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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27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대우사태의 조기수습을 통한 금융불안 해소 방안이 집중 거론됐다. 여당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보완대책에 초점을 맞췄다.반면 야당은 대우처리 과정에서 정부의 늑장대처와 감독소홀,특혜의혹 등을 부각시켰다.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의원은 “투신권의 대량 환매사태로 인한 자금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손실분담의 확정,금융기관별 자금 준비,부족자금 사전 공급,공적 자금 투입준비 또는 간접투입 방식의 사전확정 등이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김명규(金明圭)의원은 “대우위기의 본질은 불확실성”이라면서 “현재 대우의 부채와 국가가 부담할 액수가 얼마인지 국민이 알지 못해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민련 이원범(李元範)의원은 “정부는 대우채권에 따른 투신사 손실 분담비율을 증권사와 투신사가 자율 결정토록 유도하고 있으나 당사자끼리 이견을 보이고 있어 11월 금융대란설이 현실화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며 위기 해소 방안을 추궁했다. 한나라당 김재천(金在千)·조진형(趙鎭衡)의원 등은 “현 정부의 방조로 97년말 이후 대우의 부채가 한달에 1조원씩 늘었다”면서 “특히 내년 총선 일정을 감안,채권시가평가제 도입을 연기하고 투신사 조기 구조조정 약속을 어겼다”고 금융불안의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박주천(朴柱千)의원은 대우그룹의 워크아웃 문제와 관련,“부실채권 축소와 자산가치 보전을 위해 공장가동을 정상 유지하고 운전자금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필(金鍾泌)총리는 “금융시장에서 시장원리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제도의 투명성을 높이고 금융기관의 책임경영과 자율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대한포럼] 全斗煥씨의 金正日면담 추진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서 김정일(金正日)총비서와 면담을 갖겠다며 지난 7월 정부쪽에 협조를 구했으나,정부는 당시가 ‘서해교전’사태 직후라서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며 전씨의 방북을 만류했다고한다. 정부가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시기론’이지만 남북문제에 전씨가 나서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는 정부의 뜻이 읽혀진다.전씨가 남북문제에 나서는 것을 뜨악하게 보는 것은 비단 정부의 시각만은 아닐 듯하다.전두환 전대통령이 ‘대북 특사’를 맡고 싶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혔을 때,많은 국민들은 워낙 활달하고 행동적인 전씨의 기질(氣質)쯤으로 생각했었다. ‘북한과의 秘線’이 문제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같다.전씨가 김정일 총비서에게 보내려했다는 서한의 요지를 보면,남북문제를 풀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의지가 무척 강하게 보이기 때문이다.물론 전씨는 ‘국민의 한 사람,자유민의 한 사람’으로,적법하게 북한을 방문해서 김총비서와 만날 수 있다.‘남북교류와 협력에 관한 법률’이 모든 국민에게적법 절차에 따른 방북을 보장하고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는 국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12·12 군사반란’과 ‘5·17 국헌문란’을 통해 8년 넘게 국정의 조타수를 자임(自任)했던 전직 대통령이다. 뿐만아니라 그는 83년 10월 미얀마의 수도 랭군에서 북한 공작원들이 저지른 ‘아웅산 테러’의 참극에도 불구하고,남북밀사 교환을 통해 85년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단 교환을 일부 성사시킨 ‘업적’도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전두환 전대통령의 방북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그는 김비서에게 보내려 했던 서한에서 북한 김일성(金日成)주석 생존시 남북간에 밀사를 보내 “남북이 무력사용을 포기하고 상호 불가침선언을 해야한다”는 데 합의했음을 강조하고 있다.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사람치고 남북한 사이에 군사적 충돌(전쟁)을 바라는 사람이 있겠는가.전씨는 남북간의 오해와 불신을 완화하기 위해 대화 창구의 확대를 강조하면서 다양한 비정규대화선(對話線)의 가동을 제의했다. 문제는 이 점에 있다.최규하(崔圭夏)씨를 포함해서 대통령을지낸 전직(前職)이 네 사람이나 있다.13대 대통령을 한 노태우(盧泰愚)씨는 북방외교로 한반도의 평화분위기 조성에 기여한 바 있고,14대 대통령을 지낸 김영삼(金泳三)씨 또한 94년 8월 북한 김일성주석과 ‘남북정상회담’에 합의했다가 그해 7월 김일성의 사망으로 무산된 바 있다.노태우씨나 김영삼씨도 필경 비정규적인 대북 대화선(對話線)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노씨나 김씨가 남북문제 해결에 국정 원로의 ‘사명감’을 내세우며 저마다 실정법에 따라 비선(秘線)을 재가동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남북문제에 혼란만 가져올 뿐이다. 아무나 ‘카터’가 되는 건 아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열린 자세’를 견지하되 서두르지 않고 여건의 성숙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북한의 최고실권자와 남한의 전직이 만나 어떤 본질적인 합의를 이뤄낼 수 있겠는가.현실적으로도 남북 최고 책임자들이 만나 합의한 사안만이 그나마 남북간에 구속력을 지닐 가능성이 있다.남북정상끼리의 회담은 ‘현직’의 권한이자 책임이라는 뜻이다. 전씨는 94년 북한을 방문해서 남북정상회담개최 ‘합의’를 이끌어 냈던 카터 전대통령에 비춰,미국의 전직이 해낸 일을 한국의 전직이 못할 게 있느냐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그러나 ‘제임스 얼 카터’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yhc@ 張 潤 煥 논설고문
  • 투신사 공적자금 투입방법

    한국·대한투신의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은 어떤 방식으로 조성되나.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26일 “기왕에 조성한 64조원의 금융기관구조조정 자금은 아니다”면서도 구체적인 자금조성 방식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다만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될 것”이라고만 했다.여러 곳에서자금을 끌어모으는 복합적인 지원방식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자금조성 방식으로는 이른바 준(準)공적자금 조성이 거론된다.양 투신사의 누적손실과 대우채권 편입에 따른 부실로 나눠 따로 처리될 전망이다. 우선 누적손실 부분은 정부가 대주주인 한빛은행 등 주주 은행들의 증자를통해 해결하기로 가닥이 잡혔다.물론 두 회사가 자본이 완전히 잠식된 상태이기 때문에 기존 주식을 완전 감자(減資)하는 절차가 선행된다.정부는 개별 기업들이 대주주로 있는 다른 투신사 및 투신운용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할 경우에도 감자 및 증자 등 절차로 주주의 책임을 엄격하게 묻겠다는 방침이다. 대우채권이 편입된 신탁부문의 부실은 성업공사와 예금보험공사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다만 투신상품이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은행의 경우처럼 예금보험공사의 채권투입 등 직접적인 지원은 불가능하다.따라서 이들 공사가 무보증채 발행으로 조성한 자금을 정부가 건네받아두 회사에 투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정부가 이같은 간접전달의 경로를 고려하고 있는 것은 투신권에 대한 공적자금을 직접 투입하는 모양새를 보이지 않겠다는 뜻에서다.그러나 본질적으로는 공적자금의 성격을 지니는 데다 두 회사가 투신사중 경영이 가장 부실하다는 점에서 특혜시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은호기자 unopark@
  • [박정희 전대통령 서거 20주년] (하) 인물평가의 두 시각

