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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전히 집 밖에 나서기도,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장애인연금 등 장애인을 위한 복지제도를 꾸준히 확충해 왔지만 지난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이 화재로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부실한 장애인 복지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보건복지부가 가족 중 장애인이 있는 3만 8231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들의 소득과 취업률 등은 비장애인들의 절반 수준이다.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98만 2000원으로 당시 전국 월평균 가구 소득(371만 3000원)의 53.4%였으며 장애인의 취업률은 35.5%로 전체 취업률(60.1%)의 절반을 약간 웃돌았다. 장애인이 일하는 직종은 단순 노무 종사자(30.1%), 기능원 및 기능 종사자(12.5%), 장치·기계 조작 조립(12.4%) 등 단순 노무 위주였으며 이들의 임금은 월 142만원에 그쳤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중증장애아동 돌봄서비스 등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가 확충되고 있지만 장애인들은 여전히 일상생활과 사회 활동에서 불편을 경험하고 있었다. 장애인 중 27.5%가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했지만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사람의 84.2%가 가족 구성원이었다. 집 밖에서 활동할 때 불편하다는 장애인은 40.7%에 달했으며 불편한 이유는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54.9%), 외출 시 동반자가 없어서(31.9%), 주위 사람들의 시선(11.1%)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정부에 가장 요구하는 사항은 소득 보장(38.2%), 의료 보장(31.5%), 고용 보장(8.6%), 주거 보장(8.0%) 등이었다. 복지부는 새 정부 국정 과제에서 ‘장애인의 권익 보호 및 편의 증진’이라는 구호 아래 다양한 계획을 내놓았다. 장애 유형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발달장애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올해 안으로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기로 했으며 그동안 장애인들에게 낙인감을 준다는 비판이 제기된 장애등급제는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그 이전에 6등급으로 세분화된 등급 체계가 경증과 중증의 2단계로 단순화되고 장애인 개개인의 욕구와 환경적 요인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화된다. 그 밖에 활동지원제도의 대상과 급여가 확대되며 중증 장애인을 위한 응급 안전 시스템이 구축된다. 정충현 복지부 장애인정책과장은 “장애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다른 부처의 장애인 국정 과제도 원활히 이행되도록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보육원생 땅에 묻은 ‘인면수심’을 보라

    경기 양주시 H보육원 생활지도교사 3명이 손버릇이 나쁜 중1 보육원생을 훈계한다며 땅에 묻는 등 가혹행위를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보육원생을 나무에 묶어놓고 폭행한 것은 물론 이따금 보육원에서 성추행까지 했다고 한다. 아직도 일부 사회복지시설에서 장애원생을 성폭행한 광주인화원 사건과 같은 엽기적인 폭력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경찰은 수사를 확대해 다른 원생들도 이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았는지 가려내야 할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복지시설이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되지 않도록 지도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들의 행태는 훈육을 명목으로 했지만 조직폭력배나 다름없었다. 이모씨 등 보육원 지도교사 3명은 원생 정모군이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의 돈과 물건을 훔치자 사람이 되게 하겠다며 지난 3일 밤 7시 30분 뒷산으로 끌고 갔다. 정군을 나무에 묶어 몽둥이로 때리고 땅을 파 얼굴만 남기고 묻은 뒤 30분 남짓 내버려뒀다. 어둠 속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을 12살 어린 소년에겐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다. 이들은 또 정군을 땅에서 파내 보육원 법당으로 데려가 때리는 등 모두 4차례 폭행했다. 이들의 행태는 정군이 폭행사실을 가족에게 알려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밝혀졌다. 양주시는 올해 초 보육원에 대한 생활실태조사를 벌였지만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태조사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건 아니었는지 한번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결손가정 자녀들이 올바로 자라나 건전한 사회구성원이 되는 것은 사회 안전을 위해 중요하다. 보육원에는 정군처럼 편부 슬하이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결손가정의 원생 40여명이 있다. 생활지도교사들은 이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임무가 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에게 지도교사를 맡기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도교사에 대한 인성교육을 강화해 결손가정 학생들이 비뚜로 자라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단순히 수용의 개념에서 벗어나 보육원 등 사회복지시설의 질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 북부병원-중랑구 ‘의료복지 강화’ 손잡는다

    서울시 북부병원은 중랑구와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보건·의료·복지 연계 체계 구축 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내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 나눔 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권용진 북부병원장과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지난 15일 중랑구청 회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협약식을 가졌다. 북부병원은 취약계층에 치료 전 단계에 필요한 검사·진단비를 비롯해 의료비, 의료 물품비뿐만 아니라 무료 간병 병상 등 의료비 일체를 제공한다. 또 스스로 건강 관리를 하지 못하는 주민에게 퇴원 후 투약 및 방문 건강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상자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공공·민간 후원기관의 의료비 지원 사각지대 대상자다. 중랑구에서 의뢰한 대상자 가운데 북부병원의 자체 심사 과정을 거쳐 선정한다. 권 원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지역의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통합적인 의료복지 서비스를 제공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음식 나누는 강서

