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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생명의 본질’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생명의 본질’

    생명은 어느 순간부터 생명이라 부를 수 있을까. 수정의 순간일까, 착상의 순간일까, 출산의 순간일까. 깊이 생각하고 신중하게 말해야 한다. 삐끗했다간 날 선 비판에 직면하기 십상이다.  누구나 생명이 뭔지는 안다. 하지만 이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생물학이 100년 전에 산 것과 죽은 것의 본질적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듯 100년이 지난 지금도 생명을 이해하는 과학의 수준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새 책 ‘생명을 묻다’는 생명의 본질을 규명하려는 도전에 나서고 있다. 보다 정확히는 ‘생명의 본질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려는 시도에 가까워 보인다.  현대 과학은 생명을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로 본다. 생명이 무생물로부터 우연히 생겼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생명의 본질은 결국 유전자와 뇌로 환원되므로 이를 분석하면 생명 전체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인간 DNA와 게놈을 해독했다는 교만이 이런 판단을 불러온 것일 터다. 유전자를 조작하고 마인드 업로딩(정신 전송)을 이뤄 낸다면 호모사피엔스를 넘어선 초인류 ‘호모에볼루티스’도 창조할 수 있으리라 여긴다. 생명을 보는 이런 관점에 문제는 없는 걸까.  저자는 생명의 기원과 본질, 의미, 법칙 등 15가지 질문을 던진 뒤 인류가 이 물음에 어떻게 답해 왔는지를 살피는 형태로 논의를 이어 간다. 이를 위해 리처드 도킨스 등 30명의 위대한 과학자, 작가, 사상가, 철학자들의 목소리를 선별해 소개한다. 생명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엿보고 지식의 한계를 넓히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생명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할 인간은 없다. 책의 지향점도 생명의 본질 규명에 있지 않다. 저자가 말하려는 건 세포나 분자 단위로 분해하면 생명의 모든 것이 이해되리라 믿었던 현대 과학의 환원주의적 방법론은 한계가 명확해졌다는 것, 모든 생명을 ‘자연의 사다리’에 배열한 후 최상단에 인간을 올려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 그러므로 모든 생명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이 평등하다는 것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 “조니 뎁, 성기능 장애로 가정폭력” 법원 문서 유출됐다

    “조니 뎁, 성기능 장애로 가정폭력” 법원 문서 유출됐다

    “가정폭력 피해”vs“명예훼손” 결혼 15개월 만에 이혼한 조니 뎁과 엠버 허드. 2016년 이혼 후 6년째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조니 뎁이 남성 성기능 장애의 일종인 발기부전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법원 문서가 유출됐다. 뉴욕포스트·페이식스 등 현지 언론은 3일(현지시간) 엠버 허드 측이 지난 3월 법원 서류를 통해 “조니 뎁은 발기부전 상태를 공개를 원하지 않지만 조니 뎁의 질병은 그의 분노와 앰버 허드를 향한 성폭력과 절대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앰버 허드는 조니 뎁이 결혼생활 동안 무수한 신체적·심리적 가정폭력을 일삼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조니 뎁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법원은 지난달 엠버 허드가 뎁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 1500만 달러(한화 약 187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징벌적 손해배상 상한선 규정, 뎁이 맞소송에서 일부 내야할 돈 등에 따라 최종적으로 허드가 내야 할 액수는 835만 달러(한화 약 109억원)에 달한다. 허드는 파산을 선언하고 저택까지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조니 뎁 편에 선 미 배심원단 이 사건을 영국은 판사가 심리했고, 미국에서는 배심 재판으로 진행됐다. 영국 판사는 “엠버 허드가 둘의 침대에 대변을 봤다”는 조니 뎁의 주장은 증거가 전혀 없으며, 허드가 아닌 조니 뎁이 복용하던 마약을 섭취한 반려견의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그러면서 ‘아내 폭행범’이라고 언급한 기사가 명예훼손이라는 조니 뎁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사는 “실질적으로 사실”이라며 엠버 허드가 주장한 14번의 폭력 중 적어도 12번의 폭행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미국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조니 뎁의 편을 들었다. 두 번의 소송을 모두 취재한 가디언 기자 해들리 프리먼은 BBC에 미국에서의 재판이 TV로 중계됐다는 점이 또 다른 중요한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사람의 재판에 관한 기사는 수십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라며 “미국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대법원의 낙태 판결에 대한 기사보다 이 법정 드라마에 더 관심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영국과 다른 판결 나온 이유는 프리먼은 허드를 향한 대중의 독설이 “#미투(MeToo)에 대한 백래시(반발)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앰버 허드를 보고 있으면 미투 운동의 슬로건이었던 ‘여성을 믿어라’(Believe Women)를 외쳤던 때가 아주 오래 전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국제 미디어법 전문 변호사 마크 스티픈스는 본질적으로 같은 사건이 서로 다른 결과를 내놓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조니 뎁이 피해자와 가해자의 역할을 뒤집는 전략을 썼다고 분석했다. 피해자 측의 신뢰도를 공격하는 조니 뎁의 전략이 영국 재판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배심원들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론은 조니 뎁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엠버 허드 측은 “배심원들의 판결이 가정폭력 피해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는 나서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것이다”라며 항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남은 재판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신경외과 교수의 호소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본질 봐달라”

    신경외과 교수의 호소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본질 봐달라”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지난달 24일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가운데, 이 사건을 계기로 의료계의 구조적 문제를 되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집도할 뇌혈관외과 전문의가 부족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이런 점에서 “본질을 봐달라”고 호소했다. 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는 방 교수가 이번 사건 기사에 단 댓글이 화제가 됐다. 방 교수는 자신의 실명을 밝히며 “아산병원 현직 간호사분이 그것도 근무 중에 쓰려졌는데 수술을 집도할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해 수술했으나 사망했다는 사실 자체는 매우 안타깝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우선 위로했다. 이어 “그 큰 병원에 수술 집도할 의사가 학회, 지방 출장으로 부재 중인데 공분해 의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이 많아 나이 50대 중반의 뇌혈관외과 교수로서 참담한 심정으로 말씀드린다”고 댓글을 단 이유를 밝혔다. 방 교수는 “국내 ‘빅5’ 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는 고작 2, 3명이 전부이고 아산병원도 뇌혈관외과 교수는 2명밖에 없다”며 “본질은 우리나라 ‘빅5’ 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는 기껏해야 2~3명이 전부라는 현실이며 큰 아산병원도 뇌혈관 외과 교수는 2명 밖에 없어 밤에 국민들이 뇌출혈로 급히 병원을 찾았을 때 실력있는 뇌혈관 의사가 날밤을 새고 수술하러 나올 수 있는 병원이 전국에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고 당일 한 분은 해외 학회 참석 중이셨고 또 한 분은 지방 출장 중이셔서 뇌혈관외과 교수가 아닌, 뇌혈관 내시술 전문 교수가 어떻게든 환자를 살려보려고 색전술로 최대한 노력했지만, 결국 출혈 부위를 막을 수 없었고 머리 여는 개두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병원에 없어 환자를 살려보려고 수소문해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큰 아산병원에서 뇌혈관외과 교수 달랑 2명이서 1년 365일을 퐁당퐁당 당직을 서고 있는데, 과연 국민 중 몇 프로가 50살을 넘어서까지 인생을 바쳐서 과로하면서 근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또 “뇌혈관 수술의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진료비)로 인해 지원자도 급감해 없는 한국 현실에서 뇌혈관외과 의사를 전임의까지 양성해 놓으면 대부분이 머리 열고 수술하지 않는 코일 색전술, 스텐트 등 뇌혈관내시술(신경중재시술)을 하는 의사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며 “큰 대학병원에는 뇌혈관외과 교수가 그나마 2~3명이라도 있지, 중소병원이나 지방 대학병원에는 1명만 있거나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40대 이상 실력있는 뇌혈관외과 의사는 거의 고갈된 상태”라며 “신경외과 전공의들도 전공의 4년을 마치고 나면 현실의 벽에 절망하며 대부분 척추 전문의가 돼 한일합방시대 독립운동을 하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방 교수는 “보건복지부와 정치권에서 중증의료를 얘기하지만, 정작 신경외과는 필수진료과인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여서 허공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며 “책임자를 처벌하고 끝나는 식이 아니라 고갈돼 가고 있는 뇌혈관외과 의사를 보호하고 실력있는 후학을 양성할 수 있는 제도를 개선하는 것만이 근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하던 30대 간호사 A씨는 지난달 오전 출근 직후 극심한 두통 증상으로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 의료진은 A씨에 대해 뇌출혈로 진단하고 곧바로 혈류를 막는 색전술 처치를 했지만, 출혈이 멈추지 않자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긴급 전원 조치했다. 당시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 뇌출혈 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의사가 없어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A씨는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후에도 회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병원 관계자는 “해당 간호사에게는 일차적으로 출혈을 막기 위한 색전술 등의 광범위한 처치가 적절히 시행됐지만, 이미 출혈 부위가 워낙 커진 상황이었다”라며 “당시로서는 전원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를 떠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응급시스템을 재점검해 직원과 환자 안전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일이 의료인력 부족 등 의료환경 문제로 공론화하자 정부도 진상조사를 예고했다.
  • 대통령 관저공사 ‘金여사 개입’… 野 “공수처 선정 과정 수사해야”

    대통령 관저공사 ‘金여사 개입’… 野 “공수처 선정 과정 수사해야”

