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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속 북소리] 고발의 가장 큰 걸림돌 ‘무고’

    [역사 속 북소리] 고발의 가장 큰 걸림돌 ‘무고’

    “횡령했다” 거짓 소문으로 옥에 갇힌 ‘어사’ 박문수 노비 다툼에 앙심품고 모함 역적죄로 처형당한 권식 세종 25년(1443년) 함경도 종성에 사는 김귀생이라는 이가 예조판서 김종서를 찾아와 “회령 사람 노겸과 정헌, 김상보가 대감과 황보인을 함께 죽이려 한다”고 고발했다. 두만강 유역 6진이 개척되자 조정은 전국 각지 백성을 이 곳으로 강제 이주시켰는데, 고향을 떠나기 싫은 이들이 6진 개척을 주도한 김종서와 황보인을 죽이려 한다는 것이었다. 마천령과 철령 계곡에 숨어서 활을 쏘거나 한양의 김종서 집을 찾아가 죽일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설명했다.김종서는 고발 내용이 허무맹랑하다고 느껴 김귀생을 심문하라고 지시했다. 확인 결과 그가 보상금을 노리고 애꿎은 이를 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그는 장 100대를 맞고 3000리 밖으로 쫓겨났다. 신문고 교서에는 “무고죄는 ‘반좌(反坐)의 율(律)’(남에게 죄를 덮어씌우려 한 형벌로 똑같이 처벌하는 법)로 다스린다”고 돼 있다. 태종 10년(1410년)에는 원한을 품고 남을 무고한 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무고금지법도 제정됐다. 태종 1년(1401년) 권식이라는 자가 노비 문제로 권희·권근 부자와 다툼이 생겼다. 그는 앙심을 품고 주변 노비들을 꿰어 “권씨 부자가 역적 모의를 했다”는 증언을 얻어냈다. 하지만 권식의 고발은 무고임이 밝혀졌다. 그는 반좌의 율에 따라 역적죄로 처형됐다. 붕당 정치 상황에서 조정 내 상대 세력을 견제하고자 거짓 소문을 내 탄핵시키는 사례도 빈번했다. 우리에게 암행어사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박문수(소론)도 그 피해자 가운데 하나였다. 영조 19년(1743년) 그는 함경도 관찰사로 부임했다가 홍계희(노론)에게 탄핵돼 옥에 갇혔다. 대흉년 상황을 부풀려 조정에서 곡식을 타내 기생 이매에게 허비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박문수의 아들이 아버지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격쟁(擊錚·주변을 시끄럽게 해 왕의 이목을 끈 뒤 자신의 사연을 알림)하자 영조가 재조사를 지시했다. 확인 결과 박문수의 횡령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그는 복직됐고 홍계희는 삭탈관직에 처해졌다. 권력에서 벗어나 있는 민초들도 종종 불만을 품고 관리를 무고하곤 했다. 성종 1년(1470년) 한 농민은 밭 소유권 문제로 이웃과 갈등을 빚자 수령과 감사에게 심판을 받았지만 두 차례 모두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자 “수령과 감사가 모반을 꿰한다”고 무고했다. 그 결과는 반좌의 율에 따른 사형이었다.태조 7년(1398년) 저잣거리에 조선의 개국공신이자 이방원을 왕으로 만든 ‘킹메이커’ 조준이 반역에 가담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출처는 그의 첩인 기생 출신 국화였다. 사연을 알아보니 애초 조준이 국화를 아껴 자주 찾았지만 첩으로 삼은 뒤에는 되레 관심이 떨어져 발길을 끊자 국화가 이에 원한을 품고 거짓 소문을 낸 것이었다. 의금부에서는 국화를 한강에 수장시켜 사건을 종결했다. 고발은 정의를 추구하는 인간 본연의 심성이다. 진실을 찾는 행동은 종종 고발로 나타나곤 한다. 하지만 이런 고발 풍토가 자칫 죄 없는 선량한 이를 모함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났다. 이에 역대 왕들은 무고에 대해 예외 없이 반좌의 율을 적용해 엄격히 처벌했다. ■출처:태조 7년(1398년) 10월 28일, 태종 1년(1401년) 5월 1일, 세종 25년(1443년) 9월 24일, 세조 7년(1461년) 7월 3일, 성종 8년(1477년) 7월 17일, 중종 12년(1517년) 1월 2일, 영조 19년(1743년) 3월 20일 곽형석 명예기자(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 [사설] 파면·해임 후 44% 복직, 제 식구 감싸기 아닌가

