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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중시대­남북관계(DJ­도전 21세기:5·끝)

    ◎경제난 극복해야 북 변화 유도/당사자간 대화 통한 평화구현 시급/남북경협 IMF 극복의 지렛대 돼야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은 그 인과관계상 양면성을 띤다.본질적으로 민족내부문제인 동시에 국제문제라는 얘기다. 질적으론 크게 다르지만 남북의 동시적 경제 곤경은 한반도문제의 국제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북한은 식량난 등 경제파산으로 이미 체제 존폐의 갈림길에 선지 오래다.한국마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요약되는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이로 인해 주변 강국의 한반도문제 개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이는 역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측 지렛대의 약화를 뜻한다. 싫든 좋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선 주변4강의 역학관계를 최대한 활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셈이다.김대중 차기정부는 이같은 대내외적 위기 속에서 출범한다. 김당선자는 기본적으로 당사자간 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방식을 신봉한다.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것은 강풍이 아니라 ‘햇볕’ 이라는 진보적 온건노선이다. 그는 당선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미 그러한 기조를 내비쳤다.남북기본합의서 이행과 정상회담 또는 그 전단계인 특사교환을 제의한 것이다. 그럼에도 언제나 그랬듯이 남북화해 메시지에 화답할지 여부는 북한의 몫이다.“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북측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적다”(민족통일연구원 전현준 연구원)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한국의 경제불안이 내년도 남북한 관계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교류·협력을 통한 북한의 태도변화 유도는 어치피 남한의 경제적 우위가 그 전제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경수로사업 스케줄마저 차질을 빚을 형편이다.이를테면 우리측이 부지공사 준비 비용을 달러화로 제공하기로 돼있어 환차손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의 관계개선과 평화협정 체결에 더 비중을 둘 개연성이 높다.미국이 IMF를 통해 한국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김당선자도 이 점을 감안한 듯 최근 한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다음 정부에서 나라 일을 맡더라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통일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언급이었다.대선투표 직후 통일전망대를 방문한 자리에서였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현재보다 대남 적대감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 또한 높지 않다.북측의 경제상황이 남북 경협의 문을 닫아걸 만큼 한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남북경협에 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일방적 대북 시혜가 아니라 IMF한파를 이겨내는데 북한시장과 남북경협이 큰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같은 시각에서 본다면 차기정부의 대북 화해 노력은 장기적으로는 결실을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그 시점은 한국측이 IMF체제를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요컨대 진정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우리측이 내치와 외치 양측면에서 내실을 다지는게 급선무라는 지적도 많다.특히 대외관계에서 공관수 늘리기 경쟁 등 소모전을 지양하며 질적인 경제외교를 펴는 일이야말로 궁극적으로 통일의 주도권을 잡는 지름길일 것이다.
  • 국제신용평가(외언내언)

    우리경제가 맞고 있는 금융·외환위기의 본질은 ‘신용이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대내외적으로 믿음을 상실했다는 이야기다. 신용의 기초경제학적 풀이는 화폐를 주고 받는 행위가 연기될수 있는 선행조건이다.경제도 물물교환의 자연경제에서 화폐경제를 거쳐 오늘의 신용경제에 이르렀다.고도 자본주의사회에서는 거의 모든 거래가 신용에 의해 이뤄진다.신용이 생명인 셈이다.금융부문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금전관계에 있어 신뢰성이 없으면 아무런 거래가 이뤄 질수 없는 것이다.특히 대외적인 신인도에 문제가 생기면 해당국가의 경제활동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지 않을수 없다.오늘 우리가 겪는 국난의 원인도 같은 맥락에서 진단할 수 있다. 끝자릿 수 한 자까지 틀림없을 정도로 명확해야하고 말 한마디라도 앞뒤 바뀜없이 일관성이 있어야 함에도 기업·금융기관의 재무제표는 물론 정부당국이 밝히는 외채통계마저 부정확하고 투명성이 부족하니 신용이 떨어질수 밖에 없다.때문에 무디스나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같은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들은 우리나라 기업·금융기관과 정부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우리의 겸허한 수용 자세와 반성이 요청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최근 며칠사이 이들 회사의 등급조정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급락현상을 나타내고 있어 다른 많은 국제금융전문가들로부터 적잖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신용평가기관의 신용이 의문시되는 아이러니다.파이낸셜타임스·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CNBC­TV 등이 국제경제전문의 학자·금융분석가의 말을 인용,한국의 국가신용도를 태국 인도네시아보다 나을 게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은 제대로 된 평가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한국채권신용도를 투자금지대상인 정크본드수준으로 내린 것은 2∼3명의 적은 요원이 단기간의 충분치 않은 시간에 졸속으로 내린 평가로 지적하고 있다.또 이들 회사의 평가가 한국신인도 하락과 외환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어떠한 나라에 대해서든 국운이 좌우되는 국제신용평가사의 신용도는 아무리 높아도 지나침이 있을수 없다.
  • 대외신인 회복만이(사설)

    경제위기의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외환시장은 극도로 혼란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금리는 40%를 내다보고 있다.증권시장의 폭락추세도 계속되고 있다.경제난 타개를 위해 많은 대책이 쏟아져 나왔으나 결국 백약이 무효인 셈이 됐다.오히려 상황은 악화로 가고있는 형국이다. 단기채권 시장개방만해도 정부의 모든 예측이 빗나가고 있다.아무리 높은 금리나 좋은 투자여건을 준다해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있다.한마디로 한국은 믿을 수 없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신용을 쌓아가는 방법이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국제통화기금(IMF)협정 이후 정부가 현명한 대처방안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오히려 대한 불신만을 키워왔다.종금사처리나 2개 은행에 대한 정부출자가 대표적인 경우이겠지만 도대체 약속이행 의지가 보이지않는다는 것이 사태의 악화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외환부족사태도 그렇다.당장의 외환위기 본질은 만기채무의 상환연기가 거의 불능이라는 데 있다.만기가 되면 가차없이 자금회수에 들어가 아무리신규외채조달능력이 출중하다하더라도 이를 감당할 수가 없다.현재의 10%수준인 만기연장률을 50%대로 올릴 때까지는 외환부족을 벗어날 수 없다. 1천억달러가 넘는 단기외채규모로 보아 설혹 IMF긴급금융 전액이 일시에 도입된다 해도 만기연장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외환위기는 해소가 불가능하다.외국금융기관이 한국에 대해 신뢰감을 갖는 척도가 만기연장비율인데 신인도의 추락이 문제가 되어있는 것이다. 김대중 차기대통령은 24일 국제신인도회복을 위한 후속조치의 지체없는 실행을 거듭 밝혔다.사태가 악화된 큰 이유의 하나는 정부가 조치의 이행에 미적거려왔다는 데 있다.신인도회복을 위한 것이라면 어떠한 희생도 각오해야 한다.그리고 약속이행을 위한 모든 조치는 과감하게,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 김용환 비상경제위 공동위원장(초점인물)

