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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G-33회의 보고서 의미

    정부가 25일 발표한 국제금융체제 개편 한국보고서는 금융위기 원인으로 국제금융체제의 문제점을 더 지목한 데 특징이 있다.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을 포함한 국제금융체제가 보다 완벽했다면아시아 금융위기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을 깔고 있다.한국의 정책 실패 등 ‘내 탓’도 있지만 ‘네 탓도 적지 않았다’고 국제금융체제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다.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1년여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목소리를 높인 점이 주목된다. 그동안 미국 등 서구국가들은 아시아 외환위기의 원인을 ‘아시아적 가치’나 ‘아시아국가 시스템의 허점’이라고 비난해 왔다.정부는 여기에 대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었다.대신 환란의 국내 요인과 정책 실패에서 원인을찾았다. 이 보고서는 ‘아무리 작은 커누를 튼튼히 만들어도 태평양에 폭풍이 몰아치면 배가 뒤집힐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고 한 당국자는 전했다.개방정책을 취하는 작은 나라가 국내적으로 잘 해도 국제금융시장의 풍랑이 치면 헤쳐나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재정경제부 당국자들은 97년 12월 IMF 지원을 전후로 외국 금융기관들이 돈을 잇따라 빼감으로써 위기가 촉발되고 가속화됐다고 지적했다.따라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외국 민간 금융기관도 책임을 져야 하며 ▲이들이 금융기관협의체를 구성해 3개월 정도 채무를 자동 연장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빈곤층과 실업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은 ‘양념’이아니라 위기 극복프로그램의 본질적 부분이라고 크게 강조했다.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뿐 아니라 성공적 구조조정의 필수요건으로 사회안전망을강조한 점은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국제금융기구의 역할을 강화하고 ▲단일 국제기구로는 부족한 재원을 지역금융협력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정부의 주장은 이미 국제적으로 공론화된 부분을 재강조한 데서 한발 나아가 국제금융체제의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소국(小國)’의 입장이 국제사회에서 전폭적으로 받아들여질 것 같지는 않다. 민간 금융기관이 외환위기 발생국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은 바로 금융기관들의 반발을 받고 있다.재경부 당국자들은 “그러나 캐나다 등 일부 국가와 아태경제협력체(APEC) 등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해향후 파급효과가 주목된다.
  • 강원룡 前방송개혁위원장

    통합방송법 입법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방송계가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강원룡(姜元龍·82)전 방송개혁위원장이 새 방송법을 여당의 방송장악 의도로 해석하는 정치권의 일부 시각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강 전위원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은 나를 비롯한 모든 방개위 위원들이 가장 중요시한 부분이었다”고 전제하고,“일부정치권이 방송위원회의 권한과 위원구성을 문제삼아 새 방송법을 여당의 방송장악 음모로 몰아 붙이는 것은 방개위 위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방개위는 지난 2월말 최종안을 정부에 제출하고공식적인 활동을 마감했다. 강 전위원장은 방송위원회의 위원구성에서 여당이 다수라는 지적에 대해 “야당안의 국회추천 6인중 3인을 시청자대표로 한 것은 방송이 특정집단이나권력에 예속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순히 여야정치권에서 추천하는 위원 숫자만을 강조해 정치성 운운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위원장은 “방개위가 마련한방송법에서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는 내용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충분히 수렴될 것”이라며 “야당과 방송사 노조의 주장이 방송개혁안의 본질인 방송의 독립과 공익성 확보를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 오늘의 눈-KAL 눈가림 경영진 교체

    대한항공 심이택(沈利澤)사장은 22일 취임 일성으로 “27년의 항공사 근무경험을 살려 인명 중시의 과학적 경영과 안전운항에 최대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그간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안전운항체제를 빠른 시일 안에 재정비하겠다고도 했다.백번 옳은 말이다. 심 사장은 자신의 강조대로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그는 얼마 전까지 대한항공의 안전·정비 부문을 책임지는 부사장으로 일했다.97년 괌 참사때는유족대표단에 뇌물을 건네 국적항공사의 도덕성 시비를 불러일으키도 했다. 그가 안전·정비 부문의 지휘봉을 잡은 96년 9월 이후 괌 참사 등 대형 항공사고는 끊이지 않았다.최근 2년 새 무려 12건의 사고가 터졌다.우연으로 보아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사고의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은 사장으로 승진해 “인명 중시 경영을 하겠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참으로 ‘이상한’ 현실에 고개가 절로 갸우뚱해진다. 대한항공은 조양호(趙亮鎬) 신임회장이 대한항공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전경련,국제업무 등 대외적인 부문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하지만이를 액면 그대로 믿을 국민이 얼나나 될지 궁금한 일이다.이런 류의 약속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쉽게 잊혀지게 된다는 것을 대한항공은 누구보다 잘알고 있을 것이다. 대한항공이 조중훈(趙重勳)전회장의 맏아들인 조 신임회장의 몫이라는 것은 오래 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이다.이번 경영진 교체가 후계구도의 조기 이양일 뿐이라며 박한 점수를 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더구나 조 신임회장은 일련의 사고를 최종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었다.기업의 최고경영자인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한 것을 두고 경영 실패에 대한 문책이라고 여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조 전회장은 대한항공에서 물러났지만 한진그룹 회장으로서의 위상은 요지부동이다.그래서 그가 한진그룹 회장직을 계속 고수하는 한 ‘황제식’ 영향력 행사를 통한 기업지배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이래저래 요란을 떤 대한항공 족벌경영 수술은 ‘명패 바꾸기’에 다름아닌 꼴이 됐다. 눈속임은 오래 가지 못한다.문제의 본질과 핵심이 경영합리화와 안전운항확립이란 점을 외면하지 말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ksp@
  • 밀입북 한총련여대생 특수잠입 혐의 무죄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金大彙부장판사)는 22일 한총련 대표로 밀입북해 ‘통일대축전’ 행사에 참가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5년을 구형받은 황선(黃羨·25·여)피고인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국가보안법의 특수 잠입·탈출 혐의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그러나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및 회합·통신죄를 적용,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수 잠입·탈출죄가 규정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의 지령’은 우월적 또는 종속적 관계가 요구되는 데다 지령내용도 구체적으로 특정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피고인은 한총련 및 범청학련 남측본부와 북측본부와 대등한 지위로 서로 연락을 통해 입국했을 뿐 북측의 지시에 의해 활동했다고 볼 수 없는 만큼 무죄”라고 밝혔다.하지만 “국가의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밀입북한 점은 일반 잠입·탈출죄에 해당하고 북한에서의 행사에 참석한 사실관계가 인정되기 때문에 회합·통신 및 찬양·고무 혐의는 유죄”라고 덧붙였다.
  • “한국지성 죽어간다”…인문학 실상 분석

