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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청렴 사회는 올 것인가/오세진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청렴 사회는 올 것인가/오세진 정책뉴스부 기자

    지난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공직박람회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9급 공무원 시험 선택과목에 고교 교과목 일부가 추가되면서 고등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진로 계획엔 없었는데 직접 와서 이야기를 듣고 나니 공무원이 되고 싶다”며 흐뭇해하는 여학생도 만났다. 공직을 향한 학생의 꿈은 순수해 보였다. 하지만 공직 사회는 아직 그렇게 깨끗하지 않다. 여전히 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10년 실시한 부패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20세 이상 일반 국민 1400명 중 절반 이상인 54.1%가 공무원이 ‘부패하다’고 답했다. 국민들의 생각과 괴리감이 큰 탓일까. 공무원의 금품 수수 및 알선·청탁 등의 폐해를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굼뜨기만 하다. 지난해 8월 권익위가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입법 예고했지만 아직 국회에 제출하지도 못했다. 김영란법을 국회에 내려면 각 부처 협의가 끝난 뒤 규제개혁위원회, 법제처,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갈 길이 멀다. 그런데 권익위는 김영란법을 놓고 아직까지 법무부와의 합의를 마무리짓지 못했다. 최근 협의 과정에서 직무 관련자 등으로부터 금품 등을 받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고치려는 움직임이 드러나자 오히려 논란만 불거졌다. 여론을 의식한 듯 권익위와 법무부는 직무 관련성을 불문한다는 원안 내용으로 돌아가는 대신 처벌 수위를 형사처벌 없이 과태료로 낮추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마저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원안 후퇴 논란이 거듭되자 권익위는 진땀을 빼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도 입법 예고 당시 직무 관련성 여부와 상관없이 금품을 받으면 처벌해야 하고, 처벌 근거가 확실하다면 형벌이 아닌 과태료를 부과해도 괜찮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지금도 김영란법 원안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협의가 끝난 것이 아니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가 무슨 힘이 있나. 우리가 원안대로 하고 싶어도 법무부에서 합의를 안 해 주니 수정안을 내놓는 것 아니냐. 우리도 답답할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법무부의 입장은 사뭇 달랐다. 상대적으로 편해 보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협의 기관일 뿐 김영란법을 발의한 기관은 아니다”라면서 “법안과 관련한 것은 권익위에 물어보라. 직무 관련성을 중시한다, 안 한다는 입장도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했다. 권익위가 법무부와의 합의만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당사자인 법무부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러니 정부의 부패 척결 의지가 계속 의심을 받는 것이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 말 청와대 업무보고 자리에서 “부정부패로 공직사회 기강이 무너지거나 복지부동으로 정부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한다. 5sjin@seoul.co.kr
  • [열린세상] 윤창중 넘어 세금 낭비에도 눈길 돌려야/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윤창중 넘어 세금 낭비에도 눈길 돌려야/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며칠 전부터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이 주요 일간지를 뒤덮고 있다. 그 정도가 다소 과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그 가운데 일부는 고위공무원의 비행에 대한 공분(公憤)도 들어 있을 것이다. 국가의 중요한 업무를 보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렇게 잘못된 행동을 한 것에 대한 국민적 분노 말이다. 일반인이라고 해서 성추행을 해도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고위공무원의 경우에는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우리 정서법이고 그것이 맞는 측면도 있다. 그런데 피해자가 더 많아서 사실 이보다 더 국민들이 공분을 가질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큰 관심을 끌지 못하거나 심지어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바로 고위공무원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우리가 낸 세금이 낭비되는 상황이다. 고위공무원은 단순히 정해진 사무를 처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책적인 판단에 깊이 관여한다는 점에서 기업의 임원과 같다. 임원의 판단은 기업의 운명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기업의 장래를 좌우한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당장 현실적으로 그 의사결정에 따라 사용처가 달라지는 기업자금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중앙행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고위공무원도 같은 처지에 있다. 물론 국회나 지방의회와 같이 그 권한을 견제하는 기관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정책 결정이나 예산 집행은 고위공무원의 영향력이 결정적이다. 이들이 성급하게 판단하거나 공익적 고려 이외의 다른 사적인 요인으로 판단하게 되면, 이는 곧 우리가 낸 세금이 낭비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정책적 판단이 잘못돼 세금이 낭비된 사례는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도 어렵다. 당장 용인 경전철이나 한강의 새빛둥둥섬, 지방자치단체의 호화청사나 텅 빈 박물관 등 최근 언론에서 문제가 된 것들이 대표적이다. 직접적이지는 않겠지만 용산개발사업만 해도 그 뒤처리에 세금이 얼마나 소요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정책과제를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나 창업 같은 분야에 지원하는 것도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지원금이 눈먼 돈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필요한 위원회를 운영하거나 전시행정을 펼쳐 헛돈을 쓰고 있는 건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이 돈 모두가 우리가 낸 세금이기 때문이다. 복지정책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정책적 판단은 모두 미사여구로 포장된다는 특징을 가진다. 물론 정말로 공익을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공익으로 포장한 것인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흔히 하는 말로 “제 돈이면 그렇게 하겠는가”라고 물음으로써 세금이 지출되는 판단의 적절성을 따져 볼 수 있을 것이다. 교과서적인 법적 기준은 사실 이보다 더 엄격하다. 그러나 어차피 구체적인 판단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뿐 아니라, 이 정도의 기준만 잘 지키더라도 불필요한 세금 낭비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그렇다고 실패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아니다. 자기 돈으로 해도 사업이 망할 수 있듯이,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불운이 닥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당연히 결과가 아니라 의사결정 당시의 사정을 고려한 적절성만 따질 일이다. 문제는 어떻게 고위공무원의 신중한 판단을 유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책임의식의 함양이 우선일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다소 억지스럽지만 기업에서 쓰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지 않을까 싶다. 정책적 판단이 경솔했다면 그 의사결정의 책임이 있는 고위공무원에게 개인적인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것이다. 복지부동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반론도 있겠지만 두고 볼 일이다. 세금 낭비에 관한 사회적 관심을 더 높이는 것도 유력한 해결책이다. 세금 낭비는 그 피해가 분산되거나 연기돼 느끼지 못할 뿐 피해가 작은 것이 아니다. 따라서 공분의 대상으로서 최근 성추행 사건 같은 것보다 더 높은 관심과 보도가 이뤄지는 것이 옳다. 정책 결정자가 누구였는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다른 사적인 요인은 없었는지, 결과적으로 누가 이익을 보았는지 등의 정보는 만진 부위가 허리인지 엉덩이인지, 누가 귀국을 종용하였는지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국민의 이익과 관련된다.
  • “부정부패·복지부동 결코 있어선 안돼”

    “부정부패·복지부동 결코 있어선 안돼”

