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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구 議政 이렇게/박종환 강북구의장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 확보에 의회가 앞장서고 있습니다.” 박종환(朴鍾煥·55) 강북구의회 의장은 5일 “위험요소에 대한 안전점검을 정례화하고 재난관리기금 조성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대구지하철의 대형 인명피해에 큰 자극을 받았다고 덧붙였다.‘주민들의 안전과 안정된 생활’을 올해 의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시가 추진중인 뉴타운 건설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미아동일대 대부분의 주민들이 50∼60년대 정부의 개발정책에 밀려 강제 이주됐다.”며 “보상차원에서도 뉴타운 등 개발의 혜택을 이들에게 꼭 돌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최근에는 미아 6·7동 일대를 성북구의 ‘길음 뉴타운지역’에 포함시켜 줄 것을 시에 건의한 데 이어,미아 2·5동도 뉴타운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해놨다. 미아 6동은 ‘봄의 마을’,8동은 ‘가을의 마을’로 테마를 잡아 봄에는 벚꽃이,가을에는 은행나무 단풍이 만발한 자연친화적인 마을로 꾸며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에도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재개발로 주민들은 늘어나는데 도로는 이에 미치지 못해 교통난 해소도 시급한 과제라고 소개했다.이를 위해 지역 교통흐름의 동맥역할을 할 미아·삼양선의 지하철 건설을 시에 적극 요청할 생각이다.이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주요 간선도로인 미아사거리 일대의 극심한 정체와,지하철노선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산일대 주민들의 교통난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의정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멀어져 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의회보 제작 등 홍보를 강화하고 주민 간담회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또 본회의장을 주민들에게 개방,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월 1회 이상 ‘모의의회’를 체험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이경형 칼럼] 기자실과 오십세주

    10여년 전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했을 때다.전임자의 백악관 출입증 반납과 함께 신청 서류를 낸 지 한달 여만에 출입증을 교부받았다.다시 의회 출입증을 받기 위해 신청서를 내러 갔다.한국처럼 국회 사무처 소속 한 부서이겠지 하고 찾아 갔지만 그곳은 의외로 ‘상원 기자실’(Senate Gallery)이었다.상원 본회의장 맨 위층인 3층의 좁은 회랑 같은 곳이었다.출입증 발급자는 기자들에 의해 선출되는 상원기자실 대표였다. 미 국무부·국방부 출입증은 일정 기간 출입 실적이 쌓이지 않으면 발급되지 않는다.그래서 매일 출입이 어려울 경우 의회 출입증을 제시하면 1일 패스를 즉석에서 발급해준다.미 행정부 거의 모든 부처는 기자 신분만 확인되면 브리핑 룸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청와대 출입을 했을 때는 출입증을 받기까지 2개월쯤 걸렸던 것 같다.당시 청와대는 해당 언론사로부터 복수 후보를 신청받아 ‘사돈의 팔촌’까지 신원조회를 한 뒤 출입증을 주었다.청와대출입증을 받기가 백악관 출입증보다 훨씬 까다로웠던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의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청와대 출입제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기자 출입을 기존의 신문·방송뿐만 아니라 잡지,인터넷 신문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전 매체에 개방하고,철저한 브리핑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언론자유가 정착된 미국의 브리핑 제도에 비추어 이 같은 방향은 바람직하고,또 그렇게 가야 한다.한국 언론의 출입처 기자실의 폐쇄성 등은 문제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2년전 인천공항 기자실 간사가 취재차 들렀던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기자를 쫓아낸 사건은 출입기자단-기자실의 폐쇄성이 낳은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기자실 브리핑제도를 활성화하는 대신 수석비서관 등에 대한 개별 취재는 되도록 제한한다.대변인실을 통해 면담을 미리 약속해야 하고,이 경우에도 기자들이 비서관 방으로 가지 않고 해당 비서관이 기자실로 와서 취재에 응하도록 한다.마치 병영에 가서 면회하는 형식이니 취재원과 기자의 만남이 감시를 받는 것과 다름없다. 벌써부터 기자들 사이에는 “청와대 출입기자가 아니라 춘추관 출입기자로 전락했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웃어 넘길 일이 아니다.일반 방문객은 면회 신청해서 비서관들을 만나는데 정작 출입기자는 춘추관 밖을 떠나지 못하게 됐으니 그 말도 나올 만하다. 노 대통령은 취임 직전 비서관들과 워크숍을 한 뒤 포장마차에서 뒤풀이를 하면서 “기자들에게 술 사주고 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며 권언(權言)유착의 청산을 강조했다고 했다.그러면서도 “기자들과 꼭 양주를 먹어야 하느냐,소주를 마시면 안 되느냐.”고 했고,이에 한 참석자가 “오십세주(소주와 백세주를 섞어 소주보다는 값이 조금 비싸다.)는 안 되느냐?”고 하자 “괜찮겠지.”라고 했다고 한다. 마치 노 대통령의 ‘대 언론 가이드 라인’을 시사하는 것 같다.기자들과 취재원 간에는 ‘가까워도 멀어도 안된다.’는 금언이 있다.그래서 밥을 먹어도 늘 긴장감이 감돌기 마련이다.취재원들은 취재에 응하면서 정책의 문제점을 새삼 깨닫기도 하고,기자들은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정책입안의 배경을 이해하면서 당초의 기사 방향을 전면 수정하기도 한다. 노 대통령의언론 인식이 예사롭지 않은 것 같다.보기에 따라서는 편견이나 분노가 숨겨져 있는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조간신문 가판 구독 금지 등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국무회의 대화내용의 공개 검토 등도 좋지만 토론 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려면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그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최일선에서 뛰어야 하는 직업인들이기 때문이다.청와대기자실의 운영 모델이 일반 부처 기자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면 기자들의 취재 활동은 분명 위축될 것이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盧대통령 거부권행사 관심/‘北송금 특검’ 국회통과 안팎

