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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일하면 한 달 무조건 휴가

    5년 일하면 한 달 무조건 휴가

    CJ그룹 3년 연속 1위에 올라 강점 ‘유통ㆍ문화’ 매력적 작용대기업 신입 공채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그룹에 CJ가 3년째 1위로 이름을 올렸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취준생 944명을 대상으로 지난 13~19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 1위에 CJ가 뽑혔다고 20일 밝혔다. 2016년 이래 똑같은 결과다. 왜 취준생들은 CJ를 꿈꾸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일과 삶의 조화)이 거론된다. CJ는 2000년대 초반부터 대리, 과장 등 직급 호칭을 ‘퇴출’했다. 대신 모든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요즘에는 이런 호칭 파괴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20년 전에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5년 근무하면 조건 없이 한 달을 쉬게 하는 ‘창의 휴가’ 등 다양한 복지제도도 입소문을 탔다. 창의 휴가는 일종의 안식월 제도다. 지난해 5월 도입했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임원이든 직원이든 누구나 입학 시즌에 한 달 동안 쉴 수 있는 ‘자녀 입학 돌봄 휴가’도 다른 대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제도다. CJ와 SK텔레콤 등이 시행하고 있다. CJ 측은 “이런 수평적인 조직 문화와 유연한 근무환경이 워라밸을 중시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과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취준생들은 입사 희망 기업 선택 기준을 묻는 질문에 43.3%가 ‘직원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기업’이라고 답했다. 이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곳인가’(40.7%), ‘연봉이 높은 곳인가’(31.0%), ‘오래 일할 수 있는 곳인가’(28.5%), ‘직원들의 워라밸을 지원하는가’(24.8%) 순서로 답했다. 유통·문화가 강점인 CJ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젊은층에 매력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회과학계열 전공자인 취준생 장모(26·여)씨는 “대기업에 인문·사회 관련 전공자가 지원할 수 있는 직무가 제한적일뿐더러 실제로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감이 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CJ는 상대적으로 직무 선택의 폭도 넓고 주력 분야 자체가 20~30대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라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CJ그룹 관계자는 “한류문화, K푸드 등 단순 제조업이 아닌 콘텐츠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성장 가능성으로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어차피 취준생 입장에서는 눈높이에 비해 임금 수준이 하향평준화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순위나 이름값, 연봉 등과 같은 기존의 직장 선택 기준보다 조직문화나 자율성 등에 더 높은 가치를 두게 된다”면서 “최근에는 평생 직장이란 개념이 사라지고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쌓아 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이런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취준생들이 꼽은 ‘입사하고 싶은 기업’ 2위에는 삼성이 꼽혔다. 그 뒤는 SK, LG, 신세계가 이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In&Out] 기본소득, 두려워할 필요 없는 혁신적 복지제도/최한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

    [In&Out] 기본소득, 두려워할 필요 없는 혁신적 복지제도/최한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

    만약 정부가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이라는 조건 없는 돈을 지급한다면 이들의 행동은 어떻게 바뀔까? 이 물음을 위한 실험이 작년 핀란드에서 시작됐다. 2000명의 실업자를 상대로 월 70만원의 현금 급여를 아무런 조건도 달지 않고 지급한 것이다. 핀란드 정부의 이러한 대담한 시도에 관심이 쏟아지면서 우리도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몇 가지 이유로 기본소득에 부정적이다. 첫째, 기본소득이 근로 유인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2015년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의 경제학자들은 멕시코와 필리핀 등 6개 개발도상국가에서 진행된 현금이전성 사회부조가 사람들의 노동 의욕을 감소시키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선진국도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1982년부터 해마다 1000~2000달러 수준의 기본소득을 지급한 미국 알래스카의 경우다. 최근 연구는 기본소득 지급 후 알래스카의 고용률이 다른 주에 비해 낮지 않다는 점을 보여 줬다.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빈곤층에 현금을 줄 경우 술과 담배 같은 재화에 낭비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전 세계 현금성 지원사업을 조사한 세계은행의 연구는 빈곤층이 현금을 받은 후 담배나 술에 대한 소비를 늘리지 않았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오히려 현물 급여를 기본소득과 같은 현금 급여로 대체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2006~16년 저출산 예산은 80조 2000억원이었는데 2016년 합계출산율은 1.3명 수준이었다. 이를 그 기간의 출생아 수 499만명으로 나누면 1인당 약 1600만원의 예산이 사용된 셈이다. 사람들은 차라리 가구에 1600만원의 출산수당을 줬다면 출산율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잡할 뿐 성과가 의심스러운 잡다한 사업보다 불필요한 행정비용 없이 수혜자의 만족도가 높은 현금 이전에 대한 선호는 자연스럽게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요인은 예산이다. 2015년 기준으로 1인당 월 2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할 경우 120조원이 필요하다. 같은 해 정부 예산이 375조원이고 보건·복지·고용 예산이 115조 7000억원임을 생각하면 기본소득 사업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전면적 도입보다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정책 실험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특히 소득이 낮으나 정부의 지원이 미흡한 청년 계층을 대상으로 한 청년수당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핀란드처럼 실험을 위한 법률 제정을 고려해 봄직하다. 청년수당을 지급하는 데 집단마다 다른 방식의 지급이 평등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인지, 성과평가에 필요한 데이터는 어떻게 수집·관리할 것인지 등의 문제를 국회가 정하는 것이 옳다. 마지막으로 지역 단위의 실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 실험은 비용뿐 아니라 제도 운영의 경직성이 문제가 된다. 따라서 자치단체 차원에서 실험하되 설계와 예산, 평가에서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정책 결정자들은 사람들에게 현금을 주면 게을러질 것이라는 생각에 현금 수당에 대해 소극적 태도를 견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는 기본소득과 같은 현금 수당 지급이 빈곤 문제를 다루는 가장 효과적 방법 중 하나이며, 따라서 현금 수당을 받는 ‘게으른 빈곤층’의 고정관념을 버릴 것을 제안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사고와 대담한 도전이 필요한 것은 개인이나 기업만이 아니다. 정부와 정치권 모두 기본소득의 혁신성을 인식하고 보다 열린 자세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 [신년 인터뷰] “현 다당제는 파열된 양당제일 뿐… 개헌 때 선거제 개혁해야”

    [신년 인터뷰] “현 다당제는 파열된 양당제일 뿐… 개헌 때 선거제 개혁해야”

