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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서 가장 긴 휴전… 분단의 벽 언제 헐릴까

    ◎되돌아 본 “판문점 38년”/“냉전의 상징”… 성과없는 회담만 4백60차례 3년1개월이나 계속됐던 6·25전쟁의 휴전협정이 조인되어 전쟁의 포연이 멎은지 38년이 지났다. 강산이 변해도 세번이나 더 바뀔 세월이 흘렀어도 군사분계선을 사이로 남북2㎞씩의 비무장지대는 변함이 없다. 1953년 7월27일 상오10시 유엔군사령관 마크 클라크 미육군대장을 대리한 해리슨중장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일성을 대리한 남일대장 사이에 체결된 휴전협정발효와 함께 군사분계선이 지나는 휴전회담 회담장을 중심으로 8백m의 원을 그려 유엔군과 공산군의 공동경비구역으로 삼은것이 오늘의 판문점이 되었다. 이때부터 판문점은 세계 뉴스의 초점이되어 왔으며 한반도를 찾는 남북한 방문객의 관광명소가 됐다. 당초 휴전회담은 51년 7월10일 공산측의 통제구역인 개성에서 시작됐다. 공산측의 제의에따라 회담장소를 개성으로 정한 유엔군은 휴게소 건물이나 회의장건물이 모두 공산측의 장악아래 있어 통신이나 경비·왕래 등에 불편함이 많았고 심리적으로도 협상대표들이 압박을 받기도 했다. 51년 10월25일 유엔군측은 당시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판문점을 새로운 회담장소로 제의,공산측과 합의를 보아 옮겼다. 대형 군용천막 4개를 급속히 세우고 통신시설과 도로 등을 닦아 회담장을 설치했다. 2년여동안 휴전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천막대신 목조건물이 세워졌고 53년 7월27일 역사적인 휴전협정이 이곳에서 조인되었다. 그로부터 38년이 지난 현재 판문점공공경비구역안에는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장을 비롯,유엔군측의 자유의집,평화의집,일직장교실,초소,막사등이 들어서고 공산측에도 판문각,통일각,경비본부초소,막사등과 중립국감시위원회 회의실등 10여채의 건물이 들어서있다.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가 열리는 본회의장은 군대막사형인 단층의 콘크리트건물로 20여평밖에 되지 않는다. 군정위 본회담이 열릴때마다 유엔군측과 공산군측의 내외신기자1백여명과 스위스·스웨덴·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등 중립국감시위원단장교들이 창문을 통해 회의진행을 지켜본다. 휴전이후 4백60여차례의 군사정전위원회 본회담이 열렸으나 합의한것은 아무것도 없이 수사학적인 언어의 전투가 계속되고있다. 유엔군측은 지난1월 군정위 수석대표를 미군장성에서 한국군장성으로 교체 임명 발표했으나 공산군측은 한국이 휴전협정에 조인한 당사국이 아니기때문에 대표권이 없다고 주장하며 군정위해체론까지 들고 나오고있다. 한국군의 장성이 군정위 수석대표에 임명된이후 본회담이 열리지 않고있다. 공산측은 『조선문제는 조선사람들끼리 풀어가자』면서도 한국군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고있다. 우리 민족은 부끄럽게도 세계에서 가장 긴 휴전의 역사를 갖게됐다. 휴전협정조문속에는 「통일」에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어 이 불안정한 휴전체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 농성… 소동… 「기초」의원 한심한 작태

    ◎합천/담합 교육위원 떨어지자 명패 던지며 행패/성남/조례개정 불만… 13명이 본회의장 철야 점거 지방의회의원들이 투표결과에 불만을 품고 의장에게 명패를 던지는 등 행패를 부리는가 하면 의사당에서 농성을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이들 지방의회의원들의 행동이 마치 중앙정치무대에서의 기성 정치인들이 보였던 행동을 답습하는 듯해 지역주민들을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 【창원=이정규기자】 경남 합천군의회(의장 김동구)일부 의원들이 교육위원 선출을 놓고 사전에 담합,선출키로 했던 후보가 탈락되자 회의실에서 의장에게 해명을 요구하며 8시간동안 농성을 하는등 추태를 부렸다. 합천군의회는 지난 24일 상오10시 제3회 임시회의를 열고 교육위원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문영주씨(66)와 권병석씨(59)를 선출했다. 투표가 끝난 뒤 차도출 안문기 윤한무의원 등은 당초 자신들이 지지한 안모씨(66)가 1표차로 탈락하자 『약속위반』이라며 명패를 집어던지는 등 난동을 부렸다. 【성남=한대희기자】 성남시의회 이상락의원(38·중원구은행2동)등 의원 13명은 25일 제3차 임시회를 마친 직후인 낮 12시부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성남시청내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시 조례개정 의안이 부결된데 불만을 품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의원등은 「결산검사위원 선임에 있어서 시장이 2인을 추천할 수 있다」고 돼있는 시 조례를 결산검산 위원 전원을 의회에서 선임할 수 있도록 개정하기 위한 의안을 발의 했으나 조례 개정 특별위원회에서 표결처리로 부결되자 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이날 하오9시30분쯤엔 도의원 유중백씨등 2명과 시의원 강부원씨등 6명이 농성중인 시의원들을 격려하러 왔다며 성남시청사안으로 들어가려다 정문에서 수위들의 제지를 받고 몸싸움을 벌였다.의원들은 수위들을 밀치고 2층 시장실로 몰려가 비상근무중이던 총무국장 김석영씨등 시직원 10여명에게 『의원이라는 신분을 밝혔는데도 출입을 막은 이유를 대라』며 1시간동안 소란을 피우다가 이날 하오10시30분쯤 돌아갔다.
  • 판문점 비무장지대 관할권/연내 한국군에 이관

