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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자!아자!시민기자]도봉구 국악 한마당 공연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도봉구민회관에서 정월 대보름을 맞아 서울시 국악관현악단과 서울시 무용단이 출연하는 흥겨운 국악 한마당 공연이 열렸다. 국악공연이어서 어르신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30∼40대와 어린이들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첫곡은 주요 행사의 식전행사를 연상시키는 ‘대취타’였다. 바라, 나팔, 작은북, 태평소 등 단조로운 악기구성이지만 씩씩한 기상을 뿜어냈다. 삼각관계의 사랑이 해학적으로 표현된 봉산탈춤의 미얄할미춤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장중하고 단아한 거문고 산조와 한량무 공연 등도 이어졌다. 공연 후반부에는 관객들이 손뼉을 치며 공연에 동참할 수 있는 경쾌한 경기민요와 가정마다 복이 깃들기를 비는 농악패의 비나리가 선보였다. 상모를 돌리며 한바탕 신명나는 마당이 연출되자 관중석의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장년층들은 옛 정취에 젖어 어깨를 들썩거렸고 ‘얼쑤’,‘좋다’하는 추임새도 터져나왔다. 남편과 같이 온 주부 송진실(51·쌍문2동)씨는 “정월대보름과 설 명절을 맞아 새로운 마음을 갖게 해주는 흥겨운 자리”라며 연방 박수로 장단을 맞추었다. 김영숙(58·여·창3동)씨는 “국악공연을 접하는 것이 흔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보니 무척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김희윤(12·숭미초5)양은 “처음 보는 미얄할미의 탈춤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며 즐거워했다. 전체적으로 공연은 국악의 진수보다는 각 장르를 조금씩 ‘맛보기’로 보여준 느낌이었다. 출연진들의 규모가 시 산하 예술단체로 부르기에는 너무 빈약해 아쉬웠다. 국악에 익숙하지 않은 청소년들이 많이 모인 만큼 오케스트라와 비슷한 규모로 공연이 진행됐다면 국악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공연 시간이 짧은 것도 아쉬웠다. 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국악을 골고루 소개한 것만으로도 국악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병숙 시민기자·수필가 dulmaru@hanmail.net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8) 계룡산과 원불교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8) 계룡산과 원불교

    ●신종교의 개벽사상엔 정도령이 숨쉰다 이십일 쯤 전 나는 뜻밖의 전자우편을 받았다. 정감록 산책을 빠짐없이 읽고 있다는 원불교 교무 김정원(가명 53세)씨의 글이었다. 그 뒤 우리는 수십 차례 전자우편을 주고받았는데 그러는 사이 나는 김 교무가 계룡산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 오늘은 김 교무와 주고받은 글을 대화체로 편집해 원불교와 계룡산의 관계를 정리해볼까 한다.‘교무’란 물론 원불교의 성직자다. 전자우편에서 나는 김 교무에게 이렇게 물었다.“원불교는 동학 및 증산교와 함께 가장 대표적인 신종교입니다. 그런데 제가 원불교의 경전 ‘대종경’을 읽어본 바로는 다른 신종교들에 비해 신비적, 주술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원불교의 그런 특성은 계룡산과의 관계에도 그대로 나타나겠지요?” 김 교무의 답은 이랬다.“먼저 우리 원불교에 대해 좀 말씀드리겠습니다. 원불교의 교조 소태산(少太山) 박중빈(朴重彬 1891∼1943)은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 1824∼1864, 동학교조) 선생과 증산(甑山) 강일순(姜一淳 1871∼1909, 증산교조) 선생과 한 가지로 구한말 일제하라는 그야말로 한국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대에 민중을 이끄신 분입니다. 이 분들이 세운 민족종교는 개벽사상(開闢思想)을 공유합니다. 개벽의 주체는 한국이요, 장차 세계의 도덕적·문명적, 그리고 정치적 중심지가 될 나라도 한국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시대는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이 교대하는 시기입니다만 곧 묵은 시대 지나가고 새 세상이 돌아옵니다.‘정감록’에서 말한 정도령 시대가 옵니다. 우리 원불교의 소태산 대종사는 새 시대를 이렇게 정의합니다.“바야흐로 동방에 밝은 해가 솟으려 하는 때이니, 서양이 먼저 문명함은 동방에 해가 오를 때에 그 광명이 서쪽 하늘에 먼저 비침과 같은 것이며, 태양이 중천에 이르면 그 광명이 시방 세계에 고루 비치게 되나니 그 때야말로 큰 도덕 세계요 참 문명 세계니라.” 우리가 좀더 수련해야 될 이유가 바로 거기 있습니다. 얼핏 보면 서양이 우리보다 나아 뵈지만 결국 동서양은 한가지입니다. 미국에 대해 기죽을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백:교무님이 말씀하신 대로 개벽사상이란 것은 원불교 고유의 사상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이 땅에 예부터 전해온 미륵신앙 즉, 미륵불이 세상에 와 용화회상(龍華會上)을 연다는 그 신앙에 뿌리를 둔 것입니다. 미륵신앙은 ‘정감록’의 등장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게 된 것도 같습니다. 정감록에선 정도령이 계룡산 아래 새 세상을 펼친다고 했는데, 정도령이 바로 미륵 아닌가요? 많은 신종교 지도자들은 스스로를 미륵불 또는 정도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륵과 정도령은 구별이 안 될 때가 많습니다. 김:그건 옳은 판단이라고 봐요. 증산만 해도 후천개벽을 선언한 분인데 그 제자들은 증산을 미륵불로 보거든요. 그러나 우리 원불교의 입장은 다릅니다. 미륵불과 용화회상에 대해 소태산은 전혀 다르게 설명합니다.“미륵불이라 함은 법신불의 진리가 크게 드러나는 것이요, 용화회상이라 함은 크게 밝은 세상이 되는 것이니, 곧 처처불상(處處佛像) 사사불공(事事佛供)의 대의가 널리 행하여지는 것이다.” 미륵불이란 특정한 인물이 아닙니다. 진리가 크게 밝혀져 곳곳에 부처가 가득 찬 세상이 용화세상입니다. 원불교의 2대 교조 정산종사는 ‘근실(勤實)한 세상’이 바로 용화세상이라고 했습니다. 백:착실한 사람이 많은 세상이 바로 용화회상이라고요? 그렇담 원불교에선 정감록에 나오는 진인왕을 무어라 설명할지 궁금합니다. 어쩌면 원불교에선 정감록 자체를 엉터리라며 근원적으로 부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불교는 신비적·초월적인 존재를 모두 부정하는 것 같으니까요. 김:정감록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만 원불교의 해석은 독특합니다. 소태산은 정도령을 鄭씨 성을 가진 특정인물이 아니라 ‘바른 지도자’라고 보았어요. 정도령과 함께 전개될 이상세계란 것도 새 왕조는 아니고 ‘밝은 세상’이라고 했어요. 정감록의 예언은 장차 참되고 바른 사람들이 가정과 사회와 국가와 세계를 움직이게 된다는 뜻으로 풀이합니다. 백:교무님 말씀을 듣고 자료를 좀더 찾아봤습니다. 정산종사는 계룡산에 대해 아주 특이한 주장을 했더군요.“계룡산에 정씨 왕이 난다는 것은 닭이 울면 날이 새고 바른 법이 나타난다는 뜻이다.”라고 했던가요? 그렇다면 정산이 말하는 ‘바른 법’은 무엇일까요? 종교를 가리킨 것 같지요. 정산의 주장대로라면 민중이 염원한 계룡산 정진인은 바른 종교의 등장이고, 바른 종교란 원불교란 말씀입니까? ●‘불종불박(佛宗佛朴)’의 예언 백:교무님이 답을 안 하시는군요. 전 사실 이렇게 짐작했습니다. 원불교에선 미신이나 이적 같은 것을 조금도 안 믿는 것 같으니까, 계룡산 같은 것은 원불교의 입장에서 무의미할 것이라고요. 원불교 교리에 따르면, 착실한 사람들이 주도하는 밝은 세상이 바로 미륵의 용화회상, 개벽된 세상 아닙니까? 그렇담 계룡산이든 지리산이든 다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생각되는 거죠. 김:백 소장님은 이런 얘기 혹 들어보셨나요? 1936년 4월21일 소태산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계룡산을 찾으셨는데 그 때 각석(刻石) 하나가 화제가 됐습니다. 신도안 대궐 터에 있던 이상한 바위인데 기이하게도 ‘불종불박(佛宗佛朴)’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 바위는 이태조가 신도안에 대궐 터를 닦으면서 운반해 놓은 것이라 하고, 거기 새겨진 글씨는 무학대사의 필적이란 전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글귀를 이렇게 해석합니다.“장차 불법이 주도하는 세상이 되는데, 그 때 주세불(主世佛)은 박씨”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본다면 신도안은 정치적 의미의 새 도읍이 아니라, 새 불국토의 중심이 될 곳입니다. 이런 이유로 원불교에선 계룡산 신도안을 특별하게 여깁니다. 백:소태산은 자신을 그 전설의 주인공으로 보았던 게 아닐까요? 그가 신도안에 수도 도량을 지으라고 명령했다면 그 역시 그런 맥락에서 이해되네요. 김:소태산의 속성(俗姓)이 박씨여서 저희들은 그 바위를 신비롭게 여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쨌거나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계룡산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느 선배 교무는 이렇게 말했어요.“지구의 축이라는 계룡산, 일찍이 무학대사가 이곳에 도(道, 종교)의 도시(都市)가 열릴 것이라 예언했던 세계의 수도 계룡산, 그래서 그런지 지명조차 갑사(甲寺), 신원사(新元寺), 상도리(上道里)가 있는 계룡산. 그 곳에 원시반본(原始反本)하여 상원갑(上元甲)의 시대가 예고된 곳이 아닌가.” 계룡산은 세계의 수도, 지구의 축이 될 것입니다.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새 세상이 펼쳐질 곳, 세계종교의 중심으로 예정된 성지가 계룡산입니다. ●“어서어서 신도안으로 들어가라” 백:조사를 해봤더니 1959년 10월 정산종사의 주도로 당시 충남 논산군 두마면 부남리 64번지 신도안 대궐터의 불종불박 바위 뒤에 있던 초가 1동을 원불교 측이 매입했더군요. 거기서 2㎞ 떨어져 있던 원불교 남선교당도 아마 그 곳으로 옮겨졌지요. 김:그건 그랬어요. 정산종사가 신도안 ‘불종불박’ 땅을 매입하라고 하셔서 그리 된 것입니다. 사실 원불교의 어른들은 모두 신도안에 다녀오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정산종사는 직접 다녀오신 일이 없었지만 신도안의 역사를 환히 꿰뚫고 계셨습니다.1961년 10월 정산종사가 열반에 앞서 3대교조가 될 대산종사에게 “지체 말고 어서 어서 신도안에 들어가 터를 잡아라.” 하셔 대산종사는 신도안에 정양을 하며 삼동원의 터를 닦았습니다. 백:제자들에겐 신도안으로 들어가라, 명령했지만 정산종사는 신도안에 다녀온 적이 없었다는 교무님 말씀이 이상하게 들립니다. 정산은 신도안을 그저 하나의 상징으로만 생각했을 뿐 실지로는 마음에 두지 않았던 것일까요? 김:전혀 잘못된 추측입니다. 정산종사는 신도안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어요. 어느 땐가 풍수에 밝은 제자를 보내 신도안의 지세를 살펴보고 오라고도 했습니다. 신도안을 한 바퀴 돌며 살펴본 제자가 돌아와 보고했습니다.“제가 계룡산 상봉에 올라가 내려다 보니 신도안은 천하제일의 귀(貴)한 터였습니다. 정상에 올라 신도안을 굽어 보니 그 산세가 만조백관이 조공을 바치는 형국이었습니다. 다만 너무도 아쉽게 시루봉 하나가 휙 돌아서 있어 어떤 사람들은 역적봉이라 부릅니다. 시루봉을 싫어봉이라고도 합니다. 자세히 따져 보면 신도안은 농사도 잘 안 되고, 천하에 빈(貧) 터입니다.” 이 말을 정산은 몹시 못마땅해 했다고 합니다. 정산은 계룡산이 명산 중의 명산임을 굳게 믿으셨어요. 그래서 3대 교조 대산종사는 계룡산을 가리켜 정산의 높은 덕을 상징하는 산으로 보았습니다. 사실 정산은 구도 수행하던 시절 가야산에서 ‘격암유록’의 갑을가를 얻으셨다 해요. 그 가운데 “상도(上道)에 가야 큰 스승을 만난다.”는 구절이 있는데 그 상도란 지명이 계룡산에 있어요. 상도는 지명이자 진리의 시작이며 진리 그 자체가 아니겠습니까. 대산은 그런 내력을 다 알아 계룡산과 정산종사를 연계시킨 겁니다. 백:저도 글에서 읽었습니다만 대산의 계룡산 사랑도 대단했더군요.“싫어봉이니 역적봉이니 그런 소리 당최 하지 마라. 성인을 맞이하려고 돌아선 형국이 아니냐. 영성봉(迎聖峯)이라 하거라.”라고 했다고요? 김:1962년 7월 대산종사는 계룡산 상봉을 오르다가 이런 말씀을 하셨답니다.“억조창생개복처(億兆蒼生開福處) 천불만성발아지(千佛萬聖發芽地)” 즉, 계룡산은 억조창생의 복을 여는 땅이니 천명의 부처, 만명의 성인이 나올 곳이란 뜻입니다. 원불교에선 큰 스승님들의 가르침을 받들어 신도안 경영에 힘쓴 결과 1970년대 원불교의 신도안 삼동수양원은 5만 8000평 정도로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불교부흥을 예언한 정감록 백:이쯤에서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소태산 대종사 이래 원불교의 지도자들은 계룡산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 이유는 계룡산이 장차 불교 부흥의 성지가 된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고요. 김:맞습니다. 불교부흥은 ‘정감록’ 예언의 핵심입니다. 정산종사는 일찍이 이렇게 말씀했습니다.“정감록에 이런 말이 있다. 왕씨는 나를 벗 삼고(王氏我友), 이씨는 나를 노예 삼고(李氏奴我), 정씨는 나를 스승 삼는다(鄭氏師我) 하였는데 이는 불교를 두고 한 말이다.” 아시다시피 고려는 친불, 조선은 억불이었는데 다가올 세상은 숭불(崇佛)이란 해석이 아니겠습니까? 정산종사는 정감록이 예언한 미래 세상을 불교 세상으로 보신 겁니다. 또 이런 말씀도 남기셨어요.“도교가 하늘이라면 불교는 땅이며 유교는 사람이다. 지금은 땅에서 올라오는 세상이다. 불교 세상이다.” 앞으론 불교가 세상 도덕의 중심입니다. 백:원불교에선 신도안에서 대규모 선교사업을 펼쳤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야학을 운영해 생활 개선, 문맹 퇴치, 미신 타파 운동을 했고, 그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응도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보기에 따라선 마치 원불교가 신도안을 접수하려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김:접수라뇨? 나쁜 뜻으로 볼 일이 아닙니다. 원불교는 신도안에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 새 운수가 되기만을 기다리는 정감록 신자들을 깨우치려 한 것입니다. 그들의 신앙은 미신이고, 그런 미신으론 밝은 세상을 절대 일으키지 못합니다. 생활이 우선 근실해야지요. 신도안 주민 가운데 무려 850명이 처음 7년 동안 원불교의 야학에서 올바른 가치를 배웠습니다. ●“계룡대 옮기면 우린 다시 들어간다” 백:그러나 원불교도 결국 신도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까? 1983년 7월27일 제5공화국 정부는 신도안의 전주민에게 이 지역에서 철거하라는 통고를 했지요. 이른바 ‘6·20사업’이었습니다. 신도안 일대에 군사기지 ‘계룡대’가 들어서기로 확정됐습니다. 그렇다면 신도안이 세계종교의 중심이 될 거란 정감록의 해석은 완전히 빗나간 것 아니겠습니까? 김:매사를 그렇게 성급하게 보는 것은 잘못입니다.1959년 정산종사가 이런 예언을 했습니다.“앞으로 30년 후에는 신도안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과연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1989년,‘6·20사업’으로 신도안 주민들은 모두 철수했고 육·해·공군 참모본부가 들어섰습니다. 실제로 엄청 변한 거지요. 백:요컨대 원불교가 신도안에 건설한 삼동원의 꿈은 백일몽이 된 거죠. 김:성인의 말씀을 범부의 안목으로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 계룡산 신도안에 원불교도들의 염원이 실현됩니다. 천하를 뒤흔드는 권력의 위세도, 지금 여기 살아 숨쉬는 육신도 수명에 한계가 있으나 소중한 꿈은 한계를 벗어납니다.5공 정부의 무모한 계획으로 삼동원을 포기할 당시 원불교는 조건부로 매매계약에 서명했습니다. 언젠가 군사시설이 철거될 때 최우선 순위로 원불교 측에 반환해 달라고 명시했습니다. 백:신도안 땅은 이를테면 특정한 공간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 거기 너무 집착하는 것도 일종의 미신이 아닌가요? 김:서산에 해가 지면 동산에 달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미륵불의 용화 세상에 대한 염원을 포기하지 않는 한 신도안의 꿈도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이제 통일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냉전시대의 음해와 대립은 반드시 물러갑니다. 저 하늘에 둥실 떠오르는 보름달처럼 부처님의 원만한 정법이 이 세상을 평화로 이끌 것이고, 계룡대도 물러날 것이 정한 이치입니다. 백:계룡산 신도안이 정법을 상징한다, 정말 흥미로운 말씀입니다. 한때는 그저 새 왕조의 도읍터로 인식됐고, 그러다가 대한독립의 상징, 나아가 세계 중심국가를 향한 염원, 후천개벽의 근원지로 풀이되던 신도안. 현실적으론 중요 군사시설이 위치한 곳인데 이곳을 원불교에서는 용화세계의 구심점으로 보는군요. 원불교에 이르러 정감록에 관한 해석은 그야말로 새로운 경지에 도달했다고 여겨집니다. 참, 요즘 계룡대를 이전하는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다는군요. 부디 성불하십시오. (푸른역사연구소장)
  • [공직이 변해야 나라도 변한다] (10)복지부 보험정책과 서태옥씨

