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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교사가 거리로 나선 까닭은

    학교를 지키고 학생을 가르쳐야 할 선생님이 거리로 나서고 있다.불행한 일이다.성과상여금으로 지급된 급여를 반납했고,주말부터 여의도에서 전국의 교사들이 모여 노숙투쟁을 전개한다고 한다.교원노조에 따르면 지난24일 현재 전국에서 약 7만7,000여명의 교사들이 약 300여억원의 성과상여금을 반납했다. 왜 그럴까.우리는 문제가 발생하면 근본원인을 따지기보다는 그 결과와 그에 대한 대응만을 문제삼는데 익숙해 왔다. 그래서 문제의 합리적인 조기 해결을 놓친 적이 한두번이아니다.양비론에 길들여져 있으며,힘없는 사람에게 돌던지는 것에 또한 익숙해져 있다.그 결과는 종종 문제의 해결아닌 파국으로 이어졌다.현재 우리 학교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이민을 가야한다'든가,‘19세기학교에서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등의 말이 바로 그것이다.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겠다고 정부는 교육개혁 정책을 내놓고 있다.한마디로 영국식‘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이라고 할까. 교사와 교육행정 당국간에 발생하는갈등의 핵심은 이른바‘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에 있다. 그 내용의 골자는 ‘학교,교사,학생간의 경쟁과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이를위해 동원된 수단이 바로 성과상여금제이다.이것은 교직의특수성과 전문성을 부정하고 교원통제의 수단으로 악용될우려가 많다.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의 황폐화가 우려되지않을 수 없다.따라서,교사의 반발은 예상되었던 것이다.각종 여론조사 결과 90%의 교사들이 반대하고 있지 않은가. 정부는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성과상여금제를시행한다고 밝히고 있다.이는 해결방안을 잘못 짚고 있는것이다.왜냐.교육은 사람을 대상으로 전인교육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교사들간의 협력적 관계,공동체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안되는 활동이다.더구나 그 성과가오랜 시간이 지나야 나타난다는 점에서 교사 개개인의 활동에 대한 성과 평가도 어려울 뿐 아니라 교사들간의 경쟁을통해 결코 교직사회의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는다.오히려 경쟁기제 도입으로 교사들간의 협력체제가 무너지고,묵묵히교육활동에 충실한 교사들의 사기만 떨어뜨려 교육력을 저하시킬 뿐이다.교직사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직사회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공동체성을 높일 수 있도록 조건을 마련함과 동시에 교육공무원에 대한 처우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도 올바른 해결방안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고,성과상여금을 특별상여금으로 변경하여 시행해야 한다.정부 정책은 또한 학교의 자율성 강화에 역행하며,학교간의 평가와경쟁을 부추겨 교육에 대한 불신과 학교공동체의 와해가 우려되고,개별 학교의 재량권을 부정하고 획일성을 강요하는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성과급은 선진국의 일반기업조차 실패했다.영국은 성과급을 교육에 적용했으나 결국 ‘교육실패'로 판명되고 있다.지난 20여년 성과급을 포함,‘시장주의'원리로 교육제도를 바꾼 결과이다.성과급과 7차교육과정,자립형 사립고 모두 원리는 같다.영국은 우리나라보다 공교육의 역사가 깊고 안정된 나라였으나,시장주의 교육개혁이 실패했다.그런데 공교육이 제대로 서 있지 않은 우리나라가뒤늦게 영국을 뒤따라 가려하고 있다.이는 선진국에서 확인된 ‘시장실패(Market Failure)'를 무모하게 적용하는 꼴이다.같은 원리를 추종하다가는 결국 영국처럼 ‘교육실패'로갈 것이다. 영국을 따라갔던 뉴질랜드,호주,남아메리카에서도 모두 시장주의 교육의 실패가 검증되었다.교육은 ‘공교육'이어야한다.‘경제적 효율성'을 따지기에 앞서,‘사회적 효율성'을최대화해야 할 것이다.‘모두에게 질높은 교육'을 위해 기본교육여건 확충과 공교육 정상화에 집중해야 한다.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을 우선하여 학급당 학생수 감축,법정교원수 확보,학교 현대화에 나서야 한다.이를위해,대선공약이었던 교육재정 GNP 6%를 시급히 확보하고,황폐한 공교육을 살려내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이것만이 위기의 공교육을 살리는 길이며,교사들을 학교로 보내는 올바른 길이다.본질적 해결을 외면한 채 ‘집단행동 중징계'운운하면 모두 잃을 수 있다. 이정식 노총 대외협력본부장
  • 특선다큐 의료 기적 방영

    EBS는 오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특선 다큐멘터리 ‘의료기적’을 방영한다.현대 의료기술의 눈부신 발전양상을 실제 수술장면,역사적인 수술 성공담 등과 함께 전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신기술로 질병을 이겨낸 환자들이 직접 출연,사실감을 더해준다. 사람의 심장을 이식하거나,인공심장으로 환자를 구할 수 있는 가능성과 그 변천사를 검토하는 제1편 ‘영원히 멈추지않는 심장을 위하여’를 시작으로 페니실린 이후 항생제 개발의 역사를 살펴보는 제2편 ‘신비의 영약’이 이어진다.3편 ‘현대의술의 한계,암의 정복’은 암의 본질과 암에 잘걸리는 체질,암 치료의 역사와 암의 완전정복 가능성을 살펴보고 4편 ‘차세대 의술,유전자 치료’에선 유전자 조작의효용과 윤리성을 분석한다.
  • ‘제주휴가’여야 공방/ 한나라 “”부패여행””, 민주 “”사생활 악용””

    정국을 강타한 제주경찰서 정보보고서 유출사건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한나라당은 대검 고위간부가 김홍일(金弘一)의원의 제주여행에 동행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자 대여공세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한나라당] 이날 총재단회의 직후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현 정권이 썩어도 너무 썩었다”는 등 신랄한 어조로 여권을 성토했다.특히 대검 간부의 즉각 해임 및 자진사퇴,김의원의 대국민 사과,의혹 연루자의 계좌추적 등을 요구했다. 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 정권의 도덕성을 도마에 올리고,상대적인 우위를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여겨진다.짧게는 25일 재·보선,길게는 내년 양대 선거를 겨냥한 포석인셈이다. 권 대변인은 “김 의원의 제주휴가는 대검 간부와 폭력배,업자가 망라된 총체적 부패여행으로 드러났다”고 직격탄을날렸다. 이어 “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풀어헤친 대통령 아들의 처신이 자유당 시절 이승만(李承晩)대통령의 양아들이었던 ‘이강석’을 떠오르게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친인척과 측근 비리를엄단, 국가기강을 세워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재오(李在五)총무도 “대통령 아들과 검찰 고위간부,조폭 두목이 여행에 동행한 것은 현 정권이 ‘조폭정권’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며 국회 상임위에서의 대공세를 예고했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김 의원의 검찰 간부 동행은 지극히개인적인 일로 치부하면서도 재보선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광옥(韓光玉)대표는 당무회의에서 “그게 뭐 대단한 것이냐”며 애써 외면했고,노무현(盧武鉉)최고위원은 “지인들 만나는 것까지 그렇게 씹어대면 어떻게 하냐”며 역공했다.특히 김옥두(金玉斗)의원은 “과거에는 김 의원에게 육체적 고문을 가하더니 이제 정신적 고문을 가하고 있다”며분통을 터뜨렸다.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은 “사생활 문제를 이용호(李容湖)게이트와 연결시킬 수 있느냐”면서 “설혹 동행했더라도친분이 있으면 휴가를 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정보문건 유출사건의 본질은 김 의원의 검찰간부동행여부가 아니라 한나라당 제주도지부 간부와 정보과 형사의 유착관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찬구 이종락기자 ckpark@
  • [기고] 보통사람들의 아이 지키기