    더불어민주당은 3일 ‘무속인 건진법사’의 이권 개입 의혹과 대통령 관저 시공 의혹에 대해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과거 김건희 여사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진 업체들이 대통령 관저 공사에 참여했다고 하고, 다른 업체들 선정 과정에도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온다”며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앞세워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했다는 보도도 나온다”며 “통상 정권 후반기에나 나타날 법한 이런 일들이 임기 80여일 만에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대형 사고를 치기 전에 특별감찰관 임명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 위원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건진법사 이권 개입 의혹과 관련해 “대선 때부터 이상한 사람들의 신세를 지게 되면 그 사람들에게 꼬이는 이상한 이권의 무리들 때문에 반드시 사달이 난다고 경고했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비대위 회의에서 관저 시공 의혹과 관련해 “사적 계약으로 누더기가 됐고 불법·비리 의혹의 온상으로 전락했다. 비리 의혹 구린내가 용궁에 진동하고 있다”며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공명정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의 ‘전직 국정원장 고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승인’ 발언도 문제 삼았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MBC 라디오에서 “대통령실에선 지금까지 두 국정원장 고발 문제에 대해 ‘보도자료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또 한 번 윤 대통령이 거짓말하신 것”이라며 “제가 볼 땐 대통령실에서 기획해서 지시했고, 국정원이 고발했고, 검찰이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사태의 본질을 외면한 채 답변 과정의 용어를 침소봉대하고 정쟁화시키려는 행태”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기정 전 YTN 선임기자가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으로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이 ‘윤 대통령 휴가 중 추가 인선을 발표한 것이 일각에서 요구하는 인적 쇄신이 없을 것이란 의미인가’라고 묻자 “특별히 어떤 뜻으로 해석될 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이 내정자는 지난해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인사들과 함께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KIADA) 조직위원회에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KIADA 홈페이지에는 지난달까지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을 맡았던 강신업 변호사, 지난 6월 김 여사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동행한 김량영(전 코바나컨텐츠 전무) 충남대 무용학과 겸임교수가 조직위원으로 함께 이름을 올렸다. 현재 홈페이지에 해당 내용은 지워진 상태다. 이 내정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단체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이 와서 좋은 의도로 봉사하는 곳”이라며 “강 변호사, 김 전무와는 서로 만나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했다.
  • 민주 “건진법사, 대선 때 사달 난다 경고…관저 공사, 의혹 구린내 진동”

    민주 “건진법사, 대선 때 사달 난다 경고…관저 공사, 의혹 구린내 진동”

    더불어민주당은 3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속인 건진법사의 이권 개입’ 의혹과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운영 당시 후원 업체가 일부 공사를 맡았다는 ‘대통령 관저 시공’ 의혹에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CBS에서 건진법사의 이권 개입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 조사까지 들어갈 정도면 이건 이미 시작된 일”이라며 “아무런 관련 첩보도 없이 대통령실이 조사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올 리 있느냐”고 했다. 이어 “대선 때부터 이상한 사람들 신세를 지게 되면 그 사람들에게 꼬이는 이상한 이권의 무리들 때문에 반드시 사달이 난다고 경고했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도 건진법사·관저 의혹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후진적인 국가로 전락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통상 정권 후반기에나 나타날 법한 일들이 임기 80여일 만에 발생하고 있다. 대통령실 공적 시스템이 붕괴된 것”이라며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대형 사고를 치기 전에 특별감찰관 임명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비대위 회의에서 관저 의혹과 관련해 “사적 계약으로 누더기가 됐고 불법·비리 의혹 온상으로 전락했다”며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공명정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고 믿기에는 비리 의혹의 구린내가 용궁에 진동하고 있다”며 “국민은 업체 선정에 김건희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는지를 묻고 있는데, 대통령실은 (공사업체 정보에 대해) ‘보안상 공개가 어렵다’는 엉뚱한 대답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수시로 비교하는 전임 정권은 발주 계약 정보를 공개했다. 대체 용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기에 업체 정보가 보안인 것인가. 대통령실이 스스로 밝히는 것을 꺼린다면 수사를 해서라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건진법사 이권 개입 의혹을 둘러싼 대통령실 조치와 관련해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하는 그 업무의 성격상 특정인, 특정 사안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김규현 국정원장의 ‘전직 국정원장 고발, 윤 대통령에게 보고·승인’ 발언도 문제 삼았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MBC에서 “대통령실에선 지금까지, 두 국정원장 고발 문제에 대해 ‘보도자료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또 한 번 윤 대통령이 거짓말하신 것”이라며 “제가 볼 땐 대통령실에서 기획해서 지시했고 국정원이 고발했고 검찰이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신북풍몰이와 보복 수사가 윤 대통령 지시로 시작됐다는 것이 만천하에 폭로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고 망신 주겠다는 망상을 접고 민생 챙기기에 전념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사태의 본질을 외면한 채 답변 과정의 용어를 침소봉대하고 정쟁화시키려는 행태”라며 “국정원은 고발 방침을 통보했을 뿐 허가나 승인을 받은 것이 아니며 고발 전후로 대통령실과 아무런 협의나 논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과 박지원 전 원장은 ‘대통령 지시로 시작’, ‘대통령실 기획·지시’를 운운하며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 “위로 받으려는 게 아니에요!”…박순애 손길 뿌리친 학부모단체 대표

    “위로 받으려는 게 아니에요!”…박순애 손길 뿌리친 학부모단체 대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초등 입학 연령 만5세 하향 정책과 관련한 간담회를 열고 학부모 단체 대표들을 만난 가운데, 한 단체 대표가 위로하려는 박 장관의 손길을 뿌리치는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박 장관은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학부모 단체 대표들과 만나 입학연령 하향 정책과 관련한 의견을 들었다. 학제개편안 발표 후 학부모 단체와 유·초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만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가 구성되는 등 반발 여론이 확산하자 박 부총리가 우선 학부모들 설득에 나선 것. 이날 간담회에서 평생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박은경 대표, 사교육없는세상 정지현 공동대표 등이 학부모단체 대표 7명은 일제히 정부 교육 정책의 졸속진행을 비판했다. 박은경 대표는 “지금 사교육이 난리가 났다. 이런 황당한 일을 만들면서, 저희는 사퇴 운동까지 갈 것”이라며 박 장관에게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정지현 공동대표도 “학부모단체는 공론에 부칠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철회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며 “어떤 보완책을 내놓아도 영유아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대책은 아이들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 학제개편안을 들었을 때 이 시대에 두 번째 자녀를 출산하는 부모로서 자괴감이 든다”고 말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정 대표는 눈물을 닦으며 “입시경쟁 완화 등 지금 산적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국가교육책임을 아무리 말해도 부모들은 체감되지 않아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이 정책을 철회할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 부총리는 “정책은 수정되고 변경되고 전환될 수 있다”며 “이달 혹은 내달 설문조사를 진행할 거고, 정부가 할 일은 정책이 가진 본질에 대한 정부를 국민께 공유하는 것”이라고 한 뒤 “송구스럽다”며 정 대표에게 위로를 건넸다.이 과정에서 박 장관이 눈물을 보인 정 대표의 손을 잡으며 다독이려고 하자 정 대표가 “장관님, 제가 위로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라며 손을 뿌리치는 장면이 나왔다. 정 대표의 감정이 격양돼 있던 상태라 마치 서로 실랑이를 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박 장관은 간담회를 마친 뒤 정 대표에게 다시 따로 인사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간담회 막바지에는 “제가 업무보고에서 이런 화두를 던지지 않았더라면 언제 이렇게 학부모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들을 수 있겠느냐”는 말을 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 단체 대표는 “지금 병 주고 약주는 말씀인 것 같다. 이미 팩트체크도 없이 정책을 다 던져놓고 이제 와서 간담회 하면서 할 소리냐”고 날을 세웠다. 학부모 대표들 의견을 들은 박 부총리는 향후 의견수렴과 사회적 합의를 강조하며 속도 조절 의지를 보였다. 박 부총리는 “이날 논의는 입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하면 신속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구축된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정책추진 과정에서 학부모, 학생,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정책 실행주체인 교육청과도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지난달 29일 박 부총리는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학제개편안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교육부는 사회적 합의과정을 거쳐 연말까지 시안을 마련한 뒤 이르면 오는 2025년부터 만5세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킬 예정이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전날 학제개편안에 대해 “옳은 방향”이라면서도 “국민의 뜻을 거스를 순 없다”며 공론화를 통한 의견수렴을 강조했다.
  • “교사 95%가 만 5세 입학 반대… 발달단계 무시한 정책 철회해야” [박현갑의 뉴스아이]

    “교사 95%가 만 5세 입학 반대… 발달단계 무시한 정책 철회해야” [박현갑의 뉴스아이]

