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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폭에 담은 ‘영혼의 바다’ 이상국 개인전

    서양화가 이상국(53)이 그리는 바다는 독특하다.그의 바다그림에는원근법이 없다.개념속의 바다풍경을 감성적인 기법으로 그려낸다.한점 섬도 없는 허허바다의 거친 물결과 수평선 그리고 파란 하늘이 작가만의 회화언어로 되살아난다.그것은 수평의 붓놀림과 고요한 움직임으로 압축되는 정중동의 세계다.지난 96년 미국으로 훌쩍 떠난 그가 바다를 가득 안고 돌아와 전시장에 풀어놓고 있다.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이상국 개인전(17일까지)에는캘리포니아 바다 등을 배경으로 한 신작 40여점이 나와 있다.바다는그가 미국생활에서 새롭게 인식한 창작의 신천지.언제부턴가 그는 바다의 어느 한 순간을 포착해 화폭에 담아 왔다.이씨와 20년 지기인시인 정호승은 “이상국은 바다를 하나의 풍경으로서 그리는 게 아니라 하나의 영혼으로서 그린다”고 말한다.‘순간과 영원의 미학’을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30년 가까운 작가의 예술세계가 점차 관조적인 데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70년대 중반 이후 그는 쓸쓸한 산동네 겨울풍경과공장지대 그림으로 민중의 눈물을 닦아줬다.‘민중적 서정성’의 시대라 이름지을 만하다.90년대 초반에는 영국에 머물면서 작품경향도 바뀌었다.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한층 추상화한 가운데 나무의모습을 통해 인간 본질에 다가가고자 한 것. 미국체류는 이같은 그의작품세계에 또 한번의 변화를 몰고 왔다.이제 그는 자연을 소재로 삶에 대한 빛과 어둠을 잔잔하게 전해주고 있다. 김종면기자
  • [외언내언] 황혼부부 2題

    “물고기가 자전거를 필요로 하는 만큼만 여성에게 남성이 필요하다”는 말은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해방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1970년 공표한 호언장담이다.여성에게 남성의 도움은 필요없다면서 “결혼하는 순간 여성은 반쪽 인간이 된다”고 강변하던 스타이넘이 지난 3일 나이 예순여섯에 처음으로 신부가 됐다.그는 “페미니즘이란 삶의 각 시기에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는 능력”이라는 말로 자신의 결혼을 변호했다. 사흘 뒤 국내에서는 대법원이 72세 할머니가 92세 남편을 상대로 낸 이혼소송에서 할머니 손을 들어주었다.법원은 40년 넘게 살아온 이노부부의 결혼 파탄이 ‘평생을 봉건적·권위적인 방식으로 가정을이끈 남편’에게서 비롯했음을 명확히 했다.할머니는 지난 96년 처음 이혼소송을 냈으나 패소했고 98년 다시 소를 제기해 이번에 대법원확정판결을 얻어냈다. 66세에 찾은 결혼의 행복과 72세에 얻어낸 이혼의 자유.보통사람은삶을 조용히 갈무리할 나이에 한국과 미국 양쪽 할머니들이 일으킨‘사건’은 외형상 정반대인 것처럼보인다.남성우월주의자들은 스타이넘의 결혼에 “남자가 필요없다더니 결국 백기를 들었잖아”라며희희낙락할지 모른다.또 이혼소송에 대해서는 “얼마나 더 산다고,그냥 참지 왜 소동을 일으켜”라고 못마땅해할 수 있다. 그러나 두 할머니의 선택은 동전의 앞뒷면과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는 같은 성격을 지닌다.그것은 누구나 행복을 찾아 결혼할 권리가 있으며,결혼생활이 참기 어려운 지경이 되면 새 삶을 찾을 수 있는 권리다.곧 결혼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권리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그렇다고 요즘 사회문제가 된 ‘쉽게 하는 결혼·이혼’을 지지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최근 보도된 또다른 노부부 이야기를 다함께 생각해보자. 충남 금산의 송병호(宋秉鎬)옹 부부는 1905년생 동갑으로 15세에 만나 올해로 80년을 해로했다.슬하에 3남3녀를 두었는데 지금은 손자 32명,증손 22명,고손 2명 등 직계 자손만 60명이 넘는다.금산군은 지난달 30일 노부부의 결혼 80주년을 기념해 ‘백년해로 기원’ 전통혼례식을 치러주었다고 한다.혼자 인생 80을 살기조차어려운데 부부가 이처럼 해로했으니 참으로 축복해줄 일이다. 그렇다고 이 노부부에게 80년 세월은 행복하기만 했을까.아닐 것이다.여느 부부나 마찬가지로 이분들에게도 갈등과 마찰은 있었을 테고 세월의 두께만큼이나 그 부피는 더욱 컸을 수 있다.“부부간 사랑은 언덕을 굴러내리는 눈덩이와 같아야 한다”고 했다.눈덩이는 구를수록 커진다.송병호옹 부부는 이같은 지혜를 일찌감치 터득한 모양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한나라 서울역집회 이모저모

    7일 오후 서울역 앞마당은 한나라당의 대여(對與) 성토장으로 변했다. 이날 집회에는 당의 총동원령 속에 당원·당직자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당 지도부는 서울 45개 지구당에서 300명씩,인천과 경기지역 52개 지구당별로 100명씩 참가토록 독려했다.부산과 경남북 등 지방에서도 지구당별로 버스 1∼2대씩 동원됐다. 집회 참석자들이 해당 지구당 피켓을 따라 이동하느라 서울역 앞마당은 한때 발디딜 틈도 없었다.열차를 이용하는 승객과 일반 시민까지 뒤섞여 행사장 주변에서는 큰 혼잡이 빚어졌다. 이날 집회는 한나라당의 인터넷 홈페이지로 생중계됐다.집회장은 “국정파탄 김대중 정권 국민들이 박살내자”“권력실세 대출압력 박지원을 구속하라”“의료대란 민생파탄,온국민이 궐기하자” 등 자극적인 구호와 현수막,애드벌룬 등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추석을 앞둔 교통체증과 시민의 비난 여론을 감안,당초 예정된 가두행진은 취소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다수의 힘만 믿고 밀어붙이는 국회는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해칠 뿐”이라면서 “국민을 피곤하고 짜증스럽게 만드는 정권은 이번에 국민의 분노가 얼마나 크다는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어떤 난관과 협박,강압에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부영(李富榮)부총재는 한빛은행 불법대출의 의문점을 지적한 뒤“대출금 사용처가 수사의 본질인데도 검찰이 이를 서둘러 포기했다”며 정치자금 유입설을 제기했다.이부총재는 나아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퇴임 후 비참한 최후를 맞지 않으려면 ‘박지원’ 같은XX배를 처단하고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국정에 전념해야 한다”고과격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김덕룡(金德龍)의원도 “국정을 추스르기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할여당이 제 할일은 하지 않으면서 ‘야당이 분열될 것’이라며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면서 “지금 여당이 무슨 공작이라도 하고 있는것이냐”고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의 전날 발언을 꼬집었다. ‘386’의원들도 공격에 나서 오세훈(吳世勳)의원은 “이 정권은 사오정 정권,하루살이 정권”이라고 비난했다.원희룡(元喜龍)의원도 “대출압력을 넣었다가 거부하자 사직동팀을 동원해 수사에 나섰다”고 가세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90년대 여성 작가 비판 고조

