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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나가노현 기자실 개방 논란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나가노(長野)현 다나카 야스오(田中康夫) 지사가 최근 현청 기자실을 개방하겠다고 전격 선언,일본 매스컴의 취재관행에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있다.다나카 지사는 ‘탈(脫) 기자실 선언’을 통해 누구에게나 기자실 출입을 허용,기존 출입기자들을 당혹하게만들고 있다.나가노현의 이같은 조치는 국내에서 시민단체와 온라인매체들이 ‘기자실 폐지’를 요구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기자실 개방=그의 기자실 개방 구상은 특정 언론사에게만 기자실을 이용토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데서 출발했다.기자실에 ‘가맹’하지 않은 출판사나 작가,주민들도지사 등의 기자회견을 청취하고 취재할 권리가 있다는 게그의 주장이다. 그는 “기자단이 때로는 배타적인 권익집단으로 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기자단의 이익 집단화도 비판했다. 나가노 현청에는 ‘현정(縣政) 기자클럽’,‘현정 전문지 기자클럽’,‘현정 기자회’ 등 기자실이 3개나 된다.한국 광역 자치단체에 중앙·지방 등 2개 기자실이 있는 것에비해 하나가 더 많다.중앙과 지방의 신문·방송사 30개사가 이들 3개의 기자실에 나누어 입주해 있다. 현정 기자클럽에는 아사히(朝日) 등 중앙 언론사와 유력지방지 16개사가,나머지 2개의 기자실에는 지방지,전문지등이 각각 7개사씩 나누어 가입해 있다. ◇정보 독점 특혜 사라져= 그동안 현청의 주요 사업 브리핑이나 지사나 간부들의 기자회견을 독점 취재해 오던 30개사의 ‘특혜’는 사라졌다.현청의 홍보 관계자는 “지사의 선언 이후 누구든지 기자회견이나 브리핑에 들어와 취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기자실 개방 선언에 따라 달라진 모습은 또 있다.주 1회열리는 지사 정례기자회견의 주체가 기자실에서 현청으로넘어갔다. ◇찬반 양론=기자실을 이용해 오던 기자들의 반발은 적지않지만 적극 표면화 하지는 않고 있다.지난 22일 기존 가맹사 출입기자들은 “기자회견의 주체를 일방적으로 바꾼데 대해 항의한다”는 서한을 현청에 전달했을 뿐이다. 아사히,도쿄신문 등 언론사들은 나가노현의 이런 조치에대해 사실만을 간략히 보도하고 있을 뿐이렇다 저렇다 할 반응은 없다. 반면 광역 자치단체장의 반응은 다양하다.방송사 기자출신의 한 지사는 “(기자실은)기자가 손쉽게 정보를 입수할 있는 거점으로 유용하지만 자칫 언론인으로서 본질을 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는 “기자단은도쿄도민이 만든 도청에 돈을 내지 않고 들어 있다”고 비난했다. 기자실 운용에 각 언론사가 운용비 일부를 부담하고 있지만 나가노 현청의 경우 기자실 운용지원에 한해 1,500만엔(1억5,750만원)의 예산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56년 도쿄에서 태어난 다나카 지사는 고베(神戶)공항건설반대 운동을 주도하는 등 시민운동을 펼쳐온 작가출신으로 지난해 10월 나가노 지사에 당선됐다. marry01@
  • 이근식 행자부장관 문답

    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가 벌써부터흔들린다고 야단이다.선거를 의식한 줄서기와 공직내부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진단이다.또 올 상반기까지 끝내기로 했던 지방자치법개정 작업도 지지부진한 실정이다.지난 3·26개각에서 내무행정의 사령탑으로 전격 발탁된 이근식(李根植)행정자치부장관이 최근 16개 시·도 순방을 마쳤다.이 장관을 만나 내무 행정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16개 시·도에 대한 순시를 마친 것으로 압니다.지방이 어렵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는데,현지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내무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가 3년만에 돌아와 현장을 살펴보니 그동안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공직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의식이 달라졌고,공직자들도 관행으로 민원을 처리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국민의 정부 출범후 2차례에 걸친 정부조직 개편 등 많은개혁작업을 펼쳤습니다.그러나 최근 정부구조조정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지난 3년동안 국가·지방공무원 6만3,000여명을 감축했고,올 연말까지 1만2,000여명을 추가로 감축할 계획입니다.97년말 93만명 대비 7만5,000여명이 줄어듭니다. 최근 정부구조조정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으나 행자부는 기존 인력을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의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기준과 원칙을 갖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또 진정한 개혁을 위해 하드웨어적 개혁과 함께 인사청탁을 배격하고, 승진 등에 있어서 인사기준을 공개하는 한편,우수공무원특별승진제,상사외에 동료와 하급자가 참여하는 다면평가제도를 운영하는 등 개혁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국민의 정부 후반의 행정누수현상이 보인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특단의 대책이 있으신지요. 우선 부정부패가 발생할 수 있는 부패유발 사각지대에 대한 집중 감찰활동을 전개할 방침입니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본분을 망각하는 공직자는 중앙·지방의 감사역량을 총동원해 지속적인 특별감찰 활동을 전개하고,적발되면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고 일벌백계로 단호히 처리할 예정입니다. ◆지방자치법 개정작업이 지지부진합니다. 원래는 올 상반기까지 개정 작업을 마련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늦어지고 있습니다. 9월 정기국회까지는 끝낼 생각입니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는 개정된 법에 의해 치를 것입니다. 지난 91년 시작된 지방자치제는 지방행정의 일대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합니다. 반면 지역이기주의 심화,선심성 시책추진과 전시성 행사로 행정력 소진,방만한 재정 운영과 일부 단체장들의 권한전횡,직업공무원제도 손상,대도시 광역행정의 수행애로 등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정부가 지방자치의 본질적인 요소를 제약하지 않는 범위안에서 지자제법 개정작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위직 공무원 사회에서 공무원 노조 설립 허용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이에 대한 견해는 무엇입니까. 공무원노조 설립을 개인적으로 반대하지 않습니다.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노조가 탄생하면 공직사회의 발전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그러나 우선은 법률에서 정한대로 공무원직장협의회를 충실하게 운영하고 그 다음단계로 발전시키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공무원 노조도입에 있어서는 국민들의 정서도 중요합니다.공무원들을 ‘철밥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노조까지 결성한다면 비난이 클 것입니다. 때문에 과격하고 성급하게 노조결성을 추진하기 보다는 노사정위원회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 적절한 절차를 밟아 노조를 탄생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통끝에 지난해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이뤄졌습니다.법개정후 연금재정에 변화가 있는지요. 개정된 연금법에 따라 연금지급개시연령제 확대적용,연금평균보수제,소득심사제도 도입,법정부담률 인상 등으로 올해 8,000여억원의 개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연금문제로 인한 장래의 불안은 해소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도 각종 재해 재난이 예고되고 있습니다.중앙재해대책본부장으로서 풍수해 등 재해상황을 대비한 어떤 대책을 마련중에 있습니까. 올해 수방대책의 역점은 ‘인명피해의 최소화’와 ‘피해재발방지’에 두고 있습니다.수해예방사업으로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에 705억원,소하천 정비사업에 1,540억원을 투입했고,신속한 재해정보 수집과 전파체계구축을 위해 기상청과 연계해 인명피해 없는 수방 대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나갈 계획입니다.또 계속되는 가뭄과 관련, 주민의 식수난 해결을 위해 동두천시에 교부세 10억원을 긴급지원했고,농업식수 해결을 위해 하천굴착 및 관정 등 용수개발비 104억원을 지원했습니다.앞으로도 양수기 등 한해대책장비를 총동원,단계별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등 전 행정력을 집중해 나갈 계획입니다. ◆서울 홍제동 화재 참사 이후 소방력 확충과 소방공무원 처우개선에 대한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별도 대책이마련됐는지요. 우선 소방공무원의 처우 및 복리후생개선에 많은 성원과 관심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최근에도 나타난 바와 같이 현장 소방공무원이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소방인력 충원을 위해 올해부터 매년 1,000명씩 5년간 소방공무원을 5,000명 증원하고 4,000명 규모의 ‘의무소방대’를 설치해 업무부담을 해소할 방침입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중국산 묘??을 수입했다는 등 무궁화심기사업에 대해 획일적 행정이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무궁화동산,무궁화 테마공원,꽃길조성 등 국토공원화사업과 연계한 조경사업입니다. 사업추진과정에서 국산 무궁화 묘목이 충분함에도 일부 업자들 이 폭리를 취하기 위해 싼값의 중국산 무궁화 22만본을 수입,국산으로 둔갑시켜 유통시킨 것은 사실입니다. 이에대해 정부는 국가상징인 무궁화를 중국산으로 식재한다는 것은 본 사업의 취지에 부합되지 않고 국민들의 정서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국내산으로 식재토록 해당 자치단체에 행정지도했습니다.관련 업자에 대해서는 관계법에 따라 고발조치도 했습니다. ◆2002년 월드컵대회가 꼭 1년 남았습니다. 우리의 성숙한 문화시민 의식을 보여주기 위해 전 중앙부처와 자치단체·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청결 질서운동을 추진하고 있으며,조직위원회 등의 운영인력 확보와 경기장·진입도로 건설 등에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또 그간의 지원상황에 대한 종합점검과 향후 체계적인지원대책 마련을 위해 ‘종합지원단’을 발족하는 등 전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홍성추·최여경기자 kid@
  • [사설] 일본, 어디까지 갈 것인가

