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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성 단기선교’이대론 안된다

    단기간동안 해외에 머물면서 선교활동을 하는 단기선교가 확산되면서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여행차원으로 변질되고 있어 선교 본연의 활동을 찾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일부 지역 단기선교의 경우 해외에 상주하면서 봉사 사역 등 선교활동을 하는 장기 선교사들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과소비와 경솔한 행실 등 한국의 이미지마저 흐리는 양태를 보여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단기선교는 장기 선교와는 달리 2주이상 2년미만의 비교적 짧은 기간 해외에 머물면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나 기술전수,성경학교 교사,농장노동,목회활동을 하는 특별 사역. 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뒤 90년대 중반 문민정부 때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으나 IMF사태를 맞아 주춤하다가 지난해부터 다시붐을 이루고 있다. 선교가 이루어지는 나라도 초기 중국에 집중됐다가 지금은 필리핀 태국 대만 방글라데시 베트남 터키 우즈벡 등 다변화되고 있으며 최근엔 기독교 인구가 적은 일본 진출도 크게 늘고있는 추세다. 대부분 각 교단이나 선교단체 차원에서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들끼리 팀을짜 떠나게 되며 목사 전도사 등 선교에 뜻을 두고 있는 목회자들도 개인 혹은 단체로 참가한다.시기는 방학과 휴가철인 7∼8월에 집중되며 선교 의료진을 비롯한 목회자 팀들은 9∼10월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도 선교단 파송을 앞두고 각 교단과 선교단체에 선교단 참가 희망자가몰리고 있다.중·대형 교회의 경우 거의 대부분 선교단을 구성했으며 선교단체엔 교육문의가 쇄도하고 있다.참가자도 예년의 청·장년층에서 중·고교생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이같은 단기선교 가운데 80% 이상이 여행차원에 머물고있으며 확실한 목적아래 사역활동을 벌이고 있는 경우는 10%정도에 불과한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선교 명분으로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교계에서 해외선교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각 교단과 선교단체들은 선교 희망자들에게 본질적인 사역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고 있는 실정. 해외에서 과소비와 선교단의 입장을 벗어난 행동 등 좋지않은 사례들이 불거져 문제가 된 만큼 처신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주지시키고 있는 분위기다. 교계의 이같은 우려는 지난달 20일 서울 양재동 독립문교회서 열린 단기선교 세미나에서도 집중 거론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대부분 “철저한 사전준비와 뚜렷한 목표없는 단기선교는단순한 여행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며 각 교단과 선교단체들이 적극적이고체계적인 교육과 홍보활동을 통해 선교에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어문선교회 선교사 석은혜(石恩惠·40)씨는 “단기선교도 엄연한 선교인만큼 단기선교가 일회성의 즉흥적인 활동과 단기여행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단기선교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하며 현지 선교사와의 연계 등을 통해현지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춰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도시상세계획 난개발 부추긴다

    일선 자치구들이 수립하는 상세계획이 ‘도시의 기능·미관·환경을 효율적으로 유지·관리하기 위해 토지이용,기반시설,건축계획 등을 일체적,종합적으로 관리한다’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해 도심 난개발을 부추기고 있다는비난이 일고 있다. 일선 구청장들이 폭증하는 지역개발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편으로 활용해 특정 용도지역을 상업지역 등으로 무더기 상향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개발이익을 환수할 대책도 없이 마구잡이로 계획을 수립하는가 하면 법령미비로 도시미관과 기능 개선,공원녹지 확보 등도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29일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최근까지 서대문구의 가좌·홍제·아현·천연·충정권,서초구의 사당·남현·양재권 등 각 자치구별로모두 72개 지역이 상세구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이들중 상당수의 상세계획이 당초 의도와는 달리 민선 구청장들의업적 과시용이나 지역내 개발민원 수용 차원에서 수립·시행돼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 지금까지 수립된 상세계획중 용도지역이 변경된 경우는모두 12건이며 이들지역은 모두 주거지역이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바뀌는 등 용도지역이상향조정됐다. 특히 용도지역 변경에 따른 개발이익 환수규정이 없어 인근 지역과의 형평성이 또다른 민원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또 공공시설용지 확보를 위해 계획과정에서 용적률 인센티브제를 적용하려해도 사유지 개발에 인센티브를 적용할 법적 근거가 없어 결국 공공시설용지가 확보되지 못하는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상세계획구역이 교통영향평가 대상이 아닌 점도 보완해야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환경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사업이나 시설이어야 교통영향평가대상이 되나 상세계획의 경우 개발시점이 모호해 교통영향평가를 받을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조례개정을 통해 공공시설 확보와 개발이익환수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보완조치를 강구해 도심 난개발을 차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네오위즈 ‘차세대 황제주’ 도전

    주식시장에 새로운 ‘황제주’가 등장할까. 27일 코스닥시장에서 첫 거래된 인터넷 자동접속서비스 회사인 네오위즈의주가 움직임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네오위즈는 공모 당시 국내 증시사상 최고치인 액면가(100원)의 350배에 달하는 3만5,000원에 공모를 실시해 화제를 모았다. 네오위즈는 예상대로 이날 동시호가부터 상한가인 3만9,200원을 기록했다.특히 상한가 매수대기 물량만 12만8,546주에 달했다.이 회사의 주가는 액면가5,000원으로 환산할 경우 196만원.현재 코스닥의 황제주인 파워텍(189만5,000원)과 거래소 황제주인 SK텔레콤(356만5,000원)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네오위즈는 인터넷 자동접속 프로그램인 ‘원클릭’(one click)과 인터넷포털사이트 ‘세이클럽’으로 유명한 업체.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8개월만에 3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주간사인 현대증권측은 네오위즈의 공모가가 본질가치(주당 1만181원)에 견주어 높지 않다는 점을 들어 성장성이 크다고 강조한다.이 회사는 1·4분기에만 69억원의 매출에 순이익 30억원을 기록,올해 영업실적이 지난해 수준(매출 84억원,순익 34억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반면 비관적인애널리스트들은 대형 통신업체인 한국통신이 유사한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등 경쟁이 심화되는데다 전화모뎀이라는 사양기술에 의존함으로써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날 네오위즈와 함께 신규 등록한 4개 업체도 모두 상한가를 쳤다.이날 종가는 액면가 5,000원으로 환산할 경우 유니씨엔티은 20만7,000원,대정크린 5만6,000원,인투스테크놀러지 12만3,000원,일륭텔레시스는 6만7,200원을 기록했다. 조현석기자
  • 일부 보수언론 ‘통일 발목잡기’