    휴전선 1백55마일 가운데 유일하게 주한미군이 경비하고 있는 판문점 후방1마일의 경비책임이 빠르면 올해말쯤 한국군으로 이관되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관할권도 92년말까지는 한국군이 갖게된다. 합동참모본부는 24일 『주한미2사단 1개대대(병력 8백여명규모)가 담당하고 있는 판문점후방의 군사정전위원회 본부지역경비를 한국군이 맡기로 합의했다』고 말하고 『구체적인 인수시기와 방법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13차 한미군사위원회(MCM)에서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판문점지역은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장을 중심으로 직경 8백m의 원을 그린 공동경비구역을 갑지역,1·6㎞의 원을 그린 공동경비구역 남쪽 구역을 을지역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을지역안에 1마일의 비무장지대가 있다. 갑지역의 경비책임은 유엔군사령부경비대가 담당하고 있으며 을지역책임은 미2사단이 맡고있다.
  • 구태 사라진 “밀월국회”/이목희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임시국회가 개회중인 요즘 여야관계가 모처럼 부드럽게 굴러가고 있다. 국회가 열리기만 하면 일상적으로 벌어지곤 했던 여야간 몸싸움도 찾아볼 수 없고 본회의장에서의 거친 목소리도 거의 사라졌다. 12일 여야총무회담에서는 민자당측이 신민당측 요구를 대폭 수용,여야 동수로 윤리위를 설치키로 했으며 양당대표가 유엔가입동의안처리시 함께 찬성토론을 하자는데도 동의했다. 임시국회 벽두 정원식총리서리임명동의안 처리때 정상적 표결절차에 참가,「새모습」을 보여줬던 신민당은 그동안 심의조차 거부하겠다던 추경안처리에 동조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저녁에는 여야 당3역이 뚜렷한 안건없이 만찬회동,「우의」를 다지기도 했다. 이같은 여야 「밀월」을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신민당측이 공천헌금수사문제로 발목을 잡혔기 때문」「기존 양당 정치틀 유지를 통한 민자·신민당의 공생공영」이라는 등의 비판도 일고 있다. 또 국회활동이 너무 조용히 진행됨으로써 「맥이 빠졌다」「정부에 대한 견제가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좀더 장기적 관점에서 보자면 최근의 여야관계나 국회운영이 대화와 타협의 새정치풍토확립의 시발로 이해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동안 우리 정치문화는 너무 중앙정치일변도로 흘렀고 소모성 투쟁이 반복되었다고 보여진다. 이 때문에 일반의 정치불신·무관심이 급속도로 팽배해졌고 기초·광역지방의회선거를 거치면서 여야 특히 야당측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국민들의 바람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으로 이해된다. 민자당은 「거여」의 오만함을 버리고 항상 양보·관용의 자세를 유지하고,야당은 극한투쟁보다는 합리·온건으로써 건전한 대안을 제시할때만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수 있다는 자각이 퍼지고 있는듯해 고무적이다. 이번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신도시 부실공사,전력난,핵문제등에 있어 여야의원들이 함께 정부측을 공박했듯이 이제는 정파보다는 시시비비에 따라 움직이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아무리 여야합의라도 그것이 옳지 못할 경우에는 「야합」으로 비친다는 사실이다.
  • 시·도 의회 오늘 개원

    서울을 비롯한 시·도의회가 8일 전국에서 일제히 문을 열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간다. 서울시의회등 시·도의회는 이날 상오10시 각의회 본회의장에서 첫임시회 1차본회의를 열고 임기2년의 의장1명과 부의장2명을 뽑아 원구성을 마친뒤 현판식과 개원식을 갖는다. 이날 개원되는 전국 각시·도의회는 지난달 20일 선출된 8백66명으로 구성된다. 지난달 4일 기초의회에 이어 광역단위인 시·도의회가 개원됨으로써 30년만에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가 열리게 됐다.
  • 「대치정국」 장기화될듯/신민

    ◎“내각사퇴등 않으면 19일부터 장외투쟁”/민주선 「개혁입법」 헌법소원 내기로 개혁입법 강행처리 이후 민자당측은 11일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청와대 회동을 계기로 빠른 시일내 여야 대화재개 등 정국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는 반면 신민당은 오는 19일 이후 장외투쟁을 갖는 등 정치공세를 강화할 계획이어서 대치정국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은 시국수습방향과 관련해 개혁입법 강행처리 불가피론과 노재봉 내각퇴진 불가입장을 내세워 정국주도 의지를 표명하면서 정국분위기를 광역의회선거 국면으로 유도,경색된 정국을 풀어나갈 방침이다. 민자당은 이날 노 대통령과 김 대표간의 단독회동을 통해 시국수습책과 관련,내무장관이 물러난 이상 더 이상의 책임인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국민을 상대로 개혁입법처리의 불가피성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광역의회선거준비에 전력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신민당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와 소속의원간담회를 열어 ▲노재봉 내각사퇴 ▲백골단 해체와 평화적 시위보장 ▲양심수 석방 등 3개항을 18일까지 이행할 것을 여권에 촉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9일부터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신민당의 박상천 대변인은 장외투쟁방법과 관련,『노 정권에 대한 전면적인 투쟁은 전개하되 사회안정을 위해 3개항의 이행을 먼저 촉구한다』면서 『만약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전국순회대중집회에서 현정권 퇴진요구까지를 감안,모든 책임을 노태우 대통령에게 추궁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민당의 이같은 조건부 장외투쟁방침은 「5·17」 「5·18」로 이어지는 시국상황의 변화추이를 지켜본 뒤 투쟁방법을 결정짓겠다는 것으로 분석돼 귀추가 주목된다. 신민당 의원들은 이날 자정 국회 본회의장에서 벌여오던 개혁입법 강행처리 항의농성을 풀었다. 한편 민주당도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앞으로 예정된 20여 개의 지구당창당대회를 노 대통령 사임과 민자당 해체를 요구하는 현정권 규탄대회로 전환시키는 방식으로 장외투쟁을 벌여나가기로 하고 경찰법과 보안법의무효를 구하는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에 내기로 했다.
  • “먹구름 정국”… 여·야 엇갈린 행보/임시국회 이후 정가기류 진단

    ◎「수습조치」 강구… 야와 대화 모색/여/여론향배 주목,장외투쟁 채비/야 개혁입법의 강행처리 이후 여권은 11일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의 청와대회동으로 향후 정국운영방안 및 시국수습책 등에 조율을 시도한 데 이어 개혁입법처리에 따른 후속조치를 강구하는 등 정국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신민당 등 야권은 개혁입법 강행처리에 반발,국회농성에 돌입한 데 이어 내각 총사퇴 등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장외투쟁으로 돌입하겠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경대군 치사사건 이후 계속되고 있는 재야운동권의 정권퇴진투쟁과 맞물려 여야 대치정국은 당분간 지속되는 가운데 여야간 공방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자당은 개혁입법 강행처리와 관련,당내 일부 소장파 의원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긴장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향후 정국을 주도적으로 운영하려면 강행처리가 불가피했다는 분위기. 김종호 총무는 이날 이와 관련,『정치란 격돌이있으면 화합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 『당분간 냉각기를 갖되 다음주말쯤 여야 총무접촉을 통해 정국운영방안을 논의하면 잘 풀려나갈 것』이라고 낙관. 김윤환 총장도 『만일 개혁입법의 처리를 또 연기했다면 안정을 바라는 대다수의 국민은 정부가 과연 현재의 난국을 수습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강행처리의 불가피성을 역설한 뒤 『어차피 5·18까지는 위기국면이 지속되지 않겠느냐』며 5·18 이후 광역선거 정국으로 접어들면 시국안정을 위한 돌파구가 자연히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 또 박태준 최고위원도 『우리로서는 개혁입법의 정확한 내용을 알리고 사후조치를 취하는 게 급선무』라면서 『국민들이 개혁입법처리를 위한 우리의 노력을 이해하게 되면 여야관계도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 한편 이날 상오 노태우 대통령과 1시간30분에 걸쳐 청와대회동을 가진 김영삼 대표는 상오 10시5분쯤 당사에 도착,청와대회동 내용에 함구로 일관하면서 곧바로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을 불러 회동내용을 설명한 뒤 정국대처방안 등에 대해 숙의. 회동이 끝난 뒤 박 최고위원은 『노 대통령이 정보채널로 파악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바깥 상황과 밑바닥의 생생한 정보를 김 대표가 전한 것 같더라』고 소개하고 『앞으로 정부의 사후조치 강구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해 김 대표가 구체적인 조치내용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에게 건의했음을 시사.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청와대에서 발표한 내용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하면서 『당분간 새로운 조치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 ○…여권의 개혁입법 강행처리 이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철야농성을 벌인 신민당은 11일 상하오에 걸쳐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새로운 장외투쟁을 예고하는 등 강경대처방안을 수립. 이날 신민당은 ▲노재봉 내각 사퇴 ▲백골단 해체와 평화적 집회 시위 보장 ▲대폭적인 양심수 석방 등을 여권에 요구하면서 이들 요구조건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19일부터 모든 책임을 노 대통령에게 묻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는 「통첩」을 발표하는 등 외견상으로는 강경일변도.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안정을 바라는 중산층과 「정권퇴진」 등 강경주장을 펴고 있는 운동권 재야 사이에서 양다리 걸치는 전략의 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즉 치사정국의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노 내각 퇴진·공안통치 종식 주장 등으로 여권을 압박,최대 관심사인 광역선거 등에서 반사이익을 챙기는 한편 재야와는 제한적으로 연대투쟁을 벌여 공권력과 운동권의 충돌시 생길지 모를 부정적 여론에서도 비켜나겠다는 계산. 다만 신민당이 이날 19일부터 전국적인 장외집회에 들어가겠다고 짐짓 강공자세를 보인 것은 「실리」만 챙기고 짐은 재야로 넘기려 하는 데 대해 재야측이 「사시적」 눈길을 보내고 있는 데다 최근의 시위양상이 어느 정도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김대중 총재 나름대로의 정세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 신민당이 장외집회 일정을 19일 이후로 잡은 것도 일단 「5·18」까지의 「인화성」이 높은 기간 동안 여권과 재야운동권의 「대치국면」을 저울질해본 뒤 「장외공세」의 수위를조절하겠다는 속셈을 반영. 또 광역의회선거가 6월 중순에 실시될 예정인만큼 광역선거일에 임박한 시점인 19일 대전집회를 시발로 25일 서울집회 등 몇 차례의 장외집회에서 강군 사건·개혁입법 강행처리를 놓고 대여공세를 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 이같은 견지에서 본다면 신민당은 개혁입법 강행처리 이후 당분간 공개적인 여야협상은 기피하면서 장외공세에 나설 것이나 그 수위는 여권의 대응태도·재야의 무궤도한 장외공세에 대한 여론의 향배에 따라 최종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여,「개혁입법」 전격 처리/야의원 저지 속 보안·경찰법 일방가결

