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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커힐도 ‘복고바람’

    워커힐도 ‘복고바람’

    첫사랑과 1990년대를 추억하게 만드는 영화 ‘건축학개론’ 이후에 복고 바람이 뜨겁다. 최근 한 케이블TV에서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전파를 타고 있으며, 1980~90년대 음악을 주로 틀어 ‘3040’ 직장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카페의 인기도 식을 줄 모른다. 이런 분위기에 호텔도 편승했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은 펍&가라오케 ‘시로코’에서 추억을 상기시켜 줄 이색 복고 파티 ‘레트로네상스’(홍보물·Retro+Renaissance의 조합어)를 총 6회 진행한다. 24일부터 새달 7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오후 7시부터. 전문 DJ가 1970~90년대 팝과 가요를 신청받아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해 들려줘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입장료는 삿포로 맥주 1병을 포함해 1만 5000원(세금 포함). 워커힐 수제 소시지, 멕시칸 스타일의 나초, 캘리포니아 피자 등 안주는 2만원대부터다. 공식 페이스북에서 무료입장권 및 음료 증정이나 ‘8090’ 추억의 사진 공모전을 통한 초대권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파티 당일에는 복고 스타일의 복장을 한 고객에게 콘테스트를 통해 칵테일 5잔을 무료로 제공한다. (02)455-500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현대百 14번째 점포 ‘충청점’ 24일 연다

    현대百 14번째 점포 ‘충청점’ 24일 연다

    현대백화점이 충북 청주시에 14번째 점포를 열고 충청권 공략에 나선다. 현대백화점은 2400억원을 들여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대농지구에 세운 ‘충청점’을 24일 연다고 23일 밝혔다. 충청점은 2014년 통합시로 출범하는 청주시와 청원군을 비롯해 세종시, 증평군 등 광역상권을 아우르며 향후 순차적으로 개점하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광교점 등과 함께 현대백화점 미래성장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복합쇼핑몰 형태인 충청점은 현대백화점의 전국 14개점 가운데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지하 4층, 지상 7층, 영업면적 4만 3800㎡ 규모로 본관과 영패션전문관인 유플렉스(U-PLEX), 주차장(933대)으로 구성돼 있다. 1000여개의 패션·잡화 브랜드가 입점했으며 문화홀(500석)과 문화센터 등도 갖춰 지역민들의 쇼핑과 문화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충청점은 청주제2순환도로, 경부고속도로 청주나들목, 중부고속도로 서청주나들목과 인접해 있어 청주 전역은 물론 인근 청원군 오송, 오창, 세종시, 대전시, 천안시에서도 20~4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올 충청점 매출 목표는 1100억원이며 내년까지 3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하병호 사장은 “청주 서부 핵심상권에 들어선 충청점은 쇼핑, 교육, 문화시설 등 도시문화 기능을 완비한 지역 최대 복합쇼핑몰”이라며 “지역 주민이 쇼핑과 오락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호주가 사랑하는 그곳 Hamilton & Hayman

