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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 국악원들 성공열쇠는?

    전북 남원에는 92년 출범한 국립민속국악원이 있다.전남 진도에는 2004년까지 국립남도국악원이 들어선다. 그동안 서울의 국립국악원이정악,남원 국악원이 민속악으로 역할을 나눴다면 민속악은 앞으로 더욱 세분화된 역할분담 시대로 접어든다.그렇다면 지방 국악원들은 설립 취지에 맞는 활동을 하고 있거나,할 수 있을까. 판소리의 본고장인 남원 민속국악원은 일본의 가부키좌나 중국의 경극청 처럼 창극을 상설공연하는 기능 위주로 계획됐다.그러나 목표를이루기에는 아직 모자람이 많다.현재 단원은 기악과 성악·무용을 합쳐 60명.화려한 무대를 꾸미기에는 절대수가 부족하다.기량을 갖췄다고는 해도 다른 고장의 관람객들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올 만큼의명성은 아직 쌓지 못했다.남원 인구는 10만7,000여명.무료공연도 832개 객석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명인명창급의 존재가 필수적. 민속국악원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스타’가 있다면 관람객 확보는 쉬워진다. 그러나 현실은 딴판으로 다른 지역 출신은 평단원도 틈만나면돌아가려 한다.우수 단원을 끌어들이려면 최소 규모의 ‘머물 곳’이 필요하지만 엄두를 내지 못한다. 씻김굿과 남도민요의 본고장인 진도는 교육·연구기능으로 특화시킬것이라고 한다.건물도 연수시설에 주안점을 두어 공연장은 400석 규모로 줄였다.문제는 강사나 연수생을 위한 숙소를 지을 예산이 깎여나갔다는 것.다른 지역의 우수한 강사를 여관에 머무르게 해서는 사실상 초빙이 불가능하다. 결국 지방 국악원이 성공하느냐의 열쇠는 ‘최소한의 잠자리’에 달린 셈이다.본질과는 전혀 관계없어 보임에도,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서동철기자 dcsuh@
  • [기고] 되돌아 본 선열들의 순국정신

    1세기 전 우리 민족은 세계사의 큰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여 나라를 잃는 뼈아픈 역사를 맛보았다.한 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역사적 반성과 함께 강탈당한 국권회복을 위해 국내외에서 풍찬노숙하며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위국(爲國)헌신하신 애국선열들의 조국애와 희생정신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17일은 제61회 ‘순국선열의 날’이었다.정부는 순국선열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여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하신 애국선열들의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이를 계승하고자 정부기념 행사를 거행한다.그러나 이 날을 기억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은 것같다. 사실 ‘순국선열의 날’의 역사적 의의는 매우 크다 할 것이다.193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11월17일을 순국선열 공동추모일로 지정하여 추모행사를 거행한 데서 연유한다.이 날로 정한 까닭은 1905년 을사조약이 늑결(勒結)되어 사실상 국권이 강탈당한 치욕을 씻기 위함이며,그 날을 전후하여 수많은 애국선열들이 비분강개하여 자결하거나의병투쟁으로 순국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뜻깊은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가 선열을 추모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후손된 당연한 도리일 것이다.또한 선열의 거룩한 희생정신의 가르침도 본받아야겠다.새천년을 맞이하여우리 민족에게는 희망찬 일들이 찾아들지만 반면에 일부 어려운 일에도 직면해 있다.무엇보다 민족분단 55년을 뛰어넘어 가슴벅차고 경사스러운 일이 새천년에 찾아왔다.6·15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남북 화해·협력의 실질적 성과가 계속 이어지는 일은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의 위대한 역사를 열어나가는 역사의 분수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세계화의 큰 물결에 도전받고 있으며 사회 각분야에 부패와 물질만능주의,상대방을 존중하는 가치관의 부재 등 심한 대립과 갈등 속에 흔들린다.그 원인을 급속한 산업화가 빚어낸 정신문화의 상실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과거 국가발전의 토대가 된 국민정부의 부재가 곧 정치·경제 및 사회 전체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경제위기도,직접적인 원인은 각 경제주체의 책임이라 하더라도본질적인 원인은 정신문화의 황폐화에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일 것이다.몸이 아무리 건장한 사람도 건전한 정신이 없으면 강한 사람이 될 수 없듯,외형적으로 아무리 큰 나라라 하더라도 올바른 국민정신이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곧 무너지고 만다.우리는 정신문화의 부재로한 시대를 풍미한 나라가 지구촌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 교훈을세계사를 통하여 흔히 보아왔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선열이 물려주신 훌륭한 정신문화 유산이 있다. 조국이라는 대의를 위해 자신을 버린 선열의 순국정신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최고의 덕목이며, 국민정신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하여 서로의 지혜와 힘을 모아 지금 우리에게 닥친 여러가지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사 흐름에 적극 대처하여 1세기 전 역사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아야겠다.나아가 모처럼찾아온 남북통일의 기반조성을 굳건히 세워나가야 한다.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는 선열의 순국정신을 새롭게 본받고 21세기 위대한 한민족 통일국가 건설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아보자. ◆ 양동영 서울지방보훈청장
  • [失業 이렇게 풀자] (1-2)전문가 제언

