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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교신 기밀 유출 파문] 우리당 ‘갈팡질팡’ 대응

    군의 보고누락 의혹사건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를 일부 언론에 유출한 장본인이 박승춘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 겸 합참 정보본부장(육군 중장)이라는 사실이 서울신문 가판보도로 알려지자 열린우리당은 “놀랍다.”는 반응 속에 일단 말을 아꼈다. ●수뇌부 문책론 하루만에 번복 김현미 대변인은 20일 구두 논평을 통해 “박 중장이 특정언론사 기자만 불러 기밀사항을 유출했다면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단순한 실수로는 보기 어렵지 않으냐.”고 지적하고 “합동조사단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 대변인은 또 “이번 사건은 허위 보고의 실체 규명이 본질인 만큼 야당은 군과 정부를 이간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사건이 확산되면서 군 내부의 조직적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여론도 혼란 양상을 보이자 당초의 단호한 대응자세에서 한발 물러섰다.당 대변인이 군 수뇌부 문책을 주장하고 나선 지 하루 만에 원내대표가 “문책론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부인하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당초 김 대변인은 지난 19일 오전 “군 통수권자에 대한 허위보고는 매우 심각한 것”이라며 “정부는 철저한 진상조사로 실체를 규명,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었다.앞서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는 김희선 여성위원장이 “준장에서 소장으로 있는 사람들은 과거 군부정권 시절 지도력을 키워온 사람들”이라고 군 수뇌부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千대표 “진상조사 먼저” 이같은 발언으로 마치 여당이 군 전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자 20일 오전 천정배 원내대표가 기자들을 만나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천 대표는 “진상조사가 우선돼야 하며,이후 대책을 마련하고 문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정을 책임진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경쟁에만 몰두해 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루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특히 대표적인 개혁파 재선의원인 정장선 의원은 이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의원들이 북한 관련 조치들을 마구 내놓는데,신중해야 한다.국민들이 좌파정권이라고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우려를 표시했다.정세균 의원도 “정확한 진상이 파악되기도 전에 왜 그렇게 말들이 많은지 모르겠다.매사에 너무 조급해한다.”고 비판하는 등 많은 당내 의원들이 우려를 표시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서해교신 기밀 유출 파문] 우리당 ‘갈팡질팡’ 대응

    군의 보고누락 의혹사건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를 일부 언론에 유출한 장본인이 박승춘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 겸 합참 정보본부장(육군 중장)이라는 사실이 서울신문 가판보도로 알려지자 열린우리당은 “놀랍다.”는 반응 속에 일단 말을 아꼈다. ●수뇌부 문책론 하루만에 번복 김현미 대변인은 20일 구두 논평을 통해 “박 중장이 특정언론사 기자만 불러 기밀사항을 유출했다면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단순한 실수로는 보기 어렵지 않으냐.”고 지적하고 “합동조사단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 대변인은 또 “이번 사건은 허위 보고의 실체 규명이 본질인 만큼 야당은 군과 정부를 이간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사건이 확산되면서 군 내부의 조직적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여론도 혼란 양상을 보이자 당초의 단호한 대응자세에서 한발 물러섰다.당 대변인이 군 수뇌부 문책을 주장하고 나선 지 하루 만에 원내대표가 “문책론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부인하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당초 김 대변인은 지난 19일 오전 “군 통수권자에 대한 허위보고는 매우 심각한 것”이라며 “정부는 철저한 진상조사로 실체를 규명,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었다.앞서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는 김희선 여성위원장이 “준장에서 소장으로 있는 사람들은 과거 군부정권 시절 지도력을 키워온 사람들”이라고 군 수뇌부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千대표 “진상조사 먼저” 이같은 발언으로 마치 여당이 군 전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자 20일 오전 천정배 원내대표가 기자들을 만나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천 대표는 “진상조사가 우선돼야 하며,이후 대책을 마련하고 문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정을 책임진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경쟁에만 몰두해 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루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특히 대표적인 개혁파 재선의원인 정장선 의원은 이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의원들이 북한 관련 조치들을 마구 내놓는데,신중해야 한다.국민들이 좌파정권이라고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우려를 표시했다.정세균 의원도 “정확한 진상이 파악되기도 전에 왜 그렇게 말들이 많은지 모르겠다.매사에 너무 조급해한다.”고 비판하는 등 많은 당내 의원들이 우려를 표시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길섶에서] 다산의 개고기요리/문화부 심재억차장

