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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시민 오늘 또 反中시위… 미중 갈등 ‘인권 충돌’로 번지나

    학생은 동맹휴학, 시민단체는 일일파업 美국무부 “심각한 우려 표명” 공식반대 中외교부 “美 내정간섭 중단하라” 반발 지난 9일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이 넘는 홍콩 시민을 거리로 나서게 했던 ‘범죄인인도법안’ 심의가 열리는 12일 또다시 대규모 시위가 이어질 예정이다. 중국 외교부가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에 강력한 반대 의견을 밝히자 미국 국무부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며 이 법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중이 무역전쟁에 이어 홍콩의 대규모 반중 시위를 둘러싸고 갈등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홍콩 명보는 11일 홍콩 의회인 입법회가 12일 오전 11시부터 범죄인인도법안 2차 심의를 시작할 예정이며, 이후 법안 처리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범죄인인도법안은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면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유화적인 대책을 제시하며 법안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친중파인 람 장관은 법안 처리에 대해 중국 중앙정부로부터 어떤 지시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사퇴 의사도 없다고 덧붙였다. 시위를 주도한 홍콩 재야단체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12일에 시위를 이어 가겠다”며 “의원들이 만나 이 법안을 논의할 때마다 우리는 입법회 밖에서 시위를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각계에서도 학생들이 동맹휴학에 나서는 등 법안을 저지하는 대규모 시위를 준비 중이다. 홍콩 노동운동단체들과 환경단체, 예술계, 사회복지사총공회 등은 일일파업을 벌이고 저지 시위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홍콩이공대 학생회 등도 학생들에게 동맹휴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홍콩 내 100여개 기업과 점포 등도 12일 하루 영업을 중단하고 저지 시위에 동참한다. 일부 시민은 11일 밤부터 입법회 밖에서 철야 농성을 벌이며 법안 처리 저지 시위를 이어 갈 계획이다. 하지만 홍콩 입법회 전체 70의석 가운데 친중파가 43석을 장악하고 있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홍콩 시민 50만명이 2003년 거리 시위에 나서 국가보안법을 무산시킨 적이 있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이후 2014년 홍콩 민주화운동인 ‘우산혁명’이 성과 없이 끝나는 등 홍콩에 대한 공산당의 개입이 훨씬 강해졌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는 10일(현지시간) 홍콩인들의 반중 시위를 지지하며 홍콩 정부의 범죄인인도법안을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홍콩 정부가 제안한 개정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지속적인 침식은 홍콩이 오랫동안 확립해 온 특수 지위와 국제문제를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미국은 내정간섭을 중단하라며 “홍콩의 일은 순전히 중국 내의 일로 어떤 나라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무책임하고 잘못된, 이러쿵저러쿵하는 발언에 대해 강한 불만과 반대를 표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내일 ‘범죄인 인도법안’ 표결에 성난 홍콩

    내일 ‘범죄인 인도법안’ 표결에 성난 홍콩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선 시민들 중 일부가 전날 밤부터 시위를 이어가던 중 10일 글로스터 로드에서 경찰에 진압되고 있다. 이 법안은 중국과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으로 시민들은 중국 본토로 반체제 인사를 송환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최 측 추산 103만명이 지난 9일 거리에 나선 데다 전 세계 29개 도시에서 연대 집회가 열렸지만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람 행정장관은 법안 추진을 강행할 의사를 굽히지 않은 채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위대는 해당 법안이 표결에 부쳐지는 12일에도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 12일 ‘범죄인 인도법안’ 표결에 성난 홍콩

    12일 ‘범죄인 인도법안’ 표결에 성난 홍콩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선 시민들 중 일부가 전날 밤부터 시위를 이어가던 중 10일 글로스터 로드에서 경찰에 진압되고 있다. 이 법안은 중국과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으로 시민들은 중국 본토로 반체제 인사를 송환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최 측 추산 103만명이 지난 9일 거리에 나서면서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시위를 지지하는 연대 집회도 전 세계 12개 국가·지역, 29개 도시에서 열렸다. 시위대는 해당 법안이 표결에 부쳐지는 12일에도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 홍콩 초등학생까지 100만명 중국 반대 거리시위 왜?

    홍콩 초등학생까지 100만명 중국 반대 거리시위 왜?

    영국에서 중국으로의 반환 22년 동안 ‘일국양제(一國兩制)’ 하에서 조금씩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당하던 홍콩인들이 ‘범죄인 인도 법안’ 앞에서 폭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유전자 안에 자유에 대한 갈망을 지닌 홍콩인 103만명이 지난 9일 밤 거리로 쏟아져 나와 빅토리아 공원에서 홍콩 정부청사까지 행진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초등학생에서 부모의 목말을 탄 어린아이까지 홍콩인 7명 가운데 1명이 ‘반송중(反送中)’ 피켓을 들고 거리 시위를 벌였다. 이는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로 지난 4일 톈안먼 사태 30주년 기념집회 때의 18만명을 압도하는 숫자다. 지난 2003년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와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 때는 각각 최대 50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홍콩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 세계 12개 국가 29개 도시에서도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범죄인 인도 법안은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홍콩 입법회는 오는 12일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홍콩인들은 홍콩 정부가 추진 중인 범죄인 인도 법안이 중국 본토로 반체제 인사를 송환하는 데 악용되는 등 자유와 민주주의를 옥죌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홍콩은 중국으로 반환 이후에도 일국양제에 따른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누려왔다. 중국 본토에서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접속이 차단된 해외 인터넷 사이트도 홍콩에서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주인공으로 한 오페라도 공연되는 등 홍콩에서 보장되던 자유가 경제적인 이유로 조금씩 중국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은 홍콩의 시위와 혼란이 외국 세력에 의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사설을 통해 외국 세력이 홍콩에 혼란을 일으켜 중국을 해치려 한다고 밝혔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홍콩의 정상적인 입법 활동이 방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의 부동산과 일자리를 차지하면서 임금은 그대로인데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홍콩인들의 쌓인 분노가 범죄인 인도 법안으로 터져 나온 것이다. 시위에 참여한 10대 홍콩인 안나 찬 와는 SCMP에 “오늘의 거리 시위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모였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CNN 생방송 현장 난입한 中 경찰…천안문 앞서 기자 내쫓아