    *전문가 제언. ◆허재준(許裁準)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기업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시장은 잔인한 형태로 보복을 가한다.사회유기체의 필연적인 자기 정화작용인지도 모른다. 경영개선계획 제출을 요구받은 금융기관들이나 경영정상화 명령을받은 기업들은 해고대상자 선정을 위해 극심한 내부 진통을 겪어야한다.공공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이같은 여파는 곧장 협력업체들에까지 미친다. 이처럼 인력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층이 거리를방황하게 될지도 모른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실업자 양산창구는 고용창출 및 파급효과가 가장 크다는 건설업이었다.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구조조정이모색되는 금융기관과는 달리 건설업의 경우 구조조정 비전은 여전히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일자리도 창출하고 구조조정도 제대로 이뤄지게 하는 묘안은 없을까. 우리나라의 공공서비스 부문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선진국의 25%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영국은 1980년대 이래 꾸준히 구조조정을 추진했으나 공공부문의 일하는 방식만 조정했을 뿐 공공서비스 부문의 인력은 줄이지 않고 오히려 늘렸다. 영국의 사례에서 보듯 구조조정에 따른 지원대책이 겉돌지 않으려면 정책기관의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장기적으로 건설산업의 자생력을 확보하려면 ▲건설업 종사자의 기능수준을 제고하고 ▲고용관계를 투명하게 하며 ▲거래행위를 철저히 감독하되 ▲세정을 개혁하는 등 공공서비스 강화가 필수적이다. 공공서비스 부문의 확충은 여성과 새로 인력시장에 진출하는 대학졸업자에게도 바람직한 탈출구가 될 수 있다.이를테면 학교,도서관,지방자치단체의 데이터베이스 사업을 확충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구조조정을 계기로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서비스의 양을 확대한다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김태기(金兌基) 단국대(노동경제학) 교수 = 정부는 실업문제에 대해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며 종합적인 실업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국민들은 물론,노동계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왜 그럴까? 정부가 내놓은 실업대책은 기존의 대책을조금 보완하거나 예산을 늘리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이러한 대책으로는 국민들의신뢰를 얻을 수 없다.본질적인 대책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무엇보다 먼저 그동안의 실업대책을 냉정하게 반성하고,경제의 실상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너무 앞서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업문제를 강조하고,각종 선심성 실업대책을 백화점식으로 내놓았다.그러다가 환율 등 국제 경제환경이 유리하게 작용해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이 호황을 누리고 경제지표가 좋아지자 실업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급격히 식어갔다.“IMF 체제에서 졸업했다”고 공언하며 실업 대란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처럼 자만하기도 했다. 과거 경험에서 보듯 우리나라 경제는 실업에 대단히 취약하다.대우자동차 부도사태나 현대건설의 위기에서 드러났듯이 원청기업이 무너지면 하청기업의 집단적 연쇄부도가 불가피하다.또 대부분의 기업은 사업구조가 부실한데도 고비용·저효율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이같은 취약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실업대란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제2의 실업 대란을 극복하려면 첫째,정부는 실업문제를 사건·사고 다루듯 해서는 안된다.실업문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는 경제현상이다. 경제원리에서 벗어난 실업대책은 실효성도 없다.소리만 요란했지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한다. 둘째,정부는 어려운 경제현실과 함께 실업 대란이 재발할 수 있다는점을 노사는 물론,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알리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낙관적이거나 부풀리기식으로 경제 전망을 하거나, 몇달만에 문제를해결하겠다는 식의 조급한 약속은 혼란만 가져올 뿐이다. *정부·민간연구소 전망. “내년 2월쯤에는 실업자 수가 110만명을 넘어서면서 실업 대란이우려된다.정부가 재정으로 보전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게 문제다”(민간연구원) “대책없이 당했던 IMF 외환위기때와는 다르다.사회안전망을 갖추고있어 실업으로 인한 대혼란은 없을 것이다”(노동부 관계자) 정부와 민간 연구기관들이 예측하는 실업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정부의 실업예측] 재경부는 12월 실업자 수가 90만명으로 늘고,실업률은 4.1%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9월 실업자 수 80만4,000명보다 9만6,000명 늘어난 수치다. 노동부는 내년 연평균 실업자는 83만명(실업률3.8%)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노동부 관계자는 “동아건설 등 부실기업의 직원 10%가 실직한다고 보고,최대한 비관적으로 예측한 것”이라면서 “내년 2월 96만명으로 피크에 이른 뒤 실업자 수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기관에서 본 전망] 노동연구원은 최근 자료를 통해 내년 2월 실업률은 4.7%,실업자는 103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그러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그때쯤 실업자가 110만명(4.9%)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1·3’기업퇴출 조치와 공공부문 구조조정,은행권 퇴출,현대건설·쌍용양회 등 부실기업의 처리와 관련해 7만5,000명,경기침체로 9만5,000명,신규졸업자의 미취업,건설·농림부문에서 13만명 등 모두 30만명의 실업자가 새로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한달에 10만명씩 실업자가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국민들의 체감은 더욱 심각] IMF사태때와 달리 기업들의 여력이 없는 상태라 명예퇴직금도 제대로 못받고 거리로 내몰릴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다.IMF때 저축을 깨고,앞다퉈 보험을 해지하며 근근이 살아왔던 중산층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IMF때 실업과의 차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대우경제연구소 신후식(申厚植) 연구원은 “정부가 실업의 충격을 보전할재정적인 여유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IMF사태때는 노동계가많이 양보했지만,이번에는 험악한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삼성경제연구소 최숙희(崔淑姬) 수석연구원은 “내년 2월 실업률은 5%를 넘겠지만,IMF때처럼 6∼8%까지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실업률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뚜렷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최경수(崔慶洙) 연구위원은 “97년 말은 콜금리가 30%까지 올라가면서 건전한 기업도 연쇄부도가 났지만,지금은자생력없는 기업을 퇴출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실업이란 점이 다르다”면서 “오히려 인력감축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자금시장의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사설] 농가 부채 근본대책을

    정부가 또 농가 부채 경감을 위한 단골처방을 내놓았다.내년에 5,000만원 이상 빚을 진 농가에 농업경영개선자금 1조원을 지원하고,농가 부채 25%를 저리자금으로 대체해 준다는 것이다.지난 1998년 ‘원예·축산농가의 정책자금 상환연기’ 이후 벌써 다섯번째 나온 농가 부채 경감조치다.그러나 그간의 잇단 부채 경감 조치에도 불구하고 농가 부채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은 딱한 일이다.농림부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가 부채는 총 25조6,000억원으로 1998년 말보다 9%나 늘었다.가구당 빚이 1,853만원이고,다섯 가구당 한 가구가 3,000만원 이상의 고액 채무자다. 사실 농가 부채 경감 대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우선 농가 부채 경감에 들어가는 비용이 고스란히 정부재정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이번 대책만 해도 5,000억원의 추가부담이 생겨 내년도 예산에서 다른 용도로 잡혀 있는 돈을 끌어대야 할 판이다.농가 부채 경감 대책의 형평성 시비도 제기되고 있다.이번 대책의 경우 5,000만원 이상 빚을 진농가의 부채 경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5,000만원 이상 빚을 진 농가라면 사실상 부농(富農)에 속한다.그리고 이들의 부채는 대부분 설비 과잉투자가 원인이다. 그런데도 이들의 빚은 경감해 주면서 부채가 5,000만원 미만인 농가는 그대로 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게다가 부채가 많은 부실 대기업은 대대적으로 정리하는 마당에 빚 많은 부실 ‘대농(大農)’에 대해서는 빚을 경감해 온존토록 하는 것이 시장 논리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다.따라서 악성 고액 부채를 가지고 있는 농가에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같은 프로그램을 적용해 부채경감이 효율적으로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정부는 농가 부채에 접근하는 방식을 본질적으로 달리해야 할 때가됐다.더이상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이어서는 안된다.또 빚 탕감이 오히려 빚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와서는 곤란하다.이제 땜질 처방은그만두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선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농촌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특화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벼농사 직불제 등으로 최소한의 안정기반은 정부가 마련해 주되 교육·기술지도,정보 제공과 같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접 인프라 지원에 농민 지원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농민에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러한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농촌이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공공개혁입법 또 좌초 위기

