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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업 탐방-교통안전공단] “부채 감소·과잉 복지 축소·정보 공개… 3대 개혁 시동”

    [공기업 탐방-교통안전공단] “부채 감소·과잉 복지 축소·정보 공개… 3대 개혁 시동”

    교통안전공단은 도로·철도·항공 등의 교통안전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교통안전전문기관이다. 공단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00억원가량을 기록하며 경영 쇄신에 성공했다. 최근 들어 노사 간 협력을 통한 상생 경영의 행보를 걷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직원 승진 과정에서 인사 청탁에 연루돼 전·현직 고위 간부와 노조위원장 등이 경찰의 수사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 수사로 비리 정황이 드러나자, 공단은 뒤늦게 썩은 살 도려내기에 나섰다. 변화의 중심에 선 사람은 2011년 8월 취임한 정일영 이사장이었다. 전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을 역임한 그는 취임 후 인사 ‘비위 행위 근절 대책’을 시행하고, 비리 직원을 엄중 처단하며 조직 개편에 나섰다. 인사제도의 투명성을 높였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준정부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직원들의 전문성을 기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쇄신의 결과 공단은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 반부패경쟁력평가 최우수기관에 선정됐다. 또 지난해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012년 C등급에서 한 단계 상승한 B등급을 받았다. 정 이사장은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워낙 공단의 성과가 좋아 올해에는 A등급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22일 정 이사장을 직접 만나 공단의 개혁 비결과 미래를 들어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A등급을 받을 줄 알았는데 좀 아쉬웠다. 올해 경영평가에선 지난해 실적이 좋아 A등급을 받을 것 같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7% 정도 줄었고, 당기순이익이 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경영 성과도 좋았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계량과 비계량 평가로 나뉘는데 계량적 측면에선 우리 공단이 최우수 기관이 될 것이다. 처음 취임했을 때에는 노조의 인사 개입 및 비리 청탁 등의 문제로 수사기관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인사 비리 문제 등을 모두 정리하고 시스템을 바꿔 가면서 지난해 성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한번 최고의 평가를 노려보려고 한다. →교통안전공단의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꾸준히 교통사고를 줄여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 또 지난해 국민이 ‘교통안전공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도록 브랜드 캐치프레이즈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오천만 안심 프로젝트’ 브랜드 이름을 만들었고, 올해는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려고 한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자동차 검사의 효율성 및 검사 방법 등을 한 단계 더 올리고, 택시 전국 통합 콜센터, 자동차 공제, 철도 안전승인제도, 디지털 운행기록계 등 IT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 빠르면 2020년, 늦어도 2024년까지 현재 교통사고 사상자의 수준을 절반까지 줄이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도로 교통사고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복안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중점적으로 사업용 자동차인 버스와 택시 등에 디지털 운행기록계를 부착할 계획이다. 블랙박스와 비슷한 것인데 디지털 운행기록계는 실시간으로 공단 측에 운행 속도 및 정보 등을 전송하기 때문에 컨트롤이 가능하다. 또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하는 스마트 하이웨이(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가 통제시스템과 통신하며 주행 중인 도로의 정보를 주고받는 스마트한 고속도로를 일컫는 말)는 길과 차량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이다. 졸음운전을 한다거나 도로 위에 낙하물이 있다거나 교통사고 상황 등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미리 알려 주는 자동돌발감지시스템 등이 활용되면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 국민들의 교통문화 수준도 올라가면서 현재 교통사고로 연 5000명 사망, 30만명이 부상하는 전쟁 수준의 사상자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SOC 등 건설 부문의 일은 점점 줄어들지만 교통안전 관련 일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공단에선 전국 대중교통시책 평가, 전국 교통문화지수 등을 다룬다. 공단의 일은 갈수록 더욱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 교통안전공단의 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 인력의 수요도 그만큼 커지겠다. -인력, 물론 많이 필요하다. 공단이 요구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몇 년 전부터 30명에서 50명, 지난해 70명을 증원했다. 공단 이사장 입장에선 인원이 많이 늘면 좋긴 하지만 인력을 무조건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늘리긴 늘리되 업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현재 전국에 공단에서 관리하는 자동차검사소는 총 57개다. 차량이 늘어나면서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기계시스템 등을 도입하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교통안전공단은 몇 년 전 노조의 인사 청탁 문제로 수사기관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조직의 질서도 어지러워지고, 비효율적인 면이 상당했던 같다. 지금은 어떤가. -지금은 노사 관계가 상당히 좋다. 이전에도 노사 관계가 나쁘진 않았다. 노조가 요구하는 걸 사측이 적당히 잘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사장과 노조위원장이 같이 해외 출장도 가고 파업도 없고 했으니 외부에서 볼 때 좋아 보였겠지만, 이런 게 진짜 건전한 노사 관계는 아니다. 취임 후 노조에 경영과 인사에는 절대 참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이후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탄생했고, 이들도 전임 노조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분기마다 지역 본부별로 100~200명의 직원과 산행을 하면서 막걸리를 마시는 행사를 가졌다. 소통하고자 노력했다. 얼마 전 시무식에서 노조위원장이 노사가 하나가 돼 공단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며 앞으로 투쟁이란 단어는 노조에서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건전한 노사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중점적으로 운영하는 자동차검사소는 현재 민간에서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어떤가. -먼저 민간과 경쟁적인 관계에 있는 것 자체는 서비스 개선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현재 자동차검사소는 민간에서 30%, 공단이 70% 정도 차지하고 있다. 다만 민간에서 간혹 사업체들과 계약을 맺으면서 구조 변경 등을 할 때 편의를 봐주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된 바 있다. 언론에도 몇 번 보도됐는데 이에 대해 검찰에서 수사에 나선 적도 있다. →공기업 개혁이 화두다. 민간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주려면 공단이 어떤 개혁을 해야 하나. -공기업의 개혁은 크게 3가지로 본다. 첫째, 부채 감소다. 현재 공단의 부채비율은 20% 정도다. 부채가 더 늘어나지 않도록 건전한 재정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방만 경영이다. 대표적으로 문제가 됐던 게 노조의 경영 개입으로 인한 과다한 복지제도다. 취임 이후 노조와의 관계를 건전하게 바꾸고 불필요한 복지제도를 개선했다. 셋째, 정보의 공개다. 국민에게 공단의 정보를 최대한 알려야 한다. 국민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해야 한다. 자동차가 제작되려면 안전기준을 만드는 것부터 제작 결함 검사, 급발진 검사 등을 한다. 자동차 이력관리 포털시스템과 자동차 등록 등 자동차의 전 사이클 업무를 우리가 맡고 있는데 국민에게 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대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금을 줄이는 등 강한 주문을 많이 했더라. -2급 이상 직원들의 임금 인상을 보류하고 사외이사들의 수당도 3000만원 이하로 줄였다. 복지 혜택도 많이 줄였다. 기존에 늘 받았던 혜택을 줄여 버리는 거라 직원들이 반발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전 직원에게 이해와 양해를 구했다. 여러분이 많이 양보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차세대 먹거리는 무엇인가. -교통사고를 줄이고자 교통안전예보시스템을 도입하려 한다. 현재 시범운영 중인데 방송매체 등을 통해 일기예보처럼 지역별 사고 위험 수치 및 교통안전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려고 한다. 또 전국의 자동차 운행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려고 한다. 자동차 등록시스템을 개선해 현재 일부는 온라인에서, 일부는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것을 전국 어디서나 온라인시스템으로 등록 및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바꾸고 자동차 등록관리 수수료 등으로 새로운 수입을 창출하려고 한다. 이외에도 몽골은 우리나라 중고 자동차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 중 하나인데 이들 국가에 수출되는 중고 자동차를 검사해 검사료 수익을 올리는 것 등의 부대사업을 준비 중이다. 대담 최용규 산업부장 정리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정일영 이사장은 ▲1957년 충남 보령 출생 ▲용산고· 연세대 경영학과·리즈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행시 23회 ▲건설교통부 홍보관리관 ▲국토해양부 항공철도국장, 교통정책실장, 항공정책실장
  • [쪽방까지 찾아가는 나눔… 설 명절 온기 전해요] 송파구 ‘사각지대 희망 찾기’

