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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공항’ 영장청구 안팎

    인천지검이 12일 이상호(李相虎) 전 인천공항공사 개발사업단장과 국중호(鞠重皓)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 수사가 ‘이 전 단장의 과장된 폭로’와 ‘참여업체의 로비’로 정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검찰은 이 전 단장과 국 전 행정관,강동석(姜東錫)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잇따라 소환,대질심문 등을 펼친 결과 이씨가 폭로한 내용이 상당부분 과장되고 자의적인 해석에따른 것임을 확인했다.오히려 이씨를 집중추궁한 결과 ㈜에어포트72보다 훨씬 낮은 토지사용료를 제시한 ㈜원익을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역(逆)특혜’의 실체를 확인했다. 지난 11일 이씨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실시한 결과 관련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특히 이씨가 토지사용계획서 제출마감 하루전인 지난6월 21일 평가계획안을 전결처리하면서 ‘토지사용료’항목 대신 ‘토지사용기간’을 포함시킨 것은 원익을 돕기위한 결정적인 배려로 보고 있다. 검찰이 국 전 행정관에 대해서도 사법처리를 결정한 배경은 이씨에게두차례나 청탁성 전화를 한 것을 직분을 벗어난 업무방해로 파악했기 때문이다.검찰의 조사결과는 지난9일 신광옥(辛光玉)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 전 행정관을 자체 조사한 결과) 압력의혹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과 배치된다. 하지만 국씨는 “이씨가 원익컨소시엄 참여업체인 삼성의로비를 받고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을 친구로부터 듣고청탁이 아닌 공정한 심사를 부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와관련 검찰은 “국씨가 에어포트72 컨소시엄에 참여한에이스회원권거래소 임원인 친구의 부탁을 받고 이씨에게전화를 한 것이지 스포츠서울21 윤 대표의 청탁을 받은 것은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국씨의 전화는 선처를 부탁하는 수준의 약한 로비였음에도 강 사장에게 ‘팽’당했다는 배신감에 휩싸인 이씨가 과장된 폭로를 한 것이 이번 사건의본질”이라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kimhj@. ■강사장·이씨 '애증의 7년'. 인천공항 유휴지개발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외압설을 제기했던 이상호(李相虎) 전 공항공사 개발사업단장은 공항건설 과정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강동석(姜東錫) 사장과 갈등을 빚었다. 이씨는 건설관리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99년 11월 활주로 설계를 임의로 변경,예산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감사실로부터 경고를 받았다.이씨는 2번 활주로가시정(視程) 200m에서도 항공기를 이착륙시킬 수 있는 ‘카테고리Ⅲa’로 계획됐던 기본설계를 무시하고 김포공항과마찬가지로 시정이 400m인 ‘카테고리Ⅱ’로 낮춰 공사를진행하다 “국책사업인 만큼 예정대로 시행하라”는 강 사장의 지적을 받았다. 이씨는 또 지난 4월 공항운영통합시스템의 핵심인 종합정보통신망(IICS)과 관련해 외부 전문업체에 컨설팅을 의뢰하면서 행정절차를 어긴 사실 때문에,지난 6월에는 공항에어몰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투자자를 개입시킨 것으로 알려져 각각 경고를 받았다. 94년 건설교통부 산하 신공항건설공단 이사장과 엘리트건축 사무관으로 만나 한때 부자지간(父子之間)을 연상케할 정도로 서로를 아꼈던 강 사장과 이씨의 인연은 이번사건으로돌이킬 수 없는 ‘악연’으로 매듭지어지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 (1)김동환 가족사