    호주가 사랑하는 그곳 Hamilton & Hayman

    호주가 사랑하는 그곳 Hamilton & Hayman 허니문에는 바다가 빠지지 않는다. 눈부시게 파란 바다와 근사한 리조트는 허니무너의 로망이다. 여름휴가도 마찬가지. 누가 뭐래도 바다가 주인공이다. 돌아보면 참 많은 바다를 만났다. 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유명하다는 휴양지는 거의 놓친 곳이 없다. 다이버의 천국 팔라우나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마이애미, 멕시코의 칸쿤과 쿠바의 아바나, 이집트의 홍해, 남아프리카와 북아프리카, 너무나 투명해 비현실적인 타히티의 바다에도 몸을 담갔더랬다. 복이라면 큰 복이다. 큰 복에 겨워 웬만한 바다는 그 바다가 그 바다 같다는 건방을 떨 즈음 호주에서 또 하나의 바다를 만났다. 허니문으로는 최고의 선택이고 정말정말 휴식이 필요한 이들에게도 감히 추천할 수 있다. 특별한 바다를 꿈꾸는 당신에게 소개하는 호주 해밀턴과 헤이만 섬 이야기. 글·사진 김기남 기자 사진제공 퀸즈랜드관광청 www.queensland.or.kr 취재협조 호주관광청 www.australia.com 작아서 더 특별한 섬 해밀턴 Hamilton 호주 퀸즈랜드주에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산호초,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가 있다. 길이 2,000km가 넘는 산호초 군락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신비하고 아름답다.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산호초는 바다를 물들여 햇빛과 바람에 따라 수시로 물빛을 바꾼다. 황홀경이 따로 없다.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다. 다양한 해양생물에게 서식 공간을 제공하는 세계 자연유산이기도 하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남단에는 7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휫선데이 제도가 있고 휫선데이즈의 중심에는 호주인들이 자랑하고 사랑하는 그곳 ‘해밀턴Hamilton’과 ‘헤이만Hayman’ 섬이 있다. 해밀턴 아일랜드에는 휫선데이즈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여러 섬 중 유일하게 전용 공항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만 적어 놓으면 으리으리한 섬을 상상할 수 있지만 해밀턴 아일랜드는 실상 작고 아기자기하다. 남북으로 4.5km, 동서로 3km에 불과해 걸어서 섬 전체를 일주할 수 있다. 해밀턴 아일랜드는 작아서 더 특별한 섬이다. 해밀턴은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특정 소수를 대상으로 한다. 섬 안에 리조트는 11개뿐이고 섬의 주요 교통 수단인 버기카도 350대 가량이 전부다. 무작정 손님을 받을 수 없고 받을 생각도 없다. 아무리 많아야 5,000여 명이 최대다. 조금만 소문이 나면 으레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유명 휴양지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섬 전체가 개인 소유이기에 관리와 운영이 체계적이고 희소함이 갖는 가치를 활용할 줄 안다. 여행 가방 좀 꾸려봤다는 이들이 해밀턴을 꿈꾸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신이 꿈꾸는 휴양지의 모든 것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이 작은 섬 마을의 매력을 만날 수다. 시골 간이역처럼 소박하지만 깨끗한 해밀턴 공항에 내리면 주차장에는 골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기들이 가득하다. 맑은 공기를 위해 전기차만 허용하는 스위스의 체르마트처럼 해밀턴 섬에서도 전기로 움직이는 버기가 승용차이자 셔틀이고 택시다.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할 때는 물론이고 섬 안을 일주하고 싶을 때는 렌터카처럼 버기를 빌릴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해밀턴 아일랜드는 작지만 휴양지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완비하고 있다. 숙소만 해도 호텔을 비롯해 방갈로와 아파트, 콘도 등 다양한 등급과 스타일이 있다. 전 객실이 바닷가 전망을 자랑하는 4성급의 리프뷰 호텔은 가장 번화가인 마리나 지역과 인접해 있고 모든 객실마다 안뜰과 발코니를 갖춘 5성급의 비치클럽, 최대 8명까지 투숙할 수 있는 콘도 형태의 홀리데이 홈 등 각자의 여행 스타일에 맞춰 선택이 가능하다. 이중 ‘퀄리아Qualia’는 해밀턴 아일랜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은 최고급 리조트로 해밀턴의 자존심과 같은 곳이다. 각종 여행잡지가 선정한 올해의 리조트 상을 두루 수상한 바 있는 퀄리아는 섬 북단의 아주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입구에서부터 투숙객과 레스토랑 예약 고객들에게만 입장을 허용할 정도로 그들만의 세계를 완벽히 고수한다. 그나마도 16세 미만은 입장이 제한된다. 원목을 활용한 인테리어와 최고급 시설은 6성급 리조트의 격을 고수하고 모든 객실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으면서 완벽하게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돼 있다. 때문에 퀄리아는 전용 헬기를 타고 와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가는 스타들의 리조트로도 유명하다. 예약이 어렵거나 예산 문제로 퀄리아 숙박을 놓쳤다면 해밀턴 아일랜드에 머무는 동안 저녁 만찬으로 아쉬움을 달래는 것도 방법이다. 풀코스 정찬은 대략 1인당 150달러 수준이며 와인은 85달러 정도부터 선택할 수 있다. 1 와일드라이프파크에서는 호주에서도 드물게 코알라를 안아 볼 수 있다 2 해밀턴을 출발해 화이트 해븐 비치로 가는 요트 3 해밀턴 섬의 주요 교통수단인 버기 4 해밀턴의 다운타운이라고 할 수 있는 마리나에 정박된 요트를 보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 5 해밀턴 골프클럽 인코스 9번 홀에서 바라본 전경 여유롭고 쾌적한 다운타운, 마리나 해밀턴 아일랜드의 다운타운은 요트 클럽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리나 지역이다. 마리나에는 빵집과 식료품점, 클럽, 개성 넘치는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다. 마리나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식당은 요트 클럽 안의 ‘보미Bommie’레스토랑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와인이나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바가 있고 식사도 훌륭하다. 저녁 시간에만 운영하며 예약은 필수. 시원한 맥주 한잔을 곁들인 조금 캐주얼한 식사를 원한다면 이탈리아 풍의 ‘만타 레이 카페Manta Ray Cafe’를 추천한다. 대부분의 식사는 30달러 이하이며 장작으로 구운 피자 맛이 좋다. 포장도 가능하다. 마리나는 각종 해양스포츠와 크루즈, 낚시, 골프 등 섬 외부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액티비티가 시작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섬 안의 모든 생활이 이뤄지는 곳이다 보니 마리나는 항상 활기와 여유가 넘친다. 느긋하게 커피 한잔 하면서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코알라를 바로 옆에 두고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이색 장소도 인기다. 와일드라이프파크에서는 아침 식사 시간 전문 스태프가 코알라를 안고 식당 안을 다니며 설명을 해준다. 직접 코알라를 안고 기념 촬영을 한 후 인화해 주는 유료 프로그램도 있다. 호주에서도 퀸즈랜드 주를 비롯해 극히 일부 주에서만 코알라를 만지고 안아 볼 수 있다. 코알라의 털은 생각보다 억세지도, 그렇다고 너무 부드럽지도 않고 발톱도 날카롭지만 품에 꼭 안기는 모양새는 아기와 같다.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악어와 코알라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는 미니 동물원과 기념품점을 겸한다. 골프를 좋아한다면 해밀턴에서 잊지 못할 라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선착장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이웃 섬 덴트Dent에는 호주에서 유일하게 섬 전체가 골프장인 해밀턴 아일랜드 골프클럽이 있다. 덴트 섬에는 해밀턴 아일랜드 골프클럽과 클럽 하우스가 전부다. 리조트도 없다. 2009년 8월 문을 연 이 골프장은 파 71의 챔피언 코스로 브리티시 오픈 5회 우승에 빛나는 피터 톰슨이 설계한 코스로도 유명하다. 특히 인코스 9번 홀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감탄을 자아낸다. 라운드 후 근사한 클럽 하우스에서 맛보는 맥주 한 잔도 기가 막히다. 카트와 골프장까지의 왕복 배편이 포함된 그린피는 18홀 기준 150달러다. 누구의 간섭도 없는 완벽한 휴식 헤이만 Hayman 해밀턴 아일랜드와 쌍벽을 이루는 휫선데이 제도의 아이콘은 헤이만이다. 헤이만은 섬 이름이자 섬 내의 유일한 럭셔리 리조트의 이름이기도 하다. 사실 헤이만은 호주 현지인들도 쉽게 찾지 못한다. 따로 공항이 없는 헤이만은 해밀턴 공항까지 국내선으로 이동한 후 다시 요트를 타고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접근 방법이다. 해밀턴 섬에서 다시 배로 이동해야 하는 데다 모든 식사를 호텔에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지만 그래서 더 탐나는 매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개인이 섬을 구입해 개발했다는 점에서는 헤이만과 해밀턴 아일랜드가 마찬가지지만 두 섬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헤이만은 해밀턴 아일랜드보다 훨씬 작은 섬이고 한결 프라이빗하고 럭셔리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다양한 숙소 선택이 가능한 해밀턴에 비해 헤이만은 리조트도 하나뿐이고 수용할 수 있는 방문객도 훨씬 적다. 210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는 헤이만 리조트는 최대 450명의 투숙객만을 허락한다. 여기에 리조트 직원 400명이 상주하고 있으니 사실상 일대일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호주에서 가장 작은 초등학교가 있는 헤이만 섬에는 7명의 학생이 오순도순 수업을 받고 있다. 1 느긋한 게으름이 가능한 헤이만 리조트 메인 수영장 2 헤이만에서 운영하는 이웃섬 관광을 신청하면 스노클링 장비와 접이식 의자, 파라솔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3 헤이만 섬에는 오직 헤이만 리조트가 유일하다 손님 450명과 직원 400명, 완벽한 일대일 서비스 해밀턴에서 헤이만까지는 요트로 한 시간 정도가 걸린다. 헤이만의 럭셔리한 서비스는 요트에 오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007 영화에 등장할 것 같은 날렵하게 빠진 고급 요트에 승선하면 하얀 제복을 갖춰 입은 직원이 정중하게 투숙객을 맞이한다. 요트가 미끄러지듯 선착장을 출발하면 선상에서 바로 객실 체크인이 이뤄진다. 