    남북정상회담이 열린지 보름도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일부 보수언론들이다시 반통일·분단고착화로 상징되는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정상회담 이후 남북간 긴장완화와 통일분위기 조성으로 위기감과 함께 정체성 분열을 겪은 이 신문들은 연일 자사 지면을 통해 ‘통일 발목잡기’에 나서고 있다.이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신문은 조선일보. 정상회담 개최 5일전인 지난 8일 조선일보는 ‘남북문제는 냉엄한 비즈니스다’라는 사설을 통해 현 정부를 마치 ‘정교한 두뇌력’도 없고 감성만 과잉돼 있는 듯이 묘사했다가 다음날 한국일보 칼럼에서 호된 비판을 받았다. 또 12일자 사설에서는 정상회담이 하루 연기된 것을 두고 마치 ‘그러면 그렇지 잘 될 턱이 있나’하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정상회담 연기가 남측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한 북측의 불만 때문이라는 당국의 설명에 대해서는 “누군가가 정보를 흘려주지 않고서야 어떻게 예측보도를 할 수 있었겠느냐”며 책임을 정부당국으로 돌렸다. 남북정상이 처음 만난 당일에도 조선일보는 엉뚱한 ‘오보’로 딴죽을 걸었다.13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북한 군악대가 연주한 ‘용진가’는 독립군이부르던 노래인데도 제국주의를 쳐부수는 노래라고 당일 두 곳에서나 거듭 보도했다. 오는 8·15를 전후해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이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조선일보는 ‘이산문제의 함정’(20일자)이라는 사설을 통해 지난 85년 이후 이산가족 교환방문이 계속되지 못한 것과 연관지어 “자칫하면 (이번 교환방문이) 본질을 간과한 채 ‘전시적 행사’로 끝날 우려가 있다”며 매사를 실패한선례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다. 노동당 규약개정이나 주적(主敵)논쟁과 관련해서는 ‘색깔’을 확실히 드러냈다.23일자 ‘노동당 규약과 보안법’ 제하의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북한이 아무리 1인지배 국가이지만 김 위원장이 ‘공감’했다고 해서 노동당 규약이 당장 바뀌지 않는다”고 단언하고 보안법 개폐문제를 북한의 노동당 규약개정과 연계시켰다.이와 관련,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정상회담 이후 보안법 개폐에 대한 반대논리가 궁색해지자 ‘노동당 규약 개정 선약’을 통해 보안법 개폐 저지를 위한 명분쌓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분석했다.‘주적 논쟁’ 역시 이미 90년대중반에 한번 제기됐던 것임에도 ‘안보’를 이유로 논의 자체를 가로막고 나섰다.조선일보는 정상회담을 전후하여 일관된 ‘반통일’적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북측의 노동당 규약 개정 약속’사실을 첫 보도해 청와대의 출입금지 조치를 당한 중앙일보는 “국민의 ‘알권리’와 6·15선언에 대한 국민적합의 뒷받침을 위한 보도였다”고 연일 주장했다. 청와대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약속’을 비보도를 전제로 언론사 사장들에게 설명했으나 중앙일보에 기사가 실리자,‘비보도 약속’을 어긴 것으로 간주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그러나 박인규 경향신문 매거진X부장은 26일자 칼럼에서 “두 지도자간의 잠정적 합의를 섣불리 공개함으로써 분단 55년만에 어렵사리 이룩한 남북간의 신뢰를 깰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셈”이라며 중앙일보의 처사를비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세종硏·美 헤리티지재단 ‘남북정상회담’토론회

    세종연구소와 미 헤리티지재단는 26일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시각’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참석자들은 향후 한반도 냉전해체와 동북아 평화공존을 위한 제언들을 아끼지 않았다. ◆에드윈 포너 헤리티지재단 이사장=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좋은 이미지와 우호적 태도를 보였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은 긴 여정의 ‘첫 걸음’을떼었다고 봐야 한다. 주한미군 문제는 한·미 모두 지속적인 주둔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한반도의 안정자적 요소로서 중요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한반도에서 긴장완화의 중요한 성과가 나오고 본질적인 변화가 있기까지 주한미군 주둔은 필요하다.남북경협과 관련,남북간 상호경제 발전을 위한 투자 기회는 상당히 열려있다. 하지만 북한 내부의 여러 문제로 인해 조만간 대북 투자가 러시를 이룰 것같지는 않다.차분하게 향후 진행과정을 지켜보자. ◆말콤 왈럽 전 상원의원=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추가완화를 위해선 북한 지도부의 가시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특히 북한 군사비의 지속적 감소 여부가향후 대북 제재완화의 중요 기준이 될 것이다. 특히 “주한미군 철수 여부를 검토할 때가 됐다”는 제시 헬름스 미 상원외교 위원장(공화·노스 캐롤라이나)의 발언은 공화당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는 다르다.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와 관련,미사일 보유국에 대한 방어수단이 없다면 지역 안전에도 모험이 될 것이다. ◆양성철(粱性喆) 주미대사 내정자=반세기 동안 계속돼 온 한·미 군사적 동맹 및 교류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광범위한 활동에 기반이 되고 있다. 한반도의 복잡한 매듭을 풀려면 앞으로도 미국과 일본의 안보적 협력은 불가결하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선린관계 유지도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 전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다. 말보다 행동이 중요한 것처럼 현실성있게 합의사항 이행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오일만기자 oilman@
  • [사설] 맥빠진 첫 인사청문회

    26일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예상과는 달리 느슨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여야 의원들의 질문은 본질을 파고들지 못한 채 의혹제기 수준에 머물렀고,이총리서리는 특유의 논리와 소신 답변으로 어려운상황을 넘어갔다.정곡을 찌르는 촌철살인(寸鐵殺人)식 질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민주당과 자민련 의원들은 이총리서리를 감싸려는 듯한 자세가 두드러졌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준비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의정사상 첫 인사청문회에 대한 기대에는 못미쳤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청문회가 반드시 피청문자를 곤궁에 빠뜨리는 것은 아니다.고위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경륜을 돋보이게도 하는 것이다.따라서 긴장의 정도가 기대 이하였다는 것만을 탓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그러나 못마땅하거나 의심스러운 대목은 철저히 짚어야 한다.이런 과정이 생략되면 청문회 자체가 요식행위로끝나고,오히려 ‘사면’의 자리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청문회의 쟁점은 국정 수행능력과 더불어 도덕성,말바꾸기,재산형성과정,무리한 공직 수행 의혹 등으로 압축된다.이 중에서도 이총리서리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는 ‘말바꾸기’가 꼽힌다.이총리서리는 4·13 총선 과정에서 “현정부 3대총리가 자민련에서 나오는 일은 절대 없다” 등 현재 상황과는 어긋나는 발언을 잇따라 했다.“정치를 하다보면 말바꾸기가 불가피하다”고 했지만 상당수 국민들은 쉽게 납득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청문회에서는 이에 대한 논리적 추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이총리서리는 청문회 서두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고 본다. 이총리서리가 시대정신에 맞는 총리냐는 의문에 대한 검증작업도 미흡했다. 5공정권 출범 무렵 정치에 입문한 그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권력지향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야당의원들은 이총리서리의 재산형성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바로 전 총리가 부동산 명의신탁 문제로 물러났기 때문이긴 하겠지만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에만 집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청문회는 기대이하라는 평가 속에서도 가능성을 보였다.당초 우려와는 달리 근거 없는 폭로성 발언이나 인신공격성 발언은 자제하려는 노력이돋보였다.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총리후보가 곤혹스런 표정으로 답변하는모습은 공직기강을 다잡는 효과도 거두었으리라고 본다.이제부터 시작이다. 보다 내실 있는 인사청문회가 이뤄지도록 각별한 정성과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 [사설] 이젠 의약분업에 힘모아야

    의사들의 집단폐업사태가 사실상 끝나가고 있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총재가 24일하오 전격적으로 만나 7월 중 약사법개정에합의하고 의사협회 지도부가 이를 받아들여 폐업을 철회키로 함에 따라 종합병원의 응급실과 입원환자들의 진료가 정상화되고 동네 병·의원들도 속속병원문을 열고있다.폐업철회를 묻는 찬반투표 결과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 5일 동안 온국민과 환자들을 고통과 공포에 시달리게했던 사상 최악의 의료대란은 끝나고 의약분업도 예정대로 오는 7월1일부터 시행할 수 있게됐다. 정부와 여당이 최종적으로 마련한 의약분업 보완책을 의사들이 거부함으로써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됐던 이번 집단폐업사태를 극적으로 수습할 수 있게만든 결정적인 계기는 주말의 여야 영수회담이었다.국민들의 고통과 걱정을해결하고 국가적인 중대사태를 풀어나가는데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것을여야 총재가 보여줌으로써 상생(相生)과 희망의 정치를 실현한 좋은 본보기를 남겼다고 하겠다. 의사들의 집단폐업으로 우리 사회는 크나 큰 혼란과 고통을 겪어야 했고 그 피해와 상처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얼마동안이나마 환자곁을 떠나야했던 의사들은 물론 국민과 정부 모두가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반면 많은교훈도 얻었다.지금까지 막대한 비용을 치르며 얻은 값진 교훈은,앞으로 이런 불행한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않도록 하고 의약분업이 제대로 정착되도록 모두가 힘을 모으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는다.이제 이번 사태가 가져온후유증을 하루빨리 치유하고 모두가 의약분업의 차질없는 시행에 노력해야할 것이다. 의사들의 집단폐업이 수습된 것은 다행이지만 또다시 걱정되는 것은 약사들의 반발이다.정부와 정치권의 7월 약사법 개정결정이 의사들의 집단적인 힘에 밀려 의약분업의 본질을 훼손시키는 것이라면서 전면 불복종운동을 선언하고나섰다.우리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의약분업 시행방침에 따라 그동안 준비에 열중해온 약업계의 노력을 평가한다.약사법의 내용을 약사들에게 불리하게 다시 개정하려는 결정에 대한 불만도 충분히 이해한다.그러나 국민들에게 고통과 불편을 주는 집단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 오는 지를 우리는 이번 의사들의 집단폐업사태를 통해 분명히 경험했다.정당한주장이라면 앞으로 있을 법개정에 반영하면 될 것이다. 오랜 의료관행을 한꺼번에 바꿀 의약분업의 시행이 이제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현재의 준비상태로는 초기의 혼란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시행후 보완도 불가피한 상황이다.의료계와 약업계가 다같이 한발씩 양보하여 의약분업의 시행에 따른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하고 제대로 정착시켜나가는데 힘을 모으기 바란다.
  • [발언대] 국민생명 담보 의료계 폐업 이해 안돼