    지난 10월 15일 자녀들이 성폭력 피해를 입은 부모들이 중심이 되어 ‘아동학대근절을 위한 가족모임’을 결성하였다.이는 성폭력 피해사실을 되도록 은폐하려고만 하는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풍토를 생각할 때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성폭력 피해자들은 소위 ‘더럽혀졌다’는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숨어버리는 방식으로 성폭력에 대처해 왔다.그런데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순박하고 보통 사람들보다 더 여려보이기까지 한 이분들이 신문에 얼굴과 이름을 밝히면서까지 피해자가족모임을 결성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며칠 전 보도된 대한매일과 MBC ‘PD 수첩’등에서 피해자가족들은 자신과 자신의 아이가 당한 일이 너무도 끔찍하고 가슴 아팠다고 하면서,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되겠지만,만약 이후에도 제2 제3의 희생자가 발생한다면 그들만이라도 자신들이 병원·경찰·검찰·법원 등에서 느꼈던 고통과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모임을 결성했다고 했다. 정부 여당이 최근 성폭력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성폭력 피해자 의료지원체계의 개선 및 경찰수사과정에서의 피해자인권개선강화 대책들을 발표하여 시행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한다.그렇지만 아직도 병원의 성폭력 피해자진료거부,검찰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법원의 재판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이 개선되려면 더 많은 노력이 이루어져야된다는 것이 이 분들의 생각이다.더 나아가 이 분들은 정부와 사회가 성폭력 피해자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들이 당한 피해 때문에 고통받는 가족들을 위해 정신과 전문치료를제공하고, 피해 어린이들과 가족의 치료와 교육을 위한 관련센터의 건립 등도 추진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모임의 구성은 1996년 영국 브리턴에서 열렸던여성폭력 국제회의의 정신을 한국에 구현한 일대 ‘사건’이다. 이 회의의 화두는 ‘폭력과 여성의 시민권(Violence and Women’s Citizenship)’이었다.세계적으로 수많은 여성과어린이들이 각종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데,이것은 여성과 어린이들의 정치적,사회적 힘이 상대적으로 미약하기 때문이다.만약성인 남성들이 매일 성폭력을 당한 뒤 병원에서 진료도 못 받고 경찰과 검찰,법원 등에서 재차 인권침해를 겪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여도 그 나라의 정부가 건재할 수 있을까? 이러한 사실들을 단지 엽기적인 일회성 사건으로만보도하고 이 사태의 본질을 방치하는 언론이 계속 명맥을유지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이러한 문제를 국내 정치의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다루지않고 단지 주변적인 테마로 취급하면서 가끔씩 ‘립 서비스’하듯 애도의 제스처만 쓰는 정치인들이 다음에 당선될 수있을까? 여성들과 자신의 아이, 아내,누이동생의 안전을 생각하는 남성들이 단합하여 자신들의 요구사항들을 정치적,사회적으로 관철시킬 때만이 성폭력을 포함한 여성폭력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의의 중심 메시지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피해자 가족모임의 결성은 새로운 정치의시대를 예고하는 것이다.비범한 보통사람들인 이 분들께 갈채를 보낸다. 김영희 민주당 정책전문위원
  • “지방자치법 개정 반대”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회장 박원철)는 24일 서울롯데호텔에서 제19차 공동회장단 회의를 열고 정치권이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하는데 반대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이들은 성명서를 전국 232명의 기초단체장 명의로 각 정당과 중앙정부,국회등에 제출했다. 협의회는 성명서에서 “실질적인 민선단체장의 역사는 6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전제,“현재 개정 논의 중인 지방차지법에 ‘주민청구징계제’,‘자치단체장 3기 연임금지’,‘자치단체 부단체장의 권한 강화’,‘직무이행명령제와 대집행제’등을 도입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하고 단체장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이라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기철기자 chuli@
  • [사설] 공무상 비밀과 공직기강

    제주경찰청 정보문건 유출사건은 긴급 체포된 제주경찰서정보과 임모 경사와 한나라당 제주지부 김모 부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야당은 검·경 총수의 해임 건의안을 들먹이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있고 여당은 “임모 경사와 김모 부장을 ‘허위 공문서 작성 및 동 행사’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함으로써 확전 일로로 치닫고 있다. 우리는 이 사건의 시비곡직을 가리는 데는 정치권의 공방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애초에 이 사건발단이 보궐선거를 겨냥한 야당의 폭로 전술에서 비롯된데다 만사를 표와 연관지어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통해서 사건의 본질을 가리기는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쟁점은 몇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첫째,사건의 발단인 제주경찰청 정보 유출 문제로 이는 공직자 기강문제를 넘어 일종의 프락치 행위에 가깝다.당사자들은 통상적으로 주고 받는 정보교환 활동이라고 말하지만 보고용문건을 팩스로 전달한 행위는 직무상 통상적 활동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봐야한다.유출된 정보의 내용이 “공무상 비밀이 아니다“라는 구속영장을 실질심사한 재판부의 말을 존중한다 하더라도 그 내용중에는 김홍일(金弘一)의원 경호원의 실명과 김대중 대통령 손자·손녀의 재학중인 학교이름 등이 있다.이는 비밀에 준하는 것으로 상급자의 승인 없이 유출해서는 안되는 문서인 것이다. 둘째,검·경의 대응 문제다.법원의 압수 수색영장을 발부받았으므로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치자.정당의 당사를 주인도 없는 밤중에 수색한 것은 누가 봐도 도를 넘었다.정당의 당사는 일반 형사사건의 피의자 가택과 달리 정당법이 보호하고 있는 특수한 장소다.이를 감안하지 않은 검찰과 경찰의 과잉대응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 부분이있다. 셋째,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주문 생산’이라고 주장하는문건 작성 및 전달 경위다. 김홍일 의원의 제주도 휴가에대한 동향보고가 처음 작성된 날짜는 8월4일이다.그런데 9월초 이용호 게이트가 터지자 한나라당이 사건의 배후로 K,K,J를 거론했다.그리고 임 경사가 일부 신문기사 내용을덧붙여 ‘이용호게이트 몸통의혹 정학모 관련 동향보고’문건을 작성한 것은 9월 29일로 민주당의 주장도 무리는아니며 이는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번 사건은 일부 공직자들의 정치권 줄서기 등 기강해이실상을 단적으로 드러내 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현상은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노골화될 것이다.그리고줄 선 공직자들의 도움으로 정권을 잡은 정당은 그 공직자들에게 발목이 잡힐 것이며 이는 나라를 위해 불행한 일이다. 고강도 감찰을 통해 공무원의 기강을 다잡겠다는 사정당국의 의지가 일회성 엄포로 끝나지 않기 바란다.
  • ‘김홍일 문건’ 공방 안팎/ 與 영장기각 대응책 고심