    [공직이 변해야 나라도 변한다] (10)복지부 보험정책과 서태옥씨

    “복지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각종 아이디어와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습니다.”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 서태옥(39·보험정책과 6급)씨는 과외 일을 많이 하는 공무원으로 소문나 있다. 다양한 재주를 가져 ‘아이디어 뱅크’ ‘컴퓨터도사’란 별칭을 갖고 있다. 최근엔 ‘세일즈맨’이란 또다른 애칭이 생겼다.‘전직원 세일즈맨되기 캠페인’에서 최우수 직원으로 뽑혔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정책고객 확보를 위한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부처에서 발간하는 ‘뉴스레터’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받아볼 수 있도록 고객확보 활동을 벌였던 것. 서태옥씨는 642명의 동의를 얻어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한 직원으로 선정됐다. 그가 짧은 기간에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은 평소 부지런하고 남다른 업무스타일 때문이라고 동료들은 귀띔한다. 그는 정책을 공유하고 각종 아이디어를 얻는 ‘별동부대’를 거느리고 있다. 사회복지워커넷(socialworker.co.kr) 사이트 운영자로서 700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회원들은 복지전담 공무원을 비롯, 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복지사,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그는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처음 시행되던 2000년 당시 일선 사회복지업무를 담당하던 공무원과 복지사들은 새로운 제도에 매우 혼란스러웠다.”면서 “네트워크를 통한 담당 공무원간 정보공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사이트를 개설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반에는 공무원이 사이트를 운영한다는 것에 대해 “쓸 데 없는 짓 한다.”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그가 운영하는 사이트를 통해 부처 내의 정책홍보는 물론 사회복지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주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처음에는 신통치 않게 생각했지만 사회복지사들의 소중한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면서 “이제 신경을 쓰지 않아도 제대로 굴러간다.”고 자랑했다. 사회복지워커넷은 ‘사회복지사들의 네트워크’란 뜻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쉬어가기도 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게시판 하나로 시작해 보잘 것 없었지만 사회복지사 자격정보를 비롯해 정책토론, 설문조사, 시설정보까지 망라해 명실공히 사회복지 포털 사이트로 자리잡았다. 서씨는 자활지원과에서 얼마 전 보험정책과로 자리를 옮겼다. 건강보험과 관련된 정책을 입안하는 부서인 만큼 또다른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보면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면서 “사회복지워커넷 사이트에 건강보험에 관련된 정보와 정책조언란 등도 만들어 의견을 적극 수용해 업무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의 컴퓨터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전공은 사회복지학이지만 컴퓨터 실력 또한 전문가 못지않다. 공직사회에 인터넷이 상용화되기 전인 1992년 그는 이미 개인적인 온라인 게시판을 도스 방식으로 사용했고, 공무원이 되기 전 한때 PC방을 운영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때 직접 컴퓨터 13대를 조립하고 전용회선까지 직접 깔고 영업을 했다니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만했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한때 컴퓨터에 중독돼 밤을 지새우다 보니 문리(?)가 트였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그는 이제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현재 국내 복지정책은 수혜 계층이 다양해 개인들이 쉽게 파악할 수 없다.”면서 “국민들이 복지 관련 혜택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비운의 ‘팔팔이’ 드라마같은 60일의 기록

