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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설사용료 달라는 한유총…교육보다 설립자 수익 챙기기

    시설사용료 달라는 한유총…교육보다 설립자 수익 챙기기

    불투명한 회계 관리로 설립자 재산 축적 에듀파인 의무화 도입땐 수익 감소 우려 임대료 명목으로 ‘시설사용료’ 항목 요구 비리 적발된 유치원들 개학 연기 주도 “설립때 재산 교육 목적으로 사용 동의 시설 사용료 인정해 달라는 것은 모순”3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개학 무기한 연기를 철회하기 위한 조건으로 내건 대(對)정부 요구사항은 유치원 토지와 건물에 대한 사유재산 인정, 현재 국회에 발의된 유치원 3법 및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철회 등이다. 핵심은 사유재산 인정이다. 지난해 10월 회계 부정 사립유치원 실명 공개 이후 한유총은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여론과 정책 방향에 따라 조금씩 요구 조건을 달리했지만 사유재산 부문만큼은 일관된 입장을 유지했다. 설립자가 개인 비용으로 토지와 건물을 매입해 유치원을 운영하는 것이니 유치원 수익금 중에서 ‘시설사용료’ 명목으로 설립자가 임대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한유총은 사립유치원에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의무 도입하더라도 에듀파인 메뉴에 시설사용료 항목을 추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설사용료 인정 없이 에듀파인을 도입하는 것은 헌법 제23조(사유재산을 공공의 필요에 의해 제한할 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와 37조(공공복리를 위해 기본권을 제한하더라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에 위배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치원 설립 때 설립자들은 국가에서 한푼도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서 “우리 요구는 헌법에 나와 있는 재산권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한유총이 사유재산에 집착하는 이유는 설립자의 수익 때문이다. 기존에는 설립자가 직접 원장을 하지 않아도 회계 공개 의무가 없어 유치원 수익을 다양한 방법으로 챙길 수 있었다. 가족 운영 업체에 방과후 교실을 맡기거나 유치원 직원으로 가족을 앉혀 간접적으로 수익을 가져가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에듀파인이 도입되면 회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방식은 학부모로부터 비판 받을 수밖에 없다. 비리가 발각돼 설립자가 원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경우 수익을 챙길 길이 사라진다. 교육계 관계자는 “에듀파인 의무화로 불투명한 회계관리를 통해 수익을 축적하던 방식을 이어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자 새로운 수익 보장 방안으로 사유재산 인정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개학 연기를 주도하고 있는 유치원 중에는 시도 교육청 감사 때 비리가 적발된 곳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재교구 납품 부정 등으로 적발된 이덕선 이사장이 설립한 경기도 화성 동탄 리더스유치원도 개학을 연기했다. 정부는 한유총 주장에 대해 “논의 가치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사립유치원들이 국가의 세금 지원 등을 받을 때는 교육기관이라 주장하면서 한편으로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영리를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것은 이중 혜택을 받겠다는 주장”이라면서 “시설사용료 부문은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사립유치원은 이미 허가를 받을 때부터 재산을 교육 목적으로 사용하는데 자발적으로 동의한 것”이라면서 “이미 공적 교육기관으로서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고 있으면서 시설사용료를 또 인정해 달라는 것은 논리적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정치신인 황교안, 결국 한국당 당권 거머쥐었다

    정치신인 황교안, 결국 한국당 당권 거머쥐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7일 제1야당의 대표 자리를 거머쥐었다.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지 43일만이다. 황 신임 대표는 공안검사 출신이다.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대검찰청 공안3과장, 공안1과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을 역임하는 등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 라인으로 통한다. 황 대표의 강력한 보수 논리는 공안검사 시절 체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공안 경력은 노무현정부에서 약점으로 작용했다. 황 대표는 검찰 내 최고 요직으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지내고도 검사장 승진에서 누락했고,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동기 중에 늦깎이로 검사장이 됐다. 박근혜정부는 황 대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초대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에 이르기까지 ‘출세가도’를 달렸다. 법무부 장관 시절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끌어냈고, 박 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헌재 심판 마지막 기일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작은 개미굴이 둑 전체를 무너뜨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통합진보당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정당이라고 생각해 박 전 대통령에게 해산을 건의했다”면서 통진당 해산을 법무부 장관 시절 최대 업적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황 대표는 2015년 6월 박근혜정부의 세 번째 총리로 취임했다. 당시 황 총리는 58세로, 노무현정부 시절 한덕수 국무총리 이후 8년 만에 나온 50대 총리였다. 총리 취임 과정도 상대적으로 순조로웠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총리 공백을 장기화할 수 없다는 공감대에 따라 내정 28일 만에 총리로 취임했다. 황 대표는 ‘책임총리’보다는 ‘관리형 총리’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공안검사 출신답게 자신의 색깔은 분명히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역사 교과서 논란이다. 그는 2015년 11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보에 앞장섰고 이 때문에 진보 진영의 타깃이 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보수진영 와해의 원인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황 대표의 삶에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 황 대표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국정운영의 1인자가 된 것이다. 이 기간 황 대표는 ‘대통령 공백’으로 혼란에 빠질 수 있는 국정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보수진영 내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황 대표는 19대 대선을 앞두고 보수진영 유력주자로 올라섰지만,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황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 대선주자 선두를 기록하며 보수의 대안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전대에서 제1야당의 대표가 되면서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실험에 나서게 됐다. ▲서울(62) ▲경기고 ▲성균관대 법학과 ▲대검 공안3과장·공안1과장 ▲서울지검 공안2부장 ▲ 서울중앙지검 2차장 ▲성남지청장 ▲창원지검 검사장 ▲부산고검장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대 보수화’ 홍익표, 이번엔 바른미래당에 “영향력 없는 정당”

    ‘20대 보수화’ 홍익표, 이번엔 바른미래당에 “영향력 없는 정당”

    ‘20대 폄훼 논란’ 발언 당사자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이번엔 바른미래당을 ‘영향력 없는 정당’이라고 말해 또 구설수에 올랐다. 홍익태 수석대변인은 2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을 겨냥해 “뭔가 정치적 논란을 만들어 자기 몸값을 올리려고 하는데, 정치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인터뷰에서 하태경 최고위원이 언급된 것은 전날 하태경 최고위원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홍익태 수석대변인의 최근 ‘20대 보수화’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지난 정권에서 19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교육으로 아이들에게 적대감을 심어줬기 때문에 20대가 가장 보수적이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에 휘말렸다. 이후 하태경 의원이 당 회의 등에서 “홍익표 의원이 청년들의 건전한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유럽의 신나치까지 거론하는 극단적 선동을 했다”면서 “청년들의 보수화 경향을 분석하면서 신나치까지 거론하는 것은 청년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당일 토론회장에 참석한 하태경 의원이 당시엔 아무 문제 제기가 없다가 이제 와서 신나치라는 허무맹랑한 내용으로 정치 공세를 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면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진행자가 하태경 의원과 프로그램 동반 출연을 제안하자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그 사람(하태경)과 자꾸 엮이는 게 좋지 않은 게 (바른미래당은) 소수 정당이고, 저는 1당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그쪽(하태경)도 최고위원이다”라고 말하자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그래도 미니정당이고 영향력도 없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방송된 뒤 하태경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홍익표 의원이 라디오에 나와 저를 비난하며 바른미래당은 미니정당이고 영향력도 없는 정당이라면서 토론 상대가 아니라고 비하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홍익표 의원이 청년들을 비하한 것이나 바른미래당을 비하한 것이나 그 본질은 똑같다”면서 “전형적인 꼰대 마인드다. 젊음층, 소수층을 얕잡아보는 오만한 불통 꼰대 마인드”라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논평을 통해 “홍익표 수석대변인의 잇따른 망언에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다”면서 “정당민주주의를 무시하고 ‘더불어’의 가치를 대변하지 못하는 홍익표 의원은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수석대변인직을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별책부록’ 이나영♥이종석, 밑줄 긋고 싶은 명대사 퍼레이드