    야당측이 각종 의혹과 관련해 여권 실세들을 실명 거론하면서 형성된 대치정국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여야는 23일에도 김홍일(金弘一) 의원 관련 정보문건 공개 사건을 놓고 양보없는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정보보고 문건 유출사건과 관련,제주경찰서 임모 경사와 한나라당 제주도지부 김모 부장 등에 대해 허위공문서 작성과 행사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키로 하는 등 대야 강공책을 구사했다.다만 당 일각에서 고발조치의 적정성에 대한 이론도 나오는 등 영장기각에 따른 후유증도 뒤따랐다. 따라서 “경찰 내부의 비리인 만큼 경찰 치부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동료의 말을 믿고,덮고 싶은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검찰에서 독립적인 판단에 따른 수사를 해야 한다”는 새로운 논리를 개발,24일 다시 대검에 고발장을 제출키로 했다. 당 흑색선전근절대책위원장인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은“법원의 영장기각은 기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 것 같다”면서 “영장기각이 실체적 진실에 대한 유권해석처럼비춰져 유감”이라고 4역회의에 보고했다. 그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이 문건이 ‘유성근(兪成根)의원의 국회 본회의장에서 흔들기를 위해 제작된 것이 아니냐’ 하는 점을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사건의 본질은 공무상 기밀누설에 따른 책임 문제가 아니라 한나라당이 유·무형의 대가를 제공해서 김홍일 의원의 휴가가 끝난 지56일이나 지난 시점에 과장된 허위문서를 만들게 한 것”이라며,문건이 사실관계보다는 정치적 예단을 통해 제작됐다는 식으로 허위공문서라는 점을 입증할 만한 의혹들을제시했다. 민주당 대변인실은 또 지난 3년동안 한나라당이 제기했으나 근거없는 정치공세로 밝혀진 의혹과 설 20가지 사례를발표하면서 문서유출사건과 연결돼 있는 ‘이용호 게이트’여권실세 연루 의혹도 결국 사실무근으로 밝혀질 것이라고반격했다. [한나라당] 연일 경찰 정보문건 유출사건에 초점을 맞춰여권을 몰아붙이고 있다.23일에는 관련 논평·성명만 5건을 쏟아냈다. 이날 한나라당의 공세는 세 가닥으로 나뉘었다.▲제주도지부의 심야 압수수색이 본격 사정(司正)정국의 신호탄이며 ▲문건 유출 당사자들의 영장기각으로 이번 사건이 야당 탄압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그럼에도 여당이 이날당사자들을 대검에 다시 고발키로 한 것은 재·보선을 겨냥한 치졸한 작태라는 것이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영장이 기각돼 한번 망신당한것으로 부족한 모양”이라면서 “권력과 정권의 최상부에서 검찰에 압력을 사용해줄 것을 믿고 다시 영장을 청구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정권실세들의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연루설을 파헤치기 위해 관련자 계좌추적 등 수사에 착수하라고다그쳤다. 주요당직자회의와 총재특보단회의 등을 통해 민주당이 사과하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사태수습책을 건의할것과 압수수색의 책임자를 처벌할 것도 거듭 요구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제주도지부의 압수수색을 두고 “현 정권이 작심하고 야당죽이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이미 예고됐던 연말 대대적 사정설이 가시화되고 있는 느낌”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이 노량진수산시장 입찰관련주진우(朱鎭旴)의원의 소환설,국회발언에 대한 안경률(安炅律)·유성근(兪成根)의원의 수사착수설,이회창(李會昌)총재 주변 내사설 등과 결코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이 “위기의식을 느낀 현 정권의 야당파괴 공작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춘규 박찬구기자 taein@
  • 제일은 호리에행장 경질 배경

    윌프레드 호리에 제일은행장의 전격 경질은 표면적으로는 하이닉스반도체 과다여신이 빌미였다.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단기 수익만을 좇는 외국인대주주의 속성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제일은행은 올초 하이닉스에1,000억원을 신규 지원했다.지난달 13일 열린 이사회에서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1년 전 이사회 때 기업여신을 줄이라고 했는데 여전히 많아 심한 질책을 받았고,미국본사에서 감사팀이 급파됐다.9월말 현재 제일의 하이닉스 여신은 2,738억원.제일은행 고위관계자는 “호리에 행장 취임이후 하이닉스 여신의 순증가액은 500억∼60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하이닉스가 귀책사유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전부터 경영전반에 관해 뉴브리지와 갈등이 있어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21일제일은행을 단돈 5,000억원에 인수한 뉴브리지는 호리에행장에게 끊임없이 기업여신 축소,소비자금융 확대,비용절감 등을 요구했다.인수 당시 80대 20이던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비중이 55대45까지 내려갔지만 뉴브리지의 성에는차지 않았다.인원감축·,IT(전산) 분사 등도 노조의 반발에 부딪쳐 무산됐다.그 와중에 스톡옵션 부여 절차상의 문제까지 불거졌다.단기간에 수익성을 올려 제일은행을 되팔고 나갈 속셈이었던 뉴브리지로서는 한국식 여신관행과 노조에 끌려다니는 듯한 호리에 행장의 경영스타일이 탐탁치 않았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지난 6월부터 경질설이 나돌기 시작했다.낌새를 채고 호리에 행장이 선수를 쳤다는 관측과 하와이 주지사 출마설도 들린다. 제일은행은 이미 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하이닉스 ‘은행 공동관리’에 가입한 상태다.기존 여신은 계속 끌어안고 가겠지만 신규 지원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의결권 3%를 갖고 있는 제일은행이반대표로 돌아선 이상 채권단의 하이닉스 신규 지원은 더욱 꼬이게 됐다. 안미현기자 hyun@. ■신임 제일은행장 내정자 코헨. 파리 도핀대학에서 재정학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 출신이다.70년대초 은행가로 변신했다.89년 북미 크레딧리오네사CEO(최고경영자)를 맡아 8년만에 은행자산을 4배,순수익을10배 증가시킨 일화로 유명하다.
  • ‘實名정국’압수수색 일파만파/ “”정권테러”” “”적반하장””