    공무원은 역시 철밥통인가. 인사혁신처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파면 또는 해임 처분을 받은 5급 이상 간부 공무원 949명 가운데 418명이 소청심사제도를 통해 다시 복직됐다고 한다. 성추행, 연구비 부당 사용 등으로 교육 현장에서 추방된 교수와 교사 48명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구제됐다. 복직률은 44%에 이른다. 각종 비위 등으로 파면, 해임된 공무원 10명 가운데 4명은 다시 복직하고 있는 셈이다. 이럴 거면 왜 파면, 해임 등 중징계 처분을 내리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소청심사제도는 공무원이 징계처분 등에 대해 소송 이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공무원의 신분 보장과 인사상의 불이익을 막아내기 위한 안전장치의 하나로 꼽힌다. 무엇보다 공무원이 소신껏 업무를 수행하면서 부당한 외부 압력 등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신분보장제도라 할 수 있다. 지금처럼 공직자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행위까지 구제해준다면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수밖에 없다. 파면, 해임자의 복직뿐 아니라 감면 처리율도 지나치게 높아 본연의 기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4년간 5급 이상 비위 공무원 242명이 제기한 301건의 소청 중 103건(34.2%)은 감면 처리됐다. 징계가 취소된 것도 18건에 이른다. 공직사회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할 금품·향응 수수도 39건(37.5%)이나 감면됐다. 소청을 신청하면 1~2단계 정도는 감면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제 식구 감싸기의 소청심사’라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개선이 필요하다. 소청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비위의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범죄 전력이 없다, 횡령 금액이 소액이다”는 식의 극히 주관적인 이유로 소청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 또 심사위원(9명) 과반수의 찬성으로 소청을 받아들이는 것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파면, 해임 등 중징계에 대한 소청은 만장일치로 결정한다면 더 엄격한 심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무원 징계가 신중히 이뤄져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론에 좌지우지되거나 정치적 판단으로 징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해 일단 중징계를 내리는 행정 행위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것이다. 제도 본연의 기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 바란다.
  •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종석♥배수지, 사랑 확인 “지켜달라고 떼써봐요”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종석♥배수지, 사랑 확인 “지켜달라고 떼써봐요”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종석, 배수지가 본격 로맨스를 예고했다.지난 11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는 이종석과 배수지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정재찬(이종석 분)은 남홍주(배수지 분)가 기자를 그만두게 된 이유를 알게 됐다. 자신이 꾸는 꿈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라 믿었던 남홍주는 자신이 기자로 죽는 꿈을 꾸면서 기자를 그만뒀다. 하지만 남홍주는 최근 정재찬, 한우탁(정해인 분)과 꿈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방송국으로 복직했다. 복직을 앞둔 남홍주는 정재찬에게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힘드네, 괜히 떨리고”라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정재찬은 “그럼 회사까지 같이 들어가줘요? 들러 붙고 데려다달라고 하고 지켜달라고 떼써봐요. 그래볼 테니까. 그래서 안심이 되면 그렇게 해 볼게요”라며 다정하게 말했다. 이를 들은 남홍주는 눈물을 흘렸고, 정재찬은 그런 남홍주를 꼭 안아줬다. 사진=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종석, 수지 쓰담쓰담 ‘심쿵’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종석, 수지 쓰담쓰담 ‘심쿵’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수지가 소화기를 들고 새로운 사건을 예고하고 있다. 그녀는 어떤 일을 계획한 듯 결연한 표정을 짓고 있고, 이종석은 수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어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SBS 수목 드라마 스페셜 ‘당신이 잠든 사이에’(극본 박혜련/ 연출 오충환/ 제작 iHQ 정훈탁 황기용) 측은 9-10회 방송 당일인 11일 소화기와 관련된 사건에 빠진 정재찬(이종석 분)과 남홍주(수지 분)의 모습이 담긴 스틸을 공개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누군가에게 닥칠 불행한 사건 사고를 꿈으로 미리 볼 수 있는 여자 홍주와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검사 재찬의 이야기다. 우선 11일 사진을 통해 홍주에게 새로운 사건이 생길 것이 예고됐다. 공개된 사진 속 홍주는 큰 결심을 했다는 듯 소화기를 야무지게 들고 있다. 하지만 홍주는 곧 난감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진정시키는 손짓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이어진 스틸에서는 재찬이 수풀 뒤에 숨어 있는 홍주 앞에 앉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데, 홍주의 머리에 손을 얹어 머리를 쓰다듬고 있어 두 사람이 이번에는 어떤 사건을 마주하게 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 같은 홍주의 행동은 기자 휴직과 연관돼 있다. 앞서 공개된 9-10회 예고편에서 홍주가 꿈에서 기자로 죽는 꿈을 꿔 휴직을 했음과 복직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 공개돼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바있다. 이와 관련해 홍주의 휴직과 소화기 사건이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 홍주의 바람대로 복직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측은 “오늘(11일) 밤 방송되는 9-10회에서 홍주가 휴직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와 상황이 공개된다”라며 “사진을 통해 공개된 소화기 사건이 홍주의 휴직과 어떤 연관이 있을지, 방송을 통해 확인해달라”고 전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오늘(11일) 밤 10시에 9-10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수지 오늘 11일, 기자 휴직 이유 밝혀진다 ‘백수인줄 알았더니..’

    수지 오늘 11일, 기자 휴직 이유 밝혀진다 ‘백수인줄 알았더니..’

    수지가 직접 부른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의 OST가 오늘 11일 오후 6시 공개된다. 앞서 수지는 10일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개최한 생일맞이 팬미팅서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의 OST ‘아이 러브 유 보이(I love you boy)’의 일부를 즉석에서 부르며 특유의 청아한 음색으로 정식 음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수지는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예지몽을 꾸는 여자 ‘남홍주’로 열연하고 있다. 지난 주 방송된 7-8회에서는 홍주삼겹살에서 엄마 윤문선(황영희)을 돕던 홍주의 직업이 기자라는 사실이 공개됐다. 홍주는 재찬의 전화번호를 몰라 불편을 느꼈고 명함을 내밀며 휴직 중임을 밝혔다. 명함에는 ‘SBC 보도국 기자 남홍주’라고 적혀 있었다. 방송 이후 9-10회 예고를 통해 기자 홍주에 대한 몇 가지 정보가 공개됐다. 한강지검 형사3부 부장검사 박대영(이기영)을 통해 홍주가 잘 나가는 사회부 기자로 엄청 독종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홍주가 자신이 기자로 죽는 꿈을 꿨으며 기자로서의 복직을 원하고 있지만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공개된 스틸컷 사진 속 홍주는 긴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묶고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리포팅을 하고 있다. 현재 홍주삼겹살 앞치마를 메고 있는 홍주의 모습에서는 망설임이 느껴진다. 회사를 바로 앞에 둔 채 횡단보도 앞으로 머뭇거리는 홍주의 모습과 함께 자신감 없는 표정이 대비된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측은 “이번 주 방송에서는 휴직할 수밖에 없었던 홍주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될 예정”이라며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홍주가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지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수지 이종석 주연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11일 밤 10시에 9-10회가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올 상반기 육아휴직중 男 11%뿐…연차도 못 가는데 말 꺼냈다간…

    남성 직장인에게 ‘육아휴직’은 여전히 금기어로 통하고 있다. 최근 육아휴직을 택한 남성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는 있지만, 휴직으로 인한 각종 불이익을 우려하며 아직은 ‘먼 나라 얘기’라고 인식하는 남성이 아직은 더 많은 현실이다. ●육아휴직 급여 통상임금 100% 지급도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남성 육아휴직자는 510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53명보다 52.1%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전체 육아휴직자 4만 4860명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1.3%에 불과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과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남녀 구분 없이 육아휴직 1년을 보장하고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40%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남성 육아휴직을 확대하기 위해 부모가 같은 자녀에 대해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두 번째 사용하는 사람(대체로 남성)의 육아휴직 3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로 지급하는 ‘아빠의 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회사가 육아휴직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육아휴직 중인 은행원 임모(28·여)씨는 “회사 내에서 남자가 육아휴직을 쓰면 승진할 생각이 없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같은 직장에 다니는 남편은 육아휴직을 썼다가 대리로 직장생활을 마감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육아휴직을 생각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이모(30)씨는 “남자가 육아휴직을 쓴다고 하면 휴직 전에는 눈치를 주고, 복직 후에는 예상치 못한 부서로 발령을 내는 등 어려움이 많다”면서 “육아휴직이 법적으로 보장되더라도 회사 인사팀이 명확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내리고 관리해야 하는데 오히려 육아휴직을 못 쓰도록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견·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육아휴직에 대한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한 중견기업 사원인 박모(30)씨는 “일은 바쁘고 사람은 부족하다 보니 육아휴직은커녕 연차조차 제대로 못 쓰고 있다”면서 “일요일 출근도 허다한 데 육아휴직을 쓴다고 하면 ‘제정신이냐’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건설업체 직원 이모(31)씨는 “중견기업의 통상임금이 대기업에 비해 낮다 보니 통상임금에 따라 산정되는 육아휴직 급여로는 생활하기가 어렵다”면서 “육아휴직을 안 쓰는 게 아니라 못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女 육아·男 소득… 가부장적 기업문화 변해야”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성들은 육아, 남성들은 가정 내 소득을 책임진다는 전근대적이고 가부장적인 기업 문화로 인해 남성 육아휴직이 실질적으로 확대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여러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이런 기업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초등학교 여교사, 장애 학생에 “X신이냐”…“너희 엄마 고아네” 등 막말

