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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행정체제 개편 공방 가열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 구성 등 행정체제개편에 가속이 붙으면서 도(道)를 ‘폐지·축소’할지 아니면 ‘확대·통합’할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일 새사회전략정책연구원과 경기개발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지방행정체제 개편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정치권의 ‘도 폐지’ 개편 구상에 대해 국회의원,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들이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정치권 주장은 기초자치 포기 하는 것” 이기수(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새사회전략정책연구원 지방센터장은 정치권의 지방행정체제개편론의 본질이 ‘도 폐지, 시·군 통합’이 아니라 ‘도 분할, 시·군 폐지’에 있다며 권경석·우윤근 의원안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교수는 “정치권의 주장은 광역통합시로 도를 분할해 역량을 축소시키고 16개 시·도를 40~70개 통합광역시로 분할, 기초지방자치단체인 시·군을 폐지하려는 발상”이라면서 “이는 도를 국가기관화해 중앙집권화를 강화하고 시·군 폐지로 기초 생활자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울산·경남 등 통합 대상 거론 이 교수는 “부산, 대전, 광주 등 광역시-도, 도-도간 통합을 통해 도의 역량과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지금 세계는 도시를 500만~1000만명 규모로 재편하고 있는데 우리는 세계화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역시-도 통합은 ▲부산- 울산-경남 ▲전남-광주-전북 ▲대전-충남-충북 등이 거론됐다. 조성호 경기개발연구위원도 “도쿄, 베이징 등 다른 나라는 주민수 1000만명 내외 규모로 경쟁 단위를 형성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광역지자체인 도는 경기도나 서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이 300만명에 미치지 못하는 작은 규모인 만큼 도를 광역시와 합쳐 존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반면 주민의 일상생활을 챙겨야 하는 시·군 규모는 너무 커 서구 평균 주민수 5000명, 일본 7만명인데 반해 우리는 20만명이 넘어 국가-도-시·군의 기능이양 등 신속한 지방분권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심익섭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도 폐지에 찬성하면서 우선 광역화된 기초지자체인 시·군 중심으로 개편해야 된다고 밝혔다. ●“주민투표 통해서 개편” 주장도 심 교수는 “중앙과 기초지자체 간 원스톱 서비스를 가로막고 있는 도는 폐지하는 게 이상적”이라면서 “다만 도 자체를 폐지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므로 초광역화한 뒤, 연방 정부적 성격을 띠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심 교수는 “초광역화된 도에 실질적인 기능은 많이 부여하지 않고 조정 역할만 하게 만드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노영민(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 부위원장)의원은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가진 행정 단계는 축소하고 구역은 광역화하는 게 개편의 기본 방향”이라며 기초지자체간 자율적 통합을 촉진할 것을 강조했다. 강주리 임주형기자 jurik@seoul.co.kr
  • 삼성 ‘빛의 TV-LED TV’ 돌풍…출시 2주만에 7000대 판매

    삼성 ‘빛의 TV-LED TV’ 돌풍…출시 2주만에 7000대 판매

     삼성전자가 지난 달 17일 처음 선보인 기존 TV와 선을 긋는 ‘빛의 TV-LED TV’가 국내 출시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LED TV(6000·7000 시리즈)가 국내 출시 2주만에 7000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밝혔다.이는 하루 500대를 판매한 것으로,지난 해 3월말 출시한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의 ‘보르도 650’이 출시 20일만에 5000대를 판매한 기록을 앞섰다.  삼성 파브 LED TV 판매 현황을 인치대별로 살펴보면 55인치가 1500대(21%), 46인치가 3100대(44%),40인치가 2400대(34%)로 46인치 이상 대형 인치 제품(4600대,65%)이 주로 판매됐다. 판매 3대 중 2대는 46인치 이상 대형 제품이었다.  55인치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인 ‘LED 7000 시리즈’가 ‘LED 6000 시리즈’보다 300대 가량 많은 900대가 팔리면서 소비자들이 55인치 대형 TV 구입시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삼성전자가 지난 달 28일 선보인 LED TV 광고도 인기를 얻고 있다.  새로운 빛의 TV의 탄생을 알리는 ‘별의 이동’편과 삼성 파브 LED TV만의 초슬림 디자인을 보여 주는 ‘핑거슬림’편이 관심을 끌고 있다.삼성전자는 향후 ‘빛의 화질’과 ‘친환경성’ 등 삼성 파브 LED TV의 특장점을 강조한 새로운 광고를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LED TV 광고캠페인과 함께 차별화된 기술력을 알리는 다양한 마케팅도 펼친다.  삼성전자는 ‘빛의 TV 삼성 파브 LED, 이 세상 최고의 빛의 축제’를 테마로 이달 21일까지 LED TV(6000·7000 시리즈) 구매 고객 중 3명(동반 1인 포함)을 추첨, 6일 일정으로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와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구단 첼시의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또 LED TV(6000·7000 시리즈)를 사는 고객에게 세계적인 디지털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작품(수련, 묵죽도, 해돋이 인상을 주제로 한 3가지 작품)이 담긴 USB를 준다.  삼성전자 한국총괄 마케팅팀장 김의탁 상무는 “기존 TV와 본질부터 다른 ‘삼성 파브 LED TV’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빛의 화질’을 선보이며 4년 연속 세계 1위의 자리를 빛낼 것”이라며“세계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은 삼성 TV를 통해 한국이 글로벌 1위의 한 주축이라는 자부심을 국내 소비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문화마당] 시민의 연극축제를 꿈꾸며/김동언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경희대 교수

    [문화마당] 시민의 연극축제를 꿈꾸며/김동언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경희대 교수

