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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라운지] 80년대 ‘고공농구’ 선구자 한기범·김유택

    “벨이 울릴 때마다 휴대전화를 반짝거리게 하는 ‘튜닝’이 유행이래.대리점에 맡기고 갈 테니 먼저 들어가.” “남자 망신 다 시킨다니까.잘 걸리기만 하면 됐지,치장은 무슨…” 돛대처럼 우뚝 솟은 두 사내가 2일 모교인 서울 명지고 앞에서 휴대전화 액세서리 문제로 티격태격한다.어느새 이들은 사인을 받기 위해 달려온 ‘키 작은’ 후배들에게 파묻혔다. 지난 1980년대 중반 국내에 처음으로 ‘고공농구’를 선보인 한기범(205㎝)과 김유택(197㎝).영원한 ‘쌍돛대’로 남을 것만 같던 이들도 어느덧 불혹이 됐다.호적상으로는 김유택이 한 살 많고,실제로는 동갑(40)이다.그러나 1년 선배인 한기범이 언제나 형이다. ●동반자이자 라이벌 만남은 김유택이 지난 80년 명지고에 입학하면서부터 시작됐다.김유택은 키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농구부에 발탁됐고,외롭게 골 밑을 지키던 2년생 한기범은 단박에 이 신입생이 동반자가 될 것을 직감했다. 둘은 중앙대-기아로 이어지는 코스를 1년 터울로 밟았다.한기범이 96년 은퇴할 때까지 15년 동안이나 한솥밥을 먹었다.전성기인 83년부터 10년 간은 태극마크도 함께 달았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언제나 라이벌 의식이 팽팽하게 흘렀다.연습이 끝나도 둘은 항상 코트에 남았다.먼저 등을 보이기 싫었기 때문이다.늦게까지 남기 경쟁에서는 항상 김유택이 이겼다.한기범은 “내가 먼저 연습장을 떠나지 않으면 유택이는 밤을 꼬박 새울 태세였다.”고 말했다. 이들이 맞붙은 적은 딱 한번 있다.86∼87농구대잔치에서 기아의 유니폼을 입은 한기범과 허재(38·TG) 강동희(37·LG)와 중앙대 ‘허·동·택’ 트리오를 이룬 김유택이 센터 대결을 벌였다.접전 끝에 김유택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서로 다른 ‘제2의 인생’ 한기범은 방송인·사업가로,김유택은 모교 농구부 감독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현실이 녹록지 않지만 이들은 “아직 행복하다.”고 말한다. 한기범은 코믹한 모습으로 방송에 자주 등장한 데다 큰 키 때문에 어디에 가든 사람들이 쉽게 알아 본다.여자 후배들이 키를 재보자고 졸졸 따라다니자 황급히 승용차 안으로 숨어버린 그는 “명동거리에 나간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며 빙그레 웃었다. 싱거워 보이지만 ‘한기범의 키 크는 교실’을 운영하고,성장을 촉진시키는 건강보조식품을 개발·판매하는 벤처기업의 대표이사다.한기범은 “농구밖에 몰랐던 내가 이제야 세상이 무서운 줄 알았다.”면서 “길을 잘 닦아 후일 유택이와 함께 사업을 번창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김유택은 아직 농구라는 ‘솔잎’을 먹는다.감독으로 부임한지 불과 6개월만인 지난 3월 명지고를 40년 역사의 봄철연맹전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명지고의 전국 제패는 98년 쌍용기대회 이후 5년만이다.은퇴 뒤 프로무대에서 코치로 활약한 김유택이 수입이 절반에 불과한 모교 감독직을 수락한 것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곳”이라는 생각 때문이다.아직 현역인 후배 허재와 강동희를 보면 가슴이 찡하다.지난달 02∼03시즌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지존’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 두 후배의 모습은 아름답고도 안타까웠다. 김유택은 점심으로 김치볶음밥을 먹으면서 “기범이 형이 심장수술을 해 건강이 좋지 않다.”며 걱정을 했다.김유택이 먼저 자리를 뜨자 한기범은 “나보다는 유택이가 더 부각될 수 있도록 써달라.”고 특별히 부탁했다.그들의 우정은 키만큼이나 높아 보였다. 글 이창구기자 window2@ 사진 강성남기자 snk@ ■키 큰것 빼고는 천양지차 땀에 젖은 운동복 속에서 15년을 함께 뒹군 한기범과 김유택은 키가 크다는 것 말고는 사뭇 다르다. 우선 성격이 천양지차다.한기범은 소탈하고 유연하지만,김유택은 한마디로 ‘칼’ 같다.이 때문에 대학 때 후배들은 1년 선배인 한기범보다는 김유택을 훨씬 어려워했다. 느긋한 성격 탓에 한기범은 슬럼프라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다음에는 잘 되겠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그러나 승부욕이 강한 김유택은 달랐다.경기에서 지는 날이면 잠을 설치며 복수의 칼을 갈았다.불 같은 성정으로 운동을 포기하려 한 적도 여러 번 있다. 두 사람의 승용차를 보면 취향을 단박에 알 수 있다.세심한 한기범은 승용차에 온갖 치장을 다했다.김유택의 밴 내부에는 주유소에서 준 화장지 통이 장식물의전부다.좋아하는 음식도 다르다.한기범은 양식을 좋아하지만 김유택은 된장찌개 등 한식을 즐긴다. 아들 둘을 나란히 둔 이들은 자식에 대한 기대도 다르다.한기범은 아들이 자신의 뒤를 잇기를 바라고,김유택은 절대 운동선수로는 키우지 않겠단다.두 꺽다리는 “농구가 아니었다면 함께 어울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다르기 때문에 더 각별하다.”고 말했다.
  • [맛 에세이] 젓가락질의 의미

    며칠 전에 사진을 하는 민영주씨랑 밥을 먹는데 볶음밥을 포크로 퍼먹는 모양이 눈에 설어 ‘왜 포크로 밥을 떠먹는지’ 물었습니다.대답이 재미있더군요.어떤 도구를 사용해도 잘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나요.현란한 젓가락 테크닉을 보여 주기 위해 비빔밥도 젓가락으로 먹는다고…. 젓가락 들고 께적거리면 식복 떨어진다고 어른들한테 한 소리 들을 법한데 설명을 듣고 보니 식복이 붙을 내용이었습니다.비빔밥을 숟가락이 아닌 젓가락으로 비비면 조금 시간이 더 걸리긴 하지만 나물들이 뭉치지 않고 밥알이 깨지지 않을 뿐 아니라 양념도 골고루 섞인다는 거죠.전에 어디서 본 내용이라기에 찾아보니 비빔밥의 본산인 전주에서 나온 얘기더군요. 사실 젓가락 쓰는 모양새를 보면서 그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어른이 젓가락을 X자로 꼬아 쓰거나 짧게 잡고 사용하는 걸 보면 그의 성장 배경을 의심하곤 하니까요.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는 서양에 비해 한 손으로 끄트머리를 쥐고 움직여야 하는 우리네 젓가락은 퍽 어렵습니다.얼마전 젠(zen)스타일이 미주와 유럽에서 크게 유행하면서 ‘스시’가 톱 메뉴로 올랐을 때 뉴요커들은 자신들이 젓가락을 얼마나 유연하게 사용하는가를 자랑하느라 바빴죠. 젓가락 사용법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그네들의 젓가락 봉투를 벗기면서 학창시절 생각이 나더군요.중학교 때 가사 시간에 서양 매너를 배우고 난 후 강당에서 포크와 나이프 사용법을 실습하고 시험 보던 일이요. 접시 위에 소복이 담겨 있는 음식을 한 입 크기만큼씩 떠내는 젓가락 사용법은 쉽지가 않습니다.엄지와 약지가 지지대 역할을 하면서 검지와 중지가 원활하게 움직여줘야 하므로 다섯 손가락 어느 하나 소홀할 수 없습니다.보통 젓가락을 사용할 때 손가락,손바닥,손목,팔굽 등에 있는 관절 30여개와 근육 50여개가 운동한다고 합니다. 제2의 뇌라고도 하는 손과 손가락을 이렇게 많이 움직이는 조작 활동은 창의력을 더욱 효과적으로 개발시킬 수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여럿 나와 있습니다.유아기 및 어린이들의 성장 발육단계(3∼6세)에서 젓가락 사용법을 올바로 가르친다면뇌의 신경회로에 자극을 주어 아동들의 지능 개발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합니다. ‘미래혁명’의 저자 앨빈 토플러 역시 젓가락을 쓰는 민족이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지배한다고 했습니다.21세기를 지배할 반도체 산업의 공정은 어릴 때부터 젓가락 사용으로 익힌 섬세한 솜씨가 필수라는 것이죠.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 ‘젓가락절’(8월4일)을 따로 제정하여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합니다.아이가 음식을 흘리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해 젓가락 대신 포크를 쥐어 주는 일이 결국은 아이를 위해 좋은 일이 아닙니다.기다란 젓가락을 유연하게 놀려 시금치 나물 한 점을 집는 일에 참으로 커다란 의미가 들어 있더군요. 신혜연 월간 favor 편집장
  • 신세대는 햄버거 고참은 김치찌개 / 장병 선호음식 ‘짠밥’ 따라 변화

    요즘 입대한 신세대 장병들은 대체로 햄버거 등 인스턴트 식품을 좋아하지만,1년 이상 병영생활을 한 뒤에는 김치볶음밥이나 김치찌개 등 전통음식을 더 좋아했다. 15일 해병대 교육훈련단(단장 이영재 준장)이 제 943기 훈련병 200명과 상병·병장으로 구성된 기간병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좋아하는 식단’ 설문 조사 결과이다. 이에 따르면 훈련병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햄버거(29%),돈가스(21%),불고기(18%),카레밥(11%) 등의 순이었다. 반면 군생활을 1년 이상 한 장병들의 음식 선호도는 김치볶음밥이 1위(22%)를 차지했고 불고기(20%),김치찌개(17%)가 뒤를 이었다.입대시까지 가장 좋아했던 햄버거는 11%에 그쳤다. 조승진기자
  • 어린이가 만드는 57가지 요리

