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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복지 지향적 성범죄 해법

    요즘 우리 사회에는 경제적 불안뿐 아니라 유괴,동반자살 등 각종 사고들이 거의 매일 보고되고 있다.그 중 특히 끊이지 않는 것이 성범죄이다.성폭력의 피해자는 성인 여성을 비롯하여 새벽 등굣길의 여고생,심지어 유치원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포함된다.더구나 이제는 군대 내부에서 동료나 상관에 의한 성추행이 심각하다고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성과 관련된 폭력적 행위가 위험 수위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성폭력은 단순 폭력에 비해 피해자에게 말할 수 없는 수치심과 두려움을 유발한다.단순 폭력을 당한 경우 쉽게 남에게 피해 사실을 알려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성폭력 피해자들은 그렇지가 못하다.가해자들도 이런 점을 이용하여 심지어 금품갈취 후 입막음용으로 성폭력을 이용하기도 한다.하지만 성폭행 피해자들은 정신적 상처가 상당히 심각하다.특히 어린 시절에 성폭력을 당한 여성의 경우 성인이 되면 우울증을 비롯한 다양한 정신장애를 가질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월등히 높고 성에 대해 왜곡된 상을 가지게 된다.성폭력의 피해자들이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가 몹시 필요하다. 성폭력 가해자들 역시 일반적인 범죄자들과 다른 특징이 많다.평소에는 선량한 시민으로 잘 지내다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변태적 성추행을 오랜 기간 해 오는 경우도 흔하다.이 경우 범죄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우며,설사 범죄가 밝혀져 처벌받은 후에도 변태적인 행위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최근에는 성폭력 가해자의 연령이 어려져 심지어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이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하기도 한다.이런 아동들은 어려서부터 음란물에 노출되어 거의 중독이 되다시피 한 경우가 많으며 변태적인 성적 발달이 심각한 상태이다.또한 이들의 부모들은 다양한 이유로 자녀가 정신적으로 건강한지 살펴보는 여유가 부족하고 심지어 성범죄를 저지른 이후에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따라서 이들은 연령이 어리므로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부모나 본인의 의지로 치료를 받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같은 문제를 계속 일으킬 가능성이 몹시높다.따라서 이들 가해자들이 본인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치유하기는 어려운 상태이므로 사회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치료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복지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빈곤층에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뿐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회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복지 사회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성범죄는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가 사회적 복지 차원에서 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실제로 선진국에서는 성폭력 피해 아동을 위해 별도의 치료교육 기관을 제공한다든지,청소년 가해자의 경우 처벌보다는 치료를 더 우선시하는 등의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체계적으로 피해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가해자들의 치료재활을 통해 성범죄를 예방하는 차원의 복지제도가 없는 점이 너무 아쉽다.실제 임상에서 성폭력 피해 아동들의 심각한 정신적 문제와 청소년 가해자들의 대책 없음을 자주 접하면서 이제는 우리 모두가 성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는사실을 강조하고 싶다.그리고 현재 우리의 성폭력 피해자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어려움과 수치심,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어떤 조처도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몇몇 시민단체와 병원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고 최근에는 성폭력 피해 아동들의 진술을 한번만 받도록 개선하기로 한 점들은 고무적인 변화의 시작으로 보인다.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을 위한 복지가 한 단계 향상될 것으로 믿는다. 신 의 진 연세대 의대 교수 소아정신과
  • 서울시 선택복지제 내년 도입 / 학자금 대여·주택자금 지원등 본인이 골라

    서울시가 내년부터 공무원들의 복지제도를 선택적 방식으로 바꾼다. 자신에 맞는 서비스를 골라 사용할 수 있는 선택적 복지방식은 민간기업에서 먼저 채택했으나 정부기관인 서울시가 채택함에 따라 다른 기관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30일 획일적으로 운영돼온 공무원 복지제도를 선택적 방식으로 바꾸는 한편 생활이 어려운 직원을 돕는 제도도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근무경력과 부양가족에 따라 개인별로 일정한 포인트를 배정하고 개인의 필요에 따라 복지항목을 선택토록 했다. 시는 우선 대학 학자금 대여,임대주택지원,생명·상해보장보험 가입,의료비,종합검진 등은 기본항목으로 정해 모든 직원이 혜택을 받도록 했다.이에 따라 서울시 공무원들은 내년부터 시 부담으로 최고 1억원까지 보상받는 생명·상해보장보험과 최고 1000만원까지 보상받는 의료비 보장보험에 모두 가입된다. 자율선택 항목은 치과진료·학원수강·레포츠·부모부양 등 11개 항목으로,개인적으로 필요한 것을 선택토록 했다. 예컨대 30대 6년차 신혼인 공무원은 기존에는 생일·결혼선물 지급,동호회비 지원 등 제한된 혜택을 받았으나 앞으로는 기본사항 외에도 레포츠나 자기계발 등을 고를 수 있게 된다. 한편 시는 오는 9월부터 생활이 어려운 직원에 대해 최고 2000만원까지 무이자로 대출해 주기로 했다.퇴직금의 2분의 1 범위에서 최고 2000만원까지 무이자 융자를 알선해 준다.대출금은 상조회비 재원으로 하며,대출이자와 보증보험료는 예산에서 지원한다. 또 가족의 질병으로 의료비 부담이 큰 직원에 대해서는 의료비 규모에 따라 시 전체,부서단위,시장격려 등의 기준을 정해 모금운동도 전개하도록 제도화했다.생계곤란 직원의 격려금도 현재 100만원에서 300만원 이하로 올렸다.이 규정에 따라 이날 14명의 직원이 도움을 받았다. 조덕현기자 hyoun@
  • ‘老動’ / 노동은퇴 연령 男67.1세·女67.5세 대부분 임시직·무급… OECD중 최악

    우리나라 노인들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가장 늦은 나이까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년퇴직’이 늦어 그만큼 일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게 아니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하지만 ‘일하는 노인’의 대부분은 임시직이나 무급 노동에 종사하고 있어 노동력을 혹사당하고 있다.연금제도 등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탓이다.이런 와중에 우리나라의 노령화 속도는 세계 평균보다 훨씬 빨라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7일 재정경제부가 번역·출간한 OECD의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1994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사람이 일을 그만둔 나이(노동력 탈퇴연령)는 평균 남자 67.1세,여자 67.5세로 밝혀졌다. 일본은 남자 69.1세,여자 66세였다.OECD 회원국 가운데 남자는 일본이,여자는 한국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한국 남자 노인의 노동력 탈퇴 연령도 일본을 제외한 다른 선진국보다 높다. 그외 다른 나라의 남녀 노동력 탈퇴연령은 각각 ▲미국 65.2,64.2세 ▲독일 60.5,60.8세 ▲프랑스 59.3,59.8세 등이었다. 같은 1위라고는 해도 질적으로는 판이하다.일본의 경우 ‘수명연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퇴직연령 상승’이지만,우리나라는 ‘열악한 사회복지제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노동력 장기 혹사’에 가깝다. 안미현기자 hyun@
  • 장기 경기침체·기업 투자위축으로 국민 외면 / 강성 유럽노조 힘 빠졌다

