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복지국가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새정치연합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대북정책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임시정부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암호화폐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57
  • “남성이 더 편하고 행복하려면 페미니즘 필요해”

    “남성이 더 편하고 행복하려면 페미니즘 필요해”

    “가부장제에서 남성이 짊어졌던 가족 부양과 같은 짐을 (취업난 등을 이유로) 더는 질 수 없는 사회가 됐는데, 그 원인을 여성에게 돌리는 것. 그게 바로 ‘여성혐오’입니다.”성평등 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남성들의 모임인 ‘성평등 보이스’에 참여하고 있는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남성이 좀더 편하고 행복한 삶을 살려면 ‘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성평등이 실현되면 남성들이 특권을 누리는 동시에 가졌던 의무들도 하나씩 자취를 감추게 될 거란 게 정 교수의 지적이다. 정 교수는 이 같은 주장을 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리는 ‘2017 성평등 보이스 활동결산 간담회’에서도 발표자로 나서 전할 예정이다.‘인생 100세 시대를 사는 지혜, 성평등’이라는 주제로 발표할 정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성별 갈등이 어느 때보다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에 대해 “일찍이 사회보장제도가 확립된 복지 선진국에서는 먹고살 만해졌을 때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복지국가가 되었는데도 여성에 대한 차별, 폭력 등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남성도 ‘성평등 사회 만들기’에 동참하기 쉬웠고, 상대적으로 성별 갈등이 적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남성들이 설 곳이 줄어드는 데 반해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확립돼 있지 못한 탓에 남성들의 ‘성평등 인식’이 더디게 정립되고 있다. “남성이 가정을 꾸리고 부양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그대로인데, 취업은 안 되는 상황에서 정부나 사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해야 하는 남성들이 여성들 탓을 하고 있다”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화살을 쏘는 셈”이라고 정 교수는 덧붙였다.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정 교수는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 현장뿐만 아니라 공공기업, 민간기업에 이르기까지 사회 모든 영역에서 ‘성인지·성평등 교육’이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 단위의 성평등 보이스를 만들어 남성들의 성평등 인식 수준을 함양하는 시도가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출범한 ‘성평등 보이스’는 민간기업·학계·언론방송계·문화체육계 등 사회 각 분야 남성 4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개그맨 최초로 ‘성희롱 예방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황영진씨가 사회를 맡고 아빠육아 블로그 ‘박쿤’의 박현규씨가 맞살림·맞돌봄 실천 사례를, 2030세대 대표주자로 활동 중인 정지우 작가가 연구기관에서의 성평등에 대해 나눌 예정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In&Out] ‘스포츠 선진국’ 가기 위한 조건/정태화 대한체육회 미디어위원회 위원

    [In&Out] ‘스포츠 선진국’ 가기 위한 조건/정태화 대한체육회 미디어위원회 위원

    2018 평창올림픽 성화가 매서운 추위를 뚫으며 전국을 누비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강원도는 이미 손님 맞을 준비를 모두 마쳤다. 이제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치르는 일곱 번째 국가다. 부디 성공적으로 치러 대한민국의 위상을 또 한번 세계에 떨치길 기대한다. 그러자면 국민 성원이 더 보태져야 한다. 돌이켜 보면 스포츠는 국민들에게 고비 때마다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20년 전 외환위기 때 국제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전해 준 승전보와 불굴의 투혼은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었다. 6·15 정상회담으로 남북 대화와 협력이 물꼬를 틀 때 스포츠는 남과 북을 잇는 징검다리였다. 스포츠 드라이브 정책은 한국을 세계 10강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경제성장과 더불어 국민의 체육 수요가 크게 늘면서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대회 성과를 생활체육 현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생활체육은 국민 기본권이자 국가에서 무한 지원해야 할 복지수단이다. 국민들은 ‘보는 스포츠’에 그치지 않고 스포츠 활동 참여를 통해 건강과 기쁨을 얻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국가는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품격 있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복지국가이고 스포츠 선진국이다. 스포츠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연령?계층별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보급해야 한다. 스포츠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불우아동, 다문화가족 등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따라야 한다. 국민 1인당 적정 생활체육 시설 면적은 5.73㎡이지만 3.8㎡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등산객만 늘어 산이 몸살을 앓고 있다. 겨우 52개인 공공 스포츠클럽을 기초자치단체별로 하나쯤 만들어야 한다. 시스템 개혁이라는 해묵은 과제도 빠질 수 없다. 건강한 스포츠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다. 학교체육을 생활체육 기반으로 삼고, 풍요로운 생활체육의 터전 위에서 전문선수가 배출되며, 은퇴 선수들이 스포츠 현장에서 지도활동을 펼치는 선순환 구조를 말한다. 스포츠 생태계가 건강해지면 저변 확대와 더불어 우리나라 스포츠의 국제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가끔씩 툭 불거지는 체육특기자 비리, 승부 조작, 선수 인권침해 등 적폐도 청산할 수 있다. 체육계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체육인의 처우를 개선하면 스포츠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 관련 학과 졸업생들이 매년 1만 3000명씩 쏟아지지만 이들의 취업률은 다른 전공자에 비해 현저히 낮다. 현장에서는 생활체육?학교 운동부 등 1만명을 웃도는 체육 지도자들이 활동한다. 대부분 계약직으로 불안정한 고용과 열악한 처우 탓에 삶의 질이 떨어진다. 운동부 해체로 선수들은 훈련보다 진로를 먼저 걱정하고, 은퇴 후 갈 곳이 마땅찮다. 정부가 다 해결할 순 없다. 체육인들 스스로 풀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게 효율적인 정책 대안이다. 현실적으로 체육단체의 종가(宗家)인 대한체육회가 주도해야 한다. 그런데 체육회는 재정 한계로 인해 개혁 동력이 부족하다. 오히려 국민체육진흥기금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국가체육기구인 국가올림픽위원회(NOC)로서 자율성마저 흔들린다. 정부와 입법 관계자들은 체육진흥투표권 수익금을 체육회에 확대 배분하자는 체육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는 체육단체 재정 자립을 돕고, 나아가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는 초석을 다지는 길이다.
  • 서울여자간호대, 제63회 나이팅게일 선서식 진행