    꼬르륵~ 배꼽벨이 울리면 아이들은 대개 이렇게 내뱉는다.“아잉~ 배고파,뭐 먹을거 없을까.”하지만 정작 스스로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특히 아이라면. 집안이 어려워 부모가 먹을 것을 챙겨놓지 않고 맞벌이 등을 나가 끼니를 거르는 아이들을 위해 스스로 요리를 만들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 책이 나왔다.㈜CJ가 부스러기사랑나눔회의 자문을 얻어 발간한 책은 ‘토리의 요리놀이’(사진).실제로는 갓 결혼한 부부나 혼자 사는 싱글족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밥짓는 법부터 달걀프라이,샌드위치같은 기초적이고 간단한 요리부터 떡볶이와 맛탕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간식까지 총 57가지 조리법을 담았다. 아이를 대상으로 만든 책인만큼 친근하고,쉬운 일러스트와 설명으로 이해를 돕는다.요리를 하려면 칼이나 불을 사용해야 하는데 애들에게는 위험하지 않을까?책은 요리에 앞서 올바른 칼 사용법,간단한 응급처치나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해놓았다. ●1큰술이 뭐죠? 일반 요리책에 나와있는 ‘1큰술’,‘15㏄’는 대체 얼마라는 걸까.어른들도 잘 모르는 기초계량법이 여기에 있다.1큰술은 어른 숟가락 1개,1작은술은 찻숟가락 1개에 담는 양.계량스푼으로 잰다면 각각 15㏄와 5㏄다.1컵은 작은 우유팩에서 윗면을 잘라내고 네모난 부분만 채운 200㎖다.또 ‘소금약간’은 엄지와 검지로 소금을 쥐었을 때의 양 정도,‘소금 적당히’는 엄지·검지·중지 등 세 손가락으로 한번에 집어올리는 분량이다. ●냉장고 나라에서 온 요리 찬밥이 있다.그냥 냉장고에서 적당한 반찬거리를 찾아 허기만 채울까.냉장고에서 김치,달걀,당근,양파,식용유만 확보하면 내가 만들어 더욱 맛나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 불 위에 프라이팬을 올려놓고 뜨거워졌다 싶으면 식용유를 두르고 김치를 가위로 송송 썰어 볶아보자.김치가 어느정도 익으면 찬밥을 넣은 뒤 밥에 물기가 거의 없어졌을 때 참기름과 참깨를 넣고 볶으면 김치볶음밥 완성.달걀프라이를 만들어 올리면 더욱 맛난다.네모낳게 썰어 볶은 당근과 감자,양파로는 세가지 음식이 가능하다.풀어놓은 달걀과 밥을함께 볶으면 달걀볶음밥,달걀을 부쳐 재료를 넣어 볶은 밥 위에 얹으면 오므라이스,볶은 재료와 물,카레가루를 넣어 끓이면 카레라이스. ●인기최고 우리들의 간식 이번에는 빵을 이용해 볼까.양파와 피클을 잘게 다져 물기를 꼭 짜내고 기름을 뺀 참치와 마요네즈,머스터드(서양겨자),설탕을 넣고 섞는다.식빵이나 모닝롤 사이에 넣으면 바로 참치샌드위치.삶은 달걀 노른자는 으깨고 흰자와 오이를 다져 마요네즈와 섞은 뒤 식빵 안에 넣으면 손쉽게 달걀샌드위치가 만들어진다.달걀과 우유,설탕과 소금을 큰 그릇에 담아 잘 젓고 여기에 식빵을 담갔다가 프라이팬에 구워내면 프렌치토스트가 완성된다. ●책의 탄생은 결식아동이 생기는 주된 이유는 식료품 부족보다 바쁘고 여유없는 영세 가정의 맞벌이 부모가 아이들을 방치한 채 일하러 나가거나 부모가 없기 때문.CJ는 이런 아이들을 위해서 스스로 요리할 수 있도록 하는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우선 전국의 빈곤어린이공부방과 복지시설 등 사회복지단체 1000여곳에 4000부를 무료 배포했다.가정에서 책이필요하다면 CJ 사회공헌팀으로 연락하면 된다.이메일 re7273@cj.net,전화 (02)726-8164. 최여경기자 kid@
  • 日 특급호텔 1층 반찬가게 붐

    (도쿄 황성기특파원) 호텔에 반찬가게.고급,청결이란 이미지의 호텔과 언뜻 어울리지 않지만 요즘 일본에 1층에 반찬가게를 설치하는 호텔이 늘어나고 있다.호텔 1층에 있는 반찬가게란 뜻의 일본식 조어인 ‘호테이치’ 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 호텔 ‘호텔 오쿠라’(도쿄)는 ‘쉐이프 가든’이란 반찬가게로 대성황이다.점심 때면 주부들은 물론 주변의 직장여성들로 붐빈다.지난 5월에 신장개업한 이 곳은 지난 해보다 매상이 두 배로 껑충 올랐다. 인기 비결은 “초일류 호텔의 맛을 싼 값에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호텔 레스토랑에서 서비스료를 포함해 1760엔에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점심메뉴를 1100엔에 제공하고 있어 주변 직장여성들의 점심 대용으로도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끼니 때마다 “뭘 만들까.”로 고민하는 주부들도 고급호텔의 반찬을 사서 식탁에 올릴 수 있다.이 곳에서는 반찬 뿐 아니라 볶음밥 같은 호텔 레스토랑의 일부 메뉴도 판다.빵을 제외하면 60여종의 반찬,식사를 제공한다.조리광경을 손님들이 볼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보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처음에는 “명성의 호텔 오쿠라의 맛을 싸게 팔아서 되느냐.”는 호텔 내부의 반대가 있었으나 이윤보다는 호텔 손님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 반찬가게는 시작됐다. 간단명료한 조어를 좋아하는 일본인의 구미에 맞게 이 호텔은 백화점 지하식품부를 뜻하는 ‘데파지카’에 대항하는 이미지의 ‘호테이치’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인기를 확산시켰다. 아카사카 프린스호텔도 주변 빌딩가의 직장여성들을 주고객으로 점심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소량으로 먹을 수 있게끔 1개 품목에 200∼300엔으로 가격을 설정하고 있다. 오사카(大阪)의 ‘리갈 로얄호텔’은 지하에 있던 지하식품부를 1층으로 이전해 매상을 2∼3배 올리는 데 성공했다.그러나 ‘호테이치’가 인기급상승 중인 것은 시인하면서도 “위생면이나 판매장소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도입을 꺼리는 호텔도 아직은 적지 않다. marry01@
  • [월드컵 일본통신] 결승전 열릴 요코하마 열기 후끈