    ◎정국,강경대치 국면으로/신민·민주/오늘까지 농성… 장외투쟁 선언 민자당은 10일 하오 국회본회의에서 13대 국회의 최대쟁점 법안들로 꼽히는 국가보안법 개정안과 경찰법안 등 개혁입법안을 신민·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육탄으로 저지하는 가운데 여당 안대로 단 40초 만에 전격 처리했다. 박준규 국회의장은 이날 하오 3시21분쯤 서정화 부총무 등 민자당 의원들로 둘러싸인 가운데 본회의장 중앙출입문으로 들어와 의석 뒤편에 서서 휴대용 마이크를 이용,국가보안법 개정안과 경찰법안을 일괄 상정한 뒤 구두로 가결을 선포했다. 박준규 국회의장은 이날 하오 2시30분쯤 야당 의원들의 저지로 본회의장 입장에 실패했으나 3시20분쯤 민자당 의원들의 호위 속에 본회의장 후문을 통해 회의장 중앙통로까지 진입,국가보안법 등 2개 법안을 일괄 상정,40초 만에 법안처리를 마무리했다. 박 의장은 이와 함께 11일 본회의의 휴회를 선포,이날로 1백54회 임시국회가 사실상 폐회됐다. 이날 여당에 의한 법안의 강행처리는 지난해 7월 임시국회에서 방송법 등26개 법안을 기습처리한 데 이어 민자당 출범 이후 두번째다. 이날 민자당의 강행처리로 대학생 등 재야운동권의 잇단 분신과 대규모 시위 등 일련의 시국사건과 개혁입법처리와 관련한 여야 협상의 결렬로 대치국면을 맞고 있던 정국은 더욱 심각한 강경대결 국면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의 김종호 원내총무는 이날 본회의 산회 후 『개혁입법처리는 그 동안 야당에서도 꾸준히 요구해왔던 사안인 만큼 이번 여 단독처리를 빌미로 정치투쟁을 벌이겠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고 『최근 일련의 시국사태와 관련,당 차원의 적극적인 수습책도 계속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민당은 이날 본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악법개폐,백골단 해체,집회 및 시위자유의 보장,노재봉 내각의 총사퇴 등의 요구조건을 내걸고 11일 상오까지 시한부 농성을 벌이기로 하는 한편 전국적인 대중집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장외투쟁도 병행키로 했다. 신민당은 『박준규 국회의장이 날치기 처리를 강행함으로써 의장으로서의 법적 도덕적 자격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면서 앞으로 박 의장의 사회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 「방송법 때의 수순」 재연… 40초 만에 “상황끝”