    학교에서 ‘연극의 이해’라는 교양과목 강의를 하면서 첫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보곤 한다. “여러분은 연극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이제껏 연극을 관람한 적이 한번도 없다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특별한 경우를 통해 무대에 서 본 경험 역시 거의 드물다. 그런데 이들의 답변을 종합하면 연극의 정의나 본질에 대해 별도로 설명이 필요가 없다고 느끼게 된다. 학기마다 첫 번째로 나오는 답이 대개 ‘연극은 인생이다.’, ‘연극은 삶의 축소판이다.’, ‘연극은 놀이다.’ 등이고, ‘연극은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연극은 역사다.’, ‘함께 느끼고 생각하는 사람들끼리의 예술 작업이다.’는 정도다. 표현이 조금 거칠고 설명이 늘어지기는 하지만, 보통 연극 개론서에서 언급하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범위에서 위와 같이 압축된다. 교양 과목의 하나인 ‘연극의 이해’를 수강하기 위해 학생들이 예습을 했다거나 초등학생 시절부터 입시 준비로 치달은 학교 교육을 통해 연극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춘 덕은 아닌 듯싶다. 연극의 본질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 정도가 크게 부족하지는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면 의외의 반응이 나오곤 한다. “연극을 보고 싶은가? 있다면-혹은 없다면 그 이유는?” 많은 학생들이 연극을 보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고 답한다. ‘너무 어렵다.’, ‘(영화에 비해) 관람료가 비싸다.’, ‘쉽게 접할 기회가 없다.’는 이유를 든다. 이들의 대답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문화예술 향수 실태조사’의 결과에서 공연예술 관람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시간 부족, 고비용, 관심 부족, 정보 부족, 접근성 불편 등의 결과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필자가 기획감독직을 맡아 운영하는 수원화성국제연극제의 경우를 통해 위의 두 가지 질문과 답변 사이의 간극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 수원의 연극 기반시설은 다른 지역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문적으로 연극을 하는 극단도, 연극 공연장도 드물다. 당연히 일반 시민들이 연극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간혹 있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이유 때문에 특별한 관계자들이나 몇몇 열정을 지닌 애호가들만 공연장을 찾는 수준이다. 그러니 일 년에 한 번 잠깐 연극축제를 한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연극의 관객이 늘고 수원이 연극과 문화의 도시가 될 수는 없다. 1990년대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전국 각 지역에서는 우후죽순처럼 예술축제를 비롯한 각종 축제가 생겨났다. 외형적으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연극축제 역시 참 많이 생겨났다. 그런데 왜 관객들은 여전히 연극을 외면하고 있을까? 정말 먹고사는 일이 힘들어서 돌아볼 기회조차 없는 것일까? 경제성장을 위해 발전의 구동축을 몰아오면서 여러 부작용이 뒤따랐듯 연극 역시 외형적 성장이라는 수렁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너무 어깨에 힘이 들어갔는지, 연극이 관객들을 가르치려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어떤 연결 고리로 지역민들을 생활 속에서 연극과 만나게 할 것인지, 연극을 재미있는 놀이로 활용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제 연극축제가 ‘그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지역민들이 배우로, 자원 활동가로 참여할 수 있는 판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연극이 시민 곁에서 살아 숨 쉴 수 있다. 올해 수원화성국제연극제에서는 시민연극축제가 벌어진다. 축제 속의 축제다. 어린이, 청소년, 주부, 노인들이 직접 연극 무대를 꾸민다. 지역민들의 품속으로 들어간 시민들의 연극축제가 벌어지기를 꿈꾼다. 김동언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경희대 교수
  • [장자연 사건에 비친 우리사회]찌라시의 사회학

    한동안 각종 포털사이트는 여기저기 올라오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삭제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네티즌들이 고(故) 장자연씨에게서 성접대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유력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한 추측성 글을 퍼날랐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장씨 사건은 불행한 사건의 진실규명이라는 본질을 떠나 말초적인 흥밋거리로 치닫는 등 점점 게임의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리스트에 어떤 유력 인사가 들어있을지에 관심이 더 많다. ‘피핑 톰(Peeping Tom·몰래 엿보는 사람)’의 등장이다. 통상 당사자들이 특정인을 대상으로 고소·고발한 사건은 다르지만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리스트는 ‘찌라시(사설 정보지)’ 문화와 무관치 않다. 사설 정보지는 사설업체들이 시중에 떠도는 각종 정보를 취합해 돈을 받고 증권가 등에 유포한다. 경찰은 “시중에 떠도는 찌라시와 실제 수사 대상은 20~30%밖에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사설 정보지의 무차별적인 살포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에서 ‘찌라시’는 기성 언론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대안 언론’의 구실을 한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종휘씨는 “정보가 넘쳐날수록 관건은 에디팅(편집)인데, 기존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찌라시에 의존하게 된다.”고 짚었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찌라시 문화에는 분명 사회적 관음증이란 병리 현상이 있지만 장씨 사건의 경우 경찰의 미진한 수사와 권력층의 배후설과 같은 소문이 합쳐지면서 찌라시에 관심이 몰린 것이라 단순한 사회적 관음증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같은 관음증이라도 구분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관음증은 ‘권력 없는 자들의 관음증’이라는 것이다. 원 교수는 “공권력을 불신하는 사람들이 리스트의 내용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을 비판하기보다 권력층에 대한 견제가 되지 않는 사회구조를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씨를 자살로 몰고 간 후진적 연예사업과 남성 중심적 문화에 대한 비판 없이 무조건 ‘리스트’에만 집착하는 말초적 호기심은 문제다. 하지만 리스트 자체의 폐단을 감안하더라도 가해자가 누구인지 따져 물을 정도의 문제 제기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 연예인이 죽었고, 죽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혔다. 이를 궁금해하는 것을 남의 사생활에 대한 호기심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민희 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후쿠야마 마사하루, 그가 지은 죄는… 박지성-홍영조 캡틴의 충돌… 이번엔 끝장보자 [박대출 선임기자 정가 In&Out] 진화하는 ‘검은돈’ 거래 초고속인터넷 ‘진화의 10년’
  • [김형준 정치비평] 변칙과 기형의 ‘홍길동 선거’

    [김형준 정치비평] 변칙과 기형의 ‘홍길동 선거’

    재·보궐 선거가 이제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르는 국회의원 선거인 만큼 그 결과는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역대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은 예외없이 참패했고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었다. 참여정부 시절 2004년 총선후 처음 실시한 2005년 4월30일 재·보궐 선거에서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선거구 6곳을 포함해 23대0으로 완패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선거 직전까지 여당이 야심차게 추진한 4대 개혁입법을 온몸으로 막고자 법사위를 폐쇄하고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국회 파행을 주도했다. 더욱이 대선 비자금과 연계된 ‘차떼기 정당’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지만 선거에서 압승했다. 정동영·김근태 등 우리당의 유력 대권후보들이 장관으로 차출되어 선거에 관여할 수 없었지만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 대표가 선거를 진두지휘한 것이 한나라당 승리의 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선거 주기가 일치하지 않는 한국적 상황에서 재·보궐 선거는 정부·여당을 중간평가하는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서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궐 선거를 중간 평가가 아닌 ‘경제 살리기’ 선거로 몰아간다. 경제 한파로 크게 위축된 민심도 이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길리서치가 지난달 실시한 재·보궐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는 여당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견은 48.9%. 반면 ‘경제 살리기에 실패했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자는 야당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견은 31.7%로 나타났다. 분명 이번 재·보궐 선거는 기존 양상과는 달리 변칙과 기형이 판치는 ‘홍길동 선거’로 변질되고 있다. 서자인 관계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처럼 민주당은 전혀 예상치 못한 돌출 변수로 집권당에 대한 중간평가를 중간평가로 부르지 못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민주당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이번 선거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오히려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 대한 중간 평가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핵심에 정동영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 선언이 자리잡고 있다. 당의 전략 공천 방침에 반발해 정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다는 배수진을 쳤다. 만약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가 현실이 되고, 그 여파로 전주 완산에도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동반 당선된다면, 민주당에 ’선거 참패 책임론’이 대두될 것이고, 당은 당권투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도 정 대표의 입지를 어렵게 만들었다. 지지 세력인 ‘노무현·386세력’이 줄줄이 구속돼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재·보궐 선거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측근 실세가 연계된 각종 게이트로 야당이 반사이익을 얻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반대로 전직 대통령이 연루된 비리 사건으로 여당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재·보궐 선거가 정부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으려면, ‘박연차 게이트’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정 전 장관이 모든 것을 원점에 놓고 역사와의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가 있다면 정 전 장관은 아무리 자신의 옛 지역구에서 뜻하지 않은 선거가 치러진다 하더라도 그동안 살신성인의 자세로 대여투쟁에 앞장선 당 지도부를 향해 등 뒤에서 비수를 꽂아서는 안 된다. 현 시점에서 정 전 장관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패배하더라도 승리할 수 있고, 승리하더라도 패배할 수 있다.”는 정치 역설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이젠 영혼에서 걸러진 노래 부를래요”