    공공부문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혁입법’이 또다시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다.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따른 ‘발목잡기’와 정부 부처간 ‘밥그릇 챙기기’,각종 이익단체의 집단이기주의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전력 민영화가 골자인 전력산업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이나 담배인삼공사의 담배제조 독점권 폐지를 골간으로 한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정치권 ‘발목잡기’의 대표적인 케이스다.이들 법안은 올 정기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실정이다.전력산업구조개편 촉진법은 이미 국회 산업자원위에 상정돼 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부분 한전 민영화에 반대,아직도 제자리걸음 중이다.담배사업법 개정안은 이보다 더 심해 잎담배 농가의 피해를 우려한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정부부처간 ‘밥그릇 싸움’도 심각하다.이른바 ‘돈세탁방지법’인 ‘특정금융거래 보고법안’과 ‘범죄수익 규제법안’이 연내 제정을 목표로 했지만 경찰이 금융거래정보 제공 대상에서 빠진데 강한 불만을 품은 행자부와 경찰의 반발로 내년 시행여부가 미지수다.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상정이 유보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당장 내년부터 시행되는 2단계 외환자유화에 앞서 법 통과가 시급한데도 본질과 관계없는 문제를 둘러싸고 부처간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은 볼썽사납다는 지적이 높다. 또 사회기반시설의 정보통신시스템 보안 강화를 위한 정보통신기반보호법은 국가정보원의 참여를 놓고 법무부와 정보통신부가 이견을보이고 있고,전자정부 구현법도 정통부가 행자부 주도에 반발하는 양상이다. 이밖에 연금 지급시기를 종전 ‘재직기간 20년 이상’에서 ‘60세이상’으로 조정하려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도 공무원 단체와 전교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있다. 이에 대해 임혁백(任爀伯)고려대교수는 “한전 민영화를 비롯한 구조조정은 시간을 다투는 문제인 만큼 늦어질수록 사회비용이 더 많이 지불된다”면서 “정치권은 당리당략이나 이익단체의 입김에 얽매이지 말고 사회공익적인 관점에서 개혁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혁재(孫赫載)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정부 부처의 밥그릇 챙기기 현상이 위험수위에 다다른 느낌”이라고 경고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현대건설 회생 반짝호재”

    현대건설 회생이 침체된 주식시장을 떠받쳐 줄 수 있을까. 14일 주식시장은 미국 나스닥시장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 회생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주식시장의 발목을잡았던 현대건설과 현대투신증권 등 현대 문제가 곧 해결될 것으로알려지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된 것이 작용했다. 14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05포인트 오른 552.99로 550선을사흘만에 회복했다.코스닥시장도 2.02포인트 올라 80.09로 마감했다. 현대그룹주와 삼성전자·현대전자 등의 반도체 주식들이 강세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가 현대건설을 살리기로 방침을 선회한 이후부도에 따른 단기적 충격이 사라졌다는 점에서는 호재로 본다.그러나중장기적으로는 “현대건설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뒤로 미룬 것에불과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현대건설 등 현대그룹주 강세 현대건설은 회생 가능성 얘기가 나돌면서 일찌감치 상한가까지 올랐다.현대건설 우선주,고려산업개발,현대상선,현대상사,현대엘리베이터가 상한가를기록했다.현대전자도 11.28%나 오르는 등 현대그룹주 11개 종목이 모두 올랐다. 현대건설의 회생 방침으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어든 은행주들과 일부 증권주들도 덩달아 올랐다.장 끝 무렵 정부가 쌍용양회도 살리는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쌍용양회도 상한가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단기 호재에 그칠 듯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건설 회생 그 자체는 시장을 받치기에 역부족이라고 진단한다. 황창중(黃昌重)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고강도 자구안이 나오면 현대그룹에는 긍정적이겠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현대건설 문제가매듭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그는 “현재 주식시장은 현대 문제보다는 미국시장의 추이가 가장 큰 변수”라고 지적했다. 이날 현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관망세를 유지하며 12일만에 145억원을 순매도했다.반면 선물시장에서는 2,335계약을 순매수했다. 이정자(李姃子) HSBC증권 서울지점장은 “정부가 현대건설 처리를왜 자꾸 미루는지 모르겠다”면서 “현재 거론되고 있는 자구책으로는 5∼6개월 밖에는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이 지점장은 “감자(減資)나 채무면제 등의 본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시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시장이 최대 변수 국내 증시의 최대 변수는 미국시장의 향방이다.나스닥주가가 올들어 세번째 3,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미국 기업들의 올 4·4분기와 내년도 실적은 올해만큼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이런 가운데 경기가 둔화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근무 굿모닝증권 전무는 “외국인들의 매매 동향은 국내 내부상황과는 별 상관이 없다”면서 “향후 미국시장의 방향성에 따라 국내시장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균미기자 kmkim@
  • 코스닥 ‘새내기 종목’ 강세 뚜렷

