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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7년 만에 합법노조 지위 회복한 전교조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어제 해직 교원이 가입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 시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통보한 법외노조 처분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날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교원 노조에 법외 노조임을 통보하는 것은 단순 지위 박탈이 아니라 노조로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노동 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전교조는 법외 노조 처분 후 7년 만에 합법노조 지위를 회복했지만, 파기 환송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법외노조다. 그동안 쟁점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할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는 노동조합법 2조 4항을 둘러싼 해석이었다. 대법원의 다수 의견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은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는 법률 유보 원칙에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노동 3권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로 행정관청이 적법한 법령 없이 법외노조 통보를 한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다. 대법원이 지적한 법적 문제를 고용노동부와 국회는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해야 할 것이다. 2013년 10월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에 9명의 해직 교원이 있다는 이유로 6만여명의 회원이 소속한 전교조에 팩스 한 통을 보내 법외노조로 전락시킨 것은 당시에도 다소 무리라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정치적 압력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전교조의 ‘법외노조화’ 과정에서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박근혜 정부와 ‘재판거래’를 한 의혹이 그것이다. 한국 교육 현장에는 많은 관행이 민주화됐다고 해도 아직 잘못된 관행과 빗나간 권위주의 잔재가 남아 있다. ‘참교육’을 내걸고 1988년 출범한 전교조가 천신만고 끝에 합법노조의 지위를 회복한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교육 현장을 돌봐 주길 바란다. 교원 권리도 보호해야겠지만, 우선순위를 학생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에 두고 최선을 다해 주길 기대한다.
  • [열린세상] 인간과 자연의 연결고리 ‘생태계 서비스’/안소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인간과 자연의 연결고리 ‘생태계 서비스’/안소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고온과 습도에 쉽게 지치는 나는 2018년 여름을 힘겹게 보냈다. 2018년은 기상 관측 이래 최고기온(2018. 8. 1. 서울 39.6℃) 및 최다 폭염일수(서울 31일)를 기록한 해이기 때문이다. 2년이 지난 2020년 여름 우리는 54일이라는 기록적인 장마를 우울한 마음으로 버텨 냈다. 이제 폭염, 홍수, 가뭄 등은 10년에 한 번, 2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재난 안내문자 수신이 일상이 된 오늘이다. 도대체 우리는 지구에 무슨 짓을 한 걸까.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자연생태계는 다양한 기능으로 사회·경제계를 지원해 왔다. 자연은 경제활동에 필요한 원료를 제공하고, 경제활동의 결과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정화해 주며 폐기물을 처리한다. 그뿐이 아니다.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동식물에게 서식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수질과 대기질을 관리하고, 기후를 조절하며, 자연재해를 완충시켜 준다. 지친 사람들에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내어 주기도 하고, 숨막히게 아름다운 경관으로 우리를 감탄시키기도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으로 많은 혜택을 자연으로부터 누리고 있다. 그런데 내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다. 생태계 기능은 대부분 나의 생활에 간접적인 경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나와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없으면 그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렵다.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면 가치가 부여되지 않고 국가 정책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자연생태계의 내재적 가치와는 다른 이야기다. 글로벌, 지역,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생물다양성·생태계 파괴는 자연과 인간의 상호 의존성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엔환경계획(UNEP)이 2005년 새천년생태계평가(MA)를 통해 ‘생태계 기능’을 인간 중심의 개념인 ‘생태계 서비스’로 대체하고, 생태계와 인간 간의 연결 고리를 부각시킨 것은 영리하고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내용적으로는 유사하다 할지라도 ‘기능’ 대신 ‘서비스’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자연으로부터 얻는 혜택을 개인의 행복감과 직접적으로 연결한 것이다. 정책적 측면에서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새천년생태계평가를 시작으로 생물다양성경제학(TEEBㆍ2010)의 발간과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ㆍ2016)의 출범을 거치면서 생태계 서비스 개념은 관련 정책에 주류화(main streaming)됐다. 생물다양성협약(CBD)은 아이치 목표14(Aichi Target 14)를 통해 생태계 서비스의 가치를 국가 계획에 반영하도록 권고했고, 정부는 제3차 지속가능발전기본계획(2016~2035), 제4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19~2023)에 생태계 복원을 통한 생태계 서비스 증진을 주요 전략으로 명시했다. 정책의 판은 깔렸다. 다음 문제는 생태계 서비스 증진 사업이 환경 부문의 다른 이슈, 예를 들면 기후변화, 대기질, 수질, 쓰레기, 화학물질과의 우선순위 경쟁에서 살아남아 추진력을 가지고 이행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 무엇도 상상하기 어려운 코로나19 시대에, 경제활동 위축으로 많은 국민이 힘든 이 시기에 생태계 서비스 개선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하는 점이다. 불확실성이 큰 미래는 언제나 두렵다. 이럴 때일수록 본질로 돌아가 기본에 충실한 해답을 구하자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환경 부문의 기후변화 대응, 미세먼지 저감, 수질 개선, 폐기물 처리 등의 문제에는 생태계 서비스 개선을 통해 해결 가능한 영역이 존재한다. 부문별 정책과 함께 생태계 서비스 특히 수질정화, 대기질 관리, 기후조절 서비스 개선을 위한 정책이 맞물려 진행된다면 더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제 국민은 자연재해의 위험을 나의 위험으로 인지하기 시작했다. 정부도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생태계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그 기반이 되는 자연자산의 지속가능한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무슨 소용인가. 내가 숨 쉬는 공기가 맑지 않고, 내가 마시는 물이 깨끗하지 않으며, 아침마다 가면무도회에 가는 사람처럼 마스크를 써야 한다면….
  • “태극기 휘날리는 항모, 국력 상징하지만 비용·효율성 따져야”

    “태극기 휘날리는 항모, 국력 상징하지만 비용·효율성 따져야”