남태평양의 푸른 바다를 감상하며 여유롭게 체크인을 하는 동안 샴페인과 맥주, 와인, 초콜릿, 쿠키 등이 제공되고 객실 키도 전달된다. 한 시간 가량 이동 후 헤이만 섬에 도착하면 버기가 선착장에서 손님을 맞는다. 헤이만 리조트의 객실은 라군뷰와 풀뷰를 기본으로 스위트와 풀빌라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다. 가격도 천차만별이지만 기본적인 서비스는 동일하다. 헤이만 리조트의 객실과 부대시설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5성급 수준에 걸맞는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하며 레스토랑의 식사도 대부분 훌륭하다. 수영장도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두루 이용할 수 있도록 크고 재미나게 꾸며져 있다. 헤이만 리조트에 머문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가든 투어다. 헤이만 리조트에 9년 가량 근무한 가드너 돈Don은 일주일에 2번 가든투어를 한다. 지난해 2월 호주를 할퀴고 간 5등급 사이클론 ‘야시Yasi’가 섬을 강타하면서 헤이만도 150그루의 거목이 쓰러지는 등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리조트는 5개월간 문을 닫고 700만 달러를 들여 정원을 정비하고 시설을 개보수해 얼마 전 다시 문을 열었다. 이중 가든을 새로 조성하는 데만 400만 달러를 투자할 만큼 가든에 공을 많이 들인다. 헤이만에는 516가지 수종, 700만 그루의 나무와 5,000여 개의 서양난이 있으며 가든투어에서는 헤이만의 다양한 식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가드너 돈은 ‘코코넛 나무는 일년에 두 번 열매를 맺는데 헤이만에는 1,500그루의 코코넛 나무가 있어 이를 따는 사람이 얼마나 분주한지’와 ‘너무 빨리 자라서 호주의 개인 정원에서는 키울 수 없는 4종류의 대나무’를 맛깔나게 설명한다. 4 헤이만 리조트 안을 거닐면 흡사 식물원에 온 것처럼 다양한 수목을 만날 수 있다 5 가드너 ‘돈’이 가든 투어를 하며 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6 개방감 있게 설계된 헤이만 리조트의 조식 레스토랑. 신선한 음식과 유쾌한 분의기가 기분 좋은 아침을 선사한다 7 헤이만과 해밀턴을 연결하는 고급 요트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작은 섬을 통째로 즐기는 휴식과 여유 헤이만은 일품 스파로도 유명하다. 비용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헤이만까지 왔다면 숙련된 전문가에게 몸을 맡기고 한번쯤 사치를 누려 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헤이만에서는 50여 가지의 스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만만치 않은 비용에도 이용객이 많아서 예약은 필수다. 헤이만 리조트에서의 아침식사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바닷가 모래사장과 붙어 있는 레스토랑은 전망도 빼어나고 음식은 신선하다. 분위기는 경쾌하지만 어수선하지 않다. 직원들도 명랑하고 친절하다. 가족 단위 투숙객과 연인들이 두루 섞여 있지만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같은 리조트에 머문다는 묘한 유대감에 며칠만 지나면 투숙객들도 어색하지가 않다. 같이 호핑 투어를 나간 가족이 옆 자리에서 식사를 하고 눈인사를 나눈 윗집 손님들이 자연스레 어울린다. 헤이만에서는 모든 식사를 리조트에서 해결해야 하는 만큼 총 10개의 레스토랑과 카페·바가 운영되고 있다. 이 중 호주의 유명 리조트 레스토랑에 수차례 이름을 올린 ‘폰테인Fontaine’은 음식과 서비스 모두 훌륭하다. 해산물 요리는 50달러, 스테이크는 60달러 정도이며 와인은 80달러에서 100달러 정도에서 시작한다. 일식, 중식 등의 메뉴가 고루 섞여 있는 오리엔탈 식당도 있다. 서양 투숙객은 모르겠지만 우리네 입장에서는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다. 한식이 사무치게 그리울 때 아쉬운 대로 이용하면 좋겠다. 휫선데이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시설과 서비스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단순히 리조트만 보고 멀리 호주까지 갈 수는 없는 법. 해밀턴 아일랜드와 헤이만이 빛나는 이유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투어와 하늘에서 바라보는 하트 리프Heart Reef, 화이트 해븐 비치Whitehaven Beach로의 헬리콥터 투어 등 다양한 선택관광이 가능하다. 화이트 해븐 비치의 새하얀 모래사장으로 피크닉을 떠나고 장엄한 산호초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경험은 세상 어느 곳도 제공할 수 없는 휫선데이즈만의 매력이자 사람들이 이곳을 여행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우수에서도 보이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퀸즈랜드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세상에서 가장 큰 산호초지대이다. 멸종 위기에 처한 녹색 거북과 붉은 바다 거북 등 1,500여 종이 넘는 열대어와 4,000여 종의 연체동물 등이 어울려 서식하는 해양 생물의 본원지라 할 수 있다. 왜가리와 물수리, 군함새, 흰꼬리수리와 같은 조류들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하면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의 수많은 물 속 볼거리를 더욱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용하는 교통편과 시간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큰데 고속보트나 크루즈를 이용할 경우 80달러에서 240달러, 경비행기나 헬리콥터를 탈 경우 399달러에서 699달러 사이. 너무나 눈부신 화이트 해븐 비치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비치 중 하나다. 7km 길이로 길게 늘어져 있는 순백의 모래사장은 각종 매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치를 선정할 때 빠지지 않는다. 해밀턴이나 헤이만에서는 화이트 해븐 비치를 여행하는 요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 프로그램은 느긋하게 요트 세일링을 즐기다 선상에서 샌드위치 점심을 먹고 화이트 해븐 비치에 도착해 2시간 동안 자유 시간을 즐기는 형태다. 책을 읽거나 스노클링을 할 수도 있고 그냥 백사장을 거닐어도 좋다. 비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힐 인렛Hill Inlet으로 왕복 45분 정도의 가벼운 산행을 즐길 수도 있다. 길이 잘 돼 있어 샌들 정도만 신어도 충분하다. 자연이 선물한 사랑의 징표 하트리프 휫선데이즈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명물이다. 경비행기를 타고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하트 모양의 로맨틱한 산호초는 하늘에서 감상해야 제 맛이다. 일반적으로 경비행기 투어가 헬리콥터보다 저렴하다. 헤이만 리조트에서 하트리프가 포함된 선택관광을 신청할 경우 3시간 코스 기준으로 경비행기는 1인당 390달러, 헬리콥터는 1인당 699달러 선이다. 비용 부담이 크지만 휫선데이즈 선택관광의 하이라이트인 만큼 이용자도 많다. 참가자에게는 스노클링 장비와 샴페인, 크래커, 물 등이 포함된다. 하트리프를 보며 사랑을 약속하면 변치 않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Travel to Hamilton & Hayman ▶해밀턴 아일랜드 버기 드라이브도 해밀턴 여행의 재미 중 하나다. 올망졸망한 모양새와 달리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안전벨트와 헤드라이트, 깜박이, 와이퍼 등이 모두 있고 나름 드라이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만일 버기를 빌려서 이용한다면 충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호텔마다 주차장에는 버기 충전 시설이 있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호주 본토와 마찬가지로 버기도 좌측 통행을 하기 때문에 처음 운전을 할 때는 방향을 조심해야 하는데 자동차와는 달리 운전석은 좌측에 있다. 퀄리아와 홀리데이 홈, 요트클럽 빌라 투숙객에게는 버기가 무료로 제공된다. 해밀턴 섬 내에서는 무료 셔틀이 다닌다. 마리나와 리조트를 연결하는 그린 셔틀이 15분마다 운영되고 40분마다 섬을 일주하는 셔틀이 있다. 버기 렌트는 1시간 45달러, 하루 70달러다. 해밀턴 섬의 70%는 자연 숲지대로 총 20km 가량의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만들어져 있다. 호텔에서 트레킹 코스 맵을 구할 수 있고 45분에서 2시간 가량의 코스 중 선택할 수 있다. 매주 소책자로 정리돼 리조트에 배포되는 데일리 가이드를 참고하면 해밀턴에서 이뤄지는 각종 액티비티와 해양 스포츠 등의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의 스노클링이나, 경비행기 투어, 수상 스키 등은 리조트 투어 데스크에서 신청하고 이용하면 된다. ▶헤이만 리조트 헤이만과 해밀턴 아일랜드에서는 머리에 닭 벼슬 모양의 깃털이 나 있는 코카투Cockatoo라는 호주 앵무새가 지천이다. 이 앵무새는 매우 똑똑해서 7살 어린이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도 하며 평균 수명이 80살 정도로 장수하는 새다. 처음 보면 무척 신기할 수 있지만 아무리 귀엽다고 해도 절대 먹이를 주어서는 안 된다. 일단 먹이를 줬다 하면 인근 코카투가 모조리 몰려오고 이내 발코니를 점령당하게 된다. 한번 물면 놓지 않기 때문에 자칫 부상의 위험도 있다. 리조트에서는 테니스와 스쿼시, 요가 클래스, 윈드 서핑 등 다양한 무료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 소개와 운영 시간은 프린트물로 정리돼 그날그날 객실에 전달된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투어 등은 수상 비행기와 헬리콥터, 요트 등 취향과 예산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신청할 수 있다. 헤이만은 작은 섬이라 버기 등의 별도의 교통수단이 필요하지 않다. 리조트에도 30분에서 4시간(편도)까지 6가지 코스의 트레킹 루트가 만들어져 있다. 가장 높은 지점이 해발 250m에 불과할 정도로 평탄한 섬이지만 다양한 식물과 새들을 만날 수 있다. 필요하면 도시락을 주문해 가도 된다. 트레킹 코스는 보통 오전 7시부터 개방된다. 1 해밀턴 아일랜드의 주요 이동 수단인 버기 2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6성급 리조트 ‘퀄리아’ 3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앵무새 ‘코카투’ 4 한가로운 풍경의 헤이만 리조트 정원 T clip. 항공편 해밀턴 아일랜드는 시드니나 멜버른 등 호주 본토 주요 도시에서 제트스타나 버진 오스트렐리아 등의 항공사가 국내선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선 비행기로 1시간에서 2시간 가량 소요된다. 기후 북반구의 호놀룰루, 남반구의 모리셔스와 비슷한 위도에 위치하고 있다. 일년 평균 기온은 27도의 열대 기후로 겨울 평균 기온은 22~23도 가량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노르웨이-자연의 웅장한 교향곡 Norway Fjord