    강서구는 9일 화곡본동과 우장산동 주민센터에서 ‘찾아가는 이동푸드마켓’을 열었다. 이동 푸드마켓은 식품취급 업체나 개인으로부터 식품을 기탁받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서비스로 오후 1시 30분 화곡본동 주민센터, 오후 2시 30분 우장산동주민센터에서 푸드마켓을 운영했다. 이날 푸드마켓에는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수급 탈락자, 차상위계층, 긴급지원대상자 등이 찾았으며, 1인당 약 5만원 상당의 쌀과 양념육·음료수·잼 등 식료품, 칫솔·치약·비누·수건 등 생활용품을 전달받았다. 구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 장애인 등에게는 전문 봉사단을 연결해 방문 배달 서비스와 가사정리 봉사활동도 병행했다. 구는 지난해부터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이동 푸드마켓 전문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노현송 구청장은“사각지대 소외계층의 생활 안정을 위해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 기능을 보다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노원, 사회보험 가입 사업장 혜택 ‘듬뿍’

    노원구가 노동과 복지를 종합적으로 염두에 둔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4일 서울시에서 가진 기자설명회에서 사회보험에 가입한 사업장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사회보험 가입률을 올해 25%, 2015년 35%, 2017년 45%까지 끌어올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구는 부구청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팀을 구성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사업회보험 가입 사업장에는 중소기업육성자금 대출 이자율 인하, 신용보증재단 대출 우선 추진, 세무·노무·법무 무료 상담, 공영주차장 이용료 20% 감면, 건강검진 무료 지원, 주민센터 문화강좌 20% 할인 등 혜택을 줄 예정이다. 또 지난해 7월부터 서울북부고용노동지청, 사회보험 3개 공단 등과 함께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 사회보험 가입 필요성을 홍보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가령 음식업 사업자등록을 받을 때 고용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구에서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면서 “사회보험 가입률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영세사업장 노동자들도 더 많은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전국 비정규직 고용보험 가입률이 43.3%, 5인 미만 사업장 가입률은 28.9%에 불과할 정도로 대다수 취약계층이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남아있다. 특히 영세사업장이 많은 노원구는 사업장별 고용보험 가입률이 19.5%에 불과해 서울시 평균 26.5%에도 못 미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복지사각지대 ‘가가호호’ 찾는다

    서울 영등포구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을 직접 방문해 생활실태를 파악하고 복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연계하기 위해 대학생과 주민으로 구성된 ‘가가호호 희망방문단’을 구성했다고 3일 밝혔다. 방문단은 루터대 사회복지 전공 학생 29명과 영등포구 사회복지협의회의 자원봉사단체 ‘좋은이웃들’ 회원 20명으로 구성했다. 대학생 2명과 좋은이웃들 회원 1명으로 팀을 편성해 정부와 민간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지만 생활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우선 방문한다. 기초생활수급자, 노령연금수급자 등 이미 정부 지원을 받는 주민은 제외했다. 방문 상담 뒤에는 팀 회의와 루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지도를 거쳐 적절한 서비스를 선정한다. 구는 지난달 26일 방문단을 초청해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선영 루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외계층 상담 시 유의점, 사례관리자의 실천 기술에 대해 강의했다. 방문단은 소외된 지역 주민을 발굴해 하반기에 실시하는 서울형 기초생활보장제 수요를 파악하고 복지정책을 위한 유용한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동 주민센터와 민간복지기관을 연계해 현장 밀착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인문 구 복지정책과장은 “가가호호 희망방문단의 활발한 활동으로 소외된 복지 대상자를 발굴하고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일수 樂山樂水] 안전사회를 위한 형사정책