    교육현장 실제 고충 정부에 전달학급당 학생 20명 돼야 맞춤 지도교사에게 보육업무 넘기면 안 돼 만 5세 입학은 유아 행복권 박탈형식적 교원평가 폐지 고민해야교원지위법 고쳐 교권 회복 시급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75년 역사상 처음으로 초등학교 교사 출신 회장이 나왔다. 앞으로 3년간 교총을 이끌 부산 해강초등학교 정성국(51) 교사다. 정 교사는 지난 6월 초 선거에서 39.3%의 득표율로 38대 회장에 당선됐다. 정 회장을 만나 교총의 역점 사업과 초등학교 입학연령 낮추기 등 윤석열 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한 입장을 들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달 27일 교총에서 했으며 이후 전화 인터뷰로 보완했다.-이번 선거 의미를 어떻게 평가하나.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교육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뜻으로 본다. 13만명의 교총 회원 가운데 80%가 교사다. 교장, 교감 등 관리교사가 17%, 대학교수가 2~3%다. 중등교사 출신인 이원희 전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학총장이나 교수가 회장을 해 왔다. 그러다 보니 현장성이 떨어진다는 소리가 있었다. 현장의 어려움을 강하게 전달하고 투쟁도 더 힘 있게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반영된 것 같다. 교육을 교육답게, 학교를 학교답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학급당 학생수의 상한선을 20명으로 제시했는데 그러려면 교사가 더 필요하지 않나.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을 줄이려는데 정부 정책과 상충돼 보인다.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지 않으면 교육이 안 된다. 우리나라 학급당 학생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보다 많다. 현재 초중등 학급당 학생수가 평균 24~25명이다. 30명이 넘는 과밀학급도 있다. 20명과 25명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나. 학생수 다섯 명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초등학교에서는 담임이 영어·체육 과목 빼고 다 가르친다. 매시간마다 문제를 풀게 하고 점검한다. 아이들이 교과서에 직접 적는 서술형 평가도 있어 교과서를 걷어 채점하기도 한다. 하루에 다섯 과목을 가르치면 이런 개별 평가작업을 다섯 번 반복해야 한다. 학부모나 국가가 요구하는 건 맞춤형 개별 지도다. 학생수가 많으면 맞춤형 수업이 안 된다.” ●교사가 수업에 충실할 여건 조성해야 -방과후 학교와 초등돌봄 업무를 지방자치단체에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더라. 지자체는 이에 동의하나. “동의하겠느냐. 하지만 해야 한다. 선생은 수업에 충실해야 한다. 가르치는 건 물론 생활지도 등 고유의 업무가 있다. 방과후 학교나 돌봄은 예전에 없던 업무다. 선생님들이 방과후 강사를 모집하고 심사해야 한다. 모집한 강사가 몸이 아파 결원이 생기면 대체요원을 구해야 하는데 이것도 선생님의 일이다. 교육청에 방과후교육 지원센터가 있으나 일부만 지원하고 실제로는 학교 현장에서 다 한다. 돌봄 전담사 선정도 선생이 한다. 교육의 본질적 업무를 넘어 왜 보육 개념까지 학교에 떠맡기느냐. 우리는 본질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구청 등 지자체에서 수업할 장소가 없으니 장소는 학교가 제공하지만 나머지 관리는 선생이 하지 않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방과후 학교를 관리하지 않는 것이 시대착오라는 비판도 있다. “수업 준비, 생활지도, 문제학생 지도, 체험학습 계획 작성 등 본질적 업무는 다 하고 보육 업무만 안 하겠다는데 왜 시대착오적이라고 얘기하나. 이 대목은 물러설 수 없다.”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낮추자고 했다. “반대한다. 지난 1일 전국 유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학제 개편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교원의 95%가 만 5세 초등 입학을 반대했다. 특히 ‘매우 반대’가 89.1%였다. ‘선생님이 만 5세 아이가 있다면 입학시킬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91.1%가 ‘없다’고 답했다.” -반대 이유가 뭔가. “아동의 정서 등 발달단계와 교육과정 난이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서다. 지금도 만 5세에 조기진학할 수 있으나 학부모들의 호응도가 낮다. 사교육 시기만 앞당기고 유아의 행복권을 박탈하는 만 5세 초등 입학 추진은 철회해야 마땅하다.” -폐지를 주장하는 행정 업무가 학력 저하에 영향을 미치나. “수업에 집중할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나 학력 저하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진보 교육감 시대 이후 인권을 강조하다 보니 학생들이 학력에 집중할 여건이 약화된 것이라고 본다. 이번 선거 전까지 13명이 진보 교육감이었다. 최근 코로나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그렇다면 보수 교육감들이 주장하듯 전국 단위 평가를 해야 하나. “교육감님들마다 생각이 다르더라. 부산교육청에서는 한다고 했다. 교육감의 판단에 달려 있는데 학력평가를 어떤 범위에서 할지는 국가적 논의가 필요하다. 교육감의 자율사항이라고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교육부에서 줄 수 있지 않느냐.” ●전국 단위 학력평가 국가적 논의 필요 -교원평가 제도에 반대하는데. “교원평가는 저도 해 보고 받아도 봤는데 안 좋은 면이 더 많다. 학부모가 선생을 평가하는데 과연 학부모가 학교 와서 수업하는 것을 얼마나 봤을까. 아이들과 다른 학부모 얘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공개수업도 다 못 본다. 학생들이 거친 표현으로 평가하는 경우 선생에겐 큰 상처가 되고, 선생을 위축시킨다. 평가 결과를 보고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나를 제대로 알고 평가했느냐며 신뢰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또 평가를 통해 달라졌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고 본다. 평가는 효과가 있어야 하지 않으냐. 나쁜 평가 결과로 연수를 받는 대상도 거의 없다. 형식적 운영이다. 지금은 학부모, 선생 모두 평가에 무감각한 상황이다. 정부가 대승적 결단을 할 때가 됐다고 본다.” -성과상여금에도 반대하나. “저도 최고 등급인 S, 최하위 등급인 B 모두 받아 봤다. 그런데 지급 기준이 일률화돼 있다. 6학년 부장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S, 1학년이라는 이유로 B를 받는 식이다. 저학년에 문제아동이 있어 누구나 담임 맡기를 기피하는데 울며 겨자 먹기로 그 반을 맡아 열심히 지도한 교사가 B를 받는 게 맞느냐.” -그렇다면 대안은. “꼭 해야 한다면 교사들이 신뢰할 만한 합리적 평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신뢰할 만한 대안을 제시해 주면 좋겠다. 교총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지 않냐고 할지 모르나 그렇게 되면 학생이 선생 보고 이렇게 문제 내 달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으냐. 몇 년째 얘기하는데 정부에서 대안 제시가 없다.” ●인권침해 시비에 교육 현장 ‘주눅’ -최근 교총 조사를 보니 교사 10명 중 6명 정도가 매일 수업 방해를 받고 있는데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하더라. “사실이다. 교육기본법이나 교원지위법에 문제학생을 즉각 조치할 방법이 없다. 수업시간에 말썽을 피우거나 자더라도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 올해 한 고교에서 교사가 자는 학생의 어깨를 치며 깨웠는데 그래도 안 일어나 다시 깨우는 과정에서 학생이 화를 내며 아동학대로 신고해 교사가 경찰조사를 받은 일이 있었다. 무혐의 처리됐지만 이렇게 하다 보면 다수의 학생이 피해를 보고 수업은 망하게 된다. 선생의 이기주의로 볼 게 아니다. 교원지위법을 고쳐 교사가 아동학대, 인권침해 시비에 주눅 들지 않고 소신 있게 지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가 왜 이렇게 무너졌다고 보나. “딜레마인 게 아동복지법이 현장에서 너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어서다. 교사의 학생 지도를 학생이 신체 접촉이나 완력, 위압으로 느낀다면 인권침해로 아동복지법 위반사항이 되는 실정이라 선생들이 제대로 지도하지 못한다. 지난해 일이다. 초등학교의 동료 체육선생이 운동장에서 수업하다 학생들에게 안전사고를 우려해 큰 소리를 쳤다. 그러자 한 여학생이 집에 가서 선생이 고함을 쳐 정신이 혼란스럽다고 부모에게 불평했고 다음날 학부모가 학교 운동장에 와서 체육 수업을 지켜봤다. 이런데 수업이 되겠느냐. 이게 교권침해 아니냐. 동료로서 울화통이 터지더라. 그런데 정작 학교는 학부모 달래기에 바쁘다. 고함을 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학부모를 설득시켜야 하는데 지금은 교사를 잘 지도하겠다고 해야 한다. 그래야 학부모가 돌아간다. 스승을 존중하는 문화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 -문제 있는 교사들도 있지 않나. “맞다. 이번에 대구에서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교사 등 문제교사는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 교육개혁 비전 안 보여 안타까워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에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의 교육 방향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국교위가 자문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인적 구성상 교육의 본질을 논의할 구조가 안 될 것 같아 걱정이다. 정파 초월이 안 되는 것도 그렇고 교육부처럼 국교위도 유초중등에 대해 관심을 안 가질 것 같아 걱정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교육 개혁에 대한 비전이 안 보여 안타깝다. 정부는 연금·교육·노동 개혁을 한다고 하고 반도체 인재 육성만 표명했는데 교육은 굉장히 광범위하다. 초중등 교육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 지식인도 시민운동도 ‘팬덤’에 굴복… 그 막강한 영향력, 이젠 따져보자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지식인도 시민운동도 ‘팬덤’에 굴복… 그 막강한 영향력, 이젠 따져보자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모두가 “정치가 문제”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지 통찰력 있는 진단과 처방은 좀처럼 듣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믿는 정치학자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이 정치혐오에 기대거나 소수 팬덤을 동원하려는 얕은 유혹을 넘어선 정치의 본뜻을 고찰합니다. 3주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1. 정치학 개념 중에는 현실에서 먼저 만들어져 사용되다가 뒤늦게 이론화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게 ‘민주주의’다. 처음 이 말은 ‘데모스’로 불리는 일반 시민들도 ‘크라토스’, 즉 통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견해를 비난하고 조롱하려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옳고 그름을 교육받지 않은 이들이 공익을 어떻게 판별해서 통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민주주의? 