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본질
    2026-07-09
    검색기록 지우기
  • 최저
    2026-07-09
    검색기록 지우기
  • 미·중
    2026-07-09
    검색기록 지우기
  • 해리
    2026-07-09
    검색기록 지우기
  • 질병
    2026-07-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133
  • [단독] 보상 대신 뿌리더니… ‘폭스바겐 바우처깡’ 판친다

    [단독] 보상 대신 뿌리더니… ‘폭스바겐 바우처깡’ 판친다

    타인에게 양도 못하는 100만원권 리콜 대상차량 외 모든 차주 지급 부품 사서 싸게 되팔아 ‘현금화’ 포털서 거래해도 제재 법령 없어형평성 논란에 시장 왜곡 부추겨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배출가스 조작 사태를 만회하기 위해 모든 차주(車主)들에게 바우처(쿠폰)를 무상으로 대거 뿌렸다가 형평성 논란과 함께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20일 국내에 등록된 모든 차주(27만명·2016년 12월 31일 이전 등록 기준)에게 10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주기로 했다. 향후 5년 동안 차량 유지 보수, 정식 부품 등을 구입하는 데 쓸 수 있는 쿠폰이다. 지난 9일 기준 모두 3만명이 바우처를 받았다. 문제는 바우처 지급 대상을 리콜 대상 차량(티구안 2개 차종, 2만 7000대)이 아닌 모든 차종으로 넓히면서 부품, 수리 등이 필요하지 않은 차주들까지 바우처를 받게 됐다는 점이다. 이 바우처는 등록 차량의 차대(車臺)번호가 기재돼 있어 다른 사람에게는 넘길 수 없다. 하지만 포털 사이트 카페 등 온라인에서는 버젓이 거래되고 있다. ‘공돈’이 생긴 차주들이 100만원어치 부품을 사서 60만~65만원에 팔고 ‘현금화’하는 수법이다. 아우디폭스바겐 측은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우처 거래가 불법은 아니다. 정부는 “당사자 간 거래에 대해 제재를 가할 법령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피해 당사자에 대한 보상책으로 볼 수 없는 바우처 제도로 시장을 왜곡하고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서도 1년여 전 비슷한 캠페인을 벌였지만, 당시 대상은 배출가스 조작 장치를 단 ‘EA189’ 엔진 차량에 국한됐고, 마트 등에서 쓸 수 있는 500달러 상당의 선불카드(현금)도 포함됐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우디폭스바겐 공식 서비스센터에서만 쓸 수 있게 했다.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현금이 아닌 바우처를 제공한 것은 어려움을 겪는 딜러가 부품 판매, 공임 등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리콜 대상자가 아닌 차주까지 같은 금액의 바우처를 제공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미국처럼 문제가 된 차량 소유주에 대해서만 제대로 배상을 하라는 것이다. 미국에선 배상액으로 47만 5000명에게 1인당 5100~1만 달러를 줬다. 이에 대해 아우디폭스바겐 측은 “이번 바우처 지급은 보상책이 아닌 불편을 겪은 고객들에 대한 감사 표시”라고 설명했다. 바우처는 공식 서비스센터를 직접 방문해 본인 인증을 거쳐야 찾을 수 있다. 이는 센터를 방문한 김에 리콜도 받고 가라는 조치다. 그러나 13일 현재 리콜 작업 대수는 6000대(22.2%). 정부가 요구한 리콜 이행률(85%)에 크게 못 미친다. 환경부는 “비슷한 기간 다른 차량의 안전 관련 리콜과 비교하면 미흡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 변호사는 “본질(피해 보상)은 놔둔 채 변죽만 울려서는 사태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中언론 “사드 본질은 中·美 정치·군사 대결…한국 제재로 해결 못해”

    사드 배치에 따른 한국 보복을 부르짖던 중국 관영매체들의 보도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확연히 바뀌고 있다. ●“韓기업 공세·압박은 양국 앙금 쌓을 뿐” 관영 관찰자망은 13일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기사에서 “솔직히 말하면 사드 배치를 가장 원하는 쪽은 한국이 아니라 한·미 군사동맹을 강화하려는 미국”이라며 “중국도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찰자망은 이어 “한국 기업에 공세를 펼치거나 불법적인 행동으로 한국을 압박하는 것은 양국 국민의 앙금만 쌓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특히 “사드 문제의 본질은 중국과 미국의 정치·군사적 대결”이라면서 “한국을 제재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의 일부 학자와 블로거들이 이 같은 주장을 했지만, 관영언론이 직접 “한국 제재가 본질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것은 처음이다. 관찰자망은 또 “사드의 탐측 고도를 조작해 중국이 감시망에 포함되더라도 인민해방군은 이미 충분한 대응 능력을 지녔다”며 사드의 위험성이 지나치게 과대 포장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군사매체인 톄쉐망은 이날 중국이 최근 네이멍구에 한국과 일본을 겨냥해 스텔스 장비도 탐지 가능한 최첨단 레이더를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월 최대 탐지거리가 3000㎞에 이르는 ‘톈보’ 초지평선(OTH·Over The Horizon) 탐지 레이더를 설치했다.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사드의 X밴드 레이더 탐지거리보다 훨씬 길어 한국, 일본을 모두 감시할 수 있다. ●환구시보도 “한국 여행은 개인의 자유” 한국 보복론을 이끌었던 관영 환구시보의 논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신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크루즈 관광에 나선 자국민들이 제주도에서 하선하지 않은 것을 칭찬하면서도 “한국 여행은 여전히 개인의 자유에 속하며, 아무런 압박 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특히 “제재는 분명히 효과가 있지만 매번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할 수는 없다”면서 “사드 반대가 너무 오랫동안 중국 사회의 초점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언론의 논조 변화에 대해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한국 정치 상황과 맞물려 중국이 기대감을 갖고 속도와 강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중국의 사드 반대 입장에는 아직 변화가 없고 보복을 완화할 것이라고 방심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이재명, 문재인 겨냥 “과도한 세력규합, 정당정치 벗어나”

    이재명, 문재인 겨냥 “과도한 세력규합, 정당정치 벗어나”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13일 문재인 전 대표의 인재영입을 두고 “과도하게 세력규합에 집중하다 보면 정당정치의 본질에 벗어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친재벌, 부패기득권 인사 영입은 중단하자’는 발이 문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맞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몰려드는 세력이나 인물이 지나치게 기득권자 중심이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후보가 자신의 능력과 실적을 증명하기 위해 참모나 조언그룹에 인재를 두면 좋지만, 과도하면 당이 들러리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전윤철 선대위원장이나 퇴행적 언론인들, 이런 여러 (영입) 사례를 보면 다수의 약자를 중심으로 한 공정한 대한민국이라는 취지와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자신의 권위를 위해 경비원을 동사하게 한 의혹이 있는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 세월호 ‘다이빙벨’ 영화 상영을 이유로 일종의 탄압을 가한 정경진 전 부산시 부시장까지 불러모았다”면서 문 전 대표 캠프의 인사 영입 사례를 제시했다. 이 시장은 “과연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겠나, 걱정이 된다. 촛불민심이 원하는 바와 어긋날 수 있다”며 “당내 동지로서 걱정이 드리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부패정치세력과 손을 잡겠다는 대연정은 포기하겠다고 선언해달라”는 회견 내용도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비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산할 적폐세력과 손잡거나 권력 나눠주면서 새로운 공정국가건설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 경선과 관련해서는 “야권 전체의 승리를 위해 예선전을 치르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진 사람이 이재명이든 문재인이든 안희정이든, 이긴 사람을 중심으로 단결해서 정권교체를 넘는 세상의 교체를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양이 구하려다… 사람 구조 못할 뻔

