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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액정, 깨지면 알아서 복원”...자가치유 투명 전자 소재 개발

    “스마트폰 액정, 깨지면 알아서 복원”...자가치유 투명 전자 소재 개발

    최근 출시되고 있는 스마트폰 액정 화면은 이전보다 강도가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낙하 충격에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액정화면 수리비용은 적지 않기 때문에 자칫 금이 가거나 손상되면 한숨부터 나오는 경우가 많다. 국내 연구진이 깨지거나 금이 간 화면을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소재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와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공동연구팀은 디스플레이 표면에 발생한 균열이나 손상을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자가치유 투명 전자소재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합성물 B : 공학’에 실렸다. 투명 폴리이미드(CPI)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가 세서 수십만 번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아 폴더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항공우주, 태양전지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충격으로 인한 손상이나 균열은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첨가제를 넣거나 표면에 단단한 보호층을 코팅하는 방법이 연구돼 왔지만 손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었다. 연구팀은 아마씨에서 추출한 아마인유를 담은 마이크로캡슐을 만든 뒤 실리콘과 섞어 투명 폴리이미드 위에 코팅하는 방식으로 자가치유 투명 폴리이미드를 만들었다. 아마인유는 상온(25도)에서 쉽게 경화되는 특성이 있어 그림을 보존하기 위한 코팅 물질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투명 CPI는 손상이 생기면 마이크로캡슐이 터지면서 아마인유가 흘러나와 손상된 부분으로 이동한 다음 경화되면서 스스로 복원되는 것이다. 기존에 개발된 자가복원 소재들은 부드러운 유연 소재에서만 구현할 수 있었으며 또 뜨거운 열을 가해야 복원이 된다. 그렇지만 이번 개발된 소재는 단단한 곳에도 자가 치유가 가능하고 고온의 열 없이도 스스로 복원되고 습도나 자외선에도 반응하기 때문에 햇빛에 노출시키면 자가 치유속도가 더 빨라진다. 실제로 이번 소재로 디스플레이를 만든 뒤 손상을 유발시킨 뒤 복원 과정을 관찰한 결과 20분 이내에 손상의 95%가 복원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정용채 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손상된 고분자 소재의 물성과 수명을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물질을 만들고 유연디스플레이나 전자재료 디바이스 등에 응용범위를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라며 “좀 더 향상된 성능을 위해 추가적인 구조 개선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장일 경기도의원, 미래지향적 일자리 정책 방향성 및 공공기관 정원 충족 강조

    김장일 경기도의원, 미래지향적 일자리 정책 방향성 및 공공기관 정원 충족 강조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김장일(더불어민주당·비례) 부위원장은 18일 2020년 행정사무감사 종합감사에서 미래지향적인 일자리 정책 계획 마련과 공공기관 충원 촉구를 주문했다. 김장일 부위원장은 “1370만 경기도민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경제실의 중대 과제인데 대부분 단기성 기간제 및 비정규직 일자리에 국한돼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부위원장은 “엄청난 예산을 운용하는 경제실에서는 앞으로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획기적인 정책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부위원장은 “경제실 산하 집행부 및 공공기관 전체 현원을 합산하면 약 100여 명이 정원에 비해 미충족한 상황이다”며 “정원은 조직 운영과 토대를 마련하는 기준으로서, 미충족할 시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한다. 업무 능률을 저하시키고, 직원 불만이 고조될 수 있으므로 정원을 충족해서 업무에 임하라”고 당부했다. 도 집행부는 “김 의원님 말씀이 지당하다. 근본적으로 투자 확대나 동력을 개선해나가겠다”며, “사업성과 제고 및 근무강도 조절을 위해 인사개편 때 추가 인력을 확보하겠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 불발…민주당, 법 개정 나서나(종합)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 불발…민주당, 법 개정 나서나(종합)

    추천위, 사실상 활동 종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18일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종 2인 추천’ 마감 시한을 이날까지로 정해놓았던 더불어민주당이 향후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도록 공수처법 개정에 나설 전망이다. 추천위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3차 회의를 열고 10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약 4시간 30분 동안 검증 작업을 이어갔지만, 결국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한 채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지 못했다. ‘7명 중 6표’ 아무도 얻지 못해 ‘최종 2인’ 선정 불발 앞서 2차 회의 이후 추가로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한 추천위원 7명은 세 차례에 걸쳐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기 위해 투표를 시도했지만 모두 정족수인 6명을 넘기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 득표자 4명으로 범위를 좁혀 표결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역시 정족수에 못 미쳐 최종 2인 후보를 선정하지 못했다. 대한변협이 추천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추천한 전현정 변호사가 가장 많은 5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야당 측 추천위원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관측된다. 추천위는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회의를 계속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위원회 결의로 부결됐고, 이로써 추천위 활동은 사실상 종료됐다”고 밝혔다. 변협회장 “추가 회의? 의미 없어”…야당 측 “재추천해야”당연직 추천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은 “다시 회의를 한다고 해서 후보를 결정할 수 있을지 근본적 의문이 들었다”며 “다음 회의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희 변협 회장은 “결론 내지 못한 상태에서 추천위 자체가 정치적 대리 싸움이 되면 안 된다”며 “정치에서 시작했으니 정치로 돌아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추천위원장을 맡은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야당 측 추천위원이) 앞서 요청한 것을 또 확인하자고 하고, 직접 추천한 후보에 대해서도 자료를 요청해 회의를 지연하려는 의도 아닌가 위원들이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야당 추천위원들은 재추천을 해서 새로운 후보 심의 절차를 가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회의를 속개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며 “추천위가 일종의 행정기구인데 자진해 활동을 종료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야권 ‘2표’ 사실상 거부권 기능…민주당, 법 개정 수순민주당은 당초 이날까지 최종 후보 2인이 선정되지 않으면 여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공언해왔다.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는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찬희 변협 회장 등 당연직 3명에 국회 교섭단체가 4명을 추천해 총 7명으로 구성된다.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2명씩 추천위원을 선정했다. 각 위원당 5명씩 최대 35명을 공수처장 예비후보로 추천할 수 있는데,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총 10명의 예비후보가 추천됐다. 이들 중 추천위원 6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2명이 최종 2인의 후보가 되고, 대통령은 2명 중 1명을 지명하게 된다. 그러나 7명의 추천위원 중 국민의힘이 선정한 2명의 추천위원이 반대하면 누구도 6표 이상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국민의힘이 거부권을 가진 셈이다.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졸속 출범해서는 안 된다며 처장 후보를 신중히 검증해야 한다고 맞서 왔다. 민주당은 야당이 의도적인 ‘지연 작전’으로 공수처 출범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할 태세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당 측이 멋대로 테이블을 박차고 나갔다고 주장하면서 현 상태에서 추천위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고 맞섰다. 현재 법안소위에 계류된 민주당 김용민 의원의 개정안은 추천위원을 여야 교섭단체 2명씩이 아니라 국회에서 4명 추천하도록 하고, 추천위 의결 정족수를 6명에서 재적 위원 3분의2로 바꾸도록 했다. 이 밖에도 백혜련 의원과 박범계 의원 등이 각자 추천위원 추천 기한과 후보자 추천 기한을 정한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민주당 “국민의힘, 지연전술로 공수처 무산 전략”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가 소수 비토(거부)권의 악용으로 아무런 진전 없이 사실상 종료됐다”며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국민의힘의 반대로 합의에 의한 추천이 좌절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넉 달이 넘는 동안 국민의힘은 일관된 지연전술로 공수처 무산 전략에만 매달렸다”면서 “권력기관 개혁을 바라는 국민 염원을 저버린 대가로 국민의힘은 ‘구시대 정당’으로 각인되고, 응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민 앞에 천명했듯 대안의 길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면서 “법사위 중심으로 법을 개정해 올해 안에 공수처를 반드시 출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추천위가 자진 해체한 꼴…논의 계속해야” 반면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회의를 계속하자고 제안했는데도, 법상 행정기구인 추천위가 자진 해체해버린 꼴”이라며 “민주당이 처장 추천을 마음대로 하도록 상납하는 법치 파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원내대변인은 “삼권 분립에 따라 엄중히 중립을 지켜야 할 법원행정처장조차 자발적으로 정부 여당의 수족이 됐다는 사실에 경악한다”라고도 했다. 그는 “추천위원들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후안무치한 법치 파괴에 동조하는 것을 중단하고, 추천위 회의에 복귀해 논의를 속개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준엄한 국민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 불발…민주당, 법 개정 나서나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 불발…민주당, 법 개정 나서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18일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종 2인 추천’ 마감 시한을 이날까지로 정해놓았던 더불어민주당이 향후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도록 공수처법 개정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추천위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3차 회의를 열고 10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약 4시간 30분 동안 검증 작업을 이어갔지만, 결국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한 채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지 못했다. 앞서 2차 회의 이후 추가로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한 추천위원 7명은 세 차례에 걸쳐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기 위해 투표를 시도했지만 모두 정족수인 6명을 넘기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 득표자 4명으로 범위를 좁혀 표결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역시 정족수에 못 미쳐 최종 2인 후보를 선정하지 못했다. 대한변협이 추천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추천한 전현정 변호사가 가장 많은 5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야당 측 추천위원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관측된다. 추천위는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회의를 계속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위원회 결의로 부결됐고, 이로써 추천위 활동은 사실상 종료됐다”고 밝혔다. 당연직 추천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은 “다시 회의를 한다고 해서 후보를 결정할 수 있을지 근본적 의문이 들었다”며 “다음 회의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희 변협 회장은 “결론 내지 못한 상태에서 추천위 자체가 정치적 대리 싸움이 되면 안 된다”며 “정치에서 시작했으니 정치로 돌아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야당 추천위원들은 재추천을 해서 새로운 후보 심의 절차를 가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회의를 속개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며 “추천위가 일종의 행정기구인데 자진해 활동을 종료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민주당은 당초 이날까지 최종 후보 2인이 선정되지 않으면 여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공언해왔다.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는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찬희 변협 회장 등 당연직 3명에 국회 교섭단체가 4명을 추천해 총 7명으로 구성된다.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2명씩 추천위원을 선정했다. 각 위원당 5명씩 최대 35명을 공수처장 예비후보로 추천할 수 있는데,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총 10명의 예비후보가 추천됐다. 이들 중 추천위원 6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2명이 최종 2인의 후보가 되고, 대통령은 2명 중 1명을 지명하게 된다. 그러나 7명의 추천위원 중 국민의힘이 선정한 2명의 추천위원이 반대하면 누구도 6표 이상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국민의힘이 거부권을 가진 셈이다.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졸속 출범해서는 안 된다며 처장 후보를 신중히 검증해야 한다고 맞서 왔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거부권을 이용해 사실상 공수처 출범을 지연 내지 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내 아이는 안 그래?…소년범은 어른과 사회가 만든 작품”

