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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의 직장’ 금융권 이렇게 뚫어라] 보험·카드사 입사전쟁 승리하려면

    [‘꿈의 직장’ 금융권 이렇게 뚫어라] 보험·카드사 입사전쟁 승리하려면

    보험과 카드 분야는 올 하반기 채용의 문이 그리 넓지 않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삼성, 한화, NH농협생명만 신입사원을 뽑는다.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삼성·동부화재, 현대해상, LIG·롯데·NH농협손보 정도다. 카드 업계도 삼성·현대카드만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다. 비씨·롯데·하나SK카드가 곧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선발 인원은 각 10명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신한카드는 채용 계획이 불투명하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뽑을 계획이 없다. 채용문이 좁아진 상황에서 보험·카드사 지원자들은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 서울신문이 26일 각 금융사의 인사 담당자들에게 물어본 결과를 종합하면 보험사는 ‘인성’을, 카드사는 ‘트렌드’와 ‘창의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보험은 위험에 대비하는 상품이면서 장기 계약이 많다. 보험회사 직원들은 다양한 고객 및 보험설계사 등과 수시로 교류해야 한다. 훌륭한 인성을, 그중에서도 신뢰감을 최고의 가치로 꼽는 이유다. 삼성화재 인사 담당자는 “보험업은 제조업과 달리 한 번의 실수가 고객과 회사에 큰 손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최근 들어 면접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여러 명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면접보다 면접자 1명에 면접관 2명이 30~40분간 만나는 방식을 쓴다. 현대해상은 올해 자기소개서를 통한 심층질문 면접을 도입했다. 자기소개서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현대해상 인사 담당자는 “다양한 경험을 제시해 이를 직무와 구체적으로 연관짓는 게 좋다”고 말했다. LIG손보 인사 담당자는 “기존 합격자의 자기소개서를 그대로 옮겨 작성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인사 담당자들은 면접에서 최대한 진정성을 보이고 과장된 모습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별 생각 없이 한 작은 행동에도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농협손보 인사 담당자는 “대기 장소에서 불성실한 모습은 지원자가 평소 불성실하다고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대기 장소에서도 정숙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량소비 사회의 첨단을 걷는 카드사들은 소비패턴의 변화 등 트렌드 파악 능력과 창의성을 다른 업종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카드업의 본질은 마케팅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고종훈 하나SK카드 팀장은 “카드사는 상품 기획과 출시, 마케팅 업무가 많은 만큼 고객과 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는 항목은 창의성과 분석력”이라고 밝혔다. 조직 내 인화도 중요하다. 인사 담당자들은 업무를 빠르게 익히면서 개성이 지나치게 강한 지원자보다는 차라리 업무 적응은 더디더라도 조직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지원자를 원하는 편이다. 윤성목 비씨카드 차장은 “신입사원의 업무 적응도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종화 신한카드 부부장은 “‘스펙’(각종 공인 자격증 등)을 쌓는 것도 좋지만 신한카드에 관심을 꾸준히 갖고 금융인으로서의 잠재역량을 기른다면 자연스럽게 입사 준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복지공약 축소, 장관 사퇴보다 靑 해명부터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이 이번 주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대선 공약은 곧 발표될 새해 예산안에서 기초연금 외에도 일부가 수정 반영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정 형편 탓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복지공약 후퇴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되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의원총회에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퇴설과 관련해 “기초연금을 후퇴시키고는 진 장관이 속죄양을 자처하면서 물타기를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진 장관은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내면서 기초연금 공약 세부안(案)을 마련하는 데 중심적 역할을 했다. 그가 사의를 표명하는 것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내년 서울시장 선거보다는 핵심 복지공약인 기초연금의 축소 시행 발표를 앞두고 정치적 책임을 지기 위한 차원으로 여겨진다. 본질적 문제는 복지공약이 재원을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적 한계에 다다랐다는 사실이다. 박 대통령의 복지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 평균 27조원씩, 5년간 135조원이 들어간다.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노인복지 지출 비중은 1.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8%)의 4분의1에 불과하다. 노인빈곤율은 45.1%로 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공약의 선의는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공약대로 이행하려면 대통령 임기 동안 60조원이 들어간다. 그러나 정부가 확보한 총예산은 34조원으로 대선 공약보다 축소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국민행복연금위원회안(案)대로 시행한다 해도 9조원가량 부족하다. 이쯤 되면 ‘증세 없는 복지’ 실행을 위해 공약을 수정하든, 공약 고수를 위해 증세를 하든 선택을 하는 게 불가피하다. 경기가 살아나 세금이 많이 걷히면 좋겠지만 세계 경제 여건은 녹록하지 않다. 재계는 지하경제 양성화에 따른 고강도 세무조사로 바짝 엎드려 있다. 올해 7월까지 국세 수입은 8조원 가까이 줄었다. 경기 관련 세금인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감소 탓이 크다. 쥐어짜기식 세무조사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봐야 한다. 청와대는 진 장관 사퇴설과 맞물려 제기된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한 여론 흐름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불편한 진실’ 앞에 서 있는 셈이다. 새해 복지예산은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할 게 확실시된다. 복지는 한 번 늘리면 되돌리기 어려운 속성이 있다. 최대한 신중히 추진해야 할 이유다. 진 장관의 사퇴로 복지공약의 축소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 박 대통령은 진솔하게 국민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불가피한 정책 변경에 대해 사과를 하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 [北 이산상봉 연기]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 주도권 노린 ‘전략적 떼쓰기’

    [北 이산상봉 연기]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 주도권 노린 ‘전략적 떼쓰기’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나흘 남겨두고 지난 21일 돌연 연기를 통보한 것은 금강산 관광 재개가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불만과 남북관계 주도권을 틀어쥐어야 할 필요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성명을 통해 상봉행사와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 연기 방침을 밝히며 표면적으로 내세운 명분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사건이다. 남측이 이른바 ‘진보민주인사’들을 상대로 ‘마녀사냥극’을 벌이고 있는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는 정상적인 대화와 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 의원 사건을 내세운 이유와 관련, 전문가들은 “남북관계의 판을 흔들기 위한 ‘끼워넣기식 명분’일 뿐 실제 속내는 다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 의원을 비롯한 이른바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구성원들을 두둔하며 최소한의 연대감, 유대감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만 상봉 행사를 뒤집어엎을 정도로 본질적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실리를 중요시하는 집단”이라며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협의 진전을 압박하는 문제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 의원 문제를 거론하며 속내를 감춘 것은 관광 재개 등 실리를 위해 이산가족 상봉 약속을 깼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실제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왔다”면서 “첫 번째가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도저히 묵을 수 없는 숙소를 제안한 것이고 두 번째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경질을 요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상봉 대상자 명단을 모두 교환할 때까지 뜸을 들이다 상봉 행사 직전에야 연기를 통보한 것 역시 고도의 전략적 계산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일찌감치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한 달 정도 뜸을 들여가며 개성공단이 정착되는 것을 본 뒤 반인도적이고 파렴치한 전략적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실리를 챙긴 뒤 금강산 관광에 대한 남쪽의 태도를 지켜보며 저울질하다 아쉬울 게 없다는 판단이 들자 결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다만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원한다면 우리 측이 제의한 대로 다음 달 2일 관련 실무회담을 갖고 서로의 입장을 들어본 뒤 판을 깨도 늦지 않았을 것이란 점에서 의문은 여전하다. 게다가 이산가족 상봉 연기는 남쪽의 대북 여론을 더욱 악화시켜 결과적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를 멀어지게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 내 강경파가 국면 전환을 시도, 정책에 혼선이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 의원 사건을 계기로 북한 강경파가 목소리를 다시 높였을 공산도 적지 않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끝난 뒤 얼마든지 제대로 된 명분을 쥐고 할 수 있는 게 많았을 텐데 북한의 정책 결정 시스템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靑·與·野 3자회담 이후] 새누리 추석 뒤 ‘단독 국회’ 목소리