    [김일수 樂山樂水] 안전사회를 위한 형사정책

    지난 세기 형사정책분야에서 가장 큰 정신적 유산을 남겼던 프란츠 폰 리스트는 ‘형사정책은 사회정책의 최후 수단’이라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복지적 사회정책이 최선의 형사정책이라는 의미이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사회통제 시스템의 기본은 인간의 이성과 개선 능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낙관적인 교화 프로그램이었다. 보편타당한 규범·가치구조를 전제하고, 이를 위반하거나 일탈한 개인을 훈육하고 보듬어서 다시금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사회정책의 방향이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형사정책적 제도들은 이런 시각에서 개인을 재사회화하는 도구이자 다수의 지배적인 질서에 순응하도록 교화하는 도구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후기 현대사회에 이르러 이러한 사회통제의 관점은 경제적·정치적·사회 문화적 조건의 변화에 따라 엄청난 전환 과정에 휩싸였다. 즉 개인에게 사회적 네트워크와 제도, 국가적 개입을 통해 규범적 영향력을 행사하여 정상적인 시민 생활의 방향을 재설정하도록 하는 통제방식과는 달리 일탈과 사회적 위험유발 원인에 대한 예방과 사전통제·관리 쪽으로 이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사회통제 내지 형사정책의 지향점은 안전사회라는 비전 속에 함축돼 있다고 말해도 지나침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거의 문 앞에까지 이른 위험과 위기 앞에 고도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 범죄는 우리의 인근 주변과 가정, 학교 등 전통 깊은 안식처에서 빈발하고 있고, 사이버 공간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전통적인 사회통합기관들의 역할이 후퇴하고, 핵가족과 만연한 개인주의로 공동체는 사막화돼 가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 범죄통제 기술은 범죄 성향을 띤 개인이 아니라 위험 그 자체를 대상으로 삼는다. 더 나아가 구체적인 위험이나 개별적인 갈등 상황이 아니라 통계적으로 계산된 추상적인 위험 상황을 주목한다. 즉, 안전을 위해 특정집단, 상황, 공간 또는 사회 전체가 새로운 형사정책의 관리대상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안전정책의 선제적 기능 확대는 종전처럼 단순한 자유의 증가 또는 감소로 평가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법질서의 방어를 위해 법 적대세력을 법질서 바깥으로 추방해야 한다고, 시민들 스스로 공동체의 보호와 자신의 안전을 위해 특별한 희생까지 치를 각오가 돼 있다고 소리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느새 안전·안전사회라는 표어는 정치적 차원에서 위험 사회의 높아진 불안을 해소해 주는 상징적 은유로 자리 잡았다. 안전의 상징적 무게는 전자발찌, 신상 공개, 화학적 거세와 같은 특정한 법제도 내지 경찰 예방활동의 강화를 정당화하는 논증 도구가 되었다. 그 결과 위험관리를 위한 통제문화가 일상화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우리가 높은 범죄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강화된 국가의 힘만 선호하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법치국가가 감시국가, 통제국가, 형벌국가로 변형되기 쉽다. 점증하는 사회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형사정책은 감시와 처벌 일변도로 기울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인간의 얼굴을 지닌 합리적인 정책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특히 주민참여를 활성화해 주민협동에 의한 생활 안전망 구축, 사적 영역에서 개인 또는 단체의 보안설비 확충, 범죄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 개선을 통해 안전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야 한다. 안전은 국가나 정치의 전유물이 아니다. 자유와 마찬가지로 안전도 인간의 행복을 위한 보호법익이다. 국가의 형사정책이 국민행복을 위한 것이라면 항시 자유와 안전의 균형이 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가가 빅 브라더가 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안전을 즐길 수 있는 사회가 진실로 안전사회이다. 그런 의미에서 안전사회의 적은 안전 불감증 못지않게 과잉안전 욕구라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 [사설] 부유층 해외 은닉 자산에 과세 강화하라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자산을 조세피난처로 빼돌리는 부유층들과 정부 당국의 쫓고 쫓기는 과세전쟁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탈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영국의 조세정의네트워크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슈퍼리치들이 해외에 은닉한 자산은 무려 21조 달러(2경 31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1조 1890억 달러의 중국, 7980억 달러의 러시아에 이어 우리나라는 7790억 달러(856조원)로 3위다. 이 얼마나 부끄럽고 창피한 일인가. 세계 무역 8대 강국이라는 자존심을 걸고 부유층·지도층의 해외자산 은닉에 전쟁이라도 벌이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한만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처럼 해외에 자산을 두고 있는 국내 개인과 법인의 신고 자산은 지난해 18조 6000억원에 불과했다. 2년 전 10억원 이상 해외자산 신고제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의 11조원에 비해 늘어나기는 했지만 856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은닉 자산 추정 규모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신고된 자산은 빙산의 일각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올들어 2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조 8000억원의 세금이 적게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세금 수입을 더 이상 늘리기도 어려워 보인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늘어나는 복지 수요에도 불구하고 증세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 같은 과세 사각지대를 찾아내는 게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부유층의 역외자산 은닉 수법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이에 맞서려면 정부의 대응도 그만큼 촘촘하고 세밀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금융계좌 신고제도를 실효성 있게 집행해 은닉재산이 양성화되도록 해외정보활동을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한다. 올해부터 해외계좌 신고대상에 채권 파생상품 등이 추가된 것은 다행이지만 신고대상이 10억원 이상으로 묶여 있는 한계도 극복해야 한다. 신고대상에 금융투자회사 등이 제외된 제도적 허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해외은닉재산 적발과 역외탈세 방지를 위해 미국의 조세피난처 남용금지법과 같은 강력한 법제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역외자산에 대한 과세 강화는 세수 확보는 물론 경제민주화 차원에서도 반드시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복지 100조원 시대’의 복지 현실/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복지 100조원 시대’의 복지 현실/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 60% 이상이 ‘사회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응답했다. 불안정 사유로 불충분한 소득, 직업 불안정, 사회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비정규직 비중이 큰 상황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 확대, 소득 계층 간 심각한 교육 격차에 기인한 빈곤의 대물림 우려, 480만명에 달하는 최저생계비 미만의 절대빈곤 인구는 사회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사회·경제환경이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국민들의 복지 욕구 분출 원인일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할 때 복지 지출이 너무 적다는 비판이 많다. 2009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복지 지출이 9.4%여서 OECD 평균인 22.1%의 43%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퇴직금 등 민간 지출을 포함하면 우리의 복지 지출은 OECD 평균의 49%까지 증가한다. 특정 국가의 복지 지출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국민부담률, 국민소득 수준, 노인인구 비중, 지출 비중이 큰 연금제도의 성숙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은 OECD 평균의 76%이고, 노인인구 비중이 72%, 연금 지출은 OECD 평균의 27%에 불과하다. 현재는 적으나 향후 수급자 수가 증가하면서 연금 지출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OECD 평균 대비 70% 정도의 복지 지출이 적절하다는 주장의 논거들이다.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복지 지출이 증가하는 우리 현실을 고려할 때 4∼5년의 시차가 있는 국제기구 지표는 현실감이 떨어진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3년 중앙정부 복지예산 추정치는 이미 GDP의 9%에 달한다. 정부 재정통계 기준에 따른 97조 4000억원의 복지예산에 5조 5000억원의 주택부문 재정융자를 포함하면 복지예산이 103조원(중앙정부 총지출의 30%)으로 늘어난다. OECD 기준에 따라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을 포함하고 주택부문을 빼면 복지예산은 121조원까지 증가한다. 복지예산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국민의 복지체감도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복지 혜택 양극화가 주범일 것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집중된 공공부조와 안정된 직장 중심의 사회보험제도로 인해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다수의 취약계층은 아무런 혜택도 보지 못하고 있다. 고용보험은 전체 취업자 2500만명의 56%인 약 1400만명이 이런저런 이유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 역시 일용근로자, 저소득 자영자, 특수형태 근로자 상당수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 실직·소득 단절 등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사회보험을 가장 필요로 하는 집단이 정작 제도에서 빠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복지 지출이 급증함에도 사회구성원의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상승하고, OECD 국가 중 빈곤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도 따지고 보면 사회보장 지출이 공평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상자별 맞춤형 복지’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대폭 해소하겠다는 복지부의 올해 업무계획은 의미가 크다. 엄격한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과 잠재 빈곤층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을 통해 빈곤정책 대상자를 414만명까지 확대하려 하기 때문이다. 사회보험을 가장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인 ‘두루누리 사회보험’의 적용 대상자를 저소득 자영자 등에게도 확대하겠다는 업무계획 역시 반드시 실천에 옮겨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복지 재원의 70%가 보육, 기초노령연금 등 일부 사업에 집중되고 있는 점은 고민거리다. 2013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소득상위 30%의 영·유아 보육 지원을 위해 인구 3%에 해당하는 극빈층의 의료비 2800억원이 삭감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일선 복지공무원을 자살까지 하게 만든 과중한 업무부담, 즉 복지전달체계의 ‘깔때기’ 현상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다. ‘복지 100조원 시대’, 늘어난 복지 지출에 걸맞은 성숙한 제도 운용이 시급한 이유들이다.
  • 대구 서구 ‘좋은 정책’ 배워서 주민이 편하게!

