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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은옷 100만 인파 ‘전광판 응원’ 열기, 월드컵 한국의 ‘힘’

    2002 월드컵을 계기로 ‘길거리 응원’이 한국 축구는 물론 사회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는 신선한 사회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48년만에 월드컵 첫승을 이뤄낸 지난 4일 밤 전국 80여곳에서 100만여명이 길거리 응원에 참여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대규모의 조직적 응원은 한국팀이 승리하는 데 원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 국민 화합과 사회분위기 쇄신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대형 전광판을 통한 텔레비전 방송이 가능해진 것도 응원 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그러나 집단행동이 자칫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전문가들은 일체감을 중시하는 길거리 응원이 한국인 특유의 응원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진단하고,성숙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될 때 순기능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답답한 일상에 찌든 시민들의 삶과 계층간 갈등이 얽히고 설킨 우리 사회에 ‘통풍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길거리 응원은 지난 97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한·일전 당시 국가대표팀 공식 응원단인 ‘붉은 악마’ 회원 수백명이 광화문 네거리에서 응원을 펼치면서 시작됐다.이후 대표팀의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가 있을 때마다 길거리 응원은 꾸준히 이어졌고,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누구랄 것도 없이 응원단에 어울리는 등 절정에 이르렀다. 대다수 축구경기의 집단 응원이 폭력으로 변질된 모습을 지켜본 전 세계 축구팬과 언론도 한국의 질서정연한 길거리 응원에 주목하고 있다. 4일 밤 광화문 네거리의 길거리 응원에 참가한 캐나다인 스티브 콜킨(24·대학생)은 “수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노래와 동작을 하는 모습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면서 “응원 뒤 쓰레기를 치우는 한국인의 모습은 분명 축구장 난동꾼인 ‘훌리건’과 구분된다.”고 말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이훈구 교수는 하류층 중심의 집단응원이 폭력으로 변질되는 서구의 ‘훌리건’문화와는 달리 특정 계층이 아닌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선진적인 응원 문화라고 평가했다. 한신대 사회학과 김종엽 교수는 길거리 응원단에 대해 “지금의 젊은이들은 비정치적 이슈로 거리에 ‘뛰쳐나온' 첫세대로 오직 즐거움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상일 박사는 “전광판 집단응원은 일종의 연출이고 사람들은 연출에 참여함으로써 사회적인 불만과 갈등을 털어낸다.”면서 “이러한 정서는 사회가 어지러울수록 전염성이 강해 더욱 집단화되는 경향을 띤다.”고 밝혔다.87년 6월항쟁 당시 시청 앞 광장을 점령했던 ‘시민’과 승리의 감격으로 광화문 거리를 점령한 수만명의 ‘붉은 악마’와는 지향점과 동기가 다르지만 사회적 욕구불만의 정서적 표출이라는 측면에서는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반면 길거리 응원이 갖는 잠재적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실제로 최대 응원단이 몰린 4일 밤부터 5일 새벽 전국 곳곳에서는 사소한 폭력·절도사건이 발생했다. 한국병리학연구소 백상창 박사는 “길거리 응원이 긍정적인 측면으로 발현된 것은 다행이지만 만일 우리팀이 졌다면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동일화를 강조하는 집단 응원의 본질은 집단 히스테리 현상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붉은 악마’ 회원 정현철(33)씨는 “프랑스에 5대0으로 패한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 때 집단응원에 나선 모든 사람들이 굴욕감에 떨며 눈물을 흘렸지만 난동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절대 폭력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창구 구혜영기자 window2@
  • [사설] 개헌 논의 공약으로 내세워라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가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개헌문제를 공론화해 이른 시일내에 매듭짓겠다.”며 개헌 논의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우리는 이 후보의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 주목한다.유독 개헌문제에 대해서만은 부정적인 자세로 일관해온 이 후보가 공론화의 장을 연 것은 진일보한 태도라고 평가한다. 이 후보의 언급은 공당의 대통령 후보로 여느 정치인의 그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엄청난 무게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이 기회에 각 당 대통령 후보들은 개헌 문제에 관한 복안이나 견해가 있으면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그래야만 개헌 문제가 정략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말로만 주장하는 개헌 논의는 왜곡될 수밖에 없다.정치권의 이해득실만을 계산에 넣은 정략적 접근으로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법이다. 우리는 각당 대선후보들이 당내 논의를 거쳐 개헌 문제를 공약화해 국민 앞에 떳떳하게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대통령 후보로서 권력구조에 관한 분명한 생각을 밝혀 국민 심판을 받는 자세가 필요하다.그동안 우리 내부에서는 4년 중임제 등을 포함해 대선과 총선 주기의 일치에 대한 논의가 산발적으로 제기되어 왔다.적당히 얼버무리거나 더 이상 숨길 일도 아니다.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역시 개헌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집권시 개헌을 하고 말고는 별개의 문제일 것이다. 또 당부한다면 개헌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우리 헌정사에서 개헌논의는 6월 항쟁의 결과물인 현행 헌법을 제외하고는 거의가 집권 연장 음모가 숨어 있었다.지난 대선 때 김대중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공조의 조건으로 내각제에 합의했지만,이행하지 못했다.저간의 사정이 어찌됐건 약속 불이행으로 인한 대립으로 많은 국력소모를 가져왔다.대선 후보들은 이 점에 관한 분명한 평가와 소신도 피력함으로써 권력구조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 [편집자문위원 칼럼] ‘여론조사 진상’ 기획 돋보여

    요즘처럼 굵직한 기사거리가 한꺼번에 몰려있는 때도 드물 것이다.월드컵이 바로 코앞이고,전국 동시 지방선거는이미 후보등록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각종 게이트도 현재 진행형이다.어느 것 하나 소홀히 다룰수 없는 내용들이다.대한매일뿐 아니라 신문들마다 지면구성을 놓고 고민하는 흔적들이 역력하다. 월드컵 열기는 일단 6월까지 가다가 그 다음엔 여열(餘熱)이 되겠지만,지방선거는 8월의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연말 대선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선거레이스의 출발점이 된다.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5월28일자 1면 톱 ‘투표하겠다,유권자 42%’기사는 월드컵에 묻혀버리는 듯한 지방선거에 대해 유권자의 각성을불러 일으키려는 의도로 보인다.후보등록 개시일인 이날에 맞춰 대한매일은 2개면에 각당의 지방선거 공약과 현지선거전 현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어 29일자에 대학생과 지역주민,시민·사회단체의 투표율 높이기 운동전개기사를 31면(사회I) 머리로 실어 전날‘투표율저조 우려’의 후속으로 연결시키고 5개면에 걸쳐 6·13 지방선거특집을 내보낸 것도 유권자 관심높이기 역할을 연속성있게 했다고 볼 수 있다. 5월22일자 4면과 5면에 실은 ‘대선 여론조사-진실과 허상’은 각종 선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여론조사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모처럼 본질적으로 접근한 기획기사다.‘여론조사 분석 왜 필요한가’‘(조사)기관별 지지율 차이유’‘노풍 부침으로 본 판세’‘신뢰도 이렇게 높여라’ 등의 항목으로 나누어 여론조사의 현황과 올바른 방향을 전문가를 통해 분석했다. 이 특집에서는 우선 대부분의 언론들이 전문기관에 여론조사를 의뢰하면서 값싸고,신속하게 결과를 얻으려는 속성에 젖어 있음을 꼬집었다.그러다 보니 표본에 문제가 생기고 1∼2일만에 서둘러 끝내려는 나머지 신뢰성에도 소홀해진다는 것이다.3∼5회까지의 당초 선정표본 재통화 시도와 함께 5∼7일 정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조사해야 정확한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그에 따라 올바른 분석이 가능해신뢰성도 높일 수 있다는 내용에 공감이 간다.자기 입맛에 맞는 결과를 도출해내려는 ‘엉터리 조사’를 막기 위한 법률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절했다. 충실한 조사를 통해 올바른 분석을 도출해냄으로써 누구에게나 신뢰성을 줄 수 있는 여론조사 내용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대한매일이 한번 모범을 보이면 어떨까. 5월21일자 1면의 ‘타이거풀스 송재빈 사장 의원들에 돈줬다’ 기사 중간에 표기된 [관련기사 3면]은 [관련기사 4면]의 오기(誤記)였다.이 날짜의 3면에는 ‘김홍업씨 12억 세탁 추가 확인’ 관련기사만 있다.5월22일자 1면 ‘한국-잉글랜드 멋진 무승부’기사에도 관련기사 표기가 제대로 돼있지 않았다.[관련기사 30면]은 [관련기사 18·19·30면]으로 해야 정확하다.30면에는 시민들의 반응만 실려 있었고,실제 경기내용과 선수들 이야기는 18·19면에 있었기 때문이다.잇따라 보여준 ‘실수’는 문제가 있다. 독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이러한 착오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 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대표