    한 여인이,생신을 보름 남짓 앞둔 91세의 한 여인이 1993년 3월 18일 세상을 떠났다.‘백구 신원혜지묘(白鷗 申元惠之墓)’라는 묘비명만으로는 이 여인의 죽음이 한국 문학사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아리송할 것이다.그러나 그녀의 이름위에 있는 ‘파인 김동환(巴人 金東煥)’이란 각자(刻字)를 보노라면 ‘아,파인의 본처가 그때까지 생존했더란 말인가’라는 자못 회고조의 감탄사가 나올 법하다.1903년 원산에서 태어난 신원혜가 서울 정신여고를 졸업,블라디보스토크,간도,원산 등에서 중학교 교사로 있다가,서사시 ‘국경의밤’으로 이미 명성을 얻은 두 살 연상의 시인 김동환과 결혼한 건 1926년 3월 14일이었다. 가난한 시인의 아내이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3남 1녀를얻은 그녀는 1942년 작가 최정희(崔貞熙)와 남편의 관계가알려지자 시인의 “우유부단한 처신을 안타깝게 지켜”보다가 기어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셨고 그 극심한 어머니의 분노를 이겨내지 못한 아버지는 끝내 여관으로 잠시의 거처를 정하였다”고 셋째 아들 김영식(金英植·68)은 회상한다.“그 후 어머니는 교회 일과 모교인 정신여고 동창회 봉사활동에 전념하면서 아픈 상처를 홀로 달래고” 지냈는데,나중 동네 아낙들에게 “아무리 남편이 속을 썩이더라도 집에서 나가 달라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한다(김영식,‘아버지 파인 김동환-그의 생애와 문학’). 조혼이 아닌 어엿한 신여성과 연애를 거쳐 사랑이 그득한결혼을 했던 파인의 예기치 못했던 탈선이 문단에서는 가십이었으나 그의 고향을 비롯한 애독자들로부터는 마침 휘몰아친 친일문학과 함께 따가운 매도의 대상이었다.어쩌면 이 두가지 탈선은 오히려 동시에 수행되면서 인간과 민족의존재론적 본질을 벗어나 원죄의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해준 도피처 역할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파인의 친인척과 고향 사람들로부터 동정과 애정을 받은 것은 정작 남편이 버린 여인 신원혜였다.아니,파인 조차도 그녀를 버릴 수 있었을까. 서울이 인민군에 점령당한 직후인 1950년 7월 초 파인은 홀연히 귀가했다.피신 차 이뤄진 이산가족 상봉은 비록 짧았으나 단란했는데,이내 최정희의 자수 권유를 받고 나간(7.23) 뒤 그대로 납북,생사도 모르게 분단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앓은 게 이 일가족이었다.가족이랬자 두 아들은 일찍세상을 떠나버려,셋째 영식과 딸 영주(英珠·63)뿐이었다. 영식은 서울 경복고를 거쳐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대통령 비서실,주불 한국대사관 등에서 근무하다 정년을 맞았고,영주는 정신여고와 이화여대 국문과를 나와 시인으로 등단,캐나다 밴쿠버에 살고 있다. 이 한많은 여인이 죽음을 앞두고 마련해 둔 유품 속에는파인의 사진과 애증이 교차하는 몇몇 증빙 서류들,그리고자신이 묻힐 묘소와 묘비명이 포함되어 있었다.살아서 쫓아냈던 지아비를 죽어서야 한 문패 안으로 맞은 것이다.보따리 속에 파인이 보낸 편지도 한 묶음 있었다.파인은 맨몸으로 집을 나갔으니 여러 유품들은 저절로 신원혜가 간직했을 터여서 여간 소중한 자료가 아니리라는 기대에 부푼다.신원혜는 파인에게 보냈던 기라성같은 문인들의 편지를 그 격변의 역사를 헤치면서 고이 간직해 왔었다.신혼초 서울의정동,다동을 거쳐 종로구 돈의동 74번지로 호적을 옮긴 뒤,적선동(1927.5),인사동(1930.7),견지동(1933.12),필운동(1935.10),옥인동(1936.11),통인동(1938.1),효자동(1940.2)을전전하다가 1941년 6월 12일 적선동 183번지의 목조 기와집으로 이사,거기서 해방을 맞았다. 만주로부터 돌아온 피난민의 딱한 사정 때문에 방세도 안받고 그대로 살게 했던 이창규씨가 어느날 정전(停電)이 되자 성냥불을 켜들고 초를 찾다가 넘어져 석유난로에 점화,순식간에 집이 불타 버렸다.바로 1946년 12월 12일 오후 7시쯤,파인의 유품이,그리고 그가 ‘낭자 신원혜’에게 보냈던 달콤한 연애편지가 잿더미로 변해버린 순간이다.일가는창성동 자교(紫橋)교회 목사 사저에서 신세를 지다가 청운동(1948.5∼1953.2)으로 옮겨 6·25와 1·4후퇴를 겪으면서도 행여나 남편이 돌아오려나 싶어 몇 년간 이사도 하지 않았다.이제 파인과 신원혜는 갔고,사랑의 편지도 불타버렸다.그러나 1947년부터 납북당했을 때까지의 격랑을 헤치며 파인이 한 지아비와 육친의 정으로 아내 신원혜와 자녀에게보냈던 32통의 편지는 문단 비사의 차원을 넘어 가난했던글쟁이의 인생론적인 비애를 느끼게 한다. 중학생 아들(영식)과 초등생 딸(영주)을 아내에게 맡긴 빈털터리 시인 김동환은 이 무렵 최정희로부터 지원(1942년생),채원(1946년생) 두 딸을 가진,허리가 휘청거리는 아버지였다.최정희와의 보금자리였던 덕소에서 8·15를 맞은 파인의 심경은 실로 착잡했을 것이다.그의 뇌리에는 선비적 지조의 상징인 매월당 김시습의 18대 후손으로서 민족운동에투신했던 화려한 투쟁 경력들-민요 전설시의 거봉,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중앙위원,침략주의에 항거했던민완 기자,잡지 ‘삼천리(三千里)’의 폭발적인 성공과 민족의식이 강한 각종 출판물 간행,신간회 집행위원 등등이스쳤을 것이다.이런 경력 때문에 오히려 더 부정적으로 보였던 친일행위의 오점들은 그로 하여금 발빠른 자성과 회오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진흙 속에 빼앗긴 두 발 겨우 뽑고/오래 가뒀던 옛 날개 와락 펴 멀리 쳐다보니”(‘돌아온 날개’),“새나라 백성들은 이래서는 안된다/우리는소생하지 않으면 안된다”(‘소생’)는 참회와 함께 “올해엔콩팥을 맘대로 심어/천리객은 몰라도 십리의 벗 맞아들여/소찬에 약주라도 싫도록 대접할꺼나”(‘起耕’)라는 은인자중의 자세를 보여줬다.반민특위 때 그가 자수(1949.2.28)할 수 있었던 심리적인 배경도 여기서 비롯한 것이다. 그가 이승만 정권이나 한민당 추종이 아닌,조선민주당 대변인격으로 정당활동에 몸담았던 것(1946.2)은 나름대로의민족관을 지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혼란 속에서 숙원이었던 잡지 ‘삼천리’ 복간에 온 정력을 쏟았는데,민족 독립노선이나,문인으로 발 빠르게 자아비판한 채만식을 부각시킨 걸로 봐서 다분히 참회적인 자세를 취했다.을지로5가 여관에서 업무를 시작한 파인은 틈틈이 아내와 아들에게 자신의 처지를 납득시키려고 난필의 쪽지를 보냈다.우편 배달이 아닌 사환이나 인편을 통해 직배시킨 경우가 많았던 시절이라 겉봉에는 ‘영식 모(英植 母)’ 혹은 아예 ‘영식 전(展)’이라 쓰고는 원고지나 적당한 백지에 절박한 용건만적어 보냈다.서른 두 통의 편지중 가장 빈도수가 많은 내용은 잡지 일로 인쇄소에 붙어 있어야 한다든가,당장 돈이없으니 우선 얼마만 보내고 며칠 뒤 더 보내겠다는 등등이다.신원혜의 이성적인 결벽과는 달리 어린 남매들이 아버지에게 귀가와 생활비를 독촉하는 전화를 했던 데 대한 회답으로 보인다. 이 역마살의 시인을 신원혜와 함께 묻고 딸 영주는 “기다리면 다시 올 사람인가/시를 만드시던/파인,내 아버지//하늘 밑을 파고/그를 묻었다.//그가 다니던 길도/함께 넣었다.//눈물도 못 내고/기어 가/나도 묻힌다.//아 아,내 아버지 파인”(‘아름다운 작별’)이라고 마음을 추스렸다.이렇게 담담해질 수 있는 시인으로서의 김영주와는 달리,아버지로부터 버림 받았던 딸로서의 김영주는 무척 신랄했다.“친일행동과 여자 문제로 부끄러운 아버지 책을 써서 알리는 것은 정말 내가 부끄러워요”라며,“아버지는 실패한 인간입니다.자신만 실패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이세상에서 천국의 모형을 이루어 살라고 주신 한 가정의 책임을 저버리므로 해서,어머니와 우리 자녀는 가장아픈 불행을 체험했으며,어머니의 고통과 수치와 배반에 대한 증오와 세상이 보내는 그 부끄러운 수근거림을 어떻게 감당하셨는지 놀라울 뿐입니다”(김영식,위와 같은 책)라고 통매했다. 그러나 파인의 애틋한 조각편지들은 실패한 인간의 자료로서가 아니라 역사의 멍에를 헤어날 길 없었던 인정미 넘치는 나약한 한 서정시인이 치러야만 했던 가정과 사랑과 역사의 틈바구니에서 갈기갈기 찢어진 상처일 것이다. “몸 무고히 학교에 잘 다니느냐.마음에 어느 날 잊은 적이 없었다”거나,“추위가 심하니,남대문 야미(暗)시장에 가서,영식이나 영주의 외투 한 벌 사서,한 아이라도 입히오”,“한방의 침술 운운하지만 큰 아이들 때(장남 영사는 16세로 1942년에,차남 영창은 17세로 1947년에 사망)에 보아도도무지 믿을 사람들이 못 되니 더 보이지 말고,내가 정초에 영식이를 데리고 전문 신의(新醫)들에게 보여 충분히 치료할 터이니,아이에게 겁나는 말을 일체 말고,내가 가기를 기다려 주오”라는 등등의 구절에 이르면 이 시인이 얼마나가슴으로 울었던가를 알법도 할 것이다.“내일 산소에 가는 일은 중지하고,5월 단오에나 가기로 하오”란 구절은 바로 두 아들이 묻혔던 미아리 공동묘지로,거길 가면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묘소에 절하라’고 말한 후 묵념을 했고,어머니는 쌍봉 무덤 앞에 엎드려 흐트러진 모습으로” 울부짖었다고 김영식은 회고한다.살뜰한 지아비와 부정(父情)이 넘치는 글이기에 오히려 다른 서간문에 못지 않게 돋보이는 이 글들을 쓴 주인공이 어째서 가정을 버릴 수 있었을까. 임 헌 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인천공항 유휴지개발 공방

    여야는 7일 인천공항 유휴지 개발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외압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청와대는 외압 의혹을 받고있는 민정수석실 국중호 행정관(3급)에 대한 자체 조사에착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휴가중인 국 행정관이 8일 출근하면 철저히 진상을 조사,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을 ‘권력실세가 개입한 대형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규정하고,관련자 문책과 진상조사를 요구했다.장광근(張光根)수석 부대변인은 당 3역회의 브리핑에서 “이번 의혹사건에는 대통령의 자제인 김홍일의원,김의원의 처남인 윤흥렬 스포츠서울21대표 등 대통령의 친인척이름이 거론되고 있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이같이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면서도한나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당 4역회의에서 “에어포트 72 컨소시엄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면 문제가 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서 “이번 사안은 정치권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고 실체를 밝히는것이 중요한 만큼 관계당국에서조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사건의 본질은 토지사용료로 325억원을 제시한 ㈜원익이 1,729억원을 제시한 에어포트 72를 누르고 선정됐다는 점”이라며 역공을 폈다. 한편 스포츠서울 21측은 “일부에서 특혜의혹을 제기한데대해 법정에서 적극 대응하겠다”면서 “필요하다면 사정기관에 수사를 요청,결백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강동형 김상연기자 yunbin@
  • 美·러 외교각축전 양상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전선에 미묘한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을 빌미로 부시 행정부의 미사일 방어(MD) 계획 등 주요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노골적인 반격을가했다. 러시아가 10월로 예정된 미 ·러 정상회담에서 뿐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강의 역학구도에서 미국에밀리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2차 남북 정상회담 지지 등 한반도 정책의 총론에서는 미국과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각론에서는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4일 김 위원장과의 공동선언문에서 북한의미사일 개발에 대한 입장을 환영했다.북한은 미사일 프로그램이 ‘본질적으로 평화’를 위한 것으로서 북한의 주권을존중하는 어떤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MD를 추진하는 배경으로서 내세운 ‘불량국가’인 북한으로부터의 미사일 위협을 러시아가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다.게다가 미국과 72년에 맺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전략적 안정의 초석’이라고 공동선언문에 명시,협정을 탈퇴할 수 있다고 말하는 미국의 입장에 쐐기를 박았다. 주한 미군과 관련해,부시 행정부는 “철수할 생각은 없다”고 수차례 공언했다.그러나 러시아는 북한의 주한 미군철수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입장에 ‘이해’를 표명했다.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려는 북한을 환대, 러시아의 외교적 위상을 높였을 뿐 아니라 국제분쟁의 ‘중재자’로서 러시아가 미국을 대신할 수 있다는대외적 이미지를 굳혔다.‘힘의 외교’를 펼치는 미국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했겠지만 모스크바에 대한 경각심을 죄는계기가 될 수도 있다.향후 미·러간 외교각축전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사설] 북·러 정상회담 이후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모스크바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8개항의 ‘북·러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양국의 우호협력관계를다졌다.북·러 정상회담이 한국은 물론 주변국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그 결과가 세계질서와 한반도의 평화 및 안정에 영향력을 미친다는 이유 탓일 것이다.그런 면에서 우리는북·러 공동선언문을 접하면서 기대와 함께 우려가 교차한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북한과 러시아는 공동선언문에서 “한반도의 평화와안정은 비군사적인 수단을 통해서만 확보되어야 한다”고 합의했다.또 “6·15 남북공동선언에 입각해 독자적이며 평화적인 통일을 지향하는 남북한 국민들의 노력에 대한 지지가한반도 통일에 기여할 것”이라고 표명했다.이는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생각과도 일치되는 것이다.따라서 북한과 러시아가 함께 한반도 평화정착에 더욱 많은 역할을 해 줄 것을기대한다.아울러 북한과 러시아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에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합의했다.두 철도의 연결은 북한과 러시아는 물론 남한의 경제적인 이익과 한반도의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같은 결정을 환영하며 이른 시일내에 관련국들의 구체적인 협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본질적으로 평화적인 것이기 때문에 북한을 존중하는 어떤 국가에도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나,주한미군철수 문제에 대해 이해를 같이했다는 점 등은 앞으로의 북·미대화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된다.북한이 남북대화를 중단한 것은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이는 남북대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북한이 러시아·중국과의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미국 및 일본과 협조체제에 있는 남한과 대립체제를 형성할 경우,한반도는 또다시 강대국들의 이해가 엇갈리는 각축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물론 오늘의 세계질서가 흑백논리가 지배하는상황이 아니라 경제적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이어서 주변국들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그러나 남북한이 주변국들의 이해의 변수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만은 자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남북한의 최대 과제는 한반도의 평화 및 경제발전이다.이해가 엇갈리는 복잡한 국제질서 속에서 어떻게 하면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과 북이 획기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느냐 하는 방향 선택이 우리 민족의 앞날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북한은 러시아와 중국과의 협조를 바탕으로 지금부터 남북대화는 물론 북·미대화에 적극 나서는 실리외교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 [대한광장] 벤처기업 회복의 조건