    여·야·청 3자 회담 이후 새누리당에서는 한발 멀어진 정기국회 정상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단독 국회 카드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17일에는 민주당이 청와대와 충돌하며 정기국회 보이콧 의도까지 내비치자 새누리당은 더욱 조바심을 내고 있다. 당장 추석 이후 결산안 처리는 물론 대정부질의·국정감사, 주요 민생 법안 심의, 새해 예산안 심의 등 정기국회 주요 일정이 줄줄이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고 “투쟁과 강요로 일방의 의사를 관철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에 어제의 결론적 태도를 정중히 재고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당 일각에선 “더 이상의 국회 파행은 국민에게 면목이 없는 일인 만큼 연휴 이후 단독 일정이라도 강행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시를 쓴다는 목표 있기에 절망 안해”

    “시를 쓴다는 목표 있기에 절망 안해”

    ‘숭고한 노이로제’는 낯설고 불온한 책이다. 책보다는 책의 형태를 띤 실험 예술에 가까워 보인다. 쪽수 표기도 없다. 쪽마다 서체도, 활자의 크기도 다르다. 새빨간 배경 위에 인쇄된 ‘白日夢’이라는 제목의 글은 상하 좌우가 바뀌어 있다. 콜라주처럼 삽입된 이미지가 불러일으키는 감정은 쾌(快)보다 불쾌에 근접한다. “우레탄 군홧발로 팔각궁륭형 천장을 마구 돌아다닌다”, “인간은 외롭고 의롭고 야해야 한다” 같은 난해한 문장들이 적혔다. 이런 문장도 있다.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일은 제정신이 아닌 짓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다.” ‘성귀수 내면일기’라는 부제가 붙은 ‘숭고한 노이로제’는 말 그대로 성귀수(52) 시인의 내면을 옮겨 놓은 책이다. 시인이기도 한 까만양 출판사의 신종호(49) 대표가 처음으로 내놓은 ‘내면일기’ 시리즈다. 지난 12일 서울 창천동의 한 카페에서 시인과 함께 만난 신 대표는 “가장 순수한 모습을 위해 자기검열 없이 사유와 상상력의 극한을 분출하고자 한다”고 책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내면’은 에세이 등의 형식을 통해 보기 좋게 정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폭발하듯 분출된 내면의 모습은 난삽하고 불편하다. ‘숭고한 노이로제’는 언어와 이미지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그것들과 불화하고 긴장하면서 규범적 한계에서 부단히 멀어진다. 시인은 이 책을 두고 “자기를 정의하고 규정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일상성과 규범을 초월하려는 것이 노이로제라면 진정한 노이로제의 본질은 숭고하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1991년 ‘문학정신’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2003년 ‘정신의 무거운 실험과 무한히 가벼운 실험정신’이라는 시집을 발표했다.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 전집과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 조르주 심농의 추리 소설 등을 한국어로 옮기고 지금은 마르키 드 사드의 전집 번역을 준비하고 있는 불문학 번역가이기도 하다. ‘숭고한 노이로제’는 그가 아르센 뤼팽 홈페이지를 만들어 ‘성귀수 작전실’이라 이름 붙인 공간에서 2004년부터 기록한 글들을 묶은 책이다. 그가 “몇 번이나 그만두려는 생각도 들었다. 발가벗는 것 같았다”면서도 이 책을 만든 이유는 뭘까. 책의 말미에 시인은 “존재의 오지랖일랑 집어치우고, 자네 속에 용쓰는 코모도 왕도마뱀과의 사투에 사활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적는다. “크게 보면 책에는 삶이나 감정, 욕망에 관한 글이 있고 시와 미학에 관한 글이 있다. 전자를 존재의 오지랖이라고 한다면 책을 씀으로써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자. 시인과 신 대표는 “이 책은 시집이 아니다”라고 단호히 선을 긋는다. 시인에게 시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언어체계가 존재한다는 신념”을 구현하는 것이고 “증축을 통해 미학적 형태를 개념으로 만드는 일”이며 “신(神)을 위해” ‘순수한 관념’을 쓰는 일이다. 나머지 글은 불필요한 과잉에 지나지 않지만 불완전한 시인은 불완전한 글로 자신의 불완전함에 대해 부연하고 변명할 수밖에 없다. ‘숭고한 노이로제’는 불완전함에 대한 자기 고백인 동시에 완전함을 향한 강박적 갈구다. “시는 죽기 직전까지만 쓰면 된다. 시를 써야 한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절망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이다.” 신 대표는 “앞으로 다른 시인들과 김기덕 감독, 이현세 만화가의 내면일기 시리즈를 내보고 싶다”는 희망을 밝힌다. “사회적인 관계에서 가면을 벗는 처절한 자기 고백”을 듣고 싶다는 것이다. ‘숭고한 노이로제’는 신 대표에게는 시리즈의 출발점이고, 시인에게는 종착점이다. 시인은 “어떤 책을 쓸 때 그 책을 쓰는 이유는 그 책 속에 모두 담겨 자폭해야 한다”고 적었다. “책을 쓰면 존재의 고통스러운 상태에서 해방될 것 같았다. 중요한 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나는 하나의 문으로서 이 책을 만들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면도, 아이패드 안돼!” 이슬람 판사 이색 근무지침

    “면도, 아이패드 안돼!” 이슬람 판사 이색 근무지침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직 판사가 이색적인 근무지침을 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리야다 남부지방법원의 이 판사가 내린 시정명령-금지령은 9건에 달한다. 복장은 물론 용모와 대화주제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판사는 함께 근무하는 사법공무원들에게 면도를 하지말라고 명령했다. 공무원이라면 이슬람교 신앙에 따라 수염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근무시간에 스포츠에 대한 대화도 금지했다. 특히 축구팀이나 축구선수를 주제로 한 잡담을 엄금했다. 일을 하면서 슬쩍 최신 IT제품을 사용하거나 시간을 떼우는 사법직원들에게도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 판사는 근무시간 중 아이패드 사용, 점심시간 후 늑장 복귀 등도 만연된 태만행위로 지적하고 시정을 명령했다. 법원의 기본질서 확립을 위한 조치도 발동됐다. 판사는 가짜 진료확인서를 슬쩍 받아주거나 소송과 관련된 정보를 몰래 제공하는 등 부정행위도 성행하고 있다며 적발 시 엄중처벌을 경고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청·여·야 3자회담] 朴대통령 “채동욱 감찰, 진실 밝히는 차원” 김한길 대표 “민정수석·법무장관 책임 물어야”