    온국민이 우려했던 의료대란이 끝내 현실로 나타났다.의약분업에 반발해 의료계가 집단으로 병원 문을 닫고 치료를 거부하는 바람에 일부 중환자들이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다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는 소식은 국민모두에게 충격을 준다. 의료계는 이번 집단 폐업 중 수많은 환자들의 진료를 거부하고,심지어 중병으로 입원한 환자들에게 강제퇴원을 강요해 거리로 내몰았다.이런 의료계의행태를 지켜보면서 우리사회의 전문가 집단인 의료계에 과연 도덕과 윤리의식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의약분업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아무리 깊고,의료계의 입장이아무리 절박하다 해도 어찌 이처럼 반인류적이고 극단적인 투쟁을 벌일 수있을까. 다른 분야와는 달리 의료기관의 폐업은 곧바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이런 특수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의료계가 불특정 다수 국민의 생명을담보로 정부 측에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태도로 나서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정당화 될 수 없다. 의료계는 이번 집단 폐업을 강행한 것은 제대로 된의약분업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며,결코 집단 이기주의가 아니라고 주장을 펴고 있다.그러나 의료계가 주장하는 ‘제대로 된 의약분업’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그들이 말하는 의권쟁취이고,의원쟁취의 본질은 임의조제금지, 의보수가 인상 등 이른바 의료계의 잇속챙기기로 귀결된다.따라서 이번 의료계의 집단 폐업은 수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려는 집단이기주의요,후안무치한 형태에 다름 아니다.히포크라테스 선서 어디에도‘의권쟁취’를 위해 죄없는 환자들을 제물로 삼으라는 구절은 없다. 더욱이 의약분업은 정부-시민단체-의약계 대표들이 함께 참여해 지난 1년동안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시행키로 합의를 이뤄냈던 사안이 아닌가. 그런데도 이 합의를 깨고 사상 초유의 의료대란을 일으킨 것은 명분과 설득력을 상실한 것이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의료계가 떠 안아야 할것이다. 의료계가 만약 아집에만 사로잡혀 집단 폐업을 계속한다면 국민적 분노를증폭시켜 예기치 못한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음을유념해야 할 것이다. 정부당국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원칙없는 땜질식 처방이 의료계의 집단 폐업사태를 불렀음을 맹성해야 한다. 김한영[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사법개혁과 준법운동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21세기 사회를 “생각의 속도가 통용되는 사회”라고 갈파한 바 있다.주변을 둘러보면 정치·경제·사회·문화등 모든 분야에서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기본적인 생활양식과 가치관까지도 놀라운 속도로 변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이러한 변화의 본질은 도전이다.새로운 도전을 극복하지 못하면 개인이건,국가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 어느 사회에서나 가장 보수적인 분야의 하나인 법조와 사법분야에도 이러한변화의 물결은 예외없이 밀어닥칠 것이다.지식정보화사회에서 법조와 사법이그 역할과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회변화는 물론 다가올 변화까지도 예측하여 새로운 틀을 마련하는 능동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우리 법조계는 작년 5월 대통령자문기구로 출범한 사법개혁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7개월간 심도 있는 연구와 토론을 거듭하여 개혁안을 마련하였다.지향목표는 사법제도의 민주화·기능화·세계화로 설정되었다. 법무부는 ‘내실있는 사법개혁의 완수’를 금년도 10대 중점추진시책의 하나로 정하고 후속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법령의 제·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금년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작업을 추진중이다.그러나 법무부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내실있는 사법개혁은 법조3륜이 깊은 관심을 갖고 함께 노력할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법의식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81%가 ‘유전무죄,무전유죄’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또한 ‘법을 지키면 손해’라고느끼고 있다고 한다.이러한 준법의식 약화 내지 실종은 전통적 유교사상에서비롯된 가부장적 온정주의와 정실주의,일제 치하에서 형성된 식민통치 수단으로서의 법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다.그러나 주된 원인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로 상징되는 지도층의 솔선수범 부재와 지난날법 집행의 불공정성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법무부는 지난 5월1일 법의 날을 계기로 ‘작은 것부터,위로부터’를 기치로 범국민 준법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교통법규와 같은 작은 기초생활 질서부터 그리고 고위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하여특권의식을 버리고 법과 질서를 지키자는 운동이다.또한 이번 기회에 현실과 맞지 않고,지키기 어렵고,지키면손해보는 법과 제도를 과감히 고쳐 준법을 위한 사회적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법개혁과 준법운동은 같은 맥락의 작업이다.국민에게 봉사하는 사법제도를 마련하고,법과 제도를 현실에 맞도록 개선하며,공정하고 투명하게 법을 집행하자는 것이다. 金正吉법무부장관.
  • 의료대란/ 정상진료 구리 원진녹색병원

    “병원 문은 항상 모든 환자에게 열려 있어야 합니다”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원진녹색병원(원장 金綠皓)은 병원폐업 이틀째인 21일에도 활짝 문을 열고 환자들을 맞이했다. 오전 9시 진료가 시작되자마자 100여명의 환자들이 길게 줄을 섰다.오전에만 300여명이 찾아왔다.의사와 간호사들은 밀려드는 환자들에게 정성을 다하기 위해 흐르는 땀을 훔칠 틈도 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녹색병원 소속 전문의 10명 전원은 병원폐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김원장을포함,4명의 의사들이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탓인지 이 병원 의사들은 일찌감치 의약분업을 적극 찬성하고 폐업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의사들의 진료 거부를 비판하고 폐업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이웃 병원의 의사들과 의사협회로부터 수차례 항의전화를 받았다.‘동문회에서 제명하겠다’는 협박전화도 받았지만 녹색병원 의사들은 환자를 저버리릴 수 없었다. 부원장이자 인의협 공동대표인 정일용(鄭逸龍·41·일반외과 전문의)씨는“약의 오·남용을 막는 의약분업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면서 “국민에게 비난받는 폐업으로는 결코 의사들의 주장을 관철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지적했다.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들의 보금자리로 자리잡고 있는 원진녹색병원은 태생부터 다른 병원과 다르다. 지난해 6월 원진레이온 피해자들이 국가로부터 받은 산재시설 설립기금 90억원을 들여 설립한 이 병원은 산업의학과를 중심으로 9개 진료과목과 53개병상을 갖추고 진료서비스의 질 향상 등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임상혁(任相赫·37) 산업의학과 전문의는 “의약분업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시행될 수 없다”면서 “의사들의 이해와 관련된 문제로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의약분업의 본질을 망각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위 검진을 받기 위해 내과를 찾은 윤흥여(尹興汝·40·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씨는 “이 병원 저 병원을 헤맨 끝에 겨우 찾아왔다”면서 “환자를 먼저생각하는 녹색병원이 믿음직스럽다”고 칭찬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오랜만에 만나는 중진작가의 힘