    노르웨이-자연의 웅장한 교향곡 Norway Fjord

    자연의 웅장한 교향곡 Norway Fjord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에서 시작해 두 개의 피오르fjord를 만났고, 수도인 오슬로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 즉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을 통과하는 항구도시는 비 온 뒤 햇빛을 받은 풀잎처럼 싱그러웠으며 노르웨이의 피오르는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위풍을 뽐냈다.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02-777-5943, www.visitnorway.com 6년에 걸쳐 베르겐Bergen에 세 번 가봤다. 4월 말, 5월 중순, 5월 말. 세 번 모두 날씨가 좋았다. 푸른 하늘 아래 모든 것들이 청명한 윤곽을 드러냈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에서는 맵싸한 기운이 묻어났지만, 그것이 오히려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었다. 야구에서는 세 번 타석에 들어서서 안타 하나만 기록해도 갈채가 쏟아지는데, 매번 쾌청했던 베르겐의 봄은 등장할 때마다 어김없이 홈런을 펑펑 쳐내는 전설적인 강타자 같았다. 베르겐의 봄은 3타수 3안타 노르웨이에서 12년을 살았다는 베르겐의 한국인 가이드도 날씨 이야기로 화제를 삼았다. “노르웨이의 5월은 파업이 제일 빈번하게 일어나는 달이예요. 일 년 중 날씨가 가장 화창하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파업을 해서 야외로 나간다는 거죠. 이즈음 베르겐의 관공서들은 일처리가 정말 더디답니다.” 설명의 진위 여부를 정밀하게 판독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나 일기日氣가 화사하다는 점만큼은 확실했다. 빛의 알갱이들이 산중턱에 알알이 박힌 집들에 부딪쳐 화려하게 부서졌다. 야외 활동에 최적화된 기후를 뽑는 경연 대회가 있다면 ‘5월의 베르겐’에 으뜸의 지위를 부여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국인 가이드는 이런 농반진반의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힘든 직업이 뭔 줄 아세요? 그건 바로 유치원 선생님이에요. 야외 수업이 워낙 많다 보니 아이들 뒤치다꺼리가 그야말로 보통 일이 아니죠.”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에도 장화를 신고 눈벌판을 누비는 마당에 계절의 여왕 5월이야 더 말해 무엇할까. 노르웨이 아이들에게 자연은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가장 친근한 놀이터이자 인간이 축조한 학문의 세계보다 훨씬 더 고귀하고 빛나는 배움의 터전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베르겐에서 보낸 시간은 노루 꼬리처럼 짧기만 했다. 오후에는 피오르 투어가 예정돼 있었다. 베르겐의 오밀조밀한 모습에 연신 감탄사를 터뜨리던 일행 중 한 명은 “너무 아쉽다”며 입을 한 움큼 내밀었다. 시간의 제약 속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브리겐과 플뢰엔 산이었다. 삼각 지붕의 목조 가옥들이 일렬로 늘어선 브리겐 지구는 한자동맹 시절 독일 상인들이 업무를 보거나 거주하던 공간이었다. 건물들도 13~16세기에 세워졌다. 나무로 지어진 데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탓에 화재로 인한 소실도 수차례 겪었지만 그때마다 동일한 방식으로 복원했다고 한다. 도시의 역사와 경제적 번영을 기억하는 브리겐은 오늘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320m 높이의 플뢰엔 산은 도시의 전망대였다. 푸니쿨라를 타고 비탈면을 따라 오르니 가슴이 벅차도록 장쾌한 풍경이 발아래 펼쳐졌다. 1 베르겐 출신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올레 불과 민간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트롤의 동상 2 베르겐의 전체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플뢰엔 산 전망대. 베르겐을 찾은 여행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다 3 삼각 지붕을 얹은 목조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선 베르겐의 브리겐 지구. 한자동맹 시절 상인들의 업무 공간이자 거주 지역이었다 4 베르겐의 메인 스트리트인 토르갈메닝겐의 뱃사람 기념탑. 거리 주변에는 크고 작은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교과서에서 뛰쳐나온 피오르 노르웨이를 찾은 여행객들에게 노르웨이의 자연은 곧 피오르를 의미한다. 교과서에 따분하게 들어앉아 있던 피오르가 노르웨이에서는 바로 눈앞에서 생생한 표정을 짓는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피오르는 빙하의 흔적이다. 거대한 빙하가 깎아놓은 U자형 계곡에 바닷물이 흘러들어 형성됐다. 따라서 태초의 피오르에서는 짠맛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의 수레가 끊임없이 굴러가는 동안 빗물이 섞이고 눈 녹은 물이 보태지면서 담수화가 진행됐다. 플롬Flam 인근 마을에서 만난 현지 가이드는 “피오르는 바다도 아니고 호수도 아닌 그냥 피오르일 뿐이다”라고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다. 빙하가 후벼 판 탓에 피오르는 수심이 무척이나 깊다. 가장 깊은 곳은 1,300m를 상회한다. 흔히 예이랑에르Geiranger·노르Nord·송네Sogne·하르당에르Hardanger·뤼세Lyse 피오르를 합쳐 노르웨이의 5대 피오르라고 한다. 나는 운이 좋고 복이 많아 세 번의 노르웨이 여행을 통해 노르를 제외한 4개의 피오르들을 알현할 수 있었다. 규모와 길이는 제가끔 상이하지만 저마다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들이었다. 자연은 완벽했고, 그 모습을 적은 문장은 불완전했다. 이번에 만나고 돌아온 것은 송네에서 갈라져 나온 네뢰위NærØy 피오르와 목가적인 풍경이 돋보이는 하르당에르 피오르였다. ‘노르웨이 인 어 넛셀Norway in a Nutshell’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영어 숙어 ‘인 어 넛셀’은 ‘간결하게, 단 한마디로’의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까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자연인 피오르를 짧은 시간 안에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우선 베르겐에서 기차를 타고 보스Voss까지 간다. 보스에서 버스로 바꿔 타고 선착장이 있는 구드방엔Gudvangen까지 내쳐 달린다. 차창 밖 풍경부터가 드라마틱하다. 주변 산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된 호수와 양의 창자처럼 구불구불한 길들이 마음 밭에 감겨든다. 구드방엔에 도착하면 크루즈에 올라 플롬까지 나아간다. 갑판 위 의자에 앉아 네뢰위 피오르의 절경을 느긋하게 감상하면 된다. 누구라도 글로 배운 피오르와 실제 마주한 피오르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존재하는지 절감할 수밖에 없다. 구드방엔에서 출발한 배가 종내 몸을 푸는 플롬은 작은 마을이다. 상주인구라고 해봤자 500여 명에 불과하다. 유람선이 닻을 내리면 평소에 적막하던 마을이 비로소 활기를 띤다. 플롬에서는 딱히 할 것이 없다. 21가지의 하우스 비어를 생산하는 맥줏집에서 무위한 시간을 보내거나 자전거를 빌려 마을 산책에 나서면 된다. 플롬에서 하룻밤 묵어갈 계획이라면 인근 마을인 에울란Aurland에 다녀오는 것도 좋다. ‘스테가스타인’이라는 전망 포인트가 있어 빙하와 바다가 협력해서 만들어낸 풍경의 절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플롬에서 뮈르달까지는 산악 열차가 다닌다. 기차는 20개의 터널을 지나고 아찔한 협곡 위를 달린다. 중간에 쇼스폭센 폭포 역에서 5분간 정차한다. 98m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 소리가 그야말로 우렁우렁하다. 1 퀼리티 호텔 보링포센 앞에서 바라본 하르당에르 피오르. 하늘과 구름과 산이 물속에 고스란히 잠겨 있다 2 플롬과 뮈르달 사이를 운행하는 산악 열차. 열차의 규모는 작지만 열차가 통과하는 자연은 웅장하다 3 플롬의 맥줏집. 21가지의 서로 다른 하우스 비어를 생산한다 4 하르당에르는 피오르의 모습도 매혹적이지만 주변 산비탈에 들어선 농가와 밭들이 그려내는 풍경 또한 아름답다 5 네뢰위 피오르를 흘러가는 유람선. 물새들이 배의 꽁무니를 줄기차게 쫓아온다. 관광객들이 손에 과자를 올려놓으면 잽싸게 낚아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하르당에르에서 마신 사과주 하르당에르 피오르의 길이는 180여 킬로미터에 달한다. 송네에 이어 노르웨이에서 두 번째로 긴 피오르다. 가장 안쪽에는 에이드Eid 피오르가 있다. 182m의 낙차를 자랑하는 폭포 보링포센이 특히 볼 만하다. 하르당에르비다 국립공원 센터에서는 20분짜리 영화를 틀어 준다. 헬리콥터에서 촬영한 피오르의 가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건너편 레스토랑에서는 순록 고기도 맛볼 수 있다. 하르당에르 민속 박물관도 건너뛰기 아까운 곳이다. 노르웨이의 전통 가옥과 민속 의상을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하르당에르는 피오르의 모습도 장관이지만 주변 산과 구릉지에 자리한 마을들도 탐스럽다. 이 지역에는 과일 농장을 운영하는 마을들이 유난히 많다. 농장을 방문하면 사이다를 맛볼 수 있다. 사이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탄산음료가 아니라 사과의 과즙을 발효시켜 만든 사과주다. 보통 날씨가 춥거나 포도의 생장에 적합하지 않은 토양을 갖춘 곳에서 사이다를 만든다. 프랑스어로는 시드르라고 하며, 시드르를 증류시켜 만든 것이 바로 칼바도스다. 하르당에르의 농장에서는 보통 8월 하순부터 사과를 수확한다. 사과를 압착해 얻은 과즙을 10월부터 5~6개월간 발효시킨다.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사이다에서는 노르웨이의 자연처럼 청량하고 청정한 맛이 난다. 오슬로Oslo로 건너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오페라하우스였다. 문화가 곧 권력이고 가장 중요한 국가 경쟁력으로 대접받는 시대를 맞아 각국은 새로운 문화 아이콘을 배출하는 데 여념이 없다. 문화적 텍스트가 풍성한 오슬로의 선택은 오페라하우스였다. 지난 2008년 4월 개관한 오슬로의 오페라하우스는 최첨단의 기술력과 유장한 문화유산의 토대 위에서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북유럽의 디자인 감각과 발상의 전환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피오르에서 끌어올린 3척의 바이킹 선박과 왕족의 껴묻거리를 전시하고 있는 바이킹 선박 박물관, 해마다 12월이면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시청사, 로댕의 영향을 받은 노르웨이의 조각가 구스타브 비겔란의 필생의 역작 ‘모노리트’를 만나 볼 수 있는 비겔란 조각공원 등도 오슬로가 전면에 내세우는 투어 포인트다. 뭉크의 <절규>를 소장하고 있는 국립미술관은 일정상 가볼 수 없었다. 사실 뭉크의 <절규>는 판화를 제외하더라도 4가지의 회화 버전이 있다. 그중 두 점은 뭉크미술관이, 한 점은 국립미술관이 보유하고 있다. 유일하게 일반인이 소장하고 있던 나머지 한 작품은 얼마 전 경매 사상 최고가에 팔렸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절규>의 배경이 피오르라는 점이다. 뭉크의 그림 속에서 피오르는 불온하고 음울하게 묘사됐지만 실제 피오르는 활기차고 건강하다. 특히 요즘처럼 아름다운 날씨를 등에 업은 피오르는 더욱 그렇다. 1 해마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오슬로 시청사. 내부로 들어가면 노르웨이의 역사를 일러주는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2 하르당에르 과일 농장의 여주인. 자신이 만든 사과주인 시드르를 든 채 밝게 웃고 있다 3 오슬로 항구 부근에 자리한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 야외 테이블에 마련된 조각상의 모습이 이채롭다 4 노르웨이의 문화적 자부심을 대변하는 오슬로의 오페라하우스 Travel info 노르웨이까지 가는 직항 편은 없다. KLM 네덜란드 항공을 타고 암스테르담을 거쳐 오슬로나 베르겐으로 들어간다. 하르당에르에서 이용한 호텔은 퀄리티 호텔 보링포센(www.voringfoss.no)이다. 고즈넉한 휴가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플롬에서는 유서 깊은 프레타임 호텔(www.fretheim-hotel.no)이 돋보인다. 기차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다. 베르겐의 그랜드 터미너스(www.grandterminus.no)도 기차역 바로 앞에 자리한다. 오슬로의 톤 호텔 오페라(www.thonhotels.com)는 오페라하우스 건너편에 있다. 노르웨이를 방문한 여행자 입장에서 보면 가장 실감나는 것은 이 나라의 으뜸가는 자랑거리인 피오르가 아니라 살인적인 물가다. 피오르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면 노르웨이의 물가는 관광객의 지갑을 눈 깜짝할 사이에 훌쭉하게 만들 정도로 직접적이면서도 치명적이다. 고율의 부가세와 비싼 인건비 탓이다. 생수 한 병이 5,000원 정도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朴, 공정경쟁·野,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같은 듯 달라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박근혜 후보의 대항마를 노리는 민주통합당의 유력 주자들과 링 밖의 대선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판이하게 다른 정치적 배경만큼이나 현안별 입장과 공약에서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재벌개혁과 관련해 박 후보와 안 원장, 민주당 후보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뿐이다. 박 후보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출자총액제한제와 금산분리 강화는 반대하고 있다. 야권의 다른 후보들이 재벌개혁에 초점을 둔 반면 박 후보는 공정경쟁에 보다 무게를 싣고 있다. 복지 공약에서는 박 후보의 ‘평생 맞춤형 복지’와 야권 대선주자들의 ‘보편적 복지’가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박 후보는 고교 무상의무교육, 무상보육 전면 실시 등을 공약했고, 야권 대선 경선 후보들은 반값 등록금 등 보편적 복지 확대를 약속했다. 안 원장은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전략적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무상보육, 무상교육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대선 경선 후보들이 찬성하고 있다. 대북관계에서 박 후보는 ‘유연한 상호주의’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대북전략을 선택했다. 안 원장과 문 후보 등 야권 대선주자들은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문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여기에 남북정상회담 추진 등 전면적 관계개선을 위한 공약을 추가했다.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대체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안 원장이 지난달 말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한 이후 역전을 당하기도 했지만 지지율은 꾸준한 상승세다. 지난 1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박 후보는 37.3%의 지지율로 안철수(30.3%) 원장, 문재인(10.4%), 손학규(3%)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민주당은 19일 “혹독한 검증의 신호탄을 올리겠다.”며 박 후보에게 선전 포고를 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불교 1번지’ 조계사 사찰 31곳 승려 7000명이 100억 분담해 지었다

    ‘불교 1번지’ 조계사 사찰 31곳 승려 7000명이 100억 분담해 지었다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의 건립 연대와 과정을 명확히 보여 주는 유물이 무더기로 공개됐다. 조계사가 14일 공개한 대웅전 복장물 217점이 그것. 이 유물들은 2003년 대웅전 해체 복원 중 종도리를 받치는 장혀의 중앙 부분 장방형 홈에서 수습, 조계사에 보관돼 오다 20일 불교중앙박물관으로 이관하기 앞서 언론에 공개됐다. ●대웅전 상량식 1937년에 복장물은 상량문을 비롯해 금강경·반야심경 목판본 등 서지류와 수저, 비녀, 반지, 장신구 등 다양하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조계사가 한국 불교 총본산으로 지어졌고, 사찰 건립에 전국 31개 본사가 모두 동참했으며, 사찰 분담금이 무려 10만 402원 72전(지금 돈 약 100억원)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먼저 대웅전 종도리에서 발견된 묵서 중 ‘불기 2964년 정축구월초구일’이라 쓰인 부분을 보면 대웅전 상량식이 1937년 10월 12일 봉행됐음을 알 수 있다. ‘조선불교총본산대웅전상량문’에는 “칠천여 명의 승려들이 합심하는데 어찌 건축물의 규모가 협애하며 31본산 공동의 운작인데 어떻게 통제가 미약할까…”라고 새겨 조계사가 31개 본산을 관할하는 총본산으로, 남북을 초월한 한국 불교의 중심 역할을 맡았음을 보여 준다. ‘총본산건설소역원’에는 이종욱을 비롯해 31본사 주지 스님, 도편수 최원식 등 총 52명의 이름이 들어 있다. ‘총본산건축비각사부담액’에는 성불사나 보현사 유점사, 귀주사, 석왕사 등 북한 사찰들이 포함돼 있고 본산 주지 스님과 비용 부담액이 개별적으로 상세히 적혀 있어 신빙성을 더한다. 이 기록은 1938년 발행된 ‘조선불교총본산대웅전건축보고’ 중 ‘조선불교진흥갱생책을 토의한 결과 통제 기관으로 중앙에 총본산을 건설할 것을 결의하고’라고 쓰인 내용을 뒷받침한다. ●비녀·반지 등 공양물 많아 함께 발견된 각종 비녀와 반지 등은 시주자들이 보내온 공양물이다. 이 유물들은 조선시대 전통을 잇거나 혹은 조선시대 대웅전 상량엔 봉안하지 않던 것들이 섞여 있어 흥미롭다. 불교중앙박물관 관장 흥선 스님은 “대웅전 상량식이 조선시대에서 현대로 전이되는 중간 과정에서 있었던 만큼 근대문화와 근대미술의 변천 과정을 보여 주는 귀중한 자료들”이라며 “개인 기증자 파악과 유물의 전문적인 연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교중앙박물관은 내년 초쯤 기증기탁 유물전시회를 통해 이 유물들을 일반에 보여 줄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응급의료기관 42% 시설·인력 미달

