 옛날부터 그림 같은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요즘은 여기저기 밝힌 불빛 덕에 ‘백만불 야경’이 생겨났다. 유달유원지에 들어선 카페 대반동 201은 화려한 전망과 함께 다과와 ‘달다구리’ 디저트, 술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낭만 일번지다. 테라스와 전면 통유리에 투영되는 야경은 홍콩의 그것 못지않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음식을 맛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어 목포 여행 중 나이트라이프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음료와 함께 곁들이는 무화과 케이크 등이 유명하다.  어느 집을 가든 즐거운 입… 남도의 맛, 벅차오르다 목포 신도심은 하당 평화광장이 중심이다. 평화광장에는 두 가지 명물이 있다. 바다분수와 갓바위다. 과거 해수욕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갓바위는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바닷길 데크를 통해 가까이 접근해 바라볼 수 있다. 삼학도에서 넘어와 평화광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춤추는 바다분수’는 평화광장 한복판 바다에 있다. ●이름난 노포도 신흥 점포도… 맛집들 빽빽 구도심을 지키던 많은 가게들이 하당으로 옮기거나 분점을 뒀다. ‘미식도시’의 중심가답게 맛난 먹거리들로 빽빽하다. 이름난 노포도 많고 새로 인기를 얻은 신흥 점포도 많다. 프랜차이즈 체인점도 많이 보이지만 남도 특유의 로컬 음식을 내는 곳도 많다. 생닭발을 뼈째 두드려 곱게 ‘조사’(‘다지다’의 사투리) 파는 가게(88포장마차)도 이곳에 있다. 입맛 까다로운 목포 시민들이 꼽는 맛집도 수두룩하다. 금가루를 뿌려나오는 푸짐한 족발에 화려한 반찬을 자랑하는 목포황금족발과 깔끔한 초밥과 싱싱한 참치회 맛으로 젊은층에 인기몰이 중인 일식집 잇쇼우안, 한우낙지탕탕이를 전국적으로 히트시킨 하당먹거리, 서울에선 귀한 덕자병어와 삼치회를 맛볼 수 있는 별스넥 등이 신도시 하당의 먹거리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편의시설이 많고 숙소 역시 밀집해 있어 여행자들이 편하고 저렴하게 묵어갈 수 있다. ●덕자병어·삼치회… 먹거리 트렌드 이끌어 근대화가 시작된 개항 도시 목포, 대양으로 활짝 열려 거침없는 그곳에서 임인년 새해를 시작한다면 더없이 좋겠다. 내년엔 좀더 많은 것이 바뀌고, 또 보다 풍요로울 듯한 느낌으로 출발할 수 있겠다. 글·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금가루 황금족발 와우~ 특산 먹거리도 골라먹는 재미! ■갈치=갈치①는 겨울이 가장 맛있다. 목포 먹갈치는 두툼하고 먹을 게 많으며 살이 단단하다. 구워도 좋고 조려도 맛있다. 온금동 아래 선경준치회집에선 갈치와 준치회를 비롯, 다양한 생선구이와 조림을 맛볼 수 있다. ■중깐=채소, 돼지고기 등의 재료를 곱게 다져 춘장에 들들 볶아 얇은 면 위에 얹은 음식이다. ‘중깐’으로 알려진 코롬방 제과 건너편 중화루는 한자리에서 60년 이상 영업해 온 중식 노포다. 대를 이어 옛날 방식 짜장면과 짬뽕을 한다. ■꽃게무침=장터본가는 게살을 매콤하게 무쳐 놓은 대접에 밥을 비벼 먹는 꽃게무침 비빔밥②을 내는 집이다. 맛은 좋지만 까기 귀찮은 생꽃게살을 죄다 발라 담아 내니 고맙기까지 하다. 밥 한그릇이 뚝딱이다. ■초밥=잇쇼우안은 가볍게 정통 일식메뉴를 즐길 수 있는 집. 신선한 해물 재료를 사용해 초밥과 참다랑어회, 각종 일식 요리를 낸다. 칸막이 룸으로 이뤄져 있어 요즘 같은 방역 본위 시대에 주목받는 곳이다. ■카페=아침저녁으로 사람이 많지만 대반동 201은 일몰 즈음과 목포대교 야경이 끝내주는 집이다. 이때는 디저트③와 차뿐만 아니라 바다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술자리를 가질 수 있어 더욱 근사하다. ■조기찌개=자유시장 내 신흥회식당은 조기찌개④(매운탕)를 잘한다. 기름 많은 생선이라 평소 비리다 느꼈다면 목포에서 선입견을 깨 보는 것도 좋겠다.■홍어삼합=목포 음식 명가인 덕인관은 근대골목의 근사한 한옥터에 새 가게를 열었다. 홍어삼합⑤은 묵은지의 알싸한 맛과 녹진한 돼지 삼겹살, 그리고 차진 식감의 홍어를 함께 곁들이는 요리다. 삭힌 맛이 익숙지 않다면 생홍어를 달라면 된다. ■족발=목포에서 삼시세끼 생선만 먹으란 법은 없다. ‘목포족발’로 소문난 황금족발⑥은 깔끔하게 삶아 저며낸 족발이 주메뉴다. 남도 상차림답게 주먹밥과 순두부 등 다양한 곁들임을 제공해 푸짐하다. 보쌈김치와 매콤한 막국수도 입맛을 자극한다. ■낙지탕탕이=숟가락으로 편하게 산 낙지를 떠먹을 수 있는 탕탕이가 진화했다. 전복⑦과 육회까지 들어가 3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전복육회낙지탕탕이는 옥암동 하당먹거리에서 판다. 탕탕이를 먹은 뒤 밥을 넣으면 그대로 비빔밥이 된다. ■쫄복탕=국제여객터미널 부근 ‘조선쫄복탕’⑧은 지역 술꾼들에게 든든한 해장집이다. 이른 아침부터 갖은 채소를 넣고 졸복을 어죽처럼 푹 고아 낸다. 뜨겁고 걸쭉하지만 후루룩 마시면 가슴이 탁 트이며 숙취가 대번에 날아간다. ■간식=목포 특산 먹거리 쑥꿀레⑨와 코롬방 제과 새우바게트(10)도 꼭 챙겨 먹어 봐야 할 아이템이다. 팥죽(11)과 찹쌀떡을 내는 유달동 한마음떡집도 돌아다니다 쉬어 가기 딱 좋은 집이다.
  • 달구벌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한눈에

