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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복지공무원 손톱 밑 가시 빼줄 방안 찾을 때

    복지업무를 담당하는 경기도 성남시 여성 공무원이 그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복지재원 부담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맞서는 등 복지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빚어진 불상사다. ‘일하기 힘들고 어렵다’는 유서를 남겼다니 일단 업무 과중에 따른 부담을 못 이겨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가 도입된 이후 과중한 업무 부담을 이유로 복지공무원이 자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확한 진단을 거쳐야 하겠지만, 자살에 이를 정도로 업무가 과다하다면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업무가 과중하면 복지도 부실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복지가 선택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전환되면서 복지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는 크게 늘어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부터 5년간 복지재정 정책은 45%, 복지제도 대상자는 157.6% 증가했으나 복지담당 공무원은 4.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결혼 3개월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성남시 공무원만 하더라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290명, 장애인 1020명, 보육료 양육수당 대상자 2659명, 기초노령연금 대상자 800명 등 20여 가지 사회복지 업무를 맡아왔다. 임용된 지 1년이 채 안된 9급 공무원으로선 수습직원 1명, 임시직 도우미 5명과 함께 4만 9000여 주민들의 복지업무를 담당하기에는 힘에 부쳤을 것이다. 특히 연초인 1, 2월에는 복지업무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난다. 복지 공무원은 또 상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대민 접촉이 많은 궂은 업무인 데다 복지 혜택에서 제외되는 사람들의 거친 항의와 반발에 수시로 직면하기 때문이다. 이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새내기 공무원은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복지공무원을 올해 1800명 등 내년까지 7000명을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계획이 지난 2011년에 만들어진 만큼 적절한지 점검해 보길 바란다. 선거 등을 거치면서 복지업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정 부담으로 인력 확충이 어렵다면 업무 조정, 전환배치 등의 방법을 통해 업무 부담을 줄여야 한다. 차제에 복지정책을 총점검해 중복된 업무를 통합하거나 복지전달체계를 개선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 [열린세상] 이탈리아와 노르웨이의 엇갈린 행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이탈리아와 노르웨이의 엇갈린 행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대표적 복지 공약인 기초연금과 중증질환 보장 범위에 대한 엇갈린 해석과 이행 여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이와 관련해서 관심을 끄는 두 나라가 있다. 이탈리아와 노르웨이다. 찬란했던 로마제국의 후예인 이탈리아. 반도국가이며 오페라·칸초네로 대표되는 음악과 스파게티를 좋아하고, 감성에 민감하다는 측면에서 우리와 유사점이 많다. 노르웨이도 우리와 공통점이 여럿 있다. 오랜 기간 주변국으로부터 피해를 보며 살아왔다는 점, 산악지대가 많아 대구 무역이 번성했던 항구 도시 베르겐 지역을 제외하고는 국민의 삶이 풍족하지 않았다는 점이 비슷하다. 두 나라는 20세기 후반 이후 복지정책, 그중에서도 후세대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연금·재정 정책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상당수 남유럽 국가들은 방만하게 운영해 온 국가재정이 지속불가능해짐에 따라 특급 소방수를 투입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역이용하는 정치세력을 의미하는 ‘P의 공포’(Politics, 정치의 공포)가 나타나고 있다. 이탈리아 ‘P의 공포’의 장본인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다. 총리 재직 시절 온갖 기행을 일삼던 그가 회생을 위해 몸부림치는 마리오 몬티 정부에 비수를 들이댔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몬티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조정을 원위치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표심을 얻겠다고 나선 것이다. 연금제도 개혁 경험만 따지자면 이탈리아는 세계 챔피언 감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7차례나 연금제도를 손봤는데도 제대로 된 개혁을 못했다. 그러다 보니 앞날이 온통 잿빛이다. ‘P의 공포’ 주도 세력이 사태를 악화시킨 전직 총리란 점은 아이러니다. 구조조정이 고통스러워 옛날이 그리운 것은 이해되나, 이탈리아의 장래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노르웨이의 행보는 이탈리아와 대조적이다. 노르웨이는 과거에 풍족하게 살지는 못했으나 버려진 땅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면서 돈방석 위에 올라앉았다. 갑자기 천문학적 규모의 천연자원이 발견되면 축복보다는 저주가 되기 십상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로 자원을 차지하려고 동족 간 갈등이 심화되고 끝내는 내전으로 치달아 무수한 인명이 살상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사례는 신선하다. 매년 막대한 석유 수입이 있음에도, 정부 예산편성 시 적자 폭이 5%를 넘지 않도록 준칙화했다. 당장의 욕심을 버리고 고령화 등으로 미래세대의 부담이 커질 것에 대비해 석유자원 대부분을 남겨두고 있다. 덧붙여 향후 도래할 고령화·저성장 사회에서도 지속가능할 수 있게 연금제도를 고쳤다. 반면에 자신들이 누리는 복지 혜택은 높은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평균 소득세율이 45% 안팎이다 보니, 높은 수준의 복지를 하고 있음에도 국가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선을 약간 웃돌 정도다.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물론 부채비율이 GDP 대비 200%가 넘는 일본의 국가부채 규모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우리와 공통점이 많은 두 나라의 대조적인 행보가 관심을 끄는 이유가 있다. 복지정책의 원칙과 지향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제도의 운영 원칙과 목표 지향점을 명확히 하여 사회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의 중지를 모아야 할 때라서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는 튼튼한 사회 안전망 구축, 취약계층이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복지제도, 열심히 보험료를 낸 사람이 손해를 보지 않는 연금제도, 그리고 후손에게 큰 부담을 지우지 않는 복지제도 설계를 우리가 추구하는 복지국가의 원칙과 목표로 설정한다면 사회적 합의 도출이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다. 복지문제, 특히 연금과 관련한 많은 논쟁이 결국은 인구 고령화에 기인한다는 인식 하에 정쟁을 자제하며 정치권이 합심해 지속가능한 제도로 바꾼 노르웨이. 반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연상시키며 ‘P의 공포’에 떨고 있는 이탈리아. 두 나라는 복지 확대를 추진 중인 우리에게 중요한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 [주말 인사이드] 엘리트·부자 부모는 자녀에게 ‘직업 지위’ 어떻게 세습할까