    *여야 사안마다 티격태격 정국 다시 찬바람 우려 대북 송금의혹 규명을 위한 특검제 도입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 손으로 넘어갔다.노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법안은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거부된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다시 통과되기 때문이다.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특검수사가 시작된다면 정국에 큰 파장은 물론,관련 인사의 사법처리 여부가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거부권 행사되나 민주당은 구주류를 중심으로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고 있다.특히 구주류측은 거부권 행사 여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시각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규정하며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이날 민주당 의총에서는 거부권 행사를 당의 이름으로 공식 건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간 청와대나 민주당 신주류측에서도 특검의 불가피성을 인정해 온 점에서 거부권 행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신주류측 인사들은 이날“대통령의 고유 권한인데 당에서 공식 건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대통령의 짐을 덜어주었다.새정부 출범 벽두부터 야당과의 정면대결을 의미하는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것은,원만한 국정운영과 국민통합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정국의 향배 한나라당의 특검법 단독처리는 당장 여야관계의 급랭을 불러올 전망이다.다만 한나라당이 총리인준안 가결에 표를 보태줌으로써 국정공백을 면케 한 점은 다소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박관용 의장이 본회의 말미에 “원활한 의사진행을 못한 데 대해 반성한다.미안함을 표시한다.”고 한 점도 향후 민주당의 공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요소다.한때 민주당에서 본회의장에서 농성을 하자는 의견이 나왔으나,대부분의 의원이 이를 반대한 점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그러나 정작 뇌관은 특검제 도입여부에 묻혀 있다.민주당은 당 내부적으로는 거부권 행사를 둘러싸고 신·구주류간의 분란에 휩싸일 여지가 많다. 거부권을 포기한다면,구주류의 반발이 예상돼대통령으로서도 당을 상대하기 껄끄러워질 수 있다.여권이 이상기류에 휩싸이며 정국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검의 수사진행과 함께 한나라당의 대여공세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당장 북핵과 대미관계 등을 놓고 노무현 정부에 정책 수정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여야 격돌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사안마다 논리와 명분을 놓고 하루종일 티격태격했다.법안 처리과정의 적절성을 놓고 민주당은 이날 “박관용 의장이 불공정하게 회의를 진행했다.”고 법안의 원천무효를 주장했다.특히 “여야 협상 중에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리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하며 박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의장이 여야 회담에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고 반박했다. 이지운 박정경 홍원상기자 jj@
  • 盧정부 첫날부터 국회파행/여야 고건총리인준·특검법 처리순서 대치

    고건 총리 인준안 및 대북송금 특검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대치가 26일로 넘어갔다.이에 따라 대통령 취임식날 국정 파행사태는 가까스로 면했다.여야는 25일 잇단 협상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박관용 국회의장이 양당 요구를 받아들여 직권으로 유회(流會)를 선언했다.이날 본회의장 옆에서는 대통령 취임축하 리셉션이 열리고 있는 데다,저녁에는 청와대에서 취임축하 만찬이 예정돼 있어 강행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국회에서는 이날 “인준안부터 처리하자.”는 민주당 주장과 “특검법부터 하자.”는 한나라당 주장이 맞서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가 5시로 연기됐다가 다시 다음날 오후 2시로 넘어가는 난항을 거듭했다. 여야는 각각 최고회의와 원내 대책회의,의원총회 등을 잇달아 열며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총무접촉을 통해 절충을 시도했다. 여야는 각각 양보안을 제시했다.한나라당은 특검 기간을 최장 140일로 당초보다 40일 줄인 수정안을 내놨다.민주당은 특검 저지를 않는 대신 인준안을 먼저 처리해 줄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몸으로 막지 않을테니 오늘은 인준안만 처리하고 특검법은 26일 처리하자.”고 제의했다.이에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는 당 의원총회장으로 달려가 민주당측 제의를 전했으나 의원들은 “원칙 처리”를 고수했다.동교동계 의원들의 실력행사를 우려한 게 이유다. 한나라당은 입원 중인 강창성 의원과 최근 귀국한 서청원 대표 등 151명 전원이 본회의에 출석해 특검법 통과 의지를 과시했다.홍준표 의원은 “노무현 정권도 원칙과 소신을 강조했다.”면서 “국회법대로 하는데 훼방 놓으면 민주당 책임”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김영춘 의원은 “특검법 때문에 인준안을 오늘 처리하지 못하면 구태정치라는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도 강경했다.한 관계자는 “의총에서 이만섭 의원 등 21명의 의원들이 ‘특검제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개진했다.”고 밝혔다.특히 이만섭 의원은 “특검제는 몸을 던져서라도 막겠다.”고 말해 동료 의원들의 박수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주류측의 천정배 의원은 “물리적 저지는 물론이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도 안 된다.”고 했다가 구주류측 의원들로부터 “그래서 어쩌자는 거냐.”는 핀잔을 들었다. 박현갑 박정경기자 eagleduo@
  • 정치권 개혁안.인적청산 ‘파열음’

