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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뷰] 베테랑·사도 이어 육룡이 나르샤까지… ‘성장드라마’ 1부 막 내린 유아인

    [스타뷰] 베테랑·사도 이어 육룡이 나르샤까지… ‘성장드라마’ 1부 막 내린 유아인

    지난 7개월간 배우 유아인(30)의 성장 드라마는 상당히 흥미진진했다. 그저 그런 한 명의 청춘 스타로 묻힐 뻔했던 그는 지난해 8월 영화 ‘베테랑’으로 천만 배우가 됐고 9월 영화 ‘사도’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각종 연말 시상식을 휩쓸었다. 이어 10월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로 대중적 인지도까지 넓혔다. 젊은 배우는 연기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에 맞선 그의 과감한 도전에 대중과 평단은 ‘격하게’ 반응했다. 올해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그의 드라마 1부는 일단 여기서 마침표를 찍는다. 그래서 더 드라마틱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지난 23일 만난 그와 함께 7개월간 펼쳐진 ‘유아인의 드라마’를 결산해 봤다. 50부작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대장정을 마친 그의 얼굴은 반쪽이 돼 있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한 성취감으로 빛나고 있었다. ●이방원으로 살면서 제 스스로 성장하는 것 느껴 “지난해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셔서 한참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많이 진정된 것 같아요(웃음). 저에게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었고 동시에 오랫동안 꿈꿔온 순간이었기 때문에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죠. 7개월간 주로 선 굵은 역할을 맡아서 제가 너무 센 캐릭터만 좋아한다는 오해를 하실 수도 있는데 실은 이 인물들은 제 번외편이에요.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건 드라마 ‘밀회’의 선재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해요(웃음). 아무도 몰라주는 이 카드를 다음번에 재밌게 꺼내야죠.” 다소 마초적이고 자극적인 역할들로만 부각되는 것이 걱정이 됐는지 그는 순수하고 예술적인 피아니스트였던 ‘밀회’의 선재 이야기를 슬쩍 꺼내 놓는다. 하지만 ‘베테랑’의 피도 눈물도 없는 재벌 3세 조태오, 자유롭고 광기 어린 영화 ‘사도’의 사도세자, 지극히 현실적이고 냉정한 이방원까지 그의 연기는 많은 이의 머릿속에 깊게 각인됐다. 그는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를 이방원으로 꼽았다. “이전까지는 사도세자였는데 이방원으로 바뀌었어요. 많은 시간을 공들였고, 가장 입체적인 인물이기도 했지만 드라마를 찍는 동안 제가 성장하고 변하는 것을 느끼는 신선한 경험을 했거든요. 그래서 끝나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기분이에요. 직장 생활을 오랫동안 하다가 그만두면 이런 기분일까요?” 그동안 TV 드라마에 수없이 많은 이방원이 등장했지만 ‘유아인표’ 이방원은 분명 색깔이 달랐다. 그는 순수했던 청년 이방원이 ‘철의 군주’로 변해 가는 과정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 갔다. “작가님도 저도 이전과는 다른 시각에서 이방원을 조명하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강인하고 냉혈한 군주와는 반대되는 연약함과 인간적인 고뇌, 좌절을 봤어요. 청년 이방원이 우상 정도전을 만나 신념을 갖게 되지만, 그 신념이 흔들리는 혼란스러운 과정에서 그의 연약함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해요. 그런 연약함을 감추다 보니 강함이 드러난 거죠. 원래 연약한 사람일수록 그걸 감추려고 더 소리지르는 법이잖아요.” 이방원을 너무 설득력 있게(?) 그린 탓에 일각에선 미화 논란도 있었지만 그는 “어떤 인물의 내면이 비쳐진다고 해서 미화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떤 논란이든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것이 유아인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치 사회적인 문제에도 목소리를 내 온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다. 다시 돌아온 정치의 계절. 이방원을 연기한 그가 생각하는 대의와 정치란 뭘까. “요새는 정치적 발언을 약간 자제하고 있지만 저는 정치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있고 물론 투표를 통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선거철만 되면 힘을 움켜쥐게 되는 과정이 진정한 대의인 것처럼 행동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순간 환멸을 느끼기도 하죠. 결국 대의에 사심이 개입되느냐가 문제인 것 같아요. 이방원의 대의도 본래 진정한 백성을 위하는 신념보다 자기 자신을 우선순위에 두면서 아이러니에 빠지게 되잖아요.” ●로코보단 시간 걸리더라도 연기로 인정받고 싶었다 그는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 유연한 사고와 시각으로 정치를 바라보는 것이 젊은이들의 시대 정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끊임없이 기부 및 선행을 해 오고 있다. “좋은 일은 조용하기보다 시끄럽게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멋있는 옷을 입으면 따라하고 싶고 유행이 되는 것처럼 (선행도) 그래야죠. 저도 물론 욕망이 많은 인간이지만 제가 가진 성취를 어떻게 나누고 좋은 일을 많이 할까를 고민해요. 개인의 성공이 자기가 다 잘해서 된 것 같지만 사실 전 아니라고 생각해요. 완전하지 않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군가가 가난해야 누군가가 부자가 되는 시스템이잖아요. 많은 걸 쥐고 살아 간다고 해서 온전히 다 내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요.”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배우인 그가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것에 대해 혹자는 ‘허세기’가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혹자는 ‘똘기’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솔직히 어릴 때는 없는 무게감을 일부러 만들고 싶어서 진정성, 진중함을 더 강조했는지도 몰라요. 어린 나이의 스타들이 너무 가볍게 보이는 것이 싫었거든요. 하지만 20대는 연기라는 본질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던 것만은 분명해요. 사실 요즘엔 다들 자신을 안 드러내고 남들 시선에 맞춰버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저는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다 보니까 좀 ‘별난 배우’로 비쳐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젠 성숙함도 아는 배우가 됐다. 그는 “무조건 지르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을 설득하고 더 많은 이해를 구하는 것이 나의 책임인 것 같다”면서 “최대한 오해를 줄이면서도 계속 거침없고 흥미로운 배우가 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물론 자신의 소신을 지키는 과정에서 인기가 멀어질 수도 있다. 그에게 인기란 ‘와 줄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는 것’,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그가 연기라는 본질에 더욱더 집착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의 마음을 사는 데 다른 많은 매력들이 있지만 그런 것보다는 연기적으로 시험대 위에 서고 싶었어요.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시청률 20%를 돌파하는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하지 않고도 사랑을 받고 싶었고 분명 그걸 이뤄낸 데 대한 성취감과 자부심은 있어요.” ●설레고 바쁘고 외롭지만… 틀 깨는 연기 계속할 것 인기 정점에 군대에 가게 됐지만 “초라한 시기에 가는 것보다는 낫지 않으냐”고 센 척을 하던 그는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하다 보니 군 입대가 미뤄졌고 그 부분을 떳떳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방의 의무를 담담하게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육룡이 나르샤’의 마지막 대사에는 1인자 이방원이 분이(신세경)에게 “하루하루 설레고 바쁘고 외롭다”는 말을 한다. 배우 유아인에게도 그 말은 선물 같은 말이었다. “피라미드 같은 세상에서 모두들 꼭짓점에 서고자 하지만 최고 권력자는 단 한 명이잖아요. 독보적이고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고 싶어 하는 배우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걸 위해서 기꺼이 다른 존재 속으로 외롭게 파고들어 가는 연기는 앞으로도 두렵고 설레고 외로운 길이 되겠죠. 결국 배우라는 직업은 어떤 역을 맡아 이미지를 만들고 다시 그 이미지를 깨는 창작자라고 생각해요. 군에 다녀온 뒤 30대에도 한 가지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큰 틀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도전적인 연기를 펼치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씨줄날줄]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임창용 논설위원