    서울여자간호대, 제63회 나이팅게일 선서식 진행

    의료현장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각 분야별로 간호사의 역할이 빠르게 전문화되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여자간호대학교가 제63회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개최했다. 지난 11월 8일 오후 서울여자간호대학교 나이팅게일홀에서 열린 이번 나이팅게일 선서식에는 간호학과 재학생 228명과 김종수 총장, 간호대학 교수, 산업체 관계자,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서울여자간호대학교는 임상실습을 앞둔 2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전문직 간호사로서의 올바른 의식을 함양하고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희생과 봉사정신을 되새기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간호학을 선택한 이유와 목적을 돌아보고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을 다짐으로써 전문 의료인으로서의 순수한 정신을 고취시키려는 취지다. 선서식에서 김종수 총장은 “미래의 전문 의료인이 될 우리 간호학과 학생들이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의료인으로서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를 깨닫기를 바란다”며 “의료현장에서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올 때마다 오늘의 이 선서식과 마음가짐을 기억한다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여자간호대학교는 진실, 순결, 희생정신이라는 가치 아래 능력 있는 보건의료인을 육성하여 민주복지국가에 이바지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2017년 간호사 국가고시에서 응시생 전원이 합격하면서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행복을 전하는 목소리, ‘희망의 전화 129’/박석하 보건복지콜센터장

    [기고] 행복을 전하는 목소리, ‘희망의 전화 129’/박석하 보건복지콜센터장

    “129 보건복지콜센터입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정부과천청사 곳곳에서 희망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국민들의 애환이 담긴 소중한 사연을 듣고 소통의 매개 역할을 다하고 있는 상담사들의 목소리다. 129 보건복지콜센터 직원들의 땀방울이 보건복지 정책이 궁금하신 분들, 생활이 어려우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 ‘혹시 이런 것도 문의 되나요’라고 상담 가능 여부를 묻는 분들이 계신데, 전국 어디서나 국번 없이 129에 전화를 걸면 어떤 문제든 상담 받을 수 있다. 보건의료, 사회복지, 아동, 노인·장애인 등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과 서비스에 관한 일반상담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특히 365일 24시간 이용 가능한 긴급복지지원, 정신건강, 노인·아동학대, 자살예방 등 위기대응 상담은 2016년 한 해 동안 1만 건 이상의 상담 건수를 기록했다. 129 보건복지콜센터 상담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긴급복지 지원, 복지 사각지대 발굴 관련 민원이 꾸준히 증가한 결과다. 이렇게 국민생활의 일부가 된 ‘희망의 전화 129’가 개통 12주년을 맞이했다. 보건복지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들어서도 170만여 건의 상담문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상담사를 비롯한 직원들은 모든 민원에 믿음직하고 성실한 답을 드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내 가족, 내 친구에게 도움을 준다는 마음으로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따뜻한 목소리를 전하는 상담사들의 안정적인 국민생활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이러한 노력이 작은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불씨가 되길 소망한다. 국민들이 조금 더 가깝고 편리하게 129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상담 방법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청각·언어장애인들도 영상수화와 채팅상담을 통해 전문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간편하게 영상상담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에게는 수어를 통한 상담으로 접근성과 편리성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 외에도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맞춤형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보건복지콜센터에서는 이러한 상담서비스를 더욱 널리 알리고 국민들의 관심과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12주년 기념 상담미담사례집을 발간한다. 상담사들의 기억에 남는 실제 사연과 다짐을 담아 국민들과 더 가깝게 소통하기 위해서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 가장 가까운 곳에서 희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국민 모두가 행복의 가치와 희망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129 보건복지콜센터는 국민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국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실현할 수 있도록 신속·정확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민과의 진정한 소통이 포용적 복지국가의 실현으로 다가가는 정도(正道)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 길의 중심에 129 보건복지콜센터가 우뚝 서 있을 것이다.
  • [사설] 막 오른 예산전쟁, 복지국가 디딤돌 흔들면 안 돼

