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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제자 성추행 로스쿨 교수 의원 면직

    여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아온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정모(51)씨가 의원 면직됐다. 충남대의 한 관계자는 “정 교수가 최근 사직 철회 의사를 밝혀왔지만, 그의 행위가 공익을 해칠 뿐만 아니라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만큼 사직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해 27일자로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2012년 9월과 지난해 1월 노래방에서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학교 징계위원회에서 해임 결정을 받았으나, 징계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 취소 청구를 제기해 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학교로 복직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정 교수의 복직을 반대하며 1인 시위를 벌이자,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최근 사직 의사 철회를 밝혀 논란이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4 공직열전] (48) 공정거래위원회 (하) 조사·실무분야 간부 및 과장급

    [2014 공직열전] (48) 공정거래위원회 (하) 조사·실무분야 간부 및 과장급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제 검찰’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조사·실무 권한 때문이다. ‘법원’ 역할을 하는 위원회가 기업의 제재 등 최종 결정을 내리지만, 현장에서는 조사·실무 분야의 직원들이 ‘저승사자’로 불린다. 이들은 검사의 역할을 하며 조사 결과를 위원회에 올린다. 전사와 같은 강단을 갖춰야 것은 물론이고, 공정거래와 관련된 법들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명철한 판단력과 포용력도 요구된다. 조사·실무 분야를 이끄는 것은 한철수 사무처장이다. 최장기간인 3년간 조사파트를 이끌고 있다.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 소비자 정보제공 확대, 불공정행위 근절 등 3대 핵심과제를 완성했다는 평을 받는다. 신영선 경쟁정책국장은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서 지난해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금지 및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금지 등을 입법화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대기업, 중소기업, 소비자, 시민단체 등 많은 이해당사자 사이에서 합리적인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김성하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지난해 비영리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허용 등 규제 완화와 관련해 큰 기여를 했다. 1999년부터 2년간 주미 대사관의 경제협력관을 역임했다. 초(超)국경 간 카르텔 등 국제적 사안이 늘어나면서 국제적 감각이 필요하다고 본다. 곽세붕 소비자정책국장은 소비자정보를 제공하는 ‘비교공감’을 만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공정위법뿐아니라 표시광고법에도 동의의결제를 도입했다. 큰 그림을 잘 보는 것으로 알려진 김재중 시장감시국장은 지난해 경제민주화 핵심 법안인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만들었다. 또 2011~2012년 시장구조개선정책관 시절에는 무분별한 기업결합을 금지시켰다. 신동권 카르텔조사국장은 과묵한 성품으로, 제재를 받은 대기업들의 반대 소송에 철저히 준비하기 위해 모든 것을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1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라면담합 사건, 20개 증권사의 담합사건 등을 처리했다. 김석호 기업협력국장은 하도급, 유통, 가맹점 등 지난해 유난히 많았던 국정과제를 무난하게 처리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질적인 업무가 모여 있는 국을 맏아서 통솔력을 보여주면서 업무추진력이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성구 서울사무소장은 소비자정책 전문가로 아이디어가 많다는 평을 듣는다. 2008년에 청와대 비서관 파견 때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을 설립해 초대단장을 맡았다. 2009년 방문판매업 개정안 입안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로 무리하게 해임됐지만, 2012년에 복직했다. 임은규 경쟁제한규제개혁작업단장은 조용한 성격으로 업무의 큰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장점이다. 김재신 경쟁정책과장은 외유내강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월까지 카르텔총괄과장을 맡으면서 4대강 사업 관련 담합조사 및 국민주택채권 담합 조사를 마무리했다. 김성환 시장구조개선과장은 부하직원에 대한 포용력이 좋다는 평이 많다. 2010년에 특수거래과장으로 할부거래법(상조업)을 개정해 상조업체들이 돈을 떼먹는 등의 횡포를 바로잡는 데 기여했다. 최무진 소비자정책과장은 세밀한 업무처리로 ‘미스터 보고서’라고 불린다. 2010년 카르텔조사과장으로 6689억원으로 최대과징금 사건이었던 LPG 가격담합 사건을 처리했다. 노상섭 시장감시총괄과장은 카톡으로 보고를 받을 정도로 부하직원에게 인기가 많다. 조사통인 신영호 카르텔총괄과장은 인천 2호선 도시철도 담합 건을 공정하게 처리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저돌적인 업무스타일로 ‘불도저’라고 불리는 정진욱 기업거래정책과장은 경제민주화 제1호 법안인 하도급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데 기여했다. 박재규 서울총괄과장은 조용하고 치밀한 업무스타일이 장점이다. 시장구조개선과장으로 맥주시장 등 20여가지 ‘진입규제 개선작업’을 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마힌드라 “쌍용차 美 진출 협의… 4년간 1조원 투자”

    마힌드라 “쌍용차 美 진출 협의… 4년간 1조원 투자”

    쌍용자동차의 최대 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17일 “쌍용차와 함께 신차 및 신엔진 개발 등 다양한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쌍용차의 미국 진출을 협의 중이며 앞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한국 브랜드(made in Korea)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청하자 “앞으로 4년간 신제품과 기술개발에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자산 162억 달러 규모인 마힌드라그룹은 2011년 5070억원을 투자해 쌍용차 지분 69%를 인수했고, 지난해 8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면서 지분율을 72%로 끌어올렸다. 앞서 인도 현지 언론은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와의 공동 합작품으로 수출형 소형 SUV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었다. 마힌드라 회장은 또 “마힌드라의 주력 10개 사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은 물론 추가 투자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쌍용차 노사관계가 협력적으로 변했다”면서 “근로자들의 사기를 높여 주기 위해 대통령께서 공장을 방문해 주시길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경영 개선 상황에 따라서 ‘희망퇴직자’ 복직 등 고용 확대가 이뤄졌으면 한다”면서 “노사 문화 변화의 좋은 모델이 돼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한·인도 경제협력포럼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자물쇠는 해머로 열리지 않는다. 자물쇠는 맞는 열쇠라야 열린다’는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경구를 인용해 “양국이 서로에게 꼭 맞는 열쇠가 되기를 바란다”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미래를 기대했다. 이어 “그동안 양국 협력은 대기업 위주로 성공적으로 진행돼 왔지만 이제는 그 범위를 중소기업과 인프라 분야로 넓혀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럼에는 인도의 프래니트 카르 외교부 국무장관, 빌라 상공연합회 회장, 리지브 카르 전 경제인연합회 회장, 카푸어 상공회의소연맹 회장, 인도에 투자한 다국적 기업 관계자 150여명과 우리 기업인 150여명 등 모두 30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한·인도 ICT 기업인 비즈니스 간담회’에서 “한국은 세계적인 하드웨어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인력이나 경쟁력이 더 뒷받침돼야 하고, 인도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산업을 자랑하고 있지만 또 다른 신흥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며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뉴델리(인도)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3) 부정에 눈감은 사회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3) 부정에 눈감은 사회