    |파리 함혜리특파원·김균미기자|유럽에서 강성 노조가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사정이 어려워진 국민들이 강성 노조를 외면하는 것이다.독일 최대의 금속노조는 28일(현지시간) 동·서독 지역 노동시간 평준화를 요구하며 4주째 벌여온 파업을 스스로 철회한다고 선언했다.프랑스에서도 연금개혁에 반대하며 지난달 중순부터 파업과 시위를 벌여온 공공노조는 국민들의 파업 지지 및 노조원들의 파업 참여율 하락으로 힘을 잃고 있다. ●獨 금속노조 50년만에 첫 파업 자진 철회 클라우스 츠비켈 금속노조 위원장은 28일 사용자측과 노동시간 단축을 내건 16시간의 마라톤 협상이 결렬된 뒤 “파업이 실패했다.”고 밝혔다.그는 30일 이사회에서 4주째 계속 중인 파업의 철회를 공식 선언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금속노조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파업을 철회하기는 1954년 이후 50년 만이다. 260만명의 조합원을 둔 독일 최대 강성노조인 금속노조가 협상 결렬에도 불구,파업 철회를 결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 노조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금속노조는 현재 주당 38시간인 옛 동독지역 금속업계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을 서독지역 노동자들과 같은 수준인 주당 35시간으로 단축할 것을 요구하며 이달 초 파업에 돌입했다. ●투자 축소,실업 증가 우려로 노조 기반 약화 이번 금속노조의 파업 철회 결정은 근로자의 천국으로까지 일컬어지던 독일에서 노조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파업의 피해가 심했던 옛 동독지역 국민들은 서독지역보다 2배나 높은 19%의 고실업에 시달리고 있다.3년째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게다가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파업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거나 아예 철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확산되며 파업에 대한 지지도가 급락했다.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독일의 자동차메이커 BMW와 전자회사 지멘스는 동독지역에 대한 신규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에서는 지난 10년간 노조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급감하면서 노조 영향력도 줄어들었다.심지어 노조를 최대의 지지기반으로 하는 사회민주당마저 경제가 어려워지자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복지제도와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파업에 넌더리내는 프랑스인들 프랑스 사람들은 지난달부터 계속되는 노조의 파업과 시위에 신물을 내고 있다. 국영철도회사(SNCF)와 파리교통공사(RATP) 노조의 파업으로 발이 묶였던 파리 시민들은 지난 10일 파리 콩코드 광장에서 벌어진 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지자 불만이 극에 달했다.중부 리옹에서는 전기공급이 끊겨 TGV 운행이 몇 시간씩 지연됐고,남부 마르세유에서는 계속되는 청소원들의 파업에 견디다 못한 한 시민이 쓰레기 더미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일부 과격 교사들은 대입자격시험장을 봉쇄하는가 하면 잘못된 문제를 배포,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깨지는 노조 불패 신화 1996년에는 정부의 연금개혁안이 노동자들의 3주에 걸친 파업으로 백지화됐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프랑스 언론들은 전통적인 노조 불패의 신화가 이번에는 깨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제 2의 노조인 프랑스민주노동동맹(CFDT)이 이미 정부의 연금개혁안을 수용키로 결정했고,노동총동맹(CGT)의 일부 지부도 최근 일시적으로 파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정부는 의회가 휴회하는 다음달 중순 이전에 입법화한다는 방침이며,여당이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어 개혁안 통과는 무난할 전망이다. kmkim@
  • [열린세상] 두 마리 토끼 잡는 법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경기부양으로 선회했다.정부는 4조 2000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하여 사회간접자본 확충,지역경제 활성화,중소기업 지원 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이에 앞서 이미 한국은행은 콜금리를 4.25%에서 4%로 낮추어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투자 활성화를 유도한 바 있다.이 조치들은 경제가 수출과 소비의 양 축이 무너지는 긴박한 위기에 처하자 정부가 취한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경기회복보다는 투기 거품을 확대하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우려가 크다.현재 우리 경제는 성장의 동력을 잃어 구조적 공황 상태에 빠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용불안과 가계부채의 2중고가 날로 악화되면서 경제의 숨이 막히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고 돈을 푼다고 해서 경제의 동력이 살아난다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오히려 규모가 400조원에 육박하는 시중 부동자금을 확대시켜 부동산 투기와 물가 불안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이 무기력,혼돈 상태에 빠졌다.노무현 대통령은 ‘재벌개혁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천명하고 집단소송제,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출자총액제한 강화 등의 개혁을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또 노무현 대통령은 ‘노사간의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비정규직의 차별폐지,주5일 근무제 도입,사회 안전망과 복지제도 확충 등의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을 제시했다.그러나 실제 정책기조가 뒤죽박죽이다.재벌개혁의 경우 집단소송제는 소송요건을 완화하거나 시행을 유보한다는 방향으로 돌아섰다.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는 세제개편 내용과 실시 시기가 명확하지 않다.출자제한 강화는커녕 수도권 공장허가 규제와 환경규제를 완화하는 등 친기업여건을 조성하고 있다.노사문제는 더 혼란스럽다.두산중공업 사태에서 무노동·무임금원칙이 무너졌다.철도청의 민영화는 노조의 반발로 무산되고 화물연대 파업사태도 정부의 일방적인 양보로 타결했다는 비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임기응변적인 부양 조치로 경제를 살리려는 과거의 정책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신 산업발전전략과 구조개혁 정책을과감하게 구사하여 성장동력 회복과 분배기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한다.먼저 경제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가마우지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지난 40년동안 우리 경제는 일본 의존도가 높았다.자본은 물론 기계,원자재,부품 등을 일본에서 수입하여 조립한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조립경제의 성격을 띠었다.이런 구조하에서 우리 기업들은 해외에 나가 피땀 흘리며 수출을 해도 이자,기술료,기계값,원자재와 부품 대금 등 많은 이익을 일본에 빼앗겼다.이 때문에 우리 경제는 목에 끈이 묶여 고기를 잡아도 삼키지 못하고 계속 어부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새인 가마우지에 비유된다. 이제 우리 경제는 동북아 국가를 가마우지로 만들어야 한다.이를 위해 지적·기술적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전방위적인 첨단산업 투자전략이 필요하다.이와 더불어 정부는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참여정부의 개혁정책은 반기업·친노조정책으로 인식되어 보수 기득권층의 반발이 크다.경제의 침체와 불안이 심각한 상태에서 재벌개혁을 실시하고근로자들의 이익을 강화한다면 이는 거꾸로 근로자들의 실업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소득을 떨어뜨려 개인파산을 확산시킨다는 논리이다. 참여정부가 재벌 개혁과 분배 정책을 제시했을 때 의도적으로 반기업,친노조를 기조로 한 것은 아니다.재벌 기업들의 경제력 집중과 비리 행위를 차단하고 근로자의 근로 의욕을 고취시켜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일으킬 수 있는 시장경제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그러나 그동안 해당 경제 주체들의 집단 행동이 나타나자 정부는 방향 감각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정부는 처음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 구조 개혁과 경제 살리기 정책을 추진하는 강력한 소신을 가져야 한다. 이 필 상 고려대교수 경제학
  • “한국 노동시장 더 유연해져야”존스턴 OECD 사무총장 강연

    “한국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외국인 투자유치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노사관계 진전과 사회복지제도 확충을 통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도널드 존스턴(사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30일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2003 세계경제와 한국-OECD의 시각’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거시경제정책 ▲외국인투자 ▲교역 ▲노동 유연성 ▲사업가정신 ▲기술혁신 ▲인적자원 등 한국의 경제인프라가 전반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다음은 강연내용의 요약이다. ●한국 노동시장 유연해야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급증하긴 했지만 아직도 OECD 회원국 가운데 끝에서 세번째다.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지나친 보호 등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기 때문이다.FDI를 늘리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는 한편,실업자들을 위한 고용·실업·연금·보험 등 사회보장체계를 확충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복지 비용으로 만성 재정적자를 겪는 유럽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정부 재정에 압박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노사관계를정비하는 것도 중요하다.정부-회사-노조가 강력한 3자 관계를 만들어 합의를 도출,상충하는 이해를 조정해야 한다. ●한국의 경제성적표는 양호 한국의 거시경제 지표는 긍정적이다.정부재정 흑자가 GDP(국내총생산)대비 3.9%에 이르고 있다.이는 한국이 복지제도 도입의 초기 단계에 있어 사회복지비용이 적기 때문이다.한국의 사회보장비용은 GDP 대비 1%에 불과하다.실업률이 비교적 낮은 것도 재정 흑자에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20년 안에 65세 이상의 인구가 14%로 늘어나 사회복지 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인적자원의 경우 한국은 전세계 학력검정시험인 ‘피사’(PISA)에서 6위를 차지했다.특히 과학부문은 1위였다.하지만 한국이 진정한 지식기반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교육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한국의 교육열은 높지만 사교육비 지출이 많다.인적자원 개발을 위해 학교나 교과과정의 선택범위를 넓혀야 한다.또 민간에 집중된 R&D(연구개발)투자도 정부·학계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쪽으로 개선돼야 한다. 존스턴 사무총장은 캐나다 맥길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변호사,국회의원 등으로 활동하다가 1996년 OECD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한시간 가량 달콤한 늦잠 요즘 행복”” / 전경련 부회장직 물러난 손병두 상임고문