    “내 아이는 안 그래?…소년범은 어른과 사회가 만든 작품”

    여러 소년범들은 자신이 처음 재판정에 섰던 날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누군가는 “판사님 눈을 보니까 ‘내가 잘못했구나’ 싶었다”고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높은 곳에서 나를 내려다 보는 판사님이 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났는데, ‘앞으로 보호처분 기간 동안 잘 할 수 있느냐’고 따뜻하게 물어와 놀랐다”고도 했다. 소년 재판은 인력 등의 문제로 짧게 진행되지만 아이들에게 그 순간은 어쩌면 평생을 좌우할지도 모르는 계기가 된다. 그렇다면 판사들은 소년범과 소년사법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신문은 지난 7월 박종택(55·사법연수원 22기) 수원가정법원장을 만나 소년재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수원가정법원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가정법원으로, 박 법원장은 지난해 초대 수원가정법원장이 됐다. 그는 “소년범은 포기할 수 없고 어른과 사회가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대책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소년법 개정에 대해 촉법소년 등의 나이를 낮추는 등에만 관심을 갖지만, 근본적으로는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전체적인 인식의 변화 및 어른의 모범과 소년법 개정을 통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도 했다. 박 법원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소년재판은 ‘컵라면 재판’이라는 말도 듣습니다. 판사님 한 분이 하루에 몇 십건씩 재판을 하신다면서요. (*법원행정처의 ‘2020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소년보호사건은 3만 6576건이며, 이중 수원가정법원에 접수된 사건은 6309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하루에 70~80건씩 재판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전에는 심할 때 300건까지도 했었어요. 우선, 소년법상 재판관할 지역이 너무 넓어요. 우리 수원가정법원을 예로 들면 여주와 평택, 성남, 안산, 안양 지원의 관할 지역에 있는 사건들을 우리가 다 해요. 그래서 판사가 소년범 한 명 한 명의 상황을 다 들여다볼 여력이 안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학교 선생님, 경찰관, 청소년 단체 등 유관기관을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유효 적절한 재판이나 집행감독을 할 수 없게 되는 거에요. 가끔은 국가적으로 아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떤 가정환경에 놓여 있는지, 학교에서는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등 면면을 잘 살펴야죠. 그렇게 하려면 인적 및 물적 자원이 필요한데, 소년범들에게 투표권이 없어서 그런지 다른 세대에 비해 투자를 하지 않아요.” - 소년범 아이들 중에서는 자신의 보호처분 결과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보호처분이 단순히 죄목으로만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안타까운 부분이에요. 아이들을 이해시킬 시간이 재판에서 더 주어졌으면 좋겠는데, 판사 인력이 지금은 너무 부족하죠. ‘너희 부모님의 훈육은 이런 게 잘못됐고, 그래서 부모교육도 필요해. 그렇지만 그런 환경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죄를 짓지는 않으니 너도 책임이 있어’ 라는 식으로 타이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인력도 인력이지만, 사실 판사님들도 소년재판을 맡으면 심정적으로도 힘들어해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의 속사정을 알게 되고 내 재판이 아이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크니까요. 또한 소년범들을 둘러싼 가정, 학교, 사회 등 여러가지 환경이 함께 변하지 않는 한 소년보호처분의 성과가 한계가 있는 것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죠.”- 엄벌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생각하는 여론이 많은데요. “엄벌보다 효과가 있는 건, 교정시설에 다녀온 이후의 삶에서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거에요.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죠. 그런데 현재 소년범들의 삶을 보면 당장 대학은 갈 수 있을까, 취직은 될까 싶은 상황인 거에요. 젊었을 때부터 ‘아웃’되는 거에요. 그렇게 되면 흉악범으로 발전하여 더 큰 피해를 발생하게 하죠.” - 소년범 문제에 있어서는 여론 설득조차 쉽지 않습니다. “옛날보다 청소년 흉악범이 늘고 있지는 않은데 언론에서 과도하게 다루는 측면이 있죠. 하지만, 결국 아이들은 어른에게서 배워요. 어른들 사이 유행하는 범죄 수법을 아이들이 언론을 통해 배워 따라가죠. 결국 다 우리의 작품이에요.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대책은 간단하잖아요. 어른을 바꿔야지요.” -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연령을 낮출 거면 그만큼 투자를 늘려야 해요. 연령을 낮추는 것만으로 아이들이 재사회화가 된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아이들을 시설에 보내더라도, 엄벌을 하더라도, 의식주와 교육에 대한 투자는 늘려야 해요. 그래야 근본적으로 달라질 거에요. 또 연령을 낮추려면 보다 과학적이고 분명한 근거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국제적으로도 범죄소년을 13세로 낮추는 정책안은 우려의 목소리가 크기도 하니까요.” - 그럼 어떤 방식이 더 효과적일까요? “지역사회에서 사회복지사나 공무원들, 정신과 의사들 등이 원팀(one-team)을 구성해서 한 아이를 케어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애들 환경을 바꾸면 되는 거에요. 아이들은 환경의 지배를 받거든요. 그리고 그 환경은 어른들이 지배하니까, 초기에 빠르게 지역사회에서 개입해서 의사소통이 잘못된 것인지, 아이가 올바른 애정을 못 받고 있던 것은 아닌지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거에요.” - 현재 소년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소년범들에게는 법의 처벌이나 보호망에서 쉽게 빠져 나갈 수 없는 촘촘한 그물망이 필요한데, 현재의 제도는 그물망이 너무 헐거워요. 이제는 법원선의주의를 채택해 촉법소년과 함께 일원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범죄소년도 경찰에서 가정법원으로 바로 송치하고, 이후 형사처벌이 필요하다면 검찰로 송치할지를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소년사건 중 촉법소년(10~14세 미만)은 가정법원으로 바로 송치를 하지만, 범죄소년(14세 ~19세 미만)은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한 다음 검사가 기소유예처분을 하거나 가정법원으로 송치하거나 형사재판으로 송치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검사선의주의로 운영하는 등 이원화돼 진행됩니다. 이 때 범죄소년의 경우 검찰단계에서 약 40~50% 정도가 별다른 교육이나 수사도 없이 수회 기소유예처분을 받기도 하고 구속수사를 받는 기간 동안 성인범으로부터 범죄를 학습하기도 할 뿐만 아니라 학교결석처리로 학년을 올라가지 못하거나 자퇴를 하게 되는 등 많은 폐혜가 있어요. 조기개입에 실패할 수 있다는 허점도 있거든요. 검찰에 갔다가 가정법원으로 송치되는 범죄소년들은 그 사이에 또 다른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흔해요. 가정법원이 바로 개입했다면 추가 범죄를 예방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또 검찰로 가더라도 소년보호재판의 경험이 없는 형사부판사가 초기 비행 단계에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하기도 하는데, 이건 아이들에게는 사실 무의미할 만큼 영향이 없는 처벌이거든요. 삶이 바뀌지 않으니까요.” - 일각에서는 ‘소년범 문제에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소년부 판사가 하면 좋겠어요. 이런 지역사회 속 조직을 판사가 구성해서 체크를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조치를 취하고요. 아이가 바뀌지 않으면 더 강력한 방법을 같이 찾아보고요. 제도적 보완도 필요해요. 최소한 지시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때 가정보호사건이나 아동보호사건과 같이 지시불이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거나 다시 원래의 사건으로 보호처분을 취소하고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경각심 정도는 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지금은 제도적으로 검찰에서 소년 재판부로 넘어온 뒤에는 다시 검찰로 되돌려지는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 ‘무조건 봐주자’는 입장은 아니신 거네요 “그럼요. 다만 소년보호사건은 범죄만 보는 게 아니라 아이의 전 인생을 돌보는 거라는 점을 기억하자는 거에요. 어른과 달리 소년의 재판은 인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또 단순히 가둬두기만 한다고 사람이 달라지지 않아요. 아이를 둘러싼 모든 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해요.” - 소년범들의 재범을 낮추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이를 교도소나 소년원에 보내면 문제가 끝난다고 어른들은 착각하지만 아이 한 명만 사라진다고 문제가 없어지지는 않아요. 아이는 사회 구조의 산물이니까요. 그래서 어른들의 인식 변화도 중요합니다. 가정이 망가져 돌아갈 수 없는 아이들이 있을 곳이 지역사회에 있어야 하는데, 지역사회에서는 소년원이나 소년보호시설 등이 우리 지역에 있는 것을 반기지 않죠. ‘내 아이는 소년범이 될 리 없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내 아이도 소년범이 될 수 있는 거에요. 이 문제는 시스템 전체를 바꾼다는 생각으로 사법부 뿐 아니라 국회·검찰·경찰 등 모든 조직이 함께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KS에 맞추겠습니다” 실전공백 지운 NC표 ‘믿음의 야구’