    ◎“IMF 합의 성실 이행”/부실은행 정리 얘기할 단계 아니다/정부·지도층·국민 삼위일체 중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사항을 100% 이행해 우리나라의국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23일 첫 가동된 ‘12인 비상경제대책위’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측 공동위원장에 기용된 자민련 김용환 부총재(65)는 경제난 극복을 위한 첫 실천과제를 이렇게 제시했다.이어 “임창열 경제부총리 등 정부측은 물론 방한중인 조셉 라이스 IMF협상단장,데이비드 립튼 미국 재무성 국제문제차관 등과도 만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공동위원장은 지난 74년 석유파동때 재무장관을 맡은 이후 23년만에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최일선에 나서게 됐다.이날 여의도 맨하탄 호텔에서 정부측 위원들과의 상견례 겸 첫 회의를 가진 뒤 자민련 당사에 들러 “사태가 심각하다”고 걱정하면서 정부와 지도층,국민들이 하나가 되는 삼위일체론을 제기했다. ‘꾀돌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그이지만 이번 중책이 부담스러운듯 얼굴은 굳어 있었다.“거덜난 나라를인계받는 것 같아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가 곧바로 “국민들이 너무 걱정하니 거덜이라는 표현을 빼달라”고 조심스러움도 엿보였다. ­앞으로의 활동 방향은. ▲IMF측의 추가 주문이 와 있다.이를 포함해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는게 중요하다.최단시일내 정부 계획을 점검하고 의견을 반영해 국민들의 동참을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 ­IMF는 부실은행의 신속한 정리를 요구중인데 당장 취할 조치는. ▲정부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비공식적으로 알고 있지만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정부와 수시로 만나 조치를 해나가도록 할 것이다. ­정부조직 개편 방향은. ▲교통관련세와 부과세 인상 등 정부 저축을 최대한 늘리도록 IMF 합의사항을 신속히 이행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중장기적으로 기구 인적 구성을 재정립해야 한다. ­개발독재 스타일로 이끌어갈 수가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글쎄,시대가 변했다. ­외환위기를 타개할 자신이 있나. ▲김당선자가 분명한 경제철학과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고,국민들이 위기의 본질을 이해하기 시작했다.정부가 진솔하게 얘기하고 국민들이 동참하면 왜 극복하지 못하겠는가. ­내년 1월 비축 원유가 바닥난다는데. ▲구체적인 것은 다음에 얘기하자. ­김당선자의 방미 검토에 대해. ▲글쎄,사견인데 서둘러 나가는 것이 좋을지…
  • 핵은 공포가 아니다/불 피에르 탕기 박사(미래를 보는 세계의눈)

    ◎핵 에너지의 필요성과 당위성 강조/유일한 대체 에너지로 인류의 미래 보장/“국가 발전·환경보존에 가장 효과적” 역설 【파리=김병헌 특파원】 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최대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현시점에서 보면 다소 이색적인 책이다.어떤 면에서는 저자 피에르 탕비가 아주 소신있는 인물로 비치기도 한다.‘핵은 공포가 아니다’라는 책의 제목에서도 금방 느낄 수 있다.핵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인류의 미래를 보장하는 에너지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저자가 이같은 결론을 이끌어 가는 과정은 환경보호론자들에게 무모한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저자의 일관성있고 논리적인 이론 전개는 차치하고 저자의 화려한 핵관련 경력만 봐도 그의 의견을 일과성의 소수 의견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느낌이다. 저자는 프랑스 최고 엘리트학교인 에콜 폴리테크닉과 미국 매사추세츠 기술연구소를 나와 핵기술에 있어 세계 최고수준인 미국과 프랑스의 관련기관에서 최고 책임자를 지냈다. 지난 78년부터 85년까지 미국 원자에너지위원회 핵에너지 및 안전문제 연구소(IPSN)소장으로 있었고 85년부터 94년까지는 프랑스전력공사 핵에너지실장을 역임했다.책의 서두에서부터 스스로도 핵에너지 관련분야에서 30년간 일한 ‘세계최고의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을 정도다. “핵에너지의 필요성에 대한 인류의 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책을 썼다.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중의 여론에 밀려 핵에너지에 대한 본질이 호도되고 있는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저자는 환경보호론자의 일방적 주장에 밀려 진실이 왜곡되고 있는 핵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논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그래서인지 전문과학 서적치고는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게 30년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매우 쉽게 썼다.환경보호론자들이 주장하는 핵의 위험성과 이에따른 환경파괴 우려에 대한 반박,그리고 에너지로서의 핵의 필요성과 당위성 등을 설명하며 자신의 논리를 풀어나가고 있다. 저자는 핵만큼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는 없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안전 및 환경문제에 관한 인프라가 있으면’이라는 단서를달고 있다. 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은 일면만 보고 있다는 논리다.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발전소사건도 인프라의 문제라는 지적이다.92년 리우환경회의 이후 환경보존에 대한 세계의 각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인류의 희망이 환경보존이라면 핵에너지의 사용이 가장 환경보존에 효과적이라는 다소 역설적인 주장까지 하고 있다. 저자는 핵방사능의 인체에 대한 유해정도를 따져봐도 자신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을 잃지 않는다고 말한다.핵개발이후 핵사고로 사망한 수와 자연 방사능으로 인해 그동안 각종 질병을 통해 사망한 인구를 철저히 비교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에너지 환경공해부분에 있어 지금까지 최대 산업에너지원인 석탄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중의 하나라는 점을 감안할때 오히려 핵이 더 깨끗하다고 설명한다.핵은 안전보장을 위한 인프라를 통해 공해를 줄일 수 있지만 석탄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핵 에너지의 위험은 에너지 생산체계에 관한 문제이지 그 자체가 위험하다고는 보지 않는다.그러나 핵안전을 위한 인프라부분에 대해서는 논리자체가 다소 비약해 보인다.자신의 경험을 논리의 바탕으로 깔고 있는 탓인 것 같다. 그래서 핵 인프라의 능력이 있는 선진국들만이 핵에너지를 이용해야한다는 특이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여기에 개발도상국들도 시도해 볼 만하다고 덧붙이고 있다.힘의 논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느낌이 없지는 않다.그러나 최근들어 에너지 생산에 있어 그 위험과 오염에 대해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니 에너지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있다는 대목은 매우 설득력을 지닌다.책 전편에 흐르는 태양 조수 등 무공해 대체 에너지의 실용화가 요원한 현실로 미루어 핵에너지만이 유일한 대체 에너지라는 주장이 현실적으로 간과되고 있는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저자의 논거에는 인류에게 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의 환경오염 문제보다 에너지자원의 고갈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실제 국제 에너지기구들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과학이 발달될수록 에너지 사용량의 증가는 엄청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현재 후진국의 경우 에너지 사용량이 중세 수준에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세계의 에너지 사용량 증가를 예견해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는게 냉엄한 현실이다. 저자는 그래서 에너지문제는 세계적인 경제문제라고 말한다.그러나 이것이 지나치면 정치문제로 비화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대표적인 에너지전쟁으로 지난 70년대의 석유파동이나 지난 91년의 걸프전을 예로 들었다.‘21세기의 가장 큰 인류의 공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미래의 가장 큰 위협은 핵전쟁이라는게 일반적 견해이다.이 부분에 저자도 동의한다. 피에르 탕기는 산업화 미래화의 원동력인 에너지가 풍족하다면 전쟁은 일어날 수 없다고 본다.미래의 전쟁은 에너지전쟁이며,핵에너지의 사용통제가 핵 에너지의 전쟁을 부를 수 있다는 논리다. “에너지는 모든 국가 발전의 절대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에너지가 미래를 보장한다.핵에너지의 사용은 옵션이다.그래서 나는 이 문제를 공론화시켜 논쟁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민주주의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리스크 제로의 유토피아는없다’.피에르 탕기가 밝히는 논리의 출발점이다. 원제 Nucleaire pas de panique.프랑스 뉘클레옹 출판사.158쪽.68프랑.
  • 작가 츠바이크의 내면 자화상/‘슈테판 츠바이크의 에라스무스’