    응급의료기관 42% 시설·인력 미달

    정부가 지정한 응급의료기관 열 곳 중 네 곳은 시설, 인력 등 법적 기준을 못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력 충원율이 낮아 응급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드러났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452곳의 응급의료기관(권역센터 16곳, 전문센터 4곳, 지역센터 119곳, 지역기관 13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 시설·장비·인력 등 필수영역의 법적 기준 충족률이 58.4%(264곳)에 그쳤다고 13일 밝혔다. 조사는 2010년 8월부터 지난 6월까지 실시됐다. 조사 결과 기준 충족률이 2010년 조사 때의 48.2%보다 10.2% 포인트 높아졌지만 여전히 절반 정도에 그치는 미흡한 수준이었다. 항목별로는 인력기준 충족률이 59.1%로 가장 낮았다. 시설과 장비 충족률은 각각 93.6%로 2010년 71.7%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장비 충족률은 22% 개선 필수영역 충족률을 의료기관 종별로 살펴보면, 권역센터(93.8%)와 지역센터(86.6%)는 높은데 비해 전문센터(50.0%), 지역기관(46.0%)은 절반 이상이 낙제 수준이었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지역응급의료센터의 경우 서울·부산·인천·대전 등은 충족률이 100%인 반면 광주는 25.0%, 전남은 42.9%에 그쳤다. 지역응급의료기관은 제주(100.%)·부산(88.5%)·울산(85.7%) 등이 높은 데 비해 대구(40.0%)·광주(45.0%)·경기(36.7%) 등은 평균(46.0%)보다 낮았다. ●중증환자 응급실 머무는 시간 짧아져 지역응급의료기관을 제외한 권역·전문·지역응급센터 139곳을 대상으로 한 질 평가 결과 응급의료의 신속성과 치료효과 등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었다. 뇌혈관·심혈관질환과 중증외상환자 등 3대 중증 응급질환자의 응급실 평균 재실시간은 2009년 3.2시간에서 2011년 3.0시간으로 단축됐으며, 급성뇌혈관질환자의 뇌영상검사에 걸리는 시간은 17.0분으로 2010년(21.8분)보다 4.8분이 단축됐다. 복지부는 필수영역을 충족시킨 기관 중 평가결과 상위 80%(211개소)에 21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기준을 갖추지 못한 기관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시정조치 및 지정취소 등을 요청하기로 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애그플레이션의 공습] ‘과실 北進’… 평창서 사과!

    ‘제주 감귤’, ‘청도 복숭아’, ‘대구 사과’, ‘경산 포도’ 등은 머지않아 옛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가 뜨거워지면서 농작물 지도가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통계청과 농촌진흥청은 13일 “아열대 현상 심화로 농작물 재배 한계선이 계속 북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특산물 개념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대표적인 아열대 작물인 감귤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제주도에서만 생산됐으나 지금은 전남, 경남 등 내륙에서도 재배된다. 지난해 감귤 재배에 나선 경남은 재배면적이 10㏊를 넘어섰다. 복숭아는 온난화 덕분에 동해(凍害) 발생이 줄어 재배면적이 넓어졌다. 청도군 등 경북지역에서만 충족시키던 복숭아 최적 생육조건(연평균 11~15℃)이 충북, 강원 등지에서도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충북은 복숭아 재배 면적이 1990년 1184㏊에서 올해 3743㏊로 20여년 사이 세 배 이상 늘었다. 남한 최북단 지역인 경기 파주시의 재배면적도 1992~2007년 15년 사이 1.2㏊에서 15㏊로 급증했다. 포도도 재배지가 북상했다. 포도의 주산지인 경북은 지난해 8306㏊로, 가장 넓었던 1998년(1만 3703㏊)보다 39.4% 급감했다. 물론 여기에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값싼 칠레산 포도가 대거 들어왔다는 점도 작용했다. 그 와중에도 강원 영월군은 1992년 7.2㏊에서 2007년 67.9㏊로 재배 면적이 늘면서 강원 제1의 포도 산지로 자리 잡았다. 사과 주산지인 경북은 재배면적이 1992년 3만 6355㏊로 역대 최고치에 올랐다가 지난해 1만 9024㏊로 거의 반토막 났다. 강원 지역의 재배면적(434㏊)이 최근 5년 새 네 배가량 급증한 것과 대조된다. 추위에 잘 견디지 못해 주로 남부지방에서 재배된 쌀보리는 주산지가 전남에서 전북으로 북상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공직열전 2012] (28) 보건복지부 (하) 국장급 주요 간부

    [공직열전 2012] (28) 보건복지부 (하) 국장급 주요 간부

    보건복지부 고위 관료들에게는 전문성과 보편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준의사’나 ‘준약사’가 돼야 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의 제도는 복잡하기 짝이 없다. 그러면서도 보건과 복지, 보험 등의 제도는 큰 틀에서 서로 연결되는 만큼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복지부 국장급의 ‘뼈대’는 행시 31회다. 김원종 보건의료정책관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복지사업 기획에 탁월하다. 사회서비스 바우처제도, 아동지원발달계좌 등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권덕철 복지정책관은 기초생활보장제도, 의료급여제도 등 복지제도 전반을 총괄하는 ‘복지통’이다. 지난해 부양 의무자의 소득 기준 완화를 이끌어냈다. 조남권 보육정책관은 김 국장, 권 국장과 함께 행시 31회 3인방이다. 올 초 ‘보육 대란’이 터진 가운데 어린이집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어린이집 규제 완화와 공공성 강화 등의 성과를 이루어냈다. 보육과 함께 올해 복지부의 최대 이슈였던 포괄수가제는 장재혁 건강보험정책관이 담당했다.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포괄수가제를 설명하는 등 업무 추진에 있어서 ‘화끈’한 면모를 보인다. 복지부는 외부 인사에 대한 개방성도 높은 편이다. 정책의 범위와 대상이 넓은 만큼 타 부처와의 공조와 비고시 출신의 전문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원희 인구아동정책관은 간호학과 보건학을 전공하고 석사 특채로 공직에 입문했다. 보건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복지부 3대 주무관실 중 하나인 인구아동정책관 자리에 올랐다. 양병국 공공보건정책관은 서울대에서 의학과 보건학, 의료관리학을 전공한 의료 전문가로 복지부 내 질병과 보건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도 2명이 복지부에 몸담고 있다. 이승철 정책기획관은 재정부에서 예산과 공공정책 분야를 담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복지부와 재정부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류호영 사회서비스정책관은 국무조정실에서 의료산업발전기획단 부단장과 복지여성심의관을, 기획예산처에서 양극화민생대책본부 총괄기획관을 역임했다. 둘 다 복지부의 정책을 한눈에 조망하는 시야를 갖췄다. 외교부 출신으로는 이경렬 국제협력관이 지난해 부임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보건의료 현안, 보건의료산업의 국제 통상 등에서 역할이 크다. 복지부의 국장급은 비교적 젊은 편이다. 낮은 연차라 할 수 있는 행시 36, 37회 국장이 3명이다. 조직이 커지면서 빠른 인력 충원이 필요했다는 게 복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도태 복지행정지원관은 복지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복지 전달 체계 개선을 총괄하고 있다.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 지역복지 활성화 등이 그의 몫이다. 양성일 연금정책관은 장관 비서관, 인사과장, 대변인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7년 가까이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분야에 몸담으며 쌓아온 이론과 실무를 자랑한다. 곽숙영 한의약정책관은 생명윤리안전과장 시절 존엄사 논쟁,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 등의 사안에서 복지부가 중심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노홍인 노인정책국장은 행시 기수로는 가장 낮은 기수(37회)지만 기획조정실에서 예산과 법무를 담당하고 장관 비서관을 거치는 등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강북, 강남보다 흡연율 높아…왜?

