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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부, 가파른 소득불균형 속도 원인 직시해야

    우리나라의 소득불균형 악화 속도가 최근 20년간 가파르게 진행돼 대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1990~2010년 지니계수 측정이 가능한 아시아권 28개국을 분석한 결과, 중국은 연평균 1.6%씩 상승해 소득불균형 악화 속도가 가장 빨랐고 한국(0.9%)은 인도네시아와 라오스, 스리랑카에 이어 다섯 번째로 최상위 수준을 보였다. 지니계수란 한 국가의 소득이 균등하게 분배되는지를 보여주는 지수다. 이 자료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중국은 우리가 겪은 것처럼 고성장에 따른 결과이며, 나머지 국가는 경제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우리와 비교하기가 어려운 빈국이란 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잘살고 못사는 계층은 엄연히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득 수준이 꾸준히 높아졌는 데도 소득격차가 줄지 않고 더 커졌다는 점은 곰곰이 되짚어 볼 문제다. 이는 부유층과 빈곤층 간 소득격차가 벌어지고, 이를 상쇄할 중산층이 엷다는 뜻이다. 최근 생활고로 인한 서울의 세 모녀 자살 등 잇따른 가족 자살은 이번 지니계수 조사 결과와 연관성이 있음을 여실히 확인시켰다. 우리 주위에는 지금도 최저생계비를 지원받는 절대 빈곤층이 부지기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이 1위란 점도 이 같은 여건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부국으로 성장했지만 ‘부의 쏠림’을 해결하지 못해 지금도 사회문제로 자리하고 있다. 이번 ADB 자료에서도 지적됐듯이 1970~1980년대 쉼없는 고성장을 일궜지만 취약 계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성장의 그림자다. 특히 1997년에 겪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는 빈부의 격차를 벌려 저소득층의 상대적 박탈감도 심화시켰다. 최근의 저성장 국면에서는 일자리 부족 등으로 인해 노동소득 비중도 낮아져 계층 간 분배 구조에도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사회가 부유층과 빈민층으로 극단적으로 갈라설 땐 어떤 명약으로도 치유하기는 힘들다. 정부는 ‘100세 시대’에 대비한 복지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복지예산도 100조원을 넘기고 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에 대비한 사회복지비는 아직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정부는 경기를 진작시키는 재정수단을 강구하고 기업은 일자리 확충과 생산성 향상에 힘써야 한다. 부와 가난이 대물림하는 경제사회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 정부가 우리의 소득불균형 악화 속도가 매우 가파른 원인을 분석해야 하는 이유이다.
  • 앱 개발·제로TV… 2억원 아낀 ‘알뜰 살림꾼’ 노원

    앱 개발·제로TV… 2억원 아낀 ‘알뜰 살림꾼’ 노원

    노원구의 각종 예산절약 실험이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재정자립도 꼴찌(19%), 복지비 급증(전체 예산의 61.6%) 등 어려운 구 살림을 돕자는 것이다. 구는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평범한 실천으로 2억여원 예산을 절약했다고 10일 밝혔다. 구는 지난해 11월 서울 자치구로선 처음 도입한 모바일 통합 커뮤니케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인 ‘노원 스마트 다이어리’를 전 직원이 사용한 결과 지난 1월 구청 전화요금이 1273만원으로 지난해 1월(1566만원)보다 293만원(18%) 준 것으로 분석했다. 1년간 최소 3000여만원을 아낄 수 있다. 특히 이 앱의 주소록에는 모든 직원의 전화번호뿐 아니라 마들역과 종합병원, 도서관 등 관계기관 전화번호도 확인할 수 있어 업무 협조나 직원끼리 소통이 한결 원활해졌다. 또 앱에 설치된 무료통화 기능과 와이파이를 통해 무료로 일반전화나 휴대전화로 통화할 수 있어 전화비도 대폭 줄이게 됐다. 3개월 동안 직원들의 스마트 다이어리 이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1대1 메신저(채팅)와 쪽지 발송 기능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특히 젊은 직원들의 경우 전화 통화보다는 메신저나 쪽지 기능의 사용 빈도가 높았다. 구는 이날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스마트 다이어리 기능을 개선한 1.1버전을 내놨다. 아울러 주민복지를 늘릴 겸 구청 제로TV 사업도 펼쳤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직원들의 TV 시청방법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구청과 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TV 153대 중 재난·홍보 등에 꼭 필요한 43대를 제외하고 110대를 없앴다. 이를 깨끗하게 정비해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중증장애인 가정에 나눠줬다. 이렇게 되면 내구연한이 지나 새로 사야 하는 TV 구매비용 1억 5000여만원(대당 140만원×110대) 절감은 물론 연간 140여만원(1만 1753㎾×115원)의 전기료 절감효과도 본다. 나아가 연간 5.53t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이처럼 구가 제로 TV를 추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부서에서 PC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2012년에 무료로 구축한 덕분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스마트 다이어리와 제로TV 사업 등 직원들의 예산 절감 노력은 주민복지 향상으로 곧장 이어질 것”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주민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짠 예산에 10원짜리 낭비도 없도록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군단 중심 정예화… 전면전 선제 대응