    나는 인터넷 벤처기업 경영자다.벤처기업을 맡아 경영자로 일한 지는 약 2년정도 된다.그동안 많은 변화와 굴곡이있었음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시절과 갑작스러운 경기침체로 인내를 요구하는 때를함께 경험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 그룹에선 벤처기업이 회복되기 위해 필요한조건으로 정부의 자금지원이나,세제지원,M&A 활성화를 위한 제도정비,해외진출 지원 등을 꼽고 있다.물론 맞는 방법이다.나 역시 이러한 부분에 대해 건의를 하기도 했다. 몇가지 제도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그 결과 정부차원 노력의 수혜자도 이미 상당수 있으며,그 열매 또한 앞으로 많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시점에서 벤처기업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하나 있다.과연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하는 것이다.비즈니스 관점에선 사업모델을 언급한다.사업모델이 없거나 구체적이지 않은 것이 벤처기업의 문제라는것이다. 옳은 얘기다.그러나 사업모델을 만드는 것도 사람의 몫이다.결국 기업은 사람인데,문제의 근원을 사람에서찾아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외국의 벤처기업 모델을 답습했다.증권시장이 합리적이라는 전제하에 시장에서 평가되는 벤처기업의 기업가치를 중시했다.투자자도,주주도,경영자도,심지어 종업원도 그러했다. 우리는 씨 뿌리고 가꾼 후에 열매를 맺는 자연의 질서를잘 안다.그런데 과연 우리가 그러한 질서를 따라 움직였다고 생각하기엔 어려운 사실들이 많다.벤처기업으로 이직이말그대로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을 선택한 것일까. 아니면그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가장 편하고 안전하다며 공감했던 길을 선택한 것일까.경영자는 과연 기업을 본질적으로건강하게 가꾸는데 진력했던 것인가.아니면 투자유치,M&A나 기업공개와 같은 부분에 지나치게 집중하면서 균형을잃었던 것인가.투자자나 경영자나 직원이나 모두 속성열매를 원했던 것이다. 그로 인해 벤처기업의 기업문화는 왜곡되었고 이제 다시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그동안벤처라는 미명하에 상대적 가치관이 기업문화에 스며들었다.무엇이든지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방식이 정답처럼 수용되었다.물론 기업이므로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본질적관점에서 보면 결과는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지나친 부(富)에 대한 기대감으로 몸을 아끼지 않는 열심을 불러올 수는 있었으나 ‘왜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답변이 궁색하게 만들었다.지금과 같이 경기가 하락하고 업계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일과 직장에 대한 의미가 불투명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어떤 이는 비전을 제시하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된다고 한다.명확한 비전제시는 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개인의 내면적 태도까지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제 한 사람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한 개인이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 대해서,자기의 일에 대해서 어떠한 태도를 갖는가의 여부가 사실상 기업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명제에 대해선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렇다면 사실상 벤처기업의 문제는 경영자를 포함한 ‘직원’ 한 사람의 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이 ‘한 사람’들이 아직 변화되지 못했으며,성숙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원인이다. 나는 이러한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고있다.왜 일을 해야 하는 것과,일터가 왜 중요한 것인지,그리고 자신을 나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유익을 누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전달하고 공유하고자 애쓰고 있다. 또한 그동안의 많은 어려움이 외부의 환경 탓이 아니라바로 나 자신의 태도로 인한 문제임을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도 나누고 있다.많은 다른 벤처기업들도 비슷한과정에 있을 것이다.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인이 점차 바뀌기 시작할 때 많은 돕는 손길을 통한 열매도 더욱 알차게나타날 것이다.문제 해결을 위한 열쇠는 사실상 우리 안에있다. △홍윤선 네띠앙 대표
  • [사설] 색깔타령만 할 것인가

    최근 여야의 입씨름과 저질 논쟁은 우리 정치문화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친일 의혹’‘창씨개명’등 상대방 비방으로 확전되는가 했더니 이제는 ‘사회주의 정책’운운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정책위 의장은 현 정부의 기업규제,저소득층 지원정책,국민기초생활보장제 등을 “시장경제 원리에 역행하는 ‘낡은 사회주의 정책’이자 대중인기영합 정책”이라고 비난했다.김 의장은 “현 정부가 내세우는 신자유주의는 사회주의자들이 사회주의만으로는 안되겠다 싶어 시장기능을 가미한 것”이라며 ‘중도 좌파’라고 규정했다.그는 또 “경제적인 분배 효과와 이해 상충을정부가 해결하겠다는 것이 노사정위원회인데 이러한 발상부터가 대표적인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이에민주당은 “서구 민주국가들이 추구하는 사회복지정책을낡은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한다면 한나라당은 특권층을 위한 정당이냐”고 되받으면서 “김 의장은 붉은 색만 보이는 색맹”이라고 반박했다.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기본적으로 사회주의로 보는 김 의장의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전세계 진보주의자들이 신자유주의가 ‘빈익빈 부익부’를 세계화한다고 공격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서도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뿐만 아니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는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양산된실업자 등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고,공적자금 투입 또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었던가. 여야 정치권이 최근 국민들에게 보인 행태는 상대방에 대한 무차별적인 흠집내기와 인신공격적인 막말 공방으로 일관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한국 정당사에 있어 정당간 경쟁은 늘 기(氣)싸움·세(勢)싸움 수준에서 맴돌았지 언제토론다운 토론,논쟁다운 논쟁을 해본 적이 없다.지금 여야간에 제기되고 있는 노동·소득분배 문제,국민연금,재벌정책,언론개혁,주5일 근무제,감세정책 등은 그야말로 당의이념적 성격과 정책 방향을 놓고 대토론을 벌일 만한 문제라고 본다.이런 본질적인 문제를 단순히 ‘낡은 사회주의’라는 색깔론으로 비방할 일은 결코 아닐 것이다. 사회민주주의와자유민주주의,진보와 보수,사회주의와 시장경제,서구복지개념의 수용과 시장논리의 조화 등 정치이념이나 정책노선의 스펙트럼을 놓고 여야 정당이 공개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다.예를 들면,민주당이 서민,소외계층을 기반으로 한다면,한나라당은 보수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노선과 성향을 분명히 해나갈 때가 왔다고 본다.저급한 말싸움이나 장외집회로 일방적인 정치선전을 하는 짓거리는 걷어 들이고,장내로 돌아와 국정운영의 비전 제시나 정책 토론을 통해 국민의 지지 확보 경쟁을 벌여야 할것이다.
  • [김삼웅 칼럼] ‘조광조개혁’ 죽인 수구지식인들