    ■한나라당 공세. 한나라당은 제주도지부의 심야 압수수색 이후 22일 대여공세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이날 오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문건 유출 관련당사자들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사필귀정”이라며 여권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다.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논평에서 “현 정권에 의한 무리한 구속영장청구임이 입증됐다. 대통령과 현 정권은 즉각 비열한 야당 탄압행위를사과하라”며 대여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또 ▲사건의 본질을 희석시킨 민주당의 공식사과 ▲이무영(李茂永)경찰청장, 유봉안(柳奉安)제주경찰청장의 즉각 해임 등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제주도지부의 압수수색이 야당의 비리의혹 공세에 위기감을 느낀 여권의 공권력을 동원한 야당파괴 행위라는 시각을 보였다. 야당의 이미지를 실추시켜 오는 25일 재보선과 향후 정국흐름에 영향을 미치려는 여권의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야당 당사 급습은 민주당과 청와대,검찰 등 정권 수뇌부의 협의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본다”고 밝혔다.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는 새벽부터 비상연락망이 가동됐고,총재단·당3역 연석회의와 원내외 위원장 규탄대회가소집됐다.이재오(李在五)총무,현경대(玄敬大)제주도지부장을 중심으로 항의방문단도 구성,제주경찰청 관계자를 상대로 압수수색의 부당성을 추궁했다.이어 당 3역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주도지부 압수수색은 정치적 폭거이며 야당탄압”이라고 규정, 관련 책임자를 엄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심야 압수된 3건의 문건이 ▲청년 진보당 제주지구당 창당 준비 동향 ▲경찰공무원 인사 명단 ▲국회의원 축구단 제주 방문 등 통상적인 문건이라는 점을 들어 “압수수색은 야당을 옥죄기 위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도 이날 오전 규탄대회를 통해 “대정부질문에서 특정인을 거명했다고 야당 기물을 압수수색하는 현 정권이 민주정권인지 독재로 가는 정권인지 알 수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찬구기자 ckpark@. ■민주당 역공. 민주당은 22일 제주경찰서 정보보고 문건유출 사건을 ‘한나라당 경찰 프락치 사건’으로 규정,철저한 진상규명을다짐하며 한나라당의 ‘야당탄압’주장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관련자 2명에 대한 영장을 법원이 기각하자야당의 역공을 우려하는 기류도 감지됐다. 민주당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와 당 흑색선전근절대책위(위원장 鄭東泳)를 잇달아 열어 문건유출 사건 대책을 논의했다.오후에는 진상조사를 위해 정 위원장을 단장으로 배기선(裵基善) 박주선(朴柱宣) 송영길(宋永吉) 조배숙(趙培淑) 의원 등을 위원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제주도로 급파,제주경찰청과 제주지검에서 진상조사 활동을 벌였다. 정 위원장은 제주지방경찰청 방문 뒤 기자회견에서 “조사를 통해 한나라당이 정보과 형사를 개입시켜 의혹을 부풀리고 재·보선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진행한 정치공작이란 결론을 내렸다”며 ‘프락치 공작설’을 주장했다.박주선 의원은 제주경찰청 조사에서 “문건이 한나라당의 요구나 금품수수 유혹으로 인한 주문생산이라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건 자체가 김홍일(金弘一)의원 일행이 제주도에 도착한지난 8월초 작성했던 것을 토대로 ‘이용호 게이트’가 불거진 뒤 임모 경사가 신문기사 등을 근거로 재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경찰조사 결과가 이같은 주장들의 주된 근거였다. 그러나 관련자 2명의 영장기각과 함께 대응수위가 현저히약화됐다.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은 “법원이 한나라당 제주시지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한 것과 관련 혐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모두 사법부의 독립적인판단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앞으로 진행될 검경의 수사과정과 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정당한 법 집행도 야당탄압이라고 비난하고 유리한 결과에 대해서는 이를 대여공격에 활용하는 이중적 태도를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으나 수위는 약했다.영장기각 뒤 추후 대응방침에 대해서도 고발검토 등 일부 혼선이 있었다. 이춘규 제주 홍원상기자 taein@.
  • 의원 면책특권 ‘한계’ 논란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이 지난 19일 정치권의 폭로공세에 대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도 한계가 있다”고 언급한 뒤 국회의원 면책특권의 한계와 관련,논란이 일고 있다.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규정한 헌법 45조는 ‘국회의원이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밖에서 책임지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국회의원이 ‘직무상 행한 발언’에 대한 해석이다.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기관이어서 직무의 범위가 광범위한 만큼 폭넓게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까지 보호해줄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국회 밖에서 행한 발언에 대한 면책특권 인정 여부도 논란거리다.국회 밖 발언이라도 국회 내 발언과 보충적이거나 국회의 본질적 기능과 상충되지 않는다면 면책대상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99년 ‘언론대책문건’ 파동 당시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면책특권을 내세웠지만 결국 기소돼 재판에 계류 중이다.검찰은 “국회 밖의 기자실이나 집회에서행한 발언이 문제”라는 입장이었다.검찰은 또 지난해 옷로비 사건 때 미술품 로비의혹을 제기했던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 의원을 기소하면서도 같은 논리를 내세웠다. 지난 99년에는 ‘세풍사건’과 관련,한나라당이 서상목(徐相穆)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거부하자 우모씨 등이국회의원들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 대해 법원이 면책특권을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로는 지난 90년 ‘국시(國是)논쟁’으로 기소된 전 통일민주당 유성환(兪成煥) 의원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것이 유일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
  • [대한광장] 時여, 덧없음을 독점하세요

    “제가 겪어본 바로는 개인에서부터 크고 작은 집단,기관을 거쳐 국가에 이르기까지 권력욕이 있는 사람들(그런 사람들 때문에 더불어 겪는 괴로움을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은 역사 지향적이고 역사를 독점하려고 하는 반면 가령 시(예술)를 쓰는 사람은 시간 지향적이고 시간의 핵심인 덧없음에 민감합니다(그리고 역사가 비교적 용서 없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문학은 또한 용서의 한 형식이기도 합니다).” 시인 정현종씨의 미당 문학상 수상소감이다.그는 ‘권력욕이 있는 사람들’과 ‘시를 쓰는 사람’을 대립시켜,권력욕은 더러운 것이며,시는 지고지순한 것이라 말한다.편리하나좀 촌스러운 이분법이다. 권력욕을 가진 자가 모두 ‘괴로움’을 주는 것도 아니고,시를 쓴다고 남에게 ‘괴로움’을 안 주는 것도 아니다.훌륭한 정치가 있는가 하면,더러운 시도 있다.또 ‘권력욕이 있는 사람들’과 ‘시를 쓰는 사람’이 늘 대립하는 것도 아니다.권력욕에 아부하는 시인도 얼마든지 있다.가령 일본 제국주의를 찬양한 시인들이 있었다. 또 권력욕에서 수백 명을 학살하여 우리에게 잔혹한 ‘괴로움’을 준 독재자를 찬양한 시인도 있었다. 더 끔찍한 것은 이 두 가지를 다 한 시인도 있었다는 것.미당 서정주가 바로 그 사람이다.일제때 가미카제 결사대를 찬양하는 일본제 유미주의 시를 썼던 그는 ‘권력욕’을 가진어느 군부독재자의 용안이 “해처럼 빛나시더이다”라고 노래했다. 정현종씨의 말처럼 시가 늘 지고지순한 것은 아니다.종종이렇게 사회적 흉기가 되어 사람들에게 ‘괴로움’을 줄 수가 있다.시가 주는 이 고통은 정현종씨가 믿고 싶어하는 것처럼 ‘권력욕’에서 ‘역사를 독점’하고 싶은 자들의 역사학적 고통이 아니라,평균적 미감을 가진 시인이라면 누구나느껴야 할 미학적 고통이다.그 고통을 고통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감성의 무딤이 오늘날 우리 문학이 겪고 있는 위기의본질이다. 촌스러운 19세기 데카당스의 퇴물,그것도 일본으로 건너가사무라이 미학으로 채색되어 다시 수입된 일본제 유미주의때문에 ‘괴로움’을 겪는 것은 역사만이 아니다.‘문학’이 너그러이 ‘용서’해준 그 빌어먹을 역사를 몸으로 살아야하는 이들의 내면에서 왜곡되는 미감이다. 문학은 다 죽어 가는데,웬 놈의 문학상은 그렇게 승하는지. 새로운 권력욕의 현신 언론사들은 저마다 문학상을 만들어경쟁하고 있다.미당 문학상,동인문학상,인촌문학상.언론재벌이 주는 거액의 상금,언론의 권위가 부여해주는 거대한 ‘상징자본’의 찬사가 죽은 문학을 구할 수 있는 건 아니다.어쩌면 언론사가 문학에 수여하는 그 상금과 찬사는 초상난 집의 조의금과 고인에 대한 덕담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초상집의 상주에게 조의금을 내고 고인의 미덕에 관한 얘기를 들려줄 때,우리는 죽은 이를 살리기 위해서 그러는 게 아니리라.“그래서 저로서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역사를 독점하시오,나는 덧없음을 독점하겠습니다….역사는 이미 님들이 ‘독점’하고 있습니다.문학을 자신의 친일과 독재를 ‘용서하는 수단’으로 삼아 님들이 ‘독점’해 버린 그 빌어먹을 역사를 고쳐 쓰느라,민초들은 푼돈 모아 친일인명사전을 만들고 있고요.어쩌면 진짜 시는 시집 밖으로 걸어나와 이들 사이에 살아있는지도 모르지요.시여,‘덧없음’을 독점하세요.덧없는 것 중의 대표적인 것이 권력에 아부한 시를 기리는 문학상이겠지요.바니타스,바니타스,옴니아 바니타스.삶은 이렇게 무상한 것을,무슨 영광을 더보겠다고…”. 진중권 문화평론가
  • 국회 ‘이용호게이트’ 공방