    군단 중심 정예화… 전면전 선제 대응

    국방부가 6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국방개혁 기본 계획의 골자는 육군을 군단 중심으로 정예화하고 해·공군의 전력은 강화한다는 것이다. 북한과의 전면전에 대비해 선제적 대응 조치를 강화한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예산 확보의 실효성과 귀찮은 세부 과제를 차기정부로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육군의 작전수행체계가 야전군사령부(15만~20만명 규모)에서 전방 군단(4만~5만명 규모) 중심으로 바뀌고 군단장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이번 개혁안의 핵심이다. 군은 현재 미국과 협의 중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이뤄지면 1, 3(야전)군 사령부를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로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병력 감축에 맞춰 2026년까지 군단을 8개에서 6개로, 사단을 42개에서 31개로, 기갑·기계화보병 여단을 23개에서 16개로 줄인다. 대신 군단에 공군요원들로 구성된 항공지원작전본부(ASOC)를 편성해 군단장이 지상전투 때 공군의 지원을 직접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1개 군단의 작전 책임지역 면적도 현재 가로 30㎞×세로 70㎞이지만 이를 가로 60㎞×세로 120㎞로 3~4배 확대한다. 이 밖에 군단별로 독립 작전을 할 수 있도록 항공단, 방공단, 공병여단, 정보통신단을 편성할 계획이다. 지작사가 창설되면 현재 8명인 대장(4성장군)은 7명으로 줄어든다. 대신 전작권이 전환된 이후 합참의장을 보좌하는 합참차장(중장)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다. 해군 병력은 4만 1000명을 유지하되 3000t급 잠수함을 갖춘 잠수함사령부가 편성된다. 해병대 예하에는 제주도 통합방위작전을 수행할 9해병여단(제주부대)이 창설된다. 하지만 해군은 현재 3척인 이지스함을 6척으로 늘릴 계획이라 여전히 4000여명의 병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6만 5000명의 병력을 유지하는 공군에는 한반도 상공 위성으로 감시임무를 수행하는 위성감시통제대가 설치된다. 군 당국은 2022년까지 북한 전역을 감시 정찰할 수 있는 다목적 실용위성 5기를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군 당국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육군병력 11만 1000명을 줄이면서 2018년까지 병 3만명을 줄이고 부사관을 1만 5000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8년까지 1만 5000명만 감축하고 2019년부터 4년간 9만 6000명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18년 이후 출범할 차기 정부에 병력 감축 부담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관진 장관이 이명박 정부 시절 소신 있게 추진한 육·해·공군 참모총장에게 군령권을 부여한다는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이 군 내부의 반대로 빠져 개혁 후퇴 논란도 일고 있다. 군은 개혁안 실행을 위해 2018년까지 5년간 전력운영비 144조 3000억원, 방위력개선비 70조 2000억원 등 214조 5000억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국방예산이 연평균 7.2% 이상 증액돼야 한다고 주장하나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과 복지예산 확대 등을 볼 때 실효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올해 국방예산 증가율은 지난해 대비 4%이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예산, 병력 감축 시기 등을 종합해 볼 때 계획만 세우고 귀찮은 과제는 다음 정부로 미루겠다는 개혁의 총체적 후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저들도 못 버티는데 나라고…” 어긋난 공감 자살

    “저들도 못 버티는데 나라고…” 어긋난 공감 자살

    생활고를 비관한 세 모녀가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의 반지하 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저소득층의 신병 비관 자살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세 모녀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지난 2~3일 경기 광주와 동두천, 서울 강서구에서 생활고와 병마에 시달리던 가족의 동반 자살이 잇따랐다. 유명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일반인의 자살이 늘어나는 ‘베르테르 효과’처럼 자신과 비슷한 사회·경제적 계층의 자살이 알려진 뒤 모방 자살하는 경향이 나타난 셈이다.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해 빈곤 사각지대를 없애는 노력과 함께 우울증 등을 돌볼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의 심리적 복지 프로그램 확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부족한 사회복지 예산 탓에 도움을 받지 못한 서민들이 빈곤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한다. 허선 순천향대 교수(사회복지학)는 4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정되려면 가구 총소득이 월 133만원보다 적고 부양 의무자가 전혀 없어야 하는 등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들을 맞춰야 한다”면서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한 빈곤층은 사회안전망 밖으로 내몰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산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예산 낭비를 막아 복지예산을 조금 더 편성한다면 더 많은 저소득층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고 등으로 자살한 사건이 보도되면 ‘내가 저 사람들보다 힘든데 더 버틸 이유가 없다’는 잘못된 생각에 빠지기 쉽다. 안용민 한국자살예방협회장(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2005년 이후 유명 연예인이 자살한 뒤 2개월간 자살자 수가 평균 600명 증가했는데 비슷한 소득 계층의 자살이 사회적으로 큰 뉴스가 되면 모방 자살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일 계층의 자살 이후 모방 자살이 발생한 사례는 최근 빈번하게 나타났다. 2012년 서울 마포구의 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서는 주민 10명이 연쇄적으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2011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는 재학생 4명이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자살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지나치게 동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자살의 전염력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예컨대 부모가 어린 자식과 함께 자살했을 때 우리는 ‘동반 자살’이라고 표현하지만 외국에서는 ‘영아 살해 후 자살’이라는 표현을 쓴다”면서 “언론 등이 안타까운 개인적 사생활 등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하다 보니 잘못된 방법까지도 미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저소득층에 맞춘 내실 있는 심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자살 방지를 위한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종익 강원대학교병원 교수(정신과)는 “생활고로 힘들거나 아플 때 털어놓고 의지할 모임 등이 필요한데 사회적 연결망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태 파악이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교수(정신건강의학)는 “정부가 자살 방지를 위해 지난해 투자한 예산은 30억원(2012년 기준)가량으로 일본의 100분의1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서민들 일자리가 최고의 사회안전망이다

    경제적 약자를 비롯한 사회 취약계층의 자살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8년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노인자살률도 1위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 적지 않다. 1인당 국민소득이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저소득층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있기만 하다. 서민층의 삶이 안정되지 않고서는 기초가 튼튼한 경제는 요원하다. 서울 송파구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목숨을 끊은 데 이어 그저께 저녁에는 경기 동두천에서 30대 주부가 4살배기 아들과 함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은 15㎡ 남짓한 원룸에서 살던 주부가 생활고 등으로 우울증이 심해져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한 지자체에서는 지난 2월 한 달간 40여건의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도 있고, 가게가 잘되지 않는 것을 비관한 중년층도 있다. 10대는 진학 문제로, 20~30대는 취업 문제로, 40대 이상은 구조조정 공포나 제2의 인생 설계 문제로 스트레스에 짓눌리고 있다.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라고 하지만 하루아침에 선진복지국가 수준의 사회보장제도를 갖추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의 전체 지출액 가운데 생활보호비나 노인복지·아동보호 등의 사회복지비, 국민연금 등 정부의 사회보장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3.1%로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핀란드나 프랑스, 일본은 40%대다. 송파구 세 모녀 자살 사건에서 보듯이 실업이나 빈곤 등으로 인한 채무 증가로 벼랑 끝에 내몰리는 이들이 더는 비극적인 방법으로 삶을 마감하게 해서는 안 된다. 고용보험이나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미흡한 사회안전망을 정비하는 것은 기본이다. 저소득층이나 노인, 장애인, 보육 등으로 나눠 시행하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제도를 정착시키는 것도 과제다. 궁극적으로는 복지는 일자리에서 찾아야 한다. 한정된 재원으로 급격하게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충당하기는 어렵다. 기초연금의 지급 범위와 관련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3.4%는 적자 가구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병원 가는 것까지 참을 정도로 아껴 쓴 탓에 그나마 적자 가구 비율이 약간 줄었다고 한다. 저소득층이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사다리를 갈아 타기는 무척 힘든 반면 중산층은 속속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소득불균형은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일 뿐만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으로 사회 내부의 긴장을 초래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환경·문화·지역개발 등 사회적 일자리를, 민간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양질의 고용 기회를 창출하는 데 온힘을 쏟아야 한다.
  • [사설] 세 모녀 벼랑 끝으로 내몬 우리의 불편한 진실