    대구 서구가 친서민정책을 행정에 접목시킨다. 서구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 중인 친서민정책의 모범 사례를 벤치마킹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벤치마킹하는 정책은 노인 고독사방지를 위한 ‘행복울타리 프로젝트’, 거동불편인 민원서류 무료배달제, 노인을 위한 추억의 명화 무료 상영, 취득세 납부기한 안내메시지 발송 등이다. 행복울타리 프로젝트는 50세 이상 1인 가구를 조사해 맞춤형 관리를 하는 것이다. 서구 내 대상자는 1만 7000여명에 이르며 이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내몰리는 것을 막는 게 목표다. 구는 물론 복지관, 관변단체 직원들이 이들과 1대1 상담을 해서 관리를 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1인 가구에 대한 조사는 다음 달 5일까지 마무리된다. 장애인, 독거노인 등 거동불편인에 대한 민원서류 무료배달제는 인천 부평구 정책을 벤치마킹했으며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 65세 이상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 7613명과 1, 2급 장애인 1174명 등 모두 8787명이 대상이다. 주민등록 등·초본 등 모두 20종의 민원서류를 전화로 신청하면 다음 날까지 배달해 준다. 추억의 명화 무료상영은 서구 문화회관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진행한다. 다음 달 6일 ‘007 골드핑거’를 시작으로 29편이 상영된다. 서구는 앞으로 대구영상미디어센터에서 DVD 420편을 지원받아 상영작품을 늘려 갈 계획이다. 취득세 납부기한 안내메시지 발송제도는 납부기한 5일 전에 취득세 신고자에게 구가 안내해 주는 것이다. 징수율 증가와 함께 납세자 가산세 부담도 덜어주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 계양구에서 추진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서구는 또 희망 우체통을 청사 내에 설치해 말 못하는 고민을 털어놓는 민원창구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 밖에 나눔운동을 확산하기 위해 구 직원 급여 중 1만원 이하 자투리 금액을 기부받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구는 참여 희망자에 한해서만 이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강성호 대구 서구청장은 “시행키로 한 정책은 다른 지자체에서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것들이다. 앞으로도 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다양한 정책들을 발굴해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주민센터 10곳 중 8곳 복지공무원은 1~2명뿐

    주민센터 10곳 중 8곳 복지공무원은 1~2명뿐

    전국 동주민센터와 읍·면사무소 10곳 중 4곳은 주민복지를 전담하는 공무원이 달랑 1명뿐이다. 이 공무원이 관내 독거노인을 보살피기 위해 자리를 뜨게 되면 다시 돌아올 때까지 민원인이 와도 응대할 사람이 없다. 복지 공무원이 3명 이상인 읍·면·동 행정기관은 전체의 20%도 안 된다. 무상보육, 기초연금 등 국민 복지정책과 서비스는 급격히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집행할 공무원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복지 사각지대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복지재원 집행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공무원들은 진종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전국 동주민센터와 읍·면사무소 3474곳 중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1명만 배치된 곳이 1448곳으로 전체의 41.7%를 차지했다. 2명이 배치된 곳은 1390곳으로 40.0%였다. 전체 읍·면·동의 81.7%가 복지직 공무원이 2명 이하인 셈이다. 일반행정직이 복지업무를 맡는 곳도 있지만 복지 업무의 전문성 때문에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복지 업무는 복지직 공무원이 전담하고 있다. 지자체 복지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사회복지직과 일반행정직을 합해 지난해 말 기준 2만 3700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2만 1658명에 비해 2000명가량 늘어난 것이지만 1인당 담당 지원 대상자의 수는 398명으로 전년 405명과 별 차이가 없었다. 신설된 복지서비스 등으로 복지 지원 대상자의 수도 같은 기간 877만명에서 944만명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복지 전달체계 개편작업을 진행하면서 읍·면·동 주민센터를 각종 정책 집행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주민들에게 접근성이 높은 주민센터를 각종 복지지원 상담과 연계의 통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까지 복지공무원 7000명을 추가 투입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읍·면·동뿐 아니라 시·군·구에서도 복지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복지예산 100조 시대… 복지공무원의 ‘그늘’] (상) 현 시스템 무엇이 문제인가