    -유신시절 고초 설훈의원 유신 시절 여러 고초를 겪으며 민주화운동을 했던 국민회의 설훈(薛勳)의원은 아무래도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이다.‘박통(朴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독재자의 이미지’라고 말했다.다음은 설 의원과의 일문일답. ?박정희 전 대통령이 우리 사회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민주주의 개념의 부재(不在)를 들 수있다.유신독재는 우리의 민주주의 성장을 가로막았다.민주주의는 경제·문화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연계되어있다.막대한 악영향이 아닐 수 없다. ?고도 경제성장을 가져온 대통령으로서의 평가도 많은데 공은 인정한다.그러나 IMF국난의 뿌리인 재벌경제 성장의 주인공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약자나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정책으로 성장에만 집중,‘IMF국난’을 잉태시켰다.‘IMF국난’이 재벌경제의 폐해가 극치에 달해 발생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 않는가.분배의 원칙에도 귀를 기울였더라면 오늘의 경제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최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일고 있다.그본질은 과(過)는 작아지고 공(功)은 커진 느낌이 짙다.이는 두 가지 이유에서다.70년대 이후 세대들은 민주주의 교육을 받지 못했고 50·60대들은 교육 자체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독재를 비판할 능력이 없는 것이다.또 그 뒤를 이은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 등의 독재 횡포가 더 극심했다.결국 단점은 약하게 인식되어지고,공로는 돋보이게 됐다.박 전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근대화를 착근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주의를 억압했다는 부분도 객관적이고공정하게 평가되어야 한다.추모사업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돼야 한다. ?박 전 대통령에게 긍정적 면이 있다면 한국전쟁 이후 우리 국민은 자기 비하와 무력감에 쌓여 있었다.‘엽전 의식’이 팽배했던 당시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우리나라 국민에게 자신감을불어넣어 주었다.수출 증진과 새마을운동 등으로 우리나라 근대화에 크게 기여한 것도 인정할 만하다.주현진기자 jhj@ -맏딸 박근혜의원 고(故) 박정희(朴正熙) 전대통령의 맏딸인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의원은25일 “아버지는 가난의유산을 후손에게 물려주지 않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공산주의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생각하신 분이다”고 강조했다.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10·26 20주기를 맞은 소감은 돌아가신 아버지 시대를 국민이 긍정적으로 평가·재조명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기념관이 건립되는 시점에 20주기를 맞아 감회가 깊다. ?10·26을 평가해달라 10·26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문턱에서 꿈이 좌절됐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어떻게 보나 장기 집권을 위해 권력을 휘두르고 나라를 망쳤다는 시각은 옳지 않다.장기 집권은 생각지도 않았고 물러날 계획에 대해서 많이 얘기했다.독재라는 용어는 부정부패와 연결되고 권력을 개인의 이익과 부의 축적을 위해 썼다는뜻인데 아버지의 경우 개인을 위해서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박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계획은 무엇이었나 아담한 산을 마련,나무를 가꾸면서 조용히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가장 큰 업적을 든다면 어려운 시기에 나라를 지킨 것과 가난을물리친 것이다.또 국민의 잠재력을 끌어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을 들고 싶다. ?현정권 들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바뀌고 있다고 보는지 과거 정권의 매도가 심했다.정권적인 차원에서 권력 장악을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차단했다.국민이 IMF 과정 등을 지켜보면서 스스로 재평가한 것이다.정부도 국민이 원하는 것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여권의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을 어찌 보나 정치적 차원에서 총선을 겨냥해서는 안된다.국민이 원하는 일을 하는 차원이어야 한다.잘하는 일이지만 한편에서 선친을 깎아내리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최광숙기자 bori@ -3共 주요인사 현주소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제3공화국 당시 각료와 집권당의 핵심 인사들은 대부분 타계했거나 일선에서 은퇴했다. 총리와 국회의장을 지낸 정일권(丁一權)씨는 94년 임파선암으로 사망했다. ‘피스톨 박’으로 불렸던 박종규(朴鐘圭) 당시 청와대경호실장도 85년 고인이 됐다.한때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세를 자랑했던 이후락(李厚洛)전 중앙정보부장은 경기도 광주의 농장에서 지내다 최근 서울에 올라와 칩거하고 있다.이씨는 민족중흥회 고문을 맡고 있지만 건강이 나빠져 바깥 나들이는 거의 안하고 있다. 신현확(申鉉碻)전 경제부총리는 현재 한·일협력위원회 회장과 ‘박정희 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이다.신씨는 광화문의 한·일협력위원회와 무교동의박정희 기념사업회 사무실에 일주일에 3∼4차례 들리는 것 외에는 특별한 활동을 안하고 있다.79년 10월27일 오전 박 전 대통령의 서거 사실을 눈물을쏟으며 처음 공식 발표했던 김성진(金聖鎭) 당시 문공장관은 박정희 기념사업회 이사를 맡고 있다.김씨는 5년 전 ‘박정희시대’라는 추모집도 발간했다. 69년부터 무려 9년3개월간 박 전 대통령을 지척에서 보좌했던 김정렴(金正濂) 당시 비서실장도 현재 박정희 기념사업회 이사다. 남덕우(南悳祐) 당시 경제부총리는 산학재단 이사장직을 맡아 거의 매일 서초동 사무실로 출근한다.공화당 의장을 지낸 4선 의원 출신의 백남억(白南檍)씨는 자동차보험 회장을 거쳐 지금은 민족중흥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3공에서 공화당 원내총무·대변인을 지낸 김재순(金在淳)전 국회의장은 지금은 월간 ‘샘터’ 발행인이다.61년 5·16때 민간인으로 참여,5선 의원을 지낸 김용태(金龍泰)씨는 동서문화교류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데 최근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중이다. 대통령공보수석,문공장관을 거친 윤주영(尹胄榮)씨는 20년 넘게 전문사진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윤씨는 공화당 사무국 출신 모임인 은행나무동우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검찰총장,법무장관,중정부장,대통령 법률담당특보를 지낸신직수(申直秀)씨는 81년 변호사로 개업했지만 최근에는 거의 활동을 안한다. 이밖에 김재춘(金在春)전 중정부장은 5·16민족상 이사장,길전식(吉典植)전 공화당 사무총장은 민족중흥회 상임부회장이다.10·26 당시 궁정동 술자리의 유일한 생존자인 김계원(金桂元)전 비서실장은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기념사업과 10·26행사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것처럼 ‘박정희기념관’ 건립을 둘러싸고도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가난을 퇴치한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찬성론이 있는 반면 비민주적인 권력자의 일방적인 업적 위주 홍보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기념관 건립은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회장 申鉉碻)에서 추진하고 있다.정부와 여당은 내년 예산에 기념사업비 지원을 위한 100억원을 책정,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기념관 후보지로는 서울 근교와 구미가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건립 기본계획이 결정되지 않았다.정부 예산안이 확정된 뒤 내년 초쯤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기념관 건립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기념회측은 “기념관 건립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있는 그대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을 보여줘 후손들을 위한 역사교육의 장(場)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서거 20주년을 맞아 각종 추모행사도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25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전 어록을 담은서적 ‘우리도 할 수 있다’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한나라당이회창(李會昌)총재를 비롯해 여야 정치권과 구여권 인사,그리고 일반시민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김종필(金鍾泌)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 일정 때문에 불참했다. 26일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민족중흥회(회장 白南檍) 주도로 열리는박정희 전 대통령 20주기 추도식에도 많은 참배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수기자 sskim@ - 재조사 전망@ 박정희 전 대통령의 3공 및 유신체제하에서 수많은 의혹사건들이 발생했다. 아직도 대부분의 사건들이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채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지난 75년 발생한 장준하씨 의문사는 유신체제에서 일어난 대표적 의혹사건이다.그후 ‘민주당 장준하 선생 사인규명조사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진상규명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렇다 할 실적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당시유신독재 반대투쟁에 앞장선 재야 지도자였던 장씨는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약사봉 등산길에서 하산도중 사망했다.그러나 검찰은 사건발생 3일 만에 단순변사로 처리,사건을 조기 매듭지었다.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받다가 투신자살한 것으로 처리된 최종길 서울법대교수사건도 진상규명이 필요하다.인혁당사건은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기 위한 이념조작사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지난 74년 ‘유신독재’가 절정으로치닫던 때 공산혁명을 꾀했다는 이유로 관련자 8명을 사형시킨 사건으로 사법관행상 이례적으로 판결 다음날 사형이 집행됐다.지난 98년 ‘인민혁명당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대책위’가 구성됐지만 진상규명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60년대 말 고(故) 이응로 화백 등 많은 지식인과 예술가가 연루된 것으로 발표된 동백림사건도 재조명이 요구된다. 경우는 다르지만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사건도 대표적 미제사건이다. 김씨는 지난 79년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됐다. 지금까지 이런 의혹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는 역대정부의 미온적 태도 때문이었다.그러나 지난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의혹사건에 대한진상규명 활동이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특히 여당은 지난 8월 대통령 소속하에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를 두도록 하는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이번 정기국회에서 무난히 처리될 것으로 보여 과거 의혹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의 길이 열리게 됐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도 국회에 제출돼 있어 3공과 유신 시절 의혹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박준석기자 pjs@
  • 공정위, 인터넷 전자상거래 표준약관 마련

    앞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전자상거래를 하는 사업자들은 이용자의 주문에 대해 반드시 수신확인통지를 해야 한다.이용자는 이 통지를 받은 뒤 3일이내에는 주문 변경이나 취소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또 일반 통신판매와 마찬가지로 물품을 받은지 20일 이내에는 청약을 철회할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전자상거래가 급증하면서 전자상거래 질서를 바로잡고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으로 전자상거래 표준약관을 제정,보급하겠다고 25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 표준약관안을 토대로 학계와 법조계,사업자 및 소비자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오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빌딩에서 갖는다. 공정위가 마련한 표준약관안에 따르면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컴퓨터 조작실수 등으로 원하지 않는 계약이 체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사이버몰에 수신확인 통지의무를 부과하고 이용자는 통지를 받은 후 3일 이내에 취소나 변경을 요구할 수 있게 했다. 또 쇼핑몰의 일방적인 서비스 변경이나 중단 등으로 이용자가 손해를입을경우 쇼핑몰이 손해를 배상하도록 했다.약관을 개정할 때는 적용일자를 명시해 이용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에 7일 이상 공지토록 했으며 회원과 비회원의 자격,구체적인 가입방법과 절차,회원자격 정지와 제명 탈퇴 등에 관한규정을 정하게 했다. 이밖에 개인정보 유출에 관한 책임도 쇼핑몰이 지도록 했다.전자상거래가본질적으로 국경을 초월해 이뤄지는 국제적인 거래라는 점을 감안,분쟁시 재판관할권을 쇼핑몰의 영업소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으로 규정했다. 김균미기자
  • [박정희 전대통령 서거 20주년](상) 집권 18년의 功·過