    생활고를 비관한 세 모녀가 지난 26일 저녁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반지하 집에 세들어 살던 세 모녀가 힘든 삶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 박씨가 한 달 전 다쳐 일을 그만두면서 수입이 끊겼다고 한다. 이들은 삶을 내려놓는 순간에도 방세와 공과금 등 70만원이 담긴 봉투를 남겨 놓고 떠나 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 국가와 이웃으로부터 어떤 도움의 손길도 전혀 받지 못한 채 살아온 이들이 되레 주인에게 ‘죄송하다’고 ‘착한 유서’를 남긴 것을 보면서 100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복지 예산이 과연 필요한 서민들에게 가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들 세 모녀의 비극은 사회안전망의 한계와 복지 전달체계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복지제도인 기초생활보장제도나 의료급여제도의 대상임에도 이들은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큰딸은 당뇨 등으로 고생했지만 이들 가족은 장애인, 한 부모 가정 등 전형적인 취약계층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송파구청 측은 “동주민센터에서 기초수급자를 발굴하는데 박씨 모녀는 직접 신청을 하지 않았고, 주변에서도 이들에게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어려운 형편의 이들을 방치해 죽음으로 내몬 것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이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도 모른 채 여전히 빈곤의 나락에서 괴로워하는 이들을 찾아내 그들을 따뜻한 복지의 제도 속으로 품어 안는 것은 사회공동체의 최소한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지금 복지예산은 100조원에 이른다. 복지를 통한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하지만 양적인 복지 시대가 도래했다 해도 세 모녀의 비극적인 죽음에서 보았듯이 실질적인 혜택이 필요한 이들에게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와 복지 정책의 최종 집행자인 지자체는 사회안전망과 복지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재점검하길 촉구한다. 다른 한편으로 세 모녀의 죽음이 안타까우면서도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인데 과연 삶의 끈을 놓아야만 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 복지시설 회계부정 여부 현지 조사

    전국 100여개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공금횡령·유용 등 회계부정 여부에 대한 현지 조사가 다음 달부터 실시된다. 부산·충남·대전·경북 등 4개 시·도 지역 지자체의 기초생활·노령·장애인급여 등 복지 분야 운영실태 전반에 대한 정부합동 감사도 함께 이뤄진다. 정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조정실 고영선 국무2차장 주재로 ‘복지사업 부정수급 척결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부처별 올해 주요 복지사업 점검하고 단속 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올해 말까지 부산을 비롯해 충남, 대전, 경북 지역의 복지분야에 대한 감사가 실시돼 복지서비스가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가 확인된다. 정부합동감사반은 1개 지역에 대해 2개월씩 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세금으로 지원되는 각종 복지급여가 꼭 필요한 곳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정수급이 근절되도록 현장에서의 점검·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복지예산 누수 근절을 위해 제도개선과 함께 점검·단속을 강화·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고용노동부는 실업급여를 부당하게 신청·수령할 개연성이 높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현장 지도·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동대문구 올해 8300개 일 만든다

    동대문구가 올해 어려운 살림에도 83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 지속 가능한 최고의 복지가 ‘양질의 일자리’라는 유덕열 구청장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구는 올해 582억원의 예산으로 주민을 위한 다양한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일자리 늘리기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이를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네트워크 구축 ▲직업훈련 실시 ▲일자리 인프라 구축 ▲취업정보은행 운영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체계적인 일자리 사업을 추진한다. 먼저 올해 늘어난 복지예산 등으로 모든 사업예산의 10% 이상을 삭감했음에도 국·시비 262억원과 구비 320억원을 일자리 창출에 투입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근로와 지역공동체 일자리, 노인일자리 등 공공부문 54개 사업에서 2400개 일자리를 마련한다. 또 어린이집 운영 지원과 아이돌보미 등 민간부문 40개 사업 5942개 일자리를 지원한다. 특히 정기소득이 없는 노인들을 위해 ‘우리마을 클린 도우미’ ‘씽씽 지하철택배’ 등 독특한 일자리를 만든다.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취업지원 서비스와 취업역량 강화에도 힘쓴다. 구는 취업정보은행을 운영해 1대1 맞춤형 취업상담과 직업훈련 등 일자리에 관한 정보는 물론 취업 취약계층을 위해 취업 상담사가 면접장까지 동행하는 서비스를 확대한다. 직접 현장으로 찾아가는 이동 취업상담센터와 숨은 일자리 발굴을 위한 구인업체 일자리 발굴단 등 현장 중심의 취업지원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동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와 함께 ▲한방병원 코디네이터 ▲창의체험 학습 지도사 ▲역사문화해설사 교육 등 다양한 교육에도 나선다. 유 구청장은 “지역 특성에 맞는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일자리 창출 정책협의회와 유관기관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지역의 노는 공간, 마음놓고 아이 맡길 곳으로

    지역의 노는 공간, 마음놓고 아이 맡길 곳으로

    “보육 문제 해결의 열쇠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다. 2018년까지 20여개, 해마다 4개 이상의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리겠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에 총력전을 펴는 노현송 강서구청장이 17일 이렇게 말했다. 보육 문제 해결이 매년 하락하는 출산율과 경제활동 인구를 늘리는 등 우리 경제의 근간을 지킨다고 믿는 그다. 지역 전체 어린이집은 425곳, 전체 보육 정원은 1만 6146명이다. 하지만 어린이집 입소 대상인 0~5세는 3만 33명으로 53%밖에 수용할 수 없다. 국공립 어린이집 34곳의 정원은 2891명으로 분담률은 9.6%에 그친다. 노 구청장은 2018년까지 국공립 분담률을 15% 이상 늘릴 생각이다. 그는 “다른 나라에는 국가나 각종 재단에서 이끄는 보육시설 분담률이 40%를 웃돈다”면서 “국가 보육시설이 늘어야 저질 급식과 학대 보육교사 등의 각종 보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예산이다. 보통 구립 어린이집 하나를 짓는 데 20억~30억원이 들어간다. 복지예산과 직원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이 한 해 예산의 90%를 웃도는 강서구 입장에서는 구립 어린이집 신축은 만만찮은 과제다. 이에 노 구청장은 교회 등 지역 종교단체의 유휴 공간을 활용한 민관 연대 방식은 물론 공동주택 의무시설 국·공립 전환, 재개발·재정비구역 내 기부채납, 공공시설 복합 설치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성과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구는 종교시설 5곳을 이용해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에 성공했다. 10년 또는 20년간 무상으로 받은 종교시설 일부를 리모델링해 어린이집을 마련했다. 구는 땅값 구입비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 종교시설은 유휴 공간 활용 효과를 봤다. 또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 단지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신축 어린이집을 무상 임대해 구립 어린이집으로 만들 방침이다. 공공건물 신축 때나 구가 발주하는 모든 시설의 건립 초기에 어린이집 설치 검토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공간 확보가 여의치 않은 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학교가 많은 지역 여건을 활용해 유휴 교실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노 구청장은 “아이를 낳는 데엔 보육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면서 “국공립 어린이집 분담률을 높여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사설] 공기업 개혁 방만경영 타파 외에 답이 없다