    “이젠 영혼에서 걸러진 노래 부를래요”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제 그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은 나이가 됐어요. 이제부터 더 아름답게 완성되고 영혼에서 걸러진 노래를 하겠습니다.” ‘그때 그 사람’,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백만송이 장미’의 가수 심수봉이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갖기에 앞서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힘겨운 삶 탈출하려 노래한 30년” 그는 1979년 1월 데뷔 뒤 10년 동안을 “지금도 가슴이 울렁거리는 두려움을 떨쳐낼 수 없었던 시기이자 환영받지 못하고 거부당했던, 꿈을 모두 빼앗긴 것 같았던 암울한 시기”라고 돌이켰다. ‘그때 그 사람’으로 데뷔 6개월 만에 정상에 올랐으나 같은 해 10월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 당시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 5공 시절에는 노래를 발표하면 박 대통령이 생각난다는 이유로 방송 금지를 당하기 일쑤였다. 그는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때 내가 어떤 상태였는지 알 수 있었고 그때는 왜 내 인생에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 싶었다.”면서 “아버지 없이 자라며 그렇게 바랐던 가정과 아이들에 대한 꿈도 다 빼앗겼다. 당시 노래가 방송 금지를 당하면서 방송국이 두려움의 장소로 느껴지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후 10년은 사랑에 실패하는 등 가정사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10년은 앞선 20년을 정리하고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며 긍정적이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깨닫게 됐다고 했다. 심수봉은 “(박정희 대통령)사건이 났던 시점부터 어떤 소명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면서 “나에겐 음악이라는 재능이자 의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힘들고 아픈 것에서, 무엇인가 나를 억눌렀던 것에서 탈출하기 위해 노래를 불렀지만 30주년을 시점으로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노래를 하겠다. 노래의 본질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기념음반 내고 국내·해외 투어 심수봉은 새달 CD 3장으로 이뤄진 데뷔 30주년 기념음반 ‘뷰티풀 러브’를 선보인다. 기존 히트곡과 함께 록 색깔이 담긴 자작곡과 통일을 기원하며 북한 가요를 개사한 노래, 우리와 정서가 비슷한 이스라엘 노래 등 신곡 4곡도 포함됐다. 심수봉은 4월25일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15개 이상의 국내 도시에서 공연하는 데 이어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로도 나갈 계획이다. 서울 공연은 6월17~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갖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성매매 靑행정관’ 케이블업체서 접대 의혹 옆집오빠형-사수형-카리스마형…최고의 리더는? 행안부 ‘인권위 축소’ 왜 강행했나 군산 주꾸미, 이때 놓치면 1년을 후회 “제주도 부속섬? 안 가봤으면 말을 마세요”
  • [장자연 사건에 비친 우리사회] 性문제 발언권 없는 여성연예인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빨리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고(故) 장자연씨를 한없는 고통으로 몰아넣고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든 동인(動因)은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경찰 조사에 따르면 장씨는 소속사를 옮기기 위해 매니지먼트사측과 교감하에 그간의 성접대와 관련된 문건을 만들었는데, 의도와는 다르게 그 문건이 외부로 유출되자 이를 고민하다 자살한 것으로 정리되는 형국이다. 이는 여성 연예인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성(性) 스캔들’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가지 않았겠느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여풍이 거센 시대라지만 성 문제에 있어서만큼 여성들의 발언권이 제한된 사안도 없다. 일반인의 성폭력사건은 말할 것도 없고, 이미지가 생명인 여성 연예인의 경우 자신이 피해자라고 해도 자신의 성 문제와 관련된 발언은 곧 사회적 매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이 유출돼 논란이 일었던 가수 A씨와 탤런트 B씨도 한동안 복귀를 꿈꾸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 이에 대해 이동연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는 “본질적으로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문화가 문제”라고 꼬집는다. “장씨 사건의 경우 자살을 함으로써 장씨의 잘못이 아닌 주변 사람들의 잘못이라는 걸 알지만 일반적으로 여성 연예인의 성 스캔들에 대해서는 ‘네가 처신을 이상하게 하니까 그런 일에 휘말리지.’라는 남성중심적 사고방식이 근저에 깔려 있고, 이런 의식이 여성들을 이중으로 압박한다.”고 말한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장씨는 계약관계에서 힘없는 피계약자로서 고통을 겪었지만 그녀가 여성이기 때문에 더욱 약자의 입장으로 간 것이고 자살로까지 몰리게 된 것”이라면서 “장씨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중된 고통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성 문제에 있어서 사회적 약자의 입장인 여성은 자신의 의견 표출을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내몰리는 상황을 맞기도 한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 약자의 경우 최후의 자기표현은 죽음밖에 없다. 기득권층은 자신의 이익이 침해당할 경우 여러 가지 반항수단이 있지만 약자는 죽음 혹은 침묵이 최후의 옵션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여성 연예인의 느닷없는 죽음 뒤에는 색안경을 끼고 비아냥대는 왜곡된 사회적 시선과 편견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김민희 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 [사설] 지부장 구속으론 YTN 사태 못 푼다

    YTN 사태가 다시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법원이 노종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을 두고 사법부마저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다.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등 회사 업무를 방해해 온 노 지부장이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지만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YTN 노조가 23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상황에서 파업을 이끌어야 할 지부장이 달아날 수 있다고 본 것은 난센스로 여겨진다.그보다는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이 아닌지 묻고싶다. 서울남대문경찰서장은 파업에 제동을 걸려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여러 요소 중에 한 요소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시인했다. 언론인이 구속된 것은 1999년 KBS와 MBC 소속 언론인 6명이 방송법 개정 투쟁을 벌이다 구속된 이후 10년만이다. YTN 노조는 낙하산 사장 아래에서는 공정보도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YTN 사태의 본질은 언론 독립의 해석을 둘러싼 갈등이란 점을 새겨야 한다.국제앰네스티는 “한국 정부가 한국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꿰맞춘 시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YTN 노조도 “우리에겐 406명의 노종면이 있다.”고 강력하게 투쟁할 것임을 밝혔다. 언론에 대한 제재가 끝까지 성공한 적이 없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정부는 최소한 노 지부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YTN 사태의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 [옴부즈맨 칼럼] 갈등진단·대안제시 더 많았으면/남인용 부경대 신문방송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 갈등진단·대안제시 더 많았으면/남인용 부경대 신문방송학 교수