    역사적 인물의 평가는 시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특히 시간이 지나도 영향력이 줄지 않는 지도자 일수록 평가의 스펙트럼은 폭넓고 다양하다.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역사적 평가도 현재진행형이다.객관적이고 엄정한 공(功)·과(過)의 분석 토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26일 박 전대통령 서거 20주기를 맞아 역사에서 차지하는 그의 위상을 상·하로 나눠 살펴본다. 【 功 】 ‘박정희(朴正熙) 시대’가 우리 현대사에 남긴 긍정적 의미는 ‘한강의 기적’으로 요약된다.‘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으로 유례없는 경제성장의 업적을 이룩했다는 평가다.초고속 성장의 잔영으로 사회 곳곳에 부작용을 남겼다는 지적도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이 근대화에 기여한 통치자라는 사실에 물음표를 던지는 시각은 드물다.일부 ‘박정희 옹호론자’는 “위로부터의 경제개발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야말로 대한민국의운명을 바꿔 놓은,존경받아 마땅한 통치자”라고 찬사를 보낸다.이른바 ‘개발독재 불가피론’이다.박 전 대통령의 독재적 리더십은 경제 근대화의 동력(動力)을 제공한 ‘필요악’이었다는 시각이다. 특히 62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전후(戰後) 복구에 치중한 50년대를 극복하고 60년대 성장의 물꼬를 튼 경제개발 모델로 기록된다.이는 가난과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미래의 희망과 도약의 의지를 심어준 계기였다.국가가 주도한 수출위주 공업화 정책은 이후 여러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발전 모델로 ‘차용’됐다.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우리 사회에 ‘박정희 붐’이 일고 있는 현상도 ‘박정희 시대’의 ‘경제 신화(神話)’에 기대려는 향수 때문이다. ‘박정희 시대’의 결집된 국가적 에너지는 70년대 새마을운동이란 이름으로 더욱 고조됐다.대중동원식 개발 프로그램은 일제 치하의 1930년대 조선농촌진흥운동이나 일본의 농촌경제갱생운동 등을 비롯,2차세계대전을 전후해사회주의나 자본주의 진영 곳곳에서 전개됐지만 ‘박정희 시대’의 새마을운동이 보기 드문 성공사례로 꼽힌다. 남북관계에서 ‘박정희 시대’는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이라는 조국통일3대원칙에 합의한 72년의 ‘7·4남북공동성명’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만든 것으로 기억된다.‘7·4남북공동성명’은 유신체제를 유도하기 위한 정치 수단으로 활용되는 한계를 드러냈지만 6·25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간 공식대화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분단 이후 통일운동사에서 간과할 수 없는 사건이다. 【 過 】 ‘박정희(朴正熙)정권’이 우리 사회에 드리운 암영(暗影)은 그의 공적(功績)을 무색케 할 정도로 짙고 투박하다.민주주의와 인권,분배 정의 등의 가치를 부정한 폐해가 ‘보릿고개의 극복’과 ‘초가지붕의 개량’이라는 ‘박정희 옹호론’을 일축하는 근거로 제시된다.박 전 대통령과 무원칙한 화해를 시도하면 자칫 민주주의의 가치와 역사의식의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같은 맥락이다. 헌법을 무시한 쿠데타로 막을 올린 박정권은 영구집권을 위한 3선개헌과 유신체제,연고주의와 지역감정을 조장한 지역패권주의 등으로 우리 정치사에씻기 어려운 오점을 남겼다.경제성장 지상주의로 인한 물질만능 풍토와 정경유착 등 왜곡된경제구조도 박정권이 후세에 남긴 부채(負債)로 꼽힌다. 이를 두고 일부 ‘박정희 비판론자’는 “쿠데타로라도 정권만 잡으면 되고,돈이면 다 되는 관행을 만든 장본인이 박정희”라면서 박정권의 민중억압성과 냉전적 권위주의,비합리적 정치행태 등을 비판한다.최근 ‘박정희기념관건립과 국고지원’문제와 관련,강만길(姜萬吉)고려대·조동걸(趙東杰)국민대 명예교수 등 일부 역사학자가 토론회와 각종 모임을 통해 부당성을 강조하는 등 ‘박정희 비판론’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박정권의 국가중심 발전지상주의적 산업화가 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선단식 경영 위주의 재벌경제를기본축으로 하는 ‘박정희식(式)’ 권위주의 발전모델이 역사적 한계를 보이면서 한보부도,기아부도 등 IMF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새마을운동도 ‘박정희 비판론자’에게는 비난의 대상이다.농민운동가나 비판적 지식인들은 새마을운동을 전시행정이라고 폄하한다.이들은 “박정권이장기집권체제를꾀하면서 사회적 저항을 희석시키기 위해 새마을운동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한다.유신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정적(政敵)을 무자비하게 처형하거나 의문의 주검으로 몰아 넣은 대목에서는 ‘자연인 박정희’를 옹호하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는다는 지적이다. 박찬구기자 *朴정권 탄압사 ‘제3공화국’은 오랜 통치기간 만큼이나 많은 반체제인사를 만들어냈다.현대사의 한획을 그을 만한 굵직굵직한 ‘사건’과 ‘파동’,‘의혹’이 잇따랐고 그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박해와 탄압을 받았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그 대표적인 표본이다.71년 7대 국회의원 선거를앞두고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했고,73년 납치사건을 겪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를 넘겼다. 잡지 ‘사상계’를 이끌면서 정권비판에 앞장선 장준하(張俊河)선생도 마찬가지다.한·일회담과 월남파병문제 등 계속되는 비판으로 정권의 미움을 샀다.이로 인해 여러차례 구속됐고 세무사찰로 생활고를 겪어야 했다.75년 장선생은 결국 의문의 추락사로 생을 마감했다.최종길 서울대교수도 비슷한 경우다.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도 ‘유신체제의 위험인물’로 꼽히면서 수난을 겪었다. 72년 유신체제 등장은 이른바 ‘민주인사’를 대량으로 양산하는 계기가 됐다.정계 뿐 아니라 학계,종교계,언론계,문인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반민주·반독재 항거가 일어났다.74년 ‘긴급조치1호’는 이에 대한 탄압의 신호탄이었다.장준하·백기완씨를 시작으로 함석헌·안병무·문동환·계훈제씨 등수백여명의 재야인사와 교수들이 기소됐다.그해 ‘긴급조치4호’를 발동시킨 ‘민청학련사건’으로는 253명의 민주인사,학생들이 구속됐다.이철,유인태씨 등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대부분 무기징역 등 중형을 선고받았다.배후조종자로 김동길교수,박형규목사,지학순주교,김지하시인 등이 기소됐다.75년 긴급조치9호가 선포되기까지 구속자는 수천명이나 됐다. 정치인들은 중앙정보부 지하실에서 혹독한 고문에 시달렸다.이세규·조윤형·조연하·이종남·강근호·최형우·김상현씨 등이 대표적인 피해자들이다. 이지운기자 jj@. [특별기고] 朴正熙 리더십의‘이중성’정치인의 행위나 업적을 평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시대적 상황에대한 인식이 다를 수 있고 나타난 결과의 중요성을 보는 각도도 다를 수 있는 까닭이다.특히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통치를 경험했던 우리 세대는지극히 주관적·감정적으로 그를 평가할 개연성이 높다. 개인을 상황과 연계시켜 구분해볼 때 정치 리더십은 이상주의자,현실주의자,그리고 창조적 지도자로 나누어진다.현실주의 리더십은 목적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기에 미사여구로 그 사회가 지향하는 목표를 제시할지언정실제 행동은 다분히 이에 부합하지 않는 형을 지칭한다. 반대로 이상주의 리더십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경우에 따라서는 불가능한 이념에 집착하여 추구하는 목표에 근접하지도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보통이다.창조적 리더십은 역사의 흐름에 부합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현실적 제약을 극복하면서 이를 단계적으로 성취해 가는 유형이다. 이러한 리더십 유형에 비추어 박정희 전 대통령은 현실주의 지도자였음이분명하나 창조적 리더십의 특성도 부분적으로 갖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가 내걸었던 국정목표는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로 상징화된 조국 근대화였다.경제성장 지상주의 정책은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행하는 계기를마련했고 경제의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는 점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물론 ‘선(先)성장 후(後)분배’정책에서 나타난 심각한 경제불평등과 재벌에 집중된 자본,그리고 다원화되어 가는 시민사회의 강압적 통제는 문제로지적할 수 있다. 60년대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관 주도의 경제정책과 선성장 후분배정책이최선의 것이었는가는 먼 훗날 역사가 평가할 몫이다. 그의 ‘근대화’정책이 가진 본질적 문제는 정치영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산업화가 진행될수록 다원적인 사회로 이행되고 좀더 제한적·분권적권력구조가 성립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 체제로 역행했기 때문이다. 3선개헌은 ‘나 아니면 안된다’는 오만의 상징이다.공작정치는 야권을 회유하거나 분열시켜 정권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자행되었다.시민사회의 자율성 신장에 관한 요구는 공권력을 동원하여 제도적으로,그리고 실질적으로 억압되었다. 권위주의의 제도화를 기도했던 유신체제는 결국 권력 엘리트들의 균열로 비극적 종말을 맞이하고 말았다. 거대한 민주화의 흐름이 70년대 중반 포르투갈을 시발로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자유민주주의가 시대의 보편적 흐름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그의 정치행보는 잘못된 것이었다.분명히 그는 정치적인 측면에서 정권의 유지와 재창출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은 현실주의자였다. 그러나 ‘조국근대화’를 경제적 측면에서 국한시켜 볼 때 그는 어느 정도창조적 역할을 했었다.여기서 박정희 리더십의 이중적 성격을 찾아볼 수 있다.나는 그가 만일 3선개헌으로 정권을 연장하고 유신을 통해 권력의 영속화를 시도하지 않았다면 아마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았을 것으로 본다. 사회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정치도 변해야 하고 역사 흐름에 부응한 현실의변화도 아울러 추구해야 정치가 안정적으로 발전한다는 점을 우리는 박정희통치가 남긴 역사적 교훈으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柳勝男 국민대교수·정치학]
  • [市·區의원 초대석] 朴基德 강서구의회의장

    강서구의회 박기덕(朴基德·51)의장을 주위에서는 ‘강서 마당발’이라고부른다.강서에서 자라 이곳에 터를 닦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재선의원으로서 그동안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박의장은 99년을 자신의 의정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해로 꼽는다.올들어 그는 의회 수장으로서 서울시의 오곡동 화장장 건립계획에 맞서 소속의원들의 일치단결을 이뤄냈고 이를 계기로 집행부와의 관계도 새롭게 설정했다. “본질적으로 의회와 집행부는 사이가 좋다,나쁘다를 떠나 견제를 통해 합리적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의회관을 밝힌 박의장은 “집행부가 이런 의회의 기능을 이해하고 수용한다면 마찰이 있을 수 없다”고 설명한다. 강서지역의 핵심 현안으로 등장한 화장장 건립문제에 대해 그는 “입지나주변 여건 등 어느것 하나 정당성을 찾을수 없는데도 시가 화장장을 설치하려 든다면 구의원들은 물론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며 ‘절대 불가’를 거듭 천명했다. 박의장은 실제로 화장장 건립 저지를 위해 서울지역 22개 구의회 의장들의동참서명까지 받아냈다. 구의회가 ‘호화판’이라는 일부의 지적에는 “마곡지구 개발 등 구세 확장을 염두에 뒀을뿐 어디에도 호화시설은 없다”며 “20명의 소속의원들이 뜻을 모아 마곡지구 개발과 김포공항 활용방안 모색,친환경적 생활환경 조성등 현안해결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심재억기자 jeshim@
  • [외언내언] 관전문화