    ‘인문학의 위기’의 실체는 무엇이며,그 시작과 끝은 어디인가. 최근 국내 학계와 지성계의 ‘화두’로 등장한 ‘인문학의 위기’를 두고한 인문계 학과 교수는 “나라가 망할 징조”라는 극언으로 말문을 열었다. 인문학의 위기는 단순히 인문·사회학계 뿐만이 아니라 대학사회,나아가 한국지성계 전체의 존립기반까지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그러나 이 문제는워낙 해묵은 고질병이어서 비방을 찾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IMF 이후 소위 문사철(文史哲),즉 문학·사학·철학 등 재래학문으로 불려지는 인문계 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이 급격히 줄었다.일부 대학에서는 인문계 학과 지원자의 급감 내지 전무(全無)로 학과가 폐과 위기에 몰린 곳도 있고,일부 학과에서는 몇몇 강좌가 폐강된 사례도 있다.반면 취업에 유리한 일부 인기학과는 강의실이 미어터지는 사태가 일어날 정도로 학과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실제로 모 대학에서는 영문학과에 수강신청을 하기 위해학생들이 새벽 3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는 얘기도 있다.이는 졸업후취업에 유리한 실용학문을 좇는 세태의 한 단면이자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학문편식현상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보면 ‘인문학의 위기’는 최근 우리사회에 몰아닥친 경제난으로 인해 생겨난 일시적인 현상 정도로 볼 수도 있다.그러나 이같은 ‘위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된 것이라는 것이 인문계 안팎의 중론이다.우선 지나치게 전공을 세분한 탓으로 학문간의 벽이 높아 실천적 면모를 상실한데다 학과 이기주의,위인설강(爲人設講)식으로 개설된 교과목,게다가 연고주의·파벌 등까지 가세해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는 것이 지금에서야 터지는 인문계내부의 자탄이다.일각에서는 ‘우리 대학에 국문학이나 영문학은 존재할지모르나 인문학은 없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내부의 자성과 함께 이 ‘위기’의 근원을 외부에서 찾는 시각도 많다.우선 자본의 무한지배를 골자로 한 신자유주의의 경쟁논리를 대학사회에적용한 것이 인문학을 고사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그것이다.외국어나 컴퓨터 등 ‘실용학문’과 첨단과학 분야를 집중투자 대상으로 지목하는 교육당국이나 대학당국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인문학계 교수들은 교육당국이 시장논리를 앞세워 효율성과 실용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한다.최근 모 대학에서는 졸업요건으로 토플 성적 550점 이상을 받아야 졸업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의 계획을 세웠다가 교수·학생들로부터 거센 항의를받은 사례도 있다.이 대학의 한 교수는 “차라리 미국의 한 주(州)로 들어가는 것이 낫겠다”는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다. 또 교육부의 정책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크다.‘세계화’ 정책의 한 줄기이자,국가 산업경쟁력 강화를 모토로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별 특성화 정책과 학부제 실시는 현재의 위기를 해소하기 보다는 오히려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즉 대학구조개혁과 교수충원,교육여건개선사업 등에 필요한 재정지원은 하지않은 채 미국식 제도만을 도입할 경우 인문학의 고사(枯死)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인문학의 경우 학문적특성상 투자를 해도 당장 성과가 나오는 분야가 아닌데도 지나치게 성과와‘효율성’을 강조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인문학계에서는 우리사회와 교육당국이 인문학의 본질적 가치와 특성을 이해하고 ‘기다림의 여유’를 배워야한다고 강조한다. 이밖에 국문학·국사 등 한국학 연구자들에게까지도 외국학술지 논문게재를 평가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는 현행 평가정책이 인문학의 연구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운현기자 jwh59@
  • [오늘의 눈]한심한 정치권 ‘도둑공방’

    절도사건 용의자의 변덕스런 타령에 정치권과 언론이 넋이 나간 모습이다. 007가방을 가득 채운 미화 12만 달러,장관집 장롱 밑에 감춰진 12kg짜리 금괴,고관 부인의 60억원짜리 물방울 다이아,6억원짜리 한국화,냉장고와 꽃병속의 현금 5,000만원,그리고 금테를 두른 변기…. 절도범 김강룡(金江龍)씨의 주장은 참으로 말초적 신경을 자극할 만한 소재들이다.더구나 정부에,더 가진 자들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이라면 귀가 솔깃하고 가슴이 뛰는 말들일 것이다. 그러나 말초적 자극이란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다.시간이 가면서 김씨의 일부 주장은 하나 둘 씩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다.좀더 냉정하게 사실 여부를파악해야 할 상황이다. 정치권은 사실의 진위(眞僞)를 둘러싼 공방을 넘어서 헐뜯기를 시작하더니,맞고발 사태에까지 이르렀다.늘 그래왔던대로 본질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사태를 몰고가고 있다.정작 피해를 당한 장관의 해명은 무시하고 절도범의주장을 진실인양 ‘맹신’,정치공세를 폈던 야당의 ‘가벼운’처신에는 서글픔을 느낀다. 김강룡씨 절도사건은 정치권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의 취약성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다. 무책임한 범죄인과 거기에 못미치는 우리의 경찰,검찰,공직사회,그리고 언론과 여론.그런 취약성이 복합작용해 우리 사회는 이따금씩 집단 히스테리적인 상황에 빠지는 것 같다. 우리 경찰은 20년전 절도범 조세형씨에게 대도(大盜)라는 칭호를 선사했다. 이번에도 김씨는 경찰의 발목이라도 잡은 듯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위 공직자의 집에서 현금다발이 발견된 것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일이다.어떤 명목이든 많은 돈을 은행에 맡기지 않고 집안에 두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인상을 준다.그렇다고 더 이상 우리사회가 김씨를 ‘국민의 도둑’으로 만드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서는 안될 것 같다. 유치장 안의 김씨는 지금 ‘개천에서 용났다’는 자기 이름을 되새기며 “세상을 한번 휘둘러 봤다”고 자부할 지도 모른다.풀린 듯한 눈가에 웃음기를 머금은 채. 이도운 정치팀 기자
  • [대한포럼]行樂질서 이래서야