그건 일종의 광신자들의 잘못된 신념에 불과하다.’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진 말이 민주주의였다. 민주주의가 군주정이나 귀족정과 구분되는 정치체제의 한 유형을 뜻하는 개념으로 발전한 것은 한참 지나서였다. 이마누엘 칸트 말마따나 “이성이 자신에게 필요한 힘을 획득하기 전까지” 그전에 없던 새로운 생각이나 주장들이 광신으로 비난받곤 했는데, 민주주의야말로 그런 사례가 아닐까 싶다. 2. 포퓰리즘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이 말은 19세기 말 미국과 러시아에서 등장했다. 당시 미국에서 포퓰리즘은 산업화에 밀려나기 시작한 농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일종의 정치적 대중운동이었다. 철도의 확장이 몰고 온 변화 속에서 유대인들이 지배하던 은행 대출에 자신의 토지가 결박당한 자영농민들의 박탈감을 반영했다. 그들 대부분은 유럽에서 이주해 온 백인들이었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포퓰리즘에는 농본주의와 인종주의 거기다 반유대주의까지 복잡하게 섞여 있었다. 러시아 포퓰리즘은 로마노프 왕조 시대 농민들이 겪는 곤경을 안타깝게 생각한 도시 인텔리겐치아의 문화운동에서 출발했다. 일부는 황제 암살 같은 방식으로 농민들이 가졌던 원한을 해결하려 했고, 일부는 러시아 농촌의 전통을 찬미하는 문예운동으로 나아갔다. 마르크스주의가 지식인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전까지 러시아 포퓰리즘의 영향력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포퓰리즘이 농촌에서 산업 도시로 이주해 온 하층 도시민들의 광범한 정치운동으로 나타난 것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였다. 라틴아메리카가 그 중심이었다. 이 시기 포퓰리즘은 사회주의 내지 공산주의 운동과 나란히 발전했는데, 이 두 이념 운동보다 하층민의 정서에 잘 부응하면서 큰 정치세력으로 등장했다. 포퓰리즘은 초기엔 기득권과 엘리트, 제국주의에 모두 반대하는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정치지도자에 대한 추종 현상이 포퓰리즘의 지배적인 형태가 되었다. 그 뒤에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세계 도처에서 다채로운 특징을 갖고 등장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 것이 포퓰리즘이다. 특히나 특정한 이념적 지향과 상관없이 좌우를 넘나들며 대중적 불만을 정치쟁점화하는 데 성공한 경우라면 언제든 위세를 떨쳤던 정치운동이 포퓰리즘이다. 3. 처음부터 이런 복잡한 이야기를 꺼내는 건 민주주의가 만들어 내는 대중적 현상의 하나로서 팬덤 정치를 좀더 깊고 넓은 맥락에서 생각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를 꽤나 합리적인 개념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인간이 만든 모든 정치체제가 그러하지만 민주주의는 특히나 더 인간의 나약한 정념과 불합리한 기대를 동반한다. 대중이라는 이름으로 꽤 규모 있는 요구가 표출될 때는 더더욱 일관성 없는 무정형성이 두드러진다. 이것이 민주주의를 역동적이게도 하고 또 어렵게도 만든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가치 있게 운영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우리 생각대로만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뜻대로 안 된다고 화를 내거나 실망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인간 현실 속에서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그 장점과 단점을 균형 있게 다뤄 가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만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선용하는 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논란이 되는 팬덤 정치 역시 찬반의 소모적 논란에 맡겨 두지 말고 가능한 한 우리 민주주의가 가진 문제점을 포착하고 또 개선해 가기 위해 의미 있는 정치 용어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광적인 사람이라는 뜻의 ‘패나틱’(fanatic)에서 유래한 팬덤은 우리말로 광신과 열광에 가까운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의미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이성(reason)과 대비되는 의미의 열정·정념(passion)의 존재를 이해하는 방법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계몽주의와 같은 합리주의 관점에서 보면 팬덤은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성 비판적인 사유의 계보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주장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팬덤 정치는 포퓰리즘과 유사한 면을 갖는다. 한쪽에서는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주의를 급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토론 가능한 주제로 따져 보려면, 논의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개념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유형론은 물론 인과론, 나아가 규범적 평가를 위한 기준을 발전시킬 수 있다. 팬덤 정치는 기존 정당정치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팬덤 정치는 전통적인 정당정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팬덤 정치가와 정당 정치가, 팬덤 지지자와 정당 지지자는 어떻게 다른가? 국민경선·권리당원·여론조사 등 정당의 결정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들은 팬덤 정치 확산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팬덤 정치가 진영 양극화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 역시 팬덤 정치에 대한 개념화 없이는 제대로 따지기 쉽지 않다. 4. 팬덤 정치란 정당의 공식적 가치나 이념보다는 정치 엘리트 개인의 ‘개성적 힘’에 의존하는 대중 정치를 가리킨다. 팬덤 정치가의 관점에서 팬덤 정치는 ‘자신만의 사인화(私人化)된 권위자원’의 빠른 축적을 목적으로 하는 지지 동원정치다. 정치가가 더 많은 지지를 추구하고 자신에게 권위자원을 집중시키고 싶어 하는 것은 대중 정치에 부수되는 ‘귀여운 비용(費用)’이다. 안철수 현상 같은 사례에서 보듯 그리 공격적이지 않은 양상으로 나타날 때는 특정 인물을 통해 변화의 욕구를 표현하는 사회현상 내지는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아도 주목을 받다 사라지는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정치 현상일 때도 많다. 그러나 팬덤 정치는 다르다. 그 핵심은 기존의 정당 규범이나 정치 규범을 무시하거나 우회, 혹은 때로 공격하고 파괴하는 방식으로 대중으로부터의 지지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정치를 좀더 격렬하고 열정적으로 만든다는 데 있다. 팬덤 정치가는 정당 정치가 기득권과 특권 집단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정당 정치의 아웃사이더로 여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공정하게 경쟁해서는 당도, 권력도 장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정당을 바꾸고 지배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는 동료 정치인과의 공존과 협력을 통해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팬덤을 이용해 기존 정치를 제압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팬덤 정치를 개별 정치인의 개성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특징은 제도화된 정치과정 밖에서 정치과정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지지자들의 ‘정형화되지 않은 방식의 집합적 열정’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팬덤 정치는 새로운 형태의 대중운동이다. 운동으로서의 팬덤은 제도화를 거부하는 대중적 열정에 그 본질이 있다. 제도화는 정념과 열정을 배제한 이성적 기획을 뜻한다. 팬덤은 그럴 수 없다. 팬덤은 계속 열정을 동원해야 하고 계속 움직여야 한다. 팬덤 지지자들은 정치를 평화로운 조정보다는 적대적 싸움에 가까운 것으로 이해한다. 종북, 친일, 적폐 세력과 싸우는 건 소명이나 다름없다. 팬덤 정치가의 존재도, 정당의 공식적 가치나 이념도 그것에 복무할 때만 가치를 갖는다. 정형성이나 안정성은 팬덤의 본질과 충돌한다. 새로운 운동성을 끊임없이 보충해야 팬덤은 지속가능하다. 팬덤 정치는 가변적이고 유동적이다. 심지어 길지 않은 주기로 수혜자와 피해자가 교차할 때도 있다. 한때 팬덤 정치의 수혜자였다가 지금은 ‘친명’ 팬덤의 공격을 받게 된 ‘친문’ 팬덤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 가변성, 운동성, 비전형성 때문에 팬덤 정치는 관점에 따라서는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대중적 에너지로 이해되기도 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유사 포퓰리즘처럼 보이기도 한다. 5. 팬덤 지지자들이 적극적 시민성을 이상으로 삼는다는 건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정치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당의 문화나 전통, 규범, 가치를 중시하지 않는다. 정상적인 정치 과정과 절차를 신뢰하고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 긴 과정의 끝에서 최종적 결정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은 정치에 일상적으로 관여하고자 하고, 정치를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 다만 그것이 연대와 협력, 공익에 대한 의무와 책임감보다는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자들을 제압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움직인다는 차이는 있다. 그들은 정치, 정당, 의회, 언론, 지식인을 신뢰하지 않고 정치가를 믿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자유주의적 시민성은 물론 공화주의적 시민성의 이상과도 거리가 먼 특별한 시민이다. 때로는 혁명적이고 때로는 반동적이다. 격렬한 선의는 있으나 자신의 선의가 불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돈과 표와 열정을 가진 팬덤 시민들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야심을 가진 정치인일수록 자신도 힘을 키워 가다 보면 언젠가 팬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놓을 수가 없다. 언론이나 시민운동, 지식사회 역시 팬덤 시민들의 영향력에 굴복한 지 오래다. 강렬한 정견을 가진 팬덤 시민들의 요구에 맞게 두 개의 큰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사나운 얼굴을 하고 공격을 주고받는 일에 이들도 익숙하다. 싫든 좋든 팬덤 정치는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가 가진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시대적 현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것이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지 본격적으로 따져 볼 때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자는 아이 깨우다 아동학대범으로 몰려요” [박현갑의 뉴스아이]