    지난 3월 21일 시작된 박근혜 정부의 업무보고가 30일 국무조정실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국정 운영 원칙을 공직사회에 확산시키고 국민들께 알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특히 각 부처가 서로 참여해 협업과제를 발굴하고 협업방안을 보고한 것은 앞으로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할 수 있는 좋은 출발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 정부의 노력이 국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평가가 더욱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면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방식을 찾아 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국조실에 대해서는 “국정과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한 또 하나 주요 요건이 바로 국민의 신뢰”라면서 “부정부패로 공직사회의 기강이 무너지거나 복지부동으로 정부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도 ‘협업’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우리 공무원 여러분들이 밤낮으로 어떻게 하면 좋은 정책으로 좀 잘해 볼까 하고 많은 노력을 하는데 학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그게 아니다, 현장에서는 별 소용이 없고 오히려 불편을 끼치는 일이 많다’고 하면 자괴감이 들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어린이 문제와 관련해) 복지부의 생각이 있고 교육부의 생각이 있겠지만, 어머니 마음이 제일 중요하지 않겠나. 그러면 학부모 심층 여론조사를 해보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이 부처는 빨강을, 저 부처는 흰색을 그리려고 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것은 분홍색이라고 하자. 이럴 때 어떻게 하면 국민에게 분홍색을 선사할까 하는 생각만으로 두 부처가 힘을 합한다면 기쁘고 즐겁게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부처 업무보고 자체가 부처 간 칸막이 제거를 통한 협업을 실천한 기회였다”고 진단했다. 협업이 어려웠던 국토부·환경부가 함께 보고한 것 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정부는 모두 179개의 협업과제를 발굴, 이 가운데 98개를 보고했다. 국정운영의 위험요인을 제거하고 선제적으로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69건의 갈등과제도 선정했다. 그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된 국정과제는 112개이며 세부사업은 300개다. 경제부흥 45개, 국민행복 47개, 문화융성 6개, 평화통일기반구축 14개 등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진주의료원 사태] 민주 “진주의료원 청문회 추진할 것”

    민주통합당은 11일 진주의료원 폐업 논란 사태에 대한 국회 청문회를 추진키로 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지자체의 횡포 속에 30여명의 환자가 방치되고 있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나섰지만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우이독경, 복지부동”이라면서 “민주당은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를 적극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 측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은 청문회 개최를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하고, 새누리당의 협력을 요구할 계획이다. 민주당 복지위 소속 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의료원을 설립하거나 통합·분원을 설치하는 경우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일명 진주의료원 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앞서 복지위 소속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국회 본회의에서 “(경남도가) 환자가 남았는데 의사를 먼저 내보냈다. 이는 상상이 되지 않는 폭행”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남도는 경영 부실을 이유로 지난 2월 26일 경남의료원에 대한 폐업 방침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3일부터 한 달간 휴업에 들어가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으면서 시민단체 등을 비롯한 야당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정부 인사 서둘러 국정동력 뒷받침해야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오늘로 43일째다. 하지만 새 정부는 가장 다이내믹하게 일해야 할 이 중차대한 시기에 여전히 ‘개점 휴업’ 상태다. 정부 조직 개편과 국회 인사청문회의 덫에 걸려 정부 출범에 차질을 빚더니 이제는 인사 지체로 정부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도 장관이 없는 부처가 있고 차관급 자리가 비어 있는 곳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니 실·국장 후속 인사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정권 초 일사불란하게 대통령의 공약 사항을 점검하고 추진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인데 부처의 핵심 포스트가 적잖이 공석이라니 순조로운 행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청와대는 지난달 20명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그 이후 몇몇 부처를 제외하고는 부처 대부분의 실·국장 인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부처는 총괄 과장이 실·국장 직무 대행을 하는 불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인사 대상자인 보직 실·국장들로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 만큼 아예 일손을 놓고 있다시피 하고 있다고 한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인사가 나지 않아 ‘복지부동’하는 상황이라면 문제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개인 비리와 자질 부족 등으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의 경우 장관이 임명되지 않아 후속 인사를 못 하고 있는 것은 이해한다고 치자. 그러나 기획재정부 등 장·차관 인선이 끝난 부처에서도 후속 인사를 미루고 청와대만 쳐다보고 있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일각에서는 실·국장 인사까지도 청와대에서 검증을 하느라 늦어지고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 사실이라면 책임장관제는 고사하고 청와대가 부처의 실·국장 인사까지 좌우하려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정부 시절 청와대가 고위직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 검증에서 부동산 투기, 음주 등을 문제 삼아 승진을 보류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직자의 도덕성 등을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국정철학 공유’ 등을 검증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공직의 엄중함을 생각하면 장·차관은 물론 실·국장급 인사도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칫 공무원들을 내 편, 네 편으로 나누는 ‘편가르기식’ 검증으로 비쳐질 수 있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정부는 하루빨리 조직의 안정을 기해 공무원들이 국정에 매진토록 하기 바란다.
  • 중고차 불법 보금자리 된 옛 인천 송도유원지