    [복지예산 100조 시대… 복지공무원의 ‘그늘’] (상) 현 시스템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달 경기 성남시의 한 주민센터에서 일하던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무상보육, 저소득 학생 교육비 지원 등 연초 생각지도 못하게 늘어난 업무를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했던 상황에서 내린 극단적 선택이었다. 복지제도와 복지서비스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담당할 공무원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 해 100조원을 넘어선 복지예산의 집행을 현장에서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황과 대안을 2회에 나눠 싣는다. “언론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이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제가 담당하는 동네에서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하지만 일이 너무 많아 주민센터에 매여 있으니 주민들이 어디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네요.”(서울의 한 주민센터 복지 담당 공무원)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 도입돼 복지업무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됐지만 어려움에 처한 저소득층을 찾아내고 필요한 복지 지원을 연계하는 것은 복지 공무원의 몫이다. 그러나 인력이 부족하면 이런 복지 공무원의 역할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주민들의 복지 체감도는 떨어지고 지원이 필요한 곳에 손길이 닿지 않다 보니 복지 사각지대가 양산된다. 지난달 경기 양주시에서는 일하던 공장에서 해고된 뒤 실직 상태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월세가 7개월째 밀린 모녀가 동반 자살했다. 이처럼 생계를 비관한 자살이나 고독사 등 안타까운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이 정부나 민간의 복지 지원을 받을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기초수급자나 한부모가정 등 복지 지원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자격 기준에 부합하면 복지부의 긴급 복지 지원 제도를 통해 생계비나 의료비 등을 받을 수 있었다. 그게 아니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대한적십자사 등 민간 단체에서 생계비나 식료품 등을 지원받을 수도 있었다. 문제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좀체 ‘발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이 스스로 복지 지원 제도를 찾아 신청하거나 이웃들이 알려주지 않는 한 과다한 업무를 떠안은 복지 공무원이 직접 발굴해 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복지 지원 대상자들의 소득 조사 업무를 맡은 시·군·구청의 복지 공무원도 복지 사각지대를 관리할 여력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구청 복지 공무원은 “200여개에 이르는 복지사업 지침과 자격 조사에 파묻혀 있다 보니 민간 단체를 찾아다니거나 개인 기부를 독려하는 등의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례 관리 또한 지침 속에나 있는 말”이라고 했다. 복지 공무원들의 사기는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복지 상담과 신청 접수, 소득 조사와 같은 업무는 공무원들 사이에 ‘3D’ 내지는 ‘기피 업무’로 여겨진다. 복지직 공무원으로 일했던 김이배 부산대 박사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모두 바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복지업무는 맡으려 하지 않는다”면서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급자에게도 복지업무는 복지직이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깊게 자리 잡혀 있다”고 말했다. 복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직렬을 구분하고 복지직에 감당할 수 없는 업무가 떨어지는 것에 대해 ‘차라리 복지직과 일반행정직을 통합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런 가운데 주민들의 복지 체감도도 쉽게 높아지지 않고 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전모(45·여)씨는 “주민센터에 찾아가도 다들 바쁘니 눈치를 보며 한두 가지 물어보는 게 전부”라면서 “맘 편히 어려움을 털어놓고 싶어도 내가 무리한 걸 요구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이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주민센터를 방문했다가 제대로 된 상담을 받지 못해 답답함을 토로하는 사람들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염리동 소금길’에서 4대악 근절 해법 찾길

    낡고 좁은 골목길이 얽히고설킨 데다 대낮에도 인적이 드물어 우범지대로 꼽히던 곳이 이제는 밤에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고,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안전지역으로 변신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함께 서울 마포구 염리동 골목길에 ‘범죄예방디자인’(CPTED)을 접목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나타난 기적 같은 일이다. CPTED는 사회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눈에 띄는 디자인을 가미해 범죄심리를 위축시킴으로써 범죄 발생 기회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하는 기법이다. 염리동 골목길은 과거 마포나루를 거점으로 하는 소금창고가 많았던 곳으로, 재개발이 늦춰지면서 거리가 갈수록 퇴락해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가 됐다. 노인이나 여성 거주자도 많지만 좁고 어두운 골목에는 CCTV도 없고, 밤이면 상점도 문을 닫아 범죄의 표적이 되어도 도움을 청할 길이 없었다. 서울 시내 161개 서민보호 치안강화 구역 중에서도 대책 마련이 시급했던 이곳에 서울시는 역발상의 처방을 했다. 주민들이 범죄 불안감을 느끼는 곳을 연결해 1.7㎞의 ‘소금길’ 산책로를 만들고 곳곳에 안전장치를 두었다. 가로등을 촘촘하게 설치하고 전봇대에는 비상벨을 다는가 하면 도움을 청하도록 노란색 대문을 한 ‘소금지킴이집’도 6곳 두었다. 효과 분석 결과 소금길의 범죄예방효과는 78.6%, 만족도는 83.3%나 됐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골목길의 훈훈한 분위기가 살아나고 이웃간에 마음을 열었다는 점이다. 염리동 소금길의 사례에서 박근혜 정부가 기치로 내거는 4대 사회악 근절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는 단순한 외적인 변화를 넘어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측면과 물리적 측면이 통합됨으로써 지역사회 유대와 소통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소금길은 보여준다. 저소득 소외계층 비율이 높고 복지가 열악한 지역의 사각지대를 자연스럽게 모니터링이 가능한 환경으로 만들어 주면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정책담당자들은 책상머리에서 고민하지 말고 소금길을 걸으며 발상의 전환과 아이디어를 찾기 바란다.
  • ‘복지사각’ 해소 나선 통장님들 파이팅!

