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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공공근로자 ‘복지사각’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하는 실업자를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마련이 시급하다.이들은 대부분 40∼50대 중장년인 데다 사실상 재취업이 어려운 저학력·저소득 계층이 주를 이룬다.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도 이들의 공공근로 기간을 늘리거나 민간위탁사업을 활성화하는 등의 고용대책이 뒤따라야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2만여명에 이른 공공근로자의 실태와 대안을 짚어본다. [실태] 박길봉씨(50·서울 노원구 상계4동)는 지난 97년말외환위기와 함께 일자리(제본업)를 잃었다.여러 곳을 알아보지만 나이가 많고 특별한 기술이 없어 안정적인 취업은불가능한 처지다.미혼인 박씨는 80세 노모를 부양하면서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건강마저 악화돼 건설일용직도 자주 나가기 어렵다.노모 명의로 된 10평 남짓의 연립주택이 있어기초생활보장대상자도 될 수 없다.공공근로 말고는 달리 뾰족한 대안이 없다. 지난 98년초 실직 이후 숲가꾸기 공공근로사업을 하는 하복남씨(52·서울 노원구).그동안 기술교육도 받고,영림사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도 했지만 숲가꾸기 사업이 한시적이어서 초조해한다.주부 최봉희씨(40)는 3년전 남편이 실직후 가출해 초등 4년생 아들과 살고 있다.마땅히 의지할 친척도 없어 녹지가꾸기 공공근로일로 3년째 생계를 유지하고있다.식당일과 같은 임시·일용직은 하루 12시간 근무라 어린 아들을 돌봐야 하는 최씨에겐 마땅치 않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근로사업 참여자는 총 42만6,367명.이중 73%가 40∼65세의 고령층이다.이들의 공공근로 참여 비중은 98년 이후 70%선을 유지하고 있다.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여성이 차지한다. 또 61.9%가 중졸 이하 저학력층으로 공공근로사업 참여자의 대부분이 고연령·저학력·저기능의 1년 이상 장기실업자로 나타났다.1년간 4단계로 나뉘는 공공근로는 4단계 연속참여가 불가능해 3개월은 건설일용직 시장에 나가거나 완전 실업상태로 있어야 한다.이들은 사실상 재취업이 어려운취약계층이다. 정부는 매년 실업률이 떨어지는 만큼 공공근로 규모를 줄여야 한다며 올해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26% 감소한 3,500억원으로 책정했다.고용인원도 절반이상 준 17만5,000명선으로 잡고 있다. [일자리 부족] 노동시장에서 이 취약계층을 고용할 수 있는일자리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말현재 일용건설직과 3D 기능직을 제외한 상용 단순노무 관련부족인원은 4,398명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해 공공근로 신청자는 64만명에 달했다.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셈이다.관계자는 “단순노무직 공공근로자중 40세 이상 고연령층의 재취업률은 20%에도 못미치는 데다 이들이 구하는새로운 일자리란 게 일용건설직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이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중소기업 3D업종에 취업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이 관계자는 “취약계층을 3D업종에 취업시킬 것을 고려했으나 실사결과 업체들이 안전사고를 우려,고용을 기피하고있다”고 밝혔다.경기가 좋아져도 취약계층의 취업 사정이풀리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실업극복운동본부가 최근 인천·경남지역 공공근로사업 참여자 등 5,0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50% 이상이 정부의 고용안정대책중 공공근로가 가장 도움이 됐다고 꼽았다.공공근로 시행부서의 실무자 62%도 공공근로사업이 안정적으로 전환,제도화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노동연구원 강병구(姜秉玖)박사는 “공공근로자들은 취업이 거의 불가능하나 노동능력이 있어 자칫 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머물 수 있다”면서 “정부가 공공근로사업을 한시적 미봉책으로 규정해 축소운영을 계획하기보다 이 취약계층의 생계를 책임지는 노동시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현진기자 jhj@ ■어느 공공근로자의 하소연. “나이는 많은데 일자리는 없고….그저 막막할 따름입니다.”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김선국씨(58)는 매일 아침이면 동작구청을 찾는다.공원청소·제설 등 일용 공공근로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다.그나마 이 일도 다음달 28일이면 끝난다. 그 이후엔 어떻게 생계를 꾸릴지 갈피조차 잡히지 않는다. “구직센터는 나가 봐야 허탕만 치고 돌아옵니다.나이 많고 특별한 기술도 없는 사람들을 원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죠.” 지난해 1월 공공근로에 참여하기 전까지양씨는 건축공사장 일용직으로 일했다.나이가 많지만 지금도 보수가 조금나은 건축일용직이 나오면 그쪽으로 나갈 작정이다.특정인으로 한정되는 정규 공공근로사업에 등록하지 않는 것도 이때문이다. 양씨는 IMF 경제위기 전까지만 해도 방충망 등 각종 잡화를 수출입하는 작은 중소 무역업체에서 일했다.외국인 바이어를 만나 가격도 흥정하는 등 나름대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야간 중학교를 겨우 나온 학력이지만 일을 하면서 학원도 꾸준히 다니는 등 영어도 곧잘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위기와 함께 환차손으로 회사가 문을 닫자 공사판 일용근로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가뜩이나 일감이줄어드는 요즘 같은 겨울철에 양씨는 아예 일도 할 수 없는처지가 된다. “그나마 공공근로사업 덕택에 하루 일당 5만원 정도를 꼬박 받으며 살 수 있으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양씨의 벌이로 서울에서 두 식구 살기는 여의치 않다.그래서 부인도 간간이 파출부 일을 나간다.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살얼음판 신세다. 자녀들도 IMF때 일자리를 잃어 지금은 아르바이트를 하며친구집에 나가 살고 있다고 한숨 짓는다. 양씨는 “3월이 돼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면 공사판에도 일거리가 좀 생기지 않겠느냐”며 짙은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주현진기자. ■전문가 제언/ “근로기간 배이상 늘려야”. 실업자에게 한시적 일자리를 제공해 생계보전을 돕고,근로의욕과 취업을 유도하는 게 공공근로의 주된 목적이다.예산낭비라는 일각의 비난도 있지만 공공근로 사업은 지난 98년5월부터 시행돼 지금까지 65만여명이 참여했다. 공공근로는 IMF 경제위기로 인한 대량실업을 부분적으로흡수하면서 부족한 사회안전망을 보완하는 긍정적인 역할을한다. 실업률이 3%대로 떨어졌지만 올해도 일부 지자체를제외한 전국에서 시행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40∼65세 고연령,초등졸 이하의 저학력·저기능의 장기실업자라는 특징을 갖는다.경제상황이 좋아지더라도 취업이 어려운 취약계층인 것이다. 이 때문에 공공근로사업은 이들에게 ‘한시적인’ 보호대책을 넘어 주된 생계수단으로 발전해야 한다. 우선 공공근로를 중장년 장기실업자를 위한 고용대책으로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근로 기간을 현재 3개월에서 최소 6개월∼1년 단위로 연장해 기타 고용서비스와 연계해야 한다. 예컨대 민간위탁사업을 통해 개발된 대표적 공공근로사업을 연장,참가자들이 노하우를 축적해 창업도 가능토록 해야한다. 간병인 사업,저소득층 집수리 사업,사랑의 도시락 배달사업,자원재활용사업(폐컴퓨터·헌옷·가전제품 등) 등이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공공근로사업은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공공근로사업 참가자들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구조조정 과정에서 심화된 부의 양극화현상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신양 자활센터 연구원. ■선진국 사례. 프랑스·벨기에·독일·영국·스웨덴 등 유럽 선진국은 공공근로사업을 ‘공공근로+α(사회복지)’의 형태인 ‘협동조합 제도’로 운용하고 있다. 인건비만 주는 우리나라의 단기간 공공근로보다 발전한 것이다. 협동조합에는 노숙자,구직자,실업수당을 받지 못하는 장기실업자,저학력·저기능의 한계계층,노동시장에서 배제된 이들을 일정비율 이상(보통 80%) 포함시켜야 한다. 조합에는 기본 취약계층인 신체·정신·청각장애인,정신치료기관에서 치료 중이거나 알코올·환각제 소비후 약물치료과정에 있는 자, 수감자,이민자,정치 망명자들도 참여할 수있다. 선진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취약계층을 전통적 부적격자(불구자·고아 등),사회보장정책의 혜택을 입지 못하는 자(수감자,알코올 중독자 등),저학력·저기능의 한계계층까지로본다. 조합의 운영은 공공기관,비영리 단체,지자체 등이 맡는다. 이들은 정부·민간으로부터 사업을 따내 일자리를 창출하고근로자에게는 단체협약권과 고용보험의 혜택을 준다. 조합은 또 창업지원,직업훈련,사회·심리적 상담 등 다른복지프로그램도 함께 근로자에게 제공한다. 프랑스의 경우 조합원에게 일정기간(최대한 2년) 법정 최저임금 수준이나 업종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준다.평균자활기간은 9개월이며,이 기간 노동법의 적용을 받는다. 독일은 조합원의 90%는 12∼18개월간,나머지 10%는 무기한으로 고용계약을 체결한다.평균 고용계약 기간은 1년이다. 주현진기자 jhj@
  • 문턱닳는 ‘철학원’/ ‘족집게’45만명 복채 천차만별

