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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해보다 고소”

    “화해보다 고소”

    고소·고발 남용으로 인한 수사력 낭비를 줄이기 위해 올해 본격 도입된 ‘형사조정제도’가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의 이해 부족으로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아직 이 제도를 통한 조정의뢰사건 수는 전체 고소건수의 1% 남짓에 불과하다. 일선 경찰서에서는 형사조정제도를 권하면 ‘고소장을 받지 않으려 한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고 토로한다. ●‘억지 고소·고발’ 해마다 늘어 30일 대통합민주신당 선병렬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1∼9월 전국 검찰에 형사조정 의뢰가 들어온 건수는 5818건이다.50만건에 이르는 전체 고소·고발 사건의 1% 남짓이다. 이 가운데 조정성립률은 49.7%로 의뢰사건 중 절반 가량이 조정을 통해 해결되고 있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형사 고소사건의 80%에 달하는 사기·횡령·배임 등의 사건이 고소·고발없이 해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고소·고발 건수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기소율은 뚝 떨어지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피고소자 수는 지난해 59만 739명으로 2001년 50만 7107명에 비해 16% 가량 증가했지만, 실제 기소된 사람은 지난해 10만 931명으로 2001년 10만 2046명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기소율은 2001년 20.1%에서 지난해 17.1%로 크게 떨어졌다. 특히 사기·횡령·배임 등 돈과 연관된 사건의 경우 기소율이 12.2%에 불과했다. 형사사건 평균 기소율(40∼5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형사고소 5건 중 4건 이상은 고소할 필요가 없었던 사건인 셈이다. ●화해 권해도 형사 고소 고집 실제 지난 8월 서울 강남경찰서에는 역삼동의 한 헬스클럽이 폐업하자 회원 수백명이 남은 회비를 돌려받기 위해 업체 사장을 개별적으로 형사 고소해 수사에 애를 먹었다. 당시 이 사건을 담당한 A조사관은 “사건의 본질이 회비 변제에 있는 만큼 당사자 간 합의로 원만히 해결하라.”며 고소인들을 설득하다 되레 청문감사실에 “경찰이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는다.”고 진정을 해 곤혹을 치렀다. 회원들은 지난달 사장에게서 회비를 돌려받기로 하고 고소를 취하, 결국 형사조정제도로 해결이 가능했던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심할 경우 수사과 형사 한 사람이 고소사건 50∼60건을 맡을 때도 있다.”면서 “고소인에게 형사조정제도 등 합의를 통한 문제해결을 설명해도 아직까지는 ‘그냥 형사고소로 가겠다.’고 고집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형사조정제도 사기, 횡령, 배임과 같은 재산범죄 사건과 소년, 의료, 명예훼손 등 형사사건에서 고소·고발 없이 피해자와 가해자가 화해에 이르도록 하는 제도다. 조정은 법률 전문가와 사회적 인사로 구성된 형사조정부가 맡는다. 검찰 수사의 경우 보통 2개월 이상 걸리지만 형사조정제도를 이용하면 25일 정도면 끝낼 수 있다.
  •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풀리지 않는 쟁점들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풀리지 않는 쟁점들

    한국 경제와 사회를 뿌리째 흔든 외환위기는 만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만약’이라는 전제를 달고 숱한 가설과 회고록들이 난무한다. 정확한 원인과 실체적 진실 규명 노력은 간 데 없고 네 탓 공방만 남아 있다. 당시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풀리지 않고 있는 쟁점들을 짚어 본다. 인터뷰에 응한 관계자들 대부분은 익명을 요구했다. ●불안한 조짐, 잘못된 상황인식 경상수지 적자가 1994년 45억달러에서 96년 237억달러로 확대되자 당시 모 연구기관장은 청와대를 찾았다. 환율인상을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를 건의했다. 하지만 역효과만 냈다. 당시 보고서에 관여한 연구원은 “청와대는 환율을 올리기보다 환율을 내려서라도 기업을 정신차리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면박을 줬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환율 890원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물가관리에 치중하고 있었다. 97년 9월 말 재정경제원 모 과장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장관실 문을 두드렸다.“큰일 났습니다. 한국물에 대한 해외에서의 인식이 최악입니다. 이대로 가면 위험합니다.”국제시장 점검차 뉴욕을 다녀온 직후였다. 이때까지도 설마하는 분위기에 편승, 위기를 덮으려는 시도가 적지 않았다.9월 홍콩에서 열린 투자로드쇼에서 “한국경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던 한 연구기관장은 나중에 잘못된 홍보였다고 인정했다. 정부의 요청에 따라 나선 게 대외신인도를 악화시켰다고 전했다. ●불신당한 재정경제원, 금융개혁 논의에서 배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지…어떻게 재경원이 금융개혁을 추진하나.”97년 1월 청와대는 민간인 등으로 금융개혁위원회를 구성, 금융감독 개편과 한국은행법 개정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재경원은 발표 하루전까지 낌새도 못차렸다. 한 관계자는 “이석채 경제수석이 재무부가 장악한 재경원에 노골적으로 불신을 드러낸 결과”라고 전했다. 금개위의 과제 100개 가운데 재경원이 받아들인 부분도 15개 남짓뿐이었다. 그것도 김인호 경제수석으로 교체된 뒤의 일이다.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처음부터 재경원과 협의했다면 금융개혁을 놓고 갈등을 빚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원 역시 중앙은행 독립을 놓고 한은과 정면충돌했다. 강만수 재경원 차관은 회고록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에서 “재경원이 자금경색을 풀려고 국고 여유자금 1조원을 방출하자 한은은 통화안정증권으로 바로 흡수한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정책이 잘될 상황이 결코 아니었다. ●위기 부채질 부도유예협약, 오락가락 환율정책 기아자동차가 97년 10월22일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국내금융기관의 외환차입이 어려워 외환시장은 요동쳤고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 당시 사태해결에 나섰던 관계자는 “7월 기아차에 적용한 부도유예협약은 나중에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이 들고 나와 성공한 ‘워크아웃’ 개념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실패한 것은 ‘국민의 기업’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기아차가 회장직 사퇴와 구조조정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앞서 제일은행과 국민은행을 합병시키려는 묘안도 짜냈지만 해법은 아니었다. 정부의 외환시장 대응책도 오락가락했다. 재경원은 10월28일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했다. 외환보유고가 바닥났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주는 것으로 실무진들은 모두 반대했다. 당시 관계자는 “강경식 부총리의 지시가 너무나 강경해서 믿겨지지가 않았다.”고 했다. 한은 일각에서는 금융개혁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정치권 압박수단으로 외환시장 혼란을 이용하고 있다는 해석까지 나왔다.3일 만에 당국이 시장에 개입했으나 원·달러 환율은 이미 1000원을 돌파하고 있었다. ●강경식 부총리의 펀더멘털과 경질 배경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다.”는 강 부총리의 주장에 동정론보다 비판론이 앞선다. 동정론의 근간은 “경제 수장이 펀더멘털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관계자들은 “당시 상황은 미시적인 숫자게임이었다. 외환보유고와 환율의 전쟁이다. 당장 거시적으로 풀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강 부총리는 거시적 해법에만 집착했다.”고 말했다. 금융개혁법안이 통과되면 대외신인도가 나아질 것이라는 발상도 불난 집에 지붕을 얹자는 논리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강 부총리의 경질은 예상됐지만 시기와 배경은 의문이다. 윤진식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11월 김영삼 대통령에게 위기상황을 직보한 게 발단이 됐다는 게 일반적 해석이다. 하지만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인호 경제수석은 지금까지로 윤 비서관에게 섭섭함을 드러내고 있다. 경제수석이 왜 상황보고를 안했겠느냐는 것이다. 옛 재경원 고위관계자는 “청와대와 정보기관이 당시 대선을 앞두고 부총리의 전국 순회강연에 아주 불편해했다. 만류해 달라고 직접 전화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강 부총리가 사석에서 “공무원 출신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 강 부총리는 ‘녹색당 총재’로 불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임창열 부총리의 거짓말? 강경식 부총리는 11월19일 “IMF로 갈 수밖에 없다.”고 청와대에 보고한 뒤 바로 경질됐다. 문제는 신임 임창열 부총리가 취임 기자회견에서 “IMF의 도움을 받지 않고 갈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한 점이다. 강만수 차관은 “이런 발언 때문에 IMF와 미국으로부터 불신을 얻었다.”고 호되게 비판했다. 하지만 그날 저녁 서울 강남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 모였던 재경원과 한은 관계자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부총리도 별다른 해명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날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임 부총리 역시 IMF행을 알았다. 실무진이 모두 보고했다. 다만 취임 첫날 국치로 기록될 IMF행을 자신이 발표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문제는 인수인계나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말한 점이다. 이후 ‘거짓말 논란’으로 번지면서 번복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원격 조종에 무릎꿇은 한국과 IMF 임 부총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 재무부 간부들이 97년 11월 말 IMF와의 협상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협상을 맡았던 한 관계자는 “데이비드 립튼 미 재무부 차관이 당사자”라고 말했다. 그는 “IMF 협상단이 서울에서 립튼 차관을 만난 뒤부터 잘 진행되던 협상이 틀어졌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들의 협정준수 각서요구 등이 대표적이다. 협상 실무진들은 IMF에 ‘사기극’이라고까지 항의했으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임 부총리가 취임 이튿날 일본을 방문, 대장성 장관에게 ‘브리지 론’을 요청하고 있을 때에도 립튼 차관이 도쿄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희생양 찾기와 계백장군 외환위기 특감의 희생양이 돼 공직에서 물러난 한 관계자는 “정책을 사후적인 관점에서 보면 똑같은 사람이 영웅도, 죄인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감사원 관계자는 “면죄부를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여론에 밀린 희생양 찾기였음을 시인한 셈이다. 당시 책임공방의 핵심에 있던 재경원 관계자는 ‘계백장군설’을 피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황산벌 전투에서 신라에 진 계백장군을 백제 패망의 주범으로 몰아붙일 수 있느냐.”고 말했다. 특감 관계자도 “최고 정책결정권자가 대통령이라고 해서 직무유기를 물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우물안 개구리 깨달은 뉴욕외채협상 외환위기 회고록을 준비 중인 당시 재경원 고위관계자는 98년 1월 뉴욕에서 진행된 외채연장 협상에서 채권단을 이렇게 표현했다.“먹잇감을 앞둔 하이에나였다.”협상 전문가나 국제금융전문가가 없던 당시 우리 협상팀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 관계자는 “외채연장이 시급한 상황에서 금리를 내려달라는 말 이외에 만기 구조나 상환 기법 등을 따질 계제가 못 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우리가 칼자루를 쥐고 있었는데 협상에 실패했다고 비판한다. 한 관계자는 “한국이 IMF행을 결정했는데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미 국방부와 국무부가 ‘한반도를 셧 다운시키려느냐.’고 재무부를 몰아붙이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미국이 외채연장협상에 나섰지만 투자은행들의 전리품 챙기기는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유동성 위기냐 구조적 한계냐 1998년 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뿔(감기)에 걸리는 건 순식간이지만 치료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IMF체제의 후유증이 오래 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외환부족은 경제운영의 결과일 뿐 원인은 구조적 결함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처럼 외부에서 온 게 아니라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것. 반면 외환위기를 수습했던 ‘국민의 정부’ 관계자들은 구조적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유동성 관리를 제대로 못한 문민정부 책임을 들춰냈다. 전문가들은 “이벤트성 회고록이나 과거를 들추는 검찰이나 감사원 보고서보다 위기의 본질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체계적인 지침서가 나올 때”라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
  • 패권의 법칙/조유 지음