    초등학교 여교사, 장애 학생에 “X신이냐”…“너희 엄마 고아네” 등 막말

    서울의 한 초등학교 50대 담임 여교사가 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너 X신이냐”는 막말을 하는 등 학생들에게 언어폭력과 학대 수준의 훈육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26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의 A초등학교 학부모들에 따르면 B교사가 2015년부터 최근까지 학생들에게 막말과 학대 수준의 훈육을 계속해왔다. 이 학교는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해도 묵살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민원이 정식 접수되고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B교사를 교체하기로 했다고 국민일보는 보도했다. B교사는 지난해 5월 경계성 지능장애 이모(11)군이 국어 시간 책상 서랍에 있던 교과서를 잘 찾지 못하자 5∼10분 동안 “너 X신이냐. 이럴 거면 학교 왜 다니냐”며 아이들 앞에서 다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엔 미술시간 도중 쓰레기를 버리려고 움직인 홍모(12)군에게 “너 이렇게 X신 짓하는 거 부모님이 아시니”라고 말했고, 5월에는 외할아버지 장례 치르고 돌아온 홍모(12)양에게 “이제 너희 엄마 고아네”라고 막말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국민일보는 밝혔다. 지난해 음악 시간에 아이들이 서로 장난쳤다는 이유로 남학생의 뺨을 때리고 여자 아이 가슴팍을 밀쳤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학대 수준의 훈육을 일삼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년 전 2학년의 한 학생이 숫자 ‘5’ 순서를 다르게 썼다는 이유로 계속 다시 쓰라고 지시해 칠판에 빽빽하게 ‘5’만을 채우게 했다. 수학 문제를 제대로 안 풀거나 반성문에 원하는 내용을 안 썼다는 이유로 오후 5시까지 교실에 혼자 남긴 일도 수차례 있었다고 국민일보는 전했다. 학부모들은 지난 학기 3차례나 학교 측에 서명서를 전달하는 등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모(45·여)씨는 “학부모들이 항의하면 B교사가 잠잠해지는 것은 그때뿐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막말을 일삼았다”고 국민일보를 통해 밝혔다. 다른 학부모는 “교장이 ‘다른 선생님이었으면 이렇게 학부모들이 항의하면 휴직하거나 병가 냈을 텐데 오히려 멘탈이 강한 B선생님께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B교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시점에선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교장은 “지난 학기 일부 학부모의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대화를 통해 갈등이 잘 봉합됐고 이후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A학교는 B교사를 교체한 뒤 휴직 조치키로 했다. B교사는 내년 3월 복직되며 교장의 판단에 따라 담임을 맡을지 결정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TX 승무원 29~30일 파업 예고…귀성길 혼란 우려

     KTX 승무원들이 임금 교섭 결렬에 따라 오는 29~30일 이틀간 파업을 예고했다. 추석 귀성이 29일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코레일은 열차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60여명의 대체인력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에 따라 21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률 91%로 파업을 결의했다. KTX 승무원 파업은 2006년 이후 11년 만이다.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기획재정부 예산지침 기준 5% 임금 인상과 능력가감급제 폐지, 사무관리직과 임금 차별 철폐, 판매승무원 실질적 고용 보장, 직장 내 성희롱 근절 등 5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또 코레일에 대해 상식적인 위탁비 지급을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코레일의 지속적인 위탁비 삭감으로 관광개발 승무원들은 수년간 최저임금에 근접한 임금을 받고 있다”면서 “관광개발은 경영상 어려움을 들어 임금 인상이 불가능하다면서도 매년 코레일에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 구내 영업료 등으로 수십억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과 코레일관광개발은 “해고 KTX 승무원 복직을 위한 불법 파업”이라고 지적한 뒤 “비조합원과 코레일 직원을 투입해 귀성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In&Out] 방송사 외주제작에 숨은 불편한 진실/한경수 PD·한국독립PD협회

    [In&Out] 방송사 외주제작에 숨은 불편한 진실/한경수 PD·한국독립PD협회

    박환성·김광일 독립PD가 EBS 다큐프라임 ‘야수의 방주’ 제작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떠났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지도 두 달이 넘었다. 방송사가 자체 제작했다면 7~8명이 팀을 이뤄 떠났을 길을 단둘이 떠났다. 박 PD는 부족한 제작비를 보충하기 위해 어렵사리 확보한 정부지원금의 40%를 EBS가 ‘상생협력’이라는 이름으로 환수하려 하자 이에 문제 제기를 하며 남아공으로 떠나기 직전까지 EBS와 다투고 있었다.그들은 왜 단둘이서 촬영을 떠났을까. 왜 그 낯선 곳에서 늦은 시간에 손수 운전을 하고 있었을까. 차량 뒷좌석에서 발견된 미처 먹지도 못한 햄버거와 콜라는 무엇을 말하는가. 그들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사가 아니다. 우리나라 방송 콘텐츠의 50% 이상은 이들 같은 독립PD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런데 방송사는 턱없이 부족한 제작비를 책정하고서는 제작사로 하여금 기업협찬금이나 정부지원금을 확보할 것을 유도하고, 다시 그 일부를 ‘전파사용료’, ‘송출료’, ‘간접비’ 명목으로 떼어 간다. 이런 창조적인 갑질과 횡포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날마다 자행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조연출, 막내작가들은 주 70시간 이상을 일하고도 월 100만원으로 버텨야 한다. 어렵사리 프로그램을 제작해도 프로그램의 방영권은 물론 촬영 원본에 대한 소유권까지 방송사는 모든 지적재산권을 ‘영구’히 독점한다. 제작진에 대한 부당한 요구와 인격 모독도 비일비재하다. 현재 KBS, MBC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파업을 진행하며 적폐청산을 부르짖고 있다. 옳은 일이고, 적극 지지한다. 그러나 외주제작과 관련해서는 지난 수십년간 쌓여 온 적폐를 묵인하거나 이에 동조해 왔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외주제작비는 20년 전과 비교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삭감됐고, 저작권 공유를 요구하는 독립제작자들의 목소리에 대한 반응은 전무했다. 외주제작진에게 일상적으로 행하는 갑질은 스스로 인지하지도 못한다. 권력을 감시하고 약자를 보호함을 사명으로 여겨야 할 언론사가 스스로는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고 약자의 목소리에 눈감아 온 것이다. 많은 사람이 공영방송의 모델로 부러워하는 영국 BBC는 외주제작과 관련해 정부의 철저한 규제와 관리·감독을 받는다. BBC는 방송통신위원회 격인 오프컴(Ofcom)이 공표한 ‘외주제작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표준외주제작비의 책정 근거가 되는 내부제작비를 홈페이지에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외주제작사와의 수익 공유, 저작권 배분은 물론 계약 시점, 제작비 지급 시기 등 모든 거래조항을 세세하게 명문화한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천국인 나라에서 이토록 까다로운 규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거대 방송사는 경직화, 관료화되고 조직이기주의에 빠지기 쉬워 이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제작을 보장해야 창의적이고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방송산업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는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외주제작에 대한 ‘철학’은커녕 ‘정글의 법칙’만 난무하고 있는 우리의 천박한 현실에 비추어 보면 꿈같은 이야기다. “우리 사회는 사람이 죽어야 바뀐다.” 요즘 주변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다. 두 독립PD의 죽음과 최근 드러난 MBC ‘리얼스토리 눈’의 제작진에 대한 갑질 문제를 계기로 방송사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경영진이 교체되고 해고자가 복직한다고 모든 적폐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방송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국회는 외주제작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과 정책으로 제도 개혁에 나서 주기를 바란다.
  • ‘사학비리 투쟁’ 교사 16년 만에 복직 확정