    “진학 특별상담중-자녀의 장래를 전문가와 상의하세요.”대학 입시철인 요즘 철학관을 비롯한 점술집에 나붙은 문구다. 연말연시인 데다 사상 유례없는 취업한파,대학입시,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점집들이 밀려드는 운명 상담자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역술인들은 더도 덜도 말고 ‘요즘만 같았으면 좋겠다’며 들어오는 복채에 휘파람을 불고 있다. 그러나 전국 45만명을 헤아리는 이들은 고소득을 올리는 유명 역술인조차도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공평한 세부담과 세원발굴을 외치는 국세청은 아직 그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여서 정도세정의 의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실태와 문제점. [점집·철학관 얼마나 되나] 공식적인 집계는 나와 있지 않다.다만 한국역술인협회나 무속인 조직인 대한승공경신연합회에 따르면 역술인은 정회원 10만명(정회원 5만,준회원 5만)에다 비회원수가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무속인 수도 전국적으로 25만명(정회원 14만2,000여명)을 헤아린다.역술인과 무속인을 합치면 45만명이 되는 셈이다. 역술인협회에서 공식적으로 배출되는 인원만도 한해 100∼200여명.사설학원과 일부 철학원에서는 ‘속성코스’까지 만들어 역술인을 양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임을 감안할 때 그 숫자는 부지기수다.요즘엔 역학서 한번 읽어본 사람이면 모두 도사님으로 불릴 정도로 역술인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사이버상 점집과 카페점집 등이 늘면서 ‘점술 전성시대’를 이룬다. [세금 없는 인기직종] 요즘 신문지상이나 주·월간지 광고에 빠지지 않는 게 있다면 역술인 광고다.전면을 할애하거나 5단 광고가 주류를 이룬다. 취직·입학·관운을 내세워 심기가 불안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이른바 ‘용하다’고 알려진 철학관은 ‘사주팔자·성명학 속성완성’이란 문구와 함께 수강생을 모집하는 광고도 흔히 볼 수 있다.문화센터에도 주역강좌가 인기를 끈다. 역술학원이나 주역풀이 전문학원 등 동양철학 전문 학원이나 학술단체에도 학생·직장인들의 수강신청이 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학문적인 연구보다는 아예 ‘돗자리 깔고 전문 역술인 행세’를 해보자는속셈으로 학원을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 수강생 모집요강에도 ‘사무실 없이도 돈버는 사업’등의 문구를 앞세워 돈벌이 수단으로 수강생들을 부추기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함량미달인 역술인들도 많지만 이들을규제할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 서울 동작구 불교아카데미 대자원 임선정 원장(‘신의 땅’ 저자)은 “요즘 역학이나 명리학을 배워보겠다는 사람들의문의가 부쩍 늘었다”면서 “자기성찰을 위한 공부가 아니고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같아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밝혔다. 점집에서 사주팔자·성명·취업 등의 운세를 봐주는 금액은 2만∼3만원에서 5만원까지 다양하다.물론 사이버상에서 무료상담을 해주는 사이트도 생겼지만 유명세에 따라 역술인들의 수입은 천차만별이다. 정치 지망생들의 점괘를 풀어준다는 이모씨(46·족상전문)는 때가 때인 만큼 복채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자랑한다.역술인이나 무당들의 수입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그러나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피해사례] L보험사에 다니는 윤모씨(45·여·서울)는 둘째 아들의 대학입학 문제로 고민하다 주위의 추천으로 ‘족집게 도사’를 찾았다.도사는 조상신들이 방해하고 있어 아들의 진학운이 막혀 있다며 천도재(薦度齋:죽은 사람 영혼을극락으로 인도하는 것)를 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씨는 5조상신을 달래지 않고는 집안에 액운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에 800만원을 들여 재를 올렸다.그러나 남편의 사업이 부도나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남편과 심한 다툼으로가정파탄에 이르게 됐다.아직 아들의 대입시 결과가 남았으나 속은 것만 같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영등포구 이모씨(48·여)는 취업 재수생인 큰아들을위해 점집을 찾았다. 점쟁이는 취직운이 막혀 운기를 높여준다는 부적을 살 것을주문했다.이씨는 200만원을 주고 부적을 사 아들의 베개 속에 집어넣고 취직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아들은 벌써 기업체 시험에 여러 번 떨어졌다.이씨는 “괜한 짓을 한 것 같다”며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 ■어느 전직 도사님의 고백.지방대학 한문학과를 나온 장모씨(44).서울에서 17년동안통신제품 판매사업을 해오다 지난해 이를 청산하고 뒤늦게목회자의 길을 걷기 위해 신학대학에 입학했다.그는 본업보다는 부업으로 시작한 작명과 사주팔자를 봐주는 점쟁이로이름이 더 알려졌었다. 처음 심심풀이로 시작한 일이 입소문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아예 주업이 바뀌었다.주역풀이에 관심이 많았던 그로서는 대학때 익힌 지식에다 상황에 맞는 그럴듯한입담으로 고객들을 휘어잡았다. 장씨는 “대개 점을 보러오는 사람의 심리는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역술인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나쁜 운세일수록 곱씹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이런 사람들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도 어려운 일이 닥치면 ‘혹시나’하는 생각에 ‘액땜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다시 찾게 된단다. 이럴 경우 조금 무리한 웃돈을 요구하더라도 들어주더라는설명이다.장씨는 역술인들의 말솜씨에 매료되는 순간 무리한 복채를 요구하거나 지속적으로 방문을 요구할때는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년동안 운세를 봐주는 과정에서 거짓말도 늘고 선량한 사람들을 농락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되뇌었다.지금은 신학대학에 진학,성경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점보기 ‘신세대 신풍속.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워지면서 불안해진 20대 사이에도 점보기 문화가 성행하고 있다. 역술인들의 연령층도 20∼30대로 낮아진 데다 공간도 서울강남구 압구정 로데오거리 뒤편이나 신촌·이화여대앞·대학로 등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지역에 세련된 카페 형태로 있다. 특히 닷컴 수난시대에도 인터넷 사이트로 영업하는 점집이100여 곳이 넘을 만큼 성업중이다.복채는 2,000원부터 2만원대로 전문철학관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7월에는 물가에 가지 말라’는 식의 아리송한 점괘는 지양한다. ‘미국 스탠퍼드대보다 하버드대로 가야 귀국후 교수가 되겠다’ ‘시집은 30세 이후에 가야 이혼당하지 않는다’ ‘올 1월 주식에 투자하면 깨진다’식으로 분명한 지침을 얘기하는게 특징이다. 인터넷 점집 에스크퓨처닷컴(askfuture.com) 소속 역술인 60명중 20∼30대가 40%이며,회원의 75%가 20∼30대다.사주풀이·진로·적성·궁합은 기본이다.증권투자 상담은 물론 내년 경제전망과 국운도 예측한다.영어로도 점괘를 볼 수 있다.고객의 상담내용을 사이트에 모두 공개하고 입금은 통장으로 받는다. 사주닷컴(Sazoo.com)이 지난 4월말부터 5개월간 상담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성문제(32.13%) △진로 및 시험운(16.33%) △사업방향 및 재물운(11.39%) 등으로 문의가 많았다. 이화여대 앞과 신촌역 부근에 자리잡은 100여곳의 역술원과 사주카페는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이대앞 S사주카페에서 카운슬러로 일하는 A모씨는 “취업문제와 연애문제에 대한 문의가 주류를 이룬다”고 밝혔다.최근에는 대학주변 길거리에서 1,000∼2,000원을 받고 손금을 봐주는 IMF형 점집도 인기다.이대 앞에서 손금을 봐주는 B모씨는 “젊은이들이 점집을 찾는 것은 마음의 위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상담시간은 5분을 넘기지 않지만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줘웃으면서 일어나도록 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조선시대 무당도 세금냈다. 역술인과 무속인들은 사업자 등록이 거의 안돼 있으며 일부 등록된 사람들도 ‘면세사업자’이다. 아무리 소득이 많아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국세청이나 세무서 관계자들은 유명 점쟁이·무속인들의 수입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그러나 이들에게 과세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소득을 밝히지 않아 과세표준을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술인·무속인협회 관계자는 “복채나 굿판에서 내는 돈을 어떻게 일률적으로 정할 수 있겠느냐”면서 “개인간에 거래가 이뤄져 협회 차원에서도 제재를 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요즘 직장인들의 ‘연말정산’ 항목 가운데에는 사찰이나교회 등에 낸 헌금이나 성금도 포함돼 세금을 감면받는다.종교단체도 연말 정산용으로 서류를 떼어주는 것이 일반화돼있다. 이 때문에 봉급생활자들은 과세기준이 어려워 세금을 못 거둬들인다는 국세청의 변명을 군색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관련,조선시대에 무속인이 세금을 냈다는 기록은 주목할 만하다. 재정과 군정의 내역을 모아놓은 ‘만기요람(萬機要覽)’이그것이다. 조선은 개국초부터 함경도·강원도·삼남(三南)의 무녀들에게 신을 섬기는 세금으로 무세(巫稅)를 거둬들였다.무녀들을 낱낱이 조사해 장부에 기록하고 사람마다 세목(稅木:무명)이나 오승정포(五升正布:올이 굵은 베나 무명) 1필을 내도록 했다.이때 돈으로 대납하면 3냥5전(영조때 2냥5전)을 내야했다. 민속학자들은 19세기초(순조때) 거둬들인 세금을 근거로 추산할 때 무속인 수가 5,000명이 넘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유진상기자.
  • [공무원 Life & Culture] 동대문소방서 119구조대