    강진에서 유배 살던 다산 정약용은 흑산도에 갇힌 형 약전에게 보낸 서한에서 그의 병약함을 걱정하며 이렇게 적습니다.“보내신 편지에 ‘짐승 고기를 먹지 못한다.’고 했는데,이것이 어찌 생명을 지키는 도(道)라 하겠습니까? 저라면 5일에 개 한마리씩 삶는 일을 거르지 않겠습니다.” 그러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귀골(貴骨)이었던 탓에 수족의 수고로움을 선뜻 감당하지 못했을 형에게 마치 아내가 이르듯 개고기 먹는 법을 가르칩니다.“우선,티끌이 묻지 않도록 매달아 껍질을 벗기되,창자와 밥통 말고는 절대 씻지 말고 맑은 물을 채운 가마솥에 넣어 삶습니다.그렇게 삶은 고기를 꺼내 식초와 장,기름,파로 양념해 볶거나 끓이면 훌륭한 맛이 나는데,이것이 바로 초정(楚亭·박제가)선생의 개고기 요리법입니다.” 노심초사 형의 안위를 걱정한 다산은 이렇게 덧붙입니다.“들깨 한 말을 함께 부치니 가루로 만들고,텃밭의 파와 정주간의 식초만 있으면 준비가 다 된 것입니다.” 신명으로 맞는 복(伏)날이지만 또한 거기에는 혈육이나 동무와 나누는 애틋한 우애가 곁들였으니,그런 개장국의 격을 어찌 혀끝의 맛으로만 가늠할 수 있으랴. 문화부 심재억차장 jeshim@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사과나무(MBC 오후 9시45분) 그동안 25명의 사과나무 장학생을 배출,이미 9명이 대학 진학의 기쁨을 맛보았던 ‘사과나무 장학금’.사과나무 장학생 25명의 ‘맨주먹 공부 비법’을 전격 공개하고 역대 장학생 중 시청자들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을 웃음과 눈물을 남겼던 장학생을 다시 만나본다. ●언론과의 대화(YTN 오전 10시15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전봉근 안보전문가가 출연.‘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놀랄 만한 대가가 있을 것이다.’라는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발언으로 어느 때보다 해결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북핵문제와 주한미군을 비롯한 한·미동맹 재조정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한 입장을 들어본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1970년대 ‘섬소년’,‘뭉게구름’과 같은 자작곡을 통해 포크 음악 분야의 싱어송 라이터로 30년 동안 자리를 지켜 온 이정선.따스하고 맛깔스러운 음향과 시적인 노랫말,그리고 서정적인 멜로디의 포크송이 함께하는 무대가 펼쳐진다.‘그녀가 처음 울던 날’ 등의 노래를 선보인다. ●시대공감(iTV 오후 8시5분) 지난 4·15총선에서 진보정당 사상 첫 원내 진출의 쾌거를 이뤄낸 민주노동당.민주노동당 원내진출 후 지난 한 달을 들여다보면 뜻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원내진출 한 달이 지난 지금 단순히 의미있는 소수에 그칠 것인지,대안세력으로 거듭날 것인지 기로에 서있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만나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6시50분) 여름에 집중호우 등 천재지변으로 손해를 입었을 때 법적으로 어떻게 해결되는지를 보여준다.흉가인 사실을 숨기고 집을 팔았을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지와 처녀인 여자가 아이가 있는 남자와 결혼해 살다가 이혼할 경우 여자에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양육권이 주어지는지 알아본다. ●아름다운 유혹(KBS2 오전 9시) 재혁은 식장을 잡고 결혼식 준비에 들어간다.세희는 금실에 대한 마음을 정리했다고 말하는 성필이 가증스럽기만 하고,정희를 부른 복만은 그만 집으로 돌아오라고 한다.아담한 교회에 웨딩마치가 울려퍼지고,‘신부 입장’이란 소리에 돌아본 하객들은 세희에게 손을 내미는 성필을 보게 된다. ●무인시대(KBS1 오후 10시10분) 박진재는 최충헌에게 받은 비수를 던져주며,최충헌에게 자결하라고 말한다.순간 최우가 군사를 이끌고 나타나 최충헌을 구하고,박진재는 도주한다.최충헌은 조정 회의를 소집해 사건의 배후로 황실을 지목한다.김취려는 박진재를 찾아가 황제가 폐위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한다. ˝
  • 儒林(138)-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儒林(138)-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안영은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공자의 사상은 현실의 정책을 타파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아마추어리즘이라고 과소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안영이 경공에게 같은 상황에서 행한 충언은 공자의 대답과 천양지차(天壤之差)를 보이고 있다. 일찍이 경공은 학질에 걸려서 일년이 넘도록 고생을 하고 있었다.이웃나라에서도 문병객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고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질이 차도를 보이지 않자 신하들이 말하였다. “전하께오서는 선대보다 훨씬 많은 제물을 신에게 바쳤사오나 그래도 병이 낫지 않고 있습니다.그것은 신관들이 기도를 드리는 방법이 나쁘기 때문이니,신관을 처벌하여 주십시오.문병객에 대한 체면문제도 있습니다.” 경공이 이 말을 듣고 안영에게 의논하였다.그러자 안영이 이렇게 말하였다. “진(晋)나라의 사신한테 들었는데,진나라의 중신 범회(范會)는 명재상이었으므로 신관은 양심을 저버린 기도를 드리지 않아도 되었다고 합니다.이번일은 꼭 그와 같습니다.현명한 군주를 섬기고 있는 신관은 기도할 때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그러므로 신도 나라에 복을 내려주고 신관도 그에 상응한 복을 받게 됩니다.이에 반해서 폭군을 섬기고 있는 신관은 불쌍합니다.군주의 하는 짓에 의해서 사실대로 말하면 군주의 노여움을 살 테고,거짓말을 하면 신을 속이게 됩니다.어쩔 수 없이 적당하게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되니,신도 불행을 내리고 신관도 응분의 불행을 당하게 되는 입니다.” 이 말을 들은 경공은 안영에게 초조한 표정으로 물었다. “보다 구체적인 방법은 없겠는가.그렇게 피상적인 의견보다도.” 그러자 안영이 대답하였다. “구체적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그것은 정치를 잘하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경공이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말하였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과인은 그 정치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묻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침내 안영이 대답하였다. “산림,소택,바다의 소금,기타 모든 자원이 있는 곳은 국유지로 되어 있어 전하가 파견한 감독관이 백성들에게 노역을 강요하고 있습니다.그뿐 아니라 이곳저곳 여러 관소(關所)에서는 직장에 가는 백성의 소지품에도 과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또 귀족은 귀족들끼리 무리한 장사를 하며 세금을 마구 거둬들이고 있습니다.그리하여 큰 저택이 매일 같이 세워지고 온갖 향락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궁중의 귀부인들은 가게에서 물건을 사도 값을 치르지 않고 강탈하고 있고,측근들은 시골에 가서 이권을 챙기기가 바쁩니다.” 그러고 나서 안영은 경공을 정면으로 바라본 후 말을 이었다. “따라서 백성들은 남자건 여자건 모두 전하를 저주하고 있습니다.만약 기도가 효력이 있는 것이라면 저주도 같은 효력이 있을 것입니다.전하의 영토 내에 있는 백성들의 수효를 생각하여 보십시오.몇 사람의 신관들이 행하는 기도가 몇 십만 명의 백성들이 내뿜는 저주를 이겨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그러므로 신관을 처벌하기보다는 백성들의 저주를 푸는 일을 먼저 해야 할 것입니다.” 안영의 말을 듣고 크게 깨달은 경공은 세금을 줄여서 백성들의 부담을 경감해 주었으며,이로 인해 경공의 고질병은 완쾌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안영의 정치철학은 현실적이며 구체적이고 실용적이었음에 반하여 공자의 정치철학은 비현실적이며,사변적(思辨的)이며,관념적이었던 것이다.그러므로 안영이 공자를 ‘말만 그럴싸한 유자’로 평가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儒林(138)-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안영은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공자의 사상은 현실의 정책을 타파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아마추어리즘이라고 과소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안영이 경공에게 같은 상황에서 행한 충언은 공자의 대답과 천양지차(天壤之差)를 보이고 있다. 일찍이 경공은 학질에 걸려서 일년이 넘도록 고생을 하고 있었다.이웃나라에서도 문병객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고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질이 차도를 보이지 않자 신하들이 말하였다. “전하께오서는 선대보다 훨씬 많은 제물을 신에게 바쳤사오나 그래도 병이 낫지 않고 있습니다.그것은 신관들이 기도를 드리는 방법이 나쁘기 때문이니,신관을 처벌하여 주십시오.문병객에 대한 체면문제도 있습니다.” 경공이 이 말을 듣고 안영에게 의논하였다.그러자 안영이 이렇게 말하였다. “진(晋)나라의 사신한테 들었는데,진나라의 중신 범회(范會)는 명재상이었으므로 신관은 양심을 저버린 기도를 드리지 않아도 되었다고 합니다.이번일은 꼭 그와 같습니다.현명한 군주를 섬기고 있는 신관은 기도할 때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그러므로 신도 나라에 복을 내려주고 신관도 그에 상응한 복을 받게 됩니다.이에 반해서 폭군을 섬기고 있는 신관은 불쌍합니다.군주의 하는 짓에 의해서 사실대로 말하면 군주의 노여움을 살 테고,거짓말을 하면 신을 속이게 됩니다.어쩔 수 없이 적당하게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되니,신도 불행을 내리고 신관도 응분의 불행을 당하게 되는 입니다.” 이 말을 들은 경공은 안영에게 초조한 표정으로 물었다. “보다 구체적인 방법은 없겠는가.그렇게 피상적인 의견보다도.” 그러자 안영이 대답하였다. “구체적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그것은 정치를 잘하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경공이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말하였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과인은 그 정치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묻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침내 안영이 대답하였다. “산림,소택,바다의 소금,기타 모든 자원이 있는 곳은 국유지로 되어 있어 전하가 파견한 감독관이 백성들에게 노역을 강요하고 있습니다.그뿐 아니라 이곳저곳 여러 관소(關所)에서는 직장에 가는 백성의 소지품에도 과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또 귀족은 귀족들끼리 무리한 장사를 하며 세금을 마구 거둬들이고 있습니다.그리하여 큰 저택이 매일 같이 세워지고 온갖 향락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궁중의 귀부인들은 가게에서 물건을 사도 값을 치르지 않고 강탈하고 있고,측근들은 시골에 가서 이권을 챙기기가 바쁩니다.” 그러고 나서 안영은 경공을 정면으로 바라본 후 말을 이었다. “따라서 백성들은 남자건 여자건 모두 전하를 저주하고 있습니다.만약 기도가 효력이 있는 것이라면 저주도 같은 효력이 있을 것입니다.전하의 영토 내에 있는 백성들의 수효를 생각하여 보십시오.몇 사람의 신관들이 행하는 기도가 몇 십만 명의 백성들이 내뿜는 저주를 이겨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그러므로 신관을 처벌하기보다는 백성들의 저주를 푸는 일을 먼저 해야 할 것입니다.” 안영의 말을 듣고 크게 깨달은 경공은 세금을 줄여서 백성들의 부담을 경감해 주었으며,이로 인해 경공의 고질병은 완쾌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안영의 정치철학은 현실적이며 구체적이고 실용적이었음에 반하여 공자의 정치철학은 비현실적이며,사변적(思辨的)이며,관념적이었던 것이다.그러므로 안영이 공자를 ‘말만 그럴싸한 유자’로 평가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100년기업 100년상품] 한국의 장수 상품들