    ◎신민과 몸싸움 와중서 무선마이크로 “가결”/민자,“개악아닌 개선… 다수 구제받을 것” 역설/신민·민주 의원들 망연자실… 밤샘농성 돌입 지난 3년간 여야간의 최대쟁점이었던 경찰법안 및 국가보안법 개정안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심한 몸싸움을 벌인 가운데 불과 40초 만에 전격처리. 이날 신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저지조까지 편성,단상을 점거하고 의장단의 본회의장 입장을 방해하는 등 강행처리를 막으려 했으나 박준규 의장이 민자당 의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2번째 본회의장 진입에 성공,통로에서 이들 법안의 가결을 선포. 신민당 의원들은 이날 10∼20명씩 짝을 지어 조직적으로 박 의장과 김재광 부의장의 회의장 진입을 극력 저지했으나 막상 박 의장이 의장실에서 나와 본회의장에 들어갈 때는 이를 몰라 『모양이 좋지 않은 강행처리 연출에 묵시적으로 동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대두. ▷본회의장◁ ○…국가보안법과 경찰법이 전격처리된 본회의 통과과정은 지난해 7월 방송법을 처리할 때와 똑같은 양상. 한차례 본회의장 진입을 저지당했던 박 의장은 이날 하오 3시20분쯤 신민당의 「저지조」 의원들을 따돌리고 본회의장 뒷문으로 들어서 통로에 선 채로 준비해간 무선마이크로 법안을 일괄상정하고 통과를 선포. 순식간에 끝난 본회의에서 박 의장은 『경찰법·국가보안법 개정안을 일괄상정하고 제안설명과 심사보고는 유인물로 대체하겠다』면서 『원안대로 가결시키는 데 이의가 없느냐』고 물었고 여야 의원들의 『이의없다』,야당 의원들의 『이의있다』는 고함이 뒤섞인 상태에서 『다수 의원이 찬성하므로 가결을 선포하겠다』고 선언. 박 의장이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박 의장을 에워싼 민자당 의원들과 미리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던 신민·민주당 의원들이 심한 몸싸움을 벌였고 박 의장이 회의장에서 퇴장하자 야당 의원들은 의장석과 통로 등에 서서 고함과 욕설로 민자당측을 비난. ○…박 의장은 의장실로 돌아와 담화문을 발표,『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않고 의장사회석을 점거하고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등 물리력이 난무,국회위상이 실추되고 있는 상황하에서 부득이 본의아닌 의사진행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강행처리의 고충을 토로. 박 의장은 또 『13대 국회 마지막 숙제라고 할 수 있는 개혁입법이 진정한 국민의 권리장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여야 모두에게 대화와 협상할 것을 누누이 설득했으나 역부족이었다』면서 『다수와 소수간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의장에게 부여된 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으며 국민에게 거듭 송구스럽다』고 강조. ▷민자당◁ 민자당 주요 당직자들은 3년여 동안 끌어온 개혁입법이 폐회를 하루 앞둔 시점에 큰 불상사없이 전격처리된 데 대해 안도하면서 신민당 등 야권의 향후 행보와 여론추이에 촉각. 김종호 총무는 이날 손주환 청와대정무수석 등에게 보안법 및 경찰법의 본회의 처리결과를 통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먼저 국민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3년여 동안 끌어온 개혁입법 중 보안법은 현시국과 관련,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고 피력. 김 총무는 『특히 오늘 통과된보안법의 내용은 종전의 규제를 대폭 완화한 법안이기 때문에 뜻깊게 생각하며 보안법 개정에 따른 석방 및 면소판결 등 후속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보안법 개정안 내용에 만족을 표시. 이에 앞서 민자당은 고위당직자회의와 의총을 열어 개혁입법 중 보안법과 경찰법 등 2개 법안의 일방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재확인. 박희태 대변인은 이날 당직자회의가 끝난 뒤 『야당이 전가의 보도인 실력저지로 나오면 우리는 최후의 보도인 다수결에 의한 일방처리로 맞서겠다』면서 『특히 민자당의 보안법 수정안은 개악이 아니고 명백히 개선인 이상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겠다』고 강조. ▷신민·민주당◁ 신민당 의원들은 보안법 등이 강행처리된 뒤 망연자실하듯 의석에 그대로 앉아 노 정권과 민자당을 집중 성토. 김대중 총재는 『오늘 처리된 법안은 무효』라고 언성을 높였으며 문동환 의원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정권』이라고 흥분. 김영배 총무는 『국회의장이 직접 날치기를 행한 것은 박 의장이 국회사상 처음으로 의정사에 치욕적인 오점을 남긴의장이 됐다』고 맹공. 이날 의총에서는 『민자당 해체를 강력히 요구하되 거부하면 정권퇴진운동에 뛰어들자』(이찬구 의원) 『노 내각 사퇴와 노 정권 퇴진 주장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이협 의원)는 등 선명성 경쟁이라도 하듯 강경발언이 속출. 이날 강경발언을 한 의원들이 노 정권 퇴진운동에 나서지 않는 김 총재의 지도노선에 이의를 제기하려 하자 김 총무는 20분 만에 서둘러 회의를 종료했으며 저녁식사 후 회의를 속개. 신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분임토의를 갖고 당의 진로를 논의하는 한편,개혁입법의 강행처리 기사가 실린 조간신문 등을 읽으면서 밤늦게까지 농성. 이날 농성장에는 상공위 뇌물외유사건으로 구속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근·이돈만 의원이 합류해 눈길. 이재근 전 상공위원장은 소속의원들에게 사건경위를 설명하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공안통치가 뭔가 하는 것을 실제 경험했다』고 주장하면서 『앞장으로 정치를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힘을 다해 민주화 투쟁에 앞서겠다』고 인사. 한편 민주당도 이날소속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는데 신민당의 경우 11일 상오 의원총회 등을 열어 투쟁방안을 마련한 뒤 농성을 일단 해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주당은 11일 자정까지 농성을 벌일 전망.
  • 소·일,“한반도 안정에 협력”/2차 정상회담

    ◎고르비,아주안보 5국회의 제의/아태각료회의 소 참가 지지/북한에 핵사찰 수용을 촉구/가이후/“4차회담때 북방 4섬 타결 기대” 【도쿄=강수웅 특파원】 일본방문 2일째를 맞은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7일 상·하오 2차례에 걸쳐 제2·3차 일소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정세를 비롯한 아시아 안보문제 및 북방영토 문제에 관해 폭넓게 협의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하오 중의원 본회의장에서 약 45분간에 걸쳐 국회연설을 가졌다. 이날 상오 9시40분부터 낮 12시4분까지 도쿄(동경) 모토아카사카(원적판)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에 관해 『한반도가 안정화되어 세계·아시아 전체 가운데 안정된 지역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소련·일본·중국·미국이 각자의 입장에서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에 공통성이 있다』며 주변각국이 한반도정세 안정화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총리는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 정상회담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 북한과도 정식 국교를 갖기 위해 교섭을 개시했다』고 말하고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한 핵사찰 수용이 필요하다. 한반도 안정을 위해 가능한 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제2차 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아시아 안보를 위한 소련·일본·미국·중국·인도 5개국 회의를 제창했으며 일본측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각료회의(APEC)에 소련측이 참가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뜻을 처음으로 표명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5개국 안보회의가 『아시아지역 문제를 협의하고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에 대해 북태평양지역과 관련한 군축회담을 개시할 것을 촉구했다. 16일의 제1차 정상회담에서 각자의 주장이 개진됐던 북방영토 문제에 관해서는 이날 하오 제3차 정상회담에서 배석자를 줄이고 양국 수뇌끼리의 회담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회담은 2시간 동안 계속됐으나 결론이 나지 않아 18일 상오 10시 이후 제4차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관계자들은 제4차회담에서 소련측이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상오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 사회당 위원장과 만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영토문제에 관해 『하나의 아이디어가 있다』며 새로운 제안을 할 뜻이 있음을 비췄었다. 한편 제1차 정상회담에서 방소 초청을 받은 가이후 총리는 오는 7월 런던에서 열리는 선진국 수뇌회의가 끝난 뒤인 8월에 소련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굳히고 외교경로를 통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 소의 「신사고외교」 아·태에 접목시도/고르비 「도쿄독트린」과 파장