    90년대 여성작가들에 대한 비판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평단 일부의일방적인 성원 속에 대중적 성가가 높은 이들 문학을 ‘속빈 강정’으로 꼬집은 평문들이 나타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 지적과 비판의 강도가 날로 강렬해져 주목된다.여러 비판 가운데 작가신경숙과 전경린에 관한 평문이 특히 눈길을 모으고 있다. 평론가 정문순은 문예중앙 가을호에 ‘통념의 내면화,자기위안의 글쓰기’란 제목으로 올 초 발간된 신경숙의 소설집 ‘딸기밭’을 분석하면서 작가의 ‘속 비어있음’을 날카롭게 적시하고 있다.그는 신경숙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정문순은 90년대 문단의 바로미터로 보아도 무방한 신경숙의 소설이80년대 문학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데서 문제의 뿌리를 보고 있다.신경숙 등 90년대 문학은 비판적으로 계승할 힘같은 것이 있어 80년대 문학을 대체한 것이 결코 아니라 그저 운좋게 ‘무주공산을 점령하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사회변혁,민주화 등 80년대 거대 담론에 억눌려 말해질 수 없었던 삶의 다양성이나 개인의 내면성 등이 신경숙의 개성적인 문체에 힘입어 표현된다고 얘기되어 왔지만 신경숙이 집착하는 자의식과 내면의 세계는 자신과의 치열한 고투에서 나온 산물은 아니라고 그는 강조한다.신경숙의 내면성 추구 문학은 현실과의 사투없는 고분고분함에 불과한데 80년대 문학의 적극적·낙관적 세계관에 배반당하여 무력감에젖어들던 90년대 문단이나 평단 일부가 스스로를 위로할 셈으로 이를과도하게 높이 샀다는 것이다. 아무튼 90년대 신세대 문학은 근본적으로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패배의식에서 나온 자기 방어적 성격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그런 만큼신경숙 등 이들의 작업을 90년대 문학계의 대안으로 평할 수 없다고정문순은 못박는다.그러면서 그는 이전부터 제기돼 온 여러 신경숙작품에 대한 표절 의혹을 신경숙 문학의 본질적인 문제로 다시 거론하고 있다.단편 ‘딸기밭’은 편지 부분에서 남의 문장을 무더기로옮겨놓은 것으로,‘작별인사’는 일본 마루야마 겐지의 ‘물의 가족’을 본딴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작품‘기차는 7시에 떠나네’는 패트릭 모디아노,최윤,윤대녕과의 관련성이 언급된 바 있고 단편 ‘전설’은 명백히 일본의 극우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의 표절작이라고 정문순은 말한다.그러면서 그는 “문단이 실력보다 무늬가 큰 작가를 자기네 취향과 상품성을 고려하여 띄워준 점이 과연 표절을 낳은 요인과 무관하다고 볼 수 있을까”라고 묻고 있다. 한편 평론가 이명원은 ‘작가’ 가을호에서 대표적 90년대 여성작가의 한 명인 전경린의 장편 ‘내 생에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을 매섭게 비판하고 있다.불륜을 다룬 이 소설에 대해 이명원은 윤리적 일탈에 대한 가치판단에서가 아니라 불륜을 ‘서사화’하는 과정에서의 생에 대한 인식과 제도에 대한 비판의식과 관련,‘본격문학의 외양을 두른 함량미달의 낯뜨거운 연애담에 불과하다’고 통박한다. 본격문학의 외양 속에 대중문학의 기제들을 무차별적으로 유입시켜소설의 가독성을 높이고 소설의 상품성을 고조시키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뭔가 심오하고 비의적인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는 뉘앙스를던져준다는 것이다.즉 무늬만 그럴듯한 ‘의사(擬似)-본격문학’이란 것.이같은 비판들은 90년대 여성작가 작품을 그저 재미있게 읽은 독자들한테 다소 의외로 들릴 수도 있으나 문학을 삶과 세계에 대한 치열한이해로 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겐 수긍되는 대목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영기자 kjykjy@
  • [사설] ‘한빛銀 사건’의 딜레마

    한빛은행 불법 대출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이번 사건을 ‘장관 조카’를 사칭한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朴惠龍)씨와 한빛은행 관악지점장 신창섭(申昌燮)씨가 공모한 ‘대출 사기극’으로 잠정 결론을 짓고 마무리 보강 수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검찰이 파악하고 있는이 사건의 실체는 지점장 신씨가 ‘실적 관리’와 ‘금전적 사욕’을 채우기 위해 업체들을 이용했고 박씨 등 업자들도 한도 이상의 대출을 지속적으로 받기 위해 신씨에 매달리며 ‘악어와 악어새’같은공생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불거진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한빛은행이수길(李洙吉)부행장,전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등을 둘러싼 ‘대출 외압설’에 대해서는 검찰이 아무런 단서를 잡지못하고 있어 추측과 의혹만 난무하고 있다.따라서 검찰은 철저 한 수사를 통해 일선 지점장이 수백억원대를 마음대로 유용할 수 있는지,박씨가 아크월드에 입금하지 않은 45억원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밝혀야 한다.또한 검찰은 누가 신용보증기금 이 지점장에게 대출보증 압력을 넣었는지와 은행 고위 관계자들의 대출압력이 있었는지도 밝혀내야 한다. 그럼에도 정치적 의혹이 있는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는 ‘신뢰성 결함’이라는 본질적인 문제가 따른다.검찰이 최선을 다해 엄정하게 수사를 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더라도 국민들이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이 빚어지게 된 데에는 과거 검찰이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업보(業報)도 있지만,사회심리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정치적 의혹이 있는 사건에서 대중은 그들이 원하는 것만을 수용하는속성이 그것이다.대중은 검찰 수사가 그들의 선입견을 충족시켜 줘야만 수사 결과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한빛은행 불법 대출사건’의 경우 야당과 일부 언론은 이 사건을‘권력형 비리’로 몰아가고 있다.좀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사건의 실체적 진실보다 박 장관의 외압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야당과 일부 언론이 이처럼 표적을 정해놓고 여론몰이를 하는 상황에서검찰 수사는 ‘불신의 벽’을 넘기 어렵다.이점이 바로 ‘한빛은행사건’의 딜레마다.검찰이 아무리 철저히 수사를 해서 그 결과를 가감없이 발표하더라도,‘봉합 수사’니 ‘꼬리 자르기식 도마뱀 수사’니 하는 꼬리표가 붙을 것이다. 이번 사건이 주는 교훈이 있다면,권력핵심에 있는 인사들은 불필요한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언행에 있어 근신하고 또 근신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 盧해양수산장관 기자간담