    ‘별책부록’ 이나영♥이종석, 밑줄 긋고 싶은 명대사 퍼레이드

    ‘로맨스는 별책부록’이 밑줄 긋고 다시 꺼내 보고 싶은 명대사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연출 이정효, 극본 정현정, 제작 글앤그림)의 강단이(이나영 분)와 차은호(이종석 분)가 마침내 첫 입맞춤을 나눴다. 차곡차곡 쌓인 두 사람의 감정은 한 곳에서 만나며 걷잡을 수 없는 설렘을 선사했다. 아는 누나와 동생이라는 오랜 역사를 지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 강단이와 차은호의 로맨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섬세한 감정 변화였던 만큼,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고 사랑의 본질을 짚는 대사들은 큰 울림을 남겼다. 이에 시의 한 구절처럼, 소설 속 문장처럼 밑줄을 긋고 다시 펼쳐보게 만드는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명대사를 짚어봤다. # “차은호라는 책, 새로운 문장이 보인다” 강단이의 변화를 제대로 짚어낸 명대사 관계 변화의 시작은 차은호였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강단이의 마음 변화였다. 아는 동생에서 남자로 다가서기 시작한 차은호의 진심을 눈치챈 후, 강단이는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설렘이라고 생각했던 지서준(위하준 분) 앞에서도 온 신경은 차은호에게 향했다. 강단이에게 차은호는 오래 지니고 있어도 좋은 책과 같은 존재였다. “언제든 꺼내”보기도 하고 “하도 여러 번 읽어서 문장을 다 외우다시피 하는 책”이었다. 편안하고, 삶의 위기에는 위로를 받고, 돌아보면 그 자리에서 손을 내밀어주는 존재였던 차은호를 향한 혼란은 낯설었다. “자꾸 새로운 문장들이 보인다. 내가 놓친 문장이 얼마나 많은지, 완전히 새로 읽는 것 같다”는 강단이의 고민에 지서준은 “그 책은 달라지지 않았다. 책을 읽는 사람인 단이씨의 마음이 달라졌다”고 뜻밖의 답을 준다. 그 순간 강단이는 차은호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긴 시간을 함께한 차은호를 책에 빗대어 표현한 대사는 ‘로별’만이 선사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감동이었다. 오랜 시간 마음이 닿길 기다린 차은호를 향한 그녀의 변화에 설렘을 더한 한 문장이었다. # “계절이 언제 바뀌는지 모르는 것처럼” 강단이 향한 차은호의 사려 깊은 고백 전 여자 친구가 “강단이 사랑하잖아?”라고 물었을 때 차은호는 놀라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의 마음을 확인했다. 차은호를 아는 이라면 누구라도 눈치챌 만큼 당연하지만 요란하지 않게, 차은호의 사랑은 그의 삶에 스며들어있었다. 그 사랑을 강단이 앞에 꺼내 놓을 때도 차은호는 담담했다. 언제부터 자신을 좋아했느냐는 강단이의 물음에 차은호는 “누나는 계절이 언제 바뀌는지 알아? 겨울에서 봄이 되는 그 순간이 정확하게 언젠지, 누나를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는지 모른다”고 답한다. 계절의 변화에 빗댄 차은호의 담담한 고백은 어떤 말보다 짙은 설렘을 남겼다. 그는 “좋아해. 그런데 억지로 몰아붙일 생각 없으니까 누나는 지금처럼 하면 된다. 누나 좋아하는 동안 힘들지 않았다. 그렇게 애타는 사랑도 아니고, 인생을 건 사랑도 아니다”라며 애틋한 사랑을 애써 가볍게 고백했다. 고백의 순간조차도 강단이의 마음을 생각하는 차은호의 배려였다. 깊은 마음을 애써 밀어두고 담담하게 표현한 차은호의 사려 깊은 고백은 그의 사랑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사랑한다는 마음조차 “아름답다”는 표현으로 돌려 말했던 차은호만이 할 수 있는 서정적인 표현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 “참기가 어려운 날” 강단이와 차은호의 마음이 만난 짜릿한 순간! ‘심쿵’ 명대사 강단이와 차은호의 역사에 얼마나 많은 날들이 있었을까. 차은호에게는 술의 힘을 빌려 강단이의 집 앞을 찾아갈 정도로 보고 싶은 날, 강단이의 눈물을 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무력함을 느꼈던 날, 사랑을 주체할 수 없는 날들이 있었다. “쉽게 만나고 헤어질 수 없는 사이”라서 깊은 사랑을 드러내기보다 “강단이의 마음이 내 마음에 걸어올 때까지” 기다렸던 차은호였다. 언제나 시선은 강단이를 향하는 그였기에 강단이의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챈 것도 차은호였다. 강단이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밀려오는 감정을 참을 수 없었다. 더는 자신의 마음도, 웃음도 숨기기 어려워진 차은호는 “가끔 오늘 같은 날이 있다. 참기가 어려운 날. 참아야지, 참아야지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날”이라며 강단이에게 입을 맞췄다. 두 사람의 오랜 역사가 진짜 로맨스 챕터로 나아가는 순간이었다.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차은호의 한 마디와 짧은 입맞춤은 차곡차곡 쌓여진 두 사람의 감정선을 걷잡을 수 없는 설렘으로 물들였다. 마침내 강단이와 차은호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만큼, 섬세한 감정을 제대로 짚어내며 명대사를 쏟아낸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또 다른 문장에 기대가 쏠린다.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매주 토,일요일 밤 9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바른미래당 영향력도 없는 정당” 실언하다 급수습 홍익표 왜

    “바른미래당 영향력도 없는 정당” 실언하다 급수습 홍익표 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27일 바른미래당을 “미니정당이고 영향력도 없는 정당”이라고 깎아내린 데 대해 뒤늦게 사과했다. 사과의 발단은 홍 수석대변인의 이날 라디오 발언이었다. 홍 수석대변인은 라디오에 출연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홍 수석대변인의 20대 청년 발언에 대해 언급한 것을 비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하 최고위원을 겨냥해 “뭔가 정치적 논란을 만들어 자기 몸값을 올리려고 하는데 정치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사람(하 최고위원)과 자꾸 엮이는 게 좋지 않은 게 (바른미래당) 소수 정당이고 저는 1당의 수석대변인”이라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하 최고위원을 가리켜 “그쪽도 최고위원”이라고 하자 “(바른미래당은) 미니 정당이고 영향력도 없는 정당”이라고도 했다. 그러자 하 최고위원이 맞공격했다. 하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의원이 청년들을 비하한 것이나 바른미래당을 비하한 것이나 그 본질은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형적인 꼰대 마인드”라며 “젊은 층, 소수 층을 얕잡아보는 오만한 불통 꼰대 마인드”라고 비판했다. 앞서 하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홍 수석대변인과 설훈 최고위원의 20대 비하 발언을 언급하며 “청년인지 감수성 결여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 DNA 자체에 각인돼 있는 것 같다”고 비판하면서 하 최고위원과 홍 수석대변인 간 설전이 시작됐다. 하 최고위원의 비판이 알려지자 홍 수석대변인은 “사실과 다른 허무맹랑한 정치공세”라며 하 최고위원을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홍 수석대변인의 실언이 잇따르자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다. 홍 수석대변인과 설 최고위원의 20대 비하 발언 논란이 불거지자 홍영표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했지만 홍 수석대변인이 “사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또 20대 발언을 처음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메일링(당 공지사항 등을 이메일로 보내는 것) 서비스 한 달 정지 처분을 검토하겠다고 하는 등 야당 시절과 달리 과민하게 대응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 중진 의원은 “아무리 불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여당이 오만해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수석대변인의 바른미래당 비하 논란이 커지자 바른미래당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야 협치를 가로막는 홍 의원은 당장 수석대변인직에서 사퇴하라”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홍 수석대변인은 “바른미래당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김관영 원내대표에게 유선상(전화통화)으로 이해를 구했다”고 해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글로벌 In&Out] 문희상 의장 발언과 한일 관계/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문희상 의장 발언과 한일 관계/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2018년 10월 초순까지는 김대중·오부치 게이조의 파트너십 선언 20주년 덕분에 그리 나쁘지 않았던 한일 관계가 10월 30일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이후 레이더 문제, 화해치유재단 해산 등 ‘악재’가 겹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국면에 빠졌다. 새 ‘악재’로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 사과 발언’도 등장했다. 일본 정부는 문 의장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문 의장은 ‘적반하장’이라며 일본의 자세를 비난하고 거부했다. 최근 일본에선 한국에 대한 여론이 북한에 대한 여론보다 더 나쁜 것 같다. 일본 사회의 대한국 여론 악화를 한국 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한국 사회도 둔감해진 듯하다. 우선 문 의장 발언에는 중대한 사실 오인이 있다. 쇼와 천황을 ‘전범’이라고 했지만, 쇼와 천황은 전범으로 지정되기는커녕 천황의 지위를 유지했다. 미·소 냉전이 격화하면서 일본의 정치적 안정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천황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의 천황은 ‘전범의 아들’이 아니다. 한국 언론은 으레 일본을 ‘전범 국가’, 일본 기업을 ‘전범 기업’이라고 부른다. 이런 말은 중국에서조차 거의 쓰이지 않고 한국과 북한에서만 사용될 정도다. 그런 표현을 당연하게 사용하는 것은 그만두는 게 좋다. 문 의장 발언에 대한 일본의 반응에도 이성을 결여한 측면이 있다. 일본 국민에게 천황은 ‘특별한 존재’다. 그러나 한국에서 보면 그렇지 않다. 일본 국민과 같은 시각을 한국에 요구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항일독립운동 영웅으로 존경받는 안중근, 김구가 일본에서는 테러리스트로 취급되는 것을 한국이 비난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 의장 발언은 ‘일왕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피해자가 납득하고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 필요하다’는 일본의 진지함을 시험해 본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천황을 모욕했다’는 비판은 본질에서 빗나간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전에도 몇 차례 역사 문제 해결을 위해 ‘천황의 역할’을 기대하는 발언이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직후 ‘일왕이 방한하려면 항일독립운동가에게 사과하라’는 식의 발언이 있을 때마다 천황의 방한 가능성은 더욱 줄었다는 역설이 있다. 한국 내 지일파가 ‘천황 역할’을 기대하는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역시 ‘천황은 정치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본 헌법의 기본 이념이다. 그 점은 한국이 이해해야 한다. 영토·역사를 놓고 한일 관계는 더욱 격랑에 휩싸일 것이다. 우선은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아 갈등을 고조시킬 게 아니라 발언의 진의를 간파하고 전달해야 한다. 정치인들도 오해를 사는 발언을 삼갔으면 한다. 문 의장의 발언을 둘러싼 한일 관계에서 새삼 그런 중요성을 절감했다. 동료로부터 한일 관계는 도대체 왜 이러냐는 질문을 받았다. 한일 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적 힘을 키우는 데 노력해 온 필자로선 매우 아픈 말이었다. “서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관계가 나빠도 그다지 곤란한 것은 없다”면 어쩔 수 없다. 분명히 한반도 현상 인식이나 바람직스러운 모습에 대한 한일 간 괴리가 보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정말 그래도 좋은가.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정세가 크게 움직일 것이다. “한일 관계쯤이야” 혹은 “관계 악화 책임은 상대방에 있다”고 포기해도 되는가. 지금이야말로 ‘한국에 있어서 일본’, ‘일본에 있어서 한국’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가 아닌가. 1945년 이후 한일 관계를 떠받쳐 온 선인들은 지혜를 짜내 고민해 왔다. 나 자신의 마음에서 나오는 통절한 외침이다.(일본인 필자의 요청으로 일왕을 ‘천황’으로 표기하니 양해 바랍니다.)
  • “금융과는 다른 강렬한 언어… 11년째 철학에 빠져”

