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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감 취재수첩/ ‘욕설 경연장’건교위 국감場

    “건방진 ××”-“후레자식”“싸가지 없는 ×”“이 ××” 어느 시정잡배들의 멱살잡이가 아니다.‘금배지’에 윤을 낸 선량(選良)들끼리 주고 받은 욕설이다. 24일 국회 건설교통위의 한국토지공사 국감장에서였다. 한나라당 권기술(權琪述·울산 울주)의원이 김용채(金鎔采) 토공 사장의 신도시 택지 공급 관련 업무보고 도중 “보고가 잘못 됐다”고제동을 걸면서 사단(事端)이 생겼다.권 의원은 민주당 송영진(宋榮珍·충남 당진)의원이 “본질의 시간에 따지자”고 이의를 제기하자 갑자기 “송 의원이 토공 직원이냐”고 흥분했다. 이에 송 의원은 “당신,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개인적으로 봐주겠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평소 다혈질인 권 의원은 “봐주고 말 것 없어,이보세요 송의원…”이라고 맞받았다. 급기야 송 의원이 “뭐 이 ××야”라고 거친 말을 내뱉었다.권 의원도 지지않고 “이 ××가 뭐야,어디다 대고 하는 소리냐”고 맞고함을 쳤다.나아가 권 의원은 “건방진 ××.너는 형도,아버지도 없느냐.저렇게 무식한 것들이 국회의원을 하니국회질이 떨어지지”라며한술 더 떴다. 이에 질세라 송 의원도 “이 ××가 정말 까불어.후레아들 ×의 ××.싸가지 없는 ×,뭘봐”라고 응수했다. 갈수록 사태가 심각해지자 김영일(金榮馹·한나라당)위원장이 황급히 정회를 선포했지만,당사자들은 계속 눈을 부라리며 막말을 퍼부었다. 막가파식 욕설이 난무하는 동안 피감기관인 토공 직원들은 선량들의 행태가 믿기지 않는 듯 혀를 끌끌 차며 애써 눈길을 외면했다. 말만 요란한 ‘21세기 첫 국감’의 실태를 여지없이 드러낸,우리네선량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었다. 박찬구 정치팀기자
  • [네티즌 이슈] ‘전통공동체 붕괴’

    ■세대간 단절 가족사이 멀게한다. 오늘날 우리는 심각한 공동체 붕괴현상을 목격하고 있으며 특히 가정공동체의 붕괴는 그중 심각하다.우리는 어머니를 고발한 딸,자식을성추행하는 아버지사건 등 이미 붕괴해가는 가정공동체를 체험하고있다.무엇이 이토록 냉혹한 현실로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일까? 위의몇몇 극단적인 사건들 가운데 속한 사람들이 ‘나-너’로 만나지 못하고,‘나-그것’으로 만난 것처럼,우리는 여러 모습속에서 인간과인간으로서의 ‘만남’이 소멸하며 인간이 물화(物化)되는 안타까운일들을 본다. 현대 사회의 가정 붕괴에도 본질적으로는 ‘만남’의 문제가 왜곡된이유도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현대사회의 가정문제는 ‘물신적 사회에 의한 만남의 왜곡’이라는 말이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하지만 이 문제로만 오늘날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가정붕괴의 문제를설명하기는 어렵다.그 이유로 첫째는 ‘만남’이라는 것이 근원적이고도 추상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며,둘째로는 보편적인 경향을 띤 ‘만남’의 문제가 한국사회의 독특한 현실을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의 가정공동체 문제는 곧 세대간의 단절에서 비롯된다.기본적인 공동체붕괴의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50년동안 한국사회가 겪은 급속한 변화속에서 너무나 다르게 성장한 세대들을 이해한다면 쉽게 수긍이 갈 것이다.오늘날 세대간의 단절은각 세대가 너무나 다른 세상속에 살았다는 사실에서 그 이유를 찾을수 있겠다.한 세대는 ‘우리’라는 말로 대표되면서 ‘무엇이 바른것인가?’라는 궁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고,또 한 세대는 ‘나’로 대표되고 ‘무엇이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자문하는사람들이다.세대간의 단절은 이념적 기반이 다른 세대들이 겪는 충돌현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인격적인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좀 더 실질적인 대안으로는 각 자치단체별로세대간 이해를 돕는 공청회를 여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그리고 시대가 시대인 만큼 세대간의 조화를 돕는 TV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진정 필요한 것은 세대를아우르는 이해와 사랑이라는뻔한 이야기다.뻔한 이야기가 존중됨으로써 분열된 공동체의 ‘삐걱’하는 소리가 조금이라도 덜 난다면,그 기쁨으로 자위할 수 있을 것같다. 윤상필 기독문화웹진 창문 객원기자. ■교권존중이 교실 살린다. 교실붕괴에는 교육정책이 큰 몫을 하고 있다.오늘날 현직에 남아 있는 교원들은 물론이지만,어쩔 수 없이 교단을 떠나야 했던 수많은 교직선배들은 통한을 품은 채 교육정책에 불만을 갖고 교직을 떠나야했다.물론 사회적인 분위기가 있고,경제적 논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정책에 근본적인 교육의 본성을 생각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내가 교직에 발을 들여놓고 첫 번째 모신 교장선생님이 나를 평하는근무평정서에 적은 것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교육에 열정적이며혼신을 다하는 교사임’.이것이 첫 번째 나에 대한 평가였다.그랬다. 나는 정말 열정으로 아이들과 함께 뒹굴면서 매를 들어서 훈계하기를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첫 발령을 받았던 해에 맡았던 제자들을 30여년 만에 만난자리에서 내가 느낀 것은 ‘정말 내가 선생으로 모자람이 없는 사람이었던가?’였지만 그 물음에 대해 나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젊은 나이에 열의에 가득찬 나는 아이들에게 심하게 벌도 세우고,심한 매를 들었던 적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미친듯이 열정을 불태웠던 나는 결혼을 하고 나의 아이들을기르면서 많이 달라져 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교직은 결코 경제논리로 오늘 100원어치 월급을 주고 가르치라고 했으니,내일은 120원어치 효과를 얻어야 한다는 그런 것은 아니다.그런데 우리는 나이 먹은 교사들을 무능하고 개혁의 대상이며 월급이나축내는 쓸모없는 고물로 몰아세웠고,심지어는 ‘늙은이가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느냐?’고 몰아붙이기도 하였다. 나이 많은 교사들은 이 나라가 가장 어려웠던 시절에 오직 하나 사명감으로 어려운 여건을 참아가면서 2세교육에 힘써온 공을 인정받기는 커녕 도리어 무능,정리대상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교직을 떠나야했던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다. 어디 그것 뿐인가? 사회에서나학부모들은 이제 교사들을 하찮은 사람들의 집단쯤으로 여기고,부정부패 집단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게되었다.이런 영향으로 교직을 바라보는 눈길이 달라져 버린 것이다. 교사들은 이제 권위를 가지는 것은 고사하고 최소한 자기 직무를 지켜야할 교권마저 무시당하는 형편없는 직장이요,매력없는 직업이 되어버린 것이다. 김선태 파주 용미초등학교장
  • 인문학교수 200여명 선언서 “정부는 인문학 육성 지원을”