    중진 소설가들의 작품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작가 이문구는 91년 이후 발표한 8편의 ‘나무’ 연작 단편들을 묶어 7년만의 신작 소설집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문학동네)를냈다.작가가 밝히고 있듯이 90년대 이후 변화된 농촌의 모습과 농민들의 의식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날카로운 풍자와 풍성한 해학이 특징이다. 충청도 사투리로 이루어진 그의 독특한 입담은 이번에도 예외없이 빛을 발하고 있다.각 작품에서 “수더분하면서도 고집스럽고,학식은 짧지만 제반 일상사에서 경우 하나는 깍듯하게 바른” 농촌의 갑남을녀들이 벌이는 어깃장과대거리의 입씨름판은 농촌의 토속적 분위기를 현장감있게 담아낸다. 작가 서정인의 신작 중편소설 ‘말뚝’(작가정신)은 ‘사팔뜨기’ ‘거푸집’ ‘용병대장’ 등으로 이어진 작가의 ‘르네상스 탐문 시리즈’ 완결편이다.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성,권력,예술의 타락상을 풍자적이고 구어적인 문체로 파헤친다. 십사오세기 이탈리아를 무대로 사보나롤라라는 양심적 성직자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지만 순교자의 출현을 강요하는 오늘날의 왜곡된 현실을 꼬집고있다.이러한 작가의 문제의식은 타락한 현실 속에 안주하고 있는 소설,문학,예술의 진정한 존재 방식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작가 김주영은 ‘아라리 난장’(문이당·전3권)을 출간했는데 신문에 장기연재된 작품이다.좌절과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현대판 장돌뱅이들의 삶을 그리고 있으며 작가가 오랜 기간 직접 전국 장터를 돌며 현장 취재했던 생동감이팔도 사투리와 풍경 등에 잘 살아 있다. 서울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등 다양한 출신 지역과 신분을 가진 등장인물들은 진한 의리를 과시하기도하고 때론 배신감으로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결국 우여곡절 끝에 다시 화합한다. 작가 이윤기는 지난 3년간 발표한 13편의 중·단편을 모아 소설집 ‘두물머리’(민음사)를 냈다.작가는 이 세번째 소설집에서도 이전의 ‘인간과 삶의본질 탐색’이라는 주제의식을 잃지 않았다고 말한다.고단한 세상살이에 욕망와아집으로 꼬여 있기 십상인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와 또다른 시야를 열어보인다는 것이다. 세계를 어떻게 보고 세상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답을열린 자세로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그 답들은 전반부에서 독자들이 믿고 있던 것을 뒤집는 방식으로 제시되곤 한다. 김재영기자 kjykjy@
  • 정상회담 내용 비공개 요청 불구 일부 공개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 후속보도와 관련해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중앙일보사 청와대 취재기자의 출입을 중지시킨 것이다.한나라당이 중앙일보 보도를이유로 여야 영수회담에서 비공개로 하기로 했던 대화내용의 일부를 공개한것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유감을 표명했다.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한나라당이 영수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정파를 초월한 협력을 얻기 위해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설명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아울러 “‘북,노동당 규약 개정약속’이란 중앙일보 20일자 보도와 관련해중앙일보 기자의 청와대 출입을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강수(强手)는 이례적인 조치임에 분명하다. 여야간 초당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나름대로 애써온 점을 감안할 때,불쾌감이 상당했다는 풀이다.실제 김 대통령은 이날 중앙일보 보도를 보고 대로(大怒)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일 밤 중앙언론사 사장단에게 “국가보안법과 노동당 규약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다”며 앞으로 논의될 문제임을 시사하면서 비보도를 요청했는데도불구,중앙일보가 노동당규약 개정을 북한이 약속한 것처럼 보도한 때문이다. 박 대변인이 “언론으로선 기사 하나 쓰는 단순한 문제일지 모르나 정부로선 7,000만 민족의 비원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대북관계에 대한 언론보도의 본질을 거론한 것도 이 연장이다. 특히 청와대는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의 발표를 ‘영수간의 신뢰파괴’로 규정하고 “대북정책과 관련된 내용을 야당에 설명해 줄 수 없다는우려를 갖게된다”고 비난했다. 여야관계도 ‘남북 화해와 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촉구로 볼 수 있다.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정착 기류가 안착되려면 북측의 적극적인 협조기류가유지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남측 언론의 과열경쟁이 자칫 정상회담 성과를 무위로만들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산물이다. 양승현기자 ya
  • [문화예술 분단장벽 허무나](1)문학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지 50년이 되는 해.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성사로어느 때보다 강한 화해 분위기가 감돌아 6.25를 맞는 감회가 유다르다. 분단극복을 포함한 민족문제의 해결은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인의 최대 책무이며문화예술 부문은 믿음직한 선봉이 되고자 한다.남북화해의 세기에 맞는 첫 6.25를 기해 동족상잔의 치유와 회복,통일을 향한 장르별 문화예술의 성과와과제를 시리즈로 짚어본다. 상처는 대개 시간과 함께 아문다.그러나 세월이 상처의 본질까지 치유시켜주지는 않는다.상처를 근본적으로 낫게 하자면 세월의 망각에 마비되는 대신시간이 주는 거리감으로 기억을 보다 투명하게 닦아야 한다. 6·25이후 50년을 되돌아 볼 때 6·25를 다루거나 관련된 문학작품은 시간이 갈수록 드물어졌다.이같은 관심의 양적 축소는 작가들이 해야 할 일을 회피한 결과일 수도 있으나 주제가 본질·정예화한 데서 온 당연한 현상으로수긍될 수 있다.소설을 중심으로 한 6·25문학은 직접적 아픔에 압도된 50년대식 전중·전후 문학을 극복하면서 ‘이념’과 ‘분단’을 최대의 이슈로삼게 된다. 전중·전후문학은 “6·25로 인한 개인의 파탄과 가치관의 붕괴,풍속적 변모 혹은 전쟁의 극한 상황성,삶의 부조리 등을 묘사·절규한다”고 평론가김병익은 지적했다.김동리 박영준 황순원 염상섭 등 전쟁이전 활동 소설가들과 함께 전쟁을 체험하며 등단한 손창섭 오영수 김성한 서기원 이범선 박경리 선우휘 등의 전후세대 소설가들의 50년대 작품들은 6·25란 대폭발로 귀가 멀도록 멍멍해진 가운데 씌어진 것이다.목전의 미증유의 상황에 사로잡혀있어 역사적인 안목으로 차분히 응시하는 겨를 같은 것은 도저히 기대하기어려웠다.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 김동리의 ‘실존무’ 염상섭의‘취우’ 손창섭의 ‘비오는 날’ 박경리의 ‘불신시대’ 서기원의 ‘암사지도’ 등은 높은 문학적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6·25를 객관적·전면적으로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없었다. 6·25전쟁의 직접성이 닳아지면서 이 동족상잔의 거대한 뿌리로서의 이념과 끝나지 않는 전쟁의 현재로서의 분단 문제가 서서히 전면에 나선다.이때 50년대 문학은 “6·25에 대한 적극적인 의미가 결여되며 따라서 분단에 대한현실적,미래지향적 의지를 정서적 비애로만 환치시킨다”(김병익)는 비판 앞에 놓인다.즉 역사의식의 미흡을 지적받고 있는데 장용학의 ‘요한시집’(1955) 등 몇몇 작품들은 비교적 역사의식을 지닌 작중인물을 통해 분단에 대한객관적인 시각을 확보하고자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그리고 상상력의 문을 넓혀준 4·19혁명과 함께 최인훈의 ‘광장’(1960)이 나왔다.‘6·25를 하나의의식화된 이념의 형태로 포착한’(김윤식) 이 소설은 6·25의 이념적 동인이되었던 양대 이데올로기의 본질과 그 현실적 양상을 ‘한꺼번에’비판하는 넓은 시야를 보여주었다. 문학이 힘을 쏟아야할 당대의 이슈들이 많아지고 반공 이념 일변도의 정치상황과 맞물려 6·25문학의 후신으로서 분단 현실을 투철하게 인식하려는 ‘분단 문학’은 활기를 잃었다.이 와중에서 이호철의 ‘판문점’(1961) 하근찬의 ‘야호’(1972) 윤흥길의 ‘장마’(1973) 김원일의 ‘노을’(1977) 등은 편협하게,분단고착적으로 굳어진 6·25,남북대치에 관한 일반 독자의 인식에 일침을 가했다.또 홍성원은 역사성은 뒤떨어지지만 6·25를 총체적으로조망하는 대하장편 ‘남과 북’을 내놓았고 불명료한 역사관점 속에서도 빨치산을 주인공으로 한 이병주의 실록장편 ‘지리산’이 각각 70년대 후반 완성됐다. 시간은 망각의 잡초를 무성하게 퍼뜨리지만 뜻있는 사람에겐 드디어 기억의꽃망울을 터트리도록 한다. 6·25 체험세대인 조정래는 ‘태백산맥’을 83년9월부터 연재하기 시작했는데 89년9월 10권으로 완간된 이 소설은 빨치산화한 민중,백성들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조명하고 있다.40년 가까이 왜곡과 망각의 음지에 차폐된 역사에 기억과 평가의 햇빛을 쏘인 것이다.이 햇빛으로쑥쑥 자라난 것은 빨치산의 신화가 아니라 보다 객관적으로 조망된 6·25당시의 역사와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투영된 분단의 현실이었다.이제 문학에서분단은 절대적으로 고착된 전제가 아니라 극복의 몸짓으로 다가갈 수 있는가변물인 것이다. 이후 미전향 장기수 문제를 다룬 김하기의 ‘완전한 만남’(1991)과 분단현실과 관련이 깊은 제주 4·3사태를 이야기하는 현기영의 ‘마지막 테우리’(1994) 등이 있지만 탈역사적 기류의 90년대에는 이렇다할 6·25,분단문학작품이 없었다. 전쟁체험 세대가 점진적으로 이룩한 분단극복의 방향성에다 남북 양쪽을 과거 어느 때보다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는 시대상황을 잘 활용할 때 6·25 미체험의 신세대들도 분단문학의 순도를 한 눈금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재영기자 kjykjy@
  • 訪韓 초청 대표단 맞은 달라이 라마