    ‘한국형 디즈니랜드가 불법 중고차 수출단지로?’ 광복 이후 1990년대까지 수도권 대표적 관광지로 명성을 떨쳤던 인천 연수구 송도유원지가 경영 악화로 2011년 폐쇄된 이후 불법 중고차 수출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2일 송도유원지 소유주인 ㈜인천도시관광에 따르면 경기침체로 개발에 난항을 겪어 유원지 부지 11만 5000㎡를 중고차 수출업체에 임대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도시관광은 부채가 140억원에 달해 이자 비용이라도 마련하기 위해 임대사업을 한다지만 송도유원지는 관광단지로 묶여 있어 이는 불법이다. 인천도시관광 지분은 부동산 개발회사인 싸이칸홀딩스가 68%, 시 산하 공기업인 인천도시공사가 30.5%를 갖고 있다. 싸이칸홀딩스는 2006년 송도유원지를 700억원에 매입한 뒤 ‘한국형 디즈니랜드’로 만들겠다고 홍보해 왔다. 인천도시관광이 지난달 중고차 수출업체와 임대계약을 마무리 짓자, 이달 들어 업체들이 송도유원지에 불법 입주를 시작했다. 현재 확인한 결과 아스팔트가 깔리고 사무실 역할을 할 컨테이너 20여채가 설치된 데다, 그 주변에 수백대의 중고차가 야적돼 있다. 해수욕장이 있던 곳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한 업체 관계자는 “1일 입주를 통보받았지만 우리는 하루 앞서 입주했다”고 말했다. 유원지에 중고차 수출단지가 들어서면 강제집행까지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던 인천시와 연수구는 업체들의 불법 입주를 결국 눈 뜨고 지켜보는 꼴이 됐다. 단속 권한을 놓고 인천시와 연수구는 떠넘기기로 일관해 오다 지난주에야 단속 권한이 어디에 있는지를 국토교통부에 질의한 상태다. 연수구 관계자는 “뻔히 불법이란 것을 알면서도 자동차 매매단지 임대사업을 강행한다면 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하는 등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명물이었던 송도유원지가 중고차 수출기지로 전락하면서 행정기관의 복지부동과 지지부진한 송도유원지 개발사업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공직 보신주의 깨야 위민행정 펼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주말 장·차관급 고위 공무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워크숍에서 국민중심 행정, 부처 칸막이 철폐, 현장중심 정책 피드백 시스템, 공직기강 확립 등 새 정부 운영의 네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항상 국민의 눈으로 바라보고 국민 입장에서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떠받쳐 줄 공무원들에 대한 당연한 주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내용이어서 그리 새로울 것은 없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왜 이런 당부를 5년마다 들어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박 대통령은 새 정부의 인사에서 공직자 출신을 대거 등용했다. 부처 장·차관급의 74%를 전·현직 공무원 중에서 임명했다. 이는 조직 장악력을 높이고, 전문성을 고려했으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그들을 믿고 힘을 실어 준 것이라고 본다. 그 이면에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힘껏, 정성껏 봉사해 달라는 뜻도 담겨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공무원들을 국정 동반자로 인식하고 ‘정부의 엔진’이라고 언급한 취지는 정권의 성패가 공직사회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직사회는 급변하는 21세기에도 변화 불감증에서 헤어날 줄을 모른다. 정부 수립 이후 65년 동안 1960~1970년대 압축 성장기를 제외하고 국가의 엔진 역할을 한 적이 있는가. 민주화 시대 이후에는 ‘정권은 바뀌어도 공무원은 영원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기업들은 하루가 다르게 체질을 개선하고 있지만 공직사회만은 무풍지대나 다름없다. 신분과 정년의 보장을 보신주의와 무사안일의 안전판으로 오도하고 있는 것이다. 5년 전 정권 인계인수 때, 어느 공무원의 입에서 나온 “우리는 영혼이 없다”는 말은 충격적이었다. 공직사회는 납작 엎드려 있는 ‘복지부동’이 여전하다. 오죽하면 30년간 공직에 몸담았던 어느 전직 장관이 “공무원에게는 임기 중 아무것도 안 하려는 님트(NIMT)병(病)이 있다”고 꼬집었겠는가. 물론 공무원들이 몸을 사리는 데는 정권마다 줄 세우기와 코드 맞추기를 강요한 책임도 클 게다. 그러나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위민행정은 또 뜬구름 잡기일 뿐이다. 새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것은 경제민주화, 복지 확대 등 수백 가지가 넘는다. 어느 하나 현장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대통령이 책임장관제를 강조하고 공무원들의 성실한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다. 다수 국민이 선택한 정부가 상식에 벗어난 정치적 편향성을 강요하지 않는 한 공무원들은 헌신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새 정부도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무원들의 충언과 조언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것이 국정 동반자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 MB, 부처 이기주의 경고…정권 인수기 부작용 점검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각 부처의 복지부동과 이기주의 행태에 대해 ‘경고장’을 보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권 인수인계 시기의 어수선한 틈을 타서 부작용이 심각해질 수 있는 정책들을 각 부처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게 없는지 각 수석실이 중심이 돼 점검해 달라”고 지시했다. 임기 막바지에 정부의 복지부동이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무리한 정책 추진, 인허가 끼워넣기 행태가 없는지 청와대가 점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같은 언급은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 업무 보고에서 각 부처의 기득권 지키기 등 조직적인 이기주의 행태가 감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직접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각 부처의 ‘언론플레이’나 부처 간 영역 다툼, 몸집 불리기 등 구태에 대한 경고를 한 셈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국민과 담 쌓는 윤창중의 궤변

    국민과 담 쌓는 윤창중의 궤변

    윤창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의 궤변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보안 인수위’의 취재창구가 대변인의 ‘입’으로 한정된 상황인데도 정작 윤 대변인은 국민의 알 권리에 부합하는 정보 제공을 외면하고 있다. 내용 없는 브리핑과 자화자찬식 발언이 비판의 핵심이다. 전직 언론인 경력을 앞세워 취재기자들을 훈수하려 한다는 불만도 만만치 않다. 윤 대변인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부정확한 보도와 소설성·흠집 내기 기사 등은 국민과의 소통 및 알 권리를 저해한다”며 언론의 지나친 취재경쟁 자제를 요청했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부처의 복지부동식 업무보고에 대해 격노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다. 그의 발언과 행동은 인수위 대변인 취임 직후부터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27일 인수위 첫 인선을 발표하면서 인선 내용을 밀봉된 봉투에 담아 가지고 온 해프닝이 시작이었다. 지난 6일 인수위 출범일 브리핑에선 “낙종도 특종도 없다. 특종을 하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하면 결국 오보로 끝난다”며 ‘깜깜이 인수위’를 예고했다. 이날 브리핑은 단 3분여 만에 끝났다. 같은 날 인수위원들이 처음 가진 비공개 워크숍 직후엔 “영양가 없는 내용이니 신경쓰지 마시라”고 했다가 기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기사가치는 기자들이 판단한다는 이의 제기에 그는 “영양가가 있느냐 없느냐도 대변인이 판단한다”고 일축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10일 “(인수위 내에서 내가) 완전히 혼자 뛰는 1인 기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만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제 나름의 판단”이라고 재차 궤변을 늘어놨다. 공보 통로가 본인에게만 집중된 상황을 강조한 발언이었지만 그간의 브리핑 내용은 알맹이가 빠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이유로 “대변인이 오히려 국민의 알 권리를 막고 있다”는 지적이 터져나왔다. 그러면서 브리핑 정례화 요구에는 “정기 브리핑 시간을 설정하면 결정된 내용을 늦게 발표하게 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대변인의 태도 역시 가십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치부 기자, 논설위원을 30년간 해왔습니다만”이라는 말버릇 때문에 폴리널리스트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공무원 잔치’ 정부포상 민간에 더 개방해야

    정부 포상이 지나치게 공직 중심으로 편중돼 ‘공무원 잔치판’이 되고 있다. 엊그제 서울신문에 소개된 정부포상 제도 개선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부터 10년간 정부 포상자 25만 8672명 가운데 74%인 19만 774명이 공무원이었다. 여기에 사립교원 1만 6397명까지 포함하면 공무원 포상자는 80%로 늘어난다. 반면 민간 수상자는 20%인 5만 1501명에 불과했다. 개방화 시대에 맞게 정부 포상제도도 민간에게 문호를 대폭 개방해 국민 사기를 진작시켜야 할 것이다. 정부 포상제는 퇴직 공무원 수상자가 많고 훈격(勳格)이 높을수록 공무원 비중이 큰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공무원 포상은 지난 10년간 재직자는 24%(4만 5222명)인 반면 퇴직자는 76%(14만 5552명)나 될 정도로 남발돼 왔다. 물론 퇴직자들 가운데 국가를 위해 묵묵히 일해온 공무원들에겐 포상을 해야 한다. 그러나 25년 이상 재직하고 형사처벌 등이 없다고 해서 무사안일에 복지부동해온 공무원까지 무조건 포상하는 것은 상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다. 또 훈장 등 좋은 상일수록 공무원 수상자의 비중이 높은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최고 포상인 훈장을 받은 공무원의 비율이 82%로 치솟은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부가 지난해 연말 한·일 정보보호협정 파문으로 물러난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에게 핵안보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을 명목으로 황조근정훈장을 수여한 게 단적인 사례다. 공무원에 대한 훈·포장 수여는 처우가 낮던 ‘박봉시대’의 유산이다. 정부 포상도 이제 시대 변화에 맞게 정비되어야 한다. 공직은 채용시험 경쟁률이 100대1이 넘을 정도로 선망하는 직업이 됐다. 평생고용이 보장되는 데다 꾸준한 처우 개선으로 민간과 급여차도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포상을 공무원들이 독식하는 것은 성과평가와 경쟁이라는 시대적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퇴직자도 옥석을 가려 장관 표창 등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상이 돌아가도록 포상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상은 엄정한 평가를 거쳐 합당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 받아야 권위가 있고 빛이 나기 때문이다. 더 이상 포상이 공직사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 [데스크 시각] 정권교체기 공무원들 중심 잡아야/이기철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정권교체기 공무원들 중심 잡아야/이기철 정책뉴스부장