    비운의 ‘팔팔이’ 드라마같은 60일의 기록

    한 마리 야생 삵의 드라마틱한, 비극적 삶이 심금을 울린다. 어쩌면 운명이 이리도 기구할까 싶다. 차량에 치여 뇌를 다쳐 야성(野性)을 잃은 뒤 치료와 재활훈련 끝에 어렵사리 야생(野生)으로 돌아갔지만 애초 사고장소에서 로드킬(road-kill)로 숨졌다는, 소설 같은 ‘실화’다. 마력 같은 귀소본능(歸巢本能)에 이끌려 산 넘고 물 건너 수십㎞를 달린 ‘고향길 행로’도 생생하게 밝혀져 애절함을 더했다. 전북 남원시 운봉읍 지리산국립공원 북쪽에 가로놓인 88고속도로. 차량 바퀴에 짓눌려 형체조차 알아보기 힘든 삵(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의 사체가 지난 14일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로드킬(서울신문 1월31일자 1면 참조) 실태조사팀의 눈에 들어왔다. 하루에도 몇번씩 야생동물의 사체를 봐왔지만 현장을 둘러보곤 깜짝 놀랐다. 위치탐지용으로 사용하는 ‘전파발신기’ 목걸이가 부서진 채 발견됐던 것. 숨진 녀석은 두달 전, 바로 같은 장소에서 만났던 ‘팔팔이’였다. ●88고속도서 교통사고… 치료후 방사 팔팔이는 지난해 12월16일 같은 장소에서 소형 트럭에 정면으로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를 목격한 한국도로공사 순찰팀이 로드킬 조사팀에 연락해 팔팔이와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최태영 선임연구원은 “혼절한 상태여서 살아날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았지만 혹시나 싶어 순천에 있는 야생동물구조센터로 데려갔다.”고 한다. 엑스레이 촬영을 해보니 두개골을 비롯한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뇌에 심각한 기능장애가 생겼다. 눈동자가 완전히 풀린 데다, 몸을 제대로 가누질 못했다. 야생동물구조센터 조광일 원장은 “비틀대며 간신히 일어서도 한 쪽으로만 몸이 돌아가는 이른바 ‘서클링(circling) 현상’ 등 전형적인 뇌진탕 증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엑스레이 사진에 나타난 뼈의 성장판 흔적과 성기 관찰 결과 생후 8∼10개월된 암컷으로 판명됐다. 야생상태에서 삵의 수명은 통상 10∼15년. 아직은 한참 어린 녀석이다.“88고속도로에서 만났고, 앞으로 팔팔하게 살아가라.”는 의미에서 ‘팔팔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처음엔 “회복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다.”(조 원장)고 한다. 하지만 영양제 주사를 맞으며 보름여 치료를 받자 차츰 기력이 살아났다. 그러나 성격은 양순하기만 했다. 먹잇감으로 살아있는 쥐를 던져줘도, 사람이 다가가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무릎에 올려놓고 쓰다듬으면 스르르 잠들 정도로 온순했다.“뇌진탕 충격으로 야성을 잃어버린 것”(조 원장)이다. 퇴원 후 전남 구례의 야생적응장으로 옮긴 뒤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살아있는 쥐를 잡거나 공중으로 치솟아 메추리를 낚아채는 등 행동도 점차 기민해져 갔다. 최 선임연구원은 “행동이 다소 부자연스러웠지만 먹이를 물고 도망가거나 사람을 피하는 경우도 잦아져 야생으로 돌아갈 때가 됐다고 판단해 전파발신기를 채운 뒤 풀어주었다.”고 말했다. ●지리산 자락에서 야성 회복 팔팔이는 지난달 10일 지리산국립공원 남서쪽 자락에 방사됐다. 교통사고를 당한 88고속도로 인근에 위치한 고향집과는 직선거리로만 30㎞나 떨어져 있다. 팔팔이는 한동안 방사된 장소에서 반경 5㎞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채 정처없이 돌아다녔다. 눌러앉아 살 만한 서식처를 고르는 것인지, 먹이를 구하러 다니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조사팀은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팔팔이의 행로를 전파발신기 장치와 위성 위치감지시스템을 통해 구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조사팀이 설치해 둔 무인 카메라에는 숲 속에 홀로 앉아 숨진 고라니의 몸통을 뜯어먹거나, 인근 민가에서 훔쳤음 직한 생선을 먹는 장면도 포착됐다. 간혹 조사팀이 먼 곳에 서 있어도 금세 인기척을 느끼고 도망가곤 했다. 야성이 거의 회복되었다는 증거다. 그러나 낯선 장소에서의 야생생활은 고달팠을 것이란 추정이다. 국립환경연구원 유병호 동물생태과장은 “삵은 분비물이나 냄새 등을 이용해 반경 0.5∼1.5㎞ 정도로 자기 세력권을 형성하는데 외부 침입자가 들어올 경우 싸움이 나 약한 쪽이 쫓겨난다.(팔팔이가)나이가 어려 자체 세력권을 형성하지 못하고 싸움에서 밀려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귀소본능 그리고 비극적 최후 이 때문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귀향을 염두에 두었던 것인지, 방사된 후 20여일 동안 원을 그리듯 빙빙 돌던 팔팔이의 행로가 지난 2일 돌연 직선으로 바뀌기 시작했다.“이때부터 한쪽으로 방향을 잡더니 무서운 속도로 북상하기 시작했다.”(최 선임연구원)고 한다. 원래 서식지이던 남원시 운봉읍 근처 88고속도로가 가까워지면서 더욱 속도를 냈다. 지난 7일엔 지리산에서 뻗어나와 남원과 구례를 가르는 해발 700m 밤재 자락에 도착해 서둘러 능선을 넘은 뒤 10일엔 교통사고가 났던 지점에서 불과 100m 떨어진 들판에 도착한 사실이 확인됐다. 설 연휴 뒤인 지난 11일엔 원기왕성하게 들판과 산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조사팀의 망원렌즈에 잡히기도 했다. 하지만 팔팔이를 마력처럼 끌어당겼음 직한 귀소본능은 끝내 비극으로 끝났다. 팔팔이가 보내오는 전파발신기의 신호음이 지난 14일 갑자기 끊겨 버린 것. 조사팀은 두달 전 사고를 당했던 88고속도로의 같은 지점에 팔팔이가 도로 바닥에 거의 달라붙다시피 한 채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팔팔이는 어떻게 고향을 찾아갈 수 있었을까. 수백㎞를 항해해 제자리를 찾아가는 철새 등의 신비로운 이동능력은 오래 전부터 연구대상이었다. 국립환경연구원 김진한 박사는 “동물의 귀소본능과 이로 인한 이동능력은 다양한 메커니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귀소본능이 강하기로 유명한 비둘기의 경우 “인간이 만든 도로를 기억해 집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발표도 있다. 서울대 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 김영준 박사는 “(팔팔이의 귀향은)귀소본능에 따른 의도적 행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 어떤 감각을 이용해 고향을 찾아갔든 야생동물의 존재적 본질과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우리구 올해는] 추재엽 양천구청장

    [우리구 올해는] 추재엽 양천구청장

    “돈 몇푼 더 버는 것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합니다.” 양천구는 강남구가 부럽지 않다. 강남권 못지않은 아파트 가격에 서울 최고 수준의 교육과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살기 좋은 구’로 손꼽힐 정도다. 추재엽 양천구청장이 구정 철학을 ‘쾌적한 환경’이라고 밝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서울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환경을 만들겠다는 복안에서다. ●서울 최고의 주거환경 조성 추 구청장은 구정의 최우선 순위를 주민들에게 편리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데 두고 있다. 또 소외된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것이다. 구 재정 확충을 위한 특화사업보다 문화예술 시설을 늘리고 교육환경 개선에 주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추 구청장은 2002년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양천의 주거 환경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진력했다. “양천구는 기본적으로 주거중심지역입니다. 시에서 보조금을 받는 구의 입장에서 상업 시설을 늘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보다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추 구청장이 지금까지 추진한 것은 양천의 전체적인 리모델링과 인프라 확충사업이다. 그 중심은 ‘디스(THIS) 4대 운동’. 디스는 감사함(Thanks)과 건강함(Health), 편리함(Internet), 즐거움(Smile)을 뜻하는 용어다. 지난해 7월부터 양천에 도덕성과 인간성을 불어넣는 구민 운동으로 전개한 것도 디스 4대운동의 일환이다. 그 중심은 자원봉사자 확충.5000여명에서 2만여명으로 확대했다.50만 양천 전 구민 자원봉사자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천구민종합휴양시설과 서울청소년의 숲, 해누리 체육공원 건립 등 올해 예정된 사업을 통해 양천의 삶의 질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경로당결연사업, 노인복지카드제 운영, 먼저 인사하기, 건강다지기 운동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분야까지 신경을 썼다. ●양천의 동서격차 해소 양천의 가장 큰 현안은 동서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추 구청장은 목동 등 중산층 지역과 신월·신정동 등 저소득층 지역 사이의 경제적 차이를 해소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신월·신정지역 뉴타운 사업. 올해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복지시설과 도서관, 각종 학교를 건립하는 등 주민편의시설도 대폭 확대된다. 친환경 산업마을인 해누리 영상타운도 마련된다. 이밖에 신정7동 등 6개 지역의 지역개발사업, 신정3동 공동주택건설사업, 신월4동 디지털도서관 건립 등도 시작된다. 올해가 양천의 균형발전을 위한 원년이 되는 셈이다. 추 구청장은 “지난해 수상한 상만 37개에 이르는 등 대내외적으로 많은 성과를 거뒀다.”면서 “남은 임기까지 주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액자까지…곡물로 만든 가공상품