  • 6·13 지방선거/ 민주당 출사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28일 기자간담회와지방선거필승 당직자 결의대회,그리고 서울 명동과 인천 부평 정당연설회를 통해 지방선거에서의 필승을 다짐하고,김민석(金民錫) 서울시장 후보 등을 격려했다. 노 후보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황은 좋지 않지만 모든것을 건다는 각오로 혼신의 힘을 다할 생각”이라고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밝힌 뒤 부산시장 선거전략에 대해선 “내모든 정성을 다 바쳐서 운명을 거는 심정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출사표를던진 뒤 경기도 안양시장 및 군포시장 후보 정당연설회에진념(陳념)경기도지사 후보 등과 함께 참석,“IMF 극복,남북관계 획기적 개선 등의 업적을 지속하기 위해 민주당이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지방선거 시작에 즈음한 성명을통해 “지방선거를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으로 끌어가기 위해 비방과 과열 선거로 몰아가는 것은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상대당을 헐뜯고 상처내는 비방전이 아니라 서로의 장점을 내놓고 심판받는 장점경쟁으로 가자.”고 제안하며 국민들에겐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을 위한 투표참여를 호소했다. 하지만 노 후보는 지방선거가 갖는 정치적 의미를 숨기지않았다.그는 당직자 필승결의대회 인사말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기세싸움의 의미를 가지며 대단히 중요하다.”고 긴장감을 부여한 뒤 “과거 기득권을 되찾기 위해 역사를 되돌리려는 사람들과 우리들이 맞서 있다는 역사적 안목서 전력투구하자.”고 분발을 촉구했다.그러면서 그는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재신임을 묻겠다는 약속은 지킨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자민련과 충청·수도권 공조에 대해 노 후보는 “자민련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공조를 하면 민주당 후보에 대해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최소한 누가 누구를 배반했다느니 하는 감정적 갈등을 잠재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조달청 시대흐름 걸맞은 새이름 필요”

    “새로운 업무를 개발하고,지금까지의 성과를 내실화하지 않으면 미완의 개혁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27일 조달청 김성호 청장과 5급 이상 전 간부,직장협의회 회장 등 1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 ‘조달행정 내실화와 클린 조달을 위한 간부대토론회’에서는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제기됐다. 신삼철 기획관리관은 “조달청이 정부조달기관에서 전 공공기관의 조달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역할이 확대됐고,과거의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만큼 시대적 흐름에 걸맞은 이름을 새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재경부 정책조정과장에서 조달청 물자정보국장으로 전입해온 노대래 국장은 “개혁이 성공하려면 제도·조직·인력·사고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조달청은)업무경쟁은 적으면서도 승진경쟁은 치열하며,직원들이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드러내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국장은 이어 “수의계약,여성기업 우대 등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며,일부에만 유리한조치나 단순 편의제공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시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업무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무조정실에서 파견 나온 강신욱 사무관은 “정부물자조달과 각종 계약업무를 언제까지 조달청에서 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조달행정이 반드시 필요한 기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이건희회장 정도경영 강조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이 카드사업의 과열경쟁을 지양하겠다고 밝혔다.카드사업의 양적확대보다는 고객만족을 중심으로 하는 정도경영(正道經營)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26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4∼25일 경기 용인삼성연수원에서 금융계열사 사장단회의를 갖고 “카드사업의 과열경쟁으로 사회·경제적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경영의 중심축을 고객만족에 두고 소비자들에게 감성적인 만족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업의 본질이 국민의 경제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정도경영에 힘쓰고 해외 선진 금융사들의 본격진출에 대비해 핵심 전문인력을 확보,상품·서비스 개발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또 정보유출?…검찰 곤혹

    대형 사건 수사 과정에서 잇따라 검찰 간부가 구설수에오르자 검찰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검찰은 수사의 본류와 상관없는 ‘돌출 변수’ 때문에 수사에 대한 신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먼저 대검의 ‘이용호 게이트’ 후속 수사에서는 김홍업아태재단 부이사장의 고교 동기 김성환씨가 검찰의 내사를 무마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업체로부터 1억원을 받고 검찰 간부에게 청탁을 했는지,이 간부가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가 아직 명백히 드러나지 않았다. 또 경기도 분당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과 관련,시민단체성남시민모임이 공개한 김병량 성남시장의 육성 녹음 테이프에는 검찰 간부 1명이 내사 결과에 대해 김 시장에게 언급한 부분과 J검사장이 시민단체 고발 문제에 대해 김 시장과 이야기한 대목이 나와 있다. 이름이 언급된 검찰 간부들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한다.김성환씨 사건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검찰 간부는 “이 사건과 관련된 어떤 통화도 한 적이 없다.”며 연루 여부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또 J검사장은“김 시장이 시민단체를 고소하겠다고 하기에 ‘민선시장이 어떻게 시민을 고소할 생각을 하느냐.’고 강력하게 충고한 적이 있다.”면서 “사건의 본질이나 녹취 과정의 문제점은 생각하지 않고 검사의 이름이 나왔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겉으로는 별일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대검 중수부는 “수사는 하겠지만 김성환씨가 검찰 간부에게청탁을 했거나 돈을 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김 시장의 녹음 테이프에 언급된 검찰 간부 2명과 관련해서는 테이프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심 부담을 느끼고 있다.검찰의 한간부는 “검사들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수사에 대한 믿음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시장·검찰·시공사 커넥션 백궁 내사정보 유출 의혹