    ◎극동 군축 가시화… 대서방 평화공세/지역회의 주창,영향력 증대도 노려/미·일선 “아주 주도권 뺏길라” 소극대응 예상 일본을 방문중인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17일 하오 중의원 본회의장에서 행할 국회연설은 국제정세에 관한 소련측 견해를 밝히는 「총결산」이며,「도쿄 독트린」이라고 불릴 만한 것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내용에는 아시아·태평양정책,일·소 관계,소련의 국내정세 등도 망라되어 있다. 아시아·태평양정책에서는 87년 7월 이래 소련은 아시아지역에서 핵 운반수단의 숫자를 늘리지 않았다는 사실 및 극동 병력 20만명 삭감 등을 들어 『소련의 군사독트린은 전수방위를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미국에도 해군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보장 및 경제협력 등에 관한 다자간 협의기구 결성의 제1보가 될 미·소·중·일·인도 5개국 회의는 군사비를 삭감,경제·인종·사회·종교·환경 등의 국제문제 해결에 대처한다는 폭넓은 구상이다. 또 동북아시아,환동해 지역회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통합을 위한 절호의 실험대가 될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소 관계에서는 「평화조약의 체결이 급선무」라고 지적,『현재와 장래를 위해 과거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방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에서는 거론하지 못할 의제는 없다』고 밝혔을 뿐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다만 『소련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의 결정에 책임을 질 수는 없으나 전후의 새로운 현실을 존중하지 않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소련의 국내정세에 대해서는 『심각한 정치투쟁이 전개되고 있으며 그 결과 국민경제가 곤란을 겪고 있다』고 솔직히 시인,그 「복잡성과 극적 성격」을 인정했으나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해서는 『결코 후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냉전 이후 나아가 걸프전쟁 이후의 세계질서 재편과 관련,어떻게 새로운 아시아·태평양정책을 밝힐 것인가라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끌어왔다. 아사히(조일)·요미우리(독매)신문 등이 사전에 입수한 국회연설 내용에 따르면 지금까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계속제안해온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다국간 협의기구 설치」를 이번 「도쿄 독트린」에서는 한층 구체화시켜 ▲군사문제에서의 미·소·일 3개 국회의 ▲「안전과 협력」 문제 해결의 제1보로서의 5개국회의를 제창하고 있다. 이것은 지난 86년 7월 블라디보스토크 연설에서의 「헬싱키형 태평양회의」,88년 크라스노야르스크 연설의 「군사적 대립 완화에 관한 다국간 회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보아도 좋다. 블라디보스토크 연설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유럽에는 대화·교섭·합의를 위한 헬싱키프로세스가 기능을 발휘하고 있으나 아시아·태평양지역에는 이같은 기능이 존재하지 않고 있다. 태평양에 접하는 모든 국가가 참가하는 헬싱키형의 태평양회의를 제창한다』고 말했다. 또 크라스노야르스크 연설에서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해군력 증강을 억제하기 위한 이 지역 주요 해군국간의 협의』를 주창했다. 이번 「도쿄 독트린」은 이같은 구상과 지난해 11월19일 전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표명한 「북반구의 협력체제」 구상을 보다 명확히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쿄 독트린」에서의 소련측 노림수는 ▲미·일에 대해 평화공세를 강화,태평양지역에서의 해군을 중심으로 한 군축을 종래 이상으로 구체적으로 기하고 ▲지금까지 소련의 존재감이 엷었던 아시아·태평양지역 국제사회에 참가하는 발판을 만들어 이 지역의 활기넘친 경제력을 도입함과 동시에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외교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아시아지역에서의 소련군 삭감과 관련 ▲91년까지 동아시아 병력 20만명 삭감 ▲극동지상군 12개 사단 감축 ▲항공연대 11개 해체 ▲태평양함대의 대형 수상함정 9척,잠수함 7척 퇴역 등 처음으로 군축결과를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미군도 이 지역에서 삭감되도록 하려는 「작전」의 하나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태평양에서의 해군력 비교는 미국이 소련보다 압도적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체니 미 국방장관이 지난해부터 태평양지역의 미해군 역할에 관해 『소련의 위협에 대항하려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도 소련의 안보공세를 염두에 둔 것이다. 또 「안전과 협력에 대한 5개국회의」에 대해서도 새로운 기구 설치에 따른 소련의 영향력 증대는 국제정치의 주도권 확보라는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소극적 자세를 보일 것이 틀림없다 하겠다.
  • 「지방자치시대」 개막/오늘 2백60개 기초의회 역사적 개원

    전국 2백60개 시·군·구 의회가 15일 일제히 개원,지방자치의 새 시대를 연다. 「3·26선거」로 구성된 이들 기초의회는 이날 상오 10시 전국적으로 문을 열고 지난 61년 5·16혁명으로 중단된 뒤 꼭 30년 만에 부활된 지방자치 활동에 들어간다. 4천3백30명의 기초의회의원들은 지역마다의 본회의장에서 1차본회의를 열고 무기명투표로 임기 2년의 의장 1명과 부의장 1명 등 의장단을 선출,원구성을 한다음 현판식과 개원식을 갖는다. 개원식은 개식선언,국기에 대한 경례 및 애국가 제창,순국선열 및 전몰용사에 대한 묵념,의원선서,의장 개원사,대통령축하메시지 등 축전낭독과 자치단체장의 축사 및 폐회선언의 순으로 진행된다. 의원들은 의원선서에서 임기 4년 동안 지방정부를 감시하고 민의를 대변해 주민의 복지증진에 이바지할 것을 다짐한다. 각 시·군·구 의회는 15일에 이어 16일에도 2차 본회의를 열고 의회별 임시회의 회기 및 일정을 결정하며 17일에는 해당지역 자치단체장으로부터 자치행정에 관한 개략적인 보고를 받게 된다.
  • 구청장 출석요구등 실제의회 방불/서울시 모의기초의회 현장

    ◎구정보고·조례개정등 상정,처리/“수수료 인상 곤란”에 특위 구성도 『선서! 본의원은 법령을 준수하고 선진구구민의 권익과 복리를 증진하며…』 30일 상오10시부터 2시간여동안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시의회 본회의장(옛 세종문화회관별관)에서는 서울시 구의회 모의개회식과 본회의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모의 개회식」 참석자들은 시내 22개 구청 지자제 추진반원 등 1백50여명으로 보름앞으로 다가온 구의회의 의사진행준비를 맡은 주역들. 이들은 지난 28일과 29일 국회사무처 상원종 의안과장과 김기영 의사과장으로부터 의안 및 의사처리실무교육을 받은데다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의회운영의 실무를 맡게된 책임감에서인지 비록 모의의회지만 국회본회의 등 실제회의를 방불케했다. 모의의회 첫날은 개회식과 의장·부의장선출로 시작됐다. 구의원중 최고령자가 임시의장을 맡아 의장을 선출한 뒤 의장의 사회로 부의장 1명을 뽑았다. 이어 간사(사무국장격)의 의사보고에 따라 『우여곡절 끝에 부활된 지자제의 의의를 명심하고 구민을 위해 다같이 힘씁시다』란 요지의 개회사를 의장이 긴장된 표정으로 낭독했다. 곧바로 등단한 구청장이 『구민을 대표해 의원당선과 개원을 축하합니다』는 축사를 한뒤 개원 첫날 일정이 모두 끝났다. 이어 진행된 2차 본회의에선 회기결정의 건,구청장 및 관계공무원 출석요구의 건 등이,3일째인 3차 본회의에선 구정보고 및 관계공무원 답변,제증명발급수수료 조례개정,의원배지제정 등 다양한 안건이 상정,처리됐다. 이날 참석자중 50명이 의원역을,나머지는 방청객역을 맡아 진행되는 동안 이날의 시나리오를 기획한 김국회의사과장은 『개회식을 알리는 시그널음악이 너무 장중하니 좀 가벼운 곡으로 바꿨으면 좋겠다』 『간사가 보고할 때는 의장의 말씀이 완전히 끝난뒤 하라』 『개회식에 이어 진행되는 본회의에는 차수를 붙이지 않는다』는 등 자세한 부분까지 지적해주기도 했다. 의원역을 맡은 한 직원은 진지한 표정으로 『가뜩이나 물가가 올라 구민가계가 찌드는데 수수료인상은 곤란하다』고 발언하자 의장은 조례개정 「3인 특위」를 직권으로 구성했으며 배지제정은 외부전문가에게 의뢰키로 결론을 냈다. 국회의사과장의 지적을 열심히 메모하던 구청직원들은 그동안 불안하게만 느껴오던 구의회의사진행 뒷받침에 자신감을 얻은듯 4일째 본회의 폐회를 알리는 의사봉소리에 환호성을 질렀다.
  • 임시국회 유회/민자의원 퇴장으로