    정기국회 전에 수협 개혁방안이 마련된다.또 내년 상반기부터 부산·인천항이 공사(公社)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노무현(盧武鉉) 해양수산부장관은 6일 취임 한달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협 개혁의 본질은 중앙회 신용사업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중앙회와 일선 조합의 신용유지와책임경영을 통한 경영정상화,부실재발 방지가 핵심”임을 강조했다. 노장관은 “재경부안에 따라 법인을 분리하더라도 특수금융기관으로서 수산분야 경제사업과 일선조합 경영합리화를 집중 지원하는 것이가능하며,또한 법인을 분리하지 않고 현재의 사업부 성격을 유지하더라도 책임경영을 강화하면 한 푼도 경제사업에 빠져나가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노 장관은 “일선조합 안정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2개안의 실익을 비교,우선적으로 조합장들을 설득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항만공사제와 관련,이번주내 지방자치단체와 전문가대표들이 공동참여하는 ‘항만공사 추진위원회’를 구성,도입시기 및 관할권 등 쟁점사항을 협의한 뒤 내년 2월까지 항만공사법안(가칭)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선임기자 sunnyk@
  • 北 김영남 訪美취소 안팎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북한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간의 6일 뉴욕회담이 무산됐지만 남북관계는 물론 북한의 대외개방 노선에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의 미국행 취소 배경이 북미간 정치 문제가 아니라 출국수속 과정에서 미국 항공사와 빚어진 마찰 때문이기 때문이다.사건발생 후 미 국무부도 “민간 항공사의 우발적이고 잘못된 조치이며미국 정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북한측에 설명했다는 전언이다.따라서 북한이 미측의 해명을 ‘이해’하고 늦더라도 유엔 밀레니엄 총회에 참석하는 ‘절충선’을 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북한의 결정을 놓고 여러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김 위원장의 미국행 취소가 향후 북미 협상을겨냥한 ‘기선 제압용’이란 분석도 이런 맥락이다. 미국의 ‘무례함’을 전세계에 알리면서 북한 특유의 ‘자존심 외교’를 과시하겠다는 복선도 읽혀진다. 지난 4일 저녁(한국시간) 사건 발생 당시 김위원장 일행이 다른 비행기 편(루프트한자)으로 미국행을 예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대외개방을 모색하고 있는 북한이 뉴욕 밀레니엄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다. 하지만 북한의 최종 결정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정권교체 여부가 확정될 때까지 북·미 협상에 별 다른 진전이 없을 것이란 북한 지도부의 판단도 무시할 수 없다.이번 파문이 본질적인 북·미 관계를 훼손시키지않는 범위에서 강성대국으로서의 모습을 각인시킨 효과도 없지 않지만 믿을 수 없는 국가라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역효과도 적지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 서울역 집회, 與 “중단하라” 野 “강행할것”

    한나라당이 7일 개최 예정인 서울역 대규모 장외집회를 놓고 여야는5일에도 치열한 공방전을 전개하며 대치전선을 이어갔다. 민주당은즉각 중단을 촉구했고,한나라당은 집회 강행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 서울역 집회를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한나라당에 장외집회 중단과 국회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지난 4일 인천집회에 지구당별로 당원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당원용 행사는 옥내에서 해야 한다”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김옥두(金玉斗) 사무총장은 당6역회의에서 “한나라당은 민족최대의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명분없는 장외집회로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고사회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자신들이 주장하는 모든 사안은국회에서 따지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한나라당은 인천집회에서 수도권 의원 1명당 버스 1대씩의 동원령을 내렸다는 얘기가있다”며 “당원행사는 중앙당사나 연수원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도 추경안 등 민생·개혁법안 처리의 시급성을 재차 강조하며 국회정상화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여권이 아직도 문제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서울역 집회에 당력을 총결집시킨다는 방침이다.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인천집회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분노와 권력형 비리에 대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있다”고 지적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과 야당의 힘을 보여주는 것만이 현 정권의 정신을 차리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목청을 돋웠다.여당의 장외집회 비난에 대해서도 “국회를 파행시킨주역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이는 ‘밀리면끝장’이란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오기정치의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김총장도 “여당이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조사할 것은 조사해야 하는데 공자 말씀만 하니 야당이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며 “1만명이상이 모일 서울역 집회를 통해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종태기자 jthan@
  • “단체장 대리집행제 지방자치 본질위배”

    전국 16개 시·도 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장 및 대표회장 등 21명은 5일 경남 창원시청 회의실에서 회의를 갖고 중앙정부의 지방자치제도손질 움직임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에서 “최근 행정자치부가 추진중인 지자체 부단체장 국가직 전환과 자치단체장에 대한 서면경고제,대리집행제 등은지방자치의 본질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지적하면서 “중앙정부의일방적인 자치제도 손질 움직임을 백지화할 것” 등을 요구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헌재소장·재판관후보 청문회 쟁점과 전망

    5·6일로 예정된 헌법재판소장 및 재판관 후보자 2명에 대한 국회인사청문회는 지난번 총리나 대법관 청문회때보다 긴장감이 덜한 가운데 치러질 전망이다.윤영철(尹永哲)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제외한권성(權誠)·김효종(金曉鍾)재판관 후보자가 국회에서 추천한 인사들이기 때문이다.대통령이 지명한 윤 후보자의 경우 삼성측 고문변호사시절 거액을 받았다는 지적이 있어 통과의례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청문 방법과 동의안처리] 인사청문회는 여야 청문특위 위원 13명이각각 본질의 15분,보충질의 10분씩을 갖고 내정자에게 일문일답으로질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참고인으로는 유일하게 정종섭(鄭宗燮)서울대 법대 교수 만이 출석한다. 국회는 오는 8일 본회의에서 이들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그러나 한나라당측에서 장외집회 등 대여투쟁 일정을 고려,임명동의안 처리를 14일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절충여부가 주목된다. [헌재소장 후보자] 윤영철 후보자의 경우 청문대에 오르기도 전에 시민단체들로부터 삼성측의 법률고문직 수행 과정에서 정규 임원에 준하는 고액 급여를 받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여야 모두 윤 후보자의도덕성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측은 “윤 후보자의 경우 3억원이 넘는 고액의 급여를 받은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정공법으로 따질 방침”이라면서 “여당이라고해서 봐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도 “삼성 패밀리 내부의 주식인도 논란에 대한 법률 자문을 한 공로에 대한 대가일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헌법재판관 후보자] 권성·김효종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아직 별 문제가 제기되지 않아 무사히 청문대를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야 의원들은 이들의 자질을 검증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남북관계 급진전에 따른 헌법 4조의 영토조항,주적 개념 등이 단골 질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서리제’의 위헌여부도 논란거리다.대부분대법관 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이 “헌법재판소의 권한으로 말할 수 없다”고 비켜간 부분이다. 강동형기자 yunbin@
  • [대한시론] 교육의 본질에 충실하자