    경기도 분당 백궁정자지구 용도 변경과 검찰 내사 과정에서 김병량(金炳亮) 성남시장이 에이치원개발 대표 홍모(54·구속)씨 및 검찰 간부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내용의 김 시장 육성이 담긴 녹음테이프가 공개됐다.테이프에는 홍씨와 청와대 비서관 출신 정계인사 박모씨의 친분관계도 언급됐다. 성남시민모임(위원장 이재명 변호사)은 23일 성남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시장 육성 테이프를 공개,“이 테이프는 당시 백궁정자지구의 용도변경을 둘러싼 비리 커넥션이 정·관계 인사를 비롯해 당시 용도변경을 주도했던성남시와 시공업체까지 조직적으로 연루됐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녹취과정과 제보자,일시,입수경위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재명 변호사는 “파크뷰 특혜분양은 백궁정자 비리의혹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특혜분양에 한정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일이며 용도변경과관련된 본격수사로 즉각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또 “당시 주민들의 고소에 의해시작된 검사 내사과정에서 지청장과 지검장 등 검찰 고위층이 친분관계가 있는 김 시장에게 내사결과를 알려주고 주민고소사건 처리 및 대응방법을 조언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공정한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제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공개된 10분 분량의 녹음테이프와 녹취원문에는 “선거 때 홍사장(회장)이 직원들을 휴가를 보내서라도 지원하겠다고 했다.아는 사람들에게도 일일이 지지해라…”는등 김 시장과 에치원 대표 홍씨 간의 친분관계가 드러나있다. “(홍회장이) 주말이면 박×× 비서관이 집에 들르기로 했으니,와서 인사좀 하라고 해서…” 등 청와대 출신 정계인사와의 긴밀한 관계도 담겨 있다. 또 “정××검사장님께서…,조금있다가 저쪽(시민모임)에서 한 다음에 하는 게(시민단체고발) 어떠냐.그렇다면 보류하마…”,“그 당시에 지청장께서 저한테 연락이 오기를 시에서 한 것은 이건 옳다고 인정을 한다.우리도 내사한결과를 보면 뭐 없다.”등 검찰과의 유착관계를 의심케 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날 시민단체의 녹음테이프 공개와 관련해 김 시장은 “녹음테이프가 나의 육성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일부 편집됐고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다.”며 “테이프 내용을 정밀검토해 24일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성남시민모임을 포함한 시민단체들은 에치원개발이용도변경계획을 미리 알았을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 여권실세들이 개입한 의혹이 짙다며 지난해 10월 성남시장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고발,검찰이 1차 조사를 한 바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yoonsang@
  • ‘탈북 러시’해법은 있는가/ ‘조용한 외교’탈피 공론화를

    지난 8일 중국 선양(瀋陽)의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했다가중국 공안에 체포된 장길수군 친척 5명이 마침내 23일 새벽 서울 땅을 밟았다.이제는 정부가 탈북자 문제에 대한본질적인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10만∼30만명으로 추산되는 탈북자들을 받아들일 우리 사회의정서적·물리적 용량은 어느 정도인가도 짚어야 할 대목이다.‘대량 탈북’사태라는 눈앞의 ‘위기’를 안정된 통일을 위한 ‘기회’가 되도록 하기 위한 해법을 긴급점검한다. “베이징 내 제3국 공관에 진입할 탈북자들이 줄을 서 있다.월드컵 기간 중 탈북자 1500명의 해상 망명을 시도하겠다.” 독일 의사 출신으로 지난 3월 탈북자 25명의 스페인 대사관 진입을 기획한 폴러첸씨의 공언이다.탈북자 문제를 최대한 국제 이슈화하겠다는 뜻이다. ●변화 요구받는 정부대책= 정부는 국제법상 ‘칼자루를 쥔’ 중국과 탈북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기본적으로 ‘조용한 외교’를 내세워왔다.북한과 ‘변경관리에 관한 비밀 의정서’를 체결한 중국 정부는 탈북자들을 기본적으로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불법 입국자’로 본다.우리 정부는 ‘난민 인정’이 최선이긴 하나 현실적으로 중국이이를 허용할 리 없고,오히려 중국 정부의 탈북자 처리에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3일 탈북자 문제와 관련,국무조정실 주재로 부처합동회의가 열렸지만 탈북자 지원 비정부기구(NGO)들의 중국내 활동 자제를 요청하기로 했을 뿐 뾰족한 대책은 마련하지 못했다. 정부는 최근 외교경로를 통해 탈북자 문제가 터질 대로터진 만큼 한·중간 해결하자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그러나 중국측은 “중·북 관계와 한·중 관계는 별개의 문제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 제성호 교수는 “이제 상황은 바뀌었다.”면서 능동적이고 치밀한 외교전략을 주문했다. ●탈북자들과 남한국민= 한국행에 성공한 탈북자들의 임시수용·적응 교육시설인 ‘하나원’은 이미 포화상태다.탈북자들의 망명시도 사건이 있을 경우 여론은 조급해진다.‘무조건 빨리 데려오라.’는 게 주류다. 그러나 하나원에 대한 예산을 늘리려는 통일부 등 관련 부처의 시도는 예산이라는 높은 벽에 부딪힌다.지난해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자는 581명.올해는 5월 현재 300명을 넘어섰고 연말까지 800∼1000명이 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외교력 및 대책에 대한 점검과 함께 우리 국민이탈북자들을 어떻게 바라보고,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지도 되짚어야 할 과제다. ●대안은?= 첸치천(錢其琛) 중국 외교부 부총리는 지난 16일 “중국의 정책은 북한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한 중국 내에서 자유롭게 살도록 보장하는 것이다.”고 밝혔다.탈북자들의 체류를 인정하겠다는 발언으로도 해석될수 있는 대목이다. 배가 고파 북한을 탈출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살 수만 있다면 이는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책이 될 수도 있다.그러나중국 공안의 단속 등 현지 상황은 중국 정부의 말과는 다르다는 게 구호활동을 하는 NGO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남북한 및 한·중,북·중 역학관계에서 정치이슈화 탈피를 위해 유엔고등판무관실(UNHCR) 등 국제기구를 개입시켜 국제관리 하에 둬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이와함께 우리 민간 기업들이 나서서 공장이나 농장 등을 세워 이들을 수용·교육하는 전향적 형태로 진행돼야 한다는방안도 나온다. 김수정기자 crystal@ ■'기획망명 찬반' NGO 대표 인터뷰 ●인권시민연대 이서 목사 “고난이 있더라도 조금만 참아줬으면 합니다.더 큰 열매를 얻을 것이란 희망을 가져주십시오.” 지난 8일 장길수군 친척 5명의 선양 주재 일본 총영사관진입 등 일련의 기획망명 사건에 적극 개입한 탈북자 지원단체인 피랍·탈북자인권시민연대의 이서(李犀·48) 목사.잇단 기획 망명의 결과 중국 공안의 탈북자 색출작업으로중국에 흩어진 나머지 탈북자들의 삶이 파괴되고 있다는비판론과 관련,“아직까지는 비판과 채찍질을 유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씨는 지난 3월 이후 일련의 기획망명,특히 중·일간 외교분쟁으로 비화된 길수군 친척 망명의 경우 기대 이상의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중국 현지에서 탈북자들의 생계를 도왔지만 근본 해결책은 결국 국제 공론화를 통한 ‘난민지위’ 획득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는 이씨는 “‘난민지위’ 인정이 현실적으로 힘든 것은 안다. 그러나 최소한 국제쟁점화하면 탈북자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종교단체 등에 대한 탄압은 약화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씨는 중국 공안들의 탈북자 색출과 관련해서도 “수년전부터 중국 정부의 탈북자 색출은 계속 있어왔으며 최근외국공관 진입 망명시도로 강화됐을 뿐”이라며 자신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NGO들의 활동이 결국은 외교부의 대 중국 협상에 힘을 실어준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의 NGO활동 자제 요청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세계인의 시선이 온통 TV화면에 쏠리는 월드컵기간이 끝난 뒤,국제 인권NGO간 연대를 규합해 ‘기획망명’을 재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벗들 이승용 간사 지난 97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만 4년 동안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에서 탈북자 구호활동을 한 탈북자 지원인권단체 ‘좋은 벗들’의 이승용(李承龍·32) 간사는 ‘기획 망명’의 여파로 탈북자들이 치르는 대가가 너무나크다고 말한다. “중국 공안들이 가가호호 수색에 나서면서 탈북자들의참혹한 생활상은 상상을 초월한다.야간 기습순찰을 피해산에서 밤을 지새우고 새벽에 들어오기도 한다.” 이씨는 국제공론화를 통해 탈북자들에게 ‘난민지위’를부여하는 일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에는 동의한다고 했다.그러나 현실적으로 난민지위협정이 모호한 데다 중국과 북한의 입장이 강경해 하루 아침에 채택될 문제가 아니라는 데 외교적 해결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차적 탈북자 정책 목표는 “배가 고파 북한을 나온 탈북자들이 중국 내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획 망명의 경우,신분증 위조 등 준비과정에서 막대한 자금과 에너지가 든다면서, 이는 난민들에 대한 평등한 접근 원칙에서 벗어난 ‘선별 구호’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중국에 흩어진 탈북자,특히 여성들에 대한 조선족들의 인신매매가 횡행하는 등 탈북자들의 상황이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차제에 탈북자 문제 발생의 근원인 북한에 대한 지원 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행을 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중국땅에서 3∼5년 살아온 탈북자들의 꿈은 사실 중국땅에서 자유롭게 살든지,아니면 양식을 벌어 가족이 있는 북한땅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귀띔했다.탈북자들이 북한땅으로 돌아가 살 수 있도록 해주는 포괄적인 정책의 수립이 절실하다는 시각이었다. 