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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옷로비 실체 밝힐 핵심 부각-보고서 관련 3인 시나리오

    신동아건설 부회장 박시언(朴時彦)씨가 공개한 사직동팀 최종 보고서 중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의 구속 건의 부분을 누가,왜 빠뜨렸는지가 검찰수사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밝혀야만 박씨가 보고서를 공개한 이유는 물론,사직동팀이나 검찰이옷로비 의혹사건을 은폐·축소했는지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주선(朴柱宣)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건의 부분을 뺀 채 보고서를 김태정(金泰政) 전 법무부장관에게 넘겨줬을 가능성을 상정해 볼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옷로비 의혹사건의 본질은 최 회장측이구속을 모면하려고 로비를 했는지 여부였던 점을 감안하면,박 전 비서관으로서는 내사를 종결하면서 구속이 필요하다고 건의한 내용을 김 전 장관에게굳이 감출 이유가 없다. 김 전 장관이 건의 부분을 뺀 채 박씨에게 보고서를 건넸을 가능성도 희박하다.보고서가 완성돼 대통령에게 보고된 시점은 최 회장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던 지난 2월10일이고,최 회장은 다음날인 2월11일에 구속됐다. 따라서 김 전 장관이,최 회장이 구속된 이후인 2월말쯤 구속건의를 뺀 채 박씨에게 보고서를 건넬 이유는 없어 보인다. 결국 의혹은 박씨에게로 쏠린다.이는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형자(李馨子) 음모론’과도 맥을 같이한다.이씨는 옷로비가 실패하자 김 전 장관과박 전 비서관을 음해하기 위해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것이 음모론의 요지다. 당초 사직동팀이 내사를 시작한 것은 “연정희(延貞姬)씨가 라스포사에서 3,500만원짜리 밍크코트를 사고 앙드레김 의상실에서는 2,200만원 어치의 의류를 선물받았다”는 첩보가 접수되면서부터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연씨가 아닌 이씨가 라스포사에서 3,500만원짜리 밍크코트를 샀다.즉,밍크코트 구입자가 이씨이므로 그같은 유언비어가 시중에 나돌았으면 진원지는 이씨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씨는 정씨의 영장이 잇따라 기각되고 음모론에 설득력이 더해지자 상황을 뒤집기 위해 박씨를 통해 문건을 공개하게 됐을 것이라는 추론이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검찰이 구속 건의 부분이 빠진 경위를 밝히게 되면 옷로비 사건은실체를 드러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충식기자 chungsik@ *이형자씨 자매진술 어디까지 진실인가 신동아 그룹이 최순영(崔淳永)회장을 구명하기 위해 전방위 로비를 펼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최 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의 옷 로비 시도 의혹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그동안 이씨는 이 사건에 대해 “옷 로비 사건이 아니라 옷값 대납 요구 사건”이라며 자신이 로비를 한데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그러나 법원은 ‘이씨 자매에게 옷값 대납을 요구했다’며 정일순(鄭日順)씨에 대해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세차례나 기각하면서 ‘이씨 자매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이같은 판단은 당초 검찰 수사결과와도 일맥 상통한다. 정씨측 임태성(林泰盛)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한번도 검증되지 아니한 이형자 자매의 주장’이란 문건에서 옷값 대납 요구 일시와 관련,이씨가 사직동팀 조사에서는 지난해 12월20일이라고 했다가 올 5월24일 언론에 배포한문건에서는 12월19일,검찰 및 특검 조사에서는 12월18일로 진술하는 등 시기가 조금씩 앞당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검찰은 또 이씨의 동생 영기씨가 검찰 조사에서 옷값을 수천만원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그러나 특검에서는한 장(1억원)이라고 진술하고 자신의 2,500만원짜리 밍크코트 구입경위도 ‘자발적 구입’에서 ‘반강제적 구입’으로 바꿨음에 주목한다고 밝혔다.정씨측은 “법원이 두차례나 영장을 기각한 것은 대납 요구 일시 및 내용에 관한 이씨 자매 진술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라며 “특검팀에서 이씨 자매 주장만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반박했다.이씨측의 이같은 진술 번복은 최 회장의 구명을 위해 연정희(延貞姬)씨나 영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에게 로비를 하려 했던 정황과 맞물리면서 이번 사건을 이씨측의 자작극으로 보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강충식기자
  • [매체비평] 진실 덮는데 동조한‘옷 보도’

    지난 6월 2일 옷로비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수사 발표이후 국회청문회를 거쳐 특검을 통해 이제 서서히 옷로비사건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사직동에서 유출된 보고서로 인해 그동안 옷로비의혹사건이 축소,은폐,조작되었음이 드러났고 이제는 왜 축소,은폐하려했고 조작되었는지를 밝히는 일이 남았다.그리고 옷로비사건의 최종 실체와 누가 연루되었으며,무엇을 주고 받았는지를 남김없이 밝혀내어 옷로비의혹사건의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 이번 옷로비 의혹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는데는 동아일보의 추적보도가 결정적이었다.동아일보는 지난 6월 검찰의 수사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끈질기게배정숙씨의 주변 인물을 탐문조사하여 단순한 옷로비사건이 아니라 청와대와 검찰 등 권력핵심의 은폐,축소의혹이 짙은 권력형 비리사건임을 알게 됐고배정숙씨측이 ‘사직동팀조사보고서’와 ‘녹음테이프’등 물증을 가지고 있는 사실도 알아냈으며,10월말 특검팀에 모든 자료를 넘겨줘 특검팀이 문제의 사직동 문건과 테이프를 압수하도록 하였다. 임순혜 KNCC 언론모니터팀장 또 끈질긴 설득으로 ‘사직동팀 최종보고서’를 입수,11월 26일 특종보도를 해 부인으로 일관하던 박주선 비서관의 연루를 결정적으로 밝혀냈다.그동안 다른 신문들은 청와대 박주선 비서관의 문건유출 부인을 충실히 실어주었고,동아일보가 ‘사직동팀 최종보고서’를 보도하던 11월 26일,타 신문들은 특검팀의 두번째 정일순씨 영장청구 기각 사실을 보도하며 특검팀이 난관에 봉착하였음을 보도했다. 특히 대한매일신보는 이날 1면 톱으로 영장기각 사실을 보도하고 5면,‘벽에 부닥친 옷로비 특검수사’에서 “특검팀이 너무 촉박한 수사시간과 강박관념 때문에 무리한 수사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직면한 상태”라며 특검팀이 잘못 수사하고 있는 양 보도하였다. 옷로비의혹사건의 실체가 그동안 규명되지 못하고 몇 차례의 우여곡절을 거친 후 밝혀지기 시작한 것에 대한 책임을 언론도 벗어날 수는 없다.옷로비의혹사건의 보도에서 신문은 검찰 초동수사의 중요함을 간과하였으며,상업주의적인 태도로 일관하여 선정적이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보도로 연일 지면을 가득 채웠다.비본질적인 고관대작 부인들의 행태를 대서특필,흥미쫓기에 급급하였지 진실을 밝히려는 추적보도에는 인색하였다. 뿐만 아니라 옷로비 의혹사건 초기에도 최고권력층에 대한 로비가 시도되었음이 감지되었음에도 검찰총장과 연정희씨의 비호세력에 동조하였음은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해야 하는 언론 본연의 임무를 버리고 권력층의 눈치를 보는 여전한 권언유착이 존재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제 사건의 축소,은폐가 드러난 이상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는 배정숙씨에대한 사과보도나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보나 어느 신문도 그동안 배정숙씨가 당한 고초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짚어야 할 부분은 대통령이 로비를 인정하고 ‘실패한 로비’로 규정하는 발언을 한 이후 신문들이 ‘실패한 로비’로 규정하고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는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아직도 옷로비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이상 ‘실패한 로비’로 덮고 지나갈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진실을 밝혀 관련된 사람들을 엄중하게 문책,처벌하는데 기여하는 언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임순혜 KNCC 언론모니터팀장
  • 코스닥 ‘新3인방’“날 찍어줘요”