    ◆민주 당개혁 갈등 증폭 민주당 사람들이 대선승리의 꿀맛을 볼 겨를도 없이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속앓이가 심각해지고 있다.국회의원과 지구당위원장,그리고 내년 총선 지망생들은 지구당위원장제 폐지가 중심인 당개혁안을 놓고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실·국장 등 당사무처 직원들은 당직자 대폭 삭감설에 위협을 느끼는 것은 물론 인수위와 청와대 비서진 인사에서 철저한 소외감을 토로한다. ●개혁안 파열음 심각 최고위원제와 지구당위원장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당개혁특위의 개혁안에 구주류는 물론 신주류 상당수가 반발하자,신주류 핵심부는 13일 즉각 불만수렴에 나섰다.위로는 최고위원,밑으로는 실·국장급들로부터 개혁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것이다. 이날 저녁에는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갖고 대북송금 해법,대미외교 강화,당 개혁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김태랑(金太郞) 최고위원은 “내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혁특위 수정안을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당수 최고위원들은 당개혁특위가 추진한 지도부 일괄사퇴 뒤 과도지도부 구성,지구당위원장 폐지 등 핵심적 개혁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신주류 강경파를 거칠게 성토하는 소리가 간담회장 밖으로 간간이 흘러나와 분위기를 읽게 했다.반발이 거세지자 신주류 상층부는 지구당위원장 폐지안을 내년 총선 뒤 실행하는 등 절충안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동영(鄭東泳)·천정배(千正培) 의원 등 소신파들은 “제왕적 지구당위원장 폐지는 신당창당 각오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어서 개혁안에 대한 절충안 마련이 실패할 경우 민주당의 분열과 정치권의 연쇄 대폭발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인사불만 폭발직전 민주당 사람들은 열패감,소외감에 시달리는 분위기다.이날 오후 당사4층에서 열린 사무처 당직자 상조회 정기총회에서는 이같은 기류가 나타났다.이들은 “97년 대선 승리 땐 대변인실,비서실,기조국 등 당료들이 인수위와 청와대 비서실로 대거 진출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비서실 인사는 ‘외인부대’ 일색이다.”고 불평했다. 아울러 민주당 출신 현직 청와대 비서관이나 행정관급들도 민주당에 돌아와도 갈 곳이 없고,노무현 대통령당선자 비서실에서도 거의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하고는 “정권교체 때보다 심하다.”며 불만이 높다. 의원급들도 장관이나 청와대수석 진출이 거의 봉쇄된 상태에서 인수위쪽에서는 ‘야당의원도 입각 가능’이란 말이 나돌자 “소름끼칠 정도로 당을 무시한다.”고 말했다. 이춘규기자 taein@kdaily.com ◆한나라 보혁충돌 움직임 한나라당이 개혁파 진영에서 제기한 ‘인적청산론’으로 뒤숭숭하다.지난달부터 떠돌던 ‘5적(敵)론’ ‘10적론’과 관련해 몇몇 의원들의 이름이 언론에 활자화되자 당사자는 물론 보수진영이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정면충돌도 불사할 태세다. 양 진영의 갈등은 지난 12일 국회 의사당에서 한차례 빚어졌다.한 일간지에 ‘인적청산 대상자’로 보도된 한 의원이 발설자로 알려진 안영근(安泳根) 의원과 본회의장 밖에서 멱살잡이까지 가는 몸싸움을 벌인 것이다.당내 보수·진보 진영간 감정싸움은 그 어느 때보다 격화돼 가고 있으며 보수 진영에선 ‘결별론’까지 나온다. 한 중진의원은 13일 당내 개혁파 모임인 ‘국민속으로’를 겨냥,“더이상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나갈 테면 빨리 나갈 일이지….”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일부 보수진영 의원들은 ‘국민속으로’의 의원 10명 가운데 상당수가 과거 민주당 출신인 점을 들어 결국 이들이 당내 개혁의 부진함을 빌미로 여권으로 옮겨갈 생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멱살잡이 파문까지 치닫자 개혁파 진영은 일단 맞대응을 자제했다.안영근 의원도 한나라당 기자실을 찾아 “인적청산론은 특정인을 겨냥한 게 아니고,누구를 거명한 적도 없다.”며 진화에 부심했다.여권에서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김홍신(金洪信) 의원도 “입각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며 당내의 ‘색안경’을 우려했다.그러나 이들이 인적청산론을 철회한 것은 물론 아니다.대선 패배의 상처를 치유하고 내년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구적이고 노쇠한 이미지의 상당수 중진들이 물갈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비는 오는 18일 열릴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찬회다.당내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된 개혁방안을 당론으로 정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안건이 안건인 만큼 당내 보수·개혁파 진영이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당 지도부도 1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했다.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대북 뒷거래 의혹 규명과 당 개혁방안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할 때 보혁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며 “앞으로 개혁파 의원들을 상대로 많은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연찬회를 앞두고 당 지도부와 중도성향 의원들이 대거 개혁파 의원들에 대한 설득 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연찬회까지 남은 나흘간의 대화로 마주보고 달리는 보혁갈등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진경호기자 jade@
  • 국회, 정부와 마주서다/일문일답 대정부질문 긴장감

    “이제 ‘실력없는’ 각료나 의원들은 대정부질문을 통해 퇴출 위기에 몰릴 것입니다.” 10일 국회 본회의 정치·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지켜본 한 국회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국회는 대정부질문 방식을 ‘일괄질문-답변’에서 ‘일문일답’으로 바꾸는 국회법 개정안을 지난달 통과시켰다.개정법에 따른 의사진행이 이날 처음으로 이뤄졌다. ●긴장된 본회의장 “총리,불법으로 대북 송금을 추진할 수 있습니까.불법을 인정하시지요.”(한나라당 조웅규 의원) “남북교류협력법에 의하면 사전 승인을 받도록 교류관계는 되어 있습니다만….”(김석수 총리) “그런 절차가 없었으니 불법이란 얘기죠?”(조 의원) “그것은 앞으로….”(김 총리) 문답을 주고받는 의원과 총리는 물론,의석에도 긴장감이 흘렀다.의원들이 국무위원을 바로 쳐다보고 질문하니까 심하게 비방할 것도,욕설을 퍼부을 일도 줄었다.여야 싸움 대신 국회와 정부가 마주보는 본회의로 바뀌었다. ●의원·장관 모두 시험대에 국회법 개정을 주도한 박관용 국회의장은 이번변화를 ‘국회 바로서기’로 표현했다.“여야가 싸우고 권력이 무시하던 국회에서 행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진정한 국회로 탈바꿈할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장관들에게는 새 의사방식이 낯설고 어려웠다.정회 시간 국·과장들로부터 자료를 챙겨 받아 답변에 나섰던 장관들은 온전히 제 힘으로 의원들의 날카로운 답변을 받아 넘겨야 했다.김석수 총리는 “아무래도 준비를 많이 하게 되더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정세현 통일부 장관도 “그전보다 더 준비해야 하고….”라고 혀를 내둘렀다. 의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장관 답변에 순발력있게 대응해야 하는 만큼 ‘평소실력’이 중요하게 됐다.첫 질문에 나선 한나라당 조웅규 의원은 “답변까지 예상해 준비하다보니 훨씬 어려웠다.”고 했다. ●아직 평가는 엇갈린다 장관이나 의원 모두 일문일답식 의사진행을 환영했다.한나라당 이규택 총무는 “생동감이 있었다.”고 말했다.김태식(민주당) 부의장은 “더 이상 대정부질문이 정치연설장이 안되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그러나민주당 임종석 의원은 “처음이다보니 준비가 덜 된 듯하다.” “질문자와 답변자가 마주보게 좌석배치를 바꿔야 한다.”는 등 아쉬움을 지적했다.다른 관계자는 “질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밝혔다.김홍신 의원은 “여전히 일방적 주장과 답변 경향이 있었다.”면서 제도에 맞춘 의식전환을 희망했다. 진경호 박정경 이두걸기자 jade@
  • [사설]‘일문일답 국회’ 시작은 좋았다