    최근 바다 건너 일본에서 들려오는 ‘말의 횡포’가 우리를 우울하고 분개하게 한다.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21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왜 이렇게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힘들 때는 가미카제 특공대원을 생각한다”고 말했다.또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는 “될 수 있다면 히틀러가 되고싶다”고 말했다고 한다.이시하라는 앞서 산케이 신문 기고문을 통해 “중국인의 흉악범죄는 민족적 DNA 때문”이라고인종차별론을 전개해 물의를 빚었다.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니시오 간지(西尾幹二) 회장은 한국의 ‘한일민족문제학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일본 역사교과서에 대한 한국의 수정요구는 내정간섭이며예의없는 행위”라며 “일본의 각종 전쟁참여는 세계 대세에 어쩔 수 없이 휘말려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술 더 떠 요미우리 신문은 ‘종군위안부는 없었다’‘군에 의한 위안부 강제동원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아직까지 발견되지않았다’는 2차례 사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반론문게재 요구를 “신문에 게재하거나 회답을 보낼 계획이 없다”며 묵살했다. 몇몇 일본인의 발언을 소개한 것은 이같은 ‘막가파식’주장에 대해 반박할 논리가 없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들의 의도를 냉철하게 생각해 보자는 뜻에서다.과연 이 시대에 ‘가미카제 특공대의 마음가짐이 돼 보자’거나 ‘히틀러가 되고 싶다’는 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또 피해자가 엄연히 눈을 부릅뜨고 살아있는 군대위안부나 침략문제 등 역사에 대한 왜곡 부분을 고치라는 요구를‘예의없는 내정간섭’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저의는 무엇인가.일본은 과연 어디까지 가려는지 묻고 싶다. 마침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총리가 지난주 도쿄에서 열린한 강연에서 한 발언은 이즈음 일본인에게 던져주는 시사점이 크다.슈미트 전 총리는 “독일은 히틀러 치하에서 피로점철된 침략을 강행했으며 일본도 똑같은 침략국이었다”며“그런데 일본에는 침략을 미화하는 교과서가 등장했다”고 일본의 태도를 비판했다.그는또 “역사문제는 관용의정신에 입각해서 바라봐야 한다”며 한국과 중국에 대한 충고도 곁들였다. 그동안 일본 지도층 인사들의 잦은 도발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웃국가로서의 우호적 차원에서 일본의 변화를 기대해 왔다.6월 중순으로 예정된 일본의 교과서 재수정검토 결과도 주목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일본은 성의있는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덧붙여 한국 정부와 학계,시민들도 냉정한 시각으로 사태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빈틈없이대처해야 할 것이다.
  • 미첼은 누구/ 북아일랜드 평화협정 주역

    중동평화를 위한 객관적 보고서를 작성, 평화해결을 위한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는 보고서를 주도한 미국의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이 주목받고 있다.그는 미 메인주를 기반으로 지난 80년부터 95년 정계은퇴 때까지 15년간 민주당소속 상원의원을 지내면서 ‘전계층이 모두 신뢰하는 존경받는 상원의원’으로 불리던 관록의 정치인. 낮에는 트럭운전사로,밤에는 경비원 등으로 고학,54년 메인주내 단과대학을 졸업하고 군에 입대,베를린에서 육군첩보단 장교로 복무한 뒤 다시 조지타운대 법대를 나온 뒤 연방판사까지 지냈다. 판사재직시이던 80년 에드먼드 머스키 상원의원이 대선경쟁에 나서면서 물려받은 메인주의 상원의원에 도전,당선됐으며,청렴한 의원생활 등으로 존경을 받으며 지난 88년부터은퇴때까지 민주당 원내총무를 지냈다. 정계은퇴 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인 96년 북아일랜드 다자간 평화협상 의장직을 맡아 98년 평화협정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11월 이집트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 중동평화를 위한 정상회담에서 이·팔 문제 본질적 해결을 위한 다국적조사위원회 설치가 합의된 뒤 위원장직을 맡았다.
  • 미첼보고서 주요 내용