    고양이 구하려다… 사람 구조 못할 뻔

    “몇 년 전 올무에 걸린 고양이를 구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119구조대가 출동했다가 정작 물에 빠져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지 못할 뻔했어요. 주민 스스로 처리할 수 있거나 인근 동물보호단체에 요청해도 되는 ‘비응급 단순민원’은 신고를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구조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동물이 아닌 사람을 구하는 것이니까요.”지난달 22일 강원 춘천소방서에서 유해야생동물 퇴치 훈련을 하던 구조3팀 강민성(37) 소방장에게 구조 업무의 애로를 묻자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굳이 119를 부르지 않아도 되는 사건을 처리하다 인명 사고 출동이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는 것이다. # 비응급 단순민원 자제를 소방서의 일은 크게 세 가지다. 집이나 상가 등에 난 불을 끄는 ‘화재진압’과 위험에 처한 사람·동물을 구하는 ‘구조’, 응급환자를 병원에 옮기는 ‘구급’ 등이다. 이 가운데 야생동물 퇴치나 보호는 구조 업무에 속한다. 지난해 춘천소방서에서는 119구조대가 2759번 출동했다. 하루 평균 7~8건씩 사람과 동물을 구하려 구조대가 나선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사람에게 직접 피해가 예상되지 않는 요청사항은 119구조대가 판단해 거절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주민이 알아서 처리해야 할 사안도 구조대가 출동해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 소방장은 “(비응급) 신고가 귀찮거나 싫어서가 아니다”라면서 “119구조대도 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이기에 좀더 많은 주민들을 위해 이용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구조대원은 근무시간 중 단 1분도 개인적 업무 등을 이유로 소방서를 이탈해선 안 된다. 식사도 오직 구내식당에서 해결해야 한다. 이는 1초라도 먼저 현장에 도착해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다. 동물을 구하거나 퇴치하는 것은 이들이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라고 춘천소방서는 설명했다. # 1초라도 먼저 현장 도착해야 일부 주민 신고 중에는 “고양이가 너무 시끄럽게 우니 잡아 달라”거나 “집 앞 야산에 너구리(혹은 오소리)가 나타났으니 퇴치해 달라”는 등 119의 본질에선 벗어난 민원도 다수란다. 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해도 해당 동물은 이미 사라져 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용필(51) 구조대장은 “일부 주민은 열쇠업체 부르는 돈을 아끼려 119에 현관문 개방을 요구하거나 술에 취해 다짜고짜 ‘살려 달라’는 말만 반복하기도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춘천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마지막 의식(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지음, 박진희 옮김, 황소자리 펴냄) 대학 내 잔혹한 살인사건을 중세 흑마술, 마녀사냥, 북유럽 신화 등으로 대담하게 직조한 추리소설. 500쪽. 1만 4800원. 제2차 세계대전(앤터니 비버 지음, 김규태·박리라 옮김, 글항아리 펴냄) 인간 본성의 최선과 최악을 보여준 전쟁의 본질과 그 안의 인간 서사를 치밀하게 되살린 전쟁사의 역작. 1288쪽. 5만 5000원. 라멘의 사회생활(하야미즈 겐로 지음, 김현욱·박현아 옮김, 따비 펴냄) 일본인의 ‘소울푸드’ 라멘의 진화를 통해 일본의 사회사, 일본인들의 집단 기억을 들여다본다. 304쪽. 1만 6000원. 낯선 시선(정희진 지음, 교양인 펴냄)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대’로 요약되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주요 사건들을 여성의 언어로 새롭게 규정한다. 304쪽. 1만 4000원. 희망의 도시(서울연구원 엮음, 최병두 외 12명 지음, 한울 펴냄) 인문, 지리, 도시계획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본의 폭력에서 벗어난 새로운 도시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544쪽. 2만 9000원. 고사리밭에 공룡이 살까?(류정희 지음, 자정 그림, 문화기획달 펴냄) 지리산 소년 동이는 고사리밭에서 공룡을 봤다는 할머니의 이야기에 기대에 부푼다. 지리산에 깃들어 사는 여자들이 짓고 그린 소담한 그림책. 32쪽. 1만 3000원.
  • [전문]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문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박근혜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의 진행경과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재판관들은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하여 왔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들께서도 많은 번민과 고뇌의 시간을 보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희 재판관들은 이 사건이 재판소에 접수된 지난 해 12. 9. 이후 오늘까지 휴일을 제외한 60여일 간 매일 재판관 평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재판과정 중 이루어진 모든 진행 및 결정에 재판관 전원의 논의를 거치지 않은 사항은 없습니다.  저희는 그 간 3차례의 준비기일과 17차례에 걸친 변론기일을 열어 청구인측 증거인 갑 제174호증에 이르는 서증과 열두 명의 증인, 5건의 문서송부촉탁결정 및 1건의 사실조회결정, 피청구인측 증거인 을 제60호증에 이르는 서증과 열일곱 명의 증인(안종범 중복하면 17명), 6건의 문서송부촉탁결정 및 68건의 사실조회결정을 통한 증거조사를 하였으며 소추위원과 양쪽 대리인들의 변론을 경청하였습니다. 증거조사된 자료는 48,000여쪽에 달하며, 당사자 이외의 분들이 제출한 탄원서 등의 자료들도 40박스의 분량에 이릅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시다시피,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 내는 힘의 원천입니다.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의 심정으로 이 선고에 임하려 합니다. 저희 재판부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루어지는 오늘의 선고가 더이상의 국론 분열과 혼란을 종식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돼길 바랍니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 가야 할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부터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이 사건 탄핵소추안의 가결절차와 관련하여 흠결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소추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헌법상 탄핵소추사유는,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사실이고 여기서 법률은 형사법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탄핵결정은 대상자를 공직으로부터 파면하는 것이지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고 심판대상을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사실관계를 기재하면 됩니다. 이 사건 소추의결서의 헌법 위배행위 부분이 분명하게 유형별로 구분되지 않은 측면이 없지 않지만, 법률 위배행위 부분과 종합하여 보면 소추사유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이 사건 탄핵소추안을 의결할 당시 국회 법사위의 조사도 없이 공소장과 신문기사 정도만 증거로 제시되었다는 점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국회의 의사절차의 자율권은 권력분립의 원칙상 존중되어야 합니다. 국회법에 의하더라도 탄핵소추발의시 사유조사 여부는 국회의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의결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다음 이 사건 소추의결이 아무런 토론 없이 진행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의결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토론 없이 표결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나, 국회법상 반드시 토론을 거쳐야 한다는 규정은 없고 미리 찬성 또는 반대의 뜻을 국회의장에게 통지하고 토론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토론을 희망한 의원은 한 사람도 없었으며, 국회의장이 토론을 희망하는데 못하게 한 사실도 없었습니다. 탄핵사유는 개별 사유별로 의결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여러 개 탄핵사유 전체에 대하여 일괄하여 의결한 것은 위법하다는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소추사유가 여러 개 있을 경우 사유별로 표결할 것인지, 여러 사유를 하나의 소추안으로 표결할 것인지는 소추안을 발의하는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사에 달린 것이고, 표결방법에 관한 어떠한 명문규정도 없습니다. 8인 재판관에 의한 선고가 9인으로 구성된 재판부로부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상 아홉 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재판관의 공무상 출장이나 질병 또는 재판관 퇴임 이후 후임재판관 임명까지 사이의 공백 등 여러 가지 사유로 일부 재판관이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경우는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과 법률에서는 이러한 경우에 대비한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탄핵의 결정을 할 때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고, 재판관 7인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홉명의 재판관이 모두 참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현재와 같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국 심리를 하지 말라는 주장으로서, 탄핵소추로 인한 대통령의 권한정지상태라는 헌정위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는 결과가 됩니다. 여덟 명의 재판관으로 이 사건을 심리하여 결정하는 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상 헌법재판소로서는 헌정위기 상황을 계속해서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국회의 탄핵소추가결 절차에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위법이 없으며, 다른 적법요건에 어떠한 흠결도 없습니다. 이제 탄핵사유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탄핵사유별로 피청구인의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하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하여 직업공무원제도의 본질을 침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노 국장과 진 과장이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라 문책성 인사를 당하고, 노 국장은 결국 명예퇴직하였으며, 장관이던 유진룡은 면직되었고, 대통령비서실장 김기춘이 제1차관에게 지시하여 1급 공무원 여섯 명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아 그 중 세 명의 사직서가 수리된 사실은 인정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 나타난 증거를 종합하더라도, 피청구인이 노 국장과 진 과장이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인사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유진룡이 면직된 이유나 김기춘이 여섯 명의 1급 공무원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도록 한 이유 역시 분명하지 아니합니다.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압력을 행사하여 세계일보 사장을 해임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세계일보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작성한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사실과 피청구인이 이러한 보도에 대하여 청와대 문건의 외부유출은 국기문란 행위이고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하며 문건 유출을 비난한 사실은 인정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증거를 종합하더라도 세계일보에 구체적으로 누가 압력을 행사하였는지 분명하지 않고 피청구인이 관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습니다. 다음 세월호사건에 관한 생명권 보호의무와 직책성실의무 위반의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2014. 4. 16. 세월호가 침몰하여 304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피청구인은 관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헌법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건은 모든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고통을 안겨 준 참사라는 점에서 어떠한 말로도 희생자들을 위로하기에는 부족할 것입니다. 피청구인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 보호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행사하고 직책을 수행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재난상황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피청구인이 직접 구조 활동에 참여하여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피청구인은 헌법상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실의 개념은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성실한 직책수행의무와 같은 추상적 의무규정의 위반을 이유로 탄핵소추를 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는 규범적으로 그 이행이 관철될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어,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그 자체로는 소추사유가 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 없으나, 세월호 참사 당일 피청구인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였는지 여부는 탄핵심판절차의 판단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피청구인의 최서원에 대한 국정개입 허용과 권한남용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피청구인에게 보고되는 서류는 대부분 부속비서관 정호성이 피청구인에게 전달하였는데, 정호성은 2013년 1월경부터 2016년 4월경까지 각종 인사자료, 국무회의자료, 대통령 해외순방일정과 미국 국무부장관 접견자료 등 공무상 비밀을 담고 있는 문건을 최서원에게 전달하였습니다. 