    인도 다람살라에서 망명정부를 이끌며 티베트인들의 정치·정신적 지도자로추앙받고 있는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오는 11월 중순쯤 한국땅을 밟는다.달라이 라마가 14일 한국방문 초청 대표단을 맞은 곳은 멀리 동북쪽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어렴풋이 올려다 보이는 고지 다람살라에서도 맨 꼭대기에 초라하게 앉은 그의 거처.접견실에서 초청장을 전달받은 뒤 한국기자들과 만나처음 꺼낸 말은 “지난 41년간의 망명생활은 세상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세계시민의 한 사람으로 열심히 살아낸 것뿐”이라는 것이었다.이례적으로 오랜시간 동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한국의 종교와 사회에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양쪽 정상과 국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않았다. ◆한국을 방문할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특별히 만나고 싶은 사람과 가고 싶은 곳은. 외국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되려는 것이고 두번째는 종교적 화합을 이루는 것이다.지금까지 주로 비정치적이고 정신적인 이유로 외국을 다녀왔다.이번 한국 방문에서는 한국의 불교를 이해하면서 티베트 불교도 전해주고 싶은 생각이 앞선다.한국인 친구들이 김치를 가져와 맛을 본 적이 있다.김치의 본토에서 맛을느껴보고 싶다.불교 관련 학자들과 일반학자들,그리고 대중들을 만날 것이다.정치지도자들도 그들이 원한다면 만날 것이다.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60년대 중반쯤 관리 한 사람을 보내 동국대에 경전을 기증한 적이 있다.그 이후 몇차례 초청받았고 관심도 많았다.한국은 전통성이 매우 강한 나라로 알고 있다.많은 불자와 종교인들이 활동하고 있어 세계종교 화합에 중요한 역할을 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어디를가든 그 나라의 정부와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싶지 않다.이번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나로 인해 한국정부와 국민들이 부담을 갖게 되지 않기를바라며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진행됐으면 한다. ◆한국불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한국불교의 장점은 무엇이며 미래는 어떠한가. 한국불교는 대승불교의 전통을 갖고 있고 대승불경을 중시한다고 들었다.이 점은 티베트불교와 유사한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불교에 친근감이 있다.가장 중요하고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인간이 어떤 종교나 신념을 받아들인다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그래서 어떤 이들은 불교를종교가 아닌 ‘마음의 과학’이라고도 한다.장차 한국불교가 인류애와 환경측면에서 큰 공헌을 할 것이다.한국불교와 티베트불교 모두 석가모니 부처를스승으로 모신다.같은 불자로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 ◆티베트불교의 특징은 무엇이며 인류의 당면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을 줄수있는가. 티베트불교는 대승·소승불교의 가르침과 탄트라의 가르침을 모두수행하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한가지 분명한 것은 티베트불교는 사람의 심성은 물론 동물에까지 미치는 ‘자비’로 표현할 수 있다고 본다.이런 것들이서방의 자비심을 키우고 자비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게 한다면 훌륭한 일일 것이다.티베트불교는 바로 이 자비심을 돋우는 수행종교랄수 있다. ◆불교에서 모든 고통은 무지와 집착에서 비롯된다고 한다.일상생활에서 무지와 집착을 없앨 수 있는방법은 무엇인가. 삶속에서 무지를 없애는 가장좋은 방법은 ‘지혜의 수행’이다.세상은 모든 것이 인연에 따라 움직이고발전하기 때문에 개개의 사물이나 생명체가 갖고 있는 가치를 찾으며 노력해야 한다.평소 겉모습을 넘어 궁극적인 본질을 보려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큰도움이 될 것이다.그리고 집착을 없애기 위해서는 만족하는 마음이 필요하다.이를 위해서는 수행이 반드시 요구된다. ◆한국에선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온 국민의 첨예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있다, 정상회담에 대해 느낀 점과 두 정상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의 근본적인 믿음은 이 세상 모든 분쟁의 소멸이다.무력을 써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안된다. 무력은 반드시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따라서 대화가 필요하다.사람들은 대화 없이 자신만의 고집을 주장하려는 경향이 많지만 한발짝만 다가서 대화한다면 문제 해결이 쉬워진다.남북회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남북정상들은 모두 경험이 많은 유능한 지도자들이다.양쪽 모두 인내와 결단력,그리고 전체를 내다볼 수 있는 자세를 지킨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티베트는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고 한국은 분단상태에서 통일의 꿈을 실현하려 노력중이다.티베트와 한국이 접목되는 부분이 있는데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양국이 특수상황인 점을 인정한다.그러나 티베트는 자주독립을 원하는 게 아니라 티베트 고유의 종교·문화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티베트나 한국 모두중요한 것은 앞서 말했듯이 인내와 결단력,그리고 전체를 넓게 볼 수 있는안목이라고 본다.그런 점에서 한국인들에게 지난 분단 50여년은 인내를 기를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특별한 것은 없다.충분히 잠을 자고 잘 먹으며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곁이야기지만 한국의 인삼이 좋다고 들었는데 아직 맛보지 못했다. ◆하루 일정은 어떻게 짜여지나. 오전 3시30분에 일어나 5시30분에 아침식사를 한다.8시30분 명상을 한 뒤 그 이후부터는 방문객들을 만나거나 책을 본다.낮12시 점심식사후엔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오후 6시 예불을 올린 뒤엔찾아오는 사람을 만나거나 공부를 하며 8시30분 잠자리에 든다. ◆평소 어떤 책을 주로 읽나. 대부분 불교서적이다.특히 마음의 평화를 얻기위해 ‘불교인식론’을 매일 읽는다. 다람살라(인도) 김성호기자 kimus@. *달라이 라마 누구인가. 10만여 티베트인들과 함께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는티베트의 정치적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그는 ‘비폭력 인권운동’으로일관, 중국의 탄압과 티베트 인권문제를 국제적으로 부각시키며 티베트인들로부터 생불(生佛)로 추앙받는 존재다.원래 ‘달라이 라마’란 ‘큰 바다와같이 넓고 큰 덕을 지닌 고승’이란 뜻.그러나 티베트인들은 달라이 라마대신 ‘걀와린포체’(보석과 같은 승자)나 ‘아발로키테시바라’(자비의 부처님)로 받아들인다. 1935년 티베트 북동부 지역 가난한 농부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달라이 라마의 본명은 텐첸 카초.티베트 불교의 전통에 따라 두살때 13대 달라이 라마의후신으로 추앙받아 네살때인 1940년 14대 달라이 라마에 즉위, 티베트의 수도 라사의 포탈라 궁전에 모셔졌다. 15세 때인 1950년 티베트 최고수반에 올랐으나 그해 10월 중국군 8만명의 침공을 받아 험한 여정을 시작한다.59년 중국의 식민지 수탈과 정치적 탄압에맞서 전국적인 봉기가 일어났지만 3,000여개의 불교사원이 파괴되고 수많은티베트인들이 학살되는 참사를 맞게된다.마침내 그해 달라이 라마는 수백명의 추종자들과 함께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에 망명정부를 세웠다. 73년부터는 직접 각국을 돌며 박해받는 티베트의 현실을 알리고 지원을 호소했다.협상대표들을 베이징에 보내고 88년 중국정부의 동의하에 자치정부수립을 요구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모두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방문지와 언행에 끊임없이 촉각을 곤두세웠고 달라이 라마의 뜻과 행동을 따르는 세계의 많은 지식인들과 할리우드 스타,음악인들이 그의 활동을 지원해오고 있다. 89년 노벨 평화상을 받을때 “전세계 억압받는 민중들을 대표한다”는 소감을 밝힌 달라이 라마.세계를 돌며 평화주의에 입각한 독립운동과 종교·문화간 상호존중을 이해시키고 있는 그는 포탈라궁으로 귀환해 티베트의 자치를회복한 뒤 평범한 승려로 돌아가는 게 꿈이다. 김성호기자
  • 남북 화해시대/ ‘통일로 가는 길’공통분모 찾았다

