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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차 종합개발」의 의미·문제점

    ◎21세기 통일대비,국토 균형개발 도모/고속성장이 빚은 지역격차 해소/자원절약·복지향상이 기본 목표/소요재원 2백62조원 조달이 관건 국토개발연구원이 마련한 제3차 국토종합개발계획시안은 21세기로 진입하는 국내외 여건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국토개발의 청사진이다. 지방자치제의 본격적인 실시에 따라 지방을 집중육성,국토를 균형적으로 발전시켜야하고 국제화·개방화와 함께 남북통일에 대비한 기반조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고속성장속에 빚어진 지역·계층간 격차의 심화,도로·항만 등 기간시설의 심각한 부족현상을 해소시켜야할 상황에 놓여있다. 소득의 향상에 따른 복지와 여가환경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시안은 이에따라 ▲지방분산형 국토골격 형성 ▲생산적·자원절약적 국토이용체계 ▲국민복지향상과 환경보전 ▲남북통일에 대비한 국토기반조성을 4대 기본목표로 설정했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도권의 성장을 억제하는 반면 지방도시와 농어촌을 집중육성하고 그동안 소외돼왔던 중서(충청)·서남(호남)부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통합적인 고속교류망의 구축 등이 실천전략으로 세워졌다. 또 국민생활 환경부문의 투자확대 및 제도확립과 국토계획의 집행력 강화,통일을 향한 남북교류 지역의 개발관리도 추진전략에 포함됐다. 이를위한 정책수단중 핵심적인 것은 중서·서남부지역 육성을 위해 새로운 산업지대를 조성하고 질적인 면에 있어서도 산업의 첨단화를 꾀하며 도로망을 대폭 확충하는 한편 고속전철과 주택 5백38만가구의 건설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시안대로 내년이후 10년간 국토개발이 추진되면 우리나라는 전국이 고르게 개발되는 선진복지국가가 될 전망이다. 수도권에는 더이상의 인구증가·산업시설의 증설이 없는 대신 부산·대구·광주·전주 등 8개 지방권은 첨단산업시설과 함께 대규모 휴양·위락시설이 들어서는 쾌적한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청사진이 당초 구상대로 제대로 우리앞에 나타날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적지않다. 우선 과거 20년간 수립돼 추진된 1차(72∼81년) 2차(82∼91년) 국토종합개발계획이 집행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이다. 1차계획은 척박한 여건에서 경제성장에 집중하다보니 수도권 집중 등 부작용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2차계획에는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수도권 집중억제가 주요골격을 이루었으나 계획기간이 마무리되는 올해까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로 미루어 볼때 지방의 거점도시를 중심으로한 지방·농어촌의 집중개발계획이 어느정도 이행될지는 미지수이다. 또 지방집중개발계획도 2차계획당시 처음에는 전국 16개 정주권을 중심으로 국토를 균형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한 뒤 시행중간에서 다시 이를 권역별 개발로 바꾸는 등 계획자체가 갈팡질팡했었기 때문에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국토개발연구원도 이번 시안에서 1·2차 계획기간중 나타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역불균형개발과 이로인한 인구집중현상을 들고 있다. 전국인구증가중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60년대에는 57%,70년대 73.8%,80년대에는 85.3%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인구도 지난 70년이래 연평균 36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기형적인 인구증가는 전체 제조업체수의 73.1%,서비스업체수의 49.4%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등 취업기회·교육·문화 등 모든 분야의 수도권에 집중된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수도권에는 ▲주택난 심화 ▲땅값 폭등 ▲교통난 심화 ▲생활비용 상승 ▲환경오염 심화 ▲범죄증가 등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국토개발연구원은 분석했다. 이번 시안은 수도권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1·2차 계획은 규제일변도 방향에서 벗어나 낙후된 지방도시를 집중육성,국민이 스스로 지방에서 살고 싶어하는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의욕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의 성공적 집행을 하는데 넘어야할 난제가 적지 않다. 우선 이 계획의 주요부문에서만 2백62조원(85년 불변가격)이라는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하다. 주택부문에 1백62조원,교통부문에 46조원,수자원 및 상하수도 부문에 35조원,공업입지조성에 17조원 등이 각각 소요된다는 계산이다. 시안은재원마련을 위해 지방채의 활성화,민자도입,새로운 세원의 발굴을 통한 지방재정의 강화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과연 필요한 재원을 제대로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 시한은 또 첨단산업의 경우 특성상 대도시에 인접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으나 최근 서울지역의 대학증원 요구같은 수도권 억제정책에 상반되는 요구가 나올 수 있는 등 전략간에 모순되는 대목이 없지않다. 불확실성이 높지만 통일을 향한 청사진이 제대로 제시되지 못한 점도 아쉬운 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 데이브드 S 브로더 미 정치평론가(해외논단)

    ◎흔들리는 「보수정권」… 고민하는 미ㆍ영/부시ㆍ대처,인기ㆍ신뢰 떨어져 위기직면/“후계 부재속 같은 운명” 차기집권 암운 미 공화당의 하원 원내총무로서 얼마 전 대통령의 세금인상안에 반대,부시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들어 파문을 일으켰던 뉴트 깅글리히와 지난 1일 부총리직에서 사임,영국 보수당과 마거릿 대처 총리 정부를 발칵 뒤집어놓은 영국의 세련된 외교관 제프리 하우경을 비유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터무니없어 할 것이다. 그만큼 두 사람 사이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우 전 부총리는 그가 가장 화가 나 있을 때라도 깅글리히가 가장 조용하게 얘기하는 것보다도 더 조용히 얘기하는 사람이다. 또 깅글리히가 흔히 자신과 의견이 다른 상대방의 주장을 「부도덕하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데 비해 하우경은 기껏해야 「나를 조금 화나게 한다」는 것 이상의 표현을 쓴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보수당의 운명과 미 공화당의 운명간에 유사점을 간파한 사람이라면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거의 비슷한 시기에 미ㆍ영 두 나라의 집권당에서 일어나는 내부분란의 조짐에 흥미를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중간선거가 치러지기 바로 직전 대처 영 총리는 두 가지 큰 충격을 받았다. 하나는 당선이 확실하다고 생각되던 보궐선거에서 보수당 후보가 참패를 당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앞서 얘기한 하우 부총리의 사임이다. 유럽 경제통합에 대한 대처 총리의 경직된 태도에의 항의가 하우 부총리의 사임이유. 그의 사임으로 대처는 첫 집권당시의 제1세대 각료들 중 현재까지 내각에 남아 있던 마지막 1명이자 영국내 보수주의자들 중 가장 인기있는 한 사람을 잃게 됐다. 이는 또 대처자신의 판단력과 지도력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됐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이와 비슷한 시기에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미국내 여론조사 결과는 부시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공화당에 대한 지지가 지난 2년내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정치적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미ㆍ영 두 나라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이처럼 두 나라의 집권당이동시에 인기를 잃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으로 돌릴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대처 총리는 지난 79년 국내경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노동당 정부를 누르고 보수당의 집권을 이끌었다. 당시 제임스 캘러헌 총리는 또 노동당내의 좌익세력들에 대한 통제력도 잃고 있었다. 그로부터 1년 뒤 로널드 레이건이 스태그플레이션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민주당을 누르고 공화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 역시 영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민주당내 좌익세력들로부터의 내부도전에 고전하고 있었다. 대처와 레이건은 모두 과거와 급속히 단절함으로써 기업투자를 위한 부의 축적을 격려하고 복지국가의 기능을 억제하는 쪽으로 나라를 이끌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레이건과 대처는 또 보수주의 그리고 보수당과 공화당의 대중적 이미지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리게 됐다. 대처와 레이건은 첫 임기중 모두 경제적 곤경에 직면했다. 그리고 대처와 레이건은 모두 군사전략의 성공으로(대처는 83년의 포클랜드전쟁,레이건은 84년의 그레나다 침공) 재선에 큰도움을 받았다. 지난 87년 대처의 선거유세를 취재했을 때 나는 부시가 88년의 미 대통령선거 후보로서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에 관계없이 공화당이 미국내에 조성되고 있는 「이제는 변화를 추구할 때」라는 여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지도자에 대해 싫증을 느끼는 것으로 치면 레이건­부시로 이어지는 미국의 치어리더식 지도력에 미국민이 느끼는 것보다 대처의 강압적인 지도스타일에 영국민이 느끼는 반발이 훨씬 강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처는 대승을 거두었다. 그것은 노동당이 집권을 위한 일관된 계획의 추진여부는 별개로 치더라도 영국내의 모든 반보수당 여론을 하나로 모으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88년 미국의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도 역시 똑같은 결점을 나타냈으며 결국 모처럼의 기회를 이용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영국 노동당의 닐 키노크 당수가 추진한 정책 개선과 공보활동의 강화는 매우 인상적이다. 또 워싱턴에서도 미 상하원내의 민주당의 새 지도자들이 영국에서와마찬가지로 당의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90년 가을을 맞아 이제 우리는 대처 영국총리가 유럽의 급속한 경제통합 움직임과 관련,당내부로부터 중요한 내분에 직면해 있듯이 부시 미 대통령은 예산적자문제를 처리하는 대통령의 방식과 관련,당내부의 반발세력으로부터 거센 비난에 봉착했음을 보고 있다. 또한 미국과 영국은 모두 경제가 심각한 문제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인플레와 실업률은 미국보단 영국이 훨씬 더 높지만 그렇다고 부시의 경제정책이 대처의 경제정책보다 더 효율적이라고도 결코 할 수 없다. 또 한 가지 영국 보수당과 미 공화당 사이에는 매우 중요한 유사점이 있다. 대처 총리에 대한 많은 불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다음 선거에서 또다시 보수당 후보로 나설 것을 결심한다면 보수당내에서 대처를 대신할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공화당내에서도 오는 92년 대통령선거 때 어느 누구도 자신의 자리를 내놓고 부시의 후보 재지명에 도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영국의 보수당이나 미공화당은 모두 현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여하에 따라 부침을 겪게 될 것이다. 심판은 대처 총리의 보수당이 먼저 받게 될 것이다. 대처 총리는 92년 6월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만일 정황이 호전됐다고 생각되면 선거일정을 좀더 앞당길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대처 총리가 승리한다면 부시의 재선도전 전망도 한층 밝아진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보수당이 패배한다면 이는 공화당에겐 심각한 경고가 될 것이다. 정치적인 운명론을 주장하자는 건 아니다. 그러나 미ㆍ영 두 나라 정치의 변천과정이 너무도 오랫동안 비슷한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두 집권당 사이의 유사점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웨스트민스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주목하면 다음번엔 워싱턴에서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 당리에 볼모잡힌 정치 대의/한승조 고려대교수(세평)