    법정에서, 또 거리에서 국내 인권, 환경, 복지 분야의 개선을 위해 활동해 온 원로 인권변호사 최병모(69) 법무법인 양재 대표가 요즘 ‘정치제도’를 강의하고 있다. 직접 프레젠테이션(PPT) 강의 자료를 만들어 부르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그의 PPT 자료를 들춰 보니 1987년 체제의 한계, ‘차악 선택’의 수단이 된 소선구제의 병폐, 사회 다양성 구축에 초점을 맞춘 각국 제도에 대한 고민이 빼곡했다.“결국 제도입니다. 제도가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규정합니다. 1987년에서 한 세대가 지난 지금 다양한 사상이 각축을 벌이고 건전한 경쟁이 펼쳐지는 합리적인 정치제도를 설계해야 합니다.” 그는 공안 정국에 맞서 정의실천법조인회(1986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1988년) 창립에 참여해 인권운동을 하고, 환경운동연합 전신인 공해반대시민운동협의회를 창립(1986년)하고, 민변 회장을 맡아(2002년) 권력 하수인 노릇에 중독된 검찰·법조의 개혁을 외치고,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사장을 맡아(2007년) 국가의 후견적 역할을 강조하다 보니 “결국 정치제도가 문제”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현재는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비례대표제로 전환할 것을 주창하는 ‘비례민주주의연대’(대표 하승수·최태욱)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정치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개헌 움직임이 가시화된 올해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가했나. -지난겨울 광화문, 서울시청 앞에서 안국동, 종로까지 참 많이 걸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진 독재 정권의 부활 시도였는데 시민이 꺾었다. 촛불집회는 혁명이었다. 길게는 4·19 혁명, 5·18 광주, 6·10 항쟁의 연장선상에 있는 역사적 경로였다고 본다. 이제 촛불혁명을 완결하는 게 우리 사회의 목표가 돼야 한다. →촛불에 담긴 개헌의 의미는. -개헌과 함께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1987년 우리나라는 대통령 직선제만 도입하고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이전의 소선거구 1위 대표제(하나의 선거구에서 최다득표자 1명을 선출하는 제도)를 그대로 유지했다. 영국, 미국, 일본, 멕시코, 한국 등 소선거구제를 채택한 나라들의 특징은 양당제 국가라는 것이다. 프랑스 정치학자 모리스 뒤베르제에 따르면 ‘소선거구제에서는 유권자가 사표 방지 심리에 지배되는 결과 양당제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양당제는 최선의 선택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결과를 가져오고 따라서 투표율도 낮다. 역으로 비례대표제는 견고한 다당제를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의회는 서서히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개혁될 것이다. →20대 총선과 국정 농단 사태, 19대 대선을 거치며 원내 정당이 5개인 다당제가 되지 않았나. -지금의 상태는 정상적인 다당제가 구현된 것이 아니라 정치공학적인 이유로 양당제가 파열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게 옳다. 우리나라 정치엔 또 지역 구도가 강하게 작용하니 어떤 지역의 맹주가 나타나면 그 사람을 중심으로 정당이 만들어졌다가 없어지는 일이 되풀이된다. 역대 대통령마다 당선을 전후해 새 당을 만들었다. 그런 ‘팬덤정치’에서는 국가와 사회를 어떻게 설계하겠다는 전망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사상이 제시되고 경쟁하는 체제가 이뤄져야 다당제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일에선 7~10% 지지를 받는 녹색당이 598석의 의석 중 40~60여석을 얻는다. 녹색당이 연합정부(연정) 구성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원전 폐기를 요구하자 이 정책이 실제 추진됐다. 후쿠시마 사태를 경험하고도 핵 마피아 세력을 무시하지 못하는 보수정당 의원들의 무기력으로 핵 폐기 정책을 채택하지 못한 일본과 차이가 얼마나 큰가. 우리도 의석을 400석으로 늘리고 150석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하여 정당 득표율에 따라 총의석을 배분하더라도 의회가 개혁되면 현재의 예산으로 충분할 것이다. →국정 농단을 거치며 제왕적 대통령제 개선 목소리가 높은데.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새누리당)이 개헌선까지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4당 체제가 됐다. 그리고 선거 이튿날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사건 수사·기소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한다. 2011년에 이미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임신부가 죽었고 피해자가 수백 명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소환도 안 하던 검찰이 왜 그랬을까. 그것이 바로 의회가 국정의 지배권을 가졌을 때의 차이다. 최순실 사태가 폭로될 수 있었던 힘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는 반드시 개선해야 하지만, 대통령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의회의 견제 기능이 작동하지 못해 언젠가는 제2의 박근혜가 출현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개혁해 의회가 국정의 중심이 되는 의회중심주의 국가로 가야만 민주주의가 도약할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뿐 아니라 서울시 조작간첩 사건 등에서 검찰이 증거조작 사실이 폭로됐는데도 무리하게 공소 유지를 하려는 시도가 나타났는데. -검찰이 결정권자가 아니라 의회를 장악한 정권의 하수인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권력과 같은 배후세력도 사과를 못 하는 게 ‘잘못했다’고 하면 지지세력 30%마저 등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각자 지지세력 30%를 확보한 채 나머지 40%의 부동층을 두고 양대 정당이 싸우는 체제에서는 끝없이 대립해 국민을 분열시키려고 하고, 자기 세력에 불리한 진실은 은폐하려 한다. 그리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담합해 서로 부정을 눈감아 준다. →시혜적 복지 논란이 나오는 이유는. -초기에 독일의 비스마르크나 박정희 정권 같은 보수정권이 서민층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복지제도를 도입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선별적, 시혜적 복지에 그칠 뿐이다. 그것은 사람을 소득수준에 따라 구별 짓고, 복지 급여를 받으려면 정부의 재산·소득·가족관계 조사를 감수해야 하며, 그 결과 수급받는 쪽은 차별당하고 위축돼 사회가 분열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회안전망, 국가의 후견적 역할에 충실한 보편주의 복지만이 복지를 통해 통합된 사회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 경우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납세자의 당연한 권리가 된다. →1987년 체제의 한계를 지적했는데. -1987년에 우리가 전두환 독재 정권의 항복을 받아 내고 나자 시민들은 모두 이제는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고 다음날부터는 생업으로 복귀했다. ‘너희들이 잘해 봐’ 하며 당시 독재 정권의 아성이던 민정당과 무기력한 야당 등 기성 정치인들에게 다시 헌법 개정을 맡겼으니 다른 안이 나올 수 없었다. 또 당시 (대통령 직선제를 겨우 되찾은) 우리는 의회 구성에 소선거구제가 아닌 다양한 선거제도가 있다는 사실이나 그 정치적인 함의를 잘 알지 못했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우리 역사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인 민주주의를 위해 쉼 없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1987년과 다르게 청년들이 지금 처한 현실 때문에 힘들어하고 희망 없음에 또 힘들어하는데. -그래도 항상 청년들이 현실을 바꾸는 데 앞장서 오지 않았나.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선거개혁을 주도하면 좋겠다. 선거개혁으로 원내 정당이 6~7개쯤 된다면 결국 좌파에서 중도우파까지 의석의 70%는 중산층 이하의 지지에 기반을 두게 될 것인데, 그러면 당연히 청년을 위한 정책에 우선순위가 주어질 것이다. 인구절벽이 눈앞에 와 있고 합계출산율은 여전히 1.2 수준인데도 저출산 문제 해결이 왜 안 될까.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갈등처럼 보수층이 자기의 이익을 양보하지 않으려는 음모 때문에 부실한 보육복지가 개선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보육, 의료 등의 영역은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공공성이 우선돼야 함에도 그렇다. →올해 정치제도 변화는 실현될 수 있을까. -실현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톨릭에서 말하는 ‘대희년’(모든 것을 제자리로 회복하는 해)이 되기를 기대한다. 1987년 6월에 못 했던 것을 할 때가 됐다.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국가 권력으로 사익을 추구한 이명박·박근혜 사태에 책임이 있는 보수 정치권력 중에 왜 반성하는 이가 없을까 신기할 지경이다. 그것을 제압할 수 있는 힘 역시 국민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antea@seoul.co.kr
  • “아동수당 만 5세 이하 모든 가구 지급 재추진”

    “아동수당 만 5세 이하 모든 가구 지급 재추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만 5세 이하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주는 법안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지난해 국회 예산안 협의에서 2인 이상 가구 소득 상위 10%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박 장관은 지난 10일 세종시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소득 상위 10%에 아동수당을 안 주게 된 것이 너무 아쉽다”며 “아동수당은 아직 법이 안 만들어졌으니 도입 초기부터 다 줄 수 있도록 다시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아동수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으로 만 5세 이하 자녀가 있는 모든 가구에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보편적 복지제도다. 그러나 여야 예산안 협상 과정에 지급 대상이 소득 하위 90%로 축소되고 시행 시기도 올 7월에서 9월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올해 아동수당 예산은 정부 제출안에서 3913억원 줄어든 7096억원이 배정됐다. 대상자도 기존 253만명에서 238만명으로 줄었다. 이에 양육비 지출이 많은 맞벌이 부부 등 1만명 이상이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원안 시행을 요구하는 등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선별 지급에 필요한 막대한 행정비용도 논란이다. 아동수당을 하위 90%에게만 지급하려면 500명 이상의 조사 인력이 필요하고 행정비용은 연간 최대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에서 줄인 예산의 4분의1에 가까운 금액이 행정비용으로 빠져나가게 된 것이다. 박 장관은 “학계와 국민 여론이 다 줘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야당 의원들도 ‘지금 생각해보니 지급 대상에서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10%를 제외하려면 행정 절차와 준비가 필요하지만 전체를 대상으로 하면 훨씬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달까지 법을 통과시키는 게 목표인데 그때 지급 대상을 확대하면 된다”며 “예산 문제가 있지만 여야가 동의만 해주면 된다. 국회에서 잘 판단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인 ‘문재인 케어’에 대해 “3800개 비급여 항목을 심의하는 의료보장심의관(국장급)을 다음달에 신설하고 그 아래에 2개 과를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보료 인상 우려에 대해서는 “지난 10년간 보험료 평균 인상률인 3%를 유지하고 건강보험 적립금을 쓰면 30조 6000억원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으로 추진한 사회서비스공단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전에 하면 선거에 이용될 수 있어 선거가 끝난 뒤에 오해가 없을 때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기고] 100세 시대에 맞춘 은퇴 설계/백찬현 한국MDRT협회장