    [청·여·야 3자회담] 朴대통령 “채동욱 감찰, 진실 밝히는 차원” 김한길 대표 “민정수석·법무장관 책임 물어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6일 국회 내 한옥 사랑재에서 약 90분간 3자 회담을 하고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논란 등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 뒤 여상규 새누리당 대표비서실장의 국회 브리핑과 민주당 김 대표, 노웅래 대표 비서실장 등의 의원총회 발표 내용을 토대로 3자 간 주요 대화를 재구성 했다. [채동욱 사퇴 논란] -김한길 대표 검찰총장 교체를 통한 검찰 무력화 시도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이는 또 하나의 국기문란이라고 할 만큼 심각하다. 취임 이후 몇 개월간 헌법과 법률에 임기가 보장된 감사원장, 경찰청장, 검찰총장이 모두 물러나고 있다. 반(反)법치주의의 전형이다. 검찰총장을 근거가 불확실한 사생활을 빌미로 법무장관의 감찰지시라는 초유의 방식으로 몰아낸 것은 많은 국민을 놀라게 만들었다. 심각한 것은 그 중심에 청와대와 법무부 장관이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재가나 지시가 없었다면 우선 민정수석과 법무장관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채 총장 문제는 사건이 터진 뒤에 알게 됐다. 진실이 밝혀져서 검찰조직을 안정시키는 것과 검찰 위상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채 총장이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마당에 법무부 장관이 감찰권을 행사하는 것은 법적 근거 갖고 있고 진실 규명 차원에서 잘한 것으로 봤다. -김 대표 신문에 난 소문 정도를 갖고 이렇게 초유의 사찰을 하고 감찰을 하고 뒷조사를 하는, 이게 이럴 수 있는가. -박 대통령 채 총장 사건으로 난리가 난 상황이다. 채 총장이 그 의혹을 해명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 의혹이 더 커진 점이 안타깝다. 공직자는 오로지 청렴하고 사생활이 깨끗해야 한다. 그래서 사정기관 총수인 검찰총장은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가 나오면 더더욱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다. 사표를 낼 게 아니라 의혹을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서고 협력하는 것이 도리였다. 삼성 떡값 뇌물 의혹이 불거졌을 때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은 본인이 먼저 나서서 감찰을 요구하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해서 감찰본부가 발족됐고 임 총장의 떡값 수수의혹은 사실이 아님이 판명돼 검찰총장 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었는데, 채 총장은 아쉬움을 남겼다. 야당에서 배후 운운하고 나서는 것은 정치공세다. 오히려 권력기관인 검찰총장의 비리의혹이 불거지면 야당이 먼저 나서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것이 원칙이고 도리가 아닌가. -김 대표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고 당사자가 말했는데 이렇게 사퇴할 수 있는가. -박 대통령 무엇보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채 총장이 진실을 밝힐 기회를 주겠다. 그래서 고위공직자로서 도덕성에 흠결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사표가 수리되지 않을 것이다. -김 대표 채 총장을 사상 초유의 방식으로 몰아내려는 법무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 등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 대통령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청와대 비서관과 수사검사가 통화를 하면서 채 총장을 사찰하고 감찰을 받으라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사실무근이다. 청와대 비서관과 통화를 했다면 직무상 했을 수는 있지만 의혹이 나온 기간 내에는 통화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면 옳고 그름을 가리는 데 전문가인 검찰 집단이 평검사부터 간부까지 이렇게 술렁이고 반발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박 대통령 채 총장의 의혹과 관련해 검찰 신뢰가 떨어지고 여론이 난리나는 상황에서 법무장관이 가만히 보고 있었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것 아니냐. 검찰이 민간 언론을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를 제기하면서 그 결과만 기다린다는 건 너무 안일했다. 결국 채 총장 사건의 본질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고 진실이 밝혀지면 모든 것은 안정될 것이다. [국정원 개혁] -김 대표 대선개입과 선거 개입 사과 요구,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박 대통령 국정원이 대선 개입을 지시할 위치가 아니었다. 도움 받은 일 없다고 생각한다.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할 의사가 있었다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대선 때 공개했을 것 아니냐, 그렇지 않았다. 법원이 조사해서 결과가 나오면 그 사람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 재판 결과 나오면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겠다. -김 대표 공직자의 선거개입 범죄의 대법원 판례를 보면 무죄율은 0.6%에 불과하다. 당연히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공소가 제기된 상태에서, 혐의 입증된 상태에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냐. 오점은 빨리 매듭짓고 미래로 가야 하지 않겠냐. 며칠 전 제 선친이 긴급 조치 위반 사건 재심에서 무죄 받았다. 이때 판사가 당시 긴급조치 등과는 관련이 없지만 사법부 일원으로서 사과 했다. 마찬가지로 국정원 관련해서도 재판이 진행 중이고 공소된 상태에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 대통령 민주당이 집권했던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 민주당 역시 국정원의 국내파트를 없애지 못했고, 국정원 수사권을 존치시켰다. 국정원이 일절 민간이나 관에 출입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정치에는 일절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 다만 국내 파트를 없애고 수사권을 분리해서 검찰이나 경찰에 맡기자는 야당의 주장은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엄연한 현실과 외국의 예 등을 참고로 국정원이 국내에서 대공 방첩·정보수집 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히 옳다. 수사권 역시 그런 국정원의 활동을 유효하게 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보위에 안을 보고하면 여야가 논의하고 결정하면 좋겠다. -김 대표 한나라당이 2003년 만든 국정원 개혁법, 2006년 만든 개정안 수준으로 개혁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국정원 개혁법 관련해 개혁 특위를 국회에서 만들어 결론짓는 게 방법이다. -박 대통령 국정원이 만든 개혁안을 국회로 넘기면 국회에서 알아서 논의하면 될 것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국회 정보위를 제쳐놓고 별도의 특위를 만들어 국정원 개혁을 논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보위를 개선해 구성원이나 논의 방법 등에 대해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을 반영할 수는 있다. [정상회담 회의록] -박 대통령 국정원은 신뢰 문제가 있어서 공개한 것이고 불법 공개한 것이 아니라 합법적인 방법으로 공개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 -김 대표 국정원이 공개하기 전에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이미 지난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했다. -박 대통령 김 의원이 말한 것은 이미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그 전에 얘기한 것이다. -김 대표 정 의원 것과 김 의원이 유세장에서 얘기한 것은 다르다. 김 의원의 내용은 국정원이 공개한 것과 동일한 것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할 책임이 있지 않나. -박 대통령 지금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전 정부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다음 대통령이 일일이 사과한 일도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댓글 의혹 사건이 재판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 그 점에 대해서는 법에 따른 문책이 있을 것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족하지 않느냐. -김 대표 12월 대선에서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을 단 적이 없다고 TV토론에서 애기 한 부분은 분명 사실과 다르지 않나. [세제개편·경제민주화] -박 대통령 서민중산층의 부담을 덜어주고 고소득층의 부담을 늘려 그 재원으로 저소득층의 세부담을 경감시키고 복지에 충당한다는 게 확실한 방침이다. -김 대표 이명박 정부의 대기업·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원상회복 시키는 것이 급하다. -박 대통령 이명박 정부 때도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는 없었고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람직스럽지 않다. 세출구조조정과 비과세 축소로 복지재원을 마련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 공감대하에서 증세도 할 수 있다. -황 대표 세 부족분을 경제활성화로 메울 수 있다. 경제성장률이 4%를 넘게 되면 세수 부족은 거의 해소될 것이다. -박 대통령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김 대표 대통령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경제민주화법안을 입법할 때 새누리당에서 속도 조절을 내세우나. 결국 83개 경제민주화 관련법 가운데 처리된 것은 17개다. 이래도 확고한 것이냐.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대구과학고 “‘전라도 비하’ 교지 전량 회수해 폐기하겠다” 사과