    “자는 아이 깨우다 아동학대범으로 몰려요” [박현갑의 뉴스아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의 75년 역사상 처음으로 초등학교 교사 출신 회장이 나왔다. 앞으로 3년간 교총을 이끌 부산의 해강초등학교 정성국(51·사진) 교사다. 정 교사는 지난 6월 초 선거에서 39.3%의 득표율로 38대 회장에 당선됐다. 정 회장을 만나 교총의 역점 사업과 초등학교 입학연령 낮추기 등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입장을 들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달 27일 한국교총에서 했으며 이후 전화 인터뷰로 보완했다.  교육 현장 목소리 반영에 매진하겠다 -이번 선거의 의미를 어떻게 평가하나.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교육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뜻으로 본다. 13만명의 교총 회원 가운데 80%가 교사다. 교장, 교감 등 관리교사가 17%, 대학교수가 2~3%다. 중등교사 출신인 이원희 전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학총장이나 교수가 회장을 해 왔다. 그러다 보니 현장성이 떨어진다는 소리가 있었다. 현장의 어려움과 고충을 강하게 전달하고 투쟁도 더 힘있게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반영된 것 같다. 교육을 교육답게, 학교를 학교답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학급당 학생수의 상한선을 20명으로 제시했는데 그러려면 교사가 더 필요하지 않나.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을 줄이려는데 정부 정책과 상충돼 보인다.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지 않으면 교육이 안 된다. 우리나라 학급당 학생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보다 많다. 현재 초중등 학급당 학생수가 평균 24~25명이다. 30명이 넘는 과밀학급도 있다. 20명과 25명의 차이를 뭐라고 생각하나? 학생수 5명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초등학교에서는 담임이 영어, 체육과목을 빼고 다 가르친다. 매시간마다 문제 풀게 하고 점검한다. 아이들이 교과서에 직접 적는 서술형 평가도 있어 교과서를 걷어서 채점하기도 한다. 하루에 5과목을 가르치면 매시간마다 이러한 개별 평가작업을 5번 반복해야 한다. 학부모나 국가가 요구하는 건 맞춤형 개별지도이다. 맞춤형 수업을 하라고 하면서 학생수가 많으면 지도가 안된다.”  교사는 교육 본질에 충실해야, 보육 맡겨선 안 돼  -방과후 학교와 초등돌봄 업무를 지방자치단체에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더라. 지자체는 이에 동의하나.  “동의하겠느냐. 하지만 해야 한다. 교사는 수업에 충실해야 한다. 가르치는 건 물론 생활지도 등 고유의 업무가 있다. 방과후 학교나 돌봄은 예전에 없던 업무다. 선생님들이 방과후 강사를 모집하고 심사해야 한다. 모집한 강사가 몸이 아파 결원이 생기면 대체요원을 구해야 하는데 이것도 선생님의 일이다. 교육청에 방과후교육 지원센터가 있으나 일부만 지원하고 실제로는 학교 현장에서 다 한다. 돌봄 전담사 선정도 교사가 한다. 교육의 본질적 업무를 넘어 왜 보육 개념까지 학교에 떠맡기느냐. 우리는 본질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구청 등 지자체에서 수업할 장소가 없으니 장소는 학교가 제공하지만 나머지 관리는 교사가 하지 않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방과후학교를 관리하지 않는 것이 시대착오라는 비판도 있다.  “수업 준비, 생활지도, 문제학생 지도, 체험학습 계획작성 등 본질적 업무는 다 하고 보육업무만 안 하겠다는데 왜 시대착오적이라고 얘기하나. 이 대목은 물러설 수 없다.”  만 5세 입학 95% 교사가 반대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낮추자고 했다.  “반대한다. 지난 1일 전국 유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학제 개편에 대해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 교원의 95%가 만 5세 초등 입학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매우 반대’가 89.1%였다. ‘선생님이 만 5세 아이가 있다면 입학시킬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91.1%가 ‘없다’고 답했다.” -반대 이유가 뭔가.  “아동의 정서 등 발달단계와 교육과정 난이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서다. 지금도 만 5세에 조기진학할 수 있으나 학부모들의 호응도가 낮다. 사교육 시기만 앞당기고 유아의 행복권을 박탈하는 만 5세 초등 입학 추진은 철회해야 마땅하다.” -폐지를 주장하는 행정 업무가 학력 저하에 영향을 미치나.  “수업에 집중할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나 학력 저하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진보 교육감 시대 이후 인권을 강조하다 보니 학생들이 학력에 집중할 여건이 약화된 것이라고 본다. 이번 선거 전까지 13명이 진보교육감이었다. 최근 코로나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그렇다면 보수교육감들이 주장하듯 전국 단위 평가를 해야 하나.  “교육감님들마다 생각이 다르더라. 부산교육청에서는 한다고 했다. 교육감 판단인데 학력평가를 어떤 범위에서 할지는 국가적 논의가 필요하다. 교육감의 자율사항이라고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교육부에서 줄 수 있지 않느냐.”  형식적 교원평가 계속할지 고민해야 -교원평가 제도를 반대하는데.  “교원평가는 저도 해 보고 받아도 봤다. 안 좋은 면이 더 많다. 학부모가 선생을 평가하는데 과연 학부모가 학교 와서 수업하는 것을 얼마나 봤을까. 아이들과 동료 학부모 얘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공개수업도 다 못 본다. 학생들이 거친 표현으로 평가하는 경우 교사에겐 큰 상처가 되고, 교사를 위축시킨다. 평가 결과를 보고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나를 제대로 알고 평가했느냐며 신뢰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또 평가해서 달라졌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고 본다. 평가는 효과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 나쁜 평가 결과로 연수를 받는 대상도 거의 없다. 형식적 운영이다. 지금은 학부모, 선생 모두 평가에 무감각한 상황이다. 정부가 대승적 결단을 할 때가 됐다고 본다.” -성과상여금도 반대하나.  “저도 최고 등급인 S, 최하위 등급인 B 모두 받아봤다. 그런데 지급 기준이 일률화돼 있다. 6학년 부장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S, 1학년이라는 이유로 B를 받는 식이다. 저학년에 문제아동이 있어 누구나 담임 맡기를 기피하는데 울며 겨자 먹기로 이 반을 맡아 열심히 지도한 교사가 B를 받는 게 맞느냐.” -그렇다면 대안은.  “꼭 해야 한다면 교사들이 신뢰할 만한 합리적 평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신뢰할 만한 대안을 제시해 주면 좋겠다. 교총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나 그렇게 되면 학생이 선생 보고 이렇게 문제 내 달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으냐. 몇 년째 얘기하는데 정부에서 대안 제시가 없다.”  인권침해에 주눅 든 학교 현장 -최근 교총 조사를 보니 교사 10명 중 6명 정도가 매일 수업 방해를 받고 있는데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하더라.  “사실이다. 교육기본법이나 교원지위법상 문제행동 학생을 즉시 조치할 방법이 없다. 수업시간에 말썽을 피우거나 자더라도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 올해 한 고교에서 교사가 자는 학생의 어깨를 치며 깨웠는데 그래도 안 일어나 다시 깨우는 과정에서 학생이 화를 내며 아동학대로 신고해 교사가 경찰조사를 받은 일이 있었다. 무혐의 처리됐지만 이렇게 하다 보면 다수의 학생이 피해를 보고 수업은 망하게 된다. 선생의 이기주의로 볼 게 아니다. 교원지위법을 고쳐 교사가 아동학대, 인권침해 시비에 주눅 들지 않고 소신 있게 지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운동장 안전사고 우려해 목소리 높혔다고 학부모 항의 -학교가 왜 이렇게 무너졌다고 보나.  “딜레마인 게 아동복지법이 현장에서 너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어서다. 교사의 학생 지도를 학생이 신체 접촉이나 완력, 위압으로 느낀다면 인권침해로 아동복지법 위반사항이 되는 실정이라 선생들이 제대로 지도하지 못한다. 지난해 일이다. 초등학교의 동료 체육선생이 운동장에서 수업하다 학생들에게 안전사고를 우려해 큰소리를 쳤다. 그러자 한 여학생이 집에 가서 선생이 고함을 쳐서 정신이 혼란스럽다고 부모에게 불평했고 다음날 학부모가 학교 운동장에 와서 체육수업을 지켜봤다. 이런데 수업이 되겠느냐. 이게 교권침해 아니냐. 동료로서 울화통이 터지더라. 그런데 정작 학교는 학부모 달래기에 바쁘다. 고함을 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학부모를 설득시켜야 하는데 지금은 교사를 잘 지도하겠다고 해야 한다. 그래야 학부모가 돌아간다. 스승을 존중하는 문화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런데 문제 있는 교사들도 있지 않나.  “맞다. 이번에 대구에서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교사 등 문제교사는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의 교육 비전 안 보여 안타까워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에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의 교육 방향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국교위가 자문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인적 구성상 교육의 본질을 논의할 구조가 안 될 것 같아 걱정이다. 정파초월이 안 되는 것도 그렇고 교육부처럼 국교위도 유초중등에 대해 관심을 안 가질 것 같아 걱정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교육 개혁에 대한 비전이 안 보여 안타깝다. 정부는 연금, 교육, 노동 개혁을 한다고 했다. 반도체 인재 육성만 표명했는데 교육은 굉장히 광범위하다. 초중등 교육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 ‘8살 공격한 개’ 인계한 동물단체 “공격적 성향 없고 온순…잘 지켜보겠다”