    [주말 인사이드] 엘리트·부자 부모는 자녀에게 ‘직업 지위’ 어떻게 세습할까

    ‘엘리트·부자 부모의 자녀가 좋은 일자리를 얻을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이 최근 연구 결과로 입증됐다. ‘이구백’(20대의 90%가 백수), ‘청백전’(청년백수 전성시대) 등으로 표현되는 극심한 청년실업이 계속되면서 구직 시장에서 부모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헬리콥터 부모(헬리콥터처럼 자녀 주변을 맴돌며 사사건건 개입하는 부모)들은 자녀를 원하는 직장에 입사시키려고 사교육으로 학벌·영어성적 등 ‘스펙’을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급할 때는 인맥까지 총동원해 좋은 직장에 취업시켜 준다. 계층별 부모들이 자녀의 취업을 돕기 위해 활용하는 다양한 전략을 살펴봤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김종성 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청년층 노동시장 이행의 계층화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한국노동패널조사 10년치(1999~2009년)를 분석해보니 부모의 직업지위가 20~30대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있었다. 노동패널은 국내 가구를 대표하는 표본 구성원(5000 가구에 거주하는 가구원)을 대상으로 해마다 실시하는 조사로 계층별 가정의 소득과 소비, 교육, 직업 등을 추적할 수 있는 기초자료다. 분석 결과 전문 관리직·고용주(CEO) 자녀의 직업지위 점수 평균이 48.60점으로 가장 높았고 사무직노동자 48.09점, 자영업자 45.19점, 숙련 노동자 44.15점 등의 순이었다. ‘화이트칼라’ 계층 자녀의 직업지위 점수가 다른 계층에 비해 높게 나타난 것이다. 직업지위 점수는 사회·경제적으로 해당 직업이 얼마나 인정받는지 수치화한 것으로 직업의 사회적 위신, 고용 상태 등을 토대로 매긴다. 예컨대 법조인이나 의사, 교수 등은 점수가 높고 일용직 노동자 등은 점수를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하는 식이다. 특히 직업지위가 높은 부모를 둔 자녀일수록 취업 뒤 자기계발을 통해 스스로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 ‘개인발전 가능성’을 지표로 나타내 보니 전문관리직·고용주 자녀는 3.26점(5점 만점)이었고 사무직 노동자 3.21점, 자영업자 3.10점, 숙련 노동자 3.09점, 비숙련 노동자 3.05점, 농업 노동자 3.01점 순이었다. 분석 대상인 20~30대 직장인들이 중·장년이 됐을 때는 어떤 부모를 뒀느냐에 따라 직업지위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부자·엘리트 부모에게는 다른 계층의 부모와 달리 직업 지위 세습을 위한 뭔가 특별한 전략이 있다는 얘기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계층을 대표하는 20~30대 청년 취업자 33명을 심층 면담해 부모의 전략에 대해 물었다.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 직원 정모(27·여)씨는 어린 시절 부모가 했던 말이 지금껏 귓가에 맴돈다. 판사 아버지와 의사 어머니는 TV에 여의사, 여성 변호사 등이 나올 때마다 딸을 불러 “봐봐, 너도 저런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 여자도 좋은 직업 가져야 대접받는 세상이야”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정씨의 어머니는 딸의 진로계획서 희망직업란에 직접 ‘변호사’라고 써서 제출하기도 했다. 변리사인 이모(32)씨도 비슷한 기억이 있다. 부모는 어린 이씨에게 “직업에도 다 귀천이 있는 거야”라고 말하고 또 말했다. 또 딸과 병원에 갈 때마다 “의사 선생님 참 멋있지? 가운도 좋고. 너도 나중에 꼭 의사돼야 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소득이 높은 변리사를 직업으로 택한 건 부모님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직·CEO 등 부자·엘리트 부모의 자녀들은 면접에서 “성장기에 부모님이 늘 좋은 직업과 나쁜 직업을 구분해 질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일상적으로 강조했다”고 답했다. 아이가 지위가 높은 직업을 가질 수 있게 고급 사교육과 정보, 인맥을 동원한 구직 지원 등 알려진 방식 외에 ‘의식화 전략’도 구사한다는 것이다. 위신이 높은 직업을 가지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설명해 환상을 자극하고 반대로 낮은 지위의 직업을 가질 때 불편한 점을 설명해 자녀의 목표의식을 자극하는 식이다. 김모(32·출판사 직원)씨 역시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사고를 주입받았다. 출판사 대표인 부친은 어린 아들과 아침 밥상에 마주 앉아 ‘왜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하는가’를 주제로 일장 연설을 곧잘 했다. “사회에서 대접받으려면 사(士)자 들어가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그 효과 때문인지 형과 누나는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가졌다”고 전했다. 김모(29·회사원)씨는 특정 직업을 경계하는 부모의 말을 들으며 자랐다. 교장 선생님이었던 아버지는 “쓰레기 치우는 사람, 똥 푸는 사람이 하고 싶어서 그 일을 하겠니. 그러니까 열심히 공부하라”고 자주 강조했다. 일용직 근로자 등 사회적 지위가 낮은 직업을 가진 부모도 자녀에 “질 좋은 직업과 안 좋은 직업이 있으며 직위가 낮은 직업을 갖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부모가 술을 마시고 들어와 ‘아버지처럼 살기 싫으면 공부하라’고 말하는 등 체계적으로 의식화하지 않고 순간순간 언급하는 정도여서 목표의식을 갖게 하는 데 큰 효과가 없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귀천 의식을 주입해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국내 사회구조가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김안나 이화여대 교수(교육학)는 “잘 정비된 복지제도 덕에 직업 간 위신의 차이가 적은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직업별로 삶의 질 차이가 크다”면서 “자녀에게 좋은 직업에 대한 선망을 자극할 수 있는 건 이런 사회 구조 때문”이라고 말했다. 능력 있는 부모들이 직업지위의 대물림을 위해 전통적으로 활용하는 도구는 교육이다. 어머니는 탄탄한 재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사교육을 진두지휘한다. 학부모 모임은 사교육 정보의 장이기 때문에 절대 빠지지 않는다. 대형 학원이 부족한 지방에서는 서울의 스타 강사를 고액에 데려와 그룹과외를 하기도 한다. 영어 교육을 위해 엄마·아빠를 따라 외국에 3~4년 머물다 들어오는 일도 흔해졌다. 전문 관리직 부모들은 자녀의 공부습관이나 부족한 과목 등을 면밀히 분석해 맞춤형 사교육을 시킨다. 이 점에서 ‘강남 엄마 따라하기’로 일관하는 숙련노동자, 사무직 노동자와 전략상 차이가 난다. 수입이 괜찮은 숙련노동자 부모는 돈과 사교육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있지만 전략이 부족해 TV광고에 나오는 대형학원에 아이를 보내는 식으로 모방하는 전략을 편다. 다니는 학원 수는 많지만 효과는 전문관리직 부모의 자녀만큼 크지 않다. 자녀의 학업 성적이 부모의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취업에 직접 개입하기도 한다. 공공기관에 다니는 신모(28·여)씨의 사례가 그렇다. 고위공무원인 아버지는 신씨에 공부를 강요했지만 딸이 받아들이지 못하자 이후 전략을 바꿨다. 2년제 대학을 졸업한 신씨는 아버지 지인의 도움으로 공공기관에 입사했다. 아버지가 자기 회사로 자녀를 취직시키는 경우도 있다. 김모(32)씨는 회계사와 세무사 시험에 계속 떨어지자 아버지 회사에 입사해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면접 결과, 부모의 지원이 든든한 자녀는 취업 뒤에도 경력 계발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고위공무원의 자녀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김모(32)씨는 “고위 공무원 딸이라니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인지 그 딸을 챙겨주려는 사람이 많더라”고 말했다. 또 경영학 석사(MBA) 유학 등 재력을 기반으로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덕에 발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직업지위가 낮은 부모의 자녀들은 대기업 등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면 거기서 목표가 사라져 정체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직업지위가 대물림되는 데 우려하며 청년층의 계급 이동을 돕기 위한 맞춤형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기락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저소득층은 그저 빨리 취업하는 것뿐 아니라 좋은 일자리로 보낼 수 있는 복합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인재 유입을 위해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금재호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도 대학처럼 다양한 채용방식을 마련해야 다채로운 인재들이 들어올 수 있다”면서 “토익과 학점 위주의 채용이 아니라 잠재력, 협력성, 진취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안락사 선택한 쌍둥이 형제의 기구한 사연

    안락사 선택한 쌍둥이 형제의 기구한 사연

    과연 이들 쌍둥이 형제의 안락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대학병원에서 안락사 시술이 시행됐다. 이날 죽음을 선택한 사람은 특이하게도 일란성 쌍둥이 형제인 마크와 애디 버베셈(45). 이들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기구하다. 청각장애인으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는 지금까지 한번도 서로 떨어져 살아본 적이 없다. 형제는 바깥과 소통을 거부한 채 평생을 같은 지붕 아래에서 구두 수선일을 하며 뜨거운 우애를 나눴다. 그러나 최근 이들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지병으로 청각도 모자라 시력도 잃을 위기에 놓인 것. 결국 더이상 서로간의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형제는 고심 끝에 안락사가 합법인 자국에서 함께 세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세상을 떠나는 날 형제는 병원에서 마지막 커피를 마시며 가족과 작별했다. 그리고 형제는 담담히 가족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이것이 이승에서의 마지막 인사였다. 큰 형인 더크는 “사람들이 동생들의 극단적인 선택에 의구심을 갖지만 난 이해할 수 있다.” 면서 “동생들은 평생 병으로 힘들어했지만 더 큰 고통은 이제 서로 듣지도 볼 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며 눈물을 떨궜다. 안락사를 시술한 의사 데이비드 뒤푸르도 “모든 조건이 갖춰져 안락사를 승인했다. 죽는 순간 형제들은 매우 행복해 했으며 그들의 고통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안락사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벨기에 가톨릭 대학 의학 윤리과 교수인 크리스 게스트만스는 “안락사라는 것이 과연 인간적인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스스로 죽을 권리를 선택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복지제도 처럼 인간의 정신적 빈곤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벨기에는 지난 2002년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안락사가 법적으로 승인됐으며 지난 2011년에만 총 1,133명의 안락사가 이루어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미혼모·성매매 여성… 약자 편에 서준 당신, 고맙습니다