    “대학이라는 조직은 공룡처럼 거대하고 문제가 생겨도 개선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박사 논문을 표절하는가 하면, 정부 예산을 눈먼 돈으로 여기는 등 교수 사회에 만연한 비리를 잘라내지 않는다면 대학의 권위가 무너질 것입니다.” 2004년 1월 모교인 연세대 홈페이지에 독문과 교수 5명의 학술진흥재단 연구비 횡령 등의 의혹을 폭로한 A(56)씨(당시 연세대 독문과 강사)는 공익 제보를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학계를 보면 아직도 이 싸움이 끝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공익 제보자들이 좌절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비리 혐의자들이 면죄부를 받거나 가벼운 처벌에 그친 반면 제보자들은 되레 불이익을 받는다는 점이다. 특히 제보를 받고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거대 조직의 벽에 부딪혀 좌절감을 느끼는 사례가 많다. 서울신문의 설문 조사 결과 35명 전원이 우리 사회는 아직 내부 고발을 단행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답한 점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A씨가 모교 독문과 교수들의 비리 혐의를 폭로하자 법원은 이 가운데 3명의 연구비 유용 혐의를 인정했지만 대학 측은 이듬해 해당 교수들에게 정직 2개월, 경책, 구두경고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들 교수들은 징계가 끝나고 나서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A씨는 제보 이후 연세대에서 강의를 맡을 수 없었다. 2013년 12월 현재 피고발인 5명 가운데 2명은 2007년과 2009년 정년퇴임했고, 나머지 3명은 아직 교수직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서울 시내 한 대학에서 강사와 비슷한 처우인 연구 교수 직함을 갖고 있는 A씨는 16일 “제보 이후 교육부나 학술진흥재단 등에서 연구윤리강령을 제정하는 등 개혁의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대학에서는 여전히 실명으로 문제를 제기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2004년 1월 고성군수가 민원인의 땅을 직접 사들이기 위해 서류까지 위조해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은 사실을 폭로했던 군청 공무원 이정구(42)씨도 공무원법상 비밀누설죄로 되레 직위해제 조치를 당했다. 이씨는 “강원도청에 군수의 비리에 대한 조사 요청을 했는데도 고성군청이 제일 먼저 1차 조사를 하더라”면서 “복직하자마자 해당 업무에서 배제되고 면사무소로 좌천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징계무효 소송을 내 대법원까지 갔지만 군수의 죄를 폭로한 것이 공무원의 비밀누설 죄라는 이유로 패소했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당시 고성군수는 이씨의 고발에도 자리를 지켰으나 2007년 다른 아파트 인허가 비리 혐의로 결국 구속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호루라기재단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부패방지법 시행 이후 부패혐의 조사기관 이첩 사건 822건 가운데 44.5%인 366건이 공익 제보에 의한 적발로 조사됐다. 하지만 고발된 비리혐의자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는 여전히 미흡하고 공익 제보자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불이익이 가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공익 제보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감각한 인식이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공공성보다 사적 관계를 우선하는 유사 가족주의적 집단의 관습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의의 이름으로 자기 집단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마치 가정을 허무는 것과 동일시되고 배신으로 여겨지는 문화가 만연해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아직 집단문화 정서를 벗어나지 못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탐사보도팀
  • 40m 타워크레인 올라간 레미콘 기사 “노조 가입에 재계약 해지” 복직 요구

    40m 타워크레인 올라간 레미콘 기사 “노조 가입에 재계약 해지” 복직 요구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재계약 해지라니요. 회사가 복직과 노동조합을 인정하기 전까진 내려갈 수 없습니다.” 전국건설노조 수도권서부건설기계지부 아주레미콘분회 소속 이창재(48) 분회장과 최형재(45) 사무장은 지난 14일 새벽 3시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있는 약 40m 높이의 타워크레인 조종실에 올랐다. 복직과 노조 인정을 요구하는 고공농성을 벌이기 위해서다. 이 분회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11월 28일 민주노총에 가입한 이후 3일 뒤인 12월 1일 아주산업으로부터 재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면서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재계약을 해지하는 건 부당하다”고 밝혔다. 아주레미콘 인천사업소 소속 기사 41명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말부터 서울 서초동 아주산업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분회장은 2005년 3월부터 9년가량 아주산업과 1년 단위로 도급계약을 맺어 왔다. 특수고용노동자인 레미콘 기사들은 현행법상 개인사업자(자영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노조 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들은 노조를 만드는 대신 상조회를 만들어 회사 측과 단체협상 등을 진행해 왔다. 아주산업의 입장은 단호하다. 레미콘 기사들의 노조 활동은 명백한 노동조합법 위반이며 계약이 만료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주산업 관계자는 “이들이 지난해 2월 인천레미콘기사연합회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노조 활동을 빌미로 운송계약을 수차례 거부했다”며 “이는 중도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하지만 계약만료 기간까지 기다려 해지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씨줄날줄] 고액 경조사 부조금/문소영 논설위원