    ‘8살 공격한 개’ 인계한 동물단체 “공격적 성향 없고 온순…잘 지켜보겠다”

    안락사 진행 대신 동물단체에 인계비구협 측 “공격적 성향 안 보여…안전하게 보호할 것”울산에서 8살 어린이를 공격해 크게 다치게 한 사고견이 안락사 대신 동물보호단체에 인계됐다. 사고견을 인계받은 단체는 “해당 개는 온순했고 어떠한 공격적인 성향의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 “어린아이 공격한 전례…잘 지켜보고 안전하게 보호할 것”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는 지난 1일 인스타그램 입장문을 통해 지난달 30일 울주경찰서로부터 울산 개물림 사건 사고견을 관련 법률과 절차에 따라 임시보호의 목적으로 인계받았다고 밝혔다. 비구협 측은 “언론에서 알려진대로 해당개는 온순했고 비구협 활동가나 비구협 소속 훈련사가 보기에는 어떠한 공격적인 성향의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면서도 “어린 아이를 공격한 전례가 있으므로 차분하게 시간을 가지고 잘 지켜보고 안전하게 보호하겠다”고 밝혔다.이어 “개 한 마리 죽인다고 개물림 사고의 본질이 변하지 않듯, 개 한 마리 살렸다고 이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건은 이제 우리가 한 마리의 개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회적 책임이 뒤따르는지를 일깨워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생명에 대한 책임감 없이 개를 묶어 키우는 일명 ‘1m 마당개’와 ‘밭지킴이 개’에 대한 분명하고 실질적인 대책과 관련 법령 보강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구협 측은 사건 피해 어린이와 그 가족을 향해서도 “다시 한번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사고견을 살리고자 했던 저희는, 상처 입은 가족을 위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시민단체의 역할과 의무를 다한 것으로 이해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 안락사 수행할 수의사 없어…비구협에 위탁 해당 사고견은 진도 믹스견(잡종)으로 13.5㎏의 중형견이다. 동물보호법이 지정하는 5대 맹견에는 속하지 않는다. 사고견은 지난달 11일 오후 1시 20분쯤 울산시 울주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하교 중이던 A(8)군을 공격해 다치게 했다. 이 사고로 A군은 목과 팔다리 등에 봉합 수술을 한 뒤 입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달 11일 사건이 발생한 후 검찰에 사고견에 대한 압수물 폐기(안락사) 지휘를 요청했지만, 검찰은 ‘보관의 위험성’을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 지시를 내렸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과는 별개로 동물보호법상 안락사가 가능하다며 관련 절차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동물보호법 22조는 ‘동물의 인도적인 처리’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하위 규정인 ‘동물보호센터 운영 지침’에 따라, 사람·동물을 공격하는 등 교정이 안 되는 행동 장애로 인해 분양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안락사 처분을 할 수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안락사하려면 사고견 위험성을 진단하고 안락사를 실행할 수의사가 필요한데, 이를 맡겠다고 나서는 수의사가 없었다. 이에 울산 울주경찰서는 지난 1일 사고견을 지난달 말 한 동물보호단체에 위탁 보관 처리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 전 압수물에 해당하는 사고견을 폐기(안락사), 환부(견주에게 되돌려 줌), 위탁 보관 중 하나로 처리해야 하는데 현실적 선택지가 위탁 보관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이재명 편든 추미애 “저소득층에 국힘 지지자 많은 건 사실”

    이재명 편든 추미애 “저소득층에 국힘 지지자 많은 건 사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이재명 후보의 ‘저소득층 발언’이 일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저학력·저소득층에 국힘(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편을 들고 나섰다. 이 후보는 이 같은 추 전 장관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1일 추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실제로는 저학력·저소득층에 60대 이상 노년층이 많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면서 “고령층이 주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질을 제쳐두고 갈등만 부추기는 정치 환경에서는 설령 이 후보가 ‘노인층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말했더라도 ‘노인 폄하’라는 비난이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유권자 수에서 절대적 다수라 하더라도 당장의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좇아 다니느라 다른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다. 뉴스를 제대로 보거나 정치적 생각을 할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게다가 정치적 생각을 마비시키는데 언론의 편향 보도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대기업 광고주인 자본의 지배를 받는 언론 환경이 부의 시각을 반영하도록 해 가난한 사람들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기에는 훨씬 취약하도록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그러면서 “결국 승자 독식의 선거제도 아래에서 선거 결과의 피해를 고스란히 저소득층과 청년층과 노년층의 가난한 약자들이 당하고 있다”며 “그래서 정치집단은 사회문제를 제대로 처리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높은 능력과 사회적 지능을 가지도록 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끝으로 “빈자는 우리 사회의 거울, 우리 정치의 수준”이라며 “빈곤의 본질을 탐구하고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궁리하지 않고 말꼬투리로 본질을 물타기 해 생각을 마비시키는 정치와 정치가는 필요 없을 것”이라고 했다.
  • 김현기 서울시의장 “사무처 역대급 전보인사로 전면 쇄신…‘시민을 받드는 의회’ 지향”

    서울특별시의회(의장 김현기)는 11대 의회 개원 1개월을 맞아, 의회사무처 5급 이상 일반직 공무원에 대한 전보를 ’22.8.1.자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서울시의회의 새로운 출발을 견인할 사무처 간부급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의회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부서 간 인력 재배치를 통해 소통과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일하는 의회’, ‘시민을 받드는 의회’ 로의 변화와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시의회사무처 각 부서를 이끌어 갈 4급 간부의 경우, 각 개인의 역량과 경력에 비춰 의회 운영의 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부서장으로 재배치했다.      ○ 4급 일반직 공무원 전보 내역 : 총 4명      ▶ 의정담당관 금미경 ▶ 시민권익담당관 오희선 ▶ 정책기획담당관 한광모       ▶ 보건복지전문위원실 수석전문위원 박지향 시의회사무처의 중간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5급 팀장급의 경우, 상임위원회 소속 팀장과 사무처 지원부서 소속 팀장의 대대적 순환보직을 통해 그 간 비효율적 원인으로 지적돼 온 양 영역 간 칸막이(할거주의)를 해체하고, 상호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업무의 유연성과 효율화를 기하고자 하였다. 특히, 상임위원회인 도시계획공간위원회가 신설됨에 따라 원활한 의사지원을 위해 팀장급의 전격적인 전보인사가 추진됐다. 이번 5급 일반직 전보 대상자는 19명으로 사무처 일반 행정직 5급 전체 현원 27명의 70%에 해당하고, 12개 상임위원회 전문위원실의 경우 12명 전원 재배치가 이뤄졌으며, 이는 서울시의회 인사상 최대 규모이다. 김 의장은 “이번 인사는 11대 의회 출범 후 이뤄지는 첫 인사로, 의회 간부 공무원들의 쇄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시의회사무처는 시의회의 단순한 보좌기구가 아니라 시의회 운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본질적 조직으로, 사무처에서부터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만은 지금] 中 무력 위협에 ”대만, 국방예산 4%이상 증액“

    [대만은 지금] 中 무력 위협에 ”대만, 국방예산 4%이상 증액“

    중국의 군사적 위협 속에선 치러진 대만 최대 연례 군사 훈련인 한광훈련이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간 이어진 가운데, 대만의 내년도 국방예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대만 자유시보는 2023년도 국방비가 올해보다 약 4% 증액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행정원은 지난 26일 내년 예산안 심의회의에서 2023년 국방예산이 4.09% 증가한 3826억 대만달러로 잠정 합의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150억 대만달러가 증가한 것으로 차이잉원 정부의 대 중국 국방 강화 정책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8월 행정원이 제출한 올해 국방예산은 3%였다. 미국산 무기 구매 및 늘어난 중국 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침범 횟수 등이 국방비 증액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지난 2019년 미국으로부터 승인받은 F-16V 전투기 66대, 비대칭 전력 프로젝트인 미사일 증강 등에 관한 특별 예산까지 더하면 국방예산은 이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최근 대만을 방문한 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장관은 "대만이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3.2%로 늘려야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야 대만의 자위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신뢰를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비대칭 전력 강화와 의무병 기간을 1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만의 국방예산은 GDP의 약 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만 국방부는 비대칭 전투를 중심으로 전투력 향상에 더욱 힘 쓰고, 또한 자주국방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은 국방예산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잉원 정권 출범 후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국방예산은 각각 3192억, 3231억, 3404억, 3512억, 3617억, 3676억 대만달러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 19일 대만 민의기금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1.8%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군의 대만 위협이 증가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8.5%만이 중국의 위협이 줄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중국 군사적 위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것이라고 기금회는 풀이했다. 또한 중국이 대만해협을 두고 자신의 내해(內海)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81%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7.3%만 동의했다. 지난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 정책 100주년 기념 연설에서 대만, 홍콩, 마카오 등의 통일전선에 대해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9~30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공작회의가 열렸다. 그는 신시대 애국 통일전선의 기본 과제를 내세우며, 강한 애국심에 기반한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견지하여 사회주의 국가를 기반으로 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통일전선을 당이 적을 제압하고 조국을 쟁취하기 위한 중요한 마법의 무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일전선의 본질은 대단결"이며 "해법은 인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종로의 아침] 골프장에는 뱀이 산다/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골프장에는 뱀이 산다/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어림잡아 550개를 웃도는 국내 대부분 골프장에는 ‘뱀’이 산다, 뱀은 구약 창세기 아담과 하와를 유혹해 인간의 ‘원죄’를 잉태하게 한 교활한 짐승이다. 사는 곳도 가리지 않는다. 풀이 발목, 무릎까지 차오르는 러프는 물론이고 축축한 물웅덩이와 티잉 그라운드, 툭 트인 페어웨이와 매끈한 그린, 심지어 18홀을 전부 마치고 타수를 헤아려 적는 스코어카드 위에서도 뱀은 “어서 선악과를 따먹으렴”이라며 혀를 날름거린다. 유혹은 여러 가지다. 허락받지 않은 ‘멀리건’(재티샷)은 차라리 애교다. 타구를 숲이나 물로 날려 잃어버린 뒤 아닌 것처럼 바지 주머니 속 여분의 공을 슬그머니 흘려내리는 속칭 ‘알까기’, 그린에서 집어 든 공을 마크한 위치보다 홀에 더 가깝게 놓는 ‘동전치기’ 등은 범죄에 가깝다. 서로 웃어 넘기는 ‘명랑 골프’라고 해도 선을 넘는 악행인데, 타수 하나에 수백, 수천만원이 왔다 갔다 하는 프로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골프는 백 수십 년 동안 쌓인 룰과 골퍼의 양심에 따라 행하는 스포츠다. 하지만 룰과 양심을 가장 저버리기 쉬운 운동이기도 하다. 경기 진행을 독려하고 조언하는 경기위원은 있을지언정,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심판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 골퍼들에겐 몇 년마다 한 번씩 개정 보완해 발간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의 ‘골프규칙’이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성경과도 같은 존재다. 나머지는 골퍼들 자신의 양심 몫이다. ‘볼은 놓인 그대로 플레이해야 한다’는 골프의 대원칙을 제시한 마스터스 토너먼트 창설자 보비 존스(미국)의 일화는 골퍼의 양심과 미덕을 그대로 보여 준다. 1타 차 우승을 눈앞에 둔 1925년 US오픈 마지막 라운드 11번홀. 그는 러프에서 어드레스를 하다 그만 볼을 건드렸다. 주위에서 본 사람이 없었지만 존스는 이를 자진 신고해 1벌타를 받아들인 뒤 결국 연장전에서 패해 2위에 그쳤다. “우승보다 스스로 감내한 벌타가 더 빛났다”는 주위에 존스는 “내 고백은 당연한 일이다. 내가 은행강도짓을 하지 않았다고 그걸로 칭찬받을 수 있겠나”라며 일축했다. 반면 ‘골퍼 자신이 곧 심판’이라는 골프 경기의 본질을 역으로 증명한 이는 92년 뒤의 렉시 톰슨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타인 톰슨은 2017년 ANA 인스퍼레이션 4라운드 12번홀까지 선두를 달리다 청천벽력 같은 ‘4벌타 통보’를 받고 눈물을 뿌렸다. 전날 3라운드 그린에서 집어 들었던 볼을 홀에 더 가까이 놓은 게 TV 시청자의 제보로 발각됐기 때문이다. 톰슨은 볼 마크 과정에서 교묘하게 야금야금 홀에 가깝게 기어가는, ‘인치 웜’(1인치 벌레)으로 비유되기도 했다. 이후 ‘시청자 제보는 룰 위반 여부에 개입하지 못한다’는 ‘렉시법’의 단초가 됐지만 그때 붙은 ‘반칙왕’ 꼬리표는 지금까지 주홍글씨처럼 그를 따라다니고 있다. 최근 국내 골프계는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부정을 저지른 한 대형 신인 탓에 발칵 뒤집혔다. 3부 투어로 시작해 차곡차곡 계단을 밟았던 그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징계 수위를 놓고 태극마크를 달아 준 대한골프협회(KGA), 대형 신인의 등장에 반색한 KLPGA의 고민은 짐작할 만하다. 하지만 45년 투어의 부산물인 천박한 성적주의, 배금주의는 이참에 청산돼야 마땅하다. 그는 남의 볼을 치고도 아닌 척, 한 달 동안 잘못을 숨기다 캐디와의 불화 끝에 마지못해 털어놓으면서 고백의 진정성까지 의심받았다. 주위에서 혹시라도 ‘잠시 골프를 접었다가 비난이 잠잠해지면 코스에 복귀하면 된다’고 한 조언이 있었다면 이는 ‘뱀의 혓바닥’이 지어낸 말이다. 유혹은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 할 고통을 부메랑으로 돌려준다.
  • 끊임없는 딴짓, 끊김 없이 35년