    1996년 9월 13일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한국 영화인들의 오랜 꿈이 이루어진 날이다. 인구 7만의 칸이 어느 구석에 붙어 있는지는 몰라도 칸영화제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우리 영화인들은 참 부러워했다. 그때만 해도 세계 영화계에서 우리 영화는 항상 변방 취급을 받아 왔다. 그러니 수영만 야외상영관과 남포동 극장가에서 31개국의 필름 171편이 돌아가는 것을 지켜본 영화인들의 감격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 이후 20년, 부산영화제는 믿기 어려울 만큼 성장했다. 8년 앞선 도쿄국제영화제를 제치고 아시아 영화의 가장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수출 실적이 없던 한국 영화가 부산영화제 이후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했고, 단기간에 세계 영화인들이 주목하는 비즈니스의 무대가 됐다. 한류의 중요한 통로가 됐음은 물론이다. 지난해 20회 부산영화제에선 200개가 넘는 업체들이 판매 부스를 차렸다. 소개된 302편 중 세계 최초 상영작이 94편이나 될 정도로 양적·질적으로 세계 정상급 수준의 영화제로 발돋움한 것이다. 영화인들은 부산영화제의 성공 요인으로 기존 영화제와의 차별화 전략과 자율성 확보를 꼽는다. 칸, 베를린, 베니스 등의 영화제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던 아시아 영화의 세계화 창구로서의 역할에 주목했다. 이런 전략 아래 투자자와 영화인을 연결해 주는 다양한 전술을 구상해 실천에 옮겼다. 영화제 규모가 크다 보니 불가피하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정치적 간섭을 받지 않으려고도 애썼다. 영화제의 본질이 훼손될까 우려해서다. 성년을 맞아 이제 세계 영화계의 중심으로 도약할 일만 남은 줄 알았던 부산국제영화제에 악재가 터졌다. 오는 10월 21회 개막을 앞두고 행사의 주인공인 영화인들이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는 지난 21일 “부산시가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계속 부정한다면 올해 영화제 참가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제를 이끌어 온 이용관 전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영화인들은 재작년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 이후 부산시와 갈등을 빚어 왔다. 부산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영을 강행한 뒤 부산영화제는 강도 높은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 지난해 국고 지원도 반 토막 났다. 영화제 협찬 중개수수료 부정 지급과 관련해 부산시가 이 전 위원장을 검찰에 고소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부산영화제가 열릴 때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성경 구절이 생각나곤 했다. 어렵게 출발했지만 성과가 너무 놀랍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산업과 문화외교의 중심으로 우뚝 서 있다. 이번 갈등으로 영화제 명성에 금이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투자가 미래다] 한화그룹, 태양광·석유화학 중심 사업 재편

    [투자가 미래다] 한화그룹, 태양광·석유화학 중심 사업 재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세계경제 불안이 가중돼 어렵고 힘들겠지만, 더 강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담금질의 시간으로 받아들이며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자”며 올해를 ‘혁신과 내실 다지기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기반 구축의 해’로 삼자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2014년 초부터 더 경쟁력 있는 기업, 더 효율적인 기업을 만들기 위해 본질적인 구조개혁과 체질개선을 단행해 왔다.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시너지가 부족한 사업 부문은 과감히 매각하고 방산, 석유화학, 태양광 부문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단행하는 등 사업재편에 힘써 왔다. 특히 한화큐셀을 통해 글로벌 태양광 사업에서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초 합병을 통해 셀 생산 규모 세계 1위 회사로 거듭난 한화큐셀은 충북 진천과 음성에 셀과 모듈 공장을 신설 중이다. 올 상반기 본격적인 생산을 앞두고 있다. 1.5GW의 셀 공장과 500㎿의 모듈 공장을 모두 건설해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되면 충북 지역의 고용창출 효과만 약 95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올해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뿐만 아니라 인도 등 신흥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글로벌 역량과 사업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광장] 선거판의 정수, 경적필패/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선거판의 정수, 경적필패/오일만 논설위원

    바둑의 본질은 선거와 맥이 닿는다. 더 많은 집을 차지한 사람이 이기는 바둑의 원리는 다수표로 승부를 결정짓는 선거의 룰과 유사하다. 온갖 책략을 동원해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나 변화무쌍한 민심의 판세를 짚어 가는 깊은 수읽기가 필요한 대목도 비슷하다. 4·13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으니 바둑으로 치면 포석 단계를 거쳐 중반전 이후로 넘어가는 수순이다. 지금부터는 한 수만 삐걱하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20대 국회의 입법 권력을 틀어쥐면서 2017년 대선의 승기를 잡는 분수령인 만큼 여야의 승부 호흡은 갈수록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과정을 복기해 보면 이렇다. 공천 국면에서 새누리당은 경적필패(輕敵必敗)의 우를 범했다.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한다는 바둑의 격언이다. 야권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되면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쾌재를 불렀다. 선거판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는 여당의 필승 구도나 다름없다. 당에선 180석이 목표라고 했지만 한때 200석 이상도 가능하다는 분위기였다. 바둑에선 이를 두고 선작오십가자필패(先作五十家者必敗)라고 한다. 먼저 50집을 지은 사람은 반드시 패한다는 의미인데 방심과 교만을 경계하는 말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에 앞서 5대0으로 이긴다고 장담했던 이세돌 9단도 이 경구를 두고두고 가슴에 새길 것이다. 친박 인사들은 공천 과정에서 진박(眞朴) 마케팅이란 패거리 정치에 나섰고, 권력자에게 반기를 든 인물들은 여지없이 공천에서 배제했다. 비박(비박근혜)계 인물들이 대거 낙천했다고 해서 언론은 ‘3·15 공천학살’이라 명명했다. ‘친박에 의한 친박을 위한 사천(私薦)’이란 말이 회자될 정도로 민심은 싸늘해졌다. 이런 역풍은 경선 과정에서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이나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 무수한 친박계 인물들을 추풍낙엽처럼 떨어뜨렸다. 정수(正手)에서 벗어난 ‘무리수’를 당원과 유권자들이 응징한 결과다. 야권 분열로 초반부터 패색이 짙어진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카드’라는 승부수를 들고나왔다. 더민주의 대주주로 불렸던 문재인 전 대표는 연고도 없는 외부 인사에게 공천 전권을 넘겼다. 야당이 처한 판세와 맥을 짚은 신수(新手)였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이 친노(친노무현)의 상징인 이해찬 의원과 전병헌 등 중진 의원들을 쳐내는 초강수를 던졌다. 친노 운동권 세력의 단절을 통한 중도세력 규합이란 노림수가 담겨 있다. 친노의 전횡에 분을 삭이던 지지자들은 박수를 보냈고 파국으로 치닫던 제1야당의 위상을 간신히 지켰다. 하지만 여기서 신중하지 못한 ‘덜컥수’가 나왔다. 김 대표가 비례대표 2번을 받으면서 당 안팎으로 셀프 공천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이 과정에서 김 대표의 위상도 적지 않게 상처를 입었다. 호남을 교두보로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의 ‘묘수’를 던진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어떤가. 제3당 창당을 선언하며 초반 기세를 올렸지만 정치 9단들이 설치는 정치판에서 정치 초단(수졸·守拙)의 미숙함이 드러났다. 위기십결(圍棋十訣)에서 말하는 공피고아(攻彼顧我), 즉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보라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안 대표는 새 정치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정작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구태 정치인들만 모여들었다. 호남 공천 과정의 멱살잡이 정치를 보면서 국민들은 과연 무엇을 생각했을까 궁금하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공천 파문은 입에 담기도 부끄럽다. 여론의 역풍이 무서워 자진 탈당을 압박하는 것은 비겁한 처사다. 공천을 안 주기로 했으면 당당하게 그 이유를 공표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공당의 자세다. 어물쩍 물타기로 넘기려는 얄팍한 속셈인데, 바둑으로 치면 꼼수나 음험한 속임수, 즉 암수(暗手)에 해당한다. 신산(神算)으로 불렸던 이창호 9단의 명언이 있다. ‘한 건에 맛을 들이면 암수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바둑을 이기려면 괴롭지만 정수가 최선이다.’ 정치도 선거도 정수를 벗어나면 반드시 표심(票心)이 응징한다.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서는’ 존재가 바로 민심이자 유권자들이다. oilman@seoul.co.kr
  • [김동수 민생프리즘] 뉴노멀 시대의 경제 매뉴얼