    영화 ‘휴대폰’은 유명 여배우의 휴대전화 복제사건과 맞물려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보다 본질적인 소재는 사람 사이에 잠복해 있는 갈등이 우연히 폭발할 때의 위험성이다. 타인과의 갈등을 자신에게 내면화하여 발생하는 병이 바로 화병이다. 화병에 대한 기획기사 ‘화병도 치료받아야 하는 병일까?’(2월9일)는 우리 사회의 경직된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이 화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공론의 장으로서 언론은 가정갈등·사회갈등·공공갈등 등 갈등의 전반을 다양한 시각에서 진단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해 줘야 한다. 서울신문의 5080면에 게재되는 기획기사는 언론이 가정갈등 관리기능을 원활히 수행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부모봉양=가정불화, 부양 꺼리는 노인들’(2월14일)에서는 정부가 부양의 책임을 일부 분담할 것을, ‘가정 내의 갈등 은퇴남편 증후군, 외로운 부부들’(2월21일)에서는 가족과 함께하는 생활에 대한 적응을 조언했다. ‘줄어드는 제사, 늘어가는 갈등’(3월7일)에서는 제사가 만남의 장이 되도록 꾸릴 것을, ‘손자 보육 둘러싼 애환 그리고 보람’(3월14일)에서는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을 제안했다. 사회갈등의 요인이 산재하는 교육분야에서는 대입 사정관제(3월16일과 17일)와 로스쿨(3월3일과 7일)에 관련된 핵심 쟁점을 각각 2회씩 특집기사로 다룸으로써 제도의 실시에 따라 예상되는 갈등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대한 두 차례의 특집기사에선 공정성의 확보가 관건임을 지적하고, 사정기준의 제시와 속도조절을 당부했다. 특집기사에 앞서 입시부정에 휘말릴 것을 염려하는 입학사정관들을 심층취재하고(3월14일), 특집기사 다음에는 이용원 수석논설위원의 칼럼(3월19일)을 통해 입학사정관제의 실시를 만류함으로써 논의를 더욱 풍부하게 이끌었다. 그렇다면, 행정기관 사이의 갈등은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가? 행정기관 사이의 갈등은 지방자치단체와 관련된 갈등이 많은 편이었다. 지방자치단체와 관련된 사안이 주로 갈등 중심으로 보도되는 것은 자칫 지방자치제에 대해 막연하게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할 수도 있으므로 신중한 보도가 요망된다. 지자체와 정부의 갈등을 다룬 기사로 ‘금강 살리기로 지자체 골재사업 타격’(2월24일), ‘소상공인 지원 양극화, 지방은 서러워’(2월25일) 등이 있었으며, 지방자치단체간 갈등을 다룬 기사는 ‘지자체 국제대회 유치, 제 살 깎기 경쟁, 예산 낭비 우려’(3월5일), ‘인천 국립 해양대 설립추진 공방전’(3월21일) 등이 있었다. 정치권의 갈등으론 최근 활동을 시작한 ‘미디어발전국민회의’에 대한 갈등이 있다. 이 기구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표방했지만, 정당추천만으로 구성돼 결국은 ‘정치적 논의기구’가 되고 말았다. 관련 학회의 추천을 통해 중립적 인사를 포함시켰다면 명실상부한 ‘사회적 논의기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미디어 법의 문광위 상정에서 ‘미디어발전국민회의’의 출범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거의 매일 다뤘지만, 이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기사가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다만, 두 차례 사설을 통해 대기업과 신문의 지상파 방송 지분참여 허용여부에 대해 신중한 재검토를 당부하고(3월3일), 이에 대해 좀 더 강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3월4일). 언론이 갈등 진단과 대안 제시의 기능을 하는 한, 갈등을 많이 다룰수록 긍정적 결과가 기대된다. 중립적 위치에서 갈등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해당사자들이 납득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여 갈등 해결에 기여하였으면 한다. 남인용 부경대 신문방송학 교수
  • [열린세상] 기로에 선 한국 민주주의/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기로에 선 한국 민주주의/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한국의 민주주의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몇 번에 걸친 수평적 정권교체를 거쳤지만 민주적 제도의 정착과 민주적 시민의식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안정된 민주주의 발전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이미 150여년 전 알렉시스 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저서에서 민주주의는 돌이킬 수 없는 인류의 보편적 대세라고 지적했다. 그의 말처럼 한국의 미래도 민주주의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실패는 독재보다도 더 큰 위험을 가져올 것이라고 토크빌은 경고한 바 있다. 그의 예언은 파시즘과 전체주의의 등장으로 입증된 바 있다. 우리도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막연하고 안이한 생각에서 벗어나 현재 한국이 직면한 위기의 본질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정착이라는 부푼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민주주의의 요체인 정당정치 정착은 여전히 진통을 겪는다. 3김이 일선에서 물러나면 정책과 이념에 기초한 정당정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오히려 거꾸로 간다. 과거 여당 시절 특정 법안을 지지하던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야당이 되자 똑같은 사안을 두고 ‘반대를 위한 반대’에 몰두한다. 현재 여당도 뚜렷한 이유없이 반대에서 찬성으로 바뀐 경우가 있다. 정치인들의 이러한 행태는 정당의 연속성과 정당정치 안정에 크게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민주주의 교육의 모범이 되어야 할 국회에서는 폭력과 주먹다짐이 난무한다. 국회에서 진지한 토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단순화한 정치 이슈를 중심으로 포퓰리즘이 횡행한다. 조직화하지 못한 침묵하는 소수에게는 배려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떼지어 목소리를 높이는 자들에게 겁먹고 굴복하는 의회정치는 과거 독일 나치의 등장에서 보는 것처럼 민주주의의 존재 기반을 송두리째 파괴할 것이다. 법치 훼손이 국회를 넘어 전 사회적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인다. 토크빌은 권력을 비정상적으로 행사하고 불법적 지배에 무기력하게 복종함으로써 스스로 타락해 가는 인간이야말로 가장 커다란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한국 민주주의에 위기가 심화하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모든 권위는 하나둘씩 무너지고 오히려 경멸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이 권위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호도된 여론에의 맹신과 인터넷 포퓰리즘이다. 6·25전쟁과 근대화를 거치면서 한국사회는 평등의식이 성장하면서 평등화가 가속화했다. 이러한 평등의식은 개인의 선택과 책임을 강조하는 자유주의적 이념이 아니라 집단주의적 욕구와 연결되어 왜곡된 방향으로 나아간다.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려는 노력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 공천 과정을 보면 여전히 매우 실망스럽다. 주요 정당이 계파간 안배라든지 구정치인 복귀의 장으로서 보궐선거를 이용하려 한다. 보궐 선거는 새로운 제도를 시험해 보는 좋은 기회이다. 개방형 예비선거 제도를 통해서 후보를 뽑는 풀뿌리형 민주주의의 정착 노력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국가 미래를 짊어지고 나가겠다는 정치지도자들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더이상 한국의 민주주의를 ‘부랑아 민주주의’처럼 내버려 둘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과거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의 ‘억압에 의한 안정’이 ‘법치에 의한 안정’으로 바뀌도록 포퓰리즘에 편승하지 말고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엄격하게 시행해 나가야 한다. 또 건전한 민주시민 정신을 가진 국민 없는 민주주의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참신한 정치인들이 법치에 기초한 다양한 민주주의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자 적극 노력해야 할 때이다. 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美, 日의 잃어버린 10년 닮아간다”