    “금융과는 다른 강렬한 언어… 11년째 철학에 빠져”

    “철학으로 자기 자신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에게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드라마 ‘SKY캐슬’에서처럼 가족들에게 강요하는 건 이상한 가족이다. 절대 아이에게 읽어 보라고 한 적은 없다.”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56명의 트레이더를 지휘하는 강민혁(49) 자본시장부장은 공저 4권과 2권의 철학책을 쓴 작가다. 첫 책인 ‘자기배려의 인문학’(2014년)에 이어 지난달 내놓은 ‘자기배려의 책읽기’는 동서고금을 망라한 철학가에 대한 서평과 후기, 추천하는 책을 담았다. 2008년부터 금융업계와 다른 언어를 쓰는 철학에 매료돼 매일 3~5시간을 철학 공부와 글쓰기에 쏟은 결과물이다.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교직원공제회관에 위치한 국민은행 자본시장부에서 만난 강 부장은 “철학의 본질은 에너지를 본인에게 집중하면서 내 삶의 양식을 선택하고 변형하는 ‘자기 배려’”라면서 “물질을 좇는 자기계발이나 몸을 살피는 웰빙과도 조금 다르다”고 책을 설명했다. ‘자기 배려’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미셸 푸코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문학보다 숫자에 가까웠던 그가 철학을 만난 계기도 일종의 ‘자기 배려’를 위해서였다. 그는 “혈압은 180이 넘어가고 술과 담배라도 끊자고 결심하고 인문학 연구공동체 ‘수유+너머’에 우발적으로 등록을 했다”면서 “빠르게 돌아가는 돈과 시장만 보다가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대학원이나 출판계에서 온 20여명과 같이 읽는데 언어가 참 강렬했다”고 회상했다. 2010년대부터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비슷한 모임에서 철학 원전 읽기에 도전하는 직장인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중도포기하는 사람도 적지않다. 철학책이 어려울 뿐더러 쓴 글에 대한 남의 적나라한 평가를 듣는 일도 처음에는 고역이다. 그는 “처음에는 모임에서 ‘중년 남성의 문제점이 드러난 글’이라는 맹렬한 비판을 받기도 했고 나만 이해를 못하는 줄 알았다”면서 “함께 토론하면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듯 이해하는 쾌감을 느꼈는데 나중에 전공한 사람에게 물어보니 자기들도 모른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제는 생각이 날 때면 스마트폰 메모 애플리케이션에 글을 적고, 여행을 가서도 매일같이 쪽글을 쓴다. 그는 “39살 때부터 글을 읽고 41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제가 글을 잘 쓰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문체의 훌륭함을 떠나서 일상적으로 글을 쓰는 일은 한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옛 조선시대 선비들처럼 아들에게 글을 남기겠다는 생각이 동기가 됐다. 그는 “혼자만을 위한 글쓰기를 하다가 누구에게 보여질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당시 초등학생인 큰 아들에게 내 기일이 되면 에세이 한 편씩 읽어달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지난달 여행에 가서 군대에서 제대한 아들에게 다시 얘기를 하니 기억을 못하더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강 부장은 최근에는 정치경제학에 푹 빠졌다. 다음에는 금융에 대한 철학을 담은 3번째 ‘자기배려’ 책을 쓰는 것이 목표다. 그는 “철학보다는 밥벌이를 하는 현장이라고 생각해 기술적인 전문가로만 지냈다”면서 “부를 재배치하는 기계인 금융에 대해서 경험을 살린 책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한국인이 선호하는 모바일 결제 사용방식 설문조사 발표

    한국인이 선호하는 모바일 결제 사용방식 설문조사 발표

    우리나라 모바일 결제 사용성 요구조사에서 압도적으로 근거리 비접촉결제 방식을 선호하는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한국온라인마케팅연구원에서 의뢰해 설문조사업체 두잇서베이가 조사한 모바일 결제방식 (페이먼트) 사용성 요구조사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근거리 비접촉방식의 결제를 선호했다. 이와함께 QR코드 방식을 선호한다는 응답자는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바일 결제시 구매 금액을 입력하는 주체에 대한 설문에서 판매자가 금액을 입력하는 방식(72.6%)이 구매자가 금액을 입력하는 방식(27.4%) 보다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만19세 이상 전국의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조사를 했다.(95%신뢰수준 +-3.5P)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모바일 결제방식으로는 판매자가 금액을 입력하는 근거리 비접촉방식(59.7%)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구매자가 금액을 입력하는 근거리 비접촉방식(21.3%), 판매자가 금액을 입력하는 QR방식(12.9%)으로 나타났다. 구매자가 금액을 입력하는 QR방식은 6.1%에 그친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가 추진중에 있는 제로페이는 구매자가 금액을 입력하는 QR방식을 주로 채택하고 있는데, 조사 결과 가장 낮은 선호도를 보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사용성 개선 방향이 판매자가 금액을 입력하는 근거리 비접촉방식으로 나아가야 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특히 향후 전통시장이나 소규모 영세 소상공인 환경에서 적용될 온누리 모바일 상품권이나 모바일 지역사랑 상품권 등의 사용에서 더욱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표적인 근거리 비접촉 결제 방식으로는 NFC 방식이 있다. 그러나 모든 핸드폰에서 적용되지 않는 만큼 범용성에 문제점이 있고, 가게마다 고가의 POS 설비가 구축돼야하는 등의 한계를 안고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근복적인 혁신 기술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업계 전문가는 “정부와 민간은 홍보나 모방이 아닌, 무엇보다 편리한 사용성에 대한 연구와 혁신적인 한국형 모바일 페이먼트 기술개발에 본질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한유총 에듀파인 거부 명분 없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어제 국회 앞에서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교육부의 유아교육법 시행령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은 “교육부와 여당이 사립유치원에 비리 프레임을 덧씌워 생활적폐로 낙인찍었다”면서 “정부가 사립유치원에 사망선고를 내렸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교육부의 관료주의와 사회주의형 인간을 양성하려는 좌파가 연합해 사립유치원 문제를 일으켰다”고도 했다. 불투명한 회계 처리로 각종 비리를 저질러 국민을 분노하게 한 장본인들이 ‘비리 프레임’ 운운하며 생떼를 부리고, 철 지난 색깔론으로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려는 어이없는 행태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교육부가 이날 공포한 시행령에 따라 오는 3월 1일부터 원아 200명 이상 사립유치원은 에듀파인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고, 이를 거부하면 정원 감축 등 행정처분을 받는다. 내년부터는 전체 사립유치원으로 확대된다. 국공립유치원과 각급 학교에서 사용하는 에듀파인은 국가 지원금에 대한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기본 조치라는 게 교육 당국과 대다수 국민의 판단이다. 하지만 한유총은 사립유치원의 실정에 맞지 않고,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유총은 말로는 “사립유치원 실정에 맞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고 하나 핑계에 불과할 뿐이다. 다른 사립유치원단체들은 실정에도 맞지 않는 에듀파인에 왜 참여한다는 말인가. 한유총의 집단행동은 지난해 11월 광화문에서 ‘유치원 3법’ 통과 저지 집회를 벌인 데 이어 두 번째다. ‘유치원 3법’은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결국 지난 연말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만약 한유총이 이런 전례를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정부는 한유총이 끝까지 에듀파인을 거부한다면 강경 대응하는 게 마땅하다.
  •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태극기집회 참가자 ‘내란선동’ 무혐의…군인권센터 항고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태극기집회 참가자 ‘내란선동’ 무혐의…군인권센터 항고