    사서삼경중 ‘대학(大學)’에서 ‘물유본말 사유종시(物有本末 事有終始)’를 인용하지 않아도 세상만사가 본질적인 것과 말단에 해당하는 본질에서 다소 거리가 먼 것이 있게 마련이고 먼저 해야 할 것,나중에 처리해야 할 것이 있어 이를 제대로 알고 실행한다면 일을 크게 그르칠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는 따지고 보면 모두 본말전도(本末顚倒)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해본다.본질은 잃어버리고 나서 오히려말미에 해당하는 사안을 붙들고 소란을 피우는 데 있다.우리나라 정치판에는 타협이 없으니 정치가 본질을 떠난지 이미 오래되었고,공무원에게서 봉사정신은 뒷전이고 권위만 앞세우니 본질을 상실했다 아니할 수 없고,종교인들이 재물에 눈이 어두우니 이 또한 알맹이없는빈껍질이다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로는 주객전도(主客顚倒),본말역전의 가장 심각한 부문이 우리의 교육현실이 아닌가 싶다.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인간은 누구에게나 태어나면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재능 혹은 재주를 갖고 태어났고,교육의 본질은 이러한 재능을 가능한 한 빨리 파악하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적성과 개성에 맞는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하여 이를 통해 자기실현과 함께 인류사회에 봉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데에 있다.따라서 13∼14년에 걸친 유치원,초등학교,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해서 수 없는 선택과 실패,그리고 시행착오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적성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우리의 교육 현실은 이러한 일련의 교육과정을 통해서 자기의 적성을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이 상급 학교에 진학할수록 더욱 낮아져서 최종적으로 대학을 지원하고 학과를 선택하는 데 있어 적성과는 아무 관계없이 수능점수로 응시 가능한 대학과 학과로 결정케 되니 교육의 본질을 이탈해도 크게 이탈해 있다 하겠다. 문제는 우리나라 초등교육이 본질에서 크게 벗어남에 따라 그 후유증이 매우 심각할 뿐더러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그나마 갖고있는 인적자원의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무엇보다도 우리의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심적 갈등과 좌절감을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교육자,교육관계 정책입안자,이를 공론화하고 보도하는 언론계,정치계 모두 수수방관하기에 너무도 참혹한 지경에 이르렀다.이런 식으로 대학 문을 들어선 학생을 지도하고 가르쳐야 하는 대학이 그 본질을 지켜가기는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문제는 소위 명문대학에 갈수록 더더욱 심각하다.그 이유는 자기의적성과 동떨어진 학문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했을 확률이 명문대학일수록 더욱 높기 때문이다.따라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전공에 대한 흥미를 갖지 못하고 학점 따기에 매달리기가 십상이니 질문이 없고,극히수동적일 뿐만 아니라 대학 4년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방황하다가 졸업하면 전공을 헌신짝 버리듯 내던지는 학생이 태반을 넘으니 이들에게서 창의성을 기대하고 노벨상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우여곡절 끝에 교육부의 수장을 새로 모시게 되었다.교육학을 전공하신 분이니 교육의 본질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실 것으로 보고 한번 기대를 걸어본다.이번 기회에 본질에서 크게 이탈된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지금이라도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을 시작할 수 있기를바란다.우리의 자라나는 세대들을 내신성적,수능점수로 일렬로 세우는 교육에서 자기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도와주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이를 위해 초중등교육 현장에어떠한 변화가 우선 있어야 하는지,대학은 어떠한 노력을 시작해야하는지는 무엇이 본질에 해당하는지에 보다 큰 관심을 갖게되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본다.교육의 본질에 매달리는 모습을 이번교육부장관에게서는 보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백 성 기 포항공대 교수,포항가속기연구소장
  • 호킹박사 코스모-2000서 ‘膜이론’ 소개

    우주는 언제 생겨났을까? 우주는 무한히 펼쳐져 있을까,아니면 끝이 있을까? 우리가 사는 우주 이외에 다른 우주가 존재하지는 않을까? 그곳에 생명체는 살지 않을까? 누구나 한번쯤은 던져 보았을 질문들이다. ‘제 2의 아인슈타인’이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스티븐호킹박사(58·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이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천체물리학계의 최신 가설인 ‘막(膜·brane) 우주론’에서 찾고 있다.4일부터 8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천체물리 분야의 국제학회 ‘COSMO-2000’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방한한 호킹박사는 서울대,고등과학원 등에서의 강연에서 새로운 우주론을 소개하고 있다.그의 강연을 통해 천체물리학자들이 최근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막 우주론’에 대해 알아본다. [막 우주론이란] 미국의 물리학자 랜달(프린스턴대)과 선드럼(스탠포드대)이 1998년 내놓은 가설이다.그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사실은 10∼12차원의 큰 공간(다차원 우주)에 들어있는 4차원(전후,좌우,상하,시간)으로 된 막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예컨대 3차원 공간인 영화관에 2차원의 스크린이 있고 이 스크린 상에서 배우들이 살아있 듯,우리는 다차원 공간에 들어있는 4차원의 막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이 곳에 있는 강력한 에너지때문에 그 주위의시·공간이 강하게 휘고,이 세상의 물체들은 4차원 막에 붙어살게 되며 우리 우주 ‘바깥’,즉 나머지 차원은 관측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다차원 개념은 80년대 등장한 초끈이론(super string theory)에서처음 등장했다. 자연계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들이 사실은 미세한 끈(string)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 이 이론의 기본 아이디어다. 초끈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11차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만 이 중 4차원만 우리 눈에 보이고 나머지 7차원은 관측은 어렵지만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눈에 보이는 4차원의 물리법칙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7차원이 안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가장 오래되고 간단한 설명방법은 7차원 모두 아주 작게 접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초끈이론을 연구하다 보면 2차원의 막(membrane) 또는 더 큰 차원을가진다양한 물체들이 존재함을 알 수 있게 됐다.이러한 물체들을 통틀어 막,즉 브레인이라고 부른다.브레인에 관한 연구는 초끈이론에서얻어낼 수 있는 우주론의 가능성을 한층 넓혀 놓았다. [새로운 의문점] 막우주론은 그동안 물리학자들이 풀지 못했던 많은다른 문제들에 관한 해답을 제시해 줌으로써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만일 정말로 우리 우주가 4차원 막에 갇혀 있다면,혹시라도 우리 우주에서 보이지 않는 바깥으로 물질이나 에너지가 새어 나갈 수 있는지,가능하다면 어떻게 관측할 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물리학자들은이를 관측하거나 검증하는 것이 당장에는 불가능하지만 향후 10년 간의 초정밀가속기 실험을 통해 보이지 않는 추가적인 차원에 대한 실험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기존의 우주론은 ‘표준우주모형’. 천체 물리학자들의 관심사는 우주의 기원과 상호작용의 원리를 규명하는 일에 집중된다. 과학자와 철학자들은 100년 가까이 우주의 모든 힘과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많은 우주모형을 도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현재 우주론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우주모형은 대폭발(빅뱅)·급팽창(인플레이션)·차가운 암흑물질·중력불안정 등 4가지가설을 기본으로 하는 ‘표준우주모형’이다. 표준우주모형은 20세기 초 우주의 역사를 새로 쓰게 한 양대 발견에서 비롯됐다. 우선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중력이 다른 힘들과 달리시공간의 휘어짐을 통해 전달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정된 시공간에서 물체들만 움직이는 것으로 보았던 기존의 이론들과 달리 상대론은 우주 자체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분명히 변화한다는 것을 기술하는 길을 열었다.그 다음 위대한 발견은 에드윈 허블에 의해 이뤄졌다.허블은 윌슨산에 있는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자세하고 정확한 관측을통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밝혀냈다.아인슈타인과 허블의 발견 이후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우주의 발생과 진화를 연구하는 데 매달려 표준이론이 정립됐다. 그러나,표준우주모형이 우주의 생성과 진화과정을 완벽하게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예를들면,우주는 어떤 대폭발 점에서 시작됐으며 그 점에서는 전체우주와 그 안의 모든 것들이 어마어마한 밀도로 엄청나게 작은 공간에 밀집돼 있는데,그런 상황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성립하지 않는다.즉 일반상대론에 미세 세계를 다루는 양자역학을 접목시켜야만 이 현상을 제대로 기술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론과 양자역학이 각각 완성된 지 7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두 이론을 결합하는 문제는 숙제로 남아있다.이런 우주론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천체 물리학자들은 모든 원리를 단일한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는 ‘통일이론’을 찾는데 열중하고 있다. 함혜리기자. *천체물리학 대가 스티븐 호킹박사는 누구. ‘휠체어를 탄 과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42년 옥스퍼드에서 출생,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뒤 케임브리지대학 대학원에서 물리학을전공한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다.63년 박사학위를 준비하던 중 운동신경이 차례로 파괴,전신이 뒤틀리고 마비되는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우주물리학에 대한 호킹 박사의 탐구는 그때부터 시작,우주론의 기본문제들과 씨름하며 66년 ‘팽창하는 우주의 성질’이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그는 우주 탄생의 신비를 밝힌 빅뱅이론·블랙홀의 증발·양자 중력론 등 종전의 학설을 뒤집는 이론을 내놓으면서 우주의 기원과 본질에 대해 최근에 이루어진 많은 중요한 논의들을 이끌어 왔다.휠체어에 부착된 컴퓨터와 고성능 음성합성기를 통해 활발한 저술·강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74년 최연소 영국 왕립학회의 회원이 됐으며,80년부터 케임브리지대학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현재 95년 재혼한 간호사 일레인 메이슨과 함께 살고 있으며,슬하에2남1녀와 1명의 손자를 두고 있다. 김미경기자.
  • 스티븐 호킹박사 청와대 강연