    우리의 질서의식 불감증은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해마다 똑같은 개탄을 되풀이 해보지만 조금도 나아지는 기색없이 행락철 무질서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현상이다. 지난 두 주일동안 여의도 일원에서열린 ‘윤중로 벚꽃축제(祝祭)’가 그렇다. 지난해의 북새통과 무질서 를 줄이기 위해 행사 주최측인 영등포구청은 임시주차장이며 쓰레기 컨테이너를비롯,각종 편의시설을 마련하는등 나름대로 대책을 세웠으나 지난 주말 이틀동안 70만 인파가 버리고 간 쓰레기는 어제 오전까지 무려 370여t을 치웠음에도 그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엔 하루 3만 인파가 11t씩을버렸다.또 도로변에다 마구잡이 주차를 하는 바람에 주정차 위반만도 3,600여건, 평소의 500여건에 비교해보면 윤중로 축제에서의 시민 준법의식 실종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할만 하다. 예년에 비해 눈부시게 활짝 핀 벚꽃은 TV화면으로 보아도 크리스털 동산인듯 향기롭고 풍성한 분위기다.엄마 아빠를 따라나선 어린이와 연인들의 다정한 모습은 흩뿌리는 꽃잎의소나기 속에서 한폭의 그림이 아닐 수 없었다.그러나 가까이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도사린 쓰레기 더미는 무질서의전시장을 방불케 한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누군가 병이나 휴지를 버리기 시작하면 다음 사람들이 너도나도 버리는 바람에 여의도 일대는 쓰레기몸살로 축제막판까지 곤욕을 치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잔디를 밟거나 그곳에 들어가선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예사로이 돗자리를 깔고 먹자 마시자판을 벌이고 다시 이것이 술판 춤판으로 발전하면서 광란의 도는 끝을 모르고 치달아 오른다.가족단위,회사단위,고향단위를 막론하고 언제 어디서나 연출되는 우리의 고질적인 행락문화(行樂文化)다.한번 논다고하면 코가 비뚤어지게 마시고 악을 쓰고 노래부르고 떠들고 싸우다가 사고를 쳐야만 직성이풀린다는 식이다.그러기 위해선 기본질서를 어기고 부시고 망가뜨리는 일이다반사다.우리의 국민성인 끈기와 인내심과 근면성이 역설적으로 노는 것에서 그 근성의 빛을 발하는 것이나 아닌가 걱정되는 순간이다. 일본도 이맘때면 구름처럼만발한 벚꽃구경 인파로 전국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러나 꽃비가 지천으로 내리는 도쿄·교토·나고야 어디를 보아도 그들은 질서정연하게 꽃을 감상하면서 행복한 포즈로 카메라 셔터를 누를 뿐이다.고성방가나 춤판은 커녕 어디를 보아도 휴지조각 하나 눈에 띄지 않는다.지난해 멀쩡한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여의도 광장을 생명의 숲으로 만든다고 할 때도 달갑지 않았던 것은 청결과 질서로 쾌적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대신 바로 공원의 특성상 범죄나 이런 무질서의 온상으로 뒤바뀌지나 않을까 하는우려에서 였다. 아직은 화창한 봄이다.벚꽃축제에 이어 행락철은 좀더 계속될 것이다. 계절을 축복하기 위한 행락에서의 무질서 난무는 도무지 맞지 않는다. 행락철 발걸음에 다시는 쓰레기니 무질서 따위의 말이 따라다니지 않게 성숙한 시민의식을 찾아야 한다.아리스토텔레스가 아니더라도 질서는 시민정신의 건전성이자 도시의 평화며 한 나라의 안전이다.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다고 생각을하다보면 끝간데 모르는 무질서의식이 부끄러워질 때가 있을 것이다. 한 시인이 이렇게 노래부르고 있다.‘밤하늘의 별들이/ 한낮의 태양이/나를 위하여 빛나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가’나를 위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자.이 많은고마움을 위해 내가 어떤 국민이 돼야할지 스스로 자화상이 그려질 것이다. 계절마다 의례적인 자성을 강요하기보다 질서와 청결이 피와 살처럼 몸에 밴다면 무질서가 불편해질 것이고 비로소 우리도 행락문화의 후진성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이세기 논설위원
  • ‘도둑공방’ 발빼는 한나라

    한나라당이 ‘고관(高官)집 절도사건’을 둘러싼 정치 공세의 전략을 수정했다.공세의 초점을 수사기관의 축소 은폐 의혹과 진상규명쪽으로 틀었다. ‘정권의 도덕성’ 운운하며 등장했던 초기의 ‘거창한’ 수식어는 20일 당내 공식·비공식 성명이나 논평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사건 폭로 직후기세등등하던 분위기와는 딴판이다. 피의자 김강룡(金江龍)씨의 일부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난 마당에 ‘무리하게 확전(擴戰)을 꾀하다가 자충수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지도부가 김씨의 검증되지 않은 발언을 정치 호재(好材)로 삼는 바람에 비난 여론이 쏟아진 것도 부담이 됐다는 후문이다.이회창(李會昌)총재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면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으므로 이제 언론이 진실을 캐야 한다”며 한발 물러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도 특보단회의 직후 “문제의 본질은 유종근(柳鍾根)지사의 도난 현금 3,500만원과 안양서장의 도난 현금 5,000만원이 기소사실에서 누락된 것”이라며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집중 부각시켰다.안대변인은 특히 “여권의 주장과 검찰의 수사 방향이 ‘미화 12만달러가 있었는지’라는 대목에만 쏠리는 것은 진실을 호도하려는 처사”라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철저한 진상 규명에 무게를 뒀다. 그러면서 유지사의 ‘이총재 퇴진론’과 관련,“위기의식에 따른 강박관념에서 이총재를 물고 늘어진 것은 유지사의 인격과 정신상태가 온당하지 못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인신공격성 비난을 퍼부었다.지도부도 이총재 등을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유지사를 이날 무고혐의로 서울지검에 맞고발했다.
  • 스크린쿼터 어긴 극장 처벌 진통

    스크린쿼터(국산영화 의무상영일수)를 어긴 극장에 대한 처벌여부를 놓고전국극장연합회 등 극장측이 처벌의 유예를 정부에 요청하자 스크린쿼터 감시단 등 영화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는 등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스크린쿼터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처벌수준을 융통성있게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처벌수위의 조정을 검토중임을 시사해 자칫 지난연말 스크린쿼터 축소 움직임에 따른 대대적인 반발이 재연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이같이 스크린쿼터 위배 극장에 대한 처벌문제가 영화계의 현안으로 대두된 것은 지난해 스크린쿼터를 어긴 극장이 사상 최대에 이른 탓이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스크린쿼터를 어긴 극장은 전국 527개 스크린가운데 18.5%인 98개 스크린에 이른다.96년에는 55곳,97년에는 33곳에 머물렀다. 극장 측은 “지난해 스크린쿼터를 지키지 못한 것은 사상 유례없는 제작편수의 감소 탓”이라면서 “작년에 지키지 못한 일수를 올해 스크린쿼터에 포함시켜 운영하도록 행정처분을 유예해달라”고 문화관광부에 요청했다. 지난해 국산영화제작편수는 전년의 59편에 비해 16편이나 줄어든 43편. 현행 영화진흥법에 따르면 전년말까지 스크린쿼터를 지키지 않은 극장은 위배일수가 20일 이하이면 그 날짜만큼,20일을 초과할 경우 다음해 그 두배만큼 관할 시도로부터 영업정지처분을 받도록 돼있다. 스크린쿼터 감시단은 극장측의 ‘처벌유예’주장에 대해 “상황논리에 따라 법 적용을 달리 하면 그 법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관광부는 극장측의 불가피한 사정을 양해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한 관계자는 “관객의 영화향수권,극장측의 불가피한 사정,처벌 유예 때의 법의 일관성 훼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지난 94년 금융실명제가 시행됐을 당시 스크린쿼터 위배에 따른 처벌을 규정의 4분의 1수준으로 감경해준 선례도 있어 이같은 점을 모두 감안해 처벌수위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부는 극장에 대한 처벌을 확정할 경우 극장가의 비수기인 4∼6월과 11월을 택하되 가급적 빨리 매듭지을계획이다. 현재 스크린쿼터는 원칙상 146일이지만 각종 경감조치로 극장측은 106일동안 한국영화를 상영토록 돼있다.
  • [외언내언] 향토지적재산권