    ‘비리 사학 퇴진운동’에 참여했다가 교직을 떠난 뒤 학교로 돌아오지 못했던 교사가 16년여 만에 복직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21일 윤희찬 교사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임용 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간부였던 윤씨는 2000년 서울 상문고 재단비리 연루 인사가 재단으로 복귀하는 것을 반대하며 퇴진을 주장하던 중 서울시교육청 청사를 점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모 고등학교 교사였던 윤씨는 학교의 수업권 박탈 등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학교를 떠났다. 윤씨는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점거를 저지른 동기와 경위 등이 참작돼 2005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고 이듬해 교육부는 ‘민주화운동 및 8·15 사면·복권 관련 해직교사 특별채용계획’에 따라 윤씨의 특별채용을 추진했다. 그러나 윤씨가 원래 일하던 고등학교는 채용을 거부했다. 결국 윤씨는 2014년 서울시교육청에 특별채용해 달라는 민원을 냈고, 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여 2015년 한 중학교로 발령 났다. 하지만 교육부는 “윤씨가 애초 스스로 교사를 그만둔 만큼 민주화운동 관련 해직교사 특별채용계획 대상이 아니며 특별채용이 가능하다 해도 공개전형을 거치지 않아 위법하다”며 임용취소처분을 내렸다. 대법원은 그러나 “교육부의 특별채용계획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교육공무원법령에 따른 특별채용 요건이 아니다”라면서 “윤씨가 교육부의 특별채용계획 대상이기 때문에 서울시교육감이 그를 특별채용했다고 볼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오늘의 눈] ‘잘 돌아가는 곳’만 찾는 경제부총리/오달란 경제정책부 기자

    [오늘의 눈] ‘잘 돌아가는 곳’만 찾는 경제부총리/오달란 경제정책부 기자

    발언자들의 말을 노트북 컴퓨터에 받아 치다가 이내 그만뒀다. ‘이건 기사로 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엄마 공무원’의 비애를 취재해 쓴 기사에 달린 댓글 3000여개가 떠올랐다. “공무원이 그 정도면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은 어떻겠어요”, “민간인은 헬(지옥)입니다”, “더 힘들게 사는 엄마들이 많기에 와닿지 않네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여성친화기업으로 선정된 한 은행을 찾았다. 은행 쪽에서 마련한 홍보 영상이 부리나케 돌아갔다. 세 살쯤 되는 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오전 10시쯤 집 근처 스마트워크센터로 출근하는 남성 직원이 화면에 나왔다. 곧이어 여직원들과의 간담회가 시작됐다. 하루 4시간씩 일하면서 정년을 보장받고 풀타임 직원과 똑같은 복지 혜택을 누리는 시간선택제 직원, 임신했을 때 2시간 먼저 퇴근했다는 워킹맘, 육아휴직에서 곧 복직하는데 집 근처에서 일할 수 있게 배려를 받았다는 직원이 각자 사연을 얘기했다. 간담회만 보면 이 직장은 아이를 키우고 일하기에 공무원보다 훨씬 좋은 ‘엄마 천국’이 분명했다. ‘왜 은행원이 되기를 꿈꾸지 않았던가’ 기자도 후회막심이었다. 더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독자도 많을 것이다. 뻔한 의문이 든다. 이곳이 과연 진짜 현장일까. 효과적인 정책을 만들려면 우수 사례를 많이 봐야 한다. 그런데 어찌 보면 이는 답을 정해 놓고 해결책을 구하는 모양새 같다. 김 부총리의 현장 방문이 그랬다. ‘잘 돌아가는 곳’이 대부분이다. 지난 6월 취임 후 처음 찾은 현장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 모범기업이었고, 7월에도 여성 및 청년 일자리 창출을 많이 한 중소기업을 골랐다. 이달 초에는 다른 부처 장관들을 대동하고 현대자동차에서 성공적으로 분사한 벤처기업을 다녀왔다. 알아서 잘하고 있는 기업보다는 잘 안 풀리는 곳을 일부러 더 찾아가 원인과 해결책을 고민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김 부총리도 성공 사례만 보는 것이 께름칙했던 모양이다. 은행 여직원들 앞에서 “이런 혜택을 받는 근로자가 많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다음 현장은 번지르르 세팅된 무대가 아니길 기대해 본다. 아이 맡길 곳이 없어 경력이 단절된 엄마들, 불 꺼진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같은 진짜 현장이 부총리를 기다리고 있다. dallan@seoul.co.kr
  • [공직 워킹맘들의 희로애락] “아이와 출퇴근, 야근해도 안심” … “대기번호 726, 낡은시설 불안”

    [공직 워킹맘들의 희로애락] “아이와 출퇴근, 야근해도 안심” … “대기번호 726, 낡은시설 불안”