    ◎16세기 학자 에라스무스의 삶 조명/마르틴 루터와 극명한 대립 소개 히틀러가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제국의 총리가 된지 1년이 지난 1934년,20세기 최고의 전기작가로 꼽히는 오스트리아의 슈테판 츠바이크는 새로운 작품을 발표한다.나치라는 광신자들에게 에라스무스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사상적 입장과 신념을 밝힌 ‘슈테판 츠바이크의 에라스무스’가 바로 그것이다.에라스무스는 폭력과 증오로 일그러진 종교전쟁의 혼돈속에서 가톨릭과 종교개혁파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고 극단을 거부하며 자유와 중립을 지키려 했던 네덜란드의 인문주의자.츠바이크는 이 작품에서 에라스무스의 모습을 빌어 그 시대의 폭력과 혼란을 고발한다.그로 인해 츠바이크는 나치를 피해 망명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자신의 작품이 금서로 묶이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최근 도서출판 자작나무에서 펴낸‘슈테판 츠바이크의 에라스무스’(정민영 옮김)는 에라스무스 평전이자 전기소설이다.뿐만 아니라 작가 츠바이크 자신의 내면적 자화상이자 정신적 상흔의 기록이란 점에서 한층 주목된다. 에라스무스는 고대언어학자,문법학자,종교사상가,성서번역가,작가로서 16세기 유럽 인문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다.나아가 그는 기독교 윤리와 철학을 바탕으로 모든 독단과 편협에 맞서 유럽문화의 정신적 통일을 추구한 이성의 대변자였다.이런 점은 그로 하여금 정신과 이념에서 승리를 거두게 했으나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성격과 자유와 중립을 지키려는 신념은 그를 현실의 패배자로 남게 했다.인간에 대한 믿음과 이성이 승리할 것이라는 그의 꿈은 몽테뉴 스피노자디드로 볼테르 칸트 톨스토이 등 그의 후계자들에 의해 현대의 의식 곳곳에 흩뿌려져 있다.에라스무스는 사생아,그것도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신부의 자식이었다.아홉살 때부터 수도원 학교에서 지낸 그는 수도서원을 받고 신품성사도 받았지만 평생 신부복을 입지 않았다. 자신을 억압하는 모든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회의론자’ 에라스무스와 ‘열광의 아버지’ 루터의 대립상을 극명하게 보여줘 시선을 끈다.풍자집 ‘바보예찬’ 이후 새로운 복음교리의 대가로 떠오른에라스무스에게 만만치 않은 상대가 등장한다.마르틴 루터다.그러나 에라스무스와 루터는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었다. 허약한 육체대 건강한 육체,온건 대 광신,이성 대 격정,세계주의 대 민족주의,진화 대 혁명 등 너무나 대조적인 면모를 지닌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서로를 피했다. 면죄부 문제를 건드린 95개조의 반박문으로 파문 위기에 처한 루터는 에라스무스에게 중재의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한 에라스무스는 루터를 파문의 위험에서 구해줄 기회를 놓친다.에라스무스는 종교개혁으로 혼돈스런 독일을 뒤로 하고 조용한 도시 바젤로가지만 세상은 그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다.루터의 종교개혁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요구가 빗발치자 에라스무스는 어쩔 수 없이 루터를 반박하는 글을 쓰고,둘은 이내 결별한다. 인문주의는 본질적으로 혁명적이지 않다.숭고한 인문주의 제국을 건설하려 했던 에라스무스는 온건한 개혁주의자였다. 에라스무스의 비극의 뿌리는 바로 여기에 있다.가장 이성적인 그가 종교전쟁이라는 증오와 광신으로 얼룩진 혼돈 속으로 휩쓸려 들어간 것이다. 이 작품은 한 외국작가가 유럽을 세계의 중심에 놓고 쓴 일종의 역사소설이기도 하다. 작가는 대부분 현재시제를 사용해 16세기의 이야기를 오늘의 공간으로 끌어 들인다.이를 통해 먼 과거는 새롭게 되살아나 우리의 현실에 와닿는다.그런 만큼 이 작품은 우리에게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공감을 더해 준다.
  • 두개의 청신호(사설)

    경제에 모처럼 두개의 청신호가 나타났다.환율,증권,금리등 금융시장이 연이틀동안 안정국면을 보이고 있고 11월중 경상수지가 4년만에 흑자로 반전됐다.금융시장 안정문제는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대목이 많으나 경상수지 개선은 상황과 추세로 보아 당분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두개의 청신호가 일단은 국민이나 정부에 자신감을 주어 경제위기타개에 큰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11월 무역수지가 7억2천만달러 흑자로 나타난 것은 환율효과에 의한 것이다.12월중에도 5억달러 정도의 무역흑자가 예상되고 있다.무역외수지는 11월중 1억6천만달러의 적자를 보였으나 10월보다는 5억달러의 개선이있었다.이런 추세로는 올해 경상적자가 1백23억달러로 예상되고 내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권고수준인 50억달러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환율이 당분간은 적정선 이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큰만큼 수출의 환율효과는 지속될 것이다.반면 국내경제의 침체와 투자축소,불요불급한 수입품의 억제분위기가 시너지효과를 발휘,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무역수지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개선될수도 있다.특히 무역외수지적자의 대종인 여행수지가 9천만달러의 흑자로 나타난 것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국민들이 해외여행을 자제한 효과다. 어떤 것은 경제의 자연스런 현상에서,또 어떤 것은 국민들의 합리적 생활에서 이러한 청신호를 얻어낸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위기의 본질은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국민들이 자신감을 갖고 경제난타개를 위해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허리띠를 보다더 조이는 자세의 견지가 있어야 할 것이다.정부도 많은 대책을 내놓는 과정에서 신뢰를 확보하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할 것이다.
  • 규제완화의 적은 행정지침/정영섭 서울 광진구청장(공직자의 소리)

