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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정배 “야권연대 논의 안하면 중대 결심” 최후통첩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10일 야권 연대 논의를 위한 긴급 회동을 가졌으나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특히 천 대표는 안 대표에게 11일까지 야권 연대 논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을 경우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는 최후 통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대표와 천 대표,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야권 연대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동은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야권 통합을 제안한 이후 국민의당 내에서 통합과 연대를 둘러싼 내홍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열렸다.  안 대표의 경우 통합은 물론 연대 문제도 완전히 정리됐다는 입장이지만, 천 대표와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의 압승 저지를 위한 연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천 대표측 관계자는 “안 대표를 끝까지 설득한다는 입장”이라며 “현재로선 불출마 등은 고려하지 않는다. 다만 끝까지 설득이 안 되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천 대표가 안 대표에게 11일까지 야권 연대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에 나서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중대 결심은 탈당과 분당을 포함해 1월 25일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라고 했다. 1월 25일은 국민의당과 천 대표측 옛 국민회의가 통합에 합의한 날이다.  이에 대해 안 대표측 관계자는 “이날 안 대표와 천 대표, 김 위원장이 회동을 가진 것은 사실이나 천 대표가 탈당을 시사한 것은 아니다”며 양 대표의 갈등으로 인한 분당 위기를 부인했다.한편 김 위원장측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며 “천 대표와 교감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마취환자 성범죄’ 의사 면허 취소한다

    ‘마취환자 성범죄’ 의사 면허 취소한다

    주사기 재사용 의료사고도 포함… ‘비도덕 진료’ 최대 1년 자격 정지 의료 재판중에도 업무중단 추진 앞으로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를 입히거나, 수면 마취한 환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은 면허가 취소된다. 신체·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 제대로 진료하기 어려운 의사도 면허 취소 대상이다. 보건복지부는 9일 환자 안전을 위해 의료인 면허 관리제도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의료인 면허관리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가수 고(故) 신해철씨의 집도의에게 위 절제 수술을 받은 외국인 환자가 또 사망하고, 원장이 뇌손상 후유증을 앓던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97명이 C형간염에 집단감염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자 의사면허 관리 체계를 손보기로 한 것이다. 복지부는 이달부터 입법 작업을 시작해 국회에 추가 의료법 개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19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 위기에 처한 ‘의료법 일부 개정안’에는 일회용 주사기 사용에 관한 처벌 강화 조항만 포함돼 있다. 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한 의사는 의사면허 자격을 최대 1년간 정지한다. 환자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을 고의로 초과 투여한 의료인,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주사제를 사용하거나 마약·대마·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여한 상태에서 진료한 의료인, 고의로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술을 마시고 진료한 의료인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는 이런 경우 최대 1개월의 자격정지 처분만 내릴 수 있으며,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도 없다. 복지부는 비도덕적 진료행위 여부를 판단할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전문영역도 심의할 수 있도록 전문과목별 자문단을 구성한다. 또 의료인단체 중앙회와 지역의사회, 보건소 등에 신고센터를 운영해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손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의료과실 여부에 대한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더라도 계속 진료하면 환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의료인에게 자격정지명령을 내리는 방안도 도입한다. 현행 의료법에도 비슷한 조항이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아 보완하기로 했다. 보건당국은 신해철 집도의에게 지난 7일 업무정지명령을 내렸다. 3년에 한 번 하는 면허신고에 대한 검증 절차도 강화한다. 의료인은 면허 신고를 할 때마다 뇌손상, 치매 등 신체적·정신적 질환 여부를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허위로 신고하면 과태료를 무는 등 처벌을 받게 된다. 신체·정신 질환이 있는 의료인은 동료 의사가 평가해 진료 행위를 계속해도 좋을지를 따진다. 이른바 ‘동료평가제’로, 현재 캐나다에서 시행하고 있다. 면허 취소 후 재교부를 신청한 의료인, 2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의료인도 동료평가 대상이다. 의사 보수 교육도 강화한다. 현재는 매년 8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면 되지만 앞으로는 3년마다 이뤄지는 면허신고 때마다 보수교육과는 별도로 의료법령, 의료윤리, 감염예방 등에 대한 필수교육을 2시간 이상 받아야 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신해철 집도의, 비만 수술 중단하라”

    뒤늦은 중지 명령 아쉬움 지적도 의사끼리 ‘동료평가제’ 도입… ‘문제 의사’ 퇴출 등 처분 추진 가수 고(故) 신해철 씨의 수술을 집도했던 서울 S병원 강모 원장에게 지난 7일 비만 관련 수술·처치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보건복지부는 8일 신해철 집도의가 운영하는 의료기관에서 재판 중에도 환자가 사망하는 등 문제가 계속 발생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24~26일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보건소, 관련학회와 함께 합동 현지조사를 한 결과 국민 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의료법 제59조에 따라 이런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신해철씨에게 위장관유착박리술 등을 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검찰에 기소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7월 강 원장은 새로운 외과 병원을 열어 지금까지 계속 수술을 해왔다. 지난해 11월 한 외국인 남성이 강 원장에게 위 절제 수술을 받고 나서 숨졌고, 같은 시술을 받은 외국인 여성이 합병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아직 의료과실 여부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어, 강 원장이 수술해도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 그러나 보건당국이 의료법에 근거해 좀 더 빨리 수술·처치 중지 명령을 내렸다면 추가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는 의료 사고를 막고자 동료 의사들끼리 서로 평가해 문제가 있는 의사는 퇴출하는 ‘동료평가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지역의사회에서 ‘현장 동료평가단’을 구성해 진료적합성을 평가하고, 문제가 있으면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해 필요하면 복지부 장관에게 자격정지 등의 처분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복지부는 장기요양 1등급, 치매 등 진료행위에 현격한 장애가 우려되는 자, 다수 민원이 제기된 자, 면허신고 내용상 면밀한 주의가 필요한 자, 면허취소로 면허재교부를 신청한 자를 동료평가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동료평가제는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의 원장이 교통사고로 뇌손상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사 면허체계 개선의 후속 대책으로 추진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관가 블로그] 그릇 깰까봐 설거지 안 한다고?

    [관가 블로그] 그릇 깰까봐 설거지 안 한다고?