    제153회 임시국회가 평민·민주당의 소집요구에 따라 7일 하오 개회됐으나 민자당이 기초의회선거 기간이라는 이유로 개회식만 마치고 퇴장해 자동유회됐다. 이에따라 이번 임시국회는 야당의원들만으로는 의사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이 1에 미달,법정회기인 30일동안 계속 공전할 것이 확실시 된다. 평민당 3역과 총무단 및 민주당의원 전원은 민자당 의원들이 퇴장한 뒤 박준규 국회의장에게 『재량으로 의사일정을 잡아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으며 평민당 의원들은 한때 본회의장에 남아 항의농성을 벌이다 해산했다.
  • 지자제 「분리선거」 오늘 확정/민자

    ◎「기초」 26일,「광역」 5·6월 당논 채택/여권,내일부터 농성등 계획 민자당은 4일 임시당무회의를 열어 기초의회선거를 3월말에 우선 실시키로 하는 내용의 지자제 분리선거 실시안을 의결·확정할 예정이다. 민자당은 이날 회의에서 3월 기초의회선거,5·6월 광역의회선거의 분리선거 시안이 당론으로 확정되는대로 당정회의를 열어 오는 26일 기초의회선거일로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당무회의에서 분리선거 실시방안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민주계 일부중진의원 등이 여전히 3월 기초의회선거 실시에서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민자·평민 양당은 이에 앞서 3일 사무총장회담 및 원내총무접촉 등을 갖고 막바지 이견절충작업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여야는 4일 한차례의 총무회담을 가질 예정이나 극적인 상황변화가 없는한 절충점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평민·민주당은 여권이 분리선거방침을 4일 최종 통보해올 경우 5일부터 여권단독으로 국회를 소집,수서 진상규명을 위한 국조권 발동 등을 요구하며 본회의장에서 2∼3일동안 농성을 벌인 뒤 장외집회 등을 주도할 예정이다.
  • 새봄 정국에 「지자제 난기류」/「분리실시」 결정이후의 풍향