    달러부족,원화가치 폭락,기름값 인상,주가급락,감원바람,기업도산 속출… 들리는 소식마다 반가운 것이 하나 없는 요즘 공직사회의 일원으로서 주민들을 대할 면목이 없다.권위와 폐쇄의 울타리를 고집한 행정의 관료주의가 자초한 ‘화’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동안 행정은 급격하게 진행되는 세계화가 공공 및 민간 모든 분야에 민첩성을 요구한다는 것과 이에 적응치 못하면 후진국으로 전락한다는 명제를 내걸고 구호만 외쳤을 뿐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세계화의 기본은 지방화다’‘지방화의 기초는 지방자치의 활성화다’‘지방자치 활성화의 근본은 권력의 분권화다’끊임없이 제기된 세계화 과제들이 행정내부에서 묵살됐다.국가 및 국민의 이익보다 행정의 기득권이 중요시된 결과다. 나아가 기득권 보호를 ‘지침’과 ‘지도’를 양산해온 것이 우리 행정의 실제 모습이다.이는 대국민관계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됐다.지침과 지도는 법을 무시하거나 교묘히 법테두리를 지키면서 새로운 규제의 틀을 만들어내고 있다.법도 모자라 법이 감당하지못하는 영역에 대해서는 규제와 지침으로 국민들의 발목을 잡아온 것이다.국가경쟁력 강화의 성패는 행정의 손에 달려 있다.행정의 목표를 달성하는데는 규제도 필요하다.그러나 그 규제는 행정을 위한 규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및 자본주의 정신을 근간으로 한 자율을 저해하는 요인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규제이어야 한다.현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차기 정부도 행정혁파를 국가적 추진과제로 내세우겠지만 규제의 본질을 인식하지 않고서는 구호수준에 머물수 밖에 없다. 행정 규제와 지침의 관행속에서 40여년 공직생활을 지낸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성하는 마음으로 공직사회에 제언하는 것이다.
  • 연쇄도산 방지/‘돈줄 풀기’단기처방 주력(3당후보 공약점검:6)

    ◎한나라당­비상상황실 설치… 정부차원 기업 지원/국민회의­건실기업 대출 재연장·CP할인 확대/국민신당­한은특융·대출금 상환 유예 비상조치 세후보는 최근 기업의 잇딴 부도가 자금시장의 경색에 있다고 보고 있다.따라서 당장 기업부도와 도산을 막을수 있는 단기 처방에 주력하고 있는게 특징이다.물론 본질적인 처방은 IMF관리체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로 요약된다. ▷한나라당◁ 조순 총재를 비롯,당 경제전문가들은 지금은 기업들이 인공호흡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기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당이 제시하고 있는 큰골격의 하나는 정부 재계 금융계인사들로 ‘경제비상상황실’을 설치해 동맥경화 증세를 보이고 있는 자금시장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자는 것이다.다른 하나는 노동자와 사용자,각 정당대표,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국가비상시국회담’을 구성,국가적으로 기업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안이다.이 기구를 통해 ‘고용신협약’ 같은 것을 마련,근로자와 사용자가 공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자는 구상이다. 이같은 제도적 기반속에서 중소기업의 진성어음 할인을 위한 한국은행의 총액한도 대출규모를 현재의 3조6천억원에서 6조4천억원으로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또 금융기관의 수출환어음에 대한 매입 재개와 ‘부실종금사 정리기구’ 설립,추가 여신회수 및 기업에 대한 대출금 회수 억제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처방으로는 기업의 준조세 완전폐지 등 각종 기업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향후 5년간 총 20조원을 투입,10만개 이상의 기술집약형 중소기업을 육성을 내세우고 있다.즉 우리 여건에 맞는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국민회의◁ 최근의 부도사태는 부실종합금융회사 정비로 단기자금시장이 마비되고,은행마저 자금회수에 나섬에 따라 금융기관간 신뢰가 무너져 자금 중계기능이 마비된데 따른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건실한 기업에 대한 대출금을 재연장해주고,기업이 발행한 기업어음(CP)을 전금융기관에서 할인하는 방안을 제시한다.은행이매입을 기피하는 기한부 수출환어음을 담보로 취득하고 원화를 대출해 주어수출기업의 자금난을 풀어주어야 할 필요성도 밝히고 있다.IMF와 협의를 거쳐 한국은행이 종금사에 유동성을 지원,극도로 혼란한 단기자금시장을 정상화하는 것도 대책으로 본다. 또 성업공사의 부실채권정리기금에서 종금사의 부실채권을 우선적으로 매입,시급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하고,이 기금을 20조원으로 확대하여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한국은행 총액대출한도 3조6천억원을 6조원으로 확대하여 중소기업의 진성어음 할인을 원활히 하고,중소기업 전담은행의 부도방지특별자금을 확대하여 중소기업의 연쇄도산을 줄이는 한편 중소기업에 이미 집행된 구조개선사업자금의 상환조건을 완화하여 자금부담을 완화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신당◁ 최근 잇딴 기업부도사태는 단기자금이 돌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IMF협상에 따른 9개 종금사의 업무정지 여파로 종금사 예탁금이 급속히 은행권으로 몰리고 있으나 은행은기업부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대출을 기피,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판단이다.따라서 정부는 은행권의 불안심리를 차단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신당은 급한대로 자금순환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10조∼20조원 규모의 단기자금이 유통돼야 한다는 분석이다.이를 위해 정부는 한은 특융이나 재정자금특별지원 등 지급보증형태의 긴급조치를 통해 막힌 돈줄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이와 함께 대통령 긴급재정명령을 통해 은행대출금 상환을 1년간 유예하는 비상조치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또 무기명장기채 발행을 허용,국공채시장을 활성화하는 한편 최소 3조원 규모의 기업안정기금을 설립하는 방안도 권고하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진성어음보험제도를 도입,우량기업의 흑자도산을 막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또 금융기관간의 인수·합병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세제 및 금융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3당 병역공방 점입가경