    세계적 천체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케임브리지대 교수)가 31일 청와대를 찾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접견한 뒤 비서실과 경호실 직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호두껍질 속의 우주’를 주제로 강연했다. 근육이 마비되는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에 걸려 육성을 통한 언어전달을 할 수 없는 호킹 박사는 이날 휠체어에 부착된 전자음성합성기를 통해 김대통령과 의사소통을 하고 강연도 했다.호킹 박사는 이날 우주에 관한 여러 의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55분동안 상세히 설명했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호킹 박사를 접견하는 자리에서 “93년 케임브리지에서 이웃해 산 적이 있는데 오늘 다시 만나게 돼 영광”이라면서 “우리나라에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다”며 옛 생활을 회고했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이에 호킹 박사는 “김대통령이 평화를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는데 경의를 표한다”며 “케임브리지에 사셨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김대통령은 “지구 이외의 우주에 생물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호킹 박사에게 질문했고,호킹 박사는 “우주에는 원시적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지능을 가진 생물체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대답했다. 김대통령은 “10년 전 영국대사관에서 봤을 때 누군가 호킹 박사에게 ‘몸도 불편한데 그렇게 큰 학문적 업적을 이룩했느냐’고 묻자호킹 박사가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것이 너무 인상적이었다”며 “내가 살던 집에 ‘김대중 대통령이 살던 곳’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고 하던데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호킹 박사는 “꼭 다시 방문해달라”며 김대통령에게 자신의 저서인 ‘그림으로 본 시간의 역사’를 한 권 선물했다.다음은 부문별로 정리한 호킹박사의 강연요지. ■햄릿과 우주 햄릿은 “우리는 호두껍질 안에 갇혀 있으면서도 우리자신을 무한한 공간의 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인간들은 물리적으로는 많은 제약을 받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 만큼은 자유롭게 우주 전체를 탐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한 말일 것이다. 그런데 우주는 과연 무한히 넓을까,아니면 매우 크긴 하지만 유한할까? 인간을 위해 신에게서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의 운명을 무릅쓰고나는 우리가 우주를 이해할 수 있고,또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믿는다. ■팽창하는 우주 우주공간의 성질중 가장 분명한 것은,공간이 끝없이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우주에는 다양한 모양과 크기를 가진 무수히 많은 은하들이 있으며,은하들은 우주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다.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은 1920년대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관측을 통해 발견했다. 현재의 팽창속도를 갖고 계산하면 100억년에서 150억년쯤 전에 은하들은 서로 매우 가까이 있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전체 우주와그 안의 모든 것들은 무한대의 밀도로 한 점에 응축돼 있다가 어떤대폭발(빅뱅)에 의해 우주가 시작됐을 것으로 본다. ■불확정성의 원리와 다중역사 아이디어 자연에는 본질적으로 어느정도의 무작위성이나 불확정성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1925년 독일 물리학자 하이젠베르그가 공식화한 ‘불확정성의 원리’다.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확정성 원리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포함시켜야 한다.그러나 이것은 지난 30여년 동안이론 물리학에 있어서 커다란 난제였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 교수를 지낸 파인만은 우주의 역사가 여러 갈래라는 가설을 내놓았다.이 가설은 공상과학소설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과학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현재까지 나온 우주이론중 최고의 후보인 M이론(초끈이론)에서도 많은 수의 우주역사가 가능하다. 과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과 파인만의 다중역사 아이디어를 합해서,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기술하는 완전한 통일이론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이 이론이 완성되면 어느 한순간의우주의 상태로부터 우주가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그러나 이 통일이론만으로는 우주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또는 우주의 초기상태가 어떠했는지를 알 수 없다. 함혜리 김미경기자 lotus@
  • 이회창총재, “의혹 규명없인 국회 잘 안될것”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31일 대여(對與) 강경 투쟁의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취임 2주년을 맞아 여의도 당사 10층 대강당에서 내외신기자회견을갖고 여당의 선거비용 실사 개입 의혹을 집중적으로 비난했다. 이총재는 “선거부정 축소·은폐사건의 성의있는 해법 없이는 국회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여권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한나라당은 국민과 더불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정기국회 대책은. 선거부정을 축소·은폐한 것은 국기와 국헌을 파괴하는 일이다.여권이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실정을 바로잡는 일이 국회에서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남북정책의 대안이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억울하다. 그동안 대결이 아닌 포용과 경협을 바탕으로 정책을 수행하되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 나가는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는 큰 방향을제시해 왔다. ■국가보안법 문제는. 남북간에는 대한민국 체제를 방어하되 협력과대화를 해 나가는 이중 구조를 인정해야 한다.국보법을 철폐하는 주장은 이중구조의 본질을 망각한 것이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만날 용의는. 나라를 위해 필요하면누구든 만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의약분업에 대한 견해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혁이란 이름으로 밀어붙이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국민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의약분업을 위해 원점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낡은 방식의 가두시위를 되풀이하고 있는데.향후 투쟁수위는. 여권은 상생의 정치를 원하지 않고,야당을 왜소하게 하고 무력화해야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같다. 이런 여당과 정치를 하려니 우리도 답답하다. 바로 정권퇴진을 요구하지는 않는다.일단 기회를 주고 지켜보겠다. ■영수회담 제의 용의는. 과거 영수회담 이후 돌아온 것은 후회와 분노,통탄뿐이었다. 중요한 것은 영수회담이라는 모양이 아니라 진정 문제를 풀겠다는의지와 정직한 마음이다. ■선거비용 실사논란의 해법은. 국정조사 실시와 특별검사제 도입은최소한의 요구이다. 대통령이 진실을 조사해 전말을 밝히고 관련자를 문책한다면 그런요구가 필요없는 것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民言聯 신문모니터 보고서