    언론개혁을 둘러싼 논쟁을 시작으로 각종 현안에 대한 지식인집단의 논쟁이 꼬리를 문다. 대한변협의 비뚤어진 시각을 비판하는 민변의 반론이 제기되고 정치·언론·작가에이어 법조·종교인들까지 확산되었다. 백가쟁명의 혼란상인듯 싶지만 본질적으로 논쟁은 바람직하다. 우리사회는 지나친 획일성과 족벌신문의 지배로 논쟁다운 논쟁의 공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족벌신문들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지식인들만 골라 글을 쓰게 하고 여론을 몰아가서 논쟁의 장(場)이 서지 못했다. 요즘 족벌신문에 글을 쓰는 면면을 볼때 지금도 5공시대가 아닌가 착각하게 된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민심을 흔들고 여론을 지배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때 그 사람들’이다. 이른바 ‘밤의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수구기득권층은 세습권력을 누리면서양심적 지식인들을 ‘홍위병’이나 ‘악령’으로 낙인한다. 걸핏하면 포퓰리즘(대중주의)으로 매도하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동종교배(同種交配)’를 통해 수구지식인만 양산한다. 5백여년전 정암 조광조가 죽을때도 그랬다.역사상 특출한 개혁정치가인 정암의 개혁에 훈구(勳舊)파가 거세게저항했다. 새로운 인재등용의 현량과 실시나 가짜 공신을쫓아내는 위훈삭제(僞勳削除)가 못마땅했던 것이다. 그래서 온갖 모함에 나섰다. 심지어 “조씨가 왕이된다”는 ‘주초위왕(走肖爲王)’의 글자를 새겨 벌레가 파먹게하고, 이것이 민심인것처럼 조작하여 마침내 정암과 사림(士林)세력을 숙청했다. 정암의 패배는 개인의 비극에 그치지 않는다. 기묘사화 이래 수구파가 활개치고 부패가 심화되면서 국가는 병들어갔다. 율곡과 다산을 비롯,실학파의 개혁론이 제시됐지만 강고한 기득세력의 벽을 뚫지 못했다. 도처에서 민란이 일어나고 홍경래·전봉준의 마지막 몸부림도 허사로 끝난채 망국에 이르렀다. 중종반정으로 정권교체가 된 중종시대는 개국 100년이 지나고 연산군의 폭정으로 인해 피폐해진 국정을 쇄신할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창업-수성-경장(更張)으로 이어지는 역사발전의 사이클을놓쳤다. 사림파를 반역으로 몰아 죄를 줄때, 즉 기묘사화가 일어난밤의 일이다. 사관 채세영(蔡世英)은 훈구파의 가승지 김근사(金謹思)가 그의 붓을 빼앗아 정암 등의 죄를 대역죄인으로 고치려들자, “사필(史筆)은 아무나 가지는 것이 아니다”고 다시 빼앗고 ‘죄안(罪案)’쓰기를 거부했다. 이런 사람이 진짜 지식인이고 문인이고 학자다. 요즘 언론인·교수·작가·변호사등 과거 행적으로 보아 침묵해야할사람들이 함부로 말하고 글쓰는 후안무치들이 참으로 많다. ‘홍위병’운운하는 작가는 양심적 문인·작가들이 군사독재와 싸울때 옷깃이라도 한번 스쳤던가. 언론개혁운동을 ‘악령’으로 모는 교수들, 그때 당신들은 어디에 있었나. 모변호사회를 이끈 집행부 중에 양심수 변론을 한번이라도 맡았던 사람이 있는가. 광주항쟁을 매도하고 총리까지 지낸어느 교수, 민주화운동을 좌경으로, 광주항쟁을 폭동이라쓴 언론인들, 조금이라도 반성하고 글쓰고 있는가. 지식인이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는 진리다. 진리란 형식논리학적으로는 논리법칙에 모순되지 않는 명제를 말한다. 참된 것(眞)이라는 명제가 지닐수 있는 논리적인 치(直)이기때문에이것을 진치(眞直)또는 진리치라 한다. 진리의 추구에는 양심이 전제된다. 루소는 양심을 ‘불가오류적(不可誤謬的)’이라 했다. 양심만이 진실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심을 말하는 영어의 컨센스(conscience)의 어원이‘함께 안다’는 뜻이다. 지식인은 도덕적인 가치를 판단하여 바르고(正) 선(善)함을 명령하고 사악을 물리치는 양심에 좇아 이웃과 사회와 함께 알고 행동하는 책임과 의무가따르는 무거운 위치다. 그래서 한말의 지식인 매천 황현은‘식자의 책임’을 안고 스스로 음독하지 않았던가. 모름지기 글쓰는 사람은 채세영의 사필정신을, 법조인은 오른손에천칭(天秤)을 들고 서 있는 법과 정의의 수호신 테미스여신을 기억할 일이다. 조광조를 영원히 죽일수는 없지 않은가. 김상웅 주필 kimsu@
  • “미래 국가경쟁력은 문화콘텐츠”

    문화콘텐츠 육성을 위한 정부 예산이 내년부터 대폭 늘어난다.이는 정보화 정책의 방향이 인프라 구축 위주에서 문화콘텐츠 중심으로 옮겨진데 따른 것이다. 26일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올해는 한푼도 없던 문화콘텐츠육성 예산을 내년에 당초 555억원으로 책정했으나 1,500억원으로 세배가량 늘려 확보할 방침이다. 문화부는 또 ‘콘텐츠 코리아 비전 21’계획에 의해 2003년까지 국고 및 기금,민간자금 등 총8,546억원의 재원을 조성,투자 지원하려던 계획도 바꿔 재원 규모를 2005년까지 총1조5,000억원 수준으로 갑절 늘리기로 했다. 정부가 내년 예산을 긴축편성하려는 움직임에 비춰보면 매우 이례적이다.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 24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세계 최초로 전국적인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축,하드웨어를 완성한 만큼 이제는 소프트웨어에 중점을 두는 정책으로 옮겨가야 한다”면서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문화콘텐츠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범정부적인 노력을 해달라”고당부한 바 있다. 문화부는 문화콘텐츠 관련 첨단 전문인력양성과 기반기술및 콘텐츠 개발,유통 활성화에 집중투자할 방침이다. 또 콘텐츠 개발 지원을 주도할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도 원장 선임을 이달중 마무리 짓는대로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공개 모집한 원장에는 현재 3명이 경합중이다. 문화콘텐츠산업 중 게임과 애니메이션,캐릭터 분야는 세계최고 수준의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며,영화 음악 드라마 등방송영상 분야도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문화부는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가입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 등으로 아시아 콘텐츠 시장의 대폭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대만과 동남아시아에서 한류(韓流)열풍이 몰아치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문화콘텐츠의 경쟁력 확보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문화콘텐츠산업의 세계시장은 지난해 8,500억달러에서 2003년 1조달러를 돌파하며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국내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98년 2,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3,000억원규모로 급증했다.특히 국내 디지털 위성방송 실시 등으로 인해 방송 채널 1,000개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콘텐츠 수요가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가 전문인력과 투자 부족으로 취약성을 면치 못한다면 저급한 외국 콘텐츠로 채워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실정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한국위기의 본질은 단순히 경제문제가아니라 세계에 내세울 한국적 이미지 상품이 없는 문화의 위기’라는 프랑스 문화비평가 기 소르망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문화콘텐츠산업은 우리의 국운을 걸 만한 유망 국가핵심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혁기자 jhkm@
  • 교원 보수 민간 중견기업 수준으로