    8월 이후 코스닥시장에 신규등록한 종목들의 주가가 다른 종목들과비교해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람스틸 프로소딕 텍셀 등은 13일 상한가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를이어가고 있다. 이에대해 대우증권 정성훈연구원은 “주간사들의 시장조성 의무강화와 공모가 거품논란 등으로 등록규정이 강화되면서 공모가가 과거보다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상승 가능성이 높은 신규등록 종목들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침체로 공모가가 본질가치의 50∼80% 수준에서 결정돼 등록직후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정 연구원은 신규 등록종목들의 주가흐름을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 유형별 투자전략을 소개했다. ■상승추세가 진행중인 종목군 상승추세가 살아있다.상대적으로 상승률이 컸던 종목인 만큼 가격이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는 기술적 매매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좋다.프로소닉과 중앙바이오 국순당 장원엔지니어링 한광 정원엔시스템 가야전자 등이 있다. ■바닥권 탈피중인종목군 주가가 바닥을 친 다음 계속 횡보하다 서서히 바닥을 탈피중이다.향후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저가 매수가 유효하다.페타시스와 한성엘컴텍,오리엔텍,에센테크,한양이엔지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바닥다지기 종목군 코스닥지수처럼 장기간 지수가 제자리 걸음을하고 있다.아직 추세 전환에 대한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향후추세 전환때 시세분출이 가능한 종목들이다.이오테크닉스와 풍성전기,삼천당제약,바이어블코리아,엔피케이 등이 있다. 강선임기자 sunnyk@
  • 마니커,벨로체등 4개기업 이번주 공모주 청약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번주에도 마니커,벨로체 등 4개기업이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닭고기 가공업체,디지털피아노 생산업체 등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있는 회사들이 눈에 띈다.특히 대주주 지분이 많고 벤처캐피탈지분이 거의 없어 등록후 대량으로 물량이 쏟아져 나올 우려는 적은 것으로 보인다. 크린앤사이언스는 자동차 및 산업용 필터 생산업체로 지난 79년에설립됐다.지난해 매출액은 162억원이었으며 대표인 최재호씨와 특수관계인 1명이 85.1%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공모가가 본질가치 2,065원보다 조금 높게 정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월드텔레콤은 음향기기제조업체.기술력을 인정받아 벤처기업으로 지정됐다.지난 98년 홍콩에 현지법인 및 동관공장을,지난 6월에는 필립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본질가치는 6만2,703원으로 높다. 벨로체는 지난 98년 대우전자에서 분사한 전자악기 제조업체.특허기술 개발기업으로 대표인 양원모씨와 특수관계인 1명이 89.9%의 지분을 갖고 있다.나머지 10%는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하고 있다. 마니커는 닭고기 가공업체로 지난 98년 대상의 마니커를 대표인 한형석씨 인수했다.지난해 매출액은 736억원이었으며 대표인 한형석와관계사인 택산상역 등 대주주지분이 82.3%이다.본질가치는 1만5,058원. 강선임기자 sunnyk@
  • [사설] 이산 상봉 비용 줄여야

    남북이 오는 30일 제2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때부터 가족간 현금및 선물 교환을 제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북한 적십자회의 제안을대한적십자사가 받아들인 것이다.이같은 합의가 최선은 아니지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다.어렵사리 물꼬가 트인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지속하고,좀더 발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차원에서다. 반세기 만에 만나는 가족이 정표를 교환하거나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쪽에 금전적 지원을 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하지만 이산가족끼리 현금을 주거나 선물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체제 안정에 위기감을 느낀다면 문제가 달라진다.지난 8·15 1차 상봉때 북한 가족에게 3만달러를 준 이산가족도 있었다는 믿기 어려운 보도가 있으니 하는 말이다.결과적으로 북측이 이산가족문제 해결에 뒷걸음질 칠 소지를 주는 것은 남북 이산가족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8·15 이산가족 상봉때 3박4일동안 지출한 우리측 경비가 총 18억여원에 이른다.북측 방문단의 서울 체류 중 숙식·관광비,그리고 방북한 남쪽 방문단의 항공료와 선물 지원비 등으로 쓰인 돈이다.특히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북측 방문단과 남쪽 가족 및 남측 지원단이 먹은 한끼 음식값만 해도 무려 5,700여만원이었다니 지나쳤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대부분 국민세금으로 충당되는 돈을 헤프게 써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까지 비용은 이산가족 교류사업을 궤도에 올리기 전 불가피한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이라고 치자.앞으로는 이산가족 개인이 지출하는 사적 비용뿐만 아니라 이같은 공식 비용도 줄여나가지 않으면 안된다.어차피 이산가족 상봉이 한두 차례 하고 그만둘 일과성 행사는아니지 않은가.따라서 서울이나 평양의 호텔에서 이뤄지는 상봉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돈 많이 드는 호텔 방이나 컨벤션센터보다는 짧은 시간이라도 고향집을 방문해 가족간 정을 나누도록 하는 게 인륜에 부합하고 돈도 적게 드는 길이다.오랜 생이별의 아픔을 견뎌온 가족의 만남이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바뀌도록 남북한 관계자들은뜻을 모아야 한다.내년에는 이산가족 가정방문도 실시하겠다고 한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악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 남북은 하루속히 우편물 교환이나 면회소 설치 등 이산가족문제의 제도적 해결에 합의해야 할 것이다.북측은 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이에 대해 진지한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남북 적십자는 장충식(張忠植)한적 총재의 월간지 인터뷰로 빚어진 불필요한 신경전을빨리 마무리하고 이같은 본질적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 ‘옷로비 수사’사실상 특검勝