    ‘인문학의 위기 타개’를 부르짖는 인문학 관련 대학교수들이 ‘대정부 선언서 채택’이라는 ‘단체행동’을 하고 나섰다. 지난 20∼21일 안동대에서 열린 전국대학인문학연구소협의회(회장권기호 경북대교수)가 마련한 학술대회가 계기가 됐다. 이 자리에는 전국 560개 대학의 인문학 관련 교수 200여명이 참여했다. 인문학자들이 채택한 선언서의 제목은 ‘인문학 육성지원을 촉구하는 우리들의 결의’.이들은 인문학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인문학의 실용성은 오히려 인문학의 본질에 가장 충실할 때 극대화된다는사실을 간과하고 시장논리를 대학사회까지 확산시킨 대학정책 당국의정책적 오류’를 지목하며 지원정책의 활성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비판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문학이 본질에서 벗어나 위기를 자초한 데대한 깊은 반성과 중심학문으로 위상을 다시 확립하는데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함께 담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참여학자들은 무엇보다 ‘인문학자의 위기’가 ‘인문학의 위기’를부추기고 있는 현실을 강조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1996년부터 시행된 있는 학문후속세대 지원및 1999년부터 시행된 보호학문지정의 범위가 강화되어야 하고,구체적인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현재 전국대학의 시간강사가 6만 3,000명이고,박사과정에 있는 예비학자도 수만명에 이르는 만큼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전국 100여 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인문학 관련 연구소가 연구인력 및 예산의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므로 세재상의 혜택 등을 통하여기업의 지원을 유도함으로서 유급연구원이나 연구교수로 적극 채용하여 인문학 연구를 활성화시키는 방안도 제시했다. 나아가 대학이나 대학연구소 뿐 아니라 비제도권에 대한 지원의 활성화도 촉구했다.대학 밖에서는 인문학강좌가 부흥하고 있는 만큼 인문학자가 활동할 공간을 넓히는 것은 물론 시민교육을 강화하는 차원에서도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문학자들은 이와 함께 영상문화 매체를 분석 비평하는 작업을 새로운 인문학의 영역으로 편입시키는데 필요한 지원 및 인문·사회과학 및 과학기술 분야 연구결과의 공유체계를 확립하고 파급장치를 시급히 구축하는 방안을 요청했다. 서동철기자
  • [사설] 경찰도 교사도 달라져야

    시위 도중 연행된 교사들에 대한 경찰의 알몸 수색 논란과 관련,경찰청이 “앞으로 유치장에 입감되는 현행범 중 흉악범과 파렴치범이아닌 경우 금속 탐지기 등을 이용해 간이 신체검사만 하겠다”고 밝혔다.아울러 경찰청은 물의를 일으킨 중부경찰서장에 대해 서면 경고조치와 함께 관련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규정대로 교사들에게 가운을입히고 알몸 수색을 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징계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 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늦은 감은 있지만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한 적절한 조치로 보인다.우리는 경찰 당국의 이 조치가 전교조의 주장을 거의 수용한 것으로 보고 이번 논란은 이쯤에서 종결되었으면 한다.아울러 이런 부류의 후진국형 인권 침해 논란의 재발 방지를 위해 경찰과 교사 양측에 몇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경찰 당국이 관련자 문책과 제도 개선 등 사후 조치를 취했음에도불구하고 우리는 이것이 근본 해결책으로는 미흡하다고 본다.이번 파문이 우발적인 것이 아니고 일선 경찰의 오랜 관행에서 비롯됐다고보기 때문이다.피의자 신체검사는 그 취지가 위해 방지 등 피의자 보호에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따라서 설사 흉악범이나 파렴치범이라하더라도 상대가 그 취지를 이해하고 흔쾌하게 응하지는 못할망정 모욕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관행이다.사실이 아니기를바라지만 만의 하나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아직도 시위대 하면 불순분자라는 생각과 마구 다뤄도 된다는 생각이 남아 있는 건 아닌지,만일 그렇다면 민주경찰로서의 자격 미달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과거흔히 볼 수 있었던 몸 싸움 등 흥분의 여진이 남아 경찰이 감정적으로 대응했다면 그것도 하루속히 근절해야 할 악습이다. 우리는 이번 파문을 지켜 보면서 교사들도 재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지금의 전교조는 과거와 달리 법으로 그 존재를 인정받고, 장관을 상대로 단체협약을 하는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조직이다. 따라서 그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는 입장에서 싸우던과거와 같은 투쟁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과거처럼 공권력을 부당한 권력의 하수인으로만 보던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또 막무가내로 주소,성명도 밝히지 않고 묵비권으로 대응하는 것이 과연 교사 신분에 걸맞은 방식일까. 만의 하나 공권력에 타격을 입힘으로써 좀더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사건을 확대하려 했다면 결코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이제 경찰도 교사도 모두 달라져야 한다.
  • [유형준의 건강교실] 건강한 식생활

    ‘무엇을 먹으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궁금한 의문이다.우리 주위엔 그럴싸한 표현들이 난무한다. 유력 매체들도 이런 내용들을 비판없이 자극적으로 기사화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을 먹어야 좋은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일보다 먹는일(食事)에 관해 먼저 살펴보는 게 순서일 것이다. 흔히 쓰는 식이요법(食餌療法)이란 특정 식품의 성질을 이용해 건강의 효과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우리 주변에는 건강 식품이니 건강식이니 하는 것들을 찾아다니는 이들이 많다. 업무는 뒤로 제쳐두고 온통 식품찾기에 여념이 없는 듯 보인다.이는‘음식 먹는 일(食事)’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탓이다.‘무엇을어떻게 먹어야 하는가’라는 식사의 본질적 개념에서 ‘어떻게’는까맣게 무시하고 ‘무엇을’에만 빠져 덤벙대는 것이다. 한 가지 예로 지금도 ‘당뇨병에는 보리밥’이라고 믿고 깡보리밥을먹는 환자들이 있다.‘보리밥은 건강식’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소화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꽁보리밥을 먹고는 설사에 시달리기도 한다.또 식구들의 취향을 생각치 않고 식구들에게 깡보리밥을 먹이거나 유별나게 보리밥을 챙겨 건강 식사를 독한고행(苦行)처럼 여기게 한다. 자신의 기호에 따라 꽁보리밥이든,쌀밥이든,혼식이든,식사시간을 거르지 않고 온 식구가 오순도순 얘기하며 여러 반찬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것이 바로 올바른 건강 식사요법인 것이다.이런 연유에서 ‘식이’라는 다소 신비감마저 느끼게 하는 말보다는 식사 요법이란 말을 써야 한다.식사 요법은 먹는 일을 전체적으로 조절하는 것이지 식품의 종류에 매달려 쩔쩔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개개인의 식생활이 얼마나 건강한지를 평가할 때 여러 측면에서 따져야 한다.첫째,알맞은 양을 먹었는가.둘째,식품을 골고루 섭취했는가.한 가지 식품을 편식하는 것은 건강을 해치는 일이 된다.셋째,식사시간은 제대로 지켰나.규칙적인 식사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강 식사의 비결이다. 이처럼 건강 식사는 먹는 일을 전체적으로 생각하는 일이다.그런 다음에 비로소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한마디로 ‘자신의 기호와 경제 능력에 맞는 음식들’을 먹으면 된다.온 식구가 제때에 맞춰 부담 없이 들 수 있는 식품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최상의 건강식품인 것이다.이제부터라도 근거 없는 ‘무엇을’에 신경 쓸 여력이있다면 그 힘을 지금 마련한 식품들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쏟도록 하자. 유형준 한림대의대 부속 한강성심병원 내과
  • 한국축구 亞맹주 “아 옛날…”