    송파구는 22일 ‘2014 숨은 희망 찾기’ 사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복지혜택은 필요하지만 방법이나 접근법을 몰라 혜택받지 못하는 이들을 찾아내는 사업이다. 구와 동 주민센터 관계자가 합동 방문해 심층상담을 한다. 보건복지부 자료 등을 바탕으로 구 사회복지과에서 신규 수급자를 발굴하면, 2주 안에 구 통합사례관리사와 주민센터 복지담당자가 가정 방문에 나선다. 이들은 대개 어떤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르기 일쑤여서 구체적이고 세세한 질문을 통해 꼭 필요한 부분을 확인한다. 어떤 복지제도나 사회복지서비스가 필요한지 등 개인별 맞춤정보를 제공한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들이 자신의 욕구를 솔직히 드러내는 덴 오랜 신뢰관계도 필요한 만큼 꾸준한 방문을 통해 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이은경 복지정책과 주무관은 “처음엔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랜 접촉을 통해 활발하게 대화하다 보니 점점 더 솔직하게 자신의 사정을 드러내고 자신감도 늘어간다”면서 “이를 통해 세심하게 배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층상담으로 장단기 서비스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사후 관리가 철저하다는 점도 좋다. 박춘희 구청장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이 다시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되지 않도록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이므로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정신적 고충도 파악해 감성 복지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제수용품 전통시장서 사세요” 광진, 상품권 2억원어치 푼다

    서울 광진구가 직원 맞춤형 복지제도를 활용해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서 눈길을 끈다. 광진구는 오는 22일 직원들에게 개인 맞춤형 복지 포인트 중 10%를 2억여원의 온누리 상품권으로 지급한다고 16일 밝혔다. 경기침체와 대형할인점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전통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구는 공무원 능력 발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개인 선호와 필요에 따른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공무원 맞춤형 복지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직원들은 개인별로 배정된 복지 포인트 범위 내에서 건강관리와 자기계발, 여가활용, 가정친화 등과 관련된 복지항목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전 직원들에게 상품권을 미리 지급함으로써 직원들이 명절 제수용품 등을 전통시장에서 사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지급은 총무과에서 구매 포인트 차감 후 온누리 상품권을 일괄 구매, 오는 22일 부서별로 소속 직원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구는 17~26일 ‘전 직원 전통시장 장보기’ 기간을 정해 추진하는 등 전통시장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전통시장 고객 쉼터 조성사업’을 추진, 올해 준공을 목표로 중곡제일·자양골목시장에 고객 쉼터 2곳을 만드는 등 지속적으로 전통시장 경쟁력 향상에 나설 계획이다. 김기동 구청장은 “전통시장이 살아야 지역 경제도 산다”면서 “복지 포인트의 온누리 상품권 지급이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전일·시간제 등 유연한 근무환경이 생산성 높여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전일·시간제 등 유연한 근무환경이 생산성 높여

    크리스마스 휴가철을 앞둔 지난해 12월 취리히에서 차로 40분을 달려 도착한 곳 세온. 스위스 북부의 작은 마을에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기업이 있다. 15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아웃도어브랜드 ‘마무트’. 1862년 농업용 밧줄을 만들던 가내 수공업 수준의 작은 회사는 현재 전 세계 40여 국가에 지점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에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지점을 두고 있다. 본사 건물과 연결된 제품 생산 공장에는 10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었다. 시설 자동화로 본사 공장에는 30명 규모의 노동자만 운영하면 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공장은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가동되며 공장 노동자들은 2개 조가 교대로 투입된다. 공장은 계속 가동해야 하는 특성상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전일제 노동자로 구성되지만 경영, 판촉 분야 등은 다양한 근무 형태로 운영된다. 해럴드 쉬라이버 마무트 스포츠 그룹 매니저는 “우리 회사는 구성원들에게 자유로운 근무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사람은 공장의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저마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다르다. 충분한 휴식과 개인 생활이 보장돼야 그만큼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무트 본사 경영 파트에는 직원 대부분이 아웃도어 스포츠를 취미로 두고 있다. 회사가 충분한 여가를 보장하면 직원들은 취미생활로 자사 제품을 갖추고 알프스 산맥 곳곳을 오른다. 그런 생활을 통해 품질을 확인하고 신제품 구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날씨가 좋은 거예요. 게다가 그날 회사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적거나 중요하지 않으면 팀장에게 전화를 합니다. 그날 하루는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면 되는 거죠.” 쉬라이버 매니저는 “전일제 근무 직원은 하루 근무 시간에 상관없이 한 주에 40시간 근무만 채우면 된다”고 설명했다. 시간제 노동자는 전일제 노동자 대비 80% 근무가 가장 많다. 주로 생산관리직과 마케팅 부서 직원들이 시간제로 일하는데 300여명의 본사 직원 가운데 25% 정도가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 직원별로 근무 시간에만 차이가 있을 뿐 모두 마무트 본사의 정규 직원이며 동일한 회사 복지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휴가 일수는 전체 노동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성별로는 남자 직원 대부분이 80% 시간제를 선호하고 결혼한 여자 직원 사이에서 50% 시간제 근무 인기가 높다. 쉬라이버 매니저는 “전일제 근무 조건으로 입사한 여성이 결혼한 뒤 출산을 하게 되면 육아 문제로 근무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회사에서는 직원의 사정을 적극 반영하고 있으며 결혼이나 출산을 이유로 여성 직원을 해고하는 행위는 마무트뿐만 아니라 스위스 기업에서는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근무 시간을 줄였던 직원이 다시 전일제 근무를 원하면 이 또한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쉬라이버는 스위스의 시간제 일자리 정착 과정에 대해 “정부가 정책으로 이끌었다기보다는 세대가 바뀌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소개했다. 남성 위주의 완전고용 상태에서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기업 입장에서는 일손이 부족하게 됐다. 기성세대에 비해 여성들이 교육을 많이 받게 되면서 사회 진출 욕구도 커졌고 노동시장에 여성이 진출하게 됐다. 이런 과정에서 기업과 노동자 각자가 원하는 시간제 근무 형태가 확산됐다는 게 쉬라이버의 설명이다. 그는 시간제 일자리를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기업이 이를 뒷받침하는 형태의 한국 상황에 대해 “정부로서는 당연히 시간제 근무를 포함한 기업 활동을 도울 수 있는 사회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며 “기업은 경영자부터 시간제 근무를 도입할 사전 준비를 치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기업은 기존의 전일제 근무 분야에서 어떤 직군을 뽑아 근무 시간을 몇 시간까지 줄일 수 있는지, 이에 따른 업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세온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2014 강서 ‘희망 더하기’