    “나만 편안한 것 같아서 손길승 회장 보기가 민망스럽죠.어찌나 미안한지….” 지난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직에서 물러난 손병두 전경련 상임 고문은 자신의 강력한 추천으로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한 손길승 회장에게 미안함으로 말문을 열었다. 전경련이라는 ‘짐’을 떠맡겨 SK글로벌 분식 사태와 SK㈜의 경영권 위기로 정신없이 바쁠 손 회장의 ‘발목‘을 잡은 게 아닐까 친구로서의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손 고문은 최근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이런 홀가분한 기분은 6년만에 처음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전경련 부회장 시절 그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났다고 한다.여기저기서 열리는 조찬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전경련 부회장을 하면서 쉼 없이 받은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지금도 조찬 모임이 있지만 크게 줄었습니다.1시간가량 늦잠을 자는 것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평범해진 일상을 즐기고 있는 그는 특히 정신적으로 편안하니 건강도 날로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의 행동반경이 줄어들거나 역할이 축소된 것은 아니다.대상이 바뀌었을 뿐 꽉 짜여진 스케줄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인지 전경련 회관 4층 그의 사무실은 최근 문턱이 닳고 있다.‘얼굴 한번 보자’,‘밥 한끼 같이 먹자’,‘골프 치자’는 지인들의 성화에 그는 신문보기도 힘들 지경이라고 토로한다.그래도 손 고문은 고맙다고 말한다.그동안 각종 공식 행사 등으로 본의 아니게 등한시했던 분들이 찾아온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것이다. 고문은 3개월간 푹 쉬겠다는 다짐을 접었다.시중에 떠도는 ‘하바드’나 ‘하와이’라는 우스갯소리도 그래서 나왔다.‘하’루종일,‘바’쁘게,‘드’나드는 걸 친구들이 하바드 연수중에 있다는 것이다. 또 이게 끝나면 하와이로 간다고 한다.‘하’루종일,‘와’이프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다니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하지만 그에게 이런 일은 너무나 ‘먼 나라 이야기’로 보인다. 그는 요즘 학생과 교수 신분을 겸직하고 있다.전경련 산하단체인 IMI(국제경영원)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과정을 수강중에 있으며 대학교마다 특강요청으로 사흘이 멀다하고 지방으로 돌아다니고 있다. 공부하며 재충전의 기회로 삼을까 해서 신청했는데 학생들이 난리(?)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그동안 학생들에게 수료장을 주는 부회장에서 같이 공부하는 입장으로 바뀌니까 학생들이 너도나도 질문을 쏟아내며 신기해 한다는 것이다. 그의 특강도 학생들에게 ‘상종가’를 치고 있다.영남대,우석대,인하대 등 이미 10개 이상의 대학교에서 강의했다. ‘선진경제로 가는 길’,‘21세기 한국의 비전과 과제’ 등 다소 무거운 주제로 강의하지만 학생들이 진지하게 경청한다. 국 경제가 외부 환경에 의해 위기에 빠지면서 그만큼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아졌을 뿐이라며 강사로서의 자질은 부족하다고 겸손해했다. 손 고문은 한국 경제와 관련,사족이라며 한마디 덧붙였다.“독일 경제가 최근 어려워진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과도한 복지제도 탓”이라며 “한국경제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그의 주요 관심사는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그래서 한발 더 나아가 재계가 정부의 재벌개혁에 너무 소극적이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조심스럽다는 듯이 말문을 열지 않았다.재계의 ‘입’으로 많은 ‘설화’에 시달리면서도 ‘할 말’을 했던 그가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듯이 서둘러 화제를 바꿨다. 손 고문은 주말마다 골프장으로 향한다.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라지만 그가 만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평범한 인물이 아닌 만큼 궁금증이 일었다. 그는 “주로 기업 총수들을 만나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는다.”며 “최근에는 포스코에서 물러난 유상부 전 회장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손 고문이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사무실에 있을 때는 30분마다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저녁에는 각종 만찬 참석으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다.다만 직책이 바뀌면서 ‘주연’이 아닌 ‘조연’ 역할에 충실하다는 느낌이다. 그는 “신앙생활과 독서를 많이 하고 싶은데 이게 잘 안 되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북한을 지탱하는건 여성의 힘”/고려대 북한학연구소 박현선교수 北 가족문제 첫 본격연구서 펴내

    북한 체제가 경제난과 핵문제에 따른 국제적 고립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명맥을 유지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박현선(朴炫宣·사진·40) 고려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는 뜻밖에 “북한을 지켜준 것은 여성의 힘”이라고 말한다.체제를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 낙후한 경제를 가정이 뒷받침하고 있는 한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이다.북한 가족을 다룬 최초의 본격 연구서 ‘현대 북한사회와 가족’(한울 아카데미)을 펴내 주목받는 그를 만났다. 박 교수는 “북한은 경제난으로 임금지급과 복지제도 등 분배시스템이 거의 작동불능 상태에 빠졌으면서도,무력지배는 더욱 강화되어 갔다.”면서 “그럼에도 조직적인 저항과 폭동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극도의 사회적 긴장을 가족이 풀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가족의 가족성원에 대한 부양의무를 강화함으로써 가족부양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가족에게 전가시킨 케이스”라면서 “그 결과 북한가족들은 기본생계까지 위협받는 절대빈곤의 상태에서도 전략적 대응으로 가족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가장 보편적인 ‘전략적 대응’은 곧 비사회주의적 경제활동,쉽게 말해 장사를 해서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인데,그 핵심적 주체가 여성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가족단위의 생계보장을 강조하여 가족주의를 강화한 결과,여성들은 가사노동과 가족경제의 책임이라는 이중부담을 지게 됐다.”면서 “사회주의 사회에서 가부장적 가족의 특성이 강화되고,이로써 사회주의 북한이 건재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그가 1992년부터 1998년까지 탈북한 52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가족생계 책임자’로 남편을 든 사람은 5명에 불과한 반면 부인이라는 사람은 30명이나 됐다.여성이 생활비와 식량을 마련하는 가족경제의 실질적인 책임자라는 것이다. 그의 연구는 사회주의 북한의 가족문제를 정치학적 측면까지 확대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정치·경제적인 제도통합은 정치적 합의를 통하여 단시간에 이룰 수 있지만,사회·문화적 통합은 장기간에 걸쳐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서 “이 연구가 생소할수 있는 북한가족의 모습을 알려주어 남북한 가족의 통합에 한 몫을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글 서동철기자 dcsuh@ 사진 이종원 기자 jongwon@
  • [데스크 시각] 부자들의 ‘불안’

    돈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단순 관광인지,외화도피인지,이민인지는 모른다.그저 서민들로서는 훌훌 털고 외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그들의 여유가 부럽다. 사실 시답지 않은 국내 교육현실에 넌덜머리가 나서 ‘아이들만은 좋은 환경에 풀어주자.’는 부모심리에서 보내는 외국유학을 탓할 것은 없다.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빈발하는 ‘부실 공화국’에 환멸을 느껴 가는 사람을 말릴 명분도 없다.문제는 이 땅의 돈 있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어 정말 이들이 돈을 싸들고 외국으로 ‘튀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면 정책결정자들이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북핵문제는 한반도의 원초적 불안이라고 쳐도 새 정부의 정책이 못 미덥다거나 인위적인 사회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정부의 실수이거나 아니면 실제보다 과장된 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기업인들이 자꾸 불안하다고 하는데 뭐가 불안하냐고 물으면 실체를 말하지 못한다.”고 재계인사들에게 지적했다.공개석상에서 이야기하길 꺼려서 그렇지 불안의 실체를 유추하기는 어렵지 않다.근로자의 손을 먼저 들어주는 정책과 복지제도 강화,기업보다 주주를 우선하는 집단소송제 등 각종 제도의 도입,기업활동의 구린 구석을 세무행정으로 샅샅이 밝혀낼까 등에 기업인들은 불안해 한다.부자들은 내야 할 세금 증가나 재산감소를 우려할 것이다. 운동권 출신 인사 위주로 짜여진 새 정부가 ‘뉴레프트’적인 정책을 구사할 경우 한마디로 살아갈 환경이 급격하게 달라질까 ‘불편’해 하는 것이다.물론 정권초기에 ‘개혁’용어가 남발되면서 불필요한 불안감을 주는 데도 원인이 있다. 따져 보면 적어도 경제분야에서 세상을 뒤바꿀 만한 개혁은 그리 많지 않다.지난 정권에서 본 개혁 부작용의 학습효과가 있다면 새 정부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다.먼저 개혁이란 말 대신 보다 순화된 ‘개선’이란 말을 써서 국민들을 심리적으로나마 편안하게 하면 어떨까 싶다. 경제개혁을 강력히 추진할 만한 여건도 새 정부로서는 충분치 않다.복지제도 강화나 세율 인상 등은 모두 법 개정을 필요로 하는데 국회 의석수의 3분의1 남짓인 소수 여당이 밀어붙일 수는 없다.‘보수’야당의 동의를 얻으려면 적당한 선에서 타협이 불가피하다.결국 법인세인하나 빈민층 구제처럼 여야에 두루 인기있는 정책만 나올 공산이 더 커 보인다.행정에서는 기껏해야 국영기업의 민영화 속도 조절이나 전문직종에 대한 징세강화 정도인데 그렇게 변혁적인 메뉴는 아니다. 만일 새 정부가 급격한 경제 변혁을 시도한다면 국내 부유층보다 외국자본이 먼저 이탈,경제위기를 부추길 것이다.따라서 기업인과 부유층이 갖는 불안의 근거는 타당치 않아 보인다. 기업인이나 부자들도 달리 생각할 필요가 있다.변칙과 탈세를 동원해 이룬 부(富)와 힘이었다면 조금씩 헐어 나눠주거나 세금으로 내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소비자,근로자와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어려운 세태이다.그런 점에서 엊그제 재계가 그토록 꺼리던 집단소송제 도입을 조건부로나마 찬성한 것은 바람직하다. 복지강화는 결코 부자와 기업의 희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가난에 절망한 사람들이 득실거리면 범죄도 늘어나고 대구지하철사고처럼 대중을 향해 불도 던지게 된다.부자들이 세금과 기부금을 더 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집의 담을 높이는 것보다 싸고 안전한 선택이다. 이 상 일 경제부장
  • ‘독일복지제도와 참여’ 정책포럼