    대구과학고 “‘전라도 비하’ 교지 전량 회수해 폐기하겠다” 사과

    ‘전라도 비하’ 등의 원색적인 차별적인 내용을 담은 교지로 논란의 중심에 선 대구과학영재고등학교가 결국 해당 교지를 회수해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 대구 과학고는 16일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사과의 글’을 올려 “학교의 부주의로 인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드린다”면서 “논란이 된 교지는 전부 회수하여 폐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대구 과학고에서 펴낸 교지 내용 중 전라도를 비하한 내용이 최근 인터넷 상에 공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교지에 담긴 이 글에는 한 단락을 할애해 ‘전라연방국’, ‘홍어’ 등 전라도를 비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글은 전라도 지역을 소개하면서 “전라민국 또는 전라연방국이라는 하나의 나라로 불리기도 한다”, “전라민국은 현재 한반도 내 연방제 국가” 등 지역 비하적 표현을 썼다. 또 “김대중 해상방위대 전남지부 부대장이 경상도 중심의 정책에 불만을 품고 ‘홍어의, 홍어에 의한, 홍어에 의한(‘홍어를 위한’의 잘못으로 보임) 공화국은 절대 멸망하지 않는당께!를 외치며 만세 7창을 외쳤다”면서 전라도 지역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롱했다. 이러한 표현들은 예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흔히 쓰이는 것들이다. 이에 대해 대구과학고 측이 “재학생 중 전라도 소재 중학교에서 우리 학교로 진학한 학생이 조금이나마 자신의 출신 고장에 대해 반어적 어투로 유머러스하게 소개하기 위해 100% 인터넷에 떠도는 글(백괴사전, http://ko.uncyclopedia.info)을 조합해서 올린 글”이라면서 “당시 교지 편집 회의에서도 해당 글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글쓴이의 취지를 고려하여 교지에 게재하되 글의 말미에 허구임을 원고의 말미에 분명히 밝히도록 하였다”고 변명조의 사과글을 올리면서 더 큰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하고 학교 내부의 사정을 근거로 들어 해명을 하려 한 것이 반성 없는 자세로 보인 것 또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한편 학교 측에서 ‘인터넷에 떠도는 글’의 출처로 지목한 ‘백괴사전’(http://uncycleopedia.kr) 측은 15일 공지를 통해 “백괴사전 측에서는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면서 “지역 감정을 유발할 수 있는 글을 모두 삭제”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靑, 채동욱 주변 혈액형 조사했더니…”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과 관련, 그동안 한발 짝 물러서 있던 청와대가 15일 열흘간의 침묵을 깼다. 지난 6일 관련 의혹이 제기된 이후 청와대가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 13일 채 총장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정치권, 특히 야권이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한데다 검찰 내부의 반발이 만만찮은 데다 여론 흐름도 심상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특히 ‘선(先) 진실 규명, 후(後) 사표 수리’라는 해결 수순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청와대 배후설’을 차단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과 검찰 주변에서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수사 등과 관련해 ‘채 총장이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았다. 혼외 아들 의혹이 제기된 배경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왔고, 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에는 ‘청와대와 법무부가 사퇴를 종용했다’ ‘청와대 인사가 직접 관련자들의 혈액형을 파악했다’ 등의 주장까지 제기됐다. 채 총장에 대한 의혹 제기 이후 일련의 과정이 청와대에 의한 이른바 ‘잘 짜인 각본’이라는 것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날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은 이러한 ‘기획 경질론’ 등에 대한 반박 성격이 짙다. 이번 사태의 본질에 대해 “공직자 윤리의 문제이지, 검찰의 독립성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도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한 적극적인 반격이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채 총장이 앞으로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청와대 입장에서는 진실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서는 채 총장이 공직이라는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 안에 있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상황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진실 규명을 직접 압박하거나 주도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이번 사안과 일정할 거리를 둘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이 수석은 “일반 검사가 아닌 검찰 수장의 의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져 가는데도 논란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사안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공직사회 신뢰나 기강 확립을 위해서도 본인이 이른 시일 내에 적극적으로 나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 ‘공’을 채 총장에게 넘겼다. 청와대의 이날 입장 표명은 16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담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야권의 격앙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회담 의제로 올라왔을 때를 대비한 사전포석 의도도 엿보인다. 현 상황을 방치할 경우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채 총장이 사의를 번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검찰총장 공백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그 부담을 청와대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열흘만에 침묵 깬 靑…채동욱 사퇴 배후설 차단나서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과 관련, 그동안 한발 짝 물러서 있던 청와대가 15일 열흘간의 침묵을 깼다.  지난 6일 관련 의혹이 제기된 이후 청와대가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 13일 채 총장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정치권, 특히 야권이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한데다 검찰 내부의 반발이 만만찮은 데다 여론 흐름도 심상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특히 ‘선(先) 진실 규명, 후(後) 사표 수리’라는 해결 수순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청와대 배후설’을 차단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과 검찰 주변에서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수사 등과 관련해 ‘채 총장이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았다. 혼외 아들 의혹이 제기된 배경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왔고, 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에는 ‘청와대와 법무부가 사퇴를 종용했다’ ‘청와대 인사가 직접 관련자들의 혈액형을 파악했다’ 등의 주장까지 제기됐다. 채 총장에 대한 의혹 제기 이후 일련의 과정이 청와대에 의한 이른바 ‘잘 짜인 각본’이라는 것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날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은 이러한 ‘기획 경질론’ 등에 대한 반박 성격이 짙다. 이번 사태의 본질에 대해 “공직자 윤리의 문제이지, 검찰의 독립성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도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한 적극적인 반격이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채 총장이 앞으로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청와대 입장에서는 진실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서는 채 총장이 공직이라는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 안에 있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상황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진실 규명을 직접 압박하거나 주도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이번 사안과 일정할 거리를 둘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이 수석은 “일반 검사가 아닌 검찰 수장의 의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져 가는데도 논란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사안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공직사회 신뢰나 기강 확립을 위해서도 본인이 이른 시일 내에 적극적으로 나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 ‘공’을 채 총장에게 넘겼다.  청와대의 이날 입장 표명은 16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담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야권의 격앙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회담 의제로 올라왔을 때를 대비한 사전포석 의도도 엿보인다.  현 상황을 방치할 경우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채 총장이 사의를 번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검찰총장 공백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그 부담을 청와대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이번엔 교학사 대사전… “제주 4·3사건, 폭동 규정”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우편향 및 부실 논란에 휘말린 와중에 이 출판사가 4월에 발간한 ‘한국사 대사전’에도 우편향된 서술이 실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과서에서 촉발된 ‘역사 전쟁’이 다른 출판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제주 4·3연구소,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는 13일 성명을 내고 “교학사가 4월 29일 낸 총 10권의 ‘한국사 대사전’에서 4·3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했다”면서 “2003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사과한 뒤 제주도민과 유족들이 서로 아픈 가슴을 부여안고 치유해 나가는 과정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국사 대사전은 ‘1948년 4월 3일 제주도 전역에서 남조선 노동당 계열의 민간유격대들이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여 일으킨 폭동사건’이라며 4·3사건을 ‘폭동’으로 명문화했다고 연구소들은 지적했다. 교학사 교과서는 교과서 집필기준을 따르느라 ‘폭동’이라고 명시하지 않았지만 ‘4월 3일 남로당 주도로 총선거 반대 봉기… 많은 경찰들과 우익 인사들이 살해당하였다. 수습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양민의 희생도 초래되었다’고 써 시간적으로 경찰이 먼저 공격받은 것처럼 기술해 비판받은 바 있다. 2000년 제정된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2조에 규정되어 있는 우리 정부의 4·3사건에 대한 공식입장은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한편 이날 교학사는 기존의 한국사 교과서 출판 포기 입장을 철회하고 출판 강행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교육부가 10월 말까지 진행할 교과서 수정·보완 작업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교학사 측 오류를 지적했던 진보 역사학계는 교육부가 구성할 전문가협의회에 일절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역사연구회장인 하일식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최악의 내용에, 청소년의 민족관과 국가관을 위협하는 뉴라이트 교과서가 본질을 유지한 채 색칠만 다시 하는 과정을 돕지 않겠다”고 이유를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커버스토리] 국내 커피 ‘가격 거품’ 얼마일까… 본지, 세계 주요 도시 12곳 비교