    미국이 경기 회복을 위해 통화 정책의 최후단계 수단인 중앙은행의 ‘발권 카드’까지 동원한 데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이 19일(현지시간) “미국이(저성장 속에 공공부채가 폭증한 90년대) 일본의 전철을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먼저 환자(미국 경제)를 정확히 진단, 처방을 내리라는 주문을 했다. 앞서 18일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 C)는 민간 신용시장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6개월에 걸쳐 3000억달러 규모의 장기물 국채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었다. 아누프 싱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19일 “미국의 금융 위기가 지난 1990년대 (잃어버린 10여년 동안 정책 실패를 되풀이한) 일본이 겪었던 것과 너무도 흡사하다.”면서 “미국이 여기서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싱 국장은 “일본이 당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8년여에 걸쳐 취한 조치들을 미국은 발 빠르게 2년도 못되는 사이에 실행했다.”면서도 “그렇지만 미국이 여전히 위기의 숲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월가의 손실 상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경기 회복에 정치적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돈을 풀어도 은행을 정략적 판단에 따라 지원하면 구조조정이 늦어져 본질적인 경제회복을 지연시킨다는 경고다. 이와 함께 IMF는 내달 2일 런던에서 열리는 2차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 앞서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금융구제안이 “여전히 대상 기관의 악성 자산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집행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들 부실 금융기관을 어떻게 구제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여전히 담겨 있지 않다.”고 혹평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20일 전했다. 보고서는 정부들이 경기 부양에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추가 부양 조치를 취해야만 일각에서 기대되는 회복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한 국제공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과학, 연극을 만나다

    과학, 연극을 만나다

    국내에 과학연극이 처음 소개된 건 2002년이다. 세계적인 유기화학자 칼 제라시와 노벨화학상 수상자 로알드 호프만이 공동집필한 희곡을 김광보 연출가가 무대에 올린 ‘산소’가 그 시작이다. 과학이론과 과학자를 다루는 만큼 ‘그들만의 언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막이 오른 뒤 깨끗이 사라졌다. 학계는 물론이고 일반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모든 연극은 결국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이란 당연한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 준 것이다. 이후 ‘코펜하겐’, ‘과학하는 마음3-발칸 동물원’ 등 과학연극들이 간간이 소개됐다. 두산아트센터의 ‘과학연극 시리즈’는 그동안 소개된 해외 과학연극 세 편과 국내 창작 초연작 한 편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흥미로운 기회다. 첫 주자인 ‘과학하는 마음3-발칸동물원 편’(연출 성기웅·24일~4월12일)은 일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과학하는 마음’ 3부작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2010년 생명과학 실험실을 배경으로 젊은 과학도들의 일상과 대화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뇌 연구와 영장류 연구, 생명윤리의 문제 등 현대과학의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다. ‘산소’(김광보 연출·4월21일~5월10일)는 노벨상이 제정된 1901년 이전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면 누가 그 주인공이 됐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2001년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는 노벨상 제정 100주년을 맞아 이른바 ‘거꾸로 노벨상’ 계획을 세우고 산소의 발견과 관련된 과학자 세 명을 후보로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인다. 영국 극작가 마이클 프레인의 ‘코펜하겐’(연출 윤우영·5월19일~6월7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을 만들었던 핵물리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과학원리와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준다. 불확정성 원리로 유명한 독일 과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와 덴마크 물리학자 닐 보어를 중심으로 극이 진행된다. 극작가 배삼식의 ‘하얀 앵두’(김동현 연출·6월16일~7월5일)는 지질학, 원예학을 바탕으로 삶의 원형성과 시간의 순환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리스트 맞다면 대스타 됐을 것” 황당 칼럼

    ’장자연 리스트’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중앙일보 20일자 시론이 “리스트 공개는 사건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박문영 나라사랑문화연합 대표(전 KBS PD)는 시론에서 “리스트에 거론된 사람들의 이름을 공개하고 창피를 주어 자신들의 발언권을 높여 보려는 얄팍한 의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제2의 장자연 사태’를 막기 위한 과제로 제작 환경 개혁과 지상파 방송 환경 개선을 꼽았다.  그는 “지금과 같이 흥미 위주로 사태를 몰아가거나,다른 목적으로 자신의 죽음을 이용하는 것은 그녀가 원치 않는 일일 뿐만 아니라 고인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말미에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연예계의 고질적인 병폐가 수면 위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원론적인 환경 개선을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장자연의 죽음에 대해 “각박한 세상을 만든 우리 모두가 공범”이라면서 “죽음을 이용해 자신들의 목적을 채우려는 뜻을 가진다면 이는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라고 일침을 놓았다.하지만 이러한 비판 역시 연예계의 어두운 단면을 사회 전체에 전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시론은 ‘고 장자연씨를 두 번 죽여선 안 된다’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만약 리스트에 거론된 사람 중 한 명이라도 그녀를 도와주었다면 한국 풍토상 그녀는 벌써 대스타가 돼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항간에 떠도는 ‘장자연 리스트’가 사실이 아니고 리스트에 거론된 자들과 그녀 죽음을 관련짓기에는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치고는 너무 허술하다는 것.또 고인을 모욕하는 발언이라는 비난도 줄을 잇고 있다.이런 허술한 시론을 버젓이 지면에 게재한 중앙일보의 무책임성을 질타한 이들도 있었다.  ’이두현’이란 네티즌은 “사건의 핵심은 술 접대등 부당한 요구에 견디다 못한 신인 여배우의 사건에 대해,그에게 부당한 요구를 한 힘 있는사람과 해당 소속사를 적절히 문책하여 재발을 막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공범은 술접대,성접대 받은 사람들과 소속사 대표이지 일반 대중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또 ‘배용일’이란 네티즌은 “장자연이 대스타가 안 된 것을 보니 리스트와 장자연과는 관련성이 부족한 것이라니 이런 해괴한 논리가 있는가.”라며 “시론으로 썼다면 중앙일보의 공식 입장일텐데 상식이 있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외에도 “호기심을 이용하고 있다고요?우리 국민은 진실을 알고 싶은 겁니다.장자연씨가 하늘로 편하게 가려면,장자연씨를 자살하게 만든 실체를 최대한 밝혀야 되지 않을까요?”(함진성)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간 사람들을 밝혀내야 하는 게 옳은 이치인데 저 글 쓴 사람은 무슨 의도로 저런 궤변을 늘어놓는 건지 모르겠다.일반 대중이 그렇게 어수룩하게 보이나?”(김성채)와 같은 의견도 있었다.  반면 조선일보는 지난 18일 ‘경찰,장자연 문건 수사 속도 내라’란 제목의 사설에서 “경찰은 이번 사건을 통해 연예계의 해묵은 병폐들을 햇빛 아래 드러내 병든 부분을 확실하게 도려내야 한다.”며 “먼저 ‘장자연 문건’의 진위,그리고 그 속에 담긴 내용들의 사실 여부,특히 어떤 인사들이 문건대로 그런 자리에 있었고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신문도 지난 15일 ‘연예계 악취의 근원, 발본색원해야’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실명이 거론된 유력 인사들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해 그 실태를 소상히 밝힘으로써 연예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는 성상납 논란을 없애는 일이 경찰의 몫”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명백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신문 역시 21일자 사설을 통해 “장자연씨의 죽음은 한낱 개인적 비극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고 가해자들을 엄벌해야한다.그래야만 여성의 성을 상품화해 멋대로 유린하려는 사악한 인간들이 설 땅을 잃을 것”이라며 경찰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을 촉구했다.’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전면에 내세운 중앙일보 시론과는 대비된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대박소설 쓰는 비법을 공개합니다”