    정부가 연일 공공기관 옥죄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계산한 공공부문 부채를 발표했다. 공기업 부채를 정부 부채와 합쳐 통계를 낸 것은 처음이다. 공공부채 규모를 공개한 것은 공공기관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정부는 부채가 많은 공공기관에 대한 중간평가를 앞두고 어제 공공기관평가단장과 부단장 인선도 단행했다. 경영평가단은 이달 중 구성된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관련 지표들을 엄정하게 평가해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이 차질없이 시행돼야 한다. ‘공공부채 1000조원,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를 맞았다. 정부와 비(非)금융 공기업의 빚을 합친 공공부채는 2012년 기준 821조원이지만 금융공기업 부채나 연기금 보증채무 등을 합하면 1000조원을 넘어선다. 가히 ‘빚 공화국’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채 규모도 많지만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더 큰 문제다. 기획재정부의 ‘2월 월간 재정동향’ 자료를 보면 공공부채 가운데 지난해 11월 말 현재 국가부채는 486조 5000억원으로 2012년 말에 비해 43조 3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안 제출 당시 제시한 2013년 말 기준 국가채무 예상치(480조 3000억원)보다 6조 2000억원 많다. 공공기관 부채는 2010년 말 국가채무 규모를 넘어선 이후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나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공공기관의 부채까지 포함해 국가 신용등급을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공공부채 공개가 신용등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획기적인 공공부채 관리대책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10년 뒤 잠재성장률은 2%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경제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안심할 때는 아닌 것 같다. 올해 105조 9000억원이 들어가는 복지예산은 매년 늘어나 2017년에는 127조 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저성장으로 세수(稅收)마저 모자라면 복지공약 실천은 물론 경제 살리기에 투입할 실탄 확보도 어렵게 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충당하지 못하는 공공기관들도 적잖다. 그러나 허리띠를 졸라매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징후는 보이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502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다. 시장 전망치(3250억원)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인건비와 출장비, 복리후생비 등 사업성 경비를 대폭 절감한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방만경영 중점관리대상 38개 공공기관이 낸 정상화 이행계획은 이달 말 확정된다. 공공기관 개혁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국가사업이나 공공요금 등 공공기관 부채와 직간접적으로 상관이 있는 사안들도 들여다봐야 한다.
  • [광역단체장 신년 인터뷰] 우근민 제주지사

    [광역단체장 신년 인터뷰] 우근민 제주지사

    “선거가 아직 많이 남았는데 현직 단체장이 너무 앞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방자치 발전의 중심에 서고 도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직 단체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 긍정적인 분도 있고 비판적인 분도 있는데 도민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며 재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또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우 지사는 “도지사로서 도민들을 위해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봉사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우 지사와의 일문일답. →사상 처음 관광객 1000만명을 달성했지만 도민들은 경제효과를 못 느끼는 것 같다. -제주는 지방세와 국세 신장률이 각각 17.6%, 33.1%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관광객 증가가 제주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분명하다. 관광수입 증가로 마련되는 재원은 다시 도민 행복을 위한 사업에 투자한다. 2010년 17%였던 복지예산이 2013년 20.3%, 2014년에는 22.4%로 증가했다. 관광에서 시작된 경제 활성화의 아랫목 온기가 윗목까지 골고루 퍼지도록 노력하겠다. →중국 자본을 두고 투기 논란 등 말들이 많다. -개발붐을 타고 땅값이 치솟자 시세차익을 노리고 땅을 사는 게 투기다. 반면 투자는 합리적인 미래 이득을 기대해 하는 것이다. 지금 제주에 중국 기업들이 호텔, 휴양콘도, 박물관 등 리조트 시설 등에 투자하는데 관광객 1000만 시대 개막으로 수익성 기반이 만들어졌다. 합리적 이익이 기대되므로 당연히 투자다. 과거 국내 자본 중 일부가 시세 차익을 노리고 부지를 넘길 목적으로 개발붐을 과장 선전하면서 인허가만 받고 착공을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 제주에 투자한 중국 기업들은 원래 사업 목적대로 성실히 투자하고 있다. 개발과 보전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으나 제주는 타 시·도에는 없는 환경영향평가 도의회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투자진흥지구도 사전심사 강화, 공유재산 매각 제한, 투자실현 촉진 등 개선하고 있다. →제주 이주민이 늘고 있다. 인구 70만명 시대가 가능한가. -제주 인구 유입은 생물권 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등에 따른 제주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제주가 ‘매력의 땅’이자 ‘기회의 땅’이란 인식 확산에 따른 것이다. 중국 등 외국자본 유치가 활성화되면서 이를 통한 일자리 확대와 제주영어교육도시, 제주혁신도시, 청정환경과 아름다운 풍광을 갖춘 정주 여건 등이 인구 유입에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제주 인구는 향후 5년 이내인 2018년에 7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제주에 정착하는 주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정착주민 정주 여건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지역 현안 해결에 자신 있나. -올해 정부 예산에서 제주 지역 국비 확보가 당초보다 95억원가량 늘었다. 대통령 공약 사업인 제주 말산업특화지구 지정도 이뤄졌다. 4·3 위령제도 국가추념일로 지정돼 올해부터 정부 주도의 추념행사가 열린다. 제주신공항 인프라 확충과 관련해서도 올해 정부 예산에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비로 국비 10억원이 반영됐다. →여론조사 재신임도가 낮은 이유를 뭐라고 보나.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지역과 제주를 비교해 재신임도가 낮다고 평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제주 지역 민심은 어느 한쪽에 많은 지지를 보내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여는 등 경제도지사로서 다양한 성과를 냈다. 이 같은 성과들이 도민들의 피부에 와 닿고 제대로 알려지면 평가는 달라질 것으로 본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제주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제주의 대표적 작목인 감귤은 제주의 생명산업이다. 감귤을 양허제외 품목으로 해야 한다. 제주 지역 특화작목인 무, 브로콜리, 마늘, 당근, 양파, 양배추, 감자 등에 대해도 양허제외 품목으로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일 한·중 FTA 제9차 협상장인 중국을 직접 방문해 우리 협상대표단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 실정과 도민들의 염원을 전달했다. 감귤은 반드시 지켜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적성 고려 직업교육·취업 알선… ‘총괄적 컨설팅’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적성 고려 직업교육·취업 알선… ‘총괄적 컨설팅’