    *통일방안 의견접근 안팎. 남북간 통일방안에 대한 논의가 급진전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15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외교와 군사권을 남북 지방정부가 갖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합의가 나왔기때문이다.이같은 ‘속보’는 14일 정상회담에서 양측의 통일방안의 공통점을 인정한지 하루 만에 나왔다.숨가쁜 진전인 만큼 통일방안에 대한 전문적 이해가 없는 일반국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통일방안에 대한 의견접근으로 당장 통일의 문이활짝 열리는 것은 아니다.그동안 어긋나 있던 양측의 통일 톱니바퀴를 조금씩 밀고 당겨 가까스로 맞춰 놓은 데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대전제를 인정하더라도 이번 합의는 상당한 함의를 지닌다.양측이 통일로 가는 로드맵상의 공통분모를 확인했다는 점에서다.특히 양측이 당장의 법적·제도적 통일이 어렵다는 공감대를 이뤘다는 점이다. 김대통령의 통일방안은 잘 알려진 대로 3단계 통일방안이다.이념과 체제가다른 남북한의 협력관계를 제도화해 형식적 통합을 이룩하는 남북연합이 1단계다.이는 우리의 역대 정부가 다듬어온 공식 통일방안인 ‘한민족공동체 건설을 위한 3단계 통일방안’과 골격에서 큰 차이가 없다. 반면 북한이 지난 86년 채택한 ‘고려연방제안’은 단번에 1민족1국가2체제로 가자는 안이었다.그 후 91년 김일성(金日成) 주석이 제시하면서 남북 지역정부에 더많은 권한을 주는,‘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변형된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통일열차를 운행하는 데 있어서 현격한 시차가 있었다. 북측안은 낮는 단계라 해도 1국가를,남측의 남북연합 단계는 2국가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번 합의는 남측의 연합 단계에 근접한 상황으로 풀이된다.이는 어차피 완전통일은 단시일 내에 어려우므로 일단 서로 오가며 돕는 사실상의통일(de factor unification)단계로 간 뒤 제도적 통일은 뒤로 넘기자는 발상일 수도 있다. 구본영기자 kby7@. *남북정상 통일관 비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통일관은 과거에는다른 점이 많았지만,최근 들어 차이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는 분위기다. 한마디로 김대통령의 통일관에 김위원장이 가까이 다가가는 형국이다.14일두 정상이 통일방안에 대해 전격적으로 의견을 좁힐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형세가 배경에 깔려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아직 공식적으로는,두 정상은 상호 체제의 공존을 인정하고 흡수통일및 적화통일을 포기한다는 점에서만 시각이 비슷할 뿐 구체적인 통일 방법에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상태다. 김대통령의 ‘3단계 통일론’은 ‘남북연합→남북연방→1민족 1국가’의 점진적 통일방안인 반면,김일성(金日成) 주석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을 그대로 이어받은 김위원장은 단번에 연방국가를 창설하자는 쪽이다.궁극적으로김대통령은 완전한 통일국가를 지향하는 데 반해 김위원장은 옛 소련식의 연방국가를 꿈꾸는 것이다. 김대통령의 통일론 가운데 ‘남북연합’과 김위원장의 ‘연방국가’도 차이가 있다.김대통령의 남북연합은 남북 양측이 각각 독립국가로서 군사·외교권 등 모든 권한을 보유한 채 남북연합각료회의 등을 구성해 교류를 해나가는 것이다.반면 북한의 연방제는 단일 연방정부가 국방·외교권을 행사하고남북의 지방정부는 내부제도만 달리 운영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같은 김위원장의 생각이 많이 바뀐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연방정부의 군사·외교권을 2개의 지방정부에 대폭 이양하는 한편 점진적으로 통일을 추진하는 쪽으로 연방제 방안을 수정했다는 분석이다.실제 김위원장은 지난달 말 중국을 비공개로 방문했을 때 중국의 ‘1국가 2체제’ 통일방안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었다. 그렇다면 14일 남북공동선언에 명기된 북한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김대통령의 남북연합 구상에 매우 근접한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 통일문제 전문가는 북한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 “북한이 경제난 등으로대남혁명보다는 체제보존에 더 치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연방과 연합.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연방제와 국가연합 등 몇가지 생경한 용어들이전면에 등장했다. 연방과 연합은 그 개념이 다소 다르다.일반적으로 연방(federation)은 같은이념과 체제를 바탕으로 세워지는 합중국이다.현재의 미국이나 옛 소련과 같은 국가형태다.1국가1체제의 유지가 전제된다. 반면 국가연합(confederation)은 ‘상이한 체제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연방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대외적으로 외교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방과 다르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지난 91년 수정한 고려연방제안은 기존의 용어정의를혼란스럽게 하고 있다.상이한 체제를 인정하지만 1국가2정부 형태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북한은 고려연방제를 영문으로 표기할 때 confederation을 쓰고 있다.‘낮은 단계의 남북연합’은 이보다도 한수준 아래인 2국가2체제인 셈이다. 구본영기자. *中 '1국2체제안'과 차이점. 남북한이 합의한 통일방안과 중국의 1국 2체제 통일방안은 어떤 차이점이있나. □국가 실체인정 가장 특징적인 차이점.남북한은 두 국가의 실체를 인정한다.반면 덩샤오핑(鄧小平)의 1국 2체제 통일방안은 두개의 실체를 부인한다. 고도의 자치와 자율권을 부여하지만 하나의 중국만을 인정한다. □국방·외교권 ‘하나의 중국원칙’에도 불구,(타이완에게)국방·외교권을갖게 한다는 것이 중국의 통일방안의 특징. □국제적 대표성 국제기구,올림픽 참가 등을 별도의 이름으로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타이완에게 통일되면 ‘타이베이 차이나’라는 이름으로 고도의자율권을 주겠다고 강조한다. □중국방안의 특징 타이완을 여러 성(省) 중의 하나인 지방정부라고 강조한다.형태론적으론 중앙과 지방관계를 상정하는 미국식 연방제에 가깝다.외교·국방권을 인정하는 등 중앙과 지방관계가 미국보다 훨씬 고도의 자율성을가졌다는 점은 다르다. □남북한 합의의 특징 남북한은 동등한 관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민족내부 관계라는 커다란 지붕 아래 두 국가를 포괄하는 형태다.따라서 세계무역기구(WTO) 등에 남북한은 국가가 아닌 특수한 관계로서 인정될 수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전문가 제언. □김영호(金暎浩) 성신여대 교수 연방제란 본래 동일 체제를 전제로 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이 대표적인 예다.미국 헌법 4조에는 미 연방국가는 동질 체제를 보장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북측이 제시한 연방제는 이질적인 체제 사이의 연방을 상정하고 있다.양측의 각각 상이한 체제와 제도를 그대로 두고 연방국가를 건설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따라서 남측의 국가연합안과 공통점을 찾으려 한다면 연방정부로 나가는 과도기에서 느슨한 형태의 남북연합이 되는 것이라 볼수 있다. 특히 과거 북한은 언제나 주한미군 철수,국가보안법 철폐 등의 전제조건을자신들이 주장하는 연방제와 연결시켜왔다. 그러나 이번 합의문에서는 그러한 전제조건을 찾아볼 수 없다.이에 대한 북측의 태도가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서항(李瑞恒)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양측 정상이 합의한 통일방안이 어떤것인가를 아직까지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우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북측의 연방제를 인정한 데서 출발한 방안인 것같다.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말한 ‘낮은 단계의 연방’은 우리측 통일방안과의 접목을 위해 변화한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간 깊숙한 협상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공통적인 요소를 서로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이 이행되려면 남북간의 대결구도가 먼저 완화되어야 한다.군사적인 신뢰조치가 없으면 이행될 수 없다.문서로는 평화가 이뤄지지않는 것이다.과거에도 남북 정상회담이 추진되다가 성사되지 않은 데는 통일방안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김대통령이 일단 연방제를 인정하고서 논의를 진전시킨 데 대해 야당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 홍성원 6·25대하장편「남과북」전6권으로 改作