김수정기자 ■'망명거부'양측 주장 [베이징 김규환 특파원] 지난 17일 한국대사관 영사부에 진입했다가 되돌아간 30대의 탈북자 S씨 사건과 관련, 탈북자측과 한국대사관측간의 주장이 크게 엇갈려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양측간의 주장중 가장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부분은 탈북자 S씨의 한국 망명 신청 여부와 대사관측이 탈북자 S씨를 영사부 내에서 반강제적으로 끌어냈는지 여부 등이다. 탈북자 S씨는 17일 한국대사관 영사부에 진입, 영사부 내에서 세차례에 걸쳐 망명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대사관측은 그가 망명을신청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그는 담당 영사가 없어 영사와 면담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한국인 업무보조원의 안내를 받아 자발적으로 영사부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측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어 아직은 어느 쪽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 이제까지 탈북자가 중국 내의 우리 공관을 통해 망명을 요청한 전례는 없었다. S씨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우리 정부가 탈북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큰 파문이 일 것으로 에상된다. 선양의 일본 총영사관이 총영사관내에 들어온 탈북자를 보호하지 않아 비난을 받았는데 그와 똑같은 비난을 우리도 받을 수 있다. 탈북자 S씨는 영사와 영사관 직원이 줄곧 허둥대면서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으며, 손을 끌어당기며 반강제적으로 자신을 끌어냈다고 주장했다. 대사관측은 “”담당 영사가 없으니 다음주 월요일에 다시 와서 영사와 상담하라.””고 설명한 뒤 인민폐 100위안(약 1만6000원)을 주었더니 “”알았다.””며 영사부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몇년 전부터여러 차례 한국대사관측에 망명을 요청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는 S씨의 주장대로라면 우리 정부가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탈북자들의 망명 요청을 의도적으로 묵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가지 제기될 수 있다. S씨의 주장이 일방적인 거짓인지 아닌지는 조사를 통해 드러나겠지만 탈북자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분명하게 정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정부 '탈북자 처리' 방침 지난 17일 한국 대사관에 들어가 한국행을 요청했다 대사관 직원들로부터 ‘묵살’당했다는 탈북자 S씨의 주장을계기로 재외공관에 들어온 탈북자 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대사관에 들어온 탈북자가 한국행을 희망할 경우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주재국 정부와 교섭해 이들의 뜻을 수용하도록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국행에 성공한 탈북자 581명은 몽골과 중국,동남아 등의 한국대사관을 통해 입국했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 등을 감안,한국대사관을 통한 탈북자들의 망명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대응해 왔다.‘북한 공민’인 탈북자들의 문제를 한국과 ‘직거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중국측은 특히 공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와 내놓고 교섭을 통해 허용한 경우는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가 지난 97년 2월 망명을 신청했을 때 뿐이다. 주중 한국 대사관측은 탈북자들이 찾아오면 “중국 정부주권사항이므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데 현실적으로 제약이많다.”고 설득한 뒤 약간의 현금을 줘 돌려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탈북자들이 주중 한국대사관을 찾았다가 냉대를 받았다는 주장은 이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한국 대사관을 통한 한국행을 허용하지 않기는 러시아도마찬가지다.그러나 러시아는 최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난민 판정을 해준 경우 한국행을 허용해 주고 있다.이밖에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도 한국 대사관을 통한 한국행을 거의 허용하지 않고 있다. 김수정기자
  • 복표사업 수사 상보/ 문화관광부·국민체육진흥공단 고위간부 TPI돈 수수 정황 포착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와 대통령 3남 김홍걸씨에 이어 서울시 전 정무부시장 김희완씨 등 ‘최규선 게이트’의 핵심 3인방에 대한 신병처리가 마무리됐지만 ‘최규선게이트’의 본질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검찰은 일단 이들이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등 각종 이권과 관련,주식 및 금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역할’은 규명하지 못했다.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이들이 한 역할은 이번수사의 ‘본류’로서 검찰도 이 부분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측의 정·관계 금품로비 의혹과 ‘청와대 밀항권유설’ 및 ‘이회창 전 총재 금품수수설’ 등도 규명이 불가피한 사안들이다. 검찰은 이들 핵심 3인방이 TPI 부사장 송재빈씨로부터 TPI 주식 11만 5000주 등을 받은 사실을밝혀냈다.송씨는 지난해 8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리하지 않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최씨를 통해 홍걸씨에게 6만 6000주를 주기로 ‘약정’하고 이듬해 사업자로선정된 뒤 약속대로 주식을 건넸다.송씨는 주식을 건넬 때최씨와 김씨 몫까지 배려했다. 그러나 홍걸씨와 최·김씨가 주식을 받고 실제로 관계 당국이나 국회 쪽에 어떤 청탁을 했는지,금품을 전달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검찰은 홍걸씨가 2000년 11월14일 체육복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전 입국해체류한 ‘13일간의 행적’을 정밀 조사중이다.여야 의원 21명에게 1억여원의 후원금을 낸 사실은 밝혀졌지만 후원금외에 다른 ‘검은 돈’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수사가 답보 상태다. 문화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고위간부의 돈 수수 정황은 일부 포착됐다.검찰은 TPI측이 사업자 선정 과정은 물론 이후에도 감독 기관인 공단과 문화부 쪽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접촉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TPI의 정·관계 로비 ‘연결고리’ 의혹을 받고있는 생보부동산신탁 전 상무 조모씨의 행적도 캐고 있다.조씨가 87년부터 현 여권 인사들과 친분을 나눠온 점에 비춰 사업사 선정을 전후한 시기에 조씨가 TPI측에 정치권거물을 연결시켜주는 핵심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수원구치소에 수감중인 조씨는 23일 소환돼 조사를 받고있다. 김희완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지난해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대형 병원들의 약품 리베이트 비리를 수사한다는 사실을 최성규 전 총경으로부터 전해듣고 대학 동문인 차병원 차광열 원장에게 접근, 수사 무마 명목으로 현금 1억 5000만원과 계열사인 차바이오텍 주식 14만주를 받아 6만주를 챙겼다고 검찰은 밝혔다.김씨는 또 송재빈씨에게 최씨와 홍걸씨를 소개시켜 주고 나중에 TPI 주식 2만 3000주를 챙긴혐의도 받고 있다.그러나 김씨는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사설] ‘김희완 수사’가 밝혀야 할 핵심 의혹

    검찰은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대해 23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한다.영장에 적시될 범죄 사실은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이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정·관계 인사에 대한 로비를 주선해주고TPI주식 2만 3000주를 차명으로 받은 것과 C병원의 의약품납품 비리 수사를 무마해 준다며 1억 5000만원 및 C병원이설립한 벤처기업의 주식 14만주를 받은 부분이 될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김희완 수사’의 본질은 김씨 개인의 범죄사실을 특정하는 것이 아니다.김씨는 일부 언론에서 검찰이 일부러 잡지않고 있는 것 같다고 보도할 정도로 여야를 넘나들면서 ‘최규선 게이트’의 민감하고도 핵심적인 문제에 관여했다.김씨는 2000년 7월 김홍걸씨가 어머니 이희호 여사의 주선으로 포스코 유상부 회장을 만났다는 의혹을 규명해 줄 수 있는 인물이다.김씨는 홍걸씨가 유회장을 만난 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포스코는 한국전자복권 컨소시엄에 주력으로 참여했다가 탈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타이거풀스가 체육복표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TPI 주식 20만주를 비싼 값에 사주었다. 두번째는 최규선씨가 녹취록에서 주장한 것처럼 최성규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대책회의’에서 ‘청와대 회의결과’를 전하면서 최씨에게 밀항을 권유했는지와 최 전 과장의 해외도피에 배후가 있는지 등을 규명해야 한다.