    오는 3,4,6일 동시에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한국통신하이텔과 한솔PCS,아시아나항공의 향후 주가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들 회사는 코스닥시장의 ‘신 3인방’으로 불리는 대형종목이다. 공모규모는 아시아나항공 3,750억원,한솔PCS 3,611억원,한국통신하이텔 1,960억원을 합쳐 9,321억원에 이른다.특히 이들 회사의 청약 시작일은 한국가스공사의 환불일과 맞물려 과연 환불자금이 어느 쪽으로 몰릴 지도 큰 관심거리다. 전문가들은 투자메리트가 가장 큰 회사는 하이텔,대형종목으로서의 안정성은 아시아나항공을 꼽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 기업분석실 온기선(溫基銑) 실장은 “이들 3사의 코스닥 등록후 적정주가는 기존 장외시장의 거래 가격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텔은 3개사중 등록후 적정주가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인터넷업체의 높은 성장성과 한국통신의 프리미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동원경제연구소와 교보증권은 하이텔의 등록후 적정주가를 각각 4만8,000원과 4만4,000원으로 제시했다.공모가격이 2만8,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70%가량 높은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될 것이란 예측이다.주간사인 LG와 대신증권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1,887원과 973원으로 분석해 본질가치를 1,338원으로 결정했다.그러나 한빛증권 기업금융팀 형남열(邢南烈) 팀장은 “주당 본질가치보다 공모가격이 20배이상 비싼 게 주가상승에 다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당 본질가치가 4,232원인 아시아나항공은 공모가가 7,500원으로 확정됐다.128개 기관투자가들이 참가한 수요예측에서 평균단가가 1만90원으로 산출됐으나 투자저변을 확대한다는 뜻에서 주당 7,500원으로 정했다.교보증권과 동원증권,SK증권은 코스닥 등록후 적정주가를 모두 9,000원으로 예측했다. 굿모닝증권 기업분석부 김동준(金東準) 연구위원은 적정주가가 상대적으로낮은데 대해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을 감당치 못하는데다 유일 비교대상인대한항공 주가가 탈세 여파로 ‘죽을 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K증권 투자분석팀 김기영(金基榮) 대리는 “코스닥시장에서 새로운 대형업체 출현에 따른 기대감으로 기관들의 매수세가 몰릴 경우 주가 상승여력은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공모가가 2만3,000원인 한솔PCS의 적정주가는 3만(동원증권)∼3만5,000원(교보증권)으로 평가됐다.증시 주도주인 정보통신 업체란 점이 덕을 보고있다. 박건승기자 ksp@
  • “안민터널 통행료 징수 부당”

    논란을 빚고 있는 안민터널 통행료 징수 여부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민주도정실현 경남도민연대는 30일 경남 창원시와 진해시를 잇는 안민터널통행차량에 대해 경남도가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안민터널통행료 징수권 부존재 확인소송’을 창원지법에 냈다. 도민연대는 소장에서 “관계법상 도는 공사 대행에 따른 시공 허가와 토지수용 등에 대해 권한을 대행할 수 있지만 통행료 징수라는 본질적인 권한은위임받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경남도가 시민들을 상대로 통행료를 징수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개통된 안민터널은 길이 1,818m 왕복 4차선 쌍굴로 현재는 2차선만 통행하고 있다.통행료는 대형 1,500원,소형 1,000원으로 하루 평균 1만4,500여대가 이용한다. 시민단체들은 지난 5월부터 경남도가 안민터널 통행료를 징수하자 도시계획도로에 설치된 터널 통행료 징수는 부당하다며 철회를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창원시와 진해시의 위임을 받아 공사를 대행했을 뿐아니라 관할 자치단체로부터 통행료징수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中, 첨단 방공체제 곧 실전배치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중국은 스텔스 전투기도 추적할 수 있는 첨단기술을 이용하는 획기적인 새 방공체제를 실전 배치할 단계에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가 28일 보도했다. 미국 정보 분석가들은 중국의 새 방공체제가 현재의 미국 군사기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말했다. 한 정보소식통은 미국의 공군력이 갑자기 취약해질 경우 타이완(臺灣) 방위가 위협받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 방공체제는 레이더를 이용해 항공기를 추적하고 있지만 레이더에서 내보내는 신호가 추적돼 전파방해를 받거나 파괴될 수 있다. 미국 관리들은 그러나 중국의 새 방공망 기술은 본질적으로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hay@
  • 실패한 신동아로비가 사건 본질/金대통령 ‘옷로비’ 성격 규정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정가를 뒤흔들고 있는 ‘옷로비’ 의혹사건의 본질에 대해 ‘정리’했다.신동아그룹이 유력 인사를 동원,정·관계 핵심 인사는 물론 김 대통령 내외까지를 상대로 집요한 로비를 펼쳤으나 결국 실패한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아세안+3’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지난 27일 여권 신당 지도부와 가진 조찬에서“옷로비사건은 신동아그룹측이 거대한 재력과 인맥을 동원,로비를 펼치려다 실패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이 과정에서 발생한 고위공직자 및 부인들의 ‘거짓말’ 행진과 청와대·수사기관의 사건 축소 여부는 끝까지 밝혀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이 이날 ‘노기’(怒氣)를 그대로 드러낸 것은 대통령에게 보고된문건이 사건 조사 대상자에게까지 흘러간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나한테 보고한 문건이 어떻게 조사 대상자에게 갈 수있느냐’며 여러차례 노기를 띤 채 대단히 실망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김대통령은 일부 인사들의 이런 행각 때문에 옷사건이 권력 전반이 부도덕해 나온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까워 했고,급기야 직접 나서 사건의 본질을 밝히기에 이른 것이다. 신동아의 ‘전방위’로비는 정·관계 주요 인사와 수사기관,금융감독위 등거의 모든 ‘권력기관’에 대해 이뤄졌다는 것이다.김대통령과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에게도 로비 시도가 있었다.김대통령은 “나에게도 무시못할 교계 지도자 등을 동원,면회 신청을 하고 선처를 부탁했지만 만나지도 않았다”면서 “집사람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접근하려 했으나 일체 차단했다”고말했다.김대통령 내외에게 접근했던 교계 지도자로는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회장과 가까운 K목사,사직동팀 초기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에 나오는 H장로 등인 것으로 추정된다.이와 관련,김중권(金重權)전 비서실장도 “지난1월 중순께 몇몇 목사님들이 나를 찾아와 최회장의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놓고 갔다”고 공개했다. 김대통령은 “검찰에도 온갖 공작을 펼쳤지만 검찰은 결국 신동아측(최순영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며 “명확한 것은 로비는 실패했고 돈을 주고 받은 것이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김대통령은 “신동아사건은 본질적으로과거정권이 저지른 잘못을 우리가 맡아 처리하는 것이고 대우나 재벌개혁도그렇다”면서 “한나라당이 집권 당시 모든 일을 망쳐놓았지만 우리는 지금공격을 받으면서 그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며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한 심경의 일단도 피력했다. 유민기자 rm0609@
  • 숨가쁜 물밑협상 성과는 아직?