    국방부는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지난 8월 10일 발표했다. 앞으로 5년간 총 300조원의 예산을 투자해 한국군을 첨단무기 중심의 기술집약형 구조로 정예화하는 계획이다. 이 계획에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됐는데 경항공모함(경항모) 사업의 공식화 때문이었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인 경항모는 배수량 3만t급 규모로 병력·장비·물자 수송능력과 수직이착륙기 운용 능력을 보유할 예정이다. 2019년 발표한 ‘2020~2024 국방중기계획’에서 지칭된 다목적 대형 수송함이 경항모로 구체화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구축함을 넘겨받아 사용하던 대한민국 해군이 경항모 보유를 공식화한 것은 해군과 대한민국의 국력을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이다. 항공모함은 누가 뭐래도 한 국가가 가진 힘을 보여 주는 현시(showing the flag)라는 측면에서는 최고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영국 경항모, 포클랜드 전쟁서 위력 발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항모에 탑재되는 전투기의 제트화가 진행되면서 항공모함의 크기는 급속히 커졌고 이에 따라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수 없는 국가들은 점차 항모 운용을 포기했다. 영국도 1970년대 말 정규항모의 운용을 포기했다. 그렇지만 냉전 시기 북대서양 항로의 안전을 보장하려면 함대 전방에서 적의 정찰기를 요격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항공전력은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당시 개발된 해리어 수직이착륙기를 소수 탑재하는 2만t급의 경항모를 건조했다. 이렇게 건조된 ‘인빈시블급 경항모’(Invincibleclass aircraft carrier)는 1982년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이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때부터 중소 규모의 해군력을 보유한 국가들 사이에 경항모 보유 사례가 증가해 스페인, 이탈리아, 태국 등이 경항모를 보유하게 됐다. 한국은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경항모와 해리어 전투기 도입 사업을 검토해 왔다. 1996년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일본과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경항모 건조계획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 해군의 계획은 우선 미 해병대에서 퇴역하는 20여대의 AV8B 해리어를 운용할 수 있는 경항모를 건조해 운용 노하우를 축적하고, 이후 당시 추진하던 F35를 운용할 수 있는 항모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외환위기(IMF) 사태로 인한 예산 부족으로 F35B 도입이 예정보다 15년 이상 지연됐고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연안 보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요구로 항모사업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됐다. 그러나 항모 보유 논의는 일본의 항모 보유가 구체화하면서 재점화했다. 일본은 2006~2008년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과의 분쟁이 본격화하자 유사시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기를 탑재할 수 있는 이즈모급 헬기호위함을 건조해 2015년 취역시켰다. 2019년 일본 정부는 보유 중인 2척의 이즈모급 헬기모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함과 동시에 2020년부터 6대의 F35B 도입을 시작으로 총 42대를 구매해 배치할 계획임을 발표함으로써 항모 보유를 공식화했다. 일본의 공식화에 한국 역시 2018년부터 다시 다목적 항공모함과 F35B 도입 사업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국방부는 2019년 8월 14일에 발표한 ‘2020~2024년 국방 중기계획’에 3만t급의 대형수송함II사업을 포함시켰다. 만재배수량 3만 5000t 이상, 전장 240m 이상, 전폭 36m에 이르는 다목적 강습상륙함은 스키점프 갑판을 갖추고 16대의 F35B 운용 능력을 갖출 예정이라 이탈리아의 항모 트리에스테급과 거의 동급의 함정이라 할 수 있다. 2020년에 경항모로 다시 변경됐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2019년의 발표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중국, 2030년까지 항모 4척 이상 배치 한일의 항모 보유 계획은 중국의 항모 보유가 가져온 결과다. 중국은 2012년 9월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취역시킨 뒤 2016년에 완전 전력화를 선언했다. 제2호함인 산둥함은 2013년부터 건조해 2017년 4월 진수시켰으며, 이후 2019년 말 실전배치함으로써 2척 항모 운용에 들어갔다. 중국은 2척 이외에도 항공기 무장탑재능력이 제한되는 스키점프를 사용하는 STOBAR 방식의 항모와는 다른, 미국의 최신예 항공모함인 포드급 항공모함에 탑재되고 있는 전자기식 캐터펄트를 장착한 CATOBAR 방식의 항공모함을 현재 건조하고 있다. 중국이 계획대로 2030년까지 최소 4척 이상의 항공모함을 배치하고 일본 역시 2척의 항모를 보유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항모를 보유하지 않는다면 동북아시아 해상에서의 전력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질 수 있다. 태극기를 휘날리는 항공모함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의 국력을 상징하는 현시적 효과를 발휘하지만, 감당해야 할 비용과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경항모라는 명칭으로 인해 비용 면에서 저렴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영국은 48대의 F35B와 이의 운용을 위한 각종 지원 인프라 구성 및 지원체계 구성에 91억 파운드(약 13조 7500억원)를 집행하고 있다. 이보다 3분의1 규모로 운용을 줄여도 항모와 함재기 도입에만 약 4조~5조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항모가 제 역할을 하려면 최소 2척 이상이 필요하다. 즉 10조원 가까운 비용이 발생한다. 항모의 호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원자력 잠수함도 1척당 1조 6000억원이 소요된다. 6척을 건조하면 항모와는 별개로 최소 10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실제 항모전단을 상시적으로 배치하려면 최소 연간 3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잠함과 방공구축함, 대형 보급선까지 포함하면 연간 소요비용은 천문학적인 수준이 된다. 여기에 광활한 해양에 위치한 상대의 함정을 감시할 수 있는 해양감시체계의 구축, 획득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위성데이터링크 등의 개발까지 더해지면 필요한 예산은 막대하다. 만재배수량 6만 5000t급의 영국 퀸엘리자베스 항모가 함재기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통상 운용 시 12대, 전투임무 수행 시에도 24대 미만을 탑재한다. 한국의 경항모가 실제 운용할 수 있는 항공기 탑재량은 10대 미만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경항모와 유사한 크기의 일본 이즈모급의 경우 연료탑재량 등을 감안할 때 F35B의 하루 비행횟수(소티)는 50소티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즉 시간당 투입할 수 있는 전력은 2대이다. 이것이 경항모의 현실적 운용능력의 한계라 볼 수 있다. ●F35B 운용에 적합한 경항모 모델 없어 F35B 운용에 적합한 경항모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도 찾아야 한다. 일본의 이즈모급은 F35B의 개발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F35B 초기 개발 단계에서 제공한 기술자료를 토대로 건조했다. 하지만 미 해병대에서 F35B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운용공간과 운용지원시설 및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제 일본은 영국의 기술적 도움을 통해 F35B 운용에 적합하도록 개조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F35B의 운용에 최적화된 경항모의 모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처음으로 항모를 건조하는 한국의 입장에선 부담이다. 스텔스기이면서도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의 존재는 많은 국가가 경항모를 건조하겠다고 결심하게 한 결정적 요인이지만 정작 그 효용과 활용 방안은 아직도 많이 불확실하다. 수직이착륙 지원을 위해 기내에 대형 리프트팬과 롤링컨트롤 노즐 등 F35A/C에는 없는 추가적인 구조물이 장착되기 때문에 F35B 가격은 공군형인 F35A에 비해 50% 비싸다. 반면 내부 연료 탑재량이 감소하고 무장도 2000파운드(약 900㎏) 수준이 아닌 1000파운드(약 450㎏) 수준이다. 또한 내부 무장장착대의 길이가 감소해 F35A/C용으로 개발된 일부 장거리 공격무기의 탑재도 곤란할 수 있다. 해병대 지원이라는 제한되고 분명한 목표를 가진 미국과 달리 방공, 대함공격 및 정찰 등 다양한 용도로 F35B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교리와 전술개발도 필요하다. 교관도 없이 가 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현재 경항모에서 사용할 신뢰할 만한 조기경보기가 없다. 이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영국은 비용 문제로 인해 제한적인 성능의 조기경보헬기를 운영하고 있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MV22 오스프리를 기반으로 하는 조기경보기 개발에는 영국이나 일본도 선뜻 나서지 못한다. 물론 F35B의 경우 탑재된 센서를 활용해 1000㎞ 이내의 다양한 전자적 위협을 감시해 경보할 수 있지만 조기경보기 대체 역할은 아직 현실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경항모로 달성할 전략적 목표 분명히 해야 이미 심각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해군이 항모 및 호위함대 운영에 필요한 전문적인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도 고민할 사항이다. 고속정 등의 연안함대 축소가 대안이지만 북한의 국지 도발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는 쉽게 선택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경항모를 확보하더라도 경항모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일본과의 전력균형 유지라는 측면에서 보유의 타당성을 주장한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전력상 한계가 명확한 경항모를 보유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일 수밖에 없다. 영국은 미국과의 공동작전이라는 분명한 전제조건이 있고, 일본은 센카쿠열도에서의 중국과의 대치라는 상황이 있다. 한국은 경항모를 어떤 상황에서 필요로 하는가. 전면전 상황에서 10여대 내외의 F35B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 공격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과거 영국과 같이 육상에서 발진하는 항공기가 다다를 수 없는 원양에서 대잠작전을 수행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이런 점에서 경항모의 보유 의미는 모호하며 소요되는 천문학적 비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현 단계에서 경항모 확보가 미국과의 안보협력에 최선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급속히 증가하는 중국의 해군력 확장에 맞서 미 해군은 현재 293척의 수상함을 향후 30년에 걸쳐 355척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1020억 달러(약 116조원)에 이르는 예산 문제로 인해 해군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만약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경항모 대신 미군이 필요로 하는 호위함을 비롯한 다양한 수상함을 건조해 미 해군과의 공동작전에 투입하는 것이 안보협력 차원에서는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경항모 보유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곤란하다. 한국이 경항모 보유로 달성하고자 하는 전략적 목표, 제거할 위협은 무엇인지에 대해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더 나아가 서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여기에 적합한 체계를 하나씩 구축하는 것이 더 필요할 수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어른들의 권위가 사라졌다… 교육도 사회도 휘청인다