    이른바 ‘태극기 집회’에서 계엄령 선포 등을 촉구해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며 내란선동 혐의로 고발됐던 집회 참가자들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5명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면서 “피고발인 말만 믿고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검찰에 항고장을 냈다”고 25일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2017년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장경순 전 국회부의장 및 전 대한민국 헌정회장, 한성주 공군 예비역 소장, 윤용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장 등 5명을 내란선동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군인권센터는 고발 당시 “주옥순 대표 등은 집회에서 ‘군대여 일어나라’, ‘계엄령을 선포하라’ 등을 표어로 군대 투입을 통한 시민 학살을 촉구하는 주장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집회 현장의 발언 내용만으로 이들이 국헌 문란(헌법 기본질서에 대한 침해)의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면서 “피의자들의 변명을 뒤집고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불기소 이유를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검찰은 피의자들이 검찰 수사에서 ‘계엄령 선포는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으로 국가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발동하는 헌법적 조치로, 자신은 집회에서 그 권한을 행사하기를 촉구하는 주장을 했을 뿐, 국헌을 문란하게 하거나 국토를 참절할 목적 내지 폭동을 일으킬 목적이 전혀 없었다’고 진술한 것만 믿었다”면서 “평화 촛불집회를 군대를 동원해 진압하는 행위는 엄연한 내란”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홧김에, 충동적으로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이 아니고 조직적으로 피켓을 인쇄해 배포하거나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홍보하며 전국을 돌며 집회를 개최하고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면서 “군대를 선동하고자 하는 목적도 없이 이러한 일들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낮 도심에서 헌정 진서를 부정하는 주장을 펼쳐도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면 수사기관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라면서 “면밀한 재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왜 제사는 장남만 지내야 하나, 자식끼리 돌아가면서 지내면 안 되나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왜 제사는 장남만 지내야 하나, 자식끼리 돌아가면서 지내면 안 되나

    설 명절이 지난 지 채 한 달도 안 됐다. 제사 문제로 그렇게 시끌벅적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하다. 세대를 떠나 제사만큼 우리의 정서와 복잡한 내면을 가진 것도 없을 것이다. 제사는 그 시대의 약속이요 관습이다. 시대가 변하면 바뀌는 것이 이치인데 제례만큼 변화에 저항과 갈등을 야기하는 풍습도 없다. 오늘날과 같은 조상 제사는 고려 말에 시작됐다. 누구나 하고 싶다고 4대 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지위와 신분에 따라 차등을 두어 6품 이상은 3대, 7품 이하는 2대, 일반 백성들은 부모 제사만 지내도록 했다. 조선 말기에는 일반 백성들도 4대조까지 지냈다. 오히려 4대 봉사를 하지 않으면 상놈 소리를 듣기까지 했다. 하지만 오늘날은 어떤가. 필자의 집안은 부모 세대에서 자식 세대로 바뀌면서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제례문화의 변화와 문제점을 온전히 담고 있다. 필자는 6남 2녀에 아들로 막내다. 부모님 생전엔 설, 추석 차례, 기제사는 3대 모두 합쳐 1년에 여덟 번 제사를 지냈다. 1987년 양친이 돌아가시면서 큰형님이 제사를 모셨다. 2003년 설 명절 때 필자는 큰형수가 오랜 지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자식은 다 같은 자식인데 장남만 제사를 지내란 법이 어디 있냐며 형제끼리 돌아가면서 지내자”고 했다. 갑작스런 제안에 큰형님께서 “기제사는 내가 맡고, 설?추석 차례만 동생들이 돌아가면서 지내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어느 누구도 가타부타 말이 없길래 모두 동의한 것으로 여겨 “안을 낸 막내인 제가 돌아오는 추석 차례를 모시겠다”고 했다. 갑자기 집사람이 필자의 옆구리를 꾹꾹 찌르면서 자기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막내가 제사를 지낼 수 있냐며 불평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타성은 빠지세요” 했다. 타성은 며느리들이다. 결국 기제사는 장남이, 명절 차례는 동생들이 돌아가면서 지내도록 하고, 둘째 형님은 교인이라 제외됐다. 그리고 형제들이 다 죽고 나면 장손이 다시 맡도록 했다. 2006년에는 1년에 여섯 번 지내던 기제사를 아버지 기일에 맞춰 한 번만 지내도록 했다. 필자는 이를 ‘모듬제사’, ‘합동제사’라 칭했다. 그리고 기제사를 모시던 큰형님 내외가 2010, 2015년 돌아가시면서 또 한번의 변동이 왔다. 당연히 장조카가 물려받아야 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부득이 필자가 차례와 기제사를 맡아 지내고 있다. 이처럼 형제가 제사를 나누어 지내는 것이 과연 예에 어긋나는 것일까. 아니다. 고려시대와 조선 중?후기까지도 장남이 제사를 전담하지 않았다. 경국대전에는 장남이 제사를 맡도록 했으나, 사대부는 물론 백성들도 아들딸 구별 없이 자녀들이 순서에 따라 돌아가면서 지내는 윤회봉사를 행했다. 16세기를 무대로 ‘묵제일기’를 쓴 이문건(1495~1567년)은 형제자매가 돌아가면서 제사를 지내고 심지어 외손봉사까지 행했다. 율곡도 7남매가 재산을 똑같이 나누고 제사도 돌아가면서 지내는 윤회봉사를 행했다. 부안군 우반동에 거주했던 선비 김명렬은 1669년 사위가 제물을 대충 차리고 제사를 빼먹는다고 딸에게 제사를 반납토록 하고, 재산은 아들이 받는 유산의 3분의1만 지급했다. 선비 김이성은 1637년 아내도 죽고 거주하는 곳도 멀어 처가의 제사를 지내기가 어렵게 되자 제사조로 받은 노비와 전답을 다시 돌려주었다. 윤회봉사는 재산상속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17세기 중엽부터 윤회봉사와 균분상속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18세기 중엽에 이르러 장남 단독봉사가 많아지고, 재산상속도 장자에게 더 주는 차등상속제로 바뀌었다. 하지만 윤회봉사는 19세기까지 해안 일부 지역에서 계속 시행됐으며, 지금도 제주에서는 형제끼리 제사를 나눠 지낸다.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형식은 시대적 상황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제사 또한 예외일 수 없다.
  • “균형발전 쉽지 않다… 수도권 규제 풀어 얻는 이익, 지역에 나누자”

    “균형발전 쉽지 않다… 수도권 규제 풀어 얻는 이익, 지역에 나누자”