    국회 정치개혁입법특위 활동시한 만료일(30일)이 다가오면서 특위의 연장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선거구제 등 주요 현안에서는 사실상 합의를 이룬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정치개혁 협상이 새해 예산안이나 ‘언론문건’국정조사 등 각종 현안과정치적으로 연계돼 있어 이들에 대한 처리결과도 주목된다. ●정개특위 특위는 여야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린 부분에서는 전혀 진전을이루지 못했다.70여개 항목에서 합의를 이끌어내긴 했지만 선거구제,의원정수 등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토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선거구제와 관련,여당은 계속 ‘중선거구제+권역별 정당명부제’를 주장하고 있다.한나라당은 ‘소선거구제에 현행 전국구제 유지’라는 기존 당론을굽히지 않고 있다.이때문에 선거구제와 관련된 ‘합동연설회 폐지’,‘옥외연설회 금지’ 등의 문제도 그대로 남아 있다.의원수 감축문제에서도 당초여야는 현행 299명에서 270명선으로 줄이기로 했지만 각자 당 내부에서 ‘정치개혁의 본질과 의원수 감축은 관련이 없다’는 반발이 생기면서 야당을중심으로 ‘감축 철회’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 정당법과 정치자금법에서는 지구당 폐지,정치자금 모금 및 배분방식 개선등에서 절충이 어려운 상태다. 국회관계법에서는 국회운영의 독자성과 중립성 보장을 위해 논의됐던 국회의장 당적 이탈문제나 인사청문회 대상 범위도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른 쟁점 새해 예산안 처리가 가장 큰 문제로 남아 있다.여당은 정부가제출한 총 92조9,2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이 이미 당정간 충분한 협의를 거친만큼 가능한 한 정부원안을 통과시킨다는 목표다.그러나 야당은 예결위 부별 심의와 계수조정 과정에서 5조3,660억원 정도를 순삭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정치개혁 입법문제 등을 예산안 심의와 연계할 움직임을보이고 있어 예산안의 정치현안 연계 여부에 따라 기한(12월2일) 내 처리문제가 판가름날 전망이다.상황에 따라서는 예산안 처리시기가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밖에 방송법과 주세법도 통과시켜야 한다.지난 26일 여야는 문광위 입법심사소위에서 방송위원회 구성비율을놓고 맞서다 충돌,야당이 예결위까지보이콧했다.소주세율과 관련,같은날 재경위에서는 정부·여당의 80% 인상안과 야당의 60% 인상안,75% 인상 절충안 등을 놓고 협의를 벌였으나 합의에실패,29일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전망 이처럼 각종 현안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긴 하지만 극적인 일괄 타결가능성도 없지 않다.문제의 핵심은 선거구제 등 몇가지로 좁혀져 있기 때문이다.주말 여야 총무회담 등 다각적인 물밑 협상을 통해 의견차를 더욱 좁힌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때문에 여야는 정개특위 시한을 5∼10일쯤 더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정치개혁입법 논의와 예산안 심사를 병행하다가 12월 초쯤 두 가지를한꺼번에 처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야가 ‘옷로비’의혹사건과 언론문건 국정조사 등을둘러싸고 대치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정기국회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지운 주현진기자 jj@
  • 여권 옷의혹“있는 그대로 밝혀 실패한 로비 입증”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6일 청와대 박주선(朴柱宣)법무비서관을 교체한것은 ‘옷로비’ 의혹사건에 대한 여권의 철저한 진상규명 의지를 다시한번내비친 조치다. ‘옷사건’에 대해 있는 그대로를 국민 앞에 밝히겠다는 ‘정면돌파’방식을택한 것이다. 여권의 이같은 처리방식은 ‘옷사건’이 고관부인들의 ‘단순스캔들’로 시작됐지만 사건 처리과정에서 국민적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자칫 ‘권력형 비리’ 의혹사건으로 오인될 수 있으므로 사실대로 알려 이를 차단하자는 것이다. 이번 옷사건의 본질은 ‘실패한 로비’라고 여권은 보고 있다.최순영(崔淳永) 신동아그룹회장의 ‘구명운동’이 실패로 돌아가 결국 최회장은 구속되었다. 이 과정에서 김태정(金泰政) 전 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 등 몇몇공직자 부인의 ‘공직자 부인답지 않은 고가옷 매입’행위가 있었고,이를 숨기려 ‘거짓말 행진’이 이어지다가 여론이 이처럼 악화된 것이다.정부 공식문건의 빈번한 유출도 사건을 확대시켰다. 이와 관련,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사건 당사자들이 호미로 막을 일들을 가래로 막는 바람에 일이 커졌다”며 아쉬워하면서 “사건 처리과정에서 다시는 의혹을 사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진실규명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김대통령이 사직동팀과 검찰의 조사 미흡을 질책하면서 박비서관을 사퇴시킨 것도 이제는 ‘진실’로써 국민들의 마음을 돌려놓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러한 의지는 25일 김대통령이 이미 예고한 대목이다.김대통령은 신당창당준비위 결성식 치사에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며 “모든 것을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천명했다.책임질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단호한 의지도 내비쳤다. 여권의 진실규명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 파문은 여권의 정국운영에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특검 수사와는 별도로 야당은 사직동팀의 수사축소의혹과 함께 옷사건 연루자들이 ‘보고서’의 유출로 위증을 공모했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정치공세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비서관의 사임을 시작으로 여권의 정국수습 해법이 단계적으로 가시화될것으로 예상된다.1차로는 특검팀의 수사결과가 중요하다.수사결과에 따라 사직동팀 및 검찰의 기존 수사가 어느 정도 문제가 있었는지 드러나고,그에 상응하는 조치들이 취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유민기자 rm0609@
  • ‘스타가수 붙잡기’방송사 혈투