    새해, 정권 교체기다. 헌법은 5년마다 큰 변화를 허용했다. 대한민국이 썩지 않게, 정체되지 않게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도록 국민이 허락했다. 공직 사회도 새로운 기풍 진작이 필요하다. 쇄신의 무풍지대가 아니다. 5년 주기의 대통령 교체기에 관료 사회는 얼어붙는다. 특히 이번에는 정부조직 개편과 맞물리면서 정책 추진이 사실상 올스톱되는 빙하기를 맞았다. 공직 사회는 새로운 질서가 기다리고 있음을 직감한다. 하지만 차기 정부의 지나친 줄세우기는 위화감을 조성해 행정력 낭비를 초래한다. 공정하고, 일하는 풍토 조성은 시급하지만 인위적 물갈이는 지양할 일이다. 정권 교체기 직업 공무원들이 흔히 듣는 말이 있다. “영혼이 없다”는 소리다. 차기 정부가 과거 정책을 180도로 바꾸면 공무원은 이에 따른다는 의미다. 그동안 추진한 정책에 대한 철학도, 책임도, 소신도 없다는 비아냥과 다름없다. 실제로 5년 전 이명박 정부 초기 ‘ABR 정책’이란 말이 관가에서 유행했다. 노무현 참여정부가 했던 정책만 아니면 어떤 것이든 괜찮다는 뜻이었다. 공무원들은 이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당시 공직 사회는 출렁거렸다. 영혼이 없다는 100만 공무원은 그래도 나라의 기둥이다. 국가의 중추인 공무원이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정부에는 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 있다. 반면 대내외 여건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본과 중국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긴장 고조, 북한의 핵실험 예상에다 국내에는 전망이 한층 어두운 경제, 2030과 5060의 세대갈등, 48%와 52%의 대통합 등…. 수많은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다. 차기 대통령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다. 직업 공무원들도 적극 나서야 해결될 수 있을까 말까한 난제들이다. 차기 정부는 공무원을 차기 대통령의 비전을 실현할 동반자로 삼고 껴안아야 한다. 공무원들도 성공하는 정부를 만드는 데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한다. 성공하는 정부라야 국민이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차기 정부는 공직을 승자의 전리품으로 삼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초창기 관료사회에서 ‘고소영’과 ‘S라인’과 같은 편가르기 말들이 나오는 전철을 밟는다면 차기 정권은 실패로 가는 티켓을 쥐는 셈이다. 공무원에겐 어느 쪽으로도 휘둘리지 않는 균형추 역할이 절실하다. 국가의 무게중심을 잡는 중립성이 요구된다. 선거과정에서 분출된 이해집단들의 온갖 요구와 욕구를 조정하는 게 공무원의 책무다.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해달라는 업계의 요구가 중심이 필요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해집단의 온갖 욕구에 대해 과감하게 ‘노’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과는 또 다른 역할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당이어서 교차되는 권력 간의 동질성이 역대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면에서는 차기 정부는 정책의 안정성 및 예측 가능성이 크다. 그런 만큼 국민에겐 혼란이 가지 않고, 공무원들도 흔들림없이 일할 분위기가 마련됐다. 하지만 관행에 젖어 쇄신이 없는 공무원, 출세를 위해 줄을 대려는 공무원, 복지부동으로 보신하려는 공무원들은 이번 기회에 옷깃을 여미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에겐 새해가 왔지만 희망도 미래도 없을 것이다. chuli@seoul.co.kr
  •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4) 출입국관리직 9급 합격 김거중씨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4) 출입국관리직 9급 합격 김거중씨