    한국축구가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아시안컵 우승은 고사하고 8강 진출조차 우려해야 하는 피곤한 상황이다.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현 대표팀이 과연 최상의 멤버로 짜여졌는가,전술과 행정부재에 대한 대안이 있는가 등 본질적인 현상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 17일 새벽 레바논 트리폴리에서 열린 아시안컵 B조리그 쿠웨이트전에서 0-1로 져 8강 자력진출 희망을 스스로 날려 버렸다.한국은 1무1패(승점1)를 기록,중국·쿠웨이트(이상 1승1무)에 이어 조3위로 밀렸다.8강 진출을 위해 남은 한 경기를 크게 이긴 뒤 다른 팀들의 경기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답답한 상황이다. 한국이 8강에 오르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조2위를 확보하는 일.이는조별리그 인도네시아전을 이겨 일단 중국-쿠웨이트전(이상 20일 새벽1시35분) 패자와 1승1무1패 동률을 이뤘을 때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은 골득실(-1)에서 중국(+4) 쿠웨이트(+1)보다 불리하다.결국 한국으로서는 인도네시아를 꺾은 뒤 골득실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쿠웨이트가 중국에 져주기만을학수고대하는 입장이 됐다. 반면 쿠웨이트가 중국을 이기면 한국은 3차전을 이겨도 조3위로 밀릴 공산이 크다.특히 중국-쿠웨이트전이 무승부로 끝나면 두팀이 나란히 승점 5를 기록하게 돼 한국은 무조건 조3위로 밀린다.이 경우한국은 2장의 와일드카드를 차지하기 위해 A·C조 3위팀들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 등을 따져야 한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던 한국축구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는가.아시안컵이 늘 국내 정규리그 끝 무렵에 열려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는점을 감안하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결과다. SBS 해설위원인 강신우씨는 “허정무 감독이 희망적 구름을 잡고 있다”고 단언했다.현 대표팀이 명실상부한 대표팀이라 할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다.그는 “허 감독은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지만우리에게는 키우는 지도자는 없고 (선수를) 선임하는 지도자만 있다”고 덧붙였다.실력이 떨어지더라도 ‘말 잘 듣고 열심히 뛰는’ 선수만 골라서 팀을 짜는 것이 관행화됐다는 뜻이다. 협회 행정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특정 대학 출신들이득세하고 장기 비전 제시가 없는 상황이 문제라는 것이다.그래서 이용수씨(세종대 교수)가 최근 기술위원장직을 거부한 것도 현 상황에서 희생양이 되기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하려는 시각이 많다. 박해옥기자 hop@
  • 시공 아트시리즈 4권 출간

    도서출판 시공사가 펴내는 시공 아트 시리즈 4권이 새로 나왔다.‘호안 미로’‘르네 마그리트’‘포스터의 역사’‘바우 하우스’ 등이다.영국의 대표적인 미술평론가이자 화가인 롤랜드 펜로즈가 지은‘호안 미로’(김숙 옮김)는 야수주의,입체주의,다다이즘,초현실주의 등 동시대 미술사조를 넘나들며 독자적인 조형언어를 구축한 스페인 화가 호안 미로의 생애와 작품을 다뤘다.저자는 ‘기호의 고안자’‘몽상의 발명가’로 불리는 미로의 예술세계를 20세기를 특징짓는키워드인 개성과 파격의 좋은 예로 꼽는다.‘르네 마르그리트’(수지 개블릭 지음,천수원 옮김)는 벨기에 출신 화가 마르그리트의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그림들을 철학적으로 분석한 책.발모양의 신발,다리 달린 물고기,‘이것은 파이프가 아닙니다’ 같은 파이프 그림등을 대상으로 했다. 예술의 본질이 창조라면 광고와 선정의 기능을 담당하는 포스터는부차적인 예술형식일 수 밖에 없다.하지만 포스터는 툴루즈 로트렉,알퐁스 무하 같은 미술가 뿐만 아니라 무대디자이너와 산업디자이너를 포함한 모든 예술가들의 관심을 끌었다.그것은 또한 아르누보,상징주의,입체주의,아르데코에서부터 바우하우스의 조형성과 1960년대히피와 언더그라운드 운동의 ‘의도적 모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형식을 선보이며 생명력 넘치는 예술형식으로 발전했다.영국 첼시미술학교 학장을 지낸 존 바니콧이 쓴 ‘포스터의 역사’(김숙 옮김)는 포스터와 순수미술의 상보적 관계를 밝히는데 초점을 맞췄다. ‘바우하우스’(프랭크 휘트포드 지음,이대일 옮김)는 근대 디자인운동의 모태가 된 바우하우스의 설립배경과 전개과정을 다룬 책이다. 바우하우스는 원래 1차대전 이후 독일의 국가재건 목적의 일환으로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의 주도아래 시작된 것.이것은 미술과 공예분야를 아울러 산업사회의 물적 생산방식에 걸맞는 새로운 양식을 창출하고자 했던 교육운동으로 20세기 디자인 양식의 근간이 됐다.이 책은 디자인 문제가 단순히 ‘모양내기’의 차원이 아니라 정치·경제적 측면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임을 일깨워준다.각권 1만2,000원. 김종면기자
  • 한나라당 鄭昌和 총무“失政 최대한 부각예산 오·남용 추궁”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는 16일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예산집행의 위법성과 오·남용 현황,정부 정책의 일관성 결여와 탈법 사례를 집중 추궁하겠다”고 밝혔다.다음은 정 총무와 가진 일문일답요지. ■국감 역점 사항은. 대북 경협과 교류 과정에 초법적 정책 집행 사례가 있었는지를 따지겠다.경제문제에서는 민생 실정과 구조조정의문제점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특히 100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운용 실태와 조성과정의 문제점을 짚기 위해 관련 상임위에서 집중감사를 벌이겠다.한빛은행 불법 대출 외압사건 등 권력형 비리와 검찰의 편파적인 선거사범 수사도 도마에 오를 것이다. ■미합의된 증인채택 문제는. 외통위에서 임동원(林東源) 국정원장,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회장,박지원(朴智元) 전 문화부장관,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문광위에서 박 전 장관,행자위에서 사직동팀 등의 증인 채택에 있어 여야가 최종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다여당은 ‘곤란하다’는 반응만 보인다.잘못한 일이 없다면 떳떳하게출석, 해명해야 옳다.잘못을무작정 꾸짖자는 게 아니라 남북문제의본질이나 권력남용의 시정을 요구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여당이 거부할 명분이 없다. ■사직동팀이 해체된다고 하는데. 만시지탄이지만 잘한 일이다.그러나 사직동팀의 불법적 권력 남용과 위·탈법 행태는 당연히 이번 국감에서 다뤄져야 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이 국회에 미칠 영향은. 대통령이 평화상의 정신에 맞게 내치와 민생 등에서 여야간·지역간·계층간 갈등을 해소하는 일에 진력해야 한다. ■국회법 개정과 자민련과의 공조 문제는.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자민련과 정책 사안별로 협조하는 것은 마다하지 않는다.그러나 자민련이 국회법 개정을 위한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한나라당과 공조하려 한다면 옳지 않다. ■한빛은행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는. 국감 직후인 11월 초순 실시될것이다.국감 과정에서 국정조사와 특검제를 위한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하겠다. 박찬구기자 ckpark@
  • ‘코스닥行 열차’ 붐비는 까닭 뭘까