    서울 강북 지역 흡연율이 강남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낮을수록 담배를 더 많이 피운다는 통설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12일 보건복지부의 ‘2011년 지역건강통계’에 따르면 서울 성인 남성의 현재 흡연율(평생 5갑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 중 현재 흡연하는 사람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49.1%)였다. 종로구(48.7%)·은평구(47.5%)·중구(47.0%)·노원구(46.4%)·강북구(45.9%)·중랑구(44.8%)·금천구(44.8%)·성동구(44.3%)·광진구(44.1%) 등이 뒤를 이었다. 흡연율 1∼10위 가운데 금천구를 뺀 9개 구가 모두 강북 지역이었다. 반면 흡연율이 낮은 곳은 서초구(34.2%)·양천구(39.4%)·강남구(39.6%)·송파구(39.7%)·영등포구(40.8%) 등 주로 강남 지역이었다. 이런 흡연율의 차이는 소득과도 연관이 있었다. 서울에서 가구당 월평균 소득(2008년 기준)이 가장 높은 곳은 서초구(479만 8000원)·강남구(453만 6000원)·송파구(376만 2000원)·마포구(360만 2000원)·영등포구(337만 5000원)·강동구(337만 3000원)·양천구(336만 2000원) 등이었다. 이에 비해 흡연율 1위인 성북구의 소득은 290만 9000원으로 하위 7위, 은평구(292만 3000원)와 중구(281만 2000원)도 각각 하위 8위, 5위에 그쳤다. 복지부의 ‘2010 국민건강통계’에서도 소득이 낮은 사람의 흡연율이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소득 하위 계층의 성인 남성 흡연율(54.2%)이 상위 계층(43.5%)보다 크게 높았다. 그런가 하면 최근 경찰이 입건한 음주 폭력자도 대부분 저소득층이었다. 결국 소득이 낮을수록 술과 담배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공직열전 2012] (26) 보건복지부 (상) 고위직 면면

    [공직열전 2012] (26) 보건복지부 (상) 고위직 면면

    사회복지와 국민 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보건복지부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서민 복지 지원 확대, 저출산·고령화 대책 및 이를 위한 사회 기반 확충, ‘의료 한류’ 바람을 타고 주목받는 보건의료 산업까지 복지부의 손이 닿아야 할 영역은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복지부는 정책 추진이 어렵고 힘든 부처 중 하나다. 당사자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이슈들이 유독 많다. 소비자, 산업계, 이익단체 등이 저마다 목소리를 높인다. 성장과 분배의 가치 충돌이 정책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회의 요구는 많지만 예산은 한정돼 있다. 그렇다 보니 복지부 공무원에게는 정교한 정책을 만들어 정책 대상자들을 설득하고 중재하는 능력이 한층 더 요구된다. 임채민 장관은 산업자원부 공보관과 산업기술국장, 지식경제부 제1차관 등을 거친 ‘산업통’이다. 지경부 차관과 국무총리실장으로 있으면서 두루 소통을 했던 능력과 경험이 장관 발탁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경부 차관 시절 신성장 동력을 강조했던 임 장관은 최근 보건의료 산업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손건익 차관은 정통 복지부 관료 출신이다. ‘사회안전망’ 전문가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등 사회복지 분야의 대표적인 제도들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 업무 집중도와 추진력이 강하다. 직원들 일하는 게 마음에 안 들면 호통도 치는 스타일이다. 전만복 기획조정실장은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했다. 복지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지원국장, 주미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등으로 일하면서 국제통상 분야 경험도 쌓았다. 직원들에 대한 포용력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박용현 사회복지정책실장은 보건, 보험, 노인 등 주요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05년 중국산 김치 기생충 알 파문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청 정책홍보관리본부장에 임명돼 사태 수습을 이끌었다. 최희주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장은 ‘야전’ 스타일이다. 의약 분업, 약가 인하 등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뜨거운 감자’들을 두루 다뤘다. 올 초 보육시설 대란이나 신종플루 사태 대책도 그가 세웠다.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 포괄수가제 등 논란이 많았던 보건의료계 사안은 이태한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지휘했다. 정보통신 분야에 관심이 많아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성락 대변인은 복지부 식품정책과장과 식약청 식품안전국장 등을 거친 식품 분야 전문가다. 식품위생 분야의 교과서인 ‘식품위생법의 이해’(2002)를 집필하는 등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 안도걸 보건산업정책국장은 기획예산처 민간투자제도과장 시절 민자사업(BTL) 제도의 기틀을 닦았다. 임종규 건강정책국장은 주로 보건의료 분야를 담당하며 병원, 제약회사 등과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복지부 축구동호회 회장을 맡는 등 직원들과의 친화력이 좋다. 송재찬 장애인정책국장은 보건산업, 보험, 국민연금 등 복지부 내 주요 업무를 거쳤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차분하고 진중하게 일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설정곤 첨단의료복합단지조성사업단장은 30여년째 복지부에 몸담으며 ‘입양의 날’과 실종아동법 등을 제정했다. 고졸 학력의 9급 서기보로 시작해 국장급에 오른 입지전적 간부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화된 복지는 설 자리가 없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정치화된 복지는 설 자리가 없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한국의 복지는 지난 몇 년간 재정과 제도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 왔다. 복지예산은 올 예산 중 28.2%로 국방, 교육 등을 앞질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복지제도도 사회보험과 수당성 연금, 보육·돌봄을 포함한 각종 사회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것들은 대부분 도입된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복지 성장에도 국민이 느끼는 복지 체감도는 나아지지 않은 것 같다. 정부에 의한 복지 공급은 증가하는데 수요자는 왜 그것을 체감하지 못할까. 복지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이 같은 문제를 인식했고 근본적인 원인이 복지서비스 전달과정의 분절화, 파편화에 있음을 주목하였다. ‘분절적·파편적 전달체계’란 복지급여와 서비스가 최종 수요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신청·조사·결정·제공 과정이 급여와 서비스별로 따로따로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이러다 보니 서비스별로 각각의 과정에 투입되는 사회적 자원 중 상당 부분이 일반관리비용으로 소모되거나 행정력의 낭비가 발생하여 왔고 복지급여나 서비스와 관련된 정보가 제각각 관리됨으로써 중복 수혜나 대상자 누락과 같은 문제가 초래됐다. 또한 국민들도 급여나 서비스 이용을 위해 각기 다른 창구를 이용해야 하는 혼란을 감수해야 했다. 이는 복지를 확충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나라가 경험한 문제로, 선진국들은 복지정책과 관련한 부처를 통합해 복지서비스를 제도적으로 연계·통합하거나 원스톱 센터와 같은 일원화된 전담창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정부도 시행착오 끝에 2010년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인 ‘행복e음’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우리나라 복지전달체계가 근본적으로 변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됐다. 그간 논란이 됐던 복지급여의 부정 수급이나 급여 횡령을 포함한 관리운영상의 문제점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약 3849억원의 복지재정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지난 1일 보건복지부는 행복e음 시스템을 더욱 확장하여 정부 11개 부처 198개 복지사업 정보를 연계하는 ‘범정부 복지정보연계시스템’을 개통하였다. 이 시스템을 통해 중앙부처의 전체 복지서비스를 누락이나 중복 없이 꼭 필요한 국민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보다 확대된다고 한다. 전 부처 복지사업정보를 활용해 복지·보건·일자리·교육·돌봄·주거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상담·연계·제공할 수 있어 수요자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중복수급 여부, 사망 등 정보를 주기적으로 제공하여 복지가 더욱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면 동사무소 복지공무원 A씨는 복지 수요자의 방문 시에 수요자가 어떤 복지서비스를 이미 받고 있고 또 받을 수 있는지 알기 어려웠으나, 앞으로는 전 부처의 293개 복지사업 중에서 빠진 서비스를 발굴하여 자세한 서비스 내용, 신청방법 등을 상담·안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수요자의 입장에서도 복지 서비스의 사각지대가 줄어들 뿐 아니라 간편해진다. 최근 소득이 줄어든 B씨는 자신이 어떤 복지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고 어떻게 신청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복지로’에 접속하거나 가까운 동사무소를 방문, 신청 가능한 전 부처 서비스를 검색하고 자세한 신청방법이나 장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워킹맘 E씨의 경우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청하려면 건강보험공단에서 보험료 납부증명서를 발급받아 아이돌봄서비스 제공기관을 방문하였으나, 앞으로는 가까운 읍·면·동 사무소에 방문해서 별도로 건강보험 납부증명서 제출 없이 신청이 가능해진다. 이 시스템은 내년 3월까지 95개 복지사업을 더 부가하여 16개 부처의 293개 복지사업에 대한 정보가 통합된다. 정치화된 복지는 허구일 뿐 설 자리가 없다. 국민의 손에 닿을 수 있는 따뜻하고 효율적인 복지를 위해서는 현 복지체계의 끊임없는 재편이 필요하다. 정부가 구축한 복지정보의 원스톱 시스템이 다른 정부 정책뿐 아니라 대선을 앞둔 정치인들에게도 타산지석이 되길 기대한다.
  • ‘붕대 투혼’ 유도 황희태 3·4위전서 절반패… 아쉬운 5위