    어제 국회 본회의장 모습은 종전과 확연히 달랐다.말 그대로 생동감이 넘쳤다.의원 질문에 국무위원이 즉각 답변하는 일문일답식 대정부질문은 의정 사상 처음이었다.의원들의 질문이 모두 끝나면 정부가 몰아서 답변하는 종래의 ‘일괄질문 일괄답변’ 방식이 개정 국회법에 따라 이처럼 달라진 것이다.첫날이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했다고 본다.준비된 원고에 즉흥적 내용을 섞어 질문하는 의원들의 모습도 괜찮았고 곤혹스러운 표정 속에서도 답변에 성의를 다하는 국무위원들의 모습도 호감을 느끼게 했다.인신공격적 발언은 물론 근거 없는 폭로나 비방성 발언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첫날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대정부질문의 품격은 상당히 높아졌다고 평가할 만하다.정쟁을 부추기는 정치선전장에 불과하다는 종전까지의 부정적 인식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다.정치적 이해를 앞세운 폭로성 발언이나 정파적 발언이 난무하다 보니 대정부질문 폐지론까지 나올 지경이었다.의원은 보좌관이 써준 원고대로 질문하고 국무위원은 실무자가 써준 답변서를 그대로 읽는 ‘겉치레식’ 관행도 비난의 대상이었다. 이제는 국회의원이나 국무위원이나 ‘공부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을 법하다.어설픈 자세로 질문과 답변에 나섰다가는 능력도 없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무책임하다고 비난받기 십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문답 내용보다는 임기응변 대처능력이 높이 평가받는 순발력 테스트의 무대로 변질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꼭 필요한 경우 보충질문을 허용하는 방안은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뒤늦게 잘못된 발언을 고치고 싶어도 국회법은 속기록 정정마저 불허하기 때문에 최소한 취소 발언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해당 장관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총리에게 질문이 집중되는 관행도 고쳐야 할 것이다.대정부질문 개선을 계기로 국회 운영을 더욱 개혁하기 바란다.
  • 金총리 “나도 로또 사봤다”돌발질문에 “부작용 해소” 답변

    ‘로또 열풍’이 국회 본회의장에까지 몰아쳤다.10일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최근의 로또 복권 열기를 반영하듯 논란이 펼쳐졌다. 민주당 이윤수 의원은 “총리는 700억원의 당첨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면서 “복권을 사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이에 김석수 총리는 “어떤 것인가 해서 총리실 직원들이 모두 한 장씩 사봤다.”고 했다.“당첨됐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제외됐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 의원은 “바로 그것으로 정부가 사행심을 조장하고 있음이 증명됐다.”고 지적하고 “사행심을 부채질해서 서민들의 돈을 빼앗아 가는 로또 복권은 즉각 판매 중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리는 “이미 유럽에서 검증된 공익기금 조성 복권인데 너무 과열된 데 대해 정부로서도 상당히 놀랐다.”면서 “통합복권법을 만들어 부작용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이경형 칼럼] 개혁 국회법의 시운전

    의원 기록표결제 실시해야 본회의장 유세장화 지양을 5일부터 한달간 회기로 열린 제236회 임시국회는 의회 운영 차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지난달에 개정된 개혁 국회법이 처음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새 국회법은 그동안 정권교체기에다 북핵 문제로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많은 개혁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우선 국회본회의 대정부질문은 일문일답식으로 진행되고,본회의장을 유세장화하는 ‘모두 질문(연설)’은 못하게 됐다.감사원에 대한 감사청구권을 신설,감사 결과를 3개월내 보고토록 의무화하고,내년부터 정부의 결산서를 5월말까지 제출토록 해 행정부 예산집행의 감시 기능을 강화했다. 또 의원입법을 활성화하기 위해 의원 발의 정족수를 20인에서 10인으로 크게 완화했고,각 상임위는 법률안을 현행 5일 이상에서 15일 이상 계류·검토한 뒤 상정토록 함으로써 졸속 처리를 제도적으로 억제했다.정기국회에서는 원칙적으로 예산부수법안만을 처리하고,일반 법안은 그 이전에 심의토록 분리해 정기국회 후반기에 하루 수십건씩의 법안을 처리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이밖에도 속기록 삭제 불가,‘저격수’ 투입으로 악용되어온 상임위원 교체를 30일 이내는 금지하는 등의 조항도 있다. 지금까지 국회가 정쟁의 장으로 전락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본회의장을 유세장화하는 대정부질문의 정치연설에 기인한 바가 크다.대선 전인 작년 10월 국회본회의에서 민주당의 한 의원이 ‘이회창 후보의 비자금 수수설’을 터뜨리자,한나라당 의원은 ‘노벨상 타기 위해 북한에 뒷돈 줬다.’고 맞받아 쳤다.이처럼 본회의장은 막말 저질 발언의 경연장이 되곤 했다. 군사정권 시절,본회의 대정부질문은 나름대로 의의가 컸었다.9대 유신 국회에서는 야당의원들이 부분적으로나마 엄혹한 독재를 비판하는 정치적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했다.그러나 문민정부 이후 최근 10년간 대정부질문은 여야의 대립과 정쟁을 가열시키는 무대로 바뀌었다.어제 김석수 총리의 국정 보고에 이어 오늘,내일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10일부터 12일까지 대정부질문을 벌이게 된다.이번엔 대북 2억달러 송금 문제를 두고,현 정부와 노무현대통령 당선자,원내다수 야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간에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본회의장의 질문 답변이 매우 뜨거울 전망이다.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검사제 도입은 물론 야당이 현 정부의 대북 뒷거래 여부를 파헤치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정부질문이 일문일답식으로 진행된다고 해서 순발력 테스트나 재치 문답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개정 국회법에도 질문 요지를 미리 정부에 전달하게 되어 있는 만큼 질문의 핵심을 정확하게 제시한 후 구체적인 자료를 갖고 추궁하는 질문 관행을 쌓아나가야 한다.형식만 일문일답으로 진행하고,실제로는 여야가 종전처럼 정치 공세를 벌이는 잘못된 행태가 얼마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 새 국회법은 국정의 감시자로서 국회의 역할을 강화하고,입법부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그러나 선진 의회정치를 구현하기에는 아직도 미비한 점이 많다.무엇보다 국회의원들의 자율성 확대가 요청된다.그리고 의원들이 유권자들에게 입법 실적을 통해 의정 활동을 평가받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의원들이 표결로써 정치적 의사를 표시하고,그 기록으로 유권자들에게 심판받도록 해야 한다.그렇다면 기록표결제를 실시해야 한다.의원 개개인들의 입법에 대한 찬·반 기록표가 공개될 때,‘철새 정치인’도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투명한 의정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예결위 소위(계수조정 소위) 등 상임위 아래의 소위원회 회의록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 또 선언적 조항에 불과한 자유투표제(cross voting)를 활성화하여 의원들을 ‘당론의 족쇄’로부터 가급적 자유롭게 해야 한다.이런 점에서 국회 개혁은 국회법 개정만으로는 부족하다.정당의 개혁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정동영특사, 北 재건계획 검토 밝혀“北 핵포기땐 상상이상의 보상”