최서원은 그 문건을 보고 이에 관한 의견을 주거나 내용을 수정하기도 하였고, 피청구인의 일정을 조정하는 등 직무활동에 관여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최서원은 공직 후보자를 추천하기도 하였는데, 그 중 일부는 최서원의 이권 추구를 도왔습니다. 피청구인은 최서원으로부터 케이디코퍼레이션이라는 자동차 부품회사의 대기업 납품을 부탁받고 안종범을 시켜 현대자동차그룹에 거래를 부탁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안종범에게 문화와 체육 관련 재단법인을 설립하라는 지시를 하여, 대기업들로부터 486억 원을 출연받아 재단법인 미르, 288억 원을 출연받아 재단법인 케이스포츠를 설립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두 재단법인의 임직원 임면, 사업 추진, 자금 집행, 업무 지시 등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은 피청구인과 최서원이 하였고, 재단법인에 출연한 기업들은 전혀 관여하지 못했습니다. 최서원은 미르가 설립되기 직전인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를 설립하여 운영했습니다. 최서원은 자신이 추천한 임원을 통해 미르를 장악하고 자신의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와 용역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여 이익을 취하였습니다. 그리고 최서원의 요청에 따라, 피청구인은 안종범을 통해 케이티에 특정인 2명을 채용하게 한 뒤 광고 관련 업무를 담당하도록 요구하였습니다. 그 뒤 플레이그라운드는 케이티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되어 케이티로부터 68억여 원에 이르는 광고를 수주했습니다. 또 안종범은 피청구인 지시로 현대자동차그룹에 플레이그라운드 소개자료를 전달했고,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신생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9억여 원에 달하는 광고를 발주했습니다. 한편, 최서원은 케이스포츠 설립 하루 전에 더블루케이를 설립하여 운영했습니다. 최서원은 노승일과 박헌영을 케이스포츠의 직원으로 채용하여 더블루케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도록 했습니다. 피청구인은 안종범을 통하여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포스코가 스포츠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더블루케이가 스포츠팀의 소속 선수 에이전트나 운영을 맡기도록 하였습니다. 최서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종을 통해 지역 스포츠클럽 전면 개편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내부 문건을 전달받아, 케이스포츠가 이에 관여하여 더블루케이가 이득을 취할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또 피청구인은 롯데그룹 회장을 독대하여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 사업과 관련해 하남시에 체육시설을 건립하려고 하니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여 롯데는 케이스포츠에 70억 원을 송금했습니다. 다음으로 피청구인의 이러한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지를 보겠습니다. 헌법은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하여 공무원의 공익실현의무를 천명하고 있고, 이 의무는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자윤리법 등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피청구인의 행위는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공정한 직무수행이라고 할 수 없으며, 헌법,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한 것입니다. 또한,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의 설립, 최성원의 이권 개입에 직, 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피청구인의 행위는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입니다. 그리고 피청구인의 지시 또는 방치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많은 문건이 최서원에게 유출된 점은 국가공무원법의 비밀엄수의무를 위배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피청구인의 법위반 행위가 피청구인을 파면할 만큼 중대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여야 함은 물론, 공무 수행은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국정개입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국회 등 헌법기관에 의한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습니다. 또한, 피청구인은 미르와 케이스포츠 설립,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케이 및 케이디코퍼레이션 지원 등과 같은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관여하고 지원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왔습니다. 그 결과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른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입니다. 한편,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하였습니다. 이 사건 소추사유와 관련한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 결정에는 세월호 참사 관련하여 피청구인은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헌법상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고, 다만 그러한 사유만으로는 파면 사유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생략](그 취지는 피청구인의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법정의견과 같고, 피청구인이 헌법상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으나 이 사유만으로는 파면 사유를 구성하기 어렵지만, 미래의 대통령들이 국가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여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져 수많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상실되는 불행한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피청구인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위반을 지적한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이 사건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하여 파면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재판관 안창호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이것으로 선고를 마칩니다.(11시22분 마침)
  • [열린세상] 교육 대통령을 기대한다/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열린세상] 교육 대통령을 기대한다/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이 교육 대통령을 표방했지만 교육개혁은 말잔치에 그쳤고, 국정 우선순위에서도 밀렸기 때문이다. 대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공약 준비 시간이 부족했겠지만, 이번에도 교육 문제의 본질을 꿰뚫은 통찰과 국민이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는 공약은 드물었다.우선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혁 청사진이 없다. 심층적 문제 진단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교육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국지적이고 단편적인 처방을 늘어놨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교육 문제가 사회, 경제 문제와 철저히 결부돼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교육은 인간을 성숙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강력한 힘을 지닌 독립 변수다. 하지만 교육은 사회 현상을 반영하는 종속 변수이기도 하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보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사교육이다. 좋은 직장은 물론 개인의 삶 전반에 걸쳐 소위 명문대학 졸업장이 가지는 ‘과도한’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한 대학 서열화는 피하기 어렵고, 사교육은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최대로 벌어지고 비정규직의 설움이 커지는데 ‘모두 사교육하지 말자’고 투표에 부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국민이 설득될까. 간판에 관계없이 실력을 갖추고 성실히 노력하면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길 때 비로소 소모적인 경쟁과 사교육은 줄어들 것이다. 교육개혁은 고도의 심리전이다. 총체적 개혁 로드맵과 비전이 있을 때 국민을 ‘설득’한다. 지금의 공약들은 국민이 안심하고 지지하며 ‘협조’할 비전을 심어 주는 데 실패하고 있다. 사실 교육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킨 것도 그런 일을 하라는 취지였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유행’이다. 대선 주자들의 공약 경쟁도 치열하다. 소프트웨어 교육,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자 양성, 학제 개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교육으로 풀어야 할 다른 중요한 문제도 많다. 날로 심화되는 세대 간 갈등과 좌우 이념 충돌의 극복 문제, ‘다름’에 대한 이해와 관용,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 의식, 사회 질서는 철저히 지키고 부정부패에는 항거하는 민주시민의식 함양 등이다. 교육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유효한 처방임은 분명하다. 4차 산업혁명 대비와 같은 거창한 구호도 좋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교육의 기본을 회복하고 병든 사회를 고쳐 나가는 안목과 지혜다. 무한 경쟁을 유발하고 협업과 공동체 정신을 무너뜨리는 상대평가부터 바꾸겠다는 공약은 어떤가. 단순한 지식의 전달보다 삶의 현장과 관련된 문제 해결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교육을 이끌겠다는 공약도 반가울 것이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공약이 단편적·기술적인 처방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회복과 관료주의 극복을 위해 국가교육위원회를 두겠다는 주장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만약 위원들을 좌우 진영이 나눠 갖는 시스템이라도 만들어지면 교육은 본격적인 이념의 전쟁터가 된다. 교육부 폐지론도 해양경찰청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분풀이성 폐지보다 실질적인 조직의 개혁이 훨씬 중요하다. 교육 내용과 방법이 바뀌지 않으면 거창하게 들리는 학제 개편도 비용과 혼란에 비해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선행학습금지법을 만들었다고 선행 학습이 사라지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문화가 정착되지 않으면 아무리 제도를 바꿔도 사상누각이다. 율곡 선생의 말씀처럼 형식적인 개선보다 실공(實功) 있는 개혁으로 실효를 거두는 개혁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교사에 대한 공약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하지만 교사들이 시큰둥하면 교육개혁은 거의 불가능하다. 교사 양성 체제, 충원 규모, 재교육, 교직 문화의 개선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과제가 있음에도 대선 주자들은 침묵하고 있다. 아직 대선 레이스가 남아 있다. 거창한 구호와 ‘사이다’ 공약보다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진정한 공약을 기대한다. 교육 문제를 해결하면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 “인민의 사유 재산 보호”… 中 민법시대 연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민법 시대’를 연다. 인민일보는 9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지난 8일 전체회의를 열고 ‘민법총칙’ 초안을 심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전인대 대표는 15일 전인대 폐막식에서 표결을 통해 신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민법총칙을 제정할 예정이다. 민법총칙 제정은 ‘민법전’ 체계 구축의 핵심 작업이다.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전체회의에서 “현재 민법전 편찬의 조건이 완성됐다”면서 “민법총칙 제정에 이어 2020년까지 통일된 민법전을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완성될 민법전은 총칙편과 계약편·물권편·침권책임편·혼인편·상속편 등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단일 법률로서의 민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사유재산을 부정한 사회주의 특징 때문이다. 1954년에 전인대가 민법전을 편찬하려고 했으나 ‘우경화 반대’ 역풍에 부딪혀 좌절됐다. 1964년에는 문화대혁명 때문에 좌절됐다. 개혁·개방 이후 계약법, 상속법, 물권법 등이 필요에 따라 순차적으로 제정됐다.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인 2014년 10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 때 ‘의법치국’이 선포되면서 본격적인 민법총칙 제정 및 민법전 구축 작업이 시작됐다. 새로 제정된 민법총칙은 자연인의 권리능력, 법인의 분류, 인터넷상 재산권, 의인행위의 보상 등을 새롭게 규정했다. 우선 자연인의 민사능력은 출생으로 시작되지만 유산상속권 보호를 위해 태아에게도 예외적인 민사상권리를 허용했다. 민사행위능력상 미성년자의 연령기준도 만 10세에서 만 6세로 낮췄다. 법인은 설립목적과 기능에 따라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 특수법인으로 구분했다. 인터넷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민법총칙은 인터넷상의 가상재산과 빅데이터 등을 민사상 권리로 인정했다. 긴급구조 등 의로운 행위를 하다가 상대방에게 손해를 끼쳐도 중대과실이 아니면 민사상 책임을 면제해 주는 조항도 생겼다. 특히 민법총칙의 제1장 기본원칙에 ‘녹색 조항’을 삽입해 “민사주체는 민사활동에 종사할 때 반드시 자원 절약과 생태환경 보호에 유리하게 종사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인민일보는 민법총칙 내용을 소개하면서 “민법총칙과 민법전의 편찬은 인민의 재산과 권익을 존중하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 법치체계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본질은 법치 경제”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金암살 北배후 확인 땐 김정은 ICC 제소 가능”