    “연기가 꽉찬 건물안으로 들어가면 방향감각을 잃기 쉽기 때문에 극도로 긴장하게 됩니다.산소호흡기로도 30분밖에 견딜 수 없어 조금만 지체하면 산소가 떨어진다는 경보가 ‘삑삑’ 울립니다.죽음에 대한 공포로 식은땀이 등을적십니다.그렇다고 구할 사람이 있는데 그대로 나올 수도없습니다.그러나 사람을 구조한 뒤 마스크를 벗고 맑은 공기를 마실 때의 뿌듯한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서울 동대문소방서(서장 권영대) 119구조대.임남길 대장(41·소방위) 등 17명의 구조대원들은 24시간 2교대로 낮과밤을 잊은 채 긴장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출동명령이떨어지면 스프링 튕기 듯 뛰어나가야 하는 압박감이 대원들을 억누른다.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몰라서다.이들은 밤이 깊어질수록 긴장의 끈을 더욱 조인다.밤 사고는 대체로큰 데다 어두워 구조활동에 어려움이 많아서다. 11일 새벽 0시40분 구조대원들에게 ‘긴급출동’ 명령이떨어졌다.구조대원들은 전광석화처럼 출동버스에 올라탄다.차에 타자마자 김욱 부대장(38·소방장)은 상황파악을,대원들은 어떤 장비를 쓸지 점검하기에 여념이 없다.구조대차안은 만물상이 따로 없다.어떤 상황에서 인명을 구조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체인 톱,철근 절단기,해머,큰 도끼등 없는 게 없다. 이날 신고는 전농동의 한 가정집 옥상에 술취한 사람이올라가 있다는 것이었다.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지만 사람의 생명이 걸려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다.임대장과 이날 근무조인 김 부대장 등 9명의 대원들은 10일오후 4시14분 답십리 한 교회 화재현장에 출동,150여명을대피시키고 30여명을 구조했기 때문에 피로가 쌓여있지만짜증내지 않고 익숙한 솜씨로 이날도 구조활동을 마무리한다. 김 부대장은 “처음 2∼3년간은 적응하기 어려웠다”면서 “생명을 구해준 사람들로부터 ‘고맙습니다’라는 말을들으면서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대원들은 밤을 꼬박 새우고 인수인계를 한 뒤 오전 9시가 넘어 퇴근한다.그러나 비번일때도 제대로 쉬는 날이 많지 않다.각종 훈련과 교육 참석이 기다리고 있다.게다가 1초라도 빨리 출동할 수 있게 소방서 주변 지리를익히려 돌아다녀야 한다. 이렇게 기본업무인 화재와 안전을 책임지기에도 힘에 부치기 때문에 이들은 할 말이 많다.노병철 소방사(31)는 “잠긴 자물쇠를 여는 등 사소한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 달라”고 주문한다.금성웅 소방사(29)는 “차량 10대 가운데 1∼2대가 방해해서 출동에 지장을 받는다”며 협조를 당부한다. 이들의 손을 보면 구조경력을 알 수 있다.119구조대 1기로 88년 특채됐으며 지난 4월 KBS 119대상을 받은 김 부대장의 손은 부대원 가운데 가장 억세다.유리에 찔려 이곳저곳 꿰맨 흉터와 함께 불법주차에 막힌 주택가 골목길을 30㎏이 넘는 인명구조장비를 들고 화재현장까지 뛰느라 생긴굳은살이 훈장처럼 보인다. “하루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삶을 사니까 집에서 ‘무사히 돌아오세요’라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아내가 그저묵묵히 바라보며 배웅할 때는 가슴이 찡합니다.”김영중기자 jeunesse@
  • “이것이 고공 농구”