    ○불안스러운 정치방학 요즈음 국내정치에 대한 보도는 신문·방송에서 거의 실종된 감을 주고 있다. 그리고 전망 흐린 남북관계와 상서롭지 않은 이란사태등이 언론보도의 주요 자료이다. 국내정치가 더이상 우리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야당의원이 총사퇴하려다 오게 된 정치방학이니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마음놓을 형편도 되지 못한다. 여기서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밤마다 늦게 들어와서는 구두를 벗고는 힘껏 벽에 던지는 소리에 잠을 깨곤 하던 옆방 사람이 그 사람에게 항의했다. 그 다음날 밤 그 사람은 또 무심코 구두 한짝을 벽에 벗어던졌다. 그러고는 옆방 사람의 항의가 생각났기에 또 한짝은 조용히 벗어놓았다. 그러자 나머지 한짝 던지는 소리를 기다리다 잠을 못이룬 옆방 사람이 그 방에 다시 와서 나머지 한짝도 마저 벽에 던져달라고 부탁하더라는 것이다. 우리도 여야대립의 난장판에 습관이 들었던지 요란한 소리가 안들려도 불안스러워하게끔 되어 있는 것 같다. 이쯤 되면 우리 국민은 정치 노이로제에 걸려있다고 보아야 한다. ○명분없는 사퇴정국 지난번 임시국회가 파행으로 끝난 후 두 야당은 국회해산 조기총선 지방자치선거실시 악법개폐를 요구하며 이 네 조건이 수락되지 않으면 어떤 협상 제의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평민·민주·재야의 야권통합을 공언하였다. 제6공에 들어와서 정치·경제·사회·국민의식 등 모든 면에서 형편없이 나빠져가고 있다. 이에대하여 책임의 일단을 살펴야 할 정치지도자들이 위기현실을 총력경주하여 해결할 노력은 하지 않고 빗나간 행동만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소수당이 다수당의 입법제안을 실력으로 저지하려다가 안되니까 국회해산과 조기총선을 요구하며 의원직을 총사퇴하는 것이 정상적인 행동인가. 야당 마음대로 되지 않는 국회는 해산되어야 한다는 것은 폭군 독재자들의 행동방식이다. 또 헌법에도 없는 조건을 내세워서 협상을 거부함은 문제아적인 발상이다. 의원직 사퇴는 용감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장외투쟁을 벌이기 위한 것이라면 국민의 주권기관,대표기관을 함부로 가지고 노는수작이라고 보아진다. 하기는 이것이 모두 여당의 영구집권을 미리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의원내각제는 이 나라의 정치발전에도 유익하고 또 사실상 야당에게도 매우 유리한 권력구조이다. 그런데 여당이 추진하니까 반대함으로써 여당의 정국주도를 저지하며 야당 손으로 빼앗으려는 술책이라면 곤란하다. 정권쟁탈을 정당정치의 존재이유로 착각하는 행동이 아닌지 모르겠다. ○한심스러운 여당·야당 또 의아스러운 것이 여당의 반응이다. 국회해산이나 의원직 사퇴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지자제문제와 악법개폐의 문제에서는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나왔다. 야당을 달래기 위해 법을 이리저리 뜯어고친다는 것은 정국운영의 융통성을 보여주는 면도 있다. 그러나 그러다가 국회의원의 소임,위엄,정치도의가 손상되는 면은 없을까. 야당의 강력한 항의가 있었다고 법을 계속 뜯어고쳐야 한다면 애초에 왜 그런 입법을 하였는가. 또 여당은 의원내각제 개헌이 정국불안의 요인이 되는 현실을 감안하여 내년 상반기에 본격화하겠다고 당론으로 확정한 모양이다. 금년에 하지 못한 개헌논의가 내년에는 어떻게 될 수 있다는 것인가. 내년에도 야당이 강력반대한다면 개헌도 포기하겠다는 뜻이 그 속에 담겨져 있다. 이것도 양식있는 정치판단이라고 칭찬해줄 만도 하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내각제이든 대통령제이든 정권만 유지하면 된다는 기회주의적이고 무사안일의 태도가 깔려있는 것이 아닐까. 여당으로서 정치발전의 소임과 국사에 대한 경륜을 내놓고 노력하다 안되면 물러서겠다는 애국충정과 깨끗한 태도가 보이지 않는 것이 험이다. 또 국내적인 긴장과 위기를 외부로 배설하듯이 당장 되지도 않을 남북교류와 신경 쓸 필요도 없는 범민족대회에 긍정적 적극적 자세를 보이다가 북측의 거부로 주저앉았다. 현재 남북대화와 교류의 의지가 전혀 없는 북한측을 대화로 끌어내려고 헛수고를 계속하느니 차라리 보다 의연한 태도를 유지함이 어떨까. 그리고 국내의 제반위기를 해결하고 국내안정과 통일에 대비하는 정치·경제·사회의 태세를 갖추는 데 전력투구하는 것이 더 믿음직스럽지 않을까.서둘러야 할 일은 신경도 안 쓰고 차라리 늑장부리는 것이 좋은 일에 발발대는 꼴이다. 야권통합문제도 여전히 난항에 부딪혀 있다. 오늘의 정치·경제·사회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고 그 해결이 아득한가를 안다면 무턱대고 정권욕의 추한 집념을 보이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다. 차라리 여당과 협력해서 국내안정을 성취함이 장차 야당의 집권을 위해서도 내실있는 준비작업이 되는 것이 아닌지. ○바람직한 정당정치 이처럼 요지경속의 정치현황으로 보아서는 오늘의 정치적 경제적 쇠퇴추세가 역전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정치발전과 민주화가 더욱 까마득해짐을 절감하게 된다. 정치가 무엇인가. 또 정당정치가 지향할 목표는 무엇인가. 부강하고 통일된 민주복지국가를 세우고 나라를 국제사회에서 존경받는 위치로 끌어올리려면 여야당은 80∼90%의 협력과 10∼20%의 대립·경쟁의 비율을 유지해야만 한다. 그런데 민족과 국가이익은 정치집단간의 정권경쟁과 몇몇 사람들의 대통령놀음의 볼모가 되어 있고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나라의 하강추세는 멈출 줄 모른다. 나라는 부강으로부터 멀리 뒷걸음치고 남북통일은커녕 남한의 분열도 악화일로에 있다. 여야당은 이에대해서 깊이 반성하고 그 책임을 져야만 한다. 그런데 아직도 정신못차리고 정권경쟁에만 여념이 없어 보이니 이를 어쩌나.
  • 「김일성 이후의 북한」세미나/김학준씨 발표 요지