    [기고] 100세 시대에 맞춘 은퇴 설계/백찬현 한국MDRT협회장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생활환경은 사회가 발전하는 속도만큼이나 편리해지고 첨단화돼 가고 있다. 특히 의료기술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로 경제활동을 마치고 난 이후 삶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은퇴 준비에 대한 고민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국가적 과제로 논의될 만큼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사회복지제도가 발달한 선진국의 경우에도 개인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계획하는 내용에서 장기적인 은퇴 설계는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사회복지제도가 많은 발전을 하고 있지만 빠른 고령화와 저출산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공적연금 재원 확보와 유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고려한다면 개인의 은퇴 설계 준비는 꼭 필요하다. 은퇴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은퇴자금이 우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제한적인 자금여력 안에서 목표 은퇴자금 규모를 충분히 확보하려면 한 살이라도 젊은 나이에 빨리 시작해 은퇴 준비 기간을 최대한 길게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경제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의 은퇴 준비는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생활비나 교육비 부족 등 여러 이유로 은퇴 준비 시작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은퇴 설계를 준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현재와 가까운 미래인 청년, 중년기에 나타나지 않고 은퇴가 현실로 발생하는 아주 먼 미래인 장년, 노년기에 나타난다. 제한된 재정 상황에서 발생하지 않은 미래를 준비하기란 매우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은퇴 설계의 시작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은퇴 준비에 투입된 재원을 운영할 기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자산 위주로 운영할 수밖에 없어 은퇴자금을 운영하는 방법도 제한적이 된다. 성공적인 은퇴 설계를 위해 중요한 또 한 가지는 은퇴 목표를 세우고 주기적으로 점검 수정하는 것이다. 아주 먼 미래이지만 내가 꿈꾸는 은퇴생활의 그림을 그려 보면서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필요한 자금 규모를 예측해 내가 설정한 은퇴 목표를 준비하기 위하여 지금부터 은퇴 시점까지 경과 나이 단계별 준비사항을 계획해 보는 것이다. 은퇴 준비는 마라톤 경기에 출전하는 것과 같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강한 의지와 목표 의식을 잃지 않고 꾸준한 속도로 긴 경기에 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마라톤 선수가 완주를 위해 혼자 출전 준비를 하지 않고 전문 코치와 함께 힘든 과정을 이겨 내듯이 은퇴 설계도 혼자의 의지로 긴 시간을 준비하기는 매우 어렵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기를 놓치지 않고 나의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오랜 기간 동안 나의 미래를 함께 고민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은퇴 설계 시작을 하면서 계획한 목표를 유지하고 전문가와 함께 주기적인 점검과 목표 수정을 통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와 불확실성 등 부정적인 요소들을 계속적으로 해결해 가면서 좀더 여유 있고 행복한 은퇴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의왕시, 신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적극 발굴.

    경기 의왕시는 신규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자 발굴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정부의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에 따른 조치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기초수급 신청자의 부모와 자녀의 소득·재산을 조사해 수급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실제 본인의 소득이나 재산이 선정 기준을 충족해도 부양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가 있을 경우는 기초수급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많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일 제55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개최하고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 추진현황 및 중위소득 산출방식 개선 상황을 점검했다. 지난 8월 수립·공표된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시행되며, 주요 과제는 빈곤 사각지대 해소, 보장수준 강화, 탈빈곤 촉진, 빈곤예방, 사후관리 등 5대 분야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월부터 주요 과제 중 하나인 ‘빈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했다. 이에 따라 기초수급자 가구에 노인이나 중증 장애인이 포함되어 있고 부양의무자 가구에 기초연금 수급자 또는 장애인연금 수급자가 포함돼 있으면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 20세 이하의 1~3급 중복 등록 장애인이 포함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는 완화이전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제외됐던 대상자와 차상위 계층 200여가구를 대상으로 기초생활수급 대상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시는 차상위계층에 대해 안내문을 발송하고, 주민 홍보 등을 통해 부양의무자 완화기준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폭넓은 대상자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자녀에게 실질적인 부양을 받지 못해 생계가 곤란한데도 기초수급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정부의 완화조치로 이런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전망이다. 이정순 희망복지과장은 “이번 완화조치에도 기초수급에서 탈락한 실생활이 어려운 대상자에 대해서는 다른 복지제도와 생활보장심의위원회를 통한 권리구제를 적극 활용해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세금도 빚도 高高…대한민국 서민들만 ‘곡소리’

    세금도 빚도 高高…대한민국 서민들만 ‘곡소리’

    ■지난해 국민부담률 첫 26% 돌파… 美 ‘추월’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이 처음으로 26%를 넘어섰다. 우리 국민부담률 상승폭은 2007년 이후 9년 만의 최대 기록이다. 국민부담률이란 한 해 국민들이 내는 세금(국세+지방세)에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을 더한 뒤 이를 그해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이다. 지난해부터 세수호황 기조가 지속되고 각종 복지제도가 확대되고 있어서 국민부담률은 당분간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이 26.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25.2%) 대비 1.1%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세수호황에 복지 확대… 상승 불가피 지난해 국민부담률이 크게 오른 배경에는 조세부담률 상승이 자리잡고 있다. 조세부담률은 2015년 18.5%에서 지난해에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9.4%까지 뛰었다.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 무려 11.3%(24조 7000억원) 급증했고, 지방세 수입 역시 6.3%(4조 5000억원) 증가했다. 우리 국민부담률은 OECD 평균(34.3%)에 비해서도 8% 포인트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올해도 세수호황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내년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 대상 증세가 확정돼 조세부담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등 복지지출 확대로 재정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점도 국민부담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도 명확한 시한을 못박지 않아 앞으로 작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건강보험 급여 대상 확대로 건강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큰 점도 국민부담률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상향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으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저출산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인구 구조 요인까지 고려하면 국민부담률 상승 속도를 늦추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사회적 합의 미리 갖춰야 갈등 차단 전문가들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복지 수요 확대 등으로 인해 국민부담률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조세 형평성 개선을 통해 상승 속도를 조절하고, 미리 사회적 합의를 갖춰야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상반기 GDP대비 가계빚 증가 속도 ‘세계 2위’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경제 규모 대비 가계 빚 증가 속도가 세계 주요국 중 두 번째로 빨랐다. 가계부채가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수준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中 이어 두번째… 가계부채 비율 93% 10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6월 말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3.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92.8%에 비해 1.0% 포인트 상승했다. 중국(2.4% 포인트)에 이어 BIS가 집계하는 43개국 중 두 번째로 큰 상승 폭이다. 경제 규모에 비해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팔랐던 것이다. 한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증가 폭은 2014년까지는 1% 포인트대에 그쳤으나 2015년 3.9% 포인트, 지난해 4.7% 포인트로 급격히 높아졌다. 2014년 8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각 70%와 60%로 완화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LTV·DTI는 6·19와 8·2 두 차례 부동산 대책에서 대폭 강화돼 수도권 등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에선 각각 40%(다주택자는 30%)로 축소됐다. 또 내년부터는 DTI보다 강화된 대출규제인 신(新)DTI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차례로 도입된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순위는 8위를 유지했다. 스위스(127.5%), 호주(121.9%), 덴마크(117.2%), 네덜란드(106.8%), 노르웨이(101.6%), 캐나다(100.5%), 뉴질랜드(94.5%) 다음이다. 그러나 미국(78.2%)이나 유로존(58.1%), 일본(57.4%), 영국(87.2%) 등에 비해 높다. 특히 18개 신흥국만 놓고 봤을 땐 우리나라가 단연 가장 높다. 태국(68.9%)이나 홍콩(68.5%), 말레이시아(68.0%)와는 격차가 상당하다. ●소득 대비 상환부담도 5번째로 높아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소득 대비로도 빠르게 늘었다. 6월 말 기준 DSR은 12.6%로 지난해 말보다 0.2% 포인트 상승했다. BIS가 집계한 주요 17개국 중 호주(0.3% 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 폭이다. 상승 폭이 아닌 DSR로 봤을 때는 네덜란드(16.8%), 호주(15.7%), 덴마크(15.2%), 노르웨이(14.6%)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았다. DSR이 높으면 소득 대비 미래 빚 상환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BIS는 우리나라를 경제 규모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고 ‘지속해서 오르는’ 국가로 분류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머니테크] 여행 숙박권도 가족 기념일 꽃배달도… 복지점수로 결제하세요