    “기업에서는 고졸 공채와 대졸 공채를 따로 뽑는데, 유리천장이 있어요. 사원식당에서 대졸 관리자와 고졸 생산직은 겸상을 안 해요. 공무원 시험은 나이도 보지 않고, 정확하게 자기가 공부한 것으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공정하다고 생각해서 응시하게 됐습니다.” 김거중(25)씨는 올해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출입국관리직에 합격해 경기 용인시 법무연수원에서 연수를 마쳤다. 내년 1월 2일 시보 발령을 받게 된다. 전남 순천 효천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씨는 모대학 법학과에 1년 정도 다니다 군복무를 마쳤다. 대학을 계속 다녀도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자퇴하고 낮에 배관공 일을 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수험기간은 모두 1년 반 정도다.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씨를 만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비법을 들어보았다. “회사에 다니면서 공부할 때는 오후 5시쯤 집에 들어오면 7시까지 씻고 저녁을 먹고 나서 매일 밤 11시까지 하루에 한 과목씩 공부했습니다. 9급 공무원 시험은 다섯 과목을 보니까요. 토요일에는 아침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집이나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했고, 일요일에는 쉬었습니다.” 김씨는 필수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와 출입국관리직 선택과목인 행정법과 국제법 다섯 과목의 시험을 치렀다. 그는 다섯 과목 가운데 영어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영어는 7~9급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대다수가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영어는 1년 반 동안 공부하면서 점수가 5점 올랐어요. 행정법과 국제법은 70~80점 올랐는데. 영어를 20년 가까이 배웠는데도 어려웠습니다. 출제위원들이 좀 치사하게 느껴질 정도로 일부러 틀리라고 내는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풍토병’이란 단어는 한국어로도 모르는데 영어 시험에 나왔어요.” 행정법과 국제법은 아예 모르니까 어렵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고 한다. 오히려 몰랐던 만큼 책을 보면 성적이 쑥쑥 올랐다. 대학을 1년 정도 다니긴 했지만, 거의 수업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도움이 되진 않았다. 군대에서 행정병으로 일했던 것이 많이 도움됐다고 김씨는 털어놓았다. 밤에 전깃불이 있고 따뜻한 데서 일하니까 일과가 끝나면 영어 단어를 조금이라도 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영어 공략법에 대해서는 “포기는 빠를수록 좋아요. 절대로 맞힐 수 없는 문제가 2~3개 있는데 영어는 만점이 85점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과목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 나아요.”라고 조언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내신 성적이 398명 가운데 380등 정도로 좋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좋은 대학을 못 갔기 때문에 ‘그냥 대학 다니지….’란 말을 들을 때마다 학벌이 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텐더, 술집 매니저, 배관공, 일용직 근로자, 에어컨 설치 보조 등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으면서 ‘평등한 기회’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학벌을 제외하고 정당하게 평가받는 건 공무원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경기 부천에서 친구와 자취하면서 서울 노량진의 공무원 시험 대비 학원에서 넉 달 동안 수업을 들었다. 노량진 학원에 다닐 때는 수험생활에 찌든 사람들을 보는 게 오히려 힘들었다고 김씨는 이야기했다. 그리고 노량진의 컵밥이 맛있게 느껴지고 노량진 생활이 익숙해지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컵밥은 노량진 학원가의 명물 음식으로, 바쁘고 돈 없는 수험생을 위해 밥과 반찬을 컵에 섞어 싸게 판다. “노량진 학원가는 ‘노량도’라는 섬으로 불리기도 해요. 합격배를 타고 나가야 합니다. 노량진은 물가가 싸기 때문에 공부하는 게 재밌고 편하다고 주저앉으면 안 돼요.” 김씨가 국어와 한국사를 공부한 과정은 재미있지만 눈여겨볼 만하다. 일상 생활과 공무원 시험 공부를 접목시켰다. 국어 공부는 노래방을 자주 가면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9급 시험의 국어 과목에는 생활 국어가 꼭 나오는데 이번에는 국어사전의 배열 순서가 출제됐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리모컨이 아니라 책으로 찾은 덕을 톡톡히 봤단다. 한국사는 사극의 열혈팬인 어머니와의 대화가 큰 밑천이 됐다. 김씨의 어머니가 역사드라마를 볼 때마다 악당들 욕을 했는데, 실제로 아자개란 악역이 문제로 나와 도움이 됐단다. 하지만 사극은 시간 날 때나 봐야지 공부는 하지 않고 드라마만 보면 안 된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면접은 하나의 잘 짜인 연극과 같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면접 준비팀을 직접 조직해 실제 면접처럼 준비했는데, 같은 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합격했다고 한다. “출근카드를 찍는 줄이 밀렸는데 출근 시간은 2분밖에 남지 않았다. 어떻게 하겠는가?”란 질문에 “최대한 빨리 출근카드를 찍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더니 일찍 출근할 생각은 없느냐는 반박 질문이 면접관으로부터 날아왔다. “꼭 일등으로 출근하겠다.”란 패기와 재치가 넘치는 김씨의 대답에 결국 면접관도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법무연수원의 교육 과정도 그에게 큰 자극이 됐다. “보통 공무원이라고 하면 철밥통, 복지부동, 무사안일을 이야기하는데 절대 아니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더 노력하면 더 쓰임이 많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외국어 능력이 되면 해외 영사로도 파견 나갈 수 있고, 출입국관리직 공무원이 성실하게 일하면 오원춘 사건과 같은 외국인 범죄도 예방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부모님은 김씨에게 대학을 다시 가라고 했지만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는 빠른 길이 있다.’며 오히려 그가 부모님을 설득했다. 돈이 없어 책을 못 사볼 때 적금을 깨서 도와준 친구 백수민씨도 고마운 존재다. 내년부터 고등학교 교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도입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기존 수험생은 지옥문이 열린다고 걱정한다. 김씨는 시험에 일찍 합격해서 손해 보는 기분은 없느냐는 질문에 “군대가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며 씩 미소 지었다. “고졸이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서 남들보다 빨리 출발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인생은 곱셈으로 자신이 ‘0’이 아니라 ‘1이나 2’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조언을 남긴 김씨는 발령받기 전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무료 과외를 할 계획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총리실 “정권 말 줄서기 등 엄단”

    국무총리실의 공직복무관리관실이 임기 말에 다시 칼을 빼들었다. 정권 말 무사안일 또는 줄서기 공무원에 대해 ‘시범 케이스’로 일벌백계하겠다는 의지도 배어 있다. 국무총리실은 22일 공직복무관리관실 직원을 중심으로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을 구성, 활동에 들어갔다. 이들이 벌이는 특별감찰은 오는 12월 19일 대통령선거 전까지 공직기강을 확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된다. 주요 점검 사항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 등에게 줄서는 정치적 중립 훼손 행위 등에 맞춰져 있다. 주요 감찰 대상은 ▲당면 현안을 고의로 지연시키거나 ▲정책 결정을 차기 정부로 미루는 직무태만 ▲주요 정책 자료나 기관 내부자료를 무단 유출하거나 특정 정당 등에 제공하는 비밀엄수·보안유지 의무 위반 행위 등이다. 특별감찰은 공직사회의 복지부동과 줄 서기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김황식 국무총리의 지시로 이뤄졌다. 김 총리는 공무원의 중립성을 강조하면서 무사안일 등 태만을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총선 때에도 김 총리는 “줄서기를 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 총리는 “정부의 임기 마지막날까지 공무원들이 근무에 해이해지는 일 없이 충실히 임해 달라.”고 여러 차례 주문해 왔다. 총리실이 이번 감찰과 관련, “적발 사안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해 엄정한 공직기강을 확립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맥을 같이한다. 총리실의 강력한 공직기강 특별감찰 의사로 이미 시작된 행정안전부의 특별감찰단과 감사원의 특별공직감찰 등 3중 그물의 공직 감찰이 연말까지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남행열차/이도운 논설위원

    남행열차. 1980년 김수희가 발표한 뒤 ‘국민가요’ 반열에 오른 노래. 32년 전통의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가장 많이 불렸고, 노래방 선곡순위에서도 꾸준하게 상위를 유지한다. 정혜경의 가사는 음울한 느낌을 주는 데 반해 김진룡이 만든 리듬과 멜로디는 격정적이다. 2011년 7월 10일 방송된 MBC ‘나는 가수다’ 4라운드 1차 경연에서 ‘가성의 마술사’ 조관우는 완전히 다른 ‘남행열차’를 선보였다. 달리는 관광버스 속의 중년 남녀들을 흥분시켰던 이 노래가 차분한 보사노바 풍의 재즈로 탈바꿈했다. 당시 이 노래를 편곡한 하광훈은 “가사를 자세히 들어보니 매우 슬픈 노래더라.”면서 “남도로 가는 밤 기차가 주는 서정을 담담하게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최근 광화문과 과천 관가에서 ‘남행열차’가 최고의 유행어로 떠올랐다고 한다. 각 부처 회식자리에서 노래가 아닌 건배사로 ‘남행열차’가 애용된다는 것이다. ‘남은 기간 행동 조심하고 열심히 일해서 차기 정부에 발탁되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바탕 생존경쟁에 들어가야 하는 공직사회의 불안한 분위기를 자조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1987년 이래 5년 단임 대통령제가 정착되면서 공직 사회도 5년마다 홍역을 앓고 있다. 87년 선거에서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그다지 큰 동요가 없었다. 일단 전두환 정부의 연장선상으로 보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2년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된 뒤 ‘개혁’의 칼을 휘두르기 시작하자 공무원들은 깜짝 놀라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이른바 ‘복지부동’이 시작된 것이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으로 사상 처음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공직사회도 주류와 비주류의 교체를 경험하게 됐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는 정부 고위직을 차지한 386들과 공무원들 간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2007년 선거에서 다시 정권교체에 성공한 이명박 정권은 전 정권에서 ‘잘나가던’ 공무원들을 홀대했다. 그 때문에 능력 있는 고위 공직자들이 허망하게 떠나는 사례도 적잖았다. 얼마 전 민주당의 문재인 대선 경선후보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박근혜 캠프로 가자 “참여정부 때 승승장구했는데, 인간적 의리도 없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안 전 대법관은 “정권이 아니라 정부를 위해 일한 것”이라고 응대했다. 이상적으로는 안 전 대법관의 말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고위 공직자가 정권의 변화에 관계없이 소신을 지키며 일하기란 쉽지만은 않은 일인 것 같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소득세 과표’ 손 안 대… 임기말 수비형 개편