    기업이 길이 존속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게 오랫동안 제품 브랜드를 지켜내는 일이다.뛰어난 품질과 브랜드 전략을 통해 강인한 생명력의 ‘장수만세’를 외치고 있는 우리 상품들을 되짚어 봤다. 국내 유일의 100년 상품은 동화약품의 ‘부채표 활명수’.1910년 한일합방 직후 일본상표법에 따라 특허등록해 공식적으로는 100년이 안됐지만 실제로 회사(동화약방)를 차려 대량생산을 한 것은 1897년부터였다.1924년에는 영원한 서민의 술 ‘진로’가 평안남도 용강의 진천(眞泉)양조상회에서 처음 생산됐다.초기에는 평남지역에서 복의 상징으로 통했던 원숭이가 상표에 쓰였다가 55년 지금의 두꺼비로 교체됐다.6·25전쟁 뒤 기반을 서울로 옮기면서 남쪽에서 교활하다고 여기는 원숭이는 용도폐기됐다. 이듬해인 25년에는 조선무약이 ‘기사회생 우황청심원’을 발매했다.현재 ‘솔표 우황청심원’으로 바뀐 이 약은 죽어가는 사람도 살린다는 한국의 대표명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수많은 유사제품 중 지금도 솔표의 시장점유율이 제일 높다.유한양행이 33년에 출시한 ‘안티푸라민’은 여전히 소염진통제의 대명사로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46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문구회사인 동아연필이 설립돼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손에 쥐어봤을 ‘동아연필’을 만들기 시작했다. 50년 동방청량음료(지금의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생산을 시작했다.칠성사이다는 단순한 음료수라기보다는 중장년층에 향수의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다.60년에는 광신화학공업사(지금의 모나미)가 설립돼 63년 ‘모나미 볼펜’과 ‘모나미 싸인펜’ 생산을 시작했다.40년이 넘은 지금까지 그 모양 그대로 간직한 가장 친숙한 필기도구다.같은해 ‘이태리타올’이 처음 나왔다.이태리타올은 장수브랜드 차원을 떠나 손바닥만한 때밀이용 수건을 가리키는 보통명사가 된 지 오래다.원조 이태리타올의 특허권이 소멸된 70년 송월타올이 자사 브랜드로 생산을 시작했다. 동아제약이 61년 출시한 ‘박카스’는 지금도 연간 2000억원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웬만한 제약회사의 전체 매출액보다 많은 액수다.처음에는 정(錠)제 형태로 나왔으나 물에 잘 녹지 않는 문제가 발견돼 63년 지금의 드링크 형태로 바뀌었다.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강신호 회장이 독일 유학시절의 기억을 살려 박카스란 이름을 지었다. 70년대 들어서 ‘장수 과자’들이 잇따라 선보였다.70년 해태제과에서 ‘부라보콘’이 나왔고,71년에는 농심이 ‘새우깡’을,74년 오리온제과가 ‘초코파이’를 각각 내놓았다.‘야쿠르트’(71년 한국야쿠르트)와 ‘바나나맛우유’(74년 빙그레)도 빼놓을 수 없는 베스트셀러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길섶에서] 운칠복삼(運七福三)/곽태헌 경제부 차장

    우리 사회에 잘 쓰이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다.자주 쓰다 보니 심지어 ‘고스톱에서도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여기서 운은 말그대로 재수를,기는 능력이나 실력을 뜻한다.돈 버는 데에도 이 말은 적용되지만,보통 공직이나 일반기업에서 승진을 두고 이런 말을 하는 경향이 짙다.실력자나 기관장과 고향이 비슷하거나 출신학교가 같다고 해서 승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물론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경우도 가끔이지만 있기는 있다.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대기업의 고위관계자는 최근 “요즘에는 ‘운칠기삼’이라는 말 대신에 ‘운칠복삼(運七福三)’이라고 한다.”고 말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웃지 않을 수 없었다.복은 운과 차이가 없다.‘운칠복삼’은 실력은 관계없이 모든 게 운과 복으로 결정된다는 말과 다를 게 없다.어떤 지인은 “이제는 ‘운칠기삼’이 아니라 ‘운구기일’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은 분명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그만큼 과거에도 그렇고,지금도 그렇고 인사가 능력에 따라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언제쯤이면 우리 사회에 이런 말이 사라질까. 곽태헌 경제부 차장 tiger@seoul.co.kr˝
  • [서울 탱고] 김상희 ‘울산 큰애기’

    [서울 탱고] 김상희 ‘울산 큰애기’

    먹고 입고 사는데 힘이 부쳤던 절대빈곤의 시절 1960년대.그 시절에 서울은 가난한 시골 사람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신기루였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서울로 가야 한다.’는 말이 정설인 양 여겨졌던 때였다. 시골 젊은이들은 여기저기 친지들에 줄을 대 서울에 일자리를 부탁했다.그러다 안되면 무작정 옷보따리 하나만 달랑 들고,서울행 완행열차나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언제가 성공해 금의환향(錦衣還鄕)하리라 이를 악물었다. 60년대 말 김상희(본명 최순강)씨가 불러 히트한 ‘울산 큰애기’는 당시 이같은 어려운 생활 모습을 담고 있는 노래다. 내이름은 경상도 울산 큰애기/상냥하고 복스런 울산 큰애기/서울간 삼돌이가 편지를 보냈는데/서울에는 어여쁜 아가씨도 많지만/울산이라 큰애기 제일 좋데나/나도야 삼돌이가 제일 좋더라/…/성공할 날 손꼽아 기다리어 준다면/좋은 선물 한아름 안고 온데나/그래서 삼돌이가 제일 좋더라/ 1969년 발표된 이 노래는 탁소연(65)씨가 노랫말을 만들고 탁씨의 남편 나화랑(1983년 작고)씨가 곡을 붙였다.노랫말은 탁소연씨의 친척으로 울산에 살고 있는 한 아주머니가 들려준 집안 이야기가 배경이 됐다. 서울을 방문한 아주머니가 “결혼을 한 뒤 돈을 벌기 위해 서울에 혼자 가 있는 큰아들이 큰애기에게 ‘서울에 와보니 예쁜 여자들이 많지만 한눈 팔지 않고 부지런히 돈 벌어 성공해서 갈 테니 걱정 말고 기다리고 있으라.’는 편지를 자주 보내온다.”는 사연을 탁씨에게 전했다. 남편과 떨어져 사는 울산 큰애기의 애틋한 사연을 노랫말로 만든 것이다. 탁소연씨는 “당시 이같은 사연은 비단 특정 집안의 이야기가 아니어서 더욱 공감을 사게 됐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큰애기는 맏며느리를 정답게 일컫는 경상도 말. 곡을 붙인 나화랑씨는 당시 유명한 작곡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가수들이 곡을 받는 게 쉽지 않았다.그런데 나씨는 김상희가 울산 큰애기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지 이례적으로 직접 김상희씨에게 연락을 해 노래를 주었다.당시 김상희씨는 ‘대머리 총각’으로 막 이름이 알려진 신인가수나 다름없었다. 유명 작곡가인 나씨의 제의로 얼떨결에 부른 울산 큰애기는 예상외로 히트,김씨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가 돼 울산 큰애기의 상냥하고 복스런 이미지를 전국에 널리 알리게 됐다. 김상희씨는 당시 여자가수 가운데는 드물게 대학을 졸업한 이른바 학사가수였다.김씨는 “‘김상희가 학사가수라더라.’하는 소문도 울산 큰애기 인기에 한몫했을 것”이라며 “지금도 김상희 하면 학사가수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김상희씨는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이명박 서울시장과 대학 동창이기도 하다. 울산 큰애기가 발표됐을 무렵,울산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정책에 따라 공업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었지만 지금에 비하면 한적한 시골에 지나지 않았다.도로포장도 안되고 울산시내에는 우마차가 다니며 초가집과 적산가옥들이 즐비했다. 그로부터 35년이 흐른 지금,울산은 인구 107만명의 우리나라 최대의 산업도시로 바뀌었다.굴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위치해 1인당 총생산액 전국 최고,공업생산액 전국 2위,수출액 전국 3위의 역동적인 생산도시로 우뚝 섰다.유흥주점도 많은 탓에 어여쁜 아가씨들이 전국 도처에서 몰려올 뿐 아니라 성인 한 사람당 양주 소비량도 전국 최고다. 삼돌이가 울산에 큰애기를 남겨두고 서울로 돈벌이를 찾아가는 상황은 이제 노래비에나 남아 있는 흘러간 옛날 이야기다. 우리나라 바닷가 가운데 새해에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 가면 울산 큰애기 노랫말 1·2절이 새겨진 노래비가 서 있다.울산시와 지역 유지들이 뜻을 모아 지난 2000년 7월 이 노래비를 세웠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서울 탱고] 김상희 ‘울산 큰애기’