    정부청사 어린이집은 엄마 공무원들에게 구세주와 다름없다. 아이와 함께 출근할 수 있고 아이에게 갑자기 문제가 생기면 5분 내에 달려갈 수 있다. 잦은 야근에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며 보육의 질도 높은 편이다. 고질적인 문제는 ‘수급 불균형’이다. 청사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려는 공무원은 줄을 섰는데 자리는 턱없이 모자란다. 이런 현상은 특히 정부세종청사 어린이집에서 두드러진다. 중앙부처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세종에 정착해 어린 자녀를 키우는 젊은 공무원이 많아진 게 원인이다.첫 청사 어린이집 개원 후 20년… 그나마 국내 첫 청사 어린이집은 1996년 2월 문을 연 정부과천청사 어린이집이다. 당시 과천청사에서 일하는 7000여명의 공무원 가운데 맞벌이 부부의 편의를 위해 만들었다. 개원 당시만 해도 정원은 200명이었는데 124명의 어린이가 입소했다. 민간 어린이집에 맡긴 자녀를 매번 가장 늦게 데리러 가던 ‘꼴찌’ 엄마 공무원들은 청사 어린이집 개원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다만 보육료가 2세 미만 20만 4000원, 2~3세 17만 1000원, 3세 이상 10만 3000원 등으로 책정돼 민간 어린이집보다 비싸다는 게 흠이었다. 엄마 공무원들의 지속적인 어린이집 확충 요구에 1998년 8월 정부대전청사에도 아람 어린이집이 문을 열었다. 이어 2005년 3월에는 정부서울청사에 한빛 어린이집이 생겼다. 이 어린이집은 처음에는 70명의 어린이를 보육하다가 정원을 224명까지 늘렸으나 대기인원이 330명에 달하는 등 넘치는 수요를 맞출 수 없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2008년 7월 서울청사와 과천청사에 각각 1개씩 영아 전용 어린이집을 추가로 열었다. 청사 어린이집 대기자의 76%가량이 영아인 점을 고려해 만 2세 이하만 맡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청사 어린이집도 세종시대… 그러나 2012년 말부터 중앙부처가 세종청사로 차례로 이주하면서 청사 어린이집도 ‘세종시대’를 맞이했다. 2012년 12월 기획재정부(4동) 1층과 해양수산부(5동) 1층에 각각 예그리나·이든샘 어린이집이 문을 열었다. 신도시인 탓에 교통·상업 시설은 물론 보육 인프라가 크게 부족해 엄마 공무원들은 청사 어린이집 개원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한다. 현재 세종청사 어린이집은 모두 9개로 늘어났다. 재원 아동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1828명으로 서울·과천·대전청사 어린이집 8곳의 재원 아동을 합친 것(1584명)보다 많다. 1996년 이후 21년 동안 17곳의 청사 어린이집이 생겼지만 공무원들은 여전히 어린이집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생후 12개월 미만인 영아 보육시설이 크게 모자란 실정이다. 정부청사관리본부에서 받은 세종·서울·과천·대전청사 어린이집 17곳의 재원 아동 및 대기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기자는 726명으로 재원 아동 수(3412명) 대비 21.3% 수준이다. 그러나 만 0세 대기자는 171명으로 같은 나이 재원 아동 수(179명)에 맞먹었다. 청사 어린이집이 정원을 2배로 늘려야 엄마 공무원들의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셈이다. 만 1세 대기자가 306명으로 가장 많았다. 2세(125명), 3세(74명), 4세(43명), 5세(7명) 등으로 자녀 연령이 높아질수록 대기 인원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청사별로 보면 서울과 세종의 청사 어린이집 입소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서울청사 어린이집 3곳의 대기자는 154명으로 재원 아동(451명) 대비 34.1% 수준이다. 세종청사는 이 비율이 26.1%로 뒤를 이었다. 반면 부처 이전으로 재직 공무원이 감소한 과천청사의 어린이집 2곳은 대기자가 35명으로 재원 아동(435명) 대비 8.0%에 그치고 있다. 대전청사 어린이집도 누적 대기자가 많았으나 지난해 3월 200명 정원의 세 번째 어린이집(다솜)이 문을 열면서 상황이 나아졌다. 다만 대전청사의 아람 어린이집 재원 아동이 318명으로 법정한도(300명)을 초과한 상태다. 전체 대기자 수도 154명으로 여전히 적지 않다. 3~6개월 대기·영아시설 태부족… 그러니 엄마 공무원들은 청사 어린이집 자리가 부족해서 불만이 컸다. 금융위원회 A사무관은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정원이 적어서 들어가기 힘든 것이 단점”이라면서 “입학원서를 내고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 하는데 최근까지 어린이집 자리가 나오지 않아 6개월 정도 친정 엄마에게 신세를 져야 했다”고 말했다. 경제부처 소속 B사무관은 복직을 앞두고 어린이집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해외연수를 떠난 공무원 남편을 따라 2년간 육아휴직을 썼던 그는 “0세부터 어린이집을 계속 다니는 아이가 많아서 중간에 누가 빠지지 않는 이상 4살 아이를 청사 어린이집에 넣을 방법이 없다”면서 “대기 순번이 30번은 보통이고 80번인 곳도 있어 하는 수 없이 남편이 육아휴직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사 어린이집의 노후된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외교부 C서기관은 “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어린이집이 낡아서 안전등급 평가에서 D가 나왔다고 들었다”며 “불안해서 그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있는데, 최근 강경화 장관과의 대화에서 몇몇 직원이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엄마 공무원들이 청사 어린이집을 선호하는 이유는 바쁜 엄마를 최대한 배려해 주기 때문이다. 두 아이를 모두 청사 어린이집에 맡긴 여성가족부 D사무관은 “유치원이나 민간 어린이집처럼 방학이 없고 평일 낮에 상담 등 학부모 행사도 없다”면서 “행사가 있어도 토요일이나 평일 오후 7시 이후에 하고 을지연습 기간에는 일찍 출근하는 부모를 위해 오전 7시부터 아이를 맡아주는 등 융통성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그래도… 방학·평일 행사 없고 시간 융통성 2009년 과천청사 어린이집을 이용했던 중앙부처 E주무관은 “모든 아이가 오전 9시에 똑같이 등원하고 오후 6시에 하원하는 일괄 등하원 규칙이 만족스러웠다”며 “반면 서울청사 푸르미 어린이집은 조부모 등이 수시로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게 했는데 뒤늦게 남는 아이들의 마음을 배려하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민간 어린이집보다 행정처리가 투명하고 체계적이라서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허청 F주무관은 “명절 선물을 받지 않고 보육료 결제도 민간 어린이집처럼 편법을 쓰지 않고 정해진 원칙대로 하기 때문에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쓸쓸한… 문학계 발길 없었다

    [단독] 쓸쓸한… 문학계 발길 없었다

    조문객 대부분 친지·제자 “자살로 마지막 저항” 울분 “왕따 당해 억울하게 죽어” 배우 김수미씨 음주 소동6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마련된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의 빈소는 저녁 시간 한때를 제외하곤 썰렁했다. 복도에 세워진 조화는 풍성했지만 영정을 곁에서 지키는 사람은 몇 명에 불과했다. 조문객은 친지와 지인, 제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마 전 교수가 ‘문학계의 이단아’로 불려서인지 문학계 관계자의 발걸음은 드물었다. 빈소 한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중년 남성이 눈에 띄었다. 그는 마 전 교수의 고교 동창 심강일(67)씨로 이틀째 빈소를 지키는 중이었다. 심씨는 “마 전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우리 사회를 향한 마지막 저항”이라며 “천재적인 사람이었지만 성정(性情)이 예민한 탓에 온갖 사회적 비판과 복직 이후 학교에서 받았던 핍박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씨는 마 전 교수와 서울 대광고 동창이라고 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친구로 지냈다. 마 전 교수가 심씨의 초상화를 직접 그려 줄 만큼 두 사람은 그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였다. 심씨는 대학에 진학해 교육학을 전공하고 국어교사 생활을 하게 되면서 마 전 교수와 한동안 연락을 하지 못하고 지냈다. 그러다 1998년 마 전 교수가 사면·복권된 이후부터 다시 가깝게 지냈다. 심씨는 최근 3~4년 동안 또 다른 고교 동창인 이종홍(67)씨와 함께 일주일에 한 번꼴로 마 전 교수의 자택을 찾았다. 마 전 교수의 곁엔 누나 조모(74)씨와 가사도우미, 그리고 심씨와 이씨뿐이었던 것이다. 조씨는 “2015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마 전 교수가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했다”면서 “주변 지인들이 종종 찾아오긴 했지만 (마 전 교수가) 나와 자신 둘밖에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을 것”이라며 슬퍼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쯤 원로배우 김수미(68)씨가 마 전 교수의 빈소에 술에 취한 채 찾아와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김씨는 “글을 이상하게 썼다고 감옥에 보내고, 교수들이 왕따시켜서 억울하게 이렇게 만든 것 아니냐”면서 “나도 죽을 것”이라고 오열했다. 그는 병원으로 오는 택시 안에서도 “마광수가 내 친구인데 너무 슬프다. 나도 죽어 버리겠다”고 소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씨의 가방에서 커터칼을 발견하고 회수했다. 경찰의 설득 끝에 안정을 찾은 김씨는 빈소 한쪽에서 엎드려 있다가 2시간 만에 빈소를 떠났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마 전 교수의 빈소에서 소란을 벌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아들과 딸에게 인계했다”고 말했다. 유족은 7일 오전 10시 30분 영결식을 치르고 시신은 화장할 예정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아르곤’ 천우희, 김주혁에 가능성 증명 “킬 하랬더니 살려와?”