    대한매일은 월드컵 D-10을 맞아 일본의 젊은 필진 3명을객원기자로 초빙해 ‘월드컵,일본통신’연재를 시작한다. 재일 한국인,재일 조선인,일본인으로 구성된 객원기자들은 열도 구석구석을 다니며 월드컵에 관련된 흥미있는 일본얘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게 된다. 아울러 재일 한국·조선인과 일본인이 본 한국과 일본의 모습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해 나갈 예정이다.대한매일 제휴사인 도쿄(東京)신문에 게재된 월드컵 관련기사도 선별해 함께 싣는다. ■달아오르는 열도 [도쿄 간노 도모코기자] 순식간에 달아오른 느낌이다. 일본 열도 1억2000명이 저마다 축구 평론가에 저마다 대표팀 감독이 된 순간이었다.꿈에도 그리던 월드컵 구장을밟을 대표팀 엔트리 23명이 발표된 지난 17일을 고비로 일본의 월드컵 열기는 비로소 비등점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누구도 예상 못한 34살의 백전노장 나카야마 마사시(中山雅史)가 대표팀에 막판 합류했는가 하면 기대주 나카무라슌스케(中村俊輔·23)가 어이없이 탈락했다.희극과 비극이 엇갈리는 극적인 발표였다. 그렇다.6년을 기다리고 기다려온 월드컵 드라마의 막이오른 것이다. 지난 주부터 외국 대표팀이 속속 선수촌 입촌을 위해 일본에 들어오고 그 모습을 일본인들이 눈으로 확인하면서열기는 가열되고 있다. 가미조 노리오(上條典夫) 덴쓰 종합연구소 연구1부장은“일본인은 늦게 반응하는 ‘형광등 체질’입니다.일본 대표팀의 활약이 두드러지면 그때가서 지금이 열기는 100배,1000배로 달아오를 겁니다.”라고 말한다. 분명 일본인의 특성이다.일본이 1승이라도 올린다면 열도는 그야말로 초흥분 상태에 빠질 것이다. 20일 오후 결승전이 열릴 요코하마(橫濱)시 남부에 있는지하철 마이타(蒔田)역.역 이곳저곳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개찰구로 들어서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유니폼과 ‘대한민국(大韓民國)’이라는 나라 이름도 큼직하게 적혀 있다. “이곳에 앉아 있으면 오가는 사람들에게서 월드컵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마이타 역개찰구 직원) 요코하마시는 시영 지하철 역이 32개인 점에 착안해 ‘1개역1개국 응원’ 제도를 도입했다.마이타역의 응원국가가 한국이다.개찰구 직원은 열광팬이 유니폼을 훔쳐가지않는지 감시하는 게 요즘의 주 업무가 됐다고 익살을 떤다.그는 “인사말이라도 한국어로 하고 싶지만 좀체로 익혀지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요코하마시 월드컵 추진위원회의 스즈키(鈴木) 과장의 말에도 열기가 가득하다.그는 “월드컵은 세계의 축제로 세계에 요코하마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일본은 이번이 겨우 두번째 월드컵 출전이다.그렇지만 1승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열망은 하늘을 찌른다.프랑스인 트루시에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자칭타칭 사상 최강이다.전력은 물론이고 사기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대표팀의 최고 스트라이커 나카타 히데토시(中田英壽)가 이번 월드컵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이전과 다르다.” 어느 스포츠신문 기자의 말이다.세계적 스타이면서도 ‘일본 대표팀에서 겉도는 존재’로 여겨져 온 나카타 선수가 이제는 팀을 이끄는 인물로 변모했다는 평가가 일본 언론 여기저기에 등장한다. 월드컵 열기는 경기에 거는 기대뿐 아니다.이른바 ‘월드컵 효과’를 노린 비즈니스 열기도 뜨겁다.일본을 통털어3조엔에 이른다는 보고서가 있는가 하면 요코하마 1개 도시에서만 257억엔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조사도 있다.월드컵 효과를 노려 ‘켄터키 치킨’은 최근 일본 젊은이에게 인기가 높은 그룹 ‘스마프’의 구사나키 쓰요시를 등장시켜 고추장 소스가 들어간 한국풍 메뉴의 시판에 들어갔다. 이제 월드컵까지 열흘.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월드컵 상품을 팔고 있는 고무로 지카오(小室智郁夫)씨는 말한다.“매스컴에서 떠드는한·일 두 나라 우호는 기본입니다.우리들은 아시아라는틀 안에서 하나입니다.”6년 전.유학지였던 한국에서 한·일 공동개최를 앞두고 여러가지 잡음을 들어야 했던 기자로선 그의 말이 새삼스럽게 가슴을 때린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월드컵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훈풍을 일본과 한국에 불게 할지 모른다. 본사 在日 객원기자 3인 ◆신인하(辛仁夏) 재일 한국인 2세.1967년생.요코하마(橫濱)시립대 동양사학과.전 도쿄신문 기자. ◆김현(金賢) 재일 조선인 2세.1972년생.재일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계 조선대 영어과.전 조선신보 기자. ◆간노 도모코(管野朋子) 일본인.1963년생.주오(中央)대학 서양사학과.전 슈칸분슌(週刊文春)기자. ktomoko@muf.biglobe.ne.jp ■일본속 한국 붐/ 맵고 짠 김치 日 식탁 점령 [도쿄 간노 도모코기자]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가 결정된 이후 일본에서는 급격히 한국 붐이 일었다.한국을 찾는 일본인도 지난 해 무려 240만명으로 해외 여행 1위의나라가 됐다. 일본인의 식탁에 정착된 김치의 소비량은 4년 전의 갑절에 달하는 35만t으로 급증했다. 식품수급연구센터의 한 관계자는 “고추가루에 땀을 내게 하는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소비가 크게 늘었다.”면서 “예전에 일본인 입맛에 맞춘 싱거운 김치가아닌 맵고 짠 본격 한국식 김치가 최근엔 유행하고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식품 회사인 ‘아지노 모토’에서는 불고기나 갈비,낙지볶음 등 한국요리를 위한 조미료를 지난 해 8월과 올1월 내놓았다.이 회사 홍보 관계자는 “구매층인 일본 여성이 한국에 여행가서 접한 한국요리를 만들고 싶어한다는 점에 착안해 재작년 연구개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당초 두 가지 조미료에 걸었던 41억엔의 매상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올 여름 다른 상품을 출시할 계획. 편의점 ‘로손’은 지난 7일부터 손말이 김밥인 ‘갈비불고기’와 ‘비빔밥’을 출시했다.14일에는 유명 잡지 만화 연재물에 등장하는 ‘김치볶음밥 주먹밥’을 발매한데이어 ‘한국풍 튀김빵 잡채’,‘비빔면 사라다’ 등을출시할 예정이다. 로손의 관계자는 “반응이 좋은 편으로 월드컵 분위기를띄우자고 생각해 최근 한국 식품을 등장시키고 있다.”면서 “반응이 좋으면 월드컵이 끝난 뒤에라도 고정 메뉴로판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불고기 구이집 일색이던 도쿄 거리에도 닭갈비나 삼겹살,감자탕 전문점이 생겨나는 등 그야말로 한국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어디를 가든 한국식 반찬을 파는 집도 늘어나고있다.도쿄도 스기나미(竝杉)구의 한 상점가에는 얼마전 나물,파전,만두,김치,라면 등을 파는 ‘한국촌(韓國村)’이라는 반찬가게 2곳이 생겨나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동경신문에서/ 산토스 귀화인으로 첫 日대표로 출전 ●고민하는 교육위=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일본 전국 10개도시의 교육위원회는 시합 당일 공립 초·중학교의 수업을 할 것인지 휴교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과감히 휴교하는 학교가 있는가하면 “과잉반응은 국제교류의 이념과 거리가 멀다.”는지적에 따라 보통 때처럼 수업을 하는 학교도 있다. 고베(神戶)시 인근 6개 초등학교는 시합이 있는 6월 4일휴교하는 대신 토요일에 대체 수업을 실시키로 했다.시교위측은 “어린이의 안전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오사카(大阪)시는 6월 12,14일 경기장 주변의 4개 초·중학교에 대해 휴교 조치하고 2개 중학교에 대해서는 오전수업만 실시키로 했다.반면 요코하마(橫濱)시와 삿포로(札幌)시는 “지나치게 민감해지는 것은 어린이의 국제이해에 역효과”라며 정상 수업을 실시키로 했다. ●귀화인 첫 월드컵 출전=산토스 알레산드로(24)가 일본으로 귀화한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입고 월드컵에 출전한다. 그는 1994년 일본의 축구 명문 고등학교에 스카우트돼 브라질에서 일본으로 건너왔다.당시 16세이던 그는 “열심히 하면 J리그(일본 프로축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일념으로 축구와 일본말 익히기에 매달렸다. 그는 결국 J리그 소속인 ‘시미즈(淸水) 에스팔루스’ 구단에 들어가 꿈을 이루고 지난 해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산토스라는 성(姓)도 일본식 음을 따 ‘三都主’로 했다. 고등학교 시절 그에게 일본말을 가르쳐 준 선생님은 얼마전 그가 일본 대표팀으로 시합에 출전하기 전 “일본사람이상으로 노력을 하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지난 17일 발표된 일본 월드컵 대표팀 엔트리에 산토스가 포함됐다는 소식을 접한 산토스의 부모들은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면서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브라질에서 일본으로 올 예정. 정리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씨줄날줄] 일본 선술집

    우리나라의 선술집과 비슷한 일본의 서민형 술집은 이자카야(居酒屋)다. 지하철 역이나 버스 정류장 부근에 몰려 있는 이자카야앞에는 빨간 등(아카초칭)이 매달려 있고 문에는 노렌(暖簾)이 걸려 있다.빨간 등이 간들간들 흔들리고 생선이나꼬치를 굽는 냄새가 솔솔 풍기면 일 마치고 귀가하는 회사원과 서민들은 ‘딱 한 잔’이라며 서로 눈짓을 보내게 된다. 일본인들은 통상 맥주 한 잔을 같이 걸친 뒤에 소주든,정종이든,위스키든,맥주든 각자 먹고 싶은 술을 골라서 먹고 싶은 대로 마신다.잔을 돌리지 않고 다른 사람 잔이 줄어들면 첨잔해 준다.이자카야의 또 하나의 특징은 안주를 조금 준다는 점이다.대신 가격이 저렴하고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있다.나올 때는 나눠내기(와리캉 割勘)를 한다.요즘은 김치나 김치볶음밥 지짐 등 한국 음식을 준비해 놓고 있는 이자카야도 늘고 있다.적당히 먹고 마시는 데 1인당 3000∼4000엔이면 중급 이자카야에서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처음에는 안주가 작은 접시에 나오면‘먹으라는 건지 보기만 하라는 건지.’라며 영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또 나눠내기의 어색함이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다.하지만 익숙해지면 서로 부담없이 ‘딱 한 잔’을 권할 수 있고,자주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쓸 만한 관습이라는 생각이 든다.주인장이 특색있는 안주거리와 손님들관심을 끌 만한 대화거리를 준비해 놓고 있으면 금상첨화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자카야 안은 수수한 분위기 속에대화가 무르익어 가는 일종의 광장이 된다. 때문인지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여기저기 ‘이자카야’라는 이름을 붙인 술집들이 유행이다.지난해 중소기업연구원은 소자본 유망창업 아이템 10가지 가운데 일본식 주점이자카야를 선정했고 프랜차이즈 전문 컨설팅업체 체인정보도 2002년 유행할 프랜차이즈 업종에 이자카야를 포함시켰다. 일본을 방문한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서민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고 해,환영만찬이 끝난 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총리 관저 부근의 이자카야에서 ‘2차’를 했다고 한다.좁은 자리에 덩치 큰 미국인들이 앉아있으려면 조금은 불편했겠지만 미·일 양국이 긴밀한 관계를 다짐하는 데는 안성맞춤의 장소였을 게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 아프간 전장에서/ 난민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전장의땅 아프가니스탄.삶 자체는 힘겹지만 이곳 사람들은꿈을잃지 않고 있다. 다슈테칼라 동쪽 보이링가 마을에 사는 마푸르(10)는 눈먼 아버지의 길잡이가 돼 구걸로 생계를 이어간다.아버지시에르(60)는 10여년 전 시력을 잃었다.마푸르는 몸이 아픈 어머니와 어린 여동생을 대신해 아버지와 함께 시장통에 나선다. 그래도 마푸르는 늘 웃음을 잃지 않는다.꿈이있기 때문이다.그는 “참고 기다리면 학교에 갈 수 있는날이 올 것”이라면서 “학교에 가면 열심히 공부해서 꼭교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호자바우딘의 시장 한켠 책을 파는 좌판.한 군인이 30여분째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그는 호자바우딘에서 30명의부하들을 통솔하는 소대장급 지휘관 헤모므딘(28)이다.판지쉬르가 고향인 그는 3년 전 22명의 친척이 탈레반군에처형되자 복수를 위해 군인이 됐다.그러나 그의 가장 큰관심사는 책을 읽는 것.300만 아프가니(약 40만원)의 월급에서 고향의 아내와 두 자녀에게 200만 아프가니를 보내고나머지는 모두 책을 사는데 쓴다는 그는 “참고 기다리면우리도 강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자바우딘 시장에서 양고기를 파는 아지 주라바이(62),올람 게술(47) 형제도 전쟁의 상처를 보듬으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이들이 이 일을 시작한 것은 1년 전.전에는호자가르에서 다른 10명의 형제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그러나 탈레반군이 2명의 동생을 죽이고 집을 불태우는 바람에 60명의 가족들을 이끌고 호자바우딘으로 피란길에 올랐다.8명의 동생들은 형제의 복수를 위해 군에 입대했다.주라바이는 “장남으로서 고향 호자가르로 돌아갈 때까지 가족들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면서 “입에 풀칠하기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동생과 함께 즐겁게 일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고향집에 돌아갈 수 있지 않겠느냐.그때까지 열심히 살 것”이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호자바우딘에서 카밥(양고기 꼬치구이)과 팔라우(볶음밥의 일종)를 파는 모하마드 아크람(35)의 소원은 아들 바하롬(8)을 의사로 키우는 것.소련 침공 때 군인으로 참전,카불에서 5년 가량 옥고를 치르기도 한 그는 “열심히 일해꼭 아들을의사로 키우고 싶다”면서 “아들이 공부를 잘해 피곤한 줄 모른다”고 자랑했다. ‘호자바우딘 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이 미래를 준비하며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책상과 전등이 없고,창문에유리가 없어 비가 들이치는 교실이지만 600여명의 학생들이 교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날마다 1시간 45분의 산길을 걸어 학교에 오는 쇼이굴(19)은 “먼 길이지만 좋아하는 다리어와 화학공부를 할 생각을 하면 힘들지 않다”면서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호자바우딘(아프간 북부) 전영우 이영표특파원anselmus@
  • 동남아 요리전문가 백지원씨 인터뷰