    지난 1월 29일 정부가 약 24조원 규모의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지역균형발전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많은 이들에게 ‘균형발전’은 반드시 달성해야만 하는 과제이며, 현재 수도권과 지역 간 불균형은 정부의 투자 및 의지부족에 따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정부가 더 많은 노력과 투자를 기울이면 지역 간 불균형이 해소되고 균형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가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를 진단하고 역발상적인 제안을 해 보고자 한다. ●수도권과 지역 불균형 상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수도권의 경제력 집중도가 가장 큰 국가는 대한민국이며, 시간이 갈수록 집중도는 더 커지고 있다<그림 1>. 한 국가의 지역별 경제력을 비교하는 지표인 지역내총생산(GRDP)을 살펴보면 2011년 48.2%였던 수도권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17년 50.3%에 이르게 되었다. GRDP 성장률 역시 수도권의 경우 2015년 3.4%, 2016년 3.7%, 2017년 4%로 계속 높아지는데 비해 비수도권의 경우 같은 시기 2.3%, 2.2%, 2.4%로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상장기업의 72.3%가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으며,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수도권이 64.4%로 절대적으로 높다 보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력 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지방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층의 수도권으로의 유출이 2013년 4만 5000명에서 2016년에는 5만 6000명으로, 2017년에는 5만 9000명으로 더 커지고 있다. 이 상황에 이를 때까지 우리 사회와 정부는 과연 무엇을 하였을까? 손을 놓고 그냥 방치하고 있었을까. ●박정희 정권서 시작한 국토균형발전 1960년 이후 모든 정권은 지역균형발전이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였다. 그중에서도 서울을 중심으로 한 개발억제는 시급한 과제였다. 1969년 12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은 도시인구집중을 억제하고 도시와 농촌의 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조처를 수립하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1970년 1월 30일 청와대 비서실은 지방으로의 행정권한의 대폭 이양, 농림부와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등 주요 정부기관의 한강이남 이전, 수도권의 공업시설 억제안을 보고했다. 1970년 9월 정부는 수도권 인구의 과밀집중 억제 종합대책도 마련하였다. 여기에는 수도권개발억제와 지방이전 기업에 대한 각종 세제혜택 부여, 지방대학의 정원 확대 등 현재도 유지되는 다양한 수단이 포함되었다. 이후 모든 정권에서 수도권억제와 국가균형발전 정책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일관되게 추진되었다. 전두환 대통령 시기 수도권개발억제를 핵심으로 하는 ‘수도권정비법’이 제정되었으며, 노태우 대통령은 청와대에 지역균형발전기획단을 설치하고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시작하였다. 김영삼 대통령은 ‘지역균형개발 및 지방중소기업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SOC 투자 확대 이외에 인재 지역할당제 도입을 추진하였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하고 행정기관을 세종시로 이전(행정중심복합도시),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통한 14곳의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등 파격적이며 강력한 정책을 추진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어져 문재인 정부에 이르렀다. 50년 동안 수도권 억제와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간 격차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에 무모하게 도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더 뾰족해지고 있는 세계 세계적으로 수도와 일부 대도시의 급속한 성장과 다른 지역의 쇠퇴와 몰락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미국은 동·서 해안지역에 위치한 대도시는 급속히 발전하고 북부와 중부내륙 지방의 쇠퇴가 지속되면서 지역 간 경제력의 차이가 그 어느 때보다 확대되고 있다<그림 2>. 영국도 수도인 런던의 급속한 성장과 다른 지역의 정체로 인해 지역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그림 3>. 강소기업들이 자리잡고 있어 중소규모 도시가 잘 발달하여 균형발전의 상징처럼 꼽히는 독일도 중소도시의 인구감소와 대도시로의 인구집중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덴마크와 같은 복지국가도 신규 일자리의 70%는 수도인 코펜하겐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생겨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서 대도시로의 집중현상과 지방의 몰락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ICT 혁명과 세계화 확대의 역효과 20세기 후반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이 본격화하면서 대도시와 특정지역의 집중현상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실은 특정 대도시에 더 많은 집중과 쏠림이 나타났다. 경제구조와 산업적 특성이 변화한 덕분이다. 정보통신산업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산업은 소수의 우수한 고학력 인적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고급 인적자원들의 직접적인 접촉과 작용 속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통한 성취의 규모는 매우 크기 때문에 우수한 인력들은 특정한 곳으로 더 몰리고, 기업들 역시 이러한 인력을 찾아 집중되고 있다. 5G를 비롯한 각종 정보통신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오고 가며 쉽게 만나는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구글, 애플 등 세계적인 ICT 기업들은 우수한 인력들이 더 많은 상호교류를 할 수 있도록 실리콘밸리에 새로운 사옥을 짓고, 이 때문에 전 세계 인력은 실리콘밸리로 몰려든다. 직업학교와 마이스터로 대표되는 숙련된 기술인력을 자랑하는 독일에서도 최근 젊은이들은 전통적인 도제 시스템보다는 대학에 진학하여 대도시에 정착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고, 이로 인해 독일의 7대 주요도시 주택가격과 임대료는 급등했다. 여기에 세계화의 추세가 더해졌다. 기업들은 과거와 같이 특정 국가의 경계 안에서 투자 및 경영활동을 하지 않고 전 세계 어디에나 조건이 유리한 곳을 찾아 움직이고 있다. 미국 중서부 디트로이트와 같은 러스트벨트를 포함한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지 상당수가 쇠락하는 이유다. 대한민국의 지역 간 불균형은 우리의 노력과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분석하는 게 맞을 것이다. ●국토균형발전의 환상 발전은 필연적으로 집중과 집적에서 시작된다. 인구와 자본, 지식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집적된 곳에서 발전이 나타나며, 이렇게 시작된 발전은 새로운 발전을 스스로 더 가속화한다. 이런 추세를 억지로 뒤집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설령 그렇게 할 경우 발전의 동력은 약화될 뿐이다. 우리는 그동안 수도권을 억누르면 그곳에 몰려 있는 일자리와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이라 생각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공기업 등을 지방으로 이전하면 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대도시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내부적으로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며 움직이는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치우치지 않고 모두가 동등하게 발전하는 이상적인 균형발전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발전은 본질적으로 쏠림과 집중을 전제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새로운 실험을 시작하자 균형발전은 달성하기 어려운 이상이지만, 과도한 지역 격차를 방치한다면 사회적 양극화와 극단적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의 원인 중 하나는 파리로의 집중과 이로 인한 지방의 몰락에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역시 런던에 집중된 경제력과 격차확대에 따른 지방의 반발에서 촉발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면 정부가 추구해야 할 목표는 수도권을 눌러 지방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과 지역의 현실적 격차를 인정하되 그 격차가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지방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수도권에서 살 때 누릴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지방이 미래를 도모할 수 있도록 잠재력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역발상, 무엇을 할 것인가 기존의 전제와 관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할 때가 되었다. 첫째 수도권에 대한 족쇄를 풀어 주자. 수도권에 대한 인력과 경제력 집중은 수도권이 그만큼 직업과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수도권을 억제한다고 다른 지역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지난 50년 동안의 실험을 통해 충분히 알게 되었다. 차라리 수도권이 자유롭게 성장해 세계적인 입지가 될 수 있도록, 그래서 대한민국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기관차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수도권에서 창출된 재원을 대한민국을 위해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기업이 원하는 곳에 투자하고, 원하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로 인해 얻어지는 이익을 지역에 배분하는 체계를 만들자. 둘째 지역 거주자에 대한 직접적인 소득지원을 강화하자. 지역발전을 위해 오랫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사업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지역 거주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았다. 지역균형발전의 예산 일부를 해당 지역의 거주자에게 직접 현금으로 지원하는 ‘지방기본소득’(가칭)을 도입하는 것이다. 2019년 현재 지역 거주자는 노령화하고 있고, 그 숫자도 줄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친 이분들이 국민의 일원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수도권의 규제완화를 통해 얻어지는 추가적인 경제적 이득을 활용한다면 재원 마련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셋째 공공부문을 통한 지방형 일자리를 확보하자. 기업 유치를 통한 고용창출과 지역발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공공부문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어느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보건, 교육, 안전 등의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이런 인력의 확보는 현재의 획일적인 지방공무원 충원방식으로는 곤란하다.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지방공무원들이 ‘지방공무원 급여규정’에 따른 동일한 급여를 받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광주형 일자리´처럼 현재의 급여수준보다 낮지만, 안정적인 공공부문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운 관점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가 보지 않은 길을 가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자. 식민지와 전쟁을 겪은 뒤에도 맨주먹으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을 건설한 한국 시민들의 저력을 믿어 보자.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최준영 전문위원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국회입법조사처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율촌에서 근무하고 있다. 도시, 지역개발, 환경 및 에너지 등 폭넓은 분야에서 새로운 관점을 대안적 정책으로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軍 댓글 공작’ 김관진 징역 2년 6개월… 법정구속은 피해

    ‘軍 댓글 공작’ 김관진 징역 2년 6개월… 법정구속은 피해

    실형 선고 후 구속된 김경수 지사와 대비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관여 활동(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온라인상 국민 여론 조작·왜곡이라는 본질적으로 유사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나와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와 대비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는 21일 군 형법상 정치 관여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정관이 구속됐다가 구속적부심을 통해 풀려났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시절의 ‘세월호 보고 시간 조작’ 혐의로 별도 재판 중인 만큼 항소심도 불구속 상태에서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봤다. 구속적부심 당시 법원은 김 전 장관에 대해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해야 하고 주거가 일정하고,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즉각 항소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에게 “피고인의 범행은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함과 동시에 정당과 정치인의 자유 경쟁 기회를 침해하는 결과를 야기했다”며 “국가기관이 특정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자유로운 여론 형성과정에 불법 개입하는 건 어떤 명분으로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 조항은 과거 군이 정치에 깊이 관여해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한 불행한 역사를 반성하는 차원에서 1987년 6월 항쟁 이후 헌법에 명문화한 것”이라며 “그런데도 국방부 최고 책임자인 피고인이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해 국민이 갖는 군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저버렸다”고 질타했다. 김 전 장관은 재판에서 북한의 대남 심리전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작전을 펼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결과적으로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야기했다”며 “명분이 정당하다고 해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범법까지 면책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2013년 사이버사 정치 관여 의혹 국방부 수사를 방해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으나 2012년 댓글 공작 군무원을 새로 채용하며 호남 출신은 배제하도록 한 혐의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 판결했다. 앞서 김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공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공모 관계 성립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거 인멸 가능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주거와 직업 등을 종합해 보면 구속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기각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국 “국민을 바보로 아나… 靑 이젠 내첵남블” 민주 “과거 정권 블랙리스트와는 다른 문제”

    한국 “국민을 바보로 아나… 靑 이젠 내첵남블” 민주 “과거 정권 블랙리스트와는 다른 문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환경부 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내첵남블’(내가 하면 체크리스트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반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정권의 블랙리스트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라며 야당의 지나친 정치 공세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블랙리스트라는 먹칠을 삼가 달라’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전날 발언에 대해 “스스로 먹칠을 하고는 무엇을 더 먹칠하지 말라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블랙리스트가 아닌 체크리스트라고 하는데 우리가 블랙리스트를 만들겠다고 하고 리스트를 만든 경우를 봤나”라며 “국민을 바보로 알아도 유분수지 이런 궤변이 어디 있나”라고 날을 세웠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청와대가 체크리스트였다는 말장난만 늘어놓고 있는데 ‘내로남불’ 정권에 이어 이제 ‘내첵남블’이라는 새로운 닉네임을 얻었다”며 “권위주의 정부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반응을 보면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이 터진 후에 보여준 박근혜 정권의 대응방식과 너무나 닮았다”며 “처음에는 강력하게 부인하다 정쟁으로 몰아가고, 사실이 조금씩 드러나자 모르쇠로 일관하고 강하게 변명하는 것이 마치 3년 전 청와대와 여당의 모습을 리플레이해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지나친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인사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에 대해 평가하는 작업은 어느 정권이나 있었다”며 “어떤 사람을 표적으로 해서 여러 불이익을 집중적으로 줬던 과거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건 지나친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도 전날 페이스북에 “블랙리스트란 어떤 공연 연출가가 맘에 들지 않는 공연을 기획·연출했다는 이유로 밥줄을 잘라버리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내내 감시·사찰해 공연장 섭외조차 어렵게 만들어 제주도에서 낚시 밖에는 할 일이 없게 만든 후 결국엔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당해봐서 알고 있다. 이런 것이 블랙리스트”라고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인사수석실 관계자 소환을 위해 검찰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그런 적 없다”며 “오보”라고 해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인걸 전 특별감찰반장이 표적 감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제가 확인해드릴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빅브러더 불안한데… 정부 불친절한 설명이 https 논란 키워”