    끊임없는 딴짓, 끊김 없이 35년

    “뭔가 딴짓, 새로운 짓을 하고 싶을 때 막 쓰고 싶어집니다. 이전처럼 쓰면 무난하겠지만 재미가 없어요. 비록 실패할 가능성은 크겠지만 딴짓이 짜릿해요.” 1987년 등단 이래 탄탄한 주제 의식과 전위적인 형식 실험을 선보이며 이효석 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한무숙 문학상, 동인문학상을 휩쓴 소설가 구효서(64)가 소설집 ‘웅어의 맛’을 들고 찾아왔다. 등단 이후 큰 공백 없이 글을 써 온 힘의 원천을 묻자 “딴짓이 생겨먹은 기질이자 변덕이 병이기에 가능했다”고 말하는 작가를 지난 27일 서울 노원구의 한 동네서점에서 만났다. ‘웅어의 맛’에는 반야심경의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 등 오감을 소재로 한 소설에 오감이 작동해 불러일으킬 의식, 법(法)을 추가한 6편의 중·단편 소설이 담겼다. 이 중 성에 해당하는 ‘풍경 소리’는 2017년 등단 30년을 맞은 작가에게 이상문학상을 안겨 준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오감에게 화자의 역할을 부여하는 실험을 감행했다. 이야기를 이끌던 화자 외에 또 다른 ‘나’라는 화자가 등장한 순간 독자는 당황하게 된다. 각 소설은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서술되다 감각인 ‘나’라는 존재가 툭 튀어나와 이야기를 이끌기 때문이다.그는 “우리가 학교 종이 ‘땡땡땡’이라고 하는 순간 종소리는 ‘땡땡땡’이 된다. 임의의 언어가 사물의 본질로 정착하고 만 것”이라며 “감각기관을 통해 느끼는 것은 제한된 감각일 뿐 그것을 마치 전부인 양 말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식이라는 것은 모두 언어로부터 나오고 언어화되지 않는 것을 우리는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언어로 표현될 수 있는 감각의 범위는 제한돼 있고 오감으로 감지할 수 없는 감각의 범위가 훨씬 넓다”고 덧붙였다. 소설에서 화자 역할을 담당하는 ‘나’는 언어로 규정되지 않은, 느낄 수 없는 감각이다. ‘육두구 향’에서는 ‘그런 냄새를 일컬어 누구는 기미라고 하고 누구는 후라고 하고 누구는 태초의 향취라고 했다. 그러나 일컫는 말은 일컫는 대상과도, 뜻과도 하나일 수 없으니 나를 무어라 일컫든 제대로 일컫는 게 아니고 마는 시절이 되어 버렸다’고 썼다. 작가는 “‘나’는 우리를 굽어보고 있는 제3의 시선, 인문학에서 이야기하는 대타자, 혹은 초월자일 수 있다”며 “왜 이런 소설을 썼냐고 묻는다면 현실 고통과 번민이 대타자의 층위에서 보면 사실 별것이 아니고 가소로울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효용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작가는 등단 이후 줄곧 언어가 가진 위력을 경계해 왔다. 실제로 1991년 첫 장편인 ‘늪을 건너는 법’ 출간 당시 작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굳게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회의를 가져 보자는 생각에서 이 작품을 쓰게 됐다”고 했으며 앞서 2017년 출간한 ‘아닌 계절’에서도 “현실의 반영과 모방을 버리고 현실 자체를 의심하고 불신하는 방식의 소설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작가의 딴짓은 또 시작됐다. “최근 묵직함에서 벗어나 친근하게 ‘요’로 끝나는 소설인 ‘요요소설 시리즈’를 쓰고 있어요. 또 어떤 사회에서 규약이나 관례로 받아들이는 ‘코드’를 의심하는 글도 쓰고 있죠. 제 글쓰기는 이문파문(以文破文)이에요. 글이 정체성을 가지면 위험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글을 쓰지만, 또 내가 그 글을 깨야만 하는 겁니다.”
  • 김종인, ‘내부총질’ 문자파동에 “무슨 집권당이 이러나…해법 찾아야”

    김종인, ‘내부총질’ 문자파동에 “무슨 집권당이 이러나…해법 찾아야”

    “비대위 만들어 뭐하겠나”“정상적인 대표 체제 만들어야”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른바 ‘내부 총질 당대표’ 문자 파문을 두고 “무슨 놈의 집권당이 이러냐”며 당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해법으로 ‘정상적인 대표체제’를 제안했다. 김 전 위원장은 27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다”고 보낸 문자 관련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의 생각이 그러면 그런가 보다 해야 한다”며 “대선 전부터 잠재적으로 내재돼 있던 게 집합해서 나온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쏟아진 물인데 다시 쓸어담을 수는 없다”며 대통령의 문자를 갖고 뒷말하는 건 백해무익하다. 정권 초반부터 자꾸 이상한 일이 벌어지면 국정운영의 동력을 찾기가 힘드니 빨리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분간 국민의힘이 조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권성동 대행 체제를 정상적인 체제로 바꾸자고 하는 요구사항이 점점 강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또한 ”비대위를 만들어서 뭘 하겠느냐“며 ”차라리 정상적인 대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이 도움을 원한다면 역할을 맡을 것인지에 대해선 ”나는 그 당 본질을 잘 안다. 내가 더 있기 싫은 정당이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이후 당을 나온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라고 일축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다만 이준석 대표가 선거 승리를 이끈 공은 분명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자꾸 자신 덕분에 지방선거와 대선을 이겼다는 걸 강조할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를 둘러싼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에 윤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그럴) 사람은 아니다. 다만 다소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며 ”권력이라는 게 항상 그렇다“고 말했다.
  • [김보라미의 인권에 동그라미] 메타의 개인정보 정책 변경 논란/디케 변호사