    부조(扶助)의 사전적 정의는 남의 큰일에 돈이나 물건 등을 도와주거나 거들어주는 것을 말한다. ‘남의 큰일’은 전통적 농경사회에는 모내기나 추수 등이 있고, 개인 행사로는 결혼식이나 장례식과 같은 일이다. 당연히 필요한 경비를 서로 갹출했고, 음식을 장만한다든지 운구를 한다든지 육체적인 힘도 보탰다. 근대화와 산업화로 씨족 형태의 농경사회가 붕괴한 뒤에도 부조의 ‘아름다운’ 관행은 살아남았다. 결혼식이나 초상이 나면 사람들이 찾아와 축의금이나 부의금을 낸다. 문제는 경조사 부조금이 뇌물로 판단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법원은 ‘직무 대가성’에 대해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추세다. 예를 들어보자. 서울지방국세청 정모 과장이 토마토저축은행의 세무조사를 마친 수개월 뒤 부친상을 당했다. 토마토저축은행의 회장 등이 조의금 1100만원을 냈다. 정씨는 조의금 1100만원이 문제가 돼 해임됐다. 정씨는 억울하다며 복직소송을 냈는데 1심에 이어 지난 1월에 열린 2심에서도 패소했다. 지난해 12월의 사례도 있다. 서울고용노동청 소속 5급 근로감독관은 자녀 결혼식에서 자신이 지도·점검한 기업들로부터 1인당 5만~30만원짜리 축의금 530만원을 받았고, 이 축의금의 성격을 뇌물로 볼 것인가를 두고 법정 다툼 끝에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가 10만원 넘는 축의금만 뇌물죄를 적용했지만, 대법원은 더 엄격하게 5만원 축의금도 유죄로 판단했다. 최근 평균적인 축의금이 5만~1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의아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텐데,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사람으로부터 받았다는 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일명 김영란법)에는 금품수수를 금지해 놓았는데, 경조사 부조금도 금품에 속한다. 다만 제8조에 9개의 예외를 두어 금품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부조금의 경우는 ‘직장, 동호인회, 동창회, 향우회, 친목회, 종교·사회 단체의 구성원으로 공직자와 특별히 장기적·지속적인 친분 관계를 맺고 있는 자’로 한정해 두었다. 남자들이 술자리에서 의기투합해 수십만원짜리 해외브랜드의 넥타이나 목도리를 교환하거나, 수천만원짜리 손목시계를 선물로 받는 경우를 간혹 봤다. 남자들 사이의 의리라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검찰의 한 관계자는 “10원도 이론적으로 뇌물이 될 수 있으니 모두 뇌물성 선물”이라고 했다. 상식이 엄격해지고 있다. 흔한 부조금이나 평범한 선물이라도 찜찜하면 돌려줘야 하는 시대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이젠 섬세하게”… 병무청 ‘여성시대’

    “이젠 섬세하게”… 병무청 ‘여성시대’

    “병무청 업무는 병역의무를 부여하는 강제성 때문에 딱딱한 느낌이 있는데, 여성의 섬세함이 업무 수행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서울지방병무청 운영지원과의 고경순 계장은 14일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려받기보다는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관리하는 병무청이 ‘여성 공무원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여성 직원 임용을 확대하며 새로운 이미지 제고에 나선 것이다. 지난 1일자로 최은순 제주지방병무청장이 첫 여성 지방청장에 취임한 데 이어 최근 과장급으로 승진한 이들 중에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징병관에 부임한 여성 공무원도 있다. 현재 전체 직원 1846명 중 약 45%에 달하는 834명이 여성이다. 특히 최근 5년간 6급 이상 주요 보직을 맡은 여성 공무원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2008년 466명이었던 6급 이상 여성은 2009년 500명을 넘어 지난해 564명으로 증가했다. 병무청은 지난해 4.6%를 차지했던 4급 여성 관리자와 8.5%였던 5급 여성 관리자 임용 목표를 2017년까지 각각 6.2%와 10%까지 늘릴 방침이다. 여성 공무원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병역 기피자나 예비군 등 젊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무의 특성상 여성 특유의 장점을 살려 민원인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동원훈련 소집 등에서도 군 부대와 원활한 협상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병무청은 전했다. 병무청 내에는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20년 가까이 병사 업무에 몸담아 온 박현옥 징병계획계장은 다른 지방으로 전보를 자주 가야 하는 중간관리자 역할을 맡게 될 즈음 늦둥이를 출산하게 됐다. 그는 “고민이 많았는데 전보 대상에서 제외해 주는 등 우대정책 덕분에 부담 없이 출산 전부터 육아휴직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계장은 복직해 다시 활기차게 근무하고 있다. 실제로 병무청이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 전 직원의 83.4%가 ‘이성 동료와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등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창명 병무청장은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역량과 자질, 품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방침”이라며 “향후 7급 이상 여성 직원을 대상으로 리더십 과정 등과 같은 전문교육을 운영하고 대외 위탁교육 기회를 부여해 미래 여성 관리자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배신자로 찍혀 일 뺏긴 남편 나쁜 맘 못 먹게 쫓아다녔죠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배신자로 찍혀 일 뺏긴 남편 나쁜 맘 못 먹게 쫓아다녔죠

    2007년 서울 시내버스 회사의 요금 횡령을 언론에 알린 권태교(54)씨는 “이 사람이 곁에 없었다면 나는 죽었을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12일 서울신문이 만난 권씨의 아내 강모(65)씨는 시종일관 권씨의 옆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강씨는 “철저한 준비 없이 돈도 많고 힘 있는 버스회사에 맞선 남편이 몸과 마음을 많이 다쳤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야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정비되고 제보자를 지원하는 단체도 많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는 체계도 잘 잡혀 있지만 당시엔 그렇지 못했다”면서 “당시에는 나도 남편도 너무 순수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강씨는 당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남편이 덜컥 언론사에 제보를 해서 깜짝 놀랐다. 시내버스 회사에 들어간 지 6개월 만에 회사의 요금 횡령을 목격하고 공익 제보를 결심한 권씨를 말리던 중이었다. 그러나 그의 바람과 달리 경찰과 서울시청, 감사원 등이 버스회사의 운임에 대한 횡령 증거를 충분히 밝혀내지 못했다. 강씨는 이로 인해 흐트러져 가는 남편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서울시의 담당 계장이 아내가 암에 걸렸다며 갑자기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확인해 보니 부인이 암에 걸리지도 않았더라”면서 “버스회사로부터 돈을 받고 모든 것을 뒤집어쓰고 물러난 것 같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급기야 서울시가 버스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하고, 공익 제보를 했던 권씨는 그때부터 사회에서는 실업자, 회사에서는 배신자로 낙인찍힌 채 3년 6개월의 기간을 지내야 했다. 울화를 잘 참지 못하는 남편을 돌볼 사람은 아내뿐이었다. 그는 제보 직후부터 일을 할 수 없었던 남편을 대신해 두 사람의 생활비를 대는 한편 불 같은 성격의 남편이 행여 잘못된 생각이라도 할까 노심초사하며 지켜봤다. 강씨는 “남편이 한 달 넘도록 매일 시청에 나가 1인 시위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씨는 “시청 옥상에서 뛰어내리겠다고 달려가는데 아내가 붙잡으며 ‘죽지 말고 우리 끝까지 이 문제를 밝혀내자’고 설득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날 이후 강씨는 남편이 집 밖으로 나갈 때마다 몰래, 혹은 손을 잡고 따라다녔다. 남편이 산에 간다고 하면 몰래 따라 나가 그의 빠른 걸음을 따라잡으려 턱까지 찬 숨을 몰아쉬기도 했다. 남편이 술을 마시러 나간다고 하면 가급적 나가지 못하게 했다. 남편이 술자리에 나가면 강씨는 그가 돌아올 때까지 잠들지 못했다고 한다. 권씨는 현재 버스기사로 일하고 있다. 여론의 주목을 받아 공익 제보자로 인정돼 복직된 것이다. 하지만 강씨는 아직도 남편이 불안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강씨는 “남편이 가끔 당시로 돌아간 것처럼 큰 소리로 잠꼬대를 하거나 자다가 벌떡 일어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권씨는 “아직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속에서 천불이 난다”면서도 “그동안 옆에서 지켜본 아내가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삶을 아내에게 보답하면서 살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씨는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만일 그때로 돌아간다면 말리고 싶지만 말려도 안 되는 사람이니까 더 조심하고 준비 된 뒤에 공익 제보를 하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털어놨다.
  •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제보자의 소원 일자리 지키기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제보자의 소원 일자리 지키기