    ◎한나라당­“돈받고 양심선언” 맞불… 두후보 역공/국민회의­병무청 직원,정연씨 공개대질 촉구/국민신당­2위 승부처 판단 이회창 사퇴 총공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아들들의 병역면제가 각당의 부재자 투표 전략에 맞춰 다시 정치쟁점으로 떠오르면서 11일 세후보진영의 ‘병역 난타전’이 점입가경의 지경에 이르고 있다.국민회의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병무청 직원 이재왕씨의 양심선언에 맞서 한나라당이 주선한 이씨의 부인으로부터 부인친구의 ‘금품수수 의혹’ 폭로로 이어져 공방의 끝을 알 수 없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이씨의 부인 유명애씨의 친구 서순복씨(43·여)를 불러 ‘최근 유씨가 남편이 회견을 하면 큰부자가 된다’고 말해왔다는 사실을 공개,맞불전략을 폈다.유씨와 잘아는 사이라는 서씨는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들에게 “유씨는 ‘회견을 하고 이틀뒤면 지중해로 떠난다.여권도 만들어놨다’는 얘기를 여러사람에게 털어놨다”며 “유씨는 ‘남편이 정연이의 병역면제는 문제가 없다는 자료를 갖고있다.이 얘기를 신한국다에 하면 10억원은받을 것’이라는 얘기도 유씨 친구로 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백남치 조직위원장의 보좌관 조규태씨도 “이재왕씨가 지난달 20일쯤 나에게 전화를 걸어 만났더니 ‘정연씨 병역면제는 불법이 아니라는 내용을 증언해줄테니 거래를 하자’며 10억원을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범회 부대변인은 “김대중·이인제 후보가 병역기피자”라고 역공을 계속했다. ○…국민회의는 양심선언을 한 이재왕씨와 정연씨의 공개 대질을 요구하며 파상적인 공세에 나섰다. 이씨의 증언을 뒷받침할 증거자료의 공개의사를 내비치는 한편 매수설을 주장한 한나라당 관계자들에 대해 검찰 고소를 결정,대선 마지막까지 정치쟁점화 한다는 결의를 다졌다. 정동영 대변인은 이날 “이회창후보는 지금까지 정연씨가 적법절차에 따라 병역면제를 받았고 몸이나빠 체중이 줄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며 이후보의 책임을 추궁했다. 정대변인은 정연씨의 귀국시점에 대해서 “이씨는 정연씨가 바바리코트를 입고 있어 초겨울께로 생각된다고 말했다”며 “7년전의 일이라 기억이 안날수도 있으며 이것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특히 매수설에 대해선,“근거없는 뒤집어 씌우기에 대한 책임을 면할수 없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국민신당은 2위 싸움의 승부처로 보고 맹공에 나섰다.고위당직자들과 대변인 등이 전원 대이회창 공세에 투입됐다.정연씨의 ‘고의감량’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는 주장이다. 이날 상오 당직자회의에서 당지도부는 정연씨의 고의감량 의혹을 ‘이회창 후보 부부의 합작품’으로 몰았다.“필사적인 체중감량을 이회창후보 부부가 몰랐을리 없다”는 것이다.조작기록 등 범법은 아니더라도,도덕적 책임은 면할수 없다는 논리다.김충근 대변인은 “정연씨의 고의감량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70만 국군의 사기를 생각해 이후보는 즉각 국민에게 진상을 밝히고 사죄한 뒤 정계를 떠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왕씨가 지적한 시점에 정연씨가 미국에 있었다는 한나라당 주장에 대해서는 정연씨와 이씨의 대질을 촉구했다.“7년전의 일이므로 한두달 정도는 착각할 수 있는 것인데도 한나라당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 이시영 수석대표 “소기의 목적 달성”/회담 이모저모

    ◎회담 난항 거듭… 폐막 예정보다 1시간 늦어 ○…4자회담 마지막날인 10일 4국대표단들은 4개항의 의장성명을 통해 제2차 본회담의 일정을 발표하고 이틀간의 회담을 종료.상오 10시(이하 현지시간,한국시간 하오6시) 속개된 회의에서는 전날 각국의 기조연설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조율한데 이어 다음 회담을 내년 3월 16일열기로 합의하고 의장성명을 채택. ○…회담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폐막도 예정시간보다 약 1시간가량 늦은 이날 하오 1시쯤 종료.이에따라 당초 낮 12시 15분에 국제회의장 프레스룸에서 갖기로 했던 공동성명 기자회견은 하오 1시10분쯤으로 약 55분 늦게 시작. 4개국 대표들은 기자회견장에서 연단을 중심으로 왼쪽부터 당가선 중국수석대표 이시영 한국수석대표 스탠리 로스 미국수석대표 김계관 북한수석대표순으로 착석. 공동성명은 의장국인 미국의 로스 대표가 낭독했으며 이어 약 7분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로스대표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 로스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던 탓인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원론적인 수준에 그치는 답변으로 일관. ○…이시영 한국수석대표는 공동기자회견이 끝난뒤 한국기자들을 대상으로약 10여분간 기자회견을 실시. 이대표는 이번회담이 예비회담 수준에 그치지 않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물론 주요문제에 대한 본질적이 접근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일단 차기본회담의 일정과 특별소위구성 등에 합의한 만큼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본다”고 답변. 이대표는 이어 “첫술에 배부를 리가 없는 만큼 특별소위에서 여러문제들이 거론되고 이것이 본회담에서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만큼 너무 성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상당히 낙관적인 자세를 견지. 이대표는 또 북한이 남북대화 재개문제를 거론한데 대해서는 “원론적인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이에대해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다소 신중한 자세를 표명.이어 4국대표들은 한국대표단 주최로 제네바 시내 페를 뒤 락 음식점에서 열린 뷔페오찬에 참석한뒤 사실상 1차 본회담의 공식일정을 끝냈다. ○…한편 4자회담 본회담이 제네바에서 열림에따라 최근 침체된 세계국제회의 도시로서의 위상을 다시 세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지적.스위스 정부가 회의장을 무료로 제공하고 북한대표단의 체제비용을 전액 자신들이 부담하는 등 회담유치에 열을 올린것도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대외적인 명분외에도 위상제고와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것이라는 판단도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
  • 2차회담 3월 개최/4자회담 폐막/2월 북경서 특별소위 소집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 4자회담 1차 본회담이 10일 하오 1시(이하 현지시간,한국시간 하오 9시) 평화체제 정착 방안 등 세부적 합의에는 이르지는 못하고 2차 본회담을 내년 3월16일 제네바에서 개최하기로 하는 등 4개항의 의장성명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따라서 이번 1차 본회담은 당초 한국이 의제로 삼으려했던 남북당사자 대화와 정전협정 준수 등의 주요의제는 다루지도 못해 지난 예비회담 수준에 머물렀다. 4국대표들은 회담이 끝난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4개항의 합의내용을 의장 명의의 성명 형식으로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차기 본회담은 내년 3월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갖기로 했으며 1차 본회담 의장국인 미국이 2차본회담 준비를 위해 내년 2월 중순중국 북경에서 특별소위원회를 소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4국대표들은 이 특별소위에서 2차본회담에서 논의할 사안을 검토하여 본회담에서 심의토록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4국대표들은 또 추첨결과 차기의장국은 중국,한국,북한,미국 순으로 맡기로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회담이 끝난뒤 이시영 한국수석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1차 본회담은 기조연설에서 나타난 각국의 주장을 확인한 수준으로 본질적인 문제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2차 본회담에서보다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특별소위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이어 “우리가 주장한 분과위 설치문재는 북한이 반대해 이뤄지지 못했으나 그 절충안으로 특별소위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향후 본회담에서 다뤄질 문제들 모두가 특별소위에서 심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사는 또 “특별소위의 인적구성은 대표단중 실무책임자인 국장급으로 구성될 것이며 앞으로의 본회담은 그 주기를 정하지 않고 직전 본회담에서 그 일정이나 장소를 결정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한나라­신당 병역 공방 2라운드