    “빅브러더 불안한데… 정부 불친절한 설명이 https 논란 키워”

    ‘http’와 ‘https’를 아십니까. 인터넷을 쓰면서 ‘www’는 적어봤지만, http를 써넣어 본 적은 없습니다. 인터넷 주소를 넣으면 자동으로 붙었던 것이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어느날 https와 SNI라는 요상한 단어가 쏟아졌습니다. ‘야동(야한 동영상) 시청권을 보호하라’는 구호와 ‘정부 검열’이라는 문구가 함께 달려서 말이죠. 지난 11일부터 정부가 성인사이트 등 불법 유해사이트를 전면 접속금지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방식이 워낙 전문적이고 어려운 용어를 쓰다보니 오해와 불신이 쌓이는 형국입니다. (21일자 6면)에 이어 불온(不on)한 회의에선 논란의 배경을 진단해 보겠습니다.부장:http와 https 작동 방식은 다들 이해하신 건가? 세진:간단히 설명하면 둘 다 인터넷 서버 접속 방식인데, http는 DNS(Domain Name Server)에서 IP 주소를 변환하고 데이터를 주는 식으로 정보가 그대로 오갑니다. https는 인터넷에서 주고받는 모든 정보를 암호화해서 보안을 강화한 것이죠. 혜진:http 상에서는 IP 주소를 변환해주는 DNS에서 불법 음란물 사이트의 IP를 다른 IP로 바꾸도록 해서 접속을 막았어요. https에선 서버에 접속하기 위해 암호화하지 않는 부분, SNI (Server Name Indication) 필드에서 불법 사이트 접속을 막겠다고 하는 거고요. 보안성이 좋은 https를 쓰는 게 전 세계 추세인데, 워낙 보안이 잘 되다보니 사용자가 불법 사이트에 접근하는 것조차 알 수 없는 바람에 유일한 차단 방식을 찾아 정책을 내놓은 거죠. 달란:그래서 해석의 차이가 생긴 거라고 봅니다. 정부는 기존에도 차단을 해왔기 때문에 감청이 아니라는 거고, ‘야동열사’(정부의 https 차단으로 성인물 볼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반발하는 시민들)들은 기존 방식과 달리 감청이라고 보잖아요. 세진:감청이라는 게 송수신된 데이터의 내용을 들여다본다는 것인데요.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공개하기로 한 SNI 필드까지 확인하는 작업을 감청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혜진: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부가 개인의 인터넷 접속을 감시하는 거라고 느낄 수 있죠. 실제 감시하는 건 아니지만 불안감을 조성하는 거죠. 정부든 통신사든 언제든 내가 어딘가에 무엇을 보려고 접속하는지 알 수 있다는 불안감 말이죠. 달란:그런 불안감은 알겠는데, 정부가 차단하려는 사이트는 아동 음란물, 불법 촬영물을 유통하거나 불법 도박을 하는 곳이에요. 여기에 접속 못하게 한다고 불만이 이렇게나 폭발하다니, 이상하지 않아요? 세진:성인영상물이 올라온 웹사이트에 불법 촬영물이 일부 게시되는데, 정부의 지금 조치대로라면 불법 촬영물을 걸러내서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 촬영물이 게시된 웹사이트에 아예 접속을 차단하는 거니까, ‘야동열사’들이 반발하는 거겠죠. 진호:사실 정부 입장에서 그런 사이트를 접속 차단으로 막을 수밖에 없는 게 대개는 외국에 서버를 둔 곳이기 때문이에요. 정부의 공권력이 세밀하게 미치지 못하니까요. 세진:해외 사이트에 불법 촬영물 삭제 요청을 해도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들었어요. 국내 웹사이트도 마찬가지로 어렵고요. 받아들여져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피해자들은 하루하루가 너무나 고통인데. 진호:그리고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국적기업이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다르지 않아요. 그렇지만 정부가 이런 사이트까지 차단하지 않는 것은 차단했을 때 공익에 끼치는 해가 더 크기 때문일 거예요. 지금 정부가 차단한 불법 사이트는 차단해도 공익에 큰 불이익이 없을 거라고 정부가 판단한 겁니다. 문제는 그런 결정이 자의적이라는 데 있을 겁니다. 유민:명백히 불법 사이트만 차단한다고 하지만 차단 대상을 정부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결정한다는 게 문제예요. 불법 여부를 법원이 아닌 행정기구가 판단하는데 그런 의사결정이 적절한지 논란이 될 수 있죠. ‘정부가 불법이라고 하면 다 불법인 거냐’는 반발. 달란:정부는 여야가 추천한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독립기구인 방심위가 차단 대상을 결정하는 것이지, 정부가 임의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고 해명하는데 그건 좀 비겁하다고 봐요. 진호:어떤 사이트가 왜 불법이고 어떤 논의를 거쳐 불법으로 규정됐는지 투명하지 않다는 시각이 많아요. 언제라도 사상 통제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점이죠. 혜진:지금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 정책(great fire wall)도 처음 시작은 몇몇 불법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에서 시작됐다고 해요. 더 큰 통제로 확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조치’라는 관점에는 반대합니다. 세진:우리나라와 지금의 중국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 같은데…. 혜진:중국처럼 간다는 게 아니라 정부의 통제방식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에요. 달란: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처럼 불법 촬영물 근절을 위해 일하는 단체들도 SNI 차단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하진 않아요. 불법 촬영물 유통을 막기 위해 취해야 할 어쩔 수 없는 수단이라고 생각하죠. 세진:‘일단은’ 불법 촬영물 유통만이라도 빨리 막자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최소한의 조치니까요. 여기서 제가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한 것은 웹사이트 접속 범위에 국한해서 한 말이 아니라 불법 촬영물 피해자를 구제하고 돕기 위한 여러 조치 중 최소한의 조치라는 뜻으로 말씀드린 겁니다. 유민:사실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리벤지 포르노)을 포함한 디지털 성범죄 같은 경우에는 사이트 차단이 완전하거나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죠. 제작자나 유통책을 수사하고 처벌해야 하는 게 맞죠. 하지만 성범죄물 같은 경우에는 범죄자를 처벌하기까지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잖아요. 이를 위한 긴급구제 차원에서 사이트를 차단하는 거겠죠. 현용:불법 음란물 유통이 사회적으로 엄청나게 심각하거든요. 경찰이 해마다 단속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한계가 있고요. 웹하드 업체가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필터링 조치’ 등이 웹하드의 음란물 유통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8월부터 100일 동안 접수된 피해 건수가 불법 촬영 사건을 포함해 2358건, 이 중 40%가량은 영상 유포 피해입니다. 정부는 늘 처벌을 강화한다고 얘기하지만 실제 그렇지 않은 사례가 많거든요. 강력하게 확산을 막을 방법이 필요합니다. 진호:법적으로야 정부가 해당 사이트를 불법으로 규정한 게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국내법으로 보면 흔히 말하는 ‘성인영화’보다 수위가 높은 영상물은 불법이니까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우리보다 성인물에 관대한 기준을 적용하는 해외에서 제작한 성인물을 상당수 성인이 소비하고 있어요. 이런 영상을 볼 수 있는 경로를 정부가 확 막아버리니까 이런 상황이 된 거죠. 현용:가뜩이나 ‘울고 싶은 20~30대 남성들 뺨 때렸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정부에 대한 불신이 더 큰 불만을 키운 것 같아요. SNI 차단의 필요성을 납득시키려면 정부가 공개적으로, 적극적으로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아요. 유민:맞아요. 정부 설명이 부족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극적인 보도가 쏟아진 것 같아요. 차단된 사이트 목록과 차단 이유를 공개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혜진:이번에 정부가 설명을 너무 어렵게 해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도 많더라고요. 정부가 경제나 고용정책은 쉽게 설명하려고 시도도 많이 하고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이는데 이번엔 그러한 노력이 안 보여서 반발심을 불러일으킨 듯합니다. 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하고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등 충분한 설명이 필요한데 그런 과정이 없었잖아요. 부장:불법 사이트 차단에 대한 이번 논쟁은 개인정보 유출, 정부의 빅브러더화로 확산된 측면이 있지만, 정부 검열에 대한 불신과 정보 접근권에 대한 요구가 더 강조돼야 하는 게 맞다고 봐요. 불법 사이트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당연히 따라야 하는 거겠지.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靑 “블랙리스트 먹칠 삼가달라”…의혹 조목조목 반박