    “KS에 맞추겠습니다” 실전공백 지운 NC표 ‘믿음의 야구’

    “선수들이 한국시리즈에 맞춰놓겠다고 믿어달라고 하더라.” NC 다이노스표 믿음의 야구가 화제다. NC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나성범의 결승타와 애런 알테어의 3점 홈런 등에 힘입어 5-3으로 승리했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올라와 기세가 만만치 않았지만 NC는 1위 팀다운 경기력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실전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경기였다. NC는 지난달 31일 KIA 타이거즈와의 최종전을 끝으로 2주 넘게 연습경기로만 준비해왔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이라는 열매는 얻었지만 실전 공백은 한편으로 부담이기도 했다. 특히 NC는 자체 청백전에서 영봉패 경기도 나오는 등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와 가을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을 보유한 두산을 상대로 불안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이동욱 감독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이 감독은 “솔직히 청백전 때 타격이 별로 좋지 않았다. 2군 게임을 하면서도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선수들은 불안해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믿어달라고 했다”며 “올해 코로나로 시즌 개막이 미뤄지면서 언제 시작할지 모르는데 개막전에 맞추겠다고 얘기했었다.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각자의 루틴대로 준비하고 있던 부분들이 오늘의 승리를 이끌어주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과거 야구는 작전야구와 믿음의 야구로 양분되는 경향이 있었다. 감독이 경기에 깊게 관여해 여러 작전을 내는 야구와 선수들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하는 야구. SK 와이번스 시절의 김성근 감독과 한화 이글스 시절의 김인식 감독은 서로 다른 두 야구 스타일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작전야구는 데이터 야구로 진화했다. 지금은 데이터에 기반해 다양한 작전을 내는 것이 대세가 됐다. 특히 NC는 데이터 야구를 잘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KS 1차전에서도 8회 초 오재일의 타석 때 내야 수비진 3명이 2루 베이스 근처에 몰려 있던 모습은 NC의 데이터 야구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벤치의 작전이 세밀해졌다고 해서 선수들이 알아서 해결할 여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신뢰의 가치는 야구에서 여전히 중요하다. 그리고 데이터 야구를 잘하는 NC는 믿음의 야구까지 구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감독의 발언에는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곳곳에 묻어났다. ‘오재일 타석 때도 임정호가 아닌 임창민을 썼다’고 묻자 이 감독은 “임창민의 볼이 괜찮았고 그 부분이 임창민을 믿고 갈 수 있게 했다”고 답했다. 선발 드류 루친스키에 이어 등판한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막은 것에 대해서도 “김진성, 임창민, 원종현은 다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던 친구들”이라며 선수들의 경험을 믿었음을 보여줬다.이번 KS의 핵심 선수로 꼽히는 양의지에 대한 신뢰도 여전했다. 양의지는 6회 초 양의지답지 않은 ‘타격방해’를 했고 위기를 자초하는 원인이 됐다. 그러나 이 감독은 “시합 중에 일어날 수 있는 플레이”라며 넘겼다. 앞서 사전 인터뷰 때도 이 감독은 ‘NC에 고정타순에 들어가는 타자들이 많은데 경기에 따라 타순을 바꿀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컨디션 보고 조금조금 이동할 수는 있지만 양의지 4번은 그대로 갈 것”이라고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믿음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굳건했다. 나성범은 ‘중간에 추격당할 때 선수들끼리 무슨 얘기를 했느냐’고 묻자 “별다른 얘기는 안했다. 투수들이 잘 막아줬고 수비도 잘 해줘서 위기를 잘 넘겼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신뢰를 드러냈다. 서로가 잘해줄 것을 믿는 NC표 믿음의 야구가 NC의 가을야구를 더 뜨겁게 만들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반쪽짜리’ 물관리 일원화… 가장 빠른 길은 주민 주도 거버넌스