    SK 나이츠가 ‘삼각 타워’의 위력을 앞세워 4연승을 달렸다. 나이츠는 11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01∼02프로농구 정규시즌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서장훈(24점 11리바운드)-에릭 마틴(20점 14리바운드)-로데릭 하니발(17점 6리바운드)이 61득점,리바운드 31개를 합작하는 고공 농구의 위력을 과시하며 93-84로 승리했다. 이로써 나이츠는 4연승을 거두며 상위권으로 치고나갈 발판을 마련했고 공동선두를 달리선 삼성은 2연패에 빠지며이날 경기가 없던 동양과 SK 빅스에 0.5게임차로 뒤져 3위로 내려 안았다. 다른 팀이 가장 두려워하는 트리플포스트를 내세워 제공권을 장악한 나이츠는 실책이 잦은 삼성에 초반부터 앞서나갔다. 서장훈과 마틴이 골밑에서 버티며 득점 뿐 아니라 공수리바운드를 부지런히 걷어냈고 하니발은 높은 슈팅 포인트에서 3점슛을 거푸 꽂아 넣었다. 이규섭(20점)의 슛으로 그럭저럭 버틴 삼성을 상대로 나이츠는 2쿼터 중반 하니발의 기습적인 3점슛으로 42-32,10점차로 달아나며 승리를 예고했다. 삼성은 4쿼터 경기 종료 1분40여초를 남기고 이정래의 3점슛과 아티머스 맥클래리(13점 9리바운드)의 득점으로 83-86,3점차까지 추격했으나 막판에도 실책이 쏟아지며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서장훈은 삼성의 추격을 뿌리치는 골밑슛으로 88-83을 만들며 프로농구 사상 6번째로 통산 3,000득점의 고지에 올랐다. 최근 3연패에 빠졌던 모비스는 홈코트에서 딜론 터너(35점 13리바운드),래리 애브니(20점 13리바운드) 용병 듀오의 활약과 강동희(21점 9어시스트)의 분발로 KCC를 110-94로 대파했다. KCC는 이상민이 슈터 역할에서 본업인 포인트가드로 돌아와 11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으나 3점슛 3개를 터뜨리며 21점을 쏟아부은 강동희를 막지 못해 대패를 당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인호 국제교류재단이사장

    96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 시절 우리 여성계를 고무시킨 ‘사건(?)’이 있었다.당시 이인호(李仁浩·65·서양사학과) 서울대 교수가 핀란드 대사에 임명된 것이다.우리나라 첫 여성대사 탄생이었다.이어 98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전문성과 핀란드 대사로서의 활약상을 높이 사 이씨를 러시아 주재 대사로 발탁했다. “대사직은 벗었지만 지금도 외교의 연장선에 서 있다고생각합니다.문화외교,이미지외교의 시대라는 점에서 국제교류재단의 활동도 더 없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에서 돌아온 뒤 곧바로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에 임명된 이인호씨를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 집무실에서 만났다.단아한 모습의 이씨는 인터뷰내내 국민 모두가 외교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주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로 우리나라의대외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이는 민간차원에서 풀어야할 과제입니다” 지난 4년간의 핀란드 및 러시아대사 생활중 가장 인상에남는 일은 99년 5월 김대중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이 이사장은 “와병설과 정치내분에 휩싸인 옐친 대통령이 정상회담 나흘전 ‘의전상 있을 수 없는’ 회담취소 통보를 해왔다”면서 “그러나 러시아내 인맥을 풀 가동,26시간을 앞두고 극적으로 번복시켰다”고 피를 말리던 당시의 상황을회고했다. 1∼2개월에 한번씩 해외 출장을 나가야 하고 방한하는 외국 인사들을 접견하느라 책 읽을 시간,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이 이사장은 “이번 이사장직에서 퇴임하면 ‘필드(현역)’에서 아주 내려올 생각”이라고 말했다.본업인 글쓰기로 돌아가겠다는 것.‘지식인과 역사인식’ 등 대학생들의 필독서 저자로도 유명한 그의 저작 활동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씨는 “여성의 인력활용 정도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달라진다는 것을 핀란드 대사생활을 통해 눈으로 확인했다”면서 “정식 외교관 출신 여성대사가 2∼3년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과의사인 큰딸(민아·34·재미)은 아직 미혼이고, 둘째 딸(진아·32)도 국제변호사 일을 하느라 아이를 가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직 딸들을 둔어머니의 애처로운 마음을 내비쳤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독자의 소리/ 구급차 무분별 이용 자제를

    119 구급업무를 담당하는 소방관이다.소방파출소의 구급업무는 1982년 소방관서 야간 구급환자 신고규정이 마련된뒤 이듬해부터 소방의 기본업무로 법제화되었다.이렇게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119구급대의 이용은 매년 38%씩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비응급환자 즉 감기몸살,단순사고,부상 등 증상이 경미한 환자의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이러한 비응급환자들 때문에 정작 응급 환자들이 이용시기를 놓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그러므로 정말 위급한 환자들을 생각해 무분별한 구급차 이용을자제해 주었으면 한다. 아울러 응급환자 발생시 119로 신고하는 사람은 환자의상태와 발생한 위치,주소,전화번호를 천천히 또박또박 알려주었으면 한다.이용자들의 이러한 도움이 있어야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 주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을가르쳐 줄 수 있으며 구급차가 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해구급활동을 펼수 있다. 주재현 [광주 북구 문흥동]
  • 한마디/ 교원 공무원제 폐지 빠를수록 좋다

    ●공교육 붕괴,무책임주의,무사안일 등은 제도적으로 교원 공무원제가 한몫을 단단히 했다.교원 공무원제 폐지는 빠를수록 좋다.그래야 선생도 책임감이 생겨서 학부모 사교육비 줄어든다.더 이상 우리는 교원 인건비를 낼 수 없다. 학교선생들 가운데 시간강사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모두바꿔야 한다.이대로는 희망없다.(‘애국자’라는 아이디로중앙인사위 홈페이지에 올린 글). ●오늘날의 학교는 완전히 엉망진창이다.공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사교육 창궐과 대안학교 등장에 대해 책임이있다.우선 교사라고 하기에 수준이하가 많다.일주일에 20시간 수업하는 교사가 밖에서는 30시간 이상을 한다고 거짓말 한다.과목에 따라 시간강사가 해야 할 과목도 있어세금낭비를 하는 학교가 많다.본업을 게을리하는 자도 많다.학교는 승진싸움터,교사놀이터가 된다.교사 평가를 통해 차등보수제를 실시해야 한다.(‘퇴직자’라는 아이디로중앙인사위 홈페이지에 올린 글). ●산림과나 녹지공원과 단위로 존재하지 않는 지자체에서는 녹지계에서 달랑 직원 3∼4명이 산불 비상근무를 선다. 근무표가 있지만 실제는 아무도 안 도와준다.아마도 다른지자체도 같은 상황이라 생각된다.365일 중 195일 비상근무다.이번 주 친한 친구 결혼식이 있는데 또 못 가겠군…산림청장은 이런 상황을 알고나 있는 건가?(한 지자체 공무원이 산림청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 ●대한민국의 모든 외국주재 대사관·영사관 등의 문턱을낮추고,각국 거주 우리 국민들이 언제든지 편안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도록 명칭을 ‘○○○국 주재 한국동포 정보·문화 및 행정지원센터’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인력이없다면 대민 친절도가 가장 우수한 각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 중에서 외국어 특기자 등을 선발,업무를 담당하게 하면 된다.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재외공관 공무원들은 쉬는게 어떨는지?(정동명씨가 기획예산처 공개토론방에 ‘뼈를 깎는 쇄신 의지’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 ●핸드폰이 일반화된 이 시대에 오염신고로 받은 전화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환경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ID 지구살리기,환경부가 최근 매연 자동차 신고자에게 보상 차원에서 3,000원짜리 전화카드를 지급키로 한데 대해)
  • 장관 잦은 외유 ‘눈총’