    [커버스토리] 국내 커피 ‘가격 거품’ 얼마일까… 본지, 세계 주요 도시 12곳 비교

    ‘글로벌 커피제국’ 스타벅스가 유독 대한민국에서만 커피값을 비싸게 받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언론과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한국소비자원 등 정부 기관까지 나서 가격 인하를 압박해도 요지부동이다. ‘스타벅스 대항마’를 자처하는 카페베네와 엔제리너스, 아티제 등 국내 브랜드들도 너도나도 고가 정책을 쓰고 있어 스타벅스만 뭐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커피에는 얼마나 ‘가격 거품’이 끼어있는 것일까. 아무리 지적해도 내려가지 않는 대한민국 커피값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13일 서울신문은 스타벅스의 본산인 시애틀(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도시 12곳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 중인 오늘의 커피(이하 톨 사이즈·355㎖), 아메리카노, 라테 가격을 동시에 조사했다. 그 결과 라테를 기준으로 한 명목 가격에서 서울은 12개 도시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고물가 도시로 유명한 런던이나 도쿄, 아부다비보다도 비쌌다. 지난 2월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스타벅스 가격비교 지수(라테 그란데 사이즈·473㎖)에서 서울이 전체 29개 도시 가운데 13위를 차지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국가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감안한 체감 가격을 따지면 서울의 순위는 베이징에 이어 세계 2위로 훌쩍 뛰어 오른다. 3위인 파리를 월등히 앞선다.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싸게 커피를 사 마시는 셈이다. 시애틀이나 시드니 시민들과 비교하면 체감 수치가 3배 이상 높다.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1인당 국민총생산(GNI)을 적용해도 한국의 체감 커피 가격은 워싱턴이나 시애틀보다 2배 이상 비싸다. 그렇다면 스타벅스 커피가 유독 한국과 중국에서 소득 수준에 견줘 과도하게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벅스 측은 “커피값은 시장마다 다를 수 밖에 없는데, (한국이나 중국처럼) 앉을 자리가 많고 면적이 넓은 매장을 선호하는 나라에서는 임대료가 비싸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과 중국이 공통적으로 국민들의 과시욕이 큰 나라라는 점에 무게를 둔다. 가격이 비쌀수록 더 갖고 싶어하는 국민적 특성을 활용해 스타벅스가 ‘고가격 정책’을 펴고 있고, 경쟁업체들도 이를 따라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스타벅스를 ‘맥도날드’나 ‘타코벨’ 같은 대중 브랜드로 보지만, 우리나라나 중국에서는 고급 브랜드로 인식한다. ‘가격이 비쌀수록 품질이 좋고, 이를 소비하면 자신도 명품 이미지를 갖는다’고 믿는 국내 소비자들의 욕구를 커피 업체들은 정확히 꿰뚫고 있다. ‘샤넬’이나 ‘루이비통’이 그러하듯 한 나라에서 명품 대접을 받는 브랜드가 일부의 비난을 의식해 순순히 가격을 내릴 리 만무하다. 박영순(47) 커피비평가협의회(CCA) 한국본부장은 “우리 국민들이 커피를 맛이나 향 등 본질적 가치가 아닌 커피 브랜드와 문화 등 부수적인 면을 위주로 소비해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커피 가격이 이렇게 비싸도 소비자들이 별 저항 없이 사 주고 있어 업체만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홍상수는, 맘에 거슬리는 게 없는 상태를 최고로 여겨”

    “홍상수는, 맘에 거슬리는 게 없는 상태를 최고로 여겨”

    ‘우리 선희’에서 말들은 맴돈다. 영화과 졸업생 선희(정유미)는 최 교수(김상중)에게 유학 추천서를 부탁하기 위해 학교에 들렀다가 문수(이선균)와 재학(정재영)을 차례대로 만난다. 그러나 최 교수의 추천서도, 오고 가는 문수와 재학의 말도 선희라는 대상 위에서 엇갈리고 미끄러진다. 말의 한계를 드러내는 영화를 두고 홍상수(52) 감독에게 말로 설명을 청하는 것은 무용한 노력으로 보인다. “정리하고 정의하지 않을 수 없지만, 우리의 그런 정의 내리기가 또 우리의 한계가 되는 것 같다”는 홍 감독을 서면으로 만났다. →말로 하는 인터뷰에 피로감을 느껴 서면으로 응했다고 들었다. “말을 경계한다”고 밝힌 적도 있는데 글로 표현하는 것이 말보다 낫다고 여기나. -아니다. 둘 다 다른 한계들이 있을 것이다. 서면으로라도 관심을 보여주신 것에 감사하다. →“영화는 언어적인 속박을 벗어나 어딘가로 가보려는 일”이라고 한 적이 있다. 영화가 언어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고 보나. -논리적인 말이나 글은 그대로 또 필요한 때가 있겠지만, 예술이 제대로 작동할 때 예술이 수용하는 삶의 폭이 더 크고, 그 폭 안의 ‘어떤 하나의 본질’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그 폭 전체를 동시에 느끼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르치던 학생이 추천서를 부탁한 일 등의 경험에서 영화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자전적 요소를 얼마나 반영하는 편인가. -영화를 보고 후기를 읽으면 알겠지만, 이 영화에선 둘(작품과 감독) 사이의 관계가 딱 그만큼이었다. 영화마다 좀 더 가깝기도 하고, 좀 더 멀기도 하고 다르게 관계 지어진다. 만드는 사람이 하는 일은 세상에 한 번도 없었던 재료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이 직간접으로 경험한 재료들(어디서 읽은 소설의 한 구절, 어떤 그림에서 얻은 하나의 감흥, 아침에 나눈 처와의 대화, 오랜만에 찾아온 옛날 학생의 부탁 등등)을 새로운 배열을 통해 하나의 독립적인 구체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 선희’에서도 장소를 가장 먼저 정했나. -맞다. ‘아리랑’이란 카페를 우연히 알게 되면서 거기가 처음 정해졌고, 그다음은 ‘학교에 와서 추천서를 받는 선희’란 게 촬영 직전에 정해지면서 학교 캠퍼스가 정해졌다. →우연과 직관에 기대어 영화를 찍지만 선희를 빼고 세 남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마지막 장면은 미리 염두에 두었을 법하다. -그날이 고궁 신인데 그때까지 인물들이 영화 안에서 다 모인 적이 없었고, 촬영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네 배우에게 모두 대기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보신 그 구체적인 신들은 그날 아침 대본을 쓰면서 정해졌다.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옥희의 영화’ 등에 출연했던 이선균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름만 달라졌지 같은 인물이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희란 이름은 전에 정유미씨가 나온 ‘옥희의 영화’의 옥희란 이름 때문에 좀 힘들게 지었다. 옥희란 이름의 힘이 좀 저한테 셌던 것 같다. 문수는 쉽게 좋게 나왔고, 재학도 나오고 나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정유미씨와 이선균씨가 같이하기로 정해지면서 두 사람의 인물로서의 관계가 전에 같이 나온 영화 ‘첩첩산중’이나 ‘옥희의 영화’와 완전히 다른 관계가 될 것인가 저한테 물어봤다. 그런데 그럴 필요도 없었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른 것들이 다르니깐, 그건 그대로 혹은 비슷하게 가도 상관없다, 그런 맘이었다. →‘다른 나라에서’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만 해도 꿈 장면이 등장하는데 ‘우리 선희’에는 꿈이 등장하지 않는다. -글쎄. 그냥 꿈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고, 그때 나오는 거라서. 잘 모르겠다. 필요는 하여간 그때그때 다른 필요였던 것 같다. →재학과 키스를 한 선희가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을 오랫동안 비춘다. -선희가 바쁘게는 돌아다니지만 선희 혼자 있는 신은 그때까지 별로 없었다. 재학과 헤어지고 나서 일단 세 남자 사이를 한 바퀴를 돈 거니깐, 그때쯤 선희 혼자의 모습을 길게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언덕을 내려가는 선희를 보면서 선희가 많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내게는. →‘홍상수’에 대해 추천서를 쓴다면. -그냥 간단히 쓰겠다. “맘에 거슬리는 게 없는 상태를 최고라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글로벌 금융위기 5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남긴 4자 키워드 8選… ‘강화된 4원칙·사라진 4통념’