    스웨덴 정부는 실업을 사회 시스템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운영하는 전국의 11개 고용지원센터는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정부 고용지원시스템이다. 스톡홀름 솔나지역에 위치한 솔나 고용지원센터는 그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지난해 12월 현재 6000여명의 실직자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10개월간 6개월 이상 실직 상태였던 사람은 연령과 성별 구분 없이 고용지원센터 홈페이지나 방문을 통해 등록이 가능하다. 한 번 등록한 실직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맞춤형 구직이 제공된다. 실직자의 학력 수준, 연령, 구사할 수 있는 언어, 자격증, 직장 경력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전담 상담사가 배정된다. 상담사는 실직자에게 단순히 직업을 찾아주는 역할도 하지만, 직업과 관련된 총괄적인 컨설팅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스웨덴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일자리를 찾기 어렵지 않은 구조인 만큼, 반복적으로 실직을 하거나 장기간 실직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원인을 먼저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용지원센터는 단순히 기업과 실직자를 연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적성을 고려한 직업교육이나 기업이 원하는 종류의 인재 발굴, 구직자의 직장 만족도를 통한 재평가와 재교육 등 종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주 월요일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기업의 구인광고와 구직자 소개를 담은 주간지를 온·오프라인으로 발행하는 것도 센터의 주요 업무다. 각종 직업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실제 직업 종사자, 각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등을 빼곡히 담아 구직층은 물론 대학가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린다. 코트라(KOTRA) 스톡홀름 무역관 관계자는 “평범한 직업을 소개한다기보다는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직업들이 등장해 참고자료로도 손색이 없다”면서 “수상구조사, 피트니스 강사, 소방관 등 직업에 대한 소개 자체가 읽을거리”라고 말했다. 센터 홈페이지는 일종의 취업포털이다. ‘처음으로 직장 갖기’, ‘직장을 갖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 ‘정당한 대우받기’ 등 구직활동에 대한 자기계발서 이상의 콘텐츠들이 가득하다. 대부분 센터가 전문가들과 함께 손잡고 개발한 자료들이다. 이와 함께 고용시장 동향이나 전망, 유망직종 등에 대한 정보도 거의 매일 업데이트된다. 실직자와 기업 모두 고용지원센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솔나 고용지원센터의 소개로 목공 교육을 받고 있는 스트제르노프 페리나(25)는 “직업을 갖는다는 것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고, 교육도 제대로 받은 적이 없었지만 상담사와의 오랜 대화를 통해 목공에 흥미를 갖게 됐다”면서 “교육만 잘 받으면 우선 인턴으로라도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솔나 지역에 자리 잡은 1만 5000개 기업 중 고용지원센터와 인력공급 협약을 맺고 있는 기업은 3100개 수준으로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이들이 고용지원센터의 추천을 받아 실직자를 인턴으로 고용할 경우 사회보장보험과 임금을 고용지원센터에서 부담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공짜로 사람을 쓴 뒤 필요 없으면 자를 수 있을 것 같지만, 스웨덴의 경우 인턴이라 해도 신분보장 수준이 높은 만큼 시간제 정규직 또는 정규직 전환 비율이 높다. 린다 비예르크만 고용지원센터 부소장은 “양질의 일자리와 우수 인력의 경우 민간인력회사 또는 공개채용 등을 통해 원활하게 일자리가 순환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고용지원센터를 설립해 예산을 투입하는 이유는 이 같은 선순환 구조에서 소외돼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스타트업과 교육을 받지 못한 구직자 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복지국가는 장기 실업자가 많아질 경우 사회적으로 막대한 복지예산이 투입되는 동시에 걷히는 세금은 줄어들면서 사회구조 자체를 위협하게 된다”면서 “실직자 문제는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와 같은 수준의 복지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요소”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스톡홀름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2014 업종별 기상도] (4) 건설

    [2014 업종별 기상도] (4) 건설

    올해도 건설업은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횡보세를 보일 전망이다. 건설사들의 미래 매출을 가늠할 수 있는 공사 수주는 지난해보다 약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잠정)은 90조 6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2012년보다 10% 이상 줄어든 수치다. 건설산업연구원은 7일 새해 건설 수주액이 3% 안팎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증가율은 큰 의미가 없다. 지난해 수주 물량이 워낙 쪼그라들었기 때문에 증가율은 기저효과일 뿐이다. 올해 수주는 94조원 안팎으로 여전히 부진할 전망이다. 건설업은 다른 업종과 달리 수주산업이라서 신규 공사를 따내지 못하면 향후 2~3년 뒤 매출 감소와 직결된다. 그런 점에서 건설업의 생존은 신규 물량 수주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수주액 감소는 대형 공공 공사 발주 감소와 민간 투자 부진 탓이다. 공공 공사 물량은 지난해보다 2% 정도 줄어든 34조 7000억원 정도에 머무를 전망이다. 해마다 일정 비율로 증가하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올해는 복지예산 확충에 밀려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투자되는 SOC 예산은 신규 사업보다는 계속 사업비가 많아 건설사의 신규 수주와는 거리가 멀다. 이와 관련,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 수주 감소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폭으로 오랫동안 지속됐다”며 “지방개발 공약사업, 도시지역 첨단산업단지 조성 등의 투자를 앞당겨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국가 재정사업이 줄어드는 것 못지않게 공공기관의 투자 전망 또한 밝지 않다.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등과 같은 대규모 공사 발주 기업들이 부채 해소, 경영 혁신에 치중하는 나머지 공격 경영을 접고 신규 사업을 소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건설 수주 감소로 이어진다. 지난해 10대 공기업이 발주한 물량은 전년 대비 6조 8000억원 증가했지만 올해는 신규 공사 물량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수주난 외에 건설산업 주변 상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유동성 위기. 신용등급 BBB 이상 건설사가 올해 안에 갚아야 할 회사채는 4조 5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3조 2000억원은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온다. 하지만 지난해 중반부터 기업 단기어음(CP) 발행 규제 강화, 신규 대출 억제 등으로 직접 금융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아마도 2분기가 유동성 위기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건설업체 부도 뇌관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복병이다. 쌍용건설 법정관리 사태에서 보듯이 단기영업이익 흑자를 내고도 PF 보증을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업체가 다시 나타날 수 도 있다. 60여개의 프로젝트에 건설사의 보증 잔액은 35조 6000억원에 이른다. 소비 시장인 주택 경기도 밝지만은 않다. 아직도 주택경기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은 데다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고 착공하지 못한 사업장이 수두룩해 공격적인 공급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위례 신도시 등에서 보여준 깜짝 청약열기에 힘입어 서울·수도권 등 입지가 빼어난 지역의 주택 공급은 끊기지 않을 전망이다. 재건축 활성화도 기대할 만한 부분이다. 민간 공사 수주는 공공 공사와 달리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 59조 2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내년 경제 성장이 3% 중반대로 회복되는 것을 전제로 한 수치다. 이에 따라 비주거 부문 민간 건축 물량은 다소 회복될 전망이다. 해외건설시장만큼은 희망적이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700억 달러 수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의 수익률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규 건설협회 부회장은 “공공 공사 발주량 감소는 건설사의 치열한 수주 경쟁을 불러오고, 낙찰률 하락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나빠질 수도 있다”며 “국가경제 안정 차원에서 유동성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양도세 중과 폐지’ ‘전·월세 상한제 부분 도입’ 등 막판 힘겨루기