    “설거지하다가 그릇 깬 사람을 혼내는 게 아니라 그릇 깰까 봐 설거지 안 하는 사람을 혼내겠다는 것입니다.” 복지부동 공무원을 찾아내 적극적으로 일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를 담은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이 지난 7일 입법예고됐다.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시행되는 개정안의 핵심은 ‘그릇 깰까 봐 설거지 안 하는 사람’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만석 인사혁신처 윤리복무국장은 8일 “소극 행정이 나타나는 두 가지 요인은 ‘감사’(징계)에 대한 우려와 복지부동해도 처벌받지 않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국민들이 2014년 인사처 여론조사에서 공무원 인사 분야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은 것이 ‘무사안일, 철밥통’(35.2%)이다. 이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시행규칙 개정안과 그밖에 현재 정부가 시행 중인 ‘소극 행정 근절 대책’을 두고 관가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행정자치부의 한 공무원은 “안 그래도 감사 때 징계 사유가 될까 봐 재량권이 있는 업무를 하면서도 괜스레 눈치를 봤는데, 이번 개정안으로 ‘소극 행정’이라는 문책 사유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되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털어놨다. 소극 행정으로 비치는 행태들 가운데는 법령이 불명확해 유권해석이나 법 적용이 곤란하거나 사안이 민감해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담당 공무원이 재량권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라는 ‘항변’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점을 감안해 각 기관 감사부서가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사전 컨설팅 감사’를 시행하고 있다. 재량권이 있는 공무원에게 컨설팅을 해 준 감사부서가 그 책임을 대신 지게 하는 것이다. 인사처에 따르면 ‘사전 컨설팅 감사’는 올해부터 중앙부처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인사처는 올 상반기부터는 소극 행정 신고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2월 감사원법 개정 이후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면 적극 행정에 대해서는 면책도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일선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실제로 감사 때 책임을 묻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때문에 적극 행정에 대한 면책이 실제로 가능하도록 체계를 쌓고 새로운 인사 정책에 대한 공무원들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 해임·파면 등 징계 처분을 강화하는 것보다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단독]서류만 한 달… 다나의원 구제신청 10%뿐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C형 간염에 집단 감염된 환자 97명 가운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한 사람은 고작 10명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다나의원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내고 “신속하고 충분하게 권리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사고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 신청 제도를 안내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중재원 문을 두드린 환자는 극히 일부였다. 정부의 약속과 달리 적극적인 구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단 보도자료로 안내했고, 환자들에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 구제를 신청한 환자들은 신청서 서류를 떼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고 말한다. 다나의원 피해자 30대 임모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건소는 ‘경찰이 자료를 다 가져갔다’고 하고 경찰은 ‘조사 중이니 줄 수 없다’고 떠넘겼다”며 “복지부마저 도와주지 않아 다들 지쳐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C형 간염으로 간경변이 오고 있는데도 몇 날 며칠 다나의원을 오가고 환자 단체의 도움으로 정보 공개 청구를 해서 서류를 마련했다. 임씨는 “일반인이 국가 기관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가는 책임 없다고 나 몰라라 하는데, 우리는 어디에 가서 호소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감기 치료차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아버지와 함께 C형 간염에 감염됐다. 중재원의 권위적인 태도도 문제였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들과 상담하며 아직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아 (조정 중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이 얘기를 듣고 상심해 발길을 돌린 환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주사기 재사용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조항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그러나 환자에게 불리한 의료분쟁 조정 제도를 개선하는 이른바 ‘신해철법’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신해철법에 대해서는 현재 의료계에서 논란이 있어 정부는 국회 논의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10명의 환자에 대한 조정·중재 절차가 시작됐지만 결론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 다나의원 사건에 대한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 이 병원이 재사용한 주사기 때문에 C형 간염에 감염됐다는 인과관계가 증명돼야 한다는 이유로 중재원이 절차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나의원 내원 환자에 대한 C형 간염 검사는 아직 70%밖에 진행되지 않아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빨리 보상을 받아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선 속이 탈 뿐이다.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는 12주 약값이 약 4600만원이다. 12주 복용 시 완치율이 95% 이상이고 부작용도 적지만 항암제보다 비싸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페그인터페론’이라는 주사제가 있지만 부작용이 심해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안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제하기보다 여론의 눈치만 살피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또 다른 병원인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 피해자들에게 우선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원장 노모(59)씨가 숨져 피해자 보상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했다. 다만 대상은 이 병원에서 주사 시술을 받아 C형 간염에 걸렸음이 명확히 입증된 환자에 한해서다. 치료비는 고인의 유족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환수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혈액 매개 감염병 검사를 완료한 이 병원 환자 2365명 가운데 C형 간염 항체 양성반응이 확인된 감염자는 306명이며 이 중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은 153명이다. 다나의원 피해자들에게도 정부가 치료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복지부는 “구제 절차를 적극 안내하겠다”고만 밝혔다. 권 실장은 의료기관을 잘못 관리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정부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입장은 변함없으며,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책임 문제도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서류만 한 달… 다나의원 구제신청 10% 뿐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C형 간염에 집단 감염된 환자 97명 가운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한 사람은 고작 10명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다나의원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내고 “신속하고 충분하게 권리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사고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 신청 제도를 안내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중재원 문을 두드린 환자는 극히 일부였다. 정부의 약속과 달리 적극적인 구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단 보도자료로 안내했고, 환자들에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 구제를 신청한 환자들은 신청서 서류를 떼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고 말한다. 다나의원 피해자 30대 임모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건소는 ‘경찰이 자료를 다 가져갔다’고 하고 경찰은 ‘조사 중이니 줄 수 없다’고 떠넘겼다”며 “복지부마저 도와주지 않아 다들 지쳐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C형 간염으로 간경변이 오고 있는데도 몇 날 며칠 다나의원을 오가고 환자 단체의 도움으로 정보 공개 청구를 해서 서류를 마련했다. 임씨는 “일반인이 국가 기관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가는 책임 없다고 나 몰라라 하는데, 우리는 어디에 가서 호소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감기 치료차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아버지와 함께 C형 간염에 감염됐다. 중재원의 권위적인 태도도 문제였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들과 상담하며 아직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아 (조정 중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이 얘기를 듣고 상심해 발길을 돌린 환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주사기 재사용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조항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그러나 환자에게 불리한 의료분쟁 조정 제도를 개선하는 이른바 ‘신해철법’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신해철법에 대해서는 현재 의료계에서 논란이 있어 정부는 국회 논의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10명의 환자에 대한 조정·중재 절차가 시작됐지만 결론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 다나의원 사건에 대한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 이 병원이 재사용한 주사기 때문에 C형 간염에 감염됐다는 인과관계가 증명돼야 한다는 이유로 중재원이 절차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나의원 내원 환자에 대한 C형 간염 검사는 아직 70%밖에 진행되지 않아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빨리 보상을 받아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선 속이 탈 뿐이다.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는 12주 약값이 약 4600만원이다. 12주 복용 시 완치율이 95% 이상이고 부작용도 적지만 항암제보다 비싸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페그인터페론’이라는 주사제가 있지만 부작용이 심해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안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제하기보다 여론의 눈치만 살피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또 다른 병원인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 피해자들에게 우선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원장 노모(59)씨가 숨져 피해자 보상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했다. 다만 대상은 이 병원에서 주사 시술을 받아 C형 간염에 걸렸음이 명확히 입증된 환자에 한해서다. 치료비는 고인의 유족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환수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혈액 매개 감염병 검사를 완료한 이 병원 환자 2365명 가운데 C형 간염 항체 양성반응이 확인된 감염자는 306명이며 이 중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은 153명이다. 다나의원 피해자들에게도 정부가 치료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복지부는 “구제 절차를 적극 안내하겠다”고만 밝혔다. 권 실장은 의료기관을 잘못 관리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정부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입장은 변함없으며,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책임 문제도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시승기] 온오프 ´팔방미인´ 뉴아우디 Q7 타보니