    김재영(金在英)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11일 오전 7시30분 서울 여의도 뉴맨하탄호텔 2층에서 ‘독일 복지제도와 참여복지’를 주제로 정책포럼을 연다.
  • 복지정책의 모순과 반론...거지를 동정하지 마라?

    ‘사회복지 수혜자들이 못돼 먹었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로랑 코르도니에가 쓴 ‘거지를 동정하지 마라?’(조홍식 역·창작과비평 간)의 제4장 제목이다.실업자·극빈층 등 복지정책 수혜자들이 국가의 지원만 믿고 노동을 안한다는 주류 경제학 이론에 정면 반박하며 던진 반문이다.새 정부가 기존의 복지 개념에서 진일보한 ‘참여복지’를 표방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주제다.이는 결과적으로 우리경제의 숙제인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찾는 일과도 맥을 같이 한다.밀레니엄면에서는 실업자·저소득층 복지혜택을 둘러싼 양분된 시각을 짚어봄으로써 우리사회가 택할 대안을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했다. 최저생계비·실업급여 등 각종 복지혜택이 사람들을 게으름뱅이로 만든다는 생각은 현대 경제학의 주류로 자리잡은 ‘신고전주의’의 확고한 신념이었다.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노동연구원을 인용해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이런 주장을 매우 설득력 있게 만든다.2000년 기준 1주일 근로시간이 남성의 경우,생계비 지원을 받지 않을 때는 26.38시간이지만 생계비 지원을 받으면 25.71시간으로 줄어들었다.여성은 21.41시간에서 17.98시간으로 3.43시간이나 감소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2000년 10월 도입)의 내용을 보면 여기에 약간 더 수긍이 가게 된다.올해 최저생계비 기준(4인 가족,월 102만원)에 맞출 경우 월 소득이 50만원인 사람은 국가로부터 52만원(102만-50만원)을 지원받는다.그러나 이 사람보다 힘들여 일해 80만원을 번 사람은 22만원밖에는 못 받는다.더 심한 가정은 월 101만 9000원을 벌던 사람이 여기에서 1001원을 더 벌게 되는 경우다.월 소득이 102만 1원이 돼 수혜 대상에 제외된다.너무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이런 ‘화’(禍)를 면하기 위해 그 사람은 일자리를 스스로 버릴 수도 있다.어차피 102만원은 보장이 될테고,노동을 하기 위해 쓰는 교통비·외식비 등이 들지 않아 오히려 이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주류 경제학 이론에 대해 반론도 만만치 않다.인간의 존엄성이나 노동의 속성을 고려하지 않고 사람과 임금을 단순한 상품 따위로 취급하는 논의의 전제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실업자나 극빈층을 억지로 노동시장에 진출시키면 그만큼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면서 수요·공급의 원칙이 깨어지기 때문에 신규 노동공급자들은 물론,기존 노동자들까지 임금 하락과 노동여건 악화라는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이는 결국 노동자들을 다시 복지정책의 수혜 대상으로 돌아가도록 만들 것이라는 논리다. 아울러 앞서 인용한 KDI 보고서는 기존 복지정책이 가져온 효과도 무시못한다고 지적한다.지난 5년 동안 김대중 정부에서 실시했던 각종 복지정책들이 외환위기 이후 추가적인 소득 불평등도의 상승과 빈곤층 비율의 증가를 막는 데는 성공했다는 것이다. 새 정부의 복지정책은 두가지 시각을 절충하는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KDI 유경준(兪京濬) 연구위원은 “주류 경제학은 사람과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 맹점이 있고,반대론자들은 주류에 대한 공격만 할뿐,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결국은 양쪽 시각에서 절충점을 찾는 것이 미래 노동복지정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백한 것은 향후 분배복지정책이 EITC(근로소득세액공제)제도 등을 통해 노동시장 진입 촉진과 근로소득 원천 확대 등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르도니에의 주장 로랑 코르도니에(프랑스 릴르대학 교수)는 저서 ‘거지를 동정하지 마라?’를 통해 사회복지 수혜층에 대한 주류(신고전주의) 경제학의 비판을 소개하고,다시 이를 자신의 관점에서 비판했다.내용을 우리 상황에 맞게 간추렸다. ●신고전주의,“사회복지 수혜자들은 못됐다.” 복지국가의 틀을 구성하는 노동자에 대한 각종 지원장치들은 노동비용을 높이고 노동자의 태도를 변화시킨다.매우 높은 수준의 사회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각종 지원은 고용주를 숨차게 하고,일하지 않고 먹고 사는 거대한 수혜자 집단만을 유지시킬 뿐이다. 실업상태에서는 일종의 ‘실업임금’이 형성된다.근로소득은 없지만 실업수당이나 사회최저소득(우리나라의 최저생계비) 같은 각종 보조금이 있다.교통비·외식비·보육비·세탁비 등도 들지 않는다.여가시간도 늘어난다.작은 특권들이 모여 ‘비(非)노동자’라는 하나의 지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실업임금’보다 낮은 수준의 돈을 주는데도 일을 한다면 그건 바보다.A씨가 실업상태를 통해 매월 119만원에 상당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하자.그는 한달에 최소 119만 1원을 주지 않는다면 일을 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시간당 임금이 7000원이라고 할때 A씨는 월 170시간을 일해야 119만원(7000원×170시간)을 벌 수 있다.즉,169시간을 일해 118만 3000원을 벌고,마지막 170시간째까지 일을 하는 것이 일을 안 했을 때보다 낫다고 판단해야 170시간짜리 일을 잡으려 할 것이다. A씨에게 자동으로 119만원의 ‘실업임금’이 주어진다면 그는 시간당 7000원짜리 일을 할 필요가 없다.7001원(월 119만 170원)을 줄 때부터 일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A씨가 결국 7001원짜리 일자리를 잡으면 이때부터 노동공급은 0시간에서 170시간으로 갑자기 뛴다.다른 노동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를 쓰려는 고용주보다는 일을 하려는 노동자 수가 훨씬 많아진다.일해서 버는 돈이 ‘실업임금’보다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이다.노동 공급량이 0에서 170으로 급격하게 뛰면 노동시장은 수요·공급의 불일치가 생긴다.실업이 심화된다. 결론적으로 실업과 이로 인한 빈곤의 수렁은 무엇 때문인가.각종 보조금 등 실업·극빈층 복지정책으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더욱 까다로워진 노동자들 때문이 아닌가.그들이 완전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는 (낮은)임금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실업에 대한 기대이익에 비추어 요구하기 때문 아닌가.가난한 사람들의 실업을 줄이기 위해서는 그들의 ‘부’(富)를 공격해야 한다.실업수당 및 각종 지원금 제도를 개혁하고,장기 실업자가 혜택을 누리는 기간을 단축시켜야 한다.보상지원금의 수준도 낮춰야 한다.일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실업 보상 수준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동기 유발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코르도니에,“임금을 낮추려는 의도”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은 실업을 줄이기 위해 게으름을 조장하는 제도들을 과감히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렇게 됐을 때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일까.바로 ‘실업임금’의 폭락을 동반하는 현재 임금의 하락이다.각국 정부와 신고전주의 학자들이 목표하는 것은 임금에 대한 노동자의 요구를 줄임으로써 노동자간 경쟁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실업에 대한 보상 지원금을 한달에 28만원으로 줄인다면 고작 37만원만 받고도 일하려는 노동자들이 생겨나게 마련이다.그러나 일하려는 노동자들이 늘어난다고 해서 실제 실업률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신고전주의 학자들은 노동이 상품과 달리 다양한 대체가 가능하고,경쟁이 생기면 임금이 무한대로 낮아진다는 특성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즉,실제 실업률의 하락이라는 효과는 거두지 못한 채 노동시장의 특수한 수요·공급 원칙 때문에 임금만 떨어질 것이다. 사람들이 ‘실업임금’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그 수준 이하로는 일자리를 잡지 않으려 한다는 주장의 허구는 프랑스 국립통계연구소의 조사에서 드러난다.임금노동 여성의 25%가 한달에 55만원의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임금수준이실업상태에서 예상되는 기대이익에 못미치기 때문에 취업을 기피한다는 주장과는 상반된 결과다. 신고전주의 학자의 주장과 달리 실업자들은 현재 참지못할만큼 불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불로소득을 누리는 자들을 사회적 타깃으로 삼기 위해서는 이들이 죄책감을 갖도록 강요하고 이를 의식화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이미 수많은 실업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노동 공급자들이 기존 실업자군에 더해져야 한다는 역설적 주장은 임금 하락을 잠재적으로 0까지 지속시키는 것은 물론,결코 고용상황을 개선하지도 못할 것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kdaily.com ◆새정부 대안론 새 정부가 임기내 도입을 추진중인 ‘근로소득세액공제’(EITC·Earned Income Tax Credit) 제도는 신고전주의 경제학과 좌파 성향 비주류 경제학이 함께 갖고 있는 맹점을 해소할 방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노동중심(고용 창출) 정책이나 복지중심(최저생계비 보장) 정책은 단독으로서는 진정한 생산적 복지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인식에 기초한것이다. 1976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이 제도는 EU(유럽연합),호주 등의 국가로 확산되면서 상당한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새 정부가 이를 도입하려는 방침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이 분야 논문을 쓰기도 했던 이정우(李廷雨) 경북대 교수가 청와대 정책실장에 취임하면서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EITC는 국가 재정에서 저소득층을 지원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복지제도와 별반 차이가 없다.하지만 기존 기초생활보장제도(최저생계비 보장)처럼 ‘생계비’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소득’을 기준점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접근 방향은 완전히 다르다. ①소득에 일정세율을 곱해 지원액을 결정하고 ②여기에서 세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산출,국가가 국민에게 준다.‘부(負·마이너스)의 세금’으로 통하는 이유다.때문에 소득이 적을수록 국가의 지원혜택이 많은 기존 제도와 달리 소득이 많을수록 높은 금액을 받게 된다.가난한 사람들이 자연스레 일자리를 찾으려 애쓰게 되고,그에 상응하는 만큼 정부 지원이 따르기 때문에 생활도 일정수준 보장이 된다. 산출방식은 이렇다.정부가 환급기준을 ▲월 120만원 이하 소득자에 대해 ▲공제세율 30%에 해당되는 금액을 돌려준다고 하자.월 소득 80만원에 내야 할 세금이 5만원인 A씨의 경우는 국가에서 19만원(80만원×30%-5만원)을 돌려받는다.반면 월 30만원을 더 버는 B씨(월 소득 110만원,세금 6만원)는 같은 계산법으로 27만원을 환급받게 된다. 김태균기자
  • [편집자문위원 칼럼] 사진 한장이 주는 감동