    ◎“남ㆍ북한 교류물꼬 2∼3년내 트인다”김일성 생존말기 「제한된 교역ㆍ협력」시도 예상/대미관계등 개선… 동독식 온건개혁 추구할 듯 「김일성이후의 북한」을 주제로한 세미나가 한국지역사회연구소(이사장 장성만)주최로 23일 하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 세미나에서 김학준박사(대통령사회담당보좌역)는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의 변화는 김일성사후가 아니라 김일성이 살아 있을 때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며 이미 그 변화의 조짐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앞으로 수년내에 북한은 대한민국의 실체를 인정,대화를 통해 민족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박사는 또 2∼3년내에 북한은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남북한간 교류와 교역,협력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우리는 「건강한 민주복지국가」를 발전시켜 이 시기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박사의 발표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시간은 항상 사회과학자들을 망신시켜 왔다』는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갤브레이스교수의 말처럼 어떤 사회의 변화를 예측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이후 전개된 소련을 중심으로한 공산권의 변화는 한마디로 「혁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공산권의 변화를 예측한 사회과학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특히 정보가 극히 통제돼 있는 페쇄체제인 북한에 대해 그 미래를 전망하기란 매우 어렵다. 공산권의 변화이후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북한의 변화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대체로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북한이 2∼3년 또는 3∼4년안에 변화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주장이다. 그 이유로는 첫째,북한은 소련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동유럽국가들과 달리 중국이라는 또하나의 버팀목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둘째,동유럽국가들은 지리적으로 소련에 인접,개혁과 개방의 도미노현상을 피할 수 없었으나 북한은 그 진원지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셋째,유고와 알바니아를 제외한 동유럽의 국가들이 대부분 2차세계대전후 소련군에 의해 권력이 창출됐고 그 이후에도 소련군에 의해권력이 유지돼 대소의존도가 매우 컸지만 북한은 소련군에 의해 정권을 수립한후 곧 주체사상과 김일성주의를 확립,자주노선을 밟아옴으로써 소련의 압력을 피할 수 있는 독자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변화에 대한 또다른 견해는 북한도 1∼2년,적어도 2∼3년내에 반드시 변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은 현재 공산권에서 전개되고 있는 변화의 물결은 세계사적이며 문명사적인 조류로써 「인류사에 일대 획을 긋는 피할 수 없는 전환」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문자그대로 「혁명적 변화」라고 일컬어지는 이 물결을 북한이 끝까지 거부할수 있겠느냐하는 물음에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논거로는 첫째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소련의 대북압력이 매우 크다는 점이 제시되고 있다. 지난 2월 파리에서 열린 한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했던 고르바초프의 한 군사담당보좌관은 『북한에 대해 동유럽에 대한 것보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 발언을 전후해 김일성을 비난하거나 북한의 실정을 폭로하는 기사들이 소련언론에 계속 게재되기 시작했다. 특히 6.25의 남침설이 소련학자에 의해 입증되고 있으며 김일성일인 지배체제 확립의 핵심기둥이 되어온 김일성의 항일독립운동신화를 파괴하는 내용마저 공개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한서정상회담이 이뤄진다는 사실이 발표된 직후 『이는 고르바초프가 대낮에 많은 사람이 보는 자리에서 김일성의 뺨을 때린 것과 같다』는 외신의 보도처럼 소련의 대북개방압력은 매우 크며 북한이 이를 거부할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둘째,최근 북한내부에서도 조직화되고 정치세력화되는 단계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으나 김일성의 지도노선 또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불평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으며 이는 북한의 변화를 예측하는 주요한 지표가 될수 있다는 지적이다. 셋째,테크노크랫의 부상도 북한의 변화와 관련지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볼수 있다는 점이다. 본질적으로 실용주의노선을 추구하는 테크노크랫의 부상은 변화의 조짐을 예고하는 것으로 그 폭이 넓어질수록 변화의 속도는더욱 빨라질 것이다. 나는 북한의 변화가 멀지 않았다는 후자의 주장에 동조한다. 다만 북한은 「김일성 개인의 국가」이기때문에 김일성사후가 아닌 김일성이 살아있을때 그 자신으로부터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본다. 올해 78세인 김일성은 지난해만도 2차례 심근경색을 겪었을만큼 건강이 좋지않으며 곧 무력화될 것이다. 따라서 김일성은 정치적 카리스마를 지니지 못한 김정일의 세습기반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변화를 추구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대남민족해방전략을 고집해온 김일성이 대남관계의 물꼬를 트지않은 상태에서 사망,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했을때 김정일이 대한민국을 인정하고 평화공존을 추구하는 정책의 전환을 시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때문에 북한변화의 길도 김일성 스스로가 닦아 놓을 수 밖에 없다. 그러면 북한의 변화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고르바초프와 같은 권력자나 공산당이 주체적으로 개혁하는 소련식의 개혁은 불가능할 것이다. 또한 서방세계로부터의 계속된 지원을 바탕으로 반체제세력이 집권을 하는 헝가리식의 변화도 겨우 불만이 노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 일반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정권에 도전해 협상과정을 거쳐 집권에 이른 폴란드식도 근로자들의 정치적 조직화가 전혀 돼있지 않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호네커체제의 붕괴후 들어선 크렌츠가 물러나고 또다른 세력이 집권,보다 온건한 개혁노선을 추구해온 동독식의 변화가 가장 가깝다고 생각된다. 루마니아식의 혁명적인 변화도 배제할수는 없으나 조직화된 반체제정부세력이 존재하지 않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한은 김일성 생존말기에 위로부터의 개혁이 시도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변화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보다 완만하고 단계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측된다. 즉 한소정상회담이후 가시화되고 있는 미ㆍ일과의 관계개선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남북한전면개방과 인적교류」를 선언한 노태우대통령의 특별발표를 일단 거부한다고 선언했으나 결국은 수용할 것으로 생각한다.또 앞으로 몇년내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남북한간의 교류ㆍ교역ㆍ협력이 시작될 것이며 우리는 북한이 앞으로 어떤 형태로 변화할 것인가에 대해 대비책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대비책은 바로 우리 스스로 건강한 민주복지국가를 발전시키는 길이며 이를 바탕으로 북한을 개방의 길로 이끌어 내는 것이다.
  • 나열식의 「문화사업」/나윤도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2천년대 문화복지국가를 이루기 위한 우리 문화정책의 청사진인 「문화발전 10개년계획」이 발표일자를 서너차례나 연기하는 진통을 겪은 끝에 드디어 윤곽을 드러냈다. 이 계획은 올해부터 오는 99년까지 10년간 총 3조8천5백68억원의 엄청난 예산을 들여 「문화창조」「문화매개」「문화향수」「문화교류」 등 4개분야의 60여개 항목에 걸쳐 사업을 추진케되어 있어 우리문화 전반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또 그 기본방향은 향후 10년 동안에 구축하려는 다섯가지 문화의 틀을 제시하고 있다. 즉 「복지문화」「조화문화」「민족문화」「개방문화」「통일문화」가 그것이다. 추진전략은 「파문효과」「지열효과」「바람개비효과」「통발효과」「인화효과」「메아리효과」 등 조금은 추상적인 것 같지만 일목요연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계획을 보면서 선뜻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문화정책들이 현란성 때문일까. 무슨 문화가 이다지도 요란스러우냐는 소리가 나올법도 하다. 정부의 시책을 독자들에게 상세히 알려야할 기자는 물론이고 이들 정책을 추진해 나갈 관계공무원들 조차도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추진해야 될지를 모르겠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문화부가 벌여놓은 많은 기발한 사업들중에 과연 장관이 바뀌어도 그대로 지속될 사업이 얼마나 있겠는가를 우려하는 소리 또한 높다. 이같은 우려는 그동안 장관이 바뀔때마다 조령모개식이 돼온 정부정책에 식상한 국민들이 『신설 문화부만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번 문화발전의 장기계획에서는 문화의 큰 방향을 잡아주는 「총론」보다 구체적 사업계획을 나열하는 「각론」에 너무 치중한 것 같다. 이것이 공감이 가지 않는 또하나의 이유다. 무려 4조원에 달하는 예산도 그 재원의 조달계획이 모호해 화려하게 내놓은 사업의 실현여부가 불투명하다. 21세기를 맞는 문화국민의 자세확립에 초점을 맞추어 시행가능한 사업을 잘 선별해 사명감을 갖고 추진 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 “중태” 중남미경제 현장 르포:상