    靑 “블랙리스트 먹칠 삼가달라”…의혹 조목조목 반박

    비위 행위가 적발된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지난해 12월 환경부가 작성한 문건을 공개했다. 환경부가 산하기관 임원들의 임기 등 인사 동향을 파악해 작성한 문건이었다. 자유한국당은 환경부가 지난 정부 인사를 찍어냈다면서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했다. 청와대는 문건에 등장하는 임원들 중 임기 전 퇴직자, 임기 만료자, 임기 초과 근무자의 숫자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블랙리스트를 만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근 수사에 나선 검찰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해당 문건이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보고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청와대가 “블랙리스트라는 먹칠을 삼가달라”면서 적극 반박에 나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이 문제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비화하는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할 말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블랙리스트의 부정적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아있는데, 문재인 정부의 인사정책에 그 딱지를 갖다 붙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변인은 과거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건과 이번 논란의 차이점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보면 (과거 정부 때 지원대상에서 배제된) 대상은 민간인들이다. 영화·문학·공연·시각예술·전통예술·음악·방송 등에 종사하는 분들이 목표였다”면서 “그러나 이번 환경부 사안은 공공기관의 기관장, 이사, 감사들로 국민 전체에 봉사하고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것을 본질로 하는 분들이다. 짊어져야 할 책임의 넓이와 깊이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숫자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여 동안 관리한 블랙리스트 관리 규모는 2만 1362명에 달한다”면서 “반면 이번 사안에서는 일부 야당이 ‘블랙리스트 작성, 청와대 개입 근거’라고 주장하는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을 봐도, 거론된 24개의 직위 중 임기 만료 전 퇴직이 5곳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산하기관 인사들 대부분 임기를 보장받았고, 연장 근무까지 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통계를 만들어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박근혜 정부 때는 2014년 여름부터 2015년 1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블랙리스트가 작성되었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을 경유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내려보내 지원사업 선정에 반영했다”면서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런 일을 한 적도 없을 뿐더러, 그런 리스트를 작성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인사수석실 개입 논란에 대해서도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하는 일은 환경부를 비롯한 부처가 하는 공공기관의 인사방향에 대해 보고를 받고 협의하는 것”이라면서 “공공기관장 등에 대한 임명권자가 대통령이기에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장관의 임명권 행사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일상적으로 감독하는 것은 너무도 정상적인 업무 절차다. 이를 문제 삼으면 인사수석실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고 해명했다. 이날 김 대변인은 자유한국당과 마찬가지로 이번 환경부 사안을 ‘블랙리스트’라고 규정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일부 언론에 대해서도 “언론도 블랙리스트라는 용어 사용에 신중해 주기 바란다”라면서 “더욱 씁쓸한 것은 과거와 너무 다른 보도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부 보수 언론이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2~3월 게재한 사설과 칼럼 제목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이 예시로 거론한 사설과 칼럼은 2008년 3월 6일자 조선일보 사설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지 않는 사람들’, 2008년 3월 13일 문화일보 사설 ‘盧정권 ’낙하산 코드 인사‘ 스스로 물러나야’, 2008년 3월 13일 중앙일보 사설 ‘코드인사와 임기보장···하자있는 인물,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바른 처신’, 2008년 2월 26일 동아일보 칼럼 ‘새 문화부 장관의 악역(후략)’, 2013년 3월 19일 중앙일보 사설 ‘색깔들은 버티고 엉뚱한 사람만 나가니’ 등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아이만 남겨둘 수 없어요” “아빠도 난민 신청 받아주세요”

    “아이만 남겨둘 수 없어요” “아빠도 난민 신청 받아주세요”

    개종한 아버지도 신청했지만 불인정 “거짓 개종하기엔 벅차고 힘든 과정” 상고 대신 난민지위재신청서 제출 “한현민처럼 편견 없애는 사람 되고파”“한국에서 아빠와 떳떳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고 싶어요. 군대도 자원해서 가고 사회에 도움되는 일 하며 살 거예요. 아빠의 난민 신청을 받아 주세요.” 전국에 폭설이 내린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의 출입국외국인청 별관 앞에서 이란 출신 난민인정자 김민혁(16)군이 아버지를 위해 진눈깨비를 맞으며 취재진 앞에 섰다. 태어날 때부터 무슬림이었다가 9년 전 사업가인 아버지와 함께 한국에 와 천주교로 개종한 민혁군은 지난해 10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국민청원, 청와대 시위 등을 한 학교 친구들의 도움이 컸다. 하지만 여전히 절박한 걱정거리가 있다. 아버지 A씨는 아직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A씨는 난민지위재신청서를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에 제출했다. A씨는 자신을 변호하는 아들의 외침을 곁에서 들으며 서글픈 눈빛을 지었다. 그는 “아이만 여기(한국)에 남겨둘 수 없다”며 “함께 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천주교 신자로 본국에 돌아가면 공항에서부터 잡히거나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으며 살아가야 한다”고도 했다. 2003년 이란 테헤란에서 태어난 민혁군은 2010년 한국에 온 뒤 친구들과 어울리다 자연스레 천주교를 믿게 됐다. A씨도 아들과 함께 성당을 찾았고 무수한 고민 끝에 아들을 따라 개종했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는 다른 종교로 개종하면 배교자로 여겨져 최대 사형에 처한다. 이들 부자는 2016년 한국 정부에 종교적 박해를 이유로 난민 지위를 신청했다. 그러나 출입국외국인청은 ‘구약과 신약 구분 이유, 십계명, 주기도문 등 기초적 이해와 상식이 부족해 개종의 진정성이 의문스럽다’는 등의 이유로 불인정했다. 민혁군을 가르쳤던 오현록 아주중학교 교사는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예수님의 제자가 누구인지를 묻거나 십계명을 외워 보라고 하면 답할 수 없다”면서 “난민 심사 과정에서 본질을 보지 않고 지엽적인 문제에 집중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A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1월 1심과 지난해 12월 2심에서 패소했다. 민혁군은 “‘거짓 개종할 수 있지 않으냐’고 하는데 천주교에서 세례, 견진성사, 구역활동 등 진짜 신자가 되는 과정을 1년 이상 밟아야 해 거짓으로 하긴 힘들다”면서 “편견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혁군은 아버지와 함께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제 꿈인 모델로 데뷔해서 제2의 한현민처럼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며 “저를 믿어 주신 분들이 후회 없게 하겠다”고 아버지의 난민 인정을 호소했다. 지난해부터 민혁군과 아버지를 도와 온 법무법인 태평양의 김광준 변호사는 “성당 신부님의 증언 등을 통해 부자의 신앙생활을 살펴보니 개종의 진실성이 확실했다”면서 “이번 재신청에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손석희 교회화장실, 누구나 세우는 곳에서 무슨 일이?

    손석희 교회화장실, 누구나 세우는 곳에서 무슨 일이?

    손석희 교회화장실 언급이 화제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는 지난 16일 마포경찰서에 출석, 지난 2017년 4월 경기도 과천의 한 교회 앞 공터에서 차량 접촉사고를 낸 것에 대해 “당시 동승자는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 그는 “과천 지인의 집에 어머니를 모셔다드린 뒤 화장실에 가려고 공터에 갔다가 사고가 났다”고 덧붙였다. 사고 직후 2km가량 차량을 운전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고가 난지 몰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손 대표의 진술은 지난달 28일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던 관련 녹취록과 배치되면서 다시 주목 되고 있다. 녹취록에서 손 대표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사고 발생장소에 대한 질문에 “교회 쪽이었다. 그건 뭐 누구나 세우는 데니까. 내가 진짜 왜 거기 잠깐 세우고 있었는지 얘기하고 싶어 죽겠다 솔직히”라고 말하자 프리랜서 기자 김모씨(49)는 “화장실 다녀오셨느냐”라고 묻는다. 이에 상대 남성은 “화장실 아니다. 그거보다 더 노멀(Normal)한 얘기다. (기사를) 안 쓰겠다고 얘기하면 얼마든지 얘기한다”며 “진짜 부탁을 하는데 어떤 형태로든 이게 나오면 정말 바보가 된다. 어떤 형태로든 안 써줬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김씨는 이 대화가 손 대표와 주고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손 대표가 과천의 한 교회 앞 공영주차장으로 간 것은 화장실 등의 용무가 아닌 것으로 해석되면서 경찰 수사를 통해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가 공영주차장에 간 이유는 이번 논란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중요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손 대표와 프리랜서 기자 김씨 외에도 수사에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 관련자들을 모두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손 대표가 김씨에게 JTBC 채용 협박을 당한 것인지, 먼저 일자리를 제안한 것인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의 증거분석이 마무리 되면, JTBC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손 대표가 실제로 김씨의 채용을 추진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김씨가 언론에 공개한 손 대표와의 메신저 대화에는 손 대표가 김 씨의 채용을 위해 JTBC 모 국장 등 내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 과정에서 손 대표가 자신의 교통사고 기사화를 막기 위해 김 씨의 회사에 투자를 제안했는지, 실제로 JTBC 내부에서 투자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이번 논란에 대해 “김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씨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는 입장이다. 교통사고와 관련해서도 “주차장에서 후진하다가 접촉 자체를 모르고 자리를 떠났을 정도로 차에 긁힌 흔적도 없었지만, 차에 닿았다는 견인차량 운전자의 말을 듣고 쌍방합의를 했다”고 해명했고, 동승자 주장에 대해선 “명백한 혀위이며 이번 사안을 의도적인 ‘흠집내기’로 몰고가며 본질을 흐리려는 김씨의 의도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7명만 그라운드 내보내 0-20 참패 작정한 伊 3부 구단 “리그 나가”