    ‘반쪽짜리’ 물관리 일원화… 가장 빠른 길은 주민 주도 거버넌스

    섬진강 등 일부 지역에 500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리고, 제한 급수가 실시되는 등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가뭄이 이어지는 ‘메가가뭄’과 ‘데이제로’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이 현실화됐다. 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물관리 일원화가 2018년 실현됐지만 여전히 하천은 국토교통부, 소하천(풍수해)은 행정안전부, 농업용수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관리하면서 반쪽짜리 일원화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댐 수량 조절과 하천 수질은 환경부가 담당하고 물이 흐르는 통로인 하천 공간과 시설물은 국토부가 관리하는 기형적 형태다. 기후변화로 반복·심화되는 홍수와 가뭄 피해 예방을 위해 체계적인 물관리가 필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논의는 부족했다. 올해 호우에 따른 막대한 홍수 피해는 하천 관리와 댐 관리 분절에 따른 ‘구조적 한계’에 의한 필연적 결과다. 국민들이 물관리 일원화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피해는 정부 정책 불신으로 이어진다. 환경부와 서울신문은 17일 공동으로 기후위기 시대 대응을 위한 통합 물관리 정책을 모색하기 위해 물 분야 원로들의 고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회에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곽결호(전 환경부 장관) 한국물포럼 총재, 이상은 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원장이 참석했다. -기후위기 시대 물관리에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곽결호 총재(이하 곽 총재)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속도가 너무 가파르고 크기가 심대하다. 연장선상으로 물 분야에서 야기되는 문제도 아주 심각하다. 현상으로 보인 것이 올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발생이다. 기후위기라는 표현은 결코 과장된 게 아니다. 물 분야에서 과거에 보지 못한 피해와 잦은 빈도, 극한 가뭄의 지속 시간과 발생 빈도 또한 잦아질 것이다. 이것이 기후위기 시대 물 분야가 직면한 문제다.”이상은 전 원장(이하 이 전 원장) “유엔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보고서는 아주 간헐적으로 집중호우가 내리지만 집중화되는 것으로 예측했다. 전통적인 건기와 우기가 어긋나고 태풍이 오는 시기가 점점 늦춰지는 등 기후변화가 물관리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 현재 물관리 체계는 기후변화가 심각하지 않을 때 갖춰졌다. 포괄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의 치수 관리 수준과 정부의 준비 상황은.조명래 장관(이하 조 장관) “올여름 집중호우 피해는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기 힘들고, 어느 한 군데 책임을 돌리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 상황을 만든 게 결국 기후변화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더 잦아질 것이라고 예상된다. 섬진강 유역은 앞으로 50년 이내 두 배의 강수가 될 것이다. 극한 가뭄과 극한 홍수가 동시에 반복되는 전형적인 기후변화가 초래한 물 분야의 재난적 현상이 아닌가 한다. 기후변화라는 게 굉장히 큰 개념이지만 올해 홍수를 보면 여러 가지 시스템 작동의 부작용을 만든다. 물관리 시스템이 구석구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진단해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전 원장 “댐을 잘 운영해 홍수를 조절하고 가뭄에 대응하는 것에는 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홍수 관리 능력은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다만 다목적 댐이 만병통치약이라는 개념에선 벗어나야 한다. 제방을 쌓는 것보다 하천이 갖고 있는 수용 능력을 높여야 한다. 하천의 건강성을 돌려주고 도시 개발 시 투수율을 높이는 계획을 반영하는 등 다양한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 곽 총재 “다목적 댐의 한계 지적은 충분히 타당하나 홍수 관리, 용수 공급, 하천 생태계 보전 등에서 역할이 크다. 문제는 댐 관련 운영 규정 등 전체적인 수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전 건설부에서 국토교통부, 환경부로 넘어왔지만 간과됐다. 큰 사건이 터져야 그때 발상을 전환하고, 진전된 대책이 나오게 된다. 올해가 시사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대책이 작동하려면 기반, 물관리 일원화가 필요한데 어떻게 풀어야 하나. 이 전 원장 “DJ(김대중) 정부 때 일원화가 상당히 깊이 논의됐는데 당시는 수질 위주에 관심이 집중됐다. 수질은 당연한 것이고 양적인 부분도 고려돼야 한다. 재난 분야는 행안부가 맡고, 특히 농업용수는 건들지도 않은 상태다. 하천 관리뿐 아니라 농업용수까지 같이 고려한 일원화가 필요하다. 환경부로 일원화된다 해도 부처 간 유기적인 협조가 안 된다면 효과를 보기가 어려울 것이다.” 곽 총재 “산업화, 도시화로 물 사용자가 많아지고 수질 문제가 부각되면서 수질·수량 분야가 통합됐다. 명목적·관념적으로는 통합됐지만 가장 비중이 큰 인프라인 하천은 분리돼 있다. 섬진강 홍수 피해 조사에서 시시비비가 갈릴 것이다. 관리 기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관리는 유역 단위로 권한을 주고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지역 간 물을 둘러싼 갈등이 심한데 상생의 물관리가 가능할까. 조 장관 “환경부의 여러 정책 중에 가장 어려운 게 물 이용 문제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쉽게 풀 수도 없다. 주민들은 앞마당에 흐르는 물을 자신들의 것으로 생각한다. 일부 희생이 있으니 전혀 틀린 주장은 아니나 과도한 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이해당사자들이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 지역 민주주의가 유역 민주주의로 완성된다고 할 정도로 지역의 물 갈등이 심각하다. 홍수 피해 현장에서 사전에 방류를 알려 달라, 결정에 참여하게 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많았다.” 곽 총재 “지역에 가 보면 정부에 대한 불신이 심각하다. 과거에 이렇게 해 주겠다 공약하고 세월이 지나면 사람 바뀌고 뭐 바뀌고 해서 나는 모른다는 식이다. 주민 입장에서는 공무원, 정부 다 거짓말쟁이다. 물 문제는 정치 이슈가 되기 쉬운 민감한 문제다. 끊임없이 주민들과 접촉하고 대화해야 한다. 이를 생략하고 정부 정책을 만들면 집행이 안 된다. 주민과 함께하는 거버넌스가 더디지만 가장 빠른 길이다.” -정부가 최초로 물관리 기본계획을 준비 중인데. 이 전 원장 “얼마 전 홍수를 겪었지만 가을 가뭄이 심각하다. 과거 민란이 발생한 원인을 보면 홍수가 아니라 가뭄 때 일어났다. 가뭄 대책도 홍수 대책 못지않게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가용수 자원의 40%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물 스트레스가 높은 국가다. 물의 양이 부족하기보다 물 사용이 많기 때문이다. 물 사용을 줄이고 물 순환을 늘리는 대책이 필요하다.” 곽 총재 “치수와 이수, 가뭄 대책도 무겁게 접근해야 한다. 식수 공급이 중단되면 어떤 사태 벌어지겠는가. 공업용수가 중단되면 제조업이 문 닫고, 농업용수가 제한되면 식량 부족으로 이어지고 하천 생태계가 말라붙어 버린다. 정부가 기본계획 수립 때는 모든 역량을 모으지만 실행계획으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 실행력을 높이는 고민이 필요하다.”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통령이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는데 물 분야 관련성은. 조 장관 “상하수도 스마트화는 기후 위기시대 적응력을 높이는 대책이다. 디지털화로 결합시켜 각종 물 처리 또는 측정 장비, 시설을 결합해 적정량의 물을 적시에 보급하게 된다. 불필요한 물 사용을 줄이고 수질 확보도 자동적으로 가능하다. 수열에너지, 수상 태양광 등 탄소 배출 없는 물에너지를 활용해 탄소 중립을 실현할 계획이다.” -기후위기 시대 한번 더 돌아봐야 할 분야가 있다면. 곽 총재 “물은 생명이다, 만물의 근원이다. 물 자원 보존량, 사용 양태, 또 기후위기 시대 현실로 다가온 물 문제를 국민들에게 충분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젓가락 하나는 세울 수 없지만, 젓가락 열 개는 얼기설기 세울 수 있다. 하수 처리 기술과 소재 등 민간에서 창출한 성과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뒷받침도 요구된다.” 사회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정리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윤석열, 검사들 앞에서 ‘수학의 정석’ 꺼낸 이유는

    윤석열, 검사들 앞에서 ‘수학의 정석’ 꺼낸 이유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연일 공세를 펼치는데도 윤석열 검찰총장은 별다른 대응 없이 검찰 내부 결속을 다지는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식물총장’으로 불릴 정도로 입지가 좁아졌지만 검찰 조직마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은 17일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 등 일선 검찰청 부장검사 3명과 검사 3명 등 총 6명을 대검찰청으로 불러 ‘사회적 약자 보호 관련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아파트 경비원 갑질 폭행 사건, 재임용 대상자 강제추행 사건, 부당노동행위·임금체불 사건 등을 수사한 검사들이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우월한 지위를 부당하게 남용한 범죄에 적극 대응해 을의 지위에 있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함으로써 공정하게 형사법을 집행하는 것이 검찰에 맡겨진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갑질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가 법적 지원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점을 고려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피해자 지원이 되도록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또 “(수학 참고서인) 수학의 정석도 ‘기본’ 문제가 아닌 ‘실력’ 문제부터 풀어야 실력이 늘 수 있다”면서 “후배들에게 너무 간단한 사건만 시키려고 하지 말고 어려운 사건도 맡겨서 사건 해결 능력을 키우게 하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는 그간 대검 차원에서 진행된 적이 없는 새로운 행사다.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형사부 검사들을 격려하면서 위축된 검찰 내부 분위기를 되살리고 ‘검찰=약자 보호’ 이미지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윤 총장에 대한 거취 압박이 거세지는 와중에 예정에 없던 간담회를 연 것은 윤 총장이 남은 임기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 준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일본해 단독 표기는 막아… IHO 해도집 ‘절반의 성공’

    일본해 단독 표기는 막아… IHO 해도집 ‘절반의 성공’