    |다보스(스위스) 연합|제33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 특사자격으로 참석중인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의원은 24일 한반도 경제공동체 달성을 위해 가칭 ‘북한판 마셜플랜’으로 부르는 과감한 북한 재건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정 의원은 다보스 포럼 개막 이틀째인 이날 본회의장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만약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다른 안보상의 우려 요인을 제거한다면 북한은 그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정 의원은 “노 당선자의 비전은 한국을 동북아의 경제중심지로 만드는 것”이라며 “남북횡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중국횡단철도(TCR)의 연결을 통해 한반도는 아시아와 유럽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기조연설 이후 질의·응답시간에서 북한이 미국에 불가침 조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는 잘못된 인식 또는 환상”이라며 “북한의 문제는 체제 자체에 있어 미국이 북한 정권의체제를 보장해 준다고 해도 북한 체제가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 국회 법안 재처리 현장/ 전자표결 대리투표 무방비 지문인식기 설치해야 할판

    국회가 이미 처리된 법안을 12일 정족수 미달이라는 이유로 재의결하고,이를 전자투표로 처리한 점은 헌정사에 남을 의사제도의 개선이라는 평가다. 전자투표는 본회의장 우측 전면에 가로 5.2m,세로 3.5m 크기로 설치된 전자게시판에 재석한 의원의 이름은 푸른 글씨로,불참 의원은 붉은 글씨로 불이 켜지고,의원석에서 전자버튼을 누르면 본인 이름 옆에 불이 켜지는 방식이다. 1997년 게시판이 설치된 뒤 논란이 예상되는 안건을 1년에 1∼2건씩 처리했으나,이날은 안건 모두를 전자투표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만장일치로 가결하거나 기립 표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표결실명제를 도입함으로써 의원들에 대한 정책평가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날치기 통과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고 회의 참석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회의에는 일부 대선 후보들은 참석하지 못했으나 민주당 한화갑(韓和甲)대표와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 등 중진들의 모습도 보였다.민주당을 탈당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소속 의원들과 한나라당에 입당한 이근진(李根鎭) 의원 등은 의석이 정리되지 않아 민주당 자리에서 투표했다. 그러나 최소 3∼4명의 의원들이 동료 의원을 대신해 대리투표를 하는 바람에 전자투표 도입취지를 크게 퇴색시켰다.민주당 박상희(朴相熙) 의원은 옆자리에 앉아 있던 김희선(金希宣) 의원이 자리를 비우자 법안 3건을 대리투표하다가 국회 사무처 직원으로부터 “이러시면 안된다.”고 주의를 받는 장면이 목격됐다.한나라당 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도 회의를 마친 뒤 “옆자리에 있던 임인배(林仁培) 의원이 잠시 누구를 만나러 간다고 해서 대신 투표했다.”고 실토했다. 같은 당 김용갑(金容甲) 의원도 유흥수(柳興洙) 의원석의 전자버튼에 손을대다 사무처 직원으로부터 제지를 받은 뒤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손만 올렸다.”고 엉뚱한 해명을 했다.그밖의 몇몇 의원들도 대리투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사무처직원에게 목격되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돼 방지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한나라당 이상희(李祥羲) 의원은 “본회의장에 오지 않더라도의원회관 등에서 기표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고 대리투표를 막기위해 버튼에 지문인식장치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당시 상황 어땠나/ 본회의장에 70~80명뿐 처리된 법안 35건이상