    [시승기] 온오프 ´팔방미인´ 뉴아우디 Q7 타보니

     최대 28도의 오르막 코스를 가뿐히 넘겼다. 오르막 중간서 브레이크를 놓았다. 미동 조차 없다. 오토 홀드라는 파킹 어시스턴트 기능 덕이다. 22도의 가파른 좌우 경사길(원사이드 슬로프 코스)도 대수롭지 않게 지났다. 차고가 높아 혹여 전복 되진 않을까. 기우였다. 몸이 살짝 쏠렸지만 차체는 흐트러짐 없이 평형을 유지했다. 뉴 아우디 Q7은 좌우 30도 경사각도 버텨낸다는 게 강사의 설명이다.  지난 7일 인천 네스트 호텔에 마련 된 오프로드 트랙에서 아우디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7’의 2세대 모델을 먼저 타봤다. 시승은 ‘45 TDI 콰트로’ 모델로 이뤄졌다. 오르막, 좌우경사길 뿐만 아니라 울퉁불퉁한 노면을 재현한 요철 코스, 좁은 진흙길, 불규칙한 험로를 재구성한 범피 코스 등을 주행했다. Q7은 이 모든 가혹한 오프로드 주행코스를 자신있게 달렸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콰트로 시스템은 도로 상황에 따라 네 바 퀴 모두에 동력 배분을 달리한다. 접지력과 구동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다. 범피 코스서 바퀴 한 두개가 떠도 나머지 바퀴가 무리 없이 차를 움직였다. 턱을 미리 인지해 헤드업디스플레이에 자동으로 경고음을 주는 기능도 좋았다.  특히 4륜 조향 시스템이 인상적이다. Q7은 앞뒤 바퀴를 최대 5도까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릴 수 있어 회전 반경이 11.4m에 불과하다. 실제 면허 7개월 차인 기자도 좁은 진흙길을 무리 없이 회전해 빠져나왔다. 온로드에서도 부담이 없다. 네스트호텔에서 인천대교 기념관을 지나, 송도 유니버스 골프클럽을 거쳐 돌아오는 왕복 80km구간 시승에서도 Q7은 조용하고 흔들림이 없었다. Q7은 고속 주행 시 자동으로 서스펜션(노면의 충격이 차체나 탑승자에게 전달되지 않게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이 30㎜ 내려가 최적의 승차감을 보장한다. 오프로드시에는 최대 60㎜까지 서스펜션을 높일 수 있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1.4㎞. 가격은 8580만원~1억 1230만원 사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커버스토리] 호텔 침대서 손가락만 까딱 … 아직도 카드 키로 문 여나요

    [커버스토리] 호텔 침대서 손가락만 까딱 … 아직도 카드 키로 문 여나요

    비즈니스호텔이 사물인터넷(loT) 기술의 경연장으로 탈바꿈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객실 문을 열 수 있고 TV 리모컨 버튼 조작 한 번으로 객실 내 온도와 조명 조절까지 가능해지는 등 최첨단 기술이 호텔업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홍희경 기자와 김진아 기자가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협조를 받아 비즈니스호텔에서의 최신 loT 기술을 체험해 봤다. ■롯데시티호텔 명동 ‘정말 TV 리모컨으로 다 됐다. 그런데 왜 리모컨이어야 하지?’ 지난 1월 서울 을지로 3가역 근처에 문을 연 비즈니스호텔 ‘롯데시티호텔 명동’에는 LG전자와 협업해 구축한 ‘스마트호텔 TV솔루션’이 도입됐다. TV 리모컨을 통해 객실 조명과 온도를 제어할 수 있고, 호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객실 청소를 요청할 수 있고, 문밖에 ‘방해하지 마세요’란 메시지를 점등시킬 수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TV에 표시된 QR코드를 읽어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으면, 리모컨 없이 스마트폰으로 조명 등을 제어할 수도 있다. 상반기 중 아이폰에도 제어 기능이 탑재될 전망이다. 나아가 미러링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에 있는 콘텐츠를 TV 화면에 띄워 볼 수도 있다. 리모컨으로 객실의 각종 장치를 제어하는 기술의 편리함은 쉽게 예상됐지만, 과연 이것이 꼭 필요한 기능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품은 채 지난달 26일 하루를 묵었다. 침대 머리 옆에 조명 전체를 제어하는 호텔 객실 스위치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신축 호텔을 지을 때 TV를 허브로 삼아 조명 등을 제어할 수 있게 만들면, 침대 테이블처럼 비즈니스호텔에 꼭 필요하지 않은 가구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호텔 측 설명을 들으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밤이 되어서야 TV솔루션의 효용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존에 호텔에서 묵을 때와 확연히 달라진 객실 내 동선이 그려졌다. 도심의 비즈니스호텔답게 22㎡로 넓지 않은 호텔방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침대에 파묻혀 TV를 보는 일 정도에 제한되는데, 손에 쥔 TV 리모컨이 대부분의 일을 해주니 움직일 필요가 없어졌다. 물론 호텔 객실에서 격렬한 활동을 하는 이들은 많지 않겠지만, 호텔이라는 낯선 환경에 있다 보면 여러 가지를 확인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게 된다. 아침식사 시간을 확인하려고 침대에서 먼 탁자에 던져 뒀던 쿠폰을 집어 들어 살핀다거나, 자다 말고 온풍기를 끄거나, 화장실등을 끄기 위해 누워 있던 몸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 번거로움도 간단히 해결됐다. 집에서 잘 쓰지 않던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 역시 TV 채널이 한정된 호텔 객실에선 유효했다. 여행 중 뉴스를 보기 싫어도 객실에서는 하릴없이 CNN과 BBC만 봐야 했던 서러움을 날릴 만한 기술로, 실제 이 기능에 대해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문의한다고 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신라스테이 광화문 복도에서 문 앞까지는 10여 걸음. 스마트폰 화면에 뜬 모바일 키를 클릭하자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객실 문이 열렸다. 플라스틱 카드 키를 객실 문 앞에 갖다 대지 않고 조금 떨어져 있었음에도 스마트폰 모바일 키 클릭 한번으로 편리하게 객실 문을 열 수 있었다. 호텔신라의 비즈니스호텔인 신라스테이 광화문이 지난달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객실 예약부터 체크인, 호텔 주변 여행 가이드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삼성SDS와 공동 개발한 이 앱은 현재 신라스테이 광화문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바쁜 비즈니스호텔 이용객들이 시간을 절약하고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도록 앱을 이용한 체크인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있는 신라스테이 광화문에서 기자가 직접 서비스를 이용해 봤다. 먼저 스마트폰에 신라스테이 앱을 설치한 뒤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이후 프런트에 가서 체크인을 하면 직원이 확인 후 스마트폰에 모바일 키를 전송한다. 다만 이때 일반 객실 키도 함께 지급받는다. 아직 앱을 통한 객실 내 온도나 조명 조절 등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닫는 것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에서 객실 층 버튼을 누를 때도 모바일 키 하나로 해결이 가능하다. 앱 메인 화면에서 모바일 키 부분을 클릭하면 객실 번호와 함께 초록색 열쇠 모양이 뜬다. 이 부분을 클릭해 주황색으로 변하면 모바일 키가 활성화됐다는 의미다. 이때 엘리베이터에서 가고자 하는 층수를 선택할 수 있고 객실 문도 열 수 있다. 이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간편함’이다. 플라스틱 카드 키를 일일이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특히 플라스틱 카드 키를 휴대전화와 같이 붙여 다녔다가 망가져 다시 카드 키를 재발급받은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서비스가 편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호텔신라는 이달 말 앱 서비스를 확대 운영한다. 앱으로 어메니티(객실 비품) 추가 신청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나아가 객실 내 조명 조절이나 TV 프로그램 선택 등도 앱으로 이용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호텔업계에서는 이런 서비스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앱 개발 비용이 만만찮고 기존 호텔의 객실 문을 전부 교체해야 하는 등 비용 부담이 커서다. 때문에 새로 짓는 호텔부터 이런 서비스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하세월 응급실’ 이유 있었네… 인천·제주 병원 절반 함량 미달