    어른들의 권위가 사라졌다… 교육도 사회도 휘청인다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파울 페르하에허 지음/이승욱·이효원·송예슬 옮김/반비/344쪽/1권위가 해체된 사회의 부작용을 짚고,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비평서다. 여느 비평서에 견줘 문장은 쉽고 논리는 견고하다. 다만 우리 사회 주류의 정서와 약간 다른 구석이 있다. 그 섬세한 결을 오해 없이 전달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예컨대 이런 거다. ‘여성의 시대’ 편에 담긴 내용이다. 진화심리학은 대중에게 ‘남성은 본질적으로 과도하게 경쟁적이고 폭력적이며 자신의 유전자를 퍼트리기 위해 다른 남성과 싸운다’는 믿음을 심어 줬다. 반면 여성은 덜 공격적이며 싸우기보다 협의를 선호한다. 예전보다 많은 여성이 지도자의 자리에 올랐으니 이제 더 나은 진화로 나아갈 희망도 생겼을 터다. 실제 학계에선 고학력 여성들의 반란이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세상을 지배하며,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 같은 전망에 굉장히 회의적”이다. 시대정신에 역행한다기보다 다른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한 것이다. 한두 문장에 이런 견해의 근거를 담기는 쉽지 않은데, 요약하면 이렇다. 공감과 설득, 미래에 대한 긴 안목 등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동력인 건 분명하지만 이게 정말 여성적인 특징인지 불분명하다. 또 여성이 가한 폭력의 강도와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몇몇 연구에서 여성 중심의 단일 성별로 이뤄진 집단보다 균형 잡힌 성비를 가진 집단의 업무 성취도가 높았다는 것 등이다. 책은 최근 우리 사회의 병리 현상을 꿰뚫는 개념으로 ‘권위’를 제시하고 있다. 수많은 문제의 배경에 ‘권위의 부재’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탈권위시대에 권위 타령이라니, ‘보수꼴통’을 의심할 법도 하다. 한데 권위는 ‘권위주의’나 ‘권력’ 등과 사뭇 다른 개념이다. 핵심 기능은 ‘인간관계를 규제하는 것’이다. 사람은 부모, 자녀, 또래, 이성 등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내’가 되기에, 권위는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더 나은 사회를 구성하는 근간이 되기도 한다.하지만 부모, 교사, 상사 등 이른바 ‘어른’들은 권위자 되기를 회피하고 있다. ‘꼰대’로 비치는 게 두려워서다. 요즘 부모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아이에게 ‘가장 친한 친구’로 다가가려 하는 것이다. 저자는 “양육자라면 ‘양육 과정에 확실한 권위자의 위치’에서 충분한 훈육을 단호하게 해내야 하며, 그래야 아이가 안정감과 자기 통제를 배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이른바 ‘칭찬 육아’는 역설적으로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려 문제의 소지를 키우기 쉽다는 것이다. 교실 상황도 다르지 않다. 누구도 과도한 규제를 받는 교육제도 아래서 권위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다른 누군가에게 그 역할을 하라고 요구할 뿐이다. 이런 ‘어른’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권위를 인정받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권위가 사라지면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기본 문제들’과 다시 한번 부딪치게 된다. 권위 자체를 부정할수록 포퓰리즘이나 테크노크라시(기술관료) 등 가부장제의 피라미드형 권력으로 이어지는 길을 택할 위험도 커진다. 그렇다면 우리가 새로 형성해야 할 권위는 무엇인가. 저자는 수평적 집단에 근거한 ‘수평적 권위’, 구성원 상호 간의 사회적 통제에 의해 작동하는 권위를 내세웠다. 수많은 개인들이 맞닥뜨리게 될 문제를 ‘수평적 네트워크’로 풀어 보자는 것이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전교조 7년 만에 합법화 길 열렸다

    전교조 7년 만에 합법화 길 열렸다

    박근혜 정부 시절 해직 교원을 가입시켰다는 이유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노조 지위를 박탈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전교조가 법외노조 처분을 통보받은 지 7년 만에 합법화의 길이 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는 3일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날 선고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변호사 시절 전교조 사건을 대리한 김선수 대법관은 심리에서 제외됐다. 다수 의견 8명은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법률상 근거 또는 위임 없이 법외노조 통보 제도를 규정하고 있어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어 “법외노조 통보는 이미 적법하게 설립된 노조에 결격사유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라면서 “헌법상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김재형·안철상 대법관도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하다고 봤지만 다수 의견과 판단 근거(별개의견)는 달랐다. 반면 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은 “법외노조 통보는 적법하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전교조가 ‘대법원 판결 확정 때까지’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신청 사건은 이날 기각됐다. 전교조의 법외노조 지위는 유지되지만 파기환송심에서 전교조가 다시 효력정지 신청을 하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해직자의 노조 활동을 허용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전교조는 곧바로 합법 노조 자격을 얻게 된다. 2013년 법외노조 통보 당시 전임자 교단 복귀 등에 나선 교육부도 “고용부 등과 협의를 통해 후속 조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합법화 길 열린 전교조…대법 “법외노조 처분 무효”(종합)

    합법화 길 열린 전교조…대법 “법외노조 처분 무효”(종합)

    가처분 신청은 기각…파기환송심 나와야 지위 회복 해직된 교원이 가입돼 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고용노동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통보한 법외노조 처분에 대해 대법원이 무효 판단을 내렸다. 이로써 전교조는 법외노조 처분을 받은 지 7넌 만에 합법노조 지위를 회복할 길이 열렸다. 대법 “노동3권 본질적 침해…시행령 조항이 무효”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3일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교원 노조에 법외노조임을 통보하는 것은 단순 지위 박탈이 아니라 노조로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법외노조 통보 시행령 조항은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무효”라고 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는 이 시행령 조항이 유효하다는 것을 전제로 법외노조 통보를 했는데, 시행령 조항이 무효이기 때문에 법외노조 통보는 법적 근거를 상실해 위법”이라고 말했다. 소수의견 2명 ‘반대’ 의견…“법외노조 처분 적법” 반면 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은 소수의견으로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은 적법하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관련 법 규정에 의하면 전교조는 법외노조이고 시행령 조항에 의하면 고용노동부는 반드시 법외노조 통보를 해야 한다”라며 “통보하지 않으면 오히려 책임을 방기한 셈이 돼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날 선고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에 변호사로서 전교조 사건을 대리한 이력이 있어 심리에 참여하지 않았다. ‘해직교원 9명 가입’ 이유로 2013년 법외노조 통보전교조는 해직교원 9명이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2013년 10월 합법화 14년 만에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 쟁점은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교원노조법·노동조합법의 규정이다. 고용노동부 측은 이 조항을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로 삼았다. 전교조 측은 법내노조 지위를 박탈하려면 해직 교원 가입으로 전체 노조의 자주성이 침해됐는지 우선 심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전교조는 이후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위헌법률심판 신청 등으로 대응했고 가처분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인용됐다. 그러나 가처분 인용 결정 뒤에 이어진 1심·2심 본안 소송에서 전교조가 모두 패소하면서 합법노조 지위에서 밀려난 상태다. 법외노조가 되면 노조법상 노동쟁의 조정,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할 수가 없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 대법원이 법외노조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했지만,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부의 법외노조 처분 효력은 계속 유지된다. 곧 이어진 대법원 3부 재판에서 전교조가 낸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전교조는 즉시 합법노조 지위를 회복할 수 있었지만, 결국 파기환송심 판결까지 기다리게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교조 기사회생, 합법화 길 열려…대법 “법외노조 처분 무효”