    CNN 생방송 현장 난입한 中 경찰…천안문 앞서 기자 내쫓아

    중국 사복경찰이 생방송 중이던 CNN 카메라 앞에 난입했다. CNN은 지난 4일 천안문 사태 30주년을 취재 중이던 자사 기자가 현장에서 쫓겨났다고 보도했다. 천안문 사태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베이징 무시디역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던 CNN 기자 매트 리버스는 이날 중국 사복경찰로 보이는 남성들에게 제지를 당했다. 자전거를 타고 취재 현장에 난입한 남성은 카메라를 가로막으며 방송을 중단시켰다. 메인 카메라가 가로막히자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이어간 리버스는 “취재 현장에 난입한 남성이 카메라를 막아섰다. 중국이 제복을 입은 경찰 대신 사복 경찰을 투입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방송됐다.리버스는 “제복을 입은 경찰이 취재진을 몰아내는 장면이 언론에 노출되는 걸 꺼려한 중국 당국이 사복 경찰을 동원한 것 같다. 분명한 건 중국 당국은 우리가 천안문 앞에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를 내쫓고 싶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을 트위터로 가져간 리버스는 한 남성이 카메라를 막아선 뒤 뒤따라온 다른 남성들이 ‘안전 문제’를 들어 취재진을 내쫓았다고 밝혔다. 그는 “1989년 6월 4일 많은 사람이 학살된 이 곳에서 중국 경찰은 우리를 강제로 몰아냈다. 내가 이유를 물었을 때 그들은 ‘안전 문제’를 들먹였다. 여러분이 보고 있는 이 사복 차림의 남성들은 국가 안보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천안문 사태 30주년을 맞은 지난 4일 홍콩과 대만에서는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집회가 열린 반면 중국 본토에서는 삼엄한 통제가 이뤄졌다. 중국 당국은 AI를 동원해 인터넷에서 천안문 사태와 관련된 모든 게시물을 삭제한 것은 물론 보도 역시 통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위챗과 웨이보의 프로필 사진 교체 등 사용자 개인정보 변경을 막았으며,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는 업그레이드 명목으로 댓글 기능을 정지시켰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속도 제한으로 SNS는 마비됐고 CNN 등 해외 언론 홈페이지 접속은 차단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이 같은 기술적 통제와 더불어 검문소 설치와 일부 도로 폐쇄 등 교통 통제도 실시했다. 중국 공안은 천안문 앞 광장에서 무리를 지어 장시간 머무는 행위마저 금지시켰다. 천안문 사태는 1989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이다. 희생자가 300명에 못 미친다는 당시 중국 정부의 발표와 달리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에서는 천안문 사건 다음 해인 1990년부터 해마다 희생자를 기리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철저한 내부 통제를 이어가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한강 이북은 포기냐… 안보 불안감” “北 타격술 발전… 전후방 의미 없어”

    “한강 이북은 포기냐… 안보 불안감” “北 타격술 발전… 전후방 의미 없어”

    한미가 용산에 있는 한미연합군사령부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기로 합의하면서 ‘인계철선’ 논란이 일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는 미군이 여전히 전방에 주둔해 있으며 현대전이 과거 전방에서부터 시작된 전쟁 양상과는 달라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지만 일각에서는 인계철선이 무너졌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인계철선은 주한미군 2사단이 과거 전방 지역에 있었을 때 사용되던 개념이다. 북한군의 주요 예상 남침로인 한강 이북 중서부 전선에 미군이 집중적으로 배치돼 북한의 공격이 있으면 미군의 자동개입이 보장된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수도권에 있던 주한미군사령부와 미 8군사령부, 미 2사단이 평택으로 연이어 이전한 데 이어 한미연합사까지 평택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인계철선이 붕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5일 “북한의 수도권 타격 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연합사 이전은 인계철선 붕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유사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 의회로부터 미군 개입에 대한 결정을 확보해야 하지만 한미연합사까지 서울에서 사라지면 이런 결정이 미국에서 쉽게 이뤄지겠느냐”고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한미연합사 한수(한강) 이남 이전은 한수 이북의 안보를 포기한다는 신호가 된다”며 “현재 안보환경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평택 이전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장거리 타격 수단이 미흡했던 과거보다 북한의 타격 수단이 월등하게 발전해 전장의 개념이 한반도 전방 및 수도권에서 전역으로 확대됐을뿐더러 연합사의 현재 기능을 고려하면 인계철선 붕괴 개념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의 타격 수단 및 작전개념이 변화하면서 북한 특수부대의 후방 침투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수도권과 서울뿐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후방의 동시 전장화가 가능해 인계철선의 개념은 희미해졌다”며 “북한이 일본이나 미 본토까지 장거리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이미 전쟁의 개념은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촉발되는 게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또 주한미군 2사단 등은 평택으로 이전했더라도 경기 동두천의 210화력여단 등 전쟁 억지력을 제공할 수 있는 미군 부대는 여전히 전방에 주둔하고 있어 주한미군이 완전히 한반도에서 철수하지 않는 한 한미연합사 이전에 따라 인계철선이 무너진다는 개념은 맞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미연합사 이전으로 6·25 전쟁 때의 개념인 인계철선이 무너졌다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이나 평택 미군기지 등 지역에 상관없이 지금 한반도에 주한미군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인계철선과 같은 억지력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한미연합사는 원래 전시에 성남 청계산에 있는 지휘소인 CP탱고로 옮겨 전장을 지휘하는 기능이라 주한미군 2사단과는 개념이 다르다”며 “과거 주한미군 2사단이 전방에 있었을 때 사용되던 인계철선이란 용어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 서울에서 평택으로 이전하는 지리적 문제로 안보 불안을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인 논리”라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혹독한 감시·통제에 살벌한 구금… ‘톈안먼 사태’ 지우는 中

    혹독한 감시·통제에 살벌한 구금… ‘톈안먼 사태’ 지우는 中

    BBC·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 접속 먹통 中유튜브 ‘블리블리’ 실시간 댓글도 차단 톈안먼 유족 강제 휴가 등 베이징서 격리 톈안먼 노래 부른 리즈, 석 달째 행방불명 대만 총통 “中도 민주·자유의 길로 가야”중국 민주화운동인 6·4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아 중국 전역에 걸쳐 혹독한 감시와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국가 개혁을 요구하던 베이징대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이들 수천명이 탱크에 짓밟힌 지 30년이 지났지만 중국 공산당은 6·4 사태를 역사에서 완전히 지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외신 및 인권단체 등이 3일 전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차단하는 중국의 만리방화벽을 뚫는 가상사설망(VPN) 프로그램이 이달 들어 완전히 먹통이 돼 중국 본토에서는 영국 BBC, 미국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아예 접근이 불가능하다. 외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미 익스프레스 VPN사는 이날 “정치적 문제 때문에 중국에서 연결이 안 되고 있으며 언제 해결이 될지 모르겠다”고 사용자들에게 안내했다. 중국판 유튜브인 동영상 플랫폼 블리블리는 실시간 댓글 기능을 6일까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차단했다. 6·4 사태 현장인 톈안먼 광장은 유명 관광지로 변했지만 중국 공안은 광장 곳곳에서 통행객들을 일일이 검문하고 있다. 신분증 검사 후에도 사진촬영이나 인터뷰 등 취재활동은 원천 차단된다. 피에르 카베스탕 홍콩침례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모든 돌을 다 일일이 들춰보면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불안해한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간) 중국 록가수 리즈가 석 달째 행방불명이라고 전했다. 리즈는 톈안먼 사태에 대해 “지금 광장은 나의 무덤이라네…모든 것은 꿈이었어”라고 노래한 직후 콘서트가 중단됐으며 중국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음원 및 활동 기록이 삭제됐다. 트위터에 6·4가 들어간 와인병 사진을 올린 중국 영화감독이 구금되는 등 톈안먼 사태와 관련해 13명이 체포됐다고 중국 인권보호단체는 밝혔다. 톈안먼 사태 유족으로 구성된 톈안먼 어머니회 관계자들도 시골로 강제휴가를 떠나는 등 베이징에서 격리 조치됐다. 인권단체 차이나체인지는 3일 오후 10시부터 24시간 동안 단식을 하고 상복을 착용해 톈안먼 광장에서 숨진 이들에 대한 애도를 표현하자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날 “6·4와 메이리다오 사건(1979년 대만 민주화 사건) 이후 대만은 민주·자유의 길을 걸어갔다”며 “중국 역시 이러한 길로 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만 대륙위원회도 이날 “중국은 6·4 사건에 대해 뉘우치고 민주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중국 당국이 역사적 과거에 대해 조속히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신중국 성립 70년 만에 이룬 엄청난 성취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 경로가 완전히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맞섰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스코프> ‘무역전쟁’이 몰고올 후폭풍에 떨고 있는 중국 중산층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스코프> ‘무역전쟁’이 몰고올 후폭풍에 떨고 있는 중국 중산층