    ◎한나라­차남 신장확인땐 이인제씨 사퇴 마땅/신당­감량·기록조작이 본질… 사퇴공세 일축 한나라당과 국민신당의 병역시비공방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한나라당은 신장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미국 유학중인 이회창 후보의 차남 수연씨가 10일 귀국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이인제 후보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그러나 국민신당은 “한나라당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려 한다”며 반발했다. 한나라당은 수연씨의 귀국을 “병역시비의 굴레를 일거에 털어낼 호재”라며 반기고 있다.공개측정을 통해 그의 신장이 165㎝임이 확인된다면 ‘160㎝인 키를 조작했다’는 국민회의나 국민신당측의 의혹제기가 한낱 정치공세임을 증명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나아가 후보직을 걸고 공세를 펴온 이인제 후보측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역공을 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당장 맹형규 대변인은 9일 “수연씨의 키가 165㎝임이 확인된다면 조작의혹을 제기한 이인제 후보는 마땅히 사퇴해야 한다”고 공세에 나섰다. 이에 맞서 국민신당은 수연씨의 귀국에 긴장하면서도“그의 키는 전체 의혹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충근 대변인은 “병역의혹의 본질은 이회창씨 두 아들의 고의감량 및 기록조작 여부”라며 “한나라당이 수연씨 신장측정으로 의혹의 본질을 덮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김대변인은 지난1일 제1차 TV합동토론회에서 병역시비와 관련해 이회창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던 이인제 후보의 발언녹취록을 공개,“당시 이인제 후보는 수연씨의 키를 포함해 ‘모든’병역의혹이 해소된다면 자신이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말했다”며 한나라당의 후보사퇴공세를 일축했다.
  • 황영안 말련 과기평론가 아주주간 기고 요지(해외논단)

    ◎다국적 통일정부 설립 필요 세계는 지금 ‘하나의 부락’으로 급속하게 통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동남아 국가들의 통화위기가 우리나라 등 전세계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황영안 말레이시아 제5TV 정보과학기술 평론가는 최근 ‘글로벌화의 거시 정치경제학’이라는 기고문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의 금융위기는 지구촌의 글로벌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데 기인한다며 전통적인 주권국가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글로벌화 시대에는 세계 여러나라의 경제 및 문화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통일된 다국적 정부를 설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다음은 아주주간에 실린 그의 기고문 요약. 지난 7월2일 태국 바트화 폭락으로 촉발된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위기가 빠른 속도로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통화위기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 등을 금융의 ‘아노미(대혼란)’ 상태로 몰아넣은 뒤 싱가포르,홍콩,대만을 거쳐 북미·남미,서유럽 뿐 아니라 러시아까지 요동치게 하고 있다. 금융분석가와 경제계는 아시아의 금융위기와 관련,갖가지 의견을 내놓고 있다.이중 지배적인 견해는 중국이 94년 거시경제목표의 조정 이후 달러화에 대한 위안(원)화의 환율가치가는 30% 정도가 하락,중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미국 및 세계시장에서 동남아 국가의 상품을 밀어내게 됐다는 것이다.이것이 외국자본 유치를 통해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동남아 국가들의은 수출경쟁력을이 급격히 쇠퇴시키면서 이들 국가의 경상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따라서 동남아 국가의 통화는 외환투기를 통해 한몫을 챙기려는 헤지펀드들의 표적이 됐다. ○글로벌화 과정 가속화 아시아 금융위기는 미국으로서도 부담스러운 사안이다.아시아 통화의 폭락은 미국 상품에 대한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이같은 현상은 아시아 국가들의 상품 가격 경쟁력을 높여 미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은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얘기다. 올해 아시아 국가들의 금융위기 폭풍은 냉전 이후 시장경제체제의 운용구조에 있어 지구촌의 글로벌화 과정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일찍이 “부르주아계급은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국가의 생산 및 소비활동 등은 세계성을 지닌다“고 지적한 바 있다.지구촌의 글로벌화는 자유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객관적이고 본질적인 경향이기 때문이다. ○자금·자원 유동성 급증 소련 및 동구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붕괴로 이들 나라는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했으며,남미 및 인도가 자본주의체제를 가속화시키고 중국도 개혁·개방에 나선게 대표적 사례들이다.이를 계기로 자연히 단기 및 장기 자금,자원,인력 등의 유동성이 급속히 늘어나며 지구촌의 글로벌화 과정은 하루가 다르게 진전됐다.여기에 정보 및 과학기술,교통의 글로벌화도 뒤따르며 지구촌 글로벌화의 속도에 가속을 붙였다.대학 및 기타 학술기구를 연결하는 인터넷도 글로벌화에 한몫을 단단히 했다. 이같은 지구촌의 글로벌화는 정치 및 안보 등의 이유로 제한받아온 정보의 통제에 종언을 고하며,전 세계에 각종 정보의 유통을 끊임없이 확산시켰다.그런데 지구촌의 글로벌화로 사람들은 매우 절실한문제를 경험하게 됐다.투자부문 등은 지금까지 한 나라의 통제 및 관리 등을 경험해 글로벌화 환경을 따라잡기에는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황으로 변한 것이다. ○민족·경제·문화 통합을 따라서 글로벌화 시대에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발상 전환의 관건은 안정을 추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네오 나치즘·민족주의·국가주의·허무주의 등 극단적 집단주의를 어떻게 막아낼 수 있느냐로 요약된다.전통의 민족국가와 주권국가의 의미가 날로 퇴색돼 국가의 금융 및 경제의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는 글로벌화 시대에는 대다수 사람들이 민족 경제 및 외환거래,문화 등을 통합관리하는 하나의 다국적 통일정부가 설립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 자린고비상(외언내언)

    지독히 인색한 사람을 일컬어 자린고비라고 한다.자린곱이·자린꼽쟁이·꼬꼽쟁이·꼽재기·자리꼽쟁이라고도 한다. 그 인색한 행동을 우스꽝스럽게 과장한 구전설화 또한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구두쇠 영감이 자반생선 한 마리를 천장에 매달아 놓고 식구들에게 밥 한숟가락에 한번씩 쳐다 보게 했는데 아들이 어쩌다가 두번을 쳐다 보았더니 “얼마나 물을 켤려 하느냐”고 호통쳤다는 것은 그중 가장 흔한 이야기.자린고비의 어원은 지독한 구두쇠 양반이 부모 제사때 쓸 제문의 종이를 아껴 태우지 않고 접어 두었다가 두고두고 써서 제문속의 아비 고와 어미 비자가 절었다는 말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한 지방자치단체가 자린고비상을 만들어 내년부터 시상하기로 했다.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 지원을 받는 어려운 국가경제를 감안해 근검·절약생활을 실천하는 주민에게 이 상을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절약하는 것이,갖고 있는 것을 소비하고 구걸하게 되는 것보다 낫다”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말했다.그가 지금 IMF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미국의 18세기 정치가라는 점이 새삼스러운 상황에서 자린고비상은 나름대로 뜻이 있다.그동안의 허황했던 생활태도를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런 절약운동만으로 우리가 이 난국을 헤쳐 나갈수 있을지 의문스럽다.‘1달러 해장국’ 등 각종 기발한 외화모으기 아이디어와 소비절약캠페인이 지금 전국적으로 펼쳐지고 있다.순하고 착한 국민성의 발로이겠지만 자칫 사태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는 과열양상이 보이기도 한다. IMF체제는 경제의 구조조정뿐 아니라 우리식 사고의 전환을 요구한다.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총성없는 전쟁인 문명충돌의제3차대전의 결과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이 냉엄한 현실을 우리는 아직도 정서적 차원에서만 대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막연한 절약운동 보다는 구체적인 사태해결 방안을 찾아내고 따뜻한 가슴보다는 차가운 머리로 이 난국을 극복해가야 할 것이다.
  • 대선주자들 온라인 성폭력 토론회/“여성문제 적임자” 한목소리