    스포츠의 강점은 상대방의 승리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진 팀에게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는 반듯한 매너에 있을 것이다.만약 스포츠에서 기본질서가실종된다면 ‘어린이에게 꿈을,어른들에게는 건전한 여가선용을 제공한다’는 스포츠 본래의 취지에서 크게 어긋나는 일이다.경기관람의 묘미는 내가좋아하는 팀을 열광적으로 응원하고 경기에 몰입하는 동안 카타르시스와 민족 화합이라는 큰 틀을 짜낸다는 점에서 여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그러나지나치게 승패에 집착한 나머지 경기에 지고나면 선수들끼리 난투극을 벌이거나 흥분한 관중들이 빈 병,빈 깡통을 내던지면서 그라운드에 난입하는 일은 다반사로 있어왔다. 지난 20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플레이오프 경기가 또한번 신선한스포츠게임에 먹칠을 하고 있다.내가 응원하던 팀이 졌다고해서 홈런을 치고들어오는 상대방 선수에게 물병을 집어 던지는 매너없는 관중이나 헬멧과 배트를 관중석에 던지고 철망에 엉겨붙어 욕설을 퍼붓는 몰지각한 선수나 막상막하라는 생각이 든다.경기에 졌다고 해서 질서의식을 팽개치는 관중이나 그런 관중에 같은 태도로 맞대응하는 선수들이 있는 한 우리의 스포츠문화는 발전하지 못한다.충동과 발작을 억제하지 못하면 난동으로 번지고 난동의 연속은 결국 스포츠 파멸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프로 야구가 출범한지 18년, 다른 종목과는 달리 규모와 내용면에서 거듭성장했다는 평을 듣고 있긴 하지만 경기장에서의 욕설과 극단적인 이기주의노출은 오히려 ‘난동’을 즐기며 부추기고 있지나 않나하는 의구심마저 들게한다.관중석의 쓰레기 더미와 일부 술취한 관중의 난동 등 해마다 되풀이되는 똑같은 저질 폭력 사태가 발생하는데도 경기장 질서파괴 행위에 대해뒷짐을 지고 방관하는 듯한 한국 야구위원회(KBO)의 속수무책이 그렇다.연고지 중심의 프로 스포츠를 지역의식과 연계시키려는 유치한 발상도 청산돼야한다. 관중없는 스포츠,스타없는 스포츠,라이벌없는 스포츠는 얼마나 밋밋한가.반전과 예상외의 경기진행은 스포츠 관람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마련이다.‘응원문화를 보면 민족성을 알 수 있다’고 했듯이 폭력일색인 우리의 부끄러운 관전문화는 뼈를 깎는 아픔으로 고쳐야 한다.더구나 우리는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있다.각국에서 몰려오는 외국인 관중들이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관전매너를 비교할 것을 상상해 보라.등골이 오싹해지지 않는가. 성숙한 경기관람의식을 위한 자각과 절제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다. [李世基논설위원 sgr@]
  • [대한시론] 여의도에서 들리는 ‘언론개혁’ 목소리

    ‘언론개혁’의 목소리가 마침내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터져 나왔다.국회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질의장에서 길승흠 의원과 박종웅 의원 등이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구체적 개혁방안까지 제시하고 이를 계기로상임위 의원들이 활발한 토론을 전개했다고 한다. 사회 각 분야의 민주화와 개혁입법을 주장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은 언론의개혁 없이는 민주화와 개혁과제가 제도화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한 지 오래다.그러나 그동안 ‘언론개혁 없이 사회개혁 없다’는 시민·사회단체들의목소리는 국회의사당에만 가면 메아리조차 없이 소멸됐다. 길승흠 의원이 밝히고 있듯이 ‘민의’를 대변한다는 국회의원들조차 그 개개인들은 어느 특정언론사 한 군데에서라도 ‘미운털’로 낙인 찍히면 정치적 생명이 위태롭다는 공포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렇게 주눅들어 있는 정치인들로 하여 그동안 한국의 거대 독과점 언론들은 ‘또 하나의 권력’이 됐고,각종 법률적 규제로부터 ‘열외’에 서 있기일쑤였다. 이같은 측면에서만 볼 때 홍석현 사장 구속사태에서 보인 중앙일보 사원들의 정서는 이유(?)가 전혀없는 것은 아니었다.‘열외’와 ‘예외’를 없애는것은 민주적 법치국가가 취해야 할 보편적 규범이지만,다른 ‘열외자’는 그냥 두고 유독 한 언론사만 그 ‘열외’에서 제외시키는 것이라면,자기 집단만의 파멸 또는 몰락을 예감할 수밖에 없는 해당 언론사는 ‘법치’에 순응하기보다 그동안 그들이 향유하고 있던 ‘언론권력’을 행사하는 쪽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이다.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의 이같은 숨바꼭질 또는 서로가 상대방을 단숨에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히든카드’를 숨긴 채 벌여온 신경전은 결국 부정과 부패·비리가 독버섯처럼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됐고 그 독들이 활개치는사회 속에서 살아야 하는 국민들이 취할 수 있는 길은 오직 ‘면역성’을 끊임없이 길러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우리가 90년대초 수없이 들었던 세계화,한국사회·경제의 선진국 진입 등장미빛 구호들이 어느 날 하루아침에 IMF체제라는 참담한 국가위기로 전락하는 현실을 목격한 것도 이같이언론권력과 정치권력이 부도덕한 ‘공생관계’를 맺으면서 자기 발밑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은 보지 못하고 무지개빛 하늘만 쳐다보았기 때문 아니겠는가? 현 김대중 정권은 그 빚더미 국가경제를 떠맡아 당면한 난국을 헤쳐나가지않으면 안되게 됐지만,만약 시급히 청산돼야 할 언론권력과 정치권력의 낡은구조를 적당히 계속 유지한다면 또 우리사회의 어느 분야가 허물어질지 모를일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제기된 ‘언론개혁’의 목소리를 정치권 변화의 새로운 징조로 받아들이고 싶다.그것은 최근의 중앙일보사태를 둘러싸고 여·야간 정쟁이 당장 파국 국면으로까지 치달을 것 같았는데,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보니,여당과 야당이 함께 중앙일보 사태를둘러싼 쟁점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인 구체제적 권력과 언론관계에 대한 자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언론개혁’의 과제가 우리의 시대적 요청임에 우리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음은 그동안 언론권력의 눈치를 보고 언론권력과 타협할 수밖에 없었던정치인들 스스로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리라. 그 타협에 대한 유혹을 애써 떨치려 노력하면서 ‘언론개혁’에 대한 최초의 목소리를 낸 정치인들이 그 용기를 잃지 않기를, 그리고 이 목소리가 더욱 확산돼 마침내 민주적 언론의 제도화로 연결되기를 희망한다. [成裕普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 [새천년을 향한 한국사회의 비전]