    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 의원이 19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해온 여권실세로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김홍일(金弘一) 의원과 모스포츠단 정학모(鄭學模) 씨 등 3명의 실명을 거론해 파문이 일고 있다. 안 의원은 질의자료에는 없던 내용으로 “이용호 게이트의핵심 3인방 K,K,J는 권노갑 민주당 고문,김홍일 의원,정학모 모스포츠단 사장이라고 세간에 알려져 있는데 이들을 내사하거나 조사한 적이 있는가”라며 “정학모가 김 의원을 등에 업고 각종 이권과 인사청탁에 관한 교통정리도 하고 있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그는 또 “이들이 광주 프라도 호텔에 숙박할 때면 여운환이 이 호텔의 사장이므로 세 사람이 호텔에서 잦은 회동을했다는데 사실을 확인해달라”면서 “이용호 게이트의 경우검찰이 여운환·이용호 선에서 매듭지으려고 하는 것은 사건 뒤에 이들 3명이 있기 때문에 몸통을 피해가기 위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다는 일부 검찰 내부의 비판이 있다”며 총리에게 진위를 물었다. 같은 당 유성근(兪成根) 의원도 질의를 통해 모 수사기관의 정보보고를 인용,“이용호 G&G 그룹회장의 주가조작 사건과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알려진 ‘여운환 게이트’의 몸통으로 거론되고 있는 정학모 사장이 지난 8월4일 김홍일 의원을수행,제주도에서 2박3일간 휴양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이용호 게이트의 몸통수사는 정씨와 김홍일 의원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봐야 하는가”라고 따졌다. 그는 또 김 의원의 제주도행에는 무기중개상 조풍언(趙豊彦)씨도 동행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무기회사의 한국측판매 대리인이 대통령의 최측근과 이런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는 것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와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홍일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안 의원 등에대해서 고소 등 법률적 대응방침을 밝혔다.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안경률·유성근 의원 등이 이용호 사건의 본질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시중의 뜬소문을 들먹이며 우리 당의 주요인사들의 실명을거론한 것은 면책특권을악용한 무책임하고 비열한 정치테러”라며 주장했다.그는 또 “한나라당이 정권차원의 비리나의혹이 있는 것처럼 부풀렸던 이용호 사건이 수사과정에서차츰 단순사건으로 밝혀지는 것에 초조한 나머지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으로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은 재·보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얕은 속셈”이라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춘규기자 taein@
  • 이색 조각·추상화…느낌이 다르다

    경북 경주시 신평동 경주힐튼호텔 내에 자리잡은 아트선재미술관 본관 전시실. 한국 추상화에서 큰 작가중 하나로 꼽히는 윤형근(73)과조각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심문섭(59)의 전시회가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12월25일까지. 먼저 1층의 심문섭 작품들부터 둘러 보았다.전시실 문턱을 넘자마자 길다랗게 반쪽난 통나무들이 ‘ㄷ’자 형으로이어진 작품이 눈에 띄었다. 동행한 작가 심문섭은 “내 조각에는 물이 흐른다”면서“물은 흐르고 흘러 다시 돌아온다.물의 순환은 생명의 흐름을 이어내는 하나의 고리로 영원한 순환체계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작품 곁에 바싹 다가가 살펴보면 오른쪽 통나무를 받치고있는 네모난 철통 안에 물이 고여 있고 이 물을 통나무 홈으로 뿜어 올리는 모터펌프가 돌아가고 있는데 묘하게 기계음이 아니라 물소리를 내고 있었다.뿜어 올려진 물은 반쪽난 통나무의 홈을 따라 서서히 아래쪽으로 흘러 가운데의 네모난 물받이에 이르고 고인 물은 또 호스를 통해 원점인 철통으로 되돌아간다. 물의 순환은 이런 식으로 끊없이 이어진다. 미술평론가 박신의씨는 “심문섭 작품에서 물은 생명이며나무는 재료이자 자연”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무에 칼을 대고,다듬고, 문지르고 하는 과정속에서 작가는 나무를느끼고 호흡하며,자신을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심문섭전에는 이밖에도 통나무 위에 놓인 종이배, 광섬유 케이블로연결된 자연석·인공석 등이 소개된다. 추상화의 거인 김환기의 제자이며 사위이기도 한 윤형근의 작품들은 1층 일부와 2층 전시실에 걸려 있었다. 그의작품은 선비 정신이 잘 드러난 추상 회화라는 평을 듣는다.일본의 미술평론가 지바 시게오(千葉成夫)는 “윤형근의세계는 전통의 선비 또는 문인의 마음을 느끼게 하며 ,그나름의 방법으로 표현하며,고도로 추상화·개념화된 방식으로 인간·자연·사회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드러낸다”고말한다. 윤형근의 작품에는 형상이 없다.시간성을 느끼게 하는 색면과 고요하게 비워진 여백이 있을 뿐이다.캔버스와 유채(油彩)를 사용하지만 종이와 먹으로 이뤄지는 수묵화의 본질적인 전통을 자연스럽게 현대화하고있다고 느껴진다. 전시회 큐레이터를 맡은 미술평론가 신용덕씨는 “그는추사 김정희,겸재 정선 등 찬란했던 한국 미술이 현재로자연스레 이어지는 데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설정하고오랜 기간 정진해오고 있는 작가”라고 말했다. “시는 외로운 것이며 그림은 조용하고 음악은 서러워야한다.그림은 시가 아니며 언어의 가능성을 넘어 마음으로,가슴으로 그려야 한다”는 윤형근의 평소 지론이 담긴 작품들이 30호부터 500호까지 60여점 전시돼 있다.(054)745-7075. 경주 유상덕기자 youni@
  • 여성의 눈으로 본 ‘여성노동운동’

    여성 노동자들은 하나가 아닌 두 가지의 ‘억압’에 시달려왔다.노동착취에 성차별이 덮쓰여진다. 이 이중의 질곡과 싸워온 기록이 ‘한국 여성노동자 운동사’(한울·전2권)로 묶여 나왔다. 이 책은 “역사적 기록물로 남아 있는 여성노동자의 투쟁이 너무 적음”을 아쉬워한 노동현장(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과 “남성 중심의 노동운동사에서 여성의 역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함을 비판”하려는 두 연구자의 만남이 거둔 값진 결실이다. 일제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여성노동운동을 아우르는 이 연구에는 4년 간의 땀이 배어 있다.전두환정권까지를 다룬 1권은 이옥지 박사가,87년 노동자투쟁기부터 95년까지의 2권은 강인순박사가 맡았다. 생각처럼 여성노동자를 중심으로 서술하기가 쉽지가 않았다고 한다.일제시대는 자료가 태부족해 당시의 신문이나잡지에 기댔고 비교적 자료가 많은 60년대 이후는 남성 중심으로 왜곡돼 있었기 때문이다.이를 보완하려고 노동조합 간부나 위원장으로 활동한 여성들을 면접하는 공을 들였다. 먼저 역사적으로 투쟁과정을 조명한다.자료가 부족하지만 한국 노동자운동의 출발점인 일제 식민지 공업화 시대의여성노동자들의 열악한 생활상태와 노동조건을 검토한다. 지은이의 꼼꼼한 자료조사에 힘입어 당시의 선미(정미소)여공,고무여공 등의 운동 사례가 오롯이 되살아 난다.이어 일제의 노동정책을 답습한 미군정과 그들이 닦아놓은 길을 그대로 따라간 이승만정권 하에서도 여성노동운동의 불꽃은 사위지 않았음을 직시한다.일관된 시각은 다양한 도표와 운동사례를 곁들이면서 60년대와 개발독재인 70년대를 미세하게 추적하고 있다. 2권은 87년 노동자대항쟁에서 출발한다.강인순박사의 틀은 지역·사안별로 구체적이면서 또 넓어진다.그가 모은자료와 만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보통 사람’의 시대에도 여전히 “머리채를 붙잡아 흔들며 전신을 군홧발로 짓밟고” 문민정부에서도 “삽 칼 곡괭이를 들고 무차별폭행”을 가한다. 이 책은 시대별로 여성노동운동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고 있다.하지만 지은이들에게 이 차이는 사소한 것이다.여성에 대한 노동통제 방법은 일제시대 이후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결론으로 과제와 전망을 제시한다.무엇보다 “여성노동자운동의 전망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성노동자들이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활동과 투쟁을 통해서 만들어 간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쯤되면 이 책이 ‘가장 정확한 한국 노동운동사’라고평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비록 연구대상이 제조업체에머물고 있지만 노동운동의 핵심이란 점을 감안하면 본질을 꿰뚫을 수 있다. 또 각 장에서 객관적 시대상황을 설명해 기존의 노동운동연구서들의 성과를 안고 가면서 동시에 그 동안 ‘주변인혹은 그림자’로 남아 있는 ‘여성노동자의 몫’을 정당하게 복원시켰기 때문이다.1권 2만원,2권 2만5,000원. 이종수 기자 vielee@
  • “조폭영화 신드롬 정도 넘었다”