    국회가 지난 7·8일 본회의 의결 정족수(재적 과반수 출석)인 137명을 채우지 못한 채 무더기로 통과시킨 법안을 다시 처리키로 결정한 가운데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본다. 국회 관계자들과 본회의장을 취재중이던 기자들에 따르면 8일 오후 2시30분쯤 과반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의안을 처리하기 시작했지만 오후 4시를 전후해선 본회의장에 70∼80여명만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개의 당시에는 140여명이 참석했으나 의원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기 시작해 오후 3시30분쯤에는 1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이런 가운데도 표결은 계속되다 오후 4시50분쯤 사회를 보던 김태식(金台植) 부의장이 표결 정족수 부족을 들어 표결을 중단시켰다.무려 1시간20분 동안 80여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셈이다.이 과정에서 처리된 법안은 35건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헌법 49조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왔다.국회측은 “본회의장 주변 복도나 휴게실에 있던 의원도 출석한 것으로 간주해온 만큼 관례상 의결정족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주변 복도와 휴게실에 60여명이 있었다고 주장했었다.그러나 실제로는 10명 안팎의 의원들만 눈에 띄었을 뿐이다.즉 복도 및 휴게실 인원까지 합쳐도 90여명뿐이어서 상당시간 의결정족수에 미달했던 것이다. 앞서 지난 7일 오후에도 회의가 진행되는 도중 의원들이 하나둘씩 본회의장을 빠져 나갔고,급기야 오후 4시10분쯤에는 70여명만 남은 상태에서 12건의 안건이 처리되자 역시 사회를 보던 김태식 부의장이 의결을 중지시키고 정회를 선포했다. 오석영기자 palbati@
  • 법안 재처리 파장/ 적법성보다 관행 좇다 위법 오명 국회 여론에 밀린 ‘뒷수습’

    국회가 스스로 저지른 위법행위를 시정하라는 여론의 압력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의결정족수(137명)에 미달된 상태에서 본회의를 통과한 일부 안건을 무효화하고,법안처리 행위를 다시 하겠다는 것이다.이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로,입법기관인 국회로서는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시민단체 등 여론의 비판에도 아랑곳 없던 국회의 태도는 원내 제1당으로서 비판의 중심에 놓이게 될 것을 우려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재처리 방침을 정함에 따라 돌연 바뀌었다.이 후보는 지난 10일 저녁 “의결정족수 미달로 법안이 처리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시정을 총무단에 지시했다. 한나라당 출신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이 이를 받아 11일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열어 재처리 방침을 공식 표명했다. 박 의장은 만장일치 제도 폐지를 위한 국회법개정이 이뤄지기 전인 12일 재의결하는 안건부터 전자투표를 전면 도입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전자투표 전환은 날치기를 절대 않겠다는 역대 의장의 의지와도 맞아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의사국에서 정족수 미달법안을 점검하고 있으며 산림조합법 개정안 등 대략 45개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파악된 것은 7일 10여건,8일 35건”이라고 말했다.안건 심의시마다 본회의장내 의원수를 세지는 않았으나 당시 분위기와 녹화테이프 등 여러 자료를 비교해서 산출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회 안팎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해 “과거의 관행타파를 위한 결단”이라는 긍정론과 함께 “국회의장이 지나치게 여론에 민감하다.”는 지적도 일부 제기된다.과거 정족수 미달상황에서 ‘관례’라는 이유로 통과된 다른 법안의 유효성 논란도 예상된다. 박 의장은 “재의결시 이중처리에 따른 법적 문제는 없느냐.”는 질문에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자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법적 하자는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에게도 전화로 동의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김상연기자 carlos@
  • ‘정족수 논란 법안’ 재처리, 국회 사상처음…오늘 정보보호법등 47건 상정

    국회는 12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처리된 법안 가운데 의결정족수 부족 논란이 일고 있는 정보보호법개정안 등 47건 가량의 법안을 재처리한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11일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본회의장내는 물론이고 휴게실이나 복도,상임위 소위 등을 위해 본회의장을 잠시 떠난 의원들도 출석으로 인정한 것이 관행이었으나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재의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가 의결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본회의에서 기왕 처리한 법안을 재처리하는 일은 의정사상 처음이다. 박 의장은 “앞으로는 의장이 이의여부를 물어 만장일치로 안건을 처리하는 방식을 폐지하고 모든 사안을 전자투표에 의해 처리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오늘 오전 이의여부를 물어 처리할 수 있는 국회법 112조 3항의 삭제를 정개특위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이 언급한 대로 전자투표가 시행되면 앞으로 쟁점 법안 처리와 관련한 의원들의 찬반 소신이 드러나는 실명제 효과가 나타나고,날치기 처리도 어려워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은 이날 양당 대표와 총무,김태식(金台植)·조부영(趙富英) 부의장에게 이러한 방침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장은 특히 “지난 이틀간 본회의 안건심의 논란과 관련해 국회운영을 책임지는 국회의장으로서 진심으로 죄송하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전날 밤 이규택(李揆澤)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의결정족수가 미달된 상태에서 법안이 통과된 것은 유감”이라며 “당연히 다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경실련도 이날 국회가 지난 8일 본회의에서 의결정족수가 미달된 상태에서 발명진흥법 등 법안을 처리한 것과 관련,성명을 내고 재의결할 것을 촉구했다. 김상연 오석영기자 carlos@
  • 국회 법안처리 문제점/ 출석의원 명단공개 검토

    지난주 사실상 끝난 정기국회가 의원들의 무관심·불출석 등으로 의결정족수 미달 논란 등 부작용을 빚자 국회 차원에서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특단의 대책’마련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회의장의 제안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졸속 국회’를 치유할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지난 7·8일 의결정족수가 미달된 상태에서 일부 법안이 무더기로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한 논란이 일자,최구식(崔球植) 공보수석을 통해 “앞으로는 정기국회에서는 예산안과 예산관련 법안,기타 긴급을 요하는 법안만 처리하고 나머지 일반 법안들은 매 짝수월에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분산처리토록 하겠다.”고 밝혔다.그는 또 MBC라디오에 출연,“의원들의 본회의 출석률을 높이기 위해 의장단이 수시로 출석자 명단을 점검해 의결정족수가 부족할 경우 출석의원 명단을 즉시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결정족수 논란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때 의결정족수(재적과반수 출석)인 137명을 채우지 못한 채 ‘국군부대의 대터러전쟁 파견연장 동의안’ 등 20여개 법안·동의안이 통과돼 논란이 일었다.국회는 8일 오후 2시30분쯤 과반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어 의안을 처리하기 시작했지만 오후 4시를 전후해선 본회의장에 70∼80명만 남아 있었다. 일각에선 “재적 과반수 출석과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법규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그러나 국회측은 “본회의장 주변 복도나 휴게실에 있던 의원도 출석한 것으로 간주해온 만큼 관례상 의결정족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후원회에만 관심 일부 의원들은 안건 심의는 등한히 하면서 의원회관 등에서 열린 후원회에는 열심히 참석해 눈총을 받았다.본회의가 열린 시간에 후원회를 갖는 것도 문제고,회의보다 후원회에 얼굴 비치기를 우선하는 양태도 문제라는 지적이다.대선후보들도 표밭갈이에만 신경을 쓰느라 본회의에는 자주 불참했다. 오석영기자 palbati@
  • “우리는 욕설없이도 의회 이끌어요”