    [김보라미의 인권에 동그라미] 메타의 개인정보 정책 변경 논란/디케 변호사

    처음에는 누가 저런 멍청한 일을 계획한 걸까 싶었다. 메타 말이다. 몇 주 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변경된 개인정보 처리 지침에 동의하지 않으면 계정을 사용할 수 없다며 이용자들에게 팝업창으로 동의를 강요했다. 팝업창을 마주했을 때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지금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다만 메타가 동의를 강요한 덕분에 그동안 페이스북에 귀찮은 광고들이 뜰 때마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던 이용자들이 왜 이런 일들이 발생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것이 이번 정책 변경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며칠 전 기자들로부터 메타의 변경된 정책 취지를 해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변호사인 나조차도 해당 정책을 한눈에 보고 바로 파악하지 못하는 데 자괴감을 느꼈다. 요약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수없이 분절화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운 것 이외에도 수많은 링크를 타고 읽어야만 해 상당히 고통스러웠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어가 남발돼 있는 데다 ‘파트너’나 ‘벤더’ 등은 왜 분리해 놓았는지조차 알쏭달쏭했다. 다 읽고 나도 “그래서 어떻게 사용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여전히 뿌연 구름 속을 걷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사우론 탑의 불타는 붉은 눈빛처럼 ‘맞춤형 광고’를 위해 나를 추적하겠다는 의지만은 강력하게 읽혔다. 물론 과거 페이스북 정책 역시 그랬다. 아마도 대부분의 시민에게 이 변경된 정책을 읽는 것은 시간 낭비 같은 도전일 것이다. 그 문제를 알아냈다고 한들 거대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문제 제기까지 해야 한다는 것도 그렇다. 그런데 이 모든 뿌연 맞춤형 광고를 위한 정책 변화가 페이스북 서비스의 본질적인 기능과 관련이 있다고까지 한다. 남용적이고 과한 일이다. 독일 연방카르텔청은 2019년 2월 6일 페이스북이 제3자로부터 수집된 개인정보를 이용자 동의 없이 수집하고 이를 처리하는 행위에 대해 시장지배적 사업자 남용 행위로 경쟁법 위반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이에 불복했다. 그러나 독일 연방대법원은 2020년 6월 23일 연방카르텔청의 판단이 옳다고 판시했다. 그 근거로 이용자에게 필요하지 않은 “집중화된 개인화 서비스”를 강요하고 있고, 이용자 선택의 부재는 “이용자가 원치 않을 수 있는 급부의 제공이 강요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필요한 한도를 넘어 개인정보를 무제한으로 이용하게 하는 계약 조항은 이용자의 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본 것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0년 11월 26일 페이스북에 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위원회가 매긴 과징금 중 최고 수준이었지만 개인정보 정책 자체를 문제 삼지는 못했다. 이번에 불거진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메타와 같은 형태로 최소 수집 원칙을 위반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한눈에 이해하기 어려운 개인정보 처리 방침이 선례가 돼서도 안 된다. 그러자면 명확한 기준이 신속히 제시돼야 한다.
  • 바이든, 격리 해제된다…“코로나19 음성 판정”

    바이든, 격리 해제된다…“코로나19 음성 판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 주치의인 케빈 오코너 박사는 2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어제 저녁과 오늘 두 차례에 걸쳐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열도 없고 약 복용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의 자가 격리도 해제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원격으로 국정을 이어왔다.바이든, 최태원과 화상 면담…“SK 29조 투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화상으로 진행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에 220억달러(약 29조원)를 신규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SK측 설명에 따르면 신규 투자액 220억달러 가운데 150억달러는 반도체 분야에 쓰인다. 구체적으로 이 투자금을 활용해 미국의 대학교를 선정하고 반도체 연구·개발(R&D) 협력을 할 계획이다. 또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을 새로 설립하기로 했다.앞서 SK하이닉스는 미국 서부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개방형 혁신을 지향하는 R&D 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반도체 R&D 투자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만 그치지 않고 SK하이닉스의 기술력 강화로 이어져 메모리 등 한국 반도체 산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SK그룹은 설명했다.
  • [나우뉴스] “내 남편이 쓴 돈 다 내놔”..불륜녀에게 데이트 비용 회수한 조강지처

    [나우뉴스] “내 남편이 쓴 돈 다 내놔”..불륜녀에게 데이트 비용 회수한 조강지처

    결혼생활 30년만에 남편의 불륜 사실을 목격한 아내가 불륜 상대 여성에게 제기한 재산 환수 소송에서 승소했다. 아내는 남편이 불륜녀 A씨와 14년 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가는 동안 사용한 재산 379만 위안(약 7억 3500만 원)을 전액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중국 다롄시 좡허(庄河)인민법원은 지난 1991년 결혼 후 남편과의 사이에서 딸 한 명을 낳아 키웠던 여성 리 모 씨가 남편이 아내 몰래 불륜녀에게 증여한 막대한 재산이 무효라며 아내에게 전액 돌려줘야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아내 리 씨의 남편 왕 씨는 지난 2008년부터 불륜녀 A씨와 만나 무려 14년 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왕 씨는 A씨에게 총 375만 위안의 재산을 증여한 사실이 발각됐는데, 아내 리 씨가 남편의 증여 행위를 무효화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 법원이 아내의 손을 들어주면서 막대한 재산을 회수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왕 씨와 불륜녀 A씨와의 사이에는 혼외 아들 한 명이 있었는데, 왕 씨는 불륜녀가 아들을 출산하자 이를 대가로 거액의 재산을 증여하기 시작했다. 왕 씨는 지난 2012년 현금으로 80만 위안(약 1억 5500만 원)을 인출해 A씨에게 송금했고, 이듬해였던 2013년에는 A씨에게 고급 외제 차량을 구매해 선물했다. 또, 2014년에는 현금 65만 위안(약 1억 2600만 원)을 아내와의 공동 통장에서 몰래 인출, 불륜녀와 혼외 자식이 함께 살 수 있는 아파트 2채를 구매해 선물했다. 또, 불륜 행각을 이어가는 동안 87만 위안(약 1억 6800만 원) 가량의 데이트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법원은 심리를 거쳐, 왕 씨가 아내 리 씨와의 혼인을 존속하는 동안 불륜녀 A씨와 부적절한 연인 관계를 유지한 것은 공서양속에 어긋나는 행위라면서 혼인 관계가 계속되는 기간 중 부부 쌍방은 공동 재산에 대해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점을 들어 A씨에게 증여한 재산 전액을 아내 리 씨에게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이 같은 판결에 대해 불륜녀 A씨는 항소할 뜻을 밝힌 상태다. A씨는 “유부남인 왕 씨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혼외 자식을 낳은 것은 사실이지만 나 역시 피해자”라면서 “왕 씨가 줄곧 하루 빨리 이혼할 예정이라고 회유했고, 이혼 후 정식으로 혼인 신고를 할 것이라고 속여왔다. 그와의 사이에 10세 아들도 있는데 그가 준 돈은 모두 양육비로 사용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A씨가 자녀 양육비 명목으로 사용됐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이 소송의 본질은 자녀 양육비가 아닌 증여 행위의 무효 여부’라면서 ‘A씨가 억울함을 호소할 대상은 법원이 아니라 상대 남성인 왕 씨가 되어야 한다’며 조강지처인 리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재산 증여 무효 확인소송의 판결 효력은 공식 판결문이 공개된 26일 오전을 기점으로 즉시 발효됐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대만은 지금] 중국, 통일 위한 ‘하나의 중국’ 포럼 열어…대만은 무슨 소리?

    [대만은 지금] 중국, 통일 위한 ‘하나의 중국’ 포럼 열어…대만은 무슨 소리?

    지난 26일 중국 공산당에서 대(對) 대만 관련 서열 2위의 인물로 꼽히는 왕양(汪洋) 정협 주석이 92공식(합의) 30주년 포럼에 참석해 ‘하나의 중국 원칙’ 하의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본질에 대해 역설하자 대만이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력히 밝혔다. 대만 자유시보,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왕양 정협 주석은 약 18분 간의 연설에서 92공식에 대한 일관적인 기존 입장을 견지하면서 중국 대륙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고 거듭 천명했다. 왕 주석은 양안의 중국인이 30년전 대화로 대항을 대체하고, 소통으로 이견을 해결, 협상으로 협력을 추진해 92공식(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92공식의 역사적 위상과 중대한 의의를 되돌아보고 새 시대의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총체적 전략 하에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 양안의 동포들을 단결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92공식에 대해 하나의 중국이라는 큰 공통점을 추구하고 양안의 작은 차이가 존재한다는 합의라며 이를 견지해야 양안 관계가 개선되고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만에 “통일은 좋은 것이며 대만 독립은 막다른 골목으로 외부인에 의지할 수 없다”며 “정정당당한 중국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같은 날 오후 이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력히 피력했다. 대만의 중국 담당부처 대륙위원회는 “양안은 정치적 주장에 있어 그 어떤 합의에도 도달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륙위원회는 “중국 공산당이 ‘하나의 중국 원칙’으로 일방적으로 규정한 1992년의 합의가 중화민국(대만)의 주권을 부정하려는 시도”라며 92공식은 양안관계의 본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륙위는 이어 “중국이 중화민국을 주권 국가라고 믿는 대만 인민을 무시하고 존중하지 않았다”며 “이는 중국이 당면한 핵심 문제”라고 했다. 대륙위는 그러면서 “대만 정부는 일관된 정책으로 주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상대방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포기하고 평화롭게 합리적으로 이견을 처리해야 한다”며 “양안의 평화 유지가 우선”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92공식 30주년 포럼이 열린 26일 차이잉원 총통은 연례 최대 규모의 군사 훈련인 한광훈련을 시찰했다. 이날 오전 차이 총통은 미사일 구축함에 탑승해 해군과 공군의 연합 작전 훈련의 모든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차이 총통은 “오늘 훈련은 실제 전투 시뮬레이션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가족과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능력과 결단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지난 25일에 시작한 한광훈련은 29일까지 계속된다. 현 민진당 정부 이전인 국민당 정부 시절에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긴 했다. 하지만 국민당이 말하는 하나의 중국은 중국이 주장하는 통일이 아닌 일중각표(一中各表)다.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되 각자의 표기에 따른다는 의미다. 즉, 중국은 중국을 사용하고, 대만은 중화민국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1992년 서면이 아닌 구두 합의된 내용이다. 현 정부는 ‘하나의 중국’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 2021년 양안 정책으로 (1) 자유민주주의 헌법 체계 수호, (2)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비종속 관계, (2) 침해 또는 합병 불가능한 자주권 소유, (4) 대만의 미래는 모든 대만 인민의 뜻에 의함 등 4가지 견지 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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