    ◎“살인적 인플레”…식량폭동도 유발/아르헨선 자고나면 올라 한해 5천%선/페루서도 심각…하루품삯이 콜라 4병값/환차익 노려 달러 현찰 선호…크레디트카드는 푸대접 중남미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달러화현찰이 필수적이다. 선진국에서 신용사회의 척도처럼 돼있는 크레디트카드나 TC(여행자수표)는 호텔이나 상점에서 마냥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크레디트카드나 TC는 선진국에서처럼 대접을 받기는 커녕 현찰에 비해 5∼10%의 웃돈을 줘야만 겨우 써먹을수 있다. 이는 극심한 환율인상에 따른 환차익을 막기위해 정부가 신용카드나 TC의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사회의 정착보다는 발등에 떨어진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극약처방에 따라 자연스럽게 현찰선호사회가 형성된 셈이다. 식당에 가봐도 메뉴의 음식가격이 적힌 난은 연필로 써있기 일쑤다. 하루사이에 돈가치가 뚝뚝떨어지기 때문에 가게마다 매일 물건의 정가표를 바꿔달기 위해서는 지우기 쉬운 연필로 가격을 매기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는 얘기다. 남미국가들 가운데이처럼 인플레가 가장 심한 곳은 아르헨티나와 페루다. 공식발표된 인플레율은 아르헨티나가 지난해 연4천9백23%로 5천%에 육박했고 페루도 2천7백75%나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각각 8천%,5천%를 넘고 있다는게 현지경제인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를 기록했는데도 물가비상으로 법썩을 떨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들 남미국가들의 인플레실정이 어느정도인지 쉽게 짐작이 간다. ○화폐는 마치 휴지조각 이같은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남미제1의 대국인 브라질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천4백%의 인플레를 기록했던 브라질에서는 현재 모두 네종류나 되는 화폐가 통용되고 있다. 지난 4년동안 총2만%의 인플레가 일어나 그동안 화폐의 명칭을 두번이나 바꿨고 액면가를 크게 줄인 새로운 화폐를 계속 발행했다. 우리나라에서 불과 몇만원정도인 카세트 라디오는 2천4백80만신크루자드이며 몇십만원수준인 뮤직센터 1세트의 값은 무려 1억2천9백만신쿠르자드나 된다. 화폐에 액면가를 더 높여 표시할 자리가 없어 계속 새돈을 찍어내야 할 정도로 화폐는 날로 휴지조각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같은 살인적인 인플레 때문에 통상임금으로는 여유있게 생활하기가 힘들다. 페루에서는 보통근로자의 하루평균임금이 4만인티(3달러)수준이다. 그런데 콜라ㆍ사이다 한병값은 1만인티나 된다. 점심한그릇 먹고 사이다한병 마시면 그날 번돈 모두가 없어질 정도다. 페루의 한달 최저임금이 미화 40달러수준이며 통상 2∼3년을 근무해도 80달러선을 넘지 못한다. 관공서의 국장급이 월1백60달러 정도를 받으며 대우좋은 민간업체도 잘해야 월3백달러에 불과하다. 페루는 중남미국가중 최빈국에 속하지만 한때 세계5대 부국에 들어갔던 아르헨티나의 제조업체근로자 평균임금(기본급)도 지나 2월말 현재 월85∼90달러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는 전국적으로 식량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금도 일부 지방에서 간헐적으로 식량탈취소식이 들린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고살수 있는 것은 고기나 감자,옥수수같은 생필품들이 비교적 싸기 때문이다. ○빵문제도 해결못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인플레덕분에 오히려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아이로니한 일이다. 바로 달러생활자들이 그들이다. 달러기준으로 월급을 받는 외국에서 온 외교관,상사주재원들은 오히려 살맛이 난다고 한다. 실질구매력이 인플레에 반비례해서 높아지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최고급 식당에서는 1인당 10달러만 있으면 최고급 스테이크요리와 와인을 맘대로 즐기면서 귀빈대접을 받는다. 세금을 낼때도 인플레때문에 납부마감일의 납세창구는 상상할수 없을만큼 북새통을 이룬다. 3천2백만명의 아르헨티나인구 가운데 경제불안을 견디다 못해 새로운 생활을 찾아 외국으로 떠나려는 역이민 행렬이 늘어나고 있다. 한때 최고4만명 가까이나됐던 아르헨티나거주 한국인들이 최근 2만5천명선으로 줄어들었다. 하이퍼인플레를 잡기 위해 브라질정부는 정기적으로 모든 상품가격을 수정하는 「물가슬라이드」제도를 시행하는가 하면 수시로 물가ㆍ환율동결을 골자로 하는 긴급경제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실효를 거두지못해 인플레수습을 놓고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남미국가들은 인플레 중병은 현단계에서 어떤 명의가 나타나도 쉽게 수술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숙환이 되어가고 있는 인상이다. 특히 지난 83년 군부통치를 벗고 민간정부가 들어선 아르헨티나의 경우를 보면 민주화에는 성공했으나 경제는 최악의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역설적인 사례를 보는 것같다. 세계1,2차대전과 대공황때 유럽의 식량공급원이었던 아르헨티나가 오늘날 빵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모순은 개발도상국들이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도 값비싼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듯 싶다. 지난 40년대까지 세계 5∼6위를 다투던 경제부국 아르헨티나가 오늘날 세계경제 서열 84위(87년말현재)를 기록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역사적으로 잘못된 정치와 그릇된 국민성을 형성해온 때문인듯 하다. 지난해 5월 알폰신 대통령이 이끄는 급진당을 꺾고 페론당의 메넴이 새 대통령으로 당선됐을때만 해도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상당히 들떠 있었다. 페론당이라는 당명이 표방하듯 지난 45년 군사쿠데타를 통해 집권했던 후안 페론 대통령이 구현한 노동자복지 시책이 재현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아프헨티나의 소외계층은 그만큼 노동자 천국을 보장했던 페론주의에의 향수가 강하다. 그래서 지난해 선거 당시 무려 4백만명의 조합원을 가진 노조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메넴은 대통령에 무난히 당선됐다. 메넴이 대통령이 되면 페론에 못지않은 노동자들을 위한 복지국가가 될 것으로 노동자들은 기대했었다. ○잦은 정책변경이 원인 그러나 상황은 변했다. 지금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모퉁이에는 「메넴­배신자」라고 쓴 표어가 군데군데 나붙어 있다. 페론대통령시절 노동자들에게 높은 임금을 약속하고 노동조합 활성화의 길을 열어줘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풍조에 익숙해진 아르헨티나 소외계층에게는 정권이 바뀌었어도 오히려 악화되는 경제사정 때문에 비난의 화살은 결국 메넴에게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아르헨티나 경제위기는 자신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모든 소외계층들에게 무상급식과 도에 지나친 복지정책을 실시했던 페론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강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메넴이 취임직후부터 주요국 공영기업의 사유화 정책과 일련의 경제개혁을 시도했으나 어느 것도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복지 시혜에 길들여진 소외계층의 구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경제파탄의 책임을 모두 국민들에게만 돌릴수는 없다. 무엇보다는 정부의 일관성없이 오락가락하는 잦은 경제정책변경이 국민들로부터 정부에 대한 신뢰를 얻지못하고 결과적으로 정치와 경제를 표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게 현지 경제계의 분석이다. 지난연초 아르헨티나정부는 넘치는 국내통화를 환수하는 방편으로 1백만아우스트랄(당시 미화6백달러)이상의 예금인출을 동결하는 초비상 경제정책인 보넥스(BONEX)조치를 발표했다. 그대신 동결된 예금에 대해서는 외화표시국채로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 조치로 메넴대통령정권은 올해 1년간 예산적자예상액인 97억달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억달러의 재정을 확보하게 됐다. 강압적인 비상조치로 국내통화량의 60%를 빨아들이고 손쉽게 재정파탄을 벗어날수 있게 된것이다. 그러나 경제계는 난리가 났다. 급격한 인플레로 외화표시 국채가격이 액면가의 불과 27%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예금을 동결당한 국민들은 국채만기인 10년동안 액면가 차액인 63%의 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 셈이다. 메넴정부는 긴급경제조치로 재정적자를 메우게 됐으나 기업가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진 것이 요즈음 아르헨티나의 정경관계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중남미국가들의 경제적인 장래에 대해서는 낙관보다 비관론쪽이 좀더 많은 것같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최근 거듭되는 경제정책실패로 메넴정권의 내부에서조차 난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군부가 들어설 수 밖에 없다고 자조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급진당→페론당→군사정권」의 정권교체등식이 되살아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탄식하는 기업가들의 숫자도 적지않다고 한다. 페루에서는 오는 4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기업가들이 정권의 향방에만 신경을 곤두세운채 그때까지 일체의 신규투자나 생산적인 기업활동에 참여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눈에 띈다. 5년전 의욕적으로 출범한 알란 가르시아대통령이 이끄는 좌파정권에 대항해서 우파인물이자 소설가인 마리오 바리가스 로사라는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될 공산이 크다는 여론조사결과를 지켜보며 회색빛의 수도 리마는 죽은 도시처럼 생기가 없다. 오늘날 중남미국가들의 경제위기가 정치엘리트집단이 정치를 잘못한 결과로 인식할때 지금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접근보다도 먼저 정치쪽을 바로잡아 국민통합을 이뤄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 “노동절 부활 법개정 고려안해/최노동,근로자의날 산업평화 계기로”

    최영철노동부장관은 8일 오는 10일 근로자의 날에 즈음한 담화를 발표,『올해 근로자의 날은 그동안 생산현장을 휩쓸었던 노사분규의 후유증을 말끔히 씻어내고 선진복지국가를 이룩하는 전기가 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최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5월1일 노동절을 부활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대해 『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근로자의 날은 지켜져야 한다』고 밝히고 법개정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비전 2000」에 담긴 노대통령의 90년대 국정 구도

    ◎남북한 평화 정착… 통일의 길 연다/부동산 투기 등 근절,골고루 잘사는 사회로/정치ㆍ경제ㆍ사회등 모든 분야서 민주화 가속/민주ㆍ문화주의 정책 결합,「인간다운 삶」 추구 정부는 늦어도 90년대 중반까지는 북한에서도 오늘날 소련,동구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과 같은 본질적인 개혁의 바람이 일어날 것이며 폐쇄와 고립의 문을 열고 우리가 제의하고 있는 공존과 협력의 길에 호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보처가 오는 25일의 노태우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22일 발간한 「비전2000,노태우 대통령의 국정구도」라는 제목의 소책자(55쪽)는 이같은 전망과 함께 『한마디로 90년대에는 우리 남쪽에서 금강산과 백두산으로 수학여행을 가고 북쪽에서 설악산과 한라산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상쾌한 일들이 자연스럽게 여겨질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 「비전 2000」 책자는 노대통령이 지향해 나갈 90년대 5대 과제로 ▲제도적 민주주의에서 실질적 민주주의로의 정착 ▲골고루 잘사는 사회건설 ▲민주화정책과 문화주의정책의 결합 ▲외교ㆍ안보체제 강화 ▲평화통일의 큰길 개척을 제시하면서 그 구체적인 실천방안 등을 열거하고 있다. 「비전 2000」은 특히 노대통령이 지난 2년간 강력한 민주화 정책을 추진,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정치제도 분야에서의 민주주의를 수립한데까지 끌고왔다고 지적한 뒤 앞으로의 임기 3년 동안 정치제도 분야에서는 물론 정치운영 분야에서의 민주주의,경제분야에서의 민주주의,사회분야에서의 민주주의를 포함하는 이른바 실질적 민주주의의 정착,포괄적인 민주화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음은 이 책자의 요지. ▷실질적 민주주의◁ 앞으로 실시될 지방의회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는 더욱 민주적으로 실시하며 관권선거니 타락선거니 하는 용어 자체가 사라지도록 할것이다. 직업 공무원제도를 확립하고 관료제도가 정치적 외풍을 타지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이다. 지방자치제가 중앙의 정당정치 가운데 흔히 있을수 있는 병폐가 지방에서 되풀이 되는데 이용되지 않도록 하겠다. ▷골고루 잘사는 사회건설◁ 부동산 투기를 막고 불로소득을 없애기 위해 토지공개념 관련법률과 종합토지세제를 차질없이 시행하고 금융실명제를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또 제2단계 세제개혁도 추진,조세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늘어나는 복지 수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것이다. 92년까지 주택 2백만호 건설 목표를 반드시 달성,10년 정도 직장생활을 한 사람이면 누구든지 쉽게 내집을 마련할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92년까지 16조원을 투입,농어촌 종합발전 대책을 추진,농어촌의 근본적인 구조개선을 이루고 살기좋은 농어촌으로 생활환경을 크게 개선할 것이다. 우리가 힘을 합해 안정기조 위에서 성장을 계속한다면 10년후인 2천년에는 수출2천억달러,국민소득 1만5천달러의 선진복지국가 수준에 반드시 도달할 것이다. ▷민주화 정책과 문화주의 정책 결합◁ 모든 국민이 문화를 골고루 나눠갖는 「문화의 향수권」과 누구나 그것을 자유롭게 창조하는 「문화의 참여권」을 뒷받침하기 위해 92년까지 문예진흥기금 3천억원을 조성한다. 앞으로는 「잘 살아보자」는 구호대신에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구호로 바뀌게 될 것이다.문화발전 10개년 계획을 강력히 추진,선진문화 복지국가를 건설할 것이다. ▷외교ㆍ안보체제 강화◁ 소련ㆍ중국과의 국교를 수립할 것이다. 국군을 중심으로한 국방체제를 다지고 한미 안보체제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잘 유지되도록 노력한다. 90년대는 주한미군 감축이 있을 것이나 한미 양국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우리 안보체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이 기간중에 한국군이 평시 작전권을 행사하게될 것이며 군사정전위 수석대표직을 우리 국군장성이 맡게 될 것이다. ▷평화통일의 큰길 개척◁ 남북한 사이에 인적ㆍ물적 교류와 협력이 활발해질 것이며 이것을 통해 상호 신뢰가 쌓임과 아울러 민족의 동질성이 회복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북한 간의 정치ㆍ군사회담이 깊이있게 진행되어 상호 군비통제와 불가침 협정체결 등을 포함한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중요한 조처들을 취할수 있게 될것이다. 여기서부터 민족의 평화적 재결합을 위한 즉 궁극적 통일을 위한 길이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 민주자유당 창당 선언문

