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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태총재 새달 금리인상 시사

    이성태총재 새달 금리인상 시사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이르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10일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5.0%에 11개월째 동결하기로 결정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가 악화되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등 정책 선택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한국은행이 본질적인 업무(물가안정)가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 총재는 “전기료,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상승 압력이 있다.”면서 “올 하반기 중에 물가상승률이 5% 밑으로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이며, 내년에도 3%대로 내려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고물가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또한 최근 15% 후반까지 폭증한 유동성 증가율과 관련해 “유동성 공급 주체인 금융중개기관들의 외형 키우기”라고 진단한 뒤 “금융감독기관의 건전성 감독과 대손충당금 쌓기 등도 이같은 유동성에 영향을 주지만, 본질적인 것은 한은의 통화정책이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정부와 한은이 합동으로 환율로 물가를 잡으려고 하느냐는 의문에 대해 이 총재는 “환율 정책만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총재는 하반기 순채무국으로 전환되는 것과 관련해 “그렇다고 국가신인도가 갑자기 떨어진다거나 ‘위기’로 다룰 사안은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내년 경상수지와 관련,“원유가격 130∼140달러 수준이 지속된다면 경상수지는 적자일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채권금리가 사흘 만에 반등했다.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 포인트 오른 연 6.09%로 마감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연동된 양도성예금증서(CD)도 0.03% 포인트 상승한 5.44%로 마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세계화 급류가 불평등 양산… 국민국가의 정체성 흔들어

    두 개의 가치가 존재한다. 세계화는 오늘날 거부할 수 없는 절대가치인 것처럼 여겨진다.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유다. 민주주의는 언제나 포기할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였다. 인간적인 삶의 기초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거부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두 개의 가치가 만나면 충돌이 발생한다는 데 있다. 세계화가 가속화될수록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되고,‘민주주의 수호’를 외칠수록 세계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세계화 시대에 민주주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두 가치의 충돌은 최대의 딜레마이자 고민거리다. 이 딜레마의 깊숙한 곳으로 영국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이 파고 든다.‘시대’ 3부작(‘혁명의 시대’‘자본의 시대’‘제국의 시대’)으로 19세기를 탁월하게 해부했던 홉스봄은 어느덧 91세가 됐다. 그의 생애 마지막 책이 될지도 모를 ‘폭력의 시대’(이원기 옮김, 민음사)에서 홉스봄은 세계화와 민주주의의 이율배반적 관계를 고찰한다. 홉스봄은 다분히 비관적이다. 본질적으로 21세기는 세계화의 급류에 휩쓸려 불평등을 양산하고 있다는 게 홉스봄의 기본 시각이다. 세계화는 국민국가의 붕괴를 가속화한다. 오랜 기간 민주주의는 국민국가의 테두리 안에서 작동되는 것으로 믿어져 왔다. 이제 그 믿음은 무너지고 있다. 세계화가 국민국가의 역할을 뒤흔들면서 국민 삶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민주주의 장치들이 해체되고 있다. 세계화의 음지는 국민국가의 복지 기능을 약화시키고, 국가 구성원들의 사회·경제적 차별을 심화시킨다. 홉스봄은 지난 시기 세계화의 장애물을 제거해온 각국 정부의 경쟁적 노력이 이젠 거꾸로 개인의 불안을 자극해 세계화를 발목잡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진단한다.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홉스봄의 전망은 묵시론적이라고 할만하다. 세계화에 대한 대안이 없는 한 국민국가의 정체성은 거듭 약화되고, 그 결과 불안정이 증폭되는 현상이 되풀이될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홉스봄이 국민국가를 무조건 옹호하는 건 아니다.21세기 유일 초강대국의 지위를 잃지 않으려는 미국의 국민국가적 열망이 패권적 세계화의 형태로 표현되면서 둘은 교묘한 ‘공범’관계를 맺는다. 미국의 패권전략은 세계화로 인한 내부의 불평등을 돌파하려는 위기관리 방법이기도 하다. 국민국가와 세계화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들이 여기저기 산재한다. 현 시기 한국은 세계화와 민주주의간의 충돌이 가장 극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공간 가운데 하나다. 민주주의는 사회경제적 민주화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고, 세계화가 파생시키는 양극화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책의 해제를 맡은 김동택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는 “홉스봄을 인용하자면 검역주권과 건강권을 지키려는 촛불집회는 무차별적인 시장의 자유와 세계화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운동으로, 일국적 차원의 민주주의와 세계화가 충돌하는 지점을 잘 보여 주고 있다.”고 썼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톱싱어 김하정 옷 벗다

    톱싱어 김하정 옷 벗다

    「톱·싱어」김하정(金夏廷)양(23)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누드」가 됐다. 외국에선 흔히 있는 일이지만 우리나라 연예인으로서는 최초의「누드」로 그만큼「쇼킹」-. 단 김양은「선데이 서울」창간 3주년 기념 155호와 함께 나온 별책「선데이 펀치」에서만 최초이며 최후로「누드」가 된 것. 「누드」의 본질은 그저 아름다운 것「인기」나「돈」을 위해선 절대 안벗어 『「팬」을 위한 것이라면 나를 희생하고「서비스」할 수 있는 게 아니겠어요?「팬」이 원한다면 모든걸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용감히 옷을 벗었어요』 김양의 말. 터질듯 익은 풋과일의 향기를 뿜어주는 몸매가 매끈하다. 선입관처럼 관능적인 색감보다는 훨씬 승화된 아름다움이 흘러 넘친다. 소위 미술에서 말하는 나부(裸婦)의 아름다움. 미술에서 여인의「누드」를 신의 창조물 중에서 아름다움의 극치로 치고있다. 그러기에 오랜 옛날부터 여인의「누드」와 미술의 역사는 함께 해오고 있다. 옷을 벗는다는 것. 더욱 그것이 인기인의 경우라면 여러가지 오해가 따르게 마련이다. 혹은 떨어지려는 인기를 만회하기 위한 최후수단으로 또는 보다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등의 변칙적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김양의 경우는 그런 이유에서가 아니다. 우선 그녀는 인기를 위해 옷을 벗을만큼「슬럼프」에 빠져있지가 않다.「예그린」「뮤지컬」『살짜기 옵서예』주역이후 꾸준히 인기상승 중에 있는 김양이다. 요즈음 그녀는 또「예그린」의『바다여 말하라』에「가쯔꼬」역으로 주연하면서 더욱 착실한 바탕을 다져가고 있는 터. 그렇다고 돈을 위해 옷을 벗은 것은 더욱 아니다.「선데이서울」독자와 자기의「팬」을 위해 「정성」으로「누드」가 된 것이다. 『만약 어느 예술사진가라든가「스폰서」가 1천만원을 준다고 제의해 온대도 나는 절대「누드」가 되지는 않습니다.「누드」의 본질은 아름다움과 깨끗한 데 있는게 아니겠어요. 상업적인 거래로 자기 몸을 파는 것처럼 추하고 더러운 일이 없을 것입니다』 김양의 어조는 아주 단호하다. 결국 그녀의 말대로「팬」을 위해「서비스」한 정성이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누드」는 훨씬 돋보이고 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른다. 연예계의 인기인으로는 우리나라 최초로「누드」가 된 김양. 어떤 의미에서는 선구자적인 개척을 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막연한 이유로「터부」로 여겨오던「누드」, 그러나 미술계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아름다움의 극치로 창조되어온「누드」가 인기인에게서 첫 꽃을 피웠다. 김양의「누드」를 놓고 여러가지 화제와 논쟁이 있겠지만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서, 그리고 벗는 사람의 정신에 따라서 아름다움이 되기도 하고 추함이 되기도 하는데 김양의 경우는 아름답다는 결론을 성급히 내릴 수 있을 듯. 한국 최초의「누드」연예인이 된 김양의 고향은 전남(全南) 진도(珍島). 소금기 밴 푸른 바다물결에 살결을 익혔다. 광주(光州)「수피아」여고를 거쳐 68년 1월 가요계에「데뷔」.「사랑」「야생마」등으로「히트」곡을 연타했고 계속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160cm의 키에 52kg의 체중. 36-24-37의「퍼스널·사이즈」를 가진 김양은 자기몸 중 가장 자신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허리와「히프」라고. 옷을 벗을 때의 느낌은『마치 달나라에 가는「로케트」를 탄 기분이었어요』[선데이서울 71년 9월 26일호 제4권 38호 통권 제 155호]
  • [열린세상] 촛불과 코드 맞추려면/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연구개발본부장