    “저 애들,왜 저 방송에 나오는 거야” 방송국 가요프로그램 담당 PD가 자주 듣는 윗선으로부터의 질책이다. 가수들이 음반을 내기 위해 작업에 들어가면 고별무대가 되고 몇개월 뒤 음반을 들고 나오면 ‘컴백’으로 치부되는 가요판에서,그것도 앨범의 질과 내용에는 관계없이 100만장의 판매고로 직결되는 스타 가수를 모시기 위해 벌이는 PD들의 유치전은 눈물겨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특정 가수의 컴백 무대를 다른 방송사에 뺏겼다고 자신의 프로그램에 출연을 정지시키는 방송국의 속좁은 처사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가요 순위프로그램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S.E.S가 SBS ‘인기가요 20’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S.E.S가 MBC 음악캠프’를 통해 컴백무대를 가졌다는 이유로 당분간 방송에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SBS로부터 받았기 때문이다. 이 조치에 반발,S.E.S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대표 김경욱)는 한솥밥 식구인 H.O.T와 신화를 SBS 프로에서 철수시켜 이들 모습 역시 SBS에서 만날 수없다. 특정 기획사의 선전무대로 전락했다는 빈축을 사고 있는 MBC ‘로그인 H.O.T쇼’의 기획도 S.M측의 SOS를 받아들인 결과로 보는 시선이 대세를 이룬다. 물론 MBC 관계자들이 밝히듯 ‘방송과 가요의 접목지점’을 잘 아는 S.M의실질적 소유자 이수만씨의 ‘능력’을 평가하는 시선도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다른 방송사에 대한 감정 때문에 특정 기획사에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맡긴 것은 아니다”고 이같은 혐의를 부인하면서 “노래와 춤만을 보여주는 기존 쇼의 관행을 깨기 위해 10대 문화의 기수들로 하여금 직접 무대를 꾸미게 했다”며 순수한 뜻을 강조했다. 최근 MBC와 소원한 관계임을 부인하지 않는 조성모가 H.O.T를 잃은 SBS 가요프로에 자주 등장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SBS와 돈독한 관계를유지했던 핑클이 3집 컴백무대를 MBC로 선택해 소원했던 MBC와의 관계를 청산하기도 했다.방송가에선 가수 소속 기획사의 힘이 엄청나게 커졌음을 이번 사태의 본질로 해석한다.예전 같으면 힘없는 기획사가 머리를 숙이고 들어갔을 사안인데 방송사와 갈등을 빚을 만큼 파워집단화했다는 것이다. 기획사의 원군은 다름아닌 막강한 음반 구매력과 기획사의 간여없이 뮤지션을 자체 보호할 수 있는 엄청난 팬들이다.이들은 뮤지션에 대한 비평적 언급을 단칼에 이메일이란 수단을 통해 보복할 수 있어 기획사가 이들을 원군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와같은 방송사와 기획사간의 물고물리는 애증관계,그로 인한 프로그램 제작의 성숙하지 못한 자세는 앞으로도 자주 목격될 것이라는 진단이가능하다. 임병선기자 bsnim@
  • 한나라, 與신당에 맞불

    한나라당은 25일 오후 당사 10층 대강당에서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내년 총선에서의 ‘필승’을 다짐했다.이날 회의는 같은 시각창당준비위 발족식을 가진 여권 신당에 대한 맞불작전의 성격도 띠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최근 일어난 국정의 난맥상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총재는 “현재의 총체적 난국은 국가의 기본질서가 무너지고 국가운영의 기본틀이 잘못된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하고 “김 대통령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문제를 진솔하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그러면서 상생(相生)의 정치,정도(正道)의 정치,민생(民生)의 정치를 강조했다. 김 대통령이 전날 대화정치를 언급한 대목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포함,여당이 대화의지가 없었다는 것을 자아비판하는 것이라면 긍적적으로 평가하고 기대한다”며 여야 총재회담을 은근히 희망했다. 선거법 개정에 대해서도 미리 ‘쐐기’를 박았다.특히 “여당이 추진하고있는 중선거구제는 지역주의 타파는커녕 오히려 지역주의를 심화시키는 등부작용이 많아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그는 “만약 여권이 여야간 협상과 합의에 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선거법을 강행처리한다면 우리나라 정치는 실종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내년 총선은 3김 정치의 낡은 구도를 깨고 새로운 정치 시대를 여는계기가 되어야 한다”면서 “다음 시대의 수권정당으로서 명예와 자존심을가지고 16대 총선에 임하자”고 격려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도 논평에서 “‘다른 것은 잘 되고 있는데 정치만이문제’라는 김 대통령의 인식은 잘못”이라며 “정치만이 아니라 나라의 기본축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가세했다.이어 신당창당에 대해 “내용물은그대로인 채 포장만 요란하게 바꾸는 김 대통령의 습관화된 일회용 정당 만들기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회의에 참석한 소속 의원과 원외지구당 위원장들에게 100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1만弗 공작’ 수사 숨 고르기

    서경원 전 의원 밀입북사건의 명예훼손 부분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다.당시 주임검사였던 이상형(李相亨)경주지청장의 소환을 계기로 수사 지휘라인에 대한 조사로 확대될 것이란 당초 예상과는 달리수사의 추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 소환 쪽으로 기울고 있다. ■검찰은 24일 이 사건의 본질은 명예훼손임을 강조했다.사건의 성격상 이지청장에 대한 조사가 끝난 만큼 정 의원에 대한 조사가 순서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 사건은 서 전 의원의 밀입북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아니라 정 의원을 상대로 한 국민회의의 명예훼손 고발사건”이라면서 “따라서 정 의원의 부산 발언내용 중 직접 조작한 허위사실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정 의원이 지금까지 여러 건의 명예훼손 사건에 관련됐지만단 한번도 검찰의 소환에 응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며 출석 요구에 별다른 기대를 걸지 않는 듯했다. ■검찰이 당시 수사 지휘라인에 있었던 간부들의 소환에 신중한 입장을 거듭 피력하자 검찰 일각에서는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대두됐다.대검의 한 간부는 “당시 수사를 했던 현직 검사를 소환하면서 불거진 검찰 내 불만이 수사지휘 간부들의 소환으로까지 이어지면 또다시 검찰이 휘청거릴 것이라는 우려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검찰 내부의 이상기류가 소환에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참고인 자격인 당시 간부들이 검찰의 출두 통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적으로 소환할 방법이 없다는 현실적 어려움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도나오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새언론포럼 ‘언론인이 본 중앙일보 사태’ 토론회