    잇따른 외교실책으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는 와중에 외교통상부의 수장인 한승수(韓昇洙) 장관이 유엔총회의장직 등 대외활동을 하느라 한달의 절반 이상 자리를 비워 눈총을 받고 있다. 외교부장관 본연의 임무가 외교활동이고,지난 9월12일 유엔총회 의장에 선출돼 대외활동이 많아진 탓도 있겠지만과다한 해외체류가 외교행정 공백을 불러온다면 재고해볼일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여론을 의식한 청와대에서는 국제회의 및 세미나참석을 위해 출장을 계획하고 있던 다른 부처의 장관들에게 불요불급한 일정만 남기고 출장 일정을 조정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은 5일 ‘동남아국가연합(ASEAN)+한국·중국·일본’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브루나이를 방문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수행 중이다. 한 장관은 이에 앞서 유엔총회 의장직을 수행하느라 9월에 17일간,10월에도 19일간 자리를 비웠다.특히 일본과의‘꽁치분쟁’이 한창이던 지난달 초와 중국에서 사형당한신씨 사건이 한·중간 외교문제로 비화된 지난달 말 한 장관은 뉴욕에서 ‘국제테러리즘 근절’,‘국제경제협력 강화’ 등을 논의하는 회의를 주재,본업이 무엇인지를 의심하게 했다. 한 장관의 ‘과도한 바깥 활동’이 지탄을 받게 되면서해외출장을 계획 중인 다른 부처 장관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김영환(金榮煥) 과기부장관은 원래 한·미 과학포럼 참석차 지난 3일 미국으로 떠나 8박9일간 머물 계획이었지만실제 행사(8일)만 참석하도록 출장 일정을 절반으로 줄였다.김 장관은 7일 출국할 계획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제 31차 총회 참석과 세계무역기구(WTO) 방문을 위해 지난 3일 출국한 김동태(金東泰) 농림부장관은 총회가 13일까지 열리는데도 불구하고 8일 귀국 예정이다.7∼9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제 7차 당사국 총회 각료회의에 정부수석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5일 출국한 김명자(金明子) 환경부 장관은 다른부처 대표단보다 앞서 귀국할 계획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씨줄날줄] 앙코르 와트의 석탑

    1996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을 소개하고자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에 취재간 적이 있다.밀림 속 200㎢에펼쳐진 앙코르(도시라는 뜻)유적은 그야말로 경이로웠다. 세계 최대라는 사원의 규모,그 벽 곳곳에 돋을새김한 수만명의 다양한 인간상,4면에 ‘큰바위 얼굴’을 각각 조각한3∼5m 높이의 탑 수십기 등 하나하나가 정녕 예술품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두가 석조물이란 사실이요,그 돌들을 접착제 하나 쓰지 않고 다룬 옛 크메르인들의 정교한솜씨였다. 석조물 중에는 허물어지고 쓰러진 것도 적지 않았다.크메르 내전이 오래 이어진 탓에 포격을 당한 것이 있는가 하면,땅 위로 100∼200m씩 뿌리를 뻗어가는 열대 수종 ‘고’나무에 휘감겨 짜부라진 종이상자처럼 가라앉은 건물들도 있었다.그리고 그것들은 나름대로 자연의 위대한(또는 광폭한) 힘과 인간욕망의 덧없음을 일깨워 주었다. 그처럼 유적지를 둘러보는 가운데 콘크리트를 덕지덕지 발라 겨우 자세를 지탱하는 돌탑을 하나 만났다.한국인 가이드는 “일본인들이 한 짓”이라며 고소하다는 투로 설명했다.몇 해 전 유네스코가 앙코르 보수 계획을 세우자 일본업체가 무료공사를 자처하고 나섰는데,갖은 방법을 쓰고도제 모습을 유지하지 못해 하는 수 없이 콘크리트를 발라 응급조치만 했다는 것이다.‘옛사람들의 건축 솜씨를 현대인이 따라가지 못하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익산 미륵사지석탑을 떠올렸다.그 탑이 선 모양새가 그만큼 미륵사지 석탑과 흡사했던 것이다. 붕괴 위기에 처한 미륵사지 석탑을 해체하는 작업이 지난달 31일 시작됐다.국보 11호인 이 탑은 백제 무왕 때인 서기 600∼640년쯤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석탑이다.원래 9층으로 세웠으나 지금은 6층까지만 남아 있다.일제강점기인 1915년에도 무너질 위험성이 커지자남쪽과 서쪽 면 전체에 콘크리트를 덧씌워 지금같은 모양이되었다. 해체 후 복원 계획을 놓고 국립 문화재연구소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고 한다.지금 남은 형태와 석재를 최대한 살릴지,원형을 찾아 아예 9층으로 새로 짓다시피 할지가 핵심이다.결론은 전문가들이 내리겠지만중요한 것은 폭넓게 의견을 모아,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마이클잭슨, 새앨범 ‘인빈서블’ 성공할까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마이클 잭슨(45)이 9년동안의 침묵을 깨고 새 앨범 ‘인빈서블’(invincible·無敵)을 지난달 29일 전세계에 동시 발매했다.약 30여년동안 ‘팝의 황제’로 자리를 지킨 그의 새음반에 대해 천재성을 다해버린 뮤지션의 칠칠치 못한 ‘미련’인지 새로 피는 ‘시도’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마이클 잭슨은 9년동안 음반을 전혀 내지 않았지만 ‘어린이 성추행’,엘비스 프레슬리의 딸인 리사 마리 프레슬리와의 결혼과 이혼 등 본업 외적인 일로 신문지상에 자주 오르내렸다.마이클 잭슨은 이번 음반에서 단짝인 퀸시 존슨과 결별하고 저러스 저킨스와 손잡았다.잭슨의 새 음반은 R&B와힙합,발라드,록이 혼합된 종합선물세트로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평이다. 그러나 먼저 선보였던 싱글 앨범인 ‘You Rock My World’가 빌보드 차트에서 참패하면서 미국내 언론들은 새 앨범에 대해 연일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연 92년 앨범 ‘데인저러스’까지 넘칠 듯 출렁거렸던마이클 잭슨의 천재성을 팬들이 낙화(落花)해버린 것으로 무시할지 관심사다. 이송하기자
  • 인권위 출범 신경전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金昌國)가 각 부처들과의 인식 차이로 25일로 예정된 출범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국가인권위는 기구 직제와 인원 선발문제를 놓고 관계 부처와 팽팽하게 신경전을 펼치고 있어 아직도 조직과 인원구성을 확정하지 못했다. 인권위는 각 분야에서 인권침해 조사를 할 경우 고유 업무를 침해당하고 감독까지 받을 것을 우려한 각 부처의 이기주의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김창국위원장은 “공무원들이 국가인권위를 시어머니 하나 생긴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인권위는 1실 5국,교육원 등에 439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교도소 등 414개 구금시설,등록기관만 890개에 이르는 보호시설에 대한 조사와 각 직장내 차별행위 개선,인권관련 교육,인권 개선안 마련 등 기본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최소 인력이라는 게 인권위의 주장이다. 특히 인권위는 국가기관을 감시하는 기구로서 독립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음지에서 고생한 인권운동 경력자를 특별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행정자치부와 법제처는 국가공무원 채용법상 예외 규정을 둘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행자부는 인권위가 요청한 인원이 지나치게 많아 ‘작은정부’를 지향하는 ‘국민의 정부’ 취지에 어긋난다며 1국1실 100여명이 적당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인권위가 제시한 특별채용 조건 가운데 행정고시수준인 5급 선발 기준을 인권·시민단체 활동경력 4년 이상으로 해달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최영애(崔英愛) 인권위 사무총장은 “각 부처가제대로 역할을 수행했다면 이런 기구는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 “유엔에서도 설립을 권고하고 있는 기구인데다 기존의 관료기구를 또하나 탄생시키는 게 아니므로 관계 부처들이 미래지향적인 차원에서 인권위 출범에 적극 협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NGO/ “생활과 가깝게” 시민운동 달라진다