    [열린세상] 촛불과 코드 맞추려면/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연구개발본부장

    미국산 쇠고기 관련 촛불시국이 크게 일렁이고 있다. 추가협상 이후 주춤하던 촛불이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장관고시의 관보 게재 이후 노동계의 참여 등으로 다시 거세지고, 정부도 관련자 구속 등 대응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촛불이 꺼지거나, 정부가 항복하거나 둘 중의 하나가 꺾여야 마무리될 것 같은 날선 정국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촛불 모두 명예롭게 정리할 계기를 찾아야 한다. 많이 지친 촛불은 물론 정부도 현 시국을 조속히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경제와 고용문제는 물론 북핵 등 중차대한 과제들을 잔뜩 안고 있어서다. 시간에 따라 일부 바뀌기는 했지만, 촛불의 본질은 안심하고, 잘살고 싶은 모든 사람들의 순박한 바람이다.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미국 쇠고기가 촉발한 건강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경제 살리기보다 더 중요했다. 이를 가장 잘 표현한 것이 “경제 살리기 전에 우리 목숨부터 살리세요.”라는 외침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지는 경쟁과 성과 압박에 심지어는 목숨을 포기하기도 하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불안이 덮친 것이다. 게다가 군대 간 자식의 급식과 남편의 회식 자리가 위험해진다고 느낀 엄마와 주부들도 함께 촛불을 들었다. 정부가 어린 학생과 주부의 삶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해소해 주지 못한 것이다. 소통이 부재한 탓이다. 이에 대한 대통령의 반성은 적절한 것이었지만, 원만한 소통의 계기가 되지 못한 아쉬움은 여전하다. 왜일까? 여러 장애요인이 있었지만 핵심은, 촛불이 삶의 질을 추구하는 데 반해 정부는 경제적 합리성과 행정의 효율성만을 따지고 있어 서로간의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 흔히 하는 말로 정부와 촛불 사이에 코드를 맞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무엇보다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 대화는 양방향성을 가지는 소통의 대표적인 형태로 대화 당사자 간에 눈높이를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이는 일방향성을 가진 설득과 다르다. 설득의 사전적 의미는 ‘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함’으로, 기자회견이나 담화문 발표가 정치적 설득의 주요 수단이다. 촛불시국에서 이를 수단으로 한 정부의 노력은 효과가 거의 없었다. 정부가 대화에 동의한다면 대화 준비를 위한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 냉각기에는 양측 어느 누구도 그리고 어떤 폭력도 도발 내지는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폭력은 대화와 상극이기 때문이다. 정부측 대화의 주체는? 대학생들과 시국토론회를 한 국무총리가 촛불과 대화를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대통령이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를 원한다면 촛불도 거부하지 못할(혹은, 않을) 것이며 추가협상, 청와대의 전면 쇄신, 개각 예정 등 대화를 위한 여건도 마련되어 있다. 신임 대통령실장의 ‘소통행보’도 여건 마련의 일환이었으면 한다. 정당들도 국회 안팎에서 대화를 지원해야 한다. 정부와 촛불 모두가 명예롭게 시국을 마무리할 수 있을 때 국회의 명예는 물론 거리의 정치에 밀려나 있던 대의정치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촛불로 상징되는 삶의 논리와 경제 및 행정논리의 충돌은 좌우 대립도 진보와 보수의 대립도 아니다.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사회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 정부에는 정책의 기획 및 집행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새로운 정책여건이 조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할 만큼 했고, 참을 만큼 참았다.’는 식의 속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념의 포로가 아니라 이념을 뛰어넘으면서 역사적 과제를 해결해 내는 정부가 진정한 실용정부다.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연구개발본부장
  • [씨줄날줄] 주창 저널리즘/박재범 수석논설위원

    엊그제 한국언론학회가 ‘광우병 파동에서 나타난 언론의 자유와 한계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언론학자들은 무엇보다 ‘뉴스보도의 객관성’에 대해 앞다퉈 쓴소리를 제기했다.“패를 지어서 같은 사안을 다르게 보도함으로써 국민을 혼동케 하는 주범” “경찰기자마저 논객이 된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 등의 따가운 지적을 쏟아냈다. 신문기자를 20여년 이상 직업으로 가진 언론인으로서 뼈아프게 들리는 얘기들이다. 학자들은 현재 언론을 주창(主唱) 저널리즘이라고 규정했다. 객관성보다는 주장을 외친다는 뜻이겠다. 과연 보도는 객관적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주관적으로 주창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언론계에서 해묵은 주제이다. 다만 한가지, 객관적 보도를 중시하는 태도는 현대적 언론이 미국에서 자리를 잡은 200여년 전부터 지금까지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를 바꿔온 저널리즘의 전통이 됐다.6하원칙에 기초해 사실(fact)을 추적한다. 보도와 논평을 명확히 구분한다. 반면 주관적 저널리즘은 부침을 거듭해 왔다.19세기의 이른바 정파지(政派紙)가 첫번째이다. 정파지는 객관보도에 밀려 퇴장했다. 그러나 물결은 다시 돌아오는 법. 대략 40∼50여년 전쯤 미국에서 다른 포장으로 등장했다. 뉴스에 주관을 섞는 형태로 주관적 저널리즘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의 대표선수가 21세기를 맞아 한국언론이 매달리고 있는 주창저널리즘이다. 이들은 사실의 정확성이나 객관성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고, 한쪽의 팩트와 논리만 옹호하는 보도태도를 보여준다. 미국에서도 초기에 상당히 강세를 띠었다. 젊은 층과 소시민 등에게 어필했다. 그러나 20여년쯤 지나 퇴조했다. 물론 객관보도만이 지고지선일 수는 없다. 부작용이 있기에 새로운 보도태도가 나타나는 것일 게다. 그러나 한국언론들이 주창에만 매달리는 건 뭔가 안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다. 그것은 주창이 언론의 본질이라면 독자의 신뢰도가 높아져야 하는데,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수년전 신문의 위기시대가 도래하면서 정파성이 뚜렷해졌으나, 신뢰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언론학자들이 주창저널리즘에 대해 질타하는 게 아닌가 싶다. 박재범 수석논설위원 jaebum@seoul.co.kr
  • “4일밤엔 촛불아기 만드세요”