    우리는 오늘 민주ㆍ번영ㆍ통일의 새로운 민족사를 위한 중추적 일꾼이 될 것을 다짐하면서 민족민주세력을 총결집하여 민주자유당의 깃발을 올린다. 2천년대 여명앞에 한민족이 새세기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새로운 태세가 필요하다는 자각아래 이제 우리는 신념에 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우리는 오랫동안 우리 정치사를 얼룩지웠던 갈등과 반목의 기억을 역사의 대하속에 흘려보내고 민주발전과 국민화합ㆍ국리민복과 민족통일의 과업을 실현시키는 것이 우리의 시급한 책무임을 확인한다. 세계질서가 재편성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나라들이 자기개혁의 소용돌이속에 놓여 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의 정치가 창조적인 개혁으로 새로워질 것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청신한 국민정당의 등장이야말로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길임을 굳게 믿는다. 이러한 확신에서 우리는 나라와 겨레의 부름에 기꺼이 순응하여 온 나라의 민주세력을 하나로 결속시킨 민주자유당을 창당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 위대한 새출발을 하는 우리 당원들은 국민을 안심시키고 희망을 주며 나라를 밝은 미래로 이끌 포부에 온 가슴이 벅차옴을 금할 수 없다. 우리당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나라의 기틀로 삼고 조국의 민주적 통일을 주도하여 자주ㆍ자존의 바탕위에서 세계속에 우뚝설 선진복지국가를 이룩하려 한다. 우리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참다운 민주발전을 이룩하는 정치,지속적인 성장으로 국민복지를 뒷받침하는 경제,법과 질서가 존중되고 정의와 양심이 살아 숨쉬는 사회,그리고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민족문화,이 모든 것을 구현하는 데 온갖 힘과 정열을 다 쏟고자 한다. 우리는 지역간ㆍ계층간ㆍ세대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대화합을 실현하여 모든 국민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더 넓은 세계로,더 밝은 미래로」 출발하는 선상에 스스로 서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국민적 역량을 한데 모으고 나라를 다시 세운다는 각오로 조국의 정치사에 신기원을 여는 오늘,우리의 눈은 빛나고 발길은 당당하다. 시대의 도도한 흐름이 우리와 함께하고 국민의 우렁찬 박수가우리를 성원해 주고 있다. 90년대의 서장을 열면서 영구히 민족과 함께할 믿음직한 국민정당을 우리손으로 출범시키게 된 것을 다시 없는 영광으로 가슴에 새긴다. 우리의 이러한 보람이 곧 나라의 영광,겨레의 영광이 될 것임을 확신하면서 우리는 이를 위해 새 시대의 주역이라는 자긍심으로 국민의 봉사자로서 정성을 기울일 것을 역사앞에 선언한다. ◎국민에게 드리는 메시지 우리는 오늘 새로운 민족사의 전개를 갈망하는 국민적 소망에 따라 민주세력을 총결집하여 민주자유당을 출범시켰습니다. 세계의 많은 나라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자기개혁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이때 우리는 민주ㆍ번영ㆍ통일을 국민 모두에게 약속하고 그 실현 위하여 뜻을 모으고 일을 함께할 새로운 국민정당이 되고자 합니다. 2천년대의 여명을 눈앞에 두고 새로 태어난 우리당이 추구하는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세계각국의 민주개혁 과정에서도 그 우월성이 입증된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와 건전한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수호ㆍ발전시키는 민주정당이 되겠습니다. 둘째,현실에 안주하는 구태의연한 권위주의적 정당이 아니라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항상 전향적으로 행동하는 개혁지향정당이 되겠습니다. 셋째,특정지역ㆍ특정계층ㆍ특정세대만을 대변하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국민속에 뿌리를 내리는 국민정당이 되겠습니다. 넷째,인기에 영합하여 공허한 약속을 남발하는 무책임한 정당이 아니라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고 민의를 수렴하여 광범위한 정책을 개발하는 정책정당이 되겠습니다. 다섯째,민족의 동질성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을 적극화하고 정치ㆍ군사문제 등의 협의를 통해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통일정책을 추진하여 자주ㆍ민주ㆍ평화적인 통일을 앞당기는 통일정당이 되겠습니다. 번영된 조국의 미래를 우리당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정치에 대한 무력감을 떨쳐버리고 새 정치시대를 열고자 하는 우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벼랑에선 공산주의/변혁물결 집중탐구:4ㆍ끝