    [머니테크] 여행 숙박권도 가족 기념일 꽃배달도… 복지점수로 결제하세요

    공무원 맞춤형 복지제도는 본인의 선호와 필요에 따라 복지 혜택을 골라 쓸 수 있는 제도로 중앙행정기관은 2005년, 지방자치단체는 2006년 도입했다. 매년 1월 1일 지급되는 복지점수(1점당 1000원)로 자신이 원하는 물품이나 서비스를 살 수 있으며 당해 모두 쓰지 않으면 사라진다.# 국가직 1인당 65만원·지방직 135만원 상당 지급 지자체는 지자체장의 권한에 따라 예산 내에서 맞춤형 복지제도 운영지침을 제정할 수 있기 때문에 중앙부처와 복지점수가 다르다. 2017년도 기준 국가직 공무원은 1인당 평균 650점(65만원), 지방직은 1인당 평균 1350점(135만원)을 받았다. 지방직이 국가직에 비해 복지점수가 높은 건 도입 당시 특정 기준 없이 자율적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문제제기가 지속되자 2012년도부터 지자체에 복지점수 관련 기준을 권고했다. 그러나 지방직 복지점수는 2014년 평균 1270점에서 3년 사이 80점이 늘었다. 국가직이 평균 650점대를 유지한 것과는 대조된다. 국가직 공무원은 기본복지 점수로 400점(40만원)을 일괄적으로 받는다. 1년 근속당 10점(1만원)씩 더해지면, 근속점수는 최대 300점(3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 자녀 수에 따라 가족복지 점수가 더해진다. 지방직의 경우 기본복지점수가 400점보다 높게 책정돼 있으며, 근속이나 가족 복지점수는 국가직과 큰 차이가 없다. 지방직과 국가직은 사용처도 일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소속 기관의 내규를 잘 살펴봐야 한다. # 자녀 사교육비 지자체 따라 일부 제한 2017년부터 저출산 대책 일환으로 둘째 자녀 출산 시 2000점(200만원), 셋째 자녀 이상 출산 시 3000점(300만원) 배정을 장려하고 있으나 이는 지자체에 따라 없거나 다를 수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복지점수의 10%는 온누리 상품권으로 지급된다. 온누리 상품권은 60% 이상 쓰면 나머지를 현금으로 환급받을 수 있으며 사용 기한은 5년이다. 일부 지자체는 지자체 내에서만 쓸 수 있는 고향사랑상품권을 복지점수의 30%까지 주기도 한다. 복지점수 일부는 필수 가입된 단체 생명 상해·의료비보장 보험으로 나간다. 2016년 국가직 공무원 107만여명의 맞춤형 복지비 6626억원 중 35%(2303억원)가 생명 상해·의료비보장보험으로 쓰였다. 따로 든 보험이 있다면 보장 내용을 확인한 뒤 단체 가입 보험과 중복된 보장 내용을 줄이는 것이 개인의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복지포인트 사용처는 크게 건강관리, 자기계발, 여가활용, 가정친화 등 4가지다. 병·의원 외래진료를 받거나 약, 안경 등을 사는 건 건강관리에, 학원 수강이나 도서 구매는 자기계발에 속한다. 자녀의 사교육비는 중앙부처의 경우 제한 사항에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지자체에 따라 공무원 본인의 학원 수강료만 결제 가능한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행이나 숙박시설, 영화·연극 관람은 여가활용에, 보육시설이나 노인복지시설 이용, 기념일 꽃 배달 등은 가정친화 영역에 해당하므로 복지점수로 결제할 수 있다. # 항공 마일리지 마일당 20원에 구매 가능 출장 등 공적 업무로 항공기 이용 시 적립되는 공적 항공 마일리지도 복지점수로 사서 일반 항공 마일리지처럼 쓸 수 있다. 마일당 기본 구매가격은 20원이나 개인 보유 공적 항공마일리지가 3만 마일 미만일 경우 마일당 10원에 살 수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대학생 입사 희망 기업 1위 ‘카카오’

    대학생 입사 희망 기업 1위 ‘카카오’

    31.5%가 선호… CJ·오뚜기順 꼽아 취업 중요 요소 ‘기업 이미지’ 24.8% 시가총액 100대 기업 가운데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를 희망하는 곳은 카카오인 것으로 조사됐다.13일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전국 4년제 대학·대학원 재학생과 휴학생 등 1879명(남성 844명·여성 1035명)을 대상으로 ‘시가총액 100대 기업 고용 브랜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1.5%가 카카오를 선호도 1위 기업으로 꼽았다. CJ(29.4%)가 두 번째였고 오뚜기(20.7%), 아모레퍼시픽(18.7%), 네이버(17.0%), 삼성전자(14.3%), 엔씨소프트(11.1%), 한국전력(9.6%), KT(9.4%), LG(9.1%)가 뒤를 이었다. 남성들은 카카오(22.3%), 삼성전자(21.2%), 오뚜기(20.7%) 순으로 1~3위를 답했고 여학생은 카카오(39.0%)와 CJ(38.6%)가 압도적인 1, 2위를 형성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대학생 취업 선호 기업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정보기술(IT) 관련 기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학생들은 취업 희망 기업을 고를 때 중요한 요소로 ‘기업 이미지’(24.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연봉 수준(19.4%), 회사 비전·성장 가능성(18.0%), 복지제도(14.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성남시, 저소득 3∼6급 경증장애인 수당 1만원 추가 지급

    경기 성남시는 정부가 3∼6급 저소득층 경증장애인에게 지급하는 장애수당에 자체 예산을 투입해 월 1만원을 더 지원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성남시에 등록된 3∼6급 저소득층 경증장애인 4105명은 오는 20일부터 국·도비 지원금 월 4만원을 포함해 월 5만원의 장애수당을 받는다. 다른 지자체보다 연 12만원이 많은 수준이다. 시는 상대적으로 정부 지원이 적은 저소득 3∼6급 경증장애인 수당 인상을 위해 지난달 3개월분의 추가경정예산 1억2315만원을 편성했다. 내년에는 4억9260만원의 자체 예산을 편성한다. 시는 복지부와 사회복지제도 신설 변경 내용에 관한 협의를 마치고, 시의회 의결 절차를 밟았다. 지원 대상자는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해 만 18세 이상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가운데 장애 등급 3∼6급이다. 1∼2급 저소득층 장애인은 장애수당(월 4만원) 외에도 장애인 연금, 사회적응 활동, 의료기, 재활보조기구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져 이번 1만원 추가 지원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3∼4급 저소득층 장애인은 상대적으로 지원이 적고 취업도 어려워 정부 지원금만으로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어 예산 범위 안에서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고향사랑 상품권 사용 ‘무궁무진’