    미혼모·성매매 여성… 약자 편에 서준 당신, 고맙습니다

    이순옥(34·여·사법연수원 35기) 울산지검 특수부 검사는 지난해 11월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폭력조직원 최모(20)씨를 조사하면서 최씨가 동거녀 권모(18)양의 임신 소식을 접한 뒤 조직을 탈퇴, 조직의 보복 폭행을 피하려다 뺑소니 사고를 낸 것을 알게 됐다. 미성년자인 권양은 최씨가 구속되면서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이 검사는 권양에게 출산장려금 지원 등 사회복지제도를 알려주고 출산용품을 선물했다. 사건 처리 후에도 권양에게 꾸준히 연락하며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 검사를 비롯해 왕선주(34·여·연수원 38기) 대구지검 김천지청 검사, 김진(32·여·연수원 40기) 대구지검 형사2부 검사 등 인권 수사 및 보호 활동에 기여한 검사 3명과 이기석(38·8급) 광주지검 수사관, 황승민(48·6급) 창원지검 마산지청 수사관, 박성길(47·7급) 창원지검 통영지청 수사관 등 수사관 3명을 ‘제1회 우수 인권검사·수사관’으로 선정해 법무부장관 표창을 했다고 30일 밝혔다. 왕 검사는 27건의 허위 고소사건을 만들어 피해자를 괴롭힌 피의자를 무고죄로 처벌한 공로를, 김 검사는 성폭행 피해자인 미국 여성이 정신과 치료를 받게 주선하고 치료비 지원까지 받게 한 점을 인정받았다. 이 수사관은 지난해 하반기 조직 폭력배들이 운영하는 광주의 성매매 업소에서 지적장애(3급) 여성 A(27)씨가 폭행을 당하며 성매매를 강요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수사관은 A씨를 구조하기 위해 해당 업소를 수색했지만 A씨는 이미 다른 업소로 넘겨진 뒤였다. 이 수사관은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과 실시간 위치 추적으로 A씨가 강원도의 한 업소에 있는 것을 파악하고, 지난 10월 강원도를 찾아 A씨를 구조한 뒤 여성단체에 인계했다. 황 수사관은 또래 여고생을 강간·성추행한 남학생의 혐의를 입증해 피해 여고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2차 피해를 막은 공로가, 박 수사관은 폐업한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체불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받게 도와준 공로가 인정됐다. 법무부는 각 검찰청에서 대상자들을 추천받은 뒤 2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법무부는 구성원들의 인권의식을 높이고 인권 수사·보호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반기마다 우수 인권검사와 수사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반값등록금·전세자금 지원 등 복지공약 실현 손꼽아 기다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운 공약실천을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중증질환자,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 비정규직, 전세입주자 등 박 당선자의 복지 및 노동분야 공약이행을 기다리는 유권자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사건팀 종합 zone4@seoul.co.kr “보험급여 100% 지급·비급여 보장 확대돼야” 신현민(58·난치병 환자) 15년째 희귀난치병과 싸우고 있는 신현민(58)씨에게 박 당선인은 희망이다. 연 매출 30억~40억원을 올리는 중소기업체 사장님이던 신씨는 1997년 발병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는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가정은 곤두박질쳤다. 병을 앓는 동안 중학생이던 딸은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는 서른 살 직장인이 됐고, 가정주부였던 아내는 하루 몇 만원을 받는 식당일에 팔을 걷어붙였다. 군 제대 후 복학을 앞둔 아들은 등록금을 번다. 다발성 경화증은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138개 희귀난치병 질환에 포함돼 환자부담은 10%로 낮은 편이다. 매달 20만원이 든다. 하지만 질환의 진행을 검사, 판독하기 위해 필수적인 혈액·소변검사, MRI촬영 등은 보험급여에서 제외돼 있어 환자 부담이 여전하다. 신씨는 “미용목적이 아니라 치료의 일환인 필수적인 항목들이 보험지원에서 빠져있다.”면서 “박 당선인은 약속대로 보험급여를 100%까지 지급하고, 장기적으로는 비급여부분까지도 보장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 복무 중 학자금 대출이자 면제 이뤄졌으면” 박민혁(20·대학생) 대학교 1학년 박민혁(20)씨는 대학교 합격을 통보받은 뒤부터 등록금벌이에 뛰어들었다. 반나절 동안 비좁은 편의점 카운터를 지켰다. 시급은 고작 4600원. 온종일 편의점을 지키고 하루 4만원을 손에 쥐었다. 등록금은커녕 대출이자 내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다. 장학금을 놓칠까 봐 카운터에서 책과 씨름하며 전전긍긍했다. 박씨는 “이미 누나 세 명을 대학까지 졸업시킨 부모님께 다시 손 벌리는 건 쉽지 않더라.”고 말했다. 내년 군입대 예정인 박씨는 “대출받은 학자금이 있는데 박 당선인 공약 중에 ‘군 복무 기간 중 대출이자 면제’ 공약이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물론 걱정도 있다. 그는 “국가 장학금을 소득분위별로 확충해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다는 것 같은데 지급기준이 불명확하다.”면서 “주변 친구들을 보면 가난해도 장학금을 못받는 친구가 있는 반면 장학금을 받아 옷과 신발을 사는 애들도 있으니 정확한 기준으로 나눴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면폐지는 우리가족 희망” 한성권(42·인천공항 공사 비정규직) 인천공항 공사에서 전기시설 등을 관리하는 한성권(42)씨는 인천공항공사 소속이 아닌 비정규직 용역 근로자다. 한씨가 속한 업체는 공항공사와 3년마다 용역 재계약을 맺는다. 계약에 실패하면 한씨는 언제든 해직될 수 있다. 아내와 13살, 15살짜리 두 아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그에게는 끔찍한 시나리오. 중소기업 비정규직보다는 처우가 나은 편이라고 위안하지만, 연·월차 등 복지제도에 있어서는 당연히 정규직보다 혜택이 덜하다. 한씨 같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인천공항에만 3000명 있다. 대부분 용역직원 등 간접고용 형태로 일한다. 박 당선인은 “국가·지방자치단체·공기업 등 공공부문에서 2015년까지 상시업무에 대한 비정규직 고용을 전면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약이 제대로 이행된다면 비정규직 꼬리표 때문에 늘 가슴 졸여야 했던 한씨 같은 근로자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한씨는 “비정규직 문제가 대표적인 노동 현안인 만큼 박 당선인이 의지를 가지고 해결해주길 빈다.”고 말했다.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기대… 주거불안 없어야” 이선우(31·전세입주자) 직장인 이선우(31)씨는 3년 전 결혼하면서 서울 성북구 정릉에 1억 3000만원짜리 전세아파트에 입주했다. 1억원을 대출받아 다달이 50만원씩 대출이자 갚는 것도 빠듯했는데, 지난해 8월 아기가 태어나면서 맞벌이 이씨 부부 대신 양육을 맡은 부모님께 매달 130만원을 드리게 돼 부담이 더 커졌다. 설상가상, 아파트 계약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전세가격을 5000만원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고민하던 이씨는 경기도 의정부의 1억 5000만원짜리 전세로 이사했다. 이씨는 박 당선인이 주거안정 대책으로 내놓은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를 눈여겨보고 있다. 이 공약은 전세금 마련이 어려운 세입자들 대신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세입자가 대출이자를 부담하는 제도다. 이씨는 “신혼부부들이 주거불안 없이 미래를 설계해 나갈 수 있는 정책을 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눈덩이 빚에 허덕… 채무액 50% 감면 학수고대” 최○○(52·신용불량자) 서울에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는 최모(52·여)씨는 상담사자격증과 학위를 따느라 1억원이 넘는 빚을 졌다. 학자금 대출 3000만원과 마이너스 통장 6000만원. 호기롭게 심리상담소를 열었지만, 올해 초부터 급격히 상담 요청고객이 떨어졌다. 눈 깜짝할 사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을 넘어 카드론에까지 손을 벌리는 전형적인 빚쟁이의 길을 밟았다. 최씨의 텅빈 마음에 박 당선인의 공약이 파고들었다. 박 당선인은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해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장기상환 대출로 전환한다는 정책을 내세웠다. 최씨는 “일반 채무자의 채무액 50%를 감면해주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1인당 전환할 수 있는 최대금액이 1000만원인 점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노인연금 2배 인상·일자리 많이 늘어났으면” 윤정금(71·독거노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대주택에서 5년째 혼자 살아온 윤정금(71·여)씨는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한다. 과일장사부터 시작해서 청소일을 하면서 억척스럽게 살아왔는데 허리 디스크 때문에 7년 전 동사무소 미화일을 그만뒀다. “노인연금을 2배 가까이 올려준다는 공약을 보고 박 당선인을 찍었다.”는 윤씨는 “돈이 늘면 노인 혼자 사는 살림살이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공약을 꼭 지켜주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돈을 쥐여주는 것 말고도 노인 일자리를 늘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윤씨는 “당선인이 노인 일자리에 신경을 써 기회를 만들어준다면 당연히 계속 일하고 싶다.”면서 “물론 노인들에 앞서 젊은 사람들이 마음 편히 먹고살 일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 유권자 ‘민생 공약’ 빅이슈에 묻힌다