    법원이 옷로비 의혹사건에 대한 1심 선고에서 정일순(鄭日順)씨의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여 ‘이형자(李馨子)씨의 자작극’으로 규정한대검의 수사결과를 뒤집고 이씨와 동생 영기(英基)씨의 진술을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 특검수사를 인용함에 따라 검찰은 다시 이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비난에 휩싸이게 됐다. 지난해 1월 사직동팀 내사로 시작된 이 사건에 대한 수사는 서울지검(5월)과 국회 청문회(8월),특별검사(10∼12월)를 거쳐 대검의 종합수사 결과 발표까지 5차례에 걸쳐 이뤄졌지만 의혹은 풀리지 않은 채 사건 관련자들은 ‘국회 위증’이라는 사건 실체와는 다른 이유로기소됐었다. 법원은 정씨와 연정희(延貞姬)씨가 호피 무늬 코트의 배달·반환시기 등과 관련해 위증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또 배정숙(裵貞淑)씨의 전면 부인에도 불구하고 배씨가 정씨에게 연씨의 옷값 2,200만원의 대납을 요구한 점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배씨가 연씨의 옷값 대납 요구로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한 것은 아닌 만큼 변호사법 위반 부분은 무죄라고 설명했다. 정씨가 이씨 자매에게 전화를 걸어 옷값 대납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도 법원은 이씨 자매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씨 자매에 대해 전화한 사실과 내용 ▲호피 무늬 반코트배달 및 반환일시 ▲라스포사 직원 이모씨의 소재에 대한 정씨의 진술이 계속 번복되는 등 일관성이 없어 믿기 어렵고 이를 뒷받침하는라스포사 직원들의 진술도 정씨 주도하에 입맞춰진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반면 전화받은 날짜에 대해 이씨 자매의 진술이 다소엇갈리는 것은 정확한 기억이 없어 생긴 착오에 불과할 뿐 일관성이있어 허위진술의 의도는 없다고 했다. 사직동팀 조사 착수시점과 관련해서도 법원은 ‘내사는 지난해 1월14일 시작됐다’는 대검의 수사발표와는 달리 ‘지난해 1월8일쯤이었을 개연성이 크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를 토대로 사직동팀 수사관들이 지난해 1월7∼8일쯤 찾아와 조사했다는 이씨 자매의 국회 증언은 위증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원은 ▲연씨가 이씨의 옷값 대납의 대가성을 알고 있었는지 ▲검찰이 연씨를 위해 의도적으로 사건을 축소·왜곡했는지 등 의혹의 실체에 대해서는 “재판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판단하지 않음으로써 여전히 논란으로 남게 됐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중견작가 박범신·최일남 새 소설 펴내

    한 세대,그리고 반 세기 가까이 소설을 써온 두 중진작가의 최신 소설집이 눈길을 끈다.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창작과비평사)는 데뷔 28년째인 작가 박범신이 최근 2년 동안 써온 8편의 중단편을 모았다.작가는 지난 97년 3년여의 절필을 끝내고 소설집 ‘흰소가 끄는 수레’로 복귀했었다. 창작의 보이지 않는 동인인 독자를 넘어 창작의 태양에너지 자체인작가 자신에 대한 피맺힌 ‘의절’인 절필을 감행했던 작가의 복귀후 두번 째 창작집은 무엇을 지향하고 있을까.“내면화를 통한 자기성찰의 기록인 ‘흰소가 끄는 수레’에 비해 여기 실린 소설들은 그성찰로부터 내가 어디를 향해 걸어나오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줄것이라 믿는다”고 박범신은 소설집 앞글에서 밝힌다.즉 지향점은 ‘서사의 회복’이라는 것이다.그러면서 작가는 “여기엔 90년대 문학의 한 특성으로 지목되는 내면화 경향이 소설문학으로부터 작가와 독자를 함께 소외시켜온 것은 아닐까 하는 내 의구심이 깔려 있다”고덧붙이고 있다. 표제작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는 평화롭던시골마을에 골프장 건설이 시작되면서 불어닥친 개발 바람과 돈에 맛들인 주민들간의 갈등을 간통 혐의로 재판정에 선 여성의 목소리로 고발한다. 단편 ‘세상의 바깥’은 남의 육체로 환생한 영혼을 화자로 해서 인기있고 잘나가는 사람들의 추하고 ‘불쌍한’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또 ‘그해 가장 길었던 하루’와 ‘손님’은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집필 중인 연작소설 ‘들길’의 1,2편으로 일제말엽 빈곤한 농촌을배경으로 피폐한 가운데서도 인간미와 희망을 잃지 않는 여성 2대를그리고 있다.작가가 지향하는 서사의 회복이 흔히 ‘너무 소설 냄새가 난다’는 비판을 받는 통속적이고 작위적인 스토리텔링에 머물곤한다. 그러나 “문학이 독백으로 간다면 소외는 필연이다”고 확신하는 작가의 손길이 어디를 집중적으로 매만지고 있는지는 확실해 보인다. 지난 53년에 등단해 반세기 넘게 글을 써온 68세의 노익장 소설가최일남은 열두번 째 소설집 ‘아주 느린 시간’(문학동네)을 내놨다. 지난 4년간 쓴 작품 가운데 소재가 비슷한 8편을 골라모았는데 한국문학에서는 드문 ‘노년의 시간’을 소설적 주제와 소재로 삼고 있는노년 연작들이다.작가는 이제 죽음이 현실적으로 인생 최대의 문제인노년의 시간을 ‘노을지경’으로 부르면서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작가의 시선은 현대 문학의 거대한 이슈인 노년과 죽음을 필살의 창같은 예리함으로 천착하는 데까지는 분명 못미친다.그러나 죽음을 ‘끼고 도는’ 노년의 여러 모습을 정력적으로 주시하는 작가는 분명노년에 관한 한국문학의 수위를 한단계 높였음이 분명하다.판소리 가락처럼 구성진 특유의 문체는 작가의 본질적 시력의 한계를 노정시키는 한편 그 약점을 덮어주는 인간적인 매력으로 다가온다. 김재영기자 kjykjy@
  • 국감이후 정치권 기상도