    오늘 국회 ‘예산전쟁’이 시작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6~7일 내년 예산안의 종합정책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연 뒤 한 달가량의 예산심사 레이스에 돌입한다. 14일부터는 소위원회 심사에 나서 법정 시한인 12월 2일 본회의 상정과 의결을 마지막으로 대장정을 끝낸다. 여당은 민생·개혁 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안을 원안대로 사수하려는 반면 야당은 선심성에 기반을 둔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검증과 견제를 벼르고 있다. 여야는 총 429조원짜리 예산안을 두고 공무원 증원·사회간접자본(SOC)감액·아동수당·최저임금 인상·법인세 인상 등 여러 부문에서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상임위원회별 예산심사에서부터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국토교통·행정안전·보건복지·환경노동·국방·기획재정 위원회 등에서 가장 극심하게 접전을 벌일 것이다. 새 정부는 첫 예산안에서 내년 SOC 예산의 편성액을 17조 7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0% 줄였다. 야당은 SOC 예산 삭감이 경제 성장을 갉아먹는 지름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행안위에선 1만명 이상의 공무원 증원이, 환노위에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문제를 놓고 치열히 맞붙을 전망이다. 보건·복지·노동 분야의 예산이 올해보다 12.9% 늘어난 것에 대해서도 야당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이다. 거기에 자유한국당은 초고소득자와 대기업을 겨냥한 ‘핀셋 과세’가 기업부담 확대에 따른 경제활력 저하 등을 불러온다는 이유로 법인세 인상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정부 여당에서 보면 뭐 하나 녹록한 게 없다. 내년 예산안은 새 정부 핵심 정책노선인 경제패러다임 전환, 즉 첫 ‘사람중심’이 주요 골자란 점을 외면해선 안 된다. SOC 예산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복지와 일자리 편성을 대폭 확대해 복지국가로 가는 첫 디딤돌을 놓자는 것이다. SOC 예산 등을 조정한다고 해서 성장을 포기했다는 야당의 논리는 맞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청년들과 취약계층이 계층상승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복지를 제공해야 할 시점 아닌가. 후대에 ‘헬 조선’을 그대로 넘겨줄 셈인가. 활동인구가 모두 일자리를 가지는 나라, 아이 낳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 미래 세수를 확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게 올바른 방향이다. 과거 방식대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해서 발목을 더 잡고 몽니를 부리는 것은 구태다. 복지국가의 디딤돌이 되도록 여야 모두 대승적인 견지에서 ‘칼질의 계절’을 합리적으로 마무리하기 바란다.
  • “내년 예산 52개 사업 16조 삭감·변경 필요”

    “내년 예산 52개 사업 16조 삭감·변경 필요”

    “기계적 지출 관행 탈피해야”…학교 교부금 80% 인센티브 전용 현역병 건보 지원 등 7개 사업은 5조 7287억원 예산 증액 촉구내년도 예산안에 정부가 그동안 관행적, 기계적으로 편성해 온 사업 예산이 상당 부분 반영돼 국회 논의 과정에서 대폭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라예산네트워크’는 31일 예산 삭감 또는 사업 방식 변경이 필요한 ‘52개 문제 사업’을 발표했다. 예산 삭감 대상은 36개 사업 4조 8766억원, 사업방식 변경 대상은 16개 사업 10조 9515억원이다. 네트워크는 정부 예산 씀씀이를 감시하기 위해 나라살림연구소와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등이 결성한 단체다. 국민체육진흥기금에 682억원을 출연하기로 한 복권기금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국민체육진흥기금 중 사용처를 찾지 못해 쌓아 두기로 한 ‘공공자금예치’ 항목 예산만 35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여파로 쓸 곳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는 “기계적으로 예산을 지출하는 관행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시·도별 교육청에 나눠 주는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금’도 문제 예산으로 꼽혔다. 전체 예산의 80% 정도가 교육청 인센티브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에도 1785억원이 편성돼 있다. 네트워크는 “재해 예방에 예산을 쓸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인인증서의 안전성을 높인다며 10억원을 편성한 것에 대해서도 “공인인증서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반대로 현역병 건강보험부담금 지원과 긴급 복지 지원 등 7개 사업에 대해서는 모두 5조 7287억원의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네트워크는 현역병이 휴가나 외출을 나가 민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정부가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사업에 대해 “징병 대상인 일반 장병들의 의료비 전액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복지부 소관 긴급 복지 사업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이라는 비극을 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남희(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변호사는 새해 예산안에 대해 “사회간접자본(SOC) 감축과 복지 확대라는 분명한 방향 전환은 있었지만 복지 확대와 재정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보니 저출산·양극화, 일자리 문제 등을 해소하기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재정 확대에도 재정건전성이 양호한 것은 박근혜 정부가 소득세, 법인세, 담뱃세 등 증세를 추진했던 덕분”이라면서 “여야 모두 인정할 건 인정해야 나라다운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복지위에서 ‘문재인 케어’ 공방