    #오늘은 여러분이 시험받는 날. 침묵 행진 잘 다녀오세요. #촛불 끄려는 사람들은 9회말 투아웃 잡아놓고 홈런 맞은 사람들이죠. #깃발 드신 분들은 조직 명예 더럽히지 않도록~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가 평화적 촛불집회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사제단 총무인 김인국 신부의 ‘입심’이 집회 분위기를 한껏 화기애애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일 ‘56차 촛불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사제단을 앞세우지 않고 거리행진에 나섰다. 김 신부가 “오늘은 여러분이 시험받는 날이다. 사제단은 동참하지 않겠다. 잘 다녀오시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김 신부는 가급적 구호를 외치지 말고 침묵 속에 행진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시민들은 “신부님, 사랑해요.”라면서 김 신부에게 장미꽃을 선물했다. 김 신부는 또 “깃발 드신 분들은 조직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노조 깃발에 신뢰를 표명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총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이 다수 참여했지만 침묵의 평화행진에 동참했다. 사제단 없는 평화행진의 첫 시험대를 무사히 통과한 시민들은 노래와 춤, 기차놀이로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거리행진 뒤 서울광장으로 돌아온 시민들에게 김 신부는 “요즘 촛불을 끄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축구에서 종료 10초전 역전골을 얻어맞거나, 야구에서 9회말 투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 홈런을 맞은 사람들입니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폭소가 터졌다. 김 신부는 시민들에게 숙제도 냈다.“오늘 부부싸움을 하신 분들은 집에 돌아가시면 무조건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오늘은 거룩한 날이니 집에 돌아가면 촛불 아기 하나 만듭시다.” 시민들은 “그럴게요, 신부님.”이라고 답했다. “흥겨울수록 승리가 가깝습니다. 신명의 크기가 승리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이 자리에 이명박 대통령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폭력의 본질은 두려움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맙시다.” 김 신부의 마무리 발언을 가슴에 새긴 시민들은 모두 집으로 향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MBC시사교양국 PD측 “검찰 수사는 언론탄압”

    MBC시사교양국 PD측 “검찰 수사는 언론탄압”

    MBC 시사 교양국 PD들이 정부의 ‘PD수첩’ 수사에 대해 정면 반발했다. MBC측은 3일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의 신속 수사를 이해를 할 수 없다. 이는 명백한 표적 수사이며 쇠고기 방송과 관련한 정부의 사주”라고 주장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4월 29일 ‘PD수첩’에서 방송된 ‘긴급취재-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에 대해 명예훼손을 주장,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지난 2일 MBC 시사 교양국 ‘PD수첩’ 측에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며, 명예훼손 및 진실 규명을 위해 촬영 원본 자체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이에 대해 MBC 시사교양국 PD들은 “검찰의 수사는 부당하며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평가는 공론의 장에서 다양한 의견의 교환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문제이며, 수사대상이 될 수 없다.”며 정면 반박했다. 이어 “검찰의 이번 수사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의 편집권을 검찰이 검증하고 통제하겠다는 오만함의 발로”라며 “검찰은 정권의 나팔수가 되겠다는 것으로 명백한 과거회귀이며 언론 탄압”이라고 강한 어조로 수사 중단을 요구 했다. 이하는 MBC 시사교양국 PD 측의 입장 발표 전문 - 검찰은 ‘청부수사’를 즉각 중단하라 - 어제(7/2) 검찰이 <PD수첩>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검찰은 방송으로 인한 명예훼손이라는 본질과는 상관없는 촬영 원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명예훼손 수사를 넘어 직접 과학적 진실 규명을 하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부르짖던 검찰이 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일부 언론이 <PD수첩>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자 이례적으로 5명의 검사까지 동원하며 신속수사를 외치고 나선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수사를 의뢰한 농림수산식품부는 <PD수첩>으로 인해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주장한다.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졸속, 부실 협상으로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서도 자신들의 명예를 운운할 자격이나 저들에게 있는가?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수사에 나섰다. 설사 백번 양보해 명예훼손에 대한 수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검찰의 조사는 순수하게 방송된 내용을 토대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일 뿐, 촬영 원본을 요구하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 무리한 요구이다. 결국 우리는 검찰의 수사의도와 배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검찰은 무엇을 수사하겠다는 것인가? 지난 4월 29일 방송된 <PD수첩>의 ‘긴급취재 -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는 언론이 해야 할 사회감시 역할을 수행한 정당한 방송이다.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는 미국의 현실, 타당한 이유 없이 현저히 후퇴한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문제제기는 국민을 위한 언론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것이 언론의 정도이다. 실제 <PD수첩> 방송 후 정부는 최초 협상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재협의, 추가협상에 나서야 했다. 이렇듯 <PD수첩>의 지난 방송은 시의적절한 때에 시사프로그램의 사회적 책무를 따른 것임을 더 이상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PD수첩>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부당하다.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한 평가는 공론의 장에서 다양한 의견의 교환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문제이지 결코 수사대상이 될 수 없다. 검찰은 방송 내용에 대한 심판자가 될 수도 없고, 결코 되어서도 안 된다. 검찰이 <PD수첩>에 대한 수사를 계속한다면, 이는 앞으로 언론의 활동에 대해 검찰이 언제든지 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는 방송에 대한 검열이며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누구를 만나 어떤 내용을 취재했고 그것이 방송에 어떻게 반영되었는가를 검찰이 조사하겠다는 것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의 편집권을 언제든 검찰이 검증하고 통제하겠다는 오만함의 발로이다. 검찰이 직접 방송의 컷과 내용을 결정할 것인가? 검찰이 스스로 정권의 나팔수가 되겠다는 말인가? 이는 명백한 과거회귀이며, 언론탄압이다. 결국 검찰의 수사는 <PD수첩>을 표적으로 한 의도적 흠집 내기에 다름 아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끊임없이 국민들의 촛불에 배후가 있다고 주장하며 있지도 않은 배후를 만드는데 혈안이 되어 왔다. 그리고 결국 <PD수첩>을 지목하고 검찰에게 수사를 지시했다. 검찰은 실망스럽게도 정권의 요구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검찰이 계속해서 무리한 수사를 감행한다면 결국 검찰 스스로가 ‘표적수사’, ‘청부수사’를 일삼으며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검찰은 <PD수첩>에 대한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열린세상] 사교육은 과연 신뢰할 만한가/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 교수