    노(老)작가가 ‘소설의 상품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아제아제바라아제’, ‘다산’, ‘원효’ 등 지금껏 무겁고 진지한 소설을 써온 작가 한승원(70)이 소설창작 안내서 ‘한승원의 소설 쓰는 법’(랜덤 하우스 펴냄)에서 ‘돈이 되는 소설을 쓰는 비법’을 공개한다. ●“억대 상금 문학상 굴러다니고 있다” 한승원은 이미 2000년 ‘한승원의 글쓰기 교실’(문학사상사 펴냄), 2008년 ‘한승원의 글쓰기 비법 108가지’(푸르메 펴냄) 등 일련의 ‘한승원 표’ 글쓰기 안내서를 냈다. 하지만 이번엔 기본적인 자세부터가 사뭇 다르다. 전처럼 실용문이 아니라 자신이 40여년 동안 몸 담아온 소설의 작법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무엇보다 ‘글은 자기 깨달음의 기록’이라며 진지한 글쓰기 자세를 요구했던 그가 ‘돈 되는 소설 쓰는 법’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두부터 그는 “(1억원, 1억 5000만원 고료의 문학상 등) 언제부터인가 세상에는 눈먼 대박들이 굴러다니고 있다.”면서 “이 책이 그 대박을 단박에 움켜잡는 데 착실하게 길안내를 할 것”이라고 밝힌다. ‘대박을 위한 안내서’답게 그는 “기존 창작론은 교수들이 이론만 중심으로 써 실용성이 떨어졌다.”면서 “구구한 설명보다 오랜 시간 직접 창작을 해오며 겪은 현장의 고민과 그 풀이법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 말대로 재미있는 이야기의 구성법, 흥미로운 소재 찾는 법 등을 차근차근 경험에 비춰 설명한다. ‘신춘문예용 작품’이란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신춘문예 당선작인 ‘목선’의 창작과정을 예로 든다. 산골 초등학교 교사 시절인 1967년 9월 그는 머리를 박박 깎고 학부모나 동료교사들도 멀리한 채 숙직실에 박혀 소설쓰기에만 몰두했다고 고백한다. 소재는 고향에서 경험했던 김 양식으로 정했고, 나무배를 여인으로 상징화하고자 했다. 덧붙여 ‘목선’의 서두와 결말, 문장 구성 원리까지 친절하게 소개한다. ●베스트셀러 문체·소재 등 분석 소설 쓰기 각론에 들어가서는 ‘대박이 난’ 작품을 사례로 설명한다. 김훈의 ‘칼의 노래’와 ‘남한산성’으로 묘사적 문체와 소설의 역사인식을 설명하고,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로 참신한 시각을, 김별아의 ‘미실’로 소재의 중요성을 강의하는 식이다. 소설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국소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해 왔는지 등 기본적인 내용도 다뤄 온전한 소설작법의 모습을 갖추려 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창녀와 소설가는 모두 상품”이라고 말한다. 신진작가가 이런 소릴 했다면 뺨맞을 일이지만, 존경받는 원로급 작가의 이야기니 끝까지 진의를 살펴볼 일이다. 그는 소설을 비롯한 문학이 지금껏 제도권 안에서 예술성만을 강요받아 입지가 좁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역으로 소설의 상품성을 강조하는 것이 스펙트럼을 넓히는 길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입학사정관제 심층보도를”

    “입학사정관제 심층보도를”

    서울신문 제27차 독자권익위원회가 18일 오전 7시30분 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독자권익위 김형준(명지대 정치학 교수) 위원장과 이문형(산업연구원 연구위원)·박연수(소방방재청 차장)·권성자(책을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박용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수석 부회장)·이청수(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수석전문위원)·홍수열(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이영신(이화여대학보사 편집국장) 위원이 나와 일자리 나누기와 교육현안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다. 서울신문 노진환 사장과 편집담당 김명서 상무·염주영 멀티미디어본부장·편집국 임태순 부국장·박현갑 사회부 차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균형감 있는 교육 기사 돋보여” 위원들은 입학사정관제 등 교육현안에 대한 기획기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심층적인 분석을 요구했다. 박연수 위원은 “서울신문의 교육기사 논조가 한쪽의 이데올로기에 치우치지 않는 점이 돋보였다.”면서 “미국의 입학사정관제를 심층취재, 소개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조 위원도 “교육의 본질에 접근한 기사들에 높은 평가를 내리지만 정부의 단기 처방적인 일회성 정책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도 짚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입학사정관제의 경우 획일화된 고교교육 현실에서 효과가 반감되고 기여입학제로 변질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집중조명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위원들은 매주 교육면에 실리는 총장초대석에 대해서 대입 정책이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맞춤형 정보를 들을 수 있는 좋은 코너라고 평가했다. 또 새 정부 출범 이후 들어서고 있는 자립형사립고, 마이스터고 등 다양한 학교를 소개해 교육수요자들의 정보갈등을 풀어주기를 당부했다. 권성자 위원은 “교육 관련 기사 중 지난 11일자 이야기체로 쓴 ‘알코올성 간질환 청소년 5만명’기사를 감명깊게 읽었다.”면서 “새로운 기사쓰기 방식도 그렇거니와 학업 외의 교육문제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반가운 기사였다.”고 말했다. ●“일자리 나누기 분야 기사 보강을” 일자리 나누기에 대해서는 단기처방인 인턴제 등의 확대보다 장기적인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문형 위원은 “일자리 기사의 절대적 양도 부족하거니와 외부전문가의 칼럼 등도 부족했다.”면서 “이 분야에 대한 사설도 자주 지면에서 만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영신 위원은 “지난 7일자에 실린 ‘입시지옥 벗어나니 취업지옥’ 기사는 대학 취업 현장을 발로 뛰어다닌 흔적이 많아 좋았다.”면서 “정보가 되는 고시면 등은 그래픽을 보강해 더욱 구직자층 독자에게 어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본지의 연중기획 ‘나눔 바이러스’는 기사 게재량을 일정하게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이용원 칼럼] 입학사정관제 한국에선 어렵다