    강서구가 민선 5기 마무리 작업에 잰걸음이다. 자족 기능을 갖춘 마곡지구 완성과 도서관 확충 등 탄탄한 교육 기반 조성 등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구는 7일 지역 인재 육성과 마곡 미래도시를 위한 기틀 마련, 취약계층 보호 등 2014 구정 운영 방향 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방세수는 줄고 복지비 부담은 가중돼 구 살림이 매년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주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특별한 자구 노력이다. 노현송 구청장은 “지난 3년 6개월 동안 건강하고 성숙한 강서를 꿈꾸며 숨 가쁘게 달렸다”면서 “지금까지의 성과를 기반으로 민선 5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서울 서남권의 중심 도시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구청장은 마곡지구의 성공적인 안착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특히 마곡 첨단산업단지는 강서구의 미래를 이끌 성장 동력이기 때문이다. 그는 “산업단지 입주 대상인 선도기업들이 하루빨리 입주를 마쳐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주거단지는 올 상반기에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됨에 따라 입주 도우미 서비스 등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역 발전의 걸림돌인 고도 제한을 완화하는 것에 대한 연구용역이 완료됨에 따라 주민 청원서를 국회와 국토교통부 등에 전달할 방침이다. 획일적인 고도 제한에서 벗어나 지역과 현실에 맞게 규제가 이뤄지도록 강력하게 건의해 마곡지구 개발뿐만 아니라 30여년간 제한받았던 주민의 재산권 행사를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노 구청장은 “김포공항으로 인한 고도 제한 탓에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 주민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정확한 실상을 알리고 보완책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재가 지역 발전의 밑거름’이란 철학에 따라 도서관 확충과 학교 지원 등 교육 기반 조성 사업도 이어 간다. 최근 등빛·강서영어·곰달래 도서관 등이 잇따라 개관한 데 이어 가양유수지 부지에는 65억원을 들여 2919㎡ 규모의 대형 도서관을 짓는다. 설계용역을 마치고 착공을 준비 중이다. 또 지역 학교의 교육과정 지원과 급식 시설 개선, 교육정보화 사업 등에 26억원을 투입한다. 다 함께 잘 사는 강서를 위한 취약계층 생활 안정과 지역 복지 개선 작업도 마무리가 한창이다. 지역 복지 자원 지도도 제작한다. 복지 수혜자와 기관의 서비스를 신속하게 연계해 체감도 높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노 구청장은 “복지비가 구 전체 예산의 60%에 육박하지만 우리 자녀를 위한 투자와 복지 예산은 아끼지 않겠다”면서 “기존 복지제도와 각종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강서 주민의 삶은 한 단계 향상될 것”이라며 웃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광주 내년 복지일자리 1만 6000여개 만든다

    광주시는 25일 내년도 복지 일자리 1만 6000여개 창출, 노인 안전망 구축, 재활시설 확충 등 ‘수요자 맞춤형’ 복지정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복지형 일자리를 올해보다 1300개 늘어난 1만 6400개를 만든다. 노인과 장애인 일자리사업 9800개, 저소득층 자활근로와 취업지원사업 4600개, 지역사회 서비스투자사업 1200개, 기타 공공의료기관 확충 등에 따른 일자리 800여개 등이다. 중증장애인의 자립능력을 높이기 위한 직업재활시설도 내년에 2곳 확충해 모두 21곳을 운영한다. 2016년까지 3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만성질환 노인의 안전망 구축을 위한 긴급 구호시스템도 도입된다. 치매나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노인에게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환자 정보를 출동한 119에 즉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한 인권보호도 강화된다. 시는 2011년부터 민·관 합동으로 실시해 온 인권 운영 실태조사를 내년부터는 요양병원과 한방병원까지 확대한다. 시는 또 매년 늘어나는 복지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광주복지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 재단은 내년 1월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3월부터 보건복지부에 법인 승인절차를 거쳐 하반기에 정식 출범한다. 시는 이를 위해 각종 토론회, 공청회 등을 거쳐 재단 설립 조례안을 마련했다. 최연주 시 복지건강국장은 “2014년 7월부터 기초연금제도가 시행되는 등 각종 복지제도에 변화가 예상된다”며 “새로 출범하는 광주복지재단 등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2013 공직열전] (34) 보건복지부 (하) 주요 국장급 간부들