    보광그룹에 대한 탈세조사 등으로 2개월여를 끌어온 ‘중앙일보사태’에 대해 기자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결론적으로 중앙일보와 타사 언론인들의 시각은 전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중앙일보측은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했고,타사 기자들은 중앙일보의 이같은 주장에 이견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새언론포럼(회장 최홍운 대한매일 부국장)이 지난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중앙일보사태 언론인은 어떻게 보고 있나’를 주제로 연 토론회는 중앙일보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한 첫 자리였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 날 토론에는 강기석 경향신문 편집부국장과 조현욱 중앙일보 언론장악음모분쇄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제자로, 한국연 CBS 춘천방송 본부장,신학림 코리아타임즈 차장,정일용 연합뉴스 차장,정운현 대한매일 차장 등 6명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강 부국장과 한 본부장은 “이번 사태는 현정권과 중앙일보간 불신에서 나온 산물이지만 언론장악을 본질로 보는데는 사실 관계가 분명치 않아 동의하기 힘들다”면서 “중앙일보측 ‘비대위’구성도 홍사장의 구속 직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진정한 언론자유 투쟁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차장도 “중앙일보는 홍사장의 이익과 회사이익을 구별하지 못했는지,안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97년 대선때의 편파보도에 대해 솔직히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그러나 “정부가 언론정책을 갖는 것은 당연하고 정책판단을 내릴수는 있지만 정부의 현 언론정책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운현 차장은 “중앙일보는 이번 사태를 언론탄압으로 몰아가지만 이는 엄연히 언론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 잡으려는데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중앙일보사태 과정에서 지난 대선의 편파보도와 중앙일보사태에 대응하는 중앙일보측의 자세를 지적하며 사표를 던진 오동명기자의 행동의 의미를 되새겨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조 위원장은 “보광에 대한 세무조사는 통상적인 특별세무조사와는 달리 순수성을 잃은 것”이라며 “이는 정부의 인사외압 등에 대한 중앙일보의 반발과 정부측의 비판기사에 대한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등 시종일관 자기합리화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특히 홍 사장 구속과 관련,중앙일보측의 대응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한 대한매일과 한겨레 등 일부 신문에 대해 노골적으로 인신공격적인 발언을 해 토론회 참석자들로 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정기홍기자 hong@
  • 裵씨 문건공개 이모저모

    옷로비 의혹사건과 관련,배정숙(裵貞淑)씨가 22일 문건을 전격 공개하자 최병모(崔炳模) 특별검사팀과 검찰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최 특검팀은 사직동팀의 최초 보고서로 보이는 문건의 작성 경위와 출처를파악하는 가운데 배씨측이 문건을 공개하자 말을 아끼며 사태추이 파악에 분주했다. 검찰도 “사직동팀의 문건 공개와 이번 사건의 본질인 연정희(延貞姬)씨를상대로 로비가 있었는지와는 무관하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이번사건에 미칠 파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최 특별검사는 이날 오후 “배씨가 공개한 문건과 특검팀이 압수한 문건과같으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검팀이 확보한 문건과 배씨가 공개한 문건이 비슷해 보인다”고 문건에 대한 일부 사실을 확인해줬다. 특검팀은 이 문건을 토대로 관련자들을 강도높게 추궁할 계획이었다가 문건의 내용이 낱낱이 공개되자 앞으로 수사의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검찰은 문건이 공개되자 문건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과동시에 향후 대책 수립에 열중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다소 흥분한 어조로“이번 사건은 로비가 있었는지가 핵심일 뿐”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수사과정에서 부분적인 사실규명이 안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기도 했다. ●배씨측이 공개한 문건에는 문건 작성및 전달 경위를 추정할 수 있는 몇가지 단서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우선 옷 로비의혹 내용과 앞으로 확인할 내용을 지적한 4쪽 짜리 문건에는첫장 위쪽에 ‘조사과 첩보’라는 손으로 쓴 메모와 함께 동일인 필체로 작성일로 추정되는 ‘99.1.14’이라는 날짜가 적혀있다. 또 ‘검찰총장 부인 관련 유언비어’라는 2쪽 짜리 문건과 ‘유언비어 조사상황’이란 6쪽짜리 문건에도 각각 작성일을 나타내는 듯한 ‘99.1.18’과‘99.1.19’라는 숫자가 괄호속에 같은 필체로 적혀있다. 특히 ‘유언비어 조사상황’ 문건은 연·배·이씨 등이 앙드레김 의상실에간 날짜가 ‘98.12.12’로 돼 있는 것을 ‘98.12.16’로 고친 흔적이 있었다. ●연씨의 변호인인 임운희(林雲熙) 변호사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지검기자실에 들러 “특별검사의 수사가 있기도 전에 당사자들이 일방적으로 문건을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임 변호사는 또 “이번 사건의 본질은 실종된 채 본질과 상관없는 부분에의해 본질이 묻혀지고 훼손되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연씨는 모든 진상을 특별검사 앞에서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10시20분 쯤 변호인인 박태범(朴泰範) 변호사와 함께 특별검사사무실에 출석한 배씨는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으나 모든 것을 털어놓겠다는비장감이 엿보였다. 배씨는 박 변호사의 왼팔에 의지해 특검 사무실에 들어갔으며 조사중 간혹화장실에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으나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남편 정환상(鄭煥常)씨와 함께 링거를 꽂은 상태로 휠체어에 앉은 채 특검 사무실에 도착,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없이 조사실로 향했다.또 디자이너 앙드레 김은이날 오후 출두하면서 언론에 공개될 것을 우려, 비상계단을 이용해 특검 사무실로 직행했다. 강충식 이상록 이창구기자 chungsik@
  • [새천년 이렇게 맞자] (1-2)政爭은 이제 그만