    [김동수 민생프리즘] 뉴노멀 시대의 경제 매뉴얼

    한때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쓰이던 적이 있다. 의미만 놓고 본다면 개혁의 또 다른 표현이겠지만 다소 신선하게 다가왔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문제의 본질은 무엇이 ‘정상’이냐에 있다. 혹자는 비정상적이라고 운위되는 상황이 새로운 정상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뉴노멀’이라는 경제용어는 바로 이러한 관점을 잘 반영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뉴노멀’은 과거 정상이라고 이해해 오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경제질서를 뜻한다.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인 셈이다. 다소간의 부침 내지 변동이 있더라도 계속 성장한다는 것이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경제의 모습이다. 그러한 가운데 고용과 소득이 늘어나면서 개발도상국 단계를 지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경제발전의 과정이었다. 그 결과로 국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국부 역시 증대된다는 것이 우리가 배워 온 경제학 원론이다. 안타깝게도 그런 좋았던 시대가 이제 종말을 고하고 있다. 지금은 저성장·저수익·저물가가 일상이 되고 있는, 즉 ‘뉴노멀’인 새로운 시대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변했으니 그에 맞춰 우리의 사고와 행동규범도 따라서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도태의 길로 접어든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 아니던가. 그래서인지 뉴노멀의 시대에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는지 매뉴얼을 제시하는 지침서들이 최근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가계와 기업, 정부로 대표되는 경제주체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딱히 구체적으로 ‘이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모범 답안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제까지와는 상당히 다른 접근법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가령 뉴노멀 시대에는 더 많은 교육이 더 높은 수준의 일자리와 급여를 보장해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자신들의 노후를 저당 잡히면서까지 자녀들의 교육에 과도하게 지출하는 것은 올바른 접근법이 아닐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사두기만 하면 오를 것이라는 믿음하에 무리하게 빚을 내 부동산과 같은 자산을 구매하는 것 역시 잘못된 투자일 수 있다. 기업들의 경우 수직적 분업과 계열화에 기초한 문어발식 확장 방식은 발빠른 변신을 도모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뉴노멀 시대에는 더이상 통용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혹시 부실에 빠지더라도 저성장 사회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기업들의 규모와 활동이 최적화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 생태계를 떠받쳐 온 재벌 체제의 효율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져서 언젠가는 한순간 멸종의 길을 밟은 공룡과 같은 처지에 빠질 수도 있다. 그래서 뉴노멀 시대에는 작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강소기업, 이른바 한국형 히든 챔피언들이 경제의 허리이자 혁신의 주체로서 주도적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동시에 기업 간 협업과 융합도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다. 다시 말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협력해 미래형 자동차를 개발하는 일이 현실이 되는 상황이 도래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정부의 경우는 어떤가. 안타깝지만 더이상 경제성장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국민의 행복한 생활을 담보해 주지 않는 세상이 됐다. 그러니 정부가 성장률 목표에 집착한 나머지 단기적이고 인위적인 부양정책에만 올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지나치게 수출 위주의 그리고 중후장대형의 제조업 육성에만 몰두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없다. 그보다는 수출과 내수,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균형 발전과 공생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와 더불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강소기업 인재육성 정책 또한 마련돼야 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성장과 복지 측면에서도 균형 있는 접근이 모색돼야 할 일이다. 뉴노멀 시대의 경제준칙과 규범은 과거와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때마침 뉴노멀 시대의 올바른 경제 전략 방향에 대한 의식 있는 논의가 학계 및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일고 있어 다행이다. 이러한 논의 속에서 새로운 경제질서에 대한 실질적 해법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고려대 석좌교수·전 공정거래위원장
  • 23일 독주회 앞둔 피아니스트 백혜선 “내 장점은 성숙함… 후배들 무서운 성장 자랑스럽죠”

    23일 독주회 앞둔 피아니스트 백혜선 “내 장점은 성숙함… 후배들 무서운 성장 자랑스럽죠”

    “반짝이는 기교, 자극적인 타건은 젊은 연주자들이 더 잘할 수 있어요. 하지만 성숙과 깊이는 배워서 나오는 게 아니죠. 할 말을 간추리고 본질에 무게를 싣는 음악, 그게 저의 숙제예요.” 지난 17일 피아니스트 백혜선(51)은 미국 뉴욕 맨해튼 어퍼웨스트사이드 자택에서 전화를 받았다. 1994년 스물아홉에 꿰찬 서울대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온 2005년. 그는 두 아이와 함께 뉴욕으로 떠났다. “연주자, 선생, 엄마 어느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게 이유였다. 11년이 지난 지금, 그는 “당시의 선택에 한 점 후회도 없다”고 했다. “한국에 살 땐 해외 공연 때문에 3주 이상 머물러 본 적 없어요. 그런데 학교에서는 30일 이상 외국에 나가면 안 된다는 규정으로 연주할 길을 막았죠. 학생들도 명문대에 들어오느라 이미 지쳐버려 정말 음악가가 되겠다는 사람은 한둘뿐이었어요. 엄마, 선생으로서도 제 역할을 못하고 음악가로서도 클 수 없었던 시간이었죠.” 백혜선의 젊은 날은 늘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있었다. 만 4세 11개월에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피아노를 운명으로 그러쥐었다. 1994년 세계 3대 국제 콩쿠르 가운데 하나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 없는 3위에 오르며 스타가 됐다. 이제 50대에 들어선 그는 스타를 가려내는 심사위원으로 불려나간다. 그가 국제 콩쿠르에 처음 진출했던 1980년대 후반만 해도 한국인 연주자는 존재감조차 없었다. 이젠 콩쿠르마다 휩쓰는 ‘괴물’ 취급을 받는다. 그가 최근 심사한 힐턴헤드 콩쿠르에서도 한국 학생들이 1, 3위를 꿰찼다. “국제 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들어가면 중국 사람들이 농담으로 그래요. ‘요즘은 김치를 안 먹으면 콩쿠르를 할 수가 없다’고요. 한국인 연주자들 때문에 다른 나라 연주자들이 기를 못 편다는 거죠. 그러면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면 꼭 ‘어떻게 해야 한국인을 이길 수 있느냐’고 묻는대요. 정말 요즘 한국 아이들은 어디다 내놔도 부끄러움 없는 음악인으로 성장했어요. 제가 콩쿠르에 같이 안 나가는 게 다행이라 할 정도라니까요.”(웃음) 하지만 순간의 반짝임이 연주자로서의 오랜 생명력을 담보해주진 않는다. 지금도 연간 20~30회의 국내외 공연을 소화하고 미국 클리블랜드 음악원 교수, 대구 가톨릭대 석좌교수, 부산국제음악제 예술감독 등 다양한 역할을 해내는 그에게 동력을 물었다. “음악은 끝없이 스스로를 단련하고 계발해야 돼요. 그래서 늘 겸손하고 열려 있는 태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죠. 지금 내가 위가 아니라 가장 아래에 있다고 생각해야죠. 끝이 없는 사다리를 올라가는 느낌이라 해야 맞겠네요.” 음악이라는 사다리를 성실히 오르는 그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공연이 이번 봄 두 차례 열린다. 오는 23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시와 사계’와 다음달 1일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의 개막 공연이다. ‘시와 사계’에서 그는 베토벤의 ‘월광’, 차이콥스키의 ‘사계’ 등을 들려주고, 러시아 대문호들의 시도 낭송한다. 교향악축제에서는 KBS교향악단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등을 협연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3300㎞를 걸었다, 나를 찾았다