    폭력성 영화가 우리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자못 심각하다. 최근 부산의 고교생이 영화 ‘친구’를 보고 급우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조직폭력배’ 영화에 대한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가치관이 미정립된 청소년들 사이에모방범죄와 유사행위가 번지는가 하면 장래희망을 ‘조폭,건달’로 거리낌없이 얘기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당초 의도와 달리 조폭성 영화가 우리사회의 병리적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실태와 원인 및 대책을 진단해 본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극단적인 행동은 조폭들이 활개칠수 있도록 내버려 둔 어른들의 사회적 책임이 크다고 지적한다. 한국사회병리연구소 백상창(白尙昌)소장은 15일 “영화뿐아니라 TV드라마에서도 불륜 등 가정파괴를 부추기는 듯한내용과 폭력장면 등이 청소년 인식 형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따라서 영상매체 종사자들이 표현의 자유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작품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미칠지부터 면밀히 따져봐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이혜성(李惠星)원장은 “폭력을 소재로한 영화를 만들 때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 신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폭력영화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점들은 모방심리가 강한 청소년들에게 대안이나 문제 의식없이 받아들여져 조폭들의 생활상이 미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세대 소아청소년정신과 신의진(申宜眞)교수는 “요즘 청소년들은 옛날에 비해 공격적이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없다”고 말한다.따라서 공격성을 줄이려면 전반적인 사회적 폭력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한데 너무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출판물은 순화시켜야 한다고말했다. 민주당 이미경(李美卿·문화관광위원회)의원도 “청소년에 대한 유해성을 고려해 음란성에 대한 규제를 철저히 하는만큼 폭력성에 대한 척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나 등급외 전용관 설립 등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고규제를 풀어주는 추세인 만큼 영화인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전교조 이경희(李京喜) 대변인은 “영화 ‘친구’는 작품의 완성도는 차치하고 지나친 폭력성과 힘의 논리를 정당화하고 있는 측면이 강해 아이들이 무방비로 수용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처럼 학교 폭력이나 왕따문제의 배경에는 힘의 논리가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정부와학교,교사,학부모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윤지희(尹智熙) 회장은“핵심은 영화나 인터넷게임,만화 등에서 음란성,폭력성이도에 지나친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영화평론가 김시무(金是戊)씨는 “영화를 보면 모방심리가 있게 마련이나 단순한 1대1 관계로 연결짓기는 억지”라고 주장했다.이런 논리라면 친구를 본 800만명이 모두 살인을 저질러야 한다는 이상한 결론이 나온다는 것. 폭력성을 유발시킨 것은 영화가 아니라 가정·학원 등 억압된 풍토가 낳은 사회적 분위기에 있다는 지적이다.영화는 오히려 이에 대한 불만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암적 존재일 수밖에 없는 조폭의 본질은 제쳐놓은 채 마치 영웅처럼,인간미 풍기는 의리의 화신인 듯 묘사해 대중들이 선망할 수 있도록 부추기게 되는 풍조가 사라지지 않는 한 모방범죄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유진상 주현진 박록삼기자 jsr@. ■조폭영화 붐 어디까지. 충무로에서 조폭을 소재로 한 영화는 전례없는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올들어 크게 흥행했거나 조만간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주요작품 목록에도 조폭영화가 줄줄이다. 우선,‘매머드급 대박’을 터뜨린 조폭영화가 올들어 지금까지 3편이나 된다.올 봄 ‘친구’가 전국관객 813만명을동원하며 조폭영화 붐을 예고한 이후 ‘신라의 달밤’이 전국 440만명을 불러들여 여름 극장가를 후끈 달궜다. 현재 상영되고 있는 ‘조폭 마누라’는 연일 흥행성적을갈아치우고 있다.지난 9월28일 개봉이래 한국영화 사상 최단기간내(개봉 5일) 전국관객 100만명 동원기록을 세우더니 개봉 16일만인 지난 13일까지 전국 300만명을 불러모으는데 성공했다. 조폭영화는 이뿐만이 아니다.오는 11월9일과 12월22일에는 박철관 감독의 ‘달마야 놀자’와 윤제균 감독의 ‘두사부일체’가 잇따라 선보인다.‘달마야 놀자’는 암자에서 만난 건달들과 스님들의 대결을,‘두사부일체’는 뒤늦게 학구열에 불타 고등학교에 편입한 조폭단 보스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액션코미디가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로 미뤄 흥행을 점치기는 어렵지 않다”는게 영화가의 전망이다.조폭·깡패 영화의 신드롬에 대한 관계자들의 풀이는 “일시적이긴 하되 파급력이 엄청난 사회·문화적 트렌드”라는 쪽이 우세하다. 황수정기자 sjh@. ■청소년보호위 대책마련 착수 “음란성 보다 엄격히 규제해야”.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金聖二)는 15일 영화 ‘친구’를 본 고교생이 수업중인 친구를 살해한 것과 관련,간부회의를 열고 폭력성 영화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위원장은 “사실 음란성 영화보다 사회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은 폭력성 영화”라면서 “앞으로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는 음란성보다 폭력성에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이에 따라 이날 문화관광부 산하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에 영화 ‘친구’와 함께 ‘조폭 마누라’의 심의기준이 무엇인지를 묻는 공문 등을 보내는 등경위를 파악한 뒤 구체적인 대안마련에 나서기로 했다.청소년보호위는 ‘조폭 마누라’같은 폭력성 영화가 15세이상관람가인 점을 지적하며 폭력성이 심각한 영화의 청소년 나이를 상향조정해 줄 것을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음란물의 경우 사후평가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형법으로라도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폭력성 영화의 경우는 처벌기준이 없어서 더욱 폭력적인 영화가 난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영화 뿐만 아니라 인터넷,방송 등에서도 폭력적인 내용의 프로그램 방영이 잦은 만큼 이들 내용을 심의하는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정보통신윤리위원회’‘방송위원회’ 등이 ‘사전(事前)’에 보다 엄격한 심의에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광숙기자 bori@. ■조폭영화 이래서 규제 반대-조진규 영화감독. ‘친구’ 이후 최근 줄을 잇는 조폭영화들의폭력성 시비에 대해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는 “영화속 폭력을 사회문제와 결부시켜 해석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건달이나 조폭이 영화소재로 인기를 끄는 것은 그들의 세계가 영화적 환상을 극대화시켜주는 소재이기 때문”이라면서 “흥행영화 한 편이 청소년 사회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은 문화후진국에서나 통할우스꽝스런 논리”라고 잘라말했다. 모방범죄를 유발했다는 ‘친구’도 따지고 보면 미국 할리우드 영화들보다는 훨씬 덜 폭력적이라는 ‘원색적’ 옹호론까지 쏟아진다. 11월 개봉될 조폭코미디 ‘달마야 놀자’의 제작사 씨네월드의 이준익 대표는 “영화의 폭력성이 사회적 물의로 이어진다면,그간 수없이 수입된 할리우드 폭력영화에게로 책임이 먼저 돌아가야 할 것”이라면서 “폭력무감각증은 최근사회전반에 만연한 폭력성과 비인간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폭은 ‘친구’의 흥행으로 촉발된 인기 캐릭터의 하나일 뿐이며,시간이 흐르면 이 소재도 자연스럽게 다양한 주제와 장르로 발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조폭이 등장한다고 무조건 피로 얼룩진 ‘조폭영화’로 싸잡아 분류하는 것은 한국영화의 발전을 가로 막는 행위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권력·폭력집단을 풍자하는 데 조폭만큼 효력있는 장치가 어디 있느냐”는 반문도 덧붙였다. ‘조폭 마누라’의 조진규 감독도 “제작자가 폭력의 유해성을 인식하고는 있어야 하지만,영화속 폭력의 수위는 창작자가 결정할 권한이자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라면서 “극중 표현장치의 하나인 폭력의 문제와 한계성을 따지는 건관객의 몫”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조폭영화 이래서 규제 찬성-강신성일 국회의원·한나라당. “영화속 폭력은 학습효과를 통해 청소년의 억눌린 공격성을 분출시키는 방아쇠 기능으로 작용하는 만큼 제작자들의신중함이 요구됩니다.” 영화배우 출신인 한나라당 강신성일(姜申星一·문화관광위원회)의원은 “영화 ‘친구’에 출연한 배우들은 국민적 영웅이 됐을 만큼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다”면서 “영화가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기뻐할 일이나 그 내용이 너무 끔찍하고 섬뜩해 청소년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심히 우려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회칼로 사람을 수십번 찌르고,집단 살인교습을 실시하는등의 폭력장면은 엽기에 가깝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영화 제목이 ‘친구’라 마치 우정이나 의리를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설정을 보면 결국 입장차이 때문에 우정을 버리고 친구마저 죽여야 하는 갈등을 담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는 청소년에게 살인에 대한 저항감이나 도덕감을 무디게 하고 도덕심을 마비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아울러 “영화에서 폭력성의 한계는 작품 완성을 위해 부분적으로 용납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이 때문에 계획된 살인·범죄 등의 폭력은 영화의 사회·교육적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극히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내에 수입된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대부분이 범죄가 연루된 저질폭력 영화”라면서 “‘친구’도 미국 문화가 우리 영화에 이식된 정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이어“‘조폭’ 영화가 판을 치는 것은 우리 영화산업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기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도 “영화인들은 좋은 작품이란 혼을 깨울 수 있어야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현진기자 jhj@.
  • 베스트셀러 ‘이슬람’ 공동저자 아프간난민에 성금