    전교조 기사회생, 합법화 길 열려…대법 “법외노조 처분 무효”

    해직된 교원이 가입돼 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고용노동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통보한 법외노조 처분에 대해 대법원이 무효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3일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교원 노조에 법외노조임을 통보하는 것은 단순 지위 박탈이 아니라 노조로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법외노조 통보 조항은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무효”라고 말했다. 대법원이 법외노조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했지만,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부의 법외노조 처분 효력은 계속 유지된다. 다만 곧 이어질 대법원 3부 재판에서 전교조가 낸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전교조는 즉시 합법노조 지위를 회복하게 된다. 전교조는 해직교원 9명이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2013년 10월 합법화 14년 만에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 전교조는 이후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위헌법률심판 신청 등으로 대응했고 가처분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인용됐다. 그러나 가처분 인용 결정 뒤에 이어진 1심·2심 본안 소송에서 전교조가 모두 패소하면서 합법노조 지위에서 밀려난 상태다. 법외노조가 되면 노조법상 노동쟁의 조정,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할 수가 없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포스코 최정우 회장 “변화의 흐름 이해하고 진화해야”

    포스코 최정우 회장 “변화의 흐름 이해하고 진화해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신뢰받는 100년 기업으로 지속성장하려면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20 포스코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와 생각의 변화에 부응해 ‘업’의 본질을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사회가 요구하는 기업의 새로운 역할과 책임에 맞춰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실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포스코포럼은 ‘대변혁의 시대, 100년 기업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이틀간 열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포스코 본사와 수도권 주재 그룹사 사장단만 참석하고 나머지 임원은 온라인 생중계로 시청했다. 기조강연은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가 미국 뉴욕에서 화상으로 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BTS 소속사’ 빅히트, 10월 목표로 상장 절차 돌입

    ‘BTS 소속사’ 빅히트, 10월 목표로 상장 절차 돌입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10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갔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빅히트)는 2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이날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빅히트는 이번 상장을 위해 713만주를 공모한다. 공모예정가는 10만 5000원~13만 5000원, 공모예정 금액은 7487억원~9626억원이다. 오는 24~25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다음 달 5~6일 청약을 거쳐 10월 중 코스피에 신규 상장 신청을 완료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회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제이피모간증권회사이며, 주관회사는 미래에셋대우가 맡았다. 빅히트는 방시혁 의장이 2005년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으로, 대표 아티스트로는 지난 1일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한국인 첫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과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이 있다. 여기에 지난 1년간 쏘스뮤직,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여자친구, 세븐틴, 뉴이스트 등을 레이블로 품었다. 빅히트는 올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에도 매출액 2940억원, 영업이익 498억원을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의 월드 투어가 중단되는 여건 속에서도 작년 상반기에 견줄 정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빅히트는 “콘텐츠와 팬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면서 비즈니스 다변화와 플랫폼 혁신을 이뤄냈다”며 “상반기 활동한 아티스트 5개 팀이 음반·음원 분야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냈고 자체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레이블과 비즈니스, 팬덤을 집약하는 ‘빅히트 생태계’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탄소년단에 크게 의존하는 매출 구조와 멤버들이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점은 빅히트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매출액 비중은 2020년 반기 및 2019년 각각 87.7%, 97.4%에 달했다. ‘하반기 공모주 대어’로 꼽히는 빅히트가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청약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IPO 역사상 최대 청약 기록을 쓴 데 이어,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지 등도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상장 가능성이 높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류호정 원피스 한 달…입법조사처 “최소주의적 규정 마련해야”

    류호정 원피스 한 달…입법조사처 “최소주의적 규정 마련해야”

    지난달 4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원피스를 입은 것을 두고 여권 지지자를 중심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에는 “최소주의적 규정을 마련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수행에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주요국 의회의 의원 복장규정’에서 각국의 의복관련 규정을 설명했다. 자료에 따르면 남성 원피스 등을 규제하는 나라는 어느 곳도 없었다. 지나치게 편한 ‘운동복’ 등을 규제하는 나라는 간혹 있었다. 입법조사처는 “주요국 의회의 의원복장 과 관련된 오랜 관행은 넥타이에 재킷 등 정장을 입고 등원하는 것이었는데 의원의 지역구 축구팀의 유니폼이나 캐쥬얼한 복장으로 등원한 의원이 있을 때마다 의원복장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의원복장 관련 논란을 거치면서 영국 하원과 프랑스 하원은 선도적으로 명문화된 관련규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하원 행동 및 예절규범 을 제정했다. 이에 따르면 남성의원에게 노타이는 허용되지만 재킷은 반드시 입어야 된다. 청바지나 티셔츠 운동복 착용은 금지되며 슬로건이나 상업적 광고를 포함하는 복장은 금지된다. 국회에서도 종종 등산복 바지를 입고 등원하는 의원이 있는데 이런 복장이 금지되는 셈이다. 프랑스 하원도 국회사무처 지침에서 의원복장을 규정했다. 프랑스의 경우 의원이 반드시 넥타이와 재킷이 의무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중립적인 외출복을 입어야 한다. 특정 견해를 표출하거나 종교적 상징성을 갖거나 상업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복장은 금지된다. 여성의원에 대한 복장규정은 별도로 없다. 미국이나 독일 일본 국회의 경우에는 명문화된 별도의 복장규정은 없지만 의회의 품위에 적합한 정장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 미국 의회의 경우 여성의원들의 민소매 입는 금요일 시위를 거치면서 그동안의 관행이 완화되어 민소매 옷과 샌들착용이 가능해졌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전광훈은 이단, 대면예배 그만” 국민 원성에 교회들 사죄 성명(종합)

    “전광훈은 이단, 대면예배 그만” 국민 원성에 교회들 사죄 성명(종합)