    국제수로기구(IHO)가 새로운 표준 해도집에 전 세계 바다를 ‘동해’나 ‘일본해’ 등 명칭이 아닌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하기로 했다. ‘일본해’로 표기된 기존 표준 해도집에 ‘동해’를 병기하려 했던 한국 정부의 시도는 무산됐지만, 기존 표준 해도집을 근거로 ‘일본해’ 단독 표기를 주장했던 일본 정부의 논리도 약화될 전망이다. IHO 회원국들은 16일(현지시간) 화상으로 개최된 총회 토의에서 해역을 명칭 표기 없이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하는 디지털 방식의 새로운 표준 해도집 S130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표준 해도집은 세계 각국이 바다의 이름을 표기할 때 기준으로 삼고 있다. 1929년 초판, 1937년 2판, 1953년 3판이 제작된 기존 표준 해도집 S23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단독 표기됐다. 한국 정부는 1997년부터 S23에 ‘동해’ 병기를 주장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7년 4월 IHO 총회를 계기로 한국과 북한, 일본이 동해 표기 관련 비공식 협의를 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함에 따라 IHO 사무총장이 해역을 고유 식별번호로만 표기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사무총장의 제안은 한국과 북한, 일본 등의 비공식 협의를 거쳐 이번 회의에서 컨센서스로 통과됐다. 이 결정은 18일 총회가 끝나고 회원국의 서면 회람을 거쳐 오는 30일 공식 확정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총회 결정은 한일 양국의 입장을 나름 균형 있게 반영한 결과인 만큼 앞으로 정부는 동해 표기 확산 외교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지도의 동해 병기는 2002년 2.8%에 불과했으나 올해 기준으로는 41%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 주는 출판물로 남게 된다. 이를 두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일본해 단독 표기 지침이 유지돼 일본해 정당성의 호소가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이날 “종이에는 ‘일본해’가 남는다. 그리고 디지털 쪽은 기본적으로 모두 숫자 표기이며 이는 일본해뿐만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일본)의 주장이 제대로 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IHO 총회를 통해 IHO는 사실상 S23을 더이상 표준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이에 따라 동해 표기 확산의 큰 걸림돌이 제거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또한 “(S130이) 현재로서는 언제 개발이 완료될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새로운 표준을 개발하는 동안에도 S23은 우리 입장으로선 유효한 표준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해신공항 수요·소음 한계”… 가덕도 점찍고 경제성 안 따졌다

    “김해신공항 수요·소음 한계”… 가덕도 점찍고 경제성 안 따졌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공개한 검증 결과에서 안전과 시설운영·수요, 소음, 환경 등 4개 분야에서 모두 문제점이 있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검증위는 신공항의 안전 문제와 관련해 ‘공항시설을 확장하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부산시와 협의를 해야 한다’는 법제처 유권해석을 받아들여 김해신공항안 자체에 절차적 흠결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국토부의 기본계획안이 김해신공항의 신설 활주로 진입로 근처에 있는 오봉산, 임호산, 경운산 등 산악 장애물을 그대로 둔 채 수립된 데 대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법제처는 “기본적으로 진입 제한 표면보다 높은 장애물은 없애는 것이 원칙이고, 주변 산악을 그대로 두려면 지자체 장의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검증위 측에 회신한 바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기본계획안에는 이 같은 산악 장애물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검증위는 안전 문제를 검토하면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공식 문의하고 전문가 패널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검증위 “김해, 관문공항 최소한 요건은 갖춰” 검증위는 시설운영·수요 분야에서는 신설 활주로 길이가 적절한지, 활주로 용량은 부족하지 않은지, 항공 수요 예측은 정확한지를 점검했다. 그 결과 활주로 용량에 대해서는 김해신공항의 미래 여객에 대한 수요 변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검증위는 지적했다. 2056년 기준으로 2925만명의 수요를 산정한 데 대해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실질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본계획안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검증위는 “활주로 용량을 보면 민·군 항공기 용량을 기준으로 볼 때 연간 38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운항 횟수가 나온다”면서 “다만 항공기의 신속한 이동 및 이동거리 최소화를 위해서는 항공기를 유도할 수 있는 일부 도로를 개항 시부터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미래 수요의 변화를 고려할 때 활주로의 길이를 연장하거나 추가 건설의 필요성은 떨어지지만, 입지 여건 자체가 여객 수요의 변화를 탄력적으로 수용하기에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검증위는 김해신공항의 심야 운항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소음 피해 범위가 상당한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김해신공항을 운영할 경우 피해 가구 수를 정확히 재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검증위는 “주민 동의와 공항경영 정책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심야운항이 제한될 여지는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환경 분야에서는 김해신공항 건설로 인한 조류 서식지 및 이동경로 훼손, 주변 평강천 매립과 단절에 따른 하천 환경 훼손 여부가 쟁점이다. 하지만 검증위는 “국토부의 환경영향평가가 조류의 주요 이동경로와 서식지 훼손을 축소, 왜곡했는지에 대해 충분한 자료가 부족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이 어려웠다”면서 “조류의 대체 서식지 계획이 필요한지, 어떤 적절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검증위는 이 같은 검증 결과를 토대로 김해신공항 시설이 관문공항으로서 최소한의 요건은 갖췄지만, 모든 분야에서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미래 수요의 변화와 환경 소음 분야의 문제점을 해소하기에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전문가 “향후 논의 가덕도로 굳어져선 안 돼” 이에 대해 상당수 전문가들은 검증위의 판단이 옹색하고 미리 결과를 내놓고 맞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명예교수는 “검증위가 고민한 흔적은 보이지만, 2016년 용역업체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결론을 합리적으로 비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정성 평가에 치중했다”면서 “당시 용역 결과가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할 정도로 하자가 있는 부실 평가였다면 오히려 파리공항공단에 용역비 회수 등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영혁 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는 “안전 운항은 이착륙 경로를 바꾸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들을 지적한 것으로 이것저것 핑계를 대면서 정치권이 주장하는 가덕도신공항을 미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경제성을 따져보면 바다를 매립해야 하는 가덕도보다 김해가 낫고 수요 측면에서도 영남권에 24시간 운항할 수 있는 공항을 만든다는 발상은 50년 뒤에나 가능한 얘기”라면서 “김해공항의 소음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덕도로 가는 게 낫지만 이는 환경을 앞세운 정치 문제가 됐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철우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앞으로의 신공항 논의가 ‘가덕도로 가야 한다’로 이어져선 안 되며, 완전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한다”면서 “가덕도가 될 수 있고, 밀양도 될 수 있고, 사천도 될 수 있는데 여기서 가덕도에 지어야 한다는 논의로 이어지면 다시 정치권 싸움으로 번질 뿐”이라고 제언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참여정부때 첫 공식 검토… 2011년에도 백지화 수모

    참여정부때 첫 공식 검토… 2011년에도 백지화 수모

    동남권 신공항 건설 논의는 2002년 4월 15일 중국 민항기가 김해 돗대산에 충돌해 129명의 사망자를 낸 사고를 계기로 시작됐다. 참여정부 출범 후 대구·부산·울산·경북·경남 등 영남권 5개 단체장이 협의체를 구성해 신공항 건설을 정부에 건의했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2006년 공식 검토를 지시했다. 이듬해엔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신공항 건설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1단계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들고나왔다. 하지만 2011년 평가위원회 평가에서 가덕도와 밀양 두 지역이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돼 백지화됐다. 이후 박근혜 후보도 2012년 대선에서 신공항을 공약으로 걸었다. 하지만 2016년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이라고 결론 냈다. 경남 밀양이 2순위, 가덕도는 3순위로 도출됐다. 정부도 김해공항 확장을 김해신공항이라고 이름 붙이고 ADPi의 결론을 받아들이면서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다시 이슈로 부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동남권 관문공항’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어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가 한자리에 모여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 2월 부산 지역 경제인을 만난 자리에서 “(신공항 검증 주체를) 국무총리실 산하로 승격해 논의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김해신공항 재검토를 시사했다. 총리실은 지난해 12월 검증위를 출범시키고 김해신공항 타당성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였고, 17일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각에선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권이 부산 민심을 얻기 위해 무리하게 기존 김해신공항 사업을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에 힘을 싣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정치에 밀린 대형 국책사업… 김해신공항 결국 뒤집혔다