    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복지위에서 ‘문재인 케어’ 공방

    국회가 12일 문재인 정부 들어 첫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복지확대 정책인 ‘문재인 케어’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복지부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제대로 재원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포퓰리즘식 복지확대를 외친다고 공격했다. 여당은 이런 공세에 적극적으로 방어막을 치면서, 오히려 지난 정부의 의료적폐를 청산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응수했다. 야당 의원들은 ‘문재인 케어’가 재정대책이 부실한 것은 물론, 전문가들과 충분히 소통이 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은 “문재인 케어 가운데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의 경우 생색은 정부에서 내고 부담은 건보 재정에 지우는 결과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원 마련 대책이 명확하지 않다. 어떤 근거로 책정한 것인지 전문가들 명단도 제대로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게 바로 밀실이고 신(新)적폐”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윤종필 의원도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 종합 검토 없이 복지확대를 서둘러 미래 세대와 지자체에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가세했고, 강석진 의원도 “비급여 의료비 중 MRI 검진비 소요에 대해 정부 추계와 의료정책연구소 추계가 다르다. 맞는 추계냐”라고 추궁하는 등 ‘준비 부족’ 가능성을 제기했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 역시 “정부는 ‘문재인 케어’ 소요비용 추계 30조 6000억원이라는 수치를 내놓았는데, 대한의사협회(의협) 추계를 보면 4조원이 더 드는 것으로 돼 있다”며 “주먹구구식은 아니더라도 정확하지 않은 자료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응해 민주당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문재인 케어’를 옹호했다. 기동민 의원은 “집권 초기에 굵직한 복지정책이 다 쏟아졌다. (그래서 야당에서 산타클로스라고 공세를 하는데) 대통령이 산타클로스인가”라고 옹호성 질문을 던졌다. 이에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저희가 지향해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임기 초기에 종합비전을 제시해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자, 기 의원은 “잘하셨다”며 “이번 정부의 우선순위는 복지이며, 사람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복지국가로 가는 신호탄을 띄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정부의 ‘의료적폐’에 대한 공세도 이어졌다. 남인순 의원은 “적폐청산 과제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건강보험부과체계가 왜 이렇게 됐는지나, 진주의료원 폐업 등에 대해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이 “검토하겠다”고 답하자, 남 의원은 “사회보장위원회에서 지자체와 갈등을 계속하고 있는 문제도 있고, 조직문화를 봐도 직무태만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권미혁 의원은 “보건복지부에도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나. 2014년 5월 작성된 블랙리스트를 보면 박 장관의 이름도 올랐다”며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강대 10월 11일~13일 한-독 학술대회 ‘Solidarity’ 개최