    유권자 ‘민생 공약’ 빅이슈에 묻힌다

    “학생들이 학교 폭력에 바로 대처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활용할 수 있게 해주세요. 전문 강사를 초빙해 분기 1회 이상 학교 폭력 및 성교육, 학교 생활과 관련된 교양강좌를 실시토록 해주세요.”(전남 김모씨) “골목에 가로등이 너무 적습니다. 누가 숨어 있어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곳이 많습니다. 가로등 수를 늘려 주기 바랍니다.”(부산 박모씨) “아르바이트 학생들은 최저 시급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학생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합니다.”(강원 이모씨) 18대 대선 후보들이 정치 쇄신과 경제민주화, 무상복지 등 정치공학적인 거대 담론에 매몰돼 유권자의 ‘눈높이 생활 공약’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천문학적인 재원이 소요되는 무상 복지나 대규모 지역 개발 등 공급자 중심의 ‘큰 공약’도 중요하지만 유권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생활 속의 ‘작은 공약’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유권자들은 향후 5년간 국정 방향을 정하는 거대 공약뿐 아니라 학교 폭력 대처 방안부터 골목길 가로등 설치, 아르바이트 학생 인권 제정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과 밀접한 ‘소소한(?) 공약’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9월 10일부터 한달 남짓 유권자 공약 제안 마당인 ‘공약 은행’을 통해 18대 대선 후보에게 바라는 유권자 ‘희망 공약’을 접수한 결과 경제·민생 494건, 교육·환경 308건, 사회·복지 564건, 정치·행정 211건, 외교·안보 65건, 기타 115건 등 총 1757건의 공약이 제안됐다.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치안·법 집행 강화와 관련된 희망 공약이 129건(22.8%)으로 노인·장애인 복지 확대 및 개선(75건·13.2%)과 복지제도 및 예산 문제 개선(67건·11.8%)보다 많이 접수됐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11일 “뜬구름 잡는 공약을 내놓고 그들만의 ‘정치적 언어’로 공약을 발표하는 탓에 정치권이 민생을 아무리 강조해도 유권자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면서 “더군다나 선거에 임박해 당의 간판을 뗐다 붙이는 등 이합집산의 정치에 몰두하다 보니 ‘생활 공약’을 만들 시간도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인생 100세 시대에서의 행복 방정식/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인생 100세 시대에서의 행복 방정식/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복지문제와 관련해 해외출장이 잦은 필자가 최근 들어 느끼는 점은 10여년 전에 비해 복지 선진국들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자국 내의 복지 논란과 관련해 ‘한국 너희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고 전망은 어떠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과거의 무시 대상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우리가 올라선 것만은 틀림 없어 보인다. 신흥국 중 유례를 찾기 어려운 높은 경제성장과 민주화 달성이 이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배경인 것 같다. 그러나 밖에서는 이처럼 우리를 부러워하며 따라오려 하는데, 정작 우리는 예전만큼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국민의 행복도가 낮다 보니 더욱더 복지문제가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요즘 화두로 등장하는 선진국형(스칸디나비아 유형) 복지제도를 도입하면 우리 국민들의 낮은 행복도가 획기적으로 올라갈 수 있을까. 참고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내외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고복지 제도를 운영하지만, 당대 세대가 그만큼 부담하면서 제도를 이끌어 나간다는 점이다. 2000년대 초까지 우리의 롤 모델이었던 일본은 어떠한가.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노인인구 급증으로 일본의 국가부채는 이미 GDP 대비 200%를 넘었다. 1990년대 초만 해도 30% 초반이던 것이 20년 사이에 6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이다. 웬만한 국가라면 이미 국가부도 위기를 여러 번 겪었을 규모지만, 일본은 그나마 전 세계 경제를 호령하면서 쌓아놓은 막대한 자산이 있어 버티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일본과 유사한 우리나라의 20년 후는 어떠할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등에서 식은땀이 난다. 지금 우리는 역사상 최대의 인구 보너스 기간을 누리고 있다.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약 760만명의 양질 노동력이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는 시점이다.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모두 떠나갈 때 우리는 끔찍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로 대표되는 적은 부양인구가 우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노인집단을 부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2040년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38%가 65세 이상 노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국가의 존립 차원에서도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 역사상 최대 인구 보너스 기간인 지금도 65세 이상 노인 500여만명을 제대로 부양하지 못해 쩔쩔매는 상황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3∼4배 늘어나는 미래에는 어찌할 것인가. 우리가 서구식의 복지국가 모형을 도입하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일본처럼 되지 않기 위해 지금보다 두 배 이상의 세금 부담을 전제로 높은 수준의 복지를 하면 국민들의 행복도가 획기적으로 올라갈 수 있을까. 우리 역사상 나라의 위상은 가장 좋아 보이지만 국민의 삶의 만족도는 가장 낮은 이 상황에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가. 갈수록 심화되는 소득 양극화 문제가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으로 어느 정도 해소된다 할지라도, 그것이 과연 국민의 낮은 행복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쪽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상당히 풍족한 사람들도 이런저런 이유로 삶의 만족도가 높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이 느끼는 행복도가 ‘물질적 소비수준’과 ‘행복에 대한 주관적인 기대치’에 좌우된다고 할 때, 지금까지 우리는 ‘행복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달성하기 위해 물질적인 소비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력을 다해온 것 같다. 그러나 인생 100세 시대를 조만간 맞게 될 지금 행복에 대한 우리의 가치기준을 조금은 바꿔야 할 때가 된 듯하다. 물질적 소비수준을 높이려는 노력만큼이나 ‘행복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낮추는 쪽으로 우리의 행복방정식을 바꿔 나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있다. 제 아무리 노력해도 최소한의 생활 유지조차 어려운 사람은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 노력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개개인이 노력한 만큼은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통해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 [사설] 생산성 고민 아쉬운 서울시 복지예산

    서울시가 내년 예산에서 사회복지 분야에 6조 1292억원을 쓴다고 한다. 전체 예산(23조 5490억원)의 30%나 된다. 금액으로는 올해보다 무려 9490억원이 늘어 18.3%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체 예산이 올해보다 8.1% 증가하지만 불황으로 내년 세수(稅收)는 4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 지출을 획기적으로 늘린 것이다. 그 배경은 박원순 시장이 지난해 보궐선거 당시 내세운 ‘복지예산 30%’ 공약을 조기에 달성하려는 의지를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일자리 창출 등 생산적 복지를 고민한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자칫 퍼주기에 따른 고비용·저효율 복지로 흐를 가능성도 높아 걱정이 앞선다. 박 시장은 자신의 ‘보편적 복지’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유보하고 새 복지제도를 여러 개 신설했다. 우선 비수급 빈곤층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서울형 기초보장 제도’를 도입한 게 눈에 띈다. 내년 7월부터 생활수준이 최저생계비 이하이면서 법정보호를 못 받는 6만명에게 생계 및 교육급여로 410억원을 준다. 취약계층 희망고시원(14억원)을 만들고, 서울의료원을 ‘환자안심병원’(36억원)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자살예방사업 예산은 올해 3억 2500만원에서 25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지원에는 전체 복지비의 1%도 안 되는 526억원이 책정됐다. 그 많은 복지예산이 대부분 ‘일방적 시혜’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 ‘땜질식’ 복지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서울시가 기왕 복지에 신경쓰기로 했으면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중·장기적인 복지인프라 구축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하거나, 보건지소와 의료시스템 등을 개선하는 것 등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돈 몇 푼 쥐여주는 복지보다는 생산적이고 지속가능한 복지에 더 많은 예산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서울시가 지향하고 시민이 바라는 ‘당당하게 누리는 복지’를 앞당겨 실현할 수 있다. 서울시가 민선 시장들의 ‘복지 실험실’이 아니란 점도 명심해 주기 바란다.
  • [열린세상] 복지재정 논란의 전제조건/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복지재정 논란의 전제조건/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는 경제민주화와 복지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증세(增稅)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증세만큼 국민에게 껄끄러운 얘기도 없다. 경제가 장기 불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대세다. 내년 경제가 어찌될지 모른다. 사실 정부는 복지 확충보다 재정 건전성을 걱정해야 될 판이다. 그러나 복지국가론 또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먼저 새누리당에서 증세에 대한 논의의 물꼬를 열었다. 김종인 새누리당 행복추진위원장은 부가가치세를 2% 올리고 연간 30조원쯤 세금을 더 걷어 복지 수요를 충당하자는 주장을 했다. 현행 조세부담률은 19.3%로 이를 역대 최고치인 21% 수준으로 하면 30조원 정도를 더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하루 만에 아직 “이른 얘기”로 한발 물러나게 됐지만, 과세당국 입장에선 가장 손쉬운 증세 방안이라는 점에서 ‘꺼진 불’은 아닐 수도 있다. 이에 앞서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부유층에 누진적으로 과세하는 부유세 신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실 부유세, ‘부자 증세’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에서 가장 명쾌하게 들고 나온 카드이다. 소득세 구간 조정을 통해 연 소득 ‘3억원 초과’인 구간을 1억 5000만원으로 낮춰 더 많은 고소득자들에게 38%의 높은 세율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될 경우 연간 1조 2000억원가량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정부 들어 22%로 낮아진 법인세율도 25%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유세’는 이론적,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는 소리가 많다. 무소속인 안철수 후보 캠프에선 아직 조세 정책과 관련한 뚜렷한 입장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저서인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복지 지출 확대를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고,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증세보다는 ‘모든 계층에 대한 보편적 증세’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편이다. 증세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로 현재의 복지제도만 유지해도 2050년 국가채무비율은 128%에 달한다. 2050년 국가 채무비율을 40%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조세부담률을 24.8%까지 높여야 한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 온 미국 컬럼비아대 제프리 색스 경제학 교수는 “한국이 고소득 국가 중에서 미국보다 세금을 적게 내는 유일한 국가”라며 “미국은 국민총생산(GNP)의 30%, 일본은 31~32%, 독일은 44%, 노르웨이는 50%인데 한국은 2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1995년부터 심화된 부의 불균형과 인구의 노령화, 예산 등을 감안했을 때 20년을 내다보며 장기적인 증세 계획을 세울 시점이라고 충고하였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친숙한(?)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한국은 GDP 대비 3%가량의 증세가 이루어져야 하며 저소득 계층에 수혜가 집중되는 방식으로 사회적 지출을 늘리면 소득 불균형이 줄어들고 장기적 관점에서 생산성이 높아져 경제 성장에 기여한다.”는 보고를 한 바 있다. 이렇게 많은 전문기관과 전문가들이 ‘증세의 타당성’에 대한 견해를 당당히 제시하는 반면, 정치가들의 증세 논의는 왜 ‘국민들의 반응’에 먼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걸까? ‘돈을 더 걷자’는 구호가 좋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예상은 차치하더라도, ‘지금까지 거둔 돈은 다 어디에 썼느냐.’, ‘더 거둔 돈이 제대로 쓰이기나 하겠냐.’라는 불신의 팽배가 한몫을 더 할 듯하다. ‘복지 재정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의문 이전에 ‘도대체 복지 재정은 제대로 잘 쓰여지고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더 크다 할 것이다. 복지 재정 논란과 관련한 신문 논설과 방송들은 증세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라고 성화다. 그러나 필자 생각은 다르다. 방법을 모르는 게 아니다. 문제는 집행의 투명성이다. 더 힘센 의원들이 지역구 공약사업 등에 국민의 혈세를 퍼가는, 혹은 투명하지 않은 공공부문의 지출 같은 밑빠진 장독을 새로 수선하지 않는 한 증세는 도로아미타불이다. 이번 대선은 우리 정치의 새 지평을 열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다. 그 단초가 될 복지 국가의 청사진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투명한 조세 개혁과 재정의 투명성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 ‘복지 행정·재정정책’ 한·일 세미나 “사회복지서비스, 지방분권화 필요”