    7명만 그라운드 내보내 0-20 참패 작정한 伊 3부 구단 “리그 나가”

    그라운드에 7명의 선수만 내보내 0-20이란 충격적인 참패를 당한 세리에C(3부 리그) 프로 피아첸차가 결국 퇴출됐다. 세리에C를 주관하는 레가 프로 징계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피아첸차가 리그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전날 쿠네오와의 0-20 패배는 몰수패(0-3)로 수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구단은 문제의 경기에 2000~2002년 출생한 선수 8명만을 명단에 등록했는데, 신분증을 놓고 온 선수 대신 출전하려 했던 39세의 구단 물리치료사는 출전하지 못했다. 네 경기 연속 몰수패를 기록한 피아첸차는 규정에 따라 퇴출됐고, 구단에는 2만 유로(약 2550만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징계위원회는 성명에서 “피아첸차가 정직과 올바름이란 원칙을 짓밟았다”고 질타했다. 또 “이런 행위는 스포츠의 본질에 대한 모욕”이라며 “신체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경기에 내보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재정난에 시달리던 프로 피아첸차는 선수와 직원들에게 급여를 제대로 주지 못해 몇주째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까지 피아첸차에서 뛰었던 다리오 폴리베리니는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7월만 해도 우리는 33명의 선수단과 높은 수준의 예산을 갖고 있었다”며 “그러나 구단주는 첫 기한이었던 지난해 10월 15일까지 선수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1월에야 8월치 임금을 받았지만, 이마저 사실상 절반 수준이었다”며 “가족과 아이들이 있는 많은 선수가 월세를 지불하지 못해 살던 아파트를 떠나야 했다”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5·18 모독 근절하려면… 혁명의 원천 ‘사회적 힘’을 재평가하라

    5·18 모독 근절하려면… 혁명의 원천 ‘사회적 힘’을 재평가하라

    나는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5·18 광주항쟁을 정면으로 왜곡한 지만원씨의 행동이나, 이런 식의 공청회를 개최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정치적 자질이나, 이것이 논란이 된 상황에서 ‘역사 해석의 다양성’이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한 한국당 지도부의 속내에 대해서 따로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대신에 국회와 정부가 법률과 국가정책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사안인 데다 내년이면 40주년이 되는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퇴행적 행동이 대낮에 버젓이 일어나게 되는 우리 사회의 특수한 상황과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할 필요성을 느낀다.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착하고 순수한 사람들로만 구성된 지상낙원은 없었다. 빛이 있는 만큼 그림자도 있게 마련이다. 우리가 더러 목표로 삼는 유럽에도 나치주의자들이 있고 미국에도 인종주의자들이 존재한다. 문제는 착하지도 않고 순수하지도 않은 사회적 부류의 과잉 확산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지상낙원의 정반대 편에 서게 됐다는 안타까운 사실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유독 우리 사회에서 빈발하는 역사적 퇴행성에 대해서는 별도의 해석이 필요한데 그 성격과 원인을 다음 다섯 가지 관점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는 사회구조적 해석이다. 과거의 쓰라린 교훈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되돌리고 싶어 하는 퇴행적 경향은 현실에서 극단적 반공주의, 배타적 지역주의, 재벌추종주의, 배금적 황금만능주의, 이기적 부동산투기, 종교적 근본주의, 지역토호, 개발주의, 냉전주의, 부패주의, 사이비 언론집단, 성적제일주의, 정치적 모리배 등 매우 다양한 양태로 폭넓게 존재한다. 일부 영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정치, 경제, 종교, 교육, 언론, 공직을 막론하고 사회 전반에 만연된 구조적인 현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었다고 도취돼 양극화된 사회적 상황과 존재들을 간과한다면 미래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둘째는 역사적 해석이다. 우리의 근현대 200년은 고단한 역사적 과정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시대를 살아내는 것 자체가 유일한 목표가 됐다. 생존이 유일한 목표가 되면서 생존을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이 정당화됐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생존투쟁이 절대적인 진리로 자리잡게 됐다. 당연히 생존 및 생존을 위한 수단을 제외한 모든 사회적 가치들은 무의미한 것으로 간주되어 포기됐다. 결국 살아남아 생존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사적 상황이 조성됐고 독재와 쿠데타와 정경유착과 부패를 거듭하면서 ‘천민 자본주의 공화국’으로 고착됐다. 그러므로 오늘의 대한민국은 식민지배의 정서와 분단의 토대 위에서 형성된 천민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와 결합한 기형적 결과물이다. 셋째는 엘리트주의적 해석이다. 고단한 역사에 대한 사회적 대응은 저항과 굴종의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통상 소수는 저항하고 다수는 굴종한다. 이때 저항하는 소수가 굴종하는 다수를 포용하는 정도에 따라 역사의 진로가 결정된다. 소수가 다수를 포용하기 위해서는 모범의 창출이 필요하다. 민족사 전개 과정에서 모범이 얼마나 위대한 힘을 발휘하는지는 미국의 워싱턴, 남미의 볼리바르, 터키의 케말 파샤, 유고의 티토, 베트남의 호찌민, 중국의 마오쩌둥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애굽에서 모세나 켈트족에서 아서왕의 역할도 마찬가지였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구슬로 존재하는 사람들을 보배로 단결시키는 모범의 창출이 필요한데 근현대 200년의 과정에서 저항의 지도자들은 유효한 국민적 모범을 창출하지 못했다. 넷째는 성찰적 해석이다. 우리 역사에서도 개선의 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유감스럽게도 기회를 놓쳤다. 해방이 분단과 전쟁으로 역행하는 상황에서 해방정국의 지도자들이 분단을 막고 친일파를 처단해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일에 민족적 역량을 결집하기보다는 권력투쟁에 매몰돼 친일파와 결탁해 외려 분단을 조장했다. 다시 1960년 4월 혁명에서는 정권을 장악한 민주당의 분열로 혁명에서 표출된 국민적 여망은 좌절됐고, 이런 경험은 10·26과 6월 항쟁에서도 거듭 되풀이됐다. 민주화의 중대한 과도기에 군부와 야합해 몰락 직전의 군부독재세력에 면죄부를 발급하고 민주화의 방향을 틀어버린 ‘3당 합당’은 실패의 극단이다. 그 결과 우리는 친일파 청산에 실패한 후 다시 군부독재 청산에 실패함으로써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역사청산을 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했다. 다섯째, 분단 기원론이다. 적어도 해방 이후에는 이 모든 상황의 중심에 분단이 존재한다. 분단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아니지만 기왕에 존재하던 문제들을 포함한 모든 상황을 악화시켜 사회적 극단주의를 창출한 원천적 주범이다. 분단은 또한 전쟁과 남북대결로 확장되면서 극단주의를 유지 재생산하는 자양분이 됐다. 분단의 입장에서 분단을 위해서라면 참혹한 전쟁도 마다할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분단이 부과한 해악과 고통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든 통일은 좋은가? 그렇다. 통일 이상의 지상명령은 없다”고 말한 장준하의 발언이 가진 현재적 의미를 다시금 헤아려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다섯 가지 해석에는 크고 작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해석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고 모든 역사적 해석은 당대의 실천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증명되는 것이므로 결국 누가 책임질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물론 당연하게도 대통령과 정권이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려가 없이는 불완전하다. 민주화가 국가의 민주화와 사회의 민주화를 병행하는 이중 민주화의 과정으로 진행돼야 하는 것처럼 분단을 극복하고, 사회적 극단주의를 해결하면서,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역할이 병행돼야 한다. 일찍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화”로 표현했던 불발된 명제를 다시금 화두로 제기하는 이유는 우리 역사에서 사회가 차지하는 위상 때문이다. 해방 전의 의병운동이나 독립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 해방 후의 변화 역시 예외 없이 사회적 힘에 의해 시작됐다. 4월 혁명과 6월 항쟁은 물론 최근의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힘은 변화의 유일한 원천이자 동력이었다. 사회적 힘이 혁명을 가능하게 했고 그 혁명은 태풍처럼 홍수처럼 일어났다. 그러나 태풍을 구성하는 모든 바람이 한 방향으로 질서정연하게 부는 것이 아닌 것처럼 홍수를 만들어낸 모든 물줄기가 오와 열을 갖추어 흘러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 혁명 또한 크게 일어나 여러 갈래로 움직이면서 빠르게 소멸됐다. 결국 사회적 힘은 혁명의 원천이되 스스로 권력으로 승화되지 못했다. 혁명은 사회가 시작했지만, 권력은 정당의 몫이었다. 혁명은 태풍처럼 기존 권력을 붕괴시켰지만 힘의 분산으로 소진됐고, 권력의 공백은 정당이 장악했지만 이미 태풍은 아니었다. 태풍의 소진으로 정당에 대한 강제력은 상실됐고 혁명의 보조세력일 수밖에 없는 정당은 집권과 동시에 혁명의 대의에서 이탈했다. 이 과정을 반복한 것이 한국 민주화의 특징이자 본질적인 한계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혁명의 원천인 사회적 힘이 재평가돼야 한다.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미래에도 반드시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단언컨대 대한민국에서 미래를 전망하는 작업은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실천됐던 사회적 힘에 대한 창조적 재해석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될 것이다. 사회가 해야 할 일이지만 정권도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다. 상지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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