    지방공무원의 복지포인트와 아동수당처럼 새로 도입되는 복지수당을 고향사랑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계획이 추진된다. 행정안전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고향사랑 상품권 설명회’를 열었다. 고향사랑 상품권은 1999년 강원 태백·충남 예산·경북 고령 등 3개 지자체를 시작으로 현재 전국 56개 지자체에서 발행하는 상품권이다. ‘온누리 상품권’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과 달리 고향사랑 상품권은 발행한 지자체의 마트, 식당, 주유소, 미용실, 서점 등 대부분의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이날 설명회에는 강원 춘천시·양구군, 전남 나주시 등 상품권 활용 우수 지자체의 사례도 소개됐다. 고향사랑 상품권이 제대로 정착된 양구군에서는 상품권 구매액수의 1.2%를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데다 상품권 3만원당 1장씩 경품권도 준다. ‘양구사랑 상품권’으로 결혼식 축의금을 내기도 하는 등 주민들은 상품권 사용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알뜰 소비생활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행안부는 온누리 상품권뿐 아니라 고향사랑 상품권으로 지방공무원 복지 포인트를 30%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지방공무원 맞춤형 복지제도 운영기준’을 개정하는 한편 신규 복지수당도 고향사랑 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편리한 서울 찾아가는 서비스

    편리한 서울 찾아가는 서비스

    서울시는 민생 현장 곳곳을 직접 방문해 다양한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찾아가는 서비스’ 15가지를 활발히 운영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건축·복지·부동산부터 자영업자 경영컨설팅, 집수리 안내까지 분야가 다양하다.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를 비롯한 15가지 찾아가는 서비스를 이용한 시민은 54만 6291명으로 조사됐다. 총 37만 7366회 시민 삶의 현장을 방문했다. 찾아가는 서비스 중 ‘찾아가는 서울시청’은 임대아파트 단지와 취약계층·생계형 업종 밀집지역, 지하철역, 공원 등에서 민원·행정 관련 상담을 해주는 서비스다. 상담 공간을 갖춘 3.5t 트럭이 무인민원발급기를 싣고 서울 전역을 돈다. 동주민센터 공무원이 지역에 사는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 어려운 점이 없는지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는 복지제도를 알려주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도 있다. ‘찾아가는 어린이집 방문간호사’는 간호사가 영아 전담 어린이집, 정원이 40인 이하인 어린이집 등을 방문해 영유아 건강검진을 해준다. 13개 운동기구가 있는 이동식 차량을 이용해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찾아가는 체육관’, 상인회나 10명 이상의 상인이 모여 신청하면 전문가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찾아가 자금 지원상담, 경영 진단을 해주는 ‘찾아가는 자영업지원센터’ 등도 있다. 특히 지역 내 중소기업과 주민을 연결해 일대일 취업 상담을 해주는 ‘찾아가는 취업 박람회’는 올해 8월까지 8380명을 상담해 이 중 636명이 실제 취업에 성공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하반기 신입공채 도전자들 “연봉 평균 2800만원 받고 싶다”

    하반기 신입공채 도전자들 “연봉 평균 2800만원 받고 싶다”

    올해 하반기 주요 대기업 신입사원 공채가 시작된 가운데 취업준비생들이 받고 싶은 초봉은 28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지난 5~6일 올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에 도전하는 취준생 5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희망 초임 연봉은 평균 2772만원이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잡코리아가 자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신입직 구직 활동을 해온 취준생 43만 4982명의 이력서 내용을 분석해 발표했던 희망 평균연봉(2455만원)보다 300만원 이상 높은 것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2999만원으로, 여성(2621만원)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희망 직무별로는 생산·기술·연구 직종이 3086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영업·영업관리 2910만원, IT·정보통신 2839만원, 마케팅·홍보 2739만원, 재무·회계·총무·인사 2698만원 등의 순이었다. 또 취준생들은 올 하반기 공채에서 평균 9.7개의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이 각각 10.5개와 9.1개였고, 희망 직무별로는 마케팅·홍보를 지원하는 취준생이 평균 13.8개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가장 많았다. 취준생들이 공채를 준비하면서 꼭 필요하다고 느끼는 정보에 대해서는 전체의 49.0%가 연봉 수준을 꼽았고 공채 일정·채용규모(47.5%), 자격요건 및 합격자 스펙(45.1%), 복지제도(30.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하반기 공채의 특징과 핫이슈에 대해서는 블라인드 채용 확대라고 밝힌 응답자가 64.5%(복수응답)에 달해 가장 많았고, 채용규모 확대와 직무중심 채용이라는 응답이 각각 38.5%, 30.2%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증세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증세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정부가 증세 안을 발표했다. 연소득 3억~5억원 구간의 소득세율을 현행 38%에서 40%로, 5억원 초과는 40%에서 42%로 각각 2% 포인트 올리고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기업에 대해 현행 22%에서 25%로 3% 포인트 올리겠다고 했다. 새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복지제도 확대, 일자리 마련 등 주요 국정 과제를 실천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증세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세금을 더 걷는 것 대신 고소득자와 대기업으로부터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소위 ‘부자증세’를 선택했다.서민을 위한 국정을 펴겠다고 천명한 새 정부의 성향으로 미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긴 하다. 그렇지만 근로소득 면제자 비중이 46.5%에 달하고 상위 10%가 전체 소득세의 87%를 내는 상황에서 고소득자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는 것은 조세형평성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게다가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상은 누진적인 법인세 구조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왜곡된 조세 부담을 더욱더 왜곡할 것이다. 법인세는 명목상으로는 기업이 내지만 실제로는 개인 주주가 내는 세금이다. 그래서 대기업은 부자이고 중소기업은 가난하기 때문에 대기업이 법인세를 더 많이 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사고다. 왜냐하면 대기업일수록 소액주주의 지분율이 높고 중소기업일수록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더 많은 세금을 내게 할 경우 실제로는 대기업의 소액주주가 중소기업의 대주주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된다. 이것은 서민을 위하겠다는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도 배치되는 일이다. 이번 증세는 장기적으로 서민에게 더 큰 피해를 야기할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세금을 올리면 지금의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법인세를 올리면 많은 기업이 다른 나라로 떠날 것이고 그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 보호하려는 ‘서민’들 중 일자리를 잃어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세금이 오르면 사람들은 세금을 회피하려고 한다. 그런데 부유층이 중산층이나 저소득층보다 세금을 회피하는 수단을 상대적으로 더 쉽게 찾으므로 상대적인 소득차가 더 커지게 된다. 서민들의 박탈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이번 증세로 거둘 수 있는 추가 세수는 연간 약 3조~4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새 정부가 5년 동안 주요 국정 과제를 실천하는 데 필요한 재원이 178조원이다. 연간 3조~4조원의 세수 증가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정부는 재원 조달을 위해 채권 발행을 할 수밖에 없다. 최근 정부가 내년에 20조원 이상의 국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런 사정을 말해 준다. 물론 우리나라의 국가채무(중앙 및 지방정부의 회계와 기금, 비영리공공기관 채무 포함)는 2015년 기준 676조 2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의 4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12.2%)에 비해 크게 낮아 당장은 재정건전성 위험이 적다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복지제도의 속성을 고려하면 결코 안심할 수 없다. 복지제도는 한 번 생기면 계속 확대되는 속성을 지녔다. 그래서 복지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 있다. 게다가 복지 혜택이 많을수록 사람들이 일하려는 인센티브가 감소해 생산이 준다. 생산이 줄면 소득이 줄고 소득이 줄면 정부의 조세 수입도 줄게 된다. 결국 정부는 더욱 많은 채권을 발행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늘어난 정부 부채를 감당할 수 없게 되면 재정위기를 겪게 된다. 복지지향 국가로 갔던 많은 나라가 이런 과정을 겪고 어려움에 빠졌다. 이런 과정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국정 과제를 정리해 모든 일에 정부가 나설 것이 아니라 민간부문에 맡겨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정말 가난한 사람을 위한 지출에 집중해야 한다. 증세가 아닌 감세와 규제완화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서민들을 위한 올바른 방향이다.
  •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증세 합의 후 단계적 도입… 월 30만원 기본소득 실험부터”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증세 합의 후 단계적 도입… 월 30만원 기본소득 실험부터”