    3300㎞를 걸었다, 나를 찾았다

    영화 이야기 한 자락. 지난해 개봉됐던 미국 영화 ‘어 워크 인 더 우즈’다. 로버트 레드퍼드(80)가 여행가인 빌 브라이슨을, 닉 놀테(75)가 친구 카츠 역을 맡았다. 전체적인 얼개는 단순하다. 장례식장에 다녀오던 빌이 난데없이 완주에 무려 5개월 이상 걸린다는 ‘애팔래치아 트레일’ 도전에 나서고, 이 여정에 판이한 성격의 카츠가 합류하면서 빚어지는 사건들을 그렸다. 시골마을에서 봉변을 당하고, 야생 곰을 만나 죽을 고비도 넘기고, 심지어 조난까지 겪는다. 새 책 ‘할머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세요’도 이와 비슷하다. 영화보다 무려 80년 전에 실제 있었던 영화 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와 다른 점은 주인공이 여성 혼자였고, 영화와 달리 중도 포기 없이 완주했다는 것이다. 그 기간만 무려 146일. 오로지 두 발로 삶의 무게에 맞선 3300㎞의 여정이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미국 조지아주부터 메인주까지, 애팔래치아 산맥을 따라 14개 주에 걸쳐 있다. 1921년 조성이 시작돼 1937년쯤 얼추 완성됐다. 미국 내에선 ‘3대 트레일’로 꼽히는, 트레커들의 ‘로망’이다. 우리의 ‘백두대간 종주’쯤 될까. 거리로야 견줄 수 없지만, 도전과 성찰이라는 걷기의 본질적인 면에서는 같지 싶다. 1955년 5월 3일. 오하이오 촌구석에 살던 예순일곱 살의 엠마 게이트우드가 애팔래치아 트레일 앞에 선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도보여행길이다. 그가 가족들에게 남긴 말은 “어디 좀 다녀올께!”가 전부다. 열한 명의 자녀와 스물세 명의 손자손녀를 둔 어머니이자 할머니가 했다고는 보기 힘든 행동이다. 이후 방울뱀의 습격, 추위와 배고픔 등 야영지의 수많은 밤을 견뎌낸 엠마는 146일째 되던 날 마침내 종착지인 캐터딘 산 정상에 이른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홀로 완주한 첫 번째 여성이 되는 순간이다. 그는 이에 머물지 않고 꾸준히 도전에 나서 세 차례나 완주에 성공했다. 이 길을 세 번 완주한 이는 남녀를 통틀어 그가 처음이다. 엠마는 35년 동안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며 열한 명의 아이를 키워낸 어머니였다. 그는 고통의 세월을 견디다 쉰네 살에 이혼에 성공한다. 그가 평온한 노년을 뿌리치고 애팔래치아로 향한 이유는 뭘까. 수없이 쏟아진 질문에 그는 그저 그러고 싶었다고만 답했다. 누구도 그의 속내를 짐작할 수는 없지만, 수십년 동안 짊어졌던 삶의 상처와 고통들이 동력이 됐을 거란 추정은 할 수 있겠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고대 서양인 관점에서 본 ‘땅의 기운’

    고대 서양인 관점에서 본 ‘땅의 기운’

    서양의 고대 풍수학/나이절 페닉 지음/최창조 옮김/민음사/256쪽/2만 2000원 영국을 위주로 한 유럽의 ‘지오맨시’(geomancy)를 다루고 있다. 지오맨시는 한 줌의 흙을 땅 위에 던졌을 때의 모양, 풍수학, 풍수술 등으로 사전에 정의돼 있다. 역자는 지오맨시를 풍수로 번역했다. 한국과 중국의 풍수사상과 관련해 여러 저서를 낸 역자는 “지오맨시를 풍수로 번역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서양인들도 우리의 지기와 유사한 개념인 ‘땅의 에너지’를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풍수 사상과는 차이가 있지만 서양인들도 고대부터 땅이 지닌 본질적이고 신비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추구해 왔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역자의 말처럼 이 책은 서양 고대인들의 풍수적 사고를 보여주는 서양의 풍수 해설서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서양의 민담, 전설, 미신, 신화, 민족지학에 내포돼 있는 정보를 통해 고대인들의 풍수 사상을 추적한다. 인류 정착 초기부터 자유롭게 흘러다니던 대지의 에너지가 어떤 필요에 의해 특정 지점에 고착되고 어떻게 사원, 성역, 교회가 됐는지를, 고대인들은 어떻게 직관과 경건한 마음으로 땅의 에너지를 파악하고 실생활에 적용해 왔는지를 고찰한다. 광대한 대지의 이미지들, 수 마일에 달하는 성스러운 장소의 배열, 연중 최적 시점에 방위를 정한 불가사의한 기념물들, 우주의 신성기하학을 반영해 비율을 잡은 건물들 등 고대 풍수 사상이 집약된 유적들도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고대 서양인들은 명당이 자연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인위적인 방법으로 만들었다는 관점이 흥미롭다. 저자는 “고대로 가는 열쇠를 발견하고 오늘날 서양에서 대부분 잊힌 풍수사상을 찾아내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서울광장] 정당의 정체성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당의 정체성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임창용 논설위원