    양(洋)의 동서와 시대의 고금을 떠나 천하를 평정한 ‘영웅’들은 한결같이 보통 사람과는 다른 공통의 특징을 갖는다. 세상을 정확히 읽는 눈과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결단력 그리고 사람을 쓰는 용인술이다. 흔히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고 하지만 역사의 큰 획을 그어 후대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은 대부분 운명과 역사를 주체적으로 일궈낸 창조자들이다. 그래서 많은 사가들은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 게 아니라 영웅이 시대를 만든다는 논리를 편다. 그런 영웅들은 물론 한결같이 통찰력과 결단력, 용인술의 세 박자를 갖추고 있음을 역사는 보여준다. ‘패권의 법칙’(조유 지음, 황보경 옮김, 열대림 펴냄)은 이같은 주장을 증명하듯 시대의 흐름에 편승한 소극적 영웅이 아닌, 역사를 만들어낸 중국 대륙의 주체적 영웅들의 성공담 묶음이다. 주인공은 중국 역사를 통틀어 300명이 넘는 황제 가운데 끊임없이 회자되는 11명. 책은 이들의 평천하와 치세의 바탕에 과연 무엇이 있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간다. 서민 출신이지만 대담하고 치밀한 성격의 한 고조 유방이 4년에 걸친 항우와의 싸움을 끝내고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는 과정, 양제의 폭정에 군사를 일으켜 당나라를 세운 뒤 공정한 정치를 펴 ‘정관(貞觀)의 치(治)’라 칭송받으며 제왕의 모범이 되었던 당 태종 이세민, 뒤를 돌아보지 않는 결단력으로 반대세력을 제거한 뒤 무소불위의 독재권력을 누렸던 중국사상 유일한 여제 무측천의 비범함이 소설을 읽는 재미에 얹혀 소개된다. 그런가 하면 세상을 손에 넣은 뒤 흔들림 없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요인도 ‘패권의 법칙’ 중 하나로 세밀하게 묘사된다. 통치술과 좋은 사람을 찾아내 제대로 쓰는 용인술이다. 몹시 아꼈던 신하 이적이 병을 앓던 중 수염을 태운 재를 먹으면 낫는다는 말을 듣고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수염을 잘라준 당 태종 이세민의 이야기가 대표적인 예로 들어있다. ‘역사는 승자의 편’이라는 말대로 영웅은 본질과는 달리 미화되거나 과대포장되기도 한다. 이 책은 비록 승자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영웅의 공통된 바탕과 요인들을 한 동아리로 묶어 읽는 이들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장점을 갖는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2만 5000원.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co.kr
  • [사설] 국정원 과거사 진상규명이 남긴 것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가 어제 ‘김대중(DJ) 납치사건’ 등 7대 의혹사건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일부 연루자들이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 정도 진실규명을 한 것을 평가한다. 하지만 DJ 납치사건의 최고책임자가 누구인지 확정하지 못하는 등 미흡한 부분이 있다. 진실위 활동이 종료되더라도 국정원은 올바른 역사를 쓴다는 심정으로 스스로 과거 규명작업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진실위는 1973년 8월 발생한 DJ 납치사건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거나 최소한 묵시적인 승인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측은 “진실위원회가 박 전 대통령의 범행지시, 살해목적을 인정할만 한 사실을 밝혀내고도 그 결론에서 우유부단한 입장을 보인 것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는 진실위가 확실한 증언과 증거를 찾는 노력을 더 기울였어야 했다고 본다. 진실위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던 관련자들도 적절한 방법을 통해 진상을 털어놓고 참회하기를 바란다. 진실위는 동백림 사건 등 과거 정보기관이 실체를 과장해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건을 열거했다. 정보기관의 선거 간여, 통제·사찰 실태를 파헤친 것도 의미를 갖는다. 국정원이 과거를 털고 새 모습을 갖추는 과정에서 큰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KAL기 폭파사건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란은 이제 끝내야 한다. 수사상 오류가 있었고, 정치적 이용 의도가 드러났으나 북한공작원에 의해 저질러진 사건이란 본질은 이번에 다시 확인되었다.
  • [대선 가치논쟁 불붙나] 李-鄭 금산분리등 경제분야 날선 대립