    영국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저서 ‘극단의 시대’에서 “20세기는 아무도 해결책을 가지지 않았거나 심지어 해결책을 가졌다고 주장조차 할 수 없는 문제들을 남긴 채 끝이 났다”고 갈파했다.무질서와 통제불능의 상태가새 천년을 안개 속에서 맞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全)지구적 상황이 아니더라도 우리 국내 실정은 그의 지적에서 조금도나을 것이 없다.여야간 정쟁은 지난해 2월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쉴 틈이 없었다.총리 인준동의안 문제에서 시작된 정쟁은 22개월 남짓 주제만 바꿔가며 지루하게 이어졌다. 총풍(銃風)에 세풍(稅風),신북풍(新北風),검풍(檢風),심지어 옷풍으로 정치권에는 바람 잘날 없었다.거기에 환란책임론과 도·감청 파문,언론문건 파동,공작정치 논란 등으로 여야는 사사건건 정면 충돌했다. 주목할 점은 어떤 사안이든 본질은 여야의 정치논리에 따라 왜곡,변질됐다는 것이다.국사(國事)와 국기(國紀)가 달린 현안도 ‘여의도’에만 가면 정치공방의 빌미로 탈바꿈했다.국세청 불법 모금이나 판문점 총격 요청 사건이그랬다. 정치학자들은 이를 두고 “여야간 정쟁이 ‘제로 섬 게임’의 성격을 띠고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정치와 정치가는 없고,정쟁과 정치꾼만 난무하는 현실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일 수밖에 없다.산적한 민생·개혁법안이나 나라살림이 정쟁에 가려 외면당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한국유권자운동연합 김형문(金炯文) 공동대표는 “정쟁의 뒷전에 밀려 법정 처리기한을 2주도 남기지 않은 채 국회 예결위에 상정된 내년 예산안도 졸속심사가 뻔하다”고 지적했다.그나마 예결위는 언론문건 파동과 정형근(鄭亨根)의원의 사설정보팀 가동 의혹 등으로 연일 ‘싸움터’를 방불케 한다. 게다가 야당의 ‘선심성 예산 삭감’ 주장을 둘러싸고 예결위는 민생논리대신 정치논리로 요동칠 조짐이다.국회 법제예산실 유세환(柳世桓) 입법조사관은 “국가채무와 공적자금,뉴라운드 협상,벤처기업 지원 등 굵직한 예산쟁점이 올해도 서류더미에 묻혀 버릴 판”이라고 푸념했다. 정부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과장급 공무원은 “옷로비나 언론문건 등은 국민의말초신경을 자극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정국을 이렇게 흔들 만한 사안이 아니다”면서 “국회의원들의 에피소드성 ‘쪼가리’ 정치가 적지 않은부담”이라고 비판했다.그는 “정치논쟁으로 새해 살림의 부실처리 가능성이 높아진 데 대해 여야 정당뿐 아니라 리더십 부족이 지적되는 현 정권,그리고 공무원,언론도 공동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의 이용환(李龍煥)상무는 “국제유가가 오르고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는 등 세계 경제·무역 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을 준비하지 못하는 상황이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모두의 반성을 촉구했다. 박찬구기자 ckpark@-'희망심는 정치' 국민이 이끌자 새 천년을 맞이하면서 정치권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국민들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정치의 왜곡현상에 국민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정치권이 스스로 못한다면 이제는 국민들이 앞장서 ‘지역정치’ ‘금권정치’ ‘패거리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우선 선거구 문제 등 정치현안에 대해 정치권에 위임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개혁포럼 서경석(徐京錫)사무총장은 “우리 정치문화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주의 정당구도를 타파하기 위한 국민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중선거구제가 아닌 소선거구제 형태로 내년 총선을 치른다면 지역주의 고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민들이 정치개혁법 등 제도적 정치개혁을 위한 노력에 무심하다는 점도우리 정치문화를 뒷걸음치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신동철(申東喆) 국회부의장 비서관은 “유권자들은 지역 사업 등 이해관계에만 관심이 있고 선거법등 정치구도를 변화시키는 문제에는 냉담하다”고 말했다. 김형완(金炯完) 참여연대 연대사업국장은 “2000년대의 새 국가운영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재벌이 개혁돼야 하고,시민사회의 성숙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정치인-기업인-국민’의 연대책임론을 거론했다.외국어대 김우룡(金寓龍)교수는 “정치를 개선하는 결정적인 힘은 국민에게 있다”며 “국민 스스로 조직화해서 사회적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의원들을 지역사업의 심부름꾼으로만 만들고 선거때 금품을 요구하는악순환이 계속된다면 우리 정치에는 희망이 없다”고 덧붙였다. 내년 대구·경북지역에서 총선에 출마할 한 관계자는 “새 정치를 하려면좋은 정치를 할 사람을 뽑아 키워주는 풍토가 필요하다”며 유권자가 먼저지역·혈연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했다.기존 정치인을 욕하면서도 정작 표는그들에게 주고,신진 정치인의 정치권 진출에는 ‘인색’한 국민들의 태도 변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광숙기자 bori@
  • [대한시론]‘밀레니엄의 꿈’ 新애국주의로부터