    ‘양도세 중과 폐지’ ‘전·월세 상한제 부분 도입’ 등 막판 힘겨루기

    새해 예산안 처리 시한인 30일을 하루 앞둔 29일 여야는 소득세 최고 과세표준 구간 하향조정을 비롯해 쟁점 법안들을 놓고 막판 ‘패키지딜’을 시도했지만 진통을 겪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중점 법안인 외국인투자촉진법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민주당은 전·월세 상한제 도입, 남양유업 방지법 등 경제민주화, ‘을 살리기’ 법안을 놓고 마지막 힘겨루기를 이어 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세소위는 이날 저녁 이런 내용의 소득세율 과표 조정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포함해 182건의 법률안을 심사했지만 최종 결론 도출에는 실패했다. 조세소위는 30일 오전 마지막 회의를 열고 본회의 전 일괄타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여야는 박근혜 정부의 사실상 첫 ‘부자증세’에는 원칙적으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세율 직접 인상’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에선 실질적 부자증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는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최고세율 과표구간 기준점을 놓고서는 이견이 컸다. 민주당은 현행 ‘3억원 초과’에서 ‘1억 5000만원 초과’로 내릴 것을 주장하며 “전체 근로소득자 중 과세대상자가 0.3%(2만 8000명)밖에 늘어나지 않아 민주당의 ‘마지노선’이라고 고수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소득공제 방식이 세액공제로 전환되는 등 고소득자 부담이 늘어나 ‘2억원 초과’ 혹은 그 이상으로 해야 한다”며 맞섰다.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최저한세율 역시 민주당이 현재 16%에서 17%로 1% 포인트 인상과 함께 재벌세 도입까지 요구하면서 새누리당과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활성화 방안 ‘빅딜’도 여야 원내지도부의 반대에 부딪쳤다. 새누리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에 사활을 걸었지만 민주당이 요구한 ‘전·월세 상한제 도입’과 맞바꾸는 것은 거부했다.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 때 50~60%의 세율을 적용하는 양도세 중과세 제도는 유예기간이 올해 말로 끝난다. 내년부터 ‘양도세 폭탄’ 우려가 현실화된 시점에서 여야가 양도세 중과세 폐지, 전·월세 상한제 부분 도입을 서로 주고받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불발됐다. 예산안 기싸움도 계속됐다. 여야는 창조경제 예산은 정부 원안대로, 새마을사업 예산은 일부 삭감으로 매듭을 지었지만 농해수위는 쌀 목표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15개 상임위 중 유일하게 이날까지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복지예산, 국가보훈처예산을 마지막까지 문제 삼았다. 국가보훈처 기본경비 10% 삭감, 나라사랑교육 예산 전액 삭감을 주장했지만 새누리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또 민주당은 복지예산 중 ▲무상보육 국고보조율 추가인상(10% 포인트→20% 포인트) ▲초·중학교 급식 국고지원 증액 ▲학교 비정규직 처우개선 ▲학교 전기요금 지원비 강화 등을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이미 예결특위에서 세부심사가 완료 단계에 이른 만큼 난색을 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내년 건보 가입자 수 -보수월액 동결… 기재부, 국고지원 줄이려고 또 ‘꼼수’

    내년 건보 가입자 수 -보수월액 동결… 기재부, 국고지원 줄이려고 또 ‘꼼수’

    정부는 지난 6월 ‘고용률 70% 달성’을 국정 과제로 제시하고 다양한 일자리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가 늘어나면 건강보험 가입자 수도 늘어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정부가 정작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건강보험 가입자와 보수월액이 한푼도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에 따르면 정부는 매년 예산 범위 안에서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를 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일반회계 국고지원액을 5조 8001억원으로 추계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정부예산안을 편성하면서 5조 1865억원만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기재부가 ‘가입자 수’와 ‘보수월액 증가율’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추산한 것이 삭감 근거가 됐다. 기재부는 내년에 고용증가율과 임금 인상이 전혀 없다는 가정하에 예산을 짠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25일 정부가 이 같은 방식으로 지원액을 삭감한 것은 국고지원을 줄여 세입감소 등 재정 어려움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정부가 덜 지급하는 건보료 국고 지원액은 건보료 인상요인이 되는 등 고스란히 국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법 조항이 의무조항도 아니고 ‘예산 범위 안에서’ 지원하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입자 수와 보수월액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추계한 것은 기재부의 꼼수라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국회 복지위에서도 이 부분이 논란이 됐고 결국 5조 8000억원을 국고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전달했다. 기재부가 건강보험 국고 지원액을 줄이기 위해 통계를 자의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2012년 예산안을 편성할 때도 보험료 인상률과 가입자 수 증가율을 0%로 가정했다. 정부가 계산한 2012년 보험료 예상수입액은 30조 9709억원이었지만 실제 보험료 수입액은 36조 3900억원으로 정부 예측과 6조원 넘게 차이가 났다. 법에 따라 14% 지원 기준을 적용하면 2012년 한 해에만 미지급한 액수가 7587억원이나 된다. 결국 기재부의 이런 편법으로 인해 정부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동안 무려 2조 3300억원의 건보료 지원액을 덜 지급했다. 김 의원은 “가입자 수와 보수월액 증가율을 제대로 반영하면 약 6207억원을 내년 예산안에 더 증액하는 게 맞다”면서 “정부가 이런 식으로 편법과 꼼수를 쓴다면 차라리 건보료 지원에 대해 사후정산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윤상 기재부 복지예산과장은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은 애초 건보통합 이후 적자가 심각해지자 적자보전을 위해 2016년까지 한시적으로 도입한 것”이라면서 “건보 흑자가 3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제도 취지를 감안해 달라”고 해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野, 민주노총 진입 일제히 비난 “불통정치 극명한 사례”