    중동평화를 위한 미첼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제 6차 샤름엘 셰이크 정상회담 결과 구성됐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 출범 이후 비타협적 대립으로평화분위기가 깨지면서 중동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 다국적 중립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위원회가 20일 발표한 보고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 폭력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상호신뢰 구축을 위한 조치를 마련하며 ▲중단된 협상을 즉각 재개할 것 등을 권고하고 있다. 폭력행위 중단 권고와 관련, 이스라엘 정부(GIO)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샤름 엘 셰이크 협정 등 기존 협정 준수의지를 재표방하고 즉각 조건없는 휴전을 한 다음 신뢰회복을 위한 협상재개를 권고하고있다. 양측 모두 보복의지가 고조된 위험상황임을 인식한 위원회는 신뢰회복을 위해서 GIO와 PA가 상당기간의 냉각기를 갖도록 권고하고 있으며,양측 모두 테러리즘을 통한 상황악화에 반대하는 의지를 보일 것도 조언했다.지난해 9월 이후이스라엘군이 폭력사태방어를 위해 일부 전진배치된 것에대해 즉각 이전 위치로 돌아갈 것도 권고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대한광장] 껍데기 정치 이제 그만

    노예제 시절에 권력은 노예소유자의 것이었고 봉건제 아래서는 국왕과 영주의 것이었다.권력의 소유자와 집행자가 분리되지 않은 한몸이었던 것이다.그러던 것이 시민혁명을 거치면서 권력의 소유자와 집행자가 분리되면서 권력은 국민의 것이 되었다.‘권력의 민주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권력의 집행자로부터 소유권을 분리하여 국민이 권력의 주인이 되도록 한 데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그러니 현대민주주의 아래서 권력의 국민 귀속성은 정치적 관계의 정언 명제로서,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절대진리이다. 여기서 정권은 권력의 집행기관이며 권력자는 법률에 따라 권력을 집행하는 무리에 불과할 따름이다.이 관계가 뒤바뀌면 정치가 뒤집어지고 역사가 거꾸로 흐르게 된다.이것이 현대사회에서 권력과 국민의 관계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실의 권력은,이승만과 박정희가 그랬던 것처럼,늘 국민으로부터 자립하려는 무절제한 욕망을 갖는다.국민에 의해 ‘위임된 권력’은 어느 순간 스스로 ‘창조된 권력’으로 변질된다.그 결과분산되어야 할 권력이 집중되고 개방되어야 할 권력이 은폐되며,급기야는권력 스스로가 생명력을 가지고 목숨을 연장하려 한다.이때 권력은 겸손함을 버리고 오만한 자세로 국민을 무릎꿇게 하지만 결과는 늘 비극적이다. 몇가지 사례를 보자.국민의 정부에서 ‘국민’이 사라져버렸다.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라는 찬사와 함께 국민의정부가 들어선 지도 이미 3년을 넘겼다.그러나 국민의 정부에 ‘국민’이 없다는 지적은 매우 뼈아픈 현실이다.정부가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고 국민의 힘을 바탕으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국민은 국정운영과개혁의 주체가 아니었다.국민의 정부 아래서도 국민은 여전히 권력의 대상일 뿐이다.그 결과는 개혁의 혼돈과 지연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혁이 피로하다”고 한다.지난 3년간의 개혁은 “개혁에 대한 화려한 수사,개혁구심의 부재,소모적인 정쟁,개혁의 지연”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얼마나 개혁했다고 벌써 개혁이 피로하다는 말인지,마무리해야 할 무슨 개혁이 있다는 말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정작 피로한 것은 개혁이 아니라 무리하게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소수 권력자들과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개혁 분위기에 무임승차하고 있는 수구적인 인사들 아닌가. 실상을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국정에서 배제된 국민들은개혁의 대상이 되어 ‘고통전담’의 고역을 치르느라 힘든데 권력자들은 가능하지도 않은 ‘개혁전담’의 악역을 수행하느라 힘든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자.부패한 조선 후기사회를 개혁하고자했던 영조대왕은 51년 7개월,그 뒤를 이은 정조대왕은 24년 3개월,합해서 76년 동안 개혁을 추진했지만 조선사회는 개혁되지 못했고 그 결과 100년 후 나라가 망하는 비운을 맛보았다.개혁다운 개혁없이 3년 만에 개혁을 끝내자는권력자들의 참담한 역사인식과 천박한 개혁철학에 조의를표할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권력에 대한 욕심이 국민을 끝없이 기만하고있다.민주당은 차기 정권에 대한 환상에 빠져 살이 곪고뼈가 썩는 줄도 모르고 몸집 부풀리기에 여념이 없다.제것도 아닌 권력을 놓고 개헌론을 지피면서 주인인 국민은안중에도없다.한나라당은 3년간을 오직 한길 개혁저지를위해 몸부림쳐 왔다.그 ‘한’나라당이 결정적인 국면에서 ‘몇’나라당이 될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마치집권기회를 포착한 것처럼 호가호위하고 있다.개혁의 남루한 간판을 걸친 잡동사니 정당과 개혁이라면 쌍수를 들어비난하는 정당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국민은 정말 피곤하다고.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에 피곤하고 국민을 봉으로 아는 낡은 정치에 피곤하다.건달처럼 몰려다니는 패거리 정치에도 피곤하고 소리지르며 싸우는 시정잡배 같은 난장판 정치에도 피곤하다.국민들은 깨끗하고 생산적인 정치를 원하고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국민을 위하는 정치,서로 존중하면서 토론하고대화하는 정치를 원한다.어디 이런 정치 없소?[정 대 화 상지대 교수]
  • 5·18 학술대회 지상중계