김씨는 최규선 게이트가 불거진 뒤 강남의 호텔 등에서 열린 연쇄 ‘대책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되어있다. 민주당 설훈의원이 폭로한 대로 최규선씨가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에게 방미 경비조로 20만달러를 건넸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최씨는 김씨가 있는 자리에서 이 전 총재측에 전화를 걸어 “보내드린 돈을 잘 썼느냐.”고 묻고 그내용을 녹음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타이거풀스의 전·현직 의원 등 정·관계 인사에 대한 로비도 밝혀내야 한다.최규선 게이트 수사는 이제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검찰은 김씨가 부인한다고 해서 어물쩍 넘어가려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권력 핵심들이 관여된 예민한 문제들을 밝혀내지 못하면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고 검찰은 ‘정치 검찰’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 이회창 후보 관훈토론/ ‘비전·정책 갖춘 후보’ 집중 부각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가 당의 공식후보 지명을 받은 뒤 처음으로 22일 언론의 집중검증을 받았다.서울 프레스센터에서 3시간 남짓 진행된 관훈토론에서 그는 최근의 권력비리문제에서부터 대북정책,경제·노사관계,주변신상 등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의견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에 대한 직접 공격은 최대한 자제했다.대신각 분야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설명함으로써 ‘안정된 대선후보’의 모습을 부각하는 데 중점을 뒀다.환경미화원의 월급을 언급하며 서민에 다가서는 모습도 강조했다.현 정권에 대한 공세는 당과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주도하고,이 후보는 바닥을 훑고 다니며 지지기반을 넓혀 나간다는 대선전략을 철저히 준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조연설에서 이 후보는 최근의 권력비리와 실정(失政)을조목조목 들어가며 “권력의 사유화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지적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 아래 개인이존중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그는 특히“나는 정치적 빚도,가신도 없는 사람”이라며 “불안하고 미숙하고 위험한 민주당의 리더십보다 안정되고 성숙하고 신뢰할수 있는 한나라당의 리더십을 국민들이 선택할 것”이라고김 대통령과 노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권력비리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장황한 논리로 굳은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특히 6·15남북공동선언 2항과 관련,“북한이 연방제 통일방안을 수용한 것으로 주장한다면 이 조항은 폐기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그는 그러나 파장을 의식한 듯 토론 후반부에 “폐기해야한다는 발언은 취소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경제일반과 재벌·노동정책 분야에서는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 향후 과제로 남았다. ‘20년간 연 6% 성장’이라는 경제비전에 대해 ‘장밋빛공약’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국가가 명운을 거는 식의정책을 투입하면 가능하다.”고 다소 옹색한 답변을 내놓았다.“성장우선정책을 펴면 빈부격차가 심해지는데 어떻게조화할 수 있다는 말이냐.”는 지적에는 “경제전문가가 아니어서 완전한 답변은못한다.”며 “상식적으로 성장이 일자리를 만들고 따뜻한 복지를 가능케 하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분야별 내용/ 경제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성장과 분배를 함께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일부에서 한나라당을 재벌을 비호하는 정당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오히려)빈부격차가 심화된 김대중(金大中) 정부는 서민을 위한정권이라고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성장과 분배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전제한뒤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선(先)성장,후(後) 분배가 아니라 성장을 하면서 분배를 함께 끌고나가겠다는 의미다.그는 “현 정부들어 빈부격차가 심화됐다.”면서 “한나라당은 빈부격차를 줄이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예고했다.그는 “인적구성으로 보면 민주당(구성원들)이 한나라당보다 돈이 적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그렇다고 해서 서민계층이나 소외계층을 대변한다고 할수는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후보는 “대규모기업집단과 출자총액제한 제도 폐지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친 재벌로 몰아붙이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러한 정책에 대한 선호를 놓고 보수니,진보니 하면서 구분할 일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이어 “기업경영이 불투명한 것은 당연히 고치고,(잘못한)경영에 대한 책임은 묻겠지만 기업이 뛰도록 해야한다.”며 “이렇게 하면 일자리가 늘어 결국 근로자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또 한나라당이 앞으로 20년간 연 6%의 경제성장률을 올리도록 하겠다는 약속이 ‘장미빛 청사진’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그는 “잠재성장률은 4∼5%로 추정되지만,과학기술과 교육에 대해 돈을 쏟아부을 정도로 투자를늘리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추곡수매가 인하 등 예민한 질문에 대해선 직접적 언급을 피하고,원론적 답변을 하는데 그쳤다. 곽태헌기자 ◆ 분야별 내용/ 권력비리 이회창 후보는 현 정권의 권력비리에 대해서 ‘대통령 책임론’을 폈으나 당 일각에서 제기한 ‘대통령 연루설’은모호한 표현으로 비켜갔다.그는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대표가 게이트의 몸통으로 대통령을 지목한 것과 관련,“대통령과 관련,직접 근거가 있다고 한 적 없다.대통령의 자제가 모두 게이트의 중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으니 아버지가해명하고 본인 의사를 밝히라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여러 상황을 봐서 대통령이 마땅히 책임이 있다는 뜻”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최규선씨의 말을 얼마나 믿나,’라는 질문에는 “녹음테이프에 폭발력이 있다.”면서도,자신의 20만달러 수수설에대해선 “앞으로 어떤 진술이 나오든 진실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는 등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열심히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다만,“일부 검찰이 과거와 같이 입맛에 따라 (수사내용을) 흘리곤 한다.”면서 불만을 표시했다.이때문인지 특검제에 대해서는 “실제 검찰 내부서 국민이 바라는 것만큼 엄정하고 좋은 수사가 되겠는가에 대해 걱정하기 때문에 특검을 요구했다.”면서 당론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일련의 권력비리와 한나라당과의 연계설을 극력 부인했다.‘최규선씨와의 관련 의혹이 드러나면 정치적 책임지겠느냐.’는 질문에 “그간 숱하게 많은 모략중 어느 하나 진실로 밝혀진 것이 없으며,그랬다면 이미 정치를 떠났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나아가 장남 정연씨와최씨와의 e메일 통신의혹 등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엄정 수사를 통해 허위 조작임을 밝혀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집권후 (대통령 아들들에 대한) 사면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엔 “조사단계에서 말하기 이르다.”고 답했다. 이지운기자 jj@ ◆ 분야별 내용/ 남북 이회창 후보는 “(집권할 경우) 6·15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남북대화를 계속하겠지만,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에 관해서는 분명이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연방제를 계속 고집하면 남북공동선언 중이 내용이 들어있는 제2항은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토론이 끝날 무렵에는 “잘못하면 (국민들에게)오만한 자세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폐기주장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쪽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정부는 말로는 남북간의 상호주의지만 실제로는 우선 비위를 건드리지 말자는 식이었다.”면서“(통일부)장관까지 갈아치웠다.”고 대북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올해 초 미국을 방문해 ‘공짜 점심은 없다.’