    [2013 공직열전] (34) 보건복지부 (하) 주요 국장급 간부들

    보건복지부는 새 장관 체제에서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하다. 진영 전 장관은 재임 기간 동안 이렇다 할 인사를 하지 않았다. 각 실장과 기획조정실 소속 국장급을 제외한다면 권덕철 보건의료정책관과 조남권 복지정책관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행시 31회 출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청와대 파견 중인 김원종 전 보건의료정책관도 여기에 해당한다. 권 보건의료정책관은 보건과 복지 분야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독일 슈파이어행정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등 복지부에서 손꼽히는 복지정책 전문가다. 올해 5월까지 복지정책관으로 일하면서 이번 정부 기초생활보장 개편을 실질적으로 준비했다. 조 복지정책관은 기초생활보장과 의료급여제도 등 핵심 국정과제에 속해 있는 복지제도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보육정책관을 역임하면서 무상보육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하는 데 힘을 쏟았고, 특히 지난해에는 3~4세 무상보육 도입을 총괄했다. 이동욱 건강보험정책국장은 4대 중증질환과 포괄수가제 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각종 개혁과제를 책임지고 있다. 보건의료정책관 당시 리베이트 문제를 잘 해결한 것으로 평을 받고 있다. 시원시원한 성격이며, 대변인을 두 차례 역임할 정도로 기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임종규 건강정책국장은 가장 돋보이는 이력을 갖고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공사장에서 일하며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세무직 9급에 합격했지만 더 큰 꿈을 위해 이를 포기하고 대학을 마친 뒤 고시에 합격했다. 보건의료계와 가장 폭넓은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유명하다. 윤현덕 장애인정책국장은 여성가족부 기획예산담당관을 지냈고 복지부로 옮겨온 뒤에는 가족정책과장, 아동복지과장, 한의약정책과장, 노인정책관 등을 두루 거쳤다. 장애가 심하거나 나이가 많아 장애가 나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장애인은 장애등급심사의 재판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장애등급판정기준 개정안’을 이끌어냈다. 국장급 가운데 최연소인 강도태 복지행정지원관은 복지전달체계 개선을 총괄하고 있다. 임채민 전 장관 시절 주요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사회정책선진화기획단을 이끌었다. 꼼꼼한 일처리가 특징이다. 양성일 연금정책국장은 연금정책과 사무관을 거쳐 연금정책과장까지 거쳤을 정도로 국민연금에 관한 한 최고 전문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의 정부안 수립에 큰 역할을 했다. 박인석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보건의료 업무를 주로 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국장으로 승진했다. 임종규 국장, 이동욱 국장과 함께 보건의료계 인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환자 유치와 병원 해외수출 등 보건산업 관련 현안을 이끌고 있다. 복지부에는 여성 인력이 많은 편이다. 본부 인원만 놓고 보면 45%가량이 여성이다. 최근 행시 52회부터 54회까지 연달아 여성이 절반을 차지했다. 지난해 행시 55회에서 11명 중 여성이 4명이었다는 게 오히려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보건직이 많은데다 일·가정 양립 문화가 일찍부터 발달했고 개방적인 문화도 한몫했다. 국장 승진권에 있는 여성 과장들을 감안하면 2~3년 뒤에는 여성 국장들이 중요한 축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재 유일한 여성 국장으로 여성 간부들의 대표주자인 곽숙영 한의약정책관은 존엄사 논쟁, 천연물신약 등 쟁점이 많은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연금정책을 담당하는 양성일 국장은 사무관 당시 복지부에 있던 행시 동기와 결혼했다. 부인은 결혼 뒤 환경부로 자리를 옮겼고 현재 주중대사관 참사관으로 일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학교 비정규직 파업 확산… 경기 등 139곳 급식 중단

    학교 비정규직 파업 확산… 경기 등 139곳 급식 중단

    경기, 충북, 전북 등 3개 지역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15일 강행한 총파업에 학교급식 종사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상당수 학교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3개 지역 노조는 이날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북 청주 상당공원에서 총파업 투쟁대회를 갖고 정규직과 차별 없는 학교현장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정규직에 지급되는 밥값과 상여금을 받지 못하고 있고, 명절 휴가비와 선택적 복지제도도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충북지역에선 조합원 293명이 연가를 내고 파업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급식 종사자들이 240여명을 차지해 28개교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23곳은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신했고 나머지 5곳은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조치했다. 599명이 파업에 참여한 경기지역에선 61개교의 급식이 중단됐다. 176명이 파업에 나선 전북지역에선 50개교가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전날 부분파업을 벌였던 노조는 이날 파업을 마무리한 뒤 해당 교육청과 다시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 충북본부 채려목 조직부장은 “충북교육청은 급식소 종사원들의 구조조정까지 추진하는 등 상황이 가장 심각해 청주에 모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는 성명에서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파업은 어른들 욕심을 위해 아이들을 이용하는 것인 만큼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면서 “충북교육청과 학교장들은 파업에 동참한 급식원 및 영양사들을 즉시 해고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교육 당국은 파업으로 인한 급식 중단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외부업체를 선정해 급식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기고] 농업·농촌의 가치를 되새기며/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기고] 농업·농촌의 가치를 되새기며/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오늘은 올해로 18회를 맞는 농업인의 날이다. 흙 토(土)자를 나누면 십(十)과 일(一)이 되는 점에 착안하여 1996년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하여 매년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1964년 농사개량구락부 원성군연합회가 11월 11일에 농민의 날 행사를 최초로 개최하였으며 농촌계몽운동가였던 고 원홍기 선생이 제안했던 것이 유래다. 땀과 정성으로 먹거리를 키우고 농촌을 지켜온 농업인들을 격려하면서 국민과 더불어 농업, 농촌의 가치를 되새기는 날이다. 우리 농업 여건은 녹록지 않다. 고령화와 농촌 과소화가 심화하고 있고 소득과 생활여건 등 도농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우리와 인접하고 농업생산구조가 비슷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도 추진하고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농업인과 정부, 그리고 국민들이 함께 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경우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농업, 농촌은 국민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고 균형발전, 경관 보전과 전통문화 계승에 기여하는 공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지금 어렵다고 농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진국조차 농업, 농촌에 지원을 계속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농자천하지대본’을 말한 것도, 대통령이 농업은 생명산업이자 안보산업이라고 강조한 것도 나라의 근본이자 생명의 원천으로서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아니겠는가. 새 정부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아 향후 5년간 청사진을 담은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을 지난 10월 수립하였다. 기업농과 수출증대 위주의 농정에서 벗어나 중소, 영세농을 함께 배려하고 효율성 중심에서 형평성과 농업인의 행복을 함께 추구하며 농업의 경쟁력이 아이디어와 지역특성 등에 크게 좌우되는 점을 감안하여 지역의 참여와 책임이 강조되는 상향식 농정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정부는 먼저 농업과 정보통신 융복합 및 첨단농업기술 개발을 촉진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업을 미래 창조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경영체 지원방식을 농가 유형별, 발전단계별로 체계화하고 생산과 가공, 유통, 체험, 관광 등을 결합한 6차 산업화로 소득원을 다변화하여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또한 경영위험 증가에 대응하여 직불제와 재해보험의 확충을 통해 소득과 경영 안정을 도모한다. 농촌 맞춤형 복지제도를 확충하고 농촌 정주 여건을 개선함으로써 농촌을 매력적인 쉼터, 삶터, 일터로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중장기 농정발전계획은 농업인들의 부단한 자구노력과 도전정신, 그리고 농업, 농촌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지지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정부는 농업인들과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조여 매고 농업, 농촌의 르네상스를 이루어 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농업인의 날을 맞아 어려움 속에서도 풍요로운 결실을 일궈내 주신 농업인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국민 모두가 농업, 농촌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서울광장] 한국경제 만성질환 힐링법/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경제 만성질환 힐링법/오승호 논설위원