    동남아시아 각국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 대한 이론 정립과 올바른 역사복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 학술대회가 15일부터 3일간 전남대 등지에서 열리고 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21주년을 맞아 전남대 5·18연구소와 5·18기념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에는 아시아인권위원회(AHRC) 바실 페르난도 위원장(스리랑카)을 비롯,로라 숨메르즈 영국 헐 대학 교수,신용복·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강창일 배재대 교수 등 국내외 학자와 인권단체 회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는 ‘동남아시아의 식민지주의,권위주의,민주주의 및 인권’이란 주제로 베트남,태국,캄보디아,필리핀,말레시아 등 식민통치를받은 아시아 각국의 민주화 과정에 대한 주제 발표 및 토론회 순으로 이어진다. 바실 페르난도 위원장은 ‘21세기 아시아의 계몽시대’라는 논문을 통해 “민주주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우월성과 열등성에 대해 갖는 사람들의 편견을 없애는 일”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또 “프랑스 혁명에서처럼 사람들은사회적 평등을 추구하려다 많은 피를 흘렸다”며 “20세기에 일어난 혁명들도 사회적 형평을 위한 폭력의 사용을 정당화 했으며 스탈린주의자들의 숙청과 폴 포트의 대학살과 같은 반 역사적 사건으로 귀결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의 거의 모든 나라가 겪었던 군부와준군부의 영향력은 사회에 만연해 있는 정치적 사회적 혼란에 따른 것”이라며 “80년 군부에 굴복하지 않고 싸우다가 자신들의 목숨을 버린 광주 사람들은 한국 국민들을구했다”고 주장했다. 신용복·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개발독재 시기의 국가폭력과 저항’이란 논문에서 “국가권력의 본질인 폭력성은 유신체제 때는 제도적·물리적 억압의 형태로,80년에는 가장 원초적인 ‘총칼’의 형태로 나타났다”며 “유신체제와 광주민중항쟁에서 드러난 국가의 폭력성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이 80년대의 국민적 민주화운동의 원동력이 됐다”고 진단했다. 강창일 배재대 교수는 ‘친일파의 재등장과 한국민주주의’란 논문에서 “광주민중항쟁과 6·10시민항쟁을 거치면서 한국은 민주사회로 이행하기 시작했고 민주화운동 세력을 주체로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출범시켰다”며 “그러나 친일파와 후예들이 독버섯처럼 거대한 세력을 형성해 이들과 완전한 단절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주장했다. 그는 이어 “친일파 청산이란 과제는 한타령식의 저주나폭로를 통해 민족을 분열시키자는 게 아니라 과학적 실증과 분석을 통해 역사적 심판을 제대로 하자는 것”이라고말했다. 이밖에 ▲베트남 인민들의 식민주의 및 제국주의 경험과영향 ▲인도의 아시아적 정체성 주장에 내포된 전략적 경쟁과 반민중적 정치학 ▲동남아에서 여성과 민주화 ▲30전쟁 후의 캄보디아 여성 ▲인도네시아 전환기에 있어서의인권문제 ▲중도적 대안의 탐색-1980년대 필리핀의 경험▲국가,계급 그리고 민족성-말레시아의 민주화 경험에 대한 성찰 ▲대만의 민주주의 이행 강화 과정에서의 인권 등 질곡의 역사를 경험한 동아시아 각국의 학자들이 참여,인권과 민주화과정에 대한 성찰과 대안을 모색했다. 아르만도 말레이 2세 필리핀대 교수는 “학술대회를 계기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얼마나큰 역할을 했는 지 새삼 느꼈다”며 “광주는 세계속에서인권과 민주의 상징 도시로 우뚝 서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M&A사모펀드“증시 달군다”

    ‘M&A 사모펀드’ 관련 주식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7일 M&A 사모펀드의 구체적 시행 방안을 발표한 직후 M&A설이 나돌았던 백광산업은 3일 연속상한가를 기록했다.외국인 선호 종목인 신도리코는 7일부터 15일까지 14%,LG생활건강은 26%,대덕GDS는 13%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0.7%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신용규(辛龍奎)수석연구원은 15일 “적대적인 M&A까지 허용한 M&A 사모펀드는 증시부양은 물론 기업 및 금융권의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특히 시장수급 차원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M&A 유망종목 특징=대한투자신탁증권은 “M&A대상 기업은 일반적으로 자산가치나 수익성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이라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 이하인 기업이나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이 이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구체적 종목에 대해 LG투자증권 M&A팀 명성욱(明成昱)차장은 대주주의 지분이 낮고 주가순자산비율이 0.6 이하인기업이나 우량 자회사를 유망종목 1순위로 꼽았다.거래소의 SK,대성산업,미래와 사람,코스닥의 무림제지,동국산업,해성기업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 다음으로는 현금화 자산이 많고 시가총액이 적은 기업이다.대한펄프,세방기업,대한전선 등이다.본질가치에 비해 저가주인 거래소의 제지·건설 등 ‘굴뚝주’도 해당된다.조흥화학,신풍제지,고려개발 등이 그 예다. 시장지배적인 기업으로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도 유망종목으로 꼽힌다.거래소 종목으로는 농심,퍼시스,LG생활건강,대덕GDS,코스닥 종목으로는 LG홈쇼핑,하나로통신,한빛아이앤비 등이 있다.마지막으로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나 전문회사(CRC)들이 투자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이들 종목은 테마주를 형성한다.거래소의 동서산업,피어리스,현대페인트,신우,동해펄프,코스닥의 삼우,성원파이프 등이 해당된다. ◇언제 투자할까=M&A는 강력한 테마이긴 하나 무산될 경우 리스크(위험)가 크기 때문에 단기투자가 정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우선 M&A 관련주를 따로 분류해투자시기(타이밍)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투자타이밍은 공시나 주가흐름,주식 거래량의 증가 여부 등을보고 판단하면 된다. 문소영기자 symun@
  • 재벌 출자규제 유지

    정부와 민주당은 15일 긴급 당정협의를 갖고 재계와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규제완화 주장을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그동안 추진해온 재벌개혁의 기본방향을 수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야당은 이 날도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를 강력히요구하는 등 규제완화 주장을 계속해 정치적 공방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강운태(姜雲太)제2정조위원장과 진념(陳稔)재경부총리,이근영(李瑾榮)금융감독위원장,이남기(李南基)공정거래위원장 등은 이날 당정간 협의를 갖고 현행 순자산의 25%인 30대계열 기업군의 출자총액 한도를 큰 틀에서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실에 맞지 않거나 투자에 장애가 되는 과도한 규제는 선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하는 등 예외적용 범위를 탄력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부채비율 200% 제한도 건설·항만 등 이미 탄력 적용 검토대상 업종 외에 전경련의 건의에 따라 예외적으로 완화하는방안을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의장은 “올 들어 (재벌의)출자총액 규모가 순자산의 30%를 넘어서는 등 재벌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정책을 수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야당 주장의 본질은 재벌옹호가 아니라 기업경쟁력 강화를 통한 ‘국가경제 회생론’”이라고 반박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영세근로자 삶 추적 오빠 뜻 이을것”