    여론 흐름 체계적 보도 노력 ‘이혼 그후' 기획의도 돋보여 아침에 신문을 읽는 즐거움을 빼앗는다면,참으로 난감한 일이 될 것 같다.문자 정보에 대한 오랜 습관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요즘처럼 많은 미디어가 열려 있는 세상에서 신문이란 매체는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을까? 전통 4대 매체를 광고시장 규모의 순으로 보자면 TV,신문,라디오,잡지의 순이지만 인터넷의 등장으로 경쟁이 한결 심화됐다. 문자정보를 전달하는 신문의 경쟁력 중 하나는 역시 분석이나 전문가의 의견 등 깊은 사고를 요하는 기사나 칼럼에 있지 않나 싶다.그런 점에서 대한매일이 오피니언 면을 강화하는 것은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사설,사내 기명칼럼뿐 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만들어 내는 목소리들을 들려준다.특히 장관·도지사·시장 등의 행정가 칼럼,CEO칼럼,인터넷 스코프,독자 투고 등의 글은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계층이 아닌 여러 집단의 견해들로 현재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오피니언면만으로는 전국민의 일반화된 여론을 모두 전할 수 없다.특별기획 ‘수평사회를 만들자’에서 정치개혁 문제를 여론조사를 통해 제시한 것과 같이 국민들의 다양한 여론의 흐름을 보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대한매일 1월17일자부터 3회에 걸쳐 게재된 ‘이혼 그후’는 여러가지를 생각케 하는 기획 기사였다.통계청 발표에 따르면,1990년엔 40만건의 결혼,4만 6000건의 이혼으로 한해 인구 1000명당 이혼한 부부의 비율인 조이혼율이 1.1명이었다.그러던 것이 IMF 사태 이후 1997년엔 급속히 증가하여 39만건의 결혼,9만건의 이혼으로 조이혼율이 2.0을 기록했고 2000년대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2001년엔 32만건의 결혼,13만건의 이혼으로 조이혼율이 2.8을 기록했다. 이처럼 이혼율이 급증하면서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가족의 해체까지 염려되는 사회현상을 보인다.이는 청소년 문제,급격히 진행하는 노령화 사회속의 노인 문제 등 그동안 가족에게 맡겨 왔던 문제들을 사회가 복지제도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주는 일이기도 하다.심각한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과제를 적절히 제기한 기획의도가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다만,신문이 논문이 아닐진대 어느 정도 깊이 다루어져야 하는 것인지,문제제기라도 다양한 측면을 다루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인쇄매체의 다른 한 경쟁력은 사진에 있다고 할 수 있다.한 장의 사진이 어떤 때는 백마디 말보다 호소력이 클 때도 있다는 점에서다.특히 목요일 레저 면에 실리는 아름답고 멋진 사진들은 일상을 떠나 자연속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교육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다.우리 사회는 특히 급격한 산업화·정보화를 겪으면서 교육을 통한 사회이동이 가능하였기에 어느 사회보다 높은 교육열을 보인다.대한매일도 이러한 현상을 지면에 반영하듯 교육면을 강화하고 있다.‘교육’면에서는 주말에 엄마·아빠의 영어동화 읽어주기를 통한 어학공부,용돈기입장을 쓰게 해서 합리적 소비를 가르치는 사례 등 을 보도하고 있다.이는 가정교육 주체인 학부모의 좋은 교육방법을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으로 가정 교육의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 돋보인 기획이라고 생각한다.앞으로도 대안을 함께 제시하는 긍정적 비평의 자세를 견지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이 상 경
  • [시론] 인수위 내부갈등 해소를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구성이나 새정부 주요 인사들의 내정과정,그리고 정책과제의 추진방향을 둘러싼 인수위 내부의 갈등 조짐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예견했던 사태가 발생하고 있구나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그러나 한편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의 금쪽 같은 장래가 그들 손에 달려 있기에 몇가지 고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주변의 참모들,특히 경제참모들은 대체로 386그룹,개혁적 학자그룹 그리고 관료그룹의 세 집단으로 나눌 수 있다.앞의 두 그룹은 기득권 세력에 대한 불신과 개혁에 대한 열정은 강하지만 그동안 경제정책 형성에 있어 주류에 속하지 않았던 사람들로 정책수행능력이나 구체적 정책대안 제시에 한계가 있다.참고로 이들의 개혁은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개선,시장경제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주류경제학의 개혁파들과는 사뭇 다름을 지적해 둘 필요가 있다.이에 반해 관료그룹은 현실 경제에 대한 이해와 일상적인 경제운용 능력이 뛰어나지만 개혁성이 모자라는 경향이 있다. 이들의 차이점은 노사 및 재벌관련 정책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전자 그룹이 노조에 우호적이고 재벌을 타파의 대상으로 삼는 반면에 후자는 급진적인 노동정책과 재벌개혁이 초래할 경제의 단기적 침체를 우려하고,전자가 앞에서 재벌에 겁을 주면 후자는 뒤에서 재벌을 안심시키느라 분주하다.이 두 그룹간에 갈등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 갈등이 터져 나올 것은 시간문제였다. 이러한 갈등은 김대중 정부 초기에도 발생했다.개혁성은 있으나 실무능력과 관료를 컨트롤할 능력이 없는 학자들이 정부 요직에 들어갔다가 관료들과 갈등만 일으키고 모두 퇴출되어 버렸고 결국 대통령은 모든 경제현안의 해결을 보수적인 관료그룹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IMF경제위기라는 외부로부터의 강제적 개혁 요인이 있었고 재야 경제전문가 그룹의 개혁에 대한 끈질긴 채찍이 있었기에 지난 5년간 4대 부문 개혁이 어느정도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지난 3주간에 불거져 나온 인수위 내부의 갈등은 재벌 구조조정본부 해체,증권집단소송제 도입과 출자총액제한 완화의 맞교환,상호출자금지와 상호채무보증금지의 확대 등을 둘러싼 재벌정책,재벌개혁의 속도와 방법,경인운하 사업에 대한 번복 소동,동일노동 동일임금,복지제도의 확충 등 정책을 둘러싼 기본 시각의 차이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때로는 주요 보직 임명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이나 정책결정을 둘러싼 세력다툼적인 측면도 있었다.때로는 의욕적인 인수위원들이 현 정부의 정책을 부정해 현 정부와의 갈등 상황도 발생하였다. 그러나 앞으로 5년은 우리가 중국을 포함한 후발개도국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느냐 하는 중차대한 시기이기에 인수위 내부의 갈등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이러한 갈등을 푸는 방안은 양쪽 그룹이 겸허하게 서로 자신들의 한계를 인정하고 토론을 통해 서로를 보완함으로써 새정부의 개혁과제를 실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지나치게 진보쪽으로 치우친 학자그룹을 주류경제학 쪽의 합리적 개혁론자들로 보강하고 현실지향적인 관료그룹을 개혁성향을 가진 관료그룹들로 보강하는 것이다. 바라건대 인수위에 참여한 학자들 가운데 인수위 업무를 진정으로 사심없이 마친 뒤 본업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나타나야 한다.김대중 정부하에서 퇴출된 뒤에도 계속 권력 주변을 서성거리던 학자들이 이번에는 제발 없기를 바란다. 나 성 린
  • 최저생계비 못버는 저소득층 낸 세금보다 더 돌려준다