    ◎“역사발전에 비약이란 없다” 교훈 일깨워/노동윤리 타락이 공산사회 붕괴 부채질/자본축적 안된 체제의 「성장한계」 드러내 8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 소련을 중심으로한 동구사회주의 국가들은 중세의 종교개혁과도 같은 혁명적 변혁의 소용돌이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물론 소련공산당서기장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개혁과 개방) 정책을 기점으로 해서 시작되었다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회주의권의 혁명적 변혁의 소용돌이는 그렇게 단순하게 출발된 것이 아니다. ○비정상혁명의 소산 주지하는 바와 같이 소련은 1917년 10월혁명의 성공을 통해서 인류역사상 최초의 사회주의국가로 탄생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소련의 사회주의혁명은 자본주의적 과잉생산이나 공황,실업과 같은 자본주의체제의 모순 때문에 발생한 프롤레타리아 계급혁명이 아니었고 오히려 러시아제국의 봉건적 잔재가 청산되지 못한 반봉건적 상태와 서구 선진자본주의 열강들의 경제적 지배와 정치적 간섭이 증대되어지는 반식민지적 상태속에서 이루어진 탈봉건ㆍ탈식민지적 혁명이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즉 당시 재정러시아의 반봉건적이고 반식민지적 사회구조속에서 만연되어 있던 부정ㆍ부패ㆍ비리ㆍ빈부격차ㆍ착취ㆍ억압 등과 같은 사회변혁의 절대적 조건들이 성숙되어 있었을때 사회주의적 이념과 이상을 가진 볼셰비키당원들이 사회주의적 제도혁명으로 전환시켜 버린 비정상적 사회주의 혁명이었다. 환언하면 생산력이 충분히 발전해서 사회주의적 생산관계와 사회주의적 사회를 혁명적으로 요구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사회주의적 혁명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 없이는 오늘날 소련사회주의권의 변혁배경을 본질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그러한 비정상적인 사회주의혁명에도 불구하고 그처럼 후진국이었던 러시아가 오늘날 세계 양대강국중의 한 나라가 되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주의라는 새로운 사회제도와 체제의 도입 때문에 얻어진 결실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가 없다. 사회주의혁명의 결과오늘날의 소련은 혁명전 국민들 대다수의 문맹상태를 완전히 탈피한 문명국가가 되었고 모든 국민들에게 의료비와 교육비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실직자들까지도 의식주문제를 해결해 주는 복지국가가 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들만 가지고는 오늘날의 소련이 사회주의적 물적토대를 완성해 놓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소련사회주의가 선진 자본주의보다도 우월하다고 볼 수 없는 중요한 부분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 자본주의국가들의 기술수준이나 생산력 발전수준ㆍ생활수준ㆍ사회보장수준ㆍ사회환경 보전수준 등이 소련을 능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70년대 후반부터는 소련 국내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어서 체제적 우월성을 입증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80년대 초에 와서는 소련경제는 성장이 둔화ㆍ정체되었으며 경제발전에 대한 제동현상까지 나타나서 경제가 침체상태에 빠져 버려 있는 실정이었다. 생산효율이 떨어지고 제품의 질이 하락하고 과학기술의 진보가 지연되고 있었으며 고도의 기술과 첨단기술의 개발이정체되고 있었던 것이다. 능력에 따라서 노동하고 필요에 따라서 소비한다는 사회주의 경제원칙을 적용할 만큼의 사회적 생산력 발전수준이나 의식수준이 되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주의 경제원칙을 적용하게 된 결과,생산에 투입된 노동에 있어서도 능력만큼 노동을 하지 않고 소비만은 필요한 만큼을 요구하게 되는 타락한 비사회주의적 노동윤리가 만연하게 되었다. 이러한 노동윤리가 만연된 상황하에서는 노동생산성은 저하되기 마련이며 필연적으로 경제성장은 둔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착취하는 자본가 계급이 존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솔선해서 일하며 노동의욕이 고조되고 노동생산성이 제고되어 자본주의 사회보다도 월등하게 높은 경제성장과 발전이 가능하게 된다는 사회주의의 우월성에 회의를 갖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노동윤리의 타락현상(비사회주의적 노동윤리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 온갖 종류의 노동의욕 자극방책을 도입해 보았지만 성공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이러한 방책들 때문에 자본주의적 속물근성에 물들게 되어 사회주의체제 자체를 위협하는 사회의식의 타락만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알코올중독ㆍ마약중독ㆍ범죄증가ㆍ저속한 취미와 향락풍조ㆍ노동하지 않으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기생충적 태도 등이 만연되었고 관리들의 뇌물수수ㆍ부정ㆍ부패 등이 보편화되는 위기적 상황에 놓여 있었던 것이 80년대 초까지의 소련 사회와 경제였던 것이다. ○동구의 공통적 현상 이러한 소련 사회주의권의 위기적 상황을 혁명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 등장한 것이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인 것이다. 따라서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의 목적은 기술의 진보와 경제의 효율성 증대를 촉진할 수 있도록 사회주의 경제구조를 전환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인간적 요소를 활성화해서 사회주의 사회의 도덕적ㆍ심리적 의식을 혁신하겠다는데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소련을 위시한 동구 사회주의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개혁정책은 생산력 발전수준이 저급한 단계에서 사회주의 국가로 된 나라에서는 공통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2차대전후 자체 혁명도 거치지 않고 소련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사회주의국가가 된 나라들에 있어서는 물적 토대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건설의 주체세력까지도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주의 체제 유지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오늘날 가장 극단적인 체제변혁까지도 요구하고 나오는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의 대부분이 자체혁명을 거치지 않은 나라들이라는 것에서도 우리는 이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소련을 위시한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의 혁명적 변혁과정속에서 한국 경제의 현실을 어떻게 인식해야 될 것인가. 동구 사회주의권의 혁명적 변혁과정에서 우리가 역사발전의 비약이라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재확인한 것처럼 한국경제의 자본주의적 발전에 있어서도 결코 비약이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재인식해야 될 것이다. 혁명적인 방법에 의해서이건 강압에 의해서이건 간에 물질적 생산력 발전에 근거하지 않고 이루어진 사회체제는 자본주의체제든 사회주의체제든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 경제의 자본주의적 성립 발전과정도 동구사회주의 국가들의 성립 발전과정과 마찬가지로 한국사회의 내재적인 사회적 생산력이 발전함으로 해서 필연적으로 탄생된 정상적인 자본주의 성립 발전과정이 아닌 것이다. 전통적 사회의 폐쇄성이 깨어지면서 자본주의화의 물결이 강압적으로 밀어닥친 1876년의 강화도조약을 기점으로 해서 우리나라는 외세에 의한 자본주의적 피지배관계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191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일본의 식민지가 됨으로써 자본주의화를 위한 기초적 조건인 본원적 축적과정을 일본에게 찬탈당했다. ○의존관계 극복단계 그 결과 근대적 자본주의 성립의 선행조건이 결여되게 되었던 것이다. 일제 식민지시대가 끝난 1945년이후의 한국경제는 다시 미국에 의해서 자본주의체제로의 강제적 전환이 이루어졌는데 자본주의적 발전의 선행조건인 자본축적이 결여된 상태에서 자본주의체제로의 강제적 전환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외부로부터의 자본유입을 초래하게되었고 그것은 결국 미국으로부터의 경제원조와 미국경제에 대한 의존관계를 불가피하게 하였다. 이와 같은 역사적 조건들은 1960년대와 70년대,80년대의 기적적인 경제성장과정을 거치면서 무역수지의 흑자발생,외채감소,국제경쟁력을 갖춘 거대기업들의 등장 등을 통해서 상당한 정도로 극복되어지고 있는 과정에 놓여있지만 아직도 미국의 한국시장개방압력을 자주적이고 주체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노동조합의 건전한 육성조차도 제대로 되어있지 못한 실정이어서 오늘의 한국경제는 종속으로부터의 탈출이냐,아니면 종속의 심화냐라는 갈림길에서 서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상과 같이 한국경제는 일제식민지 지배로부터 해방이 된 이후에도 미국경제의 경제적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자본주의의 자본축적과정의 변화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경제를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양적인 지표만을 가지고 현상적으로만 이해해 왔던 것이다. 한국경제를 양적인 지표로만 보면 1인당국민총생산액이 4천달러를 넘어섰고 무역고가 1천억달러를 넘어섰으며 무역수지흑자가 발생하면서부터 외채잔고가 감소하여 외채문제가 해결되고 있기 때문에 전후에 가장 성공한 제3세계 자본주의국가가 되었다고 볼 수가 있다. 이것은 곧 생산력발전이라는 물적토대 없이도 사회주의국가 건설이 가능하다고 믿었던 동구사회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자본축적 없이 자본주의적 발전이 가능하다고 믿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사회의 발전과정에는 절대로 비약이 있을 수 없다. 발전의 조건이 마련되어 있지 못한 상태에서 발전을 추구하게 되면 항상 폭력과 억압,그리고 강제가 따르기 마련이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동구사회주의 국가들의 변혁과정에서 보았듯이 유혈적인 투쟁이 발발하게 되어 더 이상의 경제발전은 불가능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경제파탄의 운명을 맞이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경제의 제문제를 발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한국경제의 자주적 재생산구조를 갖추기 위한 일대변혁이 일어나야 될 것이며지금까지 지배적 자본주의 국가들(미국과 일본)의 발전단계에 따라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그리고 그들의 이해관계를 충족시켜주는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거절할 수 없었던 전반적인 경제구조를 개편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구조개편이 결코 사회주의적 경제구조로의 강제적 개편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은 이미 동구사회주의 건설과정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한국경제의 물적 토대가 아직은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조차도 제대로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저급한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경제는 어떻게 무역수지흑자와 개선된 국제적 신용도를 최대한으로 활용해서 자체기술을 개발하고 국제경쟁력을 제고하여 정상적인 자본주의적 발전을 도모할 것이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되어 있다는 것을 새롭게 인식해야만 될 것이다. 역사발전 과정에는 영원한 종속관계도 영원한 지배관계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역사발전의 주체적 역량들이 주어진 조건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변화시켜 나가느냐에 따라서 종속이 될 수도 있고 지배가 될 수도 있는것이다. 한국경제의 장래도 우리가 처해 있는 조건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변화시켜 나가느냐에 따라서 종속경제의 심화도 될 수 있고 자주자립 경제의 구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약력 박영호 ■고려대학교ㆍ대학원 경제학과 졸 ■서독 프랑크푸르트대학교 경제학박사 ■저서=▲한국경제론 ■논문=▲한국의 식민지 자본주의화 과정에 관한 연구등
  • 행정우위 확보… 「강한 크렘린」구축/소,권력개편 왜 서두르나