    “가족의 입장에서 연극이 아닌 실제 상황으로 느껴집니다.”지난 12일 극단 한강이 동숭홀 무대에 올린 연극 ‘전태일’ 공연이 끝난뒤 분장실에서 만난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 순옥씨(47)의 표정은 상기돼있었다. 영국 유학을 마친 뒤 지난달말 귀국한 순옥씨는 오빠의 일생을 다룬 연극이 무대에 올려진다는 소식에 반가우면서도 걱정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자칫 오빠의 분신과정이 지나치게미화돼 본질을 흐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오빠가 분신할 때 저 역시 평화시장 근처 봉제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던 만큼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연극은 당시 평화시장의 노동실태와 노동자들의 고뇌를 잘 표현한 것 같아 반갑습니다.”순옥씨가 이 연극에 관심을 가진 것은 오빠의 희생을 다룬점 말고도 자신의 삶이 오빠의 죽음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89년 11월 친구들과 주변의 뜻있는 이들의 도움아래 영국으로 건너가 노동관계 공부를 계속했고 마침내 워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논문의 제목은 ‘한국 여성노동자와 민주노동조합 운동론­그리고 1970년대’. “오빠의 죽음은 제게 많은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노동,특히 여성노동은 지난 70년대 한국의 상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도 역사에서 빠져있습니다.이 부분을 제대로 챙겨 자리매김할 것입니다.”순옥씨의 논문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영국의 컨티니엄 출판사가 그의 논문을 영국·미국·호주에서 번역 출판할예정인 데 이어 아시아권에서도 출판계약이 쇄도한다. 귀국할 때 영국 워릭대로부터 간단치 않은 2년짜리 프로젝트를 맡아왔다.한국 중국 영국 호주 브라질 터키 남아공화국등 7개국의 다국적 기업 작업장의 고용관계와 생산구조를 비교해 유사성을 찾는 것이다.이것 말고도 개인적으로 한국의영세 사업장을 집중조사해 30년전과 지금의 노동자 생활실태를 비교해 정책입안자들이 노동정책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자료를 구축해낼 것이라고 한다. “오빠는 당시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은 ‘인간이하의’ 노동자의 비참한 삶을 자기 한 몸 바쳐 풀려고 했습니다.여전히 관심 밖에 있는 영세노동자들의 삶을 추적해 나가는 것이 오빠의 뜻을 잇는 길일 것입니다.”김성호기자 kimus@
  • [김삼웅 칼럼] 민주당 위기의 본질

    집권당인 새천년민주당이 심한 난조(亂調)를 보이고 있다. 위기라는 분석도 따른다.집권당의 난조나 위기는 곧바로 국정과 연계되기 때문에 국민의 관심사가 된다. 당명에 새천년이란 거창한 이름을 내걸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명분으로 한국 야당사상 최초의 집권당이된 국민회의를 해체하고 출범한 정당이 민주당이다.정통 민주세력과 건강한 보수세력이 결합하여 창당한 정당이라고선전했다. 민주당의 위기현상을 네가지로 분석할 수 있겠다. 첫째는 지도부와 간부들이 너무 빨리 기득권층에 편입되었다는 점이다.한마디로 권력의 맛에 도취하여 야당시절,민주화운동 시절의 정체성을 잃고 중산층과 서민의 고통에 소홀함으로써 전통적인 지지기반을 상실해가고 있다.둘째는 외부환경이다.IMF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빚어진 경기침체와 대량실업 등 전반적인 경제의 악화가 집권당 책임으로 나타나고 민심이반 현상을 가져왔다.여기에 정부의 4대개혁과 구조조정으로 피해를 본 많은 사람이 집권당에 원성을 보내거나 반대진영으로 돌아섰다. 셋째는거대야당의 저항이다. 원내 다수석을 차지한 거대야당에 발목이 잡혀 개혁입법과 민생법안을 제때에 처리하지 못하는 무기력증을 보였다.이에따라 집권당의 권위와 신뢰가 크게 실추되었다. 넷째는 족벌신문의 무차별적 비판이다. 신문시장의 70%를장악한 몇개 족벌신문이 사사건건 공격하는 상황에서는 항우장사라도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국민은 언론을 통해 정당활동과 정치인을 접하게 된다.언론매체가 매사를 부정적으로 전하면 그렇게 인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원내에서는 거대 야당에 끌려다니고 원외에서는 족벌신문에 만신창이가 된 정당이 지지율이 떨어지고 지탄받는 것은 당연하다.이렇게 복합적인 요인이 얽히고설키고 작용과 반작용을 일으켜 집권당 지지율이 야당에 뒤지는 참담한 현상으로 나타났다. 집권당의 위기론으로 몇가지를 들었지만 압축하면 내부요인과 외부요인으로 요약된다. 한마디로 민주당에서 활력을 찾기 어렵다.정상에 오른 알피니스트처럼,긴 항해 끝에 포구에 이른 마도로스처럼 안일과 나태에 빠져 야당시절의 패기와 신선미와 목표의식이 없어졌다. 여전히 총재인 대통령의 지침에나 기대하고 골프장이나 전전할 뿐 민생과 국가적 아젠다에 고민하는 모습이 보이지않는다.개혁에 대한 열정은커녕 ‘개혁피로증’ 따위로 개혁에 헛발질이나 한다.새천년을 이끌어갈 비전이 있을 리없다. 민주당은 족벌신문의 불공정보도에 ‘개탄’하면서도 이를시정할 용기도 의욕도 보이지 않는다. 노무현 고문을 제외하고는 왜곡언론과 맞서려는 지도자가 없다.오히려 밉보일까 굽실대고 세무조사와 신문고시의 생트집에도 침묵한다. 언론개혁을 철저히 외면한다.민주당 정부는 수구세력에 둘러싸인 소수정권이다.그중에서도 족벌신문에 포위된 상태다.족벌신문은 수구세력의 상징으로 정부의 개혁정책에 피해의식을 갖고 저항하는 집단이다.그래서 정부와 여당의 개혁과 대북정책에 비판의 한계를 넘어 감정과 적개심에서 질타한다. 남북화해는 ‘퍼준다’고 매도하고 재벌개혁은 좌경으로,교육개혁은 공교육붕괴로,인사정책은 낙하산으로 몰아친다. 지방선거에서 이기면 싹쓸이라고 비난하고 지면 민심이 떠났다고 비아냥댄다.서영훈 대표와 같은 깨끗한 이미지의 지도자는 장악력이 없다고 무능으로 매질하고 김중권 대표의강력한 여당론이 나오면 독선독주한다고 질책이다.찍해도죽이고 짹해도 죽인다.그래도 한마디도 못하는 집권당이다. “만약 시의(時宜)를 알지 못하고 실공(實功)에 힘쓰지 않는다면 비록 재앙을 보고 두려워하는 마음만은 지극하다 하더라도 정치의 효과는 끝내 아득할 것이니 민생을 어찌 보전하며 하늘이 노함을 어찌 감당할 터인가?” 율곡 선생의‘만언봉사(萬言封事)’는 오늘의 집권당을 두고 한 말이아닐까 싶다. 김삼웅 주필 kimsu@
  • 젊은 세대 ‘코스튬 플레이’열풍