    “우리는 욕설없이도 의회를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자치구 의회 본회의장에서 ‘욕설없는 모의의회’를 선뵈고 있다. 14일 광진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성자·신양 초등학교 어린이 75명이 모의의회를 개최,열띤 토론을 벌였다.이들은 실제 구의회의 의사결정 과정과 똑같이 질문과 답변,찬반토론,안건처리 등을 거쳐 상정된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광진구 모범어린이 표창 조례안’으로 서로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며 토론끝에 합의점을 도출해 냈다. 박종석(12·신양초)어린이는 “어떤 과정으로 법(조례)이 제정되는 지 알게 됐다.”며 뿌듯해 했다. 본의장에서 이들의 회의과정을 지켜보던 관람객들은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며 육설과 폭언으로 얼룩진 현재의 국회 모습과 사뭇 다르다.”며 “오히려 어른들이 의회 문화를 배워야 할 판”이라 입을 모았다. 모의의회는 앞으로 18일까지 동자·용마·광남·용곡·자양·동의·구의·경복초등 등 매일 2개 학교에서 40여명씩 참가,모두 500여명이 체험하게 된다.어린이들에게의회의 의사결정 과정을 알리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닦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허운회 광진구의회 의장은 “어린이들이 지방자치의 산실인 기초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이해하는 데 모의의회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본회의장 스케치/ ‘막말 국회’서 ‘썰물 국회’로

    11일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은 전날 ‘욕설’ 공방에 비해 다소 차분해졌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이 대선에만 한눈이 팔려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바람에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사상문제’를 거론해 잠시 소란이 일었다.그러나 최근 사분오열돼 있는 당내 속사정을 반영하듯,민주당 의석에선 예전과 달리 거친 항의를 하지는 않았다. 김 의원은 “노 후보는 대한민국 후보인지,조선노동당 후보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그가 대통령이 되면 친북정부가 수립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철기(鄭哲基) 의원은 “용갑이가 육× 떨고 있네.”라고 극언을 퍼부었고,전갑길(全甲吉) 의원은 “아들 군대나 보내라.”고 비꼬았다.배기운(裵奇雲) 의원은 “에이,저질이다.”며 질의를 폄하했고,대부분 의원들은 “에이∼”라고 야유를 보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본회의장에 잠시 들렀을 때,질의 중이던 한나라당 최병국(崔炳國) 의원이 공교롭게도 정 의원과 정의원의 부친인 고(故)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을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최 의원은 “현대는 지난 92년 정주영 회장의 대선 출마시 500억원 이상의 기업자금을 빼돌린 전력이 있다.”며 “현대가 이번에 또다시 기업자금을 빼내 대선자금으로 쓴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러나 정 의원은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 등과 대화를 나누며 애써 외면하려는 모습이었다. ◆국무총리 임명 후 첫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한 김석수(金碩洙) 총리의 답변은 대체적으로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총리는 지난번 인사청문회 때와는 달리,의원들의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적절히 넘기는 등 다소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선 이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 반대’라는 한나라당측 주장과 관련,“남과 북이 이미 약속한 김 위원장 답방은 조기에 성사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그러나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국회 대정부질문 스케치/ 낯뜨거운 막말공방