    달구벌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한눈에

    대구의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구, 이중 매력에 빠지다’(사진)라는 책이 발간됐다. 이 책은 대구의 매력적인 공간들을 ‘낮낮 밤밤’, ‘대로대로 샛길샛길’, ‘빠릿빠릿 느긋느긋’ 등의 상반된 이미지로 소개했다. 7가지 주제로 구성됐으며 알려진 관광명소나 공간보다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주 찾고 사랑하는 공간들을 다뤘다. 크고 화려하고 새로운 것들과 작지만 소박하고 오래된 것들이 공존하는 대구의 매력을 알릴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의 숨은 공간들을 발굴하고 소개해 관광 입문서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대구 주요 도서관과 시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권기동 시 홍보브랜드담당관은 29일 “이 책은 백과사전처럼 자세하되 매거진처럼 재미있게 구성된 게 특징이다”고 말했다.
  • 호텔에서 찾게되는 14色 로맨스…‘해피 뉴 이어’

    호텔에서 찾게되는 14色 로맨스…‘해피 뉴 이어’

    코로나19 시대 휴가를 보내는 방식으로 ‘호캉스’가 각광받듯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사람들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장소로 호텔만 한 곳이 없다. 하지만 연인 없이 홀로 투숙하며 한 해를 떠나보내야 한다면 그 아쉬움은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29일 극장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 동시 공개한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으로 호텔을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 가는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이다. ‘엽기적인 그녀’(2001), ‘클래식’(2003) 등 명작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로맨스물이라 개봉 전부터 한국 영화 예매율 1위로 관심이 쏠렸다.호텔 ‘엠로스’의 호텔리어 소진(한지민)은 15년 동안 밴드 활동을 같이한 승효(김영광)를 짝사랑해 왔지만 고백도 하지 못했다. 승효는 소진의 속도 모르고 영주(고성희)와 엠로스에서 결혼하겠다며 소진에게 축가를 부탁한다. 소진의 10대 남동생 세직(조준영)도 같은 학교 아영(원지안)을 짝사랑하지만 속마음을 전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모든 걸 다 가졌지만, 숫자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엠로스 대표 용진(이동욱)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하우스키퍼 이영(원진아)과 우연히 만나 서서히 호감을 쌓지만, 주변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공무원시험에 떨어지고 극단적 선택을 하러 호텔에 투숙한 재용(강하늘)은 자신의 모닝콜을 맡게 된 호텔리어 수연(임윤아) 덕에 점차 웃음을 되찾는다. 이 밖에 40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 캐서린(이혜영)과 도어맨 상규(정진영), 가수 이강(서강준)과 매니저 상훈(이광수), 매주 호텔에서 맞선을 보고 퇴짜를 맞는 진호(이진욱) 등 주연 14명이 보여 주는 삶과 사랑 이야기가 예쁜 동화처럼 펼쳐진다.주인공들은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 현실에 좌절하고, 상처받기도 한다. 14인 14색 로맨스가 ‘종합선물세트’처럼 펼쳐지는 영화는 삶의 어려운 시기를 버티는 힘은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주변 사람이라는 평범한 메시지를 전한다. 언뜻 보면 따스한 사랑 이야기를 엮어 ‘러브 액츄얼리’(2003)를 연상케 한다. 불륜이나 악역 없이 평범한 캐릭터를 대체로 안전하게 연기하는데 중년 로맨스를 선보인 정진영과 이혜영의 무게감이 돋보이며,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한지민은 영화의 중심을 잡아 준다. 하지만 다채로운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제목에서 연상되듯 ‘해피엔딩’이 될 것을 예감하는 관객 입장에선 극적 전개가 없는 단순한 서사가 진부할 수도 있다. 다양한 로맨스를 138분이란 한정된 상영시간에 넣으려다 보니 깊이도 다소 아쉽다. 곽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로맨스 영화는 식상한 면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랑 이야기를 사람들이 항상 보고 싶어 한다는 점도 있다”며 “영화로나마 코로나 이전 연말 분위기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연말의 울적함을 달래기엔 충분한 작품이다. 12세 관람가.
  • 가양동 걷다 보면 역사 문화 한눈에 보이는 길