    새로운 천년을 40일 앞두고 지구촌 사람들은 밀레니엄 꿈에 부풀어 있다.2000년대 인류는 보다 높고 고귀한 인간 사회를 꿈꾸며 나름대로 보다 나은 세상을 꾸미겠다는 다짐이 여러가지 형태로 분출되고 있다.지난 20세기를 그들의 시대로 누렸듯이 21세기도 그들의 시대로 이어가겠다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업국의 야심찬 꿈이 새롭게 표출되고 있다.이를 테면 그들이 말하는 서구의 세기(웨스턴 센추리) 또는 미국의 세기(아메리칸 센추리)라는 100년의희망이 바로 그것이다. 1000년의 꿈은 우리 한국을 비롯한 중진권 국가에도 번지고 있다.중진국은지난 반세기 동안 선진국의 신중상주의 물결을 잘 헤쳐나간 덕에 절대빈곤으로부터 해방되어 상업주의적 환희와 무분별한 풍요 속에서 세계화의 바람(덩달아 들뜬 기분)이 들어 있다.이들 역시 새로운 1000년을 맞아 막연하게나마 밀레니엄의 꿈이 있고,새로운 백년(센테니얼)의 희망이 있다.또한 끼니를걱정해야 하는 제3세계 30억 인구와 정치·사회적인 혼란을 겪고 있는 구공산권 국가의 3억 인구에게도 새로운 천년의 꿈이 있다.그들에게는 21세기가편안하고 배부르게 먹고 자는 새시대의 도래라는 소박한 소망뿐일 것이다. 이렇게 1000년의 꿈은 자국이 놓인 형편에 따라 나라마다 다르며,따라서 우리는 우리한국의 밀레니엄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곰곰이 따지고 보면 우리에게 다가올 21세기는 지난 100년의 기록으로부터 시작된다.역사는 단절이 아니라 하나 하나 고쳐나가는 개선과 변화의 연속이기 때문이다.그렇다면 밀레니엄에 담아야 할 한국의 꿈은 서구세기의 연속도아니고 제3세계와 구공산권의 기초적 삶의 기원도 아니다.즉,그것은 우리가지나온 역사로부터 찾아야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유행처럼 구가하는 밀레니엄의 꿈은 덧없이 안겨진 장미꽃 한송이가 아니라 피나는 자기반성과 엄청난 희생을 각오하지 않으면 잉태할 수없는 새 생명이 되고 있다.지난 100년 동안 한국의 정치·사회적인 기상도는 흐린 후에 비가 오고 폭풍과 천둥이 치며,맑고 개어 햇빛이 난 후 안개와 매연이 자욱한 날의 연속으로 가득하다.우리 국가기록은조선왕조의 쇠퇴,식민지 역사,광복의 환희,민족분단과 전쟁,근대국가 건설의 시련,민주화의 명암,남북관계 정상화 및 통일의 숙제로 장식되어 있다. 1000년의 꿈은 이런 과거사를 반추하고 반성하는 지혜로 먼 훗날이 아니라다가오는 100년을 향한 센테니얼의 희망과 이를 위한 국가지표가 확실해야할 것이다.밀레니엄의 꿈은 결국 새천년을 다가올 역사의 마디로 나눠 국가100년 대계와 10년의 국가지표로 채워지지 않는다면 이는 하나의 허황된 꿈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세기 말에 세워야 할 민족적 그리고 국가적인 약속이 필요하다.그 약속은 나 자신이 보다 만족하고 행복하기 위해서 국가사회에 더 많은 봉사와 희생을 치러야 하겠다는 자신과의약속일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해진 국민의식은 근대화와 세계화의 여파로 지나치게 개인주의적 이기주의로 쏠리게 되었다.따라서 극단적인 이익사회(게젤샤프트) 의식에 빠지게 돼 공동사회(게마인샤프트)의 공동체의식이무너지고 국가사회의 기본질서를 심히 어지럽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나태해진 시민의식은 건강한 국가사회가 없어도 자신만은 생존할 수 있다는 착각에빠지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냉전시대의 조작된 애국주의가 지탄을 받게 되면서 탈냉전시대 애국주의가 실종한 것이다. 새로운 21세기를 맞아 한국이 당면한 위기는 이익사회의 부작용으로 등장한신애국주의의 실종에 있다. 이는 우리만 느끼는 위기가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우리의 선진우방의 지성들이 던지는 회의이며 한국을 다녀간 외국 관광객의 입에서 나오는 충고다.차제에 우리는 개인주의의 천국인 미국의 애국주의를 환기하며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연설의 한 대목을 잊을 수 없다.“친애하는 국민여러분,국가가 귀하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지말고,귀하가 조국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를 스스로 물어주시오”나라를 키워 그 속에서 개인도행복해지는 지혜가 우리에게 주어진 천년의 꿈일 것이다. [金裕南 단국대 교수 한국정치학회장]
  • ‘BK21’ 예산배정도 갈등

    대학간 나눠먹기라는 지적을 받아온 ‘두뇌한국(BK)21’사업이 예산배정과정에서도 부처간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19일 인문사회분야의 BK21사업이 본질을 벗어나 나눠먹기식으로 변질될 경우 올해 예산을 배정하지 않고 사업 자체를 취소할 것이라고경고했다. 기획예산처는 이를 위해 BK21에 지원한 인문사회분야 73개 연구단(30개 대학) 가운데 최소한을 선정,예산을 집중 사용할 것을 교육부에 요청했다. 또 교수 연봉제·계약제 및 학부정원 30% 감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지적했다. 교육부는 이에대해 연구내용이 인문사회분야라는 특수성을 감안,연구단 수를 늘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산을 집중투자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사업의 성격상 연구규모가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다양해 사업단 수를 대폭 줄이기는 힘들어 예산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현재 25개 인문사회분야에 지원한 교육연구단 73개 가운데 20개정도는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기획예산처는 10∼15개를 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부는 다음달 6일 참여 대학을 선정·발표하고 올해 몫인 100억원의 예산을 기획예산처에 요청할 계획이다. ‘BK21’사업은 지식기반 사회에 대비,올해부터 7년간 해마다 2,000억원씩총 1조4,000억원을 투자,과학기술·인문사회분야 등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대학원을 육성하는 것으로 그동안 학교 선정에서 특정 대학 집중지원,대학간나눠먹기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진경호 서정아기자 jade@
  • [사설] 이래도‘과거 들추기’인가

    지난 89년 당시 서경원(徐敬元)의원의 보좌관 김용래(金容來)씨와 조흥은행 영등포지점 외환담당 안양정(安亮政)씨가 ‘서의원 밀입북 사건’과 관련,조사를 받을 때 검찰에 제출했던 2,000달러 환전 영수증과 환전대장 사본 및 진술서가 서울지검 공안부 자료실에서 발견됐다.이에 따라 ‘김대중(金大中)평민당총재가 서의원으로부터 북한 공작금 5만달러 중 1만달러를 받았다’는 당시 검찰의 발표는 공작 차원에서 조작됐을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지검 임승관(林承寬)제1차장은 18일 “서전의원이 5만달러 중 700달러는 일본에서 환전해 사용했고 3만9,300달러는 처제에게 맡겨 놓았다가 88년9월17일 이후 환전했고 나머지 1만달러 중 2,000달러를 9월5일 환전한 것으로 확인됐으므로 ‘김총재가 서전의원으로부터 9월7일 1만달러를 받았다’는 당시 수사팀의 결론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검찰은 ‘서경원 밀입북사건’수사 주임검사였던 이상형(李相亨)경주지청장을 17일 소환,이같은 물증들을 배척(排斥)하고 김총재를 외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경위를 조사했다.이지청장은 “고의로 누락시킨 것은 아니다”면서 “안씨로부터 2,000달러 환전 영수증 등을 제출받은 사실을 상부에 보고했다”고 진술한것으로 알려졌다.‘1만달러 용공조작’에 검찰 상층부가 관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따라서 당시 검찰총장 김기춘(金淇春·한나라당 의원),서울지검장 김경회(金慶會·형사정책연구원장),서울지검 공안1부장안강민(安剛民·변호사)씨 등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수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로되 검찰이 ‘결정적인 물증들’을 누락시킨 것으로 볼 때 ‘1만달러 수수설’은 용공조작의 혐의가 커 보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재조사를 두고 일부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간첩사건도 재수사하느냐’느니,‘10년 전 사건을 다시 들추면 법적 안정성을해친다’느니,‘검찰은 공소장으로만 말한다’느니 온갖 항의가 있었다.우리는 서씨의 밀입북이나 공작금 수령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다만 이 사건과 관련,김총재의 ‘1만달러 수수설’과 ‘불고지 혐의’,‘서경원·방양균(房羊均)씨에 대한 안기부의 고문 혐의’만을 문제로 삼고 있을 뿐이다. 결국 ‘1만달러 용공조작’혐의가 드러나고 있다.이래도 ‘과거 들추기’라고 할 것인가.좀더 본질적인 질문을 해보자.국가기관의 범죄행위를 묻어둬야 옳은가,뒤늦게나마 바로 잡아야 옳은가?조작된 과거의 집적(集積)을 진정한 의미에서 역사라고 부를 수 있는가?정답은 하나다.잘못된 과거는 끊임없이들춰내어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 [굄돌] DDR 중독증