    서강대 10월 11일~13일 한-독 학술대회 ‘Solidarity’ 개최

    서강대학교가 오는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서강대 포스코 프란치스코관에서 사흘 간 ‘제 11차 한-독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연대(Solidarity)’라는 주제로, 독일과 한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사회 문제들을 양국의 학자뿐만 아니라 현장의 실무가와 운동가 등 전문가들이 함께 토론하며 더 나은 사회적 비전을 찾으려는 학술의 장이다. 올해로 22년째를 맞이하는 한-독 학술대회는 1997년에 서강대에서 첫 행사를 시작한 이후, 2년 마다 서강대와 아이히슈테트-잉골슈타트 두 대학이 번갈아 가며 주관 개최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박종구 서강대 총장, 클라우스 스튜베 아이히슈테트대학교 국제부총장의 축사로 시작한다. 이어 기조연설과 철학, 신학, 정치학, 경제, 경영학, 사회복지학, 민족통일학 등 15개의 주제발표와 토론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학술대회 첫째 날인 11일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유흥식 주교가 가톨릭교회와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하는 ‘연대의 세계화’에 관해서 기조연설을 한다. 이어 철학분야를 다루는 제 1세션에서는 김용해 서강대 철학과 교수가 ‘연대: 인간의 의무, 교회의 사명’이란 주제로 ‘연대’의 개념 변천사와 현대에도 유효한 연대 가능성의 영역을 검토하면서 ‘동일성을 넘어 차이의 연대로 나아가야 할 인간의 의무, 교회의 사명이 되어야 함’을 밝힌다. 미카엘 카세이 호주 가톨릭대 교수는 ‘연대, 희망 그리고 우정’이라는 주제로 인간학적 측면에서 연대의 의미를 다룬다. 제 2세션인 정치신학, 정치사 분야에서는 강원돈 한신대 정치신학과 교수가 ‘촛불시위와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2016년 후반에서 2017년 전반기에 한국사회에서 발생한 촛불시위와 탄핵정국, 그리고 새정부 탄생 과정에서 나타난 민중의 연대와 성취 그리고 그 한계에 대해 성찰한다. 프리드리히 키쓰링 아이히슈테트 대학 근현대사 전공 교수는 ‘사회단결과 서독 민주주의의 기초: 민주주의는 얼마나 많은 연대를 요구하나’라는 주제로 현대 독일 민주주의와 성립과정에서의 연대운동에 대해 성찰 시간을 갖게 된다. 대회 둘째 날인 12일에는 제 3세션으로 경제, 경영 분야를 다룬다. 클라우스 스튜베 아이히슈테트대학 정치경제학과 교수가 ‘독일연방의 국가(주) 간 재정적 연대: 비교분석’이라는 주제로 재정적 연대를, 양동훈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노동문제’ 주제로 미래사회의 노동축소와 이에 따른 도전으로 노동문제를 예상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제 4세션 국제정치 분야에서는 클라우스 브룸머 아이히슈테트대학 정치학과 교수가 ‘유럽통합과정에서 연대는 어디로’라는 주제로 유럽연합의 통합과 연대 문제를 다루고, 이규영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사드(THAAD) 배치와 동아시아의 평화’라는 주제로 한반도의 고공지역방위 설치를 두고 국내는 물론 동아시아의 평화라는 지평에서 이 문제를 성찰한다. 제 5세션 사회문제 영역에서는 천주교 부산교구 정평위 위원장인 김준한 신부가 ‘한국에서의 탈핵운동’을, 독일 바이러른주 의회의원인 탄야 쇼러 드레멜 의원이 ‘위험에 빠진 어린이와의 연대 – 제네바 협약과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미친 영향’을 각각 소개하고 그 난관을 토론한다.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제 6세션 민족통일 분야에서 한스 자이델 재단 한국대표인 베른하르트 젤이거 박사가 ‘동서독의 연대 경험’의 주제로 동서독 간 화해를 위한 어떤 연대 운동이 있는 지와 최근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파악한 체험을 중심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제언을 한다. 변진흥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박사는 ‘남북 화해를 위한 연대’라는 주제로 남북한 민간 연대사업의 실태와 전망을 다룰 예정이다. 제 7세션 가톨릭사회론 영역에서는 피터 샬렌베르크 가톨릭 사회과학센터 소장이 ‘노동 헌장(Rerum novarum) 전통에서의 연대와 서구 사회적 시장경제’라는 주제로 가톨릭교회의 노동헌장에서 제시하는 인간관과 연대성을 분석하고 이 정신이 현대 서구의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성찰한다. 마지막 제 8세션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강선경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가 ‘국제 사회적 책무, 교육과 실천을 통한 연대 –서강 네팔 사업과 이화 캄보디아 사업 중심’의 주제로 교육실천을 통한 국제적 연대 경험을 서강대와 이화여대의 네팔과 캄보디아 현장 사업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국제 사회복지의 미래를 전망한다. 마리우스 멩케 가톨릭사회과학센터 연구원은 ‘독일 사회복지국가에서의 연대성 원리’라는 주제로 복지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연대적 원칙이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놓은 독일 현실 사회에 지켜질 수 있을지 있는지를 반성하고 대안적 사회모델(경제에서 문화로)을 모색한다. 이번 ‘제11차 한독 학술대회: 연대(Solidarity)’를 통해 한국과 독일 간 사회적인 차이에 대한 비교와 더불어 새로운 비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여, 양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간의 문화와 지혜가 공유되고 세계 시민을 위한 실천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참가자는 현장에서 발표문이 담긴 모음집을 제공받을 수 있다. 행사는 영어로 진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정미 “노동자가 기업 경영·소유에도 참여해야”

    이정미 “노동자가 기업 경영·소유에도 참여해야”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노동자가 임금 협상은 물론 경영과 소유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보다 한 발 더 나아가 ‘노동주도성장’을 새로운 경제정책 모델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 대표는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대표연설에서 “우리나라에서 ‘경제인’이라는 단어는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와 기업가만 지칭하고 있지만, 이는 ‘경제적폐’가 그대로 담긴 말이다. 기업과 사용자만 경제의 주권자가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득주도성장에 산업민주주의를 더해 노동주도성장을 추진해야 한다. 노동자가 임금협상은 물론 경영과 소유에 참여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한국경제를 만들 주권자는 노동자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동자의 기업 경영·소유 참여 확대 방안으로 이 대표는 원·하청 이익공유제와 무상 우리사주제 등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대기업 노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현장교섭에만 몰두해 영향력을 잃고 종이호랑이가 됐다”면서 “단체협약에 조합원 자녀 채용 조항 대신 고용보험료를 더 내고 자녀들이 안전하게 취업을 준비할 기회를 보장하자”고 제안했다. 개헌에 대해서는 권력구조의 개편보다는 “여성과 성소수자 누구나 존중받도록 차별 금지를 못 박아 ‘젠더 평등시대’를 여는 길잡이가 되는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권력 게임이 아닌 구체제와 완전히 결별하고 삶을 바꾸는 개헌을 해야 한다. 노동 존중 조항을 새로 넣고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강화하는 등 강력한 노동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치 개혁 과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촛불혁명은 아직도 식지 않은 마그마”라면서 “하지만 저는 ‘낡은 것은 죽지 않고, 새것이 오지 않는’ 상황을 느낀다. 거대한 변화가 국회에서 멈춰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에 ‘자유한국당 패싱’으로 응답하고 있다. 또 집권 여당은 지지율 50%면 다음 선거를 석권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있다”고 제1야당과 여당을 모두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당 지지율과 의석수를 일치시키는 개혁이야말로 한국의 정당정치를 정상화할 수 있다”이라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조세 정책 방향으로 “과감한 보편복지 증세로 복지국가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사내유보금 과세, 소득세,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고, 안보 정책에 있어서는 “전쟁 반대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양대원칙을 포기해선 안 된다. 대북특사 파견과 6자회담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뉴딜정책 성공에 잊혀진 ‘여성 착취’