    ◎“당의 전횡이 개혁추진 걸림돌”인식/소수민족 참여 늘려 분규해소 추구 소련공산당이 지난 70여년간 누려온 권력독점시대를 스스로 청산하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산당 일당이 입법 행정 사법까지 모든 국가기관을 장악한채 전권을 휘둘러온 스탈린식 당지배체제를 벗어나려하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윤곽이 5일 개막된 당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토론될 당개혁안에서 분명히 제시됐다. 이 개혁안의 주된 내용은 ▲당의 권력독점제를 폐지,다당제를 수용하며 ▲당중앙 정치국을 폐지하는 대신 정치집행위원회를 신설 ▲당서기장제를 폐지,당의장제 신설 ▲당중앙위원수를 현행 3백60명에서 2백명으로 축소 ▲사유재산제 도입확대 ▲인간적인 민주사회주의체제 도입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개혁을 주도해온 고르바초프는 당의 전횡이 오늘의 소련침체를 초래했다고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자신의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하는데 당이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믿고 있다. 당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하고 관료화돼 있어서 국가정책추진에 창의성과 탄력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누구보다 더 잘알고 있는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그동안 의회를 활성화시키는데 얼마간 성공했다. 경선제를 도입하고 자유토론을 허용함으로써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 이제 당을 개혁,당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그 방법을 당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체제로부터 벗어나는데서 찾고 있다. 즉 공산당도 다른당과 경쟁을 해야만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고 보다 앞선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완곡한 표현을 쓰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다당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당이 정을 지배하는 체제를 벗어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정이 당의 지시를 받아 움직임에 따라 창의력과 책임감을 상실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같은 생각으로 당조직체계에 혁명적인 변혁을 추구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당정치국의 폐지이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공산국가에서는 당정치국이 최고권력기관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정치국원을 뽑는 기준이 없다. 당내 실력자들을 모은 정도에 불과하다. 고르바초프가 이같은 정치국대신 15개공화국 당제1서기들로 구성된 정치집행위원회를 설치하려는 것은 자유국가의 의회제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소연방을 구성하고 공화국의 대표들로 최고권력기구를 구성하는 것은 당내 실력자들을 별다른 원칙없이 뽑아 구성한 정치국에 비해 합리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같은 방식은 현재 소련의 두통거리인 민족갈등을 해소하는데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소수민족의 의사가 소연방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것만으로 뿌리깊은 민족간ㆍ인종간 여러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문제해결의 한 걸음은 될 것이다. 당서기장제를 의장제로 바꾼 것은 큰 의미가 없어보인다. 그러나 당의 분위기를 바꿔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당을 민주화하고 당에 대의성을 부여하는데 걸맞는 조치이다. 당중앙위원의 숫자를 다소 줄인 것은 대대적인 당하부조직을 개편함과 동시에 당연직 중앙위원을 줄여나가겠다는 포석이 아닌가 보여진다. 이같은 당의 개혁과 함께 사유재산의확대도입을 통한 혼합경제체제 추진과 인간적인 민주사회주의체제를 제시하는 것도 소련의 앞날과 관련,시사하는 바가 크다. 혼합경제의 도입은 페레스트로이카가 시작될 당시부터 추진해온 것이다. 소련경제를 활성시켜 생산력을 제고시키는게 페레스트로이카의 중요한 목표중의 하나였다면 사유제의 과감한 확대가 필수적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극히 제한된 사유재산제 확대가 소련의 굳어버린 경제체제 개편에 얼마나 효험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고르바초프는 최근 한 서방외교관에게 『소련이 나아가는 방향은 스웨덴식 복지국가 수립』이라고 말한적이 있다. 개혁을 추진중인 동구국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많이 제시해왔다. 고르바초프가 이번에 인간적인 민주사회주의 체제수립을 역설한 것도 스웨덴식을 상정하고 있는 것 같다. 소련의 이같은 노선수정은 1차세계대전 직후 서로 등을 돌린 「민주사회주의」와 「마르크스­레닌식 사회주의」가 70여년간의 실험을 통해 승자와 패자를 가렸다는 역사적 의미도 갖고 있다. 소련은 의회활성화에 이어 이제 당을 활성화하고 이어 행정ㆍ사법부도 독립,활성화 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당에서 모든 것을 지배ㆍ조종하는게 아니라 각 기관이 간섭없이 자기의 임무에 충실해간다는 얘기다. 이렇게 될 경우 정치체제는 자연스럽게 대통령중심제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당우위가 아닌 행정우위란 행정수반이 국가 통치자가 된다는 의미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고르바초프의 측근들도 장기적으로는 대통령중심제로 갈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 새역사 창조를 위한 공동선언/전문

    국민의 선택에 따라 출범한 이 공화국의 국정 책임을 지고 있는 민주정의당 총재 노태우와 오랜 세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몸바쳐온 통일민주당 총재 김영삼,그리고 국태민안의 신념을 굿굿이 실천해 온 신민주공화당 총재 김종필,우리 세 사람은 민주ㆍ번영ㆍ통일을 이룰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기 위해 오늘 국민 여러분 앞에 함께 섰습니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1990년을 맞은 우리는 나라의 장래를 결정할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오늘의 국가적 상황은 지난 40여년 헌정사의 파란을 넘어 연 민주주의와 지난 30년간 온 국민이 피땀 흘려 이룩한 우리 경제의 바탕 위에서 번영된 선진민주국가로 나아가느냐,아니면 불안한 후퇴의 길로 떨어지느냐의 갈림길이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반세기에 걸쳐 세계 그 어느 민족이 겪은 것보다 가혹한 시련과 고난을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슬기롭게 이겨왔습니다. 우리 국민은 민족의 분단과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으면서도 세계가 경탄하는 경제발전을 이루었고 오랜 권위주의 시대에 막을 내리고 민주주의를 함께 열어 서울올림픽을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회로 치렀습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온 국민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얻은 명백한 결론은 현재의 정치구조가 오늘의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4당으로 갈라진 현재의 구조로는 나라 안팎의 도전을 효율적으로 헤쳐 나라의 밝은 앞날을 개척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4당체제는 지난 총선거의 결과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국민이 바란 선택이기 보다는 인맥과 지연에 따른 정치권의 분열이 가져온 결과였습니다. 기존 정당은 국민의 여론을 조직화하고 국민적 역량을 뭉치게 하기 보다 지역적으로 기반을 나누어 국민적 분열을 심화하는 현실을 빚게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급속한 민주화와 함께 지난 시대 쌓여온 계층간ㆍ세대간ㆍ지역간의 갈등과 다양한 욕구가 폭발적으로 분출되었습니다. 4분된 정당체제는 사회경제적 갈등구조를 개선하고 국민적 여망을 구현하는 데 무력했습니다. 정치적 안정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국민의 불안은 가중되었고 우리 경제도 위기상황으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4당으로 갈라진 우리 정치권은 격동하는 세계에서 나라의 발전을 선도하지 못하고 불안정과 불확실성으로 국민에게 장래에 대한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동서세계는 자유와 번영을 향해 세기적인 번혁의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공산주의 국가에도 개혁과 개방의 물결이 넘쳐 공산주의 체제가 잇따라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국제정세는 반세기 가까운 분단상황의 남북한관계에도 언제 어떠한 변화를 몰아올지 알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우리 정치권은 오늘까지 민족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의 길을 적극적으로 열어갈 태세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역사의 이 큰 갈림길에 서서 우리는 오늘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나라를 밝은 미래로 이끌 새로운 정치를 출범시키기로 하였습니다. 우리의 현실과 이 시대는 한 차원 더 높은 나라의 발전을 이룰 새로운 사고와 결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국민과 사회발전의 수준에 못미치는 지난날의 정치를 개혁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제 우리는 당파적 이해로 분열ㆍ대결하는 정치에 종지부를 찍기로 하였습니다. 지난날의 배타적 아집과 독선,투쟁과 반목의 구시대정치를 활활 타는 용광로 속에 불사르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정치도 이제는 지난날의 발상과 체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대망의 21세기를 열어가는 지금 우리는 6천5백만 우리 겨례가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이루어 자유와 번영과 평화를 누릴 날을 앞당겨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해 12월15일 여야의 대타협으로 2년간을 끌어온 과거문제를 매듭지었습니다. 그것은 부정과 불신,투쟁으로 얼룩져온 지난 40년간의 민주화 쟁취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민주주의의 시대를 여는 진정한 전기가 되어야 한다고 확신하였습니다. 이제는 다양한 국민의 요구를 조화하고 통합하여 그것을 실현하는 정치,과거를 뛰어 넘어 나라의 발전을 이끄는 정치가 이루어져야 할 때입니다. 경제적 위기와 당면한 국가적 과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면서 민주발전의 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광범한 국민적 지지기반 위에서 새로운 정치구도를 갖추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화합을 실현할 새로운 정치질서를 이룩해야 합니다. 안정위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하면서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복지국가를 건설해야 합니다. 우리가 맞게 될 고도기술사회,정보화사회를 앞장서 이끌 창조적인 정치가 펼쳐져야 합니다. 이제는 통일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면서 민족통합에 대비하는 정치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모두의 미래를 힘차게 열어가는 희망의 정치,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신뢰의 정치,각계의 자율과 참여를 폭넓게 수용하는 성숙한 정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이 모든 일은 이제까지의 좁은 정치틀로는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장기집권과 권위주의의 무거운 짐도 벗어 던졌습니다. 이제 민주ㆍ반민주의 단순논리시대도 끝났습니다. 자유와 민주의 이념을 함께 나누며 정책노선을 같이하는 정치세력이 뭉쳐 정책중심의 정당정치를 실천하는 것은 시대의 요청입니다. 새로운 상황에 맞지 않는 과거의 낡은 정치를 과감히깨는 데서 새로운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새정치가 시작돼야 합니다. 지난 시대의 고루한 관념과 거기에서 비롯된 낡은 가치관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합니다. 우리 세 사람은 오늘의 상황에 공동의 책임을 느끼며 역사의 사명을 함께 다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우리 세 사람은 지난 대통령선거와 총선거에서 보여준 절대다수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겸허하게 가슴깊이 새기며 이 중대한 역사적 상황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깊이 논의했습니다. 나라와 겨레의 오늘과 내일에 관한 모든 문제에 대하여 가슴을 열고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든 당파적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역사와 국민앞에 책임을 다한다는 한마음으로 이 시대의 과제를 함께 풀기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민주정의당과 통일민주당 그리고 신민주공화당은 여야의 다른 위치에서 그동안 이 나라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은 보다 더 굳건한 정치주도세력과 국민적 역량의 결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모든 민족ㆍ민주세력은 이제 뭉쳐야 합니다. 이같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는 중도 민주세력의 대단합으로 큰 국민정당을 탄생시켜 정치적 안정 위에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확립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세 사람은 굳은 의지와 사명감으로 21세기 세계의 중심에 우뚝선 당당한 나라를 건설하는 초석이 될 것을 다짐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합의사항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첫째,민주정의당과 통일민주당,그리고 신민주공화당은 민주발전과 국민대화합ㆍ민족통합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오로지 역사와 국민에 봉사한다는 일념으로 아무 조건없이 정당법의 규정에 따라 새로운 정당으로 합당한다. 새 정당의 명칭은 가칭 「민주자유당」으로 한다. 전당대회시까지는 3당총재가 공동대표가 된다. 둘째,새 정당은 모든 온건 중도 민주세력이 다같이 참여하는 국민정당으로서 자주ㆍ자존의 바탕위에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주도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의 이념을 기저로 하여 실질적인 복지와 정의를 실현하며 민족문화를 창달하는 것을 기본정책으로 삼는다. 이와 함꼐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룩하는 데 가장 적합한 정치체제와 정치문화를 창출한다. 셋째,합당의 절차와 방법은 국민적 여망을 바탕으로 당원의 총의를 최대한 존중하여 추진한다. 합당 등록절차는 금년 2월말 이내에 완료하고,새로운 정당의 전당대회는 금년 5월말까지 개최하는 것으로 하되 늦어도 정당법에 의한 합당 등록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개최한다. 넷째,구체적인 합당절차와 이에 따른 제반사항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3당 각 5인으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합당을 위한 모든 실무적인 사무를 담당한다. 다섯째,민족,민주역량의 총 단합을 위하여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모든 정당과 단체ㆍ개인에게 문호를 활짝 열고 동참을 호소한다. 그러나 새로운 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어떠한 정당ㆍ정파나 단체와도 의회민주주의를 신봉하는 한 대화와 타협으로 정치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조한다.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이제 여야정당이 합당하여 새로운 국민정당이 탄생됩니다.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기원이 열리는 것입니다. 새 국민정당의 출범은 정치의 안정ㆍ정치의 선진화를 이룩하여 위대한 역사를 창조하는 새로운 출발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더 큰 국민의 지지 위에서 민주ㆍ번영ㆍ통일의 영광된 시대를 창조해 갈 것입니다. 우리 국민 모두 새로운 세계,희망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동참을 호소합니다.
  • 과학기술인 신년회