    ‘소득세 과표’ 손 안 대… 임기말 수비형 개편

    8일 발표된 세법 개정안은 ‘앙꼬 없는 찐빵’ 같다. 모든 국민들의 관심사항인 소득세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구간과 소득세율은 손조차 대지 않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표 구간을 조정하려면 비과세, 감면 조항을 대폭 줄여야 하는데 큰 정치 일정(대선)을 앞두고 솔직히 한계를 느꼈다.”고 자인했다. ●금융소득 과세기준·골프장 개소세 면제 논란 박 장관의 말대로 “괜히 (국회에서) 시끄럽기만 하고 불발탄으로 끝날 공산”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권이 저마다 개편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안을 아예 내놓지 않은 것은 임기 말 전형적인 복지부동 사례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격 의지가 실종된 수비형 개편’이라는 총평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은 소득세 최고세율을 지금의 38%에서 40%로 올리고 과표 구간도 상향 조정하는 안을, 민주통합당은 최고세율(38%) 적용 대상을 ‘과표 3억원 초과’에서 ‘1억 5000만원 초과’로 낮추고 고소득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를 줄이는 안을 각각 마련한 상태다. 세간의 관심사인 성직자 과세도 이번 개정안에서 빠졌다. 법이 아닌 시행령 개정 사항이고 종교단체 스스로 납세 결의를 하는 등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크게 ▲경제 활력 ▲재정 건전성 ▲미래 복지 대비 등 세 가지를 신경 썼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 활력보다는 세수 감소 방지에 좀 더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고용 창출 투자 세액공제가 일부 개선됐지만 좀 더 과감한 추가 공제가 필요하다.”며 아쉬워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 연구이사는 “학계에서는 2000만원으로 대폭 낮추자고 건의했는데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정부는 2000만원으로 낮출 경우 세 부담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어 3000만원으로 절충했다고 해명했다. 정치권은 1000만원으로 낮추자는 주장까지 하고 있어 국회에서의 공방이 예상된다. 현 정부가 내세운 ‘감세 기조’가 폐기됐다는 지적도 있다.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MB(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세법 개정인데 조세정책의 일관성이 없어졌다.”면서 “처음에는 감세 정책으로 시작해 지금 와서 증세로 돌아섰다.”고 꼬집었다. ●“부자 증세” vs “서민·중산층 부담 늘어” 정부의 구상대로라면 서민·중산층과 중소기업은 5년에 걸쳐 세금이 2400억원 줄어드는 반면 고소득자와 대기업은 1조 6500억원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부자 증세’라고 평가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60조~70조원의 감세 효과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고소득자와 대기업이 누렸다.”면서 “과거에 받았던 혜택에 비춰 세수 증가분이 적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서민·중산층에 대한 지원이 미약하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납세자연맹 측은 “역진성이 높은 간접세 비중을 늘리거나 그대로 둔 채 (신용카드 등의) 소득공제 혜택을 축소해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만 가중시켰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유류 간접세인 교통·에너지·환경세는 2015년까지 연장됐다.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1인당 2만 1120원)를 내년부터 2년간 한시 면제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조차 “효과는 크지 않으면서 위화감만 유발시킬 수 있다.”며 부정적이다. 김재진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납세자는 조금씩 변하는 것보다 한꺼번에 변하는 게 고통을 덜 받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번에는 정부가 다소 보수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도 “전반적인 보완 수준이라 눈에 띄는 내용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전경하·이성원기자 lark3@seoul.co.kr
  • [열린세상] 대통령의 성패, 공직사회에 달렸다/유재웅 을지대 홍보디자인학 교수

    [열린세상] 대통령의 성패, 공직사회에 달렸다/유재웅 을지대 홍보디자인학 교수

    1980년대 초반의 일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도 국회가 열리면 장관을 비롯해 많은 실무 공무원들이 국회에 가서 진을 친다. 주로 하는 일은 장관 뒷자리에 앉아 여야 국회의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대한 답변 자료를 만들어 장관에게 건네는 일이다. 국회의원들이 주요 정책이나 정무적 차원의 질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실무 사항까지 캐묻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시 실무 공무원으로 국회를 수없이 드나들었던 필자가 받았던 인상은 “공부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행정부를 윽박지르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에서 실망이 컸다. 몇 년이 흘러 국회 출입이 더 잦아지고 국회의 속내를 들여다보게 되면서 국회의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국회의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커졌다. 열심히 표밭을 갈아서 당선되었든, 운이 좋아서 되었든, 줄을 잘 서서 되었든, 적어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정부에 대한 질문이나 행동의 밑바닥에는 늘 ‘표’를 의식한다는 것이다. 모든 생각과 행동을 국민에게 맞춘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요즘도 자주 국민의 지탄을 받지만 그래도 복원력을 가질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은 4년마다 국민의 신임을 다시 묻는 정치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행정부에서 일하는 일반 공무원들은 어떠한가? 공무원을 흔히 ‘공복’(公僕), 국민의 종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공직자 중에서 국민을 진정 주인으로 섬기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를 자주 생각해 본다. 물론 대한민국의 공직자 중에는 빛나지 않는 자리라고 하더라도 이를 천직으로 알고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나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면, 말로는 공복이라고 되뇌지만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데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했는지를 반성하게 된다. 입으로는 국민을 앞세우지만, 그보다는 인사권자인 장관이나 대통령의 의중을 부지불식간에 헤아리는 데 더 익숙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이제 넉 달 후면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있다. 전형적인 과도기다. 이럴 때 흔히 등장하는 말이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이다.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소신을 질책하는 이야기도 나올 때다. 물론 정권 교체기일수록 공직사회가 중심을 잡고 정책을 집행하고 국정을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공무원 개개인의 소신과 책임을 촉구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가장 가까운 최근 현대사만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군사적인 정부에서부터 민주적인 정부, 보수적인 정부에서 진보적인 정부, 다시 보수적인 정부로 바뀌면서 공직사회의 동요가 적지 않았다. 정권교체기마다 공직사회가 흔들렸다. 설사 대놓고 줄대기를 하지 않더라도 정권교체기마다 공직사회가 정치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제 이러한 공직풍토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해 줄 때가 되었다. 공무원들의 근무 자세를 탓하기에 앞서 공직사회가 정권의 변화와 관계없이 소신있게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명박 정부에서의 공직사회 관리와 운영을 냉철히 분석해 교훈을 얻는 일이다. 잘한 것은 이어 가지만, 문제가 있었다고 인식한다면 실효성 있는 개선책을 강구해야 한다. ‘공직사회 장악’이라는 표현은 더 이상 적절치 않다. 우리 사회도 민주화되고 다원화된 만큼 명령에 복종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게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 국민 여론을 잘 헤아려 국정에 반영하는 유연성이 더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대통령을 바라보는 공무원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고 일하는 공무원이 많아져야 공직사회가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궁극적으로 대통령도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싶은 후보가 있다면 지금부터 공직사회에 대해 한발 먼저 심도 있는 연구를 하기 바란다. 정권의 성패가 달려 있고, 국민의 행복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현실과 한계 ② 재단 설립·운영의 어려움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현실과 한계 ② 재단 설립·운영의 어려움