    “국민에 씻을 수 없는 죄 지었다”방역 외면한 전광훈 출교 요청지난 주말에도 서울만 40여곳교회 현장예배 강행 단속 적발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참여를 독려했던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던 교인들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교회의 대면예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진 가운데 교계에서 사죄와 대면 예배 중단을 촉구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여개 진보·개혁 성향의 교회단체들은 대면 예배 중단과 함께 전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해 출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전 목사의 행동을 방조하고 묵인한 데 대해 책임이 있다며 사죄했다. 일부 교회는 집단 감염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방역당국이 교회 현장 예배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음에도 규정을 위반하거나 오히려 대면예배를 강행하겠다고 주장해 ‘n차 감염’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높였다. “전광훈 묵인·방조한 우리도 책임” “광화문 집회로 2차 바이러스 확산 주범돼”“국민 위해 가하고도 반성 없이 방역 방해” 교계 내 진보·개혁성향의 10여개 단체로 구성된 ‘개신교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비대위)’는 31일 ‘사죄 성명서’를 내고 “한국 교회는 코로나 사태 앞에서 우리 사회와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참회했다. 그러면서 “이 사태는 전광훈과 극우 기독교를 중심으로 저질러졌지만, 이를 방조하고 묵인한 한국교회의 책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고백했다. 비대위는 “전광훈과 극우 기독교 세력은 사랑과 화해가 본질인 기독교를 혐오의 종교로 바꾸더니 이제는 극도의 혐오 대상으로 전락하게 했다”면서 “전광훈은 8·15 광화문 집회를 통해 코로나 감염을 전국적으로 확산해 바이러스 2차 확산의 주범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국민 전체의 생명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벌였으면서도 일말의 사과와 반성이 없다”면서 “오히려 정부의 방역 활동을 방해하고 거짓 정보를 퍼뜨리면서 선동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이를(전광훈과 극우 기독교를) 비호하는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의 행태는 계속되고 있고,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회장인 김태영 목사는 청와대에서 도를 넘는 발언으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비판했다.“성장·번영 바라 방역당국에 비협조 사죄” “전광훈 법으로 심판하고 한기총 해체해야” 이 단체는 교회의 자정능력 상실, 물질을 추구하는 탐욕, 성장과 번영만을 바라며 이웃을 돌보지 못한 행위, 교회의 방역당국 비협조를 사죄했다. 이어 전광훈의 사죄와 법의 엄중한 심판, 전광훈에 대한 이단 규정 및 출교조치, 대면 예배를 드리는 교회의 대면 예배 중단,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해체 등을 촉구했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있던 한기총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기도 했다. 비대위에는 교회2.0목회자운동,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달려라커피선교회, 민주시민기독모임, 성서대구, 예하운선교회, 카타콤, 평화누리, 희년함께 등이 참여했다. 앞서 14개 교단의 목회자 협의체인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대표회장 지형은 목사도 29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교회를 목회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머리를 숙여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 죄송하다”고 사죄했다.한목협 “감염 위기 속 온라인 전환 사역 자연스러운 일, 신학적으로 무리 없다” 그는 “한국 교회가 하나님 앞에서 사회의 비평을 경청하면서 다시금 깊이 자신을 성찰하도록, 우리 사회의 공공선을 위해 겸허하게 최선을 다하도록 저나 마음을 함께하는 목회자들이 기도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한국 교회가 두 주간 공예배를 비롯한 모든 모임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사역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감염 확산의 위급한 상황에서 잠정적으로 예배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니 신학적으로 성경적으로 무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요일이었던 30일에도 정부와 일부 지자체의 대면예배 금지 속에 적지 않은 교회들이 현장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에서만 2주 연속 현장 예배를 올린 교회 2곳을 포함해 40곳이 현장 점검에서 적발됐다.사랑제일교회 확진 1056명, 21명 늘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낮 12시 기준으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21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105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역학조사 결과 교회에서 제출한 교인 및 방문자 명단에 포함되거나 교회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된 사람을 뜻하는 ‘교인 및 방문자’는 586명, 추가 전파 사례는 378명, 조사 중인 사례는 92명 등이다. 확진자의 연령을 보면 60대 이상이 434명으로 41.1%를 차지했다. 사랑제일교회에서 다른 교회, 요양시설, 의료기관 등으로 추가 전파가 발생한 장소는 25곳이다. 이곳에서 나온 확진자는 총 159명으로, 방역당국은 현재 접촉자 차단 및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14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수도권 214명, 비수도권 185명 등 총 399명이 확진됐다.이 도심 집회 집단감염 역시 곳곳에서 추가 전파를 낳고 있다. 현재까지 종교시설 9곳, 의료기관 1곳, 직장 1곳 등 총 11곳에서 추가 전파 감염 사례가 발생했으며 관련 확진자는 120명에 달한다.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 교인 및 방문자, 집회 참가자 등은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2주 이상의 잠복기가 지났지만, 무증상 또는 경증 상태로 가족이나 직장, 다중시설 등을 통해 전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아직 확진 규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건보, 사랑제일교회에 구상권 청구고발 1035명, 진료비 65억원 추정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코로나19 역학조사 거부 또는 방역활동 방해 행위 등으로 논란이 인 사랑제일교회 등을 대상으로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했다. 건보공단은 “코로나19 방역 방해 및 방역 지침 위반 사례와 관련해 지출된 공단 부담 진료비에 대해서는 부당이득금을 환수하거나 구상금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인의 경우 공단이 부담한 진료비를 ‘부당이득금’으로 환수 조처하고, 개인 또는 단체가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해 타인을 감염시켰을 때는 공단이 부담한 진료비를 구상금으로 청구할 예정이다. 공단은 “현재 방역지침 위반, 방역 방해 등에 따른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고발된 서울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1035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방역당국이 지난 30일 낮 12시 기준으로 밝힌 통계와 같다. 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입원한 코로나19 확진자의 평균 진료비가 632만 5000원(공담 부담금 534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확진자 1035명의 예상 총진료비는 6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공단이 부담한 진료비는 약 55억원에 달한다고 건보공단은 설명했다. 공단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 등과 같이 방역지침 위반, 방역 방해 행위 등 법을 위반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면 급여 제한 및 구상권 청구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독립광고대행사 메이트커뮤니케이션즈, 미래비전 슬로건 선포

    독립광고대행사 메이트커뮤니케이션즈, 미래비전 슬로건 선포

    국내 대표 독립광고대행사 ㈜메이트커뮤니케이션즈(대표 정호영, 이하 메이트)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미래비전 슬로건 ‘Brave From Essence’를 선포했다. 미래비전 슬로건 ‘Brave From Essence’는 ‘메이트의 용기와 자신감은 디지털 시대에도 본질로부터 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20년간 메이트는 기획력과 크리에이티브로 그 실력을 인정 받아 국내 대표 독립광고대행사로 자리매김했으며, 본격적인 디지털 광고의 시대가 도래한 지금도 광고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메시지와 크리에이티브이라며 디지털 시대에 맞서는 의지를 다졌다. 또한 메이트는 올해 1월 스타트업 브랜딩을 전문으로 하는 사내벤처 ‘레드메이트’를 창설했다. 스타트업 브랜딩 연구소로서 ’레드메이트‘의 목표는 지난 20년간 쌓은 전문적 광고 브랜딩 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들과 동반 성장하는 것이다. 메이트 관계자는 “자회사인 디지털 전문 광고대행사 디메이트(Dmate)부터 스타트업 브랜딩 연구소 레드메이트(redmate)까지 20주년을 계기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독립광고대행사로서 그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00년 9월 1일 창립한 메이트는 자동차, 이동통신, 생활가전, 주류, O2O 서비스 등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1000편 이상의 광고를 집행했다. 대표 캠페인으로는 동서식품 핫초코 ‘미떼’ <찬 바람 불 때>, 하이트진로 맥주 ‘테라’ <이 맛이 청정라거다>, 잡코리아 ‘알바몬’ <알바가 갑이다> 등이 있다. 동서식품 핫초코 ‘미떼’ <찬 바람 불 때>는 2004년부터 매년 겨울 이어온 장기 캠페인으로 겨울을 알리는 시즌 광고로 2019년에는 구글 APAC 시청자들이 뽑은 최고의 광고로 선정됐다. 하이트진로 테라의 경우 네이밍, 제품 컨셉 등 개발 과정부터 협업을 진행해 ‘청정 라거’란 컨셉을 개발했고, 해당 광고로 올해 에피어워드 Bronze를 수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대집 의사협회장 “9월 7일부터 3차 무기한 총파업”