    정국이 급랭 조짐을 보이고 있다.여야가 정치공방으로 변질된 국감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검찰총장과 대검차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처리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여야가 합의한8일 이후의 정기국회 일정도 당분간 파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정국 걸림돌 한나라당이 발의한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 등 검찰수뇌부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문제가 난제 중의 난제다.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여야간 협의와 절충을 계속 주문하고 있다.그러나 사안의 성격상 합의가 쉽게 이뤄질 분위기는 아니다.여야는 탄핵소추의 대상이 되느냐 아니냐에서부터,처리 일정 등 어느 것하나 의견접근을 본 것이 없을 정도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이 제출한 민주당 이원성(李源性)의원 제명 결의안,민주당이 낸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의원 제명 결의안 등도 걸림돌이다. 그러나 이는 동방사건의 ‘잔해’로 정쟁의 본질은 아니란 점에서 비중은 다소 떨어진다. ■여야 입장 한나라당은 검찰총장 등의 탄핵소추에 대한 국회 본회의처리일정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 8일부터 국회 일정을 거부하겠다는입장이다. 정창화(鄭昌和) 총무는 “탄핵소추안은 대정부질문 기간 중인 13,14일에 보고하고,16,17일 중에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여야총무간에 일정만 합의되면 별 문제없다는 견해다.물론 일정합의시한은 8일 오전10시까지로 못박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사안은 결코 본회의 보고 대상이 아니라는 불변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정균환(鄭均桓) 총무는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편파수사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탄핵소추의 구성요건 자체가안되며 본회의 보고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그럼에도 원만한 국회운영을 위해 일정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하자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전망 한나라당이 제출한 탄핵소추안은 민주당이 수용키는 어려운상황이다.자민련의 도움없이는 표결에 응할 수도 없는 ‘현실적인 제약’도 도사리고 있다.이런 점들로 해서 정국 파행 가능성이 크며,정기국회 전체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강동형기자 yunbin@
  • 스모선수는 日 천황의 또다른 모습

    ◆왜 일본인들은 스모에 열광하는가-돌로레스 마르티네즈. 한 나라의 대중문화가 지닌 다양성을 책 한권으로 묶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그런 맥락에서 보면 ‘왜 일본인들은 스모에 열광하는가’(바다출판사)도 그렇고 그런 통속문화비평서로 흘려넘길 수 있을 책이다.그러나 찬찬히 짚어보면 이 책의 접근법에는 색다른 묘미가 있다.일본 영국 아이슬란드 북미 등 다양한 출신지의 필자 10명이 각기 다른 주제와 시각을 일목요연하게 아우르는 데 문화인류학적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다. 책은 일본대중문화를 이해하는 코드를 10가지로 뽑았다.일본영화의단골소재쯤으로 치부돼온 전통스포츠 스모.지은이 야마구치 마사오는 그것이 가부키,천황제와 상호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는다.“전통스모는 고도의 상징적 제의”라 전제한 그는 스모의 양식화된 동작은 가부키 연극과 일맥상통하며 대중의 우상으로 받들어지는 스모선수는 국민적 우상인 천황의 또다른 모습이라고 풀이한다. 문화의 생산및 소비주체인 사회구성원을 탐구대상으로삼은 흔적이곳곳에서 역력하다.현대판 사무라이 비즈니스맨과 순종지향형 여인상으로 굳어진 일본남녀의 ‘진짜 이미지’를 찾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일본만화속 여자주인공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이유,일본의 여성잡지들이 명령문을 즐겨쓰는 이유,일본남성이 여성적으로 비치는배경 등 책은 대중문화의 한가운데서 일본인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돌로레스 마르티네즈 엮음,김희정 옮김.9,000원황수정기자 sjh@
  • 중견화가 한풍렬교수 구상화 개인전

    “요즘 많은 작가들은 자기를 보이지 않고 자꾸 숨기려고만 합니다. 기본적인 데생 실력도 갖추지 못한 검증안된 작가들이 ‘추상’이라는 이름으로 그림아닌 그림을 쏟아내고 있어요.이런 ‘만행’이 통용되는 데는 일부 평론가들도 일조하고 있습니다.추상그림에 대해 본질을 짚어주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거나 옥석을 가리지 않은 채 적당히덮어가려는 풍조가 만연돼 있지요” 중견화가 아산(亞山) 한풍렬 교수(58·경희대 예술학부)는 예술의 다양성은 인정해야겠지만 겉멋만 든 ‘멋대로 추상’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한다.그 자신 수십년동안 추상과 구상의 실험을 거듭했고,한때는 추상미술의 아름다움에도 심취했지만 지금은 추상과 일정한거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02-734-0458)에서열리는 그의 개인전은 다분히 구상적인 작품들로 꾸며졌다. 출품작은 ‘부다페스트’‘암스테르담’‘뉴욕 뒷골목’‘비엔나의 옛 이야기’‘프라하의 노을’‘로마의 휴일’등 외국여행에서 그린 것이 대부분.‘서울 시정’등국내풍경도 몇 점 나온다.세월에 풍화돼 퇴락한듯 보이는 고풍스런 건물들이 우수를 자아내는 그림들이다. 한씨에게 추상과 구상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한국화와 서양화를 구분하는 것 또한 탐탁찮게 생각한다.그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대학원에서는 한국화를 택했다.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한국화에서는 기름에 풀어 채색하는 대신 물을 매재로 작업해 훨씬 자연스럽고 변질도 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그러나 북종화의 비옥한 토양을 내버려 둔 채 추사 이후 남종화의 특수한 형태에만 매달려있는 한국화의 편협한 풍토가 그는 못마땅했다.화선지에 먹을 사용해붓으로 그리는 데서 조형적 한계도 느꼈다.그 돌파구로 그는 재료 개발에 나섰고 그림의 지평을 넓혀갔다. 한씨는 80년대 후반부터 자신의 손으로 조개껍데기 가루를 만들어한국화와 서양화의 특성을 접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그 공정은 매우복잡하다.먼저 조개껍데기를 말린 뒤 빻아 물에 침전시켜 1년동안 보관한다.그것을 다시 가마솥에서 볶으면 불에 의해 여과돼 불변성 재료로 완성된다.조개가루는 돌가루보다 구성이 조밀하지 않아 흡수력이 좋고 번짐효과가 뛰어나다.무게가 덜 나가 캔버스에 발랐을 때 반영구적인 장점이 있다.이 조개껍데기 재료의 견뢰도(堅牢度)는 10년이 넘는다.“재료에 대한 검증은 작가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이라는게 그의 소신이다. 한때 패션 컨설턴트로도 활동했던 한씨는 만화에도 조예가 깊다.그는 ‘만화’라는 일본식 표현 대신 생활속의 그림을 뜻하는 ‘생활화’란 말을 쓸 것을 주창한다.지난 71년 그려놓은 만화작품들을 한데모은 ‘한아름 카툰 에세이’란 단행본도 곧 펴낼 계획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국감 하이라이트/ 통일외교통상위