    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직역하면 ‘옷입히기 놀이’다.옷입히기 놀이는 실존의 유명인,또는 애니메이션·게임의 캐릭터와 똑같은 의상 및 소품을 갖추고 상황묘사를 통해 재현하고 즐기는 행위를 말한다.특히 캐릭터 관련 사업이 발달한 일본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으며 최근에는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서도 동호인이 늘고있다. 국내의 경우 작년 3,000 명이었던 코스튬 플레이 인구가올해 1만5,000명 이상으로 폭증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연령층을 보면 고등학생이 전체의 50∼60%로 가장 많고청소년과 대학생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에는 인터넷 소모임 중심으로 소수 동호인이 만나는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ACA(Amateur Comics Association),PIAD(Pusan Into the Animation Dream World)와 같은 만화관련 축제나 게임엑스포 등에 대규모로 참여하고 있다. 또교내 축제나 각종 청소년 행사에도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활동형태도 단순히 복장재현이 아닌 만화나 게임 상황을무대 연출하는 등 다양화 하고있는추세이다. 젊은이들이 코스튬 플레이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동화될 수 있다는 즐거움,자신을드러내고 싶어하는 욕구의 충족,자신과 같은 취미의 사람들과 만나서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크게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또 ‘DIY(Do It Yourself)’에 의한 성취감도 한 몫을한다. 캐릭터를 선정하고 옷을 디자인하고 직접 재단하는등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했을 때 뿌듯한 성취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무대공연까지 한다면 연출·연기도 공부하고 홍보를 위해 홈페이지 제작 및 사진 촬영도 하게 된다. 코스프레닷컴(www.cospre.com)의 기획자인 염동운씨는 이를 ‘미디어에 열광하는 세대의 자기표현’이라고 설명한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속의 세계를 동경하는데 그치지 않고자신을 그곳에 동화시키는 작업을 통해 현실화시키는 것이코스튬 플레이의 본질적인 즐거움이라는 것이다. 최근 게임 속의 세계로 들어가는 영화 포맷이 주목을 받고인터넷에서 자기의 분신을 키우는 ‘아바타’서비스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그런데 코스튬플레이는 거꾸로 가상의캐릭터를 밖으로 끄집어내고 있다.얼핏 반대현상으로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현실의 ‘나’ 보다는 가상의 ‘나’에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말이다. 김세진 kdaily.com기자 torquey@
  • “새만금 순차적 개발”

    농림부는 10일 새만금 간척지역의 동진강 수역을 먼저 개발하고 만경강 유역은 수질을 개선한 뒤에 간척을 추진하는 ‘순차적 개발 방안’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와 정부 수질개선기획단이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주최한 새만금 사업 대안토론회에서 손정수(孫貞秀·전 농림부 농촌개발국장) 농촌진흥청 차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환경문제를 최소화하면서 당초의 사업목적을 실현하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구체적인 순차적 개발방안을 제시했다. 찬반양론이 팽팽한 새만금 사업의 시행주체인 농림부측이 손차장을 통해 제시한 대안은 정부의 공식입장에 가까운 것으로 풀이되면서 이달 말로 예상되는 정부의 최종선택이주목된다. 손 차장은 “새만금 지역을 둘러싸는 총 33㎞의 방조제공사를 완공해 갯벌과 토석 유실을 막은 후 상대적으로 수질이 양호한 동진수역을 먼저 개발하고 수질이 떨어지는만경수역은 추후에 사업추진 시기를 결정하도록 하자”고제안했다.그는 “만경수역은 방조제가 완공된 후에도환경단체를 포함한 전문가들이 수질을 평가해 수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배수갑문을 통해 계속 해수를 유통시킴으로써 갯벌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역시 새만금 찬성측 주제발표자로 나온 장세환(張世煥)전북 정무부지사는 “간척으로 갯벌만 없어진다면 전북도민 모두가 반대할 것이지만,사업의 본질은 갯벌을 농지로전환하는 것”이라면서 “이제 정부가 논쟁을 종식시키고국민 여론을 종합판단해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만금 사업 반대입장에서 주제발표를 한 임삼진(林三鎭)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어설픈 형태의 중간적 대안,특히 ‘동진구역 선개발-만경구역 후개발 방안’은 모든 것을 놓치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정부 주도의 일방적 결정이나,표를 의식한 무리한 정치논리적 결정은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이시재(李時載)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갯벌과 바다를 살리는 방향으로발전 전략을 구상해야 하며 지역주민들에게 어업권을 포함한 생활권을 회복시키고 방조제 공사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증권사 주총 분산 개최키로

    담합의혹이 제기됐던 증권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분산 개최된다. 금융감독원과 증권업협회는 9일 “증권사들이 올해 정기주총을 분산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협회 회원 가입순서를 감안,증권사들의 주총 날짜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주총을 특정일에 집중했던 증권사들의 관행이 부분적으로 개선된 것”이라면서 “내년부터는회원사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다른 날짜를 주총일로 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금감원은 증권사들이 주총을 분산 개최키로 한 것은 증권시장의 핵심기관으로 소액주주의 권리보호와 증권시장의 기본질서 유지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로해석했다. 조정된 주총일은 ▲26일(15개사)=대우,대신,LG투자,동원,교보,굿모닝,신영,SK,서울,한양,메리츠,부국,신한,리젠트,하나증권 ▲6월2일(9개사)=삼성,현대,세종,한빛,한화,동부,신흥,동양,유화증권 ▲6월9일=일은증권. 문소영기자 symun@
  • 헌재·대법 ‘한정위헌’ 또 대립