    “만들기 쉬운 동남아 요리로 더위를 시원하게 날리세요.” EBS ‘최고의 요리비결’에서 지난 일주일동안 ‘백지원의 요즘 뜨는 동남아 요리’를 진행한 동남아 요리 전문가 백지원씨(45).한창 여름철 별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동남아요리의 달인이다. “4년전 태국을 여행하다가 음식에 반했어요.책을 사서 혼자 배웠죠.” 홍콩에서 구입한 영어판 동남아 요리책 50여권을 보면서 열심히 요리를 만들어 보았다. “그 다음에는 요리강좌를 여는 곳으로 여행을 다녔어요. 동남아 호텔에서는 요리교실을 자주 열거든요.3박4일정도의 일정으로 왔다갔다 했지요.”“태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는 일년내내 더워서 조리법이 간단해요.더운데 불켜고 오래 요리할 수 있나요? 게다가 해산물,과일등 재료가 풍부해 음식문화가 발달해 있지요.” 요즘 전문점은 물론 백화점에서도 쌀국수,베트남쌈 등 동남아의 독특한 식재료들을 파는 곳이 많아 가정에서도 손쉽게 요리를 만들 수 있다.쌀전병에 고기와 새우,허브 등을넣어 돌돌 말아먹는 쌈요리,파인애플과육에 고기,버섯,피망 등을 넣고 볶아 파인애플 그릇에 담아내는 볶음밥 등 우리가 흔히 먹는 재료에 양념과 조리법만 변화를 주면 이국적인 상을 차려낼 수 있다. 백씨는 “정성을 듬뿍 넣어 만들면 음식이 다 맛있게 돼요”라면서 “덥다고 대충 먹지 마시고 동남아요리 한번 도전해보세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서울 대치동에 가정요리교실을 열고 동남아음식 요리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그는 최근 자신의 노하우를 묶어 ‘동남아시아 요리’(웅진출판)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학교급식 식중독 잇따라

    여름철을 맞아 전국에서 식중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4일 부산 남구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남구 문현동 대양전자정보고 학생 60여명이 학교급식을 먹은 뒤 복통과 설사 등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소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받았다. 부산에서는 18일에도 부산진여상 학생 173명이 학교급식을먹고 집단식중독 증세로 치료를 받았었다. 또 인천에서도 인천여고생 100여명이 지난 20일 점심때 학교급식으로 나온 참치볶음밥,감자샐러드 등을 먹고 설사증세를 보여 약물치료를 받았으며 같은 날 문학정보고 학생 29명도 학교급식을 먹은 뒤 설사와 복통을 호소해 치료를 받았다. 인천 김학준 부산 이기철 kimhj@
  • [한강 그곳에 가면] 미사리 ‘라이브카페촌’

    하루쯤 바쁜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추억을 떠올리기에는어디가 좋을까. 딱히 떠오르는 곳이 없다면 ‘문화’와 ‘낭만’이 공존하는 미사리 ‘라이브 카페촌’으로 찾아가보면 어떨까. ■분위기 한강변인 경기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 맞은편도로변의 라이브 카페촌.이 일대 40여곳의 카페에서는 오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송창식과 심수봉,이광조 등 요즘 TV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이름만 대면 알만한 왕년의 스타급가수들의 라이브 무대가 열린다.물론 낮시간대나 공연 중간중간엔 ‘무명’들의 자리도 마련된다.공연은 대부분 30분짜리로 이어진다. 일대가 그린벨트 지역이어서 건물 규모나 높이는 2층으로제한을 받지만 대부분 강변이어서 분위기가 시원하고 좋다. 건물 외장과 내부 역시 잔뜩 치장을 해 눈길을 끄는 곳이많다. 낮에는 주로 주부들이 자리를 많이 채우고 저녁엔 부부나친구모임 등이 많다.주말엔 가족단위 손님도 많이 찾는 편이다.나이로 보면 10대들의 대중문화에 싫증난 ‘중년’이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이곳이 전국 라이브 카페의 ‘원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요즘은 멀리 지방에서까지 원정을 오는 맹렬파들도 생겨나고 있다.주당들을 위해 대부분의 업소에서 대리운전도 소개해 준다.비용은 서울 강남지역까지 3만∼4만원선. ■찾아가는 길 올림픽대로를 따라 천호대교를 지나 팔당대교 방면으로 가다가 서울을 벗어나 약 4㎞쯤 지나면 왼쪽에미사리 조정경기장이 나온다. 라이브 카페들은 주로 오른쪽길가 5∼6㎞에 걸쳐 있다. 일부는 도로 왼편인 조정경기장주변에도 있다.경기도쪽에서는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대중교통 수단으로 버스가 있긴 하지만 간격이 뜸한데다 자칫늦게 돌아오다 낭패를 볼수 있는만큼 승용차가 훨씬 편하다.외길이어서 찾기는 쉬운 편이지만 과속은 금물.도로 곳곳에 무인 카메라가 도사리고 있다. ■가격 약간 비싼게 흠이다.커피 한잔에 6,000∼1만원선.김치볶음밥이나 오무라이스,볶음밤 등 식사는 1인분에 대개 1만5,000원선이다.카페마다 코스로 내놓는 정식은 2만5,000∼4만원으로 다양하다.음식값이 다소 비싼 것은 공연 관람료가 포함돼 있기 때문.대신 업소들은 커피를 얼마든지 추가해 주며 공연을 오래 본다고 눈치주는 일도 없다. ■만날 수 있는 연예인 윤시내 조덕배 전인권 안상수(수와진) 이치현 조정현 이규석 장계현 민혜경 위일청 등 한때잘 나가던 가수중 요즘 방송에서 보기 힘든 이들은 거의 다여기서 만날수 있다고 보면 된다. 이 일대에서 활동하는 가수만도 200여명.라이브 카페촌이 가수들의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된 셈이다.유명가수는 대부분 한 업소만 출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일부 개그맨들도 활동하고 있다. ■기분좋게 공연을 즐기려면 사전에 전화로 공연 내용을 확인하고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예약을 못했다면 입구에서누구 라이브가 몇시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유명가수 이름을 내걸고 있지만 1주일에 한번 겨우 얼굴을 비치거나 수준이 떨어지는 무명들만 출연시키는 ‘무늬’만 라이브인 곳도 있기 때문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김학래 라이브카페 연합회장. “미사리 카페촌은 서울과 수도권지역에서 아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추억의 문화공간입니다”미사리 라이브카페 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개그맨 김학래씨는 “이 일대 카페들은 문화적 컬러가 분명히 다른 독특한곳”이라고 말했다. 서울 천호동에서 불과 10여㎞밖에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도심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은데다 카페 대부분이 환상적분위기의 강변을 끼고 있어 한번 이곳을 찾은 사람이면 대부분 다시 찾게 된다는 것이다.지난날 좋아했던 가수들의공연을 보고 옛날 추억을 떠올리며 부부싸움 뒤 화해를 하는 30∼40대 부부들도 있다고 귀뜸한다. 게다가 요즘은 미사리 카페촌이 전국적으로 급속히 번진카페촌 문화의 ‘원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원·충청도는 물론이고 경상도와 전라도에서까지 찾아오고 있다고했다. 김씨는 이 일대 업소들이 더욱 사랑받기 위해선 미국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처럼 업소마다 통기타나 트로트,재즈 등각종 장르별로 음악을 구분해 공연하는 특화전략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음식값이 너무 비싸지 않느냐는 지적에 “유명 가수들의라이브 공연을 한 자리에 앉아서 몇 시간씩 즐길 수 있는점을감안하면 결코 비싼 것은 아니다”라고 이해를 구했다. 김씨는 개그우먼 출신인 부인 임미숙씨와 98년부터 ‘루브르’라는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 日여고서 ‘김치 담그는 법’ 강습