    프랑스 중서 해안지역에 위치한 방데의 레제페스라는 마을에서는 해마다 장대한 야외극이 공연되고 있다.파리에서 3,4시간 걸리는 이 산골마을은 프랑스 대혁명 때 혁명군과 왕당파가 접전했던 역사의 현장으로 지난 78년부터지방사를 토대로 한 연극을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출연진도 농민 군인 어린이 등 이 고장의 주민 이며 3만이 넘는 인파가 산중의 성곽에 모여들어 깜깜한 밤중에 조명예술과 영상기법의 도움으로 대서사극을 감상하는 것이다. 세계에는 그 고장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축제들이 얼마든지 많다.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성(城)의 ‘군악대축제’와 일본 삿포로의 ‘눈(雪)축제’가 그 한 예다.에딘버러는 인구 40만의 작은 도시지만 연간 1,200만명의 관광객과 920만 파운드(약 140억원)의 지역소득을 올리고 있다.지난 50년에 시작된 삿포로 눈축제는 축제기간 중의 소비액이 우리 돈으로 1,000억원 규모에이른다. 우리도 전국에서 매년 400여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지방 특유의 정서와풍물,유래에 관련된 민속예술축제와 공예품·특산품전시,음식축제 등이 그것이다.그러나 탄탄히 지키지 못한 채 축제의 본질에서 벗어나 놀이의 성격만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이를 우려한 정부는 향토지적재산권보호를 위해 지자체 명의로 품질인증제를 도입하는 조례제정을 권고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그러나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결과,고려인삼의 국제적통용어가 일본어인 ‘진생(Jinseng)’이 되는가 하면 김치의 세계 수요량의85%를 일본의 ‘기무치(KIMUCHI)’에 빼앗기고 있다.더구나 지난 78년부터도쿄 에바라식품공업사는 김치찌개 양념인 ‘타래’를 개발하여 117억원의매출을 올린 후 98년에는 400억엔까지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행자부는 ‘가장 토속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개념으로 향토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지방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유·무형 전통과 유산을 ‘향토지적재산’으로 지정한다고 밝히고 있다.향토지적재산 품목으로 선정되면 개성과 그 지역특성이 법적으로 보호받게 된다.가짓수가 많은 것은 의미가 없다.남이 한 것을 따라가거나 비슷하게 흉내낼 필요도 없다.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본고장만의 멋과 맛과 특성이 있어야 한다.또 유형무형의 전통과 유산을 보호·재현하는 이벤트 행사에 그치지 말고 외국인들의기호에 맞게 재개발하는 등 창조적으로 ‘우리만의 자존심’을 만들어 관광객 유치와 세계시장 진출을 노려야 한다. 이세기 논설위원
  • 건국대 1년3학기제 실시

    건국대(총장 孟元在)는 2000학년도 신입생부터 1년 3학기제로 운영,빠르면2년4개월만에 졸업할 수 있도록 하고 전공은 졸업할 때 이수과목에 따라 부여하기로 했다. 13일 건국대가 발표한 2000학년 학사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계절학기를 없애는 대신 1년을 3학기로 개편하고,학과와 전공의 구분을 없애 전공이수학점을 채우지 않은 학생들도 학부소속으로 졸업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비인기학과의 폐강에 대비,관련 유사과목을 공동으로 강의하는협동강의제 등을 실시하고 비인기학과 교수들에게 교양과목 개설의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이밖에 75분 강의제,국내외 대학과의 학점교류,일반인들의 자유로운 수강제도 등도 도입된다. 이상목(李相穆)교무처장은 “본질적인 학부제를 정착시키려는 취지에서 학생들의 전공선택권을 넓히려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 시민단체 ‘對野 규탄’수위 높였다

    시민·사회단체가 한나라당의 ‘시민단체 어용’운운을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정치 중립’이 ‘생명’인 시민·사회단체는 한나라당의 근거 없는 주장을 묵과할 수 없다는 태세다. 8일에 이어 12일에도 한나라당에서 ‘어용’발언이 이어지자 시민사회단체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한 분위기다.참여연대와 정치개혁 시민연대 등 60개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시민단체 협의회’는 13일 비난 성명을 내는 등 공동 대응키로 했다.관계자들은 “여야를 떠나 시시비비를 가리는게 우리의 임무”라며 “자신의 잘못을 지적했다해서 ‘어용’으로 매도하는 작태에 서글픔을 느낀다”며 한나라당의 맹성을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가 야당을 규탄하는 사태는 과거의 예에 비춰볼 때 극히 이례적이다. 경실련 한국여성단체연합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정치개혁시민연대 등은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이 지난 7일 국회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8일자 성명을 통해 ‘정치권의 도덕 불감증’을 일제히 질타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때 한나라당측이 자신들을 어용운운하자‘정치관여의 정당성’을 밝히고 한나라당 지도부의 도덕 불감증을 나무라는 선에 그쳤다.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공동성명에서 “한나라당 주요당직자들의주장은 공당의 주장으로는 할 수 없는 상식 이하의 발언이라”고 꼬집은 뒤“시민사회단체가 국민적 합의인 부정부패를 척결한다는 차원에서 관심를 갖고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반박했다.정권의 배후조정과관련,“실로 어처구니 없는 발상으로 아무런 근거도 없이 시민사회 단체의정체성을 부정하는 발언은 시민사회단체 전체에 대한 모독으로 한나라당은문제의 심각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그러나 한나라당이 12일 또다시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을 문제삼자 “야당인 한나라당이 국민과 시민단체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것은 한나라당의 수구적이고 반개혁적인 데 그 책임이 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정치개혁 시민연대 등 6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민단체 협의회’는 이와관련,‘한나라당은 이성을찾기 바란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한나라당이 12일에도 일부 시민사회단체를 어용단체라고 비난하고 나선 것은 이성을 잃은 처사”라면서 “시민사회단체의 성명을 정권의 배후조정 운운한 것은 당리당략에 눈이 먼 한심한 행태로 한나라당이 시민단체로부터 비난받아 온 것은 이같은 분별없는 언행과 수구적인 행태,반개혁적인 노선에 있다는 것을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12일 한나라당은 박관용(朴寬用)·강창성(姜昌成)부총재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대중 정권이 일부 어용시민단체를 이용해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시키고 있다”면서 “이들의 활동상을 보면 참된 국민여론을 호도하고 진정한 민의가 무엇인지 조차도 알 수 없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이어당차원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기도 했다. 시민사회단체의 불만은 정치개혁 법안에까지 미쳤다.정개련은 선거비용 보전 범위를 넓혀야한다는 한나라당의 정치개혁법안과 관련,“야당인 한나라당이 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지를 명확히 보여준 사건”이라고규정했다.참여연대 김형완(金炯完)국장은 “정당에서 논평을 통해 얼마든지 애기할수는 있으나 시민사회단체를 어용단체 운운하며 거론하는 것은 유감”이라면서 “한나라당은 어용단체의 근거와 배경을 함께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당리당략에 맞지 않는 시민단체의 논평이 나온다고 해서 관제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사태의 본질을 당리당략으로 굴절 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 [오늘의 눈] 본질 벗어난 농·축협 명칭 싸움