    ‘김정남 암살’ 사건의 배후가 북한으로 확인되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말레이시아의 ICC 자문 변호사인 니디야난담 시바난단은 9일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신경가스 사용이 확인된다면 사건의 본질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그들(북한)이 배후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ICC가 김정은을 회부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정남 암살 자체는 ICC가 다루는 반(反)인도적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암살에 사용된 물질이 대량살상무기(WMD)로 분류된 VX 신경작용제이기 때문에 ICC 제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니디야난담 변호사는 “ICC는 언제나 최종 책임자를 찾는다”라며 “암살 과정을 실제 기획하는 데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지시하거나 승인했다면 김정은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말레이시아 현지 방송 TV3는 현광성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을 포함한 북한 용의자들이 최소 3개월 전부터 쿠알라룸푸르의 한 아파트에서 만나 암살을 모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TV3는 이들이 암살을 모의한 장소로 추정되는 아파트 단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 해당 영상에는 지난해 11월 28일 쿠알라룸푸르의 한 아파트에서 현광성이 다른 북한 용의자 2명과 대화를 나누며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검찰, ‘이건희 동영상’ 촬영·유출 및 성매매 의혹 동시 수사

    검찰, ‘이건희 동영상’ 촬영·유출 및 성매매 의혹 동시 수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 관련 수사를 하는 검찰이 해당 영상의 촬영·유출과 성매매 의혹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이 와병 중으로 본인 조사는 불가능한 상태지만, 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최대한 실체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이정현 부장검사)는 여성들이 이 회장의 모습이 담기도록 동영상을 찍어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혐의로 CJ그룹 부장 선모씨를 지난달 25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선씨의 영상 촬영 경위, 배후 세력 여부, 영상 촬영 목적 등을 광범위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선씨가 CJ 본사 간부급 직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CJ 측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그는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J 측 또한 ‘전직 직원의 개인 범죄’라며 회사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선씨 구속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이 영상의 촬영·유출뿐만 아니라 사건의 ‘본질’인 성매매 의혹도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의혹 전반을 수사 중이라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인이 제기한 의혹은 전방위적으로 확인 중에 있다”며 “두 축의 수사를 모두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해당 영상에 등장한 여성 일부의 신원을 파악해 이들을 조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 속 인물들의 행위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향후 수사 상황에 따라 삼성이나 CJ 관계자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촬영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선씨의 동생과 이모씨는 두 회사 측에 접근해 영상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 속 행위가 성매매로 판단되면 장소 마련이나 여성 ‘공급’ 등에 관여한 삼성 관계자들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상 속 논현동 빌라의 전세 계약자로 거론됐던 김인 삼성SDS 고문은 현재 고발된 상태다. 일단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계자 처벌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트럼프와 ‘초원복국’ 사건/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트럼프와 ‘초원복국’ 사건/최광숙 논설위원