    먹고 입고 사는데 힘이 부쳤던 절대빈곤의 시절 1960년대.그 시절에 서울은 가난한 시골 사람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신기루였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서울로 가야 한다.’는 말이 정설인 양 여겨졌던 때였다. 시골 젊은이들은 여기저기 친지들에 줄을 대 서울에 일자리를 부탁했다.그러다 안되면 무작정 옷보따리 하나만 달랑 들고,서울행 완행열차나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언제가 성공해 금의환향(錦衣還鄕)하리라 이를 악물었다. 60년대 말 김상희(본명 최순강)씨가 불러 히트한 ‘울산 큰애기’는 당시 이같은 어려운 생활 모습을 담고 있는 노래다. 내이름은 경상도 울산 큰애기/상냥하고 복스런 울산 큰애기/서울간 삼돌이가 편지를 보냈는데/서울에는 어여쁜 아가씨도 많지만/울산이라 큰애기 제일 좋데나/나도야 삼돌이가 제일 좋더라/…/성공할 날 손꼽아 기다리어 준다면/좋은 선물 한아름 안고 온데나/그래서 삼돌이가 제일 좋더라/ 1969년 발표된 이 노래는 탁소연(65)씨가 노랫말을 만들고 탁씨의 남편 나화랑(1983년 작고)씨가 곡을 붙였다.노랫말은 탁소연씨의 친척으로 울산에 살고 있는 한 아주머니가 들려준 집안 이야기가 배경이 됐다. 서울을 방문한 아주머니가 “결혼을 한 뒤 돈을 벌기 위해 서울에 혼자 가 있는 큰아들이 큰애기에게 ‘서울에 와보니 예쁜 여자들이 많지만 한눈 팔지 않고 부지런히 돈 벌어 성공해서 갈 테니 걱정 말고 기다리고 있으라.’는 편지를 자주 보내온다.”는 사연을 탁씨에게 전했다. 남편과 떨어져 사는 울산 큰애기의 애틋한 사연을 노랫말로 만든 것이다. 탁소연씨는 “당시 이같은 사연은 비단 특정 집안의 이야기가 아니어서 더욱 공감을 사게 됐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큰애기는 맏며느리를 정답게 일컫는 경상도 말. 곡을 붙인 나화랑씨는 당시 유명한 작곡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가수들이 곡을 받는 게 쉽지 않았다.그런데 나씨는 김상희가 울산 큰애기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지 이례적으로 직접 김상희씨에게 연락을 해 노래를 주었다.당시 김상희씨는 ‘대머리 총각’으로 막 이름이 알려진 신인가수나 다름없었다. 유명 작곡가인 나씨의 제의로 얼떨결에 부른 울산 큰애기는 예상외로 히트,김씨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가 돼 울산 큰애기의 상냥하고 복스런 이미지를 전국에 널리 알리게 됐다. 김상희씨는 당시 여자가수 가운데는 드물게 대학을 졸업한 이른바 학사가수였다.김씨는 “‘김상희가 학사가수라더라.’하는 소문도 울산 큰애기 인기에 한몫했을 것”이라며 “지금도 김상희 하면 학사가수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김상희씨는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이명박 서울시장과 대학 동창이기도 하다. 울산 큰애기가 발표됐을 무렵,울산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정책에 따라 공업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었지만 지금에 비하면 한적한 시골에 지나지 않았다.도로포장도 안되고 울산시내에는 우마차가 다니며 초가집과 적산가옥들이 즐비했다. 그로부터 35년이 흐른 지금,울산은 인구 107만명의 우리나라 최대의 산업도시로 바뀌었다.굴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위치해 1인당 총생산액 전국 최고,공업생산액 전국 2위,수출액 전국 3위의 역동적인 생산도시로 우뚝 섰다.유흥주점도 많은 탓에 어여쁜 아가씨들이 전국 도처에서 몰려올 뿐 아니라 성인 한 사람당 양주 소비량도 전국 최고다. 삼돌이가 울산에 큰애기를 남겨두고 서울로 돈벌이를 찾아가는 상황은 이제 노래비에나 남아 있는 흘러간 옛날 이야기다. 우리나라 바닷가 가운데 새해에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 가면 울산 큰애기 노랫말 1·2절이 새겨진 노래비가 서 있다.울산시와 지역 유지들이 뜻을 모아 지난 2000년 7월 이 노래비를 세웠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녹색공간] 우리 모두의 웰빙/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에너지·산업팀장