    액자까지…곡물로 만든 가공상품

    ‘먹고, 바르고, 붙이는 곡물?’ 원료 그대로 익혀 먹거나 떡·묵·두부 등 한정된 형태로 가공해 먹던 곡물이 여러가지 형태로 변신하고 있다.‘블랙 푸드’ 열풍과 함께 웰빙 식품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곡물을 응용한 상품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곡물 가공 식품들이 점차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고, 곡물 성분을 이용해 만든 화장품·비누 등 곡물 응용 상품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미백·세정에 좋은 쌀과 현미는 피부 미용 상품으로 옥션·G마켓 등 인터넷 마켓 플레이스는 곡물 관련 상품을 각 300여종씩 선보이고 있다. 옥션 이지훈 카테고리 매니저(CM)는 “곡물 관련 상품이 2월 들어 하루 평균 700여개씩 판매돼 작년 같은 기간보다 8배 이상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상품은 각종 곡물을 갈아 만든 비누·팩·세안제 등 피부관리 제품들이다. 특히 미백·세정 효과가 있기로 알려진 쌀과 현미는 피부관리 제품의 주요 성분으로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곡물이다. CJ가 2002년 쌀겨에서 추출한 보습 성분을 이용한 비누를 개발해 시판 중이며, 애경은 최근 선조들이 쌀뜨물 세안을 하던 것에서 착안해 발아현미 세안수 등을 만들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는 쌀 등 5가지 곡물 성분이 함유돼 있는 남성용 스킨 및 로션 세트가 하루 10개 이상씩 팔리는 인기 품목이다. ●때가 밀리는 곡물비누? 인터넷을 통해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일명 ‘때비누’는 녹두·메밀·현미 등에 오이·레몬·오렌지 등을 첨가해 만든 비누다.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각질이 잘 벗겨진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작년 말부터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신세계 이마트 허지영 PB브랜드 자연주의팀 바이어는 “보통 곡물비누나 핸드메이드 비누는 물에 약해 저절로 뭉개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잘 건조 시켜서 사용해야 욕실이 지저분해지지 않는다.”며 “비누곽 역시 다리가 높은 것을 사용해야 통풍이 잘 돼서 건조가 빨라진다.”고 조언했다. 녹두는 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녹두·율무·팥·수수 등을 세척, 건조시킨 후 갈아서 만든 곡물 팩은 한 큰술씩 물에 개어 얼굴에 바른 다음 20분 정도 지나면 씻어낸다. 사용방법이 간편해 남성들에게도 인기. ●먹고 입는 콩 비타민 E 성분 함량이 높아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표적인 건강 식품으로 자리를 잡은 콩은 갖가지 가공식품으로 개발되고 있을 뿐 아니라 섬유로도 만들어지고 있다.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 성분과 면 섬유를 혼합한 ‘콩섬유’는 아기용 제품, 속옷 등에 쓰이고 있다. 유아브랜드 ‘쇼콜라’에서는 이불부터 손싸개, 모빌, 손목딸랑이까지 콩섬유로 만든 각종 아기용품을 선보이고 있다. 일반 면 제품보다 2배 가량 비싼 편이지만 찾는 사람은 늘고 있는 추세다. 롯데백화점 김재홍 란제리 담당 바이어는 “입점해 있는 속옷브랜드 ‘보디가드’에서 콩섬유로 만든 남성·여성용 러닝셔츠, 팬티 등을 판매했는데, 얼마 전까지 제품 판매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강남·방화동·용산·광화문 등지에 2002년부터 자리잡기 시작한 콩요리 전문점은 찾는 사람이 꾸준해 아예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개설된 곳도 있다. 풀무원은 콩요리 전문점 ‘델리 소가’에서 두부가 가미된 라테, 스테이크, 피자, 롤 등 각종 디저트 메뉴를 야심작으로 내놓았다. ●“낭비다” vs “유용하다” 곡물을 인테리어용으로 이용한 아이디어 상품도 있다. 다양한 색깔의 곡물을 담아놓은 곡물시계와 곡물 액자는 풍수 인테리어상 ‘복을 불러들인다.’라는 해석까지 붙여졌다. 그러나 곡물을 이용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자연 식품인 만큼 몸에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 반면,‘입증되지 않은 곡물의 효능을 과대 포장해 비싼 값에 파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안방에서도 구입 할 수 있어요 인터넷 쇼핑몰들은 곡물 응용 제품들의 인기에 착안해 곡물 관련 상품들을 모아 할인전을 펼치고 있다. G마켓(www.gmarket.co.kr)은 다음달 10일까지 ‘자연과 함께 하는 곡물 응용상품전’을 연다. 식물성 곡물비누, 곡물 팩 세트, 인테리어 곡물시계 등 관련 제품 300여종을 최대 76%까지 할인해 판매한다. 당근·녹두 등으로 만든 곡물비누는 2000∼9800원, 곡물시계·곡물액자 등 곡물 인테리어 용품들은 1만 4000∼2만 8000원, 곡물 팩 세트는 7200∼2만 5000원에 판매한다. 다음달 4일까지 ‘쌀·잡곡 모음전’ 이벤트를 여는 옥션(www.auction.co.kr)은 식품 카테고리에서 발아현미를 비롯해 흑미·팥·보리·메밀 등 약 10개 품목,200여종의 상품을 20∼30%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다. 인터파크는 기능성 쌀 상품군을 강화했다. 한방 쌀인 황기·당귀 쌀 2만 9900원, 동충하초를 배양해 만든 동충하초 쌀 2.4㎏에 3만 9600원, 클로렐라 영양쌀 1㎏ 9900원 등 다양한 쌀 종류를 선보였다. 유기농 곡물 화장품을 내놓은 디앤샵은 ‘美有-천연비누 9가지 곡물비누’를 1만 500원에 내놓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관제신앙 바탕 점복서 ‘관제영첨’ 국역서 발간

    관제신앙 바탕 점복서 ‘관제영첨’ 국역서 발간

    삼국지의 주인공 관우(關羽)는 촉한의 용맹한 장수이면서, 사후엔 무신(武神)으로 받들어져온 신앙 및 점복술의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관우신을 숭배하는 관제신앙(關帝信仰)은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고대로부터 전래됐으며, 특히 임진왜란 때 조선에 파견된 명나라 군사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민간에 널리 유포되었다고 한다. 조정에서도 명의 권유로 각 처에 관성묘(關聖廟)를 짓고 나라의 수호신과 재신(財神)으로 모셨으며, 선조를 비롯하여 숙종, 정조, 순조, 고종 등 역대 국왕들도 관성묘에 제사를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관제는 근대 이후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그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는데, 최근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민속문화 보존사업의 일환으로 관제신앙을 바탕으로 한 점복서 ‘關帝靈籤’(관제영첨·이정섭 해역)을 국역, 발간했다. 관제는 관우를, 영첨은 ‘신령스러운 제비’를 뜻하는데, 점을 치는 방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재미있다. 즉 1첨에서 100첨까지 천간(天干)으로 엮인 제비를 뽑아 점을 치는데, 뽑힌 첨에 씌어 있는 천간(甲甲∼癸癸)에 의해 사람의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각 첨엔 제목격인 첨의 운이 나오고, 이어 제목을 부연설명한 7언절구의 시, 다음엔 첨의 뜻을 풀이한 해왈(解曰), 시에 대한 뜻풀이인 석의(釋義)가 붙는다. 마지막으로 점을 쳐서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적은 점험(占驗)이 따라붙는다. 만일 100개의 첨중 갑갑(甲甲)을 뽑았을 경우, 제목은 ‘한고조(漢高祖)가 함곡관에 들어가다.’이다. 해왈 및 석의를 보면 ‘바라는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그러나 바라는 것이 재물일 경우 유명무실하여 말만 많지 공허하다.’고 풀이한 ‘대길운(大吉運)’이다. 관제영첨은 단순히 길흉화복을 점치는 다른 점복서와 달리 권선징악하는 교훈의 내용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즉 길흉화복이 모두 자기 자신의 행위에서 비롯된다는 의미로, 심성을 바르게 가지고 선행을 많이 하면 복도 얻고 재앙도 피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자신의 심성과 행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복만을 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교훈이 되는 책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봄멋이 쏙~ ‘입춘대문’ 현관 인테리어

    봄멋이 쏙~ ‘입춘대문’ 현관 인테리어

    신혼살림 4개월째를 맞는 전주현(26·리엔에이치컴)씨는 행복한 고민 중이다. 결혼 후 맞게 된 첫 봄이니만큼 집안까지 봄을 불러들이고 싶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강강순씨는 어렵지 않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지는 봄 인테리어로 현관 바꾸기를 권했다.“현관은 단순히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통로가 아니다. 반가운 사람과 함께 복을 불러들이는 곳, 가장 먼저 집안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으로 현관이 달라지면 집안 전체가 변화하기도 한다.” 싱그러운 봄처럼 밝고 경쾌한 현관을 만들어보자. ●깔끔하게, 넓게 최근 아파트는 현관이 부쩍 넓어지는 추세지만 대부분의 현관은 여전히 좁다. 가능하면 현관은 정리해 깔끔하고 넓은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 우선 신발장 선반에는 그림이나 작은 식물을 올려 가족의 생활방식이나 센스를 전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다. 현관 인테리어의 유행 경향은 붙박이장으로 짜넣어 깔끔하게 정리하거나, 프로방스 스타일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 올해 인테리어 트렌드이기도 한 프로방스 스타일은 조용한 남부 유럽의 정취를 담고 있어, 웰빙의 한 가닥으로도 풀이된다. 밝고 경쾌한 컬러와 결이 거칠고 자국이 살아 있는 페인팅이 핵심. 바닥은 붉은 계열로 안정되고 따뜻한 인상을 주고, 밝은 느낌을 주는 색상의 문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드는 것이 봄 현관 인테리어의 포인트다. 쉽게 붙일 수 있는 시트지나 인체에 무해한 페인트로 가족과 함께 작업을 하는 것도 좋다. ●싱싱하게, 환하게 가장 대중적인 인테리어 소품은 식물이다. 현관은 사람들이 많이 오고가고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적응력이 강한 식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코너에 약간 높이가 있는 식물이라면 유카나 벤자민, 화사하게 연출하고 싶다면 시클라멘이나 구근베고니아를 추천한다. LG화학 데코빌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지나씨는 “현관에는 너무 큰 식물보다 심플하면서 화사한 것이 깔끔한 분위기를 만든다.”며 “길고 커다란 화분에 약간의 새싹이 돋은 큰 가지를 이용하면 모던하면서 깔끔하게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벽돌 같은 모양을 낸 파벽돌을 한쪽 벽면에 붙이고, 팔걸이와 등받이가 없는 스툴을 두면 목가적인 분위기가 풍긴다. 파벽돌은 1∼2㎝ 두께로 좁은 공간에도 쓸 수 있는 가벼운 마감재로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유럽의 노천카페에서 햇살을 막는 데 쓰는 어닝도 순박한 이국의 느낌이 들어 많이 이용되는 소품이다. 현관의 신발장 위나 방문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인테리어 트렌드, 여기서 배워요 인테리어 잡지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 것은 단장을 하기 전에 꼭 거쳐야 할 과정이다. LG데코빌(www.lgdecovil.com), 데코드림(www.decodream.com),DIY인테리어 카페(cafe.daum.net/thediyinterior), 리빙디자인(www.livingdesign.net) 등에서 인테리어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인테리어 전시장에 가보는 것도 공간감각과 안목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서울 방배, 경기 분당 등에 있는 한샘 전시장(서울 방배점 02-591-2300)이나 서울 논현동 LG데코빌 전시장(02-544-7837)이 대표적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현관 氣차게 꾸며봐요 현관을 보면 그 집의 길흉화복이 보인다? 현관은 그 집안의 첫 인상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가족들의 기운을 좌우하기도 한다. 묵은 먼지를 떨어내듯 현관의 먼지를 떨어내고, 활기찬 봄을 맞이하는 풍수인테리어를 소개한다. ●현관을 밝게 현관은 밝고 확 트여 있어야 기의 흐름이 좋다. 어둡고 침침하다면 밝고 온화한 느낌의 백열등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또 밝은 조명으로, 자동센서 조명은 시간을 길게 조정하는 것이 좋다. 거울은 기를 반사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들어오는 정면에 두는 것을 피한다. 나쁜 기운과 함께 좋은 기운도 돌려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큰 거울은 사람의 기운을 빼앗아가며 부부가 외도를 하게 만들 수도 있으므로, 붙박이로 된 전면 거울이 있다면 그림을 이용해 절반 정도 가려 흉한 기운을 막는 것이 좋다. ●즐겁고 화목한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현관문을 열었을 때 꽃이 보이면 출입하는 사람의 마음이 한결 즐거워지고 가정의 화목과 사랑이 커진다. 작고, 분홍빛을 띤 꽃은 대인관계를 더욱 좋게 할 수 있다. 밝은 느낌의 정물화나 깔끔한 풍경화는 현관으로 들어온 거친 기를 걸러서 부드럽게 순환시킨다. 현관이 좁을 경우 출입문에 맑은 소리가 나는 종이나 풍경을 달아서 드나들 때마다 맑고 경쾌한 기분을 갖게 하면 좋다. 실내로 들어오는 나쁜 기를 분산시키거나 약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출세나 성공과 같은 좋은 기운을 강하게 해준다. 현관에 지나치게 화려한 매트를 깔면 잦은 이동을 하거나 도둑이 들게 된다고 한다. 만약 매트를 깐다면 깨끗하고 소박한, 붉은색이나 파란색이 섞인 흰색 매트를 쓰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 도움말 드림젠(www.dreamzencorp.com) 역학인테리어 담당 정재환 이사
  • [‘혁신 워크숍’을 다녀와서] “위기감을 못느끼면 혁신도 없다”

    [‘혁신 워크숍’을 다녀와서] “위기감을 못느끼면 혁신도 없다”