    폭락장에서도 코스닥 등록이 줄을 잇고 있다.지수가 연중 최저치를경신하고,공모가가 본질가치 절반에도 못미치는 사태가 생겨나는 등시장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또 공룡주 LG텔레콤에 이어 두루넷도 등록채비를 하고 있어 수급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끊이질 않는이유는 무엇일까. ◆신규등록 및 등록심사청구 현황=올들어 예비심사를 청구한 업체는모두 289개사.이중 184개사는 승인을 받았고 36개사는 기각·보류판정을 받았다.50개사는 청구를 철회했고 19개사는 예비심사가 진행중이다. 월별로 보면 심사청구업체는 코스닥 지수가 200포인트를 상회할때인 지난 2∼4월에 몰렸다가 지수가 하락하면서 줄고 있다.그러나 신규등록은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선 6∼8월에 비교적 많았다. 심사청구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으로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날로부터 6개월안에 등록하면 된다.6개월로 시한을 둔 것은 심사당시와 기업상황이 바뀔수 있기 때문이다.재심사를 통과하면 등록이 가능하며 탈락하더라도 요건만 갖추면 언제든 심사청구는 가능하다. ◆등록할 수 밖에 없는 속사정은=전문가들은 기업자금조달과 주주들과의 약속(또는 압력) 등으로 진단했다. 최근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한 업체 관계자는 “시장상황이 어려운데 굳이 등록을 해야하느냐로 사내에서 논란이 많았다”면서 “경영자가 주주나 사원들과의 약속을 더 미룰 수 없다”며 강행한 것으로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창투 관계자는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지만 봄에 비해서 안좋은 것”이라며 “현재 공모가가 그리 낮은 편은 아니며 기업공개는 회사운영이나 자금조달 등 여러가지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조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기업이 등록을 해야 창투사들은 자금을 회수할수 있고 소액주주들도 매매가 가능하다.극단적으로 손절매할수 있는 기회라도 줘야 한다는 것이다.만약 자금조달이 어려워투자한 기업이 문닫으면 투자자들은 원금을 찾을 방법이 없다. 경영자들도 주주들과의 약속을 어길 경우 도덕성 문제와 함께 사원들의 이탈이나 이들의 압력을 무시할 수 없다.개별기업 입장에서는원가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내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현 상황에서 창투사들로부터 돈빌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싼 가격에라도 공모해야자금조달이 가능하다.등록기업과 비등록기업들의 영업환경이 다르다는 점도 등록에 대한 미련을 버릴수 없는 요인들이다. ◆시장수급 악화 우려=증권업협회 김맹환 등록1팀장은 “기업공개는개별기업들이 결정할 일로 시장 상황이 좋지않다고 등록을 제한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좋은 기업들은 가격이 낮아도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LG투자증권 전형범(田炯範)선임연구원은 “등록기업수가 늘어날수록 수급부담이 늘어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좋은 기업을 싸게 매입할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선임기자 sunnyk@
  • 공룡주 두루넷 ‘기다려라 코스닥’

    공룡주 두루넷이 코스닥에 들어올 채비를 갖추고 있다. 12일 코스닥 등록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두루넷은 지난해 기준으로 자기자본 5,512억원,자산총계 9,333억원,자본금 1,799억원에 이르는 대기업이다.이미 원주 1,161만5,000주(전체 발행주식의 16%)가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돼있고 예비심사를 통과하면 이를 뺀 6,034만주가 11월쯤 직등록될 예정이다. 등록가격은 나스닥에 상장된 원주가격(11일 3.72달러)이나 본질가치수준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외시장에서는 7,500원선(액면가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증권업계 일부에서는 자기자본이 1,000억원 이상일 경우 설립경과년수와 경상이익,부채비율 등에서 혜택을 주는‘대기업 특례조항’이 정부 방침대로 폐지된다면 지난해 554억원의 경상적자를 낸 두루넷의 코스닥진입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는 그러나 “두루넷은 대기업 특례조항이 폐지돼도 자기자본 100억원 이상,자산총계 500억원 이상인 기업에 대해설립 경과년수,경상이익 등의 조건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특례조항을적용하면 등록심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두루넷이 등록될 경우 코스닥시장의 수급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만만치않다. 강선임기자 sunnyk@
  • 코스닥 합병바람 개미만 손해

    코스닥 기업들간에 짝짓기 바람이 불면서 소액주주 보호장치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10일 흡수합병 발표를 한 대양이앤씨와 진두네트워크는 양사의 합병비율과 주식매수청구가격을 시장가격이 아닌 본질가치를 기준으로 현재 시장가격보다 낮게 제시했다. 최근 합병을 취소한 주성엔지니어링과 아펙스가 시장가를 기준으로 했던 것과는 다르다. 같은 시장에서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서로 적용법이 달랐기 때문이다.대양과 진두는 코스닥등록기업은 엄연히 상장기업이 아니라‘장외’라는 법규정을 활용,상법규정에 따른 반면 주성과 아펙스는거래법에 따라 일정기간의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과 주식매수청구가격을 정했다.둘다 법적용상 문제점은 없다. 그러나 합병이후 주가 향방을 모르는 만큼 주식매수청구가격이 시장가보다 낮다는 것은 소액주주 보호라는 근본적인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반대로 주성과 아펙스가 합병을 취소한 이유가 바로 주식매수청구가격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거래소법에 따를 경우 자칫 인수합병 자체를 원천봉쇄하는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강선임기자 sunnyk@
  • 캠퍼스의 눈/ 비전 찾기 힘든 ‘대학발전계획안’