    “2008년 여름 미국 월가에는 부동산 모기지론과 관련해 프레디맥과 페니메이가 무너져 정부가 자금을 투입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리먼 브러더스도 곧 무너질 텐데 작은 회사여서 큰 충격은 없을 거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건 완전히 잘못된 계산이었지요. 얼마 후 휘몰아친 건 그야말로 공포, 청천벽력이었죠.” 당시 미국 월가의 한 금융회사에 파견됐던 기획재정부 고위 공무원의 묘사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지 5년. 글로벌 경제에서는 4개의 원칙이 강화됐고 4개의 통념은 소멸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남긴 8개의 키워드를 사자성어로 풀어본다. 1. 대마불사!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회생은 기축통화인 ‘달러의 힘’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양적완화(QE) 정책으로 달러를 수도 없이 찍어낸 미국은 ‘대마불사’의 전형을 보여줬다. 물론 위기의 와중에 무너지지 않은 AIG, 시티그룹과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도 이 범주에 해당한다. 전 교수는 달러를 가진 미국을 ‘금본위제 시대에 금광을 가진 국가’로 표현했다. 일본의 경우 2000년대 초반 미국과 같은 확장적 통화정책을 펼쳤지만 미국과 같은 힘이 없어 오히려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진 적이 있다. 전 교수는 “엔화는 결국 절반만 기축통화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던 격이었다는 얘기다. 2. 수출입국! 무역수지 흑자 없이는 경제 안정이 없다는 점도 지난 5년간 여실히 드러났다. 이는 제조업 경쟁력과 연결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었던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국가들이 경상수지 적자국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역수지 흑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경상수지는 결국 국가의 대외건전도를 나타내는 지표”라면서 “실물경제가 튼튼한 국가들이 금융위기에도 내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도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높은 결정적인 이유는 높은 경상수지 흑자 덕택”이라고 말했다. 3. 신용만능!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본질을 ‘거품’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 대출, 금융 파생상품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덮으면서 거품이 생겼다”면서 “시장이 순식간에 믿음을 잃자 재정 등 정책적 수단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역시 거품이 꺼지면서 투자가 위축되고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면서 “개인이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4. 국고수성! 건전한 재정 없이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은 불가능하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리먼 사태의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건전한 재정이었다”면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지금은 어렵지만 탄탄한 재정을 유지함으로써 미래에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2년째 적자예산을 편성하면서 2014년부터 재정수지 흑자를 내겠다는 약속을 뒤집었다. 그동안은 괜찮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재정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5. 금융입국? 우리나라도 리먼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제조업 성장 단계를 건너뛰고 금융서비스업으로 우뚝 선 아일랜드 같은 나라를 동경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제조업 없는 금융 산업 육성은 사상누각임이 드러났다. 이한규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금융 주도의 경제성장을 이루려는 국가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제조업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2008년 이후 미국은 제조업에 집중 투자했다. 6. 탐욕질주? 함께 공존하는 경제 민주화와 동반 성장의 중요성도 부각됐다. 2011년 8월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반월가 시위는 99%가 1%의 탐욕에 대항한 사건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 위주의 경제 성장 모델이나 부자 위주의 세금 정책들은 비판의 대상이 됐다.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중심 성장 환경에서는 대기업의 힘이 막강했지만 내수 중심의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동반 성장이 필수적”이라면서 “같은 맥락에서 경제 민주화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7. 성장지상? 고도 성장의 환상은 버리는 게 낫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은 고령화되는 인구구조 등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제는 실질적인 행복 지수를 높이는 내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지나면서 소득 양극화가 심해졌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축 대신 가계 부채를 늘린 점은 반성하자고 했다. 8. 복지만능? 재정 없는 복지가 사상누각이라는 것도 드러났다. 복지 선진국이었던 유럽 국가들의 상당수가 재정 위기에 빠졌다.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지 않은 복지는 다음 세대에 큰 세금 부담을 주게 된다. 안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소득세나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해 세금을 더 징수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지정책을 확대하면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종면 칼럼] 이제 종북을 葬送하라

    [김종면 칼럼] 이제 종북을 葬送하라

    진보가 중병을 앓고 있다. 종북 몸살에 진액이 다 빠질 지경이다. 종북 주사파가 1980년대 이후 20년 넘게 진보진영을 압도하면서 진보는 기신조차 힘들 정도로 피폐해졌다. 마침내 이석기라는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날개도 없이 추락하는 진보의 막장을 봐야 하는 심정은 참담하다. 그런데 이석기 혹은 그 부류는 정말 ‘진보’이기는 한 것인가. 시대착오적인 종북이념에 사로잡혀 병정놀이 수준의 게릴라식 무장투쟁을 들먹이며 ‘혁명’ 모임을 가졌다니 헛웃음밖에 안 나온다. 괴물과 싸우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제 스스로 괴물이 되는 것이다. 매카시즘 종북몰이라면 물론 경을 칠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에누리해서 봐도 아닌 건 아닌 것이다. 자신이 발 딛고 사는 나라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어쩌다 종북 외에는 더 이상 꿀 꿈도, 바칠 열정도 없어 보이는 외눈박이 전사가 됐나. 진작에 자취를 감췄어야 할 화석화된 종북이념 집단이 활개를 치는 것은 우리의 진보 토양이 그만큼 허약하다는 얘기다. 이 땅의 진보는 자기성찰의 거울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민주당의 무분별한 야권연대가 종북세력을 국회까지 진출하도록 길을 터줬다고들 한다. 이른바 종북숙주론이다. 기생생물에 영양을 공급하는 존재가 숙주다. 숙주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다. 한데 그게 요즘 문제다. 민주당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진보당과 선거연대를 맺고 그 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자기 당 후보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종북의 숙주 노릇을 했다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하지만 누구도 숙주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종북 숙주는 도처에 널렸다. 이석기 자격심사안을 내놓고 몇 달이 지나도록 좌고우면하고 뭉그적대면서 종북문제에 정면으로 맞서지 못한 새누리당도 따지고 보면 종북숙주다. 국정원이 공안 분위기를 타고 개혁을 게을리해 종북세력에게 불신의 먹잇감이 된다면, 그래서 다시 비빌 언덕을 마련해 준다면 그 또한 숙주다. 종북을 뿌리뽑기 위해서라도 국정원은 신뢰의 위기를 극복하고 명실상부한 국가 최고 정보기구로 거듭나야 한다. 이제 숙주타령은 그만하고 종북 척결, 국가정보원 개혁이라는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누가 뭐라고 하기 전에 민주당이 먼저 종북 사과성명을 발표했으면 히드라만큼이나 검질긴 종북의 고리를 자연스럽게 끊어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당의 색깔과 로고를 바꾸고 아무리 독한 혁신을 한들 ‘종북 참회록’ 한 줄만 못하다. 사과를 하면 정국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생각은 단견이다. 결과적으로 종북의 놀이터를 넓혀준 과오를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는 한 국민은 끝내 민주당에 어른거리는 종북의 그림자를 걷어 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분명한 어조로 사과하고 ‘우리 안의 종북’을 영원히 떠나보내야 한다. 그런 연후에 국정원 개혁에 나서야 명분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가 담당해야 할, 아니 진보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 적지 않다. 그런데 진보 간판을 내걸고 철 지난 종북놀음이나 벌이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종북 방패막이가 진보당의 존재 이유인가. 그들에게 자유, 평등, 정의, 인권 같은 진보적 가치의 의미는 도대체 무엇인가. 애당초 그들에게서 그런 숭고한 이상을 기대한 것이 무리였는지 모른다. 통합진보당은 이미 진보를 담당할 그릇이 아님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종북 불나방이 돼 하얗게 타버렸다. 이제 와서 무슨 염치로 “진보당과 진보정치를 살려달라”고 하는가. 그야말로 후흑학의 대가다. 북한은 헌법에서 ‘사회주의’라는 말을 삭제했다. 진보당은 더 이상 역사에 죄를 짓지 말고 ‘진보’ 두 글자를 당장 지워내야 마땅하다. 진보의 이름을 욕되게 하는 껍데기 진보는 가라. 여전히 진보적인지는 의문이지만 건강한 민주 중도세력이 손잡고 ‘진보의 진보’를 향해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종북의 장송곡이 울려 퍼질 때 비로소 진보의 새살은 차오를 것이다. jmkim@seoul.co.kr
  • [인터뷰-노대래 공정위원장, 商道를 말하다] “일감 몰아주기·순환출자 막는 건, 대기업 규제 아닌 당연한 규범”