    [대선 가치논쟁 불붙나] 李-鄭 금산분리등 경제분야 날선 대립

    금산분리,3불 교육정책, 이라크파병연장….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내놓은 가치 또는 이념과 관련한 공약들이 맞부딪치고 있다. 이런 공약들이 핫 이슈로 부상하면서 밋밋하게 흐르던 대선 정국이 뜨거운 정책 선거로 전환될 조짐이다. 이런 현상은 바람직스러운 일이지만 정당의 전략과 맞물린 탓에 아직은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지 대결로만 치달았던 대선이 과거 색깔론과 같은 낡은 이념 논쟁이 아닌 실용적인 정책 논쟁으로 전환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유권자들은 건설적인 정책 논쟁을 보며 후보들의 비전과 능력, 대안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의 정책 논쟁은 ‘이명박 대 반(反) 이명박’ 구도로 압축된다. 압도적인 지지율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노선과 상반되는 ‘경쟁과 성장’이란 시장주의 색채가 뚜렷한 공약을 선보이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와 정반대의 정책을 내놓으면서 맞짱 토론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명박 후보는 후보단일화나 하고 보자는 반응이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정치학)는 “이번 대선이 과거보다 훨씬 구체적인 내용을 갖고 다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역분열 등 정치중심적 선거에서 사회·경제적인 비전을 놓고 대결하는 구도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사회학)는 “후보들이 내세우는 정책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본질을 따지는 논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인 성장과 분배, 양극화 해소 등 경제 분야에의 대립구도가 뚜렷하다. 색깔론은 아니지만 이념 또는 가치 논쟁인 셈이다. 다음달 중순쯤 대선전이 본격화되면 이런 이념 또는 가치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성공회대 조현연 교수(정치학)는 “대선 국면을 통해 한국 사회의 문제점과 대안이 제시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책 논쟁은 후보와 각 진영이 지닌 본연의 정체성에서 촉발됐다기보다는 유권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선거 전술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도 “이명박 후보는 과거 행적과 현재의 모습, 앞으로 하고 싶은 정책 등이 일관성을 지니고 있지만 분배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정동영 후보는 자기 본연의 철학과 비전이라기보다는 ‘안티 이명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후보와 정당의 과거 정책수행과 구체적인 비전에 대한 광범위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中 17전대 결산] (하) 후진타오 집권2기 전망

    [中 17전대 결산] (하) 후진타오 집권2기 전망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이제는 쌍방향 개혁·개방’. 중국은 17대 당대회를 통해 앞으로 국제 경제 질서에서 더욱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을 천명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개막식에서 “개혁·개방은 현 시대 중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유일한 선택이며,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 발전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을 위해 반드시 걸어야 할 길”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중화민족의 부흥’과 맞물려, 국제사회에서의 위치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개방”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에 제기한 개혁·개방은 1978년 이래 주창했던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내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경제 분석가는 23일 “과거 부족했던 자원과 자본,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선택했던 개방(引進來)이 아니라 이제는 밖으로 적극적으로 나가겠다(走出起)는 취지의 개방”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만수 베이징사무소장은 우선 “개혁·개방 선택 30년을 앞두고 당 선택의 무오류성이 입증됐음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면서 약화되고 있는 중국 공산당의 위엄을 재확립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면서 “그간 국제경제 질서 속에서 보여왔던 방어·수세적인 태도를 탈피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후 주석 스스로도 “대내외 개방의 상호 촉진을 도모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대외투자 및 대외협력방식을 혁신하는 한편 자유무역 전략 및 양자·다자간 경제무역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내 정책 변화도 곧 구체화 변화는 대내 정책에도 찾아올 전망이다. 비록 당의 헌법인 당장(黨章)에는 삽입되지 않았지만,‘조화사회’는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과학적 발전관’과 더욱 이론적으로, 적극적으로 연결됐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정책적으로 볼 때 과학적 발전관은 그간 성장 정책을 주로 포괄했으며 조화사회는 분배문제를 주로 다뤄왔었다. 두 가치관의 연결고리는 ‘내수 소비시장 육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과 금융상의 국제 불균형 문제도, 국가 근본을 지탱할 사회보장의 문제도, 새로운 국가 발전 동력도 출발 선상에 내수 진작을 올려놓고 있다. 이에 중국은 현재 메트로폴리탄 개념의 ‘특대(特大)도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하고 있다. 예컨대 베이징-톈진(天津)을 잇는 거대 도시의 기능이 확대되면서 전체적인 도시권을 형성토록 하는 모델이다. 모델. 서비스업·부동산·물류 투자에 일대 변혁이 예상돼 한국의 기업과 자본도 주목해야 할 대상 가운데 하나다. 일각에서는 경제부총리를 맡게 될 신임 리커창(李克强) 정치국 상무위원을 염두에 두고, 기업 인수·합병(M&A) 규정들이 정비되고 기업 소유권 이전이 활성화될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국유기업이 많은 동북지역의 개혁을 추진해온 리커창이 문제의 본질을 잘 알고 있어 관련 공간이 확대될 수 있다는 추측에서다. ●민주와 정치개혁에도 관심 중국 내부에서는 후진타오 주석이 개막식 보고에서 ‘민주’란 단어를 60차례 이상 사용한 점을 들며 정치 개혁의 폭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이번 당 대회 보고에서 ‘알권리, 참여권, 발언권, 감독권’이 포함됐으며 이 가운데 특히 ‘발언권’은 이제까지 당 대회에서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고 보도하면서 “발언권은 국민의 언론자유 권리와 관계가 깊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전까지 정치개혁과 관련,‘적극적이고 안정적인 노선’을 추구한 당 보고는 이번에는 “정치체제 개혁을 심화시켜야 한다.”며 변화된 태도를 보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이 전면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려면 정치체제 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중국의 정치개혁은 ‘중국적 사회주의 특색’의 틀 안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으므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많다. jj@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생산적 ‘가치 논쟁’의 조건