    -언론·정보분과 언론관련 학자들은 족벌경영체제,부실경영 등 현재 한국언론이 처해 있는총체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소유구조 개혁,기업공개 등이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민(金東敏)한일장신대교수는 ‘한국민주주의와 제도언론-자기반성과 갱신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가가 자본과 언론을 정책적으로육성하는 과정에서 재벌언론·거대언론이 탄생했다”고 지적하고 “언론의자유가 제기능을 하기 위해 기존 언론의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교수는 이어 “경영의 불투명,재벌중심의 소유구조와 족벌경영체제,무리한 시설투자로 인한 부실경영 등이 우리나라 신문산업의 문제점”이라면서“이를 극복하려면 근본적으로 재벌이나 족벌의 신문사 소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기업공개,정확한 발행부수 공개 등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유보(成裕普)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은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안언론’의 현실을 짚어보고 이들의 미래상을 진단했다.성이사장은 언론통제와탄압,권력과 자본에 의해 통제된 미디어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나타난 것이 바로 ‘대안언론’이라고 설명했다. 성이사장은 “기존 제도언론에 대항하며 한국언론 발전사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대안언론은 새로운 미디어 운동의 활성화 등 대중성 확보를 통해 시민사회 발전의 자원으로서 정보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식정보사회와 한국의 대응-국가혁신체제의 사회제도적 기반’을 발표한 이영희(李榮熙)가톨릭대교수는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지식과 정보를원활하게 창출하기 위해서는 컴퓨터,통신망 확장 등의 기술혁신과 함께 지식정보사회를 위한 사회제도적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교수는 교육·조직문화·노사관계·사회적 수용성 등 사회분야에 초점을맞추고 ▲자율성과 창의성 극대화 ▲가부장적 권위주의 타파 ▲상호 신뢰할수 있는 노사관계 정착 ▲과학기술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지식정보사회에 걸맞은 사회제도의 발전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리 강동형 박준석 최여경기자 yunbin@-경제분과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한국 경제의 발전 모델로 투명성 제고와 인적(人的)자원 양성을 통한 참여시장경제제도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이를 위해서는 재벌개혁과 구조조정이 선결과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강철규(姜哲圭)서울시립대 교수는 ‘21세기 한국경제의 발전모델’이라는주제발표에서 “제조업 중심의 산업자본시대 기업지배 구조는 대규모 피라미드형 구조였으나 정보화시대에 알맞은 기업지배 구조는 네트워크형 지배구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강교수는 “참여시장경제제도에서 정부는 규칙제정자와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다만 정부는 정보화 시대에 진입하기 위한 기본적 인프라 스트럭처를 건설하고 이에 적합한 인적 자원을 양성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강교수는 또 사회구조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과 지역주민이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윤원배(尹源培)숙명여대 교수는 ‘재벌개혁과 구조조정의 정치경제’라는주제발표를 통해 “국민의 정부는 법과 제도를 통해 분명한 원칙을 갖고 재벌개혁을 추진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과거 역대 정부의 재벌개혁과 뚜렷이 다르다”고 전제하고 재벌체제의 독점적 시장거래와 내부거래,재벌기업간 금융거래 등의 시정을 촉구했다.윤교수는 “우리나라 재벌체제의 본질적인 문제는 소수의 재벌총수들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서 독단적으로 비민주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재벌들이 법을 지키지 않고공정한 경쟁을 파괴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현상을 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단국대 장원석(張原碩)교수는 ‘세계 주요국의 식량사정과 글로벌 농정’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글로벌농정 차원의 세계무역기구(WTO)협상에서 정부는비정부기구(NGO)를 정책 파트너로 삼아 참여의 폭을 넓히고 국제담당 농정공무원 순환보직제를 줄이는 한편 국제변호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교수는 또 21세기는 식량안보 논리가 군사력 중심의 안보논리보다 우선할 것이라고 지적한 뒤 “향후 동북아 농업협력의 핵심은 역내 내실있는지역공동체를 수립,교류·협력 증진을 통해 식량수급 구조를 안정시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 - 교육·학술분과 지식과 정보가 경제·사회적 자산이 되는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 대비하기위해서는 교육과 대학 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같이했다. ‘대학 개혁과 두뇌한국 21(BK21)사업’을 발표한 오세정(吳世正)서울대 교수는 “BK21사업에 대한 찬반논쟁에 휩쓸리기 전에 한발 물러서서 전체적으로 조명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교수는 “대학 서열화와 양적 팽창,재정 지원의 불균형 등을 지양하지 않는다면 BK21의 성공은 불확실할 것”이라면서 “공정한 경쟁을 이끌어내기 위해 교수업적 평가 강화,연구인력에 대한 투자가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고려대 김우창(金禹昌)교수는 ‘자유와 인문과학’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규제와 제한이 아닌 ‘자율’이라는 원리가 교육과 대학 개혁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개혁은 오히려 학문을 행정에 구속시키고 창의성과다양성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예로 ‘교수평가제도’와 ‘BK21’을 꼽았다.관 주도로 이루어지는 교육은 앞으로 다가오는 지식정보사회 속에서 명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의미다. 김교수는 “학문을 하나의 ‘생존전략’으로 보는 편협한 시각은 미래 지식정보사회에 역행하는 일”이라면서 “단기적인 이점만 생각하며 학문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자율대학·자율학문을 위한 거시적 안목을 쌓아야 한다”고덧붙였다. 고병헌(高炳憲)성공회대 교수는 교육제도 개혁의 핵심요소로 ‘인간 중심의 가치와 철학의 정립’을 내세웠다.고교수는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새로운 삶의 철학을 위하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교육개혁의 문제는 대학입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같은 ‘새로운 제도 만들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인간공동체 속에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고교수는 제도개혁을 통한 교육개혁은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역사적 교훈이라며 “오히려 아이들이 학교가 존재하는 진정한 이유를 깨달을 수 있도록 ‘남을 위한 앎’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교육해야한다”고 역설했다. -통일분과 전문가들은 남북교류 증진을 위해서는 대북 포용정책의 국민적 공감대속에대북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인적·물적 교류협력을 통한 사실상의 통일은 힘의 균형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세종연구소 이종석(李鍾奭)연구위원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대북 포용정책’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포용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위원은 “포용정책은 이제 정착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 시점에서 중요한 과제는 국내의 합의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북한을 상대로 한 대북정책보다 시민사회를 상대로 한 대북정책의 공감대와 지지기반 확산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이위원은 이어 “모든 세력의공동 결실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일반화될 수 있다면 포용정책은 보다 강력하게 추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선(李榮善)연세대교수는 남북간 경제협력 증가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북한의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남한의 투자가 필요충분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교수는 ‘북한의 빈곤함정 탈출방안으로서의 남북경협’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북한은 현재 빈곤탈출에 필요한 두 가지 문제 가운데 유동성의 문제는금강산 관광사업을 통해서,자본확충은 남한기업의 공단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풀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에 덧붙여 “남한의 투자만으로 북한을 지속성장 경로로 이동시키는 것은 용이하지 않지만 다른 나라의 투자를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경제회생에 필수적”이라며 남한의 대북투자 중요성을 설명했다. 황병덕(黃炳悳)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독일통일이 한반도 통일에 주는 시사점’이라는 발표를 통해 “분단국가의 인적·물적 교류협력을 추구하는 사실상의 통일은 최소한 교류협력을 통해 어느 일국이 흡수통일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즉 국제적 동맹관계 구축을 통한 세력균형 등 힘의 균형상태가 구축돼야 사실상의 통일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또 황위원은 “대북정책은 교류협력 위주의 접근을 통해 북한의 체제변화를 유도하기보다는 북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발전을 통한 변화’전략을 구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학술회의 이모저모 통일·교육학술·경제·언론정보 분과 학술대회에는 모두 400여명이 참석,성황을 이뤘다.발표자와 토론자들은 물론 방청석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기돼 열기를 더했다. ■한완상(韓完相)전통일부총리 사회로 열린 통일분과 학술회의에서는 대북포용정책과 경협,독일 통일의 의미 등을 놓고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관심의 초점은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발표한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대북포용정책’.토론자로 나선 김근식(金根植)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이위원의 포용정책 설명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대북정책의 보다 명확한 개념 정의가 아쉽다”고 문제제기를 했다.그는 “대북포용정책은 평화·화해·협력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면서 “대북포용정책이통일정책으로 잘못 알려진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북포용정책은 ‘통일정책’이 아니라 통일로 가기 위한 ‘대북정책’이라는 설명이다.그는 “역대 모든 정권들은 통일 정책만 있었지 대북정책은 없었다”면서 “통일정책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지니고 있는 김대중(金大中)정부가 통일정책 없이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펴고 있는 것은 주목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한전부총리는 이에 대해 “6년전 이러한 주제의 학술대회가 있었으면 남북관계는 참으로 많이 진전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피력한 뒤 “상황의 이중성과 정책의 이중성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일관된 정책은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 ■교육·학술분과 회의에서는 교육·대학의 개혁이 절실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또 두뇌한국21(BK21) 사업이 논쟁의 대상이 됐다. 강치원(姜治遠)강원대 교수는 주제발표자인 오세정 서울대 교수가 ‘고급연구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BK21 사업에 대해 일부 교수들이 반대를 하고있다’고 말한 데 대해 “일부가 아닌 대다수의 교수”라고 반박했다.이어“BK21사업은 오히려 현 교육계가 타파해야 할 서울대주의·사교육주의 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제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방청객은 “국민이 학교 교육에 대해 느끼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거리와는 거리가 먼 얘기들로 가득하다”며 불만의목소리를 내기도 했다.한 방청객은 “일방적인 발표와 시대에 뒤떨어진 토론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현실적인 대안을 듣기 위해 온것인지 교수들의 논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온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 [대한광장] 새미골의 여자 陶工

    경상남도 하동읍 진교면 백연리 사기마을에 갑년(甲年)의 문턱을 서성이는한 여자 도공이 있다. 산죽으로 지붕을 인 꺼질 듯한 초가와 집 둘레를 에워싼 대숲의 사각거리는 바람소리를 자연의 소리로 귀기울이면서 너구리 장작가마 앞에서 불을 지피는 여인.희끗희끗한 백발의 머리카락을 흙묻은 손으로 쓸어올리며 청량한 하늘과 금싸라기로 빛나는 밤하늘의 별 기운을 온 몸으로 받으면서,갈갈 논개구리 울음소리,늦매미 울음소리,호박잎 쌈에 풋고추도 껄죽한 찐된장 얹어한 입 가득 물기도 하면서 가마에 불을 지피고 있다. 그녀가 바로 조선시대 서민들의 밥그릇인 막사발에 전생을 건 장금정(張今貞)여사이다.일명 새미골(井戶)인 벽지의 사기마을에 그녀가 파묻힌 햇수는어언 25년.막사발의 질박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에 만취해서다. 반상(班常)의 차별이 지대한 조선적 천민집 정짓간 대살강 위에 막굴리듯얹혀져서 밥그릇 국그릇으로 쓰여지다 이 빠지면 개밥그릇이 되다가 울밑에던져져 걸뱅이들의 동냥그릇도 되던 막사발,투박하고 그지없이 소박한 그 그릇에 그녀의 혼을 앗기고 말았다.나머지 인생을 걸고 400년전의 그 그릇을재현하고 싶었다.이유는 또 있었다.조선의 막사발이 일본에서 ‘이도다완(井戶茶碗)’이란 이름으로 국보가 되어있음에 비해 국내에서는 거의 방치되고있었기에 원조인 조선에서 400년전 그 그릇의 맥을 이어놓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는 남편 사망후에 혼자 키우던 자녀 둘을 이모집에 맡기고 전 재산을처분하여 ‘이도다완’의 원산지인 하동 새미골(샘골·임란때 이곳에서 붙들려간 도공들이 만든 그릇이라 하여 이도다완이라 함)로 내려가 가마가 묻혔던 땅을 사들였다.매화나무 대나무로 꽉 차있는 옛 가마터에는 깨어진 막사발 파편이 여기저기 무더기로 박혀있고,거두는 이 없는 이름모를 도공의 무덤도 몇 구 있었다. 이어 그녀는 일본으로 건너가 새미골 도공의 후예가 산다는 ‘하기시’에서 2년여 도예공부를 하다가 새미골로 다시 돌아와 광기들린 여인처럼 온몸으로 흙을 빚으며 가마에 매달렸다.주변의 사람들이 조소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힐끔거렸다. 예부터 이 나라는 여자가도공이 되는 것을 금기사항으로 정해놓고 있었다. 여자가 가마에 불을 지피면 부정을 타서 그릇이 제대로 구워지지 않는다는편견 따위에 그녀는 관심조차 없었다.오로지 스스로를 막사발의 본질인 겸허하고 질박하고 순수한 성정으로,또한 천연의 자연인으로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동화시키려고만 노력했다.흙의 심성인 순수한 도공의 성향으로 돌아가려끊임없이 자신을 단근질하며 비워냈다.도예는 불과 흙과 유약을 다스리는 기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음을,도공의 투명한 혼이 그릇에 살아 있어야 하고흙과 장작의 숨결이 고루 스며들어야 함을 알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막사발이 만들어졌다.조선시대 막사발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다는평이 쏟아졌다.그녀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그냥 그렇게 눈물이 쏟아졌다.이후,그녀는 겸허한 자연인 도공의 심성을 잃지 않으면서 주변의 간절한 권유로 두 번의 막사발 전시회를 새미골 그 가마터에서 가졌다. 자지러질듯 젊은 과수댁의 열정을 막사발에 쏟아 반생을 지낸 흙을 닮은 여인,여자가 가마 앞에 앉으면 부정을 탄다는 1,000년전 금기를 과감히 깨뜨리고 조선조 옛 도공이 되어 지금도 가마앞에서 불을 지피는 여인,그 여자 도공의 처절한 인내와 성취의 삶을 최근 ‘막사발’이란 제목으로 어느 작가가펴냈다. 도예의 극치로 손꼽히는 고려청자나 이조백자가 아닌, 서민 천민의 혼이 배인 막사발에 넋을 얹어 전생을 투신하고 있는 자연인 여자도공. 세상인심이 하도 얄팍하여 조석변절이 죽끓듯 성하고 첨단의 도시화 세련됨에 목숨을 걸 듯 하는 인종도 많은 세상에.뿐인가,어설픈 작품 한 점 만들어놓고 자기 선전에 혈안이 되는 세태에 경상도 벽지 새미골 여자도공의 삶이유독 선하면서 질박하고 강인한 고향의 정으로,장이의 참모습으로 가슴에 닿아옴은 필자만의 느낌일지 새삼 떠올려 보았다. [金芝娟 작가]
  • 조요한 숭실대교수 ‘한국미의 조명’서 새로운 접근