    이르면 내년부터 전문직 종사자에게 교직 문호가 개방되고,교직경력 15년 이상인 교사에게는 보수의 70%와 연수비를지원해주는 자율연수휴직제가 도입된다.또 우수교원에게는2년간의 해외 장기유학이 허용되는 등 교사들에 대한 처우가 크게 향상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10개 분야 32개 항목의 ‘교직발전종합방안’을 확정,발표했다.99년 12월 시안이 나온 이후 1년7개월 만에 최종 마무리됐다. ◆교원사기 진작=2004년까지 보수를 민간 중견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고,보수체계도 기본급 중심으로 개편한다.2005년까지 학급담당수당을 8만원에서 20만원으로,보직수당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린다. 학교 단위의 탄력적 근무시간제를 내년부터 자율적으로 도입하고,교원사무보조 인력을 2005년까지 모든 학교 교무실에 배치한다. ◆교원전문성 신장=전문 직업경험을 가진 유능한 인력들이교사가 될 수 있도록 연내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한다.교원양성·연수기관에 대한 평가인증제를 도입하며,교대·사대에 대한 학사편입학 확대,계절제 수업 활성화도 시행한다. 교원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부전공 과목 취득교사에게 가산점 부여 등 인사상 보상방안을 마련하고,부전공 과목 취득 이수학점을 현행 21학점에서 30학점으로 상향조정한다. 시·도 및 지역교육청 단위로 순회교사를 둘 수 있도록 하고,경력 10년 이상의 교원을 1년간 민간기업에 파견하는 제도도 실시한다. ◆유보된 과제=교사들의 승진적체 해소방안으로 거론됐던‘수석교사제’와 능력있는 교장을 우대하기 위해 도입하려던 ‘교장 연임제’‘교원병력특례제’ 등이 교원단체간의시각차나 교육계의 반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본질적 문제는 외면한 채 변죽만 울리고 있다”면서 “수석교사제와 우수교원확보법 제정,교원보수체제개편 등 근원적인 교직발전 방안을 하루속히 도입,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순녀기자 coral@
  • 美 “중국계 美여교수 실형…中 판결 예의주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이 24일 중국계 미국인 가오잔 교수(여)에게 징역 10년 형을 선고, 잘 나가던 미·중 관계가 다시 경색되는 게 아니냐는관측을 낳고 있다.그러나 미국은 이 문제로 양국관계가 다시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4일 스파이 활동 혐의가 있는 중국계 미국여학자 가오잔(高瞻)을 징역 10년형에 처한 사법당국의 판단에 대해 ‘매우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중국 정부는 인권 및 인권 관련 보편적 원칙들을 존중하고 있어 중국 국민의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주장하고 있다.1978년 개혁·개방 이후 경제적 발전과 함께 ‘의법치국(依法治國)’의 원칙 아래 법집행과 감독을 강화하고 부패를 척결함으로써 사법제도 및당국의 투명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때문에 해외 첩보기관의 임무 및 경비를 받아 중국의 국가안보에 위해가 되는 활동에 종사한 혐의가 인정되는 가오잔에 대해 중국의 형법과 형사소송법의 관계규정에 따라징역형을 선고한 것은 법규정의 남용이 아니라합법적이라는 게 중국 정부의 입장이다. 물론 가오잔이 자신의 범법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당국이 그녀가 해외 첩보기관의임무 및 그에 대한 경비를 받은 증거와 중국에서의 첩보활동 증거를 확보한 뒤 관련법에 따라 처리한 만큼 미국의어떠한 항의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28∼29일 베이징을 방문하는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을 ‘대우’한다는 차원에서 가오를 국외추방 형식으로 석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최근 개선되는 중·미관계로 볼 때 가오잔 역시 타이완을 위해 스파이활동을 한 혐의로 복역중인 리사오민(李小民) 홍콩 청스(城市)대 교수를 25일 국외추방 형식으로 석방한 것과 같은 비슷한 절차를 거쳐 풀려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미국은 이번 판결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베이징 방문을앞두고 내려졌다는 데 주목한다.백악관과 국무부는 인도적차원에서 가오잔 교수 등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지만 이같은 일이 처음은 아니며 두 나라의 관계를 악화시킬 만큼본질적 문제도 아니라고 본다. 하노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중인 파월 장관은24일 “이번 판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향후 조치를 주목하겠다”고 간략히 말했다. 필립 리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파월 장관의 중국 방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으냐”는 질문에 “분석가들의 몫”이라며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리커 대변인은 그러나 “중국계 미국인 억류에 대해 중국측과 여러차례 대화를 나눴다”며 “지금도 베이징과 뉴욕,워싱턴 등에서는 억류자들의 석방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중국이 인권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수감자들의 석방’을 통해 워싱턴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해온 사실을 지적한다.파월 장관이 “중국 방문시 인권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공공연히 밝힌 데 대한 ‘중국식 반응’이라는 분석이다. 94년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직전에 17명의반체제 인사를 억류했으며 95년 힐러리 클린턴의 방중을앞두고는 15년 실형을 선고받은 중국계 인권운동가 해리우를 석방한 전례가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히려 파월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억류자들의 석방을 점치기도 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사설] 개혁을 뒤엎으려는 세력

    정부의 개혁을 비판한 대한변협의 결의문을 놓고 정가와법조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민주당은 “정부의 개혁은법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데도 변협이 아무런 근거도제시하지 않은 채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국민 대다수는 오히려 개혁이 힘있게 추진되지 못하는 데 피로감을느끼고 지속적인 개혁완수를 주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한나라당은 “변협의 대정부 비판은 5공정권 이후 처음이라는 데 주목한다”며 “현 정권의 법을 빙자한 힘의지배 실상을 보다 못해 변협까지 들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한다.대통령에 대한 탄핵론까지 들고 나오는 마당이라이 논란이 어떻게 발전할지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변협 결의문의 대표성과 정당성에대해 법조계 안에서 강력한 반론이 나온 사실이다.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4일 “변협 결의문 내용이전체 변호사들의 진정한 총의에 의한 것인지 의문”이라며이의를 제기하는 성명을 냈다.“여야의 격렬한 정쟁이 진행되는 시점에 변협이 정부의 개혁 자체가 법치주의를후퇴시키고 있는 양 주장한 것은 내용적으로 옳지 않고 시기상 적절치 못하고,야당이나 일부 언론이 변호사들 전체가개혁정책에 반대하거나 언론사 세무조사가 불법적이라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확대·왜곡 해석하는 것은 아전인수”라는 것이다. 민변은 또 “현 정부가 집권 초부터 개혁을표방해 왔으면서도 과거 인권을 유린하던 장치와 제도를완전히 청산하지 못하고,기득권 세력의 반대와 개혁의지의퇴색으로 개혁이 좌초 위험에 처한 것이 오히려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이같은 민변의 지적은 개혁을 열망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공감을 사고도 남음이 있다고 생각된다. 국민들 대다수가 개혁을 열망하고 있음에도 개혁이 지지부진한 것은 어떤 이유인가.그것은 본질적으로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기 때문이다.개혁을 주도하는 세력은 옛 질서하의 기득권 세력 모두를 적으로 삼아야 한다.그러나 새로운 제도하에서 혜택을 입게되는 계층은 개혁 세력을 소극적으로 지지하는 데 그친다.개혁 적대 세력은 개혁에 저항하기 위해 당파적 열정으로 공세를 취하지만,개혁의 혜택을 입는 계층은 결집이 느슨하다.기득권 세력은 그들이 개혁으로 얼마나 손해를 보는지 정확히 알고 있지만,이득을보는 계층은 이득의 총량을 정확히 모르는 탓이다. 지금 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은 개혁을 뒤집기 위해 총공세를 펴고 있다. 이런 위기상황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그럴수는 없다.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이 강력히 연대해서 그들의 저항을 물리치고 정부의 개혁을 다그쳐 나가야 한다. 현 정부를 위해서가 아니다. 개혁이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더 이상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 “언론개혁” 종교인 1,000人선언

    불교·천주교·개신교·원불교 등 4대 종단 종교인 1,000여명은 25일 ‘언론개혁을 위한 종교인 1000인 선언’을발표하고 언론개혁의 적극적인 추진을 다짐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등 4개 종교단체 대표들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종교인 1,298명이 서명한 선언을 낭독했다. 불교의 청화 스님,천주교의 김병상 신부,개신교의 문대골목사, 원불교의 이정택 교무 등 종교계 대표들은 기자회견에서 “비리 족벌 언론사와 언론사주는 대국민 사과문을발표하고 자정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날 선언은 지금까지 언론개혁에 개별적으로 참여하던종교인들이 단체적으로 작성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종교인들은 선언에서 “개인이나 족벌이 언론사를 독점적으로 소유하면서 불법탈세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경영권과편집권을 전횡해 온 사실을 은폐해선 안된다”면서 “이들은 깊이 반성하고 국민과 역사의 가르침을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향후 추이를 보아 ▲비리 족벌언론의 상징인 조선일보 거부 ▲비리언론사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법회·미사·기도회 등의 개최 등 ‘족벌언론 거부운동’에 나서기로했다. 이어 종교인들은 다음달 11일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비리 언론사 사과 촉구 및 언론개혁을 위한 범종교인대회’를 열고 조계사에서 명동성당까지 ‘언론개혁을 위한 범종교인 평화행진’을 펼치기로 했다.또 각 종단들은 기도회,법회,서명운동,족벌신문 구독거부 운동 등을 전개하기로했다. 한편 민족문학작가회의는 이날 일부 언론과 일부 지식인의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의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문학인의 견해’라는 성명을 냈다.성명은 “특정 신문들은광범위한 시민저항운동이 번져 가는 현실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면서 “왜곡된 사고의 지식인들을 동원해 '홍위병' '악령' 운운하며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는 수구언론의 자기방어를 위한 작태”라고 지적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사설] 언론개혁 제도적 틀 마련을