    강영훈국무총리는 9일 상오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회장 박태원)가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과학기술인 신년교례회에 참석,『과학기술 혁신이 2000년대의 선진복지국가를 이룩하는 가장 중요한 필요조건』이라고 지적하고 『정부는 과학기술진흥을 위해 선진국과의 공동연구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특히 반도체ㆍ소프트웨어ㆍ정밀화학 등 첨단기술분야를 국책적으로 육성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미군없는 방위체제」구축을/21세기위보고/90년대 정책과제로 검토

    ◎“2천년 이전 통일기반 마련”노대통령 노태우대통령은 8일 상오 청와대에서 21세기 위원회로부터 금년도 활동계획을 보고받고 『우리는 어떤 일이 었더라도 2천년 이전에 위대한 민주복지국가 건설을 완성하고 통일의 기반을 확고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향후 10∼20년의 변화는 가히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많은 미래가 우리에게 있어서 하나의 도전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이러한 역사적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관위원장은 보고를 통해 『90년대의 동북아 평화정착에 대비한 안보체제의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군비통제시대에 맞는 기본군사정책의 수립,주한미군 없는 한국방위체제의 구축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국토공간의 미래지향적 재조직을 위해 남북통일에 대비한 총합적 국토이용개념의 수립이 요청된다고 말하고 두뇌자원 부국을 위한 교육의 질적 향상과 관련,보통교육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 내각 진퇴 걸고 산업평화 확보/강 총리,시무식 훈시

    정부는 3일 상오 정부종합청사 대회의실에서 재경3급 이상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갖고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강영훈국무총리는 훈시를 통해 『90년은 우리 민족사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연대』라고 전제하고 『우리는 시대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겨레의 염원인 통일된 민주복지국가를 성취하는 바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총리는 특히 올해에는 산업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전내각은 진퇴를 걸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최근의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이 요망된다고 덧붙였다.
  • 김종필 공화총재(국회의장ㆍ대법원장ㆍ4당대표 신년사)

    ◎인간화ㆍ복지화ㆍ지방화 노력을 90년대는 민주화 과업을 본격화하면서 인간화ㆍ복지화ㆍ지방화 및 국제화를 어김없이 성취함으로써 선진 민주복지국가로의 발전 및 조국통일을 이룩해야 한다. 우리는 이제 정치체질이나 사회기풍,경제구조나 노사관계,국민의식 구조와 학원풍토 등 모든 분야에 신풍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동구권의 개방화물결은 공산주의가 스스로 자기 모순을 자각하고 몰락해가는 산증거로서 우리 사회의 좌경의식화분자들에게는 더없는 경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김일성체제도 조만간 변화가 불가피하므로 90년대를 통일의 연대로 기대할 수 있게 한다.
  • “경제 회생위해 자제ㆍ협력을 북한동포엔 희망의 한해로”

    ◎노대통령 신년사 전문 1990년대를 여는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올해는 여러분 모두에게 기쁨과 행복이 충만한 보람찬 한해가 되기를 빕니다. 특히 북한의 우리 동포들이 새로운 희망을 갖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아침 맞는 1990년대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희망의 연대」입니다. 6∼7년 후면 국민소득 1만달러,서기 2000년에는 1만5천달러의 번영을 이루어 우리는 대망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것입니다. 민주주의시대를 힘차게 진전시켜 국민 모두가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민주복지국가를 이 연대동안 이룩할 것입니다. 세기적인 변혁을 분단극복의 기회로 삼아 민족통합의 큰 길을 여는 것도 우리가 90년대에 이루어야 할 과업입니다. 불과 10년 후로 다가온 21세기를 「영광의 세기」로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새로운 결의로 힘찬 전진을 시작할 때입니다. 우리는 그 출발선상에 다함께 서 있습니다. 나라와 온 국민에게 어둠과 빛,시련과 성취가 엇갈렸던 1980년대는 이제 역사의 한 장이 되었습니다. 빛나는 경제발전과 서울올림픽의 영광,그리고 어려움속에 활짝 연 민주주의,우리가 80년대에 애써 이룩한 이 소중한 보람은 더 큰 결실을 거두도록 키워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아픔을 주고 큰 대가를 치르게 한 지난날의 문제는 이제 역사의 밑거름이 되게 해야 합니다. 지난 2년간 나라와 국민의 힘을 그처럼 소모시키며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아온 과거문제의 시비는 90년대를 맞는 이제 끝내야 합니다. 물러난 대통령이 국회에 나가 그의 재임중에 한 일에 대해 증언하는 일은 3권분립을 채택하고 있는 어느 민주국가에도 선례가 없는 일입니다. 7년 넘어 이 나라 대통령으로 재임하고 평화적으로 정부를 이양한 전임대통령이 국회에 나가 지난날의 문제를 밝히고 잘못에 대해 사과한 이제 제5공화국의 문제는 분명한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 전임대통령의 증언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역사가 밝혀야 할 과제로 하고 여기서 분명한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90년대가 열린 새해에까지 지난 시대로 또다시 돌아가 이 문제의 시비를 계속하면 정치ㆍ경제의 안정과 발전은 기약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과거의 불씨로 우리 모두의 소중한 내일을 불사를 수는 없습니다. 저는 국민의 여망에 따라 이룬 여야합의를 실천함으로써 지난 시대의 문제는 여기서 정치적으로 종결짓는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제 우리 모두는 더 넓은 세계로 시야를 넓히고 더 밝은 미래를 내다보며 우리의 의지를 한 데 모아 나라의 발전과 겨레의 과업을 이루어가야 합니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질서와 안정 위에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는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온국민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는 다같이 자제하고 협력하여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살려야 합니다. 특히 올 노사관계는 우리 경제의 앞날을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선진국으로 발전할 굳건한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지난날 고도성장의 그늘에서 소외되어 온국민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희망의 사회」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90년대에는 근로자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보통사람들이 안락한 집을 갖고 자녀교육을 걱정하지 않는 안정된 삶을 누리게 할 것입니다. 각자의 일터와 맡은 분야에서 모두가 자기의 몫을 다할 때 민주번영의 소망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90년대는 통일의 전기가 이룩되는 연대가 될 것입니다. 오늘날 사회주의국가는 혁명적인 변화를 하고 있습니다. 헝가리로부터 폴란드 동독,최근 루마니아에 이르기까지 공산당 1당 독재체제가 잇따라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속에서 북한만이 경직된 폐쇄체제를 고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변화가 빨리 오느냐 좀 늦게 오느냐의 시간문제일 뿐 북한의 변화는 필연적일 것입니다. 우리는 북방정책을 통해 북한의 개방을 촉진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의 민족공동체로서 북한을 포용하는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자유와 번영의 넘치는 힘이 북한을 민족통합의 길로 나오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어떠한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태세를 갖추어나갈 것입니다. 올해는 우리가 약소민족으로 남에게 나라를 빼앗긴 지 80년이 되는 해입니다. 분단의 비극 위에동족상잔의 전쟁이 일어난 지 꼭 40년이 되는 해입니다. 또한 새해에는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일어섰던 4ㆍ19의거 30주년입니다. 이 민족사의 파란은 번영하는 나라,민주주의의 나라,통일된 나라를 이루는 일이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절실한 소망인가를 말해줍니다. 우리는 이제 이 소망을 실현할 마루턱에 섰습니다. 폐허에서 일어나 세계에 빛나는 발전을 이룩한 우리의 뛰어난 역량을 다시한번 발휘한다면 90년대는 이 모든 소망을 이루는 「결실의 연대」가 될 것입니다. 새해 이 아침 우리 모두 21세기의 밝은 앞날을 내다보며 전진의 결의를 새롭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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