    ‘붕대 투혼’ 유도 황희태 3·4위전서 절반패… 아쉬운 5위

    2일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유도 100㎏급 3·4위전. 32강전에서 상대와 머리를 부딪쳐 붕대를 칭칭 감았지만 계속 피가 배어났다. 한국 유도팀의 맏형 황희태(34·수원시청)는 상처입은 황소처럼 거친 숨을 내뿜었다. 자신보다 15㎝나 크고, 7살 어린 헨크 그롤(네덜란드·2위)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과감하게 선제공격을 시도했지만, 그롤에게 되치기를 당하며 절반패했다. 파란만장했던 그의 올림픽 도전은 5위로 끝났다. 투기 종목인 유도, 그중에서도 100㎏급이란 점을 떠올리면 서른넷이란 운동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지 오래. 그래도 ‘황소’ ‘탱크’ 등 별명에서 짐작하듯 힘과 투지에 관한 한 태릉선수촌을 통틀어 둘째가라면 서럽다. 훈련량 또한 조카뻘 후배들 못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 올림픽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그는 이미 오래전에 최전성기를 경험했다. 2003년 세계선수권을 우승하는 등 90㎏급 최강자로 군림했다. 당연히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0순위로 꼽혔지만, 준결승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이즈미 히로시(일본)에게 종료 10여초를 남기고 업어치기 절반을 내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충격이 컸던 탓일까. “은퇴를 결심했다. 군대도 공익으로 다녀와서 인생을 새로 시작하려고 했다.”고 황희태는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전만배 상무 감독의 설득으로 황희태는 다시 도복 끈을 졸라맸다. 이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 같은 해 대한유도회 최우수선수로 뽑히는 등 부활을 알렸다. 물론 불운과의 악연은 쉽사리 끊기지 않았다. 2008년 5월 베이징올림픽 최종선발전에서 선배 최선호에게 무릎을 꿇었다. 올림픽만 보고 4년을 내달려온 그는 유도복을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을 터. 그 무렵 일본 종합격투기 센고쿠((?極)가 러브콜을 보냈다. 앞서 윤동식(40), 김민수(37), 정부경(34) 등 유도계 선배·동료가 이미 일본 종합격투기에 진출했던 상황. 그러나 황희태는 매트로 돌아왔다. 설득에 일가견이 있는 정훈 대표팀 감독의 집요한 권유로 100㎏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그의 나이 서른하나 때다. 100㎏급 선수치곤 ‘꼬마’나 다름없는 175㎝의 키를 강점으로 만들었다. 한 뼘쯤 큰 상대를 빠르게 파고들어 괴력의 업어치기로 넘겼다. 단조로운 기술이지만, 알고도 당하는 필살기가 됐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자신감을 회복한 황희태는 파리 그랜드슬램, 중국·독일그랑프리 등을 징검다리 삼아 런던까지 왔다. 앞서 정경미(27·하이원)도 오가타 아카리(일본)와의 여자 78㎏급 1회전에서 유효패해 탈락했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지방시대] 지방공무원이 지방발전의 동력이다/양덕순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지방공무원이 지방발전의 동력이다/양덕순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자치에 있어서 그 주인은 주민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지방자치를 직접 운영해 나가는 것은 지방공무원이다. 따라서 지방자치의 성공 여부는 여러 요소에 의해 좌우되지만 지방공무원의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노력 여하도 중요한 변수이다. 지역의 발전이 곧 국가의 경쟁력과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지역의 발전은 그 지역주민과 지방의회의원 그리고 자치단체장의 공동적인 노력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상호 이해가 대립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지방의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은 의욕 면에서 높다 할지라도 지역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 및 관리하는 데 있어 자신의 정치적 목적과 이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있다. 이런저런 이유 등으로 장기적인 지역발전의 추진은 사실상 직업공무원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공공행정은 점점 복잡하고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한다. 지방자치 행정도 서비스행정으로서 그 서비스를 계획, 배분, 공급하는 데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더구나 지역의 문제는 그 지역문제로 한정되지 않고 전국적인 문제와 연계되어 있다. 주민 간 그리고 지역 간 복잡하고도 첨예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경우에는 문제 해결에 오랜 경험과 구체적인 실무적 지식과 기술을 갖춘 공무원에게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지역에서의 모든 대소 문제들은 지방공무원에 의한 전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 이제 지방은 국가의 보호 울타리에서 벗어나 세계와 경쟁하고 있다. 또 중앙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 지역의 자립적 발전체제를 구추하는 데 필요한 권한과 사무를 지방정부에 이양해 주고 있다. 이제 지방공무원들은 중앙이 결정한 정책을 단순히 집행하는 소극적 행정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양된 권한과 사무를 지역 여건에 부합되게 경쟁력 있고 창의적인 정책 결정과 집행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행정인이 되어야 한다. 복잡한 지역 내 문제도 주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지방공무원들은 명실공히 자신의 지역정책에 대해 주인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부여받게 되었다.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이 확보되어야 한다. 첫째, 지방공무원에 대한 교육훈련은 지방자치단체의 생산성 향상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연결되는 투자라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둘째, 미국이나 유럽처럼 직무수행을 위한 기본교육은 자체적으로 실시하되 그 수준을 넘어서는 것은 외부교육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 보편화되고 있는 정보기술을 활용한 학습방법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특히 학습자의 지속적인 동기 유발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교육과 오락이 통합된( Edutainment) 접근이 요구된다. 넷째, 교육훈련결과에 대해서는 반드시 보수나 승진체계와 연결시킴으로써 공무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특히 성과지향적인 공정한 인사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공무원 능력 개발에 있어서 절대적인 전제조건이다. 다섯째, 중앙정부는 지역이 자신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공무원 인사와 관련된 권한을 과감히 이양해야 한다. 이제 지역은 스스로의 발전을 모색하는 자립적 발전체제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충분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이를 촉발하고 견인할 지방공무원이 요구된다.
  • 급조된 둘레길 길잃은 둘레길

    급조된 둘레길 길잃은 둘레길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둘레길이 많이 생겨났지만 탐방객들의 불만은 높아만 가고 있다. ●경쟁적 조성… 관리는 뒷전 예산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웰빙 분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각 지자체마다 노선만 대충 그어 놓은 채 관리는 뒷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주도 올레길 탐방객 피살 사건을 계기로 둘레길 등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 수 있게 관련법 개정안이 예고되고 있으나 실제 설치까지에는 예산 문제로 상당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에는 1코스(계양산)부터 17코스(송도미래길)까지 17개의 둘레길이 있다. 이와 별도로 남동구 문화생태누리길, 부평구 비타민길, 연수구 연수둘레길, 계양구 역사체험문화재길 등 기초지자체에서도 둘레길을 조성했거나 조성 중이다. 이 둘레길들은 코스의 상당 부분이 주택가와 대로변을 통과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설치돼 있다. 억지로 녹지축을 이어 만들어서다. 어떤 노선은 기존 등산로와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들다. 안내판조차 부족한 데다 일부 구간은 시와 구에서 제각각 코스를 만들어 헷갈리게 하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은 유명해진 것만큼이나 민원도 많다. 기본 정보부터 헷갈린다. 안내센터는 5개 코스 71㎞라고 소개하지만 지리산 둘레길을 관리하는 ‘사단법인 숲길’ 사이트에는 22개 코스 300㎞로 돼 있다. 길이가 무려 4배 이상 차이 난다. 인터넷 블로그에는 특히 표지판에 대한 불만이 많다. 어떤 표지판에는 글씨도 없이 화살표만 대충 그려져 있다. ●인천, 표지판 부족·코스간 중복 정부가 산책로와 탐방로 등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 개정안을 31일 입법예고하지만, CCTV가 실제 설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자체들이 많은 예산을 들여 외진 길인 둘레길에까지 CCTV를 설치할 여력이 없는 데다 일부에서는 CCTV 반대 여론마저 일고 있다. 31개 시·군에 135개 둘레길이 조성된 경기도의 경우 당장은 CCTV 설치 예산이 없어 내년 예산 편성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내년이 돼도 예산부족 등으로 설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예산 부족 CCTV 설치 난항 올해까지 4개의 둘레길 47.4㎞를 조성할 계획인 양주시는 산길 코스가 많아 CCTV 설치를 위한 예산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최근 소풍길 53.9㎞를 개통한 의정부시도 출입구에 CCTV를 설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탐방객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아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둘레길 관련 예산이 연간 2억여원에 불과한 상태에서 140㎞에 달하는 관내 둘레길에 CCTV를 설치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밝혔다. 최모(38·여)씨는 “제주도 탐방객 피살 사건 이후 정부가 법 개정 등을 통해 둘레길에 CCTV 설치를 촉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자체 분위기는 그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모(45)씨는 “호젓하고 자유로움을 느끼기 위해 찾는 둘레길에서까지 CCTV의 감시를 받아야 하는 것이 왠지 어색하다.”면서 “순찰 등 다른 방법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준·장충식기자 kimhj@seoul.co.kr
  • 특허 수수료, 카드 포인트로 납부

    특허청은 새달 2일부터 신용카드 포인트로 특허 수수료를 납부할 수 있는 ‘신용카드 포인트 납부제도’를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소멸될 수 있는 카드 포인트를 활용함으로써 납부자의 경제적 부담도 줄고 납부 편의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인트 납부가 가능한 카드는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외환카드 등이며 출원료와 심사청구료, 등록료 등 모든 특허 수수료에 사용할 수 있다. 납부할 수수료와 포인트는 차감 처리된다. 수수료가 포인트보다 많을 경우 포인트로 우선 결제하면 부족 금액은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복수의 신용카드 포인트 통합 납부는 불가능하다. 납부 시스템 과부하와 결제오류 등 시스템 운영상 문제가 우려돼 카드사별 조회·납부만 가능하다. 신용카드 포인트는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포인트를 활용한 특허 수수료 결제는 특허로(www.patent.go.kr)에 접속한 뒤 ‘수수료 납부’ 메뉴에서 실행할 수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출원 및 등록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참여 카드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인물이라면/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인물이라면/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대통령 선거일인 12월 19일까지 5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여야 대통령 예비 후보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김문수, 안상수, 임태희, 김태호 후보 등 다섯 명이 나와 겨루고,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김영환, 김정길, 정세균, 박준영, 조경태 후보 등 여덟 명이 뛴다. 그리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가 또 하나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경선의 속내를 보면 치열함이 배어 있지 않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가 된다는 예상을 뒤집을 만한 변수가 없어 싱겁다. 지난 24일 TV토론을 했지만 뜨겁지 않았다. 민주당은 딱해 보인다. 경선은 하지만 안 교수와 메이저 리그에서 겨룰 후보자를 선출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안 교수는 새로운 정치를 외치지만 잊혀질 듯하면 이벤트를 만들어 자기를 알리는 고도의 정치행위를 하는 듯하다. 이게 ‘안철수식 정치’이고 신중함의 결과인지 모르지만, 변화를 외치는 그의 행보에 신선함보다는 짙은 정치적인 산법이 느껴진다. 지금 대한민국은 심각한 위기이다. 경제위기에 복지위기가 겹친 모습이다. 수출, 투자, 내수가 모두 불안하다. 올 하반기 경제 성장률이 3%는 고사하고 2%대가 되리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제는 아직 위기이며, 유럽연합(EU)은 휘청거리고,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에서 자유무역협정(FTA) 방식으로 경제를 끌던 우리나라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EU 회원국의 작은 경제뉴스에도 주가가 요동치는 게 우리 경제의 현주소이다. 부동산 경기침체도 세계경제의 침체, 한국경제의 위기에서 나온 현상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복지문제도 심각하다. 국민행복지수가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2위이다.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인 사회적 지출, 형평성 등 사회통합 부문의 최하위 점수가 행복지수를 낮추는 요인이 됐다는 게 연구결과이다. 인구 고령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데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이다. 노인 빈곤율은 전체 노인 중 중위 소득 미만에 속하는 노인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그리스의 23%보다도 두 배나 높다. 노인 빈곤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하지만 정부 부채와 연계돼 있어 손대기가 쉽지 않다. 현재 정부 부채는 420조 7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34% 정도이다. 전년도 33.4%보다 0.6% 포인트 확대됐다. 정부 부채는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게 문제이다. 2030년까지 인구 고령화로 사회보장성 지출 증가만으로도 정부 부채는 GDP대비 72.3%에 달하며, 여기에 외화자산 매입, 공공주택 공급지원 등 금융성 채무의 증가까지 포함하면 106%에 이른다는 예측이다. 현재대로라면 대한민국은 경제위기가 복지위기를 키우고, 복지위기가 다시 경제위기를 키우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 그래서 차기 대통령의 역할은 막중하다. 위기 극복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정치적 전략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인기에 영합해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면 그 인물이 비록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불행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정치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 소설 ‘람세스’에는 이런 글이 있다. 생산은 중요하다. 그러나 분배는 더 중요하다. 한 계급의 이익을 위한 지나친 부는 불행의 원인이 된다. 골고루 나누어진 부는 기쁨의 씨앗이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어떤 배도 굶주리지 않는다. 이처럼 생산과 분배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바탕이 돼야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수 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대통령에 당선됐던 1933년 당시 미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였다. 경제위기와 복지위기가 겹쳐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루스벨트는 한 손으로는 공공투자사업을, 다른 한 손으로는 사회보장법 제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경제위기와 복지위기의 악순환 고리를 끊었다. 한국은 미국과 다른 정치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런 차이를 인식하면서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인물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그에게 지지를 보내고 싶다.
  • 리베이트 수수액따라 처벌 강화된다