    2001년 여름에 박사과정을 마치고 나는 시민단체에서 상근 사무처장으로 일하게 되었다.내 역할 중의 하나는 가정주부들이나 학생들에게 물과 에너지와 관련된 주제의 강의를 담당하는 것이었다.살림살이를 담당하는 주부들이 내게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은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셔도 되느냐,어떤 물을 먹는 게 좋으냐 하는 것이었다.나는 다소 당황스러웠다.수돗물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고,그로 인해서 정수기 시장만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그래서 일단 나라에서 많은 돈을 들여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고자 하니 기본적으로 믿으셔도 좋지만,오래된 수도관이 아직 충분히 교체되지 않고 있어서 당분간은 보리차를 끓여서 드시는 게 좋다고 알려드렸다. 그 이후,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알게 되면 십중팔구는 여전히 같은 질문을 한다.그러나 바야흐로 웰빙의 시대가 도래하고 사람들이 자신들의 건강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게 되자 나는 내 대답이 불충분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웰빙 바람을 부추기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우리가 마시는 물의 근원이 썩어가고 있는데 그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그저 나 혼자만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알려준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다시 말해서 소극적인 대처 방법만 알려주었지,적극적으로 우리 모두의 웰빙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끌어내지 못했던 것이다.내 답변이 모든 이의 웰빙에 기여하려면 우리가 마시는 물의 원천이 지금 어떤 형편에 처해있는지 먼저 알려주어야 했던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서울이므로 서울 분들을 위해 우리가 마시는 한강 물의 상류가 지금 어떤 처지에 놓여있는지 알려드려야 할 것 같다.강원도 영월군 상동읍,남한강 최상류인 옥동천 옆에는 90년대 초 대한중석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버려진 폐 잿가루 1200만t이 두 개의 댐에 갇혀있다.이 잿가루는 납을 포함한 중금속 덩어리인데도 복토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바람부는 날에는 온 동네로 날아 들어가 주민들이 납중독에 시달리고 있다.또한 침출수 방지 공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비가 올 때마다 침출수가 옥동천으로 흘러들어간다.옥동천은 남한강으로 흘러들어가고 바로 그 물이 팔당으로 흘러들어온다. 좀 더 밑으로 내려와서 경기도 이천의 복하천 강변에는 20년 동안 매립해놓은 생활쓰레기,병원 폐기물 등이 5만t이 쌓여있다.여기도 침출수 대비 공사가 부실해서 온갖 오염물질이 복하천으로 흘러들어가고 이 복하천도 남한강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며 당연히 팔당으로 모여든다.지난 6월초에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강 상류 지천의 수질이 호소기준으로 평균 5등급 정도를 나타냈다고 한다.이것은 공업용수 정도로만 사용할 수 있는 수질이다. 서울시민들이 마시는 한강물의 상류가 지금 이런 지경에 처해있다.이렇게 상류가 썩어가고 있는데,하류 쪽에서 정수기를 쓰고 생수를 사먹고,보리차를 끓여먹는다고 해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제 누가 나에게 어떤 물을 먹는 것이 좋으냐고 질문하면,나는 이렇게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어떤 물을 드셔도 상관없지만 지금 드시는 물의 근원이 썩어가고 있으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말이다.우리 모두의 웰빙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웰빙은 이기적인 욕심의 표현일 뿐이다.모두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웰빙의 첫 번째 조건은 모두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에너지·산업팀장˝
  • [儒林 속 한자이야기] (26)

    克己復禮(극기복례) 유림 123에는 ‘禮’가 나온다. ‘說文解字(설문해자)’에 의하면 ‘禮(예도 례)’는 신 앞에 제사하여 복을 구한다 할 때 신을 뜻하는 ‘示’(보일 시)자와 제를 행하는 그릇을 의미하는 ‘ ’(제기이름 례)자의 합체이며,그 발음도 ‘ ’자에서 취한 글자임을 알 수 있다. ‘示’에 대해서는 光明崇拜(빛광,밝을 명,높일 숭,절 배),生殖器(날 생,번성할 식,그릇 기)의 상징,祭壇(제단) 등의 여러 설이 있으나 모두 神(신) 또는 絶對者(절대자)를 숭배하는 뜻을 담고 있다.그리고 ‘豊’의 원형은 ‘ ’자이며,나무로 만든 제기인 ‘豆’(두) 위에 祭物(제물)을 올려놓은 글자이다.따라서 ‘禮’의 자학적(字學的)인 의미는 역시 神 앞에 제물을 올리며 복을 비는 原始宗敎的(근원 원,처음 시,마루 종,가르칠 교) 의미로 해석하는 게 妥當(온당할 타,마땅 당)할 것이다.사회가 점차 祭政分離(제사 제,다스릴 정,나눌 분,가를 리) 체제로 전환하면서 ‘禮’는 ‘인간 행위의 準則(법도 준,법칙 칙)’이라는 개인의 도덕으로 변모한다. ‘禮’가 쓰이는 단어에는 無禮(무례),禮節(예절),禮儀(예의),克己復禮(극기복례) 등이 있다.‘論語’(논어) 顔淵(안연)편을 보면,안회(공자의 애제자)가 仁(인)에 대하여 묻자,공자는 “자기를 이겨내어 예로 돌아감이 인을 실천하는 것(克己復禮·이길 극,몸 기,회복할 복,예도 례)”이라고 전제,실천덕목을 묻는 질문에 대하여 “예가 아니거든 보지 말며,예가 아니거든 듣지 말고,예가 아니거든 말하지 말며,예가 아니거든 움직이지 마라.”고 宣言(베풀 선,말씀 언)한다. 극기복례(克己復禮)란 ‘내 마음에 끼어드는 사사로운 욕심을 떨쳐버리고 그것을 이겨내어 타고난 착한 성품을 회복함’을 뜻한다.인간 본연의 성품을 회복하자면 자연질서에 어긋나는 것은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말하지도 않으며 행동을 해서도 안된다.非禮(비례)란 天理(하늘 천,이치 리)에 어긋나는 것,곧 자연질서에 온당치 못한 비인간적 삶을 말한다.사사로운 욕심에 사로잡힌 자신을 극복하고 예로 돌아가야 비로소 인간다운 모습을 지닐 수 있다는 말이다. 예는 인간 행위,즉 인간다움의 基準點(터 기,법도 준,점 점)이다.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은 기본을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고,이를 바탕으로 온전한 가정을 이루며,사회 및 국가의 秩序(차례 질,순서 서)를 확립함은 물론 모든 사물까지도 서로 조화를 이루어 안정을 얻도록 한다.儒家(유가)에서는 이를 大同社會(큰 대,한가지 동,모일 사,모을 회)라 부른다.대동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정치적 方便(방편)이 바로 王道政治(왕도정치)이며,이 왕도정치도 예를 실현하는 것 이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예가 具備(갖출 구,갖출 비)될 때 인간에게 尊嚴性(높을 존,엄할 엄,성질 성)과 價値性(가치성)을 賦與(구실 부,줄 여)할 수 있으나 예를 喪失(잃을 상,잃을 실)할 때 인간은 금수로 轉落(구를 전,떨어질 락)한다.예의 가치는 인간을 인간답게 살도록 함으로써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기준이 되는 것인 만큼 예의 특성은 理性(다스릴 리,성품 성)일 수밖에 없다.따라서 옛 어른들은 예에서 벗어난 행위는 비이성적이요,반인륜적이며,비문화적인 방향으로 흐를 위험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혼자 있을 때조차 예에서 벗어나지 않고자 노력한 것이다. 김석제 반월정보산업고 교사(철학박사)˝
  • 백화점 ‘타깃 맞춤형’ 세일

    백화점들이 정기세일 중에도 불황타개를 위해 특정 고객에게 더 많은 할인혜택을 주는 맞춤형 마케팅을 펴고 있다.백화점들의 이러한 노력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조금씩 녹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비수기인 지난 6월 백화점별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약 4∼7%가량 증가,이같은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일 대기업,패션동호회,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 등 특정 단체와 기관을 연계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세일 기간중 대한항공,우리은행,하나은행,효성 등 4개사 3만여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10% 할인권을 증정한다.다음카페 80만명 회원,수도권에 근무하는 교직원 20만명도 대상이다. 현대백화점도 맞춤형 서비스로 특정고객의 지갑을 열고 있다.천호점은 세일 후반부인 15일부터 백화점 인근의 은행,부동산사무실,아파트 부녀회 등 인근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이는 곳에 복(福)수박 500개를 증정할 예정이다.입소문이 마케팅 전략이다.신촌점은 인근 오피스타운에 거주하는 고객 2000명에게는 수영복 등 바캉스용품 기획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보냈다.이들 고객에게는 구매금액과 상관없이 영수증만 제시하면 밀폐용기세트를 사은품으로 제공한다.이와함께 천호점에서는 중앙병원 간호사들에게,신촌점은 항공사 여직원들에게 여성캐주얼 의류 쿠폰을 배포하는 등 실구매자를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SK의 OK캐시백 회원과 고급 화장품 ‘프레쉬’의 단골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펴고 있다.바겐세일 기간중 OK캐시백 회원에 한해 포인트를 신세계상품권 2만원권으로 교환하는 것은 물론 ‘2000원 금액 할인권’을 추가로 지급한다.추첨을 통해 13명에게 총 300만점에 해당하는 OK캐시백 포인트를 경품으로 준다.강남점은 프레쉬 단골고객 3000명에게 상품 할인 쿠폰 및 3개월 무료 주차 스티커와 사은품 증정 교환권을 각 가정으로 배달했다. 강동형기자 yunbin@seoul.co.kr˝
  • [Seoulites]‘우리집 맛자랑’ 30개팀 경쟁