    미 테러사건 이후 ‘이슬람 특수’로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이슬람’(청아출판사)의 저자들이 인세 일부를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돕기 위한 성금으로 내놓는다. 책을 공동집필한 이희수 한양대 교수는 14일 “집필자들이 미국 공습으로 인한 아프간 민간인 피해를 보고인도적 차원에서 5,000달러 가량의 지원금을 보내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성금은 오는 18일 한양대에서 열리는 ‘캐시미르 사태의본질’을 주제로 한 이 교수의 강의에 연사로 초청된 타릭오스만 하이더 주한 파키스탄 대사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파키스탄은 아프간 접경 지역에 난민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슬람’은 이 교수 등 이슬람 국가에서 공부한 국내소장 학자 12명이 펴낸 종합적인 이슬람문화 소개서로 출간 한달만에 4만여부가 팔렸다. 이종수기자 vielee@
  • 2001 길섶에서/ 마술

    나이가 어느 정도 들면 마술사가 벌이는 마술이 사실은 눈속임이라는 것을 이해한다.관객의 주의를 한순간 딴 데로유도한 사이에 손놀림을 잽싸게 하거나 미리 준비한 도구를써서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다. 빈모자에서 토끼가 나오건,자유의 여신상이 눈앞에서 갑자기사라져 버리건 그 원리는 마찬가지다.규모에 차이가 날 뿐이다.마술이란 한마디로 관객을 속이고자 숙련된 기술,과학적으로 고안한 특수장비,관객의 심리를 함께 이용하는 종합연기인 셈이다. 마술을 부리는 사람은 마술사만이 아니다.우리사회에서는정치인들이 마술사 이상으로 재주를 부린다.모자에서 토끼꺼내 듯 상대방에 대한 추문·의혹을 쉴 새 없이 만들어 낸다.그러다가 어느 시점에서 그것들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사라지고 조용해진 무대는 다음 작품을 예고한다.마술의 본질은 마술사와 관객이 벌이는 ‘속이기’와 ‘속지 않기’의 싸움이다.정치판의 마술을 잡아내려면 관객인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 볼 수밖에 없다. 이용원 논설위원
  • [사설] 어이없는 北의 이산상봉 연기

    북한이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온 제4차 이산가족 상봉을돌연 연기한 것은 어렵게 쌓아온 남북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다.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남조선이 철통 같은안보태세를 역설하고 있는가 하면 군부세력들은 출동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대공포가 하늘을 겨누고 아차하면미사일이 발사될 수 있는 지역에 민간인들을 보내는 것은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이산가족 상봉 연기 이유를 밝히고있다.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지 북한에 묻지 않을 수 없다.우리는 북한의 남북관계 인식이 여기에밖에 미치지 못하는가 하는 안타까움과 함께 실망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대(對)테러 전쟁은 앞으로 세계 질서를 바꿀지도 모르는 지구촌 최대의 사건이다.그러한 국제상황에서 군의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것은 한반도의 안전을 위해 국가가 취해야 할 당연한 조치다.북한을 위협하기 위해군의 출동준비 태세를 강화한 것이 아닌 줄은 북한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 아닌가.부득이한 사정으로 일정을 연기하고 싶다면 다른 이유를 댈 것이지 굳이 이런 이해하기 어려운 핑계를 댈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지난 일까지 따지고 싶지는 않지만 북한은 제2차 이산가족 상봉 때도 일방적으로일정을 연기했고,제5차 남북장관급 회담도 회담이 열리는당일에야 불참을 통고하는 등 상식에 벗어난 행동을 했다. 이러고서야 어떻게 신뢰가 쌓이겠는가. 이산가족 상봉은 당국간 회담과는 달리 인도적 차원에서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민족의 과제다.이제 죽음을 앞둔 나이에 그리운 가족들을 만날 기대에 부풀어 있던 이산가족들을 또 울게 해서야 되겠는가.남한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추첨에 떨어진 할아버지 2명이 고향을 그리며 자살하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했다.북한이 그나마 이산가족 상봉 취소가 아니라 연기라고 밝힌 데 대해 주목하며,하루빨리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 북한의 돌출 행동은 지금 남한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북 쌀지원 논의나 경의선 연결 등 경제협력 분위기에도 일정부분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북측에 우리 입장을 분명하게 표명하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하라”고 지시했고 정부 부처들도 필요한 조치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북한은 무엇이 남북의 화해와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 진정한 신뢰회복에 나서야 할 것이다.우리 정부나 국민들도 북한의 어이없는 ‘몽니’에 속이 상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화해와 평화’라는 남북관계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일부 대북 강경론자들도 이를 빌미로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폄하하거나 ‘남북갈등’이나 ‘남남갈등’을 부추기지 말기를 당부한다.
  • 안택수파문 여야 첨예대립/ 영수회담 하루만에 국회 파행