    “한국수력원자력이 공익 제보를 하면 포상금으로 10억원을 준다고 했었죠. 방위사업청도 비리를 고발하면 2000만원에 승진까지 내걸었어요. 그러나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해도 공익 제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2006년 해군 복무 시절 계룡대 근무지원단의 입찰 비리를 폭로한 국민권익위원회 김영수 조사관은 12일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상 정책이 강력하고 강제성이 있어야 한다”며 제보자의 신분과 일터 보장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02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공익 제보자가 신고 이후 보호 조치를 요구한 사례는 174건이었다. 이 중에는 신분 보장에 대한 요구가 141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을 정도로 기존 일터에서 일하기를 희망했다. 1998년 10월 철도청(코레일의 전신)의 열차 탈선사고 위험성을 언론에 제보했던 전 철도청 검수원 황효열씨도 공익 제보가 활성화되기 위한 조건으로 신분보장을 꼽았다. 황씨는 동료들과 함께 새마을열차의 보수품 유용과 하자 보수의 문제점, 기차바퀴가 돌아가는 축에서 윤활유 때문에 심하게 열이 나는 현상 등을 보고했지만 철도청이 귀를 기울이지 않자 언론에 이를 제보했다. 철도청은 문제를 시정하기보다는 제보자 색출에 주력했고 1999년 4월 근무태도 불성실을 이유로 황씨를 파면 조치했다. 2000년 5월 법원에서 해임 취소 처분을 받고 복직한. 황씨는 “복직하고 나서 맡은 일은 전문 분야인 기차 정비가 아닌 선로 수리였다”며 “사실상 내부적으로 재징계를 당한 셈”이라고 말했다.
  •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신한 한동우 회장

    지난 연말 연임에 성공했으니 누구보다 반갑게 새해를 맞이했을 것 같다. 하지만 9일 서울 남대문로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만난 한동우(66) 회장의 표정은 몹시 어두웠다. 연초부터 ‘신한 사태’(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등 경영진 간의 고소·고발전) 여진이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 회장의 태도는 단호했다. “3년여에 걸친 재판이 끝났으니 (그간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해야 하지만 원칙을 저버리면서까지 과거를 껴안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신한 사태의 장본인 가운데 한 사람인 신 전 사장이 복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신한 사태로 많은 사람이 다치고 (조직을) 떠났다. 그런데 그 사태의 한 축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하지만 신 전 사장 입장에서 보면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배임·횡령 등의 혐의에 대해 사실상 무죄 판결을 받았으니 어떤 형태로든 명예회복을 바라지 않겠는가. -그분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방법이 문제다. 신한 사태의 전말을 다시 조사해 진상을 규명한 뒤 처벌할 사람은 처벌하자고 하는데 벌써 3년이 지난 일이다. 간신히 조직을 추슬렀는데 이제 와 다시 들쑤시자는 건가. 그건 신한의 역사를 과거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당사자들은 서로 자신이 옳다며, 억울하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힘겹게 쌓아 올린 신한의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킨 장본인들이 할 요구는 아니라고 본다. →그래도 조직 화합 차원에서 복직 뒤 곧바로 퇴임 절차를 밟게 해 줄 수도 있지 않나. -신한금융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뉴욕에도 상장된 기업이다. 글로벌기업에서 그게 가능하다고 보는가. 양쪽 진영(라 전 회장과 신 전 사장) 모두 내게 서운하다고 하지만 원칙을 저버리면서까지 그 어느 쪽의 손도 잡아 줄 생각은 없다. →원칙이라는 게 뭔가. -세 가지다. 첫째, 당사자들이 겸허한 자세로 먼저 반성해야 한다. 둘째, 조직이 분열되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 셋째, 서로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용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신한 사태의 장본인인 세 사람(라 전 회장, 신 전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은 한때 한 몸이었다. 아니할 말로 서로 밀어주고 끌어 주며 사장과 행장을 했다. 신한에는 그 진영에 끼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다. 오랜 세월 혜택을 누린 것은 엄연한 사실인 만큼 이제는 세 사람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 →화제를 돌려 보자. 올해 ‘따뜻한 금융 2.0’ 구현을 얘기하셨는데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만큼이나 신한의 따뜻한 금융이 모호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공부들을 안 해서 그런다(웃음). 우리 직원들도 처음에는 금리 깎아 주고 대출 잘해 주는 것을 따뜻한 금융이라고 알더라. 금융을 본업으로 해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 그게 바로 따뜻한 금융이다. →공부를 안 해서 그런지 여전히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우리나라에 금융다운 금융이 존재했었나. 큰 거(부실기업이나 부실대출)에 물리느냐 안 물리느냐에 따라 금융사 명운이 갈려 왔다. 이제는 말 그대로 금융으로 맞붙어 승부를 겨뤄 보자는 것이다. 누가 더 차별화된 실력으로 운용 수익률을 높이느냐, 그래서 누가 더 고객 재산을 불려 주느냐가 중요하다. 거래 기업들에도 돈만 꿔 주지 말고 성장성이 있으면 지분 투자도 해야 한다.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여할 생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한은행) 점포를 50개 정리한다. 그런데 900개 점포가 달린 우리은행을 인수해서 어쩌겠는가. →증권사나 보험사는. -아직까지는 탐나는 매물이 별로 없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라 전 회장의 그림자가 짙다는 얘기가 있다. -처음엔 ‘라응찬 아바타’라는 얘기까지 들었다(웃음). 이제는 그게 아니라는 것을 최소한 우리 조직원들은 다 안다. 나는 스무 살에 어머니를, 마흔세 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내려놓는 법을 (남들보다) 조금은 더 일찍 깨달았다.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게 정도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고통乙 벗고, 희망乙 말하다