    [김형준 정치비평] 생산적 ‘가치 논쟁’의 조건

    최근 대선정국에서 범여권 후보들이 ‘가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우리 사회는 지금 낡은 가치와 새로운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 이명박후보를 상대로 가치 논쟁을 제기했다.‘재벌 대 서민’,‘경제 대 평화’,‘기업 가치 대 가족 가치’,‘나쁜 성장 대 좋은 성장’과 같은 가치 대결 전선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가칭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사람 중심의 진짜 경제’와 특권층만을 위한 ‘부패한 가짜 경제’의 가치 논쟁을 점화시켰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보수 정치와 한판 승부를 위해 이명박 후보와 맞설 가치의 연정을 제안했다. 한편, 이명박 후보는 이러한 ‘가치 논쟁’을 허구의 이념논쟁이라며 실용논쟁을 벌이자고 역설하고 있다. 가치 논쟁을 대선 이슈로 부각시켜 전세 역전의 발판을 만들려는 범여권의 의도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주의 선거에서 가치 논쟁은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것이다. 선거란 본질적으로 후보와 정당간에 집권하면 어떤 가치를 실현할 것인가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가치 논쟁은 정책 선거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성장, 효율, 경쟁, 자율, 경제 등의 보수 가치와 분배, 평등, 책임, 투명, 평화 등의 진보 가치 중에서 유권자의 지지를 받은 가치가 궁극적으로 정책으로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역대 한국 대선에서 가치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선거는 아마도 공화당 박정희 후보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신민당 김대중 후보의 ‘대중 경제론’이 충돌했던 1971년 대선으로 기억된다.2004년 미국 대선에서도 도덕성과 연계된 총기 규제, 동성 결혼, 낙태와 같은 가치 논쟁이 대선 이슈로 부각되었다. 하지만, 대선에서 누군가가 가치 논쟁을 제안했다고 해서 국민들이 새로운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생산적인 논의의 장이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생산적인 가치 논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민심과 동떨어진 가치 논쟁은 지양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자유, 평등, 민족과 같은 거대 담론에서 벗어나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미래 방향을 생산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논쟁이 되어야 한다. 둘째,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을 둘러싼 논쟁이 이뤄져야 한다. 가치의 방향이나 목표만을 내세우면 추상성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논쟁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후보간에 차별성을 찾기도 어렵게 된다. 따라서,‘차별 없는 성장’,‘국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국민성공 시대’와 같은 구호는 가치 논쟁의 이슈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셋째, 가치 논쟁은 실현 가능성과 내적 일관성의 측면에서 심도 있게 전개돼야 한다. 아무리 가치 논쟁을 벌인다 하더라도 실현 가능성이 낮으면 공허한 것이 되고, 일관성이 떨어지면 인기 영합의 포퓰리즘으로 변질되어 신뢰성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넷째, 논쟁의 상호 작용성이 성립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나라당은 “가치 논쟁은 아무 실익이 없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논리로 논쟁 자체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미래 성장 동력 확충, 중산층 복원, 사회 양극화 해소, 공교육 정상화 등을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에 대해 범여권과 치열한 가치 논쟁을 펼쳐야 한다. 그때만이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국민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번 대선이 한국 정치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중대 선거’가 되느냐의 여부는 전적으로 유권자에게 달려 있다. 무엇보다 후보들이 제시하는 가치 논쟁에 많은 관심을 갖고 냉정하게 평가해서 투표하는 ‘책임지는 유권자’(responsible voter)가 많아져야 한다. 그때만이 미래 가치에 대한 더욱 활기차고 생산적인 가치 논쟁의 장이 활짝 열릴 것이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옴부즈맨 칼럼] ‘정책선거’ 실천하는 보도 기대/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대통령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경선으로 한바탕 내홍(內訌)을 치렀던 한나라당은 어느 정도 수습되어 이명박 후보가 단일 후보로 막바지 표심 모으기에 한창이고, 민주노동당은 권영길 후보가, 민주당은 이인제 후보가 대선을 향해 달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대선정국 초기부터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훈수정치로 구설수에 오르내렸던 대통합민주신당이다. 지난 몇 주 간 각종 언론에서 앞다투어 1면에 다뤘을 만큼 이들의 진흙탕 정치는 독자로서, 국민으로서 참기 어려울 정도였다. 박근혜, 이명박 후보의 경선으로 네거티브 정치의 한 단면을 이미 볼 대로 봐버린 독자로서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문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치에 대한 일말의 희망마저 없애버리는 듯했다.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정동영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었지만 네거티브 정치의 극단을 지켜본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씁쓸한 기분이 든다. 이번 주 서울신문에서는 본격적 대선구도가 가시화됐음을 보여주듯 15일자 1면의 “정동영 신당 대선후보 확정” 기사를 시작으로 16일자 1면의 “鄭 ‘이명박 공약 입시지옥 만들 것’”,17일자 1면의 “李 ‘국정실패 주역’ 鄭 ‘정글 자본주의자’” 등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공방전을 1면 톱기사로 내보냈다. 헤드라인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두 후보의 대선 레이스도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질 조짐이다.18일자 1면의 “후보검증 공방 멱살잡힌 국감”에서 이러한 조짐은 현실로 나타났다. 국가기관의 국정운영 실태를 감사하는 국정감사가 후보검증의 장으로 변질된 것이다.18일자 1면 톱사진은 “첫날부터…”란 제목과 함께 사건의 실상을 잘 보여줬다. 이어진 관련기사들도 국감중계, 국감하이라이트, 국감뉴스라인, 국감 말말말, 행정 국감메모 등으로 나누어 국감의 면면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러나 단순한 스트레이트 기사만이 나열돼 있어 아쉬웠다. ‘가장 객관적인 기사는 가장 주관적인 기사’라는 말이 있다. 사건 자체는 객관적으로 보되,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기자나름의 해석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단순히 사건 자체만 나열하는 것은 기자가 아닌 누구라도 쓸 수 있는 글이다.‘기사’는 기자만이 쓸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국정감사 기사들은 객관적인 보도에 너무 치우쳐 있다. 또한 실질적으로 독자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됐다. 국정감사는 국정전반에 대한 점검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린다. 따라서 독자들은 국정감사 기사를 통해 국정이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정작 신문에서는 공직자의 비리나 공공기관의 부정에 관한 기사들이 정치적 공방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작게 보도되고 있다. 국정감사가 본질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국정’은 없고 ‘감사’만 있는 보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서울지역 대학생의 66%가 이번 대선에 꼭 참여할 것이라고 한다.386세대들이 보면 한숨 쉴 만큼 낮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음을 탓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국정감사까지 후보검증의 진흙탕이 되어버린 판국에 젊은층을 막론하고 누가 대선에 참여할 마음이 들겠는가. 이런 가운데 서울신문이 매니페스토운동의 선두에 서서 정책선거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뜻에서 꾸준히 연재하고 있는 ‘대선후보 정책진단’시리즈는 바람직한 기획으로 평가된다. 정치가 올바르지 못하면 언론은 이를 알리고 바로잡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 아무리 후보들끼리 네거티브공방이 치열하더라도 언론은 결코 이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 반드시 중심을 잡고 정책 중심의 정정당당한 선거가 되도록 여론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24) 긍정적 자아개념 심어주기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24) 긍정적 자아개념 심어주기