    1952년 미국 대선에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이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존 에드거 후버 미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상대 후보에 대해 ‘동성애자이며 공산주의자였다’는 허위 보고서를 작성해 배포한 덕분이었다. 후버는 1944년 대선에서도 해리 트루먼에 대한 나쁜 정보를 상대 후보 측에 제공하며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시도한 적이 있다.FBI 창설자인 후버는 ‘어둠의 권력자’로 불린다. 1924년부터 1972년 사망할 때까지 48년간 FBI 국장직을 지내면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루서 킹 목사의 사생활,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여배우 메릴린 먼로와의 관계 등을 무차별로 도청, 사찰을 통해 파일을 만들었다. 대통령의 약점까지 들춰 여러 대통령들을 협박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선 도청 의혹’을 제기하면서 신·구 정권의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오바마는 대선 때 트럼프 캠프 전화를 도청했다”고 주장했다. “끔찍하다”, “매카시즘 ”, “워터게이트 ”, “역겨운 사람” 등 막말을 쏟아냈다. 그의 이 같은 주장은 트럼프 측근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장관 지명 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만나고도 청문회 때 이를 숨겼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에 나왔다. 이에 FBI 등 수사·정보기관은 “트럼프의 주장은 거짓으로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바마 측도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트럼프가 자신의 러시아 스캔들을 덮기 위해 도청 논란을 끌어들였다”며 “그는 물타기 대장”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도청 의혹 제기는 초원복국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1992년 대선을 1주일 앞둔 12월 11일 부산 초원복국 집에 김기춘 법무장관 등 부산의 기관장들이 모여 “우리가 남이가” 하며 지역감정을 선동하며 관권 선거를 부추겼다는 사실이 야당 후보인 정주영 후보 측의 도청을 통해 폭로됐다. 이에 김영삼(YS) 후보 측은 도청을 음모라고 규정했다. 이들 두 사건은 도청이 본질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초원복국 사건은 불법 도청도 문제였지만 그보다 관권 부정선거가 더 부각됐어야 했다. 트럼프의 도청 의혹 제기도 마찬가지다. 트럼프가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도청 의혹보다는 그의 측근들이 잇따라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을 문제 삼는 것이 옳다. 다만 두 사건의 차이는 초원복국 사건의 경우 당시 언론이 YS 편에 서서 도청 문제를 물고 늘어졌지만 현재 미 언론은 “트럼프의 음모론”으로 보며 오바마 편에 서 있다. 정치적 곤경에 처한 정치인들이 국민의 관심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는 것은 동서양이 따로 없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면죄부 될라… 박영수 특검, 공소유지 총력

    면죄부 될라… 박영수 특검, 공소유지 총력

    법무부에 파견검사 8명 잔류 요청 “증거 등 공방에 적절한 대응 가능”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법무부에 파견 검사 8명의 잔류를 요청해 승인받는 등 공소 유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실제 역대 특검 중 가장 많은 30명을 기소한 특검팀은 최종 판결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한 특검팀 관계자는 “드러난 사실을 두고 법리 공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피의자들이 많아 다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특검팀이 재판에 신경을 곤두세운 이유는 앞선 특검이 받아든 ‘성적표’ 때문이다. 8일 서울신문이 앞선 11차례 특검을 분석한 결과 기소자 44명 중 확정 판결 기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숫자가 23명으로 가장 많았다. 무죄를 선고받은 경우도 9명에 달해 실형이 확정된 6명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검 무용론이 제기될 만큼 성공 사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의혹 해소를 위해 출범한 특검이 오히려 당사자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가장 많은 무죄 판결이 나온 ‘스폰서 검사 사건’ 민경식 특검팀의 경우 특히 전·현직 검사 4명이 전부 무죄가 확정돼 역대 ‘최악의 특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상태다. 무엇보다 2009년 3월 무렵 식사와 술을 접대받고 현금을 챙겨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승철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특검의 위신이 떨어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유죄를 받은 검찰 수사관 등 5명 중에서도 집행유예·선고유예가 각각 2명이었고, 한 명은 벌금형으로 재판을 마쳤다. 2012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한 디도스 공격 사건을 맡은 박태석 특검팀에서도 무죄가 속출하긴 마찬가지였다. 디도스 공격에 대한 대응 지침을 지키지 않아 직무유기 혐의를 받은 선관위 직원이 무죄를 받은 가운데 수사상황을 누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사안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을 수사한 이광범 특검팀은 부지 매입과 관련해 김인종 전 경호처장과 김태환 전 특별보좌관을 기소하고 징역 3년을 구형했으나, 두 사람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다만 박영수 특검팀의 경우 수사검사를 남겨둔 만큼 이전 특검에 비해 공소 유지가 원활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보 출신 한 변호사는 “과거 특검에서는 1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받고 부랴부랴 수사 검사에게 전화해 공판 전략을 새로 짠 일도 있었다”면서 “검사가 공판에 참여하는 만큼 증거 관계 등 공방에 대해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수사 검사가 공판에 참여하는 소위 ‘직관’은 특수부 등 인지부서 사건 중에서도 중요사건일 경우에만 이뤄진다”면서 “검사 8명이 공판에만 집중한다면 수사기록을 모두 외우고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최고의 교수법

    최고의 교수법

    “가르치는 일은 교사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부모와 우리 모두는 매 순간 서로에게 가르침을 주고 가르침을 받습니다. 이 책은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서로가 기쁨을 느끼며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광주교대 학급경영연구소장 박남기 교수(전 총장)가 최근 ‘최고의 교수법’을 출간하면서 한 말이다. 이 책은 가르침의 본질,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을 즐겁게 배우도록 이끌기 위한 마음의 자세, 나아가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한 비유와 일화를 통해 재미있게 엮어나가고 있다. 가르치는 일은 교사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학부모와 우리 모두는 매 순간 서로에게 가르침을 주고 가르침을 받는다. 조벽 교수의 서평처럼 “마치 최고의 강의를 듣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그래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깨우침과 동시에 흐뭇함을 안겨주는” 그러한 책이다. 이 책은 2010년에 출판된 것을 토대로 완전 새롭게 보완하여 재출판한 것이다. 저자는 서울대 사범대 국어과를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교육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 피츠버그대 국제교육연구소 객원교수를 거쳐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광주교대 총장을 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민주주의와 절차적 정의/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민주주의와 절차적 정의/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가 취해야 할 글쓰기와 언행에서 ‘문질빈빈’(文質彬彬)을 강조했다. 바탕이 되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꾸미는 형식과 문체를 제대로 갖춰야 더욱 빛난다는 뜻에서다. 이는 본질이 절차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서구 논리학과 변론술에도 중요하게 여겨졌다. 또 재판에서 실체와 절차의 조응은 절대적 필요조건이다. 고대 그리스 역사에서 살펴볼 유사 사례는 없을까. 있다. 기원전 406년 소아시아 연안에서 벌어진 아르기누사이 해전에 대한 재판의 오류는 절차적 정의가 무너질 때 초래되는 비극적 상황을 웅변한다. 크세노폰(BC 430?~355)의 ‘헬레니카’를 보자. 스파르타와 아테네가 격돌한 아르기누사이 해전에서 아테네는 25척의 파괴를 입었지만, 적함 70척을 격파하는 대승을 거둔다. 그 와중에 아테네 해군은 아군의 난파한 배와 선원들을 구하러 47척의 구조대를 보냈다. 그런데 폭풍이 불어 그들은 구조 작전을 완수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민회에서 참전 장군들을 비난하자 장군들은 민회에 편지를 보내 파도가 높아 구조하지 못한 불가피한 상황을 설명하고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민중을 설득하려 했다. 그러자 테라메라스는 민중을 동원해 위계를 꾸몄다. 그는 군중을 바다에 빠져 죽은 사람들의 친척으로 가장시켜, 검은 옷을 입고 머리카락을 완전히 민 채로 축제에 참가하도록 해 유족의 슬픔을 민중 전체의 분노로 확산시켰다. 나아가 칼릭세노스로 하여금 민회에서 장군들을 일괄 표결로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충동질하게 했다. 당시 민회에 안건 회부할 결정권을 가진 협의회는 민중들의 소동과 협박에 겁에 질려 일괄 표결에 찬성했다. 마침 그날 협의회 위원이던 소크라테스(BC 470~399)만 일괄 표결은 위법하다며 반대했다. 칸노노스 법에 따르면 기소된 사건은 개인별로 죄의 유무 판단, 고발인의 비난, 피고의 해명을 차례로 듣고 표결해야 했다. 에우립톨레모스도 적법 절차에 따라 개별 표결을 주장했지만 무시당했다. 결국 참전 장군 8명 중 소환에 응했던 6명은 억울하게 처형되었다. 아테네군은 9명의 선출직 장군으로 구성된다. 요즘으로 치면 참모총장과 군사령관이 민중의 광기에 한꺼번에 사형당한 셈이다. 적법 절차를 무시한 민중의 조작과 선동이 불러온 전무후무한 참극이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아테네인들은 자신들의 중대한 죄악을 깨달았다. 과거 민중을 현혹했던 사람들은 민중에 의해 죽임을 당하거나 달아나야 했다. 그런들 무고한 장군들의 원혼을 어찌 달랠까. 어떠한 의사결정 과정에서든 의분이 앞서 자율성이란 이름 아래 합리적 절차가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하물며 위헌과 위법 여부를 다투는 중대한 재판에서랴.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 인간을 휘두르는 사랑, 현미경으로 ‘속살’을 보다