    최대집 의사협회장 “9월 7일부터 3차 무기한 총파업”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31일 전공의들의 파업 지속 결정을 존중한다며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4대악 의료정책의 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위한 투쟁을 흔들림없이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가혹한 탄압과 협박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협회는 정부로부터 업무 개시 명령을 따르지 않아 고발당한 10인 전공의 전원에 대해 변호인 선임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고발당한 것 자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간주할 수 있으므로 의사협회는 약속대로 9월 7일부터 3차 무기한 총파업을 의결하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에게 “여러분들의 의사 면허, 그리고 저항할 수 있는 권리를 반드시 지키고 보호하겠다”며 “여러분의 투쟁은 의료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 힘들고 지칠 때에는 여러분들의 저항의 의미를 되새기고 13만명 동료 의사가 끝까지 함께 할 것임을 상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30일 전공의들이 밤샘 수술을 하거나 정상출근을 했음에도 업무를 하지 않았다며 무차별 고발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해명했다. 복지부는 “밤샘 수술을 하거나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던 도중 노출돼 2주간 자가격리후 복귀한 전공의들을 고발한 조치는 해당 병원 수련부 등에서 제출한 ‘휴진 참여자 명단’과 확인서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틀 간의 현장조사 과정에서 병원에 해당 전공의 및 전임의가 진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고발된 전공의들이 정상 출근하여 진료를 한 것으로 해당 병원 또는 본인을 통해 확인이 되면 고발을 취하할 예정”이라며 “코로나 환자 진료로 자가격리했던 전공의는 격리기간이 8월 24일까지였고, 조사당일인 26일과 27일에는 업무에 복귀해야 했으므로 고발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광화문 집회 후폭풍에 ‘뭇매’ 맞는 사법부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광화문 집회 후폭풍에 ‘뭇매’ 맞는 사법부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도심 집회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가 30일 기준 369명을 기록했다.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당시 일부 보수단체의 집회 개최를 허용한 판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급기야 정치권에서는 해당 판사의 이름을 딴 법안까지 발의했고,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까지 법원의 판단을 질타했다.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한 누적 확진자도 1000명을 넘어서면서 전광훈 담임목사의 보석을 허가한 재판부 또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번 코로나 확산의 원인이 모두 사법부에 있다는 논리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박형순)가 광화문 집회를 주최한 ‘국가비상대책위원회’와 ‘일파만파’의 집회금지 집행신청을 인용한 건 지난 14일. 재판부는 “집회의 금지와 해산은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면서 “방역수칙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게 아니라 집회 개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서울시의 처분은 위법한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의 판단과 달리 이번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열흘 연속 200명을 넘어서는 등 신천지 사태 이후 2차 대유행이 벌어졌다. 정부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작한 데 이어 30일부터 2.5단계로 격상했다. 시민들도 분노했다.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판사를 해임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30일 기준 모두 33만명의 시민들이 동참했다. 지난 4월 20일 수감 56일 만에 보석 결정된 전 목사를 재수감해야 한다는 국민 청원에는 42만명이 동의하며 두 안건 모두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건 정치권이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전광훈법’(감염병관리법)과 ‘박형순금지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했다. 박 부장판사의 이름을 딴 이 법안은 감염병 확산 시 집회와 시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필요하면 법원이 질병관리본부 등 유관기관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도록 했다. 국무위원들도 가세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잘못된 결정으로 너무 유감스럽고 안타깝다”(정), “사태를 좀 안이하게 판단한 것 아닌가”(추)라며 사법부를 질타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의도’와 달리 방역을 저해하고 시민들의 삶을 옥죄는 ‘결과’를 낳았다. 참가자가 100명이라는 주최 측의 주장과 달리 광화문 집회에는 1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경찰의 통제에도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수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보수단체가 유튜브 광고까지 동원하며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던 점 등을 미리 감안하지 못한 것은 재판부의 패착이라는 지적도 많다. 다만 법조계 내부에서는 재판 결과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입법부와 행정부까지 나서 법관 개인을 겨냥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침해라는 게 중론이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누구나 판사의 결정을 비판할 수 있지만 입법부나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면서 “양심에 따라 독립해서 심판한다는 ‘법관의 독립’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청원 등을 통해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정치권이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 도심에서 이뤄지는 집회와 시위가 제한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그러나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언제까지고 ‘집회의 자유’를 제한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 출신인 김남근 변호사(법무법인 위민)는 “집회의 자유는 단순한 기본권이 아니라 우리 헌법에 중요한 기본질서를 이루고 있어 현존하는 위험이 명백할 경우에만 제한될 수 있다”면서 “일괄적으로 모든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조치는 민주주의를 위협할 우려가 있는 만큼 코로나 시대에 어디까지 집회의 자유를 인정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84세 노모와 아들 3개월간의 고행… 가는 길 자체가 카일라스

    84세 노모와 아들 3개월간의 고행… 가는 길 자체가 카일라스

    카일라스는 티베트 고원 남서부에 위치한 산이다. 불교에서 언급되는 세계의 중심 수미산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어 해마다 많은 순례자들이 카일라스를 찾는다. 이곳 주위를 돌면서 기원하면 업이 소멸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니까 불교 신자가 카일라스를 목적지로 삼아 떠나는 여행은 드물지언정, 특별한 사건인 것은 아니다. 이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카일라스 가는 길’도 심상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특별한 사건에 해당한다. 주인공부터 예사롭지 않다. 카일라스로 향해 가는 3개월의 고된 여정에 기꺼이 도전한 사람은 이춘숙. 여든네 살 할머니다. 이춘숙의 아들이 이 영화를 연출한 정형민 감독이다. 그는 노모와 함께 불교 성지를 순례한 면면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편집해 ‘카일라스로 가는 길’을 완성했다. 이쯤에서 분명히 해 둬야 할 사실이 있다. 이 작품의 주제가 종교 포교, 이를테면 불교 숭배나 성지 순례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정형민은 말한다. “목적지까지 간다는 게 목표가 아니라, 어머니와 함께 길을 걷는 그 시간이 저에게는 목표였습니다.” 이춘숙의 목표도 다르지 않았으리라 짐작한다. 그래서 모자(母子)는 카일라스로 가는 최단 루트 대신 바이칼 호수, 고비 사막, 알타이 산맥, 파미르 고원을 지나는 우회 루트를 짰다. 강조점은 카일라스가 아니라 ‘가는 길’에 찍힌다. 상투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가치를 담고 있는 것은 일의 결과보다 과정이다. 순례도 마찬가지다. 신은 자신이 있는 장소에 얼마나 빨리 도착했느냐가 아닌, 어떤 마음가짐으로 여기까지 왔느냐로 순례자의 정성을 평가할 테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춘숙은 A+를 받을 게 틀림없다. 순례 내내 그녀는 부처의 자비와 예수의 사랑을 언행으로 실천했기 때문이다. ‘제도로서의 종교’에 대비되는 ‘본질으로서의 종교적인 것’이다. 이춘숙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안녕을 빈다. 그리고 고향에 있는 고양이들의 안부를 걱정하고, 험지를 뛰노는 산양들의 생명력을 예찬한다. 온 존재가 그녀에게는 평등하게 귀하다.타국에서 이춘숙은 한국어로 이야기한다. 그녀와 마주한 모든 이들은 그 메시지를 알아듣는다. (비)언어적 표현에 담긴 진심은 어디에서든 통하는 법이니까. 그렇지만 모두가 그렇게 하지는 못한다. 이춘숙에게는 생명을 보듬는 특유의 친화력이 있다. 덕분에 그녀는 ‘카일라스 가는 길’을 특별한 사건으로 만들어 낸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 설명을 잘해 주는 친절한 작품은 아니다. 내레이션을 통한 정보 전달조차 없다. 타국에서 한국어로 대화하는 이춘숙 같다. 그러나 그녀가 외국인에게 그랬듯 ‘카일라스 가는 길’도 관객과의 소통에 성공한다. 자비와 사랑이라는 종교적인 것을 속 깊게 공유해서다. 카일라스는 티베트에만 있지 않다. 카일라스는 이춘숙이 가는 길 곳곳에 있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포털 댓글 막았더니 악플 배설구 된 SNS