    서울대병원 “권역응급센터 포기” 정부, 소규모 기관 인력 지원 추진 인력과 장비,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응급의료기관이 전국에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의료법이 정한 법정 기준을 100% 충족한 지역은 대전뿐이었고, 나머지 시·도의 응급의료기관은 모두 ‘함량 미달’이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3일 전국 414개 응급의료기관을 평가한 결과 법정 기준 충족률이 2014년 83.9%에서 지난해 81.9%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인천과 제주 소재 응급의료기관 2곳 중 1곳은 응급의료에 필요한 인력·장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의료 인프라가 풍족한 서울조차 10곳 중 3곳이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3년 연속 법정 기준을 지키지 못한 응급의료기관은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지정을 취소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응급의료기관들이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은 인력 문제가 가장 큰 이유다. 취약 지역의 응급의료기관은 지역 내에 채용할 간호사가 부족해서, 서울 등 수도권의 응급의료기관은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아끼려고 법정 기준 이하로 인력을 채용해 운용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정 기준에 맞는 인력을 갖췄다는 의료기관도 현장에 나가 확인해 보면 응급실 전담 간호사가 다른 업무까지 겸임하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은 이렇게 인건비를 아낄 수 있어도, 전담 인력이 부족하면 위급한 환자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부터 취약 지역 응급의료기관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해당 권역 대학병원이 지자체와 정부 지원을 받아 의료 인력을 많이 채용한 뒤 취약지의 소규모 응급의료기관에 파견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예비 수요 조사 중이며 3월 중 사업 모형을 만든다. 이런 방식의 제도적 보완에도 의료 현장의 볼멘소리는 여전하다. 특히 권역응급센터의 경우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거치며 시설·인력 기준이 대폭 강화돼 급기야 서울대병원조차 두 손을 들었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복지부에 음압격리병상 등 감염 예방을 위한 추가 병상을 설치할 공간이 없다며 차라리 권역응급센터 지정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서울 서부권역의 유일한 권역응급센터로, 지정이 취소되면 권역 내 중증 응급환자가 갈 곳이 없어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의 응급실 과밀화지수는 182%로 가장 높아 감염 환자 발생 시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병원이 시설 기준을 이유로 권역응급센터로서의 역할을 포기한다는 것은 공공병원으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4월부터 상급종합병원 간병비, 8만원→2만원으로

    오는 4월부터 상급종합병원도 보호자나 간병인을 대신해 간호사가 종합적인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한다. 환자의 간병비 부담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전국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상급종합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시기를 애초 2018년에서 오는 4월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시행되면 하루 2만원 정도로 간병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간병비는 통상 하루 8만원 수준이다. 산정특례를 적용받는 중증질환자는 간병비가 4000원까지 감소한다. 복지부는 이 서비스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을 서울지역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올해 말까지 40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은 공공병원 23곳과 지방 중소병원 89곳 등 112곳에서 시행하고 있다. 서울의 대형 민간병원에서 간호 인력이 많이 필요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면 상대적으로 근무 환경이 열악한 지방 간호인력이 서울로 쏠릴 수 있어 정부는 공공병원과 지방 소재 병원을 중심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계기로 환자가 많이 몰리는 의료기관의 감염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돼 상급종합병원과 서울 소재 종합병원, 병원급 의료기관도 인력과 시설을 갖추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톡!톡! talk 공무원] ‘업무 혁신 선도’ 서주현 행자부 협업행정과장

    [톡!톡! talk 공무원] ‘업무 혁신 선도’ 서주현 행자부 협업행정과장

    육아휴직 중 얻은 아이디어로 사무실 구석구석 불편사항 개선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분명 불편한데도 애써 바꾸기엔 귀찮은 것들이 있다. 가령 사무 공간에 있는 수많은 전등 스위치가 각각 정확히 어느 곳의 전등 스위치인지 모르면 일일이 눌러 볼 수밖에 없는데도 애써 개선하지는 않는다. 또 정수기 높이가 낮으면 물을 마실 때마다 허리를 굽혀야 해 불편하지만 굳이 높낮이를 조정하기엔 수고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서주현(44) 행정자치부 협업행정과장 손에 들어가면 확 바뀐다. “조금이라도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게 보이면 바로 고칩니다. 필요한 재료는 점심 시간이나 퇴근 후에 인근 시장, 문구점에 가서 사비를 써서라도 사면 되거든요.” 그는 행자부에서 ‘특이한 공무원’으로 통한다. 단순히 남들보다 민첩하고 부지런해서 그런 건 아니다. 행정직인데도 스마트기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친숙하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그런 차이가 일하는 방식은 물론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11층 협업행정과 사무실에 가 보면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있다. 창가에 있는 그의 자리에는 2년 전부터 의자가 사라지고 없다. 높은 책상 위에 업무용, 인터넷용 컴퓨터 두 대만 놓여 있다. 서 과장뿐만 아니라 협업행정과 공무원 절반 이상은 하루 대부분을 서서 일한다. 사무실 한가운데에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앉아 토론할 수 있는 대형 탁자가 놓여 있다. 그 앞에 걸려 있는 화이트보드는 서 과장이 직접 주문했다. 서 과장이 협업행정과로 배치받은 2014년 9월 이후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제가 오기 전에도 11층은 2011년부터 ‘스마트오피스’로 시범 지정돼서 행자부에서 유일하게 책상마다 파티션이 없어요.” 당시 서서 일할 수 있는 책상이 반짝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행자부에 본격적으로 서서 일하는 문화가 안착된 것은 서 과장이 철공소에 직접 책상을 주문 제작해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공무원시험에 응시한 척추장애인 수험생을 위해 철공소에서 비슷한 책상을 만든 적이 있어요. 알음알음으로 철공소 연락처를 알게 돼 실행에 옮겼죠.” 그는 ‘집중력 상승’을 서서 일하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둘째 아이를 낳고 1년 동안 육아휴직을 할 때 복귀하면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당시 인사실 교육훈련과 과장이었던 그는 본보기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의무감에 하긴 했는데 그동안 못 읽었던 신문도 꼼꼼히 읽고 인터넷 블로그로 기록도 남기다 보니 아이디어가 샘솟았죠.” 복직 후 그는 에어비앤비, 구글코리아 등 혁신 기업으로 알려진 곳을 두루 찾아다녔다. “공간이 혁신을 만든다는 말이 있어요. 이미 혁신을 이룬 기업들은 어떻게 공간을 사용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업무 혁신을 꾀하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공공기관의 잘못된 영어 사용 바로잡기 작업은 서 과장이 평소 사용해 오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제작 업체 ‘채팅캣’ 대표와 페이스북에서 인연이 닿으면서 시작됐다. “어학 실력이 검증된 원어민을 통해 잘못 사용하는 영어를 바로잡는 데 드는 비용은 건당 단돈 200원이에요. 공모를 했다면 상상도 못 했을 가격이죠.”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4월부터 간호사가 간병·간호 다한다