    정치에 밀린 대형 국책사업… 김해신공항 결국 뒤집혔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17일 정부의 김해신공항 추진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증위는 김해신공항안의 검증 대상인 안전과 시설수요, 소음, 환경 등 4개 분야 모두에서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미래의 수요 변화에도 대응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검증위 결론은 지난해 12월 검증이 시작된 지 11개월 만에 나왔다. 이로써 정부가 대형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던 김해신공항 건설은 4년 남짓 만에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이번 검증 결과로 김해신공항안이 사실상 힘을 잃으면서 부산시가 주장해 온 가덕도 신공항 건설안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증위는 신공항의 안전 문제와 활주로 용량, 심야 운항 등으로 인한 소음 피해, 환경 훼손 문제를 일일이 지적하며 기본계획안을 다시 만들고 문제점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검증위는 “결론적으로 김해신공항 계획안은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확장성 등을 고려할 때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서는 장애물 제한표면 높이 이상인 산악의 제거를 전제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검증위의 이번 부적합 판정은 2016년 동남권 신공항으로 부산 가덕도에 새로 공항을 만드는 대신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을 짓기로 한 지 4년 만이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원칙을 깨고 제대로 된 검증 절차 없이 사회간접자본(SOC) 국책사업을 선심성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 간 갈등과 예산 낭비 우려도 제기된다. 검증위는 이날 브리핑 후 보고서를 정세균 총리에게 전달했다. 정 총리는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검증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 계획을 면밀히 마련해 동남권 신공항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사실상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정이 내려지자 대구·경북 지역은 “경제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로 정부 스스로 결과를 뒤집는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용납할 수 없고 수용할 수도 없다”면서 “이번 검증위 결정에 대해 지역사회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김해신공항 백지화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부산시 관계자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부산과 경남의 경제적 연결 고리가 더욱 강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홍준표 “가덕도신공항 적극 찬성” TK 의원 중 유일

    홍준표 “가덕도신공항 적극 찬성” TK 의원 중 유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검증위)가 17일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김해신공항 백지화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홍준표 의원이 TK에 지역구를 둔 의원 중 유일하게 찬성 입장을 밝혔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시장 보선을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추진을 문재인 정권이 할 것이라고 이미 한달 전에 예측한 바 있었다”며 “결론적으로 나는 김해공항 폐지를 전제로 한 가덕도신공항을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TK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이 긴급 모임을 통해 “김해신공항 확장 사업은 유지돼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낸 것과 상반된 입장을 낸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기계, 중화학, 선박의 시대를 넘어서 지식산업시대, IT혁명시대, AI 혁명시대를 맞아 국제간의 물류 이동은 거대한 상선이나 열차로 이뤄지는 것 보다, 첨단제품은 항공 물류로 대전환을 하고 있는 이 시점에 수도권 중심의 인천공항에만 대한민국 항공 물류의 90% 이상을 담당하게 하는 것은 지역 균형 발전에도 맞지 않고 첨단산업의 수도권 집중 현상도 막을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의원은 “수도권과 강원도는 인천공항, 충청과 TK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부·울·경 PK는 가덕도신공항, 호남은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으로 통합하고 이를 격상시켜 각각 지역 관문공항으로 만들면 수도권 첨단산업들이 대거 지방 이전을 이룰 수 있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가덕도신공항특별법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특별법,광주공항이전특별법을 동시에 만들어 국토 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것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하늘길을 열어가는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윤석열 “수학 정석도 ‘실력’부터 풀어야…우월한 지위 남용 범죄 적극 대응”(종합)

    윤석열 “수학 정석도 ‘실력’부터 풀어야…우월한 지위 남용 범죄 적극 대응”(종합)

    尹 “공정하게 형사법 집행하는 게 검찰 책무”尹 “형사 업무 잘해라, 후배들 잘 지도하라”이낙연 “尹, 정치 중립 못하면 거취 생각” 경고秋 “尹총장 쌈짓돈 50억…너무 자의적 사용”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여당으로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우월한 지위를 부당하게 남용한 범죄에 적극 대응해 을의 지위에 있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함으로써 공정하게 형사법을 집행하는 게 검찰에 맡겨진 기본적인 책무”라며 ‘갑질 범죄’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밝혔다. 이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 총장을 언급하며 “정치적 중립 시비, 검찰권 남용 논란 등을 불식시킬 생각이 없다면 본인이 선택해야 한다”며 거취를 직접 압박했다. 윤석열 “갑질 범죄 피해자에 관심 가져라” 尹 “갑질 범죄 특성상 법적 지원 쉽게 못 받는피해자 실질적 지원에 관심 가져 달라” 윤 총장은 이날 오후 대검찰청 구내식당에서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 등 일선 검찰청 부장검사·검사 등 6명과 점심을 함께 하며 이렇게 밝혔다. 윤 총장은 “갑질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가 법적 지원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점을 고려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피해자 지원이 되도록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는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하고 협박해 자살에 이르게 한 입주민 심모(49)씨를 지난 6월 재판에 넘긴 부서다. 대검은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에 엄정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번 간담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尹 “‘수학의 정석’ 기본 말고 실력부터 풀어야 실력이 는다” “후배에 어려운 사건 맡겨 사건 능력 키우라” 윤 총장은 또 “지금처럼 형사 업무를 잘해라, 후배들을 잘 지도하라”고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수학 교재인 ‘수학의 정석’을 언급하며 “정석도 기본 문제 말고 실력부터 풀어야 실력이 는다. 후배들에게 너무 간단한 사건만 시키려 하지 말고 어려운 사건도 맡겨서 사건 해결 능력을 키우게 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에 엄정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번 간담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은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애쓴 일선 검사들과 두 차례 더 오찬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윤 총장은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애쓴 일선 검사들과 두 차례 더 오찬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재임용 대상자를 강제 추행한 심사위원 사건, 부당노동행위·임금체불 사건 등을 수사한 일선 부서의 검사들도 참석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윤 총장의 이러한 행보가 내부 결속 다지기용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여권으로부터 정치적 행보를 한다는 공격을 받으며 연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윤 총장이 이번에는 차기 대선주자 자리를 놓고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으로부터 거취를 결정하라는 경고를 받았다.이낙연 “윤석열, 합당한 처신해야”“추미애, 수사대상된 檢 지휘 불가피” 이 대표는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여권 내에서 윤 총장이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윤 총장이 그 자리에 있는 한 공직자로서 합당한 처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 갈등에 대해서는 “추 장관의 경우 비교적 스타일 쪽에서 아쉽다는 말을 듣는 것”이라면서도 “모든 걸 옳다고 보지는 않지만, 검찰 내부가 수사대상이 된 사례에 대해 지휘하는 것은 불가피했다”고 언급했다. 추미애 전날 “특활비 94억 중 절반을윤석열 주머닛돈으로 쓴 상황” 비판 추 장관은 전날 윤 총장의 특활비와 관련해 다시 비판을 쏟아냈다. 추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총장의 쌈짓돈으로 돼 있는 것이 거의 50억원에 이른다”면서 “그것이 너무 자의적으로, 임의로 쓰이고 한 번도 법무부에 보고한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수활동비 94억원을 내려보낸 것의 절반 정도를 총장 주머닛돈처럼 쓰는 상황의 실태를…”이라며 “임의로 쓴 부분이 있는지 지금 점검하는 중이고, 점검 이후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위하여!” 외친 민주…이낙연 “가덕도신공항 지지, 거당적 지원” 김해신공항 백지화(종합)

    “위하여!” 외친 민주…이낙연 “가덕도신공항 지지, 거당적 지원” 김해신공항 백지화(종합)