    “우리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국민들은 당연한 일로 생각한다. 혁신을 위해서는 고위직들의 희생이 필요하다. 위기대응 관리팀과 민원해결 전담센터(해피콜센터)를 만들자. 평가등급에서 불량이라는 말을 없애자.” 보건복지부가 지난 18∼19일 충북 제천 청풍리조트에서 전직원이 참가한 가운데 가진 ‘혁신 워크숍’에서 나온 개혁실천 방안들이다. 이번 워크숍의 특징이라면 그동안 단골로 출연하던 경영학자나 컨설턴트 등 외부인사가 제외됐다는 점이다. 대신 민간기업인 삼성화재에 파견근무한 뒤 노인정책과로 복귀한 최영현 과장과 복지부 출입기자가 역할을 대신했다. 이들을 발표자로 내세운 것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외부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듣기 위해서다. 발표자들은 외부에서 본 보건복지부의 문제점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런 분위기는 분임토의 시간까지 이어져 서로에 대한 비판과 반성의 목소리로 이어졌다. 불필요한 회의와 보고체계를 개선하자는 의견에서부터 갈등관리와 정책홍보에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현안에 대한 대응능력이 떨어지고 탄력적인 조직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등 자성이 쏟아졌다. 복지부는 정부부처 내에서도 현안이 많고 바쁜 부서다. 이렇게 많은 현안에 묻혀 지내다 보면 자칫 ‘정부혁신’이라는 긴 호흡에 신경쓸 수 있는 여유가 없다며 조직운용의 묘를 살려줄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번 워크숍은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복지부 전직원의 합의를 이끌어 내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면 혁신도 없다.’는 말처럼 혁신 워크숍에서 우리가 토론하고 공유한 위기의식들이 이제 본격적인 ‘변화의 기운’으로 승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 [열린세상] 한류의 확산과 서비스수지 개선/현오석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경제학

    상품교역을 통한 무역수지가 7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반해 서비스수지는 만성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확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여행이 급증하고 교육과 기술이전료 등에 대한 해외지출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서비스 수지 적자규모는 88억달러로 사상최대치를 나타냈다. 이 돈이 모두 국내에서 쓰였다면 우리 경제는 7%에 육박하는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계 각국은 상품수출뿐만 아니라 관광, 교육, 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수출시장의 선점을 위해서도 전력을 경주하고 있다.WTO에 따르면 서비스 수출은 지난 20년간 연평균 7.2%의 증가세를 나타내 상품수출 증가율 5.8%를 크게 앞질렀다. 더욱이 금년을 기점으로 DDA라운드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서비스산업에 대한 대외개방 압력이 거세질 것이다. 이제는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서비스수지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초미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개선을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어 과감한 구조조정과 개방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금융, 물류, 관광 등에 국제적 시각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한편 세계적인 외국서비스 업체들의 유치 확대를 통해 경영노하우를 전수받고 이를 최대한 활용해 나가야 한다. 사실 서비스 산업 육성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력 향상과 성장의 고용흡수력 증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산업연관분석에 의하면 서비스 산업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제조업보다 크고 특히 산출액 10억원이 증가할 때 창출되는 취업자수는 18.2명으로 제조업의 4.9명에 비해 약 4배에 이른다. 이와 병행하여 서비스수지 적자규모 축소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물론 단기간내에 서비스수지 적자 문제가 말끔히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복합무역 전략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복합무역 전략은 상품무역과 서비스무역이 균형을 이루면서 상호보완적으로 성장하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우리나라를 생산기지에서 물류 관광 금융을 망라하는 국제비즈니스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고 나아가 문화중심지를 추구하는 입체적인 접근을 말한다. 복합무역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먼저 서비스무역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항만 공항 관광 등 하드웨어 확충과 세계적인 기업들의 진출과 투자가 이뤄지도록 기업 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하며 동시에 서비스산업의 체질강화를 위한 시장개방도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한류에 대한 체계적 활용전략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 최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 열풍은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에 하나의 새로운 전기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욘사마’ 열풍으로 일본 관광객들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지출한 비용이 약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한류의 영향으로 중국내 우리나라 전자기업들의 매출이 40% 신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류를 지식기반 콘텐츠 및 상품수출 확대기회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 등 문화콘텐츠 제작,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지역별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고, 외국의 광역미디어를 활용하여 우리 문화콘텐츠의 저변 확산을 통해 문화콘텐츠 수출을 늘려나가야 한다. 셋째, 서비스산업 경쟁력 위원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도 부분적으로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서비스부문의 경쟁력 향상과 서비스수지 개선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는 산·학·관이 참여하는, 보다 강력한 추진기구의 설립이 절실하다. 이러한 과제를 통해 금년은 만성적인 서비스 적자 현상을 단절하고 상품과 서비스 수지의 동반 흑자 달성을 위한 해법을 마련하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다. 현오석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경제학
  • [기고] 우리는 모국어를 지키고 있는가/이종영 한국에스페란토협회 명예회장

    유네스코(UNESCO)는 자기 나라 글을 지키기 위한 국경일(한글날)을 가진 유일한 나라 한국을 본받아서,2000년부터 매년 2월21일을 ‘모국어의 날’로 정하여 민족어와 민족문화보존 활동을 하도록 각국 정부에 권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한글날이 퇴색되고 있는데…. 민족어에는 그 민족의 문화와 가치관이 포함되어 있다. 언어는 동일민족의 증표다. 한국어로는 동료 교수끼리 ‘김 교수’라고 해야 하고, 영어로는 ‘조지’,‘존’ 등 이름을 부른다. 한국말로는 마주 이야기를 하면서도 ‘당신’이라고 하면 큰일 나는데, 영어에서는 ‘You’면 누구에게나 통한다. 한국어로는 “아버님 생신 축하합니다.” 이지만, 영어로는 “Happy birthday,George!”가 된다. 이 영어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휩쓸고 있다. 모국어는 지키지 않으면 딴 언어에 잠식당하고 끝내는 사멸의 운명을 맞는다. 그 옛날 ‘국제화’에 의하여 한자가 들어왔는데 그 결과 ‘뫼’,‘밭’이라는 좋은 우리말이 ‘대구(大邱)’,‘대전(大田)’이 되어 이제 뫼,밭이라는 말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 미국 식민지 100년도 채 되지 않아 필리핀 말 타갈로그는 완전히 영어에 밀려 다방이나 집안에서만 쓰인다. 콧대 높은 인도의 대학교수들도 학술논문은 힌두어로 쓰지 못한다. 지금 인도사회는 영어전용 중등학교가 대인기라서 특권학교가 되어 그 학생들이 집에서도 영어를 쓰고 힌두어 사용학교 학생들을 멸시하는 풍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한국에 ‘영어마을’과 외국학교가 경쟁적으로 생기고 있는데 우리는 꼭 인도의 전철을 밟고 있다. 벌써 공과대학 학술논문을 한글로는 쓰지 못하게 되어가고 있다. 어느 민족의 말이 특정분야에서 쓰이지 못하는 것은 그 말이 죽어가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100년 후에 우리말은 지금의 타갈로그처럼 술집이나 집안에서만 쓰이게 될 형편이다. 화교국가 싱가포르의 고민은 이제 중국 책과 신문을 읽을 수 있는 국민이 격감한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공식적으로 민족의 자존심과 언어의 평등권이 관련되는 경우에는 모두들 자국어를 고집한다.1997년부터 프랑스는 프랑스어를 지키려 프랑스어사용국기구를 창설하고 전 유엔 사무총장 부트로스 갈리를 그 사무총장으로 임명하여 운영 중이며, 상업광고에 영어사용을 금지하고 있다.“중국은 위대한 나라이고, 위대한 민족의 언어는 존경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중국 외무성 정례브리핑에 중국말만 쓰고, 중국으로 돌아간 홍콩에서는 학교교육을 중국말로 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각국에서 유엔 대표로 올 정도의 지식인은 다 영어를 알면서도 공식회의 때에는 반드시 6개국 유엔공용어로 통역해 줄 것을 요구하고,EU의회에서는 연설을 15개의 공용어로 동시통역시키고 있다. 다 영어를 알더라도 공식적으로 영어를 국제공통어로 채택할 수 없는 것이 국제 언어정치학적 사정이다. 민족어를 지키면서 국제적으로 의사소통하기 위하여 중립적 국제공통어인 에스페란토가 110년 전에 창안되어 현재 120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매년 약 70개국 3000명이 1주일간의 국제대회를 에스페란토로 하고 있다.“국내에서는 자기나라 말을, 국제적으로는 에스페란토를 공통어로” 사용하자는 것이 이 운동의 취지다. 에스페란토는 민족이 없기 때문에 중립적이고 따라서 한국어를 영어의 침범에서 보호하는 방패역할을 한다. 유네스코가 정한 ‘모국어의 날’을 맞이하여 정부는 한글과 한국어 보호, 장려정책을 써야 한다. 영어 교육은 정부가 지원 안 해도 각자가 알아서 할 것이다. 그렇게 노력해도 2100년 새해 인사말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없어지고 “Happy New Year”가 될 것이 염려된다. 이종영 한국에스페란토협회 명예회장 Lee@esperanto.net
  • [토요일 아침에] 겨울 그리고 봄,또…/원철 스님·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설 연휴인지라 일주일가량 산중 암자로 가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다. 근데 도심에 살다가 오랜만에 산으로 가니 정말 추웠다. 지난번에 내린 눈은 아직도 얼어 있는데 그 위로 다시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게다가 상수도마저 꽁꽁 얼어붙어 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추위를 무릅쓰고 털모자를 눌러쓰고서 잰걸음으로 밖으로 나가 물을 바가지로 통에 퍼담아 와서 밥을 해 먹고 세수를 해야 했다. 물을 길어다 먹고 또 데워서 발을 씻으니 별로 산골도 아닌 이곳이 진짜 문명의 혜택이 전혀 없는 오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나마 산속으로 오니 진짜 겨울인 줄 알겠다. 이래서 옛사람들이 참으로 봄을 기다렸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섣달그믐이라 마당의 비질은 평상시와 반대로 했다. 즉 대문 쪽에서 집 안쪽으로 쓸면서 들어왔다. 복을 집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바람을 행동으로 표현한 옛어른의 지혜를 본받기 위함이다. 그러고 나서 방과 부엌·헛간 등 집안 곳곳에 불을 밝혔다. 한 해가 바뀌어 가는 것을 지켜본다는 수세(守歲)의 세시풍습을 이어가기 위한, 어찌 보면 또 다른 역사적인(?) 계승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것은 경청 선사가 말한 ‘정월 초하룻날 아침에 복을 여니 만물 모두가 새롭다.’는 덕담으로 한 해를 열고 싶은 내 개인적인 기원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절집 말고는 음력을 별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양력으로 보신각 제야 종소리를 기억하고 신년 해맞이로 새해 다짐을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것은 ‘까치설날’이다. 진짜 ‘우리우리 설날’은 음력 정월 초하루인 것이다. 하지만 달력은 이미 한 장이 넘어가 버린 상태다. 현실과 이상은 또 이렇게 다른 것이다. 어쨌거나 봄을 기다리긴 하지만 겨울이 없다면 봄의 귀함을 제대로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보리는 얼리는 춘화(春化) 처리를 하지 않으면 싹이 돋지 않는다고 한다. 얼리는 것을 춘화라고 하니 그것도 참으로 그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이름을 붙여 놓은 것 같다. 사실 추위라고 하는 것은 더위가 모자라는 것일 뿐이다. 어둠은 밝음이 부족한 것일 뿐이다. 고구마는 가을에 거두어 들이면 열매이지만 봄이 되어 밭으로 나가게 되면 씨앗이 된다. 열매이면서 동시에 씨앗인 것이다. 그래서 씨앗 속에 열매가 포함돼 있고 열매 속에 이미 또 씨앗이 들어 있는 것이다. 겨울 속에는 봄이 내재돼 있고 어둠 속에는 이미 밝음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서로가 서로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지 각각 분리돼 존재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닌 것이다. 그래서 설날이 지나가면 평범한 사람들도 모두가 겨울 속에서 봄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 생활 속에서는 시작의 약속된 출발점은 있어야 한다. 공자님은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있고 한 해의 계획은 봄에 있다.’고 했다. 입춘도 거의 설날과 절기가 비슷하다. 모두가 시작의 의미다.‘입춘대길’이라는 큼직한 글씨를 대문에 써붙이는 것도 한 해의 시작을 잘해 보리라는 스스로의 다짐을 밖으로 나타내는 또 다른 삶의 지혜라 할 것이다. 이제 봄이다. 모진 겨울이 길다고는 하지만 때가 되면 부드러운 봄기운에 밀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봄 역시 항상 봄일 수만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당나라 때 지현후각 선사는 이런 시를 남겼나 보다. 꽃 피니 가지 가득 붉은색이요 꽃 지니 가지마다 빈허공이네. 꽃 한송이 가지 끝에 남아 있지만 내일이면 바람 따라 어디론지 가리라. 원철 스님·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 WE에서 경품을 펑펑 쏩니다~