    “한국김치,너무 맛있어요”일본 여고생들이 정규 수업시간에 한국김치 담그는 법을 배운다. 29일 농수산물유통공사(사장 金東泰)에 따르면 도쿄의 와코고교를 비롯,도쿄와 오사카 7개 여고에서 다음달부터 정규 교과목인 가정시간에 한국김치 담그는 법을 가르친다. 재일동포 요리연구가 2명이 지역을 나눠 배추김치와 오이김치 등 한국김치를 담그는 법을 비롯,김치를 이용한 볶음밥,전,잡채,덮밥 등 김치요리의 진수를 가르친다.요리강습은 오는 12월까지 20차례 진행된다. 김치요리 강습은 지난해 오사카지역 3개 고교에서 처음 시범실시돼 반응이 좋자 일본 고교측에서 자발적으로 시교육위원회를 통해 유통공사 일본농업무역관에 교육을 요청해와 이뤄졌다. 유통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강습에 참가했던 일본 학생들이 한국산 김치의 참맛에 매료됐다”면서 “한국김치의 맛을 널리 알리고,수출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맛·향 일품 中 황실요리 맛보세요

    중국의 황실 연회가 우리나라에서 재현된다. 서울 힐튼호텔 중식당 타이판은 2박3일동안이나 치러진 중국 황제의 연회 요리 120가지 가운데 맛과 영양이 압권인 9가지를 골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요리,오는 20일 오후7시손님들에게 서비스한다. 타이판의 유용운(43) 과장은 “황가에서 먹던 요리는 한약재로 찌는 등 요리법이 뛰어나 눈으로 보기보다 직접 맛을봐야 한다”면서 “매운 맛의사천지방 요리,연한 양념을 쓰는 관동지방 요리 등 각 지역별로 특색있는 요리가 모두 담겨있다”고 말했다. 황제 연회는 화려한 색깔의 특품 냉채인 전채로 시작하여멜론에 담긴 제비집 스프가 나온다.제비집은 원료만 1㎏당400만원 짜리다.제비들이 해산물을 먹은 뒤 절벽에 토해내지은 집을 목숨걸고 따 오기 때문에 값이 비싸다.색깔이 흴수록 고가품이다. 전복탕,한약재로 졸인 오리고기,연잎에 싼 볶음밥 등이 이어지다 후식으로는 튀긴 아이스크림이 나온다.아이스크림은빵가루를 입혀 튀기는데 녹지 않도록 하기위해 예전에는 냉동고에서 작업했다. 하지만 요즘에는드라이아이스에 놓고 재빨리 요리한다. 아이스크림도 5세기 무렵 중국 황실에서개발한 최고급품이다.당시에는 얼음덩이에 쌀과 우유,녹나무를 증류할 때 나오는 장뇌(樟腦)로 향을 내어 만들었다. 중국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술은 7대 명주 가운데 마오쩌둥(毛澤東)이 반주로 즐겼다는 소흥주(紹興酒),오량액주(五糧液酒),단맛이라 식후에 좋은 죽엽청주(竹葉靑酒) 등이 소개된다. 1인당 참가비는 9만8,000원. 윤창수기자 geo@
  • 인천공항 현안점검 문답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그러나 수하물처리시스템(BHS)과 폭발물탐지장치(CTX) 등 각종 시스템의 불안이 최근까지도 지적되는 등 개항에 임박해서도 성공적 개항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대한매일은 20일 인천공항의 주요 지점을 돌아보며 막바지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점검 내용을 지금까지 제기된 주요 문제점을 중심으로 문답 형식으로 알아본다. ■BHS는 과연 문제가 없는가. 이날 11개 외국항공사가 처음으로 참가한 가운데 실시한연동 시험운영 과정에서도 정보 전달체계(IB)시스템이 다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가동이 중단된 IB는 항공사 공용시스템(CUS)과 운항정보시스템(FIS) 등 38개 시스템에 각종 정보를 통합하고 전달해주는 핵심 신경망 역할을 하는통신시스템이다.공항을 개항한 뒤에 IB 가동이 중단되면 BHS 뿐만 아니라 공항내 모든 정보처리 기능이 마비되는 일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시험과정을 지켜본 항공사운영위원회(AOC) 조은경(趙恩慶·네덜란드항공 한국지점장) 위원장은 “지난 9일과 16일시험운영에서도 IB에 대한 근본적인 결함이 잇달아 발견됐는데도 공사측은 이를 감추려고만 한다”면서 “사고가 나도 그 원인을 못 찾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사측은 “새 시스템에 대한 적응 부족 때문이며 개항 전까지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해명하고있다.이날 오전 시스템이 다운되기 전의 1개 라인당 수하물 처리속도는 설계 기준인 600개/시간을 초과하고 있어근본문제는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는게 공사측의 주장이다. 3월9일 610개,14일 584개,16일 602개 등을 처리했다는 설명이다. ■BHS와 CTX의 연결도 불안정하다. 인천공항의 종합정보시스템(IICS)과 BHS,CTX 연결부분은계속된 시험 운영과 보완작업으로 안정화된 것으로 일단판단된다.그러나 BHS작동 이상은 연결 부분 이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공항운영센터(AOC)의 기능도 정상적으로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간당 1개 라인의 처리용량이 900개는 되어야 성수기에대비할 수 있다. 여름철 성수기의 최대수하물은 시간당 약 5,600개로 예상되는데 인천공항의 수하물 처리 라인은 14개로 시간당 전체 처리용량은 8,400개(14라인×600개) 수준이고 또한 강남의 도심터미널과 금년 5월부터 운영할 김포공항 도심터미널을 활용하면 분산효과가 있을 것으로 공사측은 본다. ■음식값 등 각종 이용요금이 비싸다. 조선호텔에서 운영하는 식당은 김치볶음밥 3,800원,우거지탕 9,000원 등으로 비싼 편이다.그러나 호텔에서 운영하지 않는 다른 식당은 이보다 싸다.맥도날드와 KFC 등의 음식값도 다른 곳과 비슷하다. ■공항 주변에 안개가 많다. 지난 10년간 현장에서 안개일수를 측정한 결과 인천공항의 안개일수는 김포공항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최근에발생된 짙은 안개는 30년 만의 폭설로 인해 나타난 이상현상으로 판단된다.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공항 접근로가 하나뿐인데 문제는 없나. 인천공항 고속도로는 왕복 6∼10차의 도로로 하루에 13만5,000대를 정체없이 처리할 수 있다.최대 소통차량은 17만대이다.이에 반해 고속도로 이용 차량은 관광 수요 등을감안해도 1일 평균 6만∼7만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현재의 고속도로 용량만으로도 2005년이나 2006년까지는 혼잡없이 수용할 수 있지만 대형사고에 대비할 필요가있다. 영종도 이도운 송한수기자 dawn@
  • [요리비화] 클린턴형제 식사예절 “형보다 아우가 ‘한수위’”

    4년전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동생 로저 클린턴이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아 우리 호텔에 묵었을 때다.형처럼 풍채도 좋고 얼굴도 비슷해 처음에는 클린턴 대통령인줄 착각했다. 일행 5명과 함께 로저 클린턴의 점심 예약이 갑자기 들어왔다.유명인사인지라 특별히 신경써서 스테이크에 함께 나가는야채로 김치를 씻어 버터에 볶아 냈다.로저가 먹고 난 뒤 “이게 뭐냐? 굉장히 맛이 독특하다.사우어크라우트(독일식김치)인가”라고 물어 “당신 입맛에 맞도록 특별히 조리한 한국식 김치다”라고 대답했다.그는 “고맙다”며 메뉴판에 친필 사인을 남기고 갔다. 클린턴 대통령이 방한해서 ‘캐터링’이라 불리는 요리출장을 청와대로 갔었다.클린턴 대통령이 장미꽃 알레르기가 있다 하여 식탁장식에서 꽃을 빼고 음식은 겨자채,갈비구이 등으로 마련했다. 청와대측에서 맵지않은 음식으로 하라 해서 김치는 백김치를,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맨밥,미국사람들에게는 볶음밥을 준비했다.보통 청와대 국가행사는 일주일 전쯤에 예약이 들어오는데 가격은 1인당 몇만원 정도다.재료는 최상급을 쓰지만청와대행사라 해서 특별히 할인을 해주는 법은 없다. 저녁만찬이 영빈관에서 7시10분에 예정되어 있었는데 8시가다 되도록 미 대통령일행이 도착하지 않았다.음식은 항상 완벽히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조금이라도 식거나 마르면 안되는지라 클린턴 대통령이 오기를 기다리며 10번이 넘게 같은음식을 만들기를 반복했다. 로저 클린턴은 소탈하고 음악하는 사람답게 성격도 로맨틱했다.형인 빌도 식성은 좋았는데 초조하게 기다리면서 만찬을 준비했던 요리사로서는 좋은 점수를 매기기 어려웠다. 외모나 식성을 보면 ‘형제’가 비슷했지만 식사 예절은 형보다 아우가 낫다고 동료들은 당시 농담처럼 말했다. ◇ 이병우 롯데호텔 서양식담당과장
  • 장병식단 새해부터 더 다양화

    새해부터 군 장병 식단에 떡볶이·건다시마·잡채밥이 새로 오른다. 급식비가 조금 오른 데다 신세대 장병의 기호에 맞춘 것이다. 하루 3,983원이던 장병 급식비는 새해부터 4,103원으로 120원 오른다.떡볶이 외에 창란젓이 반찬으로 오르고 볶음밥,비빔밥이 추가된다. 한끼니 반찬 4∼5개를 유지하되 장병들이 좋아하는 오징어젓,오징어채,열무김치는 양을 늘렸다.선호도가 낮은 노가리,깍두기,당면 등은양을 줄인다. 쌀은 99년산을 사용하며 쌀과 보리 비율도 9대1로 유지한다.김치류와 된장 배합비율을 시중품 수준으로 개선한다. 노주석기자 joo@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 (14)부산 아시안푸드