    한국미(美)의 본질은 무엇인가.한민족의 문화유산에는 어떤 아름다움이 깃들여 있을까.중국 및 일본의 것과 어떻게 그렇게 다를 수 있을까. 미학자인 조요한 숭실대 명예교수가 쓴 ‘한국미의 조명’(열화당 펴냄)은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이에 대한 답을 내리고 있다. 책은 한국예술에 담겨진 미적 특성을 ‘비균제성(非均齊性),즉 틀이 없는자유스러움으로 보는 미학자 고유섭씨의 견해와 자기(我)를 버리는 ‘자연순응성’으로 파악한 고고학자 김원용씨의 주장을 따른다. 그러면 우리의 이런 성질은 언제,어디에서 부터 유래됐을까.저자는 동북아시아에서 살던 선조들이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면서 무교신앙(巫敎信仰)을 체질화했고,이것이 우리의 정신과 육체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에 대한 근거로 가락과 그림,정원,민속탈 등 우리 문화유산에 실린특징을 제시한다. 느린가락과 빠른가락을 절묘하게 연결해 해학성을 한껏 높임으로써 신들린듯한 경지를 보여주는 판소리와 가야금 산조는 ‘동면하는 곰의 조용함과 호랑이의 사나움’을 함께보여준다는 것이다.그는 바로 이것이 ‘한국인의 감성’이라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한국의 정원은 자연친화미의 극치를 보여 준다.중국은 베이징왕궁정원과 같이 규모만 크고 자연미가 없으며,일본은 울타리안의 동산 정도로 아기자기하지만 한국의 정원은 정원 안팎의 자연 그대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아울러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빨래터’와 수원 팔달서원의 ‘담배 피우는 호랑이’ 벽화에서는 익살스런 ‘끼’가 넘친다고 말한다. 아울러 한민족의 미소는 독특한 온화함을 전해준다고 말한다.통일신라시대의 ‘소면와당’(笑面瓦當)은 미소띤 두 빰이 잔뜩 부푼 채 눈가에 주름이잡혀 있는 모습으로 보는 사람이 절로 미소짓게 된다.서민들의 탈놀이에도자연미는 어김없이 가미돼 있다.하회별신굿의 탈 등 한국의 탈은 장난스러운 표정 속에 자연을 담고 있다고 풀이한다. 저자는 한국 전통예술의 이같은 미는 중국의 영향을 받았으나 점차 다른 ‘대립적 변이들’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예컨대 불교조각 기술은 5세기 초에 중국에서 들어왔으나 6세기부터는 한국적 조형이 이뤄지기 시작해 7,8세기에 이르면 ‘숙성의 경지’에 도달한다.석굴암의 38개 석조상은 이같은 한국 조형미의 결정체라고 밝힌다. 저자는 자연순응의 인생관과 무속신앙으로 헤쳐 나온 지혜가 밑에 깔려 있는 한국예술 정신을 미학적으로 어떻게 고찰하고 그것의 미학적 범주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한다.값 2만원. 정기홍기자 hong@
  • 與 연일 중앙일보‘혼쭐내기’

    국민회의가 연일 중앙일보를 ‘맹폭(猛爆)’하고 있다.보도태도의 지적에이어 ‘지면 사유화(私有化)’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공당(公黨)의 품위를 잃지 않고 그때그때 적절한 공격의 강도를 유지하면서 논리적으로 대응하자는 쪽이 주류다.‘탈세 사주’에 대한 구속 찬성이 8대 2 정도로 우세하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자신 있다는 분위기다. ‘중앙사태’와 관련,여권은 14일 대변인별,개인별 맞대응을 자제하고 당차원에서 ‘통일된 당론’으로 맞서기로 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향후 일괄적인 법적 대응을 고려할 것임도 시사했다. 중앙일보가 지면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공격’은 이날도 터졌다.한 당직자는 “중앙일보를 보면 마치 사주(洪錫炫사장)의 탈세비리를 비호하는 데 모든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같다”면서 “이는 독자의 신문이 아닌 사주의신문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도 “신문은 역사의 기록인데 ‘편협지면’은 ‘정도(正道)언론’으로 거듭날 때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충고’를 곁들였다. 이에 앞서 국민회의는 13일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의 논평을 앞세워 ‘지면의 사유화’를 문제삼았다. 내부 토론을 거쳐 나온 이 논평에서 김 부대변인은 “홍 사장 구속 후 중앙일보는 ‘인사’를 협상해오면서 한편으로 지면을 무기로 정부 여당 관계자들에게 조직적인 협박을 전개했다”며 중앙일보측의 ‘도덕성’을 건드렸다. 공개한 협박내용 가운데는 ‘5적,7적을 거론하며 나중에 어떻게 살려고 하느냐,총선에 나오면 가만두지 않겠다’ ‘이 정권 끝나면 칼 맞을 줄 알아라’는 협박이 있어왔다는 것이다. 김 부대변인은 “정부의 정당한 법 집행에 보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면을사용한 것은 신문을 사주의 사유물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난했다.그러면서“독립언론으로 거듭나려면 지면부터 독자에게 돌리라”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의 논평에 대해 중앙일보측은 “김한길 청와대정책기획수석의탈법주택 소유 의혹 보도가 나가자 본질을 흐리려 반격을 하는 것”이라고주장했다. 유민기자 rm0609@
  • 언론개혁시민연대‘신문사주 비리와 소유구조 개혁’토론회

    최근 ‘중앙일보 사태’로 신문사의 소유구조 개선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진 가운데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연·상임대표 김중배)는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신문사주 비리와 소유구조 개혁’을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갖고 관련된 문제를 집중토론했다.이날 광운대 주동황 교수와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인 김영호 언개연 정기간행물법 특별위원장이 ‘중앙일보 사태의 본질’,‘신문사주 비리와 소유구조 개혁’을 각각 발표했으며 이어 신문사노조위원장들과 언론관련단체 관계자,언론학 교수 등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첫 발제자로 나선 주 교수는 “중앙일보 사태는 사주의 비리가 밝혀져 사법처리되자 중앙일보가 강력대응함으로써 사주의 언론지배구조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홍사장의 구속은 무엇보다도 ‘언론’이라는성역을 허물었고,따라서 시민단체와 여론조사의 지지를 받았다”면서 “연일 ‘언론탄압’을 외치는 중앙일보의 보도태도는 반성하는 태도없이 지면을사유화해 설득력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앙일보가 당시에는 굴복했다가 지금에 와서 정권의 언론탄압을 밝히는 것도 독자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면서 “특히 홍사장 탈세비리와 ‘부당한 언론간섭’은 별개라는 양비론은 중앙일보의 사주비호를 간과하는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중앙일보의 신문지면 뿐 아니라 소속 언론인들의 대응은 사주의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된 언론사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드러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언론사주가 편집권에 간섭하지 않도록 경영과 편집을 분리시키는 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호 특별위원장은 “최근 일부 신문사 사주들의 각종 불법·탈법행위가잇달아 터져 언론의 신뢰성이 위기를 맞았다”면서 “중앙일보가 사주의 구속에 대해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1인 체제의 소유구조에서 사주가편집권에 얼마나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지를 확인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조선,중앙,동아,한국일보 등 4개 족벌신문이 신문시장의 70% 이상을 독점하면서 신문사주들의 가치관이 여론을 지배해왔다”면서“족벌신문의 독점적 소유형태에서는 자본과 편집의 분리가 불가능해 사주가 편집권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재벌,족벌신문은 차입경영과 무모한 사업확장 등 재벌이익을극대화해왔고 그결과 IMF를 초래하는데 일조했다”고 강조하면서 “편집권의 독립을 통해 공정보도를 실현하려면 사주 및 그 관계인에게 집중돼있는 지분한도를 낯춰 소유분산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특위장은 “몇몇 신문사가 여론을 주도하는 현 언론체제에서는 진정한여론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적 지지와 법제화를 통한 정부의 타율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언개연이 재벌의 소유지배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간법 개정을 입법청원한 것과 지난 6월 신문개혁위원회를 제안한 것 등 언론개혁을 외치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한국일보 신학림 노조위원장은 “언론사주의 비리는중앙일보뿐 아니라 족벌신문 모두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정부는 언론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불공정경쟁 등 기업으로서 언론사가 잘못하고 있는 문제들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민주언론시민연합 임상택 사무총장은 “언론사도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시민단체들은 재벌언론의 잘못을끊임없이 지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성공회대 김서중 교수는 “중앙일보 사태를 계기로 재벌언론의 소유구조를 제도적으로 바꿔나가는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기자 80% 洪씨 구속“잘했다”/기자협회,전국기자 여론조사

    기자 10명 중 8명은 중앙일보 홍석현(洪錫炫)사장 구속은 잘한 일이며 중앙일보가 사주 중심의 언론사 구조때문에 적절치 못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자협회와 한길리서치가 공동으로 지난 7∼8일 이틀 동안 전국 250명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화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결과를 보면 홍 사장 구속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0.1%가 ‘잘한 일’이라고 답했으며 84.1%가 홍 사장 구속에 대한 중앙일보의 대응태도가 ‘적절치 못했다’고 응답했다.이유로는 87.9%가 ‘사주 중심의 언론사 구조’를 꼽았다. 그러나 홍 사장 구속의 본질에 대해서는 ‘순수한 법집행’ 33.7%,‘언론길들이기’ 26.6%,‘언론개혁’ 24.3%로 비슷했다. ‘홍 사장 구속이 언론발전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53.9%가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그러나 54.2%가 홍 사장 구속 이후에도 한국 언론의 질적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홍 사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0.3%가 소유권을 넘기고 경영에서손을 떼야한다고 답했다. 언론개혁의 걸림돌을 묻는 질문에는 신문사 사주 74.9%,정부 8.3%,신문사간부 4.9%,일반기자 3.3% 순이었다. 한편 ‘김대중 정부가 중앙일보나 그밖의 언론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62.3%가 ‘그렇다’고 답했다.‘앞으로도 정부의 간섭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가 59.5%로‘그렇지 않다’ 27.9%보다 높았다. 또 ‘다른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홍 사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엄정하게 처리할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53.3%가 부정적이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기고] 국채보상운동의 세계화 실험