    가양동 걷다 보면 역사 문화 한눈에 보이는 길

    서울 강서구는 가양동 양천로47길 일대를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강서 역사문화 거리’로 조성했다고 29일 밝혔다. 구는 양천향교, 양천고성지 등 인근 역사·문화유적지 일대 낙후된 경관을 개선해 걷고 싶은 길로 재탄생시켰다. 지역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자는 주민 제안으로 시작된 사업인만큼, 구는 다섯 차례에 걸친 주민설명회를 통해 거리 곳곳에 주민들의 의견을 담아냈다. 먼저 마곡지구에서 이어지는 길 초입엔 상징 조형물을 설치해 지나가는 이들 시선을 사로잡게 했다. 조형물을 따라 거리 안쪽으로 들어서면 거리를 안내하는 조형물과 그 뒤를 따라 줄지어 서있는 주요 역사·문화유적지 소개 조형물을 볼 수 있다. 거리 옆에 설치된 벤치에서는 잠깐 휴식을 취하며 경관을 감상할 수 있고,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새단장한 거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깔끔하게 디자인된 가림벽, 잘 정돈된 보도블록과 도로는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이끈다. 특히 조형물들엔 조명을 더하고 거리 곳곳에는 강서 역사문화 거리를 상징하는 다양한 문양의 고보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아름답고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야간에 어두웠던 궁산 옹벽과 겸재정선미술관 돌담길에도 조명을 설치해 인근 주민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했다. 구는 이번에 조성한 강서 역사문화 거리가 단순한 거리가 아닌 다양한 테마를 갖춘 역사·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강서 역사문화 거리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담아 조성한 뜻깊은 곳”이라며 “마곡 서울식물원, 겸재정선미술관, 궁산 문화유적지 등 인근 문화, 역사시설과 연계해 강서구 대표 문화 관광지로 성장,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쓰레기 매립장의 화려한 변신…부산해운대수목원 시민 쉼터로 자리매김

    쓰레기 매립장의 화려한 변신…부산해운대수목원 시민 쉼터로 자리매김

    쓰레기매립장에서 시민 휴식공간으로 변신한 부산 해운대수목원이 시민 쉼터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5월 20일 임시 개방한 부산 해운대구 석대동 해운대수목원의 누적 관람객이 24만명을 돌파했다고 29일 밝혔다. 해운대수목원은 지난 1987년부터 1993년까지 쓰레기 매립장으로 이용되면서 혐오시설의 대명사로 악명을 떨쳤다. 시는 지난 2009년 5월 산림청의 수목원 타당성 심사를 거쳐 2010년 2월 수목원 조성계획을 수립했다. 2017년 5월 1단계 구역에 대한 공사를 마치고 지난 5월부터 전체 면적 62만 8천275㎡ 가운데 치유의 숲과 주차장 655면 등을 우선 개방했다. 치유의 숲에는 느티나무를 비롯한 634종의 수목 19만 그루를 심었고, 편의시설과 당나귀, 양, 염소 등 초식 동물이 있는 작은 동물원도 만들었다.시는 내년에는 장미원을 확대하고, 부산정원박람회를 개최, 국내외 유명 조경 전문가를 초청하고 작가정원을 꾸미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수목원의 핵심시설인 온실, 관리사무소, 전시원 등 건축물 실시 설계에 들어가 2023년 착공해 2025년 상반기에 해운대수목원을 완전히 개방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수목원이 종류가 다양한 나무와, 생태연못, 장미원 등 20곳의 크고 작은 정원과 초식동물원 등으로 코로나 19에 지친 시민들에게 여유를 주는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