    [이용원 칼럼] 입학사정관제 한국에선 어렵다

    이달 들어 각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신입생 수를 크게 늘리겠다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발표했다. 그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나는 엉뚱하게도 고려대가 200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특목고 학생을 우대했다는 의혹을 기억에서 끄집어내게 된다. 입학사정관제 확대와 ‘고려대 수시모집’ 의혹이 어떻게 연결되기에 두 가지는 쌍둥이처럼 항상 기억 속에 붙어다니는 걸까. 고려대가 지난해 치른 수시 2-2 일반전형에서 일반고 학생은 내신 1∼2등급짜리도 떨어진 대신 외국어고 학생은 7∼8등급이 합격한 사실이 ‘고려대 의혹’의 핵심이다. 학교가 사전에 공지한 대로 내신(교과영역) 90%에 비교과영역 10%를 적용했다면 이같은 결과는 나올 수 없으므로, 학교 측이 고교등급제를 적용해 외고 학생들을 우대했다고들 보는 것이다. 여론에 떠밀려 이 의혹을 조사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달 고려대 입시 전형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고려대 또한 국민을 납득시킬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 채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고 있다. 하지만 ‘고려대 의혹’은, 전국 16개 시·도교육위원들로 구성된 전국교육자치발전협의회가 그저께 고려대를 상대로 수시에서 떨어진 학생 1인당 1000만∼3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냄으로써 법적 판단을 받게 됐다. ‘고려대 의혹’ 사건은 입학사정관제가 이 땅에서는 성공할 수 없는 현실을 뼈아프게 보여준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대학의 신뢰성’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입학 기준에 관한 우리 국민의 이중적인 의식 문제이다. 고려대는 자타가 공인하는 명문 사학이다. 그 고려대조차도 스스로 내건 합격 기준을 제대로 지켰다고 국민 앞에 자신 있게 설명하지 못한다. 따라서 국민은 고려대 수시 합격생이 실력이 뛰어난 학생인지, 단지 집안 좋고 돈 많은 집 아이인지 구분할 수 없다. 하물며 ‘전통 명문’인 고려대도 내신과 비(非)내신 성적을 배합한 입시에서 국민 신뢰를 얻어내지 못했는데, 성적은 제쳐두고 ‘잠재적 성장 가능성’만을 평가한다는 입학사정관제 하의 선발 결과가 국민에게 받아들여질까. 입학사정관제를 일반적으로 시행해도 좋을 만큼 이 땅의 대학들은 투명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허울 좋은 명목 아래 학교측이 원하는 조건대로 신입생을 뽑는다면 그것은 고교등급제에 기여입학제까지 허용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 혜택은 사회 지도층과 부잣집의 자녀에게 돌아갈 터이고, 공부에 목매온 가난한 집 수재는 상대적으로 손해볼 수밖에 없다. 우리 국민정서 또한 입학사정관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고려대 의혹’의 본질은 학교 측의 불투명한 선발 과정에 있지만, 이에 의문을 제기한 논리는 ‘왜 (내신) 성적 좋은 학생이 떨어져야 하는가.’이다. 겉으로는 점수순으로 아이들을 줄세우는 입시제도가 잘못됐다고 외치면서도 잠재의식에서는 (숫자로 된) 점수야말로 당락의 유일한 기준이 돼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반에서 1등 하는 내 아이가 20등 하는 옆집 아이와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응시했는데 창의력이 뛰어난 옆집 아이만 붙어도 승복하는, 그런 사회가 돼야 입학사정관제는 정착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사회적 강자를 위한 또 다른 편법으로 작용해 교육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는 수단이 될 뿐이다.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장화,홍련’, 美리메이크 성공이유…할리우드는 왜?

    ‘장화,홍련’, 美리메이크 성공이유…할리우드는 왜?