    [인터뷰-노대래 공정위원장, 商道를 말하다] “일감 몰아주기·순환출자 막는 건, 대기업 규제 아닌 당연한 규범”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일단 경제 민주화 입법의 큰 고비는 넘겼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지난 7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일감 몰아주기 적용의 예외 규정 등을 담은 법률 시행령 개정안 확정을 놓고 당정 협의 등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10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4가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만난 그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억제하고 총수들의 과도한 순환출자를 막는 것은 규제라기보다는 마땅히 지켜야 하는 규범을 확립하는 지극히 당연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기업들의 가격 담합에 대한 규제 및 처벌 수위를 높이는 한편 소셜커머스 등 새로 등장한 서비스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정 등을 통해 공정경쟁과 소비자 보호의 체계를 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시행령 공포가 목전인데 재계의 반발은 여전하다. -개정 법률은 대기업의 사익(私益) 편취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눠 규제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각각의 사례에 해당하는지를 엄정하게 가려 법 적용을 하게 된다. 그런데도 재계 일각에서는 세 가지 규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잘 알아보지도 않거나 혼동해 판단함으로써 불필요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들을 일감 몰아주기로 보아 규제하는가. -첫째는 총수 일가 내부에서 유리한 가격 조건으로 거래하는 경우다. 과거 특정 기업에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지나치게 싼 값에 넘긴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현재는 정상 가격과 10% 이상 차이가 나면 법 위반으로 보는데 이 기준은 변경할 것이다. 둘째는 부당한 사업 기회 제공이다. 목 좋은 빵집을 대기업 총수 일가에 내준다든지 하는 경우다. 셋째는 합리적이지 않은 대형 거래다. 같은 계열의 전산업체나 광고업체에만 일감을 맡기는 경우다. 이런 행위들로 인한 폐해를 막자는 것인데 마치 기업들의 목을 과도하게 죄는 것처럼 본질을 호도하면 안 된다. 적용 대상은 거래 상대방 회사에 대한 총수 일가 지분율이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인 경우다. 1519개 회사 중 208개(13.6%)가 해당한다. 재계는 총수 일가 지분율을 50%로 높이자고 주장하지만 그래서는 법이 실효성을 가질 수가 없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기업의 기밀 유지 등에 장애가 될 것이란 주장은 언뜻 일리 있어 보이는 면도 있다. -기업 전산망을 구축하는 시스템통합업체(SI)나 광고회사 등의 업종에서 그런 주장을 특히 많이 하는 것을 알고 있다. 일부 일리 있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에서는 업종별로 규제 방향을 달리할 수가 없다. 만일 업종별로 차등을 두면 규제에서 제외되는 업종에서는 엄청난 불공정 행위가 양산될 것이다. 대신에 공정거래법은 효율성, 보안성, 긴급성 등을 면밀히 따져 예외를 적용하고 있다. 이번에 강화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맞춰 연말까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기업들의 이해를 돕고 혼란을 막을 예정이다. →담합을 하다 적발된 기업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를 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는데. -우리 기업의 가장 큰 병폐 중 하나가 담합이다. 담합은 국가 신뢰도를 갉아먹는다. 해외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담합의 빈도가 높을 뿐 아니라 조사 방해, 허위 자료 제출 등으로 유명하다. 대기업 오너들의 직접 경영보다 전문경영인(CEO) 체제의 도입이 확산된 것도 담합이 줄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파악하고 있다. CEO들이 당장의 실적에 목을 매다 보니 쉽게 담합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담합하는 기업은 망한다는 사회적인 인식이 있어야 한다. 독일의 경우 담합을 한 기업은 인수·합병(M&A) 대상으로 시장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담합 기업에 대한 공정위의 과징금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 많다.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절차는 4단계로 진행된다. 이 가운데 세 번째인 심사관 조치 의견 단계에서 자본잠식, 파산, 경제 여건 등 회사 재무 상태을 감안해 기업들에 대한 과징금 감경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이 단계에서의 감경은 원칙적으로 없애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담합이라는 범죄를 저지른 기업에 대해 “경영이 어려우니까 봐준다”는 것은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 공정위가 과징금을 깎아줌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살 소지도 있다. 전반적인 과징금 경감의 절차와 관행을 연말까지 개선하려고 한다. 그러나 기존 담합 사건에 대한 소급 적용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담합을 자진 신고하는 기업에 대해 과장금을 감면하는 ‘리니언시’가 면죄부로 악용된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리니언시의 본질은 면죄부가 아니라 담합을 적발해 이를 구조적으로 와해시키기 위한 것이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에서 다들 채택하고 있는 제도다. 하지만 그동안 리니언시의 적용이 너무 허술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자신들이 담합을 했다는 분명한 증거를 들고 오지 않으면 리니언시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담합을 시인하는 진술서와 담합 장소에 갔던 출장 서류, 법인카드 영수증 정도만 나오면 리니언시를 적용해 줬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신의 회사에 담합을 보고한 내부 문건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법 적용을 철저히 하도록 개선할 것이다.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기업이 법원에 소송을 내 면제받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온다. -공정거래법은 해석을 놓고 다양한 견해가 대립된다. 공정위가 모든 사안에서 승소하기는 어렵다. 일반 행정소송에서 대법원이 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하는 비율은 7.1%이지만 공정거래법의 경우 21%에 이른다. 공정위의 의결 내용에 일부만 오류가 있어도 법원이 과징금 전체를 취소하기 때문에 과징금 환급액이 크게 나온다. 하지만 2007년부터 올 5월까지 공정위의 과징금 사건 전부 승소율은 68.1%로 전체 행정기관의 전부 승소율 49.2%보다 높다. →정치권에서 집단소송제 도입 논의가 활발한데 공정위의 입장은. -집단소송제의 소관 부처는 법무부라는 점을 전제로 깔고 말하자면 집단소송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힘없는 여러 소비자가 같은 피해를 당한 경우 구제받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소액 담합 사건은 집단소송제로 가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전체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현재 하도급법상 기술 유용, 부당한 단가 인하, 발주 취소, 반품 행위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3배 손해배상제도가 있다. 이는 대기업의 보복 행위를 감수하지 않고는 공정위에 신고하기 어렵다는 중소기업의 입장을 감안한 예외적인 조치로 이해해야 한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소셜커머스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 -소셜커머스는 신제품 출시 홍보 수단, 재고품 처리 등의 순기능도 있지만 기만적인 광고나 위조 상품 판매 등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는 측면에서는 미흡한 점이 있다. 소셜커머스 가이드라인 개선 방안을 이달 중 내놓겠다. 위조 상품 판매를 방지하도록 사전 검수 및 확인 절차를 규정할 것이다. 병행 수입 상품은 취득증명서와 정품인증서를 첨부토록 하고 국내 상품은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등 전문 기관을 통해 사전 검수를 받게 하겠다. 할인율 산정의 기준이 되는 정보도 소비자가 알아보기 쉽게 하겠다. 판매 화면에 구매자 수나 판매량 등을 허위로 조작하는 행위도 금지하겠다. →경제 민주화가 더 중요한가, 경제 활성화가 더 중요한가를 두고 논쟁도 벌어지고 있는데. -경제 활성화도 중요하다. 하지만 경제 민주화는 우리 경제가 꼭 섭취해야 하는 비타민과 같다. 자신의 노력보다 과도한 보상을 받는 행위는 분명히 견제해야 한다. 경제적 약자가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결국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경제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경제 민주화가 필요없다는 것과 동일시하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다.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노대래 위원장은 ▲1955년 충남 서천 출생 ▲서울고-서울대 법학과-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고시 23회 ▲재정경제부 정책조정국장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차관보 ▲조달청장(2010년 4월~2011년 3월) ▲방위사업청장(2011년 3월~2013년 3월) ▲공정거래위원장(2013년 4월~)
  • “민주당 죄가 이석기보다 커” vs “종북 공세”

    “민주당 죄가 이석기보다 커” vs “종북 공세”