    인간을 휘두르는 사랑, 현미경으로 ‘속살’을 보다

    사람은 끝내 사랑을 이기지 못한다. 사람은 숙주일 뿐 기생체인 사랑이 들어오면 속수무책이다. 사랑이 욕망하고 주문하는 대로 휘둘릴 뿐이다. 그러니 우리는 언제나 휘청이며 물을 수밖에. 대체, 사랑이 뭐예요?소설가 이승우(58)가 5년 만에 펴낸 새 장편 ‘사랑의 생애’(예담)는 이 물음 앞에 정면으로 서 있다. 들여보낸 서사는 세 남녀의 흔한 연애사다. 갓 소설가로 등단한 여자 선희를 꼭짓점에 두고 뒤늦게 사랑을 깨닫는 형태와 ‘넝쿨식물’처럼 사랑에 갈급하고 질투하는 영석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경험을 할 때 그 사람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미묘하고 당황스러운 현상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탐사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들의 사랑은 중뿔날 것 없는 통속적인 연애사다. 소설이란 외피를 둘렀지만 사실 책은 사랑에 관한 충실한 탐사 보고서 혹은 안내서에 가깝다. 알랭 드 보통의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사랑의 본질을 밑바닥까지 꿰뚫는 전지적 작가 시점의 해설이 서사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해설이 서사를 압도하는 건 작품이 이야기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탐색한 단상에서 나왔기 때문일 거예요. 이야기는 (해설에 맞춰) 편의적으로 만들어졌달까요(웃음). 해설은 이야기에 몰입하고 감정이입하게 하는 게 아니라 자꾸 돌아보게 하죠. 인물의 말과 행동을 통해 반추하는 글쓰기인 셈이죠. 이를 통해 자신의 사랑의 행위를 생각하고 반성하면서 객관화하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학부와 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한 작가답게 그는 신과 인간, 구원과 초월, 원죄와 죄의식 등 인간사의 근본적인 주제를 깊은 사유로 작품에 부려 왔다. 이 때문에 인간을 숙주로 삼는 사랑의 무자비한 속성, 사랑이 다가왔을 때 엄습하는 위기감, 열등감과 약점을 재료로 추동되는 질투 등 인간에게 가장 내밀하면서도 모순적인 사랑의 속성을 간파하는 눈은 예리하고 깊다. 기승전결의 소설 구성에 익숙한 독자들이라면 줄거리 좇기를 방해(?)하는 해설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문장과 문장 사이에 일부러 걸려들어 거듭 곱씹고 싶은 대목들이 즐비하다는 건 큰 매력이다.탐욕스러운 넝쿨식물에 몸을 빼앗긴 참나무를 보면서는 생존과 등가에 놓이는 사랑을 떠올린다. ‘의도를 넘어서는 표현들, 동기와 상관없는 결과들, 원문에서 달아나는 번역들이 삶에 신비를 더한다. 생존이라는 한 이국의 단어가 사랑이라는 단어로 번역된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중략) 넝쿨식물의 넝쿨들이 필사적인 것은 사랑에 대해서가 아니다. 생존에 대해서다.’(180~181쪽) 저마다의 다른 사랑의 질감을 표현할 때는 고전이나 대문호, 성경 구절 등과 짝지워 설득력을 높인다. 사랑하기를 원하는 동시에 사랑을 두려워하는 형태의 심리를 설명할 때는 한 여자와 세 번 결혼하고 세 번 이혼한 독일의 대문호 카프카를, 의심하는 사람을 이해시키는 건 불가능하다며 질투의 원천을 짚을 땐 오셀로의 비극을 예로 드는 식이다. “건포도 과자를 주세요. 힘을 좀 내게요. 사과 좀 주세요. 기운 좀 차리게요. 사랑하다가, 나는 그만 병들었다오”라는 아가서 2장 5절의 구절은 사랑의 불가항력이라는 책의 주제를 압축한다. ‘아가서의 이 연인은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자기 상태를 병에 걸린 것으로 인식하고 이 병에서 회복될 수 있게, 기운을 차리도록 건포도와 사과를 달라고 호소한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건포도와 사과가 이 병에서 그, 또는 그녀를 구해 내지 못한다.’(37쪽)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위성호의 신한… 완벽한 리딩뱅크·화합

    위성호의 신한… 완벽한 리딩뱅크·화합

    “최초 행원 출신 회장·행장 듀오 탄생”… 불협화음 차단 의지‘리딩 뱅크 수성, 불협화음 차단’의 강한 의지를 밝힌 자리였다. 위성호 신임 신한은행장은 7일 “경쟁 은행과의 간격을 더욱 벌리는 초(超)격차의 완벽한 리딩 뱅크를 이루겠다”고 취임 첫 포부를 밝혔다. 한때 ‘라이벌’이었던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내정자와의 화합 의지도 드러냈다. 위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조 회장 내정자와 신한 역사상 최초 행원 출신 회장-행장 듀오가 됐다”면서 “후배들도 노력한다면 누구나 신한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게 돼 뿌듯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취임식은 ‘우리가 함께 만드는 꿈과 길’이란 주제로 위 행장이 프레젠테이션하는 이색 형태로 진행됐다. 초대 신한금융 회장을 지낸 라응찬 전 회장과 2대 회장인 한동우 회장은 다른 은행에서 옮겨 왔지만 조 회장 내정자는 1984년, 위 행장은 1년 뒤인 1985년 공채로 신한은행에 들어왔다. 위 행장은 조 회장 내정자와 신한은행장과 신한금융 회장 자리를 놓고 두 번이나 경쟁한 사이다. 위 행장은 신한만의 새로운 길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신한은행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디지털’과 ‘글로벌’을 꼽았다. 그는 “디지털은 특정 조직에만 해당하는 과제가 아니다”라며 “금융의 본질 위에 이종 업종의 전문성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빅데이터와 모바일 플랫폼을 경영에 활용해 수수료, 금리 등 전통적인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비가격 요소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KB국민은행과의 진검승부도 예고했다. 위 행장은 “국내 은행과의 간격을 벌리고 해외 유수 은행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자”고 강조했다. 현재 주가에서는 KB국민은행이, 시가총액으로는 신한은행이 선두를 달리는 상황이다. 글로벌 공략 목표도 제시했다. 위 행장은 해외 수익 단기목표로 “현재 해외시장 수익이 전체 순익의 12%”라며 “2020년 안에 이 비율을 20%까지 올리면 국내의 치열한 박빙 수익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위성호 신한은행장 취임 “경쟁은행과 간격 더 벌리겠다”