    [열린세상] 사교육은 과연 신뢰할 만한가/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 교수

    몇년 전 대입논술 채점을 할 때다. 한 응시학생이 각자의 본분을 강조하며 “그러므로 우리 학생들은 학원에 열심히 다니며, 학업에 충실해야 한다.”고 결론을 맺은 답안을 본 적이 있다. 학생들이 학교교육보다 사교육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우리대학 사범대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장 존경하는 교사상 조사에서 최근 3년간 인터넷 강사 아무개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거론됐다. 이 역시 미래의 공교육의 변질을 예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사교육세대들은 이미 학원교육을 교육의 중요한 일부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새 정부의 최대과제 역시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며, 최근 발족한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라는 시민모임에서 보듯 사교육을 줄이려는 국가적, 사회적 노력은 계속되어 왔다. 그럼에도 사교육열풍이 조만간 사그라들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람은 교육정책 입안자 외에 별로 보지 못했다. 사교육의 폐해는 주로 경제수치로 다루어져서 빈부격차, 가계지출부담, 가족단절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외에 과도한 경쟁, 지나친 학업 부담 등의 문제 역시 종종 지적되고 있으나, 사적인 교육이라고 불리는 학원교습행위의 본질에 대한 비판은 매우 드물다. 즉 사교육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교육의 질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매스컴의 학원 띄우기는 말할 것도 없고,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교육의 경쟁력을 위하여 방과후에 양질의 사교육을 학교에 도입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발표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사교육의 질이 아니라 경쟁 열세에 놓일 공교육에 대해 우려했다. 진정 사교육은 양질의 교육인가? 사교육 정책의 해법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본질적으로 학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교육이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비즈니스에 있다. 비즈니스는 솔깃한 마케팅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점점 더 많은 돈을 지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이자 생존법칙이다. 이러한 학원의 상업성이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교육적인 폐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학원교습은 청소년기에 반드시 키워야 할 가장 중요한 학습능력인 학습주도성을 말살시키고 있다. 학원은 학생들이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끊임없이 “너는 내가 없으면 못살아.”를 세뇌시킨다. 밥상을 차려 먹도록 도와주기보다, 입만 벌리게 해 떠먹여 주려 한다. 평생 학습하며 살아가야 할 우리를 무능력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다. 당장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을지 몰라도, 다음 식사 때가 걱정이다. 실제로 최근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학습책임감 정도를 조사해 보면 그 수치가 심각한 수준이다. 둘째, 학원교습에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 실현되지 못한다. 현대 서구 교육의 학습은 학습자가 스스로 연구하고, 동료와 협동하여 탐구해 가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성취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학원은 이와는 정반대로 지극히 교사 중심적이고, 단순 주입식이다. 학습과정은 생략한 채 가공해 놓은 정보를 무조건적으로 신속하게 전달하는 데 주력한다.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정형화된 지식을 전달하는 인터넷 강사의 메시지를 노트에 받아 적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어,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탐구능력과 상호협력, 비판적 사고능력 등을 언제 훈련해야 할지 의문이다. 이러한 본질적인 부분외에도 학원 강사의 자격, 교육철학, 교수내용의 정확성 등 교육의 질도 심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급격히 성장한 사업일수록 속은 부실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더 이상 철저히 비공개로 운영되고 객관적인 평가도 받은 적 없는 학원교육에 무조건적인 신뢰를 주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사교육의 질에 의문을 제기할 때 사교육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 교수
  • [오디세이 서울] (1) 세운상가(하)

    [오디세이 서울] (1) 세운상가(하)

    계란을 깨뜨리지 않고 오믈렛을 만들 순 없는 노릇이다. 무릇 창조는 파괴를, 건설은 폐허를 동반한다. 이같은 창조와 파괴의 주기적 순환이 자본주의의 핵심 동력임을 간파한 인물은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슘페터였다. 그는 현대성(現代性)의 본질을 ‘창조적 파괴’란 이름으로 정리했다. 세운상가는 그 짧고도 강렬한 희·비극적 생애를 통해 ‘창조적 파괴’와 그에 수반되는 ‘허무의 멜랑콜리’를 극적으로 변주해 보여 준다. 완공 초기, 이 현대의 기념비를 향해 쏟아진 언론의 찬사는 대단했다. “하와이 알라모어를 능가하는 세계 제1의 쇼핑센터”“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보다 많은 수용인구”“서울이라는 바다에 뜬 아파트라는 이름의 배”. 전자·전기·의류·잡화 등 식료품을 제외한 거의 모든 소비재를 취급했던 상가들은 당시로선 규모 있는 연쇄점 수준에 불과했던 백화점을 제치고 제1도심 상권의 영화를 누리기도 했다. 세운상가는 최근까지도 특화된 전자상가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백화점과 할인점, 인터넷 판매의 위세에 밀려 상권의 규모는 전성기였던 1970∼80년대만 못하다. 여기에 ‘도심교통난의 주범’‘남북녹지축을 훼손하고 동·서간 도심 흐름을 단절시킨 흉물 장벽’ 등 70년대 말부터 제기된 비난이 강도를 더해가면서 마침내 건물을 헐고 녹지공원을 조성한다는 재개발안까지 나왔다. 지난 2004년 11월 발표된 서울시의 중장기 도시환경정비계획에 따르면 세운상가가 들어선 종로∼퇴계로의 남북축에는 2020년까지 종묘에서 세운상가를 거쳐 남산을 잇는 도심 녹지축이 조성되고 주변에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선다. 이같은 세운상가의 운명은 지난 2002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에 의해 청계천 복원결정이 내려지면서 예고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청계천을 남북으로 종단하는 세운상가를 남겨두고 하천을 복원한다는 것은 마당에 재래식 화장실을 둔 채 건물만 최신식으로 신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까닭이다. 결국 김현옥의 ‘창조적 파괴’를 통해 그 기초가 마련된 세운상가는 이명박이라는 또 다른 파괴자에 의해 일소되어야 할 운명에 직면했다. 중요한 것은 김현옥의 파괴가 자본축적의 기초를 마련하고 기념비적 도시를 건설하려는 당대의 필요에 부응한 것이었다면, 이명박의 파괴는 건설경기를 되살려 축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고도화된 토건(土建)국가의 요구에 복무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역사는 비극과 희극으로 두 번 반복된다.”던 마르크스의 통찰은 세운상가의 운명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김현옥이 세운상가란 무대 위에 올려진 첫번째 비극의 연출자였다면,38년 뒤 이명박은 언젠가 무대 위에 올려질 두번째 희극의 각본을 써내려 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Seoul Law] 옥션 상대 손배소는 변호사의 블루오션?

    [Seoul Law] 옥션 상대 손배소는 변호사의 블루오션?