    대학에서 자유롭고 낭만적인 생활에 거는 기대만으로 그 지독한 입시지옥을 견뎌낸 새내기들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그 입시지옥에 제발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요즘이다.특히 올해는 그 수가 예년과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다. 물론 마지막 수능이라는 점도 적지 않게 영향을 끼쳤으리라 여겨진다.하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새내기들이 대학생활에서 의미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리라.학부제로 인한 소속감 상실,감당하기 힘든 등록금,열악한 교육환경이 새내기들을 대학에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인식했는지 얼마전 교육부에서는 ‘대학발전 계획안’을 내놓았다. 계획안은 총장 공모제의 시행,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의 분리,대학평의원회 구성·운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하지만 해가 바뀌고달이 바뀐 후 발표된 계획안이 틀림없음에도 그 내용은 지난 정권에발표된 그것에 비해 다른 바가 거의 없다.아니 말만 조금 바꿔 포장만 달리 했을 뿐이지 정작 제시하는 바는 지난 정권과 똑같은 것만을담고 있다. 계획안 어디에도교육의 본질이나 사명감에 대해 고심해 내놓은 흔적이 없다. 우선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으로 분리한다고 하는데,이는 어불성설이다.대학은 모름지기 교육과 연구가 병행되어야 비로소 제 기능과 목적을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다.대학평의원회 구성·운영문제도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우선 거의 모든 대학에서 교수회(교수협의회)가 실질적으로 구성·운영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학평의원회에 대한 구성·운영계획은 이를 노골적으로 무력화 또는 무산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이렇게 교육부가 제시한 대학발전 계획안들을 조목조목 따지고 보면,교육부가 과연 대학발전을 원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혼란스러워진다. 그렇지 않아도 물질주의로만 치닫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 교육이 보다 더 그 본래의 목적과 사명감에 충실하기 어려운데,교육부마저 대학을 상아탑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기업 정도로 여기는 것인지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교육은 진정‘천년대계’의 큰 사업이다.순간의 이익과 편익만을 위해 성스러운 책무를 저버려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김민정 홍익대 신문사
  • [오늘의 눈] 공무원 인책론과 ‘3고’

    요즘 정부 과천청사의 분위기가 흉흉하다.대우자동차와 한보철강 해외매각 실패에 따른 인책론 때문이다.지난 주말 GM이 대우차 일괄인수 의향서를 보내와 분위기가 다소 호전되고 있긴 하지만 경제관료들은 3년전 외환위기 책임론이 불거져 나왔을 때처럼 좌불안석이다. 과천청사의 한 간부는 “공무원들이 ‘쓰리 고’를 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쓰리 고’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라고반문한다.‘쓰리 고’는 (하는 일은)‘미루고’,(잘못은)‘덮고’,(남의 일은)‘말리고’라는 공직사회의 새로운 복지부동을 빗댄 말이다. 어느 공무원은 “빨리 이(책임지는) 자리를 떠나고 싶다”고 말했고 또다른 직원은 “일할 힘이 쭉 빠진다”고 푸념했다.과천청사의 분위기는 대우차와 한보철강 해외매각 잘못으로 누가 어떻게 인책되는지보다 걸핏하면 ‘공무원도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에 신경이 모아진다.물론 공무원의 이런 볼멘소리가 대우차와 한보철강 매각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고 우리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국제협상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에 본질적인 변화없이 그저 국민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일과성 ‘책임 덮어씌우기’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얘기다.포드가 계약체결을일방적으로 포기할 가능성을 계산하지 않고 서둘러 매각에만 열중했던 것은 아닌지,설익은 감이라도 우선 따고 보자는 식의 한건주의 공명심이 일을 그르치지 않았는지도 가려야 할 것이다. 계약파기에 따른 위약금 조항을 우리가 빼자고 우겨서 네이버스가한보철강 인수계약을 파기했어도 결국 위약금을 받아내지 못하고 소송을 제기해야만 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이런 안이한 일처리도 더이상 되풀이돼서는 안된다. 하지만 책임을 가리는 마녀사냥에 쏠려 왜 이런 지경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한 분석은 소홀하다는 느낌이다.대우차와 한보철강의 매각 실패가 ‘빨리 빨리’를 외치는 우리의 조급증 때문에 빚어진 것은 아닐까.상대방의 계약파기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대우차 매각실패 뒤에도 10월내 매각이라는 시한을 정해 스스로 대외 협상력을 떨어뜨린 것을 보면 이런 ‘조급증’은 여전한 것 같다. 그 ‘조급증’은 실패의 원인을 차분히 따져보기보다 빨리 한두 사람을 문책조치함으로써 상황을 넘겨보려는 데서도 나타난다. [박 정 현 경제팀기자]jhpark@
  • [대한광장] 기로에 선 화해·협력정책

    그동안 김대중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정책(포용정책 또는 햇볕정책)에 대해서 대다수 국민들이 총론에 있어서는 지지를 표시해 왔다.그러나 각론과 추진과정에 대해서는 야당과 수구세력 및 일부 인사들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특히 비전향 장기수 북송과 대북 식량지원을계기로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6월 정상회담 이후 숨죽이고 있던 수구·보수세력 일각에서본질과 관계없는 절차상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대북 포용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현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의 기본 가정은 북한은 조기에 붕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리고 김정일 정권은 스스로 변하기 어려운 정권이란 전제 하에서 ‘접촉·제공·대화를 통한 북한의 변화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특히 선공후득(先供後得)의 논리 하에 제공을 통한 북한의 변화여건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현 정부는 체제역량이 우세한 우리가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줌으로써 남북간 신뢰를 쌓고,나아가 북한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대북 식량지원과 남북경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같이 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은 냉전시대의 제로섬적인 남북관계 틀로부터 벗어나 포지티브섬적인 공존·공영을 모색하는 전향적이고 진보적인 화해·협력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대다수의 국민들과 진보세력이 현 정부의 포용정책과 남북정상회담,6·15 공동선언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그러나 일부 수구·보수세력은 포용정책을 북한에 주기만 하는 유화정책이라든가,유약한 투항주의적 정책으로 인해 안보태세가 약화됐다는 등의 비판을 하고 있다.따라서 정부와 진보세력이 한편이 되고 수구·보수세력이 다른 한편이 되어 보·혁 이념갈등(南南葛藤)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남북 간에 군사적 신뢰구축과 평화정착이 안된 상태에서의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안보에 대한 우려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그러나 탈냉전이라는 시대변화와 남북간 국력격차 등을 무시한 채 지나친 북한의 대남 위협강조와 통일문제의 정치적·정파적 이용은 자제돼야 할 것이다. 김대중 정부 출범 초기에는 IMF 관리체제 하에서 포용정책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함으로써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했다.그러나 정작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북지원이 필요한 시점에서는 구조조정의 미흡,유가폭등,주가폭락 등으로 경제위기 조짐이 다시 나타남으로써 대북지원에 난관이 조성될 뿐만 아니라 대북정책의 성과도 훼손되고 있다. 타 민족인 일본이 50만t의 대북 쌀지원을 하는데 동족으로서 쌀과옥수수를 섞어 60만t을 지원하는 것은 결코 많은 규모의 대북지원이라고 볼 수 없다.금융구조조정에 백수십조원의 돈을 쏟아 붓는데 비하면 대북 식량지원에 들어가는 1억 달러 정도의 비용은 결코 많은액수가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 식량지원을 둘러싸고 ‘우리정부는 너무 성급’한데 비해 ‘북한이 너무 너무 잘한다’는 식의비아냥거림이 난무하고 있다.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여론도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현재의 대북지원이 장차의 통일비용 절감과 평화비용의 의미가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는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우리의 국내외 사정으로 대량의 대북지원과 경협이 어렵다고 북한이 판단할 경우 남북관계는 난관에 빠질 수도 있다.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의 식량난을덜어주고 이를 통해 남북간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초당적 협력과 범국민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남북 화해·협력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향후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서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남북관계의 특성상 공식·비공식 접촉의 병행이 불가피하지만 이제는 통치권차원의 ‘비선’보다는 대북관련 정부의 공식기구들을 통해서 법적·제도적 틀 내에서 투명한 정책추진이 바람직할 것이다.그리고 정부당국은 야당과 국민들에게 대북정책 추진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며 대북 정보를 야당과 공유해야 할 것이다.끝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내부의 경제가 활성화돼야 남북관계도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 유 환 동국대교수·북한학
  • [사설] 테러 지원국 멍에 벗도록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이후 소강상태였던 양국 관계가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미국과 북한이 6일 ‘국제 테러리즘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사실이 그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북한 내에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 다음 실세로 알려진 조명록(趙明祿)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정지작업 차원에서 나왔다고 볼 수있기 때문이다.그는 9일부터 나흘간 방미,북·미 고위급회담을 갖는다.우리는 북한이 가까운 장래에 미국의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돼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성원에 걸맞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이번 공동선언은 북한이 앞으로 필요한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미국이 북한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기 위한 단계적 절차를 밟아나갈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북한이 테러 지원국이라는 멍에를 벗게 되면 국제적 신용도가 높아지면서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로부터 금융지원은 물론 미국의 대북 투자 길도 열리게 된다.나아가 조부위원장의 방미를 계기로 연락사무소 개설-수교 등으로 이어지는 양국간관계 정상화 과정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북한이 미사일 개발문제등에 진전된 태도를 보이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다. 이처럼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될 경우 북한이 얻게 되는 정치·경제적 실익이 적지 않다.그러나 북한은 체제를 그만큼 대외적으로 투명하게 개방해야 하는 의무도 갖게 된다.예컨대 국제금융기구 등의 실태 조사를 받아야 하고 일정한 보고 의무도 감수해야 한다.한마디로북한이 국제기구나 외국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만큼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게임의 룰을 지켜야 하는 책무를 지게 된다.그렇게 될 때 그만큼 한반도 평화정착도 촉진될 것이다.국민의 정부가 기회있을 때마다 북측이 미국과 관계개선을 이루도록 훈수해온 진의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북한이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벗어나기 위해 북측 스스로 하루 속히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기를 바란다.아울러 조부위원장의 방미를 계기로 북·미 관계가 한 단계 진전되기를 기대한다. 다만 북·미 관계가 급진전 기미를 보이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한·미간 공조가 절실하다고 본다.차제에 북·미 관계 진전이 남북관계에도 건설적 영향을 미치도록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조하기를 당부한다.북측도 남측과는 군사문제 협상에 신축적 제스처만 보이고 평화협정 체결 등 본질적 협상은 미국과 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북한은 남한 당국의 입지를 어렵게 하는 여하한 시도도 결과적으로 대북 지원에 대한 남측의 여론만 악화시킬 뿐 아무런 실익이 없음을 유념하기 바란다.
  • 최선호 작품전…한국적 색채 감흥 절로