    뉴딜정책 성공에 잊혀진 ‘여성 착취’

    집안의 노동자/마리아로사 달라 코스타 지음/김현지·이영주 옮김/갈무리/304쪽 “그냥 밥하는 동네 아줌마.”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이 한마디로 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는 조리원들의 노동을 하찮고 무가치한 것으로 간단히 끌어내렸다. ‘집안의 노동자’를 읽는 내내 이 말이 맴도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닐 것이다. 정부가 자신들이 설계한 시장 경제를 이루기 위해 여성들을 ‘그냥 밥하는 동네 아줌마’로 만드는 데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가 책의 요체이기 때문이다.1929년 대공황 이후 속출한 실업, 빈곤, 붕괴된 가족 등 사회를 재건하기 위해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은 뉴딜정책을 꺼내 들었다. 국가가 직접 공공인프라를 조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소득을 분배하는 뉴딜정책에서 결코 수혜자는 되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큰 공을 세운 주인공들이 있었다. 바로 여성이다. 여성학의 고전인 ‘여성의 힘과 공동체의 전복’(1972)의 저자인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타 교수(이탈리아 파도바대 정치법학부)는 바로 이 ‘아이러니’에 주목했다. 수많은 뉴딜 연구에서 빠진 관계, 바로 국가와 여성의 관계다.결론부터 말하자면 뉴딜의 복잡한 사회구조는 가사노동과 육아를 도맡는 여성, 즉 ‘집안의 노동자’에게 빚졌다는 것이다. 루스벨트 정부 초기부터 가족 복구는 생산 재개와 함께 핵심 과제였다. 때문에 뉴딜 정책 집행자들은 여성들은 집 안에서만 일해야 한다는 노선을 견지했다. 임금과 국가가 주는 소득은 노동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국가는 여성의 가사노동을 바탕으로 한 가족 제도 강화를 목표로 모든 계획을 짠 것이다. 17만명의 여성을 가사서비스시범사업 강사로 고용해 식사 준비, 양육, 빨래, 다림질 등을 다른 여성들에게 가르치도록 한 것도 한 예다. 여성들은 자식을 키우며 새로운 노동력을 길러내고 남편의 재생산을 돌봤다. 상품 구매력을 유지하는 것도 여성들에게 맡겼다. 지금도 그렇듯, 돈은 한 푼도 받지 않은 채로. 결국 “‘집안의 노동자’는 뉴딜의 성공 또는 실패를 좌우하는 전략적 주체”였고 “(정부가)여성의 노동을 착취하기 위해 여성은 드러나지 않게 일해야 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가족을 위한 사랑과 희생’이라는 허울 좋은 포장 안에 국가가 국가 주도의 경제를 펼치기 위해 여성과 여성 노동을 ‘착취’해 온 역사가 드러난 셈이다. 20세기 초 페미니스트들은 1912년 ‘시카고 이브닝 월드’의 한 여성 투쟁 기사에서 예견한 듯 이런 문제를 제기했다. ‘남편은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 남편의 시간과 에너지는 모두 사장 소유이다. 아내는 자신을 소모하여 사장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략) 주부는 광산이나 공장의 자본가 사장이 집에 있는 여성의 노동력을 지배한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 보수를 주거나 인정해 주지도 않으면서 그녀의 삶을 내내 움켜쥔 채로 말이다.’(39쪽) 1920년대 내내 ‘집안의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진 기술 혁신-전기다리미, 가스레인지, 세탁기 등-도 여성의 노동 부담을 덜어 주지 않았다. 외려 더 복잡하고 다양한 일거리들을 던져놓았다. 저자는 이때부터 가사노동은 ‘사랑’으로 하는 노동이며 가사노동을 하지 않는 것을 나쁜 행위로 낙인찍는 가족 이데올로기가 공고해졌다고 지적한다. 완벽한 청소로 마지막 세균 한 마리까지 남김 없이 죽이는 게 노동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아끼는 방식으로 여겨졌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쁜 엄마, 나쁜 아내가 되는 식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지금도 이 논리에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못한다. 당시 여성들은 흑인과 함께 정부로부터 복지뿐 아니라 일자리 계획에서도 차별을 받았다. 가족을 먹여살리려 집 밖에서도 일해야 하는 여성의 이중 노동은 혹독한 비난을 받았다. 1933~1945년 미국 노동부 장관을 지낸 프랜시스 퍼킨스는 이들을 ‘부유한 용돈벌이 노동자’라 일컬으며 “사회를 위협하는 존재이자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인 인간이므로, 스스로를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막말했다. 왜 지금 뉴딜에 ‘이용’된 여성들을 봐야 할까. 역자의 말대로 책 속 시대와 공간은 현재와 멀어 보인다. 하지만 여성에게 집중된 (무급)가사 노동, 그리고 이를 ‘밥하는 아줌마’, ‘맘충’이라며 폄하하고 무가치하게 여기는 저급한 사회, 노동 현장의 각종 차별, 부의 양극화 등은 우리의 지금과 데칼코마니처럼 같다. 더욱이 포용적 복지국가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구상들이 구체화되고 있는 요즘, 미국의 뉴딜은 우리를 경계하게 한다. ‘모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또 누군가가 기만당하고 희생되어선 안 된다고.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文대통령 복지부 깜짝 방문…과로 순직한 사무관 자리 ‘물끄러미’