    10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은 연말 대선을 겨냥한 각당의 폭로전으로 전락하면서 의원들간 거친 욕설과 인신공격 발언으로 가득찼다.반면 이날 본회의장을 끝까지 지킨 의원들은 모두 40여명에 불과했다. ○끝간데 없는 욕설 공방 양당 의원들은 상대당 의원의 비난과 의혹 제기가 있을 때마다 육두문자(肉頭文字)를 섞어가며 질의를 방해,회의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민주당 전갑길(全甲吉) 의원의 질의 도중 한나라당 의석에서는 폭언이 빗발쳤다.안상수(安商守) 의원은 “미친× 아니야.”,백승홍(白承弘) 의원은 “너 또라이 아니냐.”라고 욕설을 퍼부었다.안영근(安泳根) 의원은 “야 그만해,씨×”이라고 가세했다.이규택(李揆澤) 총무는 전 의원에게 “정신병자 아니냐.”라고,민주당 송석찬(宋錫贊) 의원에게는 “에이,능지처참할 놈”이라고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의원의 질의 때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막말은 줄을 이었다.배기운(裵奇雲) 의원은 “거기서 자폭하시오.”,윤철상(尹鐵相) 의원은 “언제부터 최규선 계보가됐어.”라고 야유를 보냈다.정균환(鄭均桓)총무는 “삼류소설가 같구먼.”이라고 꼬집었다.이에 대해 이재오 의원은 “여당이 망가지더라도 곱게 망가져야지.”라고 맞대응했다. 오후 보충질의에서도 폭언공방은 수그러들지 않았다.이재오 의원이 병풍(兵風)과 관련,김대업씨를 비난하자,한나라당측에선 “모두 사형시켜야 돼.김대업이….”라고 극언이 흘러나왔다.전갑길 의원의 질의 도중 백승홍 의원이 “그만두라.”고 하자,“백승홍씨,당신 그렇게 말할 수 있어.”라고 받아쳤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반박 대정부질문이 한나라당과 민주당간에 교대로 진행되자,각당 질의자들은 바로 전 상대 당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민주당 전갑길 의원은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노벨평화상 로비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도 로비해서 노벨상 한번타 봐라.”라고 비꼬았다.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전갑길 의원의 ‘기양건설 공적자금의 한나라당 유입설’에 대해 “로비를 하려면 민주당이나 청와대에 하지,왜한나라당에 하겠는가.”고 반박했다.이에 송석찬 의원은 “기양건설 로비는 97년에 이뤄진 것이고,공적자금은 은행계좌로 들어가서 반론할 가치도 없다.”고 대꾸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한화갑 민주당대표 국회연설 안팎/ 정권업적·이후보 의혹 ‘대비열거’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 정부 5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더불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에 초점을 맞추었다.8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연설문을 듣고 공세 수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정부 평가 한 대표는 국민의 정부가 “IMF 국난 극복,햇볕정책에 따른 한반도 평화시대 개막,세계 4위의 외환보유고 기록 및 4년 연속 무역흑자,정보화 강국 초석 마련,월드컵 성공개최 등을 이뤄냈다.”고 업적을 열거했다.그는 “지금IMF를 극복했습니까,아니면 한나라당 집권 말기처럼 경제파탄의 질곡을 헤매고 있습니까.” “남북화해의 길로 가고 있습니까,아니면 전쟁위기의 공포에 떨고 있습니까.”라는 식으로 현 정부의 치적과 과거 한나라당 실책을 빗대었다.한 대표는 그러나 ▲도덕성과 정치개혁 미흡 ▲권력주변 부정부패 ▲지역주의 극복실패 ▲무리한 인사정책 등을 과오로 꼽았다. 한 대표는 이날 특히 남북한과 미국이 제주도에서 3국 정상회담을 갖자는이색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회창 후보에 대한 공세 한 대표는 이회창 후보와 관련된 노골적인 약점도 거침없이 언급,9대 의혹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그는 “돈이 없어 집을 처분했다더니 100평이 넘는 호화빌라 3채에서 아들·딸과 함께 살았는데도 자금 출처에 의문을 품지 말라면 누가 믿겠나.” “만삭의 며느리가 친정을 놔두고 하와이로 아이를 낳으러 갔다면 그것이 미국 국적취득을 위한 원정출산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특히 공적자금 청문회 무산과 관련,“공적자금 중 얼마가 어느 기업에 들어가고 그 돈이 누구 손에 들어갔기에 국정조사마저 무산시켰는지 알 만한 국민은 다 짐작하고 있다.”면서 “확실한 증거가 확보되는 대로 그 음모의 실상을 국민께 분명하게 보고드릴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상당한 공세를 펼칠 것임을 내비쳤다. ◆연설에 대한 반응 연설이 끝난 뒤 민주당 의원들은 계파와 관계없이 “잘 했다.”면서 악수를 청했고 “모처럼 단결된 모습”이라는 자평을 쏟아냈다.다만이만섭(李萬燮) 의원은 “연설만 잘 했다고 하면 뭘해,당이 똘똘 뭉쳐야지.”라고 점잖게 충고했다.한나라당 의원들은 연설문에서 병역비리 의혹 등이 언급되자 “김대업하고 똑같다.” “집어 치워라.”라고 고함을 쳤다.한 대표는 야유를 받으면서도 즉흥적으로 “하늘이 두쪽 나도 진실은 진실”이라면서 이회창 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의 발언을 인용하는 순발력을 발휘했다.이 후보는 한 대표의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4억달러 대북 지원에 대해 진솔한 고백과 사과도 없어 실망스럽다.”면서 한 대표가 병역의혹을 거듭 제기한 것과 관련,“앞으로 정치공작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것은 김대업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비난했다. 김경운 이지운기자 kkwoon@
  • 서청원 한나라대표 국회연설 안팎/ 정권의혹 들춰 ‘집권대안’ 부각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현 정권의 실정(失政)과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의 집권 청사진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실정 사례 서 대표가 제시한 ‘5대 국기문란 사건’ 가운데 4억달러 지원 의혹 등 3가지가 ‘현대’와 관련된 것이어서,최근 이 후보와 지지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서 대표는 “지금 현대가(家)는 다른 생각을 할 때가 아니라,모두 나서 공적자금을 갚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국민에 대한 기업인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라며 정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하지만 정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 불참했다. ■집권 청사진 이회창 후보의 의중이 담긴 집권 ‘6대 비전’을 제시했다.▲역사상 가장 깨끗한 정부 ▲정치보복과 지역감정 없는 대화합의 시대 ▲심각한 불균형과 양극화 문제 해결 ▲여성이 행복한 사회 ▲질 높은 교육보장 ▲진정한 한반도 평화의 초석 마련 등이 그것이다. 깨끗한 정부를 위해 청와대 개혁,부패방지위원회에 실질조사권 부여 및 대통령 친인척과 비서실 비리 감찰 별도기구 설치,검찰총장·감사원장·부패방지위원장의 정치적 중립 및 임기·인사권 보장,국회 인사청문회 확대 등도 제시했다.아울러 국가정보원·경찰·국세청·금감위·공정위 등을 포함한 8대 국가기관의 정치적 중립 보장도 약속했다. 정치보복 금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확립과 인위적 정계개편 배제 방침을 재확인했다.“지연,학연,정치적 입장 차이 등 그 어떤 불합리한 인사 기준도 철저히 배제해 대화합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본회의장 분위기 및 반응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서 대표의 연설 도중 고성과 반말을 주고받는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동교동계의 핵심인 민주당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연설 시작 직전 본회의장내 서 대표 자리를 찾아가 “이게 대표 연설문이냐.”고 항의,양당 의원들의 설전에 불을 붙였다.민주당 의석에서는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안기부 자금 내놔.” 등의 고함이 나왔고,한나라당 의석에서는 “조용히 해.” “반성해.”라고 맞받기도했다. 서 대표의 연설이 끝난 뒤 청와대와 민주당도 발끈했다.대표로서 지도자다운 금도(襟度)가 없다는 지적이다. 조순용(趙淳容) 청와대 정무수석은 “서 대표의 연설은 대선을 겨냥한 ‘정치 연설’”이라며 “지난 5년간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있는 국민의 정부 성과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미 검찰이 조사했거나,감사원이 감사할 계획을 갖고 있거나,국회에서 국정조사를 마친 사안들을 거듭 거론하며 의혹을 증폭시키려 하는 무책임한 연설”이라고 혹평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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