    원고 수 14만여명에 청구금액만 1400억원이 넘는 건국 이래 가장 큰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진행된다. 회원 1800만명 가운데 1081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인터넷 경매 사이트 ‘옥션 정보 유출’사건이다. 국민의 권리의식이 강해진 데다 생존경쟁에 내몰린 변호사들이 한 사람당 50만원에서 최고 200만원까지 받게 해주겠다며 소송인단 모집에 뛰어든 결과다. 승소하더라도 원고가 받을 배상금은 ‘기대 이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변호사들은 수십억∼수백억원의 목돈을 움켜질 수 있다. 집단소송제를 도입해 불특정 다수 피해자들의 권익을 제대로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피해자는 몇십만원, 변호사는 수십억? 옥션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은 지난달 30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만 9건에 13만 120명의 소장이 접수됐다. 법무법인 상선의 김현성 변호사가 9만 7211명, 넥스트로의 박진식 변호사가 2만 2751명, 로피플의 설창일 변호사가 6752명, 백로의 백승우 변호사가 1338명 등을 각각 대리하고 있다. 김 변호사가 7000명, 박 변호사가 3000여명의 추가소송을 준비하는 등 대부분 추가 소장 접수를 예정하고 있어 전체 원고인은 최소 14만명을 넘길 전망이다. 변호사들이 제시한 배상금은 1인당 50만∼200만원. 성공보수는 배상액의 10∼30%다. 소송비용은 무료에서부터 1만∼33만원까지 다양하다. 승소시 실제 배상금은 한 사람당 7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존 개인정보 유출사건의 배상액과 옥션의 배상능력 등을 감안해서다. 반면 변호사는 이 금액에 의뢰인 숫자를 곱한 수십억∼수백억원대의 뭉칫돈을 챙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변호사 좋은 일만 시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10만명을 모은 상선의 김 변호사는 성공보수를 배상금의 20%로 약정했다. 배상금이 70만원이 될 경우,140억원이다. 승소시 배상금의 30%를 받기로 했다는 박 변호사는 “성공보수는 어마어마한 노동력과 시간이 투입되는 것에 대한 대가로 결코 많지 않다.”면서 “본질은 개인의 정보를 잘못 관리한 기업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 소속 변호사인 정혜운 과장은 “소비자원에도 1000여명의 옥션 집단분쟁조정사건이 접수됐다.”면서 “사업주가 정부에서 정한 보안기준을 준수한 상태에서 해킹당해 생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주장하면 소송에 가도 이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옥션 법률대리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이 맡고 있다. ●집단소송 도입돼야 변호사 증가로 이같은 ‘기획소송’에 나서는 변호사들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옥션에서 정보유출을 시인한 직후,10개의 소송인 모집 카페가 인터넷에 생겼을 정도다. 이 때문에 정확한 법률검토 없이 원고부터 모으겠다는 ‘법률 상술주의’라는 비판이 나온다. LG전자 사건을 맡았던 김연호 변호사는 “사회적 책무가 있는 기업들이 문제가 생기면 무작정 부인하는 실정이니 소액다수 피해자들이 권리구제 받을 방법이 없는 현실”이라면서 “집단소송제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선의 김 변호사는 “앞으로 인터넷 회원가입시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는 한편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공공기관과 사기업을 통합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IPTV 시행령에 업계 반응 제각각

    방송통신위원회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확정한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 시행령에 대해 관련 업계·단체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IPTV 종합편성 및 보도 채널에 대한 대기업 진입 제한을 자산규모 ‘10조원 미만’으로 의결한 것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은 “더욱 완화”를 주장한 반면, 언론시민단체와 통합민주당 등은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언론시민단체 “방송 양극화 초래” 이번 대기업 기준 규정은 현행 방송법 시행령의 3조원 이상보다 크게 완화된 것. 하지만 실제 대기업들은 “2002년 방송법 시행령 제정 당시 3조원은 지금의 경제규모로 환원하면 8조원 이상”이라며 “자산규모의 기준을 대폭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따르면 자산총액 3조원 이상 10조원 미만 기업은 현대백화점, 이랜드, 태광 등 36개에 달한다. 앞서 전경련은 방통위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인위적인 진입규제는 자유로운 경영활동과 사업 다변화를 통한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로막고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48개 언론·미디어 단체가 참여하는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은 “대기업 기준 완화는 방송산업 활성화가 아니라 재벌방송을 양산해 방송 양극화를 초래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실 관계자는 “본질적인 문제는 경제규모의 변화가 아니다.”라면서 “다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대해 10조원 이상 기업의 진출도 열려있는 상태에서 굳이 대기업에 종합편성·보도 채널 진입을 풀어주는 것은 방송에서의 여론을 정권친화적으로 장악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시행령 초기 논란을 낳았던 콘텐츠동등접근의 대상을 개별프로그램이 아닌 ‘채널’ 단위로 명시하고, 주요 프로그램 선정 기준으로 ‘국민적 관심도’를 빼고 ‘공익성’ 조항을 추가했다. 이와 관련, 향후 IPTV업계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케이블TV업계는 “초안의 미비점을 보완하지 못한 채 특정 통신사업자에 유리한 법령으로 의결됐다.”면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케이블업계는 “KT의 시장지배력 전이 방지를 위한 사업 부문 분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콘텐츠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콘텐츠동등접근권’ 규정도 그대로 적용됐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망 동등접근 규정과 관련해 인터넷포털 업계는 “고시 제정을 지켜봐야겠지만 대체로 만족한다.”는 분위기다. 제정안에 따르면, 전기통신설비 동등접근 대상에는 광가입자회선(FTTH) 등 IPTV를 제공할 수 있는 모든 망이 다 포함돼, 망 시설이 없는 오픈IPTV 등의 사업자에 대해서도 진입 장벽을 낮췄다. 오픈IPTV 관계자는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11일까지 온라인 의견 수렴 방통위는 시행령 제정안을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를 거쳐 이달 중순쯤 공포·시행할 계획이다. 또 IPTV법 관련 허가·회계·설비 3개 고시안에 대해 오는 11일까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위원회 전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이달 말 고시·시행할 계획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촛불 든 시민 “폭력은 극히 일부”

    정부의 고시 관보게재 강행 이후 첫 주말인 지난 28일 광화문에는 ‘일부 과격분자의 폭력시위’ 변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촛불을 든 ‘일반시민’들이 광장을 찾았다. 경찰은 자체 추산으로 이날 참가자 1만 8000여명 가운데 절반을 넘는 9500여명이 네티즌과 일반 시민, 대학생과 중·고생이라고 집계했다. 화물연대나 민주노총 노조원들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과격 시위대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 단위 참가자와 연인, 노인 등 일반 시민들이 곳곳에 분산돼 현장을 지켜봤다. 중학생과 초등생 자녀를 둔 주부 장선주(45·인천 부평구)씨는 “폭력은 분명 반대하지만, 불순 폭력세력이 시민의 대부분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러 나왔다.”면서 “정부 인사들의 강경 발언과 경찰의 과잉진압이 시민들을 자극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상 위험에도 불구하고 유모차 부대도 다시 등장했다. 7개월 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충남 온양에서 온 임미경(43)씨는 “폭력은 본질이 아니다. 그저 촛불을 더 모아 이명박 정부의 꽉 막힌 길을 열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건강한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어서 올라왔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이번 촛불이 ‘국민으로서의 자존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예술대 국악과 정호열(21)씨는 “분명 폭력적인 모습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건 시민 전체의 뜻이 아니다. 그동안 촛불이 잠잠했던 건 시민들이 정부의 협상과정을 관망했기 때문이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존심을 세우는 재협상이 있어야만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교육감 선거제 심층진단(4)] 예비후보자 서울 7명·전북 2명