    野, 민주노총 진입 일제히 비난 “불통정치 극명한 사례”

    野, 민주노총 진입 일제히 비난 “불통정치 극명한 사례” 야권은 일요일인 22일 전격 이뤄진 경찰의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작전을 “불통정치의 극명한 사례”라고 일제히 규탄하고 비상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긴급 지도부 회의를 열어 정부의 철도파업 강제진압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당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특별위원장인 설훈 의원과 대외협력위원회 위원장인 남윤인순 의원 등을 민주노총에 급파했다. 그러나 설 의원 등은 경찰에 막혀 민주노총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로 예정된 ‘민주당-어르신 복지예산 확보’ 현장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국회에서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했다. 최고위에는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특별위와 국토교통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 위원장과 간사들도 배석했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철도와 의료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은 국민의 뜻”이라면서 “공권력 투입은 대화를 마다하는 박근혜 정부의 일방통행식 불통정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정부가 일방통행식으로 강제진압에 나선 것은 야당과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면서 “철도파업의 강제진압은 파업의 종결이 아니라 더 큰 불행의 시작임을 명백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공권력 투입으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던 ‘용산참사’의 교훈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강제진압으로 인한 모든 책임은 대화와 타협을 거부한 박근혜 정부에 있음을 밝혀 둔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경찰 진입을 막기 위해 철도노조와 함께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농성 중이던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의원들도 이번 작전을 맹비난했다. 진보당 김재연 대변인은 “경찰은 진보당 의원단을 강제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여성 의원들에게까지 폭력적 구인을 서슴지 않았다”며 “공권력 투입을 규탄하고 민주노총과 철도노조를 지키기 위해 수도권 당원들이 민주노총 앞으로 총집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민주·진보·정의당 의원 14명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을 위한 진정한 철도 발전과 증폭되는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해 박근혜 정부는 철도민영화와 노동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도 회견에 참석해 “민주노총 총연맹 건물에 직접 공권력을 투입한 일은 1996년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과거 YH 노동자를 강제진압했던 박정희 정권이 결국 무너졌다. 노동자에게 무자비한 정권은 유지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날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규명을 위한 특검법 공동발의’ 기자회견에서도 특검과 관계없는 철도노조 검거에 대한 규탄 발언이 잇따랐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독선과 불통이 길어지면 결국 그것은 독재의 길”이라고 했고,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오늘 철도노조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은 박근혜 정부 스스로 정권 파국을 재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쪽지예산’으로 세출예산 구조조정 흔들건가

    여야가 올해 안에 합의 처리하기로 한 새해 예산안에 대한 심사가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 욕심 탓에 진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번 주까지는 감액 예산을, 다음 주는 증액 예산을 심사하게 된다. 부디 여야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올해 예산안처럼 해를 넘겨 처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357조 7000억원의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은 106조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원대를 돌파했다. 정부는 증세 없이 복지 공약을 지킨다는 원칙 아래 지난 5월 발표한 공약가계부를 통해 84조 1000억원의 세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국회 심사 과정을 보면 세출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 간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4 예산안 총괄분석’에서 필요성이 떨어지는 신규사업이나 유사·중복사업, 집행 부진한 사업 등에 예산이 과도하게 배정됐다고 지적했다. 정부 예산안 가운데 348개 신규 사업에 2조 4076억원, 36건의 유사·중복 사업에 8827억원 배정됐다는 것이다. 신규사업이 예산 낭비를 하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 판단하기 어려우면 나중에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예산 배정에서 제외한다는 단서 조항을 다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국회는 행정부의 예산 낭비를 감시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이번에도 ‘문지방예산’ 또는 ‘쪽지예산’ 밀어넣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로와 철도 건설 등 지역 민원 챙기기를 하면서 증액을 요청한 금액은 11조 5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반면 감액을 요청한 규모는 1조 5000억원에 그쳐 순증액은 10조원이나 된다. 국회의원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행정부에서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을 챙기는 것을 무조건 나무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과연 타당성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떳떳하다고 여겨지면 밀실에서 슬그머니 끼워넣어 처리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공개해 투명한 심사 절차를 거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다. 새누리당은 창조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예산은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복지예산증액을 요구한다. 여야 의원들은 그러면서도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설계용역비 반영을 요구한 지역 SOC 사업이 120여개나 된다. 세출구조조정을 위해 SOC 예산을 줄인다는 정부 방침과 반대로 가고 있다. 예결위의 증액 예산 심사에서 지방선거를 의식한 지역예산 증액은 최대한 억제하기 바란다. 정부 예산안이 민생경제 회복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제대로 배정했는지 세밀히 따져봐야 한다. 그것이 제대로 된 세출 구조조정이다.
  • 올해도 어김없이 ‘예산 부풀리기’ 상임위 증액 요구안 9조원대

    올해도 어김없이 ‘예산 부풀리기’ 상임위 증액 요구안 9조원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지역구·민원성 예산 챙기기’에 나서면서 올해도 예산 부풀리기 관행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예산 증액 요구가 9조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1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에 따르면 전체 16개 상임위 가운데 예산심사를 마무리한 12개 상임위는 당초 정부 제출 예산안에 비해 약 4조 7795억원을 늘려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많은 국토교통위가 가장 많은 2조 2259억원을 요구했다. 이어 안전행정위 6861억원, 산업통상자원위 5399억원, 환경노동위 5220억원,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3051억원 순으로 증액이 많았다. 아직 예산안을 의결하지 않은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보건복지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등 3개 상임위까지 합하면 전체 상임위 예산 요구액은 약 9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예산안 조정소위는 이번 주 중반까지 감액 심사를 마치고 이후 증액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르면 25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예산 심의가 국정원 개혁특위와 연계돼 연말까지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결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민생지원과 경기활성화, 지방재정살리기 등 복지예산을 위해 약 8조원을 증액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이날 “통치자금성 예산을 삭감하고 민생과 서민경제 회복,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예산안소위가 1차 심의를 통해 ‘행복주택’ 예산 5236억원 등 107개 사업 예산 5707억원 삭감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사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당은 ‘새마을’이나 ‘창조’라는 말만 들어가면 깎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여야 준예산 편성 꿈도 꾸지 마라