    4월부터 간호사가 간병·간호 다한다

     다음달부터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는 간호사로부터 간호와 간병을 모두 받을 수 있게 된다.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은 상급종합병원장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대한병원협회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상급종합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추진 시기를 2018년에서 올해 4월로 앞당긴다고 2일 밝혔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환자가 고용한 간병인이 아니라 전문 간호사가 환자의 간병과 간호를 책임지는 제도다. 복지부는 현재 공공병원 23곳과 지방 중소병원 89곳 등 전국 병원 112곳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이 서비스를 서울 상급종합병원 등을 포함 올해 말까지 4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의료법 개정으로 ‘포괄간호서비스’에서 이름이 바꿨다”면서 “이 서비스에 건강보험을 적용받으면 환자가 부담할 금액은 하루 2만원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증질환자들은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감경 받는 산정특례를 적용 받아 4000원까지 부담이 줄어든다.  일각에선 간호 인력 다수가 필요한 이 서비스가 서울에서 시행되면, 근무 여건이 열악한 지방 간호 인력이 서울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간호 인력이 충분한 간호등급 3등급 이상 대형병원에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지방 간호사의 서울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간호 등급은 병원의 병상당 간호인력을 나타내는 등급이다. 간호사가 많을수록 1등급에 가깝다.  복지부는 올해 말까지 서비스 시행 병원이 400곳으로 늘어나면 환자 2만여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추가로 필요한 간호 인력 확보를 위해 간호대 정원을 늘리고,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를 통해 쉬는 간호사 인력이 병원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내 개발 신약’ 건보 최고가 적용

    ‘국내 개발 신약’ 건보 최고가 적용

    앞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허가받은 신약은 건강보험 적용 시 최고가가 적용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임상적 유용성이 기존 약제와 비슷한 국내 개발 신약’의 약값을 대체 약제의 최고가까지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평가 기준을 만들어 2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새로 만든 신약의 효능이 기존에 존재하는 약제와 비슷할 경우 지금까지는 비슷한 의약품의 시장 평균 가격(가중평균가) 수준에서 약값을 정했지만 이제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신약에 대해서는 비슷한 의약품 가운데 가장 비싼 품목 수준으로 약값을 우대한다.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허가받은 의약품 ▲혁신형 제약기업이 개발한 의약품 ▲국내에서 임상시험 1상 이상을 수행한 의약품 ▲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거나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의약품 등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약값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이런 내용은 지난달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결정됐다. 기존 의약품보다 효능이 뛰어난 ‘혁신 신약’에 대해서는 지난달부터 운영하고 있는 ‘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 협의체’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6월까지 약가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번 정책으로 제약산업의 신약 연구·개발 투자를 이끌어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국민이 더 좋은 의약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제약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하는 종합적인 약가제도 개선 정책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수십억 들인 심폐소생기 장식품 전락

    수십억 들인 심폐소생기 장식품 전락

    서울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춘수 의원은 서울시 시민건강국 업무현황보고에서, 심폐소생술 교육과 홍보에 집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ED는 환자에게 전기 자극을 줘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드는 응급의료기구이다. 2007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다중이용시설 등에 AED 설치가 의무화됐다. 복지부의 ‘AED관리운영지침’에 따르면 설치기관은 AED를 24시간 사용 가능하도록 비치하고, 일반인이 알아볼 수 있도록 안내표시를 부착해야 한다. 또 의료 및 안전 관련 업무 종사자나 응급처치 교육을 수료한 관리책임자가 월 1회 이상 정기점검도 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이 의무설치대상 120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AED가 설치된 51곳 중 관리책임자가 표시된 경우는 14곳에 불과 점검표는 12곳에, 안내표시는 2곳에만 부착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춘수 의원은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급한 AED의 관리가 부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본다”며 “이는 또한 AED 보급에만 신경 쓰느라 심폐소생술 교육은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춘수의원은 “AED가 ‘장식품’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려면 AED 사용법 등을 포괄하는 심폐소생술 전반에 대한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내 첫 담뱃갑 경고그림 나온다

    국내 첫 담뱃갑 경고그림 나온다

    국내 첫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의 윤곽이 이달 말 나올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경고그림 제정위원회’ 회의를 열고 흡연 경고그림의 위원회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작년 9월 구성된 경고그림 제정위원회는 그동안 어떤 그림이 한국인에게 명확하게 흡연 폐해에 대한 경고 효과가 있을지 논의해왔다.  위원회 관계자는 “3월 안에 경고그림의 디자인까지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작년 일찌감치 서강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한국형 흡연 경고그림의 주제에 대한 기초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연구진은 과학적 정보 전달과 함께 공포심·혐오감을 조성할 때 금연 효과가 높고,제도 도입 초반에는 흡연 피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을 우선 도입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냈었다.  경고그림은 12월23일부터 의무적으로 담뱃갑에 표시돼야 하며 복지부는 법 시행 6개월 전인 6월23일까지 사용될 경고그림을 최종 고시해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죽음과도 맞바꿀 맛이라니

    ‘사람들은 매우 아름다운 것 속에지극히 나쁜 것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인부지지미지중유지악야’(人不知至美之中有至惡也) 성현의 ‘부휴자담론’(浮休子談論) ‘아언’(雅言)편 ‘부휴자담론’은 부휴자라는 가공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세상 사람들의 잘못된 점을 풍자한 책입니다. 위의 글에서 성현이 아름다운 것 속에 나쁜 것이 들어 있는 사례로 든 것이 바로 독버섯과 복어입니다. 나물 캐러 갔던 사람들이 독버섯을 식용 버섯으로 착각하고 캐 먹는 사고가 가끔 일어납니다. 물론 이는 모양이 비슷해서 일어나는 사고입니다. 보통 독버섯은 색깔이 화려해서 식용과 구별이 됩니다. 아름다운 겉모습에 현혹되어 독버섯을 덥석 먹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복어는 참으로 맛 좋은 생선입니다. 심지어 중국 송나라의 소동파라는 시인은 복어를 두고 ‘죽음과도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까지 하였다는군요. 맛에 현혹되어 목숨까지도 걸겠다니…. 실제로 복어를 잘못 먹고 목숨을 잃는 사고가 요즘도 심심찮게 일어나는 걸 보면, 소동파의 표현이 지나가는 말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겉보기에 나쁜 것은 누구나 나쁜 줄 알고 피하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가 별로 크지 않습니다. 문제는 겉보기에 아무런 해가 없어 보이거나, 혹은 다른 것보다 더 좋아 보이는데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을 경우입니다. 독버섯이나 복어처럼 아름다운 색과 좋은 맛에 현혹되어 방심한 채 다가가다가 그 독에 당하게 되면 피해는 훨씬 더 클 것입니다.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 앞에서 새삼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까닭입니다. ■성현(成俔·1439∼1504) 조선 초기의 학자·문신. 자는 경숙(磬叔), 호는 용재(?齋), 부휴자, 허백당(虛白堂), 본관은 창녕. 대사헌, 예조 판서 등을 역임하였고, 당시의 음악을 집대성한 ‘악학궤범’을 편찬하였다. 청백리에 뽑힐 만큼 소박한 삶을 누렸다. 저서로 ‘허백당집’, ‘용재총화’, ‘부휴자담론’ 등을 남겼다. 시호는 문재(文載)이다. 조경구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 홈페이지(www.itkc.or.kr) ‘고전산책’ 코너에서는 다른 고전 명구나 산문, 한시 등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자치단체장 25시]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