    내년부터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구매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와 약사에 대한 행정처분 수위가 리베이트 수수액에 따라 결정된다. 법원의 판결 전에 적극적으로 행정처분이 내려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리베이트를 받았다가 2차례 이상 적발되면 가중 처분되며, 리베이트 제공자에 대한 판매정지 및 품목허가 취소 기준도 한층 강화된다. 보건복지부는 약사법·의료기기법 시행규칙과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31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약사에 대한 행정처분(자격정지)을 리베이트 액수와 연계하기로 했다. 현재는 리베이트 수수에 따른 벌금을 기준으로 행정처분이 이뤄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벌금 액수를 기준으로 행정처분이 이뤄지는 현행 규정을 따를 경우 벌금액이나 형사처벌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리베이트 수수액을 기준으로 하면 판결 전에도 행정처분이 가능해 또 다른 위반행위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복적으로 리베이트를 받은 경우 가중처분하기로 했다. 두 번째 리베이트 수수 사실이 적발되면 1차 적발 때보다 자격정지 기간이 2개월 늘어나고, 세 번째 적발되면 액수에 관계없이 최장 12개월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다. 가중처분 적용 기한도 1년에서 5년으로 대폭 늘어난다. 단, 리베이트 수수 사실을 자진신고할 경우 행정처분을 낮춰주는 방안도 개정안에 담겼다.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가 적발된 자에 대한 판매정지 및 품목허가 취소 등 조치도 크게 강화됐다. 우선,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약품 품목허가자나 수입업자, 의료기기 제조·수입업자에 대해서는 1차 적발시 3개월(기존 1개월), 2차 적발시 6개월(기존 3개월)의 판매업무 정지처분을 내릴 수 있다. 또 세 번째 걸리면 해당 의약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리베이트 금지 대상자 확대, 리베이트 관련 품목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목록 삭제, 위반자 명단 공포 등을 통해 리베이트를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천재 시인 백석과 늙은 양치기

    [최동호 새벽을 열며] 천재 시인 백석과 늙은 양치기

    지난 7월 1일은 천재 시인 백석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백석은 1912년 평북 정주에서 출생해 1930년 소설로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일본 유학 후 1936년 1월 시집 ‘사슴’을 간행해 시단에 혜성과 같이 등단했다. 1935년의 정지용 시집에 이어 다음 해 백석 시집의 출간은 한국 현대시가 실질적으로 서구 모더니즘을 극복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김기림은 ‘백석 시집을 가슴에 안고’라는 신간 서평을 통해 백석 시집이 ‘신년 시단에 한 개의 포탄을 내던졌다.’고 표현한 바 있다. 백석은 문학적 명성만큼 행복한 시인은 아니었다. 구원의 여성 란과 사랑을 이루지 못한 이후 조선일보사를 그만두고 함흥 영생고보의 영어교사로 부임했지만 다시 여기서 만난 자야 여사와의 사랑 또한 불행한 결말로 끝났다. 1940년대에는 만주 일대에서 방랑하듯 생계를 위해 측량보조원, 측량서기, 소작인 등 온갖 고초를 겪는 극빈의 생활을 경험했다. 백석이 이 시기에 쓴 것으로 여겨지는 역작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과 같은 시는 그의 시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남북 분단으로 문단에서 사라진 그의 시들은 유종호 신경림 등의 선구적인 논의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봉인된 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의 시가 다시 사람들에게 읽히기 시작한 것은 1988년 납북·월북작가들에 대한 해금 조치 이후다. 2001년 북의 유족들에 의해 1995년 백석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1959년 1월부터 사망시까지 양강도 삼수군 관평리의 협동농장에서 양치기 생활을 한 것도 전해졌다. 1958년 10월 이른바 당에서 내려온 ‘붉은 편지’ 사건 이후 당성이 부족한 작가들에게 현지 지도원으로 내려가 ‘붉은 작가’로 단련할 것을 요구하는 당의 명령에 따라 백석은 자원 형식으로 내려간 것이었다.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는 산간 오지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양의 출산을 기뻐하고 양을 몰고 나갔다가 양을 몰고 들어오는 단조로운 생활이었을 것이다. 분단 이후 백석에 대해 최초로 본격적인 평필을 든 유종호가 그의 시에서 한국적 페시미즘을 논한 것은 그의 문학만이 아니라 생애 전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어떻게 보면 백석의 문학적 인간적 불행은 한국문단의 불행이자 분단시대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말해 주는 사례일 것이다. 인생의 전반부는 천재시인으로 평가되는 문단적 명성을 누렸으나 인생의 후반부는 산골오지에서 양치기로 살아야 했다는 것은 그의 생에 드리워진 비극적 운명이라고 말하는 것 외에는 다른 어떤 말로도 논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 만주에서 방랑을 시작할 무렵에 이미 그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고 있었던 것 같다. 1941년에 발표한 ‘흰 바람벽이 있어’에서 그는 하늘이 사랑하는 사람을 낼 적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라고 노래했다. 20대 초반의 미끈하고 준수한 미남의 얼굴과 70대 중반의 늙은 양치기의 얼굴에서 백석의 반세기가 교차한다. 산간 오지의 양치기가 돼 산야를 누비면서 바라보았을 수많은 봄과 여름을 떠올려 본다. 그는 하릴없는 여름날 느리게 걸어가는 양들과 흰 구름과 들꽃을 스쳐 가는 바람을 보았을 것이며 바람결에 스치는 그 향기를 느꼈을 것이다. 복권을 위해 당에 충성하는 편지와 시를 쓰며 울분을 다스려야 했던 40대 후반의 자신을 그는 회심의 미소를 띠며 회상했을 것이다. 회한과 오욕을 넘어선 경지에서 하늘을 바라보았을 그의 미소가 잔잔하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운명의 사슬을 벗어난 그가 영원한 자유인으로 웃고 있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출간된 ‘백석문학전집’을 통독하면서 한국 현대시의 정점에 서 있는 그의 시와 20세기 한국인이 헤쳐 나와야 했던 역사적 굴곡의 상징적 축도로서 그의 생이 하나가 돼 만들어진 큰 바위 얼굴과 같은 거대한 시인의 초상화를 그려 본다.
  • [영화프리뷰] ‘락 오브 에이지’

    [영화프리뷰] ‘락 오브 에이지’

    국내 대중문화계만 복고 열풍이 강하게 부는 것은 아니다. 뮤지컬 영화 ‘락 오브 에이지’도 록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당시의 수많은 히트곡에서부터 다소 촌스럽게 느껴지는 패션과 헤어스타일은 영화를 보는 내내 록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 한복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로 만든 ‘락 오브 에이지’는 전체적으로 음악에 맞춰 스토리가 이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줄거리가 다소 신파조에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록 음악의 마니아로 당시의 향수를 느끼고 싶은 관객에게는 크게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영화의 배경은 1987년 할리우드 선셋 스트립의 전설적인 록클럽 ‘버번 룸’. 록과 팝이 공존하던 당시에 점차 쇠락해 가는 ‘버번 룸’의 부활을 꿈꾸는 사장 데니스(알렉 볼드윈)와 록을 악마의 음악이라고 공격하는 시장 부인 패트리샤(캐서린 제타존스)의 기싸움이 팽팽하게 펼쳐지던 시기다. 이런 가운데 오직 가수의 꿈을 안고 혈혈단신 할리우드에 온 셰리(줄리앤 허프)와 록밴드 데뷔를 꿈꾸고 있는 드류(디에고 보네타)의 성공스토리와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실질적으로는 이 두 청춘 남녀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지만,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바로 록의 전설 스테이시 잭스 역으로 열연한 톰 크루즈다. 온몸에 문신을 하고, 손톱엔 검은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허세 가득한 표정을 짓는 그에게서 인상 좋고 매너 좋은 ‘친절한 톰 아저씨’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대신 다소 과격함이 느껴지는 록스타로 완벽 변신했다. 보컬 트레이너에게 따로 훈련까지 받았다는 그는 이 영화에서 건즈앤로지스의 ‘파라다이스 시티’ 등 총 8곡의 노래를 소화하며 그간 갈고 닦은 노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주옥같은 80년대 히트곡들이다. 본조비, 익스트림, 미스터빅, 트위스티드 시스터, 저니, 알이오 스피드 웨건, 포이즌 등 80년대를 풍미했던 록밴드들이 부른 30여곡의 히트곡들이 영화를 가득 채운다. 수록곡들은 때로는 등장 인물들의 감성을 표현하기도 하고, 상황을 설명하는 데 활용된다. 하지만 뮤지컬 드라마라는 장르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많은 노래들이 나열식으로 흘러 나와 이야기 속에 잘 녹아들지 못해 다소 산만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만일 록음악을 잘 모르는 관객이라면 같은 뮤지컬 영화인 ‘맘마미아’보다는 대중성이 덜해 재미를 덜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톰 크루즈, 알렉 볼드윈, 폴 지아마티, 캐서린 제타존스 등 망가짐을 불사한 명 배우들의 호연이 영화를 살린다. 새달 2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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