    [Seoulites]‘우리집 맛자랑’ 30개팀 경쟁

    ‘3대가 함께하는 우리집 맛자랑 경연대회’가 지난 26일 오후 성동구청 구민광장에서 열렸다. 제9회 여성주간을 기념하기 위해 성동구(구청장 고재득)가 마련한 이 행사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우리의 먹을거리 중 각 가정에서 대대로 이어져오는 조리비법들을 이웃과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다. 대회에는 30개팀이 참가,경쟁을 벌였는데 특이한 것은 3대 이상의 가족이 골고루 참여해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날 경연대회에 출품된 음식은 독특한 비법이 전해진 가풍 음식으로 온 가족이 함께 만들고 즐겨먹는 음식이어야 했으며 간단한 밑반찬이나 김치 종류는 제외됐다. 금호동의 한조옥씨 일가는 아주 독특한 ‘이북식 콩비지’를 선보였고 행당동 주민은 시어머니,아들 며느리,손자가 어우려져 맛깔스런 음식을 만들기도 했다.궁중 떡볶이에서 영양 콩떡,화전,구절판 등 저마다의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했고 구경하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팀 이름도 아따맘마,30년 우정친구들,방실이네 복터졌네,마님과 머슴 등 이색적으로 지어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요리시간은 90분으로 제한됐으며 요리에 필요한 모든 재료와 기구는 각자 준비했고 재료비는 팀별로 구청에서 5만원씩 지원됐다. 심사는 웰빙시대에 맞는 맛과 영양이 중시됐다.출품요리는 심사를 거쳐 으뜸맛상 1팀,버금맛상 2팀,화목상 3팀이 각각 선정됐는데 나머지 팀들도 아차상과 참가상 등을 받아 서운함을 달랠 수 있었다. 최고상인 으뜸맛상은 4대가 함께 만든 ‘4대팀(박남지씨 가족)’의 ‘해물 가지찜’이 차지했다. 진복수 가정복지과장은 “단순 요리경연대회가 아니라 패스트푸드나 각종 인스턴트 식품에 잠식당한 우리 전통의 먹을거리를 알리는데 더 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이숙 시민기자 cleverkis@hanmail.net
  • [Seoulites]‘우리집 맛자랑’ 30개팀 경쟁

    ‘3대가 함께하는 우리집 맛자랑 경연대회’가 지난 26일 오후 성동구청 구민광장에서 열렸다. 제9회 여성주간을 기념하기 위해 성동구(구청장 고재득)가 마련한 이 행사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우리의 먹을거리 중 각 가정에서 대대로 이어져오는 조리비법들을 이웃과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다. 대회에는 30개팀이 참가,경쟁을 벌였는데 특이한 것은 3대 이상의 가족이 골고루 참여해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날 경연대회에 출품된 음식은 독특한 비법이 전해진 가풍 음식으로 온 가족이 함께 만들고 즐겨먹는 음식이어야 했으며 간단한 밑반찬이나 김치 종류는 제외됐다. 금호동의 한조옥씨 일가는 아주 독특한 ‘이북식 콩비지’를 선보였고 행당동 주민은 시어머니,아들 며느리,손자가 어우려져 맛깔스런 음식을 만들기도 했다.궁중 떡볶이에서 영양 콩떡,화전,구절판 등 저마다의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했고 구경하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팀 이름도 아따맘마,30년 우정친구들,방실이네 복터졌네,마님과 머슴 등 이색적으로 지어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요리시간은 90분으로 제한됐으며 요리에 필요한 모든 재료와 기구는 각자 준비했고 재료비는 팀별로 구청에서 5만원씩 지원됐다. 심사는 웰빙시대에 맞는 맛과 영양이 중시됐다.출품요리는 심사를 거쳐 으뜸맛상 1팀,버금맛상 2팀,화목상 3팀이 각각 선정됐는데 나머지 팀들도 아차상과 참가상 등을 받아 서운함을 달랠 수 있었다. 최고상인 으뜸맛상은 4대가 함께 만든 ‘4대팀(박남지씨 가족)’의 ‘해물 가지찜’이 차지했다. 진복수 가정복지과장은 “단순 요리경연대회가 아니라 패스트푸드나 각종 인스턴트 식품에 잠식당한 우리 전통의 먹을거리를 알리는데 더 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이숙 시민기자 cleverkis@hanmail.net˝
  • [이사람] 국내 최초 여성이발사 이덕훈씨