    한동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농협과 축협이 최근 때아닌 ‘이름 논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축협 중앙회 통합을 앞두고 통합중앙회의 이름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관건이다.농협은 현재 명칭인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 하자는 반면 축협은‘축(畜)’자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맞선다.양쪽은 그 나름대로 논리적근거도 대고 있다. 농협은 이름을 바꿀 경우 통장·수표를 다시 발행해야 하는 등 소요비용이막대하다는 점을 꼽는다.“이름 하나 바꾸는데 2,100억여원의 헛돈을 쓸 수있느냐”는 주장이다.이에 반해 축협은 29년 역사의 전문협동조합의 명맥을잇기 위해선 축산업을 뜻하는 용어의 반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또 과거의 적폐를 해소하려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두 조합은 벌써부터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로비공세에 들어갈 만큼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작명문제가 이번 협동조합 개혁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말마저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이름 석자에 목숨을 거는 이도 있고,명칭이 단체의 얼굴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논쟁을 벌이는 사정이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그러나 본질을 떠난 소모적 논쟁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농·축협 비리의 피해 당사자인 농민의처지에선 턱없이 한가로운 사안이기도 하다.이 때문에 “통합중앙회의 주도권을 쥐겠다”거나(농협중앙회),“애초부터 원치않는 농협과의 통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축협중앙회)으로 논쟁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많다. 문어발식 경영과 조합비 횡령 등 온갖 비리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공개된 지 불과 두달여가 지났을 뿐이다.현재도 검찰 수사로 농·축협 임원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고 있는 실정이다.그런데도 두 조합은 통합 협동조합의 기구개편 등 세부 개혁방안에 합의하지 못한 채 서로 반목과 질시만을 거듭하고있다. 단체의 이름을 어떻게 정하느냐는 것은 협동조합 개혁의 본질과는 무관하다.두 조합이 이제부터라도 소모적 논쟁은 그만두고 국민과 농민에게 빚진 심정으로,참회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개혁작업에 동참하길 바란다. 박은호 경제과학팀
  • 대한변협 ‘인권법안’ 공청회

    정부가 지난달 30일 확정해 국회에 제출한 인권법안에 대해 시민단체 및 국제인권단체들이 반발,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의 주장은 현재 인권법안으로는 정부의 통제 때문에 인권침해에대한 감시·구제 역할 등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법무부는 이같은 주장에 “국가 기능의 본질과 국민인권위원회의 성격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비롯된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인권법 제정 및 국가인권기구 설치 민간단체 공동추진위원회(공추위)’는 지난달 31일 “인권법안은 법무부의 밀실에서 태어난 것인 만큼 철회되어야 한다”고 비난했다.또 인권운동사랑방 등 18개 인권단체 소속 간부 20여명은 지난 7일부터 명동성당에서 ‘인권법안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중이다.11개 국제 인권단체들도 연대서명을 통해 국내 인권단체들의 주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대한변협이 12일 ‘인권법안,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공청회에서도 조용환(趙庸煥) 변호사는 공추위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이날 ‘공추위의 성명,과연 옳은가’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공추위의 주장을 조목조목 따졌다.법무부는 먼저 ‘인권법안은 충분한 여론 수렴을 거치지 않은 밀실타협의 산물’이라는 공추위의 주장에 대해 “인권법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10개월 동안 공청회 4차례,토론회 20여차례,당정협의 6차례 등을 거쳤다”고 반박했다. 법인의 형태에 대해서는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공추위는 인권위가‘특수법인’인 만큼 법무부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논리를 편다.국가기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법안에 규정된 인권위는 법무부의 통제·간섭을 받지 않는 독립기구라고 단언한다.인권위는 인사·예산·구성·업무 등 모든 면에서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돼 있다.이 때문에 법무부의 인권위 통제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 [화제의 책]여성·몸·성/장필화

    전통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을 억압해온 본질적 실체는 무엇일까.여성의 ‘성’의 역할에 대한 전통적 인식과 오늘의 여성이 서 있는 자리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여성의 성이 남성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는 시각은 아직도 유효한 것인가. ‘여성·몸·성’(장필화 지음)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찾기다.이화여대 대학원 여성학 교수인 저자가 지난 10년간 다양한 동기에 의해 써왔던 ‘성’(sexuality)에 관한 글을 모았다.성에 관련한 여성해방론 같은 기본적 담론에서부터 남성 성문화를 중심으로한 한국의 성문화,국회 속기록내 매매춘관련 발언을 통해 본 여성정책 시각,성희롱에 대한 다각적인 이해와 대처방안에 이르기까지 대담하고 세밀한 시각으로 파헤치고 있다. ‘성과 여성’에 대한 여성학자들의 대담한 담론과 체계적인 연구는 지금까지 여성운동의 형태로 활발히 전개돼 왔고,이는 올해초 ‘남녀 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 통과같은 일단의 성과를 거두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하지만 저자는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까지도 아직 남성이 여성보다 우선적인권리를 갖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임을 인정한다.그리고 그러한문제는 여성이나 남성 개개인의 선택이나 가치관의 문제가 아니라,그것을 틀지우고 있는 관념과 제도의 문제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또하나의 문화 9,500원
  • [기고] 정치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