    3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온라인 인기 여성 작가이자 파워 블로거인 쑤겅성(蘇更生)이 지난달 14일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웨이보(微博)에 올린 글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충격이 나처럼 평범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알려달라.” 화장품·화장법 전문 파워 블로거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글을 올린 것은 아주 생뚱맞다. 순식간에 그의 글에 수 천 건의 댓글과 1만여건의 공유 표시가 달리자 중국 당국은 ‘관련 법률과 규칙을 위반했다’며 곧바로 차단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중국의 중상류층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미국에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개혁·개방 이후 고도 경제성장의 힘입어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이들 계층은 애써 모은 재산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중국의 중산층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점점 더 혼란스러워하고 걱정하고 있다”고 지난달 27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중산층에 대해 공식적으로 정의를 내린 적은 없지만,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1인당 국가총생산(GDP)은 1만 150달러(약 1210만원)이다. 중국 중산층은 지난 40년 동안 눈부신 경제성장 덕분에 오늘보다 내일의 삶이 나아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주식과 주택 등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 중산층은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 전망, 자녀의 해외 유학 문제, ‘왕좌의 게임’ 최종회 시청 문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이유로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 콘텐츠 ‘왕좌의 게임’은 당초 지난달 20일 오전 9시 중국 내 독점권을 가진 텅쉰(藤訊·Tencent) 비디오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었지만 방영 1시간을 앞두고 “전송상의 문제가 있다”는 짤막한 글을 웨이보에 올린 뒤 돌연 결방했다. 이 드라마를 제작·방영하는 HBO 측은 “프로그램 전송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며 중국이 무역분쟁 때문에 방송을 내보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텅쉰 측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의 불가측성이 커지며 자신의 주식가격이 곤두박질치거나 집값이 급락하고, 자산가격 하락으로 해외 유학 보낸 자녀들을 귀국시켜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중국 중산층은 우려하고 있다. 무역전쟁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무역업에 종사하는 40대 남성은 “요즘 외국에 거주하는 고객과 자주 웨이보 등을 통해 대화하고 있다”며 “무역전쟁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지에 관해 보다 많은 정보를 알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두 채(시가 약 100만 달러)를 보유한 엘리 마이(35) 영업 매니저는 “무역전쟁이 되도록 빨리 끝나기를 기도하고 있다”며 “무역전쟁이 더욱 악화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런 불안감은 치솟는 식료품 가격과 맞물려 있다. 지난 4월 중국의 식료품 가격은 돼지고기와 과일 가격이 상승하면서 6.1% 포인트 상승했다. ‘국민 육류’로 불리는 돼지고기 값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전역을 휩쓸면서 4월에만 14.4%포인트나 올랐다. 실업률 급등도 한몫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각종 인센티브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자금난을 겪는 민영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확산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월 도시지역의 실업률은 5.3%로 전달(4.9%)에 비해 큰 폭으로 뛰었다. 중국의 2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京東·JD)닷컴, 디디추싱(滴滴出行)과 왕이(網易·Netease) 등은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SCMP는 상승률이 더 높은 지방의 실업률을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고용시장이 더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겹치면서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중국의 가계부채는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5년 39.2%, 2016년 44.9%, 2017년 48.9%로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중산층은 자신들의 부를 지키기 위해 위안화보다는 금이나 달러, 엔화, 호주 달러 등 외화를 사들이고 있다. 환율이 달러당 7위안에 바짝 다가서는 등 위안화 약세 현상이 뚜렷한 까닭은 무역전쟁의 영향도 영향이지만 중산층이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더군다나 홍콩으로 달려가 금괴를 산 뒤 이를 은행에 맡겨 두기도 한다. 광저우에서 부유층을 대상으로 자산관리를 돕고 있는 리정뱌오는 “일부 부유층이 재산을 지키기 위해 홍콩으로 가서 골드바를 구매하거나 홍콩에 계좌를 개설하려 한다는 심심찮게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해외 부동산 매입에도 나서고 있다. ‘골든(황금)비자’를 노린 중국인 1만여명이 그리스로 몰려가고 있다. 그리스 정부가 25만 유로(약 3억 3000만원) 이상의 자국 부동산을 사면 골든비자를 내주는 까닭에 그리스 서민들이 집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유럽에서 가장 저렴한 그리스의 골든비자를 취득한 외국인은 가족과 함께 5년 이상 그리스에 체류할 수 있다. 그리스에서 사업도 가능하고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로 여행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부동산만 계속 보유한다면 갱신도 가능하다. 중국의 중산층이 무역전쟁의 영향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40대 무역업자는 “나의 모든 걱정이 쓸데없는 것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비상시에 대비해 미국 달러, 엔화, 호주 달러를 현금을 일정량 보유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왔다. 