    최저생계비를 벌지 못하는 저소득층에게 세금으로 보조금을 주는 ‘근로소득세액공제(EITC,Earned Income Tax Credit)’제도의 도입이 추진된다.이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시행되는 ‘부(負:마이너스)의 세금’으로 국가가 저소득층의 실제 소득과 생계비의 차액을 보전,최소 생계비를 보장해주는 제도다. 예를 들면 한달에 100만원을 버는 근로자·자영업자에게 소득의 일정비율을 돌려주는 것으로,환급비율을 40%로 가정할 때 4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다.저소득층은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오히려 국가가 거둔 세금에서 돈을 받는 것이다.이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보완·변형하는 새로운 개념의 저소득층 지원 방안이다. EITC상의 수혜기준점은 현행 복지제도상의 최저생계비와 그외의 다른 요인을 감안해 결정될 예정인데 면세점보다는 높게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2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 주재로 열린 ‘국민통합과 양성평등사회 구현’이란 주제의 국정토론회에서 저소득층을 위해 근로소득세액공제제도 도입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세액공제는 소득세법상의 세액공제와는 다른 세액환급 보조금을 의미한다. 인수위 관계자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최저생계비 지원은 한달에 4인가족 102만원을 벌지 못하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제도”라며 “하지만 90만원을 버는 저소득층이 취업을 포기하고 최저생계비를 받는 등의 도덕적 해이 현상이 빚어지고 있어 EITC제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최저생계비 지원은 근로 여부와 무관하지만 EITC는 근로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관계자는 “보조금의 규모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 등은 좀더 연구해야 나올 것”이라고 말했으나 최저생계비 지원선인 월 급여 102만원이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4인가족 기준 연봉 3만 4178달러(월 평균 2848달러) 이하의 소득자를 대상으로 국가가 일정액의 보조금(credit)을 지급한다. 소득규모에 따라 보조금의 규모도 달라지며 연봉 2만달러 가량일 때 월 보조금은 2980달러로 가장 많다.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급여혜택의 증가를 가져오는 소득구간이 존재하게 돼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박정현기자 jhpark@
  • ‘성장과 분배의 경제학’ 대담

    ‘성장이냐,분배냐.’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성장과 분배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내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라는 선거공약이자 경제철학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하지만 성장은 기업 위주의 정책,분배는 서민의 복지향상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새 정부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좇는 것처럼 인식되기도 한다.대한매일은 노 당선자 경제정책자문단의 일원인 김대환(金大煥) 인하대 교수(경상대학장·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와 이재웅(李在雄) 성균관대 교수(부총장)로부터 새 정부가 추진할 성장과 분배 정책의 실천과 조화방안 등을 짚어봤다.대담은 김 교수가 인수위에 참여하기 직전에 이루어졌다.또 인수위에서 활동중인 김 교수는 7일 “공약사항인 경제성장률 7%는 매년 7% 성장을 하자는 것이 아니고 임기중 평균적으로 7% 성장을 하자는 것”이라며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 나갈 것이고 7%의 목표치를 5%대로 하향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웅 교수 노 당선자는 성장과 분배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습니다.분배도 중요하겠지만 기업의 불안감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이런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게 새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김대환 교수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란 말은 성장을 무시한 분배가 아닙니다.분배에 신경을 쓰지 않는 성장일변도의 정책을 의미하는 게 아니란 얘기죠.양자택일의 정책이 아니라 분배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시키겠다는 것입니다.개발경제 시대같은 성장이 아니라,재분배가 수반되는 성장으로 가야한다는 뜻입니다.개발시대에 성장일변도로 가다가 분배문제가 개선돼야 하는 시점에서 외환위기가 터져 구조조정 따로,복지 따로의 정책을 폈습니다.이제는 이런 것을 구조적으로 바꿔야할 때라고 봅니다.부패고리를 끊으면 0.5%포인트의 성장이 가능하고,노사분규에 따른 손실을 줄이면 0.5∼0.6%포인트의 성장효과가 있습니다.동북아 개발의 시장효과는 0.6∼0.7%포인트,지방경제를 활성화시키면 0.2∼0.3%포인트의 성장을 더 이룰 수 있고,그렇게 해서 공약에서는 7%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계산한 것입니다. ●이 교수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달성한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입니다.하지만 선(先)성장 후(後)분배 정책은 항상 성장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정책을 함께 펴야 합니다.분배가 성장을 이끈다는 주장도 있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재벌만 잘못됐다는 얘기는 모순이고 정치,경제,사회 등의 모든 부문에서 부패고리를 끊어야 합니다.성장이 오히려 성장을 저해하고 사회적인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논리와 함께 분배가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분배가 성장을 잠식한다는 논리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김 교수 성장과 분배의 상충관계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두 가지를 충분히 조화시킬수 있다고 봅니다.극단적으로 분배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이루자는 것이지요.사람에 투자를 하고 이런 인적자원을 산업과 연결시키면 경제 전체의 부가가치가 높아지게 됩니다.인적자원개발은 아주 중요한 과제지만 교육인적자원부의 마인드로는 아주 어려운 형편입니다.경제마인드가 없는 교육정책으로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 교수 현 정부가 복지·서민정책을 내걸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심화됐습니다.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량실업이 생겼고 비정규직 근로자가 많이 늘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생겼습니다.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시정하려면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 교수 빈부격차는 1999년 1·4분기 최악을 기록한 뒤 차츰 회복되고 있습니다.복지정책의 효과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나타나게 마련이지요.아직 분배구조가 개선되지 못한다는 게 사실입니다.재분배를 고려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완화해야할 것입니다.근로의 가치를 높이는 게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이 교수 국가가 추구하는 최고의 이상은 국민 복지의 향상이고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그러나 복지향상 과정에서 재정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한마디로 복지정책은 돈이라는 얘기지요.재정의 범위 내에서 얼마나 많은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느냐는 선택의 문제라고 봅니다.국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시정돼야 합니다. ●김 교수 맞습니다.재정의 범위내에서 복지정책을 펴되,재정의 여유가 있을 경우에 복지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복지정책에는 도덕적 해이가 있기 때문에 생산적 복지정책이 강조되는 것 아닙니까.근로능력이 있는 사람이 근로를 하지 않을 때는 페널티를 줘야 합니다.우리는 복지제도의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맞춤형 복지로 가야합니다. ●이 교수 재벌개혁에 대해 일부에서는 미흡하다고 얘기하지만 사외이사제,출자총액한도제 등 여러 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이제는 대기업을 단속하는 규제법을 강화할 게 아니라 시장이 납득할 수 있도록 경영을 투명하게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우리나라 주가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까닭은 바로 지배구조가 열악하기 때문이지요.지배구조는 인위적인 힘이 아니라,기업 스스로 시장의 규율에 따라 개선돼 나가야 합니다. ●김 교수 재계가 새 정부 출범에 우려하고 있지만 새 정부도 국민의 정부에서 했던 정책 이외에 특별한 것을 추가하려는 것은 아닙니다.시장친화적인 개혁을 위해 집단소송제를 추가하는 정도일 것입니다.따라서 재계가 겁낼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재벌을 개혁해 건전하고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육성하자는 것이지요.현재 재벌의 기업지배구조는 고쳐야 할 것입니다.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개선해야 합니다. ●이 교수 외국에서는 우리를 ‘밀리턴트 코리아 유니언(한국 노조 전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강성노조가 유지되는 한 외국기업의 투자유치가 쉽지 않고,동북아 중심국가로 발돋움하기도 어렵습니다. ●김 교수 복지정책에서 일자리 창출과 임대주택모두 중요합니다.개인의 복지가 국가경제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로 연결되는 것이 바로 복지정책입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지만 자가소유가 50%밖에 되지 않는 것은 부동산투기 때문입니다.투기를 근절하려면 과표를 현실화해야 합니다.세제개혁을 임기내에 다하겠다고 욕심부리지 말고 5∼10년을 두고 추진해야 합니다. 정리 박정현기자 jhpark@kdaily.com ★분배를 통한 성장론 분배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을까.가능하다면 어떤 경로를 통해야 할까. 분배를 통한 성장론은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을 겪지만 교육을 통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에서 비롯된다.쉽게 말해 의무교육(분배)을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은 소득(성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인 이정우(李廷雨) 경북대교수가 저서 ‘소득분배론’에서 “학력별 소득격차는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마찬가지로 나타는데 후진국일수록 선진국보다 그 정도가 심하다.”고 지적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지식사회일수록 교육격차로 소득불균형이 커질 수 밖에 없지만 교육기회를 넓혀 이런 소득불균형을 극복한다는 것이다. 안종범(安鍾範) 성균관대 교수는 “분배를 공평하게 하면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욕을 부추겨 성장을 가져오고 사회적 갈등요인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체제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찾을 수 있다는 게 분배를 통한 성장론”이라고 설명한다. 안 교수는 “진보성향의 학자들은 성장을 통한 분배는 결국 분배 불평등을 악화시킨다고 보고 있다.”면서 “분배를 통한 성장론을 이해한다고 진보성향 학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분배를 통한 성장론은 미국의 경제학자 오쿤이 저서 ‘효율과 공평’에서 처음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오쿤 전 하버드대 교수는 1% 경제성장을 하면 실업이 0.4% 감소한다는 ‘오쿤의 법칙’으로 유명하다.분배를 통한 성장론은 주로 선(先)분배 후(後)성장론자들의 경제논리와 터널효과 이론에 가깝다. 후진국에서 선진국에 이르는 과정을 2차선 일방통행의 터널이라고 할 때 경찰이 한 차선을 막고 다른 차선의 차를 우선 통과시키면 다른 차선의 차들이 자신들도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참는다.하지만 어느 정도가 지나면 멈춰섰던 차량들이 끼어들어 양 차선 모두 정체된다는 게 터널효과다.바꿔말하면 경제발전 초기에는 소득 불평등에 대한 허용 정도가 높다가,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점점 낮아지는 것을 분배 개선으로 충족시키지 못하면,경제적불안으로 비롯된 사회·정치적 불안으로 성장의 원동력마저 잃게 된다는 것이다. 박정현기자
  • [공직자 에세이]자원봉사의 참뜻