    전직 경제장관급인 한 인사는 사석에서 “우리 경제는 지금 정말 큰 문제”라면서 “우리나라는 급성 질환은 치료를 잘하는데, 만성 질환 치료에는 소질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은 잘 극복해 해외에서 찬사를 받았다. 미처 예상하지 못한 블랙 스완을 정부와 기업, 국민들이 힘을 모아 이겨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최근 런던에서 개최된 ‘열린 정부 파트너십’에서 “아시아의 4번째 경제강국인 한국은 말 그대로 등불과 같은 존재”라고 치켜세운 것도 경제 위기를 잘 치유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수출이나 경상수지, 물가, 재정건전성 등 주요 경제지표는 괜찮은데 우리 경제는 무엇이 큰 문제라는 것일까. 사실 경제지표도 사정을 알면 마냥 박수 칠 일만은 아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일본을 앞지를 전망이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입 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이 크다. 오히려 환율 복병이 생겨 골머리를 앓을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으면 과다한 신호로 받아들인다. 올해는 5%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환율보고서를 통해 한국 외환 당국의 개입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모르긴 해도 경상수지 흑자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넘치는 달러화를 소화할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지금의 경제 위기를 만성 질환에 비유하는 이유는 저성장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아서다. 특히 건설관련 내수 침체의 부작용이 적잖다. 내년에 3%대의 성장을 한다고 해도 결코 좋은 성적이라 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갓 넘은 시기에 3%대의 성장은 조로(早老)라고 지적한다. 적어도 4%대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임원 출신인 지인은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서비스산업으로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큰 문제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저성장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방책도 보이지 않는다. 잠재성장률 하락이나 고령화, 내수 침체 등을 들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닮아가고 있다는 경고음이 높지만 무심한 듯 보인다. 한 대기업 오너는 사석에서 “몇 년 안에 광고물량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돈이 되지 않는 곳인데도 외형을 키우기 위해 투자한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뉴욕대 의대 대니얼 오프리 교수는 지난 2011년 만성질환 관리와 관련, 뉴욕타임스의 칼럼을 통해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켜보는 게 최고의 치료법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수술이나 약물을 남용할 때 생기는 부작용을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다. 우리 경제도 비슷하다. 성장을 고려해 설혹 금리를 낮춘다고 해도 효과는 미지수다. 기업들은 돈이 넘치는 상황에서는 이자율이 투자에 변수는 되지 못한다. 적절한 치료법은 소통과 타협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정부는 기업인들을 불러 투자를 종용하지만, 이들은 돌아서면 다그치기만 한다고 투덜댄다. 경제민주화 입법과 관련한 시각 차이가 해소되지 않는 한 투자를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하다. 통상임금 문제도 기업 투자와 직간접적으로 상관있는 현안이다. 정부나 노사정위원회는 기업이나 정치권을 설득하는 노력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복지제도 강화와 관련해 국민대타협위원회를 만들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증세부터 꺼내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들의 의견이 어떤지를 묻는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 정책의 불확실성은 투자의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포함해 산적한 현안을 제때 해결하는 것이 지속 성장의 해결책이라고 본다. osh@seoul.co.kr
  • [열린세상] 베를린, 드레스덴, 그리고 서울/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베를린, 드레스덴, 그리고 서울/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독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일 전후 사회보장제도 통합 과정을 살펴보면서부터다. 그 많은 통일비용 중 50%가 사회보장 관련 비용이었고, 연금이 전체 통일비용의 25%였다는 것을 알고서다. 만약 우리에게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면 하는 생각이 들면서부터는 더욱 그렇다. 통일 이전에 구 동독지역을 방문했던 구 동유럽 국민들이 천국과도 같은 곳에서 잘 산다고 감탄했다는 동독과 통일했는데도 이처럼 많은 비용이 들었다니 말이다. 통일부와 독일 내무부의 인적 교류 네트워크인 ‘한독통일 자문위원회’의 전문가 회의는 독일에 대한 이해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회의 참석차 베를린에 도착한 지난 9월 22일은 독일 총선 날이었다. 메르켈의 기민당이 압승했음에도 연정 구성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는 독일에 대한 관심을 배가시켰다. 40%가 넘는 지지를 얻은 기민당이 군소정당과 제휴하면 연립정부 구성이 수월할 것 같은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해서다. 특정 가치를 표방하는 정당에 투표한 유권자의 심판이 두려워서란다. 섣부른 연정을 통해 정당의 정체성이 약화될 경우 유권자 심판이 엄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독일 국민이 군소정당과의 연정보다 다수당과 제2당의 연장을 의미하는 ‘대연정’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원활한 국정수행 때문일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지 분위기는 다수당인 기민당과 제2당인 사민당이 대연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한 달이 지나자 예상대로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대연정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독일 내무부는 통일과 관련된 1년 365일 기록 모두를 담은 수첩을 기념품으로 제공했다. 2014년용 수첩에는 2015년 달력도 있었다. 2013년 9월에 이미 2015년 달력이 수록된 수첩을 건네주는 주도면밀한 나라 독일, 그러한 독일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 통일 시점이었다. 통일 3개월 전까지는 대다수 독일 국민이 생전에는 통일을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이러한 독일 정부가 통일의 상징으로 안내한 곳이 구 동독지역에 속했던 드레스덴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엄청난 비극을 겪었던 도시, 대공 방어망이 붕괴된 상황에서 대규모 폭격으로 엄청난 수의 민간인이 희생되었고, 건물 90%가 파괴된 드레스덴이 역사의 아픔 속에서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무차별 폭격으로 인한 파괴와 분단의 아픔을 이겨내고, 철저한 고증을 통해 남아있는 흔적들을 연결해 옛 모습을 찾으며, 지나온 역사와 화해하는 상징으로의 드레스덴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 통일이 더 늦었더라면 구 동독지역에 속해 있던 문화유산 상당수가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설명과 함께. 과거 역사와의 화해 상징으로 드레스덴의 복구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는 상황에서 서울로부터의 기초연금 관련 소식이 날아왔다. 논란이 많던 기초연금 정부안이 발표되던 날이었기 때문이다. 정부안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서울에서는 기초연금이 모든 복지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어 가고 있다. 기초연금을 보는 시각들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에서 처음으로 연금제도를 도입했고, 두툼한 연금 급여가 특징인 비스마르크형 공적연금제도의 원조국가인 독일이 ‘어젠다 2010’을 내세워 30년에 걸쳐 왜 연금 급여의 40%가 깎여 나가고 있는지를 되돌아 보아야 할 때인 것 같다. 기초연금이라는 블랙홀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향후 급속하게 도래할 초고령 사회는 어찌 대처하고, 통일이 된다면 북한 주민의 연금 문제는 어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기초연금을 통해 달성하려는 비전과 제도 운영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할 것 같다. 독일이 채택하고 있는 각종 제도의 외형을 단순히 모방하기보다는 어떤 고민을 통해 어떤 가치관이 형성되었으며, 어떤 시스템으로 각종 제도가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국민의 행복을 위해 도입하려는 복지제도가 오히려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 맥도날드 할머니 쓸쓸한 죽음…민주당 “기초노령연금 공약 지켜라”