    대법원이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 결정을 “기속력이 없다”며 또 받아들이지 않아 한정위헌 결정의 법률 해석과 적용 권한을 둘러싼 대법원과 헌재의 알력이 계속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97년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 결정을 무시하고 판결했고 헌법재판소도대법원의 판결을 취소한 전례가 있다. 대법원 3부(주심 宋鎭勳대법관)는 6일 “군인의 잘못으로인한 교통사고 때문에 지급하게 된 보험금에 대해 구상권을인정해달라”며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을 근거로 R보험사가국가를 상대로 낸 구상금 재심 청구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은 재심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령을 해석,적용하는 권한은 헌법이 보장하는 법원의 본질적 권한인 만큼 헌재가 다른 해석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사법권 침해”라고 밝혔다.재판부는“헌재가 법률 조항의 전부나 일부가 아닌 특정 해석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면 재심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R사는 지난 88년 군인이 잘못해 민간인과 교통사고를 내자민간인이 가입한 보험에 근거,피해를 전액 보상한 뒤 군인의 불법행위 부분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냈으나 94년 군인 관련 사건의 민사상 권리를 제한한 국가배상법 규정 때문에 대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R사는이에 불복,헌재에 헌법소원을 내 한정위헌 결정을 받고 재심을 청구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2001 길섶에서/ 세계의 어린이

    영양실조로 고통 받는 어린이가 전세계에 1억7,000만명이나 된다.홍역·소아마비등 6대 기본질병에 대한 예방접종을 못 받는 어린이도 300만명.해마다 다섯살 미만 어린이1,100만명이 죽는다.또 2억5,000만명의 어린이가 벽돌공장·카펫공장 등에서 노동을 하고,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하는어린이가 1억1,000만명이다.지난 10년 동안 1,200만명의어린이가 전쟁으로 인해 난민이 됐고,전쟁터에서 총을 들고 싸우는 소년병사도 30만명이다.‘2000 유니세프 연차보고서’ 내용의 일부다. 그런데 ‘단돈’ 2만원이면 어린이 한명에게 6대 질병에대한 예방접종을 실시할 수 있고,3만원이면 영양실조에 걸린 북한 어린이 3명에게 옥수수·콩 혼합영양식을 매일 450g씩 한달간 공급할 수 있다. 어린이날 연휴였던 지난 주말,전국의 도로와 놀이공원은가족단위 행락객으로 붐볐다고 한다.우리 조상들은 행복할때 불행한 이웃을 기억하고 행복을 나누는 지혜를 보였다. 한국은 오는 9월 열리는 유엔아동특별총회 의장국이기도하다. 임영숙 논설실장
  • 돌에 흐르는 검은영혼의 신비

    아프리카 남부의 공화국 짐바브웨.20여년 전까지만 해도 이 나라의 이름은 로디지아였다.오늘날 사용하는 공식명칭인짐바브웨 공화국은 기원전 8세기경 이 지역에서 형성된 광대한 돌 유적지 ‘그레이트 짐바브웨’에 기원을 두고 있다.짐바브웨는 ‘돌로 지은 집’ 또는 ‘돌 주거지’를 뜻한다. 이처럼 짐바브웨는 일찍이 독특한 석조문명의 전통을 일궈왔다.그 중심에 쇼나(Shona)부족이 있다.쇼나는 짐바브웨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부족의 이름.이들은 다른 어느 부족보다조각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과 창조적 잠재력,그리고 장구하게 이어온 돌 조각의 전통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 현대조각의 메카 짐바브웨.그곳의 생동감 넘치는돌조각들이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9일부터 6월30일까지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쇼나 현대조각’전에서 그 진수를 만날 수 있다.이 전시에서는 짐바브웨 조각 공동체인 텡게넨게에서 제작된 쇼나 조각 작품 150여점이 소개된다. 석공이나 돌을 다루는 기술자의 의미를 넘어 현대적 개념의 돌 조각가들이 짐바브웨에 나타난 것은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다.짐바브웨는 1950년 유럽의 미술을 들여올 목적으로 국립미술관 설립을 추진하면서 전통에 변화를 꾀했다.피카소,마티스,미로 등 20세기의 대표적인 미술가들과 교분이 두터운 영국 비평가 프랭크 맥퀸을 국립미술관 초대 고문으로 위촉한 게 지금의 쇼나 조각의 토대가 됐다.맥퀸은 짐바브웨국민들의 예술적 재능을 현대적 감각으로 살려내기 위해 헌신했다. 쇼나 조각은 그동안 소개된 아프리카 원시미술과는 차원을달리한다.쇼나 조각은 결코 원시적 미숙성이 드러나는 토착민속품으로 치부되지 않는다.조형물에 담겨 있는 심오한 의미와 섬세하게 분출되는 표현력,풍부한 이미지와 상징성은독자적인 제3세계 현대조각의 한 영역을 차지하게 만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쇼나 조각은 본질적으로 아프리카적이다.쇼나 조각가들은 스케치를 하거나 밑그림 따위를 그리지 않는다.돌이 일러주는대로 그 안에 숨어 있는 숨결을 찾아나선다.돌의 본성에 대한 영적인 태도는 작품 제목에 ‘영혼’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과무관치 않다. 쇼나 조각가들은 1969년 현대미술의 성전인 뉴욕의 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열면서 이름을 얻기 시작했다.이어 파리의현대미술관과 로댕미술관에서의 전시를 통해 쇼나 조각은 유럽에서도 ‘고급예술’로 인정받게 됐다.이번 전시는 국내에 쇼나 조각,나아가 아프리카 현대조각에 대한 새로운 예술적 각성을 안겨 주는 계기가 될 만하다.성곡미술관의 이원일수석 큐레이터는 “쇼나 조각은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전문수집가라는 사실이 말해 주듯 1960년대 이후 유럽에서 대단히 호평받고 있다”면서 “아프리카적 정체성을 간직한 채서구의 현대적 조형어법을 소화해 냈다는 데 쇼나 조각의 미덕이 있다”고 말했다.(02)737-7650. 김종면기자 jmkim@
  • 2001 길섶에서/ 부모와 자식

    어리석은 질문 하나.왜 어린이날이 어버이날보다 사흘 앞서 있을까? 어리석은 답변.제 자식 예쁜 줄은 알면서도 저 자신을 예뻐한 부모사랑을 깨닫는 데 사흘은 걸리므로. 요즘 세월에 효(孝)라는 개념은 이미 화석이 된 듯하다. 반면에 자식사랑은 어느 때보다 넘쳐난다.아이를 한둘만낳아 키운다는 핑계로 ‘우리 아이만은 왕자·공주로 키운다’는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그래서 “내 아이만은달라요”라는 광고문구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이쯤에서 부모와 자식 관계를 한번 되새겨 보자. 자식사랑은 자연의 섭리다.새끼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건 동물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그러면 효도는? 중요한 윤리 덕목임은 분명하되 섭리는 아닐지 모른다.결국 부모 자식간엔 어차피 부모의 내리사랑만이 본질일 수 있다.그렇더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 자식 사랑스럽듯 부모 또한 나를 그렇게 사랑하신다는 사실이다.이번 어버이날에는자식에게 쏟는 정성의 반만이라도 부모께 돌려 보자. 이용원 논설위원
  • [대한광장] 대권후보, 국정부터 힘써라