    WE에서 경품을 펑펑 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우리처럼 음력으로 설을 쇠는 중국의 한 거리에서 조명판으로 초대형 福자를 세웠네요. 번쩍거리는 조명판 앞에 멈춰 복을 기원하는 행인도 있습니다. 올해는 모두 조명판 높이만큼이나 돈이 쌓이는 한해였으면 합니다. 옆에 있는 사진 조각 가운데 위에 있는 원본과 다른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 조각을 찾아 엽서에 붙여 보내주세요. 정답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10명에게 겨울스포츠의 필수품인 EXR의 폴라폴리스 모자셔츠(8만원 상당)를 보내 드립니다. 사연을 함께 보내주시면 당첨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 보내실곳:(100-745)서울시 중구 태평로 1가 25 서울신문사 편집국 WE팀(성명, 우편번호를 포함한 주소, 전화번호 반드시 기재) ■ 마감:2월28일 오후 6시 도착 ■54호 당첨자는요 배진만(서울 구로), 이정식(충남 당진), 박길호(경기도 성남), 문상근(충북 청원), 한정숙(서울 성동), 김태홍(경북 영주), 신승순(서울 종로), 권희선(서울 강동), 박마리아(서울 광진), 최준영(서울 동작) ★54호 정답 7,8,12 ●서울지역 당첨자는 2월 말까지 본사 4층 주말매거진 WE팀으로 방문, 상품을 받아가시기 바랍니다.(토·일 제외, 신분증 지참)
  • 핵자기공명·반도체 기술 적용등 연구

    양자컴퓨터는 1982년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최초로 아이디어를 낸 이후 꾸준히 개발이 이뤄져 왔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미래형 컴퓨터 중 실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다. 양자컴퓨터를 구현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지금까지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진 기술은 ‘핵자기공명(NMR)’방식이다. 분자의 핵을 정보처리 단위인 큐비트로 사용하고, 핵자기공명 기법을 적용해 양자의 상태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미국 IBM은 이런 방식으로 7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개발,2의 7제곱(128)개의 연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이순칠 교수도 2001년 3큐비트 양자컴퓨터 제작에 성공했다. 그러나 큐비트간 상호작용 등에서 아직은 한계가 많은 상황이다. 복잡한 신기술을 쓰지 않고 지금의 반도체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기존 반도체를 이용할 경우 큐비트 수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나노미터(1㎚=10억분의 1m) 수준으로 줄여야 하고, 절대온도 1도(영하 272.15도) 이하의 환경이 요구되는 등 걸림돌이 있다.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안도열 교수는 최근 기존 반도체 집적기술을 이용한 1큐비트 양자컴퓨터를 내놓았다. 양자컴퓨터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기초학문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정보를 검색·분석해야 하는 기상예측과 신약개발 등의 분야에서도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양자컴퓨터의 상용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가 하나로 묶이면서 암호 등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초고속 연산능력을 지난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서 기존 보안장치들이 쓸모없게 될 수 있는 탓이다. 특히 현재까지 개발된 가장 강력한 보안시스템인 ‘공개키 암호’(RSA) 체계조차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소인수분해 관련기술을 적용한 RSA는 현재 인터넷과 신용카드, 온라인뱅킹은 물론 기업이나 국방·외교의 기밀을 보장하는 데 두루 활용되고 있지만 양자컴퓨터는 소인수분해를 쉽게 풀 수 있다. 이 경우 전세계 인터넷, 금융기관 등의 암호체계에 대한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PO 덩크? OK

    외국인선수 중 막차로 국내에 뛰어든 단테 존스(SBS)와 뒤늦게 정신을 차린 제로드 워드(KCC)가 연일 신바람을 일으키며 막바지로 치달은 프로농구 코트를 후끈 달구고 있다. 요즘 프로농구 최고의 ‘핫 플레이어’는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불투명하던 SBS를 일약 우승후보 반열에 올려놓은 존스. 주득점원인 조 번의 부상으로 부랴부랴 데려온 존스는 첫 경기인 5일 KTF전에서 23점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5경기 평균 27.6점 12.4리바운드를 기록,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덕분에 공동 4위로 비상한 SBS는 복이 덩굴째 굴러들어온 셈이어서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존스의 강점은 가공할 파워와 정확한 슈팅. 장작을 패듯 내리찍는 존스의 호쾌한 덩크슛은 크리스 랭(SK)같은 특급 빅맨조차 주눅들게 만들었다. 또한 야투성공률 55%, 자유투 성공률은 92%에 달해 토종 슛쟁이들을 머쓱하게 만들 정도. 존스의 합류로 센터 버로의 골밑플레이는 물론 양희승과 김성철의 외곽슛까지 덩달아 좋아졌다.KCC의 제로드 워드는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한 경우. 워드는 지난해 11월 말 3번째 대체 용병으로 투입됐지만, 개인플레이 만을 고집한 채 좀처럼 적응을 못해 신선우 감독의 애간장을 태웠다. 2연패 달성을 위해서 워드를 안고 갈 수밖에 없었던 KCC는 이상민과 추승균 등 고참들이 ‘기 살려주기’에 나섰고, 신 감독도 워드의 외곽슛과 스피드를 살리는 방향으로 전술을 수정했다. 서서히 페이스를 올린 워드는 올스타전 이후 연일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평균 25.8점(3점슛 3.2개) 9.6리바운드로, 팀이 4승1패를 거두는 데 1등공신이 됐다. ‘복덩이’ 존스와 ‘백조’로 변신한 워드가 신들린 활약을 플레이오프까지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춘제 폭죽놀이 금지 딜레마

    지난 9일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전후로 베이징에만 14만명의 경찰들이 경계 근무를 섰다. 중화민족이 1000년간 이어온 춘제 풍습인 ‘폭죽놀이’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해마다 폭죽놀이로 전국에서 수백명씩 목숨을 잃고 수천명의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을 이번에 확실하게 잡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다. 당국은 명절을 전후해 폭죽 판매상과 소지자 523명을 적발,16만발의 폭죽을 압수했다. 이중 3명을 구금하고 520명에게 벌금을 물리는 등 강력한 단속에 나섰다. 베이징의 경우 1993년 이래 도심지역인 4환로(四環路) 안에서의 폭죽놀이가 금지돼왔고 올해부터 5환로로 지역을 확대했다. 그럼에도 7∼9일 사이 베이징에서만 폭죽놀이 도중 2명이 숨지고 290명이 다쳤다. 폭죽은 중국어로 ‘비볜파오(鞭)’라고 하는데 원통형의 폭죽을 줄줄이 달아 한 묶음으로 만들어 일시에 터트리는 것이다. 요란하게 터뜨려야 귀신과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복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성능이 좋은 폭죽은 1통에 800∼1000위안(약 10만∼13만원)이나 한다. 한달 수입이 2000위안(26만원)에 불과한 택시기사나 샐리리맨들도 폭죽비 만큼은 아끼지 않는다. 그만큼 폭죽놀이에 대한 중국인들의 애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때문에 “훌륭한 민족문화와 전통을 계승해야 할 정부가 법을 앞세워 민족문화를 억압한다.”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 중국문학예술연합회 정이민(鄭一民) 부위원장은 “설날 폭죽소리를 듣지 못하면 일년이 개운치 않은 중국인들의 마음을 당국이 어떻게 위로할 것이냐.”고 반문한다. 향후 10년내에 ‘무성(無聲)의 설’을 맞을 것이라는 개탄의 소리도 들린다.90년대 초 광저우(廣州)시가 처음 설 폭죽놀이를 금지시킨 이후 현재 30여개 도시가 뒤쫓고 있다. 안전사고를 막겠다는 중국당국과 전통문화를 고수하려는 인민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oilman@seoul.co.kr
  • 로버트 김 “조국,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서한

    로버트 김 “조국,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서한

    “새해에는 저를 아껴 주신 여러분이 기다리는 고국땅을 꼭 밟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를 빼내 한국에 넘겨준 혐의로 버지니아주에서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로버트 김(65·한국명 김채곤)이 설날을 앞둔 6일 서울신문 독자들에게 이메일과 자필편지를 보내왔다. 그는 새해 인사를 전하며 고국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표시했다. 7년6개월간의 수감생활 끝에 지난해 7월 풀려난 로버트 김은 보호관찰 상태에 묶여 3년 동안은 집 근처 일부 지역만 나다닐 수 있다. 그는 버지니아주 동부 지방법원에 한국방문을 신청했지만, 지난달 27일 기각 통보를 받았다. 그는 1996년 미 해군정보국(ONI) 정보분석가로 근무할 때 한국 대사관 관계자에게 50여건의 기밀 문서를 넘겨준 혐의로 구속됐다. # “어릴 적 명절 풍경 생생, 한국행 무산 아쉬울 뿐” 로버트 김은 ‘서울신문 독자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라는 제목의 이메일에서 “설 준비에 바쁠 명절 풍경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면서 “한국을 떠난 지 39년이지만, 어릴 적 세뱃돈을 받고 연줄에 유리가루를 풀먹여 연싸움을 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고 돌아봤다. 그는 “6개월이나 준비한 한국행이 무산돼 아쉽지만, 보호관찰 기간이 끝나기 전에도 방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로버트 김은 설날과 선친 김상영 옹의 기일을 맞아 고국을 찾으려 ‘보호관찰 조건 수정’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보호관찰 기간 중 해외여행을 허가해준 전례가 없고, 방문국이 기밀누설의 수혜국인 한국”이라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 “나도, 조국도 순진하고 바보스러웠다” 북한 관련 정보를 한국에 넘기고도 한국 정부가 외면하는 바람에 ‘공모자 없는 스파이’로 낙인 찍혀 옥살이를 해야 했던 로버트 김은 과거사 진상규명 움직임 등 최근의 국내 정세에 대해 특별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당시 한국이 아는 북한 정보는 미약했지만, 한국의 지도자들은 너무나 순진하게 한·미 군사정보 교류가 원만하게 공유된다고 믿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김은 “정보가 필요했던 한국에 미국 정부의 비밀문서를 아무 생각없이 ‘유출’한 나는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진했던 모양”이라면서 “하지만 한국은 나의 조국이었기에 내가 그렇게 ‘바보스러운’ 일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10년 전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지만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클럽에서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면서 “사람은 돈이 많다고 전부가 아니라 사람답게 예절을 갖춰 행동해야 대접을 받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 “한국은 희망이 있는 ‘흥분할 만한 나라’” 로버트 김은 “많은 교포는 고국에 미래가 없다고들 하지만, 나는 한국이 참으로 희망이 있는 ‘흥분할 만한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에는 풍부한 인적 자원이 있다.”고 전제하고 “미래를 보는 국가가 되기 위해 학교와 가정이 함께 청소년 교육에 나서 ‘정 있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지난해 국민 성금으로 버지니아주에 새집을 마련한 로버트 김은 “침실까지 가는 데 계단이 없는 새집은 나이 든 우리 부부에게 딱 맞는다.”면서 “고국에 계시는 여러분의 사랑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로버트 김은 “몸이 건강한데도 ‘미국의 반역자’라는 딱지 때문에 일자리를 얻기가 힘들다.”고 아쉬워하고 “보호관찰 기간이 끝나고 한국에 갔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로버트 김은 “우리나라 사람은 정도 많고, 인심도 좋은 데다, 또 산천도 좋으니 그것을 맛보기 위해 빨리 가보고 싶다.”면서 “하루빨리 고국을 찾아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희망으로 편지를 끝맺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설연휴 자칫하면 凍破사고로 골탕