    총선을 코앞에 두고 칼바람이 매섭다. 4년마다 되풀이되는 칼춤이건만, 이번에 칼을 맞은 이들의 비명은 유난히 크다. 공천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그만큼 뜨겁다는 방증인가. 여당과 야당 모두 온몸에 생채기투성이다. 이런 몸 상태로 선거는 무사히 치를 수 있을까, 후유증은 어떻게 감당할까, 걱정부터 앞선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게 새누리당의 ‘정체성’(正體性) 논란이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 작업이 한창 진행되는 와중에 느닷없이 꺼내 든 잣대다. 당 정체성에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사람은 응분의 대가를 지불토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 다음날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들이 무더기로 컷오프됐다. 즉각적으로 유승민 의원을 겨냥한 잣대라는 반응이 나왔다. 서울 은평구에서 탄탄한 지지 기반을 가진 이재오 의원도 이 잣대에 당했다. 낙천시킬 경우 파장이 클 것을 우려해선지 정작 유승민에 대한 결정만 한없이 늘어졌다. 설사 그가 공천장을 손에 쥔다 해도 이미 손발을 모두 잘려 당에서 천애 고아가 될 처지다. 논란의 정체성을 뜯어보았다. 네이버사전에 따르면 변하지 아니하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 또는 그 성질을 지닌 독립적 존재를 의미한다. 이를 정당에 대입하면 그 정당이 추구하는 이념이나 가치, 정치철학 정도가 될 듯싶다. 새누리당의 경우 당헌 전문과 1장(총칙) 1조(목적)에 가장 잘 나타나 있다. 핵심만 추리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추구, 개인의 자유와 창의 발현, 자생적 복지정책 추진과 사회 양극화 해소, 한반도의 평화통일 등이다. 유승민은 이 중 어디에 걸려 정체성 논란에 휘말린 걸까. 지난 15일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이 구체적인 사유를 열거했다. 원내대표 시절 당헌에 어긋나는 대정부 질문, 대통령 방미 과정에서의 혼선과 관련해 ‘청와대 얼라들’이라고 지칭한 것, 당명 개정에 반대한 부분 등이다. 유승민은 원내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를 비판한 바 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틀어졌고, 결국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한데 아무리 당헌을 뜯어봐도 유승민의 언행이 문제 될 만한 부분을 찾기 어렵다. 오히려 당헌에 나온 복지 추진과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상식으로 들린다. 청와대 참모들을 비웃고 당명 개정에 반대한 것을 정체성 부적합 이유로 든 것은 궁색함을 넘어 구차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앞서 언급했듯이 정체성은 변하지 않는 독립된 성질이다. 정당의 정체성이라고 다르지 않다. 정파적 이해에 따라 늘였다 줄였다 하는 고무줄 잣대를 어설프게 정체성에 갖다 붙일 수 없는 이유다. 자칫 정당으로서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당헌은 전문에서 당헌이 국민에 대한 약속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출신의 정치학자인 카를 뢰벤슈타인은 일찍이 정치란 권력을 위한 투쟁에 불과하다고 했다. 정치인이 아무리 고상하고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도 결국 권력 욕구를 채우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정치인들에게 소신과 정체성, 진정성을 따지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짓일 수도 있다. 공천에서 누가 칼을 휘두르든, 누가 그 칼에 맞아 비명횡사하든 나와는 상관없는 권력 싸움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 싸움의 궁극적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점이다. 불공정하고 불투명하게 뽑힌 사람들을 유권자들마저 눈감아 주면 그렇다는 뜻이다. 정당의 정체성은 국민과의 약속이고, 그 약속은 국민을 위한 참된 마음, 즉 진정성을 가진 정치인이 지킬 수 있다. 누가 진정성을 가진 사람인지 가리는 것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분명한 것은 달콤한 공약이나 배경보다는 지금까지 그가 걸어온 삶을 살펴봐야 한다는 점이다. 권력자의 후광이나 뒷배만 내세우는 소인배들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얼마나 관심이 있겠는가. 총선을 앞두고 인터넷에선 ‘그놈이 그놈이라서 투표하지 않으면 그중에서도 가장 나쁜 놈이 다 해 먹는다’는 말이 화제다. 그냥 흘려버릴 우스갯소리는 아닌 것 같다. sdragon@seoul.co.kr
  • [생명의 窓] 인공지능의 도전과 인간의 미래/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생명의 窓] 인공지능의 도전과 인간의 미래/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이세돌과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가 역사적 대국을 벌인 2016년 3월 9일은 인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이날은 인간을 향한 인공지능의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이 세기의 대국이 열리기 전 이 9단은 5판 전승을 확신했다. 한 판 정도는 실수로 질 수도 있다고 했지만 ‘아무 준비를 하지 않는 게 준비’라는 태도에서 볼 수 있듯이 바둑에서 컴퓨터 따위가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고 봤다. 하지만 결과는 알파고의 완승이었다. 알파고 이전에도 인공지능은 이미 개발돼 사용되고 있었다. 핵심 단어와 수치만 주면 기사를 작성하는 인공지능,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법을 제안하는 인공지능, 투자 분석과 상담을 하는 인공지능 등.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간 사회 전면에 부상하면서 순식간에 인간에게 위협적인 대상으로 인식된 것은 순전히 알파고 때문이다. 알파고를 보고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진 것은 알파고가 더이상 컴퓨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사실 고급 단계의 인공지능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이런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며 진화할 수 있다. 인터넷에 접속해 지식을 계속 습득하게 되면 태어난 당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진화한 고성능 인공지능을 인간이 당해 내기란 분야에 관계없이 사실상 어렵다. 사람들은 철학적 사고, 복잡한 결정이나 감정의 표현, 윤리적 판단 등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이 가진 오만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런 복잡한 것들도 사실 생물학적으로 보자면 그저 뇌신경망에서 이루어지는 화학물질의 상호작용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정밀한 알고리즘을 통해 전기회로상에서 전자의 흐름을 제어함으로써 구현하는 것과 본질적으로는 다를 게 전혀 없다. 만일 이런 게 실현된다면 고급 단계의 인공지능은 초인간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 30년 전의 눈으로 보면 지금의 생물학은 신의 경지다. 동물에서는 수컷 없이도 번식할 수 있고 10만년 전에 멸종한 동물 복제도 가능하다. 자연계상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지만 식물과 동물 사이에 유전물질을 교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간의 신경을 기계 안구에 연결해 시각을 찾을 수도 있고 사지가 마비됐어도 눈의 응시나 뇌파로 기계 작동이 가능하다. 시험관 아기는 이제 거부감조차 없다. 현대 생물학의 시작이 DNA 구조를 밝힌 1953년에 시작됐다고 본다면 불과 70년도 못 돼 이룬 성과다. 생물학 발전도 이런데 30년 후 인공지능이 어떤 수준일지는 말해 뭐하겠는가. 인공지능이 인간에게서 상당수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지 일자리만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인간 사회 모든 영역에서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예컨대 인구문제만 하더라도 저출산을 용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는 저성장으로 접어들면서 경제구조마저도 심각한 재편에 직면할 것이다. 알파고에 놀란 기업과 정부가 인공지능 개발을 놓고 무한경쟁을 시작하면서 인공지능은 거부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전반적인 기술 발전 속도와 알파고가 보여 준 수준, 무한경쟁으로 인한 가속도 등을 고려한다면 인공지능의 전면 부상은 생각보다 훨씬 빠를 수 있다. 결국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위협이 될지, 도구로서의 공존이 될지는 결국 인간 손에 달렸다. 지금부터라도 지혜를 모으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 G5와 친구들, 상생 모바일 생태계 만든다

    조준호 “G5 생태계 개발자와 함께 조성” 가상현실(VR) 기기, 드론, 오디오, 폐쇄회로 카메라 등 일명 ‘프렌즈’라고 부르는 주변기기를 연결해 쓸 수 있는 전략 스마트폰 ‘G5’를 선보인 LG전자가 본격적인 G5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LG전자는 17일 서울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 누리꿈스퀘어에서 G5와 프렌즈 개발자 콘퍼런스를 열고 G5의 열린 생태계인 LG 플레이그라운드(놀이터) 조성 계획을 밝혔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개발자가 프렌즈를 만들 수 있도록 개발 프로그램을 개방해 G5만의 독자 시장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 최고기술경영자(CTO)인 안승권 사장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200만개 이상의 앱이 등록돼 있는 등 앱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 됐다”면서 “LG의 플레이그라운드는 즐겁고 재밌는 동시에 개발자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400여명이 몰려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 G5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 줬다. 참석자의 절반가량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개발자라고 LG전자는 전했다. 부품(모듈) 교체 방식의 스마트폰인 G5는 보조배터리가 달린 카메라 ‘LG 캠플러스’, 고음질을 구현하는 ‘LG 하이파이 플러스’, 가상현실 기기 ‘LG 360 VR’ 등의 주변기기(프렌즈)를 연결할 수 있어 ‘트랜스포머 스마트폰’으로 불린다. LG전자는 보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프렌즈 개발을 위해 다음달 개발자 사이트(developer.lge.com)를 열고 프렌즈 개발 프로그램을 공개한다. 또 LG프렌즈 온라인 장터(www.lgfriends.com)를 열어 판매 공간도 제공한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G5의 본질은 재미와 상생”이라면서 “G5와 프렌즈를 시작으로 개발자와 함께 생태계를 만들고 고객에게 스마트폰 화면을 넘어선 재미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박종희 공천관리위원 “유승민 공천, 오늘이나 내일 발표…일이 커졌다”

    박종희 공천관리위원 “유승민 공천, 오늘이나 내일 발표…일이 커졌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18일 유승민 의원의 공천 심사 결과 발표 시점에 대해 “오늘, 내일 사이에 결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부총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어제, 그제 사이에 최고위원들도 의견을 좀 개진해서 개인적으로 얘기도 대충 들었고 이제 발표가 눈 앞에 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부총장은 “너무 문제가 커져서 (공관위원)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사실 별 문제가 아닌데 점점 관심이 커지니까 조금 늦추자, 늦추자 하면서 지금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문제의 본질은 여전히 유 의원을 경선에 붙일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것”이라면서 “당헌·당규에 충실한 결정을 내리면, 또 국민정서에 맞는 결정을 내리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일부 언론 보도에서 ‘유 의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한 게 사퇴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데 대해서는 “모든 정치적 행위는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지 남의 얘기를 듣고 하는 것 아니다”라면서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공천이 배제된 윤상현(인천 남을) 지역에 무공천할 가능성에 대해선 “절대 그렇지 않다. 국민이 꼼수라고 비판할 것”이라면서 “오늘 공관위가 열리면 후보 공모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총장은 공천 결과 친박(친박근혜)계가 더 많다는 지적에는 “아직도 한 100명 가까이 공천 과정이 남아 있다”면서 “대부분 현역 의원과 신인의 대결인데 아마 친박보다 비박이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공천 결과에 반발한 비박계의 의원총회 소집 요구에 대해 “이 상황에서 의총은 맞지 않다”면서 “오늘 최고위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알파고는 영혼이 없다