    맥도날드 할머니 쓸쓸한 죽음…민주당 “기초노령연금 공약 지켜라”

    맥도날드 할머니 쓸쓸한 죽음…민주당 “기초노령연금 공약 지켜라” 민주당이 쓸쓸하게 생을 마친 ’맥도날드 할머니’ 권하자 할머니와 관련해 “기초노령연금 20만원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민주당은 10일 맥도날드 할머니의 사망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맥도날드 할머니’로 알려진 권하자 할머니가 최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소재의 송파새희망요양병원에서 사망, 무연고 변사자로 처리돼 화장된 뒤 경기 파주시 서울시립 용미리 무연고 추모의 집에 안치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권 할머니가 ‘맥도날드 할머니’ 별명을 얻은 것은 서울 정동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매일 밤을 지새우며 연명하는 모습이 한 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부터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언론에 보도된 맥도날드 할머니의 과거 이력도 소개했다. 민주당은 “먼저 노년에 어렵게 생활하다가 생을 마친 권하자 할머니의 명복을 빈다”면서 “한국외국어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15년가량 외무부에서 근무했고, 대학 재학 시절에 ‘메이퀸’으로 뽑힐 만큼 출중한 미모였던 권 할머니가 우리 사회의 복지제도의 불비(不備)로 안타깝게 죽어갈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권 할머니의 운명이고 팔자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아울러 “노후를 비참하게 마치는 어르신들이 권하자 할머니에 그치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면서 “얼음장처럼 차디찬 방에서 겨울을 나야 하는 어르신들이 우리 주변 곳곳에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민주당이 지향하는 보편적 복지사회는 꼭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매월 20만원을 지급한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어르신들의 시름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박근혜 정부는 예산타령 하지 말고 당장 기초노령연금 20만원 공약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르신께 죄송한 마음”… ‘공약 후퇴’ 사과

    “어르신께 죄송한 마음”… ‘공약 후퇴’ 사과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기초연금 축소 등 ‘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 “(기초연금을)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세계경제 침체와 맞물려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세수 부족과 재정건전성의 고삐를 쥐어야 하는 현실에서 (기초연금 축소가)불가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죄송한 마음’이라는 표현으로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했으며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에게 진심과 진정성을 담아 이해를 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사과 또는 유감을 표명한 것은 취임 이후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것이 결국 공약의 포기는 아니며 국민과의 약속인 공약은 지켜야 한다는 저의 신념은 변함이 없다”면서 “비록 지금은 어려운 재정 여건 때문에 약속한 내용과 일정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부분들도 임기 내에 반드시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기초연금을 포함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복지제도는 국민적 합의가 전제된다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 대선 때 공약했던 국민대타협위원회를 만들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민생·복지공약 파기’로 규정하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에 따라 여야 대치 정국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에서 전면적인 예산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올해 본예산보다 4.6% 늘어난 357조 7000억원 규모의 2014년도 예산안과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했다. 분야별로는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이 105조 9000억원(29.6%)으로 가장 많았다. 복지 예산이 10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경기 둔화 등으로 총수입은 올해(372조 6000억원)보다 0.5% 줄어든 370조 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스웨덴 복지 맨얼굴과 산소 주변 등나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스웨덴 복지 맨얼굴과 산소 주변 등나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노후소득보장 분야에서 중요한 국제교류가 있었다. 최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한국과 스웨덴 정부의 인구고령화 포럼’과 스웨덴 대사관저에서의 만찬을 통해서다. 양국 복지부 장관의 주제 연설,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와의 진지한 토론과 여러 스웨덴 전문가들을 통해 스웨덴 복지의 맨얼굴을 경험할 수 있었다. 평균수명 증가와 경제성장률 감소가 연금재정에 부담을 주는 만큼 연금액을 자동 삭감토록 한 1998년 스웨덴 연금개혁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가 다니엘손 대사에게 연금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을 물었다. 연금 운영에서 정치논리 배제와 오랜 역사의 기초연금 폐지가 1998년 연금 개혁을 통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다니엘손 대사는 오래된 스웨덴 복지 역사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오랜 역사의 복지 학습효과를 통해 복지제도 필요성이 국민들 뼛속 깊이 녹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금운영을 책임지는 정부가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하니, 받아들이기 싫어도 개혁 필요성이 있겠지 하면서 국민들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빈번해진 정권교체가 정치권의 책임의식을 높였다는 설명도 중요하게 들렸다. 언젠가 정권을 잡을 터인데 대책 없는 반대 또는 지나친 포퓰리즘이 야기할 정치적 부담 등을 감안, 정치권이 복지 관련 논쟁에서 일정한 선은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경변화에 끊임없는 적응하는 것이 스웨덴 복지의 참모습이라는 답변도 가슴에 와 닿았다. 과거에 도입한 제도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쳐나가는 것이 스웨덴 복지의 핵심이라는 대목에서 특히 그러했다. 이미 15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연금 개혁을 단행했음에도 인구고령화 대응 차원에서 추가적인 연금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스웨덴 포럼 참석자들의 견해가 이를 입증하는 것 같았다. 반면에 논란이 되는 우리나라의 기초연금 도입방향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의 역사·문화·전통을 고려하여 한국적 상황 및 정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도입이 최선일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였다.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과 급속한 인구고령화를 반영한 객관적인 평가는 할 수 있을 것이나, 구체적인 제도 도입방향은 우리 스스로가 결정할 문제라는 지극히 절제된 답변이었다. 우리 사정은 우리가 가장 잘 알 터인데도, 외국 사람들에게 구태여 해법까지 물어봤던 이유는 바람직한 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만남의 여운을 간직하며 맞이한 추석 성묘 길, 산소 주변의 등나무 숲이 눈에 들어왔다. 여름철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는 등나무가 야생의 산 속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였다. 제한된 공간에서 자라는 도심의 등나무가 훌륭한 쉼터와 아름다운 꽃을 선물할 수 있는 반면, 적절한 통제가 없는 야생상태의 등나무는 그 특유의 강한 번식력으로 10m가 넘는 소나무까지 고사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심과 야생상태 등나무의 기능차이는 복지문제를 둘러싼 스웨덴과 우리나라의 현실과 환경 차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물처럼 보였다. 복지에 대한 학습효과,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부담정도, 소득 파악 관련 인프라 등에서 존재하는 양국의 현격한 차이를 인정한다면 해법은 간단해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심각한 취약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우리가 추구할 복지의 제1원칙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노인 집단 내에서의 큰 소득격차를 고려할 때 논란이 되는 기초연금은 선별지급과 저소득 노인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차등지급이 바람직해 보인다. 기초연금만으로는 노인빈곤 해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저소득 노인을 위한 추가 복지지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제도 운영원리가 상이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 운영은 자칫 중산층 이하 저소득층의 국민연금을 고사시키는 야생의 등나무 기능을 할 가능성이 높다. 연계 운영방식 대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초연금은 노후빈곤에 노출된 취약노인 중심 제도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배경이다.
  • “스웨덴은 70세 정년 추진 중”