    ◎“수세 조기탈출” 정면돌파 전환/여/“최상의 방어는 공격” 강경대응/야 지방의회선거가 3월 기초의회선거 우선실시쪽으로 사실상 방향이 확정돼가면서 광역과 기초의회 동시선거를 주장해온 야권은 장외 투쟁불사 등 대여공세를 위한 구체적인 스케줄 마련에 골몰하고 있어 신춘정국은 여야격돌의 위기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야는 지난주말부터 연일 지자제실시 시기 및 방법과 관련한 이견을 해소키 위해 막바지 협상을 시도했으나 예상했던대로 극적인 접점모색의 노력보다는 양측은 자신들의 예정된 길을 나아가기 위한 대국민홍보 및 당내의견집약 등의 시간벌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4일 당무회의에서 분리선거 방침을 확정한 뒤 주초에 당정회의 및 국무회의를 통해 기초의회선거 시기를 최종 결정,공고키로 입장을 정리해놓고 있는 민자당은 야당의 반대속에 분리선거안을 관철하려한만큼 당분간 재야 및 야권으로부터 상당한 반발 및 저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선거보이콧·무효화투쟁 등 극단적인 방법은 쓰지 못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 동시선거 실시를 위한 지방의회선거법에 대한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올 상반기 지방의회 선거」라는 대국민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능한 방법부터 우선 채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홍보해 나갈 경우 야권도 지방의회선거 자체를 거부할 명분은 없을 것으로 분석. 다만 야권이 재야운동권 등과 연계,수서 규탄대회 등 각종 대중옥외집회·단원단합대회 등의 편법을 동원해 정당간여가 배제된 지방의회선거를 정치권의 대결구도로 몰아갈 것에 대비,야권의 바람차단 방안을 중점강구중이다. 따라서 중앙당은 선거기간중 야권과의 직접적인 정치공방보다는 공명선거캠페인 등 대국민계도와 정부와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불법·과열선거방지책 마련에 당력을 집중할 예정. 민자당은 이와함께 기초의회선거를 우선 실시키로 방침을 결정한 것과 관련,기초선거만하고 광역선거는 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야권과 일부 국민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광역의회선거 실시약속도 보다 명확히 천명할 계획. 3월말 기초의회선거가 끝나는 대로 4월 임시국회를 소집,선거법 협상 등이 마무리되면 예정대로 광역의회선거를 차질없이 실시토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야권이 이같이 속전속결의 강공드라이브를 구사하는데는 그동안 뇌물외유사건·수서파동 등의 악재노출로 정치권 특히 여권의 입지가 극도로 악화돼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수세적인 자세를 견지할 경우 향후 정국주도 능력을 완전히 상실할 우려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 신춘정국때 어차피 수서사건과 관련한 대야공세의 「굿판」이 벌어질 것이 명약관화한 이상 국면전환을 위한 정면돌파의 방법을 쓸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야권내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정면돌파를 시도하되 속성상 정치권의 내부격돌에 한계가 있는 기초의회선거의 무대를 선택,위험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복안이다. 그러나 여권지도부의 이같은 구상에도 불구,민자당내 일부 중진그룹들이 분리선거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고 선거결과가 여의치않을 경우 당내 세포분열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 확실해 이번 선거가 향후 정치질서 재편의 단초가 될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평민당 등 야권은 여권의 지자제선거 분리실시 방침에 대해 임시국회 소집과 국정조사권 발동을 통한 선수서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평민당은 이미 『수서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없이는 지자제선거법 협상에 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여권이 기초의회만 3월에 조기실시한다는 최종방침을 확정할 경우 초강경 대응을 불사한다는 방침에 따라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평민당이 흘리고 있는 강경방침은 ▲투표보이콧캠페인 등 「투표율 저하투쟁」 ▲야권 단독국회소집과 수서규탄 장외집회 등 크게 두가지 범주로 압축해 볼 수 있다. 물론 일차적으로 「투자효율」이 적은 투표보이콧캠페인보다는 야권 단독국회소집을 탄 국회농성→장외집회의 단계적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수서비리와 관련,당소속 이원배·김태식 두 의원이 구속된데다 민자당 재정위원인 한보 정태수회장으로부터 당비 2억원 유입 등으로 도덕성에 이미 상당한 타격을 입은 평민당으로서는 「수서의 늪」에서 발을 빼기 위해서라도 대야공세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입장이다. 즉 어차피 기초의회선거에서 법적으로 정당참여가 배제된 이상 『공격이 최상의 방어』라는 논리에 입각,장외집회 등을 통해 수서비리의 핵심이 평민당 등 정치권보다는 청와대 등 행정부에 있다는 「심증」을 증폭시키는 것이 여권성향의 후보에 타격을 줘 야권 성향후보를 「음성적으로」 지원하는데도 역설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는 듯 하다. 또 이같은 강공책을 펼치는 과정에서 여권으로부터 3월 기초선거 포기 및 5·6월경 동시 실시라는 양보를 받아내면 망외의 성과이고 그렇지 못할 경우라도 수서공세를 계속하는 것이 정당추천제로 실시될 5·6월 광역선거에서 수서사건을 선거쟁점으로 「활용」하는데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평민당은 「수서의 늪」에 한쪽 다리가 빠진 상태에서 장외집회 등을 계속할 경우 선명성경쟁을 벼르고 있는 민주·평중당 등 군소 야당들과 여론으로부터 뜻밖의 「포격」을 당할 가능성을 내심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민주당과 공동으로 국회를 소집,2∼3일 정도 본회의장 농성형식으로 국정조사권 발동을 요구하는 등 민자당측에 외압을 가한 후 보라매 등지에서 대중집회를 열기 위한 명분을 축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권이 분리선거를 강행할 경우 기초의회선거 공고일에 즈음해 보라매공원 등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개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몸싸움 의정」 언제까지/이목희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지난 18일 밤 금년 정기국회가 막을 내리면서 본회의장에서 벌어진 여야 의원들의 추태는 이를 지켜보는 이 누구에게나 착잡한 기분을 갖게 만들었다. 이날 자정으로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에 쫓겨 추곡동의안 등 19건의 안건을 일괄상정,기습처리해 버린 여당의 모습은 물론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고의적 의사진행 방해로 시간을 끌며 마치 여당의 「날치기」를 유도하려는 듯한 야당의 모습은 더욱 문제가 있어 보였다. 게다가 의장석으로 몰려들며 일어난 의원들간의 몸싸움,욕설·고함 그리고,일부 야당 의원들의 국회직원 구타사태는 국회의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마저 일게 했다. 이같은 상황이 이날 처음 벌어졌던 것은 아니다. 정기국회 회기말이면 연례행사처럼 「극한 저지­변칙통과사태」가 벌어졌고 여야 의원들간의 몸싸움은 국회가 열렸다 하면 흔히 일어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여야 모두 냉철히 반성,구습을 타파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내년 봄 지방의회선거가 실시되면 광역 및 기초의회가 상당수 생겨나게 된다.30년 만에 실시되는 지자제이기에 이들 지방의원이 정치행태를 배울 곳은 오로지 큰 형님 격인 국회 뿐이다. 여의도 의사당 한 곳에서만 치고 받고 싸우는 것도 신물이 날 지경인데 전국 수백 곳에서 정치인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욕설·고함을 해대면 나라가 어찌 되고 국민들의 기분이 어떻겠는가. 1차적으로 여야 정치인,특히 야당 의원들의 뼈를 깎는 자성이 있어야 하겠지만 정치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도움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18일 밤의 추태도 어찌 보면 정치권 주변 인사들의 쓸데없는 입방아에서 비롯됐다고도 보인다. 전날 농림수산위에서 추곡동의안이 처리될 때 야당 의원들이 자리를 비웠던 것을 두고 「여야가 내부적으로 짰다」는 식의 얘기가 나돌았다. 이에 흥분한 평민당측이 본회의에서 실력저지를 결의하게 됐다는 것이다. 야당측이 정부·여당의 방침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박하면 그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줘야 한다. 실력저지·극한투쟁을 해야 진정한 반대이고 정상적 의상진행에 따른 반대는 「준찬성」인것처럼 이해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 정상절차에 따른 건전한 비판을 수용하는 문화가 자리잡는다면 물리적 국회 의사진행 방해는 경위권을 발동해서라도 저지되어야 마땅하다.
  • 128일만의 여·야 만남/김명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평민당 의원들이 일제히 복귀한 19일 국회의사당은 어느때보다도 활기가 넘쳤다. 지난 7월 야당 의원들이 철수한 이후 1백28일 만에 제모습을 되찾게 된 것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안팎에서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말이 유독 많이 나왔다. 오랜만에 마주친 여야 의원들은 자극적인 말은 삼가며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민자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이 나오니까 국회가 생기가 나는구만』이라고 인사했다. 평민당 의원들은 『남의 집에 온 것 같다』 『선거를 치르고 처음 등원하는 기분이다』라고 쑥스러워하면서도 『또다시 뛰쳐나가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대중 평민당 총재는 국회현관을 들어서면서 『돌아오게 돼 다행스럽다』고 소감을 피력하고 『여당이 성실하게 나오면 우리도 성실하게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준규 국회의장도 본회의 모두 연설에서 『지난 4개월의 공백이 자기성찰의 기회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면서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비약의 터전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여야간에 오고간 말대로만 된다면야 비록 한달여밖에 남지 않은 정기국회 일정이지만 알찬 결실을 거두리라는 점을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여야간의 현재 입장으로 미루어 총무협상에서 타결한 지자제선거법과 개혁입법문제 등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파란과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추곡문제,팽창예산처리에 있어서도 여야는 팽팽히 맞서는 듯한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4개월여의 공백기간 동안 누적된 상대에 대한 앙금도 여전하다는 점이 국회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장에서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과 김대중 총재는 기대와는 달리 끝내 아무런 인사도 없이 자리를 지켰다. 더욱이 민주당 의원들의 8개 빈자리도 여전히 뒤뚱거리는 듯한 우리 국회의 현주소를 그대로 상징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지난 영광·함평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이날 의원선서를 한 평민당의 이수인 의원은 인사말에서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는 고어를 인용,「물」은 국민으로 「배」는 국회로 비유하며 여야 의원들이 한몸 한마음이 되어 노력하자고 했다. 이 의원의 표현대로 한다면 「배」는 이미 여러 차례 침몰됐어야만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나왔지만 대다수가 우리 정치현실과 정치인,그리고 국회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있다. 가느다란 희망이나마 이날의 활기찬 분위기가 지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 어디 좀 물어봅시다/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지금 서울ㆍ중부지방은 온통 물난리를 겪고 있다. 불과 이틀동안 1년간 올비의 3분의 1이 쏟아져 야단들인데 1년동안 할일의 반의반도 못한 국회와 선량들은 여전히 한가롭다. 대저 국회란 무엇이고 국회의원은 누구인가. 이 세상에서 정치를 해보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모름지기 국회의원부터 되고자 한다. 그러니까 국회의원은 정치를 해야하는 사람들인데 오늘날 우리 국회의원들은 정치를 아니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자 아니한다니 묘한 노릇이다. 그러면 그들은 무엇하는 사람들인가. 결코 말장난이 아니다. 사실이 그러하다. 그러니 지금 이 나라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으며 도대체 어디쯤 서 있는가. 어디 좀 물어봅시다. 정치인들에게 있어 가을은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다. 여름은 그들에게 너무 덥고 지루하고 길다. 정치인들은 그래서 가을을 기다린다. 여름내내 정치인들은 출신지역구를 오르내려야 한다. 이사람 저사람 만나야 하고 적당히 외유도 즐겨야 한다. 가을정국에 대비해 활동비도 조달해야 하고 생계도 꾸려가야 하는 의원들에게 여름은 한가하지 않다. 하한이란 말은 맞지 않는다. 지난 초여름 임시국회의 변칙과 소란은 국회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80명 야당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는 아예 보따리를 싸들고 떠나버렸다. 그런저런 모양들이 국민들에겐 한심스럽게 비춰졌던게 사실이었다. 올 여름 더위는 유난히 화끈했다. 스스로 이러저리 밀리던 정치인들도 올 여름 더위는 지겨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가을이다. 삽상한 가을하늘이 정치와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속상한 눈도 조금 위로해 줄 것이다. 정치인들도 이제 저간의 상심과 투정을 풀고 그들 스스로 황폐화시켰던 정치판을 원상복원 해야 한다. 정기국회가 열렸다. 그에 앞서 야당의원들이 홧김에 내던졌던 사퇴서도 국회의장의 「불가」판정으로 반려됐다. 한여름 더위동안 장외에서만 빙빙돌며 서로 소 닭쳐다 보듯 하던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정기국회 개회에 앞서 마침 국회의장이 남북 총리회담 대표들을 위해 베푼 만찬에 함께참석해서 한 밥상에 앉았었지만 대화하지 않고 신경전만 벌이는 듯 했다. 활짝 열린 국회의사당의 한 복판인 본회의장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정치의 마당인 국회는 여당만으로 개회식만 치러놓고는 장날 아침에 폐장이 되고만 형국이다. 의원 제위는 언젠가의 유행어처럼 『왜 맨날 우리만 갖고 그러느냐』고 되받을지 모른다. 그런데 오늘의 안팎정세를 살피건대 그들만 갖고 그럴 수 밖에 없다. 정기국회 개회와 더불어 이제 새로운 정치가 전개돼야 한다. 정치인들은 우선 퇴색할대로 퇴색한 그들의 정치력을 복원시켜야 한다. 야당은 무조건 국회에 복귀하고 여당은 지극히 겸허한 자세로 이들을 맞아야 한다. 여당은 특히 지난 임시국회에서 수의 힘을 빌려 밀어붙임으로써 지나치게 「의욕적」이라는 지탄을 면치 못했던 파행적인 국회운영에 대해 자책하고 사과해야 한다. 민주ㆍ의회정치를 해나가는데 있어 무너져서는 안될 마지막선이 준법정신이다. 반민주적 권위주의 체제에서와 달리 민주주의는 먼저 법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제도이다. 민주주의의 공개된 광장인 의회에서 의안상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일도 안되지만 그것을 빌미로 해서 다수의 힘으로 날치기식 변칙강행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도 준법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초여름 이래의 정치부재는 거기서 비롯됐다. 그런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자리는 민주주의의 광장이 될 수 없고 그런 일을 예사로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지금 정치권이 황폐화돼 있고 민심이 정치를 떠나 있는 것은 결국 정치인들의 자격과 역량미달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지난날 한때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란 건달들이나 하는 사업으로 치부된 적이 있었다. 자기와 무관한 일에 걸핏 잘 덤벼들고 풍을 치며 휘젓고 다니는 시정잡배를 건달이라 한다. 고전적 의미에서 대개 정의구현을 지상의 과제로 한다는 정치를 그런 건달들이나 하는 짓으로 봤다는 자체가 예삿일이 아니었다. 사실이 그런 적도 있었다. 허황된 꿈과 자기 도취속에서 무위도식 하면서도 온통 민족이요 민중만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고 모여 판을 꾸몄다. 그러니까그들이 일궈내는 정치 또는 정치판은 건달들의 놀이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그래서도 안되지만 그렇게 되는 것을 가만 놔두고 볼 국민들도 아니다. 국회가 열렸는데도 정치판은 휑덩그러니 찬바람만 불고 있다. 정치과잉도 안좋지만 정치부재는 더욱 큰 일이다. 대화는 커녕 갈등만 깊어간다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혐오감은 또한 얼마나 심각해질 것인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여기에 생각이 미친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의사당으로 뛰어가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와 그 정치인들이 아무리 자존과 자재의 원칙아래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고 평등과 다양성을 지향한다 해도 가장 소중한 원리 즉 일상성을 벗어나서는 안된다. 변칙과 강행,그로인한 무책임한 탈출이 다시 더 있어서는 안된다. 그게 난장판이지 무슨 국회냐고 따져도 할말 없을 것이다. 국정을 꾸려가는 막중한 위치에서는 위세과시나 투정도 적당해야지 지나치면 직무유기가 된다. 여야의 줄다리기가 그러하다. 지금 정치는 부재이고 정국은 위기이다. 사태를 되돌릴 책무를 지닌 정치인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다시 한번 묻고자 하는 것이다.
  • 이 어려운 때 정치는 뭘하나(사설)