    설연휴 자칫하면 凍破사고로 골탕

    동장군이 맹위를 떨친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시영아파트 3000여가구 가운데 30여가구의 수도 계량기가 터졌다. 복도식 아파트로 복도에 별도의 유리창이 없고, 수도 계량기가 밖으로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복도가 ‘얼음판’으로 변한 곳도 있었다. 올들어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에 접수된 동파(凍破) 신고는 2500여건. 동파사고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예방할 수 있으며, 사고가 발생해도 대처법을 미리 알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설 연휴에 집을 비울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사고 신고는 국번없이 ‘121’ 일단 사고가 났을 때 대처 요령은 간단하다. 수도계량기가 터졌을 경우 일단 물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계량기 옆의 수도밸브를 잠가야 한다. 이후 헤어 드라이어나 뜨거운 물로 계량기 접합 부분을 녹인 뒤 물이 필요한 경우에만 밸브를 열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도 계량기 동파 사고 접수·교체 등 신고는 국번없이 121번을 누르면 된다. 휴일에도 신고를 받는다. 특히 낡은 아파트나 주택에 살고 있다면 설 연휴의 동파 사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동파 사고 2만 7000여건 가운데 1만 8000여건이 설 연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서울상수도사업본부 김영일 주임은 “지난해 설연휴는 강추위가 심했던데다 아예 집을 비운 가정이 많아 동파사고가 유난히 많았다.”면서 “이번 설 연휴는 지난해만큼 춥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집을 비워 수돗물을 쓰지 않으면 수도관이 쉽게 얼 수 있다.”고 말했다. ●열선·헌옷등 이용하면 예방 가능 아파트나 가정의 계량기함에는 대부분 방한용 스티로폼이 들어있지만, 겨울엔 헌옷이나 솜을 이용해 스티로폼과 계량기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것이 좋다. 계량기 주위를 감아주는 전기 열선은 동파를 막는 최고의 방법이다. 웬만한 철물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수도계량기함을 헝겊이나 마대, 비닐 등으로 덮고 테이프로 바람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하 5도 이하로 동파가 예상되는 날이라면 수도꼭지를 찔끔찔끔 틀어놓으면 사고 가능성이 줄어든다. 흐르는 물은 거의 얼지 않기 때문에 욕조나 큰 대야에 물을 받으면 된다. 일반 주택은 계량기 보호함이 열려있지 않은지, 계량기 보호함 뚜껑이 부서지지 않았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한편 겨울철에는 동파 방지를 위해 보일러 전원을 항상 연결해 둬야 한다. 장기간 집을 비우며 전원 공급을 계속할 수 없을 경우 난방 온수 회로 전체의 물을 완전히 빼내야 동결로 인한 파손을 막을 수 있다. 다만 평소 사용하지 않는 방은 분배기 밸브를 잠가두면 불필요한 에너지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난방수의 원활한 순환을 위해 여과기의 이물질도 정기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가스배관과 중간밸브, 가스 접속부에 비눗물을 칠해 가스가 새는지, 연통이 녹슬어 구멍이 나 있거나 이물질로 막힌 곳이 없는지도 살펴 봐야 한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우리 우리 설날은(MBC 오전 7시30분) 다른 나라에서는 새해 아침에 어떤 음식을 먹을까? 한국, 중국, 일본의 새해 아침 밥상을 비교해 보고, 그 속에 감춰진 무병장수와 복을 부르는 음식의 비밀을 알아본다. 한국에 떡국이 있다면 일본에는 ‘오세치’가 있다.‘5법(五法) 5미(五味) 5색(五色)’에 담긴 오세치의 비밀은 무엇일까? ●떠오르는 동북아 시대(YTN 오전 9시15분) 격동기를 거치며 개혁개방의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 중국의 모습을 통해 그들의 거대한 잠재력과 개혁개방으로 파생된 가슴앓이를 살펴본다. 또 중국과 일본의 과거·현재·미래를 통해 동북아 3국의 현실을 직시하고, 각국의 평화적 공존방식과 미래 비전을 모색해 본다. ●문화, 문화인(EBS 오후 11시40분) 세계성을 획득하는 국악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포부로 취임한 김철호 원장.3년 임기 중 절반이 지난 지금 우리 전통문화 국악계를 이끄는 리더로서의 비전 등을 들어본다. 전통문화를 지키고 재현하는 데 앞장서온 전통국악원이 민족의 큰명절 설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한다. ●빅스타 명장면 NG를 찾는 사람들(SBS 오후 6시30분) 정찬우와 김태균의 진행으로 리마리오, 윤택, 끔찍이 김신영 등 웃찾사 가족들이 모두 등장해 NG퍼레이드를 펼친다. 대박 NG만 소개하는 ‘NG의 추억’, 최초로 공개되는 SBS 드라마 ‘봄날’과 ‘세잎클로버’의 재미있고, 당황스러운 NG장면이 공개된다. ●못말리는 여걸파이브(KBS2 오후 5시20분) ‘여걸 파이브’에 나왔던 대한민국 최고의 남자 스타들이 선보인 최고의 명장면, 최상의 순간만을 모았다.god, 이휘재가 소개하는 명장면 하이라이트 그리고 새해 인사.‘여걸 파이브’에서만 볼 수 있었던 스타들의 숨겨진 끼와 화려한 댄스실력이 공개된다. ●도전!역사 퀴즈(KBS1 오후 4시)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이하여 우리 문화에 관심이 많은 재한 외국인들과 함께 창덕궁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재한 외국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우리의 소중한 궁궐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보며 찬란했던 600년 조선왕조의 역사와 숨결을 더듬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5)왜 계룡산인가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5)왜 계룡산인가