    ‘복지사각’ 해소 나선 통장님들 파이팅!

    서울 성동구 17개 동의 통장 421명이 13일 구청에서 열린 통장 복지도우미 발대식에서 지역 내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겠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정신이상 범죄자 3명 중 2명 재범

    정신이상 범죄자 3명 중 2명 재범

    정신병 전력이 있는 범죄자 3명 중 2명이 재범을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병을 앓은 방화범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식당가와 대한문 앞 농성장 등 최근 한 달 동안 5곳에 연달아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는데 이것이 일반적인 범죄 패턴이라는 얘기다. 10일 경찰청과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정신이상 범죄자 중 다른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3분의2에 해당하는 65.8%였다. 2008년 63.6%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정신이상자가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늘고 있다. 2008년 통계와 비교했을 때 재범률은 큰 차이가 안 난 반면 살인·강도·강간·방화 등 강력범죄는 지난해 501건으로 2008년 412건에 비해 21.6%나 증가했다. 김지환 치안정책연구소 경찰연구관은 “정신질환자가 저지르는 범죄 중에는 피해자와 특별한 원한관계 등이 없는 ‘묻지마 범죄’의 비율이 높다”면서 “실제로 경제적 좌절, 세상에 대한 불만 등 사회구조적인 원인 때문에 범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예컨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의 유명 사립 초등학교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고교 중퇴생 김모(18)군은 가정 불화 등으로 우울증 전력을 갖고 있었다. 김군은 당시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 자포자기 심정에서 난동을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정신병력자가 일반인보다 범죄를 더 많이 저지르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검찰청과 보건복지부 등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1년 발생한 강력범죄 중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사건은 전체의 0.4%였다. 우리나라의 정신병력자가 전체 인구의 0.6%인 것을 감안 하면 정신병 환자가 강력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그러지 않은 사람보다 오히려 낮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 연구관은 “경제활동이 중단돼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과 형사사법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범죄경력자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도울 수 있는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기초노령연금 도입 전 노후소득 체계 먼저 효율화 해야”…국책硏, 박근혜 복지정책에 쓴소리

    “기초노령연금 도입 전 노후소득 체계 먼저 효율화 해야”…국책硏, 박근혜 복지정책에 쓴소리

    박근혜 정부가 내년 7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기초노령연금제도가 복지 사각지대 해소 효과는 떨어진 채 재정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민간이 아니라 정부가 중심이 돼 작성한 보고서에서다. 기초노령연금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세연구원이 주도하고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센터 등이 참여한 거시경제금융회의 작업반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거시경제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했다. 작업반은 거시경제금융회의에 보고·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거시경제금융회의에는 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이 참여하고 있어 향후 정부 정책에 보고서 내용이 반영될 전망이다. 가장 눈길이 쏠리는 부분은 재정 부문 위험요인 점검 중 노후소득보장 관련 지출 증가다. 보고서는 “기초노령연금제도의 실효성 논란과 더불어 대상 확대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의 재구조화를 통한 노후소득보장 체계의 효율화가 선결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에 기초노령연금을 더 얹어 주는 게 아니라 노후 소득을 보장한다는 큰 그림을 그린 뒤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을 연계 지급하는 등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21일 소득 수준에 따라 4만~20만원씩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고, 재원은 국고와 지방비로 부담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국민연금과의 연계 운용 방안도 논의됐지만 여론의 반발에 밀려 분리 운영하기로 했다. 보고서 중 재정 분야를 담당한 최성은 조세연 장기재정전망센터 연구위원은 “하위 70% 노년층을 대상으로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는 것은 막대한 재정 투입이 이뤄져야 하지만 실효성은 떨어지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부유한 노년층에게 월 4만원을 주는 대신 국민연금 보험료조차 낼 돈이 없는 전체 31.4%의 빈곤 노인층에게 연금을 더 많이 주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최 연구위원은 “정치적 여건에 따라 비용만 크고 효과는 떨어지는 제도를 확대하는 대신 2060년에 고갈될 것으로 우려되는 국민연금까지 합쳐 노후소득보장체계의 전체 모습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체 보고서 집필을 주관한 송인호 KDI 부연구위원도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의 비용과 효과를 면밀히 분석, 노인복지제도의 구조를 바꾸는 게 제도 시행 전에 선행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보고서는 또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 “환율 변동에 따른 우리 기업의 환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 확대는 자본의 급격한 유출 위험을 높이고, 국가 전체의 외채를 증가시키면서 대외채무 상환 위험도 끌어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채권거래세 등 ‘한국형 토빈세’ 등 외환 유출입 장벽이 추가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 밖에 보고서는 최근의 투자 부진이 계속된다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면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원화 가치 상승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둔화시킬 수 있고,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 청년층 등을 중심으로 고용 여건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2013 구정을 말하다] 노현송 강서구청장