    입맛을 잃고 건강을 해치기 쉬운 환절기를 맞아 부산에서는 아시아여러 나라의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먹거리잔치가 열려 미각을 돋운다.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부산시청 뒤뜰 광장에서 펼쳐지는 ‘아시아 푸드 페스티벌’이 그것이다.부산시가 2002년 아시안게임의성공적인 개최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아시안위크 2000’ 행사의하나다. 음식축제에는 한국·중국·일본·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아시아지역 8개국의 유명 요리사들이 초청돼 면(麵)과 전(煎)을 주제로 직접 음식을 만들어 전시도 하고,판매도 한다. 관람객들은 냉면 등 국내의 7개 요리를 비롯해 일본의 하카다 라면과 다코야키,중국의 만두,말레이시아의 시즐링 프론 미와 사떼,베트남의 포가 차죠,필리핀의 프라이드 럼피아 방거스와 바쵸이,인도의난과 치킨마살라,인도네시아의 미고렝 등 외국의 13개 요리 등 20종류의 아시아 전통요리를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중국의 해물춘권은 각종 해산물을 밀전병에 말아 기름에 튀긴 만두요리로 뛰어난 맛을자랑한다.부추와 쇠고기 잡채를 넣어 겹겹이 만든 말이만두도 한겹씩 풀어가며 먹는 중국의 전통음식이다. 일본 하카다 라면은 돼지뼈를 고아 만든 육수에 삶은 생면을 넣은뒤 양념과 돼지고기 수육과 다진 파 등을 첨가해 먹는 일본의 전통라면이다. 말레이시아의 시즐링 프론 미는 국수에 소스를 뿌려 철판에 볶아서먹는 전통요리다.사떼는 닭고기나 소고기 등을 꼬치로 만들어 구운뒤 땅콩 소스를 뿌려 먹는데 우리의 닭꼬치와 비슷하다. 필리핀은 마늘과 당근·양파·실파 등을 섞어 튀긴 음식인 프라이드 럼피아 방거스와 돼지고기와 돼지 간,닭 간 등의 재료로 만든 국수요리인 ‘바쵸이’를 내놓는다. 인도는 밀가루 반죽에 버터를 넣어 약간 부풀려 만든 밀전병에 카레 등의 소스를 발라 먹는 ‘난’과 닭고기를 튀기거나 삶은 뒤 카레와 함께 먹는 ‘치킨마살라’를 출품한다. 인도네시아는 국수와 파,토마토를 섞어서 만드는 소토 미에 베타위와 튀긴 국수인 미고렝을 선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냉면 이외에 삼겹살과 닭고기로 만든 샌드위치와 해물로만든 감자팬케익 등의 퓨전요리와 김치볶음밥,해물칼국수,모듬산적꼬치 등을 내놓는다. 문의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051)888-3282.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2)나그네살이

    *우리 입맛에 꼭맞는 쌀요리 '밀라노 리조트' 일미. 밀라노는 유럽 북쪽과 서쪽으로 통하는 중심에 있기 때문에 들어갈때나 나갈 때에도 기차를 갈아타기가 편리한 곳이다.밀라노는 스위스 오스트리아와 접경 지역인 롬바르디아 지방의 대도시인 셈인데 그래서인지 버터 치즈 같은 낙농품과 쇠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같은 육류요리가 다양하고 특히 우리네 입맛에도 맞는 쌀 요리인 리조토가 유명하다.밀라노의 디자인은 뉴욕이나 파리를 앞서는데 거리에는 예쁘고 세련된 아가씨들이 넘친다. 밀라노식 토르텔리와 라비올리는 말하자면 우리네 만두와 같은 음식이지만 수프처럼 주요리가 나오기 전에 먹는 파스타의 일종이다.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다지거나 뭉근하게 오랜 시간 익혀서 크림처럼 만들어 갖은 양념과 파마산 치즈로 조미하여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서속을 넣어 뜨거운 육수에 담아낸다.먹어보면 영락없는 우리네 만두국이다. 밀라노의 쌀 수프는 우리 입맛에 맞아서 우연히 먹어 보고는 떠날 때에도 일부러 찾아서 먹었을 정도였다.샐러리,당근,호박,데쳐서 씨를뺀 토마토,감자,파슬리,마늘,돼지고기 삼겹살 등을 잘게 썰어서 준비한다.팬에 잘게 다진 고기와 양파와 잘게 썬 삼겹살을 넣어 볶다가바실리코 잎과 샐비어 잎이며 완두콩이나 강낭콩을 넣고 함께 볶아준다.냄비에 물을 붓고 위의 것들을 간하여 오랜 시간 감자가 뭉개지도록 끓인다.국물이 꺼룩해졌을 때 양배추와 쌀을 넣고 좀 더 끓여서 파마산 치즈를 뿌려서 낸다. 쌀로 만드는 음식으로 이태리 전국에 걸쳐서 각 지방의 특성을 살린리조토가 있다.리조토는 이를테면 쌀죽이나 볶음밥 같은 식이 대부분이다.수제비나 밀가루 경단 비슷한 뇨키와 리조토를 별 재료없이도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가 있는데 내가 베를린 시절에 이태리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유학생 친구에게서 배운 것이다. 밀가루와 소금 그리고 버터와 파마산 치즈 가루만 있으면 된다.소금에 간하여 밀가루 반죽을 해 놓는다.반죽을 조금씩 동그랗게 떼어 내어 끓는 물에 떨어뜨려 삶아낸다.뜨거운 경단(뇨키)을 녹인 버터로버무리고 그 위에 파마산 치즈 가루를 뿌려서 낸다. 쌀과 버터 파마산 치즈와 달걀만 가지고 맛있는 리조토를 만들어 먹을 수가 있다.쌀은 소금 친 끓는 물에 삶는다.접시에 녹인 버터와 파마산 치즈와 달걀 노른자를 놓고 삶은 쌀을 건져서 뜨거운채로 살살섞어서 먹는다. 괴테는 이태리 기행에서 베네치아의 인상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내가 타고있던 배에 첫 번째 곤돌라가 다가왔을 때 나는 이십 여년쯤 잊어버리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장난감이 생각났다.아버지는 이탈리아로 여행을 갔다가 아름다운 곤돌라 모형을 사왔는데 내가 그것을 가지고 놀아도 된다고 허락했을 때 나는 매우 기뻤다.맨 처음 다가온 곤돌라의 그 빛나는 철판 뱃머리와 검은 선체가 모두 오랜 친구처럼 나를 맞이해 주었다. 안내자도 없이 동서남북의 방위만을 확인하면서 도시의 미로 속으로들어갔다. 도시는 크고 작은 운하들이 이리 저리 교차되고 있지만 그 위로는 크고 작은 다리들이 연결되어 있었다.이 도시 전체가 얼마나 좁고 번잡한지는 직접 보지않고는 상상하기 힘들다.골목의 폭은 대개 두 팔을벌리면 닿을 정도였다.아주 좁은 곳에서는 두 팔을 옆구리에 대고 있으면 팔꿈치가 닿는다.물론 가끔 가다가 좀 넓은 길도 있고 여기 저기 작은 광장도 있긴 하지만 비교적 모든 곳이 좁다고 할 수 있다.”200여 년이 훨씬 지난 오래 전의 묘사였지만 지금도 베네치아는 그때와 거의 변함이 없다.내가 묵었던 운하 옆의 펜시오네 뒷편은 이곳의 택시인 곤돌라가 모이는 정류장이었는데 밤 늦게까지 사공들이 떠드는 소리와 높다란 테너의 노랫소리로 조용할 때가 없었다. 괴테도 그들의 경박한 소음을 불평하면서도 나중에는 나처럼 유쾌한기분으로 바뀌면서 이태리의 대중과 친밀해진다. 여러 개의 섬으로 나뉘었지만 다리와 운하로 모두 연결된 베네치아의 중심지는 산 마르코 광장이었다.모든 길은 로마가 아니라 베네치아에서는 산 마르코 성당이 있는 광장으로 통한다.베네치아의 뒷골목에는 크고 작은 여러 식당이 있지만 특히 중심가인 광장 뒷편의 아름다운 소상점들이 있는 골목길 사이 사이에 맛있는 식당들이 있었다.도시의 버스격인 바닥이 편편한 승합 배와 택시인 곤돌라로 연결되지만 누구나 미로 같은 골목과 광장과 다리를 건너 슬슬 걸어서 섬의 맨끝까지 가볼 수 있다. 내 친구는 베네치아를 짙은 화장을 한 나이 든 창부에 비긴적이 있다.퇴페적인 슬픔 같은 것이 느껴진다는 소리인지.특히 노을에 비낀 바다와 고색창연한 건물들을 다리 위에서 조망하면서 나는 그 말을 기억해 냈다. 육지에 붙어있긴 하지만 섬이나 마찬가지인 베네치아에서 맛있는 것은 무어니 무어니 하여도 생선과 가금류의 요리다.코스 요리를 보면리조토나 수프의 재료도 조개,맛,홍합,오징어,새우,가재,멸치,정어리 등속으로 풍요하다.스파게티도 해물로 한 것이 가장 맛있고 주요리도 생선이 으뜸이다.화이트 와인과 더불어 먹기에 좋은 홍합탕과 굴은 나중에 뉴욕에 가서도 찾아서 먹곤 했다. 홍합을 마늘과 올리브 기름을 넣고 우리네 뚝배기 같은 질그릇에 끓여서 와인과 소금 후추를 넣어 양념한다.굴은 날 것 그대로 껍질을벌려 잘게 다진 파슬리와 올리브 기름과 레몬을 짜서 떨어뜨린 뒤에먹는다. 나는 지금도 집에서 토마토를 쓰지않고 싱싱한 낙지나 오징어새우홍합 조개 등을 올리브 기름으로 볶아서 마늘 월계수잎 파슬리로 양념하고 해물 육수와 화이트 와인으로 촉촉하게 한 다음에 국수를 넣어 올리브 기름과 파마산 치즈 가루로 끝을 낸 스파게티 마리나라를즐겨 만들어 먹는다.입맛에 따라서는 향신료를 넣을 때 붉은 고추를썰어서 함께 볶으면 매운 맛이 가미된다. 단테와 미켈란젤로,라파엘 같은 르네상스의 천재들을 낳은 피렌체는유럽이 아니라 동방 어느 벽지에 숨어있는 소읍내 같은 느낌이 드는곳이다.저녁 무렵에 미켈란젤로 언덕에 올라 앉아서 시내의 모든 교회와 둥근 돔이 장중한 두오모 성당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중세로 돌아간 느낌이었다.공기와 바람 자체가평화 그대로였다.붉은 노을이 사라지고 어두워질 때까지 언덕에 앉아 있었다.나중에 로마에서 옛 폐허인 포로 로마노에 갔을 때에는 오히려 피냄새가 났지만. 빵 수프 리볼리타는 피렌체의 유명한 음식이다.토스카나 지방은 원래가 버섯과 육류의 꼬치 구이 요리를 알아준다.야채는 양배추나 샐러리 당근 감자도쓰고 양파 토마토 콩을 쓰기도 하는데 육수는 양고기 돼지뼈 소 내장을 쓰기도 한다.향신료와 양념은 마늘 파슬리 박하로즈마리 올리브기름 후추 등속을 쓴다. 재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지만 빵 스프 종류는 위의 재료를 볶거나끓여서 육수를 내 수프 그릇 바닥에 빵을 담고 위에서 국물을 부은것이 공통점이다. 마늘 소금 후추 양념하여 올리브 기름이나 로즈마리로 맛을 낸 고기를 꼬치에 꿰어 돌려가며 굽는데 역시 재료에 따라 양고기 돼지고기메추리나 티티새 참새같은 작은 새를 굽기도 한다. 황석영
  • 남북이산상봉/ 평양만남 이모저모