    국회가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의원의 돌출발언으로 파행을 맞았다.안 의원은 10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군의 날 기념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이에 민주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안 의원의 사과없이는 국회일정을 속개할 수 없다고 맞서 대정부질문이이어지지 못했다. [안택수 의원 발언] 한나라당내 보수파인 안 의원은 “김대통령 자신이 친북적인 이념이나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경우라면 즉각 대통령직을 자진사퇴해야 마땅하다”며 김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 중 “6·25는 통일전쟁”이라는 대목을 문제삼았다.이어 “김 대통령이 비서진이 쓴 연설원고를 이성적으로 판단할 능력이 없었다면 국정수행을앞으로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대통령직에서 당연히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안 의원은 또 “대통령의 자진사퇴는 본인이 거부하면 허사이고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원내의석상 현실적으로불가능한 만큼 차선책을 강구하는 수밖에 없다고본다”며대통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그는 민주당의 반발로 본회의가 파행되자 “속기록 수정은 할 수 있으나 본질적인내용은 안된다”면서 “사과는 절대 안되지만 국회 파행에대한 책임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공세] 민주당 지도부는 안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오후 본회의 속개에 앞서 원내대책회의와 긴급 의총을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의총에서 소속 의원들의 비난발언이 잇따랐다.송영길(宋永吉)의원 등은 “김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는 무력에의한 통일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안 의원이 연설내용을 거두절미한 뒤 특정부분만확대, 국가원수를 모독한 것은 시정잡배나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김성순(金聖順) 의원은 “안 의원의발언은 이회창식 테러정치의 전형”이라면서 “개인적으로한 우발적인 발언이 아니라 치밀하게 사전 계획된 대통령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비난했다. 의원들의 발언이 끝나자 이상수(李相洙)총무는 안 의원은물론 이 총재의 사과와 속기록삭제를 요구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향후 국회일정을 진행시킬 수 없다는강경한 입장을 취했다.또 법적대응과 함께 안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키로 했다. 이 총무는 이날 오후 전화를 통해 김 대통령에게 원내상황을 보고했고 김 대통령은 “당에서 의논해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한나라당 대응] 이 총재가 주재한 당3역회의에 이어 이재오(李在五)총무가 원내대책회의를 잇달아 여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이 총무는 “대정부질문 원고는 기본적으로 정치인 개인의 정치적 가치관이나 입장을 담는 것인 만큼 당에서 내용에 대해 간섭할 수 없다”면서 “이를 문제삼아 본회의를하지 않겠다는 것은 앞으로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의 여당에대한 공격과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에 대한 실명거론을 사전에 축소하기 위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양당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자 이 총무가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에게 여당을 제외한 본회의 속개를 요구했다.그러나 이 의장은 “여야가 협상을 거쳐 본회의를 재개해야 한다”며 야당 단독 회의진행을 거부했다.대신 이의장은 속기록 삭제와 안 의원의 유감표명을 중재안으로냈다. 양당 총무는 11일 오전에 회담을 갖고 본회의 재개여부에대해 논의키로 했다. 이종락 이지운기자 j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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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미사일방어체제 정당한가. 미국 패권의 이해(정항석 지음,평민사 펴냄)= 미국의 미사일방어 구상은 정당한가.저자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미국의 현 미사일방어(MD) 체제에 이르는 변모과정을 ?f은뒤 냉전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의 패권정책을 살핀다. 결과는 MD가 현실성 없는 위협을 구실로 미국의 패권주의를 강화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나아가 MD구상이 군비경쟁을촉발시켜 제2의 냉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은이의 결론은 “미국은 세계 질서를 안정적으로 이끄는패권국이 아니라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 혈안이 된 강한 국력을 보유한 국가가 되려하고 있다”는 것이다.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감행한 미국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책이다.1만원. ■고대 인도 대서사시 ‘바가바드 기타’. 바가바드 기타(간디 해설,이현주 옮김,당대 펴냄)= 고대 인도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에 들어 있는 시로 간디가 독립운동 과정에서 힘들때마다 곁에 두고 자신을 추스른 것으로도 유명.‘지?資?(至高者)의 노래’라는 뜻의 경전으로 인도의 정신을 나타낸다고 일컬어진다.간디가 글자를 모르거나 시간이 없는 보통사람들을 위해 해설했다.자신의 경험과 동서고금의 풍부한 사례를 곁들이면서 설명해 이해하기 쉽다. 크리슈나와 그의 제자이자 친척인 전사(戰士)아르주나 사이의 대화를 중심으로,인간에 내재한 두 본성,선과 악 사이에벌어지는 전쟁을 서술하고 있다.10년 동안 번역에 매달린 이현주목사는 “확실히 좋은 책이요 귀한 책이며 자랑스러운책이다”라고 소감을 털어놓는다.1만6,000원. ■르네상스 그 본질을 알고싶다.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시오노 나나미 지음,김석희 옮김,한길사 펴냄) =고대 로마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왕성한 저술활동으로 이름난 저자가 자신의 지적 호기심의 뿌리인 르네상스를 본격 해부하고 나섰다. 그의 발길이 닿은 곳은 피렌체 로마 베네치아 등 르네상스가 꽃핀 3대도시이고 그가 만난 르네상스의 주역들은 교황들,메디치가,단테,보카치오,레오나르도 다 빈치,라파엘로 등이다.그 과정에서 르네상스를 창조한 ?돛永湧? 매력과 그 시대의 본질을 짚어나간다. 여행의 종점에서 시오노는 르네상스의 진수를 “보고 싶고,알고 싶고,이해하고 싶은 욕망의 분출”이라고 정리한다.아울러 르네상스의 핵심을 만나려면 연구서보다는 친구를 보러 가듯이 현장을 친근하고 당당하게 태도로 찾아가라고 권유한다.1만4,000원. ■전통주의 멋과 맛 흥취있게 빚어. 풍경이 있는 우리 술 기행(허시명 글·사진,웅진닷컴 펴냄)= 술과 기행이 어우러진 맛갈난 책.송화 백일주,교동 법주,외암리 연엽주 등 23개 전통주 현장을 발로 뛰어다니며 캐낸 정보라 펄펄 뛴다.고리타분한 제조설명서가 아니라 술 빚는 장인들과 술에 얽힌 이야기,맛과 흥취 등을 소개해 술술 읽힌다.나아가 술에 관한 민속자료와 ‘규합총서’‘제민요술’등의 문헌을 바탕으로 술에 얽힌 생활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풍부한 볼거리로눈도 취하게 만든다.‘술 익는 마을’의 풍경과 술도가,술의 특징 등을 보여주는 사진을 100여 장면 실어 ‘보는 맛’도 그윽하다.민속학자 주??현은 “참으로 술맛 당기게 하는 책”이라고 추천사를 달았다.1만800원. 이종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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