    고통乙 벗고, 희망乙 말하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재능교육 노사 갈등과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쌍용자동차 장기파업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해를 넘겼다. 절박한 현장에서 새해를 맞은 이들이 생각하는 갈등의 해법과 소망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 기록을 세운 재능교육 노사는 끝내 단체교섭을 타결하지 못한 채 협상 시한인 2013년을 넘겼다. 지난해 8월 오수영(40) 재능교육지부장 직무대행이 서울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고공농성을 한 지 202일 만에 땅으로 내려오면서 해결의 기미가 보이는 듯했지만 여전히 견해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오 직무대행은 “회사는 매번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며 협상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교사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면 학습지 회원수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회사 상황도 나아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오 직무대행은 “지난 6년간의 농성 과정에서 3800여명이던 조합원이 11명으로 줄었는데 지난해 8월 이후 다시 21명으로 늘어났다. 우리끼리 ‘2배나 늘었다’면서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연말에는 100명 정도의 조합원이 모여서 송년회를 열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밀양 송전탑 공사를 둘러싼 한국전력과 주민들의 갈등 역시 이어지고 있다. 밀양 송전탑 765㎸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공사를 중단하고 사회적 공론화 기구를 구성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지난해 10월 공사를 재개한 한전은 올해 말까지 46기의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계삼(41) 대책위 사무국장은 “지난 8년간 가장 힘들었던 점은 추호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태도였다. 주민들의 요구나 주장을 듣지 않은 채 정부와 한전은 절차적 정당성만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사망 사고나 자살 기도가 없기를 바라며, 정부가 한발만 양보해서 피해 주민들의 집단 이주와 송전탑의 부분적 지중화 등을 통해 주민들이 겪는 피해와 고통을 덜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2009년 쌍용차 대량 정리해고 사태 이후 24명의 해고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철탑에 올라가고 도심 한복판에서 단식 농성을 벌였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창근(41)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은 “해고자 복직 문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 등 아직 해결할 문제가 많다”면서 “노사 양측의 옳고 그름을 가리고 갈등을 해결하려면 이른 시일 내에 국정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지난해가 모든 ‘을’들이 상처받은 해였다면 올해는 ‘을’들이 대접받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이것이 지난해 대학가에서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에 대한 응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육아휴직 급여 사후 지급…직접 안 챙기면 못 받을 판

    육아휴직 급여 사후 지급…직접 안 챙기면 못 받을 판

    정부는 2011년부터 육아휴직 급여(통상임금의 40%·월 최대 100만원)의 15%를 복직 후에 지급하는 ‘육아휴직 급여 사후지급분’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수급자가 직접 챙기지 않으면 제때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숙련된 여성인력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한 장치들이 관할기관들의 홍보 부족과 무관심으로 겉도는 셈이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급여 사후지급분으로 지급돼야 할 총액은 386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육아휴직 급여로 지급된 총액 3578억여원의 15%인 537억여원에다 지난해 1년 이상 직장을 다닌 여성노동자의 고용유지율 72.0%를 적용한 수치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와 산하기관 고용보험센터 등에서는 사후지급분 지급 통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현장에서는 제대로 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여성들이 적지 않아 실태 파악이 시급한 상황이다. 육아 휴직을 마치고 지난해 2월 복직한 홍모(35·여)씨는 최근 복직한 지 10개월이 다 됐는데도 복직 후 지급되기로 한 급여가 들어오지 않아 고용센터에 문의했다. 고용센터 측은 그제야 ‘육아휴직 급여 사후지급 확인서’를 작성해서 팩스로 보내라고 안내했다. 홍씨는 “복직한 지 1년이 지나면 육아휴직 급여가 소멸되는데 미리 챙기지 않았더라면 받지 못할 뻔했다”면서 “육아휴직 급여 신청을 받는 고용센터나 회사 어디에도 사후지급 제도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복직 후 6개월이 지나면 별도의 신청 없이도 고용센터가 복직 여부를 확인해 급여를 지급해야 하지만 상당수 직장인들은 제도 자체를 모르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지방고용센터별로 담당자가 관리하는 과정에서 지급이 지연되거나 누락된 것 같다”면서 “(원래는) 신청 없이도 자동으로 지급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통계를 별도로 추출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근본적으로 급여의 사후지급이 복직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육아휴직 후 복직한 지 1년 이상 일한 직장인의 비율은 2012년 70.0%에서 지난해 72.0%로 증가했을 뿐이다. 이호선 서울벤처대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는 “육아휴직 급여 사후지급분 제도는 복직을 유도하는 취지로 마련한 것임에도 지급을 기피하고 복직률에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려면 지방고용센터와 육아 휴직자를 고용한 회사를 대상으로 전반적인 실태조사와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5년간 1조 쓰고도 겉도는 워킹맘 정책

    육아휴직을 쓴 ‘워킹맘’ 10명 중 3명은 1년 뒤 복직을 하지 않거나 복직했다가도 1년 내에 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고용노동부의 지난 5년(2009~2013년)간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육아휴직 뒤 ‘1년 고용유지율’은 평균 69.7%다. 10명 중 7명만 직장으로 복귀한다는 것이다. 이 기간 육아휴직 급여로 지원된 돈은 무려 1조 3000여억원에 이른다. 육아휴직의 경우 통상 임금의 40%를 고용보험 재정에서 받으니 당초 정부가 여성 인력의 경력 단절을 막고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쓴 천문학적 육아휴직 비용의 상당 부분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의미 없이 낭비된 셈이다. 육아휴직 후 여성들이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여성 임금근로자 중 42%를 차지하는 비정규직과 영세 사업장의 근로자는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해고당하거나 재계약을 하지 못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 어떤 세상인데 여성들에게 본인의 뜻에 반해 회사를 그만두게 하겠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성들에 대한 차별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얘기다. 막상 복직해도 아이를 맡길 보육시설이 마땅치 않아 회사를 그만두는 여성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육아휴직은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여성 취업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그 취지다. 그런데 이 제도가 있음에도 일하고 싶은 숙련된 여성 인력들이 스스로 주저앉고 있는 상황이라면 정부는 육아휴직의 내실화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 무엇인지를 재점검해야 한다. 영세 기업들이 육아휴직을 꺼리는 이유는 기존 인력 유출 시 겪는 어려움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민간 파트와 연계해 ‘대체 인력풀’을 기업에 제공하는 것도 추진해 볼만하다. 정부가 도입하기로 한 ‘시간선택제’ 일자리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지금 쉬고 있는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만이 아니라 현재 일하는 여성 인력들이 새로운 경력단절 여성이 되지 않도록 이들이 전일제 근무에서 벗어나 시간선택제로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등 큰 예산을 들이지 않더라도 좀 더 고민하면 육아휴직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 5년간 1조 썼지만 사표 쓰는 워킹맘