    지난 9일 ‘이동전화요금 현안 공청회’가 열린 서울 명동 은행회관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난 89년 이동전화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최초로 요금문제를 놓고 정부,사업자,시민단체가 격론을 펼친 이날 공청회는 참여연대가 그동안 끈질기게 제기해온 이동전화요금 인하운동의 결과다. 경실련도 요즘 서울시와 신경전을 전개하고 있다.서울시의 택시요금 인상이 왜곡,졸속으로 진행됐다며 감사원에감사청구를 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의 ‘생활 밀착형’ 시민운동이 다시 주목을받고 있다.일반시민들도 정치개혁, 검찰개혁 등 ‘무거운’주제보다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아기자기한’ 운동에 호감을 보이고 있다.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가 이동전화요금 인하를위해 펼치고 있는 ‘100만인 물결운동’에는 이미 80여만명이 참여했고,정보통신부 앞에서 벌이는 1인 시위에도 후보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박원석 시민권리국장은 “시민들의 엄청난 관심과 참여가정부와 이동전화사업자를 움직였다”면서 “공청회 결과가만족스럽지는 않지만실질적인 요금인하를 이끌어내기 위해 운동을 더욱 확산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택시요금 인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경실련의 홈페이지도택시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연일 폭주하고 있다. 경실련은 11일 서울시가 택시요금 인상과 관련된 시 의회의견청취 및 물가대책위 심의과정에서 요금인상 근거를 축소·왜곡 보고한 의혹이 있다며 이에 대해 감사원의 특별감사를 청구했다. 경실련은 지난 6월의 시 의회 교통위원회 회의록과 8월의물가대책위 회의록을 공개하며 택시요금 인상의 부당성을주장했다. 서울시가 시 의회 의견청취 때 안건회계법인이제시한 13∼26%의 인상안 중 상한에 근접한 25.78%의 임금인상분을 포함한 시안만 보고하고 2개 표본업체 실사결과와 17% 요금인상 권고안은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 주요내용이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의사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빚어질수 있지만 허위보고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으나경실련은 감사원의 조치를 지켜보며 택시요금 인하 운동을확산시킬 태세다. 녹색소비자연대도 지난 10일부터올해의 최대 역점사업인병·의원 신용카드 사용 활성화 캠페인에 본격 돌입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신용카드가맹률은 96%에 이르지만 대부분 가맹점 표시를 하지 않거나,소액 진료비에 대해 신용카드 수납을 거부하고 있다”며 서울대 병원 등지에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 단체 원창수 정책실장은 “병원의 투명 경영을 위해신용카드 사용은 필수적이나 병원의 의도적인 회피,환자들의 인식 부족으로 사용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고 지적했다.녹색소비자연대는 병원 캠페인에 이어 신용카드 결제를거부하는 귀금속 도소매점, 전자상가 등을 대상으로 이같은 운동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생활문화 개선운동도 더욱 활기를 띠고있다.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쓰시협)는 13일부터 11월30일까지 신촌역 테마파크 등에서 ‘쓰레기없는 월드컵을 위한 제로 웨이스트 페스티벌’을 마련한다.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페스티벌’은 ‘일회용품 없는친환경 월드컵’, ‘과대포장 없는 친환경 월드컵’, ‘지하철 쓰레기 모니터 및 2002개 분리수거함 설치’ 등으로나뉘어 펼쳐질 예정이다. 경찰청과 함께 안전띠 착용 생활화운동을 펼치며 큰 성과를 거뒀던 안전생활시민실천연합 등 11개 단체들은 그동안부진했던 어린이 안전띠 착용 문제를 집중 부각하기로 했으며,교통문화운동본부는 차량 안전 삼각대 나눠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생활 밀착형’ 시민운동에 대해 참여연대 박원석 국장은 “시민운동의 기본은 시민의 생활속을 파고드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운동의 결과는 결국 사회 개혁의 큰 길에서 하나로 합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예산처 차관 하루해가 짧다

    김병일(金炳日)기획예산처 차관은 몹시 바쁘다.내년 예산편성을 마무리하고 정부개혁을 독려하는 ‘본업’외에 재정집행을 직접 챙겨야하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요즘에는 재정집행을 챙기는 ‘부업’이 ‘본업’으로 보일 정도다. 정부는 지난 7월 경기회복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하반기 재정집행을 활성화하기로 하고 ‘재정집행 특별점검단’을 구성했다.김 차관은 특별점검단의 위원장이다. 김 차관은 7월19일 1차 회의를 주재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 3차례 회의를 통해 재정집행 활성화를 독려했다.매번 4시간이 넘는 ‘마라톤’회의에서 개별 사업별 부진 원인을 지적하고 대책을 제시하는 등 꼼꼼히 챙기고 있다.김 차관은18일 수원 수성고와 효원고를 방문해 증축 진행사항을 챙기는 등 현장점검을 통해 재정집행 현황 및 애로사항을 직접점검하고 있다.지난달 14일 안산고잔지구 택지개발사업 현장을 시작으로 평택항 항만개발,굴포 하수처리장,수지정수장 건설현장 등 그동안 10여곳을 찾았다. 김 차관은 “예산편성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낸 세금을 적기(適期)에 국민에게 되돌려 주기 위해서는 일선 현장에서재정집행이 국민의 피부에 와 닿도록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이용호 회장 자금출처 추적

    ‘G&G그룹 이용호 회장 금융비리’를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柳昌宗)는 5일 이씨로부터 전해 들은 삼애인더스 해저 금괴발굴 관련 정보를 이용,154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D금고 회장 김모씨 등 관련자들을출국금지하고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검찰은 이날 구속수감된 이씨를 불러 삼애인더스의 미공개정보 사전 유출 외에 다른 계열사에 대해서도 주가조작을 했는지를 추궁했다.그러나 이씨는 “새로운 금융기법일 뿐 범죄가 아니다”며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이씨가 정치권이나 폭력조직과도 연계돼 있다는첩보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추적 등을 통해 이씨의 자금 출처를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의 이번 수사는 G&G그룹 외에 다른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Corparate Restructuring Company)로 확대될전망이다. 산업자원부에 등록된 CRC회사는 85개이나 이중 상당수는 실적이 없는 유명무실한 회사이고,일부는 본업인 구조조정보다는 기업인수개발(A&D)을 통한 주가 시세차익을얻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관계자는 “새로운 유형의 범죄를 찾아내 대검에서 먼저 수사한 뒤 수사기법을 체계화해 일선 지검과 지청에 내려보내고 있다”면서 “이번 수사결과도 전국 검찰에 전파해 활용토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허승 소보원장 “금융·의료 피해구제 확대 보람”