    ‘복지 행정·재정정책’ 한·일 세미나 “사회복지서비스, 지방분권화 필요”

    한국과 일본의 지방행정 학자들은 사회복지서비스의 지방분권화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이들은 국가 주도의 보편적 복지와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맞춤형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민·관, 관·관, 민·민 등 복지 서비스 공급정책에 통합적인 거버넌스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통합적 거버넌스 개념 도입 의견도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국가-지방 간 복지 행·재정정책의 방향’이라는 주제의 한·일 공동 세미나에서 이같은 의견이 제시됐다. 가타기리 유키 일본 오타루 상과대학 교수는 “국가와 지방의 관계는 집권적 분산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주민의 다양한 요구를 맞춤형으로 파악하고 신속하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복지제도를 주체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보편적이고 균질한 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해 국가는 입법과 큰 정책을 맡고, 도도부현(광역단체)은 관리 감독을, 시정촌(기초단체)은 상담과 필요 여부 심사, 지급 등을 담당하는 형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타기리 교수는 “관민 협동형 사회복지 서비스가 중요하지만 자칫 민간사업자에 의존도를 높이거나 시장 원리가 적용될 경우 양질의 서비스 제공에 실패할 수도 있다.”면서 “비정규직 채용률, 복지 담당 직원의 교육도 등 민간사업자에 대한 관리 감독 기능 및 조정 기능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간사업자 관리 감독 기능 확보해야 한국 측 발제를 맡은 백종만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역시 “참여정부 초기에 이미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통해 지역사회 복지체계 구축을 정책적 목표로 설정했다.”면서 “복지 공급이 분절적이고 중복적으로 이뤄지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수요자 중심의 통합적 서비스를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협력관계 구축을 통한 통합적 사례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현재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가 각각 관리하고 있는 사회복지통합관리망과 복지정보공유시스템을 통합 운영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범위를 중앙부처뿐 아니라 지자체, 민간복지단체 등까지 확대해야 하며, 지자체의 희망복지지원단이 구체적인 복지 서비스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공공·민간 통합적 사례 관리 필요 세미나는 서울신문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일본자치제국제화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철휘 서울신문사 사장과 한표환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일본 후생노동성 국장을 지낸 쓰즈미 슈조 오사카대학대학원 교수 등 한·일 관계자 100여명이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우리나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모델이 된 일본 ‘개호(介護)보험’을 설계한 대표적인 복지 관료인 쓰즈미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일본 복지시스템 전환의 의미와 전망을 제시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와 정치/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복지와 정치/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시작됐다.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대선 후보를 확정했고, 민주당도 곧 후보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대선의 뜨거운 감자라 할 수 있는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대선 출마 여부를 곧 공표할 예정이라 한다. 이제 날도 제법 선선해진 가을로 접어들었건만 지금부터 12월 선거일까지는 우리 역사상 가장 뜨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우려가 앞선다. 이번 대선의 화두는 뭐니뭐니 해도 복지라 할 수 있다. 한 일간지에서 복지공약이 대선 후보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0% 이상이 복지 공약이 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대선에서의 복지 공약은 왜 영향력이 큰 것일까? 최근 ‘시대정신과 지식인’이란 책을 펴낸 김호기 교수는 올해의 시대정신은 복지와 통합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올해 대선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결산하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잇는 시대정신이 바로 복지라고 보는 것이다. 다른 나라처럼 산업화와 민주화에 이어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경로를 우리가 밟고 있는 것으로, 통합 역시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며 쌓인 그늘과 사회갈등 해소를 아우르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필자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흔히 가장 이상적인 복지국가로 일컫는 스웨덴은 처음부터 완벽한 복지시스템을 갖춘 것은 아니었다. 50년에 걸쳐 이루어진 스웨덴 복지는 표심을 잡기 위한 선심성 공약이 아니라 정치적 상생에서 시작됐다. 1930년대 후반 이미 경제성장과 분배의 정의를 동시에 일궈내는 좌우 연정, 노사 협의라는 대타협이 이루어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물론 노조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하는 국가적 통합과 합의의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스웨덴의 복지정책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복지정책도 1980년대부터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일찍 퇴직하고 일을 적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1990년대 초부터 경제위기로 재정이 악화되자 고부담-고혜택의 복지제도를 감당하는 데 무리가 생긴 것이다. 1994년 스웨덴 정부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 건전화와 복지제도 개혁을 추진한다. 중앙정부에 재정준칙을 도입해 지출 삭감을 벌여 나가는 한편 지방정부도 균형재정 달성을 의무로 설정해 이를 위반할 경우 일반 보조금을 감축하는 제재를 가한다. 한편 복지제도의 개혁도 이루어졌는데 연금의 경우 ‘필요한 만큼 지급’하던 방식에서 ‘기여한 만큼 지급’하는 제도로 바꿨다. 수급자격도 강화하고 급여수준도 축소하였다. 이처럼 재정과 복지개혁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여간 결과, 스웨덴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었다. 복지 포퓰리즘으로 깡통을 차게 된 남유럽 국가들과 차별적인 궤적을 밟았다고나 할까? 스웨덴의 한 대학에서 복지국가를 연구하고 있는 한국 출신의 모 교수는 우리 국민들이 ‘스웨덴 복지는 다 공짜’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모두에게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의 비율은 오히려 상당히 낮다. 아동수당, 기초노령연금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선별적 복지라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웨덴 복지의 성공은 ‘공짜’냐 아니냐, 보편이냐 선별이냐를 따지기에 앞서 국민적 합의를 일궈낸 정치의 힘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없는 한 복지는 존재할 수 없다. 이는 곧 세금 부담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스웨덴과 같이 세금이 투명하게 국민에게 복지 혜택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의 부패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최고수준이라는 점은 우리에게 반면교사로 다가온다. 스웨덴 관서의 벽과 칸막이는 대부분 유리로 되어 있다고 한다. 스스로 일하는 공직자의 모습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스웨덴 정치의 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정한 복지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을 꿈꾼다면 투명한 정치뿐 아니라 경제, 사회 모든 측면에서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고 국민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한국형 복지의 로드맵이 이번 대선에서 제시되었으면 한다.
  • 길거리 노숙인을 대하는 영국인의 마음