    5년간 1조 썼지만 사표 쓰는 워킹맘

    ‘직장맘’ 10명 중 3명이 지난 5년간 육아휴직을 다녀온 뒤 1년 내에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육아휴직 급여로 지원된 돈은 1조 3000억원에 육박했다. 정부가 숙련된 여성 인력의 경력 단절을 막으려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이 직장과 육아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셈이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줄일 수 있는 정책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29일 고용노동부의 지난 5년(2009~2013년 10월)간 육아휴직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육아휴직 뒤 ‘1년 고용유지율’은 평균 69.7%로 나타났다. 아이를 돌보느라 이 기간에 휴직한 여성은 14만 6180명으로 이 가운데 4만 4263명이 복직도 못 하거나 복직 뒤 1년 내 직장을 그만뒀다는 것이다. 1년 고용유지율은 2009년 68.0%에서 2013년(10월 기준) 72.0%로 매년 1.0% 포인트씩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여성 육아휴직 급여로 고용보험 재정에서 빠져나간 돈은 모두 1조 2716억원이었다. 전문가들은 “고용유지율의 상승 폭이 미미해 여성의 경력 단절을 효과적으로 막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육아휴직 뒤 미복귀 여성 중 상당수는 “육아휴직을 낼 때 회사가 휴직 급여를 받게 해줄 테니 돌아오지 말라고 압박해 할 수 없이 그만뒀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특히 여성 임금근로자 중 42%를 차지하는 비정규직과 영세 사업장의 근로자는 반강제적으로 해고당하거나 재계약을 못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등을 이유로 퇴사를 종용하면 불법이지만 여성 근로자 상당수가 권리를 모르거나 직장 내 ‘을’(乙)이라는 이유로 항의조차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육아휴직 뒤 일단 복직했지만 아이를 맡길 보육시설이 마땅치 않아 회사를 그만두는 여성도 적지 않다. 육아휴직에서 복직한 뒤 얼마 안 돼 퇴직한 윤모(35)씨는 “민간 보육시설에 어렵게 아이를 맡겼지만 33평(109.1㎡) 아파트에 아기 20명가량을 놓고 키우는 열악한 상황이라 차라리 내가 키워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양성하는 등 ‘리턴맘 정책’(출산·육아로 직업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다시 일터로 끌어들이는 것)에만 비중을 둘 것이 아니라 육아휴직제를 내실화해 퇴사를 막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김 연구위원은 “영세 기업은 인력이 조금만 빠져나가도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정부가 육아휴직자의 공백을 막을 대체 인력풀을 만들고 기업에 원활히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용어 클릭] ■육아휴직제 만 6세(내년부터 8세) 이하의 자녀를 가진 남녀 근로자가 양육을 위해 사용하는 휴직. 최대 1년까지 휴직할 수 있고 통상임금의 40%를 고용보험 재정에서 받는다.
  • 5년간 1조 썼지만 사표 쓰는 워킹맘

    5년간 1조 썼지만 사표 쓰는 워킹맘

    ‘직장맘’ 10명 중 3명이 지난 5년간 육아휴직을 다녀온 뒤 1년 내에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육아휴직 급여로 지원된 돈은 1조 3000억원에 육박했다. 정부가 숙련된 여성 인력의 경력 단절을 막으려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이 직장과 육아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셈이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줄일 수 있는 정책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29일 고용노동부의 지난 5년(2009~2013년 10월)간 육아휴직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육아휴직 뒤 ‘1년 고용유지율’은 평균 69.7%로 나타났다. 아이를 돌보느라 이 기간에 휴직한 여성은 14만 6180명으로 이 가운데 4만 4263명이 복직도 못 하거나 복직 뒤 1년 내 직장을 그만뒀다는 것이다. 1년 고용유지율은 2009년 68.0%에서 2013년(10월 기준) 72.0%로 매년 1.0% 포인트씩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여성 육아휴직 급여로 고용보험 재정에서 빠져나간 돈은 모두 1조 2716억원이었다. 전문가들은 “고용유지율의 상승 폭이 미미해 여성의 경력 단절을 효과적으로 막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육아휴직 뒤 미복귀 여성 중 상당수는 “육아휴직을 낼 때 회사가 휴직 급여를 받게 해줄 테니 돌아오지 말라고 압박해 할 수 없이 그만뒀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특히 여성 임금근로자 중 42%를 차지하는 비정규직과 영세 사업장의 근로자는 반강제적으로 해고당하거나 재계약을 못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등을 이유로 퇴사를 종용하면 불법이지만 여성 근로자 상당수가 권리를 모르거나 직장 내 ‘을’(乙)이라는 이유로 항의조차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육아휴직 뒤 일단 복직했지만 아이를 맡길 보육시설이 마땅치 않아 회사를 그만두는 여성도 적지 않다. 육아휴직에서 복직한 뒤 얼마 안 돼 퇴직한 윤모(35)씨는 “민간 보육시설에 어렵게 아이를 맡겼지만 33평(109.1㎡) 아파트에 아기 20명가량을 놓고 키우는 열악한 상황이라 차라리 내가 키워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양성하는 등 ‘리턴맘 정책’(출산·육아로 직업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다시 일터로 끌어들이는 것)에만 비중을 둘 것이 아니라 육아휴직제를 내실화해 퇴사를 막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김 연구위원은 “영세 기업은 인력이 조금만 빠져나가도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정부가 육아휴직자의 공백을 막을 대체 인력풀을 만들고 기업에 원활히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용어 클릭] ■육아휴직제 만 6세(내년부터 8세) 이하의 자녀를 가진 남녀 근로자가 양육을 위해 사용하는 휴직. 최대 1년까지 휴직할 수 있고 통상임금의 40%를 고용보험 재정에서 받는다.
  • 철도파업자 직권면직 초강경 법안 추진