    참여연대·여성단체연합·환경운동연합 등 28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23일 기자회견을열고 언론개혁을 강도 높게 촉구했다.시민사회단체들은 “여야 정쟁 속에 국민의 언론개혁 열망이 흐려지고 있다”며“여야와 언론사들이 소모적인 정쟁과 편가르기를 중단하고,정기간행물법 개정을 비롯해서 언론개혁을 위한 본격적인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들은 또 언론사 세무조사의 정례화,언론사에 대한 검찰의 엄정 수사,언론개혁을위한 각 언론사와 기자들의 진지한 노력을 촉구하고 연대회의가 언론개혁의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언론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는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언론개혁을 촉구하는 현실 앞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는 가운데 그들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언론사 세무조사는 조세정의와 관련되는 사안이며 탈세에 대한 검찰 수사는 국가형벌권의 정당한 행사다.정치권이 정략적 발상으로 관여할 일이아니다. 그럼에도 족벌언론은 언론자유를 사주의 탈세의자유로 혼동하고 있고 내년 대선에서 거대 족벌언론의 지지를노리는 야당은 언론사 세무조사를 언론탄압이라며 정부를공격하고 있다.세무조사를 둘러싼 정쟁을 중단하라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에 야당이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여당이라도 입을 다물어야 한다.거대 족벌언론과 야당이 언론탄압이라며 연일 공세를 펼치는 마당에 여당이 어떻게 입을 다물고 있으라는 말이냐고 항변할지 모르나,국민들은 이번 사태의 본질과 어느쪽 주장이 옳고 그른지를 이미 알고 있다. 이제 소모적인 논란을 벗어나 언론개혁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할 때다.언론개혁은 종국적으로 언론 종사자들이 수행해야 하는 작업인 만큼 언론개혁을 염원하는 언론인들만이라도 연대해서 정치권을 다그쳐야 한다.언론·시민단체들이 이미 국회에 내놓은 정간물법 개정안 처리가 언론개혁을위한 제도적 틀 마련의 시발이 될 것이다.
  • 민변·변협, 법치후퇴론 공방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鄭在憲)가 현 정부의 개혁정책을 비판한데 대해 법무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민변)’이 24일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는 반대성명을 채택,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민변은 “현 정부의 개혁이 법치주의에서 현저히 후퇴했고 법적 절차에 있어 합법성과 정당성이 무시되고 있다는 결의문이 전체 변호사들의 뜻인지 의문”이라며 변협 결의문의 방향과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대한변협은 23일 열린 변호사 대회에서 “현 정부의 개혁정책은 실질적인 법치주의에서 후퇴했다”는 결론을 내린뒤 ▲법치주의에 따른 개혁 ▲법의 지배에 의한 개혁 ▲위헌적 법률의 제정 방지 ▲경제정의를 위한 법치주의 실현▲사회 전체와 조화를 이룬 개혁 등 5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해 논란에 포문을 열었다.서모 변호사는 심포지엄에서 김대중 대통령 탄핵과 햇볕정책 실패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 등극단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민변은 “실질적 법치주의 구현은 국민의 기본권을 옹호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변협은 개혁입법을통해 법치주의 구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오히려 현 정부의 개혁작업이 기득권 세력의 반대 등으로 좌초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법무부도 이날 “변협이 명확한 근거 없이 ‘법치주의가후퇴했다’고 폄하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공박했다.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대안을 제시,개혁을 성원해달라고주문했다. 변협 심포지엄에 참석했던 일부 변호사들도 결의문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황모 변호사는 “변호사들의 사상적스펙트럼이 다양한 점을 고려,패널들의 선정에 공정을 기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임모 변호사도 “현 정부의 절차적정당성에 대한 의문 제기는 좋지만 지금과 같은 시기와 방법으로는 오히려 반개혁 세력에 빌미를 줄 수 있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변협은 이에 대해 “각 지방변호사회 회장들의 수정작업을거쳐 결의문 최종안을 작성했으며, 의약분업 실시와 기업구조조정법 입법 등이 법 이론과 체계를 무시한 정책이었음을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변호사회는 25일 자체 모임을 갖고 의견을 모으기로 해 변협의 결의문 채택과 관련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강충식 조태성기자 chungsik@
  • [사설] 바이러스도 소독못하는 정수장

    전국의 중소형 정수장 절반 가량이 제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환경부가 하루 처리 용량 10만t이하인 511개정수장을 점검한 결과,46%인 235곳은 수온이 내려가고 급수량이 많아지면 바이러스가 있어도 제대로 소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아직도 수돗물 소독 하나 제대로 못하는 현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지적된 235곳 가운데 41곳은 평상시에도 바이러스를 소독해 내지 못하는 이름만 정수장이었다는 것이다.물속에 그 흔해 빠진 바이러스가 없으면 다행이고 있으면 그대로 마시라는 얘기다.그뿐인가.6개 정수장은 바이러스는 제쳐두고 일반 세균이나 미세한부유물조차 걸러 내지 못해 마실 수 없는 물인데도 그대로가정에 공급해왔다고 한다. 엉터리 정수장의 내막은 참으로 기가 막힌다.소독제로 넣는 염소가 물에 골고루 섞이지 않거나 빨리 침전하면서 살균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방법은 쉽고도간단하다. 소독제를 조금만 일찍 넣고 소독조에 구조물을설치해 마찰도를 높여서 물의 흐름을 다소 지연시키면 되는 일이다. 수돗물을 책임지고 있는 자치단체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될 일이 아니던가. 무신경은 끝이 없었다.전체 정수장 84%의 근무 직원이 권장 표준인원보다 부족했고 55%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18%의 정수장은 일반 공무원이 아닌 청원 경찰이나 일용직이 운영하고 있었다.그러니 절반이 넘는 정수장이 갖가지 상황을 측정하는 계측기조차 갖추지 못한데다 있어도고장이 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올들어 전국에서는 식중독 환자가 예년보다 30%이상 급증하는 등 국민보건 여건이 여느 때보다 좋지 않다. 해당 자치단체는 하루라도 서둘러 시설을 보완하고 전문인력을 확보해 주민 건강을 지켜야 할 것이다.검사방법 등을 문제삼아 본질을 외면했던 지난 5월 ‘수돗물 바이러스 파문’의시행착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될 일이다.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14)생태경제학자 강원돈 박사