    [2013 구정을 말하다] 노현송 강서구청장

    “그동안 마곡지구 개발과 기업 유치 등을 통해 경제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렸다면, 남은 임기는 그 기반을 더욱 탄탄히 하는 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25일 “올해는 친환경 녹색 첨단도시, 마음이 풍요로운 문화·복지가 공존하는 도시, 주민이 주인되는 자치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기반을 다진 마곡산업단지를 문화·관광 인프라를 갖춘 친환경 첨단도시로 육성하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분양 당사자인 서울시가 LG그룹이 요청한 연구개발(R&D)센터 신청 부지의 50%밖에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한때 지역에서 유치 무산 우려가 높았다”며 “하지만 서울시와 LG그룹 관계자를 만나 지속적으로 의견을 조율해 당초보다 10% 많은 13만㎡를 분양하겠다는 약속 등을 받아내 센터를 유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마곡단지에 국내외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주민 숙원사업인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에도 첫걸음을 내딛는다. 그는 “우리 지역 전체 면적의 97%가 김포공항 고도제한을 받는다”면서 “현재 김포공항 활주로를 기준으로 반경 4㎞ 이내 건축물 높이를 57.86m 미만으로 규제하면서 지역 발전에 큰 제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활주로 방향과 떨어져 고도를 제한할 이유가 전혀 없는 마곡단지 전체가 고도제한에 걸려 최대 15층 건물밖에 올릴 수 없다”며 “올해 반드시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오는 8월 양천구, 경기 부천시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정부에 강력하게 건의할 계획이다. 의료관광 특구 조성과 관련해서는 “우리 구에는 공항이 인접한 데다 여성·척추·관절 분야 14개의 특화병원이 있다”면서 “지난해 해외 의료관광단 유치 등의 성과를 냈는데 올해는 국제 간병인 양성과 특화상품 개발과 함께 적극적인 해외 홍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주민 복지에도 힘을 쏟는다. 그는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지난해 강서형 복지 시스템인 ‘Yes, 희망드림단’을 만들고, 자본금 20억원으로 재단법인 희망나눔재단도 설립했다”면서 “민관 합심으로 틈새계층이 없는 지역 복지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민에게 공약한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도시’ 완성과 ‘작은 도서관 건립’도 마무리할 방침이다. 그는 지난해 초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관 민선5기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평가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기도 했다. 노 구청장은 “지금까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도시 강서구를 확인했다”면서 “서울의 변두리라는 멍에를 벗어던지고, 서남권 상권과 문화중심지로 우뚝 서도록 58만 주민과 올해도 힘껏 뛰겠다”고 강조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보육 관리 사각지대 ‘가정 어린이집’