중국 중산층 사이에 홍콩에서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붐도 일고 있다. 자산의 ‘헤� �(위험 분산)을 위해서다. SCMP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에서 개인이 납입한 총보험료의 30%는 중국 본토에서 온 사람들이 납입한 것이었으며, 금액은 476억 홍콩 달러(약 7조 2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2015년 중국 본토인의 납입 비중이 15%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2배나 된다. 중국 본토인들은 생명보험과 중병보험, 장기 저축성 보험 등에 주로 가입하며, 홍콩 달러가 아닌 미국 달러로 지급되는 보험 상품도 선호한다. 중국 당국은 한해 개인이 환전할 수 있는 외화의 규모를 5만 달러로 제한하기 때문에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지 못하고 분할 납부를 위해 해마다 홍콩으로 달려가는 본토인들도 많다. 베이징에서 항공우주 컨설턴트로 일하는 란톈이는 “중국에서 의료보험에 이미 가입했지만 내 딸이 커서 외국에서 공부할 때를 대비해 달러로 지급되는 저축성 보험을 홍콩에서 가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부유층은 한해 납입 보험료가 수십억 원에 이르는 거액 보험 가입도 서슴지 않는다. 홍콩의 한 보험 에이전트는 “우리 팀에는 600명의 에이전트가 있는데, 지난해 보험료 수입은 전년보다 70% 급증했다”며 “한해 100만 달러는 물론 200만 달러의 보험료를 납입하는 부자들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SCMP는 “사업을 하는 개인의 재산과 그가 운영하는 사업체의 재산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중국의 현실에서 도산이나 재산 압류 등에 대비해 배우자나 파트너를 보험 수혜자로 하는 거액의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편견의 장벽 넘은 ‘베이스의 거인’… 연광철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편견의 장벽 넘은 ‘베이스의 거인’… 연광철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유럽 무대 동양인 시선 달갑지 않지만 성악적 해석·역량으로 극복할 수밖에 성악가 최고 영예 ‘궁정가수’ 호칭 받아 부담감 생겼지만 공부할 의욕 더 커져 스케줄 30%는 늘 새로운 작품에 도전오페라에서는 목소리가 낮을수록 신분이 높다. 세계 최정상 베이스이자 최고의 바그너 가수인 연광철(54)은 작품에서 왕이나 제사장, 아버지 등의 역할을 적지 않게 맡았다. 유럽 본토 입장에서는 동양의 변방에서 온 키 작은 가수가 자기들보다 높은 신분의 역할을 하는 게 달가울 리 없었다. 국립오페라단 ‘바그너 갈라’ 공연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만난 연광철은 이에 대해 “결국 오페라의 기본인 음악을 이끌어가는 것은 성악예술”이라며 “성악적 해석과 역량으로 이 같은 편견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료 베이스 가수 사이에서는 자기들이 해야 할 몫을 동양인이 뺏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많았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한 작품에서 아주 유명한 소프라노의 아버지 역할로 제가 나오자 실제로 관객들 사이에서 불편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와 부녀지간을 연기한 가수는 바로 세계 성악계 슈퍼스타 안나 네트렙코였다. “어떻게 동양인이 네트렙코의 아버지가 될 수 있느냐”는 선입견은 그가 유럽 무대에서 극복했던 수많은 장벽 가운데 일부에 불과했다. 지난해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인 ‘캄머쟁어’(궁정가수) 호칭을 받으며 대중들은 다시 한번 그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광철은 “독일에서는 후배 예술가들이 캄머쟁어를 보면서 본받을 것을 찾는데, 이제 제가 후배들에게 무엇인가를 보여 줘야 하는 입장이 됐다”면서 “모든 무대에서 최고가 돼야 한다는 부담감과 좀더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욕이 함께 생겼다”고 소회했다. 오페라의 본거지에서 이룬 그의 성공신화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충북 충주의 농가에서 태어나 공고와 지방대(청주대 음악교육과)를 나온 그의 성장배경과 대비돼 더욱 극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연광철은 러시아 레퍼토리 등 도전해야 할 영역이 여전히 많다고 겸손함을 나타냈다. 그는 “(스케줄 가운데) 30%는 새롭게 도전하는 작품”이라며 “예컨대 2021년 미국에서 무소륵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에 출연하는데, (이 프로덕션이) 세계의 수많은 러시아 성악가들을 놔두고 굳이 한국의 성악가를 선택한 이유를 제가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오는 8~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예정된 ‘바그너 갈라’는 연광철이 2015년 바그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 출연한 이후 4년여 만에 서는 국립오페라단 무대다. ‘발퀴레’ 1막과 ‘파르지팔’ 3막 등 바그너의 인기작 가운데 하이라이트를 콘서트오페라 형식으로 선보인다. ‘파르지팔’ 전문으로 유명한 바그너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소프라노 에밀리 메기, 바리톤 양준모 등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대부분 2013년 국립오페라단의 ‘파르지팔’ 한국 초연 때 연광철과 호흡을 맞춘 멤버들이기도 하다. 연광철은 “벤트리스는 20대 때부터 바그너 전문가수로 인정을 받았고 자기 음악에 확신이 있는 동료”라며 “이번 작품들은 정적이지만 (관객의) 집중도는 높은 무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이번 출연은 국립오페라단장이 공석인 혼란스러운 국내 상황과 겹치며 더욱 주목된다. 연광철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정치인이나 기업인이 오페라극장을 이끄는 바르셀로나 등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예술과 행정을 분리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정부 부처에서도 예술에 관한 전문 인력이 없고 오페라단에 무엇이 필요한지 모르는 것 같다”면서 “지금은 국립오페라단장이 예술감독직까지 모든 것을 하고 있는데 이를 이분화할 필요가 있다. 예술가가 행정까지 할 수는 없다”고 조언했다. ‘바그너 갈라’ 이후 다음 스케줄은 8월 말 잘츠부르크 페스티벌과 루체른 페스티벌 등으로 이어진다. 신임 음악감독 키릴 페트렌코가 취임한 독일 베를린필하모닉과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순회공연이다.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를 이끌게 된 클래식계 제왕의 첫 임기가 시작됨을 선포하는 상징적인 무대에서 그는 ‘환희의 송가’의 첫 구절을 부르게 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여전히 도전할 게 많다”는 궁정가수…세계적 성악가 연광철