    길거리 노숙인을 대하는 영국인의 마음

    요즘 한국에서는 자살률이 다시 한번 대두되고 있다. 한국의 자살률은 OECD국가중 단연 최고다. 사람들은 왜 자살할까. 사람들을 자살로 모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일부 사람들은 열심히 살았지만 희망이 없다고 한다. 이것은 단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금융위기를 맞이한 서방국가, 유럽에서도 예외는 아닌 듯싶다. 금융위기는 단순히 개인의 한계를 넘어선 시스템의 문제임을 알고 있지만 유럽 대도시는 사회복지제도가 비교적 잘돼있음에도 불구하고 빈민자와 거리 노숙자가 증가하고 있다. 자국민이 노숙인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지만 유럽내 저소득국가에서 소득이 높은 국가로 이동해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경우 노숙인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50%는 된다고 알려져 있다. 유럽각국은 늘어나는 사회복지기금에 부담을 주는 노숙인 정착에 그나마 많은 예산을 편성하고 있지만 영국의 노숙인에 대한 시선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선진국의 노숙인은 이유가 어찌됐든 약물이나 알코올에 의한 자발적 노숙이 많다. 물론 각도시마다 수백개의 쉘터가 있지만 노숙인들은 대체로 스스로 찾아가지 않는다. 우리가 방문한 St.Mongos 노숙인 호스텔은 그야말로 호텔에 가까운 시설이었다. 노숙인이 편하게 쉬며 잘 수 있는 개인숙소가 있고 노숙인 회복을 위한 전문상담가와 자원봉사자 및 전문프로그램이 있다. 이러한 숙소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노숙인 사업을 하는 비영리단체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각단체들은 시민과 국민을 상대로 홍보하며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그들의 주머니를 털어 자선과 기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길거리 노숙인을 어떤 눈으로 보는가. 단지 이 사회의 거추장거리, 경쟁에 탈락한 사람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가. 영국의 노숙인 지원단체인 Crisis 이사 던칸의 말을 빌리자면 모든 사람은 모두 같지 않으며 부자가 있으면 가난한 사람이 있고, 같은 조건에서 성과를 잘내는 사람이 있으면 성과를 못내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인생을 누릴 자격을 갖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의 전재산을 털어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돕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누가 우리의 이웃인가. 정치, 종교기관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이웃인가. 아니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감내하는 사마리탄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다. 대한민국은 왜 선진국으로 가려 하는가. 선진국은 돈을 좀 가지고 있는 나라가 아니라 소외된 계층을 나의 동료로 보는 사회가 선진국이라 칭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나라를 이루는 구성원들의 품격이 나라의 품격을 만들고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개개인 모든 삶의 역량이 합해진 것이 국가의 경쟁력이 아닐까 다시 생각해 본다. 하송우 제이테크컨설팅 대표
  • “국민 절반 이상 전기료 인상… 요금 올리려는 한전의 꼼수”

    한국전력이 현행 6단계로 구분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3단계로 축소한다는 방침을 7일 밝혔지만 전기 수용자의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 전력요금 인상을 위한 한전의 꼼수라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주관 부처인 지식경제부조차도 ‘졸속’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폭탄’ 불만 쏟아지자 누진제 손질 나서 한전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 7~8월 1994년 이후 18년 만의 폭염을 견디기 위해 냉방기 등에 의존했던 가정에 9월 들어 요금 폭탄이 쏟아지면서 누진제 손질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전력 등에는 이달 들어 전기요금 고지서가 전달되면서 항의성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당 가정용 전기요금은 최고 677원으로 일반·산업용 180원대보다 4배 가까이 비싸다. 게다가 가정용 전기에는 기본요금과 비교하면 최대 11.7배에 달하는 누진제가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를 시정하기 위해 3단계 누진제를 도입할 경우 오히려 저소득층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누진제를 6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하면서 최저요금 적용구간인 1단계를 상대적으로 더 확대하지 않고, 적용구간을 3등분할 경우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서민들의 전기 요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누진제 손질로 전기 수용자의 절반 이상이 되레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누진제 완화, 한전만의 생각? 전기요금 정책은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같은 과정이 생략된 채 한전의 방침이 공개되자 주관 부처인 지경부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한전이 갑작스레 누진제 완화 방침을 공개한 것은 전기요금 부담 증가로 인해 누진세에 제기된 비판을 피해 가기 위한 임시방편적인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진제 완화를 결정하는 주체는 정부이며 한전을 상대로 이 같은 방침을 공개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한전의 한 관계자는 “전기요금 정책은 당연히 지경부 산하 전기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며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 경감을 위해 누진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을 뿐”이라며 “누진제 완화로 인해 저소득층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바우처 등 복지제도를 활용해 경감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김황식 총리가 금천구 찾아 엄지 든 이유는

    김황식 총리가 금천구 찾아 엄지 든 이유는

    “다양한 복지제도를 도입하고 복지지출도 늘려왔지만 국민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금천구야말로 민관 협력으로 견고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한 모범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지난 3일 금천구를 방문해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시행하는 각종 복지사업에 높은 관심을 표했다. 총리가 기초지자체를 방문해 복지사업을 사례로 들며 격려한 것은 이례적이다. 금천구가 ‘복지특구’로 주목 받게 된 것은 올해 1월 조직한 ‘통통희망나래단’과 ‘통통복지콜센터’의 영향이 컸다. 차성수 구청장은 인력·재정 부족 탓에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는 빈곤층과 독거노인을 돕기 위해 주민이 직접 활동하는 마을 단위 ‘복지 도우미’ 체계를 구상했다. 올해 1월 지역주민 5명을 통통희망나래단으로 구성해 시흥5동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단원에게 25시간의 복지교육과 월 활동비 20만원을 제공했다. 하루 4시간씩, 주 3일 활동하는 단원들은 하루 평균 7가구를 방문했다. 지역 거주기간이 평균 17년에 달해 이웃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상인의 이·미용 서비스 및 식사 제공 등 민간 지원도 이끌어냈다. 고무된 구는 지난 7월 통통희망나래단을 60명으로 확대하고 전체 지역을 담당하도록 했다. 그 결과 1000여건의 생활실태조사와 860여건의 가정방문이 이뤄졌다. 구는 지난 5월 복지업무 평균 경력 7년인 직원 4명이 상주하는 통통복지콜센터를 설립해 기초지자체 최초의 원스톱 복지민원 해결 체계도 마련했다. 민원인이 여러 부서를 전전하게 하는 고질적인 ‘전화돌리기’가 사라졌고 불과 3개월 만에 3000건이 넘는 민원상담도 뒤따랐다. 민원전화를 콜센터에서 전담하면서 여유를 찾은 나머지 복지공무원들은 당장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차 구청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기다리는 복지’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예방적 복지”라면서 “이런 체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도 아낌없이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공직열전 2012] (28) 보건복지부 (하) 국장급 주요 간부