    사람들을 그를 두고 ‘르네상스형 인간’이라고 한다. 그에게 문학세계 신인문학상(1999)을 안겨 준 수필 ‘돈바위산의 선물’은 간결하고 유려한 문체로 무장해 단숨에 읽힌다. 그 글솜씨로 행사 인사말이나 구청장 기고문을 대필 없이 직접 작성한다. 구청 곳곳에 구청장이 그린 그림들도 걸려 있다. 기억력도 비상하다. 세세한 것까지 머릿속에 저장하고, 특히 민원은 잊지 않고 꼭 결론을 낸다. 빈틈이 없으니 함께 일하는 공무원들이 피곤할 법하다. 진중하고 다소 데면데면한 성격 탓에 직원들은 섭섭할 때도 있지만 허투루 말을 내뱉지 않고 꼭 기억했다가 지키는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은 직원은 물론 구로구민에게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지난해 10월 개봉2빗물펌프장에 문을 연 발달장애 복합문화체육시설인 ‘두빛나래체육관’은 이 구청장의 특징과 철학을 대표할 만한 예다. 그가 2003년 구로구 부구청장으로 재임할 때도 장애인 생활 환경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꾸준히 들어왔다. 이동권 확보, 전용 공간 마련, 자립 교육 등 밀려드는 민원을 하나하나 처리했지만 서울시 본청으로 복귀해 이루지 못한 민원도 많았다. 2010년 민선 5기 구청장에 취임하면서 다시 차근차근 사업을 추진했다. 장애인 시설에 대한 불편한 시선과 예산 부족을 하나둘 해결해 결국 전국에서 유일하게 발달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만들어 냈다. “숙원 사업을 해결한 것이라 작지만 보람 있었죠.” 구상한 지 12년 만에 장애인 가족의 기쁨과 감사를 한몸에 받는 이 체육시설을 두고 이 구청장은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늘 그랬다.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고 말은 느릿하고 행동은 무뚝뚝했다. 민선 6기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보다 1.5배 많은 표를 얻어 이긴 것은 ‘진심이 통했다’고 할밖에. 구로구의 변화도 그의 성격과 닮아 있다. 겉보기에는 잠잠한데 속에서는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 특히 교육 면에서 잔잔하지만 큰 파장을 이끌어낼 만한 변화들이 있다. “새로운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그는 구립구로학습지원센터, 국제화특성초등학교 등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구로구를 교육 변방으로 생각하잖아요. 더 나은 사교육을 받으러 다른 동네로 이사 가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구립학습지원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다양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공부법을 가르쳐 주고 교육 멘토와 연결해 주는데, 무엇보다 이곳은 ‘공교육을 응원하는 기관’입니다.” ‘구에서 학원을 만들었느냐’는 눈총도 받았다. 그는 “학원이 아니라 공공과 교육 분야에서 아이들을 위해 함께 손을 맞잡아 보자는 시도였다”고 설명하고 “공교육을 살리는 혁신 모델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제화특성초등학교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구로구에 다문화가정 학생이 많은 점에 착안했다. 구로남, 영서, 동구로초등학교는 다문화가정 학생과 내국인 학생 수가 거의 비슷하다. 영서초등학교는 내국인이 45% 정도다. 이 구청장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새로운 교육 방법이 필요하다. 지난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상의해 공립국제초등학교를 만들어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국어, 영어, 중국어 등 다국어로 수업하고 중국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해 방학 때 교류를 한다. “다문화학생이 많아지는 현상을 거부할 게 아니라 장점으로 살리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거죠. 다문화 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가 생기고 그 학교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구로가 교육 일번지로 탈바꿈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교육만큼이나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복지’다. 구로의 복지는 5년째 서울시 평가 1위다.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는 ‘복지 네트워크 디딤돌 사업’에서 구청 직원과 통반장, 민간 후원자, 기업 등이 폭넓고 단단하게 연결돼 있다. 구청에서는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사례 관리 회의를 연다. 각 동의 복지담당, 방문간호사, 집수리 자원봉사, 사회복지사 등이 참여해 복지 시스템 밖에 있는 주민을 도울 방법을 찾는다. “오래되고 낡은 쪽방에만 어려운 일이 있는 건 아니에요. 동네가 멀쩡해도 속을 들여다보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구청장의 입에서 어려운 주민들의 사례가 술술 나왔다. 부부가 모두 암 투병 중이고 딸이 미성년자라 먹고사는 것도 버겁던 신도림동의 한 가족, 시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빼앗기며 살다가 지적 장애인 딸이 덜컥 아이를 가지면서 세 식구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수궁동의 지적 장애인 여성 등 눈물겨운 사연이었다. 사례 관리 회의에서는 이런 이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임대주택을 주선해 준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이런 복잡한 사연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 구청장은 “경기 부천 목사 부부 사건이나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간부회의에서도 논의하고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책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장기 결석자가 있는지, 학교 밖 아이들은 없는지 확인하고 학대받거나 사회 적응이 미숙한 아이들에게는 ‘꿈이 있는 대안학교’를 소개해 준다. “복지와 교육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넘칩니다. 한순간도 눈을 떼어서는 안 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차근차근 살피고 대책을 강구하면서 빈틈을 줄이고 더 나은 삶을 찾아 주고 있습니다.” 복지와 교육의 연장선에서 그가 올해 큰 기대를 거는 사업이 있다. 개발 소외 지역인 가리봉동의 가족통합지원센터다. “우리나라 산업 발달의 초석이 된 지역인데 오랫동안 낡은 지역으로 남아 있죠. 이곳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끊임없이 의견을 모은 끝에 종합적인 가족정책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족통합지원센터가 들어서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총면적 4321㎡, 지하 2층에서 지상 4층 규모로 세우는 센터는 가족지원시설, 작은도서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건강가정지원센터의 기능도 통합한다. 국비와 시비가 각각 50억원 투입되고 여기에 구비 20억원을 투입해 총사업비 120억원 규모의 사업을 벌인다. 오는 10월 착공해 2018년에 문을 연다. “모든 지원센터를 통합해 원스톱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을 보여줄 것”이라는 게 그의 구상이다. 구로철도기지창 이전이 올해의 최우선 과제다. 1974년 건설된 구로차량기지는 주변 슬럼화를 일으키고 지역 개발에 지장을 준다는 판단에 따라 2005년 국책사업으로 이전이 결정됐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던 사업은 계속 해를 넘기고 있다. 이 구청장은 “정부에서 꼭 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벌써 끝났을 텐데 안타깝다”면서 “구민과의 약속이니 올해 꼭 끝내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그의 가장 큰 바람은 청년 일자리 확보다. 그는 “다들 절망의 언덕에 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일할 곳이 없다는 게 진짜 안타까운 문제입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취업 준비를 하면서 한 해 면접을 몇백 번씩 보는 아이들에게 게으르다고, 눈이 높아 일자리를 가려서 취직을 못 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라며 그의 목소리가 이례적으로 높아졌다. “아무리 튼튼한 복지망으로도 이 청년들을 구제할 수 없는 것 같아 늘 안타깝다”는 그는 고용보험공단과 손잡고 문을 연 희망센터, 구로시장 안에 개장한 12개 청년가게 등 청년 일자리 정책을 조곤조곤 설명했다. 조만간 사회적기업 창업지원센터를 열어 청년들의 자립을 도울 계획도 세웠다.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보려 합니다. 그래 봤자 몇 자리나 만들겠냐는 눈총도 있겠지만 사회적인 공감대와 분위기 등을 이끌어낼 수 있겠죠. 작은 희망을 주민과 청년들에게 심어 주는 한 해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지금도 많은데… 어린이집 교사당 원아수 확대