    지난 7일 국회에서 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됨으로써 국민의 정부가표방하고 나선 개혁정치가 중대한 장애에 직면하였음이 한층 더 분명해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해서 국민들의 정치혐오와 정치 그 자체의 위기가 심화될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7개월 동안 국민들은 국세청을 동원하여 대선자금을 모금하였다는 전대미문의 범죄 혐의가 있는 현역의원의 구속을 회피하기 위해 임시국회가 다섯 번 열린 것을 납득하기 어려웠다.이런 판국에 체포동의안 처리마저 부결되었으니 이를 이해할 수 있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시민단체들은 입법기관이 정당한 법집행을 무시하고 의원 면책특권을 악용하였다고 일제히 비난하고,의원투표 실명제 등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섰다.시민단체들의 지적은 이 사건을 보는 국민의 정서를 잘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체포동의안 부결 사건의 뿌리는 보다 깊은 곳에 있다.의원들의 투표 결과를 보면,공동여당으로부터 최소한 20표가 이탈한 것으로 분석된다.이이탈표가 어디서 나왔는가를 분명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적어도 두 가지 추측은 가능하다. 하나는 내각제 관철을 위해 ‘몽니’를 부리는 정파의 이탈 가능성이고,또다른 하나는 비리혐의가 있는 여당의원들,특히 당적을 바꾼 후 여당에서 소외감을 느끼던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이다.앞의 추측이 옳다면,공동여당 내부의 내홍으로 인해 개혁정치의 실천이 중대한 차질을 빚고 있는 셈이고,이로인해 공동여당의 미래가 불확실해 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뒤의 추측대로라면,그것은 ‘의원 빼내오기’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몸집을 부풀린 집권 공동여당이 개혁정치를 실현하는 데 내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어떤 추측이 옳던지 간에 한 가지만큼은 분명하다.오늘 우리 정치에서 개혁정치의 실천주체가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고,바로 이 때문에 개혁정치가 실종할 위기에 직면하였다는 것이다.이것이 오늘 우리 국민들이 겪고 있는 정치위기의 본질이다.야당이 체포동의안 부결을 빌미로 삼고 정치공세를 강화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정치위기는 더욱더 심화될 염려가 있다. 이 정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임기응변의 정략을 가지고서는 이 위기를 풀 길이 없다.국민의 정부가 표방하는 개혁이 정치위기에 발목이 잡혀 실패하고 만다면,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다.정치불신과 경제위기의 무거운 짐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사회에 전면적인 개혁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은 만큼 이를 추진하는 데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이 정치적 리더십은 개혁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우리 사회의 밑바닥으로부터 이 청사진을 실현하는 자발적인 주체를 형성하는 데서 비롯될 것이다. 국민의 힘이 ‘애굽의 고기가마’를 그리워하는 세력들을 압도하지 않는 한,이 세력들의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되는 정치의 위기는 종식되지 않을 것이다.내각제로 인한 집권여당의 내홍도 이 국민의 힘을 통하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정치의 복원을 위한 정공법은 국민의 힘에 의지한 과감한 정치개혁에 있다. 徐相穆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은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이미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득하고 있다. 강원돈 목사·아시아경제윤리연구소장
  • 쏟아지는 ‘비판의 소리’

    徐相穆의원에 대한 검찰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데 대해 국민 각계각층에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쏟아졌다.특히 다수 시민단체들은 우리 정치권의후진성이 드러났다면서 국민소환제 등 대안 모색을 역설했다. 朴健鐘(30·회사원·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이번 사태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개인적으로 徐의원이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그렇다고 원칙이 무너져선 안된다.특히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당당하게 조사받아야 한다.공동여당도 국민에게 자신들의 모습이 어떻게 비쳤는지 반성해야 한다. 朴成熏(53·상업·마산시 완월동) 이른바 세풍사건의 주범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것은 국회의원들이 나라의 장래보다는 개인적 이해관계를더 중시한 처사로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다.이제 정치개혁의 고삐를 더욱 당겨야 한다. 徐漢泰(72·푸른전남21 회장) 한마디로 아주 불쾌하다.국회의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죄를 지었으면 국회의원이라도 상응한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시민단체 중심으로 일고 있는 항의 규탄대회에 적극 참가하겠다. 具滋相(41·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번 徐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로국회는 정치집단의 기득권 확보 및 유지도구로 전락했다.체포동의안이란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개혁이란 본질에 매진할 것을 주문한다. 尹壯鉉(50·의사·광주시 동구 호남동) 세풍사건은 국가징세권을 남용,기업들로부터 천문학적 자금을 거둬들인 국기문란사건이다.연루된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충격이며 이를 계기로 국민의 뜻에 반하는 투표권을 행사한 국회의원은 명단을 공개하고 국민소환을 제도화해야 한다. 金炳九(54·새포항시민회의 대표) ‘초록은 동색’이란 속담을 실감했다. 국회의원 스스로 동료의원의 위법행위를 눈감아버린 처사에 대해 국민의 한사람으로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의원의 신변보장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식으로 비쳐진다. 朴桂成(38·여수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부정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한 보수정치인들의 보호심리가 작용한 결과로서 정치권 전체가 책임져야 한다.국민에게 더이상 희망을주지 못하는 국회는 더이상 존재할 가치가 없다. 權熙東(66·광복회 강원도지부 사무국장) 법을 만들고 앞장서 지켜야할 국회의원들이 정치놀음에 빠져있다는 인식을 지워버릴 수 없어 허탈하기만 하다.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오늘의 이 기막힌 작태를 뭐라 설명해줘야 할지 난감하다. 徐正元(40·건설사 대표·대전시 서구 월평동) 한국정치의 후진성을 재확인했다.徐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은 언론들이 지적했듯이 ‘가재는 게편’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이번 사건으로 개혁대상은 정치권이며개혁작업은 빠를수록 좋다는 사실이 확실해졌다. 李德一(39·역사평론가,문학박사) 국세청을 동원해 정치자금을 마련한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의원들이 얼마나 부패에 둔감한 지를 보여주었고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일깨워준 단적인 사례다.동료들간에 보호심리가 작용한 듯한데 자신이 깨끗하다면 어찌 반대표를 던졌겠는가. 徐京錫(52·시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 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부결은 여야간 정쟁을 넘어 법집행의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정치인들은 비리정치인에 대해 철저하게 감싸주는 등 공조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개탄을금치 못한다. 金起式(33·참여연대 정책실장) 개인비리의 차원을 넘어 국기문란에 해당하는 중대범죄 혐의가 드러났는데도 徐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는 것은정치인들의 부도덕성과 초법적인 특권의식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다.국민이부여한 면책특권의 의미를 헌신짝처럼 저버린 것이라고 밖에 달리 해석되지않는다. 李光濬(31·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간사) 너무 시간을 끌어 누가 잘못한 것인지 분간하지 못할 정도다.국민이 뽑아 주었다는 사실도 망각한 채 산적한 현안도 팽개치고 그런 문제로 옥신각신하는 모습을 보니 정치혐오증이절로 생긴다.비리가 있으면 깨끗이 물러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徐의원 주장처럼 죄가 없다면 떳떳이 조사를 받아야 한다. 宋虎根(43·서울대 교수·사회학) 徐의원이 구속되느냐,구속되지 않느냐하는 것은 국민의 관심사가 아니다.국민이 원하는 것은 이른바 ‘稅風사건’의 진실이다.그런데지난 8개월간의 徐의원 체포동의안 처리과정에서 이 사건은 여야간의 정치 게임으로 변질됐다. 朴仁煥(45·변호사)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국회의원들은 스스로 법을 만들고 자신들에게 법이 적용되면 면책특권 등을 이용,빠져나간다.이기주의의 극치인 셈이다.청렴하지 못한 의원은 국민의 이름으로 의원직을 박탈하는 ‘국민소환제’ 등을 도입했으면 한다. 金炯文(59·한국유권자운동연합 공동대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국민의 뜻에 따라 엄정하고 적법하게 처리했어야 할 문제를 당리당략에 따라 처리한 데 대해 분노를 느낀다.중대 범죄를 저지른 국회의원들이 면책특권을악용,국민의 불신을 받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車炳直(40·변호사)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고 徐의원에게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검찰은 표결 결과 때문에 수사 의지가 꺾여서는 안된다.정치권 수사문제로 국회의원들이 반감을 갖는 것은 국민들이 바라는 투명한 정치와 맑은 사회와는 상치되는 것이다. [정치·경제·사회·전국·문화팀 종합]
  • “공정보도만이 지역갈등 녹인다”’지역주의’ 토론회/주제발표