    포털 댓글 막았더니 악플 배설구 된 SNS

    유명인 계정에 악성 DM 보내는 등유튜브·인스타·페북으로 ‘풍선효과’“표현 제동장치·인식 개선 병행 필요”국내 양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연예뉴스에 이어 지난 27일 스포츠뉴스의 댓글 서비스까지 잠정 중단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클린봇(AI)서비스로 욕설 댓글 등을 차단해 왔지만, 특정인을 공격하는 스포츠·연예 댓글은 좀더 고도화된 클린봇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댓글서비스 자체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극약 처방을 하기 이전에도 여러 악플 근절 방안은 도입됐다. 네이버는 지난 3월부터 댓글 작성자의 닉네임과 작성 이력을 공개했고, 카카오는 지난 2월부터 욕설과 비속어를 음표로 자동변환하던 기존의 기능을 각종 차별·혐오 표현으로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악플 박멸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악플러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눈을 돌리는 ‘풍선효과’가 심화된다는 사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포털 사이트가 아무리 적극적인 수단을 강구해도 해외 포털 등이 동참할 수 없는 한 온라인 환경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서비스가 대부분인 SNS는 특별한 개인정보 없이도 계정 생성이 자유로워서 ‘유령 계정’을 이용해 유명인의 개인 SNS에 악플을 달거나 다이렉트메시지(DM)로 욕설을 보내는 등 직접적인 공격을 할 수 있다. 해당 계정 사용자를 추적해 법적 조치를 취하기도 쉽지 않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은 악플을 자신이 삭제 또는 숨기기 기능을 사용하거나, 플랫폼에 신고하게끔 하고 있다. 비속어나 비방 표현에 대한 제재도 한정적이다. AI를 활용한 페이스북의 ‘유해 콘텐츠 감시 시스템’은 게시글에만 적용될 뿐 댓글이나 메시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은 악플을 자동으로 숨겨 주는 ‘불쾌한 댓글 숨기기’ 기능을 가동하지만 DM의 경우에는 그대로 전송된다. 실제로 아이돌 그룹 AOA의 전 멤버 민아는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령 계정의 “꺼져 XX아”는 등의 욕설 DM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전 멤버 지민의 괴롭힘을 폭로해 논란이 됐다. 최근 ‘뒷광고’ 논란이 일었던 인플루언서 쯔양(먹방 유튜버)도 자신에 대한 악플이 다른 유튜버 채널에까지 달려 곤욕을 치렀다. 전문가들은 포털의 댓글서비스 폐지의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온라인 문화에 대한 근본적 인식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항섭 국민대 정보사회학 교수는 “표현의 자유가 온라인의 본질적 특성이지만, 무분별한 표현들에 제동을 거는 기술적 장치는 필요하며 그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꾸준히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 교수는 “온라인 환경은 현실의 확장이라는 인식을 토대로 온라인에서의 문제 행위 또한 현실에서와 똑같은 무게로 처벌된다는 윤리 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與, 파업 의료진 맹공 “전두환 밑에선 생각이나 했겠나”

    與, 파업 의료진 맹공 “전두환 밑에선 생각이나 했겠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8일 코로나19 재유행 속에 파업을 강행한 의료진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설훈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파업에 동조하는 숫자도 극히 적은 데다 국민적 지지를 못 받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엄청난 국민적 위협을 가하고 있는데, 이 상황에 의사들이 파업한다는 것은 전장에 나가야 할 군인이 전투를 포기하고 파업하겠다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치과의사 출신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정희, 전두환 군사파쇼 독재정권 치하였다면 파업하는 걸 생각도 못했을 사람들이 민주화되고 나니 민주정권을 파쇼라고 떠든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양이원영 의원도 “지역의사 300명 늘리는 정부 발표가 이 상황에서 파업까지 할 건인가”라며 “정책 시행과정에서 부작용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지역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본질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씨줄날줄] 일제 피해자 마스크 지원/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일제 피해자 마스크 지원/황성기 논설위원

    한국원폭피해자협회를 비롯한 일제 피해자들이 8월 초 일본 원폭 피해자들에게 마스크를 보냈다. 당초 코로나19 초기에 마스크를 보내려 했으나 마스크가 수출 통제 품목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대한적십자사 도움으로 정부의 ‘우송 허가’를 받아내 가까스로 성사됐다고 한다. 경주시가 지난 5월 자매도시인 일본 교토와 나라시에 방호복 1200세트와 방호용 안경 1000개를 지원했다가 일부 네티즌들이 주낙영 시장을 ‘배신자’로 매도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주 시장 해임을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빚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마스크 지원에는 원폭피해자협회의 5000장 외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 2000장, 강제징용 피해자 고 이화섭씨의 딸 이윤재(77)씨가 부이사장으로 있는 일제피해자공제조합 2000장 등 일제강점기 피해자들과 시민들이 참여했다. 원폭피해자협회 등의 지원이 의미 있는 것은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피단협)가 일본 우익의 방해나 매도가 예상되는데도 흔쾌히 한국 지원을 받아들인 점이다. 피단협은 원폭피해자협회에 보낸 서한에서 “마스크는 일본 전국의 원폭 피해자들에게 보냈으며 마스크를 받은 피해자들은 코로나로 한국도 힘든 때에 저희들에게까지 지원해 줘서 고맙다”고 사의를 전했다. 이규열 원폭피해자협회장은 “일본의 원폭 피해자와 단체들로부터 지금까지 도움만 받아 오다가 이번에 한국 측이 일본을 돕는 지원을 하게 돼 기쁘다”면서 “일본의 피폭 생존자가 15만명인데 이들에게 1장씩이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모금과 추가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에 등록된 원폭 피해 1세대 2160명은 일본 정부로부터 다달이 40만원 미만의 ‘건강관리수당’을 받는다. 일제 피해 구제에 인색한 일본 정부가 한국 원폭 피해자에게 보상적 성격의 지원을 하는 이유는 ‘손진두 재판’으로 유명한 1978년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 격) 판결에 따른 것이다. 이 판결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되지 않은 전후 보상 문제가 존재한다는 인식의 지평을 열었다. 일제 시대 피해에 대한 개인청구권이 협정에 의해 소멸되지 않았음을 일본 법원과 정부가 인정한 사례가 됐다. 원폭피해자협회는 2011년 8월 30일 헌법재판소의 위안부 문제 위헌 판결 9주년을 맞아 일제 피해자 문제의 종합적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준비 중이다. 최봉태 변호사는 “위안부·강제동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한일 정부가 인권문제라는 본질을 이해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정교한 대일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전문의가 뚝딱 만들어지나” “공공의료기관으로 취약지 해결”

    “전문의가 뚝딱 만들어지나” “공공의료기관으로 취약지 해결”