    70이라는 나이는 더 고희(古稀·예로부터 드물다)가 아니다.하지만 그 나이에 이르렀을 때 이전과 다름없이,아니 오히려 더 왕성하게 일하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종종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50년 동안 변함없는 모습으로 이발사의 길을 걷고 있는 이덕훈(69)씨.70세를 눈앞에 두면 손에서 일을 놓고 편안함을 찾기 마련이지만 그는 다르다.그를 보고 있으면 젊음이라는 단어가 나이들어도 빛바래지 않을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국내 ‘최초’의 여성 이발사라는 타이틀보다는 늘 ‘최선’을 다하는 이발사이기를 원하는 그다. ●젊음의 비결은 50년 동안 멈추지 않은 가위질 아침 9시 성북동 ‘새이용원’.이발소의 상징인 빙글빙글 돌아가는 간판에 전원을 넣으면서 이덕훈씨의 하루가 시작된다.정기 휴일인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저녁 9시30분까지 꼬박 12시간을 일한다. “힘들지 않냐고요? 전혀 그렇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요.그래도 일을 하고 있으면 즐겁고 걱정이 없어요.제가 아들만 넷인데 그 애들을 임신했을 때도 가위를 놓은 적이 없습니다.돈 욕심이 없어 이러고 살지만 일 욕심은 많거든요.일 하는 게 체질인가 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아무리 50년 베테랑이라고는 하지만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머리를 자르고 면도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속도는 빠르지만 꼼꼼한 솜씨에 어느 손님 하나 불만스런 표정으로 일어나는 법이 없다. “머리 한번 망치면 한달 동안 속상하지요? 그걸 알기 때문에 매번 긴장하면서 일을 할 수밖에 없어요.그래도 그 덕에 이 나이껏 크게 아파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70세를 바라보는 나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피부가 곱다.어떤 화장품을 쓰냐고 묻자 아무것도 안 바를 때가 많고 손님들 쓰는 남자 화장품도 쓴단다.게다가 기억력도 비상하다.수십년 전의 일들을 연도는 물론 날짜까지 정확히 떠올릴 정도다. “흔히 좋아하는 일을 하면 늙지 않는다고 하죠.저도 젊었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 70을 바라보게 되면서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적어도 10년은 더 일할 생각입니다.물론 건강이 허락한다면 그 이상도 하고 싶습니다.” ●굴곡 많은 세월 속 ‘명랑 이발사’ 이덕훈씨가 처음 가위를 잡은 것은 1953년.이발일을 하면서 11명의 식구를 먹여 살리던 아버지의 생색 아닌 생색을 참기 어려워서였다. “저녁마다 집에 돌아오시면 7남매를 죽 앉혀놓고 ‘너희들은 누구 덕에 먹고 사냐.’는 질문을 하셨고 ‘아버지 덕에 먹고 삽니다.’라는 대답을 들으며 흐뭇해하셨습니다.” 하지만 이씨는 매번 ‘제 복에 먹고 산다.’고 대답했고 스무살을 앞두고 아버지에게 이발을 배우기 시작했다.이발소에 여자가 등장하자 모두 신기해했다.일을 배운 지 3년 되던 해 남들은 대여섯번씩 도전해서야 따는 자격증을 단번에 손에 쥐면서 그는 국내 최초의 여자 이발사가 됐다.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씨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을 ‘괴물’처럼 봤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아버지가 하시는 일,여자라고 제가 못할 것도 없다 싶었죠.주위 시선도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았고요.일을 해보니 적성에도 맞고 그래서 지금껏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런 경우가 많지만 당시엔 결혼을 하면 여자들은 으레 일을 그만뒀다.하지만 그에겐 불행인지 다행인지 생계 문제가 급했다.사람 좋고 인물까지 출중했던 남편이 집에 돈 한푼 가져다 주는 법이 없었다.지금 이씨 소유의 이발소를 차리기까지 남의 이발소를 스무 곳 넘게 전전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월에 세상을 뜬 남편을 단 한번도 원망한 적이 없다.아니 오히려 남편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한다. “고생은 했지만 결국 제가 뭔가 계속 할 수 있도록 한 게 남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전 생계가 아니었더라도 일을 계속했을 겁니다.여자라고 반드시 집안일에만 묶여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결코 쉽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그의 별명은 ‘명랑 이발사’다.매일 일하는 즐거움,매번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재미에 빠져 살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에 똑같은 머리,똑같은 얼굴을 한 손님이 단 한명도 없다.”며 “단조롭지 않아서 참 즐거운 일”이라고 웃는다.“일도 일이지만 이 나이에 남자 얼굴 만지면서 일하는 여자가 저 말고 또 있겠습니까.”라며 농담까지 덧붙인다. ●“머리는 이발소에서 하는 게 진짜” 이발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예전에는 여자들도 이발소에서 머리를 잘랐다고 하지만 지금은 남자들도 미용실을 찾는다. 이덕훈씨는 이렇게 이발소가 사양길을 걷게 된 책임은 어디까지나 이발소에 있다고 말한다. “박정희 대통령때 유흥업 단속이 심해지자 이발소에서 그곳의 아가씨들을 고용하기 시작했죠.결국 이발소는 ‘퇴폐적’이라는 이미지를 쓰게 됐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씨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머리 자르는 데 있어서는 이발소가 ‘정통’이라고 자신한다.“이발소 다니다가 미용실에 가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머리가 유난히 빨리 지저분해지지요.그건 원래 머리가 난대로 자르지 않고 생머리를 잘라내기 때문입니다.한마디로 장삿속에 머리를 함부로 자르는 거죠.이발소에서는 그런 짓 안합니다.” 적성에 맞는 일이라고 하지만 사실 이발사가 남들이 특별히 알아주는 직업은 아니다.하지만 이덕훈씨는 그 누구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세상에 사람보다 높은 게 어디 있습니까.저는 그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일을 하니 저보다 대단하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또 어디있습니까.” ●머리 아닌 일상을 다듬는 이발사 쉬는 날이면 그는 노인정에 나가 머리를 자른다.자원봉사이긴 하지만 완전 공짜는 아니다.일이천원 정도라도 받는다.그가 돈을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돈을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그렇게 마음 편한 일은 아닙니다.어르신들도 조금이라도 돈을 내셔야 미안한 마음없이 머리를 맡기실 수 있을 것 같아 돈을 받습니다.” 이발소에 앉아 손님들이 내는 돈을 보니 가지각색이다.잘못 본 게 아닌가 싶어 물으니 손님 형편에 따라 다르게 받는다고 설명한다. “다른 건 몰라도 먹는 데는 돈 아끼지 마세요.” 머리를 자르면서 그는 손님들 챙기기에 여념없다.건강은 물론 집안 소사까지 챙긴다.자신의 이발소를 찾는 사람들을 ‘두당 얼마’ 식으로 계산하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몇십 년째 그에게 머리를 맡기고 있는 손님들은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랐고 청년에서 중년을 넘어서고 있다. ‘명랑 이발사’ 이덕훈씨.그는 오늘도 가위를 들고 손님들의 머리와 함께 일상을 다듬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 잘 가라,슬픈 6월

    한주 걸러씩이긴 하지만 꼬박 6개월 동안 이 난을 차지해 왔다.이 귀한 지면에 신변잡기식 잡담이나 하면 안 되는 줄 알지만 정치 경제에는 워낙 아는 게 적고,내 생각도 이랬다 저랬다 종잡을 수 없을 때가 많은지라 내가 잘 아는 얘기밖에 못썼다.생활반경이 협소해 밑천이 달리다 보니 자연히 우리 동네 이야기를 많이 썼다.그래도 읽어주고 논평해준 독자가 적지 않았다는 걸 행복하게 생각한다.멀리서 우리 동네를 찾아와준 분도 있었다.중년을 넘은 분이 워커힐 앞서부터 우리 동네까지 물어물어 걸어왔다고 해서 놀라고 민망한 적도 있다. 내가 너무 우리 동네를 미화시킨 게 아닌지 반성도 되었다.동네 선전할 마음이 있었던 게 아니라 도심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새롭게 눈뜬 사계절의 변화,숲의 아름다움,작은 꽃들의 신비는 아무리 찬탄해도 내 글재주가 모자라면 모자랐지 넘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이런 것들을 소유하게 되어 아름답게 보인 게 아니고 가까이 있으니까 관찰하게 되고,관찰하다 보니 발견하게 되었을 뿐 어디에나 널린 것들이다.우리 강산 어디고 아름답지 않은 곳은 없고,서울은 특히 복 받은 고장이다.내 글만 보고 내가 사는 데를 부러워하는 소리를 들으면 혹시 우리 동네를 위해 일조를 한 게 아닌가 으쓱할 적도 있다. 가끔은 내가 마치 분에 넘치는 호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비꼬는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만일 이 정도가 호화생활이라 해도 나는 이 나이까지 가사노동과 글쓰기를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해왔으니까 이 정도는 부끄러움 없이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그리고 또 하나 일러두고 싶은 건 서울에서 웬만한 아파트 한 채 쓰고 사는 사람이라면 마음만 먹으면 이 정도는 쉽게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아파트 팔아 땅집 사는 것은 돼지 팔아 닭 사는 것처럼 힘 안 드는 일이다.아파트를 판다는 건 아파트의 모든 편리도 함께 파는 것이다. 대형마트,교통편,근접한 통학거리,좋은 학군,학원과 스포츠 센터 그런 것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편리를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그 무엇보다도 각오해야할 큰 희생은 집이 보장하는 신속한 환금성과 재테크의 달콤한 맛이다.아파트 값이 얼마 올랐다고 계산하는 재미를 모르고 일가단란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주부가 과연 몇이나 될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창밖에선 살구나무가 누렇게 익은 살구를 뚝뚝 떨구고 있고 숲은 시퍼렇게 번들대며 마치 한 마리의 거대한 공룡처럼 괴롭게 몸을 뒤채고 있다.자연에는 이렇게 위로와 공포가 함께 있다.온갖 편의를 희생하고 얻은 것이 고작 이런 것들이다. 뭐니뭐니 해도 진정한 위안은 사람으로부터 온다.대개 큰 저택이 많은 이름난 동네에는 나이든 사람이 많이 살아 아이들 보기가 어렵다는데 우리 동네엔 초등학생부터 청소년까지 아이들이 많다.초등학생도 동구 밖까지 걸어 나가 버스를 타야 한다.아침저녁 창 밖으로 아이들이 등하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큰 낙이다.날씨가 더워진 날 휴일 온종일 시냇물에서 첨벙대는 아이들의 희희낙락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 아이들 부모의 어려운 선택이 얼마나 예쁜지 박수라도 쳐주고 싶어진다. 끝으로 아무리 세상일에 참견하고 싶지 않아도 김선일씨 가족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하고 싶은 마음을 비켜가서는 안될 것 같다.고인이 죽을 때 얼마나 무섭고 아팠을 것이며 남은 가족의 심정은 어떠할까.그 가슴 에이는 비탄과 원한을 어이할 것인가.나는 6월달이 싫다.헤일 수 없이 많은 사람의 가슴을 쥐어뜯게 한 달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6월달만 되면 몸살 끼를 느끼면서 이놈의 달이 언제 가나,두들겨 보내는 심정이 되곤 했는데 기어코 그놈의 6월이 또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죽음이 죽음을 부르고 앙갚음이 앙갚음을 부르는 그 끝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칼을 쥔 자는 강자일까,약자일까,아니면 시간일까.6·25가 난 지 50여년도 길지만 긴긴 구약(舊約)의 역사를 생각할 때 세월이 지나면 잊혀지겠지,망각의 작용에만 맡긴다는 건 인간으로서의 책임회피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내가 6월달 탓이나 하는 것처럼…. 쓰라린 마음으로 김선일씨의 명복을 빈다.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 잘 가라,슬픈 6월