    “여전히 도전할 게 많다”는 궁정가수…세계적 성악가 연광철

    오페라에서는 목소리가 낮을수록 신분이 높다. 세계 최정상 베이스이자 최고의 바그너 가수인 연광철(54)은 작품에서 왕이나 제사장, 아버지 등의 역할을 적지 않게 맡았다. 유럽 본토 입장에서는 동양의 변방에서 온 키 작은 가수가 자기들보다 높은 신분의 역할을 하는 게 달가울 리 없었다. 국립오페라단 ‘바그너 갈라’ 공연을 앞두고 지난 30일 만난 연광철은 이에 대해 “결국 오페라의 기본인 음악을 이끌어가는 것은 성악예술”이라며 “성악적 해석과 역량으로 이같은 편견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료 베이스 가수 사이에서는 자기들이 해야 할 몫을 동양인이 뺏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많았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한 작품에서는 아주 유명한 소프라노의 아버지 역할로 제가 나오자 실제로 관객들 사이에서 불편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와 부녀지간을 연기한 가수는 바로 세계 성악계 슈퍼스타 안나 네트렙코였다. “어떻게 동양인이 네트렙코의 아버지가 될 수 있느냐”는 선입견은 그가 유럽 무대에서 극복했던 수많은 장벽 가운데 일부에 불과했다. 지난해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인 ‘캄머쟁어’(궁정가수)’ 호칭을 받으며 대중들은 다시한번 그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광철은 “독일에서는 후배 예술가들이 캄머쟁어를 보면서 본받을 것을 찾는데, 이제 제가 후배들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 됐다”면서 “모든 무대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좀더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욕이 함께 생겼다”고 소회했다. 오페라의 본거지에서 이룬 그의 성공신화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충북 충주의 농가에서 태어나 공고와 지방대(청주대 음악교육과)를 나온 그의 성장배경과 대비돼 더욱 극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연광철은 러시아 레퍼토리 등 도전해야 할 영역이 여전히 많다고 겸손함을 나타냈다. 그는 “(스케줄 가운데) 30%는 새롭게 도전하는 작품”이라며 “예컨대 2021년 미국에서 무소륵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에 출연하는데, (이 프로덕션이) 세계의 수많은 러시아 성악가들을 놔두고 굳이 한국의 성악가를 선택한 이유를 제가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6월 8~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예정된 ‘바그너 갈라’는 연광철이 2015년 바그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 출연한 이후 4년여만에 서는 국립오페라단 무대다. ‘발퀴레’ 1막과 ‘파르지팔’ 3막 등 바그너의 인기작 가운데 하이라이트를 콘서트오페라 형식으로 선보인다. ‘파르지팔’ 전문으로 유명한 바그너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소프라노 에밀리 메기, 바리톤 양준모 등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대부분이 2013년 국립오페라단의 ‘파르지팔’ 한국 초연 때 연광철과 호흡을 맞춘 멤버들이기도 하다. 연광철은 “벤트리스는 20대 때부터 바그너 전문가수로 인정을 받았고, 자기 음악에 확신이 있는 동료”라며 “이번 작품들은 정적이지만 (관객의) 집중도는 높은 무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의 이번 출연은 국립오페라단장이 공석인 혼란스러운 국내 상황과 겹치며 더욱 주목된다. 연광철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정치인이나 기업인이 오페라극장을 이끄는 바르셀로나 등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예술과 행정을 분리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정부 부처에서도 예술에 관한 전문 인력이 없고, 오페라단에 무엇이 필요한지 모르는 것 같다”면서 “지금은 국립오페라단장이 예술감독직까지 모든 것을 하고 있는데 이를 이분화할 필요가 있다. 예술가가 행정까지 할 수는 없다”고 조언했다. ‘바그너 갈라’ 이후 다음 스케줄은 8월말 잘츠부르크 페스티벌과 루체른 페스티벌 등으로 이어진다. 신임 음악감독 키릴 페트렌코가 취임한 독일 베를린필하모닉과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순회공연이다.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를 이끌게 된 클래식계 제왕의 첫 임기가 시작됨을 선포하는 상징적인 무대에서 그는 ‘환희의 송가‘ 첫 구절을 부르게 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코스피 나흘 만에 상승, 코스닥은 700선 회복

    코스피 나흘 만에 상승, 코스닥은 700선 회복

    코스피가 28일 소폭 오르면서 4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4거래일 만에 7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23%(4.62포인트) 오른 2048.83으로 마감됐다. 전날보다 0.03%(0.56포인트) 상승한 2044.77로 출발해 204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날 증시는 세계 최대 지수산출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시장(EM) 지수 편입 비중 조정과 관련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이탈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MSCI는 EM지수에 편입된 중국 A주(중국 본토기업 주식)의 비중을 5%에서 10%로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도 EM지수에 새로 편입했다. EM지수 안에서 한국 비중은 줄어들었다. 신한금융투자는 MSCI의 지수 변경으로 한국의 신흥시장 지수 내 비중이 12.6%에서 12.1%로 0.5%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봤다. 실제로 장 막판에 외국인의 재조정 매물이 대거 나왔지만 기관투자자가 이를 상당 부분 소화해 코스피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598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과 개인이 각각 5783억원, 1888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1일 순매도액은 지난해 9월 7일(7735억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는 셀트리온(6.90%)과 신한지주(2.45%) 등이 올랐고 SK하이닉스(-1.49%)와 SK텔레콤(-1.17%) 등은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0%(13.09포인트) 오른 702.76으로 마감됐다. 이날 오전 2.03포인트(0.29%) 오른 692.06으로 출발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끝내고 383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125억원을 사들였다. 개인은 404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5.18%)와 셀트리온제약(4.50%) 등이 올랐고 포스코케미칼(-1.86%)과 스튜디오드래곤(-1.46%)은 내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달러당 1.3원 오른 1185.8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0.5원 오른 1185.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189.2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날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0.1% 절상 고시했던 인민은행이 이날 0.07% 절하한 달러당 6.8973위안에 고시해 하루 만에 위안화 가치를 낮추자 원화도 위안화 약세에 연동됐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트럼프 “北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심각히 주시…北 협상 준비 안돼”

    트럼프 “北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심각히 주시…北 협상 준비 안돼”

    북한이 닷새 만에 추가 발사한 발사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소형 단거리 미사일’(smaller missiles, short range missiles)로 규정하며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협상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북한과의 협상 판을 깨지는 않으면서 북한식 ‘벼랑 끝 전술’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 4일에 이어 9일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 발사체 2발을 동해 방향으로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발사 메시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보다 작은 단거리 미사일들이었다”면서 “아무도 그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미사일 발사에 대해) 잘 살펴보고 있다”면서도 “관계는 계속되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북한)이 협상하길 원하고 있다는 걸 안다. 그들은 협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서도 “나는 그들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북한은 경제적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나는 그들이 그걸 날려 보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9일 오후 4시 29분과 4시 49분경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 발사체 각각 1발씩 2발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합참은 “추정 비행거리는 각각 420여㎞, 270여㎞”라며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주 발사체 발사 때부터 견지해온 신중 모드의 연장선상에서 협상 파기 대신 “관계는 계속 되고 있다”며 여전히 대화의 문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협상할 준비가 안돼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에 쫓겨 실질적 비핵화 조치 없이 미국이 성급히 협상 테이블에 앉지는 않겠다는 속도조절론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통해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끌려다니며 양보 조치를 내놓지는 않겠다는 뜻을 받아들여진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반응은 북한의 발사 이후 약 9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지난주와 달리 트위터를 이용하는 대신 질의응답 과정에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북한의 추가 발사에 대해 신중론을 견지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급거 귀국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국무부 청사에서 북한의 발사 등과 관련한 반응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좋은 오후 되시라”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도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대해 “우리는 외교를 고수하려고 한다. 우는 우리의 작전이나 태세를 바꾸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 발사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4일 오전 있었던 북한의 발사체와 관련해선 13시간 여 만에 올린 트위터 글을 통해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 3월 초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감지됐을 당시에는 발사장 복구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대표적 외교 치적으로 꼽으며 미 조야내 비핵화 협상 부진론에 대해 “나는 그저 실험이 이뤄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반박해 왔다.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발사체를 미사일로 규정하면서도 ‘소형·단거리’라고 적시한 것도 본토에 위협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있던 시각, 미 법무부는 9일(현지시간) 북한 석탄을 불법 운송하는 데 사용돼 국제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를 압류했다고 밝혔다. 제재위반을 이유로 미 정부가 북한 선박을 압류조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BC카드, 중국 QR 결제 서비스 첫 진출

    BC카드가 중국 현지에서 신용카드 없이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처음으로 내놨다. BC카드는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유니온페이와 ‘BC 유니온페이카드 해외 QR 결제’ 개통식을 열었다고 9일 밝혔다. 국내 QR 결제 서비스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홍콩과 마카오 등을 제외한 중국 본토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BC카드 고객 중 유니온페이 브랜드 카드를 이용한다면 BC페이북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유니온페이 해외 결제 설정을 활성화하면 된다. 중국은 신용카드보다 QR 결제가 활성화돼 있지만 우리나라 관광객은 현지 유심을 사고 계좌를 등록하고 앱도 따로 설치해야 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우선 고객의 스마트폰에 띄워진 QR코드를 가맹점이 스캐너로 인식하는 방식부터 서비스가 시작된다. 이후 고객이 가맹점의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는 방식도 추가된다. BC카드 관계자는 “실물 카드처럼 결제하고 영업일 1~2일 뒤인 접수일의 전신환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청구된다”면서 “환전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정밀타격 미사일 vs 항모 킬러 미사일… 미중 태평양 군비 경쟁