    서울신문은 지난달부터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시리즈를 통해 사회 구성원들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이 선진국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보고 4차 산업혁명 이후 미래 사회복지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모색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기본소득 모델을 모색하기 위해 금민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 정원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서정희 군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초청해 좌담회를 열었다. 지난 8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우리 정부가 증세를 통한 복지 확대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한 다음 월 30만원 수준의 부분적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이를 단계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기본소득의 정당한 취지는 무엇인가. -정 위원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인 생존의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인권에 기반을 둔 제도다. 물론 기본소득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감소의 대안으로 논의되면서 부각된 점도 있다. 기술력이 발전하며 인공지능(AI) 등의 발달로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득이 줄면서 노동시장은 더욱 양극화된다. 기본소득은 인권을 기반으로 이런 사회정책적 요구까지 포괄하는 제도다. -서 교수 기본소득의 또 하나 중요한 취지는 인간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본소득의 주요원칙은 무조건적, 개별적, 정기적인 현금 지급이며 생존에 충분한 기본소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실업자를 대상으로 한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은 한계가 있다. 핀란드는 기본소득 지급으로 근로의욕을 고취시키겠다고 하는데 일자리 자체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금 이사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받게 된다면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의 선을 위한 직업,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사실 유의미한 기본소득 실험은 실업자가 아닌 ‘버젓한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받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마 노동시간을 줄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것이고,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는 늘어날 것이다. 또 여유가 생기니 문화적인 활동이나 사회, 정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려고 할 것이다.→공짜 돈을 받으면 노동 의욕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 위원 지난해 스위스에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기본소득을 받으면 일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만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 유럽 28개국을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실시했는데 ‘일을 하지 않겠다’는 대답이 4%에 불과했다. -서 교수 기본소득은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소득일 뿐이다. 아무 조건 없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으려면 중위소득 30~50% 정도는 되어야 하고, 이에 해당하는 금액이 1인 가구 기준 최저생계급여인 49만 5000원이다. 이 돈을 받는다고 일을 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금 이사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지식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7~8%이다. 4차 산업혁명 지식기반의 사회에서 지식산업은 이전처럼 고용을 창출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식 자산은 인류 공통의 것이다. 개미뿐 아니라 베짱이도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기본소득은 이 인류 공통의 자산을 나누자는 것이지 ‘공짜 돈’이 아니다. 기본소득을 받으면 노동 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다. →미국 알래스카같이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가 아니면 기본소득을 실시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금 이사 천연자원만이 자원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 위원 지난해 화제가 된 ‘알파고’의 경우 알파고가 갖고 있는 데이터는 인간의 기보를 학습한 결과다. 그 기보는 구글의 것이 아니라 인류 공통의 자산이다. 기업이 ‘빅데이터’로 돈을 벌지만, 이 빅데이터에 기여한 사람들은 특정할 수가 없다. 사람들이 인터넷상에 남긴 기록들을 모아 만들어지고 그 기록은 사람들의 것이다. -서 교수 이제 가치의 중요한 창출 수단이 빅데이터라는 것이다. 구글의 시가총액이 763조원 정도인데 이 기업이 이 잉여 이익을 모두 독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이는 일종의 공유자산이고 가치를 생산하는 것은 일반 지성이다. 자원이라는 개념이 천연자원뿐 아니라 전체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확대되어야 한다. →한국적 현실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선결 조건은. -금 이사 이는 결국 증세의 문제다. 한국의 총조세 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5~6% 포인트가량 떨어진다. 현재 우리가 저부담 저복지 체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증세와 복지 확대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선결된다면 자연스럽게 기본소득 담론도 확대될 것이다. -정 위원 복지 확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 지금 유럽 국가들은 기존 복지가 문제가 많아서 기본소득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는 복지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기본소득을 도입할 수 있는 더 좋은 조건을 지닌 셈이다. -서 교수 증세를 하더라도 기본소득이 아니라 다른 복지제도 확충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일부 겹치는 복지제도는 병합이 되면서 사라지겠지만 의료, 교육, 보육서비스 등은 기본소득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현금으로 지급하는 기본소득은 구매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기본소득과 복지제도는 동반해서 서로 확대해야 할 관계이지 하나를 실시한다고 나머지 하나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다.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하고 어떤 방식으로 편성해야 하는가. -서 교수 단계별 이행 전략이 필요하다. 영국에서는 1차적으로 현재 사회보장시스템을 개선하고 2차적으로는 청년층에게 과도기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한 다음 다시 전체 국민에게 적은 금액의 기본소득을 주고, 최종적으로 전체 국민에게 충분한 금액의 ‘완전 기본소득’을 지급하기까지는 80여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단계를 밟아야 하고 기간은 80년보다는 더 단축돼야 한다. 일단 워낙 힘든 청년층을 대상으로 우선 지급해야 한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오래된 노동 중심성 개념을 깨야 할 때다. -정 위원 지난해 기준 4인 가구 월 소득 127만 3516원 이하는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기본소득이 현금 급부형 복지 제도를 대체하는 것이라면 이를 바탕으로 시민 기본소득 금액으로 1인당 월 30만원을 상정해 볼 수 있다. 국민 모두에게 이를 지급하려면 연간 180조원이 드는데 개인에게 귀속되는 이자, 배당, 임대료, 증권 투자 수익, 상속 등 모든 소득에 10% 세율의 ‘시민세’를 신설해 연 107조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밖에 화석연료 사용 등에 대한 ‘환경세’를 통해 30조원,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토지세’에서 30조원, 기초 연금과 기초생활보장 예산 등을 기본소득으로 전환하면 추가로 13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주택이 없는 연 소득 9000만원 이하(3인 가족 기준)인 가구는 순수혜 가구가 되며 3억원짜리 아파트를 소유한 연 소득 8400만 원 이하의 3인 가구도 순수혜 가구가 될 수 있다. -금 이사 현 정부가 사회수당을 선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5년 후에는 보편적인 기본소득을 도입할 수 있다고 본다. 일단 부분적인 기본소득부터 해야 할 것이다. 월 30만원은 사실 생존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낮게 시작하더라도 중위소득 연동제를 실시해 매년 1~2%를 꾸준히 올려 궁극적으로 중위소득의 50%까지 올려야 하고 이 금액은 한 70만원 정도 된다. 30만원에서 70만원까지 올리는 데는 20~30년 걸릴 것이다. 기본소득을 실시한다고 갑자기 180조원의 세금이 한꺼번에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세금은 걷어서 국가가 돌려주지 않지만 기본소득은 납세자에게 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80조~90조원의 증세만 필요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현재도 기본소득을 감당할 수 있다. →성남시에서 실시 중인 기본소득 실험 ‘청년 배당’이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금 이사 성남시와 비슷한 실험을 하고 싶어 하는 지자체장들은 많다. 문제는 재정이다. 지자체가 조세권이 없고, 현재 성남시는 재정을 절감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자체 차원에서 기본소득을 실시하려면 지방 재정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 위원 아마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제시한 후보들이 많을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가 기본소득 정책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서 교수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동안 우리 지자체들은 자율 예산을 고용 창출과 인프라 등 경제 개발 위주로 투입했다. 그러나 이제 기본소득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사회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정리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이덕일의 역사의 창] 복지정책을 펴던 선조들의 마음