    ◎‘노출과 성폭력의 관계’엔 모두 비판적 대선주자들이 성폭력 토론회에 ‘접속’했다.한국성폭력상담소와 컴퓨터통신 유니텔이 97 세계성폭력추방주간(11월25일∼12월10일)동안 사이버공간에 마련한 ‘온라인 성폭력 토론회’에 뛰어든 것.이들은 성폭력문제가 여성에게 민감한 관심사임을 감안,자신이 여성문제해결에 적임자라는 점을 앞다퉈 강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오랜 판사경력을 보고 제가 모든 사물에 굉장히 보수적일 거라고 믿는 분들이 많다.하지만 각계각층 다양한 인생을 간접 경험하다 보니 오히려 사회적으로 힘없는 약자,피해자입장에 서게 된다”면서 “성폭력문제도 여성 정조침해가 아니라 인간존엄성 말살차원으로 보고 피해여성들의 권익회복,성폭력없는 세상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주장했다.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세상의 반인 여성여러분을 누구보다 사랑해 여성들을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여성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섭섭하다”면서 “평소 ‘아내의 권리가 남편과 같고,어머니의 권리가 아버지와 같고,딸의권리가 아들과 같은 세상’을 강조해왔다”고 홍보.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는 자신이 “할머님과 어머님,누님의 사랑속에 자란데다 슬하에 딸만 둘”이라며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을수 밖에 없는 가족사를 공개. ‘노출은 성폭력의 주범이고,끝까지 저항하면 강간은 불가능한가’라는 첫주제(11월25∼31일)에 이들은 입을 모아 반박했다. 한나라당 이후보는 “대법원 판례는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했으나 극복할수 없는 폭행·협박이 가해졌어야 강간죄로 본다”며 판사출신답게 법지식을 과시한뒤 “하지만 강도높은 반항은 ‘강간치사’를 부를 수도 있어 강간기준으로 적합치 않다”고 역설. 국민회의 김후보는 “성폭행 가해자 70%가 면식범 소행이며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 가운데 34.3%가 어린이 성추행”이라는 자료를 인용하며 “성폭행원인을 여성노출에 돌리는 것은 본질호도”라고 지적. 국민신당 이후보는 성폭력 요인으로 “여성을 성적 쾌락의 대상으로 보는 남성중심사고,대중매체의 역할방기,여성순결에만 치중한채 남성의 성충동 자제에는 무관심한성교육” 등을 꼽았다. 유니텔에서 go DISCUSE하거나 초기화면에서 통신광장을 거쳐 토론마당으로 들어가면 토론회에 참가할 수 있다.
  • 미·일의 IMF협상 조종설(사설)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결과가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내용중 상당부분이 미국과 일본의 입김에 의해 결정됐다는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한국민들의 분노와 좌절감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협상이 시작될 때 주요 쟁점은 구제금융의 규모와 시기,경제성장률 같은 거시지표의 조정과 금융산업의 구조조정 같은 것들이었다.그러나 협상결과는 이런 본질적인 문제들과는 거리가 있는 것들이 줄줄이 엮어져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이 평소 바라던 단기채권시장 개방과 일본이 집요하게 파고들던 수입선 다변화제도 조기폐지같은 것들이다.IMF의 실질적인 지배주주들인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금융시장 분야에서,일본은 실물시장 분야에서 철저히 실리를 챙긴 것이다. 양국은 이밖에도 해외시장에서 그들의 버거운 상대였던 한국 재벌기업들의 손발을 묶어놓는 효과도 빠트리지 않았다.한마디로 두나라는 생사기로에 선 한국이란 전리품을 상대로 그동안 한국과의 개별협상에서 풀지 못했던 숙원사항을 단숨에 얻어낸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두나라의 이러한실리 챙기기가 한국의 경제위기를 더욱어렵게 만들 소지가 많다는 점이다.일본의 자동차가 한국에 무차별 상륙하게 되면 그러잖아도 내수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의 자동차업계가 더욱 큰 타격을 받게 될것은 뻔한 일이며 금융시장개방도 금융기관 구조조정이채 안된 상태에서 이루어져 시장자체를 기초부터 흔들어 놓을 위험성도 있다.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이 위기에 빠져 있는 나라를 상대로 철저히 자국이익을 챙겼다는 국제적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도덕적 문제만이 아니라 두나라의 국제적 신뢰도에도 적지않은 흠집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국가와 국제기구간의 약속은 당연히 지켜져야 하겠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부분적으로는 재협상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 미 칼럼니스트 파프 IHT지 기고 요지(해외논단)