    철도 파업 21일째인 29일 정부는 필수 공익사업장에서 장기 파업이 발생하면 단순 참가자까지 ‘직권면직’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철도 파업을 촉발한 ‘수서발 KTX 법인’에 대해 정부가 철도운송사업 면허 발급을 강행한 데 이어 직권면직이라는 초강경 문책을 검토하면서 노·정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코레일과 같은 공익사업장의 장기 파업은 국민과 사회에 주는 피해가 막대한 만큼 강력한 제재가 불가피하다”면서 임용권자의 직권면직 방안을 언급했다. 앞서 여형구 국토교통부 2차관은 “2009년 철도 파업 당시 주동자 196명을 파면 또는 해임했으나 실제 파면·해임은 42명에 불과했다”면서 “노조 간부라도 적극적 주동자가 아니면 복직시키는 법원 판결에 문제점을 느껴 노동관계법의 보완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권면직은 절차를 거쳐 이뤄지는 징계와 달리 면직 사유만 충족하면 즉시 해고할 수 있는 중징계성 행위다. 이런 분위기 속에 코레일은 파업 핵심 가담자 490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징계위 회부자는 파면·해임 등 중징계 대상자로, 내년 1월 중순쯤 첫 징계 결과를 개별 통보받는다. 코레일은 또 이들에게 민·형사상 책임과 손해배상 등 구상권까지 청구할 방침이다. 코레일의 업무 복귀 시한(27일 밤 12시)을 넘기고도 복귀자가 늘고 있다. 기관사 128명을 포함해 2320명으로, 파업 가담자의 26.4%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철도 파업 4주째인 30일부터 열차 운행이 ‘필수유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열차 이용에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운행률은 평시 대비 KTX가 56.9%, 새마을 59.5%, 무궁화 63%, 수도권 전동열차 62.8% 등이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이날 청량리역에서 “추가 대체 인력과 복귀 인원을 활용해 KTX는 73%, 수도권 전철도 85%로 높여 운행하겠다”고 비상운행 대책을 밝혔다. 화물열차도 30%대 운행률을 유지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퇴직 기관사와 기관사 면허소지자 등 147명의 기관사를 새로 채용했다. 퇴직 기관사는 7일, 기타 채용자는 15일간 교육을 거쳐 부기관사로 투입된다. 열차승무원 대체 인력도 70명을 채용, 4일간의 교육을 거쳐 현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앞서 채용된 20명은 30일부터 수도권 전동차에 투입된다. 민주노총은 31일과 1월 3일을 ‘특근 거부 투쟁의 날’로 정하고 산하 모든 사업장에서 잔업과 특근을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직권면직 추진과 관련, 철도노조 관계자는 “공익사업장 노동자에게 과도한 불이익(직권면직)을 법률로 부과하는 것은 명백히 위헌”이라고 맞섰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장기재직자 무급휴직제 도입 검토

    국가공무원 가운데 장기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무급휴직 제도가 추진될 전망이다. 장기직무연수 등의 목적이 아닌 1년의 휴가 제도 도입은 공직에선 처음이다. 23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20년 이상 장기재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무급휴직 자기연수제’를 실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20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자비연수 등 교육이나 재충전을 위해 최대 1년의 휴직을 주겠다는 게 핵심이다. 안행부는 현재 교육훈련제도의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책으로 무급휴직 자기연수제를 설명하고 있다. 안행부 관계자는 “모든 공무원에게 교육훈련 기회가 다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제도가 필요한 이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급휴직자로 인한 결원을 충원하는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급휴직 자기연수제를 일종의 ‘안식년 제도’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무급이기 때문에 민간의 방식과는 다르다고 안행부는 설명했다. 실효성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무급으로 추진되는 것과 관련, 실비를 일부 제공하는 다른 교육훈련 연수제도와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유급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안행부의 한 서기관은 “20년 정도 공무원으로 일했다면 가정에서 자녀의 진학이나 결혼으로 목돈이 필요할 시점인 사람이 대부분”이라면서 “이런 때에 무급으로 휴직을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무급이 아니라면 일부 유급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자리 만들기 효과에 대해서도 찬반이 갈린다. 안행부 고위 관계자는 “1명의 장기휴직자로 신규 인력 2명을 채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다른 국장급 관계자는 “결국 1년 휴직 후 복직하기 때문에 휴직자 한 명이 두 명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식으로 계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제도를 활용하는 사례가 적으면 안행부가 말하는 일자리 만들기 효과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안행부는 이번 무급휴직 제도를 새로운 시도로 바라보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10년 이상 장기재직자에게 한 달 안팎의 휴가를 주는 안식월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기간은 최대 40일 정도를 허용하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과거 퇴직 전 공무원에게는 10일 안팎의 ‘장기재직휴가’가 인정됐지만, 다양한 휴가 제도가 도입되며 폐지된 바 있다. 안행부 관계자는 “(공무원 개인의) 자기 계발은 결국 공직사회 전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사측 ‘77억 손배소’ 압박 강화… 노조, 파업 강행 의지 굽히지 않아