    [이덕일의 역사의 창] 복지정책을 펴던 선조들의 마음

    옛날 사람들도 복지제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모든 복지제도에는 선후가 있다. 먼저 나라를 위하다 늙은 군사 자신과 순국한 사람들의 가족을 배려해야 한다. 고려 문종은 재위 23년(1069) “군인으로서 늙었거나 병이 든 자는 자손이나 친족이 군역(軍役)을 대신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늙거나 병든 군인이 군역을 대신하게 하는 것을 특혜처럼 판결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군인들에게 토지를 나누어 주고 그 대가로 군 복무를 하게 했기 때문이다. 고려 군사가 강했던 근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런데 늙은 군인이 자손이 없을 경우가 문제였다. 이때 군사 본인은 70세까지 성문을 지키는 감문위(監門衛)에 배속시켜 명예직처럼 적만 두면서 토지에서 나오는 곡식을 먹을 수 있게 했다. 70세 이후에는 구분전(口分田) 5결(結)만을 남겨 두고 나머지는 국가에서 거두어 다른 군사에게 주었다. 70세 이후에도 먹고사는 데는 지장 없을 정도의 토지를 죽을 때까지 지급한 것이다. 두 번째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다. 고려·조선은 사회적 약자를 사궁민(四窮民)이라고 불렀다. ‘궁핍한 네 부류의 백성’이란 뜻으로, 한자로는 환과고독(鰥寡孤獨)이다. 늙고 아내가 없는 홀아비가 환(鰥), 남편을 잃은 홀어미가 과(寡), 어린 고아가 고(孤), 자식 없는 늙은 노인이 독(獨)인데, 여기에 장애인을 뜻하는 폐질자(廢疾者)가 더해진다. 고려 문종은 재위 3년(1049) 3월 8일 고위 벼슬을 지낸 80세 이상 노인들을 국로(國老)로 높여 직접 잔치를 베풀고 선물을 내렸다. 다음날에는 민간인 중에서 나이가 많은 서로(庶老)를 필두로 의부(義夫)·절부(節婦), 효자(孝子)·순손(順孫) 등을 격구하는 구정(毬庭)에 불러 직접 잔치를 내리고 선물을 주었다. 절부는 수절하는 아내이고, 의부는 수절하는 남편이다. 아내에게만 절개를 요구한 것이 아니다. 남편이 죽은 아내에 대한 절개를 지키는 것도 의(義)라고 보았다. 순손은 조부모를 받들어 모시는 손자다. 이들뿐만 아니라 환과고독과 폐질자도 함께 불러 임금이 직접 잔치를 베풀고 물품을 내렸다. 이는 일종의 보이기 행사가 아니라 국가에서 도감(都監)을 설치해 진행한 정식 국가 행사였다. 그래서 성호 이익(李瀷)은 ‘고려의 진휼정책’(高麗賑政)에서 “환과고독은 모두 관에서 구휼하고 이 외에도 온갖 장애인도 모두 국가에서 부양했으니 백성들을 우대하는 정사가 지금(조선)에 비해 조금 나은 정도가 아니었다”라고 고려의 복지정책이 조선 후기보다 높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선조들의 복지정책이 지금과 다른 것 중 하나는 대상자의 마음까지 고려했다는 점이다. ‘맹자’(孟子) ‘고자상’(告子上)에 “한 그릇 밥과 한 사발 국을 얻으면 살고 못 얻으면 죽는다 할지라도, 호통치면서(?) 주면 길 가던 사람도 받지 않고 발로 차서 주면(蹴) 거지도 더럽다고 여긴다”는 말이 있다. 여기에서 꾸짖으면서 발로 차면서 돕는다는 뜻의 호축(?蹴)이란 말이 나왔다. 조선 후기 가난했던 지식인 학자 이덕무는 ‘사소절’(士小節)의 ‘동지’(動止)에서 호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비록 가난해도 부자를 쳐다보지 말라. 춥고 배고파 구걸하는 정상을 보여도, 그 사람이 즉시 도와주지 않을 뿐 아니라 싫어하고 업신여긴다. 설사 도와준다 해도 인색한 마음에서 행해진 것이니, 호축(?蹴)과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국조보감’(國朝寶鑑) 중종 6년(1511)조에는 “사족(士族)의 과부와 처녀 가운데 굶주리는 자에게 관에서 미곡을 지급하라”고 명했다는 기사가 나온다. 관에서 미곡을 직접 배달해 주었다는 뜻이다. 사족의 과부·처녀는 부끄러움 때문에 진휼소에 직접 나타나지 못하므로 곡식을 직접 갖다 주게 배려한 것이다. 명재 윤증이 쓴 ‘이조판서 송곡(松谷) 조공(趙公?조복양) 행장(숙종 1년?1675)’에 따르면 흉년이 들어서 선혜청과 훈련원 두 곳에서 죽을 쑤어 진휼하는데, 조복양은 훈련원을 관장했다. 이때 직접 와서 먹을 수 없는 사족은 물론 고아와 과부 및 병들고 힘없는 자들의 명단을 한성부(漢城府?서울시)에서 받아서 식량을 배달해 주었다고 나온다.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는 인간의 자존심까지 감안한 복지 정책, 이것이 선조들에게 배울 국정 철학이다.
  • 신입사원 2명 중 1명 “회사에 실망”…가장 인기있는 상사는?

    신입사원 2명 중 1명 “회사에 실망”…가장 인기있는 상사는?

    신입사원 2명 중 1명은 재직 중인 회사에 실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망한 이유로는 기대 이하의 복지제도, 적은 월급, 근무환경 등을 꼽았다.9일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입사 1년 미만 신입사원 457명을 대상으로 ‘회사 만족도’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6.8%가 ‘현재 재직 중인 회사가 실망스럽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이다’는 답변이 41.4%로 2위를 기록했고, ‘만족스럽다’가 11.8%이었다. 기업 형태별로는 중소기업 재직 직장인이 실망했다고 답한 비율이 50.0%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공기업, 공공기관(41.7%), 대기업(40.7%) 순이었다. 만족스럽다는 평가는 외국계기업(35.0%) 직장인들이 가장 높았다. 회사에 실망을 느낀 이유로는 ‘생각했던 것과 다른 복지제도, 근무환경’( 50.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생각보다 적은 첫 월급(36.4%)’, ‘상사 눈치 보기 식 야근 등 수직적인 조직문화(29.9%)’, ‘반복적인 업무, 허드렛일만 담당해서(23.4%)’ 등의 순이었다. 회사에 만족한다는 신입사원은 ‘배울 점이 많은 직장 상사, 선배(31.5%)’, ‘신입사원 의견도 적극 반영해주는 수평적인 조직문화(29.6%)’, ‘믿고 의지할 동기, 선배(27.8%)’ 등을 그 이유라고 말했다. 신입사원 50.1%는 재직 중인 회사에 소속감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마음이 맞는 동료(49.8%)’, ‘일과 삶의 균형(36.7%)’, ‘만족스러운 연봉(22.3%)’을 들었다. 가장 도움이 되는 상사 유형 1위로 ‘부족해도 칭찬해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상사(54.7%)’를 꼽았다. 이어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가르쳐 주는 트레이너형 상사(47.3%)’, ‘업무, 과제를 주기적으로 내줘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상사(29.5%)’, ‘간섭 없이 지켜봐 주는 상사(20.4%)’ 등이라고 답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AI시대 비정규직 등의 삶 위협받아… 빈곤·실업 방지 위해 기본소득 필요”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AI시대 비정규직 등의 삶 위협받아… 빈곤·실업 방지 위해 기본소득 필요”