    지난주에 물고기를 그려보라고 했습니다. 이번 주에도 다시 그려 보세요! 상상으로만 그리지 말고 직접 그려보세요. 이번에는 자신이 그린 물고기만 보고 대답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림을 그려달라는 요청에는 ‘물고기를 그려 보세요.’라고 돼 있지 ‘물고기 옆 모습을 그려보세요.’라고 돼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고기를 그리라고 하면 측면을 그립니다. ●대부분 측면을 그리는 건 ‘인지적 경제성´ 때문 ‘왜 물고기 옆면을 그렸나요?’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은 어린 시절부터 옆면만을 봐왔거나 접시 위에 올라온 생선만을 봐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물고기 옆면뿐만 아니라 윗면, 밑면, 뒷면을 보는 빈도에서 차이가 그리 많이 나지 않습니다. 각 면을 보는 빈도에 차이가 없다고 알려 주면 그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답변은 그리기 쉽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그린 그림을 보시기 바랍니다. 옆면을 그린 분들의 그림에는 대부분의 경우에서, 물고기 몸체와 꼬리, 지느러미, 비늘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기 쉬운 정도로 치면 앞 면이 더 용이할 겁니다. 타원에다 눈 두 개와 입만 점으로 찍어도 되니까요. 물고기를 그려보라는 요청에 많은 사람들이 주로 물고기 옆면을 그리는 까닭은 ‘인지적 경제성 원리’(다른 말로는 인지적 구두쇠 원리) 때문입니다. 이 원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정보를 처리할 때 보이는 본질적 특성입니다. 한 번에 처리해야 할 정보가 많아서 다 처리할 수 없을 때 가장 정보가가 높은 면만 골라서 처리하는 경향성을 인지적 경제성이라 부릅니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한 전략이지요. 예를 들어 물고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그림을 그려 물고기를 설명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세요. 여러분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물고기는 옆면일 것입니다. 듣는 사람도 앞면이나 뒷면, 밑면보다는 옆면으로 설명할 때 가장 빨리 알아듣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옆면을 그리는 것입니다. 만약 시간이 충분하다면 여러 면을 다 생각해낼 수도 있고 물론 그릴 수도 있을 겁니다. ●다른 측면 간과·오류 범하기 십상 인지적 경제성은 최소한의 시간 내에 최소한의 노력을 들여서 최적의 반응을 얻어낼 수 있다면 면에서는 최고의 전략입니다. 그러나 이 원리가 지니고 있는 약점은 경제성이 우선시되는 까닭에 다른 측면을 간과하거나, 간과함을 넘어서서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인지적 경제성 원리가 치러야 하는 첫 번째 대가는 맨 처음 머리에 떠오른 정보 외 다른 정보는 잘 보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물고기 하면 가장 정보가가 높은 면인 옆면이 떠오르지만 그 대신에 윗면, 밑면, 앞면, 뒷면 등은 간과하고 넘어가기 쉽게 만듭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교육할 때에도 인지적 경제성 원리가 적용됩니다. 아이의 다양한 생각을 배려하지 않고 부모의 생각과 판단만이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 자신이 그린 물고기 그림만이 물고기를 제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아이에게 강요하기 쉽습니다. ●통합적 의사 결정 하도록 도와야 두번째 대가는 ‘확인 편향’(conformation bias)에 빠지게 하는 것입니다. 확인 편향이란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것이나 믿는 것과 일치하는 정보만 수집하고 해석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오류를 말합니다.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놀기만 좋아한다고 생각되는 아이가 책상에서 공부하고 있다면, 어쩌다가 잠시 앉아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책상에서 일어서면 ‘그럴 줄 알았어!’라고 판단하는 것이지요. 이럴 경우에는 당연히 부모님의 염려와 질책이 뒤따르겠지요. 물고기 옆면을 그리신 부모님은 이제부터는 물고기 다른 면도 보려고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경제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되 다른 측면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각각의 측면에 적합한 정보를 수집한 뒤 통합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면 ‘똑똑한 아이의 뒤에는 현명한 부모가 있다.’는 효과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사설] 자이툰부대 주둔연장 더이상 안된다

    정부가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파병한 자이툰 부대에 대해 현재 1200명 수준인 병력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면서 주둔을 1년 더 연장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올해 연말까지 철군하겠다던 약속을 깬 것은 북핵 6자회담에서 미국의 협조가 절실하고, 이라크 유전개발과 재건사업 등에서 한국기업 참여에 유리한 조건이 된다는 점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한다. 우리는 정부의 이같은 결정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은 물론 국익과도 무관한 지나친 눈치보기라는 점을 재차 지적한다. 미국정부는 이라크 파병과 관련, 최근 우리정부를 노골적으로 압박해 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과 가진 시드니 한·미 정상회담에서 계속 주둔을 요청했고 지난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2차 한·미 차관급 전략대화에서 한국군 파병 연장을 공식 요청했다. 이라크 주둔 외국군의 철군 도미노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으려는 시도다. 한반도 현안을 풀어나가는 데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부시 정부가 내년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북핵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북핵문제와 자이툰 부대의 주둔 연장은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다. 그런데도 정부는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국민과의 약속을 깨겠다는 심산이다. 자이툰 부대의 규모를 줄여서라도 당분간 주둔해야 우리 기업들이 실리를 챙길 수 있다는 것은 파병연장을 위한 구실 쌓기에 불과하다. 미국이 일으킨 이라크전이 명분이 없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한국은 지금까지 동맹국으로서 도리를 충분히 했다. 자이툰 부대를 연내 철군하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 1조원 적자 韓銀 경비는 ‘펑펑’

    1조원 적자 韓銀 경비는 ‘펑펑’

    2004년 이후 대규모 적자 행진을 벌이고 있는 한은이 올해도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건비와 복지 비용은 매년 상승하고, 특히 지난해 임원 연봉이 20% 가까이 뛰어오르는 등 한은의 ‘방만 예산경영’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19일 한은 국감에서도 집중 거론됐다. 유명무실한 무능 직원 퇴출제도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한은의 적자 규모는 2004년 1502억원,2005년 1조 8776억원,2006년 1조 7597억원, 올해 1조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은 국감에서 “2003년 중반 이후 국제 금리가 오르고 환율이 하락하면서 외화증권 매매이익이 크게 감소하고 통화안정증권 이자비용은 급증했다.”면서 “이에 따라 한은이 대규모 적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채수찬 의원도 “내년 이후 한은의 적립금이 고갈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한은의 대규모 적자 발생 원인 가운데 하나인 통화안정증권을 국가채무로 전환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성태 한은 총재는 “올해 예상 적자 규모는 (환율과 금리 추세 등을 감안하면) 1조원에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은의 수지는 국내외 금리와 원·달러 환율에 의존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이러한 변수가 수지에 나쁘게 작용하고 있지만 내후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 통안증권 국가채무 전환에 대해서는 “한은 수지 적자의 본질은 중앙은행의 자산·부채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면서 “정부가 이를 가져간다면 금리·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을 정부가 지게 될 것”이라면서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이날 국감에서 공개된 한은의 인건비는 2003년 1552억원에서 2004년 1712억원,2005년 1818억원,2006년 1962억원에 이어 올해 2122억원으로 늘었다. 적자 기간에도 10% 정도 신장세를 계속한 셈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임직원 대학생 자녀 학자금 무상지원’ 제도의 경우 직원들만 폐지하고 임원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한은이 콘도회원권 12계좌(4억 7000만원)와 직원사택 4채(13억 4000만원)를 추가로 구입하는 등 지난해 국감에서 지적된 사안 중 시정되지 않은 주요 사례는 6개이고, 예산 낭비가 140억 2000만원에 이른다.”고 질타했다. 최경환 의원도 “지난해 총재와 부총재, 부총재보 등 임원 연봉이 15∼19%나 인상됐다.”면서 “급여에 포함되지 않는 전체 직원 복리후생비는 2002년 63억원에서 작년 99억원으로 58%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우제창 의원은 “5회 연속 하위 평가를 받은 직원에 대해 성과급 30% 삭감이나 명령휴직을 하도록 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고,2회 연속 하위 평가 때 휴직을 내릴 수 있는 다른 국책·시중은행보다 수위도 약하다.”고 꼬집었다. 이 총재는 “다른 금융기관의 직원대상 복지와 비교해서 심각한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총재 임금은) 다른 기관과의 절대 규모 등도 고려해서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정동영 “친노 도움은 필요한데…”