    ‘아르곤’ 천우희, 김주혁에 가능성 증명 “킬 하랬더니 살려와?”

    탐사보도극 ‘아르곤’ 천우희가 발로 뛴 ‘팩트’로 김주혁에게 가능성을 증명했다.5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연출 이윤정, 극본 전영신 주원규 신하은, 원작 구동회, 제작 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2회에서는 ‘아르곤’ 팀에서 겉돌기만 했던 계약직 기자 이연화(천우희 분)가 후속 보도 취재를 위해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팩트 제일주의 김백진과 열혈 이연화의 공조를 예고한 강렬한 엔딩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기대감을 한층 끌어 올렸다. 이날 방송에서 이연화는 홀로 미드타운 인허가 혜택의 미스터리를 파고들었다. 아르곤 팀 회의에서 김백진은 이연화가 준비한 보고서에 “기자 말고 소설을 써라. 팩트는 하나도 없고 주장만 범벅”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이연화는 “김백진이 구두 굽 까진 기자는 인정한다”는 채수민(신현빈 분)의 조언에 따라 포기하지 않고 현장을 직접 발로 뛰기 시작했다. 결국 미드타운 인허가에 문제가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게 된 것. 앞서 김백진은 이연화가 유명호(이승준 분) 국장이 내리꽂은 사람이 아닌가 의심을 했지만 이연화가 보내준 사진 증거를 보고 그녀의 진심을 알아봤다. 김백진은 “킬 하랬더니 살려와?”라며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니 능력껏 살려서 대가리 찾아오라”며 미드타운 인허가 관련 취재를 이연화에게 맡기며 신뢰감을 보였다. 김백진은 사장 측근의 비리를 보도했다가 부당하게 해고당한 뒤 외부에서 복직 투쟁중인 후배 팀원을 대신해 들어온 이연화를 인정할 수 없었다. “죄송하다”를 입에 달고 살면서도 진짜 기자가 되려 현장을 누비는 이연화의 고군분투가 백진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 앞으로 진실 보도를 향해 두 사람이 어떤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주혁과 천우희의 연기는 2회에서도 더할 나위 없었다. 냉정하고 까칠해 보이지만 ‘아르곤’을 지키려는 수장의 고민을 섬세하게 녹여낸 김주혁의 연기는 카리스마에 부드러움까지 더했다. 실패와 주위의 비난 속에서도 자신이 해야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천우희의 모습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공감을 자아내며 응원을 이끌어 냈다. 거절당한 아이템을 끝까지 취재해 증거를 찾아온 이연화와 뚝심과 기자의 가능성을 발견한 김백진의 관계변화에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팩트를 가장 우선시하는 원칙주의자 김백진 밑에서 호기심과 남다른 감이 유일한 재능인 이연화가 어떤 팩트를 찾아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2회 시청률은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시청률 2.9%, 순간 최고 시청률 3.4%를 기록하며 시청률 상승에 불을 제대로 지폈다. 진실을 위해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아르곤’이 회사 내부의 압박과 외부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도 신념을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르곤’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50분 tvN에서 방송된다. 사진=tvN ‘아르곤’ 2회 방송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유명 소설가 마광수 前연세대 교수 자택서 숨진 채 발견

    유명 소설가 마광수 前연세대 교수 자택서 숨진 채 발견

    자살 가능성 커…가족이 신고 “유산·시신 처리해 달라” 유언장 “하늘이 원망스럽다. 위선으로 뭉친 지식인과 작가 사이에서 고통받는 것이 너무나 억울해지는 요즘이다. 그냥 한숨만 나온다.”성에 대한 가감 없는 표현이 담긴 소설 ‘즐거운 사라’로 유명한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8월 정년 퇴임을 앞둔 소감문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등단 이후 40년간 여러 소설과 산문집, 시집을 냈지만 ‘즐거운 사라’가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은 이 작품으로 치명적인 필화에 휘말린 탓이다. 최고의 윤동주 연구자, 천재교수로 추앙받다가 산문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1989년) 이후 외설 문학가라는 오명에 휩싸이며 구속, 해직, 복직 등을 겪었던 마 전 교수가 5일 자택에서 목을 매 지난한 생을 마감했다. 66세.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마 전 교수는 이날 오후 1시 51분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가사도우미와 함께 지내왔으며, 도우미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자신의 유산을 가족에게 남기고 시신 처리를 맡긴다는 내용이 적힌 A4용지 1장짜리 유언장을 발견했다. 경찰은 마 전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빈소는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마련됐다. 마 전 교수는 1990년 1월 합의이혼했으며 자녀는 없다. 누나가 상주를 맡았다. 아호가 ‘광마’(狂馬)인 마 전 교수는 우리 사회 금기에 도전했다가 시대와의 불화를 혹독하게 겪은 비운의 시인이자 소설가, 수필가, 또 비평가로 기억된다. 연세대 국문과 대학원 박사 과정을 밟던 1977년 청록파 시인 박두진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에 ‘배꼽에’ 등 시 6편을 게재하며 등단했다. 1983년에는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논문으로는 처음으로 윤동주 시를 연구해 학위를 받았다.이듬해 모교 강단에 서기 시작한 그는 성(性)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우리 안의 이중성과 위선을 꼬집는 데 천착했다. 28세에 대학교수로 임용되면서 천재로도 불렸다. 1989년 5월부터 12월까지 문학사상에 장편 ‘권태’를 연재하며 소설가로 데뷔했고 같은 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출간했다. 대표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가 나온 것도 그해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성적 담론을 대중적 리얼리티의 세계로 이끈 공로가 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 문학평론가는 “마 전 교수는 당시 유교적인 엄숙주의에 빠져 있었던 한국 문화에 가벼운 충격을 준 작품을 선보였다”면서 “소설이나 시를 일종의 본능의 해방과 자유의 구가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때, 그가 작품에서 성의 문제를 노골적으로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인 제재를 받은 것은 지나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마 전 교수는 ‘즐거운 사라’가 사회 미풍양속을 해치는 외설이라는 이유로 1992년 10월 강의 중 제자들 앞에서 긴급 체포됐다. 구속 뒤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며 교수직을 박탈당했다. 1998년 사면·복권돼 강단으로 돌아왔지만 ‘변태 교수’, ‘음란 작가’라는 꼬리표는 줄곧 그를 따라다녔다. 해직 이력 때문에 명예교수가 될 자격조차 얻질 못했다. 그때 심경은 퇴임 소감문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즐거운 사라 사건으로 학교에서 잘리고, 한참 후 복직했더니 동료 교수들의 따돌림으로 우울증을 얻어 휴직했다”면서 “그 뒤 줄곧 국문과 왕따 교수로 지냈고, 문단에서도 왕따가 됐다”고 썼다. 또 “책도 안 읽어 보고 무조건 나를 변태로 매도하는 대중들, 단지 성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만으로 평생을 따라다니는 간첩 같은 꼬리표”라면서 “그동안 내 육체는 울화병에 허물어져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 지독한 우울증은 나를 점점 좀먹어 들어가고 있고 오늘도 심한 신경성 복통으로 병원에 다녀왔다. 몹시 아프다”고 토로했다. 실제 마 전 교수는 우울증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광마집’, ‘사랑의 슬픔’ 등의 시집을 냈던 그는 올해 초에는 등단 40년을 맞아 ‘마광수 시선’을 내놓았는데 유작이 됐다. ‘권태’, ‘불안’, ‘첫사랑’ 등 소설과 다수의 비평집, 논문들을 남겼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곡절 많은 삶’ 마광수…필화 사건 상처로 극심한 우울증