    위성호 신한은행장 취임 “경쟁은행과 간격 더 벌리겠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7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위 은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행장 취임식에서 “경쟁은행과 간격을 더욱 벌리는 초(超) 격차의 완벽한 리딩뱅크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위 행장은 지난달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 차기 은행장으로 추천받았다. 위 행장은 “조용병 행장이 차기 그룹 회장으로 내정되고 제가 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신한 역사상 처음으로 행원 출신 회장-행장 듀오가 탄생했다”며 “후배들도 노력한다면 누구나 신한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초대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라응찬 전 회장과 2대 회장인 현 한동우 회장은 다른 곳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다 1982년 신한은행이 처음 생길 때 창립 멤버로 시작했으며, 공채로 신한은행에 들어와 회장이 된 것은 조 회장 내정자가 처음이다. 위 행장은 “디지털은 특정 조직에만 해당하는 과제가 아니다”라며 “금융의 본질 위에 이종 업종의 전문성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유지해 왔던 은행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앞으로도 유효할지 깊게 고민해야 한다”며 “빅데이터와 모바일 플랫폼을 경영에 활용해 수수료, 금리 등 전통적인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비가격 요소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략에 대해서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장이 글로벌 마켓”이라며 “앞으로 상품·서비스, 시스템·프로세스, 인적 역량까지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남과 다른 전략과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절반의 성공을 거둔 특검, ‘유종의 미’는 검찰 몫

    국정 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가 어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검은 90일간의 수사를 통해 삼성 뇌물 혐의에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적시했으며,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박 대통령과 최씨가 공모한 사건으로 결론지었다. 정부의 입장에 이견을 달면 반민주로 낙인찍었고 세월호 참사 추모 의견도 탄압 대상이었다는 것이 특검이 발표한 수사 내용이다. 이런 특검의 수사 내용이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사실로 밝혀지면 이번 사건은 헌법의 본질적 가치를 위배한 중대 범죄가 된다. 하지만 반론과 반박도 존재하는 만큼 공소 유지를 통해 진실을 증명해 내는 것 또한 특검의 몫이다. 역대 최고의 특검이라는 찬사에도 불구하고 이번 특검 수사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것이 올바른 평가일 것이다. 박 대통령 등 주요 수사 대상자의 비협조와 수사 기한 연장 불발 등이 가장 큰 원인이 되겠지만 특검의 전략 실패는 없지 않았는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 시간과 힘을 소진한 나머지 몸통으로 지목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놓친 것은 특검으로서는 뼈 아픈 대목일 것이다. “(우 전 수석의) 세월호 수사 압력 같은 것은 솔직한 얘기로 압력이 인정되는 것”이라며 “영장을 재청구하면 100% 발부될 것”이라는 박 특검의 발언 또한 신중했다고 보긴 어렵다. 검찰이 그를 구속해도 공은 특검 몫이 되고, 실패하면 부패 검찰, 정치 검찰로 비난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온 국민이 주시하는 대국민 보고에서 특검이 질의응답을 생략한 것은 수사를 진행한 특검으로서는 무척 아쉽겠지만 잘한 일이라고 본다. 박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헌재의 선고가 임박한 상황에서 괜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특검이 박 대통령 뇌물 사건 등을 검찰에 이첩함으로써 공은 이제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특별수사본부를 재가동해 미진한 부분을 철저히 수사해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중립성을 확보해 실체를 규명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검찰 내 ‘우병우 사단’은 여전히 건재하고, 국민은 검찰에 소환된 우 전 수석이 수사 검사들 앞에서 팔짱을 끼고 여유를 부리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남은 수사에 임해야 한다. 이번 국정 농단 사태를 보며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선 주자들이 공수처 신설에 입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을 검찰은 직시하기 바란다.
  • [전문] 박영수 특검 최종 수사결과 발표문