    전북·서울 교육감선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전북은 다음달 23일, 서울은 같은 달 30일이 투표일이다. 예비후보들을 가나다순으로 소개한다. ●서울 7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공정택 현 교육감은 다음달 1일쯤 등록할 예정이다. 김성동(66) 후보는 경일대 총장,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등을 지냈다. 그는 “가장 깨끗해야 할 교육계가 전국 청렴도에서 3년 연속 꼴찌를 하는 등 곪을 대로 곪았다.”면서 “부패한 교육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박장옥(56) 후보는 서울 동대부중·고 교장 등을 지냈다. 박 후보는 “공교육 정상화로 학생·학부모의 고통과 부담을 덜어주는 새로운 국운융성의 원천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서울고 교장 등을 거쳐 중앙대 겸임교수로 있는 이규석(62) 후보는 “교육자 인생 30년의 경험을 되살려 숭례문처럼 무너진 서울 교육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이영만(62) 후보는 교육부 교원정책심의관, 경기고 교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부모들이 자녀 학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참담한 현실”이라면서 “후배와 후손들에게 밝은 미래를 물려줄 교육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인규(49) 후보는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막고, 한편으로 전교조 같은 이익단체가 교육개혁을 가로막는 것을 차단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장희철(55) 후보는 서울 성남중학교 운영위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장희철행정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다. 주경복(58) 후보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의장을 거쳐 현재 건국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있다. 그는 “정부와 공정택 교육감은 교육본질을 훼손하는 시장주의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교육관료들의 이권경쟁 무대로 변질된 서울의 교육자치를 혁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북 예비후보자는 2명이다. 최규호 현 교육감은 30일 출마선언할 예정이다. 원광대 법학과 교수인 송광섭(48) 후보는 익산 경실련 집행위원장·상임공동대표를 지냈다.“창의적 교육마인드를 가진 젊은 세대가 전북 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교육소비자 주권시대 개척’을 선언했다. 오근량(63) 후보는 전주고, 전북과학고 교장과 고창교육청장 등을 역임했다.“초·중·고 교원경력 40여년의 전문가로서 인재양성을 위해 열정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주말 48시간 촛불집회 폭력 격화

    주말 48시간 촛불집회 폭력 격화

    경찰이 야간 촛불집회 원천봉쇄에 들어간 29일 촛불집회는 사실상 열리지 못했다. 촛불집회가 예고와 달리 열리지 못한 것은 지난달 2일 촛불집회가 시작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경찰은 전·의경 11개 중대 1000여명과 경찰버스 30여대로 집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광장 주변을 1∼2겹으로 에워쌌다. 광장 주변에 주차됐던 대책회의와 화물연대의 무대차량를 견인해 갔고, 항의하던 시민 16명을 연행했다. 이에 따라 시위대는 명동, 종각, 동대문 등지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인 뒤 종로1가 보신각 앞에 모여 농성을 벌였다. 사전체포영장이 발부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지도부는 이날 연락이 닿지 않았으며, 대책회의 일부 인사는 농성에 동참했으나 집회를 주도하지는 못했다. 집회를 생중계해 왔던 일부 인터넷 뉴스들은 방송 장비가 물에 젖어 이날 방송을 하지 못했다. 농성에 참여했던 노회찬 전 민주노동당 의원은 “경찰이 집회와 시위를 일시적으로 해산할지 모르지만 국민 마음속의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란색 형광 염료 물대포 첫 사용 앞서 28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경찰 추산 1만 8000여명(주최측 추산 20만여명)의 인파가 모여 ‘6·10 촛불대행진’ 이후 가장 많았다. 경찰과 시민들은 전경버스를 사이에 두고 양측 모두 폭력을 동원하며 대치했다. 경찰은 시민들이 경찰버스를 흔들자마자 오후 8시50분쯤 물대포를 뿌렸고, 일부 시위대는 쇠파이프 등으로 버스를 부쉈다. 경찰이 조기 해산 작전에 들어가자 흥분한 시위대는 깃대등으로 전경버스의 유리창을 부수고 계란과 돌, 물병 등을 던졌다. 시위대는 고립된 경찰의 살수차에서 빼낸 소방호스를 인근 건물 소화전 등에 연결해 경찰에게 즉석 물대포를 쏘는 등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벌어졌다. 오후 11시50분쯤 시위대가 일부 경찰차량을 끌어내자 경찰은 본격적인 진압에 들어갔다. 전경들은 노약자와 여성 등을 가리지 않고 진압봉으로 내리쳤다. 소화기, 쇠파이프, 각목 등을 시위대를 향해 집어던졌고 진압봉과 방패를 마구 휘둘렀다. 일부 흥분한 전경들은 곤봉에 맞아 도로에 넘어진 시민에게 몰려들어 짓밟기도 했다. 전경들은 이를 말리던 시민들을 폭행했고 인도까지 올라가 시민들을 무차별로 때렸다. 일부 시위대가 휘두른 쇠파이프와 각목 등에 전·의경의 부상도 이어졌다. 한 전경은 시위대에 폭행당해 뇌진탕 증세를 앓고 있고, 한 20대 여성은 전경들로부터 집단으로 폭행을 당해 오른팔이 골절됐다. 파란색 형광 염료를 넣은 물포가 처음으로 사용됐다. 경찰 부상자는 자체 추산으로 112명, 시민 부상자는 대책회의 추산으로 300여명이다.55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밤샘 시위는 29일 오전 7시쯤 남아 있던 시민들이 자진해산하며 끝났다. ●경찰, 대책회의 간부 2명 첫 구속 한편 경찰은 서울 지하철 경복궁 역앞 기습시위 현장에서 검거된 대책회의 안진걸(35) 조직팀장과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윤희숙(32·여) 부의장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주최측 간부가 구속된 건 처음이다. 대책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80년대 군사독재를 방불케 한 폭력 경찰의 만행은 평화적인 시민을 폭력 시위자로 매도함으로써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탄압의 명분을 획득하려는 것”이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시위에 대해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 게임’이라고 했지만 지금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는 건 바로 국민들”이라고 주장했다. 김승훈 장형우 황비웅기자 zangzak@seoul.co.kr
  • 푸틴과 싸늘했던 EU 메드베데프와 통할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6∼27일 시베리아 석유도시 한티 만시스크에서 유럽연합(EU)대표들과 첫 정상회의를 가졌다. 메드베데프는 이틀간 진행된 회담에서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EU순회 회장국인 야네즈 얀사 슬로베니아 총리 등과 만나 새 동반자 협정 체결,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고 AP,AFP등이 27일 전했다. 서방과의 다자 외교 무대에서 메드베데프의 첫 데뷔란 점에서, 푸틴 이후 양측 관계의 새 틀을 세우는 자리란 점에서 이목이 쏠려왔다. 지난 5월 취임 후 메드베데프는 중국, 카자흐스탄, 독일을 방문하고 지난 6일엔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포럼에 참석해 유라시아경제공동체 소속 6개국 정상들을 만나는 등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이며 국제외교 무대에서 발판을 다져왔다. 반면 EU측은 그가 석유자원을 무기로 EU국가들을 흔들어온 푸틴의 정책에서 벗어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며 공을 들여왔다. BBC 등은 양측이 새로운 동반자 협정을 심도깊게 논의했다고 전했다. 기존 협정은 2007년 만료됐으나 EU 신규 회원국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의 거부권으로 협상이 중단됐다가 지난달 말 두 나라의 거부권 포기로 협상이 다시 시작됐다. 에너지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양측의 핵심 현안이었다. 전체 에너지의 25%를 러시아에서 공급받는 유럽은 러시아에 에너지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콧대높은 자원보호주의 탓에 애를 먹고 있다. 러시아는 도리어 유럽의 원유·가스 시장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 회담이 전세계 원유의 7.5%를 생산하는 석유도시 한티 만시스크에서 진행된 것도 상징적이다. 러시아측은 풍부한 오일머니로 선진 도시의 면모를 갖춘 한티 만시스크를 ‘달라진 러시아 위상’과 ‘경제 회복의 청사진’으로 내세우려 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하비에르 솔라나 EU외교정책 대표는 “본질적으로 큰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지만 (메드베데프가) 전임자(푸틴)와는 다른 ‘어조(tone)’를 보여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었다. 일단 외신들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측이 한단계 개선된 실용적 관계 강화의 가능성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인간의 본질 파헤치는 문화여행