    ◎아주문화­자본주의의 ‘불협화음’ 세계 각국은 고유한 문화에 맞는 자본주의 형태를 갖고 있어야 하며 아시의 경제위기는 부분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아시아 고유문화와 서방경제체제의가치가 조화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파프가 주장했다.파프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신문 12월2일자에 기고한 칼럼을 요약한다.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아시아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서구의 가치를 아시아에 잘못 적용한 결과다.서방국가의 정부와 국제개발은행들이 아시아에 전수한 자본주의에 대한 서방세계의 사고에는 오류가 있다. 그러한 오류는 지난 여름 앨런 그린스펀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발언에 잘 나타나 있다.그는 공산주의가 무너지는 러시아와 동부유럽 국가에 자동적으로 자유시장 경제체제가 정착될 것으로 믿어왔다고 말했다.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 일부 사람들은 문화·정치적 요소는 경제와 관계가 없거나 혹은 경제력의 종속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다.그러나 그것은 근원적으로 사실이 아니다.경제의 형태를 결정하는 것은 그 국가의 문화이다. 아시아 경제의 붕괴는 전통적으로 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하는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에 개인을 중시하는 서구시장경제 모델을 강요한 결과다.아시아에서 사회 순응주의는 긍정적 가치다.아시아인들은 대부분 가족과 혈통을 중시하며 정부는 간섭자의 역할을 한다. 각각의 사회는 고유한 생활 방식이 있다.이 때문에 자본주의가 미국이나 서유럽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세계 어느곳에서나 정착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개인보다 집단 우선시 아시아의 고유한 경제형태와 정치관계는 서방기준으로 볼때 부패와 투기적 팽창주의 경제체제를 낳았다. 그러나 그러한 경제체제가 세계화된 경제체제에서는 견디어낼수 없기 때문에 아시아가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다. 아시아적 관계를 바탕으로 한 투자가 실패하기 시작하자 국내외 투자자들은 자금을 회수하거나 아시아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왔다.그 결과아시아 경제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자본주의는 사구 산물 금세기 초 독일의 막스 베버와영국의 사회학자 R.H.토니는 “자본주의는 서구사회의 문화·종교적 본질의 산물이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물질적 성공과 부는 개인과 국가 모두를 위한 신의 축복이라는 믿음이 형성돼 왔다.미국에서는 1950년대까지 부의 도덕적 의무 개념이 이어져왔다.회사는 주주뿐만 아니라 노동자와 사회에도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노동자와 사회에 대한 의무감은 사라지고 오늘날 미국의 자본주의는 주주와 경영자의 이익을 최우선하고 있으며 국가적 도덕성에도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산업국가중 가장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그러나 종교는 문화적 혹은 경제적 영향력을 사실상 모두 잃었다.종교적 영향력은 종교와 정치의 분리라는 이름으로 모두 없어졌다.미국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개인주의적 자아실현이 두드러진 사회현상이 되고 있다.현대 미국의 자본주의는 이러한 변화의 경제적 표현이다. ○수입된 가치와 부조화 미국의 기업은 사회정의를 위한 개인의 주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시장이 사회정의와 평등을 포함한 모든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다.이것은 마르크시즘에 대한 미국의 역설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이것은 국가적 경제윤리가 되고 있다.이러한 경제체제가 러시아와 동유럽 그리고 아시아에 수출돼 왔다. 아시아의 자본주의는 부분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이러한 수입된 경제가치와 아시아 고유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위기를 맞고 있다.
  • 사랑과 사치와 자본주의/베르너 좀바르트 지음(화제의 책)

    ◎자본주의 생성의 정치·문화적 배경 근대 자본주의 연구로 유명한 독일의 경제학자 베르너 좀바르트(1863∼1941)가 자본주의의 경제적·정치적·문화적 전체상을 해명하려는 시도의 하나로 쓴 책.사랑과 사치가 자본주의의 생성과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했음을 강조한다.이것은 동시대 인물인 막스 베버가 자본주의의 생성과 배태과정을 프로테스탄트의 기독교적 윤리인 정직·성실·근면·소명 등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이 책의 기본발상은 십자군전쟁을 체험한 이후유럽사회 전체가 겪어야 했던 사회변화는 남녀 사이의 관계에 변화를 가져왔고,이러한 일련의 사회변화의 결과 지배계급의 전반적인 생활양식이 새롭게구성될 수 밖에 없었으며,지배계층의 생활양식의 재편성은 근대적인 경제조직을 탄생시키는데 본질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좀바르트는 초기에는 마르크스 신봉자였으나 나중에는 반마르크스주의자가 됐다.그는 자본주의의 ‘원시적 축적과정’과 관련,상인자본을 강조한 마르크스와는 달리 영주 또는 지주의 지대축적을 강조한다.이와 함께 자본주의는 이미 봉건사회 말기에 권력을 휘둘렀던 봉건 왕후들의 사치스러운 궁정 일상생활에서 배태되었음을 논증한다.궁정에는 여인의 아름다움을 외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의상 혹은 가구나 건축물 등에 대한 사치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보다 질 높은 물품을 공급해야 했으며 그 결과 각종 가공업이 발전했고 도시화가 초래됐다는 게 좀바르트의 지적이다.이필우 옮김 까치 9천원.
  • 경제난국 정도로 풀자(사설)

    정치권과 경제계가 금융실명제를 보완 내지는 유보하고 금융기관대출금 상환연기를 위해 대통령 긴급명령을 발동하라고 건의,이 논쟁으로 인해 경제위기 해결을 위한 본질적 문제가 흐려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정치권은 한결같이 경제위기의 원인중 하나로 금융실명제의 부작용문제를 꼽으면서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한나라당은 무기명장기채권 발행과 대출금의 상환연기를 주장하고 있다.국민회의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기간동안 금융실명제를 전면 유보하고 금융기관의 대출도 연장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국민신당은 무기명장기채권의 발행만을 찬성하고 있다. 정치권과 경제계가 주장하고 있는 두개의 특단의 조치로 한국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면 정부는 하루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현재 우리경제는 ‘국가부도’ 또는 ‘국난(으로 비유될 만큼 위기에 처해있어 환부를 잘못 건드리면 더 위험한 상황에 접어 들지도 모른다. 한국은 그동안 위기가 있을 때마다 긴급조치를 통해서 위기를 넘겨왔다.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73년 단행된 8·3조치다.대기업의 부도를 막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사채동결과 금리인하조치를 단행했던 것이다.이 조치로 인해 금리가 인하되어 은행부채가 많은 대기업은 큰 혜택을 보았다.그러나 은행예금이 급격히 둔화되고 실세금리를 밑도는 저금리의 지속으로 인해 은행의 부실화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당시 사채를 제도금융권으로 흡수하겠다며 설립을 허가한 단자회사가 죽순처럼 늘어나 오늘날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종금사로 바뀐 것이다. 8·3조치는 대기업의 비대화를 가속화시킨 반면 금융산업은 낙후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이 조치는 대기업의 일시적 자금난을 해소시켜 경영위기를 극복시켜 주기 위한 것이었으나 결과는 대기업의 차입의존형 경영구조를 정착시켰다. 현시점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출금 상환연기는 사채가 아닌 제도금융권 자금의 상환동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만약 그것이 시행될 경우 부작용은 8·3조치가 잉태한 오늘의 경제위기이상의 ‘국가부도’를 초래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대출금상환연기 조치가 단행되면 당장 금융기관은 대출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된다.한국은행이 연장된 자금만큼을 은행에 빌려주지 않으면 대출여력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은행대출에 이상온다는 것은 금융위기를 더욱 확산시켜 우리경제를 회생불능상태로 몰고 갈지도 모른다.한은이 상환연장된 자금을 대신 빌려준다는 것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통화증발로 인한 인플레를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대출금 상환연장을 위한 긴급명령은 한국경제를 담보로 일부 부실기업을 구제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게다가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이런 조치를 단행할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이 긴급자금지원을 하지않을 우려마저 있다.IMF는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전제로 긴급자금을 지원해줄 것이 분명하다. 금융기관구조 조정을 지연시키고 산업구조조정마저 지연시키는 긴급명령은 단행되어서는 안된다.다만 지하자금의 양성화를 위해 고려되고 있는 무기명 장기채권발행은 지하자금의 양성화차원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무기명 장기채권발행의경우 실명제를 충실히 지켜온 시민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발행이율을 상당히 낮게 책정해야할 것이다. 우리경제는 지난 62년 경제개발에 착수한 이래 가장 어려운 시련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정부·정치권·국민 모두가 단기간에 경제를 회복시키려는 충동을 자제하고 경제회생을 위한 정도를 걸어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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