    ‘천사의 비즈니스’도 규제의 칼날은 피할 수 없다. 적절한 법·제도적 감시 시스템이 없다면 공익재단 설립자의 이타심이 언제든 이기심으로 변할 수 있는 탓이다. 문제는 창의적 재단 설립과 운영마저 가로막는 낡은 규제다. 사회 여건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지나친 의심 탓에 사전·사후적 규제가 거미줄처럼 얽힌다면 재단의 설립과 운영을 어렵게 할 수있다. 서울신문은 재단 관계자 및 전문가 13명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혁신적인 재단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들어봤다. ●“공무원 입김 들어가는 허가제 바꿔야” 재단 전문가 사이에 가장 논쟁적인 이슈 중 하나가 재단 설립 때 허가주의를 적용할지, 아니면 인가주의를 적용할지이다. 재단을 만들려면 현행법상 중앙부처나 지방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두고 한편에서는 재단 설립 때 정부의 재량권이 지나치게 많아 재단 설립을 원하는 누구나 세울 수 있도록(인가주의) 하거나 일정 자격 요건만 갖추면 설립을 허락(준칙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인가주의나 준칙주의로 법개정을 선호했다. 유승권 SPC 행복한재단 사무국장은 “비영리법인은 원칙적으로 중립적 철학을 가진다.”고 전제한 뒤 “설립 주도권을 정부에 주면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단에 설립·운영상의 자율권을 주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상신 서울시립대 교수)라거나 “개인이나 기업이 자기자본으로 재단을 설립하는 것까지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익명을 요구한 응답자)는 의견도 있었다. 설립을 자유롭게 하는 대신 공익재단에 무조건 세제혜택을 주지 말고,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제대로 공익 활동을 한 재단만 세금을 감면해 주자는 의견도 많았다. 박두준 가이드스타 코리아 사무총장은 “미국처럼 재단 설립은 제한없이 하되, 혜택을 받으려면 국세청의 까다로운 공익성 테스트를 받는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인가제로 법을 개정한다면 군소재단이 난립해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응답자도 있었다. ●“기본재산 전용 가능성” 우려도 주무관청의 허가 없이 처분·사용이 불가능한 기본재산(재단의 재정 기반이 되는 종잣돈)을 유연히 활용할 수 있게 현행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이 제한은 원금의 손실 및 전용 가능성 때문에 만들어졌다. 재단들은 예금, 부동산 등으로 이뤄진 기본재산에서 파생된 돈으로 목적 사업을 벌인다. 그러나 응답자 다수는 금리가 10%가 넘던 시절 만들어진 낡은 규제를 초저금리 시대인 지금까지 고집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태규 연세대 교수는 “국내 민간재단이 2000여개라는데 이 중 자산 10억원 미만의 소형 재단이 많다. 이들은 (이자 수입 등으로는) 별다른 사업을 할 수 없고 결국 재단의 실체가 불분명해진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장학재단 등 소형 재단들이 기본재산을 목적사업에 쓸 수 있도록 한다면 반값 등록금도 가능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반면 “기본재산 운용 제한을 풀면 당초 약속했던 목적사업 이외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재단 관련 업무를 맡는 주무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자세와 전문성 결여를 꼬집는 목소리도 많았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재단 설립에 너무 비협조적이다. 허가제인 탓에 나중에 재단에 (비리 등) 문제라도 터지면 ‘왜 허가해 줬느냐’는 비판을 받을까 봐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재단 업무를 후임자에게 넘길 때까지 시간을 끌려고 일정을 계속 늦추거나 문구상 표현을 문제삼아 수개월씩 허가를 지연한 경우가 있었다는 불만도 나왔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장은 “개별 부처 담당자 한두 명에게 (재단설립 여부와 활동을) 평가하라고 하기는 어렵다.”면서 “국세청, 총리실 등 범부처 차원에서 재단 문제를 담당할 통합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조희선기자 dynamic@seoul.co.kr ●인터뷰에 참여해 주신 분들(13명, 가나다 순) 곽대석 CJ 나눔재단 사무국장, 김기룡 플랜엠 대표,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코리아 사무총장, 박성호 풀뿌리희망재단 상임이사, 박태규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스티브김 꿈희망미래재단 이사장,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장(아름다운연구소 기부문화연구소장), 유승권 SPC 행복한재단 사무국장, 이상신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 교수, 이원규 도움과나눔 부대표, 진애언 경암교육문화재단 상임이사, 차선주 삼성증권 과장(기부 컨설팅 담당), 한용외 인클로버재단 이사장
  • 특허청 “비위직원 직무 즉시 정지”

    최근 직원들의 음주 사건으로 도마에 오른 특허청이 공직기강 확립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 정부 부처 최초로 원스트라이크 ‘직무아웃제’를 도입한 것. 공직에서는 뇌물·향응 등 단 한번의 부패 행위를 저질렀다가 적발돼도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특허청도 비공개 특허 관련 문건을 고의로 유출한 경우 이 규정을 적용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도입한 직무아웃제는 어떤 직무든 개인의 처신을 징계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훨씬 더 엄격해진 대책이다. 직무아웃은 중징계 대상자에게 내리는 직위해제와 동일한 효과로, 복무관리와 직무명령을 위임받은 국장이 내리게 된다. 공직자로서 비위를 저지르면 직무를 즉시 정지시키고, 반드시 청렴교육 이수 및 사회봉사 활동을 거친 후 직무에 복귀하게 하는 일종의 자정 과정을 거치게 했다. 또 물의를 일으켜 징계 처분을 받은 공직자는 법령에 정한 승진제한 기간을 2배로 확대 연장하는 등 징계 규정도 강화했다. 감사담당관실을 중심으로 대외활동 모니터링을 통한 감찰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대선을 앞두고 공무원의 복지부동과 줄서기 행위 등도 중점 점검하기로 했다. 간부들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도 묻는다. 부서장 평가시 범죄발생 및 청렴도를 평가해 반영함으로써 ‘개인 문제’라는 안이한 의식에 경종을 울린다는 취지에서다. 이와 함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부서장 책임 아래 ‘119운동’과 ‘염치지키기 운동’도 전개한다. 119 운동은 회식 때 ‘1차에서 1가지 술로 오후 9시 이전에 마쳐’ 건전한 음주문화를 정착시킨다는 의미다. 염치지키기는 공직자로서 스스로 창피함을 알고 부정한 일을 하지 말자는 윤리의식 제고 운동이다. 김호원 특허청장은 “특허청은 업무의 전문성이 반영돼 5급 이상 간부들이 상대적으로 많기에 보다 엄격한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면서 “처벌이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며, 공직자로서 스스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지방·기술직 ‘6급 근속승진’제한 논란