    [내 책을 말한다]인간의 본질 파헤치는 문화여행

    겨울이 끝나고 새 봄이 시작될 무렵 각종 매체에서 우리의 눈을 끌어당기는 것이 있다. 유럽과 남미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카니발이 그것이다. 그 요란하고 괴기적인 변장과 마스크에 푹 빠져있노라면 ‘왜?’라는 의구심이 든다. 왜 저런 변장을 하고 저런 춤을 출까? 그저 단순한 놀이일까. 아니면 무슨 심오한 상징적인 의미라도 있는 것일까.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장치로 역사적 접근 만큼 유용한 것은 없다. 오늘날 카니발 하면 서구의 유희적이고 상업적인 문화를 떠올리지만 사실 거기엔 오랜 기원이 있다. 카니발은 인간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태초에 인간이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겨울이 한없이 춥기만 했던 원시인들에게 따뜻한 봄이 얼마나 그리웠겠는가! 그들은 봄의 징후가 나타나면 봄의 도래와 계절의 변화를 기뻐하는 축제를 벌였다. 그리고 그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표현술도 개발하였는데 변장과 마스크,‘뒤집기 관행’이 그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변하는 것처럼 카니발도 변했다. 농업적 관행이 가미되고 종교적 의미가 새겨지고 또 정치적 기능이 첨가되었다. 자본주의 시대가 되면서 카니발은 관광 상품이 되었다. 나는 서구의 카니발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책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원시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여행을 하였다. 그러나 그 긴 여행을 마칠 무렵 나는 우리 문화 속에도, 그리고 내 속에도 카니발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카니발은 자연의 변화와 흐름에 인간의 생활 리듬을 맞춘 문화이다. 거기에는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는 인간의 순수함과 겸손함이 있고, 자연인으로서 분출하는 인간의 욕망과 욕구가 있다. 카니발은 인간이 온전히 자신의 욕망과 본능에 충실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이런 의미에서 카니발은 겨울의 끝자락에서 벌어지는 서구의 특수한 축제가 아니라 모든 문화 속에 존재하는 보편적 축제라 할 만하다. 내가 카니발의 시끌벅적한 난장 속에 가장 ‘축제적인 것’이 들어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실 나는 근대화의 세례를 듬뿍 받은 ‘점잖은 교양인’이었다. 그런 내게 축제로의 긴 시간여행은 내 몸 속에 흐르고 있는 축제를 향한 욕망을 일깨운 계기였다. 이제 어느 축제에 가든 난 개의치 않고 축제에 푹 빠져든다. 그것이 나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하므로….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서구의 카니발 문화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속에 흐르는 축제를 향한 욕망을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 한길사 펴냄. 윤선자 고려대 역사연구소 연구교수
  • [기고] ‘美쇠고기’ 국가정보기구는 뭘했나/ 한희원 동국대 법학과 교수

    [기고] ‘美쇠고기’ 국가정보기구는 뭘했나/ 한희원 동국대 법학과 교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우려로 아직도 나라가 시끄럽다. 추가 협상이 타결됐다고는 하지만 미흡하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국민건강은 소홀히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데 이견이 없다. 다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국정을 마비시키는 일이 있다면 이는 합당하지 않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정치권의 역할은 별개로 치더라도 이 사태를 책임져야 할 부처는 어디일까.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은 현대사회에서는 문제의 소재를 짚어 보는 것이 적잖은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다. 쇠고기 파동에 국가 정보기구의 책무를 거론한다면 생소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국가경영 책임자들은 국가정보(national intelligence)의 본질과 책무를 잘 알아야 한다. 전통적으로 국가 정보기구는 군사안보 문제를 고유의 업무 영역으로 삼았다. 그러나 1991년 소비에트 공화국의 멸망과 함께 냉전이 종식되자 그동안 명백한 적대국을 상대로 하던 군사안보 목표를 잃고 국가 정보기구가 방황하게 되었다. 프랑스·일본 등 일부 국가는 냉전시대에도 이미 다양한 경제 스파이 활동을 통해 경제안보 분야를 개척했지만 대개의 정보기구들은 그 목표를 국가안보 수준의 치안정보 활동에 치중해 왔다. 이후 초국가적 안보위협 세력의 출현으로 테러, 국제 조직범죄 그리고 마약 분야에 대해 촉수를 넓혀 가면서 오늘날은 이들 분야도 일정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정보 활동의 전범(典範)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정보공동체(intelligence community)는 치열한 국가 생존경쟁이 전개되는 현대 글로벌 세계에서 국가 정보기구의 본령을 잘 보여준다. 활동 영역이 단순한 군사안보나 경제안보, 그리고 사회 치안안보에 국한되지 않는다. 군사안보나 경제안보 못지않게 생태안보, 환경안보 그리고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각종 질병과 전염병에 대한 보건안보 등을 국가 정보기구의 당연한 영역으로 간주한다. 이것이 바로 국가 정보기구가 한 나라의 최고 국책연구기관(think tank)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글로벌 경쟁시대인 오늘날 국가 정보기구의 역할은 단순한 군사안보나 경제안보의 차원을 훨씬 뛰어넘어 보건안보, 생태안보, 환경안보 분야에 대해서도 마땅히 소관 업무를 삼아야 한다. 결국 미국과의 쇠고기 개방 문제는 농림수산식품부나 외교통상부의 일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한 나라의 촉수인 국가 정보기구가 쇠고기 시장 개방과 관련한 국가적 이해득실의 문제와 광우병의 위험성 문제와 관련해 궁극적인 정보수요자인 대통령을 포함한 정책담당자들에게 정보제공을 했어야 했다. 이것이 정보기구의 사전적 경고기능 수행이다. 우리의 정보기구가 아직까지는 여기까지 이르지 못하였다면, 촛불 정국이 초래하였던 국가혼란의 문제를 되새겨야 한다. 지금이라도 국가안보를 수호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지닌 국가 정보기관이 진정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 쇠고기 파동 촛불정국은 국제적으로 국가의 위신을 추락시키고 국론의 분열을 초래하는 등 국가에 커다란 타격을 안겨 주었지만 국가운영 체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주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국가 정보기구가 촛불집회 주동자에 대한 뒷조사를 생각한다는 것은 전근대적인 사고로 본연의 임무도 아니다. 자국민을 상대로 하는 정보가 많은 기구는 정상적인 정보조직이 아니다. 정보학의 대부인 셔먼 켄트가 적절히 지적했듯이 전술정보가 아닌 전략정보(strategic intelligence)의 창출이 국가정보기구의 진정한 역할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한희원 동국대 법학과 교수
  • ‘무한도전’ 제작진 ‘정준하 기차사건’ 공개 사과