    철도노조의 파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코레일이 노조와 노조간부를 상대로 77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이례적인 초강수로 풀이된다. 올해를 포함해 일곱 번의 철도파업 중 사측이 노조에 손배를 청구한 것은 네 번인데, 이전에는 모두 파업이 끝난 다음에야 소송을 냈기 때문이다. 20일로 철도파업이 12일째를 맞았지만 노사가 좀처럼 타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조를 더욱 강력하게 압박해 파업동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사측이 철도파업 때마다 항상 손배소송을 내며 노조를 압박한 것은 아니다. 1988년과 1994년 파업은 노조가 아닌 기관사들이 주도한 ‘들고양이파업’으로 개인 청구가 어려워 소송이 이뤄지지 못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2년 2월 파업 당시는 80억원의 손배소를 냈지만 나중에 노사 합의로 사측이 소를 취하했다. 첫 배상이 이뤄진 것은 2003년 6월 파업이다. 당시 철도청은 75억원의 손배를 청구해 32억원을 받아냈다. 최고 손배액은 2006년 3월 파업 때이다. KTX 승무원 정규직화와 인력 감축 철회,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나흘간 진행된 파업으로 발생한 150억원의 손실에 대해 코레일은 노조에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이자를 포함해 모두 103억원을 받아냈다. 2004년 KTX 개통 이후 파업에 따른 영업손실액은 급증하고 있다. 2009년 11월 파업과 관련한 손배소송은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첫 필수근무인력이 있었던 파업인 데다 KTX는 100% 정상 운행돼 피해액을 줄였다. 손배소송과 함께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간부들이 잇따라 경찰에 검거되고 있지만 노조는 파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파업에 참가했다 복귀한 직원이 모두 995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노조원 2만 443명 중 38%인 7758명이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 21일에는 권역별 철도노조 결의대회 및 시국 촛불집회에, 23일에는 민주노총, 시민사회, 종교계가 하는 평화대행진에 참가할 예정이다. 노조가 파업 ‘철회’ 명분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 상황을 이어 가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은 철도 파업으로 수배됐던 철도노조 간부 1명을 추가로 붙잡았다. 대전지방경찰청 수사과는 이날 오전 전국철도노조 대전본부 조직4국장 고모(45)씨를 체포했다. 한편 이날 발급될 것으로 알려졌던 수서발 KTX 법인 면허는 법원의 법인 설립 비용 인가 등의 절차가 늦어지면서 다음 주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또 23일부터 철도화물을 대체 수송하는 벌크시멘트 트레일러와 컨테이너, 석탄 수송 차량에 대해 고속도로 통행요금을 면제키로 했다. 면제 구간은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구간이며 민자 구간은 제외된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 한국 직장 여성들 “이래서 아이 안 낳는다”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 한국 직장 여성들 “이래서 아이 안 낳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는 모두 33만 69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만 2900명 줄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한 해 전체 신생아 수는 43만 3000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2005년보다도 낮을 것으로 보인다. ‘가구당 자녀 한 명 이하’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혹독한 근로조건과 장시간 근무 등으로 출산과 양육에서 소외된 대표 직장여성들에게 ‘내가 애를 더 안(못) 갖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외국계 시장조사회사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A(29)씨는 현재 임신 3개월째다. 취업 4년 차인 올해 A씨의 연봉은 4200만원으로 대기업 대리로 근무 중인 남편과 합치면 1년에 약 9000만원을 번다. 또래 여성과 비교하면 일찍 직장을 가진 데다 부부가 합산한 평균 보수도 남들보다 높은 편이어서 결혼할 때부터 주위에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아이를 가지면서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겨 고민이다. 지금은 출산 후 1년간 육아휴직을 계획하고 있지만, 시시각각 바뀌는 업무 특성상 오래 자리를 비우기가 어려워 조기 복귀도 고려 중이다. 더 큰 문제는 부부가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패턴 때문에 아이를 맡길 데가 없다는 점이다. 퇴근은 빨라야 7시 이후에나 가능하다. 특히 일주일에 절반 이상은 자정까지 야근이 반복돼 아이를 키우려면 당장 종일반 어린이집을 구해야 한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다. 어떻게든 1년 정도는 친정에 아이를 맡길 계획이지만, 이후 육아 계획은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A씨는 “늦게까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국공립 어린이집을 찾으려면 아예 직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이마저도 안 되면 아이를 위해 퇴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최근 1년 터울로 둘째를 임신한 여기자 B(33)씨는 기센 기자들 사이에서도 ‘용감한 여기자’로 통한다. 최근 육아휴직 후 복직한 지 6개월 만에 또다시 출산휴가를 냈기 때문이다. ‘기자 일도 바쁠 텐데 대단하다’, ‘회사가 정말 좋은 곳인가 보다’는 등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지만, 정작 자신은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해 6개월의 육아휴직 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부장이 전화를 걸어와 “언제부터 출근할 수 있느냐”고 독촉했던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B씨는 “변화에 가장 익숙해야 할 기자들이 정작 내부적으로는 가장 변하지 않는 독특한 존재들”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출산에 관한 사회의 인식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도 정작 기자 사회의 규칙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임산부의 야근은 엄연한 불법인데도 회사는 임신한 여기자의 야근을 당연시한다. 심지어 퇴근 후에 이어지는 회식에도 참석시킨다. B씨는 “유산 위험이 큰 임신 초기에도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한다”며 “임산부의 야근이 노동법에 어긋난다는 기사를 쓰면서 ‘정작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B씨는 “기자들은 업무 대부분을 컴퓨터로 처리하는데 부서나 맡은 업무에 따라 1주일에 하루 이틀은 재택근무를 하거나 탄력근무제라도 도입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프리랜서 토익 강사로 일하는 C(32)씨는 최근 아이를 가지면서 자발적인 ‘백수’가 됐다. 하루 4~5시간씩 강의를 하면서 한 달에 400만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었지만, 임신과 함께 모든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학기 단위로 계약하는 일종의 비정규직인 탓에 C씨에게 육아휴직은 곧 해고를 의미했고, 당연히 일반 직장처럼 출산휴가나 휴직수당은 한 푼도 기대할 수 없다. C씨는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점과 학생을 가르치는 데 대한 자부심도 있었지만, 임신과 함께 생활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면서 “강사 지원자도 넘치다 보니 애를 키우면서 다시 복귀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밝혔다. 내년에 아이를 낳으면 당장은 시부모님이 올라오셔서 도와주시기로 했다. 하지만 당장 남편의 홑벌이로 5명이 함께 지내면서 지난해에 받은 주택대출까지 갚으며 생활을 해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양육에 대한 부담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마음 한편에 있었던 둘째 계획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C씨는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은 직장여성에게 국한된 경우가 많다”면서 “평소에 사회보험 형태로 월급에서 떼어가더라도 임신했을 때 경제적으로 최소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철도 파업 분수령… 노조 ‘파업 동력’ 유지할지 관건

    코레일 이사회가 10일 예고한 대로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의결하면서 철도파업이 ‘분수령’을 맞았다. 철도민영화의 전 단계로, 철도 노조가 줄곧 반대해 온 수서발 KTX법인 설립이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노조 집행부가 파업 명분으로 내세웠던 이사회를 저지하지 못하면서 ‘파업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파업 장기화 여부를 가르는 관건이다. 노조는 즉각 철도 민영화의 시발점이 되는 코레일 이사회 강행 및 의결을 규탄하며 강력한 투쟁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코레일은 4000명이 넘는 파업 참가자 전원을 직위해제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맞서고 있고 이에 부담을 느낀 노조원들의 이탈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사회가 마무리됨에 따라 파업 참가자의 업무 복귀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09년 11월 8일간 진행됐던 파업의 심각한 후유증을 경험한 노조원들의 불안감도 무시할 수 없다. 당시 파업으로 조합원 1만 2000명이 징계를 받았고 197명이 무더기로 해고됐다. 이 가운데 50명은 복직하지 못했다. 더구나 인력 확보, 해고자 복직 등을 이유로 파업을 했던 2009년과 달리 이번에는 정부가 파업에 앞서 일찌감치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하고 있는 것도 부담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결국 파업 장기화 여부는 열차 운행의 직접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 기관사의 조기 복귀 여부에 달려 있다. 철도노조원 2만여명 중 기관사는 4500여명인데, 현재 기관사의 절반 정도가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사들이 한두 명씩 복귀를 시작하면 파업의 동력이 급격하게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철도노조는 현재까지는 오히려 투쟁 강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노조는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열리는 철도민영화 저지 범국민 촛불대회를 시작으로 11일 민주노총 경고연대파업 결의대회, 오는 14일 철도노동자 상경투쟁 계획을 밝혔다. 18일로 예고된 서울지하철노조의 파업까지 끌고 간다면 지금과는 다른 메가톤급 폭발력을 보이며 파업이 장기화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철도산업계 관계자는 “이사회의 결정으로 파업의 강도가 약해질지 아니면 오히려 장기화 국면을 초래할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면서 “파업 명분은 약해졌지만 정치권, 시민단체의 가세 등 외부변수가 더해지면서 노조 집행부가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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