    민주당의 김중권 대표가 대권후보를 조기에 가시화하자는주장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집권당 대표로서 대권후보 선정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발언으로 여겨진다.이 문제의 본질이 후보 선정의 ‘시기’가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성공여부’라는 점을 김 대표는 깨닫지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권후보 선정은 빨리 하건 늦게 하건 모두 나름대로 득실이 있을 수 있다.조기에 선정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를차기 주자의 통솔아래 보다 책임있게 치를 수 있다.이 과정에서 차기 주자는 대선에 앞서 자신을 알릴 수 있으며,능력을 검증받을 수도 있다.그러나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우선 대선 분위기가 조기에 과열될 수 있고,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그 부담을 차기 주자가 모두 덮어써야 하는위험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권력 핵심부에서 가장 우려하듯이 너무 일찍 레임덕 현상이 시작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을 택하건 득실이 모두 있다 보니 타협책으로 당권과 대권 분리론이 나오기도 한다.내년 초 전당대회에서당 대표를 뽑아 그의 책임하에 지방선거를 치르고,중반께대권후보를 선정하자는 안이다.일견 절묘한 타협책으로 보이기도 하지만,여기에도 이것을 주장하는 세력의 정치적계산이 숨어 있다.자신들 속에 마땅한 대권주자가 없으니우선 당권이라도 확실하게 장악하고,그것을 토대로 차기주자 선정문제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의 심각성은 대권후보를 언제 그리고 어떻게선정하느냐가 대국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하는 전략차원이 아니라 근시안적이고 정파적 이익만을 앞세우는 전술 차원의 문제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지금 국민들의 관심은 누가 대권주자가 되느냐에 있지 않다.국가적으로도 그 문제보다 시급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경제위기,공교육 붕괴,의료보험 재정파탄,실업문제 등직접적으로 국민들을 괴롭히거나 불편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문제들이 쌓여 있다.국제적으로도 한국은 탈냉전 이후새로운 세계질서가 구축되는 와중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그런데 지금 대권후보라고 자칭하는 인사들 중 과연 이러한 난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솔직하게 밝히거나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모습을 보여준 사람이누가 있는가? 정치인이 대권에 관심을 갖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그러나 책략만으로 대권에 다가서려고 해서는 곤란하다.그들에게도 걸어야 할 정도(正道)가 있는 것이다. 명색이 대권주자라면 대권을 향한 전술에만 골몰할 것이아니라 전략적 차원에서 국책의 문제를 고민하는 모습을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이것이 그 들이 걸어야 할 정도다. 민주당 내에서 대권에 다가가고 싶어하는 모든 이들이 상기해야 할 평범한 진리가 하나 있다.현 정부가 성공하지못하면 집권도 어렵다는 사실이다.따라서 그들이 해야 할일은 외곽으로 돌면서 세를 과시하거나 강연정치를 하고다니는 것이 아니다.후보 선정 날짜 잡는 일에 골몰하는것도 아니다.보다 근본적인 일 즉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국내외적인 난제를 푸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있을까를 고민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더중요하다. 1997년 대선과정에서 집권당의 대권 주자가 당시 대통령과 어떻게 하든지 거리를 두려고 애쓰는 모습을 우리는 지켜보았다.많은 국민들에게 그것은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비춰졌고,선거결과도 좋지 않았다.당시 그 대권 주자가 왜그러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원인은 당시 대통령 선거 시기에 심각한 경제위기가 초래됐기 때문이다.만약 지난 정부하에서 경제가 크게 발전하고 안정됐다면 그러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자는 망한다고 했다.민주당의 대권 주자들은 이러한 지난날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지금부터라도 좀더 국정에 힘쓰고,야당과 대화에 나설생각부터 해야 할 것이다.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
  • “MD구상 新냉전 초래” 반발 확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야심찬 미사일방어계획(MD)에 야당인 민주당이 극구 반대,최대의 정치쟁점화할 조짐을보이고 있다.싱크탱크,비정부기구(NGO),유력 언론들도 새로운 무기경쟁 촉발 가능성과 기술적 한계 등을 들어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미 민주당 거센 반대=민주당 지도부는 2일 기자회견을갖고 부시 행정부의 MD계획에 반대 입장을 표명,향후 의회 동의 과정에서 저지할 뜻을 분명히 했다. 톰 대슐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미국을 정치적·경제적·전략적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미사일방어체제는 한마디로 방어라고 할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의 일방적 파기는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상원 외교위의 조지프 바이든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구상대로 지상·해상·우주에서 MD체제를 구축하려면 1조달러가 소요된다”면서 “레이건이 추진하다 실패한 ‘스타 워즈’를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상원군사위의 칼 레빈 의원도 “독단적으로 MD를 추진하면 러시아가 핵무기 감축 결정을 번복,제2의 냉전을 초래할 수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유력지들도 비판 가세=미국의 유력 신문들은 부시대통령의 MD계획이 새로운 군비경쟁을 불러올 수 있다고일제히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는 2일자 ‘부시 대통령의 핵 청사진’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부시 대통령이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하면서 우방은 물론 러시아와도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위험하고 값비싼 새로운 군비경쟁을 시작하는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미국이 독단적으로 ABM협정을 폐기한다면 각국이 협력해 미사일 공격위협을 줄이는 세계를 건설하려는 부시의 구상은 실현되기는 커녕핵불균형만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MD체제 추진은 본질적으로 나쁜 구상은 아니지만 기술적 장애 등을 감안할 때 아직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MD 구축 방침은 수천억달러의 비용에도 불구,미국을 완벽하게 난공불락의 상태로 만들어주지는 못하는 ‘값비싼 실험’에 그칠 것”이라고 논평했다. ◇전문가들,위협 과장 지적=전문가들은 미국이 MD계획의대상으로 삼은 ‘불량국가’들의 위협이 과장됐다고 비난했다.미국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의 제임스 린제이 연구원은 이날 “부시가 MD를 추진하는 근거로 미사일 기술이 30여개국에 확산됐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미사일 기술 보유 36개국중 27개국은 사정거리가 300마일이하”라고 주장했다.영국의 왕립 국제문제연구소의 국방전문가인 티모시 가든경도 “(불량국가들이)대량살상 무기로 미국을 공격하고자 한다면 훨씬 간단한 방법을 동원할것”이라면서 “현재 미국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공격 위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과학자연합(FAS)도 “부시의 MD계획이 효과에 비해 위험부담이 크다”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김균미기자 k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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