    정밀타격 미사일 vs 항모 킬러 미사일… 미중 태평양 군비 경쟁

    “항공모함과 구축함, 함재기로 구성된 가상의 적 항모 전단이 해역에 접근한다. 중국 스텔스 무인기 WJ700가 날아오른 뒤 적에 대한 정보를 지상 기지에 전송한다. 적 구축함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육지에 가까이 접근하자 지상의 이동식 발사대에서 쏘아올린 중국 FD2000(HQ9) 방공미사일이 이를 요격한다. 항모에서 함재기들이 이륙하자 이번엔 중국 FK3 방공미사일이 발사돼 이들을 요격한다. 미처 요격하지 못한 함재기가 지상의 중국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지만 이번엔 지상의 FL2000 방공미사일이 이 미사일을 격추한다. 이 와중에 중국 잠수함과 구축함 등이 대함미사일을 연속적으로 발사한다. 적 함대는 중국 미사일의 파상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결국 항모는 격침된다.”지난달 25일 로이터통신은 중국 국영 방산업체 중국항천과기집단(CASIC)이 지난해 말 공개한 시뮬레이션 영상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미국은 중국과의 새로운 미사일 격차에 재빨리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영상에 등장한 미사일들은 모두 중국이 자체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무기 체계들로 중미 전쟁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에 접근하는 미 항모 전단을 어떻게 파괴할 것인지를 암시한 것이다. 비록 실전에서 입증되진 않았지만 중국군 현대화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동북아에서의 제해권을 확보하기 위해 미 항모 전단을 우선 괴멸시켜야 한다는 중국의 절박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2월 사거리 500~5500㎞의 미사일 생산·배치를 금지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선언을 한 이후 미러 간 군비 경쟁보다 태평양에서의 미중 간 군비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INF 체결 당시인 1987년에는 미국과 소련이 양대 초강대국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스톡홀름평화연구소(SIPRI)가 추산한 지난해 군비 지출 규모를 보면 압도적 1위인 미국(6490억 달러)에 이어 중국(2500억 달러)이 2위를 차지했고, 러시아는 6위(614억 달러)에 그쳤다. 특히 지난 30여년간 INF에 구속되지 않은 중국은 그 공백을 뚫고 미국의 군사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전력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왔다. 미국 안보전문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지난 2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육상 기반 미사일 무기고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라며 “태평양의 미군 기지가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보유 미사일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은 중국이 INF의 적용을 받는 중거리 미사일을 약 2000기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이 밖에 사거리 1만㎞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약 200기 보유하고 있다. 반면 INF에 따라 840여기의 중거리 미사일을 폐기했던 미국은 오는 8월과 11월 사거리 1000㎞의 지상발사 순항미사일과 사거리 3000~4000㎞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뒤늦게 대응 전력 확보에 나섰다. 중국이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하는 ICBM보다 중거리 미사일 전력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는 미국과의 전면전만큼이나 미 해군 전력이 중국 주변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6년 대만을 위협했을 당시 미 해군이 항공모함 2척을 대만해협으로 급파하자 물러섰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중국은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통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미국 군사력을 물리칠 수 있도록 무력 증강에 박차를 가했다. 정교한 레이더와 미사일을 연안 지역에 집중 배치해 미국 항모나 전투기의 접근을 막고, 이를 통해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필리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제1열도선’ 내 패권을 장악하려는 전략이다. 중국이 이를 위해 대표적으로 개발한 무기가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사거리 1500㎞ 이상의 둥펑(DF)21 미사일이다. 중국은 올 1월 미국령 괌을 사정거리로 하는 사거리 4000㎞의 최신 중거리 탄도미사일 DF26의 시험 발사 장면도 공개했다. 특히 중국 군사전문매체 신랑군사(新浪軍事)는 지난 1월 “인민해방군은 2020년까지 단 8발로 미국 최신 항모 전단 전체를 궤멸시킬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17(사거리 1800~2500㎞)을 실전 배치할 예정”이라며 “둥펑17은 극초음속 활강 탄두를 장착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또 다른 이유는 태평양에서 미 해군에 버금가는 전력을 구축하기엔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미사일 전력으로 격차를 상쇄하고자 하는 것이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등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2015~2017년 사이에 총 40만t의 함정을 진수했고, 중국은 현재 약 400척의 각종 크고 작은 함정과 잠수함, 그리고 6만 5700t급 항모 2척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미 해군은 여전히 배수량 10만t급 항모 11척, F35 스텔스 전투기 12대 등 각종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는 강습상륙함 20척, 이지스 구축함 88척, 오하이오급 등 핵추진잠수함 69척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중국의 대함미사일은 고가의 미국 항모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무기체계다. 미국 내에서도 중국 본토 근처에서는 더이상 항모가 소용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태평양사령관이던 지난해 3월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중국은 서태평양에 있는 미군 기지와 함선을 위협하는 지상발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는 중국보다 불리한 상황에 있다”고 증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도 새로 참여하는 핵 군축 협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실상 이는 중국의 미사일 전력 증강을 옭아매기 위한 포석이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9일 사설을 통해 “미러 간 협정에 중국을 끌어들이려는 것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탐욕”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대응 전력 개발에 나서는 동시에 태평양에서 육해공군 병력을 전진 배치하며 대만과 일본을 고리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INF가 오는 8월 공식 폐기되면 새로 개발한 정밀타격 전술미사일의 사거리를 500㎞ 이상으로 늘려 2022년 태평양 전구내 섬 가운데 어느 곳이든 실전 배치할 계획도 있다. 이 밖에 사거리 240㎞의 아음속 대함미사일 ‘하푼’을 개량하고 사거리 1600㎞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대함 버전을 개발 중이다. 미 육군은 태평양 전구에 배치된 자체 화력을 증강하기 위해 지상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비로 2020년 회계연도에 10억 달러 이상을 책정했다. 미국이 일본과 공동 개발한 SM3 블록2A 해상 발사 요격미사일은 2015년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미 해군 구축함 월리엄 로렌스함과 스테덤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등 미 해군은 올해 들어 네 차례나 대만해협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쳐 중국을 압박했다. 미 해군은 또 준항공모함급 최신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과 신예 스텔스 상륙함인 뉴올리언스함을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할 예정이다. 미 육군은 한국과 하와이, 알래스카 등에 주둔한 기존 병력에 더해 미 본토 주둔 육군 병력 5000~1만명을 태평양 전구 순환 배치에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고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가 전했다. 이에 따라 동중국해, 대만해협, 남중국해로 이어지는 동아시아에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어느 때보다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외교안보 매체 디플로맷은 “중국이 미국과의 군사력 격차를 좁혀 나갈 동안 인근 아시아 국가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정은 도발… ‘트럼프 아킬레스건’ 찔렀다