    작가 홍성원이 23년전에 완간했던 ‘남과 북’(전 6권·문학과지성사)을 개작해 다시 내놓았다. 지난 77년초까지 월간 ‘세대’에 5년2개월동안 ‘6·25’란 제목으로 장기연재됐던 이 소설은 한국전쟁 발발 직전인 1950년 4월부터 휴전이 성립된 직후의 1953년 9월까지 3년 반 기간을 다룬 6·25 대하드라마다.작가는 1만 장이 넘는 원고의 보완과 개작을 위해 꼬박 1 년 간의 시간을 투자했다고 개정판 서문에서 밝힌다.묵은 문장을 손질하고 냉전 시대의 ‘사나운 표현’들을 교체하고(북괴를 북한,괴뢰군을 인민군 등으로),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키고,중복된 일부 내용은 과감히 삭제했다는 것이다. 작가 말대로 ‘남과 북’은 냉전 체제의 이데올로기가 서슬 푸르게 살아 있던 1970년대에 씌어진 작품이다.이미 77년 2월의 초판 후기를 통해 작가는북한에 대한 표현의 상한선이 ‘감상적인 민족주의 언저리거나 당국에 의해철저히 도식화된 반공 가이드라인 내’로 제한된 사실을 적시했었다.그후 20여년이 지나 “‘한국 전쟁’을 소재로 다룬 작품에서 전쟁의 절반을 담당한 북한 쪽 이야기를 빼버린다는 것은,표현상의 불평등 못지않게 공평하지 못한 일” 이며, “작품 ‘남과 북’이 한국 전쟁을 제대로 그리는 데 한계가있었다” 고 고백하면서 개작에 나선 것이다.작가는 북한 쪽 주인공을 작품에 새롭게 등장시킨 점을 이번 개작의 가장 큰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새로운 등장인물은 ‘자본주의 압제로부터 인민을 해방하여 사회주의 조국 통일을완수한다’는 북한측 전쟁 목표와 관련해 원래의 꿈을 잃지 않으려고 혼신의노력을 다하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주의자다. 그러나 이번 개정판의 이같은 보완은 말 그대로 보완일 따름이다.작가가 초판부터 언급한 ‘남과 북’의 본질적인 한계가 이 보완으로 극복되는 것은아니다.마찬가지로 이 작품의 장점과 매력은 이로 해서 훼손되지 않는다.변화의 급류가 굽이친 20여년이 흘렀지만 이 소설은 아직도 읽고 주목할 가치가 있다.비록 제목과는 달리 남한 쪽에 꽉 붙잡혀 있긴 하지만 홍성원은 6·25의 ‘전모’를 드러내고자 한다.작가라면 누구나 가질 것같은이같은 목적의식은 그러나 20년 전에도 드물었고 지금도 흔하지 않다. 6·25는 수많은 한국의 소설가에게 심연의 대광맥이지만 그 채광의 결과물을 보면 가치 이전에 너무 개인적이거나 이데올로기적인 편향성을 어쩌지 못한다.품위를 잃지 않아 온 최초의 전업작가라고 할 수 있는 작가 홍성원은이와 달리 요컨대 6·25를 휼륭한 이야기 소재로서 접근한다.물론 작가는 ‘남과 북’이 6·25를 졸업하기 위한 졸업 논문과 같다고 말하고 6·25는 하루속히 졸업해야 될 우리 모두의 고통스런 과제라고 덧붙이고 있다.그러나작가는 6·25를 우리의 역사적인 개별 사건으로서보다 폭력과 자기 파괴의극단적인 현장인 인간의 전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역사·이데올로기 우선시대에는 역사성이 부족하고 경박·통속적이라는 평을 면치 못해 왔지만 그런과잉시대가 지나간 지금 ‘전방위적 이야기꾼’이 하는 ‘남과 북’의 스토링텔링은 이번 개작을 맞아 다시 주목할 가치가 있다. 6·25에 대한 이 작품의 ‘총체적 조망’을 확신하는 작가는 “30여 명의주인공들이 등장하는데 국군·미군·중공군 등 각기 다른 국적의 여러 군인들을 비롯하여,한국 기자와 미국 기자·학자·상인·지주·의사·브로커·양공주·전쟁 고아·건달 등 온갖 계층의 사람들이 저마다 전쟁에서 살아남기위해 자기의 최선을 다한다”면서 “영웅도 없고 승자도 없이 오직 패자만을 다량으로 생산한 이 전쟁은,바로 그 패자들의 눈을 통해서만 황량한 전체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전자책(e-book) 동시출간. 김재영기자 kjykjy@
  • MBC ‘이제는‘ 25일부터 재편성

    지난해 가을 화제 속에 방송됐던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25일부터매주 일요일 다시 방송된다.역사의 질곡 속에 숨겨져 왔던 진실들이 지난해방송된 13편으로 끝나지 않았음에 대한 인식이다.제작진은 ‘이제는 말할 수있다’의 주된 화자는 억눌린 상황에서 말 못했던 당시 피해자들임을 당당히밝힌다. 기획·연출을 맡은 정길화 PD는 “프로그램에서 다룰 사안의 성격상 매스미디어나 역사 속에서 승자나 강자의 이야기만 부각돼 왔다는 역사성을 인식해야 한다.지금까지 누적돼 왔던 역사적 편파성에서 벗어나 균형을 맞추는 셈”이라고 밝혔다.물론 제작진은 피해자의 하소연에만 의존할 경우 진실을 추구하는 다큐의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목소리도 담았다. 피해자들의 폭로와 고발에 가해자들의 변명과 사과,때론 ‘모르쇠’ 등을 만날 수 있다.여기에 목격자들의 증언과 확인,연구자나 전문가의 진단이 이어진다. 지난해 9월 12일부터 12월 26일까지 방송됐던 13편에는 제주 4·3사건,동백림사건,인혁당사건 등이 있었다.25일부터오는 10월 1일까지 방송될 내용은크게 한국전쟁 재조명,남북관계,한미·한일 등 대외관계,인권과 사회 정의등으로 나눠진다. 한국전쟁의 재조명은 6·25가 올해로 50주년을 맞는데서 출발한다.양민학살,미국의 세균전 등이 이 범주다.25일 방송될 ‘양민학살’편에서는 지금까지잘 알려지지 않았던 51년 2월21일 자행된 경남 산청 양민학살 현장이 소개된다.‘의혹! 미국의 세균전’에서는 최근 기밀해제된 미국의 비밀문서를 중심으로 미국의 세균전 의혹에 대해 파헤친다.남북관계에는 ‘94년 전쟁위기론’,‘간첩 황태성사건’등이 있다.전쟁위기론은 94년 북한 영변 핵시설을 둘러싼 북미간 갈등이 주내용이다.당시 미국은 북한의 의심나는 핵시설에 대한폭격까지 염두에 뒀다고 한다.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준 이 상황을 짚어본다. 대외관계는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망언(妄言)의 뿌리,일본의 친한파들’이 있다.마지막으로 인권과 사회정의에서는 올해로 분신 30주년을 맞는 ‘전태일 열사 사건’,80년대 초‘녹화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졌던강제징집과 군 의문사 사건 등이 방송된다. 정PD는 “현재 진행형의 역사라고 입을 다물면 언제 말하겠는가”라며 “그때그때의 성과를 끌어안고 조금씩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
  • [발언대] 매향리 사격장 꼭 필요…주민피해 국가 보상을