    ◇ 평양 단체상봉■평양 방문단은 15일 오후 5시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북녘의 가족·친지들과 50여년 만의 감격스런 ‘단체상봉’을 가졌다. 호텔 2·3층에 마련된 상봉장은 남북 가족이 만나는 순간 울음바다를 이뤘다.서로 부둥켜안고 떨어질 줄 몰랐다.2층의 상봉장에는 방북단 60명이,그리고 3층 상봉장에는 40명이 자리했다. ■20년 전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휠체어를 타고 상봉장에 나온김금자(金今子·69·서울 강동구 둔촌동)씨는 사촌 김금도(72)·금년(69)씨를 만났다.금자씨가 “허리는 아프지만 이를 악물고 만나러 왔어”라고 말하자 이들은 “이렇게 아픈데 여기까지 오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냐”며 함께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그러나 그렇게 만나고 싶었던 오빠 어후씨(71)가 고혈압 때문에 나오지 못했다는 말을듣고 다시 오열을 터뜨렸다. ■한때 고혈압으로 여행불가 판정을 받았다가 우여곡절 끝에 방문단에 포함된 김상현씨(62·서울 송파구 마천2동)는 누나 상월씨(70)와조카 이예숙씨(50)를 만나 50년 응어리진 한을 풀었다.2남2녀의막내로 태어나 누나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는 김씨는 “누님에게 안겨보는 것이 희망이었는데 이제야 소원을 풀었다”고 기뻐했다. ■남한에서 올라온 아버지 이재경씨(80·경기 부천시 원미구)를 만난딸 경애씨(52)는 “결혼식을 앞두고 왼쪽 뺨에 난 점을 빼려고도 했지만 아버지가 내 얼굴을 몰라볼까 점을 빼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개성 출신의 이윤용씨(82·경기 성남시)는 처남 김홍규씨(63)를 왈칵 껴안으며 “다 컸네.걱정 안해도 되겠네”라고 말했다.홍규씨는“돌아가신 어머니와 다른 가족들은 다들 매형이 폭격을 맞아 죽은줄 알았는데 이렇게 살아계시다니 기쁘다”고 매형을 얼싸안고 흐느꼈다. ■남동생 후열씨를 만난 황해 사리원 출신의 양영애씨(70·강원 동해시 부곡동)는 “엄마가 어떻게 돌아가신 줄 아느냐.평생 너를 가슴에묻고 한에 사무쳐 돌아가셨다”며 울부짖다 땅에 쓰러져 주위 안내원들의 부축을 받고 가까스로 몸을 추슬렀다. 또 평양방문단 가운데 최고령자인 김정호씨(91·서울 강서구 가양동)는 1·4후퇴 때 눈보라때문에두고 와 평생 한이 됐던 외동아들 덕순씨를 만나 기쁨의 눈물을흘렸다. ■평북 박천 출신의 김사용씨(74·서울 문래동)는 지난 51년 헤어진아내 이옥녀씨(72)와 당시 1년 6개월 된 딸 현실씨(51)를 보자 왈칵껴안으며 “살아줘서 고맙다”고 울음을 터뜨렸다.김씨는 지난 51년평양에서 징집돼 전쟁포로가 되면서 헤어지게 된 상황을 되뇌며 “당신이 애(현실) 고사리 손을 쥐어 올리며 ‘잘 다녀오세요’라고 말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이번 상봉에는 북측 기자들이 치열한 취재 경쟁을 벌여 관심을 모았다.노동신문,조선중앙TV,조선중앙통신,민주조선,평양신문,통일신보,청년전위,조선기록영화촬영소,내나라 비디오,중앙방송,금성청년출판사 등 20여개사 10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었다.중국의 신화사,인민일보와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등 외신들도 취재팀을 파견했다. ◇ 인민문화궁전 만찬■오후 8시부터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조선적십자회 초청 만찬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방북단 일행은 조금전 북쪽 가족들과의 해후에대한 흥분과 감격으로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그러나 가족들이 빠지고 북측 안내원들이 함께 자리에 앉게 되자 못내 아쉬워하기도했다.저녁식사로는 고기종합보쌈,생선묵과 감자무침,김치,쉬움떡(술떡),메추리알국,볶음밥,닭강냉이즙,칠색송이구이,버섯완자볶음,수박,과줄,인삼차 등이 나왔다. ■1층 만찬장에는 헤드테이블 1개와 30개의 원탁테이블이 놓였다.식사가 계속되는 동안 만찬장에는 ‘반갑습니다’‘아리랑’‘나의 살던 고향은’ 등 우리 귀에 익은 음악들이 연주됐다. ■장재언(張在彦)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모두는 오늘의 이 뜻깊은 자리가 가족적 범위를 벗어나 분열의 비극을 끝장내고 화해와 통일의 새 전기를 마련하는 민족사적 대업을 성취해 나가는 데 기여하게 되도록 뜻과 마음을 합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북단장인 장충식(張忠植)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답사에서 “우리적십자 성원들은 더 늦기 전에 한명의 이산가족들이라도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고 편지를 교환하며 다시 만나 함께 여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고려항공 기내표정■이날 낮 12시쯤 남측의 평양 방문단이 탑승을 시작한 북한 국적 고려항공 비행기 내부는 장식이나 시설이 다소 떨어지는 수준이었으나스피커에서 귀에 익은 민요가락이 흘러나오는 등 친근한 느낌을 주었다.비행기내 모든 표지는 우리말과 영어가 함께 기재돼 있었는데 이중 ‘안전벨트’를 ‘박띠’로 표기하는 등 재미있는 우리말 표현도눈에 띄었다. 비행기 이륙후에는 “이제부터 청량제를 봉사하겠습니다”란 안내방송과 함께 6명의 승무원들이 룡성맥주,오미자단물,금강산 샘물 등을제공했다.‘가공물고기’란 이름의 명태포도 인기를 끌었다. ◇ 순안공항 도착■방북단 일행을 태운 고려항공 IL62기는 예정보다 5분 빠른 오후 1시45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비행기가 도착하자 마중나온 30여명의 환영객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들며 환영했다. 순안공항에는 소나기가 내린 듯 활주로 곳곳이 젖어있었고,일행이평양 시내로 이동하는 도중에도 간간이 소나기가 내렸다.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과 최윤식 평양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조춘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허해룡 조선적십자회사무총장, 허혁필 민화협 부회장 등이 영접을 나왔다.장충식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북측 장 위원장에게 “반갑습니다.좋은 날 이렇게 공항까지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다.북측 장 위원장은 “잘 오셨습니다.보고 싶었습니다”라고 답했다. ◇ 고려호텔 도착■광복절 휴일을 맞은 평양거리는 차분했다.이산가족 방북을 환영하는 현수막이나 지난 정상회담 때의 시민들의 열광적 환영은 찾아보기힘들었다. 다만 간간이 지나는 시민들이 멈춰서서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면서 이들을 환영했다. 방북단은 지난 6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문 당시 취재단이 지나온 길을 따라 평양 시내를 거쳐 오후 3시5분쯤 상봉장소인 고려호텔에 도착했다.고려호텔 정문에는 곱게 단장한 한복과 유니폼을 입은 호텔 여직원들이 양쪽에 늘어서 ‘환영합니다’라며 박수로 반갑게맞았다. ■호텔에 도착한 이산가족들은 1층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들었다.점심메뉴로는 녹두지짐,평양냉면,김치 등이 나왔고 후식으로 얼음보숭이와 신덕샘물이 마련됐다.식당 중앙뒤편에 마련된 대형TV에서는 왕재산경음악단의 ‘기쁨만을 드리고 싶어라’등 각종 경쾌한 음악이연주됐다. ◇ 서울 출발■이산가족 100명과 수행원,취재기자단 등 151명으로 이뤄진 우리측평양 방문단은 오전 9시30분 버스 10대에 나눠 타고 숙소인 쉐라톤워커힐 호텔을 출발,역사적인 평양 방문길에 올랐다. 10시30분 김포공항 국제선 2청사에 도착한 방북단은 대합실에서 배웅나온 가족과 친지들의 환송 속에 출국장으로 들어섰다.여객라운지에 모인 방북단 일행은 준비한 선물꾸러미를 거듭 살피며 탑승시간을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눈을 지그시 감고 잠시 뒤 만날 북녘 가족들의 옛 얼굴을 더듬기도 했다. 고려항공기는 당초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은 오후 1시 활주로를 이륙,반세기의 세월을 거슬러 평양으로 힘차게 날아 올랐다. 특별취재단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4)잃어버린 먹거리