    김지운 감독 영화 ‘장화, 홍련’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인 ‘안나와 알렉스: 두자매 이야기’(미국 상영 제목 The Uninvited)가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다.지난 2월 전미 2344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안나와 알렉스: 두자매 이야기’는 개봉 첫 주 1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전미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신인급 배우들과 신인감독, 비교적 저예산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한국원작으로는 최고의 흥행 성과인 셈이다.할리우드는 왜 한국 고전공포에 매료됐을까? ‘장화, 홍련’은 웰메이드한 소재에 장르영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싶었던, 영화 ‘링’ ‘맨인블랙’ ‘글라디에이터’ ‘마이너리티 리포트’ 공동제작자 월터 F 파커스와 로리 맥도널드의 시선을 붙잡았다.프로듀서 워터 F 파커스는 “할리우드에서 공포영화는 저예산 장르로 치부돼 왔지만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헌팅’, 로만 폴란스키의 ‘악마의 씨’, 윌리엄 프리드킨의 ‘엑소시스트’, 브라이언 드 팔마의 ‘캐리’ 등 거장 감독들의 걸작들이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며 “우리는 ‘장화, 홍련’에서 그런 공포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제작자 월터 F 파커스와 로리 맥도널드는 ‘장화, 홍련’ 리메이크 결정 이유와 흥행 성공 이유로 시대와 문명을 넘어선 고전의 힘과 할리우드 최강의 제작진을 꼽았다.엄마의 죽음이라는 근원적 비극과 집안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공포는 시대를 초월해 누구나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어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엄마를 잃은 10대 소녀들의 눈에 비친 계모라는 새로운 가족에 대한 윤리적 불신이 그 뿌리에 있는 것이다.가족 구성원간의 비극이 주는 가장 본질적인 두려움과 죄의식이 흥행의 뿌리라면 ‘장화, 홍련’의 현대적 스타일과 구성은 두 번째 이유다. 죄와 벌이라는 고전의 단선적 구조를 현대적으로 각색, 새로운 미스터리와 반전의 매력을 살렸다. 윤리적 죄의식과 공포라는 고전의 단순함을 새로운 지적 호기심과 흥미의 영역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뛰어난 미적 효과 역시 21세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다.하지만 김지운 감독 스스로 자신의 ‘장화, 홍련’과는 다른 작품이라는 증언을 했을 만큼 ‘안나와 알렉스: 두자매 이야기’는 새로운 이야기와 결말로 충격을 안긴다. 할리우드 제작진이 주목한 부분은 가족 내에서 10대의 보수적 윤리의식과 현대의 병리적 심리현상으로 알려졌다. 오는 4월9일 개봉될 예정.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시론] 김정일 후계구도 제대로 보려면/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김정일 후계구도 제대로 보려면/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 난해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설 이후 북한의 후계구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정일의 후계에 대한 논의는 ‘누가 후계자가 될 것인가.’라는 인물 문제로부터 ‘김정일 이후의 북한은 어디로 갈까.’라는 체제 문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유일지배, 현대판 세습봉건제, 일원론적 이데올로기 지배, 전체주의적 독재 등의 성격을 모두 포함하는 북한체제의 속성 상 새로운 통치자에 대한 문제로 관심이 집중될 수는 있다. 그렇지만 대북 및 통일 정책을 세우고 또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려면 인물 문제보다는 체제의 문제를 보다 체계적이고 심층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북한 같은 1인지배의 전체주의 독재체제의 경우에도 통치자의 변화는 체제의 본질문제와 직결된다. 따라서 후계구도에 대한 논의는 지도자, 제도(체제운영), 정세 환경 등 여러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지도자 측면에서 보면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져온 북한 지도자의 성격을 살펴야 한다. 극단적 개인지배의 북한체제에 적용할 수 있는 지도자의 성격으로는 전제군주(prince), 독재군주(autocrat), 예언자(prophet)적 군주, 폭압군주(tyrant) 등이 있다. 전제군주는 국가를 자기의 사유물로 생각하며, 소수 충성파들의 선호 경쟁을 유발하여 권력을 유지한다. 그는 어떠한 권력의 도전자도 허용하지 않는다. 독재군주는 권력을 타인과 나누지 않으며 오로지 명령과 지시뿐이다. 국가기구는 명령 집행도구이며 당료와 관료는 그의 종복이자 에이전트다. 예언자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사회를 재구성하려 하며, 그가 내세우는 비전은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폭 압군주는 개인지배의 가장 나쁜 형태다. 권력은 지배자의 충동에 따라 행사된다. 체제는 불확실하고 잠재적 불안정성이 존재한다. 김정일을 이에 대비해 보고, 아들 중 누가 이런 지도자의 성격을 이어받을 수 있겠는가를 판단해 보자. 제도의 측면은 현 북한의 당-국가체제의 핵심 운영시스템을 파악하는 것이다. 김정일의 권력은 어떤 독재자보다 압도적이지만 김정일 혼자서만 체제를 이끌지는 않는다. 김정일 비서실, 당 조직지도부, 국방위원회, 군부 등 북한체제를 지탱하는 핵심 제도들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세밀히 추적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주의 독재의 리더십 변화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파벌(factionalism)이 북한에서 어떠한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를 살필 수 있다. 체제를 뒷받침하는 ‘선군정치’와 같은 이념구조가 유지되는 신민(臣民)적 정치문화의 변화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김정일의 북한은 현재 개인적 지도력에서 제도적 지배라는 상황에 더 의존하기 시작했다. 파벌도 이런 상황에서 더 구체화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세 환경에 대한 분석이다. 북한의 경제 사정이야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지만, 북한사회 저변에서부터 일고 있는 기존체제의 이완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 중국의 대북정책과 북한 주변국과의 관계도 북한의 후계구도를 보는 데 지나쳐서는 안 될 요소이다. 북한 핵심 우방의 대북정책은 현 북한체제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김정일 이후의 후계구도를 북한체제 전체의 변화 방향이란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佛 베르나르 데스파냐 교수 종교계 노벨상 템플턴상 수상

    ‘종교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템플턴상의 올해 수상자로 프랑스 한림원 회원이자 물리학자인 베르나르 데스파냐(87) 교수가 선정됐다고 16일 존 템플턴 재단이 발표했다. 재단은 생명체의 영적 수준을 확인한 그의 연구 업적이 인정됐다며 “그는 과학이 존재의 본질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데스파냐 교수는 오는 5월 영국 왕실인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100만파운드(약 20억원)의 상금을 받게 됐다. 템플턴상은 ‘살아 있는 월스트리트의 전설’로 불리는 미국 태생의 금융인 존 마크 템플턴이 과학과 종교 간의 이해 증진을 위해 창설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사회복지와 복음 전파, 남북 화해 등에 기여한 공로로 고(故) 한경직 목사가 1992년 이 상을 수상했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법부 인적쇄신 뇌관되나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압력 의혹이 여야간 정쟁을 넘어 전·현 정권 사이의 보·혁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신 대법관의 자진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민주당은 정작 신 대법관의 이메일에 등장하는 이용훈 대법원장이나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의 연루 의혹이 확대될까 안절부절하는 모양새다.반면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 들어 임명된 신 대법관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진보 진영의 공격”이라며 ‘색깔론’까지 거론하면서도 비교적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때문에 여야가 서로 엇갈린 셈법을 하고 있다는 말이 정치권 곳곳에서 나돌고 있다. 표면적으로 여야는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는 원칙론을 앞세우고 있지만 속으로는 ‘사법부 인적 쇄신’이라는 폭탄이 터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민주당 내부에선 자칫 신 대법관과 관련된 의혹이 참여정부 때 임명된 사법부 수뇌부로까지 불똥이 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신 대법관이 지난 10일 대법원 진상조사팀 첫 출석일에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무언가 중요한 결정을 내리려 하다가 다음날 다시 조사에 응한 사실을 놓고 속사정이 무엇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신 대법관이 용퇴를 결심하고 윗선에 사퇴의사를 밝혔다가 어떤 이유 때문인지 만류를 당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지난해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참여정부 당시 임명된 대법원장이나 헌재소장 등에 대한 인적 쇄신 문제가 거론됐던 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실화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곁들여지고 있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12일 당 안팎의 우려에 대해 “안 그래도 여러 소리를 듣고 있다. 하지만 설마 정부와 여당이 그렇게(사법부를 흔들려고)까지 하겠나.”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도 “이명박 정부가 모든 현안을 게임논리로 풀려고 하다가 나라를 곤경에 빠뜨렸는데 사법부 문제까지 게임논리로 풀어가려 한다면 굉장히 위험한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이날 당 제1정조위원회 주최로 열린 촛불재판 개입 사건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신 대법관은 스스로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히 처신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란 것을 자각해야 한다.”며 거듭 신 대법관의 조속한 사퇴 결단을 촉구했다. 신 대법관의 사퇴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길 바라는 민주당 내부의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읽혀진다.여야의 엇갈린 셈법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인은 “사법부의 문제를 정치적 잣대로 판단해선 안 된다.”면서 “사법부 문제는 사법부 스스로 풀어가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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