    8·15 이산가족상봉을 전후하여 남한언론은 비교적 차분하고 균형적인 시각을 유지했으나 향후 평화적인 남북관계 모색과 이질감 극복등을 위한 현실적 대안제시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또 사안에따라 일부 신문은 아직도 ‘꼬투리잡기’로 본질을 훼손하는 보도태도를 보인 것으로 지적됐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이사장 성유보) 신문모니터분과(분과장 김은주)는 28일 8·15 남북이산가족 상봉 전후 13일간(10∼22일)의 국내 6개 일간지의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민언련의 이번 모니터 보고서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한신문의 대북·통일관련 보도태도의 실상을 지면을 통해 분석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보고서에 따르면,상봉시기인 15∼18일 모든 신문은 1면에서부터 해설··사회면에 걸쳐 ‘눈물로 얼룩진 감동의 드라마’를 대서특필,양적인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서는 구태의연한 보도와 냉전적 시각,트집잡기식 보도태도를보인 것으로 지적됐다. 우선 이 기간동안 각 신문들은 애절한 사연과 ‘눈물장면’의 감정적 제목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이산가족의 만남을 계기로 한민족의이질성 극복문제나 통일에 앞서 선행돼야할 과제에 대한 여론형성과정보제공이 부족했다는 것.특히 동아·조선이 상봉초기 방문단장의자격을 놓고 정치적 색깔론을 제기한 것이나 중앙일보가 북한의 의도와 체제의 위험성을 부각시킨 것은 냉전적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산가족 상봉과 비전향 장기수의 북송은 모두 ‘6·15공동선언’의 합의내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사안이다.그러나 조선일보는 이같은합의내용과 원칙을 무시한채 장기수문제와 납북자문제를 동일 선상에 놓고 논의하면서 이산가족들의 감격적인 상봉과 납북자 가족들의 항의·사연을 대비시킴으로써 대립적 갈등상황을 조장한 것으로 지적됐다.또 중앙은 북의 정치적 이용론을 제기하며 때아닌 노파심을 보였으며,동아는 6·15 공동선언의 합의내용에 대한 정부 이행의 성격의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북한에 끌려다니는 정부의 정책쪽에 문제가 있다는 투로 비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장기수 북송과 국군포로 및 납북자문제를 연계시키며 반북감정을 강하게 드러낸 조선·중앙·동아의 논리는 상호주의 원칙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 대결논리로 발전할 우려가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평가하는 자세에도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보고서는 “조선·중앙은 북한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고 북한이 여전히 변화없는 대남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보도했다”고분석했다.특히 중앙의 16일자 시론 ‘차고 넘치는 통일담론’은 “통일담론의 과열 운운하며 작금의 화해분위기를 우려하는 태도를 보여많은 독자들을 의아하게 했다”고 지적했으며,22일자 ‘송진혁칼럼’ 역시 “남북대화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트집잡기식 내용으로북한과의 관계를 대결구도로 바라보는 시각을 나타냈다”고 비판했다.이에 대해 김은주 분과장은 “언론은 통일논의와 대북정보를 의제화하여 여론형성 기능에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kadily.com
  • [네티즌 이슈] 한국의 인권

    * 총체적 인권프로 준비를김대중 정권 들어 IMF와 남북대화 등 굵직굵직한 것을 다루느라 인권문제는 뒷전으로 밀쳐두었다.민주화만 되면,정권교체만 되면,하고별렀던 그 많은 일들이 행정부에서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고국회에서는 여야의 정치폐업에 순장되어 버리고 있다. 게다가 여전히풀어야 할 억울함이 많은데도 김현철 사면 등 엉뚱한 쪽에서 헝클어지고 있다. 김대중 정부가 반환점을 도는 지금,한국의 인권은 얼마나 신장되었는가? 결론을 말하면 여러가지 미흡한 부분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개선됐다고 생각한다.근본적으로는 한국의 인권상황은 일대 반전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일부 학자는 “김대중 정부는 신자유주의 보수정권이며 실패했고,이제 조금도 기대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주장한다.지식인들의 주장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이다.대통령이 할 수 있는것은 무소불위에 기반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민주적인 데 따른다.따라서 지식인들은 무리한 이상을 대면서 윽박지르지만 현실 가능한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물론 법제도적 측면에서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그간 우리 사회의 냉전,즉 인권탄압의 빌미가 됐던 전쟁위험을 줄인 것은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인권 억압은 본질적으로 전쟁의 위험과 빈부격차 그리고 미디어의독점 때문에 일어난다.전쟁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크게 인권을개선하는 일이며,빈부격차를 줄이는 것이 그 다음이고,수구언론을 혁파하여 정치적 소수자에게 발언기회를 주는 것이 그 세번째다. 김대중 정부는 세번째 문제,즉 언론개혁에서 주춤하고 있어 우려된다.인권은 정권 내지 정당의 이념이고 존재목적이고 영업방식이고 경쟁력이며 미래이다.김대중 정부를 비롯,여야가 인권신장프로그램을가지지 않는다는 것은 정당의 이념과 비전과 전망 자체가 원초적으로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한시바삐 김대중 정부가 인권정부로서의 체계적 면모를 잡아나가길 기대한다. 김동렬 (주)심플렉스 인터넷고문 drkim@simplexi.com. **링컨과 김대중대통령. 미국인이 추앙하는 링컨 대통령은 입지전적인 인물로 미국인들에게깊은 인상을 남겼다.특히 남북전쟁의 승리나 노예해방 등은 큰 업적중의 하나이다.그런데 그러한 노력이나 결과가 세계사적인 반열에 오르며 다른 나라의 귀감이 되는 것은 그가 남북전쟁후 통합된 미국의방향과 세계에 당당히 발언할 수 있는 자국의 인종간 모순을 해결하는 인권의 교두보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미국 내에서 인권문제가 완전히 충족된 것도 아니고,더구나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미국이 보이는 반인권적인 모습도 비일비재한 상황이다.그러나 적어도 인권이란 화두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영원히 죽비가 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최근 임기의 반을 넘어섰다.여러 언론매체에서 중간결산을 하기도 하고,특히 조선일보는 공공연히 레임덕을 거론하며조만간 정권교체라도 이루어지는 양 호들갑을 떨고 있다.그렇지만 김대통령에게는 아직도 많은 과제가 미완의 형태로 남아 있다. 남북문제를 비롯,재벌,언론,정치 등 우리 사회의 개혁이란 숙제와 맞서있는50년간 기형적으로 누적된 기득권들과 맞닥뜨려 있다.이 모든 것을 관통하며 국민과 자신을 설득하며 제시되어야 할 고리는 무엇일까? 필자는 아무리 봐도 ‘인권’밖에는 없어 보인다.저 수많은 문제들에 삼투되며 양심을 건드리고 서로 간에 성찰을 도모하는화두로서 그러하다. 그 중요한 핵심 중에 국가보안법 개폐,그리고 국민과의 허심탄회한 대화와 토론이 있다. 정권욕에 불타는 정치꾼들이 정치판을 점거하고 있고,툭하면 발목잡기에 나서고 있는 수구 기득권과의 어정쩡한 동거보다는 역사와 국민을 믿고 인권이란 화두를 내세워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의연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훗날 청와대에서 후임 대통령들이‘그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고민시키는 대통령으로 기억되느냐의과제는 아직 넉넉하게 ‘그’에게 남아있다.김대중 대통령의 분발을바라마지 않는다. 김영인 자유기고가 everman@lycos.co.kr
  • [대한광장] 부패 私學의 척결