는등 친미적 발언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공짜 점심 얘기는 상호주의로 북한을 끌어내 뭔가를 만들어내자는것”이라며 “국익을 우선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노근리나 매향리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에 앞서서 미국에 대한 반대감정을 불러일으켜 사건의 본질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미국이나 우리에게도 좋은 게 아니다.”라고 일부의 감정적인 반미(反美)정서를 비판했다. 그는 “북측도 합의한 관광특구 지정과 육로관광이 이뤄지면 금강산 관광에 대한 정부지원을 계속해도 좋지만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혈세를 퍼부어 엉뚱한 데 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탈북 난민들이 원하면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공격한다면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어떤 경우에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나가야 한다.”면서 반대입장을 명백히 밝혔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평화 공존을 하도록 할 것”이라며 “한·미간에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곽태헌기자 tiger@ ◆ 분야별 내용/ 가족문제 이회창 후보의 신상과 주변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질문이쏟아졌다.특히 가회동 빌라와 손녀의 원정 출산 의혹이 이날 역시 주된 화제였다. 하지만 대부분 예상한 질문이었다는 듯이 이 후보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우선 가회동 빌라와 관련해 빨리 ‘이사’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것을 왜 지금까지 사돈에게 신세를 졌느냐고 하자“야당 총재가 산다고 하니까 계약했다가 깨진 적도 있었는데 다행히 융자에다 가지고 있는 돈으로 해결이 됐다.”고답했다.또 빌라의 실소유자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원정출산 의혹을 받고있는 외손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얼굴을 못봤으며 무척보고 싶다.하지만 지금 들어오면 얼마나 말이 많겠느냐.”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또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이 어떻게 손녀에게 미국 국적을 취득시키겠느냐며 항간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 외손녀가 만일 18살이 되어서 국적을 선택할 때 미국국적을 갖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하자 “제가살아있으면 당연히 한국 국적을 갖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주위 사람들이 이 후보에 대해 인간미가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집에서는 어떻냐.”고 묻자 “집에 가면 특별히 다른 거 안하고 TV를 보거나 편하게 지낸다.”면서 “나를 두고 바늘로 찔러도 피 안나온다 얘기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해 장내에 폭소가 일기도 했다. 이밖에 이 후보의 언론관과 관련해 한 질문자가 불리한 기사를 쓴 기자에게 험악한 말을 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자‘술자리에서 한 농담’이라고 가볍게 넘겼다.하지만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의 술자리 발언을 거론하며 ‘술자리에서라면어떠한 말도 괜찮다는 얘기냐.’고 계속 따지자 ‘그 부분은 내가 잘못했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사설] 이회창후보의 6·15선언 인식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집권하면 6·15남북공동선언의 1항과 2항을 “짚고 넘어가겠다.”고 했다.무슨 뜻인지를 묻자 “통일을 지향하는 면에서 한 번도 잘못이 지적되지 않았고,폐기되어야 한다.”고 부연했다.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의 22일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한토론자가 ‘집권하면 6·15남북공동선언을 폐기할 것인가.’라고 물은 데 대한 이 후보의 답변이다. 제1항은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이른바 ‘자주 조항’이고,제2항은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의 공통성을인정하는 ‘통일 조항’이다.이들 조항은 처음부터 해석상의 차이로 논란을 빚었다.아니나 다를까,북한도 시간이 지나자 1항을 근거로 ‘외세공조를 포기하고 민족공조로 나오라.’며 남측을 몰아세우고 있다.2항에 대해서는 남측이 연방제 통일방안에 동의한 것이라는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대북정책에 대한 기본 인식이 현 정부와 다른 제1당 대통령 후보로서 당연히 지적해야 할 대목이다.또 현 정부의대북정책을 ‘밀실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해온 터다.나아가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기조가 투명성에 기초한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문제제기의 강한 욕구를 느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이 후보의 문제제기가 과거로의 회귀나 역사의 단절로 연결되어서는 안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더욱이현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취지라면 새로운 정쟁의 빌미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이 후보가 토론 말미에 스스로 국민의 눈에 오만하게 비칠 수도 있다며 ‘폐기 발언’을 거둬들인 것은 이런 측면에서 합리적인 판단으로 볼 수 있다.그래야 공동선언에 함축된 남북 정상간의 대화의지와 평화정착 정신을 살려나갈 수 있는까닭이다.이 후보가 남북공동선언의 본질적인 정신을 흔들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 문제를 다루길 당부한다.
  • 31일 개봉 밀리언달러호텔, ‘세상 삐딱이’들의 환상과 유희

    아일랜드 록 가수 보노가 시나리오를 쓰고,독일의 거장빔 벤더스가 메가폰을 잡고,주 출신의 할리우드 최고 스타 멜 깁슨이 연기를 하고,촬영은 그리스인이 맡고,배경은 미국의 LA인 영화.국적,예술·대중영화,영화·뮤직비디오의 경계를 넘는 이 알 수 없는 모호함은 영화 ‘밀리언달러 호텔’(Million Dollar Hotel·31일 개봉)을 관통한다.부유하는 공기의 입자처럼 잡히지 않는 이미지의 향연. 밀리언 달러 호텔은 20세기 초 LA에서 가장 이름난 호텔이었다.80년의 역사를 거쳐 객실마다 기막힌 사연이 있던이 호텔은 이제 도시 부랑자들의 임시 거처가 됐다.평화롭던 어느날 호텔의 옥상에서 언론재벌 2세인 이지가 떨어져 죽는다.이 사건의 수사를 맡은 FBI요원 스키너(멜 깁슨)는 호텔 투숙자들을 조사한다. 이지의 친한 친구이자 백치인 청년 톰톰(제레미 데이비스),세상과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살아가는 창녀 엘로이즈(밀라 요보비치),비틀스의 다섯번째 멤버라고 주장하는 딕시,이지가 자신의 약혼자였다고 주장하는 여인 비비안,할리우드의 환상 속에 빠져있는 쇼티,깨끗한 영혼의 소유자 인디언 제로니모 등 호텔의 투숙객이 모두 용의선상에 오른다.도대체 범인은 누굴까. 영화는 쉽사리 감성을 자극하는 뮤직비디오처럼 매혹적인 영상과 음악으로 씨줄을 엮고,이성의 문법을 작동시키는미스터리물처럼 범인을 추적하는 이야기로 날줄을 엮는다.하지만 이 영화는 뮤직비디오도 미스터리물도 아니다.등장인물이 벌이는 소동은 실체를 알 수 없이 상황을 뒤죽박죽 뒤섞는다.영화는 범인을 찾는데 주력하는 듯하다가도,시침을 뚝 떼고 이들의 소동을 전지적(全知的) 시점으로 관찰한다. 그 전지적 시점의 주인공은 백치 청년 톰톰.톰톰의 내레이션은 관객을 의문 속에 빠뜨린다.그가 정말 바보인지,혹시 그가 이지 자신은 아닌지,모든 것은 톰톰의 상상에서나온 것은 아닌지,영화의 첫 장면이었던 톰톰의 추락은 과연 뭘 의미하는 것인지 등등.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지듯관객의 의식도 미로 속에 갇힌다. 이 알 수 없는 영화의 주제를 굳이 찾아본다면 힌트는 호사스러운 호텔 이름과 구질구질한 실체의부조화에 있을듯하다.세계 최대 국가인 미국,그리고 최대 도시인 LA에대한 은유.미국에 대해 품고 있는 환상에 반하는 리얼리티를 통해 이 시대의 모순과 부조화를 그리고 싶었던 것 아닐까.아니면 호텔의 투숙객들 같은 이른바 ‘삐딱이’들의 환상과 유희가 예술의 본질임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지도모르겠다. 영화 ‘밀리언 달러 호텔’은 ‘베를린 천사의 시’의 길 잃은 천사들이 ‘파리 텍사스’의 황량한 도시로 거처를옮겨 겪는 모험담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빔 벤더스감독의 전작과 많이 닮았다.하지만 보다 감각적이고 보다유쾌하다.주제를 찾으려고 하면 머리 아픈 영화지만,그냥아무 생각없이 봐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최고의 섹시가이에서 천방지축 형사로,그리고 자유를 부르짖는 전사로 변신을 꾀하는 할리우드 스타 멜 깁슨의 새로운 연기를 보는 것도 또다른 즐거움.강철같은 육체와 철두철미한 수사 기질을 가졌지만 점점 호텔의 투숙객들에게 동화되는 이중적인 모습을 잘 소화해 냈다.‘잔다르크’‘제5원소’에 출연했던 밀라 요보비치는 실체가 없는 듯한 신비스러움과 톰톰에게 사랑을 전하는 순수함으로 묘한 매력을 선사한다.2000년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김소연기자 purple@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날씨 맞히기