    李 “가덕도신공항 가능성 열렸다”“김종인도 검토의사 밝혔다…다행”“신공항, 세계박람회 유치에 영향”내년 4월 부산시장 선거셈법 주장에 “열달 전에도 보선 있었나” 불쾌감 표출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정부의 김해신공항안이 사실상 백지화된 데 대해 “부울경 시도민의 오랜 염원인 가덕도신공항 가능성이 열렸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저도 오래전부터 가덕도 신공항 지지의사를 밝혔다”며 거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회의 중 “위하여!” 들뜬 민주당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검토의사를 밝혔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합법적인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일”이라면서 “법적 보완과 신속한 조사 등을 포함한 다양하고 광범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 일을 전담할 기구를 정책위, 국토교통위, 부울경 의원 등으로 구성하고 거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부산이 2030 월드엑스포 유치에 나선 것을 언급하며 “신공항이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단계에서부터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런 점을 감안해 기민하고 치밀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덕도신공항이 들어서면 항만과 철도, 공항이 이어지는 트라이포트가 구축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해신공항안이 사실상 폐기되고 가덕신공항에 무게가 실리자 당 분위기도 한껏 들떴다.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한 의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국토위 의원들, 부울경 의원 등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긴급대책회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비공개 회의가 이어지는 도중 “위하여!”라는 구호가 문밖까지 들리기도 했다.이낙연, 보궐선거용 지적에 불쾌“검증위 시작이 열 달도 전이다!” 최인호 대변인 “선거 의식 주장 대단히 유감” 이 대표는 내년 4월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공석이 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 후임을 뽑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염두한 선거 공학에 따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국책사업을 강행하는 행태가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 대표는 “보궐선거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번 보세요. 검증위가 시작된 게 열 달도 전이다. 그때 보궐선거가 있었나? 이상하지 않나”라고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페이스북에서 “1년 6개월 전 검증을 시작할 때 누가 내년에 보궐선거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겠나”라며 “검증위의 분과별 검증이 얼마 전에 정리됐고,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지난주에 나왔다. 지금이 발표할 적기다. 오히려 미루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상적인 발표를 선거 의식해서 했다는 주장이야말로 정치적”이라며 “정책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것 자체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민주, 이달내 특별법 발의·추진단 구성 한정애 동남권신공항추진단장 결정 민주당은 이날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검증위의 공식 발표 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하고 동남권신공항추진단을 구성하겠다며 사업 실행에 나섰다. 최인호 대변인은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증위의 발표에 적극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 “동남권 신공항은 효과적 신속하게 추진돼야 한다.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사업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도록 법률적, 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긴급대책회의에서 한정애 정책위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동남권신공항추진단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부단장은 부울경 지역 시도당 위원장, 국토위 간사인 조응천 의원이 맡는다. 특별법은 이미 성안까지 된 상황으로, 이달 중 발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별법 발의를 맡은 한 의장은 “발의는 11월을 넘기지 않으려 한다”며 여야가 함께 발의하느냐는 질문에는 “저희는 그렇게 하려고 한다. 야당 의원들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총리 “동남권신공항 차질 없이 추진”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 발표와 관련해 “후속 조치에 대한 계획을 면밀히 마련해 동남권신공항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검증위로부터 검증 결과 보고서를 전달받은 뒤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관계 부처에 이렇게 지시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관계장관회의에는 주무 부처 장관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영훈 환경부 자연환경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검증위가 이날 김해신공항안에 대해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사실상 백지화라 할 수 있는 결론을 내린 만큼 국토부는 앞으로 정부 입장을 정리하고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인민해방군 자금줄 꽁꽁 묶은 미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인민해방군 자금줄 꽁꽁 묶은 미국

    미국 대선에서 패배하고 레임덕(집권 말기에 나타나는 지도력 공백)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60여일을 앞두고 중국에 대해 ‘피니시 블로’(결정타)를 날렸다. 중국 인민해방군(PLA)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중국 기업 31곳에 대한 미국인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다. 미 백악관은 지난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인민해방군 조직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중국 기업에 대해 미국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공개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은 미국 기업과 개인들이 인민해방군의 발전을 돕는다고 트럼프 행정부가 인식하는 중국 기업들의 주식을 직접 또는 투자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중국은 인민해방군과 정보기관 등 국가안보 조직의 발전과 현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이들에 재원을 제공하기 위해 점점 더 미국 자본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인의 투자 자금이 중국 기업을 통해 중국 군사력을 높이는 데 쓰이고 군사능력을 증강한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국 본토와 해외 주둔 미군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이 민군융합(Military-Civil Fusion)이라는 국가 전략을 통해 민간기업이 군사 및 정보 활동을 지원하게 함으로써 군사산업 복합단지의 규모를 키운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은 표면적으로는 개인과 민간의 영역으로 남아있지만 직접적으로 중국 인민해방군, 정보 활동, 정보기관의 발전과 현대화를 지원한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 기업들은 국내외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해 미국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팔고, 미국 자본에 접근하려는 여러 행위를 함으로써 자본을 끌어모은다”며 “그런 방식으로 중국은 미국 투자자들을 이용해 자국 군사의 발전과 현대화를 위한 자금을 댄다”고 비판했다. 결국 미국 자본이 미국과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의 대량살상무기(WMD)와 첨단 재래식 무기 개발 및 사용, 사이버 공격 지원에 쓰여 부메랑이 돼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기본적인 인식이다. 이번 행정명령은 미 국방부가 올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현대화 작업을 지원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관련 군사 기업’ 명단을 발표한 뒤 이뤄진 후속조치다. 미 국방부는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31개 중국 기업 명단을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이들 중국 기업과 그 자회사들의 시가총액이 적어도 5000억 달러(약 553조 3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나바로 국장은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 자본이 중국 인민해방군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획기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행정명령 대상 기업 31곳은 중국의 첨단 테크기업을 비롯해 에너지, 통신, 건설 등 광범위한 업종이 총망라됐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비롯해 중국 최대 통신회사 중국전신(電信)그룹(China Telecommunications), 최대 이동통신 회사 중국이동통신그룹(China Mobile Communications) 등 대기업과 국유기업 등이 대거 포함됐다. 여기에다 세계 최대 폐쇄회로(CC)TV 카메라 업체 하이캉웨이스(海康威視·HIKVISION·Hangzhou Hikvision Digital Technology), 세계 5위 컴퓨터 서버업체 랑차오(浪潮)그룹(Inspur Group) 등 첨단 테크기업들도 상당수 올라 있다.미국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 대중국 압박에 고삐를 죄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31개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홍콩 증권거래소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선전 두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중국전신그룹과 중국이동통신그룹은 미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다. 일부 기업들은 뮤추얼펀드(투자회사)에 편입돼 미국 기업이나 개인들에 의해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조치는 의도치 않게 중국인민해방군이나 중국 정보기관의 역량 강화에 자본을 제공하는 것으로부터 미국 투자자들을 보호한다”고 밝혔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내년 1월11일 발효되면 미국 투자자나 기관은 해당 기업 주식을 소유하거나 관련 펀드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 미국 투자자들은 이들 업체의 주식을 거래할 수 없게 되는 만큼 이들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나 개인은 내년 1월11일까지 모두 처분해야 한다. 미 국방부가 중국 군부와 관련돼 있다고 추가로 지정하는 기업의 주식은 지정 60일 뒤부터 매매가 금지된다. CNN에 따르면 이 명단에는 연기금 거래도 금지 대상이다. 백악관은 지난 5월 연방공무원퇴직연금(TSP)을 총괄하는 노동부에 대중 투자를 중단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백악관이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투자액이 얼마인지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명령이 발효되면 앞으로 미국 기업이나 개인들의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분석된다. 미 시장조사업체 CFRA의 토드 로젠블루스 상장지수펀드 리서치 부문 선임이사는 “이번 조치는 중국 자산 투자에 대한 미 투자자들의 관심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을 비롯해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행정명령이 언제 종료될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물론 내년 1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수많은 행정명령을 철회하기 위한 별도의 행정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그러나 관련 사안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까지 남은 임기 10주 동안 중국에 대한 강경책을 더 많이 쏟아낼 것이나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강행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뒤집기 어려운 정책을 끝까지 밀어 붙임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Axios)는 15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와 홍콩에서의 인권 탄압과 미국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더 많은 중국 기업과 정부 기관, 관료를 제재하거나 거래를 제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강경파 인사들을 정부 고위직으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존 울리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중국이 방침을 뒤집고 국제 무대에서 책임감 있는 플레이어가 되지 않는다면, 미래의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행동을 뒤집는 건 정치적으로 자멸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에 “안보를 구실로 멋대로 중국 기업을 탄압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중국의 군민 융합 발전 정책을 악의적으로 비방한다”면서 “우리는 중국 기업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10주간 남은 재임 기간에 일련의 강경한 대 중국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마지막 ‘광기’(madness)에 대비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신창(信强)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부주임은 “대중국 강경정책은 트럼프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되고 미국에서 널리 찬사를 받고 있다”며 “이 부문에서 입장을 전환하는 것은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재임 기간은 대중국 카드의 영향력을 최대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미숙 경기도의원, 지역화폐 법률에 맞는 조례 개정 및 가맹점 등록 촉구