    우리 사회의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신문의 질 높은 공정성,객관성,계도성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높다.한국언론재단이 지난 1월 한달 동안 10개중앙 일간지와 21개 지방 일간지에 실린 지역과 관련된 기사를 추적한 ‘지역주의와 언론보도-중앙 일간지 분석’이란 보고서는 망국적 이데올로기로등장한 지역주의에 대한 우리 신문들의 무책임한 보도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8일 한국언론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사회 현실을 매개하는 중심축인 신문에 대한 비판과 함께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바람직한 신문의 자세에 대한 의견이 개진됐다.보고서 및 토론회 내용을 간추린다. ■토론의 주제발표지금의 지역주의는 종전의 편파적 배분을 중심으로 한 공정성 시비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피해자임을 자처하는 열패감(劣敗感)을 주된 기조로 하고 있다는 점 물질적 이해관계와는 관련성이 적은 상징적 차원으로 옮겨 가고있다는 점 인과적 사고의 틀이 아닌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전가론(轉嫁論)적으로 원인 진단이나 책임 소재에 대한 추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특징으로 한다. 지역의식의 상징화 경향은 편파적 지역개발이 남긴 극심한 부작용 때문에국가가 노골적인 정책적 차별을 지양하고 국토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하고 있다.하지만 사회문화적 체계가 세분화되면서 사람들이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려고 하는 욕구가 점증하고 있다는 것이 또 한가지 주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지역갈등의 원인 분석 또는 책임 추궁이 전가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점은 비교적 객관적 판정이 가능하리라 생각되는 빅딜 관련 신문 사설이 대단히 다양하고 모순된 양태를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알 수 있다. 사설에는 정부책임론 지역균형 발전론 정치권책임론 노사 고통 분담론이라는 4가지 주장이 교차하고 있다.전가론적 사고는 지역주의 생성 과정에 관한 인식을 차단함으로써 합리적 대처를 무력화시킬 가능성을 안고 있다. 지역갈등 완화는 객관성,공정성,계도성 등 보도의 질에 달렸다는 사실에는이의가 있을 수 없다.최근 재현의 기미가 엿보이는 신지역주의를 근절하기위해서는그것이 객관적 생활수준이나 생활기회의 격차와 직결된 것이 아닌허위의식의 하나임을 언론보도를 통해 국민에게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金文朝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 토론내용 요약 柳漢虎 광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지역신문들은 지역사회에서 지역감정이나 차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주체인 것으로 나타났다.더욱 문제시되는 것은 지역신문들이 지역관계 문제와 관련해 동조적 보도태도를 취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의제를 불합리한 방향으로 호도하고,지역여론을 왜곡하며,나아가 지역간 갈등을 부추기고 확대재생산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회 일각의 우려가 사실로 판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文鍾大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중앙권력을 지역분권화함으로써 중앙권력 장악에 대한 지역 간 싸움의 강도를 약화시켜야 한다.이 경우 지역언론의 시장도 확대된다.즉 지역주민과 밀접한 정책들 대부분이 중앙이 아니라 지역정부에서 집행된다면 주민들은 중앙지보다 지방지를 더 많이 볼 것이다. 李貞玉 효성카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언론이 지역갈등 해소의 장(場)으로거듭나려면 지역에 관한 논의를 묵살하고,보도의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며,언론의 투명화와 민주화의 기틀이 마련돼야 한다. 孫赫載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미래의 정치는 지역갈등의 정치가 아닌 화합과 참여의 정치가 돼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양심적 언론문화 정립과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이 중요하다. 李啓弘 대한매일 편집부국장 지역갈등 문제는 거칠지만 문제의 본질에 정면으로 부딪쳐 진실이 무엇이고 원인제공자가 누구인가를 따져야 한다.지역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문화예술인의 역할 증대,공정한 인사 등 흔들림 없는 정책의 일관성 유지,젊은 층의 과감한 정치권 수혈,지식인들의 자기반성과 지역화합을 위한 연구 심화,언론의 편파·왜곡보도를 감시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역할 증대,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정치인을 퇴출시키는 법적·제도적 장치 강구,소외정책 없는 개혁작업 등이 필요하다. 張琪杓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 언론이 지역주의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심각하다.언론인들이 먼저 지역주의 타파의 사명감을 가지고 올바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金美京 chaplin7@
  • [특별기고]벼락신의 고뇌