    “스웨덴은 70세 정년 추진 중”

    “스웨덴은 많은 예산을 들여 관대한 사회보장을 시행하기 때문에 조세부담률이 높다. 하지만 이를 통해 계층 간 이동성을 높이고 빈부격차를 줄였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보건사회부 사회보장 장관은 9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웨덴의 복지정책 개혁 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스웨덴 양국 간 사회복지정책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먼저 “사회복지제도는 고유한 맥락 속에 있기 때문에 수출하거나 수입할 수 없다. 다만 세상에 완벽한 국가는 없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배울 건 배워야 한다”면서 “세계는 갈수록 상호 의존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사회복지제도에서도 다양한 국제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모든 사회복지정책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데, 관대한 복지는 노동 의욕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가정 양립, 정년연장 등을 통해 최대한 많은 국민이 노동시장에 참여하도록 정책을 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스웨덴에서는 법정 퇴직 연령이 61~67세이지만 실제로는 평균 64.5세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법정 퇴직 연령을 최소 70세로 늦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사회복지는 장기적으로 초당적인 협력을 필요로 한다”면서 “정부와 의회, 노사가 함께 모여 ‘바꾸면 안 되는 부분과 바꿔도 되는 부분’을 선정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고 조언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유사·중복 복지사업 통폐합…전담부서 2개과 신설 추진

    보건복지부는 여러 정부 부처에 걸쳐 있는 복지 사업의 유사·중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보장제도과·사회보장조정과(가칭) 등 2개 과를 신설하는 직제개편안을 기획재정부·안전행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사회보장제도과와 사회보장조정과는 지난해부터 사회보장위원회 아래에서 사무국 기능을 하던 조직으로, 직제시행령 개정안에 반영되면 복지부 내 상설 조직이 된다. 사회보장제도과는 복지제도의 근본적인 장기 계획을 세우고, 사회보장조정과는 부처 간 복지사업 기능의 조정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신설되는 2개 과를 통해 부처별로 중복되는 복지사업을 사전에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처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부처별로 복지사업이 중복 시행되고 있는 문제점은 꾸준히 지적돼 왔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복지부 소관 영유아보육료 지원사업과 가정양육수당 지원사업, 교육부 소관 유아학비 지원사업은 지원대상 집단이 일치하는 데도 사업 간 지급방식과 시스템이 모두 제각각이다. 보육료는 보육정보시스템, 가정양육수당은 행복e음, 유아학비는 e-유치원시스템으로 분리 운영된다. 이로 인한 중복지급은 지난 3월에만 모두 3627건에 4억 7400만원 정도 발생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내년 최저생계비 5.5% 인상… 4인 月163만 820원