    정동영 “친노 도움은 필요한데…”

    “친노(親盧)를 어찌할까.” 갈 길 바쁜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이중고에 빠졌다. 정 후보는 19일 손학규 전 지사와 만찬회동을 통해 연말 대선에서 민주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적극 협력키로 결의했지만, 친노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 의사는 아직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오만과 독선의 공포정치”라며 친노 진영을 비판해온 정 후보로서는 이들을 껴안고 가야 하는 현실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孫, 선대위원장 수락 여부 조만간 결정 정 후보가 본선 경쟁력을 가지려면 친노진영과 각을 세워서는 곤란하다. 두 가지 점에서다. 현재 정 후보의 지지율은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영남지역에서는 10%대에 머물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정 후보의 영남 지지율은 기존 호남 원적자만 지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진영은 영남에서 일정한 정치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의 도움 없이는 전국적 득표력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당이 분열하면 경선에서 낙선한 후보의 지지층을 흡수하기 어렵다. 정 후보가 이날 저녁 인사동 음식점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만나 선대위원장을 제의한 것도 경선 후유증을 털어내고 지지층을 넓히려는 행보로 보인다. 손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민주개혁세력과 한반도 평화, 역사의 진전을 위해 정 후보가 반드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면서 “대선 승리를 위해 무엇이든 할 의지가 있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정 후보는 “오충일 대표와 손 전 지사, 이해찬 전 총리 세 분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 손 선배님을 모시고 승리해서 보람을 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손 전 지사는 선대위원장 제의에 “의논해보고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배석한 손 전 지사측 송영길 의원은 “21일 지지자들의 계룡산 등반대회와 주변 인사들의 의견수렴 등을 통해 동의를 구한 뒤 수락하는 형태를 취하겠다는 의미”라면서 “분위기가 좋았고 긍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친노 “아버지 자식이 아니라더니…” 그러나 친노진영은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강경파 쪽에서는 “우리 아버지(노 대통령을 지칭) 자식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 본질적인 문제를 부정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정 후보로서는 친노진영과 화해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참여정부에 등을 돌린 범여권의 전통 지지층은 친노진영과 화해를 탐탁지 않아 할 게 분명하다. 이들은 주로 수도권 지역의 중도성향 유권자들이다. 이들 가운데 35% 정도가 이 후보를 개혁 성향의 후보로 인식하고 있는 부분은 정 후보에게 엎친 데 덮친 격이다. ●DJ “국민의 뜻대로 대연합을 추구해야” 이같은 어려움을 감안한 듯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이날 당선 인사차 김대중도서관으로 자신을 예방한 정 후보에게 “국민의 뜻대로 대연합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정통 민주세력의 복원’을 주문한 셈이다. 친노 진영과의 관계설정은 이렇듯 정 후보에게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전·현직 대통령의 주문도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구혜영 박창규기자 koohy@seoul.co.kr
  • [책꽂이]

    ●익생양술(益生養術)(권혁세 지음, 동의서원 펴냄) 한국민간요법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약초연구가가 60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채집한 약재와 민간요법 처방을 집대성했다.888가지 질병 증상에 따른 2만가지 약용식물과 민간요법, 처방을 담았다.1000가지 약재를 활용한 주침요법, 탕편요법, 약차요법, 식이요법 등 조제술과 자가진단법이 수록됐다. 전 4권.100만원.●철학정원(김용석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생각은 머리가 아니라 온몸으로 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지은이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전으로, 또는 흔히 고전으로 취급해 오지 않은 작품들을 고전삼아 철학적 사고를 전개한다. 고전과 철학을 연계해서 고전을 어떻게 읽을 것이며, 어떻게 의미를 추출해내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고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1만 5000원.●나, 마이크로 코스모스(베르너 지퍼·크리스티안 베버 지음, 전은경 옮김, 들녁 펴냄) ‘나’라는 것이 무언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과 뇌·마음 자아에 대한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의 최근 연구 결과 및 그와 관련된 시사점들을 경험적 사례를 들어 제시하고 있다. 심리학과 심리철학에서 최근 논의되는 중심문제들에 대한 큰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1만 3000원.●미국의 교양을 읽는다(김문희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미국의 대학원 입학 자격 시험인 GRE의 에세이 토픽으로 미국인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읽어낼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짧고 간결하면서도 자신의 논지를 뒷받침할 핵심적인 예증을 통하여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미국식 글쓰기의 전형도 맛볼 수 있다.1만 5000원.●고전, 그 새로운 이야기(권순긍 지음, 숨비소리 펴냄) 고전소설은 재미있는데 고전소설을 설명한 논문이나 책들은 왜 재미가 없을까를 고민한 세명대 한국어문학과 교수의 고전소설 해설 에세이. 예를 들어 ‘흥부전’을 통해 ‘흥부전’에 관한 내용 뿐만 아니라 돈의 문제, 심지어는 오늘날 왜 사람들이 탐욕스러운 놀부를 선호하는가의 문제도 다루었다.1만원.●150장의 명화로 읽는 그림의 역사(로이 볼턴 지음, 성우 펴냄) 서양미술사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작품 150점을 선정해 각 작품의 특징과 미술사적 의의를 설명한 뒤 화가에 대해 짧게 서술했다. 꼭 긴요한 이야기만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있어 읽어가다 보면 복잡한 미궁처럼 보였던 서양미술사가 어느새 환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2만 2000원.●결혼은 행복한 장례식이다(김영택 지음, 이가서 펴냄) 부부 피정 프로그램과 부부 사랑 특강을 진행하면서 부부 문제 해결 전문가로 명성을 쌓은 김영택 신부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감성적으로 풀어냈다. 지은이가 정립한 부부 관계의 새로운 시각을 대중가요, 시, 희곡, 에세이, 신문기사 등으로 인용해 독자에게 친근하게 전달하고 있다.9000원.
  • 동아제약, 강문석이사 형사고발 추진

    동아제약과 강문석(강신호 회장의 차남) 이사간 경영권 분쟁이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측이 강 이사에 대한 해임과 형사고발을 추진키로 했다. 강 이사가 협력업체 사장으로부터 돈을 빌리면서 동아제약 임원 자리를 약속했다는 이유다. 김원배 동아제약 사장은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04년 강문석 이사가 포장박스 업체를 운영하는 K(40)씨로부터 20억원을 빌리면서 이자 대신 부당한 약속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밝혔다. 동아제약이 입수했다는 강 이사와 K씨간 약정서에 따르면 강 이사는 “대여금의 무이자에 대한 대가 지불에 갈음하여 책임지고 갑(채권자 K씨)을 2008년 9월22일까지 동아제약 등기이사로 취임하게 한다.”고 K씨에게 약속했다. 약정서에는 또 K씨가 생산하는 박스 및 케이스 제품을 우선적으로 동아제약에 납품할 수 있도록 강 이사가 적극 협조하겠다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김 사장은 “이는 회사와 주주 모두에게 손실을 끼칠 수 있는 부도덕하고 무책임한 행위로 횡령과 배임 혐의로 강 이사를 형사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상법에 따라 이사회에 이 사실을 알리고 해임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 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수석무역 관계자는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강 이사측이 제기한 문제는 현 경영진이 회사를 유동성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부적절한 방법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했다는 것”이라면서 “동아제약이 부자관계나 개인채무 등 네거티브로만 일관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대응했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데스크시각] 담요를 뒤집어쓴 기자들/최광숙 정치부 차장급