    국회는 어제부터 상임위원회별로 새해 예산안에 대한 예비심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보건복지위원회는 시작부터 난항에 부딪혀 예산안 심사를 하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등을 이유로 그가 자진 사퇴할 때까지 상임위 일정을 거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장관 인사와 예산안 심사는 구분해야 한다. 예산안 심사마저 정쟁 수단으로 끌어들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예산은 곧 민생이다. 여야는 올해도 해만 넘기지 않으면 된다는 타성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보기 바란다. 국회는 2003년부터 예산안을 법정처리시한 내에 처리한 적이 없다. 올해 예산안은 1월 1일 처리했다. 예산안 심의를 파행 없이 제대로 한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법정 시한인 12월 2일을 지키는 것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예비심사에 1주일, 예결위 심사에 15~20일 걸린다.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따른 특검 문제 등으로 예산안 심사는 늦게 출발했다. 그런 만큼 만남의 통로를 활성화하고 협상력을 발휘해 박근혜 정부의 첫 예산안을 신속하고 충실히 심사해야 한다. 혹여 준예산을 편성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이라도 하고 있다면 당장 접어야 한다. 새해 예산안은 여러 측면에서 세밀하게 따져봐야 할 사안들이 많다고 본다.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복지예산은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섰다. 예산이 많은 만큼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질의 과정에서 복지전달 체계 등 효율적인 집행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복지위에 계류 중인 법안은 800여건으로 상임위 가운데 가장 많다. 여야 의원들은 말로만 복지를 강조하지 말고 예산안 및 법안 심사에 전력 투구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 부문의 예산이 숫자 늘리기에 그치지 않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쓰이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정부가 내년도 세입 규모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내년에 3.9%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4.0%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어제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을 3.7%로 예측했다. 여야 의원들은 경제 상황에 따라 적자 폭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상정하고 세출 예산을 정부안(案)보다 더 줄일 부문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정부는 준예산을 편성하게 되면 예산안 357조 7000억원 중 40% 정도인 140조원 지출이 늦어져 경기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마음을 졸이고 있다. 여야 중진 의원들이 어제 모임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올해는 늑장·부실 심사와 의결로 막판에 지역구 예산만 챙기는 구태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 [열린세상] 복지예산 확보에 대해 조금 더 솔직해져야 한다/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복지예산 확보에 대해 조금 더 솔직해져야 한다/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상당한 규모로 지방에서 사업하시는 분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이분에게 중학교 다니는 아들이 있는데,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했더니 자신은 어차피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서 부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기가 막힌 아버지가 혼을 내고는 자기 사업은 사회에 기부할 것이고 아들 너에게는 한 푼도 물려주지 않겠으니 열심히 공부하라고 했단다. 이런 아버지의 선언으로 아들이 정신을 차리고 조금 공부를 하는 듯했는데, 아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겨우 중학생인데도 항상 콜택시를 불러 타고 다니고 친구들을 데리고 비싼 식당에 가서 음식을 사주곤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다시 아들에게 왜 그렇게 돈을 낭비하냐고 물었더니 아들이 하는 말이 어차피 물려받지 못할 돈인데 실컷 써보려고 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맹랑한 중학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단순히 맹랑한 중학생의 이야기로 치부하기에는 상속세와 관련한 우리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생각돼 씁쓸하기도 하다. 심지어 중학생도 부모의 유산을 물려받지 못하게 된다면 이런 엉뚱한 발상을 하게 되는데, 실제로 높은 세율의 상속세가 성인들에게 부과되면 이를 피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꼼수를 부리게 될지 짐작할 수 있다. 세금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많이 인용되는 사례가 유럽의 창문세이다. 과거 영국에서는 창문이 6개를 넘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세금을 부과하였다고 한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창문의 폭에 따라서 세금을 부과하였다고 한다. 아마 당시 영국의 왕과 프랑스의 왕은 창문에 세금을 부과하여 세금 수입을 올림으로써 국가의 지출을 충당하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국 왕과 프랑스 왕이 짐작하지 못했던 것은 국민들의 반응이었을 것이다. 영국의 국민들은 창문세가 부과되자 기존의 창문을 모두 벽돌로 막아서 창문 없는 집을 만들었고, 프랑스의 국민들은 가로의 폭은 아주 좁고 세로로만 긴 창문을 만들든지, 아니면 다른 창문을 모두 없애고 출입문에 커다란 창을 만들어 창이 아니고 문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창문세를 피하려고 낮에도 깜깜한 방에 살면서 정신적 우울증과 곰팡이에 시달렸던 국민들의 고통은 논외로 하더라도 실제로 이러한 창문세를 통해서 당시 영국과 프랑스 정부가 원래 목적한 세금 수입을 올렸을 것 같지는 않다. 정치권에서 항상 주장하는 이야기가 부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여 정부의 조세 수입을 증가시키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인들의 주장은 정말 탁상공론에 불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속세율을 높여 조세를 더 거두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중학생의 머리로도 생각할 수 있듯이 어차피 상속세금으로 나갈 돈이라고 생각하고 죽기 전에 모두 써버리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정부의 조세 수입은 생각만큼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창문이 많은 사람이 더 부자일 테니 창문의 숫자에 비례해 세금을 매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 영국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영국에 100만개 창문이 있고 창문 1개에 1만원의 세금을 부과한다면 얼핏 100억원의 수입이 기대될 것이지만, 곧 국민들이 창문을 막아 창문의 숫자가 20만개로 줄어버리면 수입은 100억원이 아니라 20억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막대한 지출이 소요되는 복지 예산을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거둬 충당한다는 계획은 너무도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놓고 아무리 가능하다고 해도 몇 년이 지나면 온갖 방법으로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복지 예산 확보의 더 큰 문제는 혹시 경제가 나빠지면 세금은 확실히 덜 걷힐 것이고,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국민들이 늘어나 복지 예산은 더 들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부자들에게만 세금을 거둬 복지를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은 정말 비현실적인 말이다. 현재 10%인 소비세를 더 올려서 전 국민들에게 세금을 더 거두는 방법으로 복지를 추진하든지, 아니면 복지 정책을 대폭 축소하는 방법뿐이 아닌가 생각된다. 부자들에게만 세금을 거둬 복지를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은 정말 비현실적인 말이다. 현재 10%인 소비세를 더 올려서 전 국민들에게 세금을 더 거두는 방법으로 복지를 추진하든지, 아니면 복지 정책을 대폭 축소하는 방법뿐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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