    최선호(43·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의 그림은 외형상 서구의 미니멀회화를 닮았지만 본질상 그것과 큰 차이가 있다.서구의 미니멀리즘은추상표현주의의 형이상학적 이념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것으로 ‘모든 의미와 은유가 배제된’ 차가운 몰감정의 세계가 특징이다. 이에 반해 최선호의 작품은 미니멀적인 단순함이 엿보이지만 작품 내면에는 따뜻한 주정(主情)주의의 기운이 넘친다.그것은 바로 한국적 미감의 세계다.1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신사동 예화랑(02-542-5543)에서 열리는 그의 작품전은 한국적인 감성과 정신성이 내재된 미니멀회화의 새로운 감흥을 안겨준다. 작가가 추구하는 한국적 미감의 원천은 색채다.전통염색의 아름다운색감에서 힌트를 얻은 그는 쪽,치자,다홍, 자주 같은 색들을 주로 사용한다.캔버스 위에 한지를 덧붙이는 독특한 작업빙식은 한결 은은함을 더해준다. 최선호의 작품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제목이다.적잖은 작가들이 무제(無題)를 선호하지만 그는 ”제목이 작품의 반”이라고 말한다.‘찬 겨울’‘빈 뜰의 봄’‘마음이 헐거워질 때까지’‘한 선(線)끝에 그대 가고,다른 선 보이지 않는 저 끝에 내가 오고’‘가을의깊이’등 그의 작품엔 시적 정취가 감돈다. 회화를 한 편의 ‘무성시(無聲詩)’라 한다면 최선호의 그림은 마땅히 소리없는 시의 대접을 받을 만하다. 김종면기자
  • 在佛작가 이종혁 귀국전…색·빛, 의식·환상의 조화

    재불작가 이종혁 화백(62)이 귀국전을 갖는다.38년째 프랑스에서 살며 회화와 조각작업에 전념해온 그는 10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인사동선화랑에서 열리는 개인전에 30여점의 최근 작품을 내놓는다. 지난 96년 태평로 서울갤러리에서 전시를 한 이래 4년만에 여는 개인전이다.이번에 보여줄 작품들은 화면분할 형식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 알록달록한 조각보를 연상시키기는가하면 원색의 꽃밭을 떠올리게 하는추상그림들이다. 서울대 미대에서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1963년 프랑스로 건너가 아카데미 뒤 푀 등에서 공부하며 장르를 회화로 넓혔다.3차원의 조각세계는 자연히 회화에 접목됐다.이러한 착상이 작품으로 구체화된 것은70년대부터. 대부분 ‘색과 공간’이라 이름 붙여진 그의 조각은 2차원의 단면들을 입체적으로 구성한 듯한 느낌을 준다.이번에 선보이는그림 또한 그 연장선에서 3차원의 공간 이미지를 짙게 풍긴다. 이종혁의 작품은 회화의 본질은 환상적이며,색과 빛의 교차로 이뤄지는것임을 웅변한다.미술평론가인 유준상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일찍이 그의 작품세계를 이렇게 평했다.“색채에 관한 이종혁의 관심은 고전회화에서 보는 바처럼 키아로스쿠로(명암법)에 관한 것이 아니라 색과형태의 상관관계에 대한 것이다” 색과 빛,의식과 환상이 한 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 그의 작품은 다양한 미의 표정을 전해준다.“그림은 가르칠 수 있지만 색채는 타고나야 한다”는 옛말이 사실이라면신비경의 색면을 연출해내는 이종혁이야말로 ‘색의 순교자’요 ‘빛의 전도사’다.(02)734-0458. 김종면기자
  • [대한광장] 우리는 왜 피로한가