    “힘 빠집니다. 7급(주사보)만 16년째입니다. 기술직 9급으로 시작해 22년 근무했는데, 영영 6급이 될 수 없다니요. 말만 ‘근속승진’입니다. 6급 정원의 15%만 대상자로 정해놓으니, 정년퇴직 때까지 승진 길이 막혀 있습니다. 지방직이 된 게 후회됩니다.” 행정안전부 열린인사마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지방 기술직 공무원의 글이다. 6급 근속승진제 확대는 하위직 공무원들의 꾸준한 요구 사항이다. 2010년 기준으로 12년 이상 7급에 머무는 일반직공무원이 7368명으로 전체의 7.5%에 이를 만큼 ‘만년 주사보’ 문제는 심각하다. 사기가 떨어질 수 있고, 하위직 공무원들의 동기부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지난해 7급으로 12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 중 상위 20% 중 직렬별 6급 정원의 15% 안에서 근속 승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선책을 내놓았다. 일부 하위직 공무원들, 그중에서도 6급 정원이 극소수인 지방 기술직들은 “제한을 두지 말고 무조건 6급으로 승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찰·소방공무원은 6급 상당인 경감·소방경까지 근속 승진할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하고 있어, 형평성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특히 부처별·직렬별 평균 승진소요연수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조건없는 근속승진도입 주장의 근거가 된다. 하재룡 선문대 교수 등이 한국인사행정학회보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2009년 12월 기준으로 일반직 7급이 6급으로 승진하는 데 걸리는 평균기간은 특허청이 3년 8개월, 관세청이 10년 6개월로 6년 10개월의 큰 차이를 보였다. 기능직도 7급에서 6급이 되는 데 걸리는 국가보훈처가 2년 11개월인데 비해, 조달청 9년 5개월로 6년 6개월이나 차이났다. 하지만 근속승진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노력하지 않아도 승진할 수 있다면, ‘불성실한 공무원’, ‘복지부동 조직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10년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등에서 4~10급 공무원 14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1%가 ‘불성실한 근무자에 대해 근속승진을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0.9%가 ‘6급 근속승진이 필요하다.’고 답하면서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근속승진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면서 동시에 불성실한 근무자에 대한 제한도 강화돼야 한다는 의식의 반영이다. 진짜 이유는 공무원 조직체계다. 현행 체계로는 지방직·기술직에서 ‘조건없는 6급 근속승진제’ 도입이 불가능하다. 행안부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7~9급 국가직 공무원은 6만 97명으로 전체의 9.8%에 불과하다. 반면 지방직은 13만 9852명으로 40.7%에 이른다. 특히 시·군·구나 읍·면·동에서 일하는 기초자치단체 소속 일빈직 공무원의 경우 66.1%인 10만 8577명이 7~9급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리가 많지 않은 기술직은 일반 행정직보다 근속승진의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김태룡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똑같은 직위로 시작해 승진속도가 일하는 곳이나 직렬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문제”라면서도 “근속승진을 시켰는데, 팀장 자리가 한정돼 있어 직급과 직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속승진 확대 논의는 정부 조직체계 개편, 지방 권한 이양 등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박영준·이영호가 비선 親盧인사 퇴출이 과제’ 불법사찰 수사 새국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VIP(이명박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비선’ 조직에 의해 신설·운영되고, 사찰 내용은 비선 인사를 거쳐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장에게 보고됐다는 문건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영준(52·구속) 전 총리실 국무차장과 이영호(48·구속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을 비선 인사로 보고, 이들이 불법 사찰에 개입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이다. ●2008년 8월 진경락씨 작성… ‘靑 비선→대통령실장’ 보고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이 16일 확보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2008년 8월 28일 작성) 문건에는 지원관실 신설 목적 및 성격, 지휘·보고 체계, 당면과제, 운영상 유의사항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문건에 따르면 ‘공직윤리지원관실은 노무현 정권 인사들의 음성적 저항과 일부 공직자들의 복지부동으로 인해 VIP의 국정수행에 차질이 빚어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설치됐다. ‘공직사회의 기강확립과 사기진작을 위해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VIP의 원활한 국정수행을 뒷받침하는 데다 레임덕 방지를 위해서도 긴요’하다고도 했다. 특히 ‘비선 조직은 야당의 정치 공세에서 자유롭고, VIP의 부담도 덜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휘체계에 대해서는 ‘일상적인 공직기강 업무는 국무총리가 지휘하지만 특명사항은 VIP에게 절대 충성하는, 일심(一心)으로 충성하는 친위조직이 비선에서 총괄지휘한다.’고 명기돼 있다. 보고 체계와 관련해서는 최대한 줄이되 경중을 고려, ‘일반 사항은 총리에게 보고하지만 특명사항은 청와대 비선을 거쳐 VIP 또는 대통령실장에게 보고한다.’고 적혀 있다. ●전직 총리실 조사관 “이영호씨 입 열면 현정권 무너질 것” 주장 문건에는 이영호 전 비서관이 지원관실의 막후 실세임을 보여 주는 정황도 나온다. ‘자체 기획하거나 VIP 지시사항은 BH 공직기강팀과, 첩보·인지 등 기타 비공식적으로 추진된 내용은 고용노사비서관과 사전 조율’이라고 써놓고 있다. 비선 실세인 이영호 전 비서관이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이나 진경락(45·구속기소) 전 기획총괄과장에게 사찰을 지시하고, 이들을 통해 보고받은 내용을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장에게 보고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전직 총리실 조사관 A씨는 “이 전 비서관이 지원관실 사찰 내용을 대통령에게 직보했다.”면서 “이 전 비서관이 입을 열면 현 정권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건은 노무현 정부 인사들의 퇴출이 당면과제 중 하나라고 적고 있다. ‘전 정권 말기에 대못질한 코드인사 중 MB 정책기조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저항하는 인사에게 사표 제출 유도’라는 문구와 함께 ‘2008년 9월 현재 공기업 임원 39명, 필요시 각 부처 감사관실 동원할 것’이라는 계획도 담았다. 정권 출범 초기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한 공기업 사장 등을 퇴진시키기 위해 회유와 압박을 가한 의혹이 불거졌던 사실과 일치하고 있다. 문건 작성일인 2008년 8월 이후 대통령실장은 정정길씨와 임태희씨다. 검찰은 이 문건을 김경동 전 지원관실 주무관의 휴대용저장장치(USB)에서 확보했으며, 진 전 과장이 해당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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