    내년 최저생계비 5.5% 인상… 4인 月163만 820원

    내년도 4인 가구 기준 최저생계비가 올해보다 5.5% 인상된 월 163만 820원으로 결정됐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열린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내년 1월 1일부터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선정이나 급여 수준 결정에 사용할 새로운 최저생계비 기준을 이같이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저생계비는 1인 가구 60만 3403원, 2인 가구 102만 7417원, 3인 가구 132만 9118원으로 인상됐다. 5인과 6인 가구는 193만 2522원과 223만 4223원으로 각각 올랐다. 최저생계비는 3년마다 시행되는 ‘계측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2만 2000가구 면접을 통해 파악한 가구 일반 현황, 지출 및 소득, 자산 등 전반적 생활 실태와 저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필수품 시장 가격 등을 근거로 위원회는 최저생계비에 반영할 품목과 비중, 최종 인상률을 정했다. 이날 결정된 최저생계비는 기초생활보장제도가 개별급여 체계로 전환되는 내년 9월까지만 적용한다. 내년 10월부터는 급여 기준에 상대적 생활 수준을 반영하기 위해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한 상대적 빈곤선 방식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능후 부위원장은 “이번 계측에서는 주거비 산출을 위한 기준 면적을 기존 37㎡에서 40㎡로 확대하고, 생활 실태 변화에 따라 디지털 TV, 디지털카메라 등을 추가하는 한편 아날로그 TV와 비디오 등은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상률 5.5%는 지난해 3.4%를 2.1% 포인트 웃돌 뿐 아니라 2000년 이후 2005년(7.7%), 2011년(5.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저생계비는 1999년 도입 이래 각종 복지제도의 기준선 구실을 해왔다. 그러나 계측 방식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최저 ‘생존비’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1999년 계측 당시에는 4인 근로자가구 중위소득 대비 45.5%였지만 점차 낮아져 2010년에는 35.7%에 머물렀고, 최저임금 대비 최저생계비가 2005년 67.6%에서 2011년 54.6%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블랙스완 나라의 스몰볼 게임/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블랙스완 나라의 스몰볼 게임/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에어컨 꺼진 연구실에서 숨 막힐 정도로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큰 고통을 안기는 전력 부족이 수요 예측 잘못이라며 발전소 몇 개 서둘러 지으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화력발전은 전기 값이 비싸고, 단가가 싼 원자력은 국민 반발로 건설이 쉽지 않다. 화력발전으로 전기 값이 올라가면 팍팍한 서민생활과 기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다. 이처럼 딜레마에 빠지게 할 문제가 도처에서 발생할 것 같다. 전기 부족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더 꼬이게 되는 복잡한 문제의 서막이다. 대국민 홍보 및 중산층 정의에서 문제가 있었다고는 하나,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 부족과 복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미세한 세금 조정에 대해 엄청나게 반발하는 우리의 현실이 답답해 보이는 이유다. 검은 고니를 의미하는 ‘블랙 스완’(Black Swan)은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나, 일단 발생하면 커다란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가리킨다. 백조가 흰색이라 믿었던 유럽인이 호주에서 검은색 백조를 발견하고 나서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필자에게 우리나라는 블랙 스완의 나라인 것 같다. 소니를 제친 삼성, 토요타를 쫓아가는 현대차, 20세기 이후 4000만명 이상 국가 중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유일한 국가라서 그러하다.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는 법. 50년 만에 평균수명은 20년 이상 증가했고, 높던 출산율은 세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성공했던 정부정책인 산아 제한이 국가재앙이 된 지 오래다. 노인인구가 3배(7%→20%) 증가하는 데 프랑스는 154년 걸렸으나, 우리는 26년 정도로 전망된다. 선진국 눈에 또 다른 블랙 스완이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복지욕구 충족 및 소득 양극화 해결을 위한 복지재원 확보문제도 시작에 불과하다. 인구고령화로 향후 지출이 급증할 기초연금, 건강보험,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의 재원 확보에 벌써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다. 국민 대부분이 복지 확대를 외치나, 재원 확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은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여건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야구로 치면 스몰 볼(small ball) 게임을 통한 문제해결이 가능할까? 인구고령화와 같은 만루홈런 몇 개의 대량실점 위기를, 과거 데이터와 인식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스몰 볼 게임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스몰 볼이란 홈런이나 장타를 칠 수 있는 특정 선수로 승부하는 야구인 빅 볼(big ball)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선수 전체가 번트·도루·진루타 등의 조직력으로 승부하는 야구를 말한다. 스몰 볼 게임이 나빠서라기보다, 스몰 볼 게임의 토대인 각종 데이터가 생산가능인구 감소, 잠재성장률 저하, 복지수요 급증 등으로 인해 적기에 국민들에게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워서이다. 개인의 창의성, 즉 야구로 치면 빅 볼로 대표되는 재능 있는 선수들의 개인기에 의존하여 활로를 찾되, 팀워크를 충분히 발휘하여 사회통합을 달성하는 스몰 볼도 함께 구사하는 통합야구, 즉 토털 베이스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믿는 배경이다.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이슈를 묻어둘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공론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싸늘해도 제대로 이유를 설명하면 생각보다 쉽게 공감하는 것이 우리 국민이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다 실패한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삶은 국가가 책임지려는 것이 복지이고, 이러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조금 더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차분히 설명하면, 진통이 있을지라도 적지 않은 국민이 동의하게 될 것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이 있어야 위험을 무릅쓴 도전으로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다. 도전정신과 창의성으로 무장한 재능 있는 선수들이 나타나야 말 그대로의 통합야구가 가능해질 것이다. 폭염의 한가운데서 경험하는 부족한 전기는 더운 여름을 나는 국민과 우리나라의 장래를 위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불가능을 가능’하게 했던 우리의 블랙 스완 사례가 다시 필요한 때다.
  • [세법개정 수정안] “前정부 부자감세로 곳간 바닥… 원상 회복을”

    [세법개정 수정안] “前정부 부자감세로 곳간 바닥… 원상 회복을”

    민주당은 정부가 13일 세(稅) 부담 증가 기준선을 상향 조정한 세법 개정안 수정안에 대해 “숫자놀음에 불과한 미봉책”, “조삼모사식 국민 우롱”이라고 비판하며 “재벌과 부자에 대한 감세 철회가 우선”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그야말로 원점부터 달라져야 한다”면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재벌과 부유층의 세금을 깎아 준 부분부터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으면 중산층, 서민, 자영업자의 세 부담 증가는 부담액의 경중을 떠나 조세의 형평성이 상실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수정안은) 대기업과 슈퍼부자들에 대한 감세 기조 고수라는 고집만 있을 뿐 국가 경영의 책임성은 찾아볼 수 없다”면서 “본질적인 문제점을 분명히 인식해 새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계속되는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홍종학 의원 주최로 ‘박근혜 정부 세제 개편안 토론회’를 개최하며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 갔다. 토론자로 나선 최재성 의원은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세법 개정안을 통한 세수 증가분은 4조 4800억원에 불과하지만 부자 감세 철회 시 5년간 5조 700억원의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발제자로 나선 강병구 인하대 교수는 우리나라 세입 구조에 대한 정부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강 교수는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우리나라의 법인세, 재산세 비중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맞지 않는다”면서 “법인세 비중이 높은 이유는 과세 대상이 크기 때문이지 개별 기업의 세 부담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토론자들 사이에서는 복지제도 확충 과정에서 중산층의 세 부담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 교수는 “중산층에 대한 세 부담의 경감보다는 소득 계층 간 세 부담의 공평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집행위원장은 민주당의 세금폭탄론에 대해 우려하면서 “합리적인 증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충북 공무원 노조 “맞춤형복지 차별”

    충북도 공무원 노조가 정부의 ‘2014년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 기준’에 담긴 맞춤형 복지제도 기준액이 현실과 동떨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5일 노조에 따르면 정부가 마련한 맞춤형 복지제도는 지자체 특성에 따라 차등을 뒀다. 1인당 연간 지급액이 도시형 광역단체(8곳)는 136만 3000원, 농촌형 광역단체(9곳)는 110만 7000원, 인구가 50만명이 넘는 대도시형 기초단체(15곳)는 124만 4000원이다. 이 돈은 도서 구입과 체력 단련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소속에 따라 받는 액수가 달라 같은 지역에 살면서 적게 받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충북도 공무원들은 농촌형 광역단체로 분류돼 대도시형 기초단체인 청주시 공무원들보다 연간 13만 7000원을 적게 받는다. 하지만 도청이 청주에 있어 도청 본청에 근무하는 직원 1500여명 가운데 90%가량이 청주에 거주하고 있다. ‘시골’에 있는 공무원들도 불만이다. 농촌형 지자체 84곳의 공무원들은 도시형 광역단체 공무원보다 39만 5000원이나 적은 96만 5000원을 손에 쥔다. 도농형 기초단체 공무원들은 연간 101만 8000원을 받는다. 허운영 충주시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우리들은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청주 등 대도시까지 나오는 경우가 많아 더 많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번 기준은 동네에서 하는 수준 낮은 문화행사나 즐기라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2004년 지방분권 차원에서 여러 가지 경비 편성 권한을 지자체에 넘겨줬더니 재정상황을 고려치 않은 채 방만하게 운영해 기준을 마련했다”면서 “기준액은 행정연구원이 지자체 담당 공무원 면담, 주민 수, 지자체 재정상황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에 지자체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해 지급하던 일·숙직비를 5만원으로, 읍·면·동 주민센터 직원들의 매달 출장비를 13만 8000원으로 제한하는 기준도 마련해 통보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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