    귀뚜라미 울음이 들려온다.계절에 민감한 곤충이라 이맘 때면 귀밑에서 우는 듯한 느낌이다.그러나 사실 귀뚜라미는 울지 못한다.성대근육이 없기 때문이다.앞날개를 문지르면 소리가 날뿐인데 우리는 귀뚜라미가 운다고 한다.그래도 생물학자는 우리를 나무라지 않는다.우리가 아는 것이 틀리다고 해도 생물학자가 아닌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생물학자의 아량이 우리를 피로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정치파행이 지속되고 있다.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공전하면서 기업·금융 구조조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은 물론 시급한 민생 현안까지 내팽개쳐지고 있다.자민련에 교섭단체 지위를 줄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시작된 갈등이 국민 경제에 커다란 짐을 지우고 있다.이럴 바에야 차라리 교섭단체라는 제도를 없애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우리를 위해 만든 교섭단체라는 제도가 오히려 우리를 피곤하게하고 있다. 최근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한국 증시의 주식회전율이 347%로 세계 최고라고 보도했다.이는 1주당 평균3.5회 가량손이 바뀌었다는 뜻인데 그만큼 단기매매가 잦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그러나 증권거래소 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세계 50개 증시 가운데우리 코스닥 지수의 하락률은 61.66%로 세계 1위였다.벌겋게 달아올랐다가 금세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냄비장세 속에 올 1·4분기 114만원이었던 가구당 여유자금은 41만원으로 73만원이나 줄었다.거래는무수하게 하고도 고스란히 손해를 껴안았으니 주식투자를 후회한들소용없고 피로만 또 쌓인다. 국민건강을 위한 최적의 선택으로 홍보됐던 의약분업으로 환자들만고생이다.이 제도로 생겨나는 이득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환자들의 고초에는 비길 수 없다.우리 국민은 납세·국방뿐 아니라 병 나고 다치지 않을 의무까지 지고 태어난 것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초창기의 시행착오로는 부담이 너무나 크다.준비되지 않은 제도의 도입으로 국민들은 새로운 의무를 지게 돼 피곤만 중첩될 뿐이다. 국민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오늘날의 한국재벌.그들의 왕성한 기업가 의욕은 우리를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그러나 골육상쟁은 TV속 사극에서 보는 것만으로 족하다.기업경쟁력의 본질을 벗어나는 데까지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서는 곤란하다.세계는 넓고할 일은 많던 또 다른 기업인의 불명예 퇴장도 우리에게 큰 상처를남겼다.믿었던 한 곳이 무너지는 순간 피로가 또 엄습해 온다. 벤처는 원래 제조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GE의 지난해 매출 1,116억 달러중 절반은 인터넷에서 올린 것이다.그래서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은 GE라고 한다.그럼에도 벤처는 첨단이고,전통기업은 굴뚝이라는 이분법으로 시장을 교란하게 만든 일차적 책임은 ‘묻지마 투자’에 있다.‘묻지마 투자’의 결과를 정부의 지원으로 보충하려 하는 한 전 국민 일인당 130만원의 공적자금 조성의 명분은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제도가 개인을 피로하게 하는 만큼 개인도 제도를 피로하게 한다.경찰관이 시위대에 맞는 나라다.보행자 도로는 넘쳐나는 간판과 노점으로 걷기조차 힘들게 돼 있다.버스 전용차선은 불법주차 전용차선이돼 버렸다.주차장이 있지만 돈내는 것이 싫고 아까워노상에서 버젓이 물건을 싣고 내린다.장례식장에서 휴대폰의 닐리리 맘보가 터져나오기도 한다.양보의 표시라는 상향등은 너 조심하라는 협박등으로돼 버렸다.제도가 개인을 피곤하게 하고 개인이 제도를 괴롭히는 악순환을 빚으며 우리는 너무나 피로에 지친 삶을 살게 돼 버렸다.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기업도 개인도 관료도 정치인도 사라져 버린다고 생각해 보자.그리고 고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며 사라져버린 것들을 그리워할 수 있을지 검증해 보자.실종검증을 통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짜보자.전문가는 전문가대로 일반인은 일반의상식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그래야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쌓여만 가는 피로를 씻을 수 있다.귀뚜라미의 울음을 굳이 날개부딪침으로 고쳐가며 살아야 하는 피로를 없앨 수 있다. ◆ 권 오 용 KTB 네트워크 상무
  • [대한광장] 直指와 구텐베르크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젠 싱거워져버린 지난 천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금속활자라고 한다.그런데 그 문명사적 의미는 독일 마인츠시의상인이자 발명가였던 구텐베르크에게 돌아가버렸다.이에 분노한 한국인들이 말하기를 어찌 1455년 간행된 구텐베르크 성서가 1377년 간행된 금속활자본 ‘직지(直指)’보다 의미가 있을까 보냐고 흥분을섞어서 강력한 항의를 보낸다.그렇다면 이 항의가 타당할까? 타당하기도 하고 타당하지 않기도 하다. 예로부터 고려의 금속활자는 세계에서 가장 일찍 주조(鑄造)되어 쓰였다고 알려져 왔다.그런데 현재 세계문화사에서는 그런 역사적 사실을 공인하지 않고 있다.그렇다면 알고는 있으되 인정하지 않는 명확한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여기에 함정이 있다.고려 금속활자를 서양문화사의 잣대로 바라보았을 때 생기는 필연적 함정이깊이 파여 있는 것이다. 문화나 예술은 고도의 정신적 산물이므로 애초부터 연대를 가지고다투거나 할 일이 아니다.문화예술이나 지식정보는 올림픽경기가 아니다.마찬가지로 직지를프랑스로부터 찾아와야 한다고 하는 흥분은시대착오적이다.프랑스인이 정당하게 구입해간 직지를 무슨 명목으로반환하라고 말할 수 있는가?오히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는 것이여러모로 의미 있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지난 천년 인류문화사에서 금속활자가 그토록 중요하게 인정받는 까닭은 지식정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했기 때문이다.즉 지식정보의 독점을 해체하고 소통의 민주화를 이룩하는 상징이자 신호탄이기에 중요한 것이지 금속활자 주조(鑄造)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과학의 진보를 통해서 금속활자가 발명되고 역으로 금속활자는 과학문명의 발달에 기여하는 상호작용의 근대화가 바로 금속활자의 문화사적 본질이다.여기에 인식의 착오가 있었다.왜냐하면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는 서구문명사적 관점이 아니라정신사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비로소 그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할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의 금속활자는 산업과는 별개로 정신적인 차원에서 주조된 정신문화적인 측면이 강하다. ‘직지’는 지극한 정성,욕망의 절제로서의 보시(布施),경건함,기원,자비 그리고 깨달음 등의 정신문화의 측면에서 이해되어야만 한다. 그러니까 대량생산이라는 근현대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직지’는 존재하는 것이다.문화사적으로 보면 ‘직지’는 금속활자라는 진품성과 불교문화의 분위기(aura)가 그 정수(精髓)였다.그렇기때문에 서구문명사나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고려의 금속활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려 금속활자의 정신은 다량생산의 상업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량생산과 정신문화에 있다.고려의 금속활자가 정신문화적 측면에서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은 ‘직지’의 뜻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곧바로 가르쳐주고 정확하게 깨닫도록 한다’라는 주제가 곧 직지의 정신이다.그러니까 자본주의의 상업화와 산업사회의 대량생산이라는 각도에서 직지를 바라보지 말고,정신문화의 깨달음과 교육과 통합문화의각도에서 바라보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바로 2000년 오늘이다. 바로 여기 21세기 빌 게이츠 패러다임의 사이버시대에 한국인이 가져야 하는 미래사적 전망이 놓여 있다.구텐베르크와 직지의 차이를정확하게 분석하는 한편 ‘직지’반환운동 역시 현실적이지 못하다는것도 고통스럽지만 인정하면서 새로운 전망을 세워가야만 한다.그러므로 과거의 문화유산을 미래의 문화정보 자본으로 재창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들을 통해서 새 천년의 시대에 새로운 전망으로 새로운 틀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내는 일은 고려인들이 가졌던 도전과 용기의 정신이면서 민족문화의 저력이라고 믿는다. 고구려와 고려인들의 뜻을 이어 과거의 문화자산을 미래의 문화예술정보 자본으로 재창조하면서 세계문화사에 야심찬 도전을 감행해 보자. ■김 승 환 충북대 교수·국문학
  • 대통령이 경제개혁 직접 챙긴다