    ‘무한도전’ 제작진 ‘정준하 기차사건’ 공개 사과

    지난주 21일 MBC ‘무한도전-돈을 갖고 튀어라’ 편에서 방송된 ‘정준하 기차 사건’에 대해 ‘무한도전’ 측이 25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무한도전-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편은 정준하가 승객들의 양해도 구하지 않고 기차에서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며 현장에 있었던 네티즌이 ‘무한도전 제작진에 대한 유감’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25일 ‘무한도전’ 공식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제작진은 “지난 5일 서울 출발 대전행 무궁화호 안에서 진행된 무한도전의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촬영으로 객실 내의 많은 승객들에게 불편을 드린 점, 그리고 시청자들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는 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은 “지난 ‘무한도전-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특집에서 가장 모자란 놈은 저희 제작진이었던 것 같다.”며 “연기자들이 상황에 몰두해 주위의 신경을 미쳐 못 쓰는 상황에서 제작진이 더욱 친절하게 승객 한 분 한 분께 양해를 구하고 협조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해야 했는데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고 전했다. 또한 “‘사건’, ‘논란’, ‘일파만파‘ 등 과도한 이슈화로 본질이 확대해석 되는 게 가슴 아프지만 무한도전에 시청자 여러분들이 거는 기대와 평가하는 잣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더 잘 알고 있다. 이것은 지난 3년간 무한도전에 주셨던 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며 “앞으로 여러 아이템을 통해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호흡할 때는 보다 성숙하고 겸손한 자세로 촬영에 임하겠다.” 고 덧붙였다.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 사진 MBC@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방시대] ‘말을 거는 도시’를 디자인 하려면/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정책연구소장

    [지방시대] ‘말을 거는 도시’를 디자인 하려면/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정책연구소장

    서울에서 시작한 도시의 공공디자인이 지방도시로 전파되고 있다. 조만간 한국의 거의 모든 도시가 공공디자인이라는 말을 앞다퉈 사용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공공디자인 정책은 시각적 효과가 크고 다양한 분야로 파급되는 정책이다. 제대로 하자면 돈도 아주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디자인으로 보면서 상점의 간판부터 시작해 공공전화 부스, 교통 표지판, 벤치, 버스정류장, 우체통은 물론 심지어 쓰레기통까지 바꾸는 생활밀착형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이 공공디자인 프로젝트는 정부의 ‘디자인 코리아’ 정책과 맞물려 지방도시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 정책은 국토와 도시공간의 관리에 적극적으로 디자인개념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대단히 선진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아름다운 도시에 살고 싶다는 것은 모든 사람의 꿈과 희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가 인지하다시피 공공디자인이 제대로 방향을 잡기까지는 갈 길이 너무 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도시디자인에 대한 철학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도시마다 획일적인 공공디자인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저 예뻐지기만 한다고 해서 도시의 공공디자인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그 도시가 사람들에게 말을 걸 수 있도록 도시경관에 장소성을 부여하는 것이 디자인 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도시가 말을 걸 수 있기 위해서는 그 도시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깊은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탈리아의 베로나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있고, 로마에는 포로 로마노가 있으며, 한국의 남원에는 춘향이가 있다. 베로나와 로마가 다르듯 남원과 서울의 공공디자인은 서로 달라야 하고 그 ‘다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야말로 도시디자인의 본질에 가장 적합하다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문화적 접근과 함께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편안함과 행복을 추구하는 ‘살기 좋은 도시’에 대한 애정이 결합되어야 한다. 그래서 도시의 공공디자인은 궁극적으로 도시를 혁신시키는 프로젝트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의 공공디자인은 자칫 이전의 문화도시 열풍의 재판이 될 수 있다. 수많은 지자체가 10여년 이상 문화도시를 꿈꾸었지만,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도시가 만들어졌다거나 성공적인 과정을 밟고 있다는 평가는 들리지 않는다. 문화도시 정책이 전반적으로 실패한 것은 건설의 개념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유럽의 도시들은 이제 문화도시에 창조도시로 관점을 전환하고 있다. 문화도시는 도시의 문화적 자원과 예술적 기풍으로 도시의 정체성을 세우고, 이를 관광 자원화해 수익 모델로 발전시킨 것이다. 반면에 창조도시는 도시의 문화적 에너지와 예술적 창의성을 산업발전의 에너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문화도시가 보이는 것의 자원화에 집중했다면, 창조도시는 보이지 않는 것을 자원화하여 더 큰 에너지로 바꾸는 문화와 산업의 통섭(通涉) 모델인 셈이다. 한국의 도시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공공디자인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것은 창조도시의 성립 과정이다. 도시의 공공디자인에서 핵심은 공무원들이 세우는 정책이 아니라, 그 도시가 가진 문화력과 예술인들이다. 공공디자인을 성공시키고 싶거든 그 도시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를 숙고하고, 그 도시에 어떤 예술가들이 살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도시 공공디자인 사업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은 이권 사업을 파생시킬 수 있다. 공공디자인 개념과 원칙을 분명하게 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문화는 건설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정책연구소장
  • [이석록의 대입특강] 기출문제를 활용하라

    수능에 대비해 문제는 많이 풀었는데 실제 성적이 잘 오르지 않아 고민하는 학생이 많다. 왜 그럴까?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수능 출제 방향에 부합하는 양질의 문제를 풀기보다는 주변적 내용을 다루고 있는 문제들을 수동적으로 풀기 때문이다. 그러면 과연 어떤 문제를 양질의 문제라 하고, 그것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양질의 문제는 교육 과정의 정신을 핵심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면서 수능의 정신을 제대로 포함하고 있는 문항을 말한다.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문제가 바로 지금까지 출제된 수능 기출 문항, 평가원 출제 모의평가 문항, 교육청 학력평가 문항 등이다. 이 기출 문항들은 엄격한 출제와 검토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의견이 반영되고 수차례 다듬어지면서 완성도가 극대화됐다. 그런데 한 번 출제된 문제가 다시 출제될 수 있는가? 교육과정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살펴 보자. 고교 교육의 정상화와 타당도 높은 문항 출제를 위해 이미 출제된 문항이라 하더라도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핵심적인 내용은 문항의 형태, 발상, 접근 방식 등을 다소 수정하여 출제했다.(2009학년도 6월 모의평가 출제 방향) 각 영역의 본질을 다루고 있는 기출 문제는 그대로 출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변형된 형태로 다시 출제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출제 방향이다. 2008학년도 수능에서는 전년도 수능이나 평가원 기출문제와 유사하거나 다소 변형된 문항이 다수 출제되었다. 이번달 모의평가에서도 기출문제와 비슷하거나 유형을 바꾼 문항이 수리 영역에서만 5문제나 된다. 수능은 교육과정 중에서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된다. 지금까지 중요한 내용들은 거의 다 출제되었다. 그래서 실제 수능에서는 기출문제의 유형을 조금 변형하거나 내용을 확장해 난이도를 심화시킨 문제가 재구성되어 나올 수 있다. 때문에 기출문제를 기본적으로 완전 정복하는 것이 수능 준비의 출발점이 된다. 수능에서는 많은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유형을 파악하면서 개념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영역은 기출 문제를 통해 지문을 구성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특히 자주 선택되고 있는 문학 작품의 특성이 무엇인지, 문제를 구성하는 특징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리영역은 기본적인 정의나 개념을 어떻게 묻고 있는지, 문제 해결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의 특성을 정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외국어영역은 기출 문제를 통해 고정적으로 출제되는 유형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탐구영역은 예년의 문제들과 유사한 방향으로 출제되는 것이 최근 주된 경향이다. 최근 몇 년간의 문제 분석을 통해 교과마다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 보고 핵심 개념을 정리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메가스터디 학력평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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