    [고전으로 여는 아침] 알파고는 영혼이 없다

    학문의 아버지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는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해 생명체의 속성을 연구했다. ‘영혼에 관하여’는 이에 관한 그의 독창적 사유의 결과물이다. 그는 생물이 발휘하는 다섯 가지 현상, 즉 영양섭취와 감각(지각), 욕구와 장소이동, 그리고 사고를 영혼의 운동으로 이해했다. 영혼을 갖는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생명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신체의 생명 유지를 위한 운동으로서의 영혼의 활동은 필연적이다. 식물도 영혼이 있다는 얘기다. 물론 영혼의 능력에는 차이가 있다. 식물은 영양섭취 능력만 갖지만 다른 동물들은 그것 이외에 감각능력도 갖는다. 동물은 촉각을 갖고 갈망과 욕망의 욕구까지 느낀다. 하지만 희망의 욕구는 지성을 가진 인간만이 가지며, 더욱이 사고능력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독특한 능력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은 살아 있는 신체의 원인이며 원리”라고 말한다. “실체는 만물의 존재이유이고, 생명은 생물들의 존재이유이며, 영혼은 그것들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생물은 영혼이 없다. 동물 가운데 인간이 두드러진 이유는 지성에 의해 영혼이 추론적 사고를 한다는 점이다. 고로 정서를 동반한 사고능력은 인간 영혼의 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이 사고능력이 어떻게 발생하는가를 궁구했다. 현존하는 감각은 항상 참되지만 추론적 사고는 때로 거짓된 것을 수용한다. 인간의 타고난 취약점이다. 인간이 더 나은 선(善)을 위해서 지성과 영혼을 쉼 없이 아름답게 가꾸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벌인 세기의 바둑 대결이 끝났다. 인공지능은 사물에 영혼의 일부능력을 입힌 기계가 아닌가. 이 9단은 초반 3국을 심리전에서 졌다. 기계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아니 흔들릴 ‘딥 마인드’(deep mind) 자체가 없다. 완력과 계산, 그리고 경우의 수를 선택하는 경쟁에서 인간은 더이상 진화하는 기계의 지능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기계 또한 인간과 같은 섬세한 지각을 통한 정서적 교감 능력을 갖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언젠가 ‘인간을 닮은 로봇’(humanoid)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며 지레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인간은 알파고의 인공지능을 창조했지만 인간성을 온전히 복제할 순 없다. 알파고에겐 인간의 영혼이 없다. 인간은 도덕적 판단과 정서의 근원인 영혼을 갖고 있는 한 영원히 존엄하다. 물론 저급한 영혼으로 세상을 어지럽히는 ‘기계만도 못한 인간들’의 도태야 어찌 막을 수 있으랴만.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후쿠시마 방치 日, 美·佛과 안전해체 기술 공동 개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 작업에서 한계에 부딪힌 일본 정부가 미국, 프랑스에 손을 내밀었다.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2016회계연도부터 폐로 작업의 핵심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수소 폭발 등을 겪으며 녹아내린 원자로 내 핵연료를 안전하게 끄집어내고 원자로와 주변 시설을 안전하게 해체하기 위해 국제적 기술 협력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사고 발생 5년이 지났지만 사고 원자로 안의 방사능 유출이 심각해 원전 해체 등 폐로 작업은 그동안 진전되지 못한 채 방치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문부과학성이 미국 에너지부, 프랑스 국립연구기구 등과 협력 연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과는 원자로 폐로 작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 관리 및 처리 등과 관련되는 장치 등의 공동 개발에 방점을 뒀다. 프랑스와는 높은 방사선량의 가혹한 환경에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원격 조작 기술 개발을 목표로 했다. 원자로 안에서 작업할 로봇 개발이나 화상 처리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문부과학성은 폐로 기술 개발에 올해 일단 30억엔(약 31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학 및 연구 기관을 중심으로 기업 등도 참여하는 연구팀 공모를 거쳐 지원해 나간다. 핵연료를 회수해야 폐로 작업의 진척도 가능하다. 원전 1호기에는 392개의 핵연료가, 2·3호기에는 각각 615개와 566개의 핵연료가 남아 있다. 1호기의 392개 전부는 노심에서 녹아 떨어진 상태다. 3호기는 2호기보다 많은 양의 핵연료가 노심에서 떨어져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21년 말까지 원전 노심 안의 핵연료 제거 및 인출에 착수할 계획이다. 2017년도 이후 원전 내 사용 후 핵연료 풀에 저장된 핵연료를 제거하고 2021년 말까지 핵 쓰레기로 불리는 녹아버린 핵연료 회수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사고 원전 1~3호기는 방사능의 영향이 너무 강하게 남아 작업원의 방사능 노출을 줄이면서 안전하게 폐로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수소 폭발로 생겨난 건물 파편 조각 등의 철거와 제염 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본질적인 문제인 핵연료 제거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히타치, GE뉴클리어 에너지, 도시바, 미쓰비시 중공업 등이 원자로 주변을 감시하는 관측로봇이나 사고로 소실된 격납 용기의 제염 등 폐로 관련 기술의 개발을 추진해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In&Out] 문화선진국은 통합 국가상징 사용한다/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한국미술관협회장

    [In&Out] 문화선진국은 통합 국가상징 사용한다/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한국미술관협회장

    ‘로고(logo)라는 이미지의 본질은 왕관에 박힌 보석이다.’ 그래픽 디자인계의 피카소로 불리는 미국의 디자이너 폴 랜드의 말이다. 그는 로고가 최고의 가치를 지닌다는 생각을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직접 증명해 보였다. 이남훈의 ‘메신저’라는 책에 이에 관한 흥미로운 일화가 소개되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스티브 잡스가 1985년 넥스트사(社)를 설립할 당시 로고 디자인을 폴 랜드에게 의뢰하며 여러 개의 시안을 요구하자 폴 랜드는 “내가 가진 모든 노하우를 동원해 최고의 시안 하나를 만들겠다”라고 말하고 고객의 요청을 거부했다. 디자이너의 근성과 자부심에 감동한 잡스는 로고 비용으로 무려 10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한다. 디자인은 미래의 핵심 경쟁력이자 브랜드의 영혼이라고 믿었던 잡스다운 선택이었다. 폴 랜드와 잡스에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브랜드 경쟁 시대에 살아가는 보통사람도 로고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로고는 정부, 기업, 단체의 조직이나 상품에 적용되는 시각디자인을 말한다. 공공의 정책과 제도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광고, 홍보 효과가 크며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경쟁력 확보, 브랜드 인지도와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정부도 뒤늦게 로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새롭게 정부상징체계(Government Image, GI)를 만드는 통합형 국가상징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통합형 GI는 일관된 디자인 형태를 가진 하나의 이미지를 정부기관이 모두 사용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문화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는 혁명정신을 의인화한 여성인 마리안, 독일은 독수리, 네덜란드는 두 마리 사자, 캐나다는 붉은 단풍잎 상징을 전 부처에서 사용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흰머리독수리, 영국은 유니콘과 사자가 그려진 왕실 문장, 덴마크는 왕관이라는 공통된 상징을 기관별 특성에 맞게 변형해 쓰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정부 각 부처와 소속기관들이 소재, 서체, 색상 등 각기 다른 개별 상징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일관성 없이 사용하고 있어 국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자유와 개성,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선진국이 왜 통일된 GI를 사용하고 있을까? 단일화된 국가 상징은 대내적으로는 애국심과 공동체 의식, 자긍심을 키워 주고 대외적으로는 인지도, 호감도, 신뢰도를 확보해 국가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구매 태도와 제품 평가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른바 원산지 효과다. 이것은 특정 제품의 원산지를 알려 주는 정보가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가리킨다. 이경선 한경대 교수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국가 상징을 사용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캐나다에서 생산되어 영국에서 판매되는 미네랄 워터 제품인 ‘크리스털 캐나디안’(Crystal Canadian)은 깨끗하고 순수한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강하게 인식시키고자 캐나다 정부의 사용 허가를 얻어 국가 상징인 단풍잎을 디자인의 모티브로 삼아 원산지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직도 통합형 GI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글로벌 브랜드 매장들을 방문해 체험해 보라. 브랜드의 개성을 표현하고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어떤 전략을 쓰고 있나? 간판, 인테리어, 직원의 복장, 쇼핑백, 청구서 등 통일된 상징으로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있지 않은가.
  • [시론] 스마트 커넥티드 월드에서 한국이 앞서가려면/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벤플 대표