    “이것은 누가 봐도,국민이 볼 때도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최근 대우자동차와 한보철강의 계약 파기 사태에 대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언급이다.진념 재경부장관을 비롯, 7개 경제부처 장관과 청와대 수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4대 부문 12대 핵심 개혁과제 합동보고회의를 주재한 자리였다. 이번 언급은 현 경제상황에 대한 김 대통령의 인식이기도 하다고 한핵심 관계자는 전했다.잘못하면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오전 국무회의에 이어 1시간5분 동안 경제장관들과 4대 핵심 개혁과제와 준조세,노사관계 등 경제현안에 대해 중점 논의한 것도 이를 반영한다.김 대통령은 이날 도시락으로 점심을 들면서 회의를 주재했다. ■경제 상황 인식 고유가,반도체 가격 하락,해외 증시 불안 등 대외요인과 4대 개혁의 미흡,개혁 피로증후군,금융시장의 불안 지속 등내부 요인이 겹쳐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토로했다.이러한 징후들이 시장의 신뢰를 상실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외국 투자기관이나 전문가들이 우리 주식값이 30% 이상저평가됐다고 하는 데도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을 들었다. 김 대통령은 이를 총체적으로 “국민들의 염려가 높아지고 있다”는표현으로 대신했다.대우자동차와 한보철강 계약 파기 사태에 대한책임 소재 규명 지시도 국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조치로 여겨진다. 김 대통령이 특별히 공기업 구조조정 및 민영화에 따른 ‘제값 받기’를 거듭 주문한 것도 이 연장이다.주식값의 폭락으로 현 상황에서의 민영화는 제값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일부 장관들의 건의에 “낭비를 줄이고 흑자를 내도록 책임 있는 경영자가 경영을 맡도록 하라”며 그렇게 되면 제값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즉 자율경영의관행을 정착시켜 경영에 책임을 지는 풍토 조성에 장관들이 직접 나서라는 독려였다. ■튼튼한 경제체질 구축 “어떠한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경제체질을 갖추도록 하라”며 “매월 4대 개혁 추진상황 점검회의를직접 주재할 것”이라는 게 이날 보고회의의 핵심이었다.4대 개혁 자체가 튼튼한 경제의 기초와 안정 성장의 기틀을 다지는 일인 만큼 직접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다. 김 대통령이 “4대 개혁은 우리 경제의 생존과 직결된 일”이라며금융·기업개혁은 연내에,공공·노동개혁은 내년 2월까지 반드시 완결토록 거듭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심지어 “장관들이 비장한각오를 가지고 노력해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구조개혁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실현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대내외에 심어주어야 한다고 지시했다.떨어지고 있는 국민의 신뢰와 국제 신인도를 높이는 일이 우리 경제 미래를 결정하는 요인임을 밝힌 것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대우車 매각실패가 치명타. 말로는 천리는 갔을 구조개혁이 여전히 소 걸음이다. 진념(陳稔)재정경제부장관을 수장으로 한 2기 경제팀이 구조개혁을연말까지 마무리짓겠다고 공언한 지 두달 가까이 됐지만 금융·기업구조개혁은 답보 상태다. 진념 경제팀이 부진한 구조개혁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경제장관들은 4일 오전 8시 경제장관간담회(청와대),오전 10시국무회의(중앙청사)에 참석한 데이어 오전 11시30분에는 청와대에서4대 부문 12대 핵심 과제를 보고했다.오후 들어서는 2시 경제정책조정회의(서울 명동 은행회관),5시 주무장관회의(국무총리 공관)로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구조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시장의싸늘한 눈길을 의식한 것이다.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경제운용과제 9월 추진실적을 점검한 결과 81건 가운데 71건이 추진된 것으로 평가됐다.외형상으로는 88%라는 높은 수치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국민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공적자금 추가 조성 규모,공적자금 백서 발간이 굵직한 사안이고 나머지는 기존에 발표된 내용의 ‘재탕’에 불과하다.금융·기업구조조정의 본질은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다.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까닭은 국회의 공전,돌발변수,경제관료들의안이한 대응을 꼽을 수 있다.포드사가 대우자동차 인수를 포기한 것은 4대 부문 개혁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다. 대우차 처리 과정에서 경제관료들의 일 처리도 문제거니와 10월까지처리한다는 매각 일정도 불투명한 상태다.또 금융지주회사법 등은국회에서 3개월째 표류하고 있고,추가 공적자금의 국회 동의 절차도언제 처리될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이런 점들이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구조개혁 회의론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한송유관공사의 매각도 차질을 빚어 공기업 구조조정에 오점으로남았다.준조세 정비는 경제단체의 건의를 받아 9월까지 처리하겠다고밝혔지만 성사된 것은 하나도 없다.경제단체가 아직 제출하지 않고있다는 게 이유다. 박정현기자 jhpark@. *유동성에 문제있는 기업 11월 출자전환·퇴출 유도. 정부가 4일 발표한 금융·기업·공공·노동 등 4대 부문 12대 핵심개혁과제의 주요 내용을 분야별로 요약한다. ■금융개혁 올해 말까지 전 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비율을 10% 이상 달성하고,내년 말까지 부실채권 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5% 이하의클린뱅크로 전환한다. 9월 말 현재 지급여력비율이 100% 미만인 10개 보험사는 12월 중 적기 시정조치 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금고·신협은 합병 유도나 퇴출 등으로,리스사는 대주주·채권단 주도로12월 중 구조조정을끝낸다. 40조원의 추가 공적자금 조성을 위한 국회 동의안을 10월 중 제출하며,공적자금위원회 구성 등 공적자금 집행 및 사후관리체제를 구축한다.예금부분보장제도의 시행 방안을 10월 중 확정한다.공적자금 투입은행의 건전성,수익성 지표의 분기별 공시제도를 11월 중 마련한다. ■기업개혁 워크아웃·법정관리·화의기업 등 모든 잠재부실 기업의정리 방침을 연말까지 확정,기업 신용을 둘러싼 시장의 불확실성을제거한다.유동성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해 채권금융기관을 통해 10월중 사업성 평가를 재점검,결과에 따라 11월 중 출자전환 또는 퇴출을유도한다. 대기업 신용 공여 모니터링시스템 등 기업 부실에 대한 예방적 감시체제를 10월 중 구축한다. ■공공개혁 포철의 민영화를 완료한 데 이어 한국중공업은 9∼12월전략적 제휴,기업 공개 및 경쟁 입찰 등을 마무리짓고 한국통신은 내년 2월까지 33.4%를 제외한 정부 지분을 매각한다.강도높은 규제 완화 및 준조세 정비 방안을 12월까지 확정한다. ■노동개혁 상생(相生)의 신노사문화를 정착시키고,휴가제도 합리화와 연계해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근로복지 제도를 확충한다. 김성수기자 s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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