    ▲경제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분배,소비하는 모든 활동과 그것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로 규정돼 있습니다.여기에 ‘생명’이라는 접두어를 붙이는 것이 ‘역전앞’처럼 중복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생명경제’란 용어를 쓰는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하나는 ‘인간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의 생산,분배,소비’의 균형이 깨져 생명을 위한 경제의 본 뜻이 희미해졌기 때문입니다.또 하나는 인간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은 결국 생태계로부터 취해 다시 생태계로 돌려 주는 순환구조여야 하는데 인간의 탐욕이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악순환 구조를 만들다보니 이 순환이 깨져 버렸습니다.그 결과 첫째 생태계를, 즉 생명군(生命群)을 죽이고,둘째 후손이 사용해야 할 자원을 고갈 시키며,셋째 환경을 오염시켜지구를 살기 힘든 곳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생태계는 환경문제이고 생산·분배구조는 경제문제인데양자를 묶는 까닭이 있습니까. 물론입니다.두 문제가 다 넓게는 인류,좁게는 자본의 탐욕에연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구조하에서 빈곤문제와 생태계 파괴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말이겠군요. 그렇습니다.제가 보기에는 1992년 ‘리우 환경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환경문제 해결의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은경제대국들의 성장 강박증 때문입니다.이들은 여전히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구조를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개인의소득이 높아지면 욕구가 높아지고 높은 욕구는 더 많은 생산을 부추기는 악순환의 구조 말입니다.물론 포드식 대량생산 시스팀 대신 고급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신경영이도입되기는 했지만 욕망의 확대충족이라는 성장논리에서벗어나진 못했습니다.동구 멸망후 신자유주의는 이 모순구조를 더 확대 시키고있습니다. ▲‘제3의 길’은 신자유주의 대안이 못된다고 보십니까?. 케인즈식 복지모델은 진작 한계가 드러났지요.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일하는 복지’인데 이것도 자본의 야수성을 그대로 둔채 복지의 방법만 손질한 것이어서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일하는 복지’의 핵심이 말 그대로 직업교육을 통해 재취업 시킨다는 것인데 기술의 개발속도가 워낙 빨라 한번 탈락하면 다시 따라 잡기가 어렵습니다.그러니까 열심히 교육을 받아 재취업한 사람이 예전 급료의 40% 받기가 일쑤지요.그나마 대부분 임시직이고…,지금 정부의 실업률 통계도 일시 취업을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실상은 정부의 통계보다 훨씬 심각 합니다. ▲결국 그 대안은 무엇입니까. 자본의 중립화 입니다.자본의 사유를 금하자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무한 욕구에 대한 제동장치를 만들자는 겁니다. ▲그것을 강제하면 자본주의 틀을 바꾸는 것 아닌가요. 노동이 경영에 참여하는 공동결정제도를 도입하는 겁니다.그래서 자본의 이해관계로 인해 노동이 희생되지 않도록하자는 것입니다. ▲노동자 권한이 강화되면 생산성은 떨어지는 것 아닙니까. 독일의 철강산업과 석탄산업이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세계최고의 생산성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자본의 무한 욕구를 제한하면 대량생산으로 인한 생태계파괴를 막을수 있다는 말은 납득이 갑니다. 자본과 노동의견제와 균형도 그렇고…, 그런데 실업자문제는 별개인 것같습니다.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데 따라 일자리가 계속 줄어드는 문제 말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1993년 독일의 폴크스바겐 자동차 회사 예가 있지요.그 때 회사는 노조에게 20% 감원 아니면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삭감,양자택일을 요구 했습니다. 결국 노조가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삭감을 받아들였지요.소위 일자리나누기 입니다. ▲임금이 깎이면 가계를 줄여야 하는데 기술이 더 발달하면 노동시간을 더 줄이고 임금을 더 삭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열쇠는 거기에 있습니다.가계 지출을 줄일수는 없지요.그러면 어떻게 해결 하느냐.남는 시간을 골목이나 마을 단위의 품앗이 노동으로 채웁니다.즉 일정한 단위에서 목수에소질있는 사람,정원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그밖에 자동차수리,컴퓨터 전문가,페인팅,도배,배관,가전제품 수리 등다양한 기능을 가진 사람들끼리 품앗이를 하는 겁니다.그러면 가계부 적자를 해결하면서 창조적 노동을 통해 보람을 찾을수도 있습니다.또 지역 공동체가 형성돼 삶의 질도높아지고…. ▲그것만 가지고 자본의 식욕을 억제할 수 있을까요?. 세계화 이후 자본은 이익을 찾아 국경을 마음대로 넘나들고 있습니다.말하자면 세계화 경제란 자본의 세계화인 셈입니다.그에 비해 노동은 이동이 자유롭지 못합니다.노동이 근거지를 옮기려면 새로운 언어,문화에 적응해야 하고또 혈연을 떠나 부초처럼 되기 때문에 간단치 않습니다.이렇게 한쪽은 유리한 곳을 찾아 마음대로 날아 다니고 한쪽은 고정된 위치에 있으니 자연히 불평등 계약이 성립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노동의 유연성이란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의 자유를 신장하는 것입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자원,금융이 지역에서 순환되는 지역경제라야 합니다. ▲지역단위의 자급자족을 말씀하시는건가요. 가내 수공업 수준의 자급자족이 아니라 자원과 노동력,생산성을 고려한 지역경제는 여러가지 이점이 있습니다.제일급한 것이 식품인데 전국 단위의 식품의 경우 우선 원자재와 상품의 물류비용, 그 과정에서 낭비되는 자원이 얼마입니까.또 장기간 유통시키려면 필연적으로 방부제가 들어가야 합니다.지역단위 생산과 유통에서는 재고가 남지 않고물류비용이 안들고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옛말에 ‘100리 밖에서 온 것은 먹지 말라’고 했는데 그냥생긴 말이 아닙니다. 식품 뿐 아니라 모든 산업이 나무의잔뿌리처럼 지역에 기반을 두어야 합니다. 경제가 그렇다면 정치도 자연히 따라 가는 것인데 이를 지역 자치의 생명력이라고합니다. 동양의 이상국가 단위가 닭우는 소리가들리는 범위라고 하지 않습니까. ▲유사한 모델이 있습니까. 일일이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독일이 지역경제를 바탕으로일어선 국가입니다. 일례로 독일의 은행 수신고 70%가 지방은행에서 나온다면 납득이 가겠지요?▲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겠습니다. 먼저 토지의 반(半)공개념이 도입돼야 합니다.땅이 투기대상이 돼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다음에 조세제도가 바뀌어 명실상부한 자치정부가 돼야 합니다.지금처럼 중앙정부에서 교부금을 타다 쓰는 지방자치는 허울 뿐인 자치입니다.이렇게 소단위 자치가 살아야 경제가 고루 활성화 되고생태계도 건강이회복 됩니다. 김재성 논설위원. △강원돈박사 약력. ▲1955년생▲한국신학대학,동대학원 졸업▲독일 함부르크대학교 신학박사(생태학적 노동개념)▲한국신학연구소 번역실장,학술부장 역임,▲현재:서울 강남구 은혜교회 목사,아시아경제윤리연구소소장,한국생명학연구원 연구지원처장,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전문위원,한신대,서울신학대학,배재대학 출강,▲저서:‘물의 신학’‘‘살림의 경제’▲역서:‘경제윤리 1,2’(A 리히) ‘하느님의 정치경제와민중운동’(U 두흐로) 외 10여권. ■생태경제학이란. 경제의 지구화가 급속히 진행되는데 각국의 금융,기업구조와 노동시장이 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사회 혼란이야기되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가 시작된 후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은 짧은 기간에우리 사회에 급속한 변모를 가져다 주었다.실업률이 더 높아졌고 빈부의 격차는 더 커졌고 자본과 노동의 세력관계에서 노동은 더욱 불리한 위치로 몰렸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좀더 인간적이고 좀더 사회적이고 좀더 생태 친화적인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이들은 경제,금융정책 등이 자본의 요구만을 일방적으로 충족시키는 상황에서 이 정책들이 사회정책과 복지정책 그리고 환경정책과 결합되기를 바라는 것이다.그리고여기에 시민들이 참여하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고 그바탕 위에서 모든 정책들을 조합하는,과정이 자리잡기를바라는 것이다. 이들은 ‘경제는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그리고 시장은 경제의 효율성을 실현시키는 한 수단이라는데 대해서도 동의 한다.그러나 이들은 시장이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지는못한다고 생각 한다.따라서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판단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더많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서 시장의 규율을 제도화 해야 하는데 이과정에서 정치의 개입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기독교 사회윤리를 공부한 강원돈(姜元敦)박사는 상생의순환원리 관점에서 오늘의 신자유주의 경제를 비판하고 그대안을 말한다. 강 박사는 “본질적으로 무한 확장의 욕구를 가지고 있는 자본에 시장을 맡겨 두면 언젠가는 자본자체가 무너진다”고 말한다.이는 사자의 장애물을 없애버리면 토끼와 사슴의 멸종으로 결국 사자도 굶어 죽는 원리와 같다. 그 반대의 경우 역시 서구가 일찍이 경험했던 복지병처럼 자본도 노동도 공멸하는 결과를 낳는다.‘생명경제’는 이같은 모순을 극복하고 노동과 자본 뿐 아니라 생태계까지도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경제학이다.
  • [매체비평] ‘구경꾼’이 연예인 문제 본질 흐려

    지난 6월 17일 MBC ‘시사매거진 2580’이‘연예인 대 매니저 한일비교’라는 방송을 내보낸 뒤 MBC와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간에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여기에 일부 연예인들이 가세해 사태는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큰 싸움이벌어진 것이다. ‘싸움’이라는게 그렇다. 일단 시작하고 보면‘가속도’가 붙게 마련이고 쉽사리 끝나지 않는다. 어쨌든 싸움의 양쪽 당사자가 속에 맺힌 응어리를 다 쏟아내야 골이 풀리고골이 풀리기 시작해야 비로소 싸움이 일어나게 된 근본원인을 살필 여유가 생긴다. 그제야 원인을 없앨 논의가 가능해지고 싸움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그런데‘구경꾼’들은 싸움이 풀리는 과정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다.옛말에‘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라’고 했지만 우리네 사는 속내가 어디 그런가.잘 되는 흥정은 훼방놓고 싶고,김빠지려는 싸움에는 풀무질을 하여 ‘재미’를 만끽하고 싶어하는‘밉상’들이 곳곳에 진을 치고 있다. 사실 MBC ‘시사매거진…’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내용이었다.화려함 이면에 숨은 연예인들의 고달픈 삶에 대해해답을 찾고자하는 노력도 역력했다.‘노예계약’이라는 표현 등 다소 과격한 용어사용이 문제라면 문제였겠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그다지 튀는 표현도 아니었다.표현상의 문제가 있었다면 문화방송은 즉시 사과해야 했고,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감정적인 대응으로 사건을 확대해서는 안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구경꾼’들이 끼어들어 훈수를 두기 시작했고 마침내 사태는 방송사와 기획사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흘러 버렸다. 스포츠조선은 마치‘기다렸다는 듯’이 사태를 놓고 MBC에포문을 열었다. 스포츠조선은 7월9일‘공영방송의 횡포’기사로 신문을 도배했다.‘한-미-일 가요계 비교’ ‘가요순위 프로’‘신인연기자 메니지 먼트’‘반기든 스타들’‘본업 무시당하는 가수들’‘시사매거진 2580파문’‘매니저A씨의 손익계산서’등의 기사로 채워진 이 기획기사를 읽으면 마치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의 기관지를 읽는 느낌이 들정도이다. 이어 이 신문은 7월12일 기자석‘자아도취에 빠진 MBC’를통해 문화방송을‘비판했다’기 보다는‘비난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맹공을 퍼부었다.이 기사에서 이 신문은“SBS보다 더 상업성을 추구,‘왕국’의 명예를 이어오던 MBC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고“지상파의 특권을 반납하고 케이블 채널을 자청,‘지지든지 볶든지 맘대로’하는게 낫지 않을까”라고 마무리 하고 있다.이런 기사를 내보내면서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은 오랜만에‘신명’날 수도 있고 불편한 관계에 있는 MBC를 이 기회에 궁지에몰아넣고자‘의욕’에 불타는‘소수’가 그 내부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들은 일정한 고지를 점령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일부 연예인들이 스포츠신문에 대한 오랜 거부감에도스포츠조선에 우호적인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2580’이 제기하려했던 문제는‘연예인’ 처우개선 문제였다.연예인에게도 인권이 있고,이것은 누구에 의해서도 침해되어서는 안된다. 사실 연예인의 인권은 다각도로 침해되어 왔고,어쩌면 문화방송과 스포츠조선도 침해당사자일 지도 모른다.‘2580’은 이 민감한 문제를 제기했고,연예제작자협회가 반발하고있으며 그 영향력 안에 있는 연예인들이 그에 동조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반발과 동조는‘외형적’이며‘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그리고 스포츠조선은 이‘외형’과‘일시적인 것’에 부채질을 하며 편승하고 있다.우리가 정녕 고민해야 하는 것은 연예인들의 삶의 질 개선이다.시간이 흐르면 외형적이며 일시적인 것들은 사그러들게 마련이다.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 [기고] 이문열씨의 ‘위험한 얘기’