    [시론] 스마트 커넥티드 월드에서 한국이 앞서가려면/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벤플 대표

    ‘세상이 어디로 가는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보기 위한 두 축이 있다면 하나는 연결이고, 또 다른 하나는 스마트화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연결되고, 그 각각이 지능화하고 있다. 전 세계 컴퓨터가 연결돼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전자상거래·인터넷·O2O(온·오프라인 연계) 기업이 나타났고, 이 인터넷이 이제는 공간·사물·사람과 연결되는 사물인터넷·만물인터넷 시대가 되고 있다. 또 연결된 사물·공간·사람이 연결에 의해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동시에 그 자체의 지식과 지능을 구현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같이 발전하면서, 금융·언론·의료·유통·제조·서비스·교육·교통 등 사회 전 부문에서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앞으로 세계는 기술의 이름은 바뀌더라도, 내용적으로는 스마트화와 커넥티드화가 상호작용하면서 발전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모든 것이 연결된다는 것은 제품이 본질적으로 더이상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산업의 서비스화’라고 할 만하다. 자동차 산업이 더이상 제조업이 아니라 교통 서비스업에 편입되는 현상은 우버를 통해 이미 잘 보고 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이제 자동차라는 물리적 제품을 구입하고 소유하기보다는 어떻게 스마트하게 연결해 사용할 것인가를 보고 있다. 제품을 만들던 사람은 이제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며, 서비스를 보조할 제품을 공급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여기서 발생할 데이터를 어떻게 실시간으로 피드백할 것이며, 이를 어떻게 온·오프 채널로 바이럴 마케팅할 것인지 메커니즘과 전략을 간파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정책가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이러한 모든 것이 서비스가 되는 시대에 잘 적응하려면, 기존의 물질, 제조 중심 주의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동시에, 서비스라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을 경시하는 사회 풍조를 바꿔야 한다. 서비스는 가치이고, 서비스는 돈이다. “이것은 서비스로 드리는 것이에요”라는 말에서 풍기는 ‘서비스는 공짜, 서비스는 돈이 안 된다’라는 의식을 버려야 한다. 사업, 투자 관점에서는 역설적으로 공짜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공짜로 서비스를 시작한 회사들이 수백조의 기업가치로 성장하고 있는 사례가 많지 않은가. 구글이 그랬고, 페이스북이 그랬고, 한국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그랬다. 전통적으로 비정상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오히려 정상이 되는 ‘뉴노멀의 시대’다. 이제는 서비스를 공짜로 또는 저렴하게 시작해서 나중에 플랫폼이 되는 이러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는 의지, 이에 투자하려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스마트한 세계에서는 0을 1로 바꾸는 오리지널한 것, 즉 독창적인 것들만이 우위를 가지게 된다. 더구나 글로벌로 연결된 세계에서는 다른 나라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하는 것은 성공 확률을 떨어뜨린다. 한국에서 출발한 독창적인 것들, 글로벌 지적재산권으로 보호된 것들, 혹은 보호되지 않았더라도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아이디어들에 기반한 기업과 프로젝트들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해외 사례가 있느냐고 묻지 마라. 있으면 그 사례에 진다. 창업가들은 미국 특허를 따기 전에는 창업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애벌레일 때 나와봤자 잡아먹혀 죽는다. 바깥에서 베껴와서 작은 국내시장을 레드오션화하는 회사는 글로벌로 갈 수가 없다. 투자가와 정책가들은 독창적인 것을 알아보는 심미안과 실력, 세계관, 역사관을 갖춰야 한다. 그런 것 없으면 은퇴하라. 이 작은 나라가 스마트 커넥티드 월드에서 앞서가려면, 기존의 단위에 0을 한 개 혹은 두 개 이상 붙여야 한다. 기존에 10억이 필요할 것 같아 보였으면 1000억이 필요할 것이다. 독창적일수록 잠재성이 커서, 그들의 발은 크다. 큰 발에 맞지 않는 작은 신발을 신기면 그 발만 아프고 기형이 되어 걷지도 뛰지도 못하게 된다. 잘 맞는 신발, 커질 때 커지는 것에 맞는 신발을 준비해줘야 한다. 위로 북한에 막혀서, 섬나라처럼 작은 규모로 사는 대한민국의 기존 세대들은 새로운 세대들에게 대륙과 해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크고 단단한 신발을 신겨줘야 한다.
  • [후쿠시마원전 사고 5년] 원자로 해체 아직도 ‘첩첩산중’

    [후쿠시마원전 사고 5년] 원자로 해체 아직도 ‘첩첩산중’

    1호기 주변 제염 작업 사실상 포기 상태 오염수 처리 난항·폐로 처리 기약 없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11일로 발생 5주년을 맞지만, 복구작업에 만만찮은 장애물이 남아있다.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의 제염 작업, 녹아버린 핵연료 인출 등 폐로 작업 등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위기 본질은 변한 게 없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호기 원전 주변은 관계 당국이 제염 작업을 사실상 포기한 채 진입을 막고 있다. 원전 격납용기의 수소 폭발로 말미암은 잇단 방사능 누출은 당시 바람의 진행 방향에 따라 북서쪽으로 이뤄졌다. 일본 정부는 20㎞ 이내 지역민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지만 20㎞를 넘어서도 유선형으로 고농도의 방사능이 확산됐다. 후쿠시마현 오오쿠마를 비롯해 후타바, 나미에, 도미오카 등 원전 인근 지역은 물론 미나미소마시의 이이다테 일부까지 방사능 오염도가 연간 50mSv(밀리시버트)를 넘는 ‘귀환 곤란지역’이 됐다. 이 지역은 방사능 오염 처리 방침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그만큼 난제인 까닭이다. 아베 신조 정부는 “‘피난 지시구역’으로 묶여 있던 11개 시·군 가운데 6개 지역의 방사능 처리, 제염을 거의 완료했다”며 “택지나 농지, 도로 등 주민 생활 환경도 정비됐다”고 밝혔다. 제염이 어려운 귀환 곤란지역 등은 놓아둔 채 주변 지역부터 정상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아베 정부가 내년 4월부터 피난 지시를 해제하고, 피난민 귀환을 계획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오염 토양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그동안 제염에 들어간 국비만 1조 9000억엔(약 21조원). 올해에도 5224억엔(약 5조 5000억원)의 예산이 잡혀 있다. 돈도 돈이지만, 제염 작업을 통해 나온 오염 토양 처리는 산 넘어 산이다. 수거된 오염 토양은 1000만㎡. 도쿄 돔 8개 규모의 양이다. 후쿠시마 오오쿠마와 후타바 등에 중간 저장시설을 건설 중이다. ㎏당 10만베크렐(Bq) 이상의 고농도로 오염된 것들을 콘크리트로 된 저장 창고에 넣어 보관하게 된다. 아베 정부는 적절한 시점에 옮기겠다고 밝혔지만 인근 주민들은 “중간 저장이 아니라 영구 저장 시설이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복구 작업의 핵심인 후쿠시마 원전의 폐로 처리도 기약이 없다. 전례 없는 원자로 사고 처리를 어떻에 해야 할지 사고가 난 지 5년이 지났지만 불분명하다. 녹아내린 핵 연료봉 등 원전 노심이 어떤 상태인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도쿄전력 측은 “40년 정도 걸릴 작업”이라고 밝혔지만 높은 방사능으로 로봇의 접근도 불가능한 원자로에서 녹아버린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꺼낼지 한숨만 쉬고 있다. 제1원전에서 생성되는 하루 약 300t의 방사능 오염수 처리 문제도 난감하다. 원전 부지 내에 계속 저장해 왔지만 저장 역량이 한계에 달했다. 오염수를 바다로 버리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여의도 카페] “우리도 금투협 회원인데”… 홀대받는 은행계 증권사