    “단순 서비스분야에 그쳤던 소보원의 피해구제 영역을금융·의료분야 등 전문서비스 분야까지 확대한 것을 가장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오는 30일로 3년간의 임기가 끝나는 허승(許陞·66)한국소비자보호원장은 임기중 최대 성과로 소보원의 위상강화를 꼽았다. 허원장은 외교부 국제경제국장,주 제네바대사 등 37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끝내고 지난 98년부터 소보원을 이끌면서 적극적인 활동으로 소비자 권익보호에 크게 기여했다는평이다. △외교관 생활과는 크게 다른 분야였는데. 외교관은 국가간의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게 기본업무인 만큼 일반 국민들의 생활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일이 대부분이다.소보원에 와서 일하면서는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3년간의 성과를 꼽는다면. 일반적인 공산품, 농산품 등 간단한 서비스에 치중했던 소보원의 피해구제영역을 지난 99년 4월부터 금융·보험·의료 등 전문서비스 분야로 확대 한 것이다.지난 3월 소비자보호법이 개정·공포되면서 결함정보보고제,리콜권고제,긴급리콜명령제 등을 신설해 소비자 안전확보를 위한 제도적기반을 강화한 점도 의미가 있다. △소보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소비자 안전확보를 위한 조사·검사활동과 글로벌시대에맞게 국제 교류협력을 강화해야 한다.식품안전분야는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 △연임도 가능한데. 소보원장은 재경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연임이 가능하지만 별다른 얘기를 듣지 못했다. 퇴임후 특별한 계획은 아직 없다. 김성수기자 sskim@
  • 시인 김정환의 ‘내 영혼의 음악’

    13일 저녁 서울 시내 한 호프집에서 조촐한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르네상스적 교양을 지닌 ‘전천후 예술가’ 김정환이 낸 ‘내 영혼의 음악’(청년사 펴냄)을 축하하기 위한자리였다. 평론가 황광수 정호웅 정과리 등 문우들이 저자의 새 ‘아기’에게 덕담을 던졌다.평론가 하응백은 시인 신경림의 모친상가에 들른다고 먼저 자리를 떴고 소설가 조성란이 들어와서 “선생님 너무 멋진 책인 것 같네요”라며 기쁨을 나누었다. 이 책은 지난 98년 5월14일부터 대한매일에 연재한 글들을 모태로 하면서 그 뒤에 계속한 시인의 ‘음반 여행’을 묶은 것이다.연재 초기 많은 독자들로부터 ‘독특한 음반 평’이란 평가를 받았는데,그 힘은 아무래도 저자 문체가 빚는 ‘시적 호흡’에서 나온다.간결,단명한 문체로 발랄하게 이어지는 음반 산책은 독자로 하여금 한편의 시를 읽는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그의 음반 여로(旅路)를 따라가다 보면 역시 김정환의 본업이 천상 ‘시인’일수 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소설,역사서,공연기획 등 다양한 분야로 이리 저리 뛰고있지만 그바닥엔 늘 그의 ‘시’가 배어있다.이미 ‘황색 예수전 1·2·3’,‘기차에 대하여’와 근작 시집 ‘해가 뜨다’ 등에서 보여준 언어 가꾸기의 저력이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어떤 형식의 글을 쓰든 그것은 김정환식의 ‘시어(詩語)’로변신하여 단번에 읽는 이를 빨아들인다. “시를 쓰는 내내 음악을 틀었다.음악은 내 상상력의 자양분이다.음악을 듣는 것 못지 않은 느낌을 주도록 썼다”라는 토로에서 음반 여행과 그의 시가 지닌 함수를 짐작할 수 있다.음악을 듣다가 감동하면 작곡가 연주가 악기 등 관련 자료를 모조리 뒤져 질릴 때까지 듣고 추리고 하면서 엮었다.하다보니 5,000여장의 음반이 쌓였고 시중에선 구하기힘든 음반 등을 중심으로 150개를 골랐다. 두번째 이정표는 지은이가 포기할 수 없는,역사 의식이다. 책 곳곳에 그 ‘정신적 도도함’은 드러난다.질곡의 시대를 몸으로 건너온 저자는 가벼워만 보이는 세태,더 나아가 저자의 말을 빌자면 “갈수록 천박해지는 진보 진영”에 “품위 좀 갖추자”고 은근히 시비 걸고 있다.저자가구 소련출신의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와 구 동독의테너 페터 슈라이어 등에 유달리 애정을 쏟은 이유도 이와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 진지함에서 우러 나온 무거움은 르네상스 시대의 연주법을 그대로 재현한 영국 정격 음악 지휘자 앤드루 패럿에대한 섬세한 조명으로 넓어진다. “150개 음반중 가장 애정이 가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니 곰곰 생각하던 지은이는 “모두 다”라고 대답할 정도로 애정을 담았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쇼숑 ‘포엠’ 라벨 ‘치간느’를 연주한 지네트 느뵈 연주곡집은 작곡가의 작품보다 연주자의 해석 때문에 선정되기도 했다.3만8,000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을까라는 물음에 옆에 앉아 있던 정성현 청년사 대표는 “들인 공에 비하면 전혀 비싸지 않다”고거들었다. 이종수기자 vielee@
  • 도자기엑스포 일본관 텅비어

    이천 도자기엑스포장에 마련된 일본관이 일본업체들의 참가포기로 텅빈 채 운영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는 교과서 왜곡 문제에 따른 반일 감정을 우려한 일본업체와 지자체들이 뒤늦게 불참 의사를 알려왔기 때문이다. 1,586㎡ 면적의 일본관은 일본측 대행사인 도큐(東急)에이젼시가 옥천(玉川)도자㈜ 등 10여개 업체와 참가여부를 협의했으나 반일감정에 따른 안전 문제등의 이유로 대부분 출품을 포기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 [IT 빅뱅 긴급점검] (2)반도체·PC 끝없는 추락

    전 세계 반도체·PC산업이 사상 최악의 침체에 빠지면서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뚜렷한 희망의 조짐이 안 보이는 가운데 ‘생존’과 ‘몰락’의 명암이 엇갈리면서 국내외 업계 지도도 다시 그려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적은 없었다= “대만이나 일본에서 지진이라도 나지않는 한…” 국내 반도체업체 관계자의 이 말은 공급이 수요를 터무니없이 초과하는 현재 위기상황을 대변한다.이달 초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 5월 세계 반도체업계 매출이 127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30억달러 가까이 떨어졌다고 발표했다.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다.D램 분야 세계 1위인 삼성전자 반도체부문도 올 2·4분기에 처음으로 정보통신 부문에 사내 부문별 매출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지난해 4·4분기 이후 둔화돼 온 PC시장 역시 마찬가지.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 2·4분기 세계 PC 판매랑은3,000만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1.9% 줄었다.판매절대량이 줄어든 것은 86년 이후 처음.국내에서도 올 상반기 내수 141만9,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가 줄었다.전문가들은반도체와 PC의 주력제품이 차세대형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라는 점,세계 경기의 영향을 어느 분야보다도 많이 받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원인을 찾는다. ■갈수록 비관론 우세= 연초만 해도 전문가들은 올 3·4분기이후 반도체와 PC시장의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그러나 지금은 전혀 사정이 다르다. 올 2·4분기를 바닥으로 3·4분기 이후 급반등할 것이라는‘V곡선’이론가들까지 장기간 침체가 이어진뒤 잘해야 내년상반기에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U곡선’쪽으로 옮겨가고있다.삼성전자 김일웅(金一雄)상무보는 “D램 수요의 70% 이상이 PC에 공급되는 물량이기 때문에 PC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D램의 폭발적인 성장은 앞으로 기대하기 힘들다”고말했다.반도체 전문가인 메리츠증권 최석포(崔錫布)연구위원은 “마이크론 인피니온 일본업계 등의 결산시기가 몰려 있는 2∼3월에 최악의 상황을 맞은 뒤 내년 3·4분기 이후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이렇게 된다해도 반도체의침체기는 2000년 하반기이후 무려 2년이나 이어지는 셈이다.PC시장에 대한 전망은 이보다 약간 빠른 편이다.대개 내년 1·4분기 이후 회복세에 의견이 모아진다. ■부익부 빈익빈→업계 재편= 세계 반도체와 PC업계는 구조조정의 급물살에 휩쓸릴 전망이다.삼성증권 임홍빈(任弘彬) 연구위원은 “CPU(중앙처리장치)의 인텔,PC의 델컴퓨터,휴대폰의 노키아 등 1위 사업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2위사업자의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손해를 감수한 대규모 공격 마케팅에나서고 있다”면서 “D램 업계 1위인 삼성전자도 이 상황을잘 이용하면 구조조정을 통해 더욱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PC업계도 대형화 추세를 밟고 있다.시장점유율 50%를 바라보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보컴퓨터 LG-IBM 등 상위 3개사의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4분기 71.5%에서 78%로 크게 높아졌다.해외에서도 마찬가지 추세다.국내기업들이 경기침체라는 독(毒)을 약(藥)으로 돌려쓰는 지혜를 짜낸다면 오히려향후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공통된 견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마무리투수 물갈이 바람