    김정은 도발… ‘트럼프 아킬레스건’ 찔렀다

    단거리 탄도탄 추정 전술무기·방사포 쏴 북핵·미사일 중단 치적 홍보 트럼프 압박 北, 제재대상 미사일 언급 않고 상황 관리 金 “강력한 힘으로만 평화와 안전 보장” 트럼프 “金, 약속 깨길 원치 않아” 진화김정은(얼굴 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의 시험 발사를 감행하면서 북한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최대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정조준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다만 북한이 도발 수위를 저강도로 정교하게 조절하고 미국도 대북 비난을 자제하면서 양측 모두 협상의 판은 깨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5일 북한이 전날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들에 대해 “현재 분석 결과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240㎜, 300㎜ 방사포를 다수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술유도무기가 ‘미사일’이라는 판단은 유보했다.반면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쏜 전술유도무기가 러시아의 전술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와 유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경우 유엔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되며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시험 발사 이후 1년 5개월 만에 미사일 시험을 재개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최대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며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왔다. 따라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그중에서도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로 하는 ICBM 시험 발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재선 가도에 치명타로 인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전술유도무기 시험 발사 13시간 만에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나와 했던 약속을 깨길 원하지 않는다”고 진화에 나선 것은 이 같은 정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시험 발사한 전술유도무기를 유엔 제재 위반 대상인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하지 않은 것도 협상의 판은 깨지 않으면서 정교하게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시험 발사를 참관하며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진정한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고 담보된다는 철리를 명심하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 위원장이 저강도 도발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이행 방안을 수용하라는 압박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한국 군의 첨단 F35 스텔스 전투기 실전 배치에 대한 불만 표출 내지 북한 군부의 안보 불안 심리를 다독이려는 다목적 카드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북한 내 안보 불안을 불식시키고 군심 이반을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한국계 미국인 작가, 그림으로 사라진 어머니 찾는 사연

    한국계 미국인 작가, 그림으로 사라진 어머니 찾는 사연

    사진에서 오려붙힌 듯한 여성이 커다란 냄비에 들어앉아 있는 아기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그 뒤로 이 여성의 얼굴이 박힌 실종자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있고 바닥에는 수십장의 편지가 널려 있다. ‘LA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LA)라는 제목의 이 유화는 젊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 채하나(28) 씨의 작품이다. NBC뉴스는 3일(현지시간) 채하나 작가의 작품과 그에 얽힌 사연들을 조명했다.하와이 호놀룰루 출신인 채 작가는 1996년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어머니와 떨어지게 됐다. 그녀의 어머니 ‘미라’는 남편과 이혼 후 하와이를 떠나 미국 본토로 갔다. 비록 몸은 떨어지게 됐지만 채 작가는 어머니와 전화, 편지, 소포 등을 통해 계속 안부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몇 년 후 어머니와의 모든 연락이 두절됐다. 채 작가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11살쯤 되었을 때 어머니와 연락이 끊겼다. 전화번호도, 이메일 주소도 모두 불통이었다”고 말했다. 외가 친척들도 모두 어머니의 소식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15년이 지나도록 어머니에게선 그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아카데미예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채 작가는 이후 오래된 사진을 보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작품으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채 작가는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하루도 궁금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예전 사진을 보며 어머니를 그리다 내 기억 속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리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LA에서 온 편지’ 역시 대학교 4학년 때 9~10살 사이 어머니와 주고받았던 편지를 추억하며 그린 그림이다. 당시 채 작가의 남자친구는 사설탐정을 고용해 채 작가의 어머니 ‘미라’의 행방을 수소문했는데 “어머니가 불법적인 일에 휘말렸을지도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채 작가는 ‘마지막으로 알려진 위치’(Last Known Locations)라는 6점의 시리즈 작품에 어머니가 실종되기 전 마지막으로 지냈을 것으로 추측되는 도시들을 담았다. NBC뉴스는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LA와 홍콩, 한국 등 6개 도시 모두에서 채 작가의 전시가 열릴 예정이어서 어머니 ‘미라’가 딸의 작품을 볼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채 작가는 자신의 주된 관심사는 오로지 어머니의 안녕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물론 어머니를 찾고 싶다. 하지만 나는 그저 어머니가 괜찮은지 알고 싶을 뿐”이라면서 “내 유일한 소망은 내가 어머니의 안부를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어머니가 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와이 호놀룰루 출신인 채하나 작가는 2015년 샌프란시스코아카데미예술대학에서 미술학사(BAF)를 받았으며, 재학 중에도 다수의 단체 전시와 3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특히 ‘마지막으로 알려진 위치’ 시리즈는 2015년 샌프란시스코, 2018년 호놀룰루에서 전시됐으며, 앞으로 LA와 홍콩, 한국을 포함한 6개 장소에 전시될 예정이다. 채 작가는 어머니와 관련된 작품뿐만 아니라 북한동포들의 현실을 담은 작품들로도 주목을 받았다. 그림=채하나(auren Hana Chai) 작가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美 보잉 737 군용기, 착륙 중 강으로 돌진…2명 부상

    美 보잉 737 군용기, 착륙 중 강으로 돌진…2명 부상

    미국 마이애미 에어 보잉 737기가 총 142명의 승객을 싣고 착륙하던 도중 강으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 외신은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를 이륙한 보잉 737 수송기가 잭슨빌 해군공항에 내리던 중 강으로 돌진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미군의 전세 군용기로 착륙 중 미끄러져 세이트존스 강에 빠졌다. 다행히 긴급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승객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으며 현재까지 부상자는 2명으로 확인됐다. 잭슨빌 경찰은 "사진에서 보이듯 비행기가 물에 완전히 잠기지 않았다"면서 "이같은 상황 덕에 모든 사람들이 살 수 있었다"고 밝혔다. 레니 커리 잭슨빌 시장도 "탑승자 전원이 무사하며 승무원들은 강물 위로 흘러나온 연료를 수습하고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도움을 주겠다며 전화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지 방송은 착륙 당시 심한 뇌우(雷雨)가 있었다는 목격담을 전했다. 현지언론은 "사고 여객기는 관타나모 미군기지와 미 본토 사이를 오고가는 미군 전세기"라면서 "현재 해군 관계자와 구조팀이 현장에서 사고 수습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월드피플+] 한국계 미국인 여성 작가, 행방불명된 어머니 찾는 사연