    “난 기상학과야.”“그런 과도 있니? 그럼 내일 날씨 맞힐 수 있어?” 이정재가 기상캐스터로 출연한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청춘 남녀가 나누는 대화다.이렇듯 사람들은 기상하면 날씨 예측을 떠올리고 그 예측은 ‘맞아야 한다.’는 전제를 깐다. 그러나 ‘맞히다.’의 사전적 의미와 같이 날씨를 맞힐수는 없다.날씨 변화는 인간이 다스릴 수 없는 오묘한 자연의 조화이고,벗길 수 없는 비밀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개봉에 앞서 기상청에서 가진 ‘오버 더 레인보우’ 시사회 덕분에 모처럼 멜로 영화 한 편을 본 김에 다소 감상적으로 날씨 얘기를 하고자 한다.볼 수도,잡을 수도 없는 공기의 변화는 다양한 형태의 날씨로 나타나 때론 평온하게때로는 사납게 그 성질을 표현한다.한 길 사람 속 모르듯,거대한 자연의 일부인 천 길 대기 속을 다 알 수는 없다.열 길 물 속은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지만. 날씨 예측은 과학이다.그것도 최첨단 기술과 기상,수학,물리,공학 등을 망라한 종합과학이다. 그러나 다루는 대상이 보이지도 않고 범위가너무나 넓다.수평으로 수천㎞,수직으로 수십㎞ 내에서 움직이는 공기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묻는 말이 고작 “내일 날씨 맞힐수 있어?”다.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주가,부동산,물가 전망도 정확히 맞히기는 어려운 것 같다.그 예측이 정확하다면 모두 부자가 돼 있을 터인데.자연계에서 벌어지는 날씨 변화를 예측하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사회현상보다 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과학을 총동원하여 로봇 인간을 만들었다고 치자.이 로봇이 신이 만든 인간처럼 완벽할 수 없어 ‘로보캅’처럼 걷고 사고의 폭도 좁을 수밖에 없다.마찬가지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최첨단 수치예보도 자연현상을 완전히 복제하여 재현할 수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날씨를 맞힐 수는 없는 일이다.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태풍이 온다는 예보에 플로리다해안에 사는 수십만명이 우리나라 명절 귀성객 차량 행렬처럼 고생하며 대피했는데 태풍 진로 예측이 빗나갔다고한다.이때 시민들이 보인 반응이 참으로 놀랍다. 겪었던 고생이 문제가 아니라 그 태풍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려준 자연,즉 신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못 맞힌 인간을 탓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곧 비와 태풍의 계절이 온다.여름철 비는 분명히 일년 동안 먹을 물을 댐에 채워주는 생명수이지만,때로는 수마(水魔)로 변하기에 두려운 대상이다.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집중호우가 내릴 수 있는 여름철을 앞두고 우리는무엇을 할 것인가? 올 여름엔 날씨를 잘 맞히나 못 맞히나 내기 할 것인가? 예상강수량 ‘200㎜’란 숫자는 1등의행운을 가져다 주는 복권번호 맞히기가 아니라 그만큼 많이 내릴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다.예상강수량으로 발표한 200㎜를 넘어 300㎜가 내려 피해가 났으니 틀렸다고 비난한다면 본질을 흐리는 무용한 논쟁이다. ‘내일 날씨 맞힐 수 있어?’ 대신 ‘내일 비 올 가능성있어?’로 인식될 때 기상예보는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올 여름 집중호우도 비켜갈 수 없는 자연의 공포이자 없어서는 안될 혜택이다. 안명환 기상청장
  • 선양 탈북자처리 왜 늦나/ 중·일 외교갈등 ‘후유증’

    중국 선양(瀋陽) 일본 총영사관에서 연행된 탈북자 처리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늦어도 이번 주 안으로 중국측이 제3국 출국을 허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으나 ‘주내 출국’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사건 발생(지난 8일)으로부터 2주일 가량 소요되는 늑장 처리임에 틀림없다.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도 19일 이들이 제3국으로 출국하려면 시일이 좀더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탕 부장은 “일본정부에 바라는 것은 중·일관계를 고려하고 비우호적인 열기를 식혀 달라는 것”이라고 말해 양국간 외교적 갈등이 해결되지 않아 출국이 지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동티모르를 방문중인 탕 외교부장은 아울러 “일본 정부는하나의 외교 사건을 둘러싼 갈등이 중·일 관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측은 이들 5명의 출국과 중·일간 갈등의 일괄 타결을 주장하고 있으나,일본측은 길수 친척을 먼저 출국시키고 갈등은 나중에 해결하자는 분리 해결 방안과 길수 친척에 대한 접견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주권에 관계되는 문제로 일본측이 간여할성질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이에 반발하고 있다.중·일간의 날카로운 신경전에는 탈북자 연행에 일본측 동의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하는 본질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어 일본이 요구하는 절차가 생략된 채 제3국 출국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탈북자 처리는 탕 부장이 귀국하는 20일 이후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탈북자 처리가 시일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가 탈북자 기획 망명에 관련된 비정부기구(NGO)단체에 대한 중국 당국의 조사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중국 정부는 탈북자 문제가 중국을 비판하는 국제여론의 새로운 재료가 될 것을 경계해 이번 기회에 NGO 단체와 탈북자간의 연결고리를 분명하게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 김규환·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데스크 시각] ‘下山길 징크스’어떻게 깰까

    전문 등반가는 아니더라도 산을 즐겨 찾는 사람은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어렵다는 것을 안다. 더욱이 악천후 상황에서는 등산보다 하산이 몇 곱절 위험하다.하산길에 눈비라도 만나면 실족의 위험이 그만큼 커지는까닭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말 곤경을 곱씹어 보면 인간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16일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의 셋째 아들 홍걸씨가 검찰에 출두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더욱 그러한 생각이 든다. 굳이 이승만(李承晩)·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말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바로 전임자였던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도 5년 전 이맘때 구속된 차남 현철씨 문제로 임기말에 몇 차례나 대국민 사과를 하는 수모를 겪지않았던가. 5년 주기로 징크스처럼 되풀이되는 최근 대통령들의 ‘위험한 하산’을 지켜보기란 여간 씁쓸한 일이 아니다.하물며 당사자들의 참담한 심경을 제3자가 가늠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아들 문제가 불거진 이후 이희호(李姬鎬) 여사가 성경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고 있다는보도에서 김대중 대통령 내외의 절박한 심정을 미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오죽했으면 자존심 강하기로는 DJ 못지 않을 YS도 퇴임후 “영광의 시간은 짧고 고뇌의 기간은 길었다.”고 토로했을까 싶다. 사실 국민의 정부 주역들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한다면 국가부도 사태에 이른 나라를 혼신의 힘을 다해 일으켜 세웠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듯해 야속한 느낌도 없지 않을 것 같다.게다가 대통령이 탈당하는데도 여당에서마저 말리는 시늉조차 않았으니 염량세태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종선여등(從善如登),종악여붕(從惡如崩)’이라는옛말이 있다.덕을 쌓는 일은 산에 오르기만큼 지난하지만,나쁜 일을 좇다가 그르치기란 눈사태로 무너지는 것처럼 순식간이라는 뜻이니,이보다 더 좋은 비유도 없다. 물론 국민의 정부가 공은 공대로,과는 과대로 재평가될 날은 언제가는 올 것이다.그러나 그것은 역사의 몫이다.이 시점에서 청와대가 할 일은 안전한 하산을 준비하는 것이다. 까닭에 환란극복 등 공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는데‘여론이 몰아세우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거나 ‘검찰이 너무 몰아붙인다.’는 식으로 사태의 본질을 잘못 읽어서는 안된다는생각이다.역대 어느 정권인들 처음부터 비리로 욕먹을 일을자초하려 했겠는가. 따라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범여권 내부의 경보장치가 일찌감치 고장났기 때문으로 봐야 옳을 것이다.그것은 결국 인사관리의 편협함에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이 정부가 각종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근본적 원인도 공조직보다는 “형님,아우”하는 측근과 비선라인에 의존하는 일이 잦아진 데서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쓴소리보다는 ‘입안의 혀’처럼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인사들이 많아서야 ‘견제와 균형’인들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다. 사정이 이럴진대 국민의 정부가 임기말의 위기를 탈출하려면 각종 정보가 비선라인에 몰렸던 악습을 털어내고 정부 각 부처와 공조직에 힘을 실어주며 정도(正道)를 다시 걷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잘못을 고치기로만 한다면야 너무 늦었다는 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그것이야말로 대권을 꿈꾸는이회창(李會昌)·노무현(盧武鉉) 두 후보도 미리 가슴 깊이새겨둬야 할 대목인 듯싶다. ▲구본영 정치팀차장 kby7@