    ‘곡절 많은 삶’ 마광수…필화 사건 상처로 극심한 우울증

    5일 별세 소식이 전해진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는 ‘즐거운 사라’ 필화 사건으로 성윤리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며 곡절 많은 삶을 살았다.고인은 1951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나왔다. 성에 대한 가감없는 묘사가 담긴 소설로 널리 알려졌지만 문학 인생의 출발은 시였다. 윤동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1977년 현대문학에 ‘배꼽에’ 등 6편의 시가 추천되며 등단했다. 28세에 대학 교수로 임용되면서 천재로도 불렸다. 고인은 1991년 소설 ‘즐거운 사라’를 펴내고 이듬해 10월 음란물 제작·반포 혐의로 구속되면서 예술과 외설의 경계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다. ‘즐거운 사라’는 여대생 ‘사라’가 성 경험을 통해 자기정체성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성 문제를 음지의 영역에서 공론장으로 끌어내야 위선적 성문화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게 고인의 신념이었다. 그러나 ‘즐거운 사라’가 변태적 성행위와 스승·제자의 성관계 등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음란물’이라는 혐의를 받으면서 예술과 외설의 구분, 창작과 표현의 자유로 논쟁이 번졌다. 고인이 구속되자 문학계뿐 아니라 미술·영화 등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구명운동을 벌였다. 대다수 문화예술인은 고인의 구속수감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권력의 시대착오적 탄압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3년간 재판 끝에 1995년 6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당시 법원은 “정상적인 성적 정서와 선량한 사회풍속을 침해하고 타락시키는 정도의 음란물까지 허용될 수 없다. 이 소설은 그 한계를 벗어난 것이 분명하다”며 ‘즐거운 사라’를 음란물로 판정했다. 고인은 대법원 확정판결로 해직된 이후 복직과 휴직을 반복하다가 지난해 8월 정년퇴임했다. 해직 경력 탓에 명예교수 직함도 얻지 못했고 필화 사건의 상처와 동료 교수들의 따돌림에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광마집’(1980)부터 ‘모든 것은 슬프게 간다’(2012)까지 시집 여섯 권에서 작품들을 골라 올해 초에 낸 ‘마광수 시선’(페이퍼로드)이 마지막 책이었다. 그는 당시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울하다”, “서운하다”라는 짧은 말을 반복했다. 최용범 페이퍼로드 대표는 “책을 내며 강연회를 계획했지만 우울증세가 너무 심해 하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학살당했다’며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필화 사건 이후에도 작품활동을 했지만 자기검열 탓에 과거처럼 적극적이지 못했다. 소설 ‘광마일기’(1990)와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1989), 에세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1989) 등 필화 이전의 작품들이 대표작으로 남아있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그보다 10년 전 쓴 동명의 시에서 제목을 따온 것이다. “화장한 여인의 얼굴에선 여인의 본능이 빛처럼 흐르고/ 더 호소적이다 모든 외로운 남성들에게/ 한층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가끔씩 눈물이 화장 위에 얼룩져 흐를 때/ 나는 더욱 감상적으로 슬퍼져서 여인이 사랑스럽다/ 현실적, 현실적으로 되어 나도 화장을 하고 싶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부분)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직도 금서로 묶인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 어떤 내용이길래

    아직도 금서로 묶인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 어떤 내용이길래

    소설가 마광수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를 알리게 한 소설 ‘즐거운 사라’에 대한 관심이 후끈 달아올럈다.마광수 장편소설 즐거운 사라는 1991년에 ‘청하’ 출판사를 통해 나왔다. 책 표지 사진의 마광수는 생각에 잠겼지만 즐겁지 않은 모습이다. 이 책은 아직도 금서로 묶어 재출간되지 않고 있다. ‘음란물’로 낙인찍혀 복권되지 못한 셈이다. 당시 연세대학교 국문학 교수였던 마광수씨는 ‘즐거운 사라’로 1992년 10월29일 야한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검찰에 긴급 체포된 뒤 구속됐다. 마 교수는 강의실에서 수업도중 검찰 수사관에 의해 ‘음란물 제조’ 혐의로 긴급체포된 것이다. 당시 구속 이유는 ‘즐거운 사라’ 여주인공이 대학생 신분으로 자신의 대학교수와 성관계를 하는 등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했다는 이유다. 긴 손톱엔 새빨간 매니큐어를 바르고 미니스커트 아래로 뾰족한 하이힐을 신은 여대생의 이름이 ‘사라’였다. 마광수씨는 구속됐고, 소설은 판매가 금지됐다. 결국 마광수씨는 1995년 6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1998년 3월 사면되기까지 감옥에서 지내야 했다. 이후 그는 1998년 국민의정부의 사면복권으로 ‘연세대학교’에 복직했으나 2000년 재임용에 탈락하는 등 해직과 복직이 반복되는 고난이 이어졌다. 앞서 그는 1989년 우리 사회에 문화적 충격을 주는‘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발표하여 이 시대의 가장 독창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광수, 1년 전 “너무 억울하고 한스럽다…아프고 울화병 시달려”

    마광수, 1년 전 “너무 억울하고 한스럽다…아프고 울화병 시달려”