    文대통령 복지부 깜짝 방문…과로 순직한 사무관 자리 ‘물끄러미’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복지부 복지정책관실을 깜짝 방문했다.공무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셀카’도 찍었던 문 대통령은 과로 순직한 김모 사무관이 근무한 자리에서는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는 등 침통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오후 보건복지부가 들어서 있는 정부 세종청사 10동이 갑자기 떠들썩해졌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게 돼 있던 문 대통령이 업무보고에 앞서 예고도 없이 복지부 복지정책관실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문 대통령 방문 소식을 들은 공무원들은 복도로 몰려나왔다. 이들은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하고 ‘셀카’를 찍기도 했다. 이날 방문은 복지부 내에서도 극소수 간부만이 알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기초생활보장 취약계층 지원, 노숙인 복지, 취약계층 의료급여 등 격무로 유명한 이곳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깜짝 방문’을 계획했다. 복지정책관실을 행선지로 고른 또 다른 이유는 올해 1월 세 아이를 둔 ‘워킹맘’으로 일하다가 휴일 출근 중 청사에서 순직한 김 모 사무관이 근무한 부서가 이곳이기도 해서다. 당시 문 대통령은 SNS에 “과로로 숨진 여성 공무원의 소식에 또 한 번 가슴이 무너진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복지정책관실로 들어선 문 대통령은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김 사무관이 앉아서 일하던 자리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침통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한동안 그곳을 뜨지 못한 채 물끄러미 자리를 쳐다봤다. 김 사무관과 일하던 동료들과 마주 앉은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받으러 내려오는 길에 김 사무관 자리를 들러보고 싶었다”면서 “그나마 이른 시일 내 순직으로 인정돼 다행스러운데 같은 부서 분들이 가슴이 아플 것 같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가 복지 정책에 관심을 쏟고 있어서 업무가 더 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면서 “여러분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김 사무관의 순직 후 휴일 근무를 줄이고 유연 근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배석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복지 공무원들 복지를 책임지지 못 하면 국민복지를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 웃으면서 말하고 “국·과장님들, 직원들 연차 휴가 다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실 건가요”라고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 직원으로부터 ‘다른 부처에 비해 인원이 20∼30%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복지국가로 가면서 복지 업무가 늘어나서 그런 것 같다”며 직무평가 분석 등으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오간 가운데 자신을 ‘골드미스’라고 소개한 한 직원은 “임신과 육아를 하는 직원뿐만 아니라 저처럼 미혼인 직원도 휴식 있는 삶을 함께할 수 있게 배려해달라”고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세 자녀를 둔 다른 남성 직원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아빠들의 육아휴직 사용 실태는 어떤가”라며 남성 육아휴직에 관심을 보였다. 이 직원이 ‘(육아휴직 급여가) 150만원으로 인상된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놓였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대통령 덕분”이라고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상급자가 싫어하지 않더라도 ‘내가 가면 다른 동료들이 일을 떠안아야 한다’고 생각해 휴직하기가 쉽지 않다”며 “등을 떠밀어서라도 육아휴직을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아이 세 명부터는 출산부터 졸업까지 책임지겠다고 한 제 공약을 기억하셔야 한다”며 “적당한 시기에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도 부처별로 받아보라”고 지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기도, 중소기업 청년근로자 연금· 임금· 복지 포인트 제공한다