    오늘날 산업화가 크게 진전됨에 따라 인간의 삶이 경제적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향상되었으나 핵가족화,개인주의적 사고의 팽배,전통윤리 붕괴 등으로 웃어른에 대한 공경심과 이웃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은 메말라 가고 있다.또한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밀려난 사람들과 많은 실직자 등 경제적,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는 소외 취약계층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이와 같이 우리사회에서 사회복지욕구 대상자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공적인 사회복지제도만으로는 복지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사회복지제도의 불완전성을 보충하고 사회적 문제해결과 치유 및 예방기능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참여로 전개되는 자원봉사 활동이 매우 중요한 가치와 의의를 갖고 있다.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자원봉사자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자원봉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효율적 관리를 위해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관리시스템은 매우 열악한 형편이다. 현대사회는 복잡하고다원화된 사회인 만큼 복지욕구도 다양하며 자원봉사자의 역할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이미 선진국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사회의모든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활동하여 큰 실효를 거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의 지원 동기를 심층분석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하여 많은 노력과 연구를 하고 있다. 대체로 지금까지 자원봉사 활동의 참여동기는 인간애를 바탕으로 불우 이웃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이타적 가치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였으나,최근 연구보고서에는 개인의 여가 선용,신앙생활,자아 실현 등 자기지향적 동기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활용하는 우리의 복지현장 실태는 어떠한가.조직의 운영목표에 맞추어 자원봉사자의 지원동기,자질,신념 등을 아랑곳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복지현장에 투입함으로써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지원동기와 달라 스스로 봉사활동을 중도에 포기하는 등 자원봉사자의 관리에 매우 안이하게 대처해 온 게 현실이다. 자원봉사자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기쁨,자아 실현과 성취감,또한 자신이 소속된 봉사기관으로부터의 인정과 평가 등을 통해 보람과 긍지를 갖게 될 때 자발적 참여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현재 여러 분야에서 순수한 봉사의 뜻을 가지고 많은 자원봉자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최근 ‘자원봉사자’라는 용어가 남용되고 있다는점이다.개인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인력과 선거운동원,또는 직업의식을 갖고 노력에 상응하는 보수를 받고 있는 사람들조차 ‘자원봉사자’로 호칭되는 사례가 많은 것은 순수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순수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평가,‘자원봉사자’ 용어의 올바른 정의,자원봉사자의 효율적인 활용방안 등을 보다 심도있고 현실성있게 연구 검토하여 자원봉사활동을 더욱 활성화시켜 밝고 건강한 선진복지사회를 실현하는 데 밑거름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사내복지기금 증권투자 허용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선택적 근로자복지제도를 운영할 경우 당해연도 출연금의 50%였던 사용한도가 80%까지 확대된다. 노동부는 17일 이같은 내용의 사내근로복지기금법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기업의 다양한 복리후생항목중 일정금액 한도내에서근로자가 필요한 항목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자복지제도’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운영할 수 있게 됐으며,이 경우 당해연도 출연금 사용한도가 현행 50%에서 80%로 늘어난다. 또 최근 시중금리의 하락에 따른 기금 수익금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안정적고수익 상품인 증권투자회사(뮤추얼펀드)와 부동산 투자회사(리츠)에 대한투자도 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지난해말 현재 사내근로복지기금은 모두 897개 기금에서 원금 기준으로 3조 8794억원이 조성돼 있으며 수혜대상 근로자는 108만 8000명에 달한다. 김용수기자 dragon@
  • 선택2002/40대 표몰이 개혁으로 어필하라/한.민 지지율 높이기 부심