    소설가 마광수 전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가 5일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경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1분쯤 마 전 교수가 자신의 자택인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는 유산을 자신의 시신을 발견한 가족에게 넘긴다는 내용과 시신 처리를 그 가족에게 맡긴다는 내용을 담은 유서가 발견됐다. 다만 이 유서를 숨지기 직전 쓰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마 전 교수가 목을 맨 채 발견된 점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마 전 교수는 1992년 소설 ‘즐거운 사라’로 외설 논란을 겪었다. 그해 10월 29일 강의 도중 음란문서제조·반포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그해 발간된 책 ‘즐거운 사라’ 개정판이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게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이유였다. 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학생들의 복직 운동에 힘입어 힘들게 강단에 다시 섰다. 하지만 우울증 때문에 휴직과 복직을 반복했다. 마 전 교수는 ‘즐거운 사라’ 외설 논란으로 해직을 당해 명예교수가 되지 못했다. 마 전 교수는 지난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억울하다’, ‘몹시 아프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지난해 6월 정년퇴임을 할 때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후회는 없다. 내 소신이니까”라면서도 “너무 두들겨 맞은 게 억울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의 성 문화를 밝게 만들자고 시작한 건데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미친놈이라며 욕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마 전 교수는 어떤 풍파가 가장 힘들었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 ‘즐거운 사라’ 사건을 꼽았다. 그는 “당시 그보다 더 야한 작품도 많았다.어떻게 그게 구속감이 될 수 있느냐”라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였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한국처럼 성을 밝히는 나라가 어딨느냐”면서 “이 이중성을 없애자고 주장한 것뿐인데 나만 완전히 ‘동네북’이 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 전 교수는 당시 위장병에도 시달린다고 했다. 그는 이를 ‘울화병’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제는 몸을 좀 추슬러야 할 것 같다. 너무 허탈해서 몸이 아프다. 최근에 책을 많이 냈는데 잘 팔리지도 않는다”고 힘없이 말했다. 마 전 교수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는 “교수생활은 그리 평탄치가 못했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 책을 냈을 때는(1989) 교수들의 품위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고, ‘즐거운 사라’라는 소설을 냈을 때는(1992) 소설이 야하다는 이유로 역사상 유례가 없는 긴급체포까지 당하면서 감옥소로 가게 되는 바람에 해직되기도 했다. 그리고 국문학과 동료교수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해(2000) 심한 우울증을 앓을 때는 3년6개월 동안이나 휴직을 하게도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형 선고를 받은 전과자라서 정년퇴직 후에도 연금을 못 받는다. 남들보다 조금 먼저 교수가 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 셈이다. 인생이라는 긴 코스의 마라톤 경기를 하는 도중에 장애물을 너무나 많이 만났다. 지금 생각해 볼 때 꽤나 거친 스포츠 경기를 즐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다 팔자소관이려니 한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설가 마광수, 숨진 채 발견…시민들 “시대 앞서 간 천재, ‘즐거운 사라’ 외설 아니다”

    소설가 마광수, 숨진 채 발견…시민들 “시대 앞서 간 천재, ‘즐거운 사라’ 외설 아니다”

    소설 ‘즐거운 사라’로 유명한 소설가 마광수 전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가 5일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마 전 교수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도 충격에 휩싸였다.이날 온라인에는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마 전 교수가 시대를 앞서 간 천재였다는 내용의 댓글이 많이 달렸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아이디 ‘redz****’는 “시대를 앞서신 분인데 너무나도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abyo****’는 “대한민국이 좁아 그를 담지 못했을 뿐”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alia****’는 “한국만큼 이중적인 국민성을 가진 나라도 없을 듯”이라면서 “마광수는 시대를 앞서 나간 천재였다. 빛을 보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했다. ‘kkar****’는 “사고의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국에서 태어난게 죄다. 보수적인 유교와 군사문화에서 벗어날려면 아직 멀었다”는 댓글을 올렸다. ‘pgha****’는 “욕하는 사람 100명 중 ‘즐거운 사라’ 읽어본 사람 10명도 안될 듯”이라고 했다. ‘sauc****’는 “‘즐거운 사라’가 문제 였다면, 요즘 웹툰과 성인 유튜브와 그 밖에 것들은 사형이다”라면서 “그러나 올바른 성문화란 것이 자칫 딜레마에 빠질 수 있으니 정부와 예술인들 지식인들이 규제와 단속이 절실하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1분쯤 마 전 교수가 자신의 자택인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는 유산을 자신의 시신을 발견한 가족에게 넘긴다는 내용과 시신 처리를 그 가족에게 맡긴다는 내용을 담은 유서가 발견됐다. 다만 이 유서를 숨지기 직전 쓰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마 전 교수가 목을 맨 채 발견된 점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마 전 교수는 연세대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윤동주 관련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홍익대에서 교수 생활을 28살 때 시작했다. ‘천재’로 불리던 그는 1984년 모교에 부임했다. 지난해 연세대학교 교수에서 정년퇴임했다. 마 전 교수는 1992년 소설 ‘즐거운 사라’로 외설 논란을 겪었다. 그해 10월 29일 강의 도중 음란문서제조·반포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그해 발간된 책 ‘즐거운 사라’ 개정판이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게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이유였다. 마광수씨는 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학생들의 복직 운동에 힘입어 힘들게 강단에 다시 섰다. 하지만 우울증 때문에 휴직과 복직을 반복했다. 마 전 교수는 ‘즐거운 사라’ 외설 논란으로 해직을 당해 명예교수가 되지 못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를 변태로 매도하는 대중들···” 다시 주목받는 마광수 교수 정년퇴임 소감

    “나를 변태로 매도하는 대중들···” 다시 주목받는 마광수 교수 정년퇴임 소감

    5일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서 숨진채 발견된 마광수 교수가 지난해 모교 연세대에서 정년퇴임을 하면서 밝힌 ‘정년퇴임 소감’이 화제가 되고 있다.다음은 정년퇴임 소감 전문이다. 정년퇴임을 맞으니 내 인생이 너무 억울하고 한스럽다.‘즐거운 사라’ 사건으로부터 시작해서 학교에서 잘리고,한참 후 겨우 복직했더니 곧바로 동료 교수들의 따돌림으로 우울증을 얻어 휴직한 것,그 뒤 줄곧 국문과의 왕따 교수로 지낸 것,그리고 문단에서도 왕따고, 책도 안 읽어보고 무조건 나를 변태로 매도하는 대중들,문단의 처절한 국외자, 단지 성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만으로 평생을 따라다니는 간첩 같은 꼬리표.그동안 내 육체는 울화병에 허물어져 여기 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지독한 우울증은 나를 점점 좀먹어 들어가고 있고. 오늘도 심한 신경성 복통으로 병원에 다녀왔다.몹시 아프다.나는 점점 더 늙어갈 거고 따라서 병도 많아지고 몸은 더 쇠약해갈 것이고,논 기간이 아주 길어 아주 적은 연금 몇 푼 갖고 살려면 생활고도 찾아올 거고.하늘이 원망스럽다.위선으로 뭉친 지식인, 작가 등 사이에서 고통받은 것이 너무나 억울해지는 요즘이다.그냥 한숨만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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