    기자의 차 뒷자리에는 두툼한 파란색 요가 매트가 실려있다. 지난주 정부중앙청사 기자실이 폐쇄된 이후부터다. 청사 로비 바닥에 급하게 임시 기자실이 마련됐지만, 이마저 언제 철거될지 몰라 언제, 어디서든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갖춘 것이다. 실제로 청사 로비 바닥에 설치한 임시 기자실의 소파 등 집기가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 사라졌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챙겨 놓은 것이 바로 이 요가 매트다. 올봄 TV에서 108배를 하면 건강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마련한 매트가 ‘이동 기자실’로 탈바꿈하는 데 요긴한 물건이 됐다. 정부중앙청사 5층 기자실 폐쇄 후 통일부 등을 출입하는 기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이산가족’이 됐다. 통일부는 청사 앞쪽 휴게실에, 총리실은 청사 뒤쪽 휴게실 등에 각각 새둥지를 틀었다. 이들 휴게실은 원래 민원인들이 자판기에서 커피를 빼먹고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이곳의 둥근 탁자와 간이 의자를 이용, 노트북을 설치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그래도 청사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노숙’에 나선 외교부 기자들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임시 기자실의 가장 큰 적은 추위다. 싸늘한 시멘트로 된 건물에다 햇볕도 안 드는 후미진 곳에 하루종일 있다 보니 추위가 살 속으로 파고든다. 바깥은 화사한 가을이지만 ‘겨울’이 따로 없다. 취재하고 기사 쓰는 것도 정신이 없는데 추위라는 복병을 만난 것이다. 한 남자 후배 기자는 추위를 견디다 못해 담요를 뒤집어쓰고 열심히 노트북을 두드렸다. 오갈 데 없는 노숙자의 모습 그대로다. 예쁜 치마 차림으로 한껏 멋을 냈던 여자 후배들은 이곳에서 하루를 지낸 뒤 다음 날,“어제 엄청 추웠다. 치마는 이젠 못 입겠다.”며 바지 차림으로 나타났다. 여기자들의 ‘패션’도 빼앗긴 셈이다. 양복 안에 겨울 스웨터를 껴입고 출근하는 남자 기자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 유난히 추위에 약한 기자도 평소보다 두 달 앞당겨 겨울 내복을 꺼내 입었다. 내복에다 스웨터를 껴입어도 하루종일 바깥에 있다 보면 저녁 무렵이면 어느새 동태처럼 몸이 꽁꽁 얼어붙어 온다. 온 몸에 스며든 한기 때문에 요즘 양말까지 신고서야 잠이 들곤 한다. 이런 어려움에도 기자들이 국정홍보처 관계자 말처럼 ‘럭셔리하게 꾸며 놓은’ 새 통합브리핑룸을 거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학 교과서 제1장에 나오는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다. 일부 공무원들은 “파이팅”하며 애써 격려하기도 하고, 간식거리를 보내주는 이들도 있다. 반면 “왜 불과 몇미터 거리인데, 새 집에 들어가지 않느냐.”고 정색하며 반문하는 공무원들도 있다. 새 브리핑룸으로 이전하는 문제는 공간적 개념의 문제가 아니다. 교묘하게 언론을 관리·통제하겠다는 정부의 무서운 의도가 사태의 본질이라는 것을 모르는 기자는 없다.‘가두리 양식장’처럼 기자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알맹이 없는 브리핑을 ‘받아쓰기’시키겠다는 정부의 얄팍한 계산을 이제 국민 모두가 안다. 최근 국정홍보처는 그동안 제공하던 ‘국무회의 자료’ 등 이메일 서비스도 중단했다. 국민이 낸 세금을 정부가 어떻게 집행했는가를 따지는 국정감사가 시작됐는데도 국감자료를 가져다 놓은 곳은 기자들의 발길이 끊긴 텅빈 새 통합 브리핑룸이다. 게다가 기자들이 정성들여 스크랩해 놓은 각종 자료들은 굳게 닫힌 기자실에 두고 왔으니 기사 쓰는 데 참고할 수도 없다. 자연히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사를 쓰려고 할 때 내용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정교하게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옥죄는 것을 보면서 “이런 열정과 집요함, 추진력으로 국정을 챙겼다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일도 아닐 텐데…”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기자실 파동’으로 마음 고생을 한 지난 일주일이 마치 7년 이상인 것처럼 느껴졌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축구대표팀 감독과 기술위

    또 선택의 계절이 왔다.12월 대통령 선거? 물론 지금 우리 사회에 그보다 중요한 선택은 달리 없다. 하지만 한국 축구 대표팀의 감독 선임 문제도 화제의 중심으로 옮겨지고 있다. 새 감독 선임 문제는 대선 만큼이나 중요한 변수들을 다양하게 함축하고 있다. 하지만 얼핏 보기에 “국내파냐, 해외파냐.”하는 비본질적인 사안에 초점이 놓여 있는 듯하다.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선 질문부터 반듯해야 한다. 질문이 틀리면 답도 틀리게 된다.새 감독의 국적 문제는 결코 최우선적인 고려사항이 아니다. 새 감독 선임 만큼이나 중요한 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시스템과 능력이다. 새 감독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까지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는 건 16강 진출이라는 가시적인 성적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변방의 한국 축구를 유럽의 선진 축구 흐름에 접목시킨다는 것을 뜻한다.이를 위해 탄탄한 이론과 풍부한 경험은 필수적인데, 여기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노련한 선수단 운영이라는 과제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대표팀의 절반 가량은 지구 반대편에 진출해 있다. 감독으로선 자기 철학에 맞는 안정적인 팀을 만들기가 어렵다. 대표팀은 박주영에서 안정환까지 다양한 세대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K-리그라는 결정적인 변수도 있다. 히딩크처럼 대표팀에 올인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코엘류처럼 선수단을 제대로 구성해 연습하는 것도 이젠 어려울 수 있다.본프레레나 베어벡처럼 한국의 특수한 축구 문화에서 고립되는 상황 또한 발생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협회 기술위원회는 “당신은 성적만 고민하시오. 나머진 우리가 해결하겠소.”하고 여러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갖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이 모든 문제를 기술위원회가 모두 해결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유능한 외국인 감독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새 감독이 선수단의 구성과 조화뿐만 아니라 K-리그와의 관계마저 신경써야 한다면 국내파로 가는 것을 굳이 말릴 이유가 없다.단, 이 경우에는 그 감독에게 절대적인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물론, 두 경우 모두 능력이 검증된 감독임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더 이상의 사퇴 파문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능력있는 감독을 선임하는 일 만큼이나 기술위원회의 능력과 역할에 대한 검토가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봉암사 결사 60주년 불교 자정 ‘기폭제’로