    “40대 표심(票心)를 잡아라.” 이번 대선이 양강(兩强) 구도로 급변하면서 연령별로는 40대 유권자의 의표가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50∼60대 장년층 이상에서,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20∼30대 젊은 층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양 당은 40대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나라당 40대는 ‘안정속에서 변화를 원하는’ 특성이 두드러진 세대인 탓에 양당이 표방하는 선거 컨셉트의 중간지대에 서있다고 보고 있다.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의 지지율 변동은 40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에 주목하고 있다. 당은 서둘러 이들의 구미에 맞는 ‘중도 개혁’의 이미지를 덧입히기 시작했다.선거운동 개시 직전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김정일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하고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나 ▲헌법개정에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 점 등은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이 뒤늦게 40대이하 세대에 주목하면서,그간 미뤄두었던 개혁적 정책이 전격 수용됐다.”고 귀띔했다. 30일 새로 발족하는 ‘새물결 유세단’ 역시 40대를 위해 급조된 팀이다.30대 중·후반에서 40대 중반의 유권자까지 친숙한 당 인사들을 전진 배치했다.이부영(李富榮) 김부겸(金富謙) 김문수(金文洙) 김영춘(金榮春) 이성헌(李性憲) 의원 등을 비롯,‘미래연대’ 소속의 젊은 의원들이 수시로 가담해 거리 유세의 연사로 나선다. 직장인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 사무실 밀집지역 등을 집중적으로 누빌계획이다.40대뿐 아니라 30대 초반 유권자까지 어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40대 유권자들은 어느 정도 생활터전을 마련했으며,민주화 영향으로 비교적 개혁적 성향이 있다고 보고 이들의 관심사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정책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이해찬(李海瓚) 기획본부장은 “40대는 지난 70∼80년대에 사회에 진출,사회적으로 자리잡힌 계층”이라면서 “자녀교육과 직업안정,퇴직후 노후생활 등에 관심이 높으며 유신이후 민주화 영향으로 개혁지향적인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40대를 공략하기 위해 유세기간 동안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보장하고 자녀의 사교육비 경감,부모봉양 및 노후생활을 위한 복지제도 강화 등을 공약으로 강조하기로 했다.또 56세인 노무현 후보의 개혁성을 67세인 이회창 후보의 보수성과 대비시켜 ‘표몰이’를 한다는 전략이다. 김희선(金希宣) 여성본부장은 “상대적으로 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40대 주부층을 공략하기 위해 희망어머니 유세단을 발족,거리유세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28일 서울역 유세에서 40대를 겨냥,“대통령이 돼서 재벌을 개혁하고 시장투명성을 높이면 외국인들 투자가 늘어나 주가가 30% 올라갈 것”이라면서 “선거발표가 나기 전에 주식을 사라.”고 말했다.이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안정된 직장에서 열심히 일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운 김미경기자 chaplin7@
  • [열린세상] 개인행복을 돕는 국가

    “삶의 궁극적 목표는 행복이고,우리들의 모든 행동은 행복을 향한 몸짓이다.” 국가를 잃은 민족의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말이다.대개 큰 고통과 억압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눈에 핏발이 서고 전투적이게 마련이지만 유독 티베트인들은 여전히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그 점이 티베트불교의 위대한 힘이고,세계인들이 티베트인들의 정신 세계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비록 국가는 물질적으로 티베트인들에게 별로 해주는 것이 없지만 정신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안내하는 지주인 것이다. 물질적인 풍요와 시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가 꼭 비례하지 않음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허리띠를 졸라매고 절대적 빈곤을 넘어서려는 시기에는 이런 말이 사치처럼 들리지만,빈곤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추구하는 단계가 되면 이 말의 설득력이 높아진다.이 단계가 되면 그야말로 ‘행복의 수준’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물론 국가 정책을 시행하는 데 양적인 지표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몇 퍼센트의 성장률을목표로 하고,실업률을 어느 정도 이내로 통제하며,복지 예산을 얼마나 투입할 것이며,인프라를 얼마만큼 구축할 것인가 등등.이런 지표들은 모두 국민들을 더 잘 살게 만들기 위한 국가의 핵심 수단들이지만,21세기형 국가 모델을 설정하고자 할 때 이것만으로는 왠지 부족하다.국가 경영의 패러다임이 일상을 살아가는 개인들의 구체적인 행복에 더 천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민들의 삶의 조건들이 더욱 개인화·문화화·고령화하고 있는 시대적 추세를 중시해야 한다.개인화란 생애 주기의 계획과 관리가 점점 더 개인의 개별적 책임이 되는 추세를 말한다.문화화는 증대된 자유 시간을 바탕으로 시민의 문화적·심미적 욕구가 급격히 확대되는 경향을 일컫는다.고령화는 평균 수명 80세 시대를 예감하면서 인구의 역피라미드화와 ‘젊은 노인층’의 증가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가히 혁명적인 사회 변화이다. 개인화·문화화·고령화는 계층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살아가는 방식에 일대 전환을 가져오고 있다.25세까지 교육받고 55세까지 직장에서 일하다가 60세 이후엔 쉬면서 여생을 보낸다는 통상적 생애 일정은 이제 사라질 운명에 있다. 실제로 개인은 단수의 삶을 살던 시대에서 복수의 삶을 살도록 준비하라는 정언명령(定言命令:절대적 무조건적인 명령)을 받고 있다.직업도 복수로 가질 생각을 해야 하며,교육 기회도 평생 다양하게 가져야 한다.젊은 시절의 삶과 노년기의 삶이 연속적이 아닐 수 있음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이전보다 역동적으로 살 수 있는 기회도 넓어졌지만,삶의 주요한 계기마다 종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도전들에 직면해야 한다.긍정적인 측면에서 자아 실현과 행복 추구의 열망은 커지는 반면 그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조건과 환경은 한층 불확실해졌다는 것이 어쩌면 이 시대의 가장 큰 패러독스일 것이다.이런 시점에서 과연 국가가 전통적인 정책들로 개인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행복하게 살도록’할 수 있을까?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는 복지제도나 국가 예산의 1%를 가지고 근근이 꾸려가는 문화 정책,또는 복수의 직업 기회나 ‘젊은 노인들’의 일자리에 대해 남의 집 불구경하듯하는 노동 정책으로 과연 개인화·문화화·고령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드는 터에 대선 주자들의 공약을 훑어보아도 그런 문제의식은 별로 없어 보인다.개인화·문화화·고령화와 관련한 참신한 발상이나 대책은 찾기 어렵다.하지만 21세기형의 국가 경영을 고민하는 지도자나 정치세력이라면 이 논점을 우회할 수는 없을 것이다.토니 블레어의 ‘일하는 복지’ 전략이나 부시의 ‘온정적 보수주의’도 이 논점에 대한 좌파 또는 우파의 대응과 다름없다.결국 앞으로 선진국 수준의 국가 경쟁은 누가 더 ‘자아 실현을 지원하는 공동체’를 잘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런만큼 ‘행복하게 사는 법’에 대한 사려 깊은 통찰력과 문화적 감수성을 가진 지도자가 요청되는 것이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사회학
  • 인구·주택 자료 분석/ 노동력 감소… 복지체계 손질 필요

    정부가 11일 내놓은 ‘한국의 인구 및 주택’ 자료는 한마디로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비해 교육·주택·여성취업 등의 문제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일할 사람은 줄어들고,부양자만 늘어나면서 복지제도도 장기적으로 손질해야 할 것이다. ◇인구감소와 사회제도 개혁- 1910년대 연간 인구 1000명당 33.7명이던 사망률이 2000년에는 5.2명으로 크게 감소했다.이런 추세가 지속돼 인구가 2023년부터 감소한다.노령화도 진행돼 앞으로 부족한 생산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과제이다.이런 인구 추세에 맞춰 교육제도와 취업시스템 제도의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성 노동력- 전체 노동력에서 여성의 비율은 66년 27.7%에서 2000년 41.3%로 늘었다.특히 연령별 여성 가구주 비율을 보면 80년에는 65세 이상의 9.2%가 가구주였으나,2000년에는 31.6%로 늘어 고령층 여성들이 자녀와 별거하고 자신의 가구를 이끌어가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초(女超)시대 온다- 2024년 이후엔 여자인구가 남자인구를 앞지르는 시대가 올 전망이다.출산력 저하와 남아선호사상의 퇴조로 출생인구의 남녀 성비가 비슷해진다. 특히 급속히 증가한 노령인구중 여자의 수가 평균수명의 차이로 인해 남자보다 많아져 전체적으로 여자인구의 상대적 증가가 예상된다.2050년쯤엔 여자100명당 남자 96.3명으로 인구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학력이 높으면 사망률도 낮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망내역을 살펴보면 학력이 높을수록 사망률도 뚜렷이 낮고 그 차이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35∼44세 남성의 경우 1970년 무학자의 사망률이 이 연령대 전체 사망자를 1로 봤을 때 1.53인 반면,초급대졸 이상자는 0.36으로 4배 차이가 났으나 2000년이 비율은 12배로 벌어졌다.또 남녀 모두 전 연령대에서 미혼,사별,이혼자의 사망률이 유(有)배우자에 비해 최고 4배까지 높았다. ◇해외 한인사회 해체위기- 해외 동포들에게도 앞으로 더 신경을 써야 한다.중국 옌볜 조선족 자치주는 사회구조가 도시공동체 위주로 바뀔 전망이다.조선족들이 외지로 일하러 가는 데다 조선족 여성들이 한국 남성과 결혼하면서 인구가 감소,조만간 자치주로서 위상을 상실할 가능성이 지적됐다.조선족인구도 50년 후에는 현재의 절반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재일동포 역시 혼인을 통한 귀화와 2,3세대의 일본국적 취득으로 계속 감소되고 있다.미국 한인사회는 소수인종 차별에 대해 저항하지 못하고 있어 ‘정치 세력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주병철기자 bc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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