    오는 14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일제히 출시됩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점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ISA 1호 가입자 축하 이벤트 등을 엽니다.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황영기 금투협 회장이 1호 가입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요. 그런데 황 회장은 이자·배당 등으로만 연간 2000만원 이상 벌어들이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여서 ISA 가입 자격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협회는 연예인 등을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업계 일각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행사장 때문입니다. ‘만능통장’ 등 화려한 수식어 속에 역사적인 첫발을 떼는 데다 1인당 한 계좌밖에 들 수 없어 ISA 기념행사가 열리는 한투증권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지난달 말 비과세 해외주식펀드 출시 행사가 미래에셋증권에서 열렸다는 겁니다. 잇따라 전업계 증권사만 낙점되고 있는 것이지요. 은행계 증권사는 아예 검토 대상에 오르지도 못했습니다. 금투협 고위 관계자는 “지난번 행사가 미래에셋증권에서 열려 여긴 제외했고 미래에셋이 인수 추진 중인 대우증권도 배제했다”며 “은행계 증권사를 제외하고 검토해 보니 한투증권이 가장 적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IBK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은행계 증권사들은 “우리도 엄연히 협회에 회비를 내는 회원사인데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합니다. 한 은행계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리 증권업계가 ISA 시장을 놓고 은행권과 한판 승부를 준비 중이라지만 우리는 (협회에서마저) 서자 취급을 받는 느낌”이라며 억울해했습니다. 금투협이 회원사에 걷는 회비는 연간 450억원가량입니다. 이런 불만은 전업계 증권사에서도 나옵니다. 한 중소 증권사 관계자는 “금투협이 일방적으로 행사 장소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회원사와의 소통 부족을 아쉬워했습니다. 이에 대해 금투협 측은 “황 회장이 앞서 두 차례나 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해 오해를 받지 않으려는 것일 뿐 은행계 증권사를 홀대하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금투협이 은행과의 밥그릇 싸움이 아닌 ‘국민 재산 늘리기’라는 ISA의 본질에 좀 더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인사청문위원 20명 이내로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인사청문위원 20명 이내로

    서울시의회는 지방자치 시작 이래 처음으로 시 산하기관장인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 위한 세부 운영방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의회와 시는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T/F’를 구성해 수 차례 회의를 열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듭해 왔다. 인사청문 T/F(총 8명) 위원은 다음과 같다. - 의회(5명) : 최웅식 운영위원장, 박운기 의원, 박중화 의원, 최판술 의원, 박진형 의원 - 시(3명) : 장혁재 기획조정실장, 최창환 정무수석, 강태웅 행정국장 인사청문 T/F (위원장 최웅식- 영등포1,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인사청문 특별위원회 구성 운영, 인사청문회 절차 및 운영방법 등 협약의 구체적인 시행을 위한 세부사항을 지난 3월 9일,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서울시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인사청문회가 실시된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다”며, “서울시의회가 시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천만 시민의 입장에서 후보자가 과연 서울시설관리공단을 잘 이끌어 나갈 적임자 인지를 꼼꼼하게 검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주를 제외하고는 인사청문회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협약이라는 우회형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앞으로 인사청문회의 법제화를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인사청문 T/F 최종 합의사항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인사청문 특위는 교통위원회 소속위원 과반수를 포함한 20명 이내로 하기로 하였고, 본회의에서 15명의 위원을 선임함. - 인사청문은 시장으로부터 청문요청서가 접수된 날부터 휴무·공휴일을 제외한 10일 이내에 실시하되, 인사청문회는 차수 변경 없이 1일로 함. - 회의는 공개로 하되,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위원회 의결로 비공개 가능 - 회의진행은 후보자 선서, 10분 이내 정책소견 청취 후 1문1답 형식의 질의답변을 하되, 본질의 15분, 보충질의 10분으로 함. - 청문대상자를 포함한 증인·감정인 또는 참고인의 증언·진술 청취 및 증거조사가 가능토록 함. 이번 인사청문 T/F 합의결과에 따라 조만간 박 시장이 1명의 이사장 후보자를 선정해 시의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하게 될 예정이다. 시의회는 요청서가 접수된 날부터 10일 이내에 후보자의 경영능력과 정책수행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을 실시하고, 경과보고서를 시장에게 송부하게 된다. 한편, 서울시의회와 서울시는 지난 2015년 8월 17일, 시 산하 지방공기업의 장으로서 경영능력과 자질을 갖춘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합의하고, 「서울특별시와 서울특별시의회간 인사청문회 실시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셰익스피어 사극으로 보는 정치의 본질

    셰익스피어 사극으로 보는 정치의 본질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정치의 본질적 문제를 파헤친 셰익스피어 대표 사극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극단의 올 시즌 첫 작품 ‘헨리 4세 Part 1 & Part 2-왕자와 폴스타프’다. 리처드 2세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헨리 4세의 정치사를 다룬 작품으로, 극의 완벽한 구조와 인물 구성으로 사극 교과서로 불린다. 무력으로 왕위를 찬탈한 이후 겪게 되는 사회 혼란과 정권의 정통성 문제 등을 심도 있게 파고든다. 이 작품이 사극 중에서도 대중적 인기를 끈 것은 헨리 4세의 아들인 헨리 왕자와 폴스타프 패거리가 저잣거리에서 벌이는 희극적 이야기 때문이다. 특히 폴스타프는 셰익스피어가 만들어낸 극 중 인물 중 햄릿과 함께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힌다. 늙고 뚱뚱한 술고래에 허풍쟁이 난봉꾼으로, 헨리 왕자와 저잣거리에서 어울리며 권력의 위선을 통렬히 조롱하는 인물이다. 2012년 첫 공연 당시 인간의 욕망과 권력의 역학 관계를 매끄럽게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초연을 연출했던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이 다시 연출을 맡았다. 배우 이창직이 초연에 이어 또 한 번 ‘폴스타프’ 역을, 신예 박정복이 ‘헨리 왕자’ 역을 열연한다. 김 예술감독은 “혼란기 새로운 질서를 위해 재구성되는 역동적이고 폭발력 있는 사회 면면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고 있어 변화가 빠른 현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직은 “폴스타프가 없었다면 이 작품이 그렇게 흥미롭진 않았을 것”이라며 “초연 때 폴스타프의 행동과 표현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애니메이션도 여러 편 봤던 기억이 난다. 이번 공연에선 작품의 메시지가 앞 공연보다 훨씬 명료하게 구현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박정복은 “헨리 왕자 역을 제안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 학교 다닐 때 수업 시간에 셰익스피어를 배운 적 있지만 어렵게 느껴 이 역할을 제대로 연기할 수 있을지 걱정됐고 셰익스피어의 유명 희극이나 비극도 아니고 낯선 사극이란 점도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2만~5만원. (02)399-1794.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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