    봉암사 결사 60주년 불교 자정 ‘기폭제’로

    ‘봉암사 결사를 종단 혁신의 기폭제로’ 19일 오전 11시 경북 문경 봉암사에서 열릴 조계종 ‘봉암사 결사 60주년 기념대법회’에 불교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회 이름대로라면 종단의 ‘수행종풍 진작’을 위한 행사이겠지만 속내는 단순한 수행종풍 다지기에 그치지 않는다. ●신정아 사건 이후 종단 차원 자성 기대 신정아씨 사건이후 잇따라 언론에 오르내리며 세상의 눈총을 받은 종단 관계자들의 처신이며 종단 내홍에 대한 통렬한 자성, 그리고 이를 통한 국면전환에의 큰 기대가 담겼기 때문이다. 봉암사 결사가 무엇인가. 광복 2년후인 1947년 전국의 ‘눈 밝은’ 스님들이 ‘부처님 뜻대로 한 번 살아보자’며 문경 봉암사에 모여 뜻과 행동을 같이한 한국불교의 큰 사건이다. 청담, 성철, 자운 스님 같은 이들이 바로 결사를 주도한 인물들. 대처승 제도의 폐해를 쓸어내고 출가 수행자들의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자며 화두참선과 포살법회를 정례화하고 의식·의례·규칙을 제정해 승단정화와 조계종 재건의 계기를 마련했던 것이다. 신정아씨 사건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일색인 조계종이 봉암사 결사에 새삼 큰 의미를 두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출가수행자의 본분사로 돌아가자’는 당시의 결사 정신을 오염된 한국불교의 자정 결의로 연결하자는 의지가 그대로 읽힌다. 때마침 올해가 결사 60주년인 것이다. 법회에는 조계종단의 최고 웃어른인 종정 법전 스님과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비롯해 5000여명의 스님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108배 참회정진과 좌선을 하며 자정과 혁신을 거듭 다짐할 것으로 알려졌다. 종단 문제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무원 부실장들이 일괄사퇴한 바로 다음날 전격적으로 구성된 새 집행부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종단 자정을 천명한 것이나 조선일보 구독거부운동을 강행하는 흐름에서 비켜나 있지 않다. ●언론보도 향한 강한 메시지도 발표될 듯 총무원측은 이와 관련해 법회에서 신정아·변양균 사건 이후 사건의 본질과 다르게 불교계와 조계종에 몰린 음해성 수사와 언론보도를 향한 강한 메시지도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법회를 앞두고 18일 오전 10시부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릴 심포지엄 ‘봉암사 결사의 재조명과 역사적 의의’에서도 조계종단의 위기와 분열에 대한 성토가 예상되어 19일 법회의 분위기는 한층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하노이와 평양/구본영 논설위원

    농득마인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방북은 다각도에서 우리의 관심을 끈다. 호찌민 이래 50년만에 북한을 찾은 최고 지도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북한체제의 변화의 방향을 알리는 ‘전령’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마인 서기장의 방북으로 북한의 개혁·개방 수위와 속도가 달라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즉,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베트남식 개혁·개방 노선인 ‘도이머이’(쇄신)를 벤치마킹할 것인지 여부다. 분위기로만 보면 그런 조짐이 감지된다. 김 위원장은 그제 이례적으로 평양 순안공항으로 직접 마인 서기장을 마중나갔다.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때보다 더 극진한 예우였다. 이런 환대는 소원해진 북·베트남 관계의 복원을 위한 외교적 제스처일 수도 있을 것이다.1978년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에 북한이 반발하면서 양측의 ‘혈맹 관계’는 결정적으로 금이 갔었다. 그러나 16일자 북한 노동신문 사설은 베트남의 대외 개방과 경제발전을 자세히 언급, 이런 표면적 분석보다 한발 더 나갔다. 즉,“웬남(베트남)은 세계 여러나라들과 친선협조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긍정 평가해 북한이 베트남의 개방노선을 답습할 가능성을 차단하진 않았다. 생전의 북한 김일성 주석은 중국 최고 실력자였던 덩샤오핑으로부터 몇차례 개방을 권고 받았으나, 이른바 ‘모기장론’을 거론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즉,“창문을 열면 신선한 바람이 들어오지만, 모기(위험한 외부사조)도 함께 들어온다.”는 논리였다. 이런 ‘제한적 개방’은 김 주석의 유훈처럼 됐다.2001년 정초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식 개혁·개방의 현장인 상하이를 보고 “천지개벽됐다.”고 찬탄했지만, 정작 북한의 개방이 지체된 것도 그런 연유다. 베트남식 개혁·개방은 중국식보다는 다소 점진적이었다. 하지만, 북한보다는 훨씬 과감해 그만큼 큰 성취를 이뤘다. 북한은 ‘사상오염’을 우려, 나진·선봉에 이어 개성공단을 여는 등 변방부터 찔끔찔끔 열었다. 반면, 베트남은 심장부인 수도 하노이에 외자 유치 공단을 뒀다. 김 위원장은 어차피 시장경제의 본질은 기회와 위험을 함께 떠안는 선택임을 ‘도이머이’의 성공에서 깨달아야 할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허창수회장 “창조적 파괴로 내년 대비하라”

    허창수회장 “창조적 파괴로 내년 대비하라”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17일 “창조적 파괴를 통해 큰 변혁에 대비하라.”고 주문했다. 틈새시장 말고 핵심시장을 장악하라고도 했다. 허 회장은 이날 서울 역삼동 그룹 사옥에서 각 계열사 최고경영진(CEO) 등 150여명의 임원을 모아놓고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내년부터 GS의 모든 사업부문이 본격적으로 커다란 변혁기에 접어들 것”이라며 “변화가 불가피하다면 스스로가 변화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그러자면 창조적 파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이 말하는 창조적 파괴란 이렇다. 첫째, 일시적 미봉책을 거부하고 본질적 승부를 추구하는 것이다. 둘째, 틈새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을 거부하고 핵심시장을 장악하는 것이다. 셋째, 경쟁자에게 타이밍·제품력·원가 우위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일일이 직접 설명해나간 허 회장은 “예년 같으면 4·4분기(10∼12월)는 한 해를 차분히 마무리하는 시점이지만 올해는 미국의 부동산 부실문제 등 주요 이슈들이 경영환경 변수로 등장했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어떠한 기회와 위협을 수반하는지 면밀히 분석, 내년도 사업계획을 차질없이 치밀하게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신당 대선후보 정동영] 이해찬의 선택은

    15일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3위에 그친 이해찬 후보는 향후 어떤 선택을 할까. 이 후보는 이날 승복 연설에서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를 이어 정치적 민주주의를 이루고 싶었던 꿈을 정 후보가 반드시 이뤄달라.”면서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선 과정에서 켜켜이 쌓였던 앙금을 풀어냈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는 정도의 ‘낮은’ 답사였다. 그러나 정 후보를 적극 지원하며 범여권 세력의 재통합을 위해 발 벗고 나설진 의문이다. 이 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로 복잡한 심경을 대신했다. 불법 경선논란을 포함해 여러 건을 놓고 정 후보측과는 뿌리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후과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신당 게시판에는 탈당 의사를 밝히는 당원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참여정부평가포럼·시민광장 등 친노 게시판은 아예 신당을 만들고 독자세력화에 나서라는 주문으로 넘쳐나고 있다. 친노 진영의 일부 지지자들이 정 후보측에 갖는 반감의 한 단면이다. 친노진영의 이 후보로서는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국현 후보와의 연대는 더욱 불투명하다. 이 후보는 사석에서 “정치는 기반이 있어야지 후보만으로는 안 된다.”며 문 후보와의 연대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캠프 측근들과 오는 20일 충남에서 해단식을 갖고 향후 진로를 모색할 계획이다. 대선까지는 이명박 후보를 이기는 데 주력하되, 본질적으로는 친노진영이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재기하는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당을 추스르는 게 시급하다.”는 말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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