  • 책/ 개고기와 문화제국주의

    “이 책을 계기로 ‘엽기적 논쟁’(개고기 논쟁)이 없어지길 기대합니다.” 개고기 논쟁을 좀 아는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 말의 주인공이 민속학자 주강현박사라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그는 6년 전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라는 책에서 ‘브리지트 바르도와 황구의 비명’이란 도발적 글 덕택(?)에 개고기 문화를 옹호하는 단골 논객이 되었다.월드컵축구대회 개최를 계기로 다시 논쟁이 일자 기다렸다는 듯이 개고기문화에 대한 입체적 정보를 담은 ‘개고기와 문화제국주의’를 들고서 본격적인 변호에 나섰다. 독설로 유명한 저자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방식은 자못 점잖다.논쟁의 본질을뿌리부터 파헤친 뒤 “개고기 식용은 역사문화적 선택의문제”라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개고기 문화를 문제시하는 바닥에는 ‘문화제국주의’라는 서구의 삐딱한 시선이 자리잡고 있다.즉 서구는 문명,나머지는 야만이라는 등식이 개고기 논쟁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국제적 행사때만 되면 한국에 던져지는 질책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우리 식생활사의 복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자고 요구한다.이를 위해 다양한 문헌을 인용하면서 개고기 문화의 맥락을 보여주며 그 정당성을 당당하게 주장한다.아울러 소극적 대응의 기본 원인으로 우리 안에 깊숙이 자리잡은 식민문화관을 꼬집는다. 마지막에 지은이는 대안으로서 문화다원주의의 회복을 제시한다.예를 들어 프랑스의 푸와그라(거위 간)등의 요리과정의 잔혹함을 비판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열린 자세를 보여준다.“나는 거위 간 요리 자체를 공격하는 게 아니다.우리가 개고기를 먹을 권리가 있듯이,그네들은 거위간을먹을 권리가 있다.” 1만 3000원. 신연숙기자yshin@
  • [기고] 소환받는 ‘김근태 고해성사’

    우리 시대에 정치자금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인이 몇이나될까?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암울한 현실은 정치권의 높은 부패지수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자금을 둘러싼 법과 현실의 괴리 때문이기도 하다.이 괴리가 부패한 정치권에서 양심을지키려고 애쓰는 깨끗한 정치인을 겨냥하고 있으니 개탄스러운 일이다. 지난 3월의 선거자금 고해성사와 관련,검찰이 김근태·정동영 의원을 곧 소환할 계획이라고 한다.민주당 대선후보경선에 출마했던 김 의원은 2000년 최고위원 경선 당시 후원금 2억 9000여만원을 포함해서 5억 8000여만원의 경선자금을 지출했다고 공개했다.그는 이 자금 중에서 2억 4000여만원이 후원금에서 제외돼 결과적으로 법을 다 지키지 못했다고 고백했다.이어서 정동영 의원도 4억 3000만원에 해당하는 경선자금 내역을 공개했다. 고해성사 직후 김근태 의원은 막대한 경선자금이 필요한패거리 정치와 조직동원에 대해 경고하면서 부패한 정치현실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발등을 찍는 심정으로 고해성사를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고비용의 조직선거를차단하지 않고서는 공정한 선거와 깨끗한 정치를 실현할 수 없으며,이런 상황에서는 모든 정치인을 잠재적인 범법자로 만드는 불합리한 정치현실을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에 결심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해성사의 파장은 엉뚱한 방향으로 튀었다.깨끗한 선거를 하자는 취지가 무색하게 일부에서는 불법선거자금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민주당 안에서도 미묘한기류가 흘렀다.대선후보 경선에 참가했던 김 의원이 제주와 울산 경선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후보사퇴를 선언한 것도이런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이에 김 의원은 고해성사의 의도가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것이었음을 다시 강조하면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근태 의원의 고해성사는 불법에 무감각한 부패한 현실정치를 개혁하기 위한 용기있는 결단이자,의로운 선택이 아닐 수 없다.동시에 고비용의 정치구조로 인해 부패정치가 계속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절박한 문제의식에서비롯된 공익제보 차원의 문제제기라 할 수 있다.물론 그 핵심은 고비용 정치구조의 개혁과 정치자금의 투명화를 위한 제도개혁을 추진하자는 것으로서,정치권과 시민단체가적극 공감하는 바이다. 그런데,아직까지도 정치권은 정치자금을 개혁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부패정치를 소리높여 규탄했던 학계와 시민단체 역시 수수방관하기는 마찬가지다.이런 상황에서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라는 목적은 사라지고,고해성사의 불법성만 부각된다면 그것은 본질을 외면하는 것일 뿐아니라 미래의 깨끗한 정치를 포기하는 것이 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자기 스스로 정치자금을 고백한김 의원을 소환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니라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자금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모든 정치인들이 고해성사를 하여 더 많은 김근태가 나오도록하자.국민들이 할 일은 오늘의 김근태와 내일의 수많은 김근태에게 깨끗한 정치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다.그리하여검은 돈 없이도 훨훨 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국민들이 돈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돈없는 정치도 도와주지 못한다면 무슨 자격으로 깨끗한 정치를 기대하겠는가? 정대화 상지대 교수·정치학
  • 노무현 후보 “DJ 차별화 반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4일 공무원노조 인정과 관련,“보편적 권리이자 노사정위 합의사항이므로 인정해줘야 한다.”며 “단, 단체행동은 한국적 현실을 감안,유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해직자의 민주화운동 인정여부에 대해서는 “전교조는 돈 벌려고 한 게 아니라,민주화운동의 일환이었다.”며 인정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 후보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견언론인 모임 관훈클럽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대통령 아들 비리의혹과 관련,“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고 굳이 여당후보가 나서지 않아도 별로 탈이 없겠다는 생각에서 말을 아끼고 있다.”며 당내 일각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대한 차별화 주장이나 당명변경 등 ‘특단의 대책’에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노 후보는 “본질적 변화없이 깜짝쇼하듯 당명 바꾸고 신당창당하는 데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그러나 ‘대통령 아들 비리 의혹은 권력비리차원이며 최종 책임은 김 대통령이 져야 한다는 판단에 동의하느냐.’는 패널의질문에 “대체로 언론과 국민의 판단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또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의 지방선거 제휴및 합당 여부에 대해 “민주세력이 중심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 연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합당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통일 후 체제와 관련,노 후보는 “남북간 어떤 타협을 하든 통일된 체제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일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필연”이라면서 “그러나 북한이 흡수통일의 불안을갖고 있으면 남북관계는 진전되기 어렵고,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돼야 한다는 말을 반복해 하는 것이 남북관계 진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쓰는 연방의 개념에 단일헌법을 반드시 전제하고 있지 않는 부분이 들어있다면 이는 연합”이라고분석하고 “북한이 대남적화전략을 갖고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현실에선 가능치 않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인식”이라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에 대해 그는 “(당초) 폐지라고 말했으나 표현이 조금 잘못됐으며 필요하다면 대체입법 하거나 형법에 소화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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