    돌도 지나지 않은 아기를 상습적으로 때리고 감금한 어린이집 원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원장은 서류를 조작해 국고보조금 11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어린이집에 딸을 보내고 있던 A씨가 충격적인 소리를 들은 건 지난해 10월이었다. 놀이터에 숨어 있던 전 보육교사가 작심한 듯 다가와 “원장님이 아이를 학대한다”고 귀띔했다. 어린이집 원장이 돌도 안 된 딸아이의 머리를 때리고 욕설을 퍼붓는다는 충격적인 얘기였다. A씨는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하지만 귀띔해 준 보육교사가 원장에 원한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른 보육교사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교사들은 “어떻게 아셨어요?” 혹은 “원장님 아직도 그러세요?”라며 학대사실을 인정했다. A씨는 곧바로 어린이집 이용을 중단하고 주변 부모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증거를 잡기가 힘들었다. 원생 20명 이하의 ‘가정 어린이집’으로 분류된 이곳은 영유아보육법상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었다. A씨는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이 전직교사·실습생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원장 박모(58·여)씨의 행동은 상상을 초월했다. 젖병을 강제로 아기들 입에 밀어넣으면서 “빨리 처먹어 XX야”라고 욕을 했고, 한 시간 넘게 방안에 가두고 울다 지칠 때까지 방치했다. 교사들에게는 “괜히 상처나게 하지 말고 안 보이는 머리를 때려라. 애들은 머리를 세게 문지르면 겁을 낸다”고 가르쳤다. A씨는 “머리 감는 걸 좋아하던 애가 언제부턴가 집에서 머리만 쓰다듬어도 자지러지더라. 내가 잠깐만 곁을 떠나도 다리를 붙잡고 울었다”고 가슴을 쳤다. 수사 중 다른 혐의도 포착됐다. 원장은 친딸을 보육교사로 허위등록해 환경개선비·급여 등을 챙기거나 지출증빙 서류 없이 운영비를 유용하는 등의 다양한 수법으로 9개월간 1100만원 상당의 국고보조금을 편취했다. 어린이집은 최근 3년간 단 한 번도 관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무회계, 아동관리, 급식시설 등에 관해 정기점검을 받지 않았다. 서울 시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어린이집의 수에 비해 지자체 담당인력이 태부족이어서 일일이 점검하기가 어렵다”면서 “이는 대부분 지자체에 공통된 현상”이라고 말했다. 송파경찰서는 21일 박씨를 아동복지법 및 영유아보육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돈을 빼돌린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아이들을 학대한 일은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열린세상] 임시조직 인수위, 길게 봐야 한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임시조직 인수위, 길게 봐야 한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박근혜 정부의 100대 국정목표와 과제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박 당선인의 공약을 실행할 구체적인 계획도 함께 나올 것 같다. 그간 인수위가 작업한 결과물이 나오는 셈인데, 당초 공약에서 많은 수정과 조정, 후퇴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 핵심 복지 공약인 기초연금과 4대 중증질환 보장이 대폭 후퇴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 당선인은 기초연금 공약과 관련해 “어르신에 대한 국가의 도리와 책임”이라며 강한 실행 의지를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을 지적하며 “최소한의 안정된 노후를 보장해 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그 필요성도 설명했다. 기초연금제도는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한 개념으로 박 당선인의 대표적 복지 공약이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매월 기초노령연금의 2배인 20만원씩을 지급하겠다는 게 골자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인수위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박 당선인은 “국민연금에 가입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문제인데, 이분들에게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깔아주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당초의 ‘모든 어르신과 중증장애인’이 ‘국민연금 미가입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분’으로 바뀌었다는 견해가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기초연금의 취지에 맞지만 재정 형편 때문에 소득과 국민연금 수령 여부를 따져 4개 그룹으로 나눠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할 방침”이라고 했다. 정책의 형평성 훼손과 약속의 후퇴로 인식한 노인 및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도 있다고 한다. 공약집에서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 ‘건강보험이 100% 책임’이라고 명시한 내용이 투표 하루 전 선택진료, 상급 병실료, 간병비는 진료비에서 제외되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향후) 재원 마련 과정을 보며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이게 후퇴인지 아닌지 애매하다는 반응이다. 사실 기초노령연금의 확대 인상은 박 당선인이 처음으로 내건 공약은 아니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도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바꿔 국민연금과 통합, 2009년부터 소득 하위 90%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 인수위는 이 공약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켜 보건복지부에 국민연금개혁위원회, 국회에 연금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논의했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임기 말인 지금, 소득 하위 70%의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자 월평균 소득액의 5%를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제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공약 후퇴냐 수정이냐의 논란은 이미 2년 전부터 촉발된 복지 논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 말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재원 마련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인수위는 공약의 이행 방안만을 확정하는 기구가 아니다. 공약과 국가 재정, 국민의 마음을 잘 버무려 지속 가능하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국민 일각에서는 복지든 뭐든 인수위가 확실한 해결방안을 내놓아야지, 그러지 않으면 국민에 대한 약속 위반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 생각엔 오히려 확실하다는 안을 그 짧은 시간에 마련해서 내놓는 게 더 문제인 것 같다. 최근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는 박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더 많은 복지’보다 ‘지속 가능한 복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다운사이징(소형화)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은 증세 없이 이행될 수 없으므로 ‘할 것’과 ‘안 할 것’을 나눠야 한다. 포퓰리즘적 정책은 나도, 민주통합당도, 박 당선인도 공약했다고 본다. 공약의 우선순위를 정해 못 할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사과하고 복지의 우선순위나 규모에 대해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야당과 국민의 동의를 구하면 된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인수위가 내놓을 새 정부의 밑그림은 그것이 복지든 아니든 공약에 매몰된 성급한 안이 아니길 바란다. 지속가능성과 방향성을 충분히 고려한 농익은 백년대계(百年大計)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 ‘반값 식당’ 포퓰리즘인가? 새 복지모델인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의 ‘반값 등록금’에 이어 반값 시리즈 2탄으로 ‘반값 식당’을 추진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취임 초 ‘밥 굶는 사람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2500~3000원으로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반값 식당을 대거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반값 식당 정책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시민을 위한 정책이라며 반색한다. 김진형씨는 박 시장의 페이스북에 “아이디어가 좋다. 보편적이고 지속 가능한 복지 모델이라 여겨진다”면서 “이러한 단편적인 움직임들이 모여 정책적 전환이 조속히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댓글을 남겼다. 트위터 아이디 ‘@evian27**’는 박 시장의 반값 식당 정책 기사를 인용해 “이런 게 복지”라고 치켜세웠고 페이스북 아이디 ‘Seung Yong Spikey L**’는 “하루하루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분들에게 반값 식당은 반가운 소식”이라면서 “경제 논리로 보지 않고 나누고 베푸는 행복의 관점에서 우리의 복지 수준은 더 높아질 거라 믿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값 식당이 영세 상인들을 고려하지 않은 인기 영합 정책이라는 반론도 적잖다. 트위터 아이디 ‘@zd**’는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서 반값 식당? 그럼 권리금에 보증금, 임대료 내고 장사하는 다른 식당들은 어떡하라고? 밥 굶는 빈민 위하고 재능 기부, 봉사 등 착한 말로 포장하지만 결국 시민 혈세로 시장경제 체제를 흔들어 보겠다는 사회주의의 실험”이라고 비난했다. 박 시장의 페이스북 글에 댓글을 남긴 오세호씨도 “인위적인 시장 개입은 그에 상응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서민과 시장 경제의 비효율 또한 걱정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시민단체들 역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지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간사는 12일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지나치게 이상적인 정책으로 보인다”면서 “반값 식당이 운영되면 서울 지역에서 비싼 월세에 인건비를 들여 영세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우리 주변에 7000~8000원이 부담돼 끼니를 거르는 어려운 이웃이 많다”면서 “독거노인, 결식 아동, 빈민층 등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에 저렴한 가격으로 밥을 제공하고 또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값식당은 일석이조의 기업 복지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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