    DDR,이제는 사라진 구동독의 영어 이니셜이다.그러나 지금 우리 신세대들은 DDR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일명 딴따라 혹은 다이어트 다이어트 레벌루션이라 불리는 댄스 자판기 DDR(Dance Dance Revolution)은 국내 상륙한지불과 5개월만에 직접 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구경꾼을 불러모으며 전국의 게임 장을 평정했다. 70년대 핑퐁게임과 벽돌 깨기에서 시작된 전자오락은 갤러그와 제비우스,테트리스,스트리트 파이터를 거치며 단순한 평면공간의 놀이문화에서 다양한입체적 형태의 멀티미디어 놀이문화로 변화하면서 테크놀로지 사회의 도래를 예고했었다.전자오락은 일반 대중들이 손쉽게 기계문명과 친숙해지는 통로를 만들어주며 가상현실과 진짜 현실과의 상관관계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해준다. DDR이 지금까지의 전자오락과 다른 점은 온몸의 감각을 총동원해야한다는것이다.예전의 전자오락이 주로 손끝을 사용한데 비해 DDR은 귀로 음악 듣고 눈으로 화면 집중하면서,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가 아니라 화살표 따라발판의 위아래 찍고 좌우를 밟아야한다.운동량도 많지만 자주 하다보면 저절로 날렵한 댄스 동작을 익히게 된다. 물구나무서서 손으로 발판을 짚으며 춤을 추는 고난도의 테크닉까지 선보이고 있는 DDR은 이제 전국 규모의 대회까지 열리고 있고,게임의 원생산지인일본의 고수들과 한판 승부를 겨루는 DDR 한일최강전도 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어서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잇는 신세대 최고의 몸짓언어로 자리잡고 있다.DDR은 사이버 세대의 의사소통 방법을 단적으로 드러내 보여준다.현실보다 우선하는 가상현실,음성언어보다 우선하는 몸짓언어,사이버 세계는 일상적 삶의 도처에서 전염병균처럼 확산되어가고 있다. 과연 어디까지가 현실인가? 사이버 공간이 현실보다 더 좋고 체류시간도 더 많다면,일상적 현실은 점점 무의미해져 갈 것이다.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아프게 묻고 있는 장자의 호접몽 고사를 되씹으며 우리는 삶의 본질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하재봉 시인 영화
  • 잇속 챙기기엔 與野 ‘한가족’

    ‘이기(利己)에는 여야가 한몸(?)’. 국회 정치개혁협상이 개악(改惡)조짐을 보이자 비난여론이 거세다.여야는‘잇속챙기기’에만 뜻이 같냐고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정쟁(政爭)으로 여러날을 허비해온 터여서 더한 듯하다.여야도 속사정은 있다.정치개혁특위는 1년동안 겉돌기만 했다.특위의 ‘마지노선’은 이달 말이다.그러나 중선거구제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문제라는 최대 난관에 막혀 있다.서로의 구미에 맞는 것부터 합의점을 찾다가 ‘현행 의원정수 유지’라는‘악수(惡手)’를 두게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우리의 현행 의원수는 인구 16만명당 1명씩.외국에 비해 많은 숫자가 아니라는데 여야 3당 총무가 공감을 이뤘다고 한다.이웃 일본도 16만명에 1석이고,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3만명,6만명당 1석씩이라는 것이다.다만 미국은 52만명에 1명의 의원을 뽑고 있다.그러나 외국 사례로 국민들을 설득하기 힘든분위기다. 의원 정수 축소문제에서 의원들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국민회의 김영환(金永煥)의원은 “국회라고 해서 구조조정의 예외가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의원은 “의원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구조조정 차원에서 줄인다면 그 또한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반면 국민회의 김인곤(金仁坤)의원은 “20∼30명 줄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의정활동을 제대로하도록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실련 시민입법국 김영재(金英材)간사는 “IMF 위기를 온 국민이 떠안았는데 정치권은 집단이익만 우선시하고 있다”면서 “계속 이처럼 본분을 지키지 못하면 시민과 함께 투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민주개혁국민연합 방인철(方仁徹)대변인은 “본질적인 개혁논의는 놔두고 선거구 문제로 아옹다옹하는 것도 못마땅한데 더구나 밥그릇챙기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치권 스스로 자정능력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치개혁특위는 또 의원들이 사퇴하지 않고도 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수있도록 하려다가 스스로 보류시켰다.여론의 비난에 지레 놀란 눈치다. 박대출기자 dcpark@
  • “재벌구조·행태 핵심부문 개선 미흡”

    전윤철(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은 18일 “그동안 추진된 기업 구조조정의가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재벌구조와 행태상의 핵심 문제들이 해소되지 않아 우리 경제의 취약성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재계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21세기 경영인클럽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재벌개혁이 빅딜,부실계열사 정리 등 위기관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어 재벌체제의 본질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고 재벌개혁 5대 원칙 아래 추진된 정책 및 법·제도 개선사항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벌들이 자산재평가,계열사간 출자 등의 방법으로 평균 부채비율을 낮추고 있어 재무구조의 실질적 개선여부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새해 공정거래 정책방향에 대해,“재벌 계열사간의 부당지원행위 조사를 실시하고 이미 부과된 시정명령 등의 이행여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대규모 기업집단 계열사간 상호채무보증 해소와 관련,내년 3월까지 차질없이 해소될 수 있도록 관련 금융기관 및금감위와의 협조를 통해 중복·과다 보증,포괄 근보증 등의 조기 해소와 2000년 3월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관련보증의 해소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최근 시장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등 신흥시장 분야,건강보조식품 등 소비자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 등의 부당광고를 적극적으로 조사·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균미기자 k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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