    ●태조 이성계와 계룡산 1392년 조선왕조를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고려의 옛 귀족이 건재한 개성이 싫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듯 이 태조는 충신으로 가득한 새 수도에 새 왕조의 터전을 닦고 싶었다. 이때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부상한 곳이 계룡산이었다. 이 태조는 1393년 음력 정월 직접 계룡산에 행차해 산세를 휘둘러 보았다. 그해 3월부터 왕도 건설의 삽질 소리가 계룡산 골짜기에 메아리쳤다. 일설에 따르면 계룡산이란 명칭도 그때 비롯됐다. 이 태조를 수행해 현지로 내려온 무학대사는 신수도 예정지 신도안의 좌우 산세를 살핀 다음 이렇게 평가했다고 전한다. 계룡산은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금빛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요,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 용이 날아 하늘로 오르는 형상)이다. 여기서 말한 ‘금계’는 부의 상징,‘비룡’은 현명한 임금을 의미한다. 즉, 이곳에 도읍하면 풍요한 태평세월이 보장된다는 말이다. 무학대사는 금계의 ‘계’와 비룡의 ‘룡’을 차용해 산 이름을 계룡산이라 부르자 했고 그 말대로 됐다 한다. 계룡산 신도안에 한창이던 천도 사업은 1393년 연말 문신 하륜(河崙)의 맹렬한 반대로 파국을 맞는다. 하륜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계룡산을 반대했다. 첫째, 남쪽에 너무 치우쳐 한반도의 동쪽·서쪽·북쪽과 교통이 불편하다. 둘째, 주변에 큰 강이 없어 세금은 물론 물산을 운반할 큰 배가 드나들지 못한다. 셋째, 계룡산의 풍수는 중국의 풍수가 호순신(胡舜臣·송나라)이 말한 이른바 ‘수파장생쇠패입지(水破長生,衰敗立至)’의 땅이다. 즉, 흘러나가는 물이 땅의 기운을 약화시켜 나라가 곧 쇠망할 곳에 해당한다. 조정 대신들은 공방 끝에 하륜의 주장을 채택해 계룡산 천도 계획은 결국 백지화되고 말았다. 뜻밖의 결정에 남부지방 사람들은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수년 뒤 태종은 마이산(전북 진안군)이란 명산에 친림해 천도 백지화에 대한 산신(山神)의 뜻을 점쳤다 한다. 물론 산신은 그 결정이 옳다는 답을 줬고, 이에 민심도 안정됐다 한다. 한낱 전설에 불과하지만 계룡산 천도에 기대를 걸었던 남도 민심이 여실하다. ●18세기 말부터 계룡산의 인기는 급상승 수도가 한양으로 결정되자 계룡산 천도설은 한동안 잊혀졌다. 계룡산의 풍수에 대한 평가도 신통치 않았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이렇게 말했다.“계룡산은 웅장하기가 개성의 오관산에 미치지 못하고, 수려함도 서울의 삼각산만 못하다.” 그러나 17세기 말부터 계룡산 신화는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민심은 조선왕조를 이반하기 시작했고 그로 말미암아 천도설이 다시 고개를 든 것 같다. 홍만종은 1678년에 지은 ‘순오지(旬五志)’에 조선 태조가 계룡산 아래 새 수도 건설을 시작했을 때의 전설을 수록했다. 태조의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서 계룡산은 전읍(尊邑 즉,鄭)이 들어설 곳이라며 당장 계룡산을 떠나라고 명령했다 한다. 이 설화는 이긍익의 ‘연려실기술’에도 그대로 실려 있다. 이로 보면 계룡산에 정씨가 도읍한다는 이야기는 양반들 사이에도 널리 퍼졌던 것 같다. 바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감록’이 널리 인기를 끌었다. ●바위에 새겨진 비밀 19세기 후반 계룡산에서 신비한 각석문자(刻石文字)가 하나 발견되었다.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월암리에 있는 연천봉 바위에 “방백마각구역화생(方百馬角口或禾生)”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여러 해 동안 아무도 해석을 못하다가 사람들은 드디어 한 가지 해석에 도달했다. 방(方)은 4방이요, 글자도 4획이라 4를 뜻한다. 마(馬)는 오(午)인데 오라는 글자는 八十을 더한 것이라 80이다. 각(角)은 뿔이다. 모든 짐승이 두 개의 뿔이 있으므로 2가 된다. 이를 모두 더하면 482란 숫자가 된다. 구(口)와 역(或)은 국(國)자가 되고, 화(禾)와 생(生)을 합치면 禾生인데 이것은 이(移)의 옛글자다. 전체를 다시 조합하면 ‘四百八十二 國移’란 구절이 된다. 요컨대 조선은 개국 482년째 되는 1874년에 망한다는 뜻이다. 이런 뜻이라면 그것을 몰래 바위에 새긴 사람이 누굴지는 뻔하다. 그는 조선왕조의 몰락을 염원한 사람이다. 어쩌면 ‘정감록’의 신봉자였을 수도 있다. 아무튼 각석의 풀이는 한동안 민심을 동요시켰다. 그 때는 섬에서 진인이 나온다는 소문이 연달았던 시절이다. 마침 ‘정감록’에는 위기가 절정에 이른 순간 계룡산에서 정진인이 나타나 새 나라를 세운다고 돼 있어, 많은 사람들은 계룡산이 새 수도가 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조정대신들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19세기 말 권좌에 오른 대원군은 계룡산으로 천도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천도를 통해서라도 이미 달아난 민심을 조선왕조에 매어 두고 싶었던 것이다. ●명산 중의 명산 계룡산 계룡산은 최고봉의 높이가 845m로 별로 큰 산은 아니다. 그러나 고대로부터 국중(國中)의 손꼽히는 명산이었다. 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엔 나라에서 법으로 정한 명산대천이었다. 해마다 국왕은 제관을 보내 계룡산 산신에게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빌었을 정도다. 내가 만나본 현지 주민들은 우선 계룡산이란 이름의 뜻이 각별하다고 말했다.‘계’ 즉, 닭은 사람과 가장 가까운 가축인데다 새벽을 알리는 매우 특별한 역할을 하므로 새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풀이했다. 그런가 하면 ‘용’은 전설 속의 영물로 기린, 봉황 등과 함께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다고 믿어졌다. 용은 성스러운 지배자를 뜻하기도 한다. 달리 말해 ‘계룡’에는 성스러운 통치자의 출현 또는 새 세상의 시작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명산인 계룡산은 풍수지리설에 힘입어 더욱 독특한 이미지를 갖게 됐고, 오랫동안 풍수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요컨대 계룡산은 유서 깊은 명산인데다 조선 초기 도읍 후보지가 되기도 했고, 그 뒤에도 풍수가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곳이었다. 게다가 정씨가 도읍한다는 전설도 있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정감록’에서 계룡산이 새 왕조의 도읍지로 예정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풍수로 본 계룡산 ‘정감록’에는 천하의 지맥이 흘러가는 큰 줄기가 언급돼 있고 그 가운데 계룡산이 나온다. 그에 따르면, 천하의 산맥은 곤륜산에서 발원해 백두산을 거쳐 금강산으로 흐른다고 했다. 금강산에 옮겨진 내맥(來脈)의 운은 다시 태백산(太白山)과 소백산(小白山)으로 내려가며 산천의 기운을 받아 지기를 더욱 강화시킨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계룡산(鷄龍山)으로 들어감으로써 장차 정씨(鄭氏)가 도읍하여 800년을 누릴 길한 땅이라 했다. 근세의 풍수가들은 계룡산의 특징을 회룡고조(回龍顧祖), 산태극(山太極), 수태극(水太極)의 3가지 개념으로 평했다.‘회룡고조’란 계룡산이 그 조산(祖山 조상에 해당하는 산)인 대둔산을 되돌아보는 모습이라 나온 말이다. 풍수지리에서는 보통 조산이 너무 높으면 명당을 내리눌러 명당 기운이 죽는다고 한다. 서울의 경우가 그에 해당한다. 조산인 관악산(629m)이 진산인 백악(342m)보다 수백m나 높다. 서울의 풍수가 이런 탓에 서울을 떠나지 않는 한 한국은 외세의 압박에서 좀체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 풍수상의 해석이다. 그러나 계룡산은 전혀 그렇지 않다. 조산인 대둔산(878m)은 높이는 계룡산(845m)과 30m밖에 차이가 없다. 게다가 조산과 진산의 거리도 멀기 때문에 계룡산의 기세가 대둔산에 눌릴 리가 만무하다고 본다. 지맥의 흐름으로 볼 때 계룡산은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온 큰 줄기가 진안의 마이산까지 내려오다 다시 갈라져서 북쪽으로 거슬러 올라온 형세다. 마이산에서 반전된 산세가 대둔산과 천호산을 향해 달음박질하다 공주 동쪽에서 C자를 뒤집은 모양으로 꺾였다. 산세의 이런 흐름은 마치 태극과 같아 풍수가들은 ‘산태극’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계룡산의 둘째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계룡산의 물길 또한 산세와 마찬가지로 ‘수태극’을 빚어냈다. 전북 장수읍 신무산(神舞山) 아래 수분리(水分里) 뜸샘(또는 물뿌랭이)에서 시작된 금강의 도도한 흐름은 무주, 영동, 대청호, 부강, 공주, 부여, 강경을 차례로 휘감아 돌다 장항을 거쳐 서해로 들어간다. 이런 금강 물줄기에 합류하는 것이 계룡산 명당수인데 그 모양이 태극과 같다. 계룡산의 명당수는 신도안 용추골에서 시작되어 우청룡을 휘감아 흘러들어가 금강과 만난다. 풍수설만 가지고 보면 계룡산은 도읍터로서 매력적인 곳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미 하륜이 정확히 지적했듯 한나라의 수도를 정하는 데는 교통, 행정 및 경제적인 요건이 풍수설보다 더 중요하다. 정감록은 계룡산 도읍설을 펴고 있지만 그것은 조선왕조 자체를 부인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지 계룡산이 정말 도읍할 만한 곳인가를 따진 것은 아니다. 정감록에 담긴 메시지는 민중은 새 세상을 원한다는 그 말이다. ●계룡산 바위가 희어질 때 계룡산에 큰 의미를 부여한 때문일 테지만 정진인이 왕으로 등극하기 직전 여러 가지 심상치 않은 조짐이 있다고 한다. 정치 사회적 변화 못지않게 자연계에 큰 변화가 예언돼 있는데 계룡산이 관련된 한두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우선 계룡산의 바위가 흰색으로 변한다고 했다. 바위 색깔이 희게 변하는 일이 보통은 불가능하다. 흥미롭게도 우리 풍습엔 예부터 흰색 바위를 미륵불의 상징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중국 당나라에도 똑같은 풍습이 있었다. 흰 바위는 미륵불의 출현, 달리 말해서 복된 새 세상의 시작을 알리는 상서로운 표징이다. 여러 해 전 현지조사 때 직접 주민들로부터 들은 바로는 조선 후기부터 계룡산의 바위가 조금씩 하얗게 변했다고 한다. 내 육안으론 그런 변화를 확인할 수 없었다. 진인왕이 올 때가 되면 계룡산 아래 있는 초포(草浦)에 바닷물이 들어와 배가 들락거린다는 예언도 있다. 초포는 금강과 계룡산 사이에 있는 작은 농촌마을인데 먼 옛날엔 거기까지 작은 배가 드나들었다고 한다. 조선 후기엔 금강의 토사가 많이 쌓여 배가 통행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랬는데 1990년 금강하구 제방공사가 완공되자 강물이 불어 이제 초포에도 다시 작은 배들이 다닐 만하게 되었다. 어떤 주민은 이를 두고 ‘정감록’ 예언은 반드시 들어맞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선 다른 견해도 있다.‘정감록’에 바닷물이 초포까지 들어온다고 한 것은 해수면이 높아지는 해양 생태계의 대변화를 예고한 거라는 현대적 해석이다. 정감록에 또 예언하기를, 말세엔 생선과 소금 값이 아주 떨어진다고 돼 있는데, 이 역시 생태계의 일대변화를 예고한 것이란다. ●말세엔 계룡산으로! 정감록에 예고된 급격한 환경 변화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말세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누런 안개와 검은 구름이 사흘 동안 움직이지 않는다는 예언은 최근 몇 년 동안 여름철이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을 온통 뒤덮는 짙은 연기 같은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아니면 구제역 등 전염병을 몰고 오는 황사현상 같기도 하다. 그러나 다가올 재난은 황사 이상이다. 냇물이 마르고, 산이 무너진다는 무시무시한 예언을 두고 어떤 이는 수자원의 고갈, 녹색환경의 파괴를 예언한 것으로 읽었다. 말이 나온 김에 좀더 알아보면 정감록의 일부인 ‘서계이선생가장결’엔 이런 섬뜩한 내용이 있다.‘9년에 걸친 흉년,7년간의 수재(水災), 그리고 3년 동안의 역질(疫疾)이 닥칠 것이다. 열 집 중 한 집만 겨우 살게 될 것이다. 이상하구나, 세상의 재난이여! 전쟁도 아니고 범죄도 아니구나. 가뭄 아님 물난리, 흉년이 아니면 돌림병이로다!’ 정감록은 새 세상이 밝아오기 전 민중이 넘어가야 할 마지막 고난의 문턱이 다름 아닌 자연재해, 전염병, 그리고 경제대란이라고 못박았다.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면,1821년,1822년,1858년,1886년, 그리고 1895년에도 전국에 콜레라가 유행해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1858년 한 해만도 50만명이 쓰러졌다. 조선 후기엔 독감, 장티푸스 등 전염병이 창궐해 사망자수가 수만을 헤아렸다.5∼6년이 멀다하고 찾아든 홍수와 가뭄으로 흉년이 끊이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1807년엔 서해안 일대에 해일이 발생하여 많은 인명을 앗아갔다.1815년과 1817년의 대홍수 역시 처참한 피해를 안겨줬다. 이런 예에서 확인되듯 ‘정감록’이 예언한 말세의 조짐은 그저 막연한 공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역사상 민중이 겪은 집단적 고통의 기록이었다. 이런 식으로 과거의 역사는 미래의 예언과 만나는 것이다. 대환란이 닥쳐오면 어떻게 피할 것인가? ‘정감록’은 특출한 10개의 명당 즉,‘십승지(十勝地)’로 들어가라고 말한다. 여러 지역을 여기서 일일이 거론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계룡산이 최고의 피난처로 손꼽힌다는 점이다. 계룡산 인근의 유구(維鳩)와 마곡(麻谷) 사이도 또한 길지라고 했다. 물론 우연이겠지만 그 지역에 신행정수도가 예정된 것은 흥미롭다. 현지에서 만난 노인들은 ‘정감록’을 직접 인용해 가며 이 지역으로 반드시 새 수도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계룡산,600년 전엔 조선왕조 건국 세력이 정한 도읍지였다.300년 전엔 조선왕조를 혐오하던 민중의 희망이었다. 지금 또다시 그 계룡산은 신 행정수도 논란의 와중에 서 있다. 우리에게 계룡산은 과연 무엇인가? (푸른역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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