    3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 협상과 티베트지도자 달라이 라마에 대한 비자발급 거부,북한 미사일 보상문제 등이 핵심이슈로 논의됐다. [SOFA 개정협상] 민주당 이낙연(李洛淵)의원은 “지난 9월 주한미군원주기지가 91년부터 항공폐유를 무단방류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한 뒤 “정부는 환경문제를 SOFA 본문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은 이에 대해 “이달 말 열릴 SOFA 개정 3차 협상에서 환경문제에 관한 양측 초안이 교환될 것”이라고 밝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환경문제에 관한 본질적 사안이 SOFA 조항에 삽입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달라이 라마 방한] 논란 여야의원들과 이 장관 간에 ‘거짓말’공방까지 빚으며 논란이 벌어졌다.발단은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의원이 “이 장관이 지난 6월 국회에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후 달라이 라마 방한 문제를 실천에 옮겨볼 생각’이라고 했다가 결국 연내방한 불가방침을 밝힌 것은 말을 바꾼 것이므로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이 장관은 “ASEM 직후에 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거짓말한 적이 없다”고 버티자 민주당 김성호(金成鎬)·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김원웅(金元雄)의원 등이 잇따라 이 장관의 답변태도를 비판하고나섰다. 결국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의원이 “어려운 결정이었던 만큼 의원들이 협조해 달라고 얘기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옳다”고 교통정리를 시도,“답변기술이 부족했다”는 이 장관의 해명으로 공방은 일단락됐다. 이 장관은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라이 라마의 방한 시기와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고 “내년에는 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북한 미사일 보상] 민주당 김운용(金雲龍)의원은 “북한의 미사일개발 및 수출 문제는 핵 문제와는 다르다”며 “미사일 문제가 미국과 일본에겐 중요한 문제이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북한의 미사일 보상 문제 만큼은 우리가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형식의 보상에 참여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직선 편집국장의 다짐 “공익정론 참모습 보여드릴 것”

    대한매일 기자들이 지난달 31일 편집인 겸 편집국장을 투표로 선출했습니다.원칙적으로 임기 2년인 새 편집국장은 지면제작에 독립된권한을 행사하며 그에 따른 책임도 지게 됩니다.이는 대한매일이 ‘독립언론’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입니다.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공익정론지가 우리의 목표입니다.이는 국내 대부분 언론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언론이 사회적 공기(公器)역할을 제대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우리는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시급한 개혁 대상 가운데 하나가 언론이라는 사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대한매일은 1998년 제호를 바꾸면서 민족정론지,공익지로서의 성격을 분명하게 선언한 바 있습니다.▲공공의 이익을 앞세운다 ▲국민복지에 앞장선다 ▲민족화합을 앞당긴다 ▲2000년대에 앞서간다고 우리는 다짐했습니다.이같은 다짐을 실현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독자들의 기대에는 미흡했다는 사실을 솔직히 고백합니다.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파헤치고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이부족했습니다.시대의 변화에 맞는 다양한 정보의 제공에서도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봅니다.다른 신문과 별로 다를 게 없다는 지적에도 공감합니다. 이같은 자성을 토대로 대한매일은 편집국장 직선제 도입의 취지에맞게 공정보도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회사의 사시(社是)와 독자의 알권리가 훼손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이와 더불어 대대적인 지면혁신을 통해 특성화를 꾀하고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토록 하겠습니다.국내 언론의 고질적 병폐인 상업주의와 선정주의적 제작태도는 배격하겠습니다.발행부수 경쟁을 지양하고 꼭 읽어야 할 사람은 반드시 읽는 신문을 만들겠습니다. 대한매일은 비(非)상업지입니다.자율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신문이 대한매일입니다.이같은 장점을 살려 국민과 나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지면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정부의 잘못을 냉정하게 질책하면서도 잘하는 일은 소상하게 소개토록 하겠습니다.이를 위해 현재의 행정뉴스면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국내에는 여론의기준이 되는 권위지가 없다고 합니다.부수경쟁에만 매달려 대중의 호기심에 영합하려 하기 때문입니다.대한매일이 바로 그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편달을 바랍니다. 2000년 11월 1일 편집인·편집국장 최 홍 운
  • 공들인 ‘파격’과 대가의 ‘빈틈’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다.소설에서는 말하는 방식에 따라 같은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어,아를 구별할필요가 없는 걸 억지로 분간시키는 너무 섬세한 소설도 있고,이런 구별을 너무 태만히 하는 태평한 소설도 있다.문제는 말하고자 하는 어,아가 무엇인가일 것이다. 하일지의 ‘진술’(문학과지성사)은 이야기 내용도 특이하고 이야기하는 방식도 아주 색다른 소설이다.특이하고 색다른 것은 처음에는‘쌈박해’ 보이지만 그걸 끝까지 유지하기가 어렵다.경마장 시리즈로 유명한 이 작가의 아홉번 째 작품인 이 소설은 이 점에서 예외인가. 이야기가 1인칭 독백체로 구술되고 있는데 단순한 1인칭 시점이 아니라는 데서 형식의 특이함이 있다.소설 독자는 이야기가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면 3인칭 전지적 시점 때보다 호기심으로 목이 마르더라도 그 이야기의 샘 곁으로 다가가는 데 뜸을 들인다.소설 속 화자 ‘나’를 선뜻 신임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신임할 수 없다는 것은 ‘나’의 세계관,세계를 바라보는 주관적인 눈인경우가 많은데 읽다보면 독자는 대개 거기에 동화된다. 작품 ‘진술’은 독자가 ‘나’의 개성적인 주관을 그런대로 인정하느냐 마느냐를 독서의 경계선으로 삼는 한가한 소설이 아니다.‘나’가 하는 말,‘나’의 진술이 진짜냐,거짓이냐라는 급박한 상황을 소설의 축으로 삼고 있다.독자를 끝까지 속이다가 막판에 ‘나’의 정체를 드러내는 예는 애거사 크리스티나 조르주 심농의 추리소설에서볼 수 있다.공리적 목적이 분명한 추리소설이 아닌 본격소설은 ‘나’가 하는 말의 진위를 이보다 앞서 밝혀 본질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할 자리를 분명하게 가져야 한다. ’진술’의 독자는 중간쯤에서 “국립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신분으로 십년전 신혼 첫날밤을 보낸 호텔에 아내와 함께 왔다가 정신과 의사인 처남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경찰서에 끌려와 심문을 받고 있다”라는 ‘나‘의 진술을 그냥 믿어서는 안된다는 걸 알게 된다. ‘나’의 사회적 정체가 파악되는 순간인데 이때부터 작가는 진술의 진위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주인공 ‘나’의 특이한주관을 독자에게 어필시켜야 한다.아닌 척했지만 결국 주인공의 세계관,주관이 문제인 것이다.그런데 이때부터 독자는 흥미를 잃기 시작한다.잘 믿기지도 않고 그래서 어쨌냐는 마음이다.간단한 이야기를문학적으로 공들여 한 셈으로 작품이 아니라 ‘문학’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반면 박완서의 장편 ‘아주 오래된 농담’(실천문학사)은 문학적인굴곡을 너무 무시한 소설이다.올해 등단 30년이 되는 작가가 지난 1년간 잡지에 연재한 15번 째 장편인데 단편집도 11권이나 낸 작가만이 할 수 있는 소홀함이 눈에 띈다.그 소홀함은 꼭 대범한 것만은 아니어서 이 작가보다 글을 덜 쓴 작가가 썼다면 무성의하다고 핀잔받을 수도 있다. 70세의 작가가 펜을 놓지 않고 5년 만에 내놓은 장편이란 점에서 의미가 큰 이 작품은 40대 의사의 성장·가정사와 국민학교 동창과의일탈,그의 매제인 재벌가 아들의 죽음 주변의 아름답지 못한 장면 등이 느슨하게 얽혀 있다.돈,가정,탄생과 죽음 등을 풍자적으로 바라보고는 있으나 큰 문제는 다소 진부한 시선으로 지나쳐버리는 반면 의료행위와 관련한 자잘한 이슈에는 과민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하늘 높이 나는 매에겐 땅바닥의 굴곡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 않을것이다.그러나 매의 조감에는 허공의 높이가 녹아들어 있다.이 작품에는 이런 높이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김재영기자 kjykjy@
  • 벤처업계 ‘정현준사건’ 성명