    근래 들어 각종 사회문제에 대해 좌충우돌하는 소설가 이문열씨가 또 한번 자신의 표현대로 ‘위험한 얘기’를 꺼냈다. 요지인즉 ‘함부로 친일파라 비난하지 마라.범위가 모호하면 그때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친일이 될 수도 있다.따라서 범위와 정도를 정해야 한다. 우리는 그것에 대한 합의가 없다’는 것이다. 좀 거칠게 말하면 ‘너도 한번 그때 태어났어 봐라.친일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하는 것이다.이것은 친일문제를 논의,해결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주제인 데다 발언의 이면에 담겨 있는 불손한 의도 때문에 필자 역시 ‘도저히 참을수 없어’ 논쟁에 개입하고자 한다. 우선 ‘내가 만일 일제시대에 태어났다면’이라는 가정 아래서 친일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그의 문제 제기부터 보자.내가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친일이라는 문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다.따라서 절대적인 선의 위치에서 친일을 단죄할 수도 있다.이문열씨의 우려가 이것이라면 전적으로 동의한다.필자 역시 ‘일제시대의 지식인이나 지주였다면 친일을 했거나 또는 베트남전에서 총을 든 군인이었다면양민을 학살할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서 과거의 죄를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이문열씨의 암시는 이렇다.우리 모두가 친일파일 수 있다.따라서 함부로 조선·동아를 친일했다는 이유로 비난하지 말라는 것이다.이것은 복거일류의 ‘친일파 공범론’과 유사하다.일제시대에 세금을 낸 사람은 모두 친일파라는 식으로 몰아감으로써 친일에 대한 면죄부를부여하려는,전형적인 친일파들의 자기변호 논리다.우리 아니 이문열씨가 우려한 ‘젊은 사람들’의 주장은 이렇다.우리역시 잘못할 수 있다.문제는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하는가 아닌가다. 물론 자신의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일반적인심성이다.그러나 한번 두번 잘못이 되풀이돼 몸에 배어버리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모르게 되고 결국에는 자기 최면과 주술에 빠져 자신의 죄조차 합리화하게 된다. 이문열씨가 예로 든 조선일보가 바로 이 지경에 있다.조선일보는 자신들이 저지른 ‘친일’이라는 죄를 죄로 인정할능력마저없다.오랜 세월 이것이 일상화돼 마침내 자신들이저지른 탈세라는 범죄까지도 언론탄압으로 몰아세우는 행패를 부리고 있다.가치관의 부재와 뒤집힘이 극에 이른 것이다.이문열씨가 변호하는 것이 이것인가.아니면 문제의 본질을깨닫지 못한 데서 나온 무지의 소산인가.그리고 그의 주장처럼 우리 사회에 친일에 대한 합의나 기준이 과연 없는가.그렇다면 1948년 제헌국회에서 제정한 ‘반민족행위자 처벌에관한 특별법’(약칭 반민법)에서 제시한 친일파 기준은 무엇인가.그가 제시한 ‘자발성’‘대가성’‘상쇄효과’ 따위의 총체적 고려는 이미 그때부터 충분히 있어 왔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친일을 했는가 안했는가라는 일차원적인 논쟁 수준에 머물러 있다.왜 그런 정도밖에 안돼 있는가는 이문열씨 자신도 잘 알 것이다.‘위험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그만한 준비나 생각이 있어서였을 것이다. 이제 그의 대답을 기다려 보자. ▲김민철 민족문제硏 연구실장
  • 정보통신/ “”벤처는 성장률로 평가해야””

    ■컴퓨터 백신 전문가 안철수 . “성공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 V밸리 사무실에서 만난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安哲秀·40) 대표이사는 ‘불혹’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캐주얼한 옷차림이었다.그는 지난달 27일 회사설립 6년만에 코스닥 심사를 통과,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그는 “13년째 인터뷰를 당해왔다”면서도 차분하게 사업과 업계 전망을 털어놨다. ◆코스닥 상장을 앞둔 소감은= 코스닥행은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투자자들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도 크지만 기술력·인지도를 넘어 자본시장의 객관적인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장 침체기에 상장하게 됐는데= 지난해 10월 회사의 성과를 직원들과 나누기 위해 60억원 상당의 주식을 배분,지분변동이 생겨 등록추진이 지연됐다. 2년전쯤 호황이었을 때 상장됐다면 1,000억원(?) 정도는 더 벌었겠지만 거품이 빠지고 정당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한다.미래가치에 대한 시장의 지나친평가는 결국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100년 이상 살아남는기업으로 키우고 싶다. ◆통합보안회사로의 구상은= 2년전부터 백신·보안시장의 통합 움직임에 대비,단계별 제품개발과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해왔다.바이러스백신에 이어 해킹방지·PC보안솔루션 등을차례로 개발했고,이들을 묶어 개별업체를 상대로 보안컨설팅을 시작했다.아델리눅스·IA시큐리티 등 조인트벤처 설립과 인수합병을 통해 보안관리·모바일서비스 등 통합보안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벤처업계에 대한 평가는= 벤처기업은 최소의 비용으로 한우물을 파기 때문에 성공확률이 매우 낮다.그러나 성공하면 대기업도 못따라갈 만큼 앞서나간다. 일부 업체들이 가능성을 보였지만 규모의 경제로 연결되지못했기 때문에 벤처업계는 여전히 종속변수로 머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인텔 등과 같은 성장모델이 나와야 한다. 벤처기업을 아이템과 투자수익률로만 평가해온 것도 문제다.매출액이 아니라 투명경영·성장률 등으로 평가했다면 경영관행이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성공한 벤처CEO로 평가받고 있는데= 실제보다 항상 과대평가받는 듯하다.그동안 많은 벤처CEO들이 외부평가에 의해스타로 떴다가 사라졌다. 주변의 평가에 흔들리지 말고 스스로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벤처CEO는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노력해서 한단계 올라가면 그만큼 기쁨도 있지만 뒤로 물러설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로 잠을 설치기도 한다.중심을 잡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벤처 발전을 위한 제언은= 벤처라는 이유로 주위의 도움을 기대한다면 발전할 수 없다. 정부는 직접 자금을 제공할 것이 아니라 코스닥의 투명성·회계제도 강화 등 벤처가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말뿐인 ‘인터넷 강국’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산업구조를진정한 ‘e비즈니스화’로 바꾸는 노력도 필요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위기의 벤처' 탈출구는. 한때 우리경제의 동력이었던 벤처기업이 깊은 수렁에 빠져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벤처침체와 활로’라는보고서에서 “현재의 벤처위기는 내외부 요인으로 인한 유동성 부족이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즉 벤처정신 실종,취약한 기본인프라,불분명한 비즈니스 모델,정부정책 혼선에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위기의내부요인에다 경기급랭,나스닥시장 불안,벤처에 대한 불신등 외부요인이 가세했다는 것이다. 벤처정신이 실종된 것은 극소소의 부도덕한 기업가들이 벤처정신을 훼손시킨데다 업계 풍토도 머니게임에 치중,사회의 불신을 초래했기 때문.너무 빠르게 성장하면서 ‘모험과 도전’이라는 벤처의 초심(初心)을 잃어버렸고 벤처기업가와 투자자 모두 대박의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던 탓이다. 머니게임에 치중한 결과 기술개발은 뒷전인 채 투자유치에만 몰두했다. 공모나 증자시 기업가치를 훨씬 넘어서는 수십배의 프리미엄을 요구하는가 하면 정현준 한국디지털라인 사장,진승현MCI코리아 사장 등 정·관계가 관련된 대형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분위기가 급랭했다. CEO(최고경영자)의 전횡이나 임금체불 등이 노조결성의 원인을 제공했고 벤처의 본래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노사갈등이 발발했다. 성공한 벤처기업들은 비관련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지분투자에 열을 올렸고 그로 인해 유동성이 악화됐다. 쉽게 닳아 올랐다 쉽게 식는 한국인 특유의 ‘냄비근성’도 벤처위기를 자초했다.벤처는 기본적으로 고위험·고수익사업으로 장기적 투자와 인내를 요구하는데 이러한 본질에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침체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벤처 창업의 초심으로돌아가 벤처기업 스스로 선순환 구조의 물꼬를 터야 한다. 투자유치나 기업이미지 제고보다는 수익을 창출하고,고객과 시장 위주로 경영의 틀을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기본에 충실한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많은 벤처가 도산하고 창업이 위축되는 ‘벤처 겨울’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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