    ‘교육7적’을 다시 생각한다.지난해 8월 교육관계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국회 교육위원회,교육부,전국의 교수·교육단체들이 뜨겁게 충돌했던 사건이 있었다.그 과정에서 교육부장관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7명이 ‘을사5적’을 본받아 ‘교육7적’이 되었다.잠시그 전말을 되돌아보자. 정권 초기에 교육부가 교육개혁을 위한 정책들을 의욕적으로 입안했지만 일부 국회의원들의 제동으로 난관에 봉착했다.설상가상으로 장관이 바뀌면서 초기의 개혁정책은 급격하게 퇴색했다.국회의 제동이강한데다 장관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이다.그 결과 개혁성을 상실한교육관계법 개정안이 일주일 만에 교육위원회,법사위원회,국회 본회의를 일사천리로 통과했다.고등교육법,사립학교법,초중등교육법 등주요 법개정에서 개혁을 버리고 개악만 남긴 셈이다. 임시이사의 임기제한으로 분규사학의 정상화가 더욱 어려워진 반면구재단의 복귀가 가능하게 된 일이라든지,교육주체의 자율성을 신장하기 위한 학교운영위원회가 단순 자문기구로 전락한 일,그리고 대학교육의민주성을 상징하는 교수회의 의결기구화가 논의조차 안된 일등이 그렇다.결국 법개정은 교육개혁에 역행하는 결정이자 사학재단의 전횡과 부패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들까지도 거부한 ‘교육개악’으로 비판받았다.이 개악에 주도적으로 기여한 장관과 국회의원들이 ‘교육7적’으로 낙인찍힌 것도 이 때문이다. 이것은 1년 전의 이야기다.그 사이에 장관이 바뀌었고 ‘교육7적’으로 지탄받았던 국회의원들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그러나 교육현실은 별반 바뀐 것이 없다.개악된 교육관계법은 여전히재개정되지 못하고 있다. 임시이사제도가 흔들리는 가운데도 임시이사 파견대학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상문고는 구 재단의 복귀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앞으로도 더 많은 대학이 부패한 사학재단으로인해 고통을 겪을 것 같고,결과적으로 더 많은 대학에 임시이사가 파견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교육철학과 교육정책의 부재가 불러온 필연적인 결과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학의 자율성에 대한 몰이해라 할 수 있다.사학의자율성이란 정부에 대한 사학재단의 ‘경영적’ 자율성과 사학재단에 대한 교육주체의 ‘교육적’ 자율성 두 측면을 포함하는 개념이다.이 두 측면이 동시에 보장되고 균형을 이루어야 명실공히 사학의 자율성이 신장될 수 있다.그러나 현실에서는교육주체의 자율성이 억압된 가운데 사학재단의 경영적 자율성만 강조되는 기형적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이것은 사학재단의 전횡에협조하는 논리인 동시에 부패사학의 발호를 방치하는 것이다. 교육의이름으로 부패사학을 단호하게 척결하고 교육주체의 참여를 확대하여교육을 활성화하는 개혁이 어째서 불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교육개혁에서 생산성이 부각되는 반면 공동체성이 간과되고 있다는사실도 지적해야겠다.교육이 적절한 수준의 생산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그러나 생산성은 교육의 본질도 아니고전부도 아니다.교육문제를 말하려면 생산성을 탓하기 전에 조령모개의 교육정책,관료적 교육행정,부패한 사학재단,반교육적인 교육현장을 먼저 말해야 한다.그 속에서 교육공동체가와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생산성은 그 다음 문제이다.와해된 교육공동체를교육주체의 참여를 통해서 복원하고 그 위에서 교육성과를 기대하는정책이 과연 불가능한 일일까?기업체에 적용하기도 어려운 신자유주의적 경제논리로 교육개혁을 추진한다면 교육도,개혁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김대중정부 집권 후반기의 교육정책을 이끌어나갈 신임 장관의 정책방향이 생산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바라건대 새로운 교육정책이 공동체성과 생산성의 조화를 도모하는방향으로 전개되었으면 한다.아울러 사학이 대학교육의 80% 이상을담당하는 현실에서 부패사학의 척결없이 대학개혁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특별히 강조하고자 한다.특히 몇몇 대학이 십년 넘게 임시이사체제로 운영되는 현실을 수수방관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정치학
  • ‘선거비용 실사개입’ 논란