    벤처업계는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의 불법대출 및 정·관계 커넥션 의혹과 관련, “이 사건은 사이비 금융전문가에 의한 불법 금융행위”라고 규정짓고 “이번 사건을 벤처업계의 사회적 책임 제고와자성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벤처기업협회,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9일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정현준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번 사건은 부도덕한 벤처기업가의 사건이 아니라 사이비 금융전문가의 부당이득을 위한 기업인수 및 주가조작,불법대출 등의 불법 금융행위”라면서 “사건의 본질이 바르게 이해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증권시장의 침체로 많은 사람들이 벤처투자로 손해를 본 상황에서 이번 사건처럼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벤처기업과 기업인에 대한부정적인 인식이 제기된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부 벤처기업과 기업인들의 잘못을 일반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사건으로 벤처기업의 경영진·대주주가 도덕적으로자성하는 계기로 삼고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더욱 사업에 정진하겠다”면서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벤처업계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국감 패트롤/ 경기도

    26일 환경노동위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팔당상수원 오염과 용인지역의 난개발,남한강 정비사업 등 수도권 문제가 이슈로 등장했다. 민주당 한명숙(韓明淑)의원은 “팔당상수원 수질보호를 위해 지난해설정된 ‘수변(水邊)구역’에 이미 999개의 음식점과 숙박업소, 목욕탕이 들어서 있다”며 “이중 188곳에서 나오는 오수는 처리시설을거치지 않고 방류돼 상수원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 의원은 이어 “경기도가 추진하는 남한강 정비사업은 홍수피해예방사업을 위장한 골재채취 사업으로 팔당상수원 수질에 악영향을미칠 뿐아니라 하천 생태계를 파괴하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김락기(金樂冀)의원도 “양평군의 하수도 보급률이 49.1%로 주변 남양주시(80.2%)나 광주군(73%)에 비해 턱없이 낮은데도 양평군은 지난해 1월부터 팔당특별대책지역 7개 시·군 가운데 가장 많은 341건의 농림지 전용을 허가,오염을 가중시켰다”고 비난했다. 답변에 나선 임창열(林昌烈)도지사는 “남한강 정비사업은 하천범람으로 인한 침수피해를 막기위한 하상 정비및 제방축조 사업으로,골재수입은 전액 이 사업에 쓰여지고 있다”며 “환경피해가 없도록 오탁방지시설을 설치하고 환경보전지역과 개발지역을 철저히 구분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감사 도중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의원이 임지사의 재판결과등 개인신상 문제를 거론하자 여당의원들이 국정감사의 본질을외면한 정치적인 질문이라며 문제를 제기,언쟁 끝에 장시간 정회되는소동을 빚기도 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공모주 청약 수백대1 경쟁률

    증시 침체로 한동한 식었던 공모주 청약 열기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0월 이후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기업들 대부분이 수백대 1의 높은경쟁률을 기록,투자자들의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신규등록 기업들이 코스닥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연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자 시중의 부동자금이 앞다퉈 코스닥 공모주로 몰리고 있다. 25일 마감된 이글벳은 평균경쟁률이 866.83대 1이었고 신세계I&C는517.59대 1,디와이는 355.45대 1을 기록했다.24일 마감된 엔써커뮤니티도 267.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처럼 코스닥 공모주 청약에 시중돈이 몰리는 것은 7월이후 수요예측제도가 바뀌면서 공모가에서 거품이 빠졌기 때문이다.대부분 공모가가 본질가치보다 낮은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등 공모가격이 하향평준화됐다. 7월이전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기업들의 경우 공모가가 본질가치보다 수십에서 수백배 높았던 경우와는 대비된다. 삼성증권 이윤경 연구원은 “공모가가 본질가치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게 형성돼 가격 메리트가 큰 점이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이 연구원은 또 가격이 현실화된 뒤 거래도 초반부터 활발해져 투자자들에게는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LG투지증권 관계자는 “가격 메리트이외에 유통시장이 망가져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하기가 힘들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발행시장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투신사 펀드에 가입했다 엄청나게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모주 쪽에 관심을 보이고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공모가 산정을 놓고 기업과 주간사간의 이견이 커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중 등록시기를 내년으로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김균미기자 k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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