    마무리투수에 대한 ‘구조조정’이 돌림병처럼 번지고 있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후반기 총력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마무리투수의 재편이 줄줄이 이어지고있다. 이는 전력의 한축을 담당해야 할 각 팀의 주전 ‘뒷문지기’들이 잇따라 수난을 당하거나 부상 등으로 제몫을 해내지 못해 고육책으로 취해진 것.따라서 후반기 판도는 새로운 마무리들이 새 업무를 얼마나 훌륭히 수행하느냐가 변수로 떠올랐다. 사상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삼성은 방출된 ‘특급용병’ 벤 리베라 대신 김진웅을 마무리로 낙점했다.리베라는 올시즌 36경기에 나서 27세이브포인트를 마크,구원 단독선두를 질주하며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었다.하지만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국내무대를 떠나자 삼성은 올스타전 직후선발로 6승을 건진 김진웅을 마무리로 돌렸고 김진웅은 21∼22일 롯데와의 후반기 첫 2연전에서 거푸 세이브를 따내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2연패에 도전하는 현대에게는 신철인이 ‘보배’.팀의 뒷심인 위재영(21세이브포인트)이지난달 중순 부상으로 빠졌지만 신철인이 위재영의 공백을 완벽히 메워 ‘구세주’가 됐다.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한 신철인은 후반기 해태와의 첫2연전에서 박빙의 승리를 지켜내는 등 위재영 결장 이후 8세이브,무패의 눈부신 호투를 거듭중이다. 3위 두산도 잠시 선발로 나섰던 진필중을 후반기부터 본업으로 컴백시켰다.6월 중순까지 마무리로 뛴 진필중은 걸핏하면 뭇매를 맞아 선발로 전환됐다가 이번에 마무리로 복귀,구겨진 특급마무리의 자존심을 회복하게 된다. 4위 해태는 마무리 오봉옥을 빈약한 선발진에 투입하고 구위가 살아난 박충식에게 뒷문을 전담시킨다.한화도 에이스인송진우를 이미 마무리로 전환했고 강상수가 부진한 롯데도박석진에게 마무리의 중책을 맡겼다. 김민수기자 kimms@
  • [매체비평] ‘구경꾼’이 연예인 문제 본질 흐려

    지난 6월 17일 MBC ‘시사매거진 2580’이‘연예인 대 매니저 한일비교’라는 방송을 내보낸 뒤 MBC와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간에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여기에 일부 연예인들이 가세해 사태는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큰 싸움이벌어진 것이다. ‘싸움’이라는게 그렇다. 일단 시작하고 보면‘가속도’가 붙게 마련이고 쉽사리 끝나지 않는다. 어쨌든 싸움의 양쪽 당사자가 속에 맺힌 응어리를 다 쏟아내야 골이 풀리고골이 풀리기 시작해야 비로소 싸움이 일어나게 된 근본원인을 살필 여유가 생긴다. 그제야 원인을 없앨 논의가 가능해지고 싸움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그런데‘구경꾼’들은 싸움이 풀리는 과정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다.옛말에‘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라’고 했지만 우리네 사는 속내가 어디 그런가.잘 되는 흥정은 훼방놓고 싶고,김빠지려는 싸움에는 풀무질을 하여 ‘재미’를 만끽하고 싶어하는‘밉상’들이 곳곳에 진을 치고 있다. 사실 MBC ‘시사매거진…’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내용이었다.화려함 이면에 숨은 연예인들의 고달픈 삶에 대해해답을 찾고자하는 노력도 역력했다.‘노예계약’이라는 표현 등 다소 과격한 용어사용이 문제라면 문제였겠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그다지 튀는 표현도 아니었다.표현상의 문제가 있었다면 문화방송은 즉시 사과해야 했고,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감정적인 대응으로 사건을 확대해서는 안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구경꾼’들이 끼어들어 훈수를 두기 시작했고 마침내 사태는 방송사와 기획사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흘러 버렸다. 스포츠조선은 마치‘기다렸다는 듯’이 사태를 놓고 MBC에포문을 열었다. 스포츠조선은 7월9일‘공영방송의 횡포’기사로 신문을 도배했다.‘한-미-일 가요계 비교’ ‘가요순위 프로’‘신인연기자 메니지 먼트’‘반기든 스타들’‘본업 무시당하는 가수들’‘시사매거진 2580파문’‘매니저A씨의 손익계산서’등의 기사로 채워진 이 기획기사를 읽으면 마치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의 기관지를 읽는 느낌이 들정도이다. 이어 이 신문은 7월12일 기자석‘자아도취에 빠진 MBC’를통해 문화방송을‘비판했다’기 보다는‘비난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맹공을 퍼부었다.이 기사에서 이 신문은“SBS보다 더 상업성을 추구,‘왕국’의 명예를 이어오던 MBC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고“지상파의 특권을 반납하고 케이블 채널을 자청,‘지지든지 볶든지 맘대로’하는게 낫지 않을까”라고 마무리 하고 있다.이런 기사를 내보내면서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은 오랜만에‘신명’날 수도 있고 불편한 관계에 있는 MBC를 이 기회에 궁지에몰아넣고자‘의욕’에 불타는‘소수’가 그 내부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들은 일정한 고지를 점령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일부 연예인들이 스포츠신문에 대한 오랜 거부감에도스포츠조선에 우호적인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2580’이 제기하려했던 문제는‘연예인’ 처우개선 문제였다.연예인에게도 인권이 있고,이것은 누구에 의해서도 침해되어서는 안된다. 사실 연예인의 인권은 다각도로 침해되어 왔고,어쩌면 문화방송과 스포츠조선도 침해당사자일 지도 모른다.‘2580’은 이 민감한 문제를 제기했고,연예제작자협회가 반발하고있으며 그 영향력 안에 있는 연예인들이 그에 동조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반발과 동조는‘외형적’이며‘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그리고 스포츠조선은 이‘외형’과‘일시적인 것’에 부채질을 하며 편승하고 있다.우리가 정녕 고민해야 하는 것은 연예인들의 삶의 질 개선이다.시간이 흐르면 외형적이며 일시적인 것들은 사그러들게 마련이다.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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