    금세기초에 일어난 국채보상운동을 현대화 세계화하는 형태로 21세기 신국제금융질서 형성을 위한 세계시민사회의 논의에 참여하고 주도권을 잡을 수있을 것인가.그것을 실험하는 ‘대구라운드 글로벌 포럼’이 금세기말(10월6∼8일) 대구에서 열렸다. 주지하는 바와같이,국채보상운동은 1907년 대구에서 일어나 당시의 대한매일신보에 의하여 주도되면서 전국민적 운동으로 확대되었다.그런데 국채보상운동에서 주목되는 것은 주빌리(Jubilee)2000운동이 부채탕감을 요구하는 운동인데 비하여 외채를 갚겠다는 운동이며 그것도 직접 채무자도 아닌 일반시민들이 갚겠다고 나선 것이다.그나마 갚을 돈이 없으니,금반지나 금비녀도 모으고 술담배를 끊어서라도 갚을 돈을 모으겠다는 운동이다.돈을 빌렸으면 갚는 것이 옳고,탕감이 일반화되면 빌려주는 사람도 없게되고 갚으려는 사람도 없게되어 꼭 필요한 외채를 빌릴 경우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지게 된다. 따라서 국채보상운동은 채무자 모럴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채보상운동은 당시 채권자 일본의폭력과 교란에 의하여 실패로끝나고 말았다.당시 일본측은 국채보상운동의 구심적 인물인 대한매일신보주필 양기탁선생을 국채보상금 횡령혐의로 구속하고,결국 대한매일신보의 폐간에까지 이르게 된다.여기에서 채권자의 횡포,혹은 모럴·헤저드의 문제의중요성을 재발견하게 되고 요즘 등장하고 있는 ‘범죄적 외채(Criminal debt)’혹은 ‘저주스런 외채(Oudios debt)’라는 개념과 만나게 된다.그리하여채권자의 반성 혹은 모럴·헤저드의 극복을 요구할 수 있게된다. 결국 국채보상운동의 역사적 교훈은 채무자와 채권자의 상호 모럴·헤저드의 극복 쌍방통행적 개혁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투기자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자본자유화를 요구하는 선진국과 자본자유화의 부작용을 떠맡고 마는 자본시장개방국(Emerging market)’이 상방통행적 금융질서와 그것을 보증하는 국제금융기구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지금의 국제외채질서가 채권국 일방통행적이고,금융자본질서 또한 선진국 특히 미국금융자본의 일방통행적이고,IMF를 비롯한 국제금융기구가 미국을 비롯한 G7의 일방통행적이라면,국채보상운동의 역사적 교훈을 오늘날의 세계경제속에 되살리는방향은,채권국과 채무국의 쌍방통행적 외채질서,자본수출과 자본시장 개방국의 쌍방통행적인 자본자유화질서 혹은 투기자본의 쌍방통행적 규제,그리고 IMF의 민주적 개혁이 될 것이다.우리가 G7회의에서의 극빈국 외채 710억달러탕감조처나 최근 클린턴 대통령의 미국 극빈국 채권의 탕감조처에 대하여 비판적인 것은 그것이 채권국의 채무국에 대한 반성적 조처가 아니라 시혜적조처로 행해지고 있고 그대가로 채무국의 가일층 시장개방을 요구하고 있기때문이다. 국채보상운동은 양반특권층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민주도로 이루어졌다.최초의 주창자 서상돈역시 경상도의 장사꾼출신이고,서울에서의 최초 헌금자박승직역시 서울의 포목전 상인이었으며 각지의 기생들이나 상공인들이 앞장섰다.그런 점에서 한국 최초의 시민운동이다.우리는 이 운동에 앞장섰던 서상돈의 이름을 딴 ‘서상돈상’을 제정하여 제1회로 과거 대한매일신보의 주필 고 양기탁선생과 미국의 J.바그와티교수께 수여하였다.양기탁선생께 수여함으로써 국채보상금 횡령사건과 같은 말도 안되는 사건으로부터 국채보상운동의 순수성을 다시 확인하면서 채권국에 대하여 모럴·헤저드의 극복을 촉구하는 상징성을 확보하였다.아울러 J.바그와티교수께 수여함으로써 자본자유화는 무역자유화와는 달리 위험하며 일반 시민들이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사회가 자본의 세계화에 대한 적절한 관리자가 되어야한다는 사실과 연결시킬 수 있었다. 이번의 대구 라운드에서는 ‘대구라운드 글로벌 네트워크’의 창설을 합의하였다.여기에는 이번 회의에 참가한 ATTAC,Juvbillee 2000,WEED Focus on Global South 등의 백여개의 시민사회단체의 대표가 참여하기로 하였고,J.바그와티교수 등도 참여를 약속했다.이육사의 싯귀처럼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고 하겠다.새로운 브레튼 우즈체제가 형성될 때까지는 아직 길은 험하고 멀 것이다.그러나 가볼만한 길의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김영호 경북대교수 '대구라운드' 한국위원회위원장
  • [리뷰] 한국 초연 오페라 ‘파우스트’

    예술의 전당이 만든 베를리오즈 오페라 ‘파우스트’의 한국초연이 지난 10일 막을 내렸다.4차례 무대에 오르는 동안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일치했던 것 같다.주역급 가수와 오케스트라,무대장치는 합격,연출은 노력상,합창과 무용,조명 등은 불합격이라는 것이다.일부 분야에는 가슴아플 정도의 낮은 평가도 있었다. 6일 공연에서도 이같은 평가가 크게 달라져야 할 이유는 없었다.오히려 무대와의 의사소통이 단절된 가운데 지나치게 유려하기만 했던 지휘자 장 이브오송스의 문제도 있는 듯 했다. 사실 ‘파우스트’에 대한 앞서의 평가는 이미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예상됐던 것이었다.프랑스인 지휘자 오송스와 독일인 무대감독 하랄트 B.토르는 ‘파우스트’의 검증된 경력자들이다.주역가수들 역시 검증을 거쳐 발탁했다. 이들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머지 분야는 어떤가.합창과 무용,조명 등 순수 ‘국내산’으로 충당한 분야는 모두 혹평을 들어야 했다.우연의 일치일까.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공연예술쪽에서체계적으로 가르치지도 않은 것을 해내라는 요구는 무리다.오케스트라라면 이번에 코리안 심포니가 보여주었듯 맹연습으로 조금 나은 소리를 들려줄 수도 있다지만,오페라 연기를 배우지 않은 합창단에게 한두달의 연습으로 완벽한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우스운 일이다.그것은 무용단도 마찬가지다.게다가 조명은 벌써부터 심각한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지 않은가. 이번 공연에 대한 세간의 평은 연출자인 문호근이 어느 정도는 의도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한국 공연예술계의 생생한 현주소를 보여주고,보완방향을제시하고 싶었던 것이었다고 믿고 싶다.따라서 이번에 참여한 사람들 개개인에게 실력이 없느니,연습이 부족했느니 하고 말하는 것은 사실이 그렇다고해도 본질을 제대로 파악한 평가라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대신 초연을 지켜본 사람들,특히 공연예술계 인사들이라면 각자가 앞으로의한국 오페라,나아가 한국의 공연예술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런 점에서 이번 공연은 한국 음악계,나아가 한국 공연예술계에던져준 분명한 메시지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동철기자 dcsuh@
  • 가을 독서가에 서구철학 선풍

    가을을 맞아 독서가에 ‘철학’붐이 일고 있다.현대 서구철학자의 대작들이 속속 선을 보이면서 고급독자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이다.이는 20세기말의 혼란과 방황 속에서 사상의 새로운 좌표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서적은 이정우 전 서강대교수가 옮긴 질 들뢰즈(1925∼1995)의 ‘의미의 논리’(한길사 펴냄,2만5,000원).들뢰즈는 ‘금세기 최대의 형이상학자’‘현대의 위대한 스콜라철학자’ 등의 찬사를 받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후기구조주의 철학자이다. 들뢰즈 철학을 한마디로 압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다만 ‘순간적으로 생성되는 사건은 물리적으로는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지만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데서 들뢰즈의 철학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들뢰즈의 철학이 요즘 한국지식인 사회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80년대 마르크스,90년대 푸코에 이은 대안으로 들뢰즈 읽기 열풍이 한창인 것이다.들뢰즈의 저술은 이번 ‘의미의 논리’발간으로 대부분 국내에 번역됐다.지금까지 ‘반오이디푸스’ ‘감각의 논리’ ‘칸트의 비판철학’ ‘프루스트와 기호들’ ‘니체와 철학’ ‘스피노자의 철학’ ‘베르그송주의’ ‘영화’ ‘소수집단의 문학을 위하여’ ‘들뢰즈의 푸코’ 등이 나왔다.이정우 전교수는 들뢰즈 철학을 풀이한 ‘시뮬라크르(사건)의 시대’를 펴낸 바있다. 들뢰즈에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책이 있다.퀘틴 스키너의 사상사연구 방법론을 둘러싼 논쟁을 다룬 ‘의미와 콘텍스트’. 제임스 탈리 영국 맥길대 교수가 묶은 ‘의미와 콘텍스트’(유종선 울산대교수가 옮김,아르케 펴냄,2만5,000원)는 ‘사상사란 무엇인가,사상사는 어떤 방법론과 문체로 기술돼야 하는가’등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스키너는지난 78년 37세 때 케임브리지 대학의 정치학교수에 선임된 석학.그는 역사적 저술의 해석,이데올로기 형성과 변화,이데올로기와 정치행위의 관계 분석으로 분석틀을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서 비판자들은 사상사연구에 특별한 방법이 있을 수 없으며 스키너의 방법은 연구의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반박한다.이는 방법론에 관한 논쟁이 전무하다시피한 우리 지식사회에 큰 교훈을 준다.유교수는 “그들의 논쟁은 우리가 얼마나 학문에 습관적으로 매달리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고 말한다. 이밖에 독일 철학자인 베르크마이스터가 쓴 ‘가치론의 역사적 조명’(최병환 대전대 교수 옮김,서광사 펴냄,2만6,000원)과 김상환 서울대 교수가 지은 ‘예술가를 위한 형이상학’(민음사 1만5,000원) 등도 지식에 관심있는 독자를 매료시킬 만하다. 박재범기자 jaebum@
  • [대한시론] 대법원장께 드리는 글