    ‘누구 죄가 더 크냐.’ 정치권에 ‘죄의 크기’ 논쟁이 한창이다. 내란 음모 혐의로 구속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죄가 기준이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10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와 관련해 “민주당의 죄가 이석기 의원의 죄보다 더 크다”고 주장했다. 전날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국정원의 죄가 이석기의 죄보다 크다’고 한 데 대한 반격이다. 민주당이 지난해 총선 때 야권연대를 통해 종북 의혹을 받는 진보당 인사들의 원내 진출 빌미를 제공한 전력이 이 의원의 내란 음모 혐의 자체보다 더 심각하다는 의미다. 홍 사무총장은 “진보당이 스스로 해산하지 못하면 정부는 헌재에 진보당 해산을 요구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이를 신 매카시즘으로 몰아가는데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종북몰이 정치공세라며 단호히 차단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석기 의원 사건을 핑계로 민주당을 비롯한 건강한 민주·진보세력에 대한 터무니없는 종북몰이 정치공세를 지속하는 것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받아쳤다.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베트남 순방 귀국을 하루 앞둔 이날 여야는 한쪽에서 정국 정상화 셈법을 놓고 머리를 맞댔지만 해법은 마땅찮았다. 오전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 말미에 황우여 대표가 찾아와 최경환 원내대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와 따로 민주당 천막당사 방문 여부 등을 놓고 숙의했지만 결론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중진인 정몽준·이재오 의원은 이날 오후 천막당사를 찾아 김 대표를 면담하고 원내 복귀를 설득했다. 김 대표는 이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과 영수회담 진척 상황에 대해 묻자 “그것을 앙망하고 여기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들어갈 명분을 만들어 달라는 것도 아니고 문제의 근본에 대해서, 문제를 푸는 법을 제시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와 김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가 주최한 ‘추석맞이 팔도 농특산물 큰 잔치’에 초청 받아 자연스레 조우했지만 냉랭한 분위기 속에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행사 개막식이 끝난 후 김 대표는 황 대표와 악수하며 취재진에게 “황 대표님이 워낙 덕담을 많이 하시니깐 (오늘 말씀하신 것이) 특별한 게 아니다”라며 거리를 두자 황 대표는 “행동으로 하라는 소리로 듣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LG 가전분야 올 두 자릿수 성장”

    “LG 가전분야 올 두 자릿수 성장”

    LG전자가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등 생활가전 분야 세계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전망했다.조성진 LG전자 가전제품(HA)사업본부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럽 가전시장이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역성장하고 있지만, LG전자의 유럽 매출은 10∼15% 늘어났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LG전자 생활가전의 시장점유율은 7% 수준으로, 25개 브랜드 가운데 3∼4위다. 세탁기는 체코·그리스·프랑스 등에서 시장점유율 1위다. 조 사장은 “유럽은 세계 가전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최대의 격전지”라며 “에너지 효율을 중시하는 유럽시장의 특성에 철저히 맞추는 등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1등 실현의 초석을 닦겠다”고 밝혔다. 유럽을 잡는 전략으로는 고가와 중가 제품으로 동시에 전체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조 사장은 “LG전자 냉장고는 프리미엄 제품이 60%, 중급 제품이 40%로, 저가 제품이 거의 없어서 중급 제품으로 저가 수요까지 흡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또 “중저가 제품이라 해서 단순히 가격만 저렴해서는 안 된다”면서 “에너지와 시간을 절약하는 세탁기, 수납이 편리한 냉장고 등 각 가전제품의 본질을 갖춘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여야, ‘이석기 사태’ 죄값 따지기 공방

    여야, ‘이석기 사태’ 죄값 따지기 공방

    여야가 ‘이석기 사태’를 둘러싸고 아전인수격 해석과 함께 서로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에 주력하고 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와 관련해 “민주당의 죄가 이석기 의원의 죄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거론한 것으로,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종북 의혹을 받는 진보당 인사들의 원내 진출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홍 사무총장은 “진보당이 스스로 해산하지 못하면 정부는 헌재에 진보당 해산을 요구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이를 신(新)매카시즘으로 몰아가는데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김한길 대표는 지난 8일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두고 “이석기 의원이 헌정파괴를 모의한 것이 큰 죄라면 국정원이 헌정파괴를 실행한 것은 더 큰 죄”라면서 “이석기 집단이 장난감 총을 개조해 헌정파괴 시도하려 한 게 큰 죄라면 국가정보기관이 예산을 동원해 헌정파괴를 자행한 것은 용서받지 못할 엄중한 죄”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이석기 의원에 격노한 것 이상으로 국정원에 격노해야 한다”면서 “이석기 사건을 신속히 처리했듯 국정원도 하루 속히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기 사태로 인해 가려진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과 국정원 개혁 방안 등에 대한 불씨를 다시 붙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태평양시대의 주축국, 대한민국/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태평양시대의 주축국, 대한민국/김정현 소설가

    일본 도쿄가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과거사 문제와 우경화에 대한 세계 대다수 나라의 따가운 시선이 무색할 지경이다. 국익을 우선으로 ‘대’(帶)를 형성하는 세계시장의 경쟁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간 일본의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태도는 일정 수준 단호했다. 그러나 1943년 진주만공격에 대한 기억이 명료함에도 미국은 일본의 우경화 정책에는 오히려 동조적이었다. 태평양에서 일본을 동맹으로 하지 않고는 중국을 견제하며 패권을 유지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일본은 국토 면적 약 37만 8000㎢에 인구는 1억 3000만명가량이다. 한반도는 전체 면적 22만 1000㎢에 남북한을 합한 인구가 약 7500만명으로 비슷한 중급 규모이다. 국민총생산(GNP)이나 과학기술 등 일부 분야에서는 아직 (한·일 간)큰 차이가 있다. 최근 만난 중국의 저명한 정치학자는 과거에 아시아는 중국과 일본이 주축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단언했다. 부끄럽고 배알이 뒤틀리는 이야기였지만 부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미국이 일본의 배후가 되는 까닭이다. 엊그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부산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통해 유럽으로 연결되는 유라시아철도에 대한 열망을 밝혔다. G20 회원국으로서의 국격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었을 것이다.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통일을 이뤄내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태평양시대의 주축국이 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두 개의 정치체제를 인정하는 가운데 남과 북이 힘을 합쳐 태평양시대 주축국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안보분야에서 강력한 인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히는 함의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남북한이 하나가 됨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한 일이다. 실제 가용하는 국토면적이 배로 늘어나고 인구는 절반 넘게 늘어난다. 언어와 기본적 문화 바탕이 같으니 소통이 자유롭고, 역할을 나누어 경제를 살려 간다면 일본의 GNP를 따라잡는 것도 요원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당장 세계적 당면과제인 일자리 문제 해결도 수월할 것이다. 자본력도 그렇지만 앞선 경험은 청년뿐 아니라 노년층의 일자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열차를 타고 대륙을 횡단해 지구를 절반 이상 누빌 수 있다는 것은 지금껏 해보지 못한 경험으로 새로운 창조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유엔개발계획(UNDP)도 한반도와 러시아, 중국을 잇는 대륙횡단철도와 시베리아 가스관 연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를 거의 끝낸 것으로 안다. 문제는 북한이다. 그런데 이전과는 뭔가 좀 달라진 것 같다. 개성공단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갑자기 변한 태도도 그렇고,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대하는 자세도 그렇다. 최근 우리 사회를 달구는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피의사건에도 말은 거칠어도 자신들은 엮이기 싫다는 반응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물론 언제 변할지 모르는 다른 속내를 의심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의심 때문에 머뭇거리기에는 태평양의 파고가 너무 높고 시간이 아쉽다. 왕조국가의 본질은 땅은 왕의 것이요, 사람은 왕의 백성이다. 모든 게 오직 한 사람의 것이지 궁극적으로 개인이 지킬 수 있는 것은 없으니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능한 구조이다. 그러나 대부분 백성이 지킬 수 있는, 지켜야 할 내 것이 분명하게 생기면 이야기는 근본적으로 달라지게 될 것이다. 왕 또한 그런 백성의 열망이 보편적이 되면 스스로 변하지 않을 수 없음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어쭙잖은 짐작은 미뤄두겠다. 그렇지만, 비슷한 중급 규모의 나라로서 과거로부터 너희는 주축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는 더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천년 가난의 질곡을 벗어나고 민주화의 성과도 이룬 나라이다. 국격은 G20에 들었고 문화적 역량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태평양시대이든 아시아시대이든, 당당히 한 파트너로서 러브콜을 받는 나라가 된다면 과거사의 멍에도 벗지 않은 채 또 고개를 치켜드는 이웃의 버르장머리는 고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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