    [월드피플+] 한국계 미국인 여성 작가, 행방불명된 어머니 찾는 사연

    사진에서 오려붙힌 듯한 여성이 커다란 냄비에 들어앉아 있는 아기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그 뒤로 이 여성의 얼굴이 박힌 실종자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있고 바닥에는 수십장의 편지가 널려 있다. ‘LA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LA)라는 제목의 이 유화는 젊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 채하나(28) 씨의 작품이다. NBC뉴스는 3일(현지시간) 채하나 작가의 작품과 그에 얽힌 사연들을 조명했다.하와이 호놀룰루 출신인 채 작가는 1996년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어머니와 떨어지게 됐다. 그녀의 어머니 ‘미라’는 남편과 이혼 후 하와이를 떠나 미국 본토로 갔다. 비록 몸은 떨어지게 됐지만 채 작가는 어머니와 전화, 편지, 소포 등을 통해 계속 안부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몇 년 후 어머니와의 모든 연락이 두절됐다. 채 작가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11살쯤 되었을 때 어머니와 연락이 끊겼다. 전화번호도, 이메일 주소도 모두 불통이었다”고 말했다. 외가 친척들도 모두 어머니의 소식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15년이 지나도록 어머니에게선 그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아카데미예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채 작가는 이후 오래된 사진을 보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작품으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채 작가는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하루도 궁금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예전 사진을 보며 어머니를 그리다 내 기억 속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리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LA에서 온 편지’ 역시 대학교 4학년 때 9~10살 사이 어머니와 주고받았던 편지를 추억하며 그린 그림이다.당시 채 작가의 남자친구는 사설탐정을 고용해 채 작가의 어머니 ‘미라’의 행방을 수소문했는데 “어머니가 불법적인 일에 휘말렸을지도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채 작가는 ‘마지막으로 알려진 위치’(Last Known Locations)라는 6점의 시리즈 작품에 어머니가 실종되기 전 마지막으로 지냈을 것으로 추측되는 도시들을 담았다. NBC뉴스는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LA와 홍콩, 한국 등 6개 도시 모두에서 채 작가의 전시가 열릴 예정이어서 어머니 ‘미라’가 딸의 작품을 볼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채 작가는 자신의 주된 관심사는 오로지 어머니의 안녕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물론 어머니를 찾고 싶다. 하지만 나는 그저 어머니가 괜찮은지 알고 싶을 뿐”이라면서 “내 유일한 소망은 내가 어머니의 안부를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어머니가 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하와이 호놀룰루 출신인 채하나 작가는 2015년 샌프란시스코아카데미예술대학에서 미술학사(BAF)를 받았으며, 재학 중에도 다수의 단체 전시와 3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특히 ‘마지막으로 알려진 위치’ 시리즈는 2015년 샌프란시스코, 2018년 호놀룰루에서 전시됐으며, 앞으로 LA와 홍콩, 한국을 포함한 6개 장소에 전시될 예정이다. 채 작가는 어머니와 관련된 작품뿐만 아니라 북한동포들의 현실을 담은 작품들로도 주목을 받았다. 그림=채하나(auren Hana Chai) 작가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홍콩 중국과 범죄인 인도 협정 반대 시위에 13만명 집결해 항의 시위

    홍콩 중국과 범죄인 인도 협정 반대 시위에 13만명 집결해 항의 시위

    홍콩 정부가 입법화를 추진하는 중국 본토와의 범죄인 인도 법안이 정치범 탄압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홍콩 중심가에서 벌어졌다. 홍콩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과 야당 등이 주도한 이번 시위는 ‘우산 혁명’으로 불리는 2014년 민주화 시위 이후 최대 규모였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위대는 전날 오후 홍콩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에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출발해 애드머럴티 지역에 있는 입법회 건물까지 4시간에 걸쳐 행진했다. 주최 측 추산 13만명, 경찰 추산 2만 28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 상당수는 우산 혁명의 상징인 ‘노란 우산’을 들고 있었다. 우산 혁명은 당시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분사를 막았던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 법안의 추진은 지난해 홍콩 여성이 대만에서 살해당하면서 비롯됐다. 여성 피해자는 홍콩인 남자친구와 대만 여행 중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 당했는데, 이 남자친구는 홍콩과 대만간 범죄인 인도 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은 까닭에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은 중국과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홍콩 정부가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시위대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규가 악용될 수 있다며 법안의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시위에 참석한 리주밍(李柱銘) 홍콩 민주당 창당 주석은 “홍콩인들이 다시 단합의 모습을 보였다”며 “정부는 ‘악법’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홍콩 정부는 탈세 등 9가지 경제범죄는 이 법안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시위에 상당수 재계 인사가 참여하는 등 홍콩 시민들의 분노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다. 시위대는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홍콩인들을 배신했다면서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했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 폴리 로는 “홍콩인들이 중국으로 보내져 법정에 설 위험에 처했다”며 “홍콩 정부가 인민의 적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2015년 중국이 지정한 금서를 판매한 혐의로 중국으로 강제 연행돼 구금된 경험을 한 출판업자 람윙키(林榮基)는 이 법안이 시행되면 자신이 중국으로 보내질 것이라며 지난 25일 대만으로 망명하기도 했다. 특히 시위대의 분노를 더욱 키운 것은 홍콩 법원이 최근 우산 혁명 지도부에 대해 최대 16개월의 징역형을 내린 판결이었다. 홍콩 법원은 지난 23일 우산 혁명을 주도한 베니 타이(戴耀延) 홍콩대 교수와 찬킨만(陳健民) 홍콩중문대 교수에게 공공소란죄를 적용해 각각 16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시위를 주도한 민간인권전선 측은 이 판결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홍콩 정부가 홍콩인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다음 달에 더 큰 규모의 시위를 벌여 입법회 건물을 포위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 입장도 완강하다. 장젠쭝(張建宗) 홍콩 정무사(司·국) 사장은 이날 시위에 대해 “시위 참여 인원이 적고 많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대만 살인 사건을 통해 현행법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라며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한-칠레 정상회담 “FTA 네트워크 함께 구축하며 상생 협력”

    한-칠레 정상회담 “FTA 네트워크 함께 구축하며 상생 협력”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국빈 방한 중인 세바스띠안 삐녜라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포괄적 협력동반자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피녜라 대통령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12년 3월 이후 7년 만이다. 현 정부 들어 중남미 국가 정상이 방한한 것은 처음이다. 양 정상은 한국과 칠레가 양 지역의 FTA 네트워크를 함께 구축하는 등 상생번영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태평양동맹(PA) 준회원국 가입 의지를 표명했고, 삐녜라 대통령은 태평양동맹 차기 의장국인 칠레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태평양동맹은 멕시코와 콜롬비아·페루·칠레가 2012년에 결성한 지역경제 동맹으로, 중남미 총 GDP(국내총생산)의 38%,무역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아울러 양국은 인프라 사업, 정보통신기술, 국방, 치안, 남극, 공공보건 분야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올해 11월 16∼17일 산티아고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에 문 대통령을 초청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과 칠레는 각각 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을 대표하는 경제 허브”라며 “한국이 ‘태평양동맹’에 준회원국이 되면, 양 지역을 연결하는 FTA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경제협력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현재 칠로에섬과 본토를 연결하는 ‘차카오 교량’ 건설사업을 한국 기업이 맡고 있다. 강한 해풍과 조류를 극복하고 건설되는 차카오 교량은 상생번영을 이루어내는 양국 협력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칠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교통, 정보통신 등 인프라 개발 사업에 더 많은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삐녜라 대통령은 한반도 안보와 관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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