    의과대학 정원 400명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의사들이 27일 이틀째 총파업을 벌였다. 핵심 의료인력인 전공의(인턴, 레지턴트)들의 집단 진료 거부로 환자 불편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의사들이 왜 파업에 나섰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 시장에 진출한 젊은 의사들이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민들의 의문을 풀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 의사와 의대생은 파업에 반대하면서 의료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 취지에 공감한다는 소수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의사 유튜버들은 정부 의료정책이 잘못된 진단에서 비롯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65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닥터프렌즈’ 채널을 운영하는 내과전문의 우창윤씨와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할 때 평균 의사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맞지만 의사 증가율은 가장 높고, 의사밀도(OECD 3위), 도시와 시골의 의사 비율은 평균 대비 양호한 수준”이라고 했다. 정부는 중증 환자를 치료하거나 생명과 직결되지만 의사들이 기피하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이른바 바이탈 진료과목 의사가 부족하다고 본다. 하지만 의사들은 이런 과목의 낮은 수가 때문에 적자가 많이 발생해 병원이 의사들을 뽑지 않는 게 문제라고 했다. 구독자 20만여명을 보유한 ‘닥신TV’ 운영자 신재욱씨는 “대학병원에서 훌륭한 훈련을 받은 바이탈 전문의들조차 전공과목을 포기하고 다른 과로 이탈하는 마당에 공공의대를 설립해서 의사를 더 공급한다는 건 본질적인 이해가 없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의사들은 공공의대만 만든다고 숙련된 전문의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진 않는다고 우려했다. ‘우리동네산부인과’ 채널을 운영하는 홍혜리씨는 “의사를 교육하려면 실력 있는 교수진, 수련병원에서의 실습과 수술 등 진료 경험이 필요하다”며 “병원도 만들지 못하고 졸속 운영 끝에 폐교된 서남대 의대의 실패 사례를 경험한 의사들이 그래서 현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닥터프렌즈 채널 운영자들은 공공의대에서 숙련된 전문의를 배출하는 데 14~17년이 걸리는 점을 짚으면서 “공공의대를 짓고 의사 수를 늘리는 비용을 지방 필수의료의 수가를 개선하고 공공병원을 짓는 데 쓰는 게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집단 진료 거부에 반대하는 의사들도 있다. 박현서 충남 아산 현대병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아산 같은 지방 소도시에 의무적으로 10년 근무해줄 지역의사를 꼴랑 300명 뽑아 모든 국민의 빠짐없는 건강과 행복추구권을 조금이나마 달성한다는 데 그게 파업에 나서야 할 절실한 이유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이곳 시골에는 당신네들보다 좀 덜 똑똑해서 그깟 수능문제 한두 개 더 틀렸다한들, 시골 무지랭이 할아버지건 술에 전 노숙자건 돈 없는 외국인 노동자건 그들이 아플 때 밤새 곁에 있어주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어느 전공의’는 “전공의들은 터무니없이 많은 업무량 속에 36시간 밤샘 연속근무를 하는 게 일상”이라며 “의사를 충분히 고용하고 권역별로 양성한 지역 의사가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충분한 재정 지원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페이지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도 “의사 증원이 절대 안 된다는 논리는 모순에 부딪힐 것이다. 의료 취약지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공공의료기관 설립 등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잠시 닫은 댓글창…다만, 악플에서 구하소서 [아무이슈]

    잠시 닫은 댓글창…다만, 악플에서 구하소서 [아무이슈]

    국내 양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연예뉴스에 이어 스포츠뉴스의 댓글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지난 1일 여자 프로배구 선수 출신 고 고유민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악성 댓글에 괴로워했다는 인터뷰가 공개되는 등 스포츠 선수들의 악성 댓글, 소위 ‘악플’ 피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앞서 가수 겸 배우 고 설리(본명 최진리)씨가 악플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나고 나서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네이버는 지난 3월 각각 연예뉴스의 댓글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난달에는 네이트도 동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순히 창구 하나를 막는 것으로 악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가 중단되고서 그 많던 ‘악플러’들은 어디로 갔을까. 뉴스 댓글 창을 닫으면 정말 악플은 종적을 감출까. 뛰는 클린봇 위에 나는 악플러 지난 27일 네이버의 스포츠뉴스 댓글 창이 닫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날 “클린봇(AI)서비스를 통해 댓글 창에서 욕설 노출을 제어하고 있지만, 스포츠·연예 댓글은 경기가 안 풀리면 감독이나 선수를 저격하는 등 비난의 대상 자체가 특정인에게 맞춰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좀 더 고도화된 클린봇 기술을 갖춰 문제 발생의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때까지 잠정적으로 댓글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스포츠뉴스의 댓글 서비스를 중단한 카카오도 입장문을 통해 “스포츠뉴스 댓글에서는 특정 선수나 팀, 지역을 비하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악성 댓글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면서 댓글 서비스 중단 이유를 밝혔다.포털, 악플 박멸 안간힘 썼지만… 국내 양대 포털은 댓글서비스를 폐지하기 전에도 악플 근절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해왔다. 네이버는 지난 3월부터 댓글 작성자의 닉네임과 작성 이력을 공개하고, 악플을 위한 유령계정을 막고자 신규 가입자는 가입 후 7일이 지난 시점부터 뉴스에 댓글을 달 수 있게 했다. 카카오는 지난 2월부터 기존에 욕설과 비속어를 음표로 자동 변환하던 기능을 각종 차별·혐오 표현으로 확대했다. 또 악플 혹은 해당 댓글 작성자를 나에게 보이지 않게 하는 ‘덮어두기’ 기능도 신설했다. 그럼에도 악플은 박멸되지 않았다. 기사를 카페나 블로그 등으로 퍼 날라 악성 댓글을 다는 경우는 신고제 등 후속조치에 기대는 수밖에 없는데다, 직접적인 비속어나 혐오표현은 아니더라도 내용의 흐름으로는 인신공격적인 의미가 담겼거나 비꼬는 형태의 악플까지 인공지능(AI)이 정교하게 걸러내기 쉽지 않은 까닭이다. 악플 님아, SNS로 흘러가지 마오 가장 큰 문제는 악플러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흘러들어 가는 ‘풍선효과’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포털 사이트가 악성 댓글과 관련해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고 인터넷 자율기구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해외 포털이나 기타 SNS 업체들이 동참하지 않는 한 전체 온라인 환경을 바꿀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서비스가 대부분인 SNS는 특별한 개인정보를 써넣지 않아도 계정 생성이 자유로워서, ‘유령 계정’을 만들어 유명인의 개인 SNS에 악플을 달거나 다이렉트메시지(DM)로 욕설을 보내는 등 대상자에게 직접적인 공격을 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해당 계정 사용자를 추적해 법적 조치를 취하기도 쉽지 않다.스토커만큼 공포스러운 ‘악성 DM’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은 악플을 자신이 삭제 또는 숨기기 기능을 사용하거나, 플랫폼에 신고하게끔 하고 있다. 사후 조치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악플로 인한 충격이나 피해를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크다. 비속어나 비방 표현에 대한 제재도 한정적이다. AI를 활용한 페이스북의 ‘유해 콘텐츠 감시 시스템’은 게시글에만 적용될 뿐 댓글이나 메시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은 악플을 자동으로 숨겨주는 ‘불쾌한 댓글 숨기기’ 기능을 운영하고 있지만 DM의 경우에는 그대로 전송된다. 실제로 아이돌 그룹 AOA의 전 멤버 민아는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령 계정의 “꺼져 XX아”는 등의 욕설 DM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전 멤버 지민의 괴롭힘을 폭로해 논란이 됐다. 최근 ‘뒷광고’ 논란이 일었던 인플루언서 쯔양(먹방 유튜버)도 자신에 대한 악플이 다른 유튜버 채널에까지 달려 걷잡을 수 없다면서 자제를 호소했다. 기술은 기술, 사람부터 달라져야 전문가들은 포털의 댓글서비스 폐지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온라인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 교수는 “기술적으로 특정 창구를 차단한다 하더라도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다는 점에서 완전한 규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악플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환경이 현실의 확장이라는 전제하에 이곳에서의 문제 행위도 현실에서와 같은 무게로 처벌을 받는다는 공통의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이런 인식을 확산하는 윤리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항섭 국민대 정보사회학 교수는 “SNS에서의 악플은 국내 거대 포털에서 실시간 검색어로 공유되는 것만큼의 집단최면 효과는 적기 때문에 악플의 재확산의 측면에서는 포털의 적극적인 대응이 분명히 유의미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와 같이 사회적인 불만과 혐오가 팽배한 상황에서 대중은 유명인에게 분노를 전가하는 심리가 강해진다”면서 “표현의 자유는 온라인의 본질적인 특성이지만, 우리 사회가 이를 활용할 사회적 합의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인위적으로라도 그 표현의 무대를 억제하는 기술적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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