    한주 걸러씩이긴 하지만 꼬박 6개월 동안 이 난을 차지해 왔다.이 귀한 지면에 신변잡기식 잡담이나 하면 안 되는 줄 알지만 정치 경제에는 워낙 아는 게 적고,내 생각도 이랬다 저랬다 종잡을 수 없을 때가 많은지라 내가 잘 아는 얘기밖에 못썼다.생활반경이 협소해 밑천이 달리다 보니 자연히 우리 동네 이야기를 많이 썼다.그래도 읽어주고 논평해준 독자가 적지 않았다는 걸 행복하게 생각한다.멀리서 우리 동네를 찾아와준 분도 있었다.중년을 넘은 분이 워커힐 앞서부터 우리 동네까지 물어물어 걸어왔다고 해서 놀라고 민망한 적도 있다. 내가 너무 우리 동네를 미화시킨 게 아닌지 반성도 되었다.동네 선전할 마음이 있었던 게 아니라 도심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새롭게 눈뜬 사계절의 변화,숲의 아름다움,작은 꽃들의 신비는 아무리 찬탄해도 내 글재주가 모자라면 모자랐지 넘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이런 것들을 소유하게 되어 아름답게 보인 게 아니고 가까이 있으니까 관찰하게 되고,관찰하다 보니 발견하게 되었을 뿐 어디에나 널린 것들이다.우리 강산 어디고 아름답지 않은 곳은 없고,서울은 특히 복 받은 고장이다.내 글만 보고 내가 사는 데를 부러워하는 소리를 들으면 혹시 우리 동네를 위해 일조를 한 게 아닌가 으쓱할 적도 있다. 가끔은 내가 마치 분에 넘치는 호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비꼬는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만일 이 정도가 호화생활이라 해도 나는 이 나이까지 가사노동과 글쓰기를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해왔으니까 이 정도는 부끄러움 없이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그리고 또 하나 일러두고 싶은 건 서울에서 웬만한 아파트 한 채 쓰고 사는 사람이라면 마음만 먹으면 이 정도는 쉽게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아파트 팔아 땅집 사는 것은 돼지 팔아 닭 사는 것처럼 힘 안 드는 일이다.아파트를 판다는 건 아파트의 모든 편리도 함께 파는 것이다. 대형마트,교통편,근접한 통학거리,좋은 학군,학원과 스포츠 센터 그런 것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편리를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그 무엇보다도 각오해야할 큰 희생은 집이 보장하는 신속한 환금성과 재테크의 달콤한 맛이다.아파트 값이 얼마 올랐다고 계산하는 재미를 모르고 일가단란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주부가 과연 몇이나 될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창밖에선 살구나무가 누렇게 익은 살구를 뚝뚝 떨구고 있고 숲은 시퍼렇게 번들대며 마치 한 마리의 거대한 공룡처럼 괴롭게 몸을 뒤채고 있다.자연에는 이렇게 위로와 공포가 함께 있다.온갖 편의를 희생하고 얻은 것이 고작 이런 것들이다. 뭐니뭐니 해도 진정한 위안은 사람으로부터 온다.대개 큰 저택이 많은 이름난 동네에는 나이든 사람이 많이 살아 아이들 보기가 어렵다는데 우리 동네엔 초등학생부터 청소년까지 아이들이 많다.초등학생도 동구 밖까지 걸어 나가 버스를 타야 한다.아침저녁 창 밖으로 아이들이 등하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큰 낙이다.날씨가 더워진 날 휴일 온종일 시냇물에서 첨벙대는 아이들의 희희낙락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 아이들 부모의 어려운 선택이 얼마나 예쁜지 박수라도 쳐주고 싶어진다. 끝으로 아무리 세상일에 참견하고 싶지 않아도 김선일씨 가족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하고 싶은 마음을 비켜가서는 안될 것 같다.고인이 죽을 때 얼마나 무섭고 아팠을 것이며 남은 가족의 심정은 어떠할까.그 가슴 에이는 비탄과 원한을 어이할 것인가.나는 6월달이 싫다.헤일 수 없이 많은 사람의 가슴을 쥐어뜯게 한 달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6월달만 되면 몸살 끼를 느끼면서 이놈의 달이 언제 가나,두들겨 보내는 심정이 되곤 했는데 기어코 그놈의 6월이 또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죽음이 죽음을 부르고 앙갚음이 앙갚음을 부르는 그 끝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칼을 쥔 자는 강자일까,약자일까,아니면 시간일까.6·25가 난 지 50여년도 길지만 긴긴 구약(舊約)의 역사를 생각할 때 세월이 지나면 잊혀지겠지,망각의 작용에만 맡긴다는 건 인간으로서의 책임회피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내가 6월달 탓이나 하는 것처럼…. 쓰라린 마음으로 김선일씨의 명복을 빈다.˝
  • 쉬어가기˙˙˙

    뉴질랜드올림픽위원회가 지난 1995년 5세 딸을 살해한 혐의로 5년간 실형을 산 복서 솔란 파운세비를 아테네올림픽 대표로 선발해 논란.여성·아동보호단체인 ‘여성보호(Women’s Refuge)’는 “충격적이며 수치스러운 결정”이라고 혹평했고,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도 “파운세비가 먼저 과거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반성해야 한다.”고 비난.그러나 뉴질랜드올림픽위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파운세비는 출소 뒤에도 7차례 이상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 [정가 카페] 이해찬 “관직은 팔자라 생각하고…”

    이해찬(얼굴) 국무총리 후보 지명자가 17일 열린우리당 의원 총회에 참석,‘사주팔자론’를 거론했다.이 지명자의 이날 신상발언은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이뤄지는 국회 인사청문특위를 앞두고 동료 의원들에게 ‘지원’을 공개 요청한 셈이어서 주목됐다. 이 지명자는 이날 이라크 추가 파병에 관한 찬성당론을 확정짓기 위해 열린 의총에서 신상발언을 신청,자신이 교육부 장관 시절 ‘사랑했던 직원’으로부터 받은 e메일이라며 수첩에 써둔 메모를 읽어 내려갔다. 그는 “사주에 재운이 든 사람은 전생에 공덕을 많이 쌓아 그 복을 받는 정말 팔자좋은 사람이지만 관직은 전생에 빚을 많이 져 세상 일을 자기 일처럼 고생하면서 빚을 갚고 사는 사람이다.”는 편지 내용을 소개했다.편지는 “팔자가 그러려니 생각하고 고생을 열심히 하십시오.”라는 ‘고언’으로 끝을 맺었다고 이 지명자는 덧붙였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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