    [공직열전 2012] (28) 보건복지부 (하) 국장급 주요 간부

    보건복지부 고위 관료들에게는 전문성과 보편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준의사’나 ‘준약사’가 돼야 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의 제도는 복잡하기 짝이 없다. 그러면서도 보건과 복지, 보험 등의 제도는 큰 틀에서 서로 연결되는 만큼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복지부 국장급의 ‘뼈대’는 행시 31회다. 김원종 보건의료정책관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복지사업 기획에 탁월하다. 사회서비스 바우처제도, 아동지원발달계좌 등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권덕철 복지정책관은 기초생활보장제도, 의료급여제도 등 복지제도 전반을 총괄하는 ‘복지통’이다. 지난해 부양 의무자의 소득 기준 완화를 이끌어냈다. 조남권 보육정책관은 김 국장, 권 국장과 함께 행시 31회 3인방이다. 올 초 ‘보육 대란’이 터진 가운데 어린이집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어린이집 규제 완화와 공공성 강화 등의 성과를 이루어냈다. 보육과 함께 올해 복지부의 최대 이슈였던 포괄수가제는 장재혁 건강보험정책관이 담당했다.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포괄수가제를 설명하는 등 업무 추진에 있어서 ‘화끈’한 면모를 보인다. 복지부는 외부 인사에 대한 개방성도 높은 편이다. 정책의 범위와 대상이 넓은 만큼 타 부처와의 공조와 비고시 출신의 전문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원희 인구아동정책관은 간호학과 보건학을 전공하고 석사 특채로 공직에 입문했다. 보건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복지부 3대 주무관실 중 하나인 인구아동정책관 자리에 올랐다. 양병국 공공보건정책관은 서울대에서 의학과 보건학, 의료관리학을 전공한 의료 전문가로 복지부 내 질병과 보건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도 2명이 복지부에 몸담고 있다. 이승철 정책기획관은 재정부에서 예산과 공공정책 분야를 담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복지부와 재정부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류호영 사회서비스정책관은 국무조정실에서 의료산업발전기획단 부단장과 복지여성심의관을, 기획예산처에서 양극화민생대책본부 총괄기획관을 역임했다. 둘 다 복지부의 정책을 한눈에 조망하는 시야를 갖췄다. 외교부 출신으로는 이경렬 국제협력관이 지난해 부임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보건의료 현안, 보건의료산업의 국제 통상 등에서 역할이 크다. 복지부의 국장급은 비교적 젊은 편이다. 낮은 연차라 할 수 있는 행시 36, 37회 국장이 3명이다. 조직이 커지면서 빠른 인력 충원이 필요했다는 게 복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도태 복지행정지원관은 복지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복지 전달 체계 개선을 총괄하고 있다.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 지역복지 활성화 등이 그의 몫이다. 양성일 연금정책관은 장관 비서관, 인사과장, 대변인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7년 가까이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분야에 몸담으며 쌓아온 이론과 실무를 자랑한다. 곽숙영 한의약정책관은 생명윤리안전과장 시절 존엄사 논쟁,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 등의 사안에서 복지부가 중심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노홍인 노인정책국장은 행시 기수로는 가장 낮은 기수(37회)지만 기획조정실에서 예산과 법무를 담당하고 장관 비서관을 거치는 등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화된 복지는 설 자리가 없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정치화된 복지는 설 자리가 없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한국의 복지는 지난 몇 년간 재정과 제도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 왔다. 복지예산은 올 예산 중 28.2%로 국방, 교육 등을 앞질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복지제도도 사회보험과 수당성 연금, 보육·돌봄을 포함한 각종 사회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것들은 대부분 도입된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복지 성장에도 국민이 느끼는 복지 체감도는 나아지지 않은 것 같다. 정부에 의한 복지 공급은 증가하는데 수요자는 왜 그것을 체감하지 못할까. 복지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이 같은 문제를 인식했고 근본적인 원인이 복지서비스 전달과정의 분절화, 파편화에 있음을 주목하였다. ‘분절적·파편적 전달체계’란 복지급여와 서비스가 최종 수요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신청·조사·결정·제공 과정이 급여와 서비스별로 따로따로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이러다 보니 서비스별로 각각의 과정에 투입되는 사회적 자원 중 상당 부분이 일반관리비용으로 소모되거나 행정력의 낭비가 발생하여 왔고 복지급여나 서비스와 관련된 정보가 제각각 관리됨으로써 중복 수혜나 대상자 누락과 같은 문제가 초래됐다. 또한 국민들도 급여나 서비스 이용을 위해 각기 다른 창구를 이용해야 하는 혼란을 감수해야 했다. 이는 복지를 확충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나라가 경험한 문제로, 선진국들은 복지정책과 관련한 부처를 통합해 복지서비스를 제도적으로 연계·통합하거나 원스톱 센터와 같은 일원화된 전담창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정부도 시행착오 끝에 2010년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인 ‘행복e음’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우리나라 복지전달체계가 근본적으로 변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됐다. 그간 논란이 됐던 복지급여의 부정 수급이나 급여 횡령을 포함한 관리운영상의 문제점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약 3849억원의 복지재정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지난 1일 보건복지부는 행복e음 시스템을 더욱 확장하여 정부 11개 부처 198개 복지사업 정보를 연계하는 ‘범정부 복지정보연계시스템’을 개통하였다. 이 시스템을 통해 중앙부처의 전체 복지서비스를 누락이나 중복 없이 꼭 필요한 국민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보다 확대된다고 한다. 전 부처 복지사업정보를 활용해 복지·보건·일자리·교육·돌봄·주거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상담·연계·제공할 수 있어 수요자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중복수급 여부, 사망 등 정보를 주기적으로 제공하여 복지가 더욱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면 동사무소 복지공무원 A씨는 복지 수요자의 방문 시에 수요자가 어떤 복지서비스를 이미 받고 있고 또 받을 수 있는지 알기 어려웠으나, 앞으로는 전 부처의 293개 복지사업 중에서 빠진 서비스를 발굴하여 자세한 서비스 내용, 신청방법 등을 상담·안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수요자의 입장에서도 복지 서비스의 사각지대가 줄어들 뿐 아니라 간편해진다. 최근 소득이 줄어든 B씨는 자신이 어떤 복지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고 어떻게 신청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복지로’에 접속하거나 가까운 동사무소를 방문, 신청 가능한 전 부처 서비스를 검색하고 자세한 신청방법이나 장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워킹맘 E씨의 경우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청하려면 건강보험공단에서 보험료 납부증명서를 발급받아 아이돌봄서비스 제공기관을 방문하였으나, 앞으로는 가까운 읍·면·동 사무소에 방문해서 별도로 건강보험 납부증명서 제출 없이 신청이 가능해진다. 이 시스템은 내년 3월까지 95개 복지사업을 더 부가하여 16개 부처의 293개 복지사업에 대한 정보가 통합된다. 정치화된 복지는 허구일 뿐 설 자리가 없다. 국민의 손에 닿을 수 있는 따뜻하고 효율적인 복지를 위해서는 현 복지체계의 끊임없는 재편이 필요하다. 정부가 구축한 복지정보의 원스톱 시스템이 다른 정부 정책뿐 아니라 대선을 앞둔 정치인들에게도 타산지석이 되길 기대한다.
  • [지속 가능한 복지의 길을 찾다] “사교육비·주택비 부담 줄여줘야 복지국가 길 열린다”

    [지속 가능한 복지의 길을 찾다] “사교육비·주택비 부담 줄여줘야 복지국가 길 열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복지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치권이 복지정책을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하지 않으면 큰 혼란이 일어난다. 정책이 한 번 현실화되면 쉽게 바꾸기도 어렵고 개인 간 형평성 문제가 생겨 자칫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내놓은 복지 공약을 이행하려면 향후 5년간 최소 268조원이 들어간다. 올해 정부 예산(325조 4000억원)의 80%가 넘는 수준이다. 여당에서는 소득하위 70% 계층에 반값등록금 지급, 고등학교 의무교육 추진, 저소득층 가정에 월 10만원어치 수당 지급 등을 제시했고 야당은 기초노령연금 일괄 인상, 최저임금 인상, 취업 청년에 4년간 생계비 1200만원 지원 방안 등을 발표했다.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더욱 엄청난 재앙이 닥쳐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우리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세계 15위, 수출은 세계 7위로 양적 성장을 해 왔지만 선진국을 자임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미래 성장동력은 불확실하고, 저출산 고령화 추세까지 감안할 때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에 재정이 취약하다. 더욱이 저출산과 고령화의 여파로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회예산처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035년에는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 수준(73.4%)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서울신문은 성장과 복지가 윈·윈할 수 있는 한국적 복지 모델의 해법을 찾아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본부장과 김미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을 대담 형식으로 인터뷰했다. →우리의 복지 수준과 정치·경제적 발전 단계에 비춰 바람직한 복지 수준은. -김미곤 실장 서구의 복지 역사는 100년이 넘지만 우리는 솔직히 1995년 고용보험을 도입하면서 4대 사회보험의 외형적 틀을 갖췄다. 상대적으로 내용은 여전히 부실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가운데 우리의 복지 지출액은 GDP의 9.6%로 최하위 수준이다. 일반적인 복지 발전 단계상으로 보면 우리는 확충기 단계다. 안정기에 해당하는 2020년까지 다른 분야의 증가율보다는 높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예산은 전체 재정의 28.5%인데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50% 안팎이다. -고영선 본부장 우리는 20년의 짧은 기간 동안 압축적으로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다 보니 포괄 범위가 너무 적다. 국민연금의 경우 원칙적으로 2400만명 근로자들이 다 가입해야 하는데 우리의 연금 가입률은 60%에 불과하다. 다른 사회보험도 행정 정비가 제대로 안 돼 갈 길이 멀다. 우리는 선진국들이 전후 1950~60년대 급격하게 복지를 늘렸던 시기와 비슷한 단계에 와 있다. →아직도 선별·보편적 복지 논쟁이 한창이다. 이를 뛰어넘는 제3의 모델, 즉 한국적 모델이 가능한지. -김 실장 선별이냐 보편적이냐는 싸움은 실익이 없다. 복지제도 중 기회균등의 차원에서 교육이나 보육 등은 보편적으로 가야 하는 것이 있고 수급자 선정 등이 필요한 것은 정책 자체가 선별적일 수밖에 없다. 정책의 특성상 보편을 지향하되 선별을 가미하는 등의 탄력성이 필요하다. 복지는 그 나라의 문화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적 복지는 현재 미약한 국가의 기능을 늘리는 전제 속에 시장과 가족의 좋은 역할을 살려야 한다. 가족이 방기하는 상태에서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을 못 진다. 가족과 국가가 윈·윈하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우리의 특수성인 사교육비나 주택비용의 부담을 줄이는 저비용 사회를 만드는 것도 장기적으로 복지국가로 가는 하나의 주요 수단이다. -고 본부장 보편적, 선별적 복지는 모두 장단점을 갖고 있다. 보편적 복지는 포괄성이 크지만 재정 부담이 크다. 반대로 선별적 제도는 효율성은 있지만 사회 안전망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국민들은 더 많은 복지를 원하지만 이에따른 부담을 크게 늘리겠다는 생각은 없다. 서구인들의 인식과 달리 복지에 대해 상당 부분 개인적 책임을 중시하는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복지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고 본부장 현금 지급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많다. 국민연금이나 기초보장제도 실업급여 등 대부분이 현금 수급 형태다. 서구의 복지 발전 단계를 보면 취업 알선이나 훈련 등 서비스 중심의 적극적인 복지정책을 통해 개인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고 낚싯대를 주는 정책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관리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우린 아쉽게도 아직 공공부문의 능력과 질이 떨어진다. 앞으로 관리 감독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복지는 돈이 필요하다.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국가 재정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나. -김 실장 현재 복지 시스템을 크게 보면 북유럽형의 고부담 고복지형, 영미의 중부담 중복지형, 후진국형의 저부담 저복지형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가야 할 순서는 중부담 중복지형이다. 일부는 대외경쟁력을 잃지 않는 수준에서 복지 재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우리의 열악한 복지 수준을 감안해 조금 더 가야 한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적어도 OECD 평균 수준(GDP 대비 20~25%)은 돼야 한다. -고 본부장 정답이 없는 주관적인 문제지만 복지 예산이 GDP 대비 20~25%는 돼야 한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현재 선진국들은 30~40% 정도다. →재원 조달 방안은. -고 본부장 우선 4대 사회보험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 국가보조로는 한계가 있다. 법인 소득세는 건드리지 않더라도 개인 소득세는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우리의 개인 소득세는 연간 40조~50조원으로 GDP 대비 4% 수준인데 선진국의 경우 9%가 넘는다.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중산층을 포함한 모든 계층이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고통을 분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 실장 지난해 우리의 재정지출은 대략 340조원 정도인데 복지 부문이 90조원 안팎이고 나머지는 비복지 분야였다. 따라서 품목 조정을 통해 복지재원을 늘리고 탈루 세원을 최대한 찾아내는 한편 대기업들에 대한 불필요한 감면제도 등을 없애 복지로 돌려야 한다. 이것도 모자라면 결국 세금 인상 카드를 쓸 수밖에 없다. →계층별·직업별 다양한 수요를 보다 정교하게 복지 정책화하는 문제도 있는데. -김 실장 수요자의 욕구를 바탕으로 정확한 정책을 수립하자면 기초 통계 자료와 부처 간 연계성이 중요한데 우리는 둘 다 부족하다. 기초보장제도의 경우 최하위 계층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되레 최하위 계층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들어오려고 한다. 이는 대표적인 ‘빈곤의 함정’이다. 기초보장제도와 다양한 근로장려제도 등을 연계하는 계층 이동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고 본부장 복지 행정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복지 관련 사업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 중복의 문제가 생겼다. 수요자들의 요구를 차별화하는 데도 실패했고 부처 간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해 밥그릇 싸움이 많다. 원스톱 복지 서비스가 절실하다. 예를 들면 고용 촉진을 위한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의 밥그릇 싸움이나 보육문제를 둘러싼 교육과학기술부와 복지부 싸움이 대표적이다. 부처 간 이기주의를 조정할 수 있는 정부 조정 기능이 보다 강화해야 한다. →성장과 복지는 다소 모순되는 측면이 있는데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이 가능한지. -김 실장 복지 지출은 낭비적인 요인이 아니다. 내수에 영향을 주고 경기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복지 지출이 낭비가 아닌 투자의 한 부분이라는 것은 주류 경제학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분배에 실패한 나라가 경제성장을 한 전례는 없다. -고 본부장 고용과 성장이 뒷받침돼야 분배 문제가 해결된다는 게 보편적인 인식이다. 우리도 이를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과 교육·육아 복지를 강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과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낚싯대를 주는 복지 시스템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인터뷰·정리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박근혜 대선 출사표… 키워드는 ‘국민행복’