    얀 오토 안데르손(73) 핀란드 오보아카데미대 경제학과 부교수는 지난달 22일 “빈곤이나 실업 문제를 방지하는 체제 유지 차원에서 기본소득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핀란드 서부 투르쿠의 자택에서 만난 안데르손 교수는 “인공지능(AI)이 급격히 확산되고 자동화가 계속되면 중산층은 물론 비정규직, 파트타이머, 프리랜서 등의 삶이 위협받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기본소득이 부분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중산층 소득보장 위해서도 필요 1986년 조건 없는 기본소득 지급을 주장한 기본소득 유럽네트워크(BIEN) 창립 멤버이기도 한 그는 “기본소득이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AI 시대에 중산층의 소득보장을 위해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데르손 교수는 “실업자를 상대로 이뤄지는 이번 실험이 제한적이지만 흥미롭다”면서 “실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떠나 기본소득 아이디어는 좀더 세상에 많이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6개월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실험 대상자가 재정적인 안정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정부는 이번 실험을 통해 실업자가 구직 노력을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실험을 설계해 제한적인 결과만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제학적 측면에서 기존 사회보장제도에 따른 최저임금이 노동자에게만 해당하고 자영업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보호하고자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탈상품화 측면에서 노동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시민에게 소득을 보장해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한 안데르손 교수는 “성남에서 실시하는 청년바우처 제도를 흥미롭게 살펴봤다”면서 “굉장히 제한적이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어 이를 기본소득이라고 보기엔 어렵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참여소득제도’ 등 바람직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기본소득 도입을 공약으로 걸었다고 하자 그는 “한국의 사회복지제도 현실을 잘 모르지만 핀란드는 너무나도 복잡해서 논란이 많이 있었다”며 “우선 낮은 단계부터 시작해야 정치적 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동네 청소년 축구코치나 보살핌이 필요한 주민을 돕는 사람에게 정부가 보상 차원에서 돈을 지급하는 이른바 ‘참여소득제도’가 조금 더 논란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소득 도입 논의 당시 이를 반대한 사회민주당 등에서 낸 아이디어로 기본소득 개념에는 반하지만 원초적인 기본소득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투르쿠(핀란드)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실업자에게 월 560유로 공짜로…창업 유도하는 ‘복지 실험’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실업자에게 월 560유로 공짜로…창업 유도하는 ‘복지 실험’

    기본소득은 기존 사회보장제도를 대체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모든 구성원에게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조건 없이 지급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대상자 선별, 심사 등이 불필요해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인한 기술 진보로 미래에 저숙련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는 미래 근로환경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1월 유럽의 복지대국인 핀란드가 기본소득 실험을 시작하자 전 세계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확대로 이어질지 관심 있게 지켜봤다. 핀란드의 혁신적 실험은 독일, 미국 등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시도되고 있다. 한국도 경기 성남에서 전국 최초로 기본소득 개념이 적용된 청년배당제를 시도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에서 기본소득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신문은 AI 시대 일자리 감소 등을 맞아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 중인 핀란드와 미국, 독일 등을 현지 취재하고 우리 사회에 맞는 기본소득 제도가 있을지 살펴본다.복지 천국 핀란드가 2000명의 실업자에게 2년간 월 560유로(약 72만원)의 돈을 공짜로 주겠다고 밝혔을 때 많은 국가가 핀란드의 실험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들은 왜 ‘퍼주기’를 하기로 했을까? 6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 지난달 21일 만난 마르쿠스 카네바 총리실 시니어 정책분석자문은 핀란드의 실험을 보편적 기본소득 지급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이번 실험은 단지 매우 제한적인 숫자를 상대로 한 실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2년 뒤 전면적인 기본소득 도입으로 확대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기본소득을 전국적으로 확대 도입하면 해마다 100억~150억 유로(약 12조 5000억~18조 8000억원)의 복지예산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핀란드는 2016년 11월 당시 실업수당을 받은 17만 5000명 중에서 25~58세의 남녀 실업자 2000명을 무작위로 선발해 올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560유로를 지급하고 이들의 삶의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정상적인 실업수당을 받는 17만 3000명 중에서 2000명의 대조군도 선발해 비교한다. 실험에 필요한 예산 2000만 유로(약 264억원)는 전액 국민 세금으로 충당된다. 이들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 보고하고 세금을 낼 필요는 없지만 일주일 단위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알려 줘야 한다. 삶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핀란드가 이런 혁신적 실험을 하기로 한 것은 중도 우파로 2015년 5월 집권한 유하 시필레 총리의 등장과 경제난이 관련이 있다. 대표기업인 노키아가 휴대전화 부문의 경쟁력 상실로 몰락하자 핀란드 경제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015년(0.3%), 지난해 1.4%로 겨우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경제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IT 재벌 출신의 시필레 총리는 핀란드를 제2의 그리스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예산을 줄이고 사회보장비용을 절감해 지출과 부채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즉 기본소득을 지급해 빈곤층을 없애고 복지제도 비용 절약, 고용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기본소득 실험은 이런 밑바탕에서 출발했다. 단순한 퍼주기가 아니라 그동안의 복지비용 절감을 위해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라 아랜코 총리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번 실험을 복지제도 개혁을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프로젝트를 총리가 매우 관심 있어 한다”고 설명했다. 기본소득 실험을 설계하고 추진한 올리 캉가스는 “2년 뒤에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저소득층과 25세 미만 청년층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실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핀란드는 기본소득 도입으로 복지제도 통합을 노리고 있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진 핀란드는 그동안 실직했을 때 월평균 700~1000유로(약 90만~130만원)의 실업수당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실업보험에 가입된 실직자는 실업보험기금으로부터 이전에 받던 임금의 60~70%에 해당하는 실업보험금을 근무일수 기준 최대 500일(100주)까지 받았다. 이는 노동조합에 가입했을 경우에만 해당된다. 또 실업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실업자는 사회보험공사(KELA)로부터 매월 약 700유로(세전)의 실업수당을 500일(100주) 동안 받을 수 있다. 실업보험금이나 실업수당의 수급기간이 완료된 뒤에도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은 KELA로부터 매월 약 700유로(세전)의 노동시장보조금을 무기한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각종 아동수당과 장애수당, 학업수당, 학생주거보조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기본소득을 도입하면 이런 각종 수당은 없어지고 기본소득으로 통합돼 실업자가 받는 수령액은 대체로 줄어든다. 이 때문에 노조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사회민주당은 기본소득의 전면 도입에 부정적이다. 핀란드 정부도 기본소득 실험이 ‘퍼주기식’ 전면적 기본소득 도입이 아닌 사회보장개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마유카 트루넨 KELA 개혁국장은 “공짜로 돈을 주면 사람들이 게을러진다는 주장을 하지만 실제로 그런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며 “기본소득 지급이 기존 사회보장제도와 조화가 가능한지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놀고먹으며 실업수당을 받는 근로자에게 기본소득 지급으로 개인 창업을 유도하고 비정규직이라도 취업하도록 근로 의욕을 고취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핀란드는 이번 실험을 통해 KELA의 관료주의와 비효율성 혁파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을 5개 권역으로 200개 정도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KELA는 70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 중 6000명가량이 상담 직원이다. 그렇지만 향후 AI시대를 맞아 단순 업무를 AI가 담당하도록 해 불필요한 인력을 감축해 예산 절감을 노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KELA는 2019년부터 수급자의 데이터 관리나 처리를 사람이 아닌 AI가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루넨 국장은 “사람이 하는 일을 AI가 대체하게 되면 노동환경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되지만 이번 실험은 기본소득을 지급해 일을 하지 않고 사는 방식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는 것도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헬싱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대학생 취업 희망 기업 ‘삼성전자’ 여학생은 ‘CJ제일제당’ 가장 선호

    대학생들이 취업하기 원하는 1순위 기업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여학생에게는 CJ제일제당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대학과 대학원생 2571명을 대상으로 ‘100대 기업 고용브랜드 설문조사(복수응답)’를 한 결과 삼성전자에 취업하기를 원하는 학생이 17.7%로 가장 많았다고 14일 밝혔다. CJ제일제당(13.0%)이 2위였고 3위 아시아나항공(11.5%), 4위 대한항공(10.4%) 등 대형 항공사의 순위가 비교적 높았다. 이어 LG전자(10.1%), 한국전력공사(9.3%), 호텔롯데(8.3%), 국민은행(7.1%), 롯데쇼핑(6.8%), 한국토지주택공사(6.8%) 순이었다. CJ제일제당이 1위를 차지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삼성전자는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04년부터 13년간 1위를 차지했다. 남학생의 희망 기업은 삼성전자(21.5%), 현대자동차(12.0%), LG전자(10.3%) 순이었고, 여학생은 CJ제일제당(17.0%), 아시아나항공(15.7%), 삼성전자(15.5%) 순이었다. 인문계열은 아시아나항공(17.5%), 이공계열은 삼성전자(22.5%), 상경계열은 CJ제일제당(15.6%)을 1위로 꼽았다.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복지제도와 근무환경’(50.5%), 대외 이미지(44.0%), 연봉 수준(37.8%), 기업문화(21.8%) 순이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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