    내가 어렸을 적 어른들에게 들은 얘기가 있다.어느 날 하늘에 계신 옥황상제께서 벼락신에게 말하기를 인간계에 내려가 천하를 두루 살펴서 제일 쓸모없는 인간을 벼락으로 잡아오라고 명하였다고 한다.명을 받은 벼락신이 인간계에 내려와 샅샅이 살펴서 이 나라에 누가 제일 몹쓸 자인가를 골라내는데참으로 난관이 아닐 수 없더란다. 나라의 관리라는 사람들을 살펴본즉,이들은 아주 못된 인간들인데 지금 국가에 중대한 일이 있어 벼락을 쳐서 죽일 수도 없고,식솔을 많이 거느린 부자집 양반 하나를 발견해서 보니 그 또한 아주 못된 사람인데 그를 죽이면그 많은 식솔과 자식들의 생계가 위태로워 죽이질 못했단다.다시 살피다가난폭한 군왕 하나를 살펴 보니 여지없이 죽일 자이로되 이 역시 그 나라의선량한 백성을 생각해서 죽일 수 없었더란다. 그래서 이리저리 아무리 살펴봐도 모두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벼락을 칠수가 없는 사람만 만나기 때문에 매우 안타까운 입장이 되었다고 한다.시간은 없고 하여 벼락신은 더욱 열심히 몹쓸 인간 한 사람을 찾아내려고 애쓰던 차 어느 시골 마을 변두리에서 따로 살고 있는 선비 한 분을 발견했다.그런데 이 선비는 학문이 높고 청빈하게 살아 제법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사는 터였다. 하지만 벼락신이 자세히 살펴보니 이 선비가 하는 일없이 허구한 날 불평불만으로 세상의 타락상과 정부의 욕만하고 사는 것이었다.왕이 무엇을 잘못하고,정부관리가 그렇고,교육이 잘못되고,관아 군수와 육조 아전들의 횡포와비리가 그렇고,양반토호와 상놈들의 타락상 등 온갖 세상의 잘못됨만 꾸짖고욕만 하면서 아무도 없이 혼자 사는 신세였다. 그 선비는 도무지 가정의 양육과 생산적인 일은 어떤 것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벼락신이 생각하기를 군자는 항심항산(恒心恒産)이라 했거늘 어찌 저러고도 이 나라 백성이라고 할 것이며 소위 다른 백성보다 더 배웠다는 선비랄 수가 있단 말인가.내가 바로 이 자를 데려가야지 하고 벼락을 쳤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사회에서 귀담아들을 부분이 있는 선조들의 얘기다. 나라와 이 사회가 어찌되든 상관없이 자기 야망성취만을 위해 매진하면서모든 잘못은 남의 탓으로 돌리고 사는 사람들,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놀면서 세상 비판만 하고 지내는 사람들,나라 국민으로서,한 시민으로서 옳은 일이든 그른 일이든 참여도 하지 않은채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다니는 사람들,사회와 국가의 개혁과 발전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의롭고 바른 일,전체의 이익에 복무하는 사람이나 단체에 침묵하고 악의 세력의 잘못들을 묵인하며 정부 잘못만 지적하는 사람들,좋은 세상 만들면 덕을 보고 살 터인데 그 같은일을 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도와주면서 건설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언짢고탐탁스럽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더욱이 지역감정으로 정치장사 해먹고 사는 사람들,자기 허물은 모르고 남의 허물만 떠들고 자기들이 저지른 엄청난과오를 숨기는 사람들,벼락신이 이들을 어떻게 바라 볼 것인가? 하지만 정치권이,정부여당이 잘 해야 벼락맞을 사람들이 줄어든다.절망과좌절을 안고 시름없이 사는 사람들이 줄어든다.개혁 주체세력도,개혁 원칙도 없으면서 현 정권은 개혁정부 간판을 건지 1년이 지났지만 잘된 일이 없다. 총체적으로 본질과 현상을 동시에 개혁하려는 성과가 없는 바탕 위에 제2 건국운동·재벌 구조조정·국민연금 확대실시·한일어업협정·정치개혁·노사정·국가보안법개정·실업자문제·한글한자병용문제 등등 어느 한가지도 제대로 된 것이 없다. 지금은 기왕 실기(失期)했으니 더디 가도 좋으니 새롭고 젊고 참신한 개혁적 인사들을 기용하고 과거 3∼6공까지 나라 망쳐먹는데 경륜이 쌓인 인사들은 배제했으면 좋겠다.더욱이 YS정권도 하지 않았던 5∼6공 군사독재 세력과 연대가 있을 법이나 한 일인가.전라·경상도 사람 모두 웃을 일이다.새 친구(기득권) 사귀려 말고 옛 친구(개혁 신진세력) 버리지 말라는 속담을 명심해야 할 일이다. [知 詵 백양사 스님]
  • [기고] 金宰永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

    지난해 우리 경제는 전반적으로 어려웠지만 그런 중에도 건설 분야의 침체는 두드러졌다.실질 경제성장률은 5% 감소한 데 반해 실질 건설투자는 무려10.2%(9조1,000억원)이나 줄었다. 건설투자 감소는 건설산업에 커다란 충격이었다.300여개의 건설업체가 도산했고 심지어 D건설,C주택 등 대형 건설업체도 쓰러졌다.그리고 30여만명의건설인력이 일터를 잃었다.건설자재산업은 건설산업보다 더 큰 상처를 입었다.시멘트의 경우 지난 1년간 수요가 1,500만t 감소했다.레미콘공장의 가동률은 30%를 밑돌았다. 올해 경제상황은 지난해보다 다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미 저점을 지나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이를 뒷받침하듯 지난 2월의 산업가동률은 70%를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외국 경제분석기관의 전망도 희망적이다.세계 경제가 매우 불안정한 국면에 접어들지 않는 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2%로 회복되고 내년에는 5% 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이와 달리 건설산업 전망은 아직도 비관적이다.지난해부터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주택금융이나 조세지원을 늘렸고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강화했다.그리고 올해에도 건설경기 부양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지원 수준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그런데도 2월의 건축허가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50% 줄었다.이는 올해 상반기 중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당분간 건설경기가 침체 국면을 계속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건설산업과 건설자재산업은 큰 타격을 받는다.그리고 많은 건설인력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올해 실질 건설투자가 지난해보다 1%포인트 감소한다면 시멘트 수요는 100만t이 줄고 2만6,0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본질적인 문제는 건설 부문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산업보다 높기 때문에 건설경기 회복 없이 경제성장의 가시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데 있다.따라서 앞으로 2∼3년간은 강도 높은 건설경기 부양대책을 추진해야만 건설산업이나 건설자재산업,그리고 건설인력 공급 기반의 붕괴를 막고 경제성장도 본궤도에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건설경기 부양이 경제 내외적 걸림돌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주택보급률이 100%에 육박한 시점에서 주택 수요를 과거처럼 확대할수 없는 노릇이다.이는 주택경기 활성화를 통한 건설경기 부양에는 한계가있다는 것을 뜻한다.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려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있다. 그러나 이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예산을 어렵게 확보해도 주민들의 반발로 도로·교량·댐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의 건설을 백지화하거나 축소하는 사례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정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건설산업과 건설자재산업의 불황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건설인력은 일터를 잃어 가고 있다.이는 경제회복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내 합의는 물론 국민들의 건설산업과 건설자재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없이는 건설산업과 건설자재산업의 활로를 찾을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재영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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