    지금도 많은데… 어린이집 교사당 원아수 확대

      보건복지부가 올해부터 어린이집의 교사당 아동수를 늘릴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보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어린이집의 반별 정원기준을 각 시·도지사가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2016년 보육사업 안내’ 지침을 시행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어린이집의 교사 1명당 원아 수는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에 따라 만 0세 3명, 만 1세는 5명, 만 2세는 7명, 만 3세는 15명, 만 4세 이상은 20명으로 정해져 있다. 정부는 2013년 이 틀을 벗어나는 ‘초과보육’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하고 도서,벽지,농어촌 지역에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해왔다.  하지만 새로운 지침은 이런 기준을 적용하되 시·도지사가 관할 지역의 보육환경, 어린이집 운영 여건 등을 고려해 지방보육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교사 1명당 원아수는 만 0세의 경우 그대로 3명이지만, 만 1세는 6명, 만 2세는 9명, 만 3세는 18명, 만 4세 이상은 23명까지로 1~3명 늘어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정원을 조정해 추가 발생하는 수입금은 해당 보육교사의 인건비 추가지급, 처우개선 급여, 보조교사 채용 등에 우선 사용하도록 했다.  복지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보육의 질을 나쁘게 만드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와 아이들이행복한세상,한국여성단체연합 등 9개 시민단체는 “민간어린이집의 이윤을 위해 교사 대 아동비율을 높이는 것은 정부가 아동학대를 유발하는 것”이라며 “교사 대 아동 비율이 높을수록 보육의 질은 나빠질 것이며, 아이들도 안전사고에 노출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교사 대 아동비율이 높아서 문제”라며 “오히려 비율을 낮춰야 할 상황에서 민간어린이집의 이윤 보전을 위해 교사와 아이들을 더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

    이창우(46) 서울 동작구청장은 젊다.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장 226명 가운데 최연소다. 젊음이 흠이 될 건 없지만, 인구 구조와 공직 사회가 가파르게 고령화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구청장에게 부담은 될 수 있다. “연륜 있어 보이려 일부러 새치를 염색하지 않는다”는 젊은 정치인도 있지만, 그는 젊음을 애써 감추지 않는다. “젊은 덕에 주민들에게 넙죽 큰절해도 어색하지 않다. 요즘은 더 어려 보이려고 BB크림도 바른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의 ‘청년 다움’은 구정에도 녹아 있다. “공적 재정에 기대지 않는 복지 체계를 만들어 보겠다”며 어르신 행복주식회사를 설립한 일이나 “범죄율을 낮추겠다”며 지역 범죄 정보를 공개한 행보는 노회한 행정가는 하기 어려운 참신한 발상이다. 그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도 행정도 결국 사람을 위해 하는 일인 만큼 ‘사람 살기 좋은 동작’을 만들기 위해 향후 30년 미래 비전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 정권 10년 동안 핵심부의 ‘숨은 조력자’ 이 구청장은 자신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상도동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10살 되던 1980년, 가난한 농부였던 아버지 손에 이끌려 동작구 상도동으로 이사왔으니 지역과의 인연이 올해로 36년째다. 젊은 초선 구청장이지만 그가 정치권에 발들인 건 꽤 오래됐다. 1997년 기자인 매형의 권유로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의 당직자로 일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 정당을 이끌 때다. 27살이던 이 구청장은 학생운동을 하며 치열한 학창 시절을 보내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건설업체에 다니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그는 “‘학출’(학생운동 출신 노동자)로 필름공장에 위장 취업했던 이력도 있었던 터라 ‘이왕 세상을 바꾸려면 제도권 야당에 들어가 일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대변인실 자료부장’이 그의 첫 직함이었다. 이 구청장은 복 있는 정치인이다. 현대사에서 현 야권이 집권한 10년 동안 핵심부의 ‘숨은 조력자’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2년 대선 때는 민주당 후보였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곁에서 드라마 같던 당내 경선 과정부터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와 파기, 당선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 참여정부 5년 내내 대통령의 관저 생활을 보좌하는 청와대 제1부속실에서 행정관과 비서관으로 일했다. 이 구청장에게 노 전 대통령은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는 “내 정치 철학과 행동, 의사결정 과정 등은 하나도 빠짐없이 노 대통령께 배운 것”이라고 했다. 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것도 평소 풀뿌리 정치를 강조했던 노 전 대통령의 생각을 따른 것이었다. 이 구청장은 부하 공무원 등 주변으로부터 “추진력이 강하다”고 평가받는다. 예산 100억원 지원이 걸린 서울시의 도시재생사업 등 대형 공모 사업이 있을 때마다 자신을 비롯해 구의 모든 국·과장급 간부를 출동시켜 전방위 세일즈 전략을 펴 사업권을 따냈다. 하지만 그는 “추진력보다는 지구력이 강한 편”이라면서 “참여정부 때 천성산 터널 분쟁 등 첨예한 대립이 생기면 노 대통령은 끈질긴 대화와 설득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노량진 컵밥거리’를 조성할 때 그의 추진력과 인내심이 힘을 발휘했다는 평이다. 애초 노량진역 인근 학원가에 모여 있던 20여개의 컵밥 노점은 수험생 등이 많이 찾았지만, 통행불편 등을 호소하는 민원이 구청에 자주 접수됐다. 이 구청장은 “무조건 힘만 동원해 노점을 없애는 건 옳지 않다고 보고 인근 170m 떨어진 곳에 컵밥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대안을 마련해 상인들을 집요하게 설득했다”고 말했다. 1년 동안 협조를 구한 끝에 노점상인들의 동의를 구했고 컵밥거리를 만들 수 있었다. ●“내년 6월까지 종합행정타운 건립 청사진 마련” 이 구청장이 보는 동작구는 30여년 전 막 이사왔을 때의 모습과 별 차이가 없다. 발전이 지체됐다는 얘기다. 특히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상업시설이 여전히 부족하다. 지역민이 일할 기업 등이 없으니 세입이 부족해 재정자립도는 28.7%로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평균(31.7%)을 밑돈다. 그는 “동작은 100여년 전 경인선 출발지일 만큼 물류의 중심지였다”면서 “도시 구조를 너무 주거 중심으로 짠 데다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뒤에도 지역 내 경제활동 기반을 체계적으로 조성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발전이 정체된 지역을 깨우기 위해서는 장기 비전을 담은 계획이 필요하다는 게 이 구청장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구는 조만간 공모를 통해 ‘동작구 종합도시발전계획’ 연구 용역 사업을 진행하고 내년 6월까지 지역 발전을 꾀할 미래 청사진을 마련할 계획이다. 장기 지역 발전 전략의 핵심은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건립이다. 현재 노량진역 인근 ‘노른자 땅’에 있는 구청사와 구의회, 보건소, 경찰서 등을 낡은 건물이 밀집한 장승배기 일대로 옮겨 약 2만㎡(6000평) 규모의 행정 중심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상업지구인 현 구청사 자리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을 입주시켜 쇼핑객 등을 끌어와 인근 노량진 수산시장까지 이어지는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구청장은 “현재 진행 중인 행정자치부의 타당성 조사 결과가 4월 나오는데 통과하게 되면 사업의 7부 능선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작구는 2019년 행정타운을 착공해 2021년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취약계층이 겪는 일자리 문제도 구가 나서 도와야 한다. 사실 기초지자체가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예산 등의 제약 탓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 구청장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면 청년과 여성, 노인에게 시혜성 짙은 단기 일자리가 아닌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6일 문 연 ‘동작구 어르신 행복주식회사’에는 이러한 철학이 담겼다. 행복주식회사는 동작구청과 시설관리공단, 문화복지센터 등을 깨끗이 하는 청소대행업체인데 만 60~71세를 직원으로 뽑는다. 구 예산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이윤을 창출해 자립하는 것이 목표다. 구는 설립 자금으로 2억 9000만원을 지원해 줬을 뿐 올해 별도의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새로운 일자리 복지 모델이 될 수 있다. ●“구 숙원 사업인 흑석동 고교 유치는 꼭 마무리” 취직이 안 돼 고민하는 청년에게는 탄탄한 지역 중소기업과 연계해 일자리를 구해 주고 있다. 구는 지역 기업들과 함께 청년인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해 인턴으로 일했던 43명 가운데 24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 구청장은 “올해도 찾아가는 취업박람회와 직종별 소규모 박람회를 꾸준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흑석동에는 고등학교가 없어 교육 문제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구민들이 있다”면서 “구의 숙원 사업인 흑석동 고등학교 유치는 임기인 2018년 내에 반드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禍 날리는 火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禍 날리는 火