    김미숙 경기도의원, 지역화폐 법률에 맞는 조례 개정 및 가맹점 등록 촉구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김미숙(더불어민주당·군포3) 의원은 17일 경기도 경제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역화폐 법률에 따른 조례 개정 및 가맹점 등록 촉구를 요청했다. 김미숙 의원은 “전통시장에 제세동기를 설치한 이유는 근본적으로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다. 1분이라도 지체되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다”며 “시장 내 가장 접근성이 좋은 장소에 설치를 해야 하나, 실제로는 주로 2층에 설치되어 있다. 상인들에게 충분한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다”고 제세동기 설치의 실효성을 높여줄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경기도 지역화폐 활성화 사업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김 의원은 “지역화폐 만족도 조사를 보면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결론을 도출한 것이 눈에 띈다. 앞으로는 미사용자에 대해 왜 사용하지 않는지를 물어, 미이용 사유에 따른 대응방안을 반드시 넣어 효율적으로 사업을 집행해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올해 7월 시행된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역화폐를 사용하려는 가맹점은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데, 먼저 제정된 경기도 조례에는 가맹점에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는 단서조항이 있다”며, “이는 어떻게 조율중인가. 향후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인데 빠른 시일 내 합의점을 찾아 해결하라”고 당부했다. 경제실 류광열 국장은 “제세동기 관련 위치설치 고려와 필수교육 실시는 의원님 지적이 지당하다”고 말하며, “지역화폐는 종류에 따라 가맹 절차가 좀 다른데, 지적하신 사항에 맞춰 빠른 처리를 시행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낙연 “가덕도신공항 가능성 열려…더는 희망고문 없어야”

    이낙연 “가덕도신공항 가능성 열려…더는 희망고문 없어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추진안에 대해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시도민의 오랜 염원인 가덕도 신공항 가능성이 열렸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을 위한 긴급대책회의에서 “이제 김해신공항 추진계획을 백지화하고 새로운 동남권 공항을 건설해야 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저도 오래전부터 가덕도 신공항 지지 의사를 밝혔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검토 의사를 밝혔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합법적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는 일”이라며 “부울경 시도민들께 더이상의 희망 고문은 없도록 법적 보완과 신속한 조사 등을 포함한 다양하고 광범한 준비가 필요하고 이에 부응하도록 당이 꼼꼼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부산은 제2도시이자 대한민국이 태평양으로 나가는 관문”이라며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서면 항만과 철도, 공항이 이어지는 트라이포트가 구축되고 물류와 이동의 확대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산은 2030년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려고 하고 있는데 신공항은 유치 단계에서부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를 감안해 기민하고 치밀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태년 원내대표는 “김해 신공항 확장 계획은 지역 간 갈등을 무마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결단했다는 비판이 많았다”며 “야당은 지역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검증위의 결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촉구한다. 민주당은 이번 검증 결과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향후 진정한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 정책위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부산·울산·경남 소속 의원 등으로 구성된 가덕도 신공항 추진단을 설치하기로 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단장을 맡고 관련 예산 확보와 특별법 제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IHO 해도집에 ‘동해’ 병기 실패했지만 ‘일본해’도 제외

    IHO 해도집에 ‘동해’ 병기 실패했지만 ‘일본해’도 제외

    국제수로기구(IHO)가 새로운 표준 해도집에 전 세계 바다를 ‘동해’나 ‘일본해’ 등 명칭이 아닌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하기로 했다. ‘일본해’로 표기된 기존 표준 해도집에 ‘동해’를 병기하려 했던 한국 정부의 시도는 무산됐지만, 기존 표준 해도집을 근거로 ‘일본해’ 단독 표기를 주장했던 일본 정부의 논리도 약화될 전망이다. IHO 회원국들은 16일(현지시간) 화상으로 개최된 총회 토의에서 해역을 명칭 표기 없이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하는 디지털 방식의 새로운 표준 해도집 S-130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표준 해도집은 세계 각국이 바다의 이름을 표기할 때 기준으로 삼고 있다. 1929년 초판, 1937년 2판, 1953년 3판이 제작된 기존 표준 해도집 S-23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단독 표기됐다. 한국 정부는 1997년부터 S-23에 ‘동해’ 병기를 주장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7년 4월 IHO 총회를 계기로 한국과 북한, 일본이 동해 표기 관련 비공식 협의를 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함에 따라 IHO 사무총장이 해역을 고유 식별번호로만 표기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사무총장의 제안은 한국과 북한, 일본 등의 비공식 협의를 거쳐 이번 회의에서 컨센서스로 통과됐다. 이 결정은 18일 총회가 끝나고 회원국의 서면 회람을 거쳐 오는 30일 공식 확정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금번 총회 결정은 한일 양국의 입장을 나름 균형있게 반영한 결과인 만큼 앞으로 정부는 동해 표기 확산 외교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지도의 동해 병기는 2002년 2.8%에 불과했으나 올해 기준으로는 41%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해’로 단독 표기된 기존 표준 해도집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는 출판물로 남게 된다. 이를 두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일본해 단독 표기 지침이 유지돼 일본해 정당성의 호소가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이날 “종이에는 ‘일본해’가 남는다. 그리고 디지털 쪽은 기본적으로 모두 숫자 표기이며 이는 일본해 뿐만이 아니다”며 “우리나라(일본)의 주장이 제대로 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S-23은 새로운 표준으로의 변천을 보여주기 위해 유효한 표준이 아닌 출판물로서만 남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130이) 현재로서는 언제 개발이 완료될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새로운 표준을 개발하는 동안에도 S-23은 우리 입장으로선 유효한 표준이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해신공항, 근본적 검토 필요” 4년 만에 뒤집힌 국책사업(종합)

    “김해신공항, 근본적 검토 필요” 4년 만에 뒤집힌 국책사업(종합)

    검증위 “상당부분 보완 필요” 사실상 백지화부산시와의 ‘산악 장애물 제거’ 미협의 지적가덕신공항에 힘 실릴 듯…국토부 협력 주목대구시 “수용할 수 없다…강력 경고” 비판 정부의 김해신공항안(기존 김해공항 확장안)이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결과를 발표하면서 “김해신공항안은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검증위는 안전성 문제와 함께 ‘공항 시설 확장을 위해선 부산시와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제처 유권해석을 인정, 김해신공항안에 절차적 흠결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토교통부가 활주로 신설을 위해 공항 인근의 산을 깎는 문제를 두고 부산시와 협의하지 않은 점을 절차상 흠결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결과 발표는 검증이 시작된 지 11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안전문제에 대해 부산시와의 협의가 중요하다고 했던 지난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로서는 김해신공항안을 고수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부산시가 김해신공항 대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강력히 주장하는 만큼 사실상 김해신공항은 백지화 수순을 밟고, 가덕도 신공항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부·여당이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고려해 4년을 끌어온 국책사업을 번복했다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가덕 신공항 건설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엄밀하게 말하면 총리실 검증 결과 발표는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낸 것일 뿐 가덕 신공항 추진은 이번 발표와는 별개 문제다. 가덕 신공항 추진은 정부 주무 부처인 국토부의 협력을 끌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해신공항안을 두고 국토부와 날 선 공방을 벌였던 부산시가 어떻게 국토부 협력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이날 대구시는 정부의 부산 김해신공항안 사실상 백지화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용납할 수 없고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어 “이번 결정에 대해 지역 사회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도민이 행동으로 나타낼 것으로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정부가 입만 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김해신공항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고 가덕도로 옮기겠다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부산 시민단체는 환영…“미래 나아가는 계기” 반면 부산 시민사회단체는 일제히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이날 강진수 가덕신공항 유치 국민행동본부 사무총장은 “늦은 감이 있지만, 김해공항 확장 안이 백지화된 건 부·울·경이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며 “쇠락해가던 이 지역에 24시간 안전한 관문 공항이 들어서는 것 자체가 경제·산업적으로 큰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박영강 ‘24시간 안전한 신공항 촉구 교수회의’ 공동대표는 “이번 정부 결정은 국가가 권위적으로 결정한 정책을 부·울·경 주민이 힘을 합쳐 변경했다는 점에서 지방 분권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며 “부·울·경 합의로 가덕신공항이 만들어지면 교통망 구축과 네트워크가 활성화돼 수도권에 맞먹는 메가시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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