    미 7공군과 함께 근무하고 있는 공군작전사령부의 조종사이다.최근 매향리사격장 피해와 관련된 국내 일부 여론의 반미 움직임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위해 멀리 고향을 떠나 이국 땅까지 왔으나 환영받지 못하고 “내가 왜 여기에 있어야 하나”라는 회의를 토로하는 미군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매향리 사격장은 그동안 주한 미공군의 항공작전능력 신장과 한·미연합 대비태세 유지에 많은 기여를 해 왔다.실전적 훈련을 통한,공군의 전투력 유지를 위해 공대지 사격장은 필수적이다.보병이 총을 쏠 줄 모르고,포병이 대포를 쏠 줄 모른다면 나라를 어떻게 지킬 수 있을 것인가.마찬가지로 공군의사격훈련은 전투력 유지에 있어 가장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사격장 이전과 관련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나 매향리 사격장을 대신할 다른 지역을 선정할 경우 또 다른 민원이 제기될 것은 뻔하다.국토면적이 좁은 현실에서 사격장이 문제가 된다고 해서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면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못하는 미봉책일 것이다. 매향리 사격장에서 전투준비태세 유지 훈련을 하고 있는 미7공군은 지역주민의 안전을 위해 실제 폭탄이 아닌 연습탄만을 투하하고 있으며,기총사격표적도 안전을 고려하여 이동을 검토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이제 한·미연합 방위체제의 핵심전력인 양국 공군은 한반도 안정과 전쟁억제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과 국민의 이해를 필요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역주민들이 겪은 불이익에 대해서는 정확한 조사와 함께 이에따른 보상과 근본적인 대책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로 하여 지금까지 쌓아온 양국군의 우호관계와 협조체제에문제가 발생하기 않기를 바란다. 차영헌[공군작전사령부 중령]
  • 국제유가 또다시 치솟나

    국제유가가 증산한계선을 돌파했음에도 불구,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약속을 이행할 의지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원유가가 다시 치솟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OPEC측은 주요 국제유가 바스켓인 ‘기준유가’의 20일 평균치가 7일 배럴당 28달러선을 돌파했다고 밝혔으나 이에 따른 아무런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앞서 OPEC 석유장관들은 3월 회의를 통해OPEC 기준유가의 20일 이동평균선이 22∼28달러 박스권에서 벗어날 경우 원유 생산량을 자동 증·감축하기로 하는 ‘가격밴드제’도입에 합의한 바 있다.이에 따르면 20일 평균 기준유가가 증산한계선을 뚫고 28.08달러를 기록한 7일 당일에만 50만배럴이 증산됐어야 한다. OPEC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 시장에서는 8일 뉴욕,런던 시장의 7월분 유가선물이 각각 48센트와 5센트 오른 30.4달러,29.27달러까지 치솟는 등 현·선물에 걸쳐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가격밴드제’의 실효성은 그러나 도입 당시부터 의문시 돼왔던 것이 사실.이는 OPEC 회원국이 공식적으로 조인한 합의문이 아니라 비공식 신사협정이었던 데다가 합의 내용도 명백하게 알려지지 않아왔기 때문.기준유가가 20일간의 단순평균을 의미하는지,20일 이동평균(20일 단순평균을 다시 20일치 평균낸 것)인지조차 불명확했다. 전문가들은 복합적 요소에 의해 움직이는 원유수급을 가격요소 하나만으로통제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점을 지적해왔다.가격밴드제의 지지자로 알려진 알리 로드리게스 OPEC 의장 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도 7일 “무조건적 증산 이전에 최근의 유가동향이 수요증가 등에 따른 본질적인 것인지,미·유럽의 가솔린 공급감소 등 부차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장기적일지,단기에 그칠 것인지 등이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고 한발 물러났다.또한 50만배럴 증산이라는 목표치가 국제적 석유재고에 비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OPEC내부 이견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사우디아라비아,베네수엘라 등 증산에 우호적인 일부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증산한계선을 보다 높여야 한다는 보수론이 거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증산의 구체적 윤곽은 빨라야 2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OPEC 석유장관 회담때나 나올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증산한계선'이란. 올 3월 이란,이라크를 제외한 OPEC 9개국 석유장관들이 원유의 ‘가격밴드제(price band)’ 도입에 합의하면서 정한 원유가의 상한선. 이에 따르면 주요 국제유가들을 가중평균해서 OPEC 자체적으로 산출한 기준유가의 20일 이동평균선이 28달러를 뚫을 경우 하루 50만배럴이 자동증산되도록 했다. 반대로 22달러를 밑돌경우 같은 양만큼 자동감산토록 돼있다.그러나 산유국들간의 이견 등으로 이는 아직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사우디 등은 증산한계선이 25달러까지 내려가도 괜찮다는 입장인데 반해 이란,리비아,인도네시아,알제리 등은 적어도 30달러 이상은 돼야 한다는 강경론을 고수하고 있다.
  • 특별기고/ 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미의 대북시각 전환 계기됐으면. 다음주에 열리는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비무장지대와 판문점을 가로질러 북한에 다녀오는 한국측 선발대의 뉴스를 TV로 보면서도 이는 좀처럼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이같은 예기치 않은 변화들은 보는 이들을 압도해버리기에 충분하다. 변화의 방향을 온전히 가늠할 수는 없지만 정상회담이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하다. 정상회담이 가져올 구체적 성과물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남북 정상간의 만남에 몇가지 기대하는 바를 제시하고 싶다. 첫째,냉각돼 있던 남북관계에 찾아온 것으로 보이는 전반적 해빙무드가 지속적으로 고조되길 바란다.남북관계가 개선되기까지 여러 요인들이 작용했겠지만 무엇보다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정책(sunshine policy)’이가장 주효했다고 본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지도자들이 맺게 될 친분관계가 양국 관계의 전반적 개선으로 이어져 가까운 미래에 보다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둘째,남북한간에 돈독한 신뢰가 구축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정상회담이정상간의 만남에 그치지 않고 남북 국민들간의 보다 많은 접촉과 교류로 이어지리라고 확신한다.이렇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양측은 만약의 무력충돌을우려,항시 대비하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신뢰관계가 구축된다면 국방 분야에 투입되는 엄청난 재원은 경제 및 사회분야로 돌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남북한 국민들간의 상호이해가 증진되길 기대한다.남북한은 분명히 공통의 역사와 언어,문화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단의 시간이 워낙 길다보니 철학과 교육·경제체제에 있어 근본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이같은 이질성은 남북한 국민들로 하여금 서로에 대한 불신의 벽만 쌓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면 양측은 상대방의 입장을 보다 깊이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쌍무관계에서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일도 훨씬 줄어들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진정한 의미의 인적 교류 확대를 바란다.최근 평양학생소년예술단과교예단의 서울공연은 향후 양국이 지향해나가야 할 인적교류의 훌륭한 사례를 보여줬다.이같은 문화·연예 분야의 교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 문화·연예·스포츠 교류가 활발해지다 보면 이산가족의 상호방문,교육·환경·경제분야 등 보다 본질적인 분야의 인적 교류는 자연히 뒤따를 것으로기대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정상회담이 미국 정부,특히 미 의회의 북한에 대한 시각을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미국의 대북 시각이 바뀌면 이는 미-북 관계개선으로 이어져 상호간 신뢰 구축,보다 빈번한 접촉과 왕래 등 가시적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 개정을 통해 미국인과 미국 기업들이 북한에 직접 투자하거나 직교역 할날도 멀지 않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상회담의 역할은 이처럼 어마어마하다.외국기업인의 입장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며 남북 정상들이 양국 관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 제프리 존스 주한 美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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