    여야 지도부는 27일 휴일임에도 민주당의 4·13총선 ‘선거비용 실사개입’의혹과 관련해 긴급대책회의를 갖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민주당은 사과와 유감 표명으로 사태 수습에 나선 반면,한나라당은대규모 규탄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공세를 취했다. ■민주당 윤철상(尹鐵相)의원의 ‘말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야당에는 정치공세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등 사태수습에 골몰했다. 서영훈(徐英勳)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당3역회의에 앞서 ‘의총발언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물의를 빚은데대해 선관위와 검찰에 사과했다.그러나 이를 정치쟁점화하는 야당에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의총 발언 중 일부가 과장된 말 실수를 문제삼아 대대적인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같은 맥락에서 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보내고 있다. 김옥두(金玉斗)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당내 비공개 회의석상에서 일부 의원이 제기한 당에 대한 불만을 무마하는 과정에서발생한 ‘전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발언’으로 그 이상도 이하도아니다”고 강조했다.이어 “야당이 정기국회를 앞둔 시점에서 이를여당 공격의 빌미로 삼거나 정국주도권 장악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정략적 속셈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역공을 폈다. 박병석(朴炳錫) 대변인은 아예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박대변인은 “불필요한 논쟁과 야당의 정치공세에는 일일이 대응하지않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 비상령을 내렸다.이날 오전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긴급 총재단회의를 주재한데 이어 당내 4·13 부정선거 진상조사 특위 위원장인 최병렬(崔秉烈) 부총재와 당3역이 기자회견을가졌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집권 후반기를 맞은 여권을 압박하고,정국 주도권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권철현(權哲賢)대변인이 논평에서 ‘정권의 총체적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민주당 김옥두 총장과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 등에 대해 의원총회 발언을 문제삼아 고발을 검토키로 한 것도 이같은 파상 공세의 일환이다. 특히 이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가진 오찬 도중 여권의 후속 대응과상황 추이에 따라 ‘정기국회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대여공세수위를 높였다. 오는 29일 대구 민생탐방 일정도 취소하고,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28일에는 소속 의원들이 긴급 의원총회를 가진 뒤 검찰총장과 중앙선관위원장을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의총에서는 이 총재의 중대발언이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는 총재단회의 등을 통해 “행위의 당사자가 자백한 것은 가장 진실한 증거”라면서 “단순히 ‘말 실수’로 치부하는 집권여당대표와 당직자를 두고,이 나라 민주주의와 정치는 살아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재는 회견에서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검찰,선관위가 한통속이 되어 권력의 시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요구조건에 여권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회 등원 문제 등 투쟁 방향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형 박찬구기자 yunbin@
  • 검은 대륙 휘감는 ‘희망과 피’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나이지리아 방문에나선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26일 나이지리아의 민주적 실험이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이는 나이지리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희망의 싹이라고 칭송했다.그러나 시에라리온과 수단에서는 국내분쟁이 국제전으로 비화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먹구름이 뒤덮혀 있다. ■나이지리아 98년 군부의 장기독재와 부패를 이유로 아프리카 순방국에서 나이지리아를 제외했던 클린턴 미 대통령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다.지난해 출범한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통령 정부의 민주적 실험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더욱 격려하기 위해서라고 미국측은 밝히고 있다. 클린턴은 나이지리아에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이것이 다른 아프리카국들로 확산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실제로 미국은나이지리아의 민주제도 정착을 위해 4,300만달러,나이지리아의 교통여건 개선을 위한 450만달러 지원 등 많은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클린턴은 한편 나이지리아가 내달 열릴 예정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상회담에서 석유증산에 합의,유가가 인하되도록 힘써줄 것을 조건으로 나이지리아의 부채를 경감시켜주는데 동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직 완결되기까지는 먼 길을 남겨놓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민주주의실험은 아프리카에 희망의 싹이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인지 여부를 가리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샌디 버거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말하고있다. ■시에라리온 지난 5월 500여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을 인질로 잡아 국제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시에라리온에서 25일 영국군 11명이또 시에라리온 반군들에게 인질로 붙잡혔다.영국은 인질로 잡힌 영국군의 조기석방과 시에라리온에 배치된 영국군의 안전을 위해 무력사용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시에라리온 사태의 본질이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둘러싼 다툼이라는 점에서 정부군과 반군간의 타협은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이는 인질사태가 얼마든 되풀이될 수 있음을시사하고 나아가 영국을 포함한 외세의 개입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아프리카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수단 17년에 걸친 장기내전이 국제전으로 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있다.영국의 선데이 텔리그래프지는 27일 수단에 중국군 수만명이 이미 배치됐으며 70만 병력이 추가배치를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조니 가랑 대령이 이끄는 수단인민해방군(SPLA)이 나일강 상류 유전지대로부터 16㎞ 지점까지 접근하자 중국국영석유공사가 대주주로 있는유전 보호를 위해 수단에 파견된 중국군이 개입할 태세를 보이는 것.수단 정부도 유전지대에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들과 함께 비상계획을마련하고 있어 수단내전이 국제전으로 확산될 위험을 부채질하고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 [외언내언] 평화市

    예루살렘.‘평화의 땅’이라는 본래의 뜻이 무색하게 중동평화의 최대 걸림돌이다.지난달 미국 캠프데이비스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간의 정상회담도 동(東)예루살렘의 지위 문제 때문에 깨졌다.곧 독립하는 팔레스타인은 현재 이스라엘 영토인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겠다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이슬람 제3의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 등 이슬람 성지가 산재해 있다는 이유에서다.반면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이 유대인의 ‘정신적 고향’이라며 결코 양보할수 없다는 강경한 자세다. BC 1000년 유대의 다윗왕은 이곳에 나라를 세웠다.하지만 614년 이슬람 교도,1099년에는 십자군에게 점령 당하는 등 기구한 운명을 거치며 예루살렘은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주요 성지가 됐다.이스라엘에게나 팔레스타인에게나 예루살렘은 ‘종교’이며 ‘역사’이다. 평화를 성취하기에는 내재적 한계가 너무 크다.어찌보면 ‘비극의 땅’이다. 다음달 착공되는 경의선과 군사분계선 접점지역에 ‘평화공원’ 조성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와 민주당의 방침이 발표됐다.공원 안에는 남북공동 역사(驛舍)와 물류기지,이산가족 면회소 및 숙박시설 등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다.중·장기적으로는 남북한 사람들이 함께 거주하는 ‘평화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북한이 받아들이면 한반도는 명실상부한 평화·공존시대에 들어선다. 평화시 건설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비무장지대안에 평화시를 만들어 이산가족 만남의 광장,상품교역장,국제평화기구를 유치하고 자연환경을 관광 상품화하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당시에는 꿈같은 일로 여겨졌던 것도 사실이다. 평화시 건설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은 시작 단계다.다만 공단조성과 더불어 남북주민 각각 2만5,000명 정도를 이주시키고 교통과상·하수도,전기 등 기반시설을 확보한다면 최상의 도시가 될 것이라는 구상 정도만 제기된 상태다.운동시설을 설치해 각종 체육경기를자주 개최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평화공원이나 평화시를 건설하려면 무엇보다 군사적 신뢰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주변 군부대를 철수시키고 지뢰 등 군사시설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현재의 남북간 화해·교류 움직임에 비추어보면 아주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오히려 남북 군축 문제를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평화시는 구원(舊怨)이 얽힌 예루살렘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같은 민족의 화합과 분단극복을 지향하기 때문이다.‘물과 기름’이 아닌 ‘물과 물’의 결합처럼 자연스럽다.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김명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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