    대법원장님, 취임하신지 며칠 되지 않아 바쁘시리라 생각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 법을 강의하는 사람으로서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사법의 속성은 정치를 배제하는 것이라고 봅니다.사법은 합리성과 논리적설득력을 힘의 원천으로 한다는 점에서 ‘네편이냐 내편이냐’라는 동지와적의 관계를 속성으로 하는 정치를 본질적으로 피하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그렇지 않을 경우 사법의 ‘분쟁판단’은 설득력이 없어져 표류하게 될 겁니다.과거 이승만 정권의 진보당 사건,박정희 정권의 1971년 제1차 사법파동,유신과 판사 재임명 탈락,고문사건에 대한 소신없는 판결 등은 이를 여실히 말해줍니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선임된 법관만이 사법의 속성을 가장 잘 실현할수 있으며 바로 그것이 사법권 독립과 민주화의 핵심이라고 봅니다.사법권은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실현하는 국가권력이므로 이를 담당하는 대법원장·대법관 그리고 법관의 인사는 ‘국민’에게 공개되고 국민을 설득하여 국민적 힘을 얻어야 하며, 이러한 국민적 공론화야말로 초대 대법원장인가인(街人) 김병로 이래 반법치(反法治)에 맞선 대법원장이 드물었던 우리사법부의 정치적 독립과 권위확립의 첫 걸음이 됩니다. 법원 인사가 고시 기수,출신지역,유력자와의 친분 등을 주된 고려의 대상으로 하는 법원 내부의 관점이 아니라 법조인으로서의 법률적 식견,인간으로서의 세계관적 품격 등이 총체화되어 이루어질 때 판결은 법 원칙과 상식에 입각한 해석에 기초하고, 법 논리가 허용하는 한도에서의 사회 정향적 자세를유지할 수 있으며, 그때 법원은 정치의 법무참모에서 벗어나 국민의 사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대법관은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에 의하여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합니다.이때 대법관으로 지명된 사람은 국회의 동의에 ‘앞서’ 국민에 의해 검증받는 단계가 마련되어야 하고,그 방식으로 가장 적합한 것이 국회에서의인사청문회라 생각됩니다.국회의 인사동의권은 그 인물에 관하여 ‘알 권한’인 ‘청문회개최권’을 외연으로 하므로 법리상으로도 무리가 없습니다. 대법원의 새로운 밀레니엄의판을 구성하는 대법관이 내년까지 9명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21세기 사법의 형성을 대법원장께서는 국민이 함께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애쓰는 모습을 보았으면 합니다. 법관들이 정치권의 영향력에 휩쓸리는 주된 원인은 사법부의 수직적 구조를 가져오는 ‘관료법조제’에 있으며 이로 인한 법관의 관료화는 사법의 정치적 독립에 장애를 주고 있습니다.관료법조의 양대 기둥인 법관 직급제와 승진제를 점진적으로 폐지하여야 합니다.전관예우를 위시한 많은 사법비리가이같은 풍토와 직접 관련돼 있다 합니다.대륙식의 ‘법조직업주의’를 하루아침에 영미식 법조일원주의로 바꾸기 어렵고 비현실적이겠지만 관료법조제로 흐르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재야와 재조(在朝)간 인사교류의 활성화,평생 법관제 등을 이제는 실천하여야 21세기 사법이 요구하는 전문화된 법관도 양성할 수 있으며,‘판결하는자가 법관’이라는 상식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70년대 이후 몇 차례 사법부 독립의지를 표출한 ‘사법파동’이 있었지만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장 큰 원인은 대법원장이 ‘제몫’을 다해주지 못했기때문이라는 평입니다.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의 상징으로서 중요사건의 ‘외풍’을 막는 역할을 하려면, 대법원장 등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에 대한 고려를 취임한 그날부터 버려야 합니다.이제부터는 대통령이 주관하는 정치와 분명히 구별되는 사법을 책임지는 수장이기 때문입니다.법원의 예산이 전체 국가예산의 1%도 안되는 현실이어서 어렵기는 하겠지만 말입니다. 사법이 사회의 질서를 ‘개인적 정념’(pathos)에서가 아니라 ‘사회적 기풍’(ethos)에 입각하여 형성되도록 이끌어야 ‘유전무죄’식의 사법허무주의가 극복될 수 있습니다.법관으로 하여금 사법을 그와 같이 이끌 수 없게하는 제도와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것이 1995년 ‘서소문시대’의 대법원을 마감하고 이어진 ‘서초동’ 법조를 살찌우는 ‘최대법원장 시대’의 일이라 생각합니다. 姜 京 根 숭실대교수·헌법학
  • [특별시론] 중앙일보사태 언론개혁 계기로

    金三雄 주필 “신문사 사장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들춰진 많은 비리를 기자들이 앞장서 ‘언론탄압’이라는 미명아래 감춰주고 막으려 든다면 우리가 그렇게 오랫동안 바라던 진정한 언론의 독립은 커녕,신문지 제조업체 직원으로의 전락을 자초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포악한 정권에겐 비굴하고 온건한 정권 아래선 교활하다.과거 정권 아래선 능동적으로 나쁜 짓 하던 언론이 이제는 매사를 트집잡고 비판한다.” 앞의 말은 최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 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후 중앙일보가 연일 지면에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이 회사의 사진부오동명기자가‘중앙일보의 자기반성’을 촉구하는 대자보에서 밝힌 내용이고,뒤엣 말은 지난 봄 역시 같은 신문의 오홍근 논설위원(현 국정홍보처장)이자신의 칼럼게재를 거부한 신문사에 사표를 내고 나오면서 밝힌 말이다. 최근 중앙일보사태에 최초로 용기있는 소신을 밝힌 오기자는 ‘중앙일보의자기반성’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인 뒤 사표를 제출하고,오 논설위원도 사직하고서야 소신을 밝힐 수 있었다.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을 직분으로 하는신문사에서 사표를 쓰지 않고서는 소신을 말할 수 없는 경직된 구조에서 ‘언론자유’나‘언론탄압’운운은 얼마나 공허한가. 중앙일보는 홍사장 구속에 반발하면서 언론탄압을 내세우며 ‘대정부공격’에 지면을 도배질하고 있다. 이것은 중앙일보의 성숙하지 못한 태도다. 언론개혁의 정신에서나,구태에서 벗어나 거듭나기를 바라는 많은 독자의 바람에도 역행된다.그 이유와 개혁방향을 살펴보자. 첫째, 정부는 조세를 포탈한 홍사장의 개인 비리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국세청과 검찰조사에서 혐의가 드러나고 본인도 부분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진다.신문사사장이 아니라 누구라도 납세를 거부하거나 탈세한 사람은 응분의 처벌을 받는 것이 국법질서다.더구나홍사장의 경우 탈세액이 거액인데다 수법이 또한 교묘하다. 둘째, 홍사장은 중앙일보와 법적으로 관련이 없는 기업에서 거액의 세금을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고 그 스스로 수사과정의 공정성에 이의를 달지않았다. 중앙일보는 왜 개인 홍석현씨의 비리를 신문사의 비리인 것처럼스스로 옭아매려 하는지 모르겠다. 셋째,중앙일보는 홍사장 탈세사건과 관련하여 그의 사장직 퇴임은 물론 모든 경영진과 간부들을 정부가 원하는 대로 하겠으니 잘 봐달라고 요청했으나(정부는)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청와대대변인이 밝혔다.그렇다면 사장의 비리를 정부와 빅딜하겠다고 흥정하다가 여의치 않게되자‘언론탄압’이라 반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을 뿐 아니라언론의 정도가 아니다. 넷째,중앙일보는 15대 대선당시 자사 보도에 대한‘감정’으로 정부가 표적성 세무조사를 했다고 한다.당시 이 신문의 대선보도와 관련, 기자여론조사에서 92%가 불공정보도로 지적했으며 기자협회보는‘비이성적 행태’라 비판했다.이런 행태를 보인 신문이 그후 국민과 독자에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다섯째,정부의 언론탄압이 있었다면 그때그때 정정당당하게 공개할 것은 공개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할 것이지 오랫동안 묵혀두었다가 이것을 대정부 흥정이나 공격자료로 이용하는 것은 양식이 있는 언론사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언론의 생명은 투명성과 함께 사실보도가 아니겠는가. 여섯째,정부당국의 대언론 자세의 문제점이다.왜곡된 보도나 잘못된 비판에 대해 정공법을 쓸 것이지 변칙적인 방법이나 비굴한 모습으로 대처할 것이무엇인가.과거 정권에서는 ‘권언유착’으로 전화 한마디로‘빼거나 고치거나 키우거나 줄이는’일이 다반사였다지만 현정부에서는 그것이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그만큼 언론의 독립성이 강화된 측면과 함께 정부의 언론간섭이어려워진 환경이기도 하다.따라서 정부는 언론중재위,반론권,민형사 소송 등 정공법을 택해 정당하게 대처해야 한다. 일곱째,본질적으로 중앙일보사태는 족벌의 언론지배라는 구조적 모순에서잉태되었다.개인(족벌)이 주식 또는 지분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신문이라는공기업을 사유물처럼 지배,여론을 독과점하면서 정치권력화 한다.그리하여‘사장의 비리가 언론탄압’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역설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따라서 소유지분의 한계를 20%선에서 제한하는 정감법의 개정 등 제도적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모름지기 언론자유와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 필요할 때는 권력과 유착하고 언론의 본분에 충실해야 할 때는 반정부투쟁에 나서는 잘못된 행태는 언론의구조적 모순에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이번 중앙일보사태는언론개혁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kim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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