    박근혜 대선 출사표… 키워드는 ‘국민행복’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전 위원장은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지지자 4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출마 선언식을 갖고 “국민 모두가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면서 18대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위원장은 “국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개인의 삶과 행복 중심으로 확 바꿔야 한다.”면서 ‘국민 행복’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실제 박 전 위원장은 이날 30여분 동안 이뤄진 연설에서 ‘국민’을 무려 74차례 언급할 정도로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국민 행복을 위한 3대 핵심 과제로 ▲경제 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한국형 복지 확립을 제시했다. 그는 “경제 민주화를 통해 중소기업인을 비롯한 경제적 약자들의 꿈이 다시 샘솟게 하겠다.”면서 “고용률 중심의 국정 운영 체제를 구축하고 생애 주기별 맞춤형 복지제도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제 민주화와 일자리, 복지를 아우르는 ‘5000만 국민 행복 플랜’을 추진하겠다.”면서 “복지 수준과 조세 부담에 대한 국민 대타협을 추진하겠다.”고 제안했다. 박 전 위원장은 출마 선언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재벌의 지배 구조 개선과 관련, “기존 순환 출자된 부분은 현실성을 감안할 때 기업 판단에 맡기더라도 신규로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규제가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기업 총수의 사면 복권 문제에 대해 “구형을 받았는데 얼마 있으면 또 뒤집혀 법치를 바로잡는 데 굉장히 악영향을 준다.”면서 제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이자 5선 국회의원인 박 전 위원장의 대선 도전은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다. 5년 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패했으나 이후 ‘대세론’을 형성하며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로 발돋움했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출마 선언 이후 첫 외부 일정으로 11일 충청 지역을 방문한다.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충청권을 공략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이 이제 복지도 만진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중국이 이제 복지도 만진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지난 6월 6~8일 필자는 중국장애인연맹이 주관하여 개최된 ‘베이징 포럼’에 초청되어 중국을 다녀왔다. 중국장애인연맹은 중국 내 8300만명에 달하는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연합조직으로 전 주석인 덩샤오핑(鄧小平)의 장남 덩푸팡(鄧樸方)이 1988년 설립하였다. 그는 소위 문화혁명 때 극좌파의 탄압으로 하반신 불구가 된 장애인이다. 장애인의 권리 증진을 위한 다양한 행사나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사람이다. 이번 포럼은 ‘장애인의 장벽 제거와 통합촉진’이라는 주제로 중국장애인연맹 지도자, 정부부처 대표, 지방장애인연맹의 대표, 연구기관과 대학소속의 장애분야 전문가, 장애인 기관장 등 100여명의 중국 참가자와 유엔 부사무총장, 유엔장애인권리협약위원회 의장 증 주요 국제 장애 관련 기관대표 50여명이 참석한 상당한 규모의 국제회의라 할 수 있다. 규모나 국제적 참가 범위도 과시적이었지만, 포럼 이후 도출된 ‘베이징 선언’은 ‘아·태 장애인 10년(2003~2012)’ 이행의 최종점검을 위해 올해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아·태 장애인포럼(APDF)과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사무국에 제출될 것이라 하니 가장 취약계층인 장애인 복지와 권리보호에도 중국이 앞서가고 있음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하겠다. 베이징에 머무르는 사흘 동안 현지 매스컴을 통해 상하이협력기구(SCO)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다. 마침 그 시기에 제12차 SCO 정상회의가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었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총 6개국이 설립한 유라시아 협력기구다. 그동안 옵서버로 인도와 이란·몽골·파키스탄을, 대화파트너로 벨라루스와 스리랑카를 참여시키면서 규모를 키워왔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아프가니스탄과 터키를 새로운 파트너로 참여시키면서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를 대부분 포괄하게 됐다고 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회원국들이 철도, 도로, 항공, 통신, 에너지 분야 건설에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중국이 이를 위해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였다 한다. 또 경제발전 도모 차원에서 회원국들로 구성된 개발은행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미국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고 SCO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였다 하니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라고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의 부상은 이제 경제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 것 같다. 2007년 경제굴기(堀起) 선언으로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루어 오더니 이제는 문화굴기, 화평굴기(和平?起)를 운운하기에 이르렀다. 화평굴기는 중국의 경제화가 전 세계에 기회와 시장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 골자다. 즉, 주변국가나 지역과의 이익공동체 건설을 통해 국가 간 협력과 평화·안정을 유지하고 기후·자원·식량 등 전 지구적 차원에서의 거버넌스 문제의 현실화, 개발국의 기초 인프라 지원 등 세계화와 공동의 번영을 추진하는 화평한 대국의 모습을 만들어 가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20년까지 중국은 민생 개선, 인민 생활의 제고, 양에서 질로의 경제발전 전환 등을 특징으로 하는 샤오캉(小康) 사회를 건설한다는 국가발전의 기본목표도 정해져 있다고 한다. 필자가 현지에서 만난 중국사회복지의 실질적 책임자인 정궁청(鄭攻成) 중국 인민대학 교수도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시장경제에 적응하는 사회보장제도를 수립하는 데 역점을 두어왔고 최근에는 이러한 시장경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한 복지제도의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역설하였다. 6월 말 인민대학이 개최하는 국제장애학술대회에서 한국, 독일, 일본, 홍콩, 중국 등의 장애인 및 사회복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한다. 대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치와 선거의 꼭두각시로 전락한 우리의 복지 논의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만하다. 현명한 복지 비전과 실행전략을 갖추었는가. 대국의 복지 구상은 우리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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