    옛 목축문화, 액운 태워 없애기 행사로 횃불 1000여개·달집 43개 거대한 불쇼 30만여명 찾아 복 기원하고 소원 빌어 저녁노을 지고 달빛 흐를 때/작은 불꽃으로 내 마음을 날려 봐/저 들판 사이로 가며/내 마음의 창을 열고/두 팔을 벌려서 돌면/야 불이 춤춘다/불놀이야.(홍서범의 ‘불놀이야’ 중에서) 겨울의 끝자락, 봄의 길목 제주에서 화끈한 불놀이가 벌어진다. 마치 화산이 폭발하듯 오름(기생화산) 하나를 시뻘겋게 물들이는 제주들불축제가 다음달 3일부터 6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열린다. 들불축제는 축제의 섬 제주가 자랑하는 대표 겨울축제. 불놀이를 즐기며 올 한 해 혹시 닥칠지 모를 모든 액을 태워 없애고 모두 복을 받자는 게 들불축제의 모토다. 들불축제는 제주의 옛 목축문화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발전시킨 문화관광축제다. 제주는 예부터 소와 말이 중요한 노동 수단으로 집집마다 가축을 길러 왔다. 농한기가 되면 가축을 중산간 야초지에 방목했다. 양질의 목초를 먹이기 위해 늦겨울에서 경칩에 이르는 기간에 방목지마다 불을 놓아(방애) 새 풀이 돋아나도록 했다. 방애를 하게 되면 해묵은 풀이 없어지고 해충을 구제하는 효과가 있어 양축농가에서는 이 일을 반복했다. 중산간 일대는 마치 큰 산불이라도 난 것처럼 곳곳에서 거대한 불꽃이 장관이었다. 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는 5일 새별오름 불놓기 행사다. 새별오름 동쪽 경사면을 따라 불을 놓아 오름 전체가 불타오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새별오름은 고려 시대 최영 장군이 몽골의 잔존 세력인 목호(牧胡)를 토벌한 전적지로 유서 깊은 곳이다. 남쪽 봉우리를 정점으로 작은 봉우리들이 북서 방향으로 타원을 그리며 옹글게 솟아 있는 말굽형 화구를 갖고 있다. 높이 119m, 둘레 2713m에 면적은 52만 2216㎡로 제주의 크고 작은 360여개 오름 가운데 중간 크기다. 새별오름은 ‘샛별과 같이 빛난다’는 의미다. 올해는 오름 불놓기의 더 큰 감동을 위해 지름 8m 크기의 초대형 지구형 달집을 설치했다. 또 새별오름 곳곳에 43개의 크고 작은 달집을 달아 거대하고 장엄한 불놀이를 보여 줄 예정이다. 4일부터 6일까지 행사장에서 1000여개의 횃불을 준비, 관람객들이 횃불 대행진에 참여할 수 있다. ‘소원을 빌어 봐’ 이벤트도 다양하다. 5일 오름 불놓기 날 새별오름 관람객들은 소원지를 직접 달집에 매달고 오름 불놓기를 통해 소원 성취를 기원할 수 있다. 새별오름 외에 서울 63스퀘어 전망대 스카이아트 들불축제 소원의 벽과 아쿠아플라넷 여수·제주, 들불축제 소원의 벽, 제주 곳곳에 설치된 들불 희망트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전달된 소원지를 한데 모은 소망 기원 달집태우기 행사도 열린다. 올해 제주들불축제는 ‘희망’을 주제로 축제 첫날인 3일은 희망이 샘솟는 날, 둘째 날은 희망이 영그는 날, 셋째 날은 희망이 번지는 날, 마지막날인 6일은 희망을 나누는 날 등 날짜별 테마가 있는 마당을 구성해 모두 68개의 갖가지 프로그램을 펼친다. 축제 기간 부대 행사도 다양하다. 새별오름이 활활 불타는 장면을 담아내는 사진 콘테스트에는 매년 전국의 사진가들이 몰려든다. 제주 역사·신화관도 운영, 제주 섬의 신비로움을 전해 준다. 돌하르방 만들기, 새별오름 향초 만들기, 세계 나라별 소원 기원 체험, 전통 아궁이 체험, 들불 발광다이오드(LED) 쥐불놀이 체험, 제주 전통 음식 체험, 승마 체험, 들불 연날리기, 들불 스마트폰 사진 전시회, 제주 전통 민속놀이 체험 행사가 축제 기간 내내 벌어진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불편 해소를 위해 일반적인 축제장에서 선보이던 지역 향토 음식 메뉴에서 탈피, 외국인을 위한 전용 카페도 운영한다. 새별오름에 기존에 새겨 놨던 대보름 캐릭터 대신 전 세계 상용 기호인 하트(♡)를 새겨 지구촌에 제주의 따뜻한 사랑을 전한다. 들불축제는 연인원 30만여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제주시 외국 자매도시 공연단도 찾아와 공연을 펼친다. 제주들불축제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우수 축제로 선정됐다. 축제 전문 매거진 ‘참살이’가 주관하는 전국의 가 볼 만한 관광축제 분야에서 2012년부터 3년 연속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병립 제주시장은 “제주에서 새봄의 기운을 만끽하며 올 한 해 궂은 액을 태워 버리고 모두가 복을 받아 가져가시길 바란다”면서 “버스 등 대중교통이나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축제장을 한결 편하게 오고가실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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