    국회의 정기회기가 시작됐으나 야당 의석은 텅비었고 여당의원들의 모습은 밝지가 않다. 여당만의 국회는 할 수 없이 열흘간의 휴회를 결의했다. 무엇을 하자는 국회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예년 같으면 하한기를 넘겨 개회된 국회는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을 맞아 붐빌 것이다. 국정감사가 시작될 것이고 지난 회기에서 못다한 의안처리,여야간 쟁점현안들에 대한 토의와 협상으로 바쁠 것이다. 조금 시끄럽더라도 그런 정치의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국가의 앞날에 대한 기대에 부풀 것이다. 그런데 지금 썰렁하기조차한 의사당 본회의장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매우 편치가 않다. 정국의 돌아가는 형편이 볼썽사납고 아예 이 나라에 정치가 있는지조차 모를 지경이다. 여당은 야당보고 무조건 등원하라고 하고 야당은 선행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계속 등원하지 않겠다고 장외에서 버티고 있다. 다수당에 의한 변칙과 소란,그로인한 야당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서 제출로 빚어진 파행정국은 무덥고 긴 여름을 낀 두달가까이나 지나고도 정상화될 기미가 없다. 등원을 거부하고 있는 평민당이 민생공동대책위를 구성하자고 해 민자당이 대화도 할 겸해서 선뜻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평민당은 무슨 속셈인지 후퇴하고 말았다. 오히려 여권의 사과및 인책,지자제 전면실시 등 그들의 이른바 5개 선행조건에 또 한개를 추가한 셈만 되었다. 갈수록 태산이다. 지금 우리는 외압에 내환을 겪고 있다. 중동지역의 전쟁적 상황이 강건너 불 만은 아닌 터에 남북문제 역시 뜻대로 돼가지 않고 있다. 원유사정이나 우루과이라운드 등 국내경제를 압박하는 국제경제요인이 결코 만만치 않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천재마저 겹친 것이다. 서울 중부지방에 기상관측이래 최대의 큰 비가 내려 안팎이 온통 물난리를 겪고 있는데도 우리의 정치와 정치인들은 꼼짝도 않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대개 소박한 성품이어서 정치에 대한 기대와 소망은 워낙 그리 거창하지는 않은 편이다. 여야가 당리당략이나 소리에 집착하지 않고 싸움판만 벌이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보고 있다. 여야가 오순도순 하지는 못하더라도 큰 소리만 내지 않고 주어진 여건에서 여러 정치적 현안이나 민생문제를 풀어나가주기만을 바랄 뿐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치인들은 대다수 국민들의 그러한 순박하고 진솔한 기대와 소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걸핏하면 싸움박질이고 뜻대로 안된다고 보따리를 싸메고 장외로 나가는 것이다. 여당은 야당이 왜 그렇게 투쟁적이고 사납게 됐는지를 이해하고 관용하려 들지 않는다. 야당은 그럴수록 더욱더 폐쇄적이고 고립화될 수밖에 없다. 세상이 어수선할 때일수록 정치의 역할과 힘은 큰 것이다. 정치야말로 안팎의 시련과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국민적 화합과 친화력의 원천이다. 정치인들이 시원하게 문제를 풀어나가지는 못하더라도 국민을 더이상 실망시켜서는 안된다. 여야는 당장 국회에 모여 물난리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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