    [전문] 박영수 특검 최종 수사결과 발표문

    박영수 특별검사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박 특검은 “한정된 수사 기간과 주요 수사대상의 비협조 등으로 특검 수사가 절반에 그쳤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박 특검은 “이제 남은 국민적 소망을 검찰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영수 특별검사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문 전문. ▲수사 결과 지연 상황에 대해 먼저 수사결과 보고에 앞서서 오늘 이 보고가 지연된 상황에 대해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특검의 수사결과 보고는 특검법에서도 명백히 선언했듯이 국민에 대한 의무입니다. 다만 수사결과 보고가 며칠 늦어진 점에 대하여 말씀드린다면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1차 수사기간 만료일 하루 전에 불승인 결정이 됐습니다. 이에 따라 특검은 이재용, 최순실 등에 대한 기소 절차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이관해야 하는 기록의 제조 등 업무량이 과다하여 수사기간 만료일에 맞춰 수사결과 발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또한 수사 결과 발표 및 청와대와 국회 보고 준비를 위해서 그동안의 수사 결과를 정리하는데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오늘 부득이 이렇게 발표하게 됐음을 말씀드립니다. 특검 수사에 대한 저의 소회를 말씀드린 후 사전 배포한 보고서에 따라 수사결과를 간략히 보고드리겠습니다. 먼저 소회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박근혜 정부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한 특검은 지난달 28일로서 공식적인 수사 일정을 마무리지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짧은 기간이지만 열과 성을 다한 하루하루였습니다. 저희 특검 팀원 전원은 국민의 명령과 기대에 부응하고자 뜨거운 의지와 일괄된 투지로 수사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한정된 수사 기간과 주요 수사대상의 비협조 등으로 인해서 특검 수사는 절반에 그쳤습니다. 이번 특검 수사의 핵심대상은 국가 권력이 사적 이익을 위해 남용된 국정농단과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부패 고리인 정경유착입니다. 국론의 진정한 통합을 위해서는 국정농단 사실이 조각조각 밝혀져야 하고 정경유착의 실상이 국민 앞에 명확히 드러나야 합니다. 그 바탕위에 새로운 소통과 화합의 미래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이 특검팀 전원의 소망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아쉽게도 이 소망을 다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 번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남은 국민적 기대와 소명을 검찰로 되돌리겠습니다. 검찰은 이미 이 사건에 관하여 많은 노하우와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검찰의 자료들이 특검 수사에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앞으로 검찰도 우리 특검이 추가로 수집한 수사 자료들을 토대로 훌륭한 수사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저희 특검도 체제를 정비해 공소유지 과정을 통해 진실을 여러분께 증명하는 역할을 더욱 열심히 수행하겠습니다. 끝으로 수사기간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뜨거운 지원과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수사결과 발표 발표 순서는 배포된 수사 결과서 내용대로 제1장 특별검사 일반현황부터 제5장 제도개선 사항까지 순서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제1장 특별검사 일반 현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016년 11월 22일 국정농단 의혹 사건 특별검사법이 공포되고 같은해 12월 1일 특별검사가 임명돼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특검 구성원들은 특별검사보 4명과 파견검사 20명 등 총 120여명으로, 조직은 크게 4개 수사팀과 대변인, 수사지원단으로 구성하였고 특별검사보 3명과 수석파견검사를 각 수사팀장에, 1명의 특검보를 각 대변인에 배치했습니다. 특검은 수사준비기간 중 검찰 수사기록 사본 5만 5000페이지를 인계받아 조기에 기록 검토를 마치고 구체적인 수사계획 수립했고, 2016년 12월 21일 현판식과 함께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 등 15개소를 동시 압수수색한 것을 기점으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개시됐습니다. 수사기간 중 46회의 현장 압수수색, 컴퓨터 등 554대의 저장매체와 364대의 모바일 포렌식 분석, 사건 관계인 조사 등 다양한 수사활동을 전개했습니다. 다음 제2장 주요 수사 사건 수사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뇌물공여 등 사건입니다. 삼성그룹 부회장 이재용이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 등과 공모해 자신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해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 공여하고 그 과정에서 외환거래법을 위반해 회사 자금을 국외로 반출하였으며, 그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과 처분 사실을 위장하고 최순실은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사건입니다. 이재용 및 삼성 인원 3명을 뇌물 공여 및 관련 법규 위반으로 기소했고, 최순실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뇌물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 합병 관련 직권남용 및 배임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청와대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시키라는 지시를 받고 직권을 남용해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에게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합병 찬성 결정을 하도록 지시하고 홍완선 본부장은 위 지시에 따라 투자위원회 위원들에게 합병에 참석할 것을 지시하고 관련 자료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자위원회에서 합병 찬성 결정을 하도록 하여 국민연금공단에 최소 1388억원 상당의 손해를 가한 사건으로, 문형표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홍완선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배임으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연간 약 2000억원에 이르는 문화예술 분야 보조금을 단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이거나 견해를 달리한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문화 예술인이나 단체에 대해 지원을 배제함으로써 예술의 자유의 본질적 영역인 창작의 자유와 문화적 다양성을 침해하고 비협조적인 공무원에 대해 부당하게 인사조치한 사건입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을 직권남용죄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비서관, 김소영 전 문화체육비서관을 같은 죄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정유라의 입시 및 학사비리 사건입니다. 정유라의 청담고 및 이화여대 입학, 청담고 및 이화여대 재학중 학사관리 등에 대해 특혜 및 각 학교와 승마협회 등에 대한 외압을 행사하는 등 불법, 편법에 대한 사건입니다. 이화여대 전 총장 최경희, 신산업융합대학장 김경숙 등 관련 교수 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최순실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정유라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찰에 이첩했고, 청담고 학사비리와 관련해 대한승마협회장 또는 서울특별시승마협회장 명의의 허위 봉사활동 확인서 5부를 청담고에 제출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최순실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최순실 민관 인사 및 이권 개입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부탁해 금융기관 인사에 개입하는 등 직권을 남용하고 미얀마 공적원조사업, 이권확보를 위해 미얀마 대사, 코이코 이사장 인선에 개입한 후 대통령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로 미얀마 관련 회사 지분을 취득한 사건으로 최순실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알선수재, 직권남용 권리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비선진료 및 특혜 의혹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대통령의 공식 의료진 아닌 자들이 대통령 상대로 진료행위하고 그들에게 각종 특혜가 제공됐다는 의혹을 규명하고 그 과정에서 대통령 비서실 비서관들에게 금품이 제공된 사실을 밝힌 사건입니다. 김영재의 처이자 의료기기업체를 운영하는 박채윤을 뇌물공여죄로 구속기소하고, 안종범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뇌물로 불구속 기소하고 김영재, 김상만을 의료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 전 대통령 자문의 정기양, 최순실 일가의 주치의 격인 이임순을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국가안보와도 직결되는 대통령에 대한 공적 의료체제가 붕괴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끝으로 청와대 행정관 차명폰 개통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이영선이 무면허 의료인들을 청와대 관저에 출입시켜 대통령에 의료행위를 하도록 방조하고 수십대의 차명폰을 개통해 대통령,최순실 등에게 양도하고 대통령 탄핵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허위 증언을 하고 국조특위에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않은 사건으로 이영선을 의료법 위반 방조,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 사건 수사를 통해 대통령과 최순실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차명폰 번호, 소위 핫라인이 확인됐습니다. 다음 제3장 의혹사항 조사 결과입니다. 먼저 최순실과 그 일가의 불법적 재산 형성 및 은닉 의혹 관련입니다. 특검법 제2조 12조에 근거해 그동안 제기됐던 최순실 일가의 재산 관련된 사항을 망라하여 총 28개의 의혹사항으로 정리하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조사를 위하여 대법원, 국세청, 국가기록원 등으로부터 수많은 관련 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연인원 94명을 조사했습니다. 조사는 대상자들의 현재 재산 파악과 불법 재산 형성 및 은닉에 대한 의혹 사항을 조사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확인된 최순실 현재 보유 재산에 대해 법원에 추징보전명령을 청구했습니다.또한 확인된 최순실의 부동산은 36개,신고가 기준으로 약 228억원에 이르고 최순실 일가의 부동산은 178개 2230억원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재산 보유 상황과 도출된 관련 의혹 사항에 대해 상당한 진척은 있었으나 재산 형성의 불법사항과 은닉사항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조사가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고 그동안의 조사 사항을 정리해 서울중앙지검에 인계했습니다. 다음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대통령 행적에 관련한 의혹입니다. 이 사건은 세월호 침몰 당일에 대통령의 행적에 관해 국민적 의혹이 대두되고 있어 비선진료 및 특혜 의혹, 특검법 2조제14호입니다, 사건에 대해 수사하는 기회에 의혹 해소 차원에서 그 진상을 조사하게 된 것입니다. 조사 결과 대통령이 2013년 3월부터 2013년 8월 사이에 피부과 자문의로부터 약 3회에 걸쳐 필러 보톡스 시술을 받은 사실, 또 2014년 5월부터 2016년 7월 사이에 김영재로부터 5차례 보톡스 및 더모톡신 등 시술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세월호 침몰 당일이나 전날에 비선진료나 시술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음 제4장, 검찰 이관 사건은 대통령 관련 뇌물수수 등 사건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우병우 전 민정수석 비리 사건 및 정유라 입시 및 학사비리에 관한 사건인데 모두 검찰에 이관하였으므로 자세한 사항은 보도자료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제5장 제도 개선사항에 대해서는 특검 수사 기간의 문제, 공소유지 지원 관련 문제, 군사보호시설 압수수색영장 집행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 사항으로 보도사항에 잘 기재됐기 때문에 보도자료를 참조해주셨으면 합니다. 이상 국정농단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글로리아 스타이넘 길 위의 인생(글로리아 스타이넘 지음, 고정아 옮김, 학고재 펴냄) 길 위에서의 유년 시절을 동력 삼아 타인과 연대하며 변화를 이끌어 내는 삶을 살게 된 스타이넘의 회고록. 440쪽. 2만원. 칭기즈칸 평전(주야오팅 지음, 이진복 옮김, 민음사 펴냄) 논쟁과 모순에 싸인 칭기즈칸의 삶을 되살려 그가 동서양의 장벽을 허물고 대제국을 세울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을 밝힌다. 768쪽. 3만 5000원. 물고기는 알고 있다(조너선 밸컴 지음, 양병찬 옮김, 에이도스 펴냄) 표정도 없고 고통도 못 느끼는 원시 동물이라 생각하는 물고기에 대한 오해를 깨는 책. 384쪽. 2만원. 아버지 형이상학(박찬일 지음, 예술가 펴냄) 시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철학자 박찬일 시인의 새 시집. 172쪽. 8000원.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민족문제연구소 기획, 김민철 외 6명 지음, 생각정원 펴냄) 한국 강제 병합 100년이 지난 지금도 청산되지 않은 한·일 과거사, 특히 일제 강제 동원의 진상 규명을 위해 싸워 온 피해자, 유족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496쪽. 1만 9000원. 지금 나에게도 시간을 뛰어넘는 것들이 있다(양성우 지음, 일송북 펴냄) 유신 독재 시절 시 ‘겨울공화국’으로 교사직에서 파면당하는 등 고초를 겪은 시인이 써 내려간 젊은 날의 편린들. 288쪽. 1만 4800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