    6·25전쟁 전에도 쌀이 늘 모자라서 수제비나 국수를 많이 먹었지만 밥을 지어 먹을 때에도 반찬은 한 두어 가지가 고작이었다.동그란 밥상 가운데에 찌개 냄비 올려놓고 김치 한 보시기에 밥 한 그릇씩이 고작이었다. 그러니 밥에다 뭔가 넣어서 해먹으면 양식도 절약이 되고 반찬도 따로 장만할 필요가 없게 된다.나는 요즈음 경양식 집에서 김치와 베이컨과 햄이며 당근 등속을 넣고 버터에 볶은 김치볶음밥은 어딘가 맛이 분명치 않아서 딱 질색이다. 김치가 시어지면 속을 좀 털어내고 송송 썰어서 김치밥을 해먹었고 햇감자가나오면 감자밥을, 고구마가 나오면 고구마밥을,그리고 가을에 김장하고나서남은 무를 넣고 무밥도 해먹었는데,콩나물은 값싸고 가장 흔한 채소라 어느철에도 가끔씩 해먹었다. 영등포의 그 작은 집 뒷뜰에는 화단도 있었고 수돗간과 광도 있었고 광 위에장독대가 있었다. 여름이면 화단에다 일년초의 씨를 뿌렸는데 봉숭아 채송화분꽃 그리고 나팔꽃이 누나들이 매어준 실을 타고 판자 울타리 끝에까지 기어 올랐다.익으면 발간 주황색이되는 유자도 열렸고 수세미 넝쿨도 광의 지붕으로 뻗어 올라갔다.초겨울이 되면 아버지가 광의 뒷편 그늘진 곳에다 땅을 파고 김장독을 묻곤 했다. 어머니가 뚜껑과 짚으로 둥글게 짠 덮개를 열고 웅크리고 한 손을 집어넣어통배추 김치나 절인 무를 꺼내는 모습이 지금도 눈 앞에 삼삼하다. 김치밥은 돼지고기를 써야 더욱 맛이 좋다.돼지 살코기를 다져서 갖은 양념하여 살짝 볶아 놓고 쌀을 앉힐 때 김치와 돼지고기와 쌀을 켜켜로 두어 물을 잡는다.보통 때보다 물을 약간 덜 잡아서 밥을 하면 되지만 약간 질척한듯 짓는 것이 더욱 맛있는 것같다.양념장을 준비했다가 조금씩 밥 위에 두고비벼서 먹는다. 멸치로 다시를 낸 맑은 미역국과 함께 먹으면 다른 찬이 필요가 없다. 콩나물 밥도 짓는 법은 비슷하여 양념이 된 고기를 볶아서 콩나물과 같이 쌀에 앉히는데,더욱 구수한 맛을 내려면 다시마 우린 물이나 멸치 맛국물로 밥물을 잡는다.역시 양념장을 넣고 비벼서 먹는다.국은 재첩이나 조개로 된장국을 끓여서 낸다. 무밥이나 감자밥 고구마밥도 모두 양식이 모자라던 시절의 밥짓기지만,얼마전에 여행길에서 산간에 들어갔다가 감자밥과 막장으로 끓인 호박찌개를 먹고 투박하고 구수한 옛맛이 살아나서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던 적이 있었다.도무지 이런 맛이란 시중의 음식점 어디를 가보아도 없다.요즈음 대중식당의 차림표와 음식은 서울에서 저 남도 끝이며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어슷비슷한 맛이다. 의 평준화가 이루어진 셈이랄까.대충 벽에 붙은 차림표대로 주문을 하고나면어디선가 먹은 그 음식이 같은 모양새로 나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밥은 또 어떤가.밤중에 공부를 하다가 아니면 책을 읽다가 귀찮기는 하지만 속이 출출해서 슬슬 부엌에 나가서 뭔가 먹을 것을 찾는다.형제들이 많은 집이면 서로 가위 바위 보를 하기도 하고 제일 굴풋하고 시장한사람이 부엌으로 나가게 된다. 밥이 솥 안에 조금 남아있고 찬장에는 먹던 김치가 있고 고추장 뿐이다.허름한 양은 냄비에다 참기름을 두르고 밥과 고추장과 김치를 넣어 비비면서 볶는다.그대로 숫가락 여러 개를 꽂아서 냄비채로 들고 방으로 돌아오면형제들이 저마다 달려들어 퍼먹는데 밤참의 그 맛이란 세 끼 중에 가장 특별한맛이다. 뭔가 나물이나 김치나 하여튼 먹고 남은 찬을 넣고 비벼 먹는 음식은 어느지방에나 있는데 사람들 추측에 의하면 대개 명절이 지난 뒤라든가 제사를지낸 며칠 후에 ‘먹어 치우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전주 지방의 비빔밥이 유명하지만 안동에서는 원래의 의미대로 헛제사밥이라고 부른다. 어렸을 적에 평양이 고향이던 어머니는 ‘온반’을 제대로 한 적은 없었다. 부모님들은 아마도 수십년 동안을 남쪽에 정착해 살면서도 이곳은 임시 거처려니 여기고 살아온 게 분명할 것이다.더구나 어머니는 농촌 가정 출신이 아니라 개화된 지식인 집안이었고 커서 배운 요리도 거의가 일본식의 개화 음식이었다.아니,그렇다고는 해도 무엇보다도 어머니는 뿌리를 뽑힌 ‘피난살이’의 살림을 의식적으로 벗어날 수가 없었을 게다.내가 중학교에 들어가서몇 대를 서울에서 살아온 토박이 아이들의 도시락 반찬을 보고 깊은 인상을받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 그들이 찬통에 싸온 여러 종류의 장아찌는 기가막힌 맛이었다. 머니는 나중에 아버지와 사별하고부터는 혼자서 벅찬 생업을 감당하노라고더욱 부엌일과 멀어졌고 우리집 식단은 그야말로 가게에서 그날 그날 사다가후딱 조리해서 먹어치우는 식이 되었다. 어머니는 노티를 외우던 것처럼 고향의 온반이 먹고 싶다고 여러번 말했고 비슷하게 만들어 먹기도 했다.그저콩나물 시금치 무나물 등속에다 두어 국물을 부어 만든 것이었는데 우리가보기에는 국밥도 아니고 비빔밥도 아닌 이상야릇한 음식인 듯했다.이렇듯 야릇한 음식으로는 중국집의 울면이 있다.우동이나 짬뽕처럼 시원한 국물도 아니고 짜장면처럼 비비는 것도 아닌 걸죽한 소오스가 아닌가.마치 비벼 먹다가 마음이 변해서 국을 들이부운 것만 같다. 내가 몇 차레 김일성 주석과 나눈 점심에 온반을 먹게 되었다.어느 기록에도보니까 해방후 초기 집권 시절에 부인이 집에서 직접 콩나물 기르는 얘기가나오고 장군(김 주석)이 콩나물 국밥을 즐겨했다고 한다. 이거이 주로 먼길 떠나는 사람들이 먹었디.손님이 많고 일손은 바쁘고 할적에 온반 한 그릇씩 주면 얼마나 편리했겠소.속두 풀리구 든든하디. 온반 역시 설이나 제사 뒤의 비빔밥의 유래와 같은 계통의 음식이었을 것이다. 다만 추운 지방에서는 남은 음식을 차게 먹을 수 없으니 더운 국물을 부어서먹었을 게 분명하다. 이것을 끓인 것으로 온반죽이 있으니 더욱 그럴 듯 하다. 표고버섯과 고기를 볶고 찢어 놓은 고사리며 갖은 양념하여 무친 숙주나물을두고 달걀 지단을 썰어 밥 위에 얹고 녹두전을 부쳐서 밥 위에 얹고나서, 그위에 푹 곤 양지머리 국물이나 닭 가슴 살을 곤 맑은 육수를 부어서 먹는다. 대개는 국물을 자박자박하게 잡지만 나는 뜨거운 국물을 밥과 건더기가 푹잠기도록 부어야 직성이 풀린다.벌겋고 시원하게 담근 깍두기나 고추를 갈아젓과 버무린 배추 겉절이 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이마에서 땀이 나고 속이후련해진다.과음한 이튿날 속풀이로도 그만이고 별로 입맛이 없는 요즈음의여름 날 점심 때에 땀을 흘리며 먹고나면 이열치열도 될 것이다. 초대소에서도 점심으로 몇번 더 먹은 기억이 난다.요새는 북에서 무슨 국을끓여도 대개는 닭을 고아서 쓰는 모양이었다.내가 된장국의 맛을 내려고 멸치를 찾았더니 주방장은 멸치를 어떻게 국물로 쓰느냐고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내가 자꾸만 된장국이나 야채국에는 멸치를 넣어야 제맛이 난다고 했더니 답답했던지 그가 멸치를 가지고 나와서 내게 보여 주었다.아뿔싸,이북에서는 동해안 멸치가 있긴 있는데 크기가 거의 작은 꽁치만이나 했다.이건비려서 못쓰겠지.이것 보다 작은 게 있어야 한다고 했더니 그건 멸치가 아니라 까나리라고 하는 것이었다. 역시 지방마다 맛과 조리법이 다른 이유는 기후와 풍토,그리고 자연조건에따른 것이다.그러한즉 땅은 작지만 팔도마다 서로 조금씩 다른 말과 음식은얼마나 아기자기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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