    경기도, 중소기업 청년근로자 연금· 임금· 복지 포인트 제공한다

    경기도 거주 18∼34세 청년이 도내 중소기업에 취업해 매주 36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월 30만원을 저축하면 10년 뒤 1억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동일한 금액을 매월 추가 적립해줄 예정이다.남경필 경기지사는 16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브리핑을 하고 ‘일하는 청년’ 시리즈 정책을 발표했다. 일자리 정책의 핵심은 낮은 임금 때문에 중소기업 취업이나 장기 근무를 기피하는 청년근로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임금을 보전해 줘 일자리 미스매치로 인한 청년 실업난과 중소기업 구인난을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일하는 청년연금 도입, 일하는 청년 마이스터 통장 지원, 일하는 청년 복지 포인트 제공 등 세가지로 구분된다. 청년연금은 중소제조기업에 10년 이상 장기근속 시 본인과 도가 절반씩 저축보험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월 10만원부터 30만원까지인 납부금액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 연간 120만~360만원씩 10년간 최대 3600만원을 지원한다. 개인 부담 연금액과 도의 지원금, 연봉의 8.33%인 퇴직연금까지 포함하면 10년간 최대 1억원의 자산을 마련할 수 있다. 연금 시 노후 자금으로도 쓸 수 있다. 내년까지 3차례로 나눠 1만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일하는 청년 마이스터 통장’은 청년연금과 달리 임금을 직접 지원하는 사업으로, 제조 분야 중소기업 청년근로자에게 2년간 월 30만원씩 임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도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시행할 이 사업으로 2만명의 근로자를 지원을 예정이며, 최소 15%의 실질적인 임금 상승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일하는 청년 복지 포인트’ 사업은 2019년까지 중소기업 청년근로자의 복리후생을 위해 10만명에게 연간 최대 120만원의 복지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이다. 사업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사업 역시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상승효과를 거둘 것으로 도는 전망한다. 세 가지 사업의 지원 대상은 도내 거주 청년(만 18∼34세) 가운데 도내 중소기업에서 매주 36시간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다. 세 가지 사업의 혜택을 중복해서 받을 수는 없다. 임종철 경제실장은 “이들 사업을 위해 조만간 의회에 제출할 올 2차 추경예산안에 195억원을 편성했고 내년에는 1660억원을 편성할 계획이다”면서 “추경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정부 부처와 협의, 지원 대상자 선정 절차 등을 거쳐 이르면 11월부터 각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남 지사는 “이번 정책 시행으로 도내 중소기업 근로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나아가 청년 구직자의 신규 유입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가 건강하고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확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는 현재 보편적 복지정책에서 미래형 복지인 타깃형 복지정책으로 복지국가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상열의 메디컬 IT] 건보 보장성 강화와 디지털 헬스케어

    [이상열의 메디컬 IT] 건보 보장성 강화와 디지털 헬스케어

    최근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용, 성형 등 일부 항목을 제외한 모든 의학적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으로 급여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우리나라가 처한 여건상 정치, 경제, 외교 등 다른 현안보다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우선순위가 썩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대통령이 보건의료 정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전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대폭 줄이겠다는 의지를 직접 천명해 필자는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니 앞으로 우리나라 보건의료 시스템의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돼 상당한 우려를 갖게 됐다. 국민 누구나 과도한 의료비 부담 없이 스스로의 건강을 돌볼 수 있는 나라. 이는 복지국가에서 갖춰야 할 중요한 요건 중 하나다. 필자는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비급여 항목의 전면 급여화’는 총론으로서 그 방향성이 나쁘지 않을 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올바른 비전을 제시하는 무척 훌륭한 정책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절대다수가 의료 실비 보험에 가입하는 나라에서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는 정책이 성공한다면 국민 개개인의 건강 수준을 향상시키면서도 불필요한 사보험 지출을 억제할 수 있어 다수의 행복을 크게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각론에서는 현실적으로 매우 큰 도전이 될 많은 난제를 내포해 실제 추진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의 의료보험 제도에서 이 같은 정책을 현실화하기 위한 재원이 충분하지 않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 비급여의 급여화를 위해 30조원의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런데, 이 금액은 1987년부터 30년간 쌓아온 건강보험 재정 흑자 21조원, 앞으로 5년 이상 새로 걷게 될 의료 보험료 10조원 모두를 다 소진해야 맞출 수 있는 엄청난 금액이다. 확실한 계획이나 대책 없이 이런 비용을 수년 내 소진한다면 보험 재정의 안정성에 중대한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하다. 필자는 모든 의료행위의 급여화가 디지털 헬스케어를 비롯한 각종 신의료 기술의 제도권 내 도입과 확산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어떤 의료 기술에 대한 대가를 국민이 지불한 의료보험료로 지불하려면 효과, 안전성, 경제성 등 다양한 측면에 대한 과학적, 객관적 검증이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의료 기술은 그 자체의 속성상 급여 기준 만족을 위한 요건 충족이 어려울 수 밖에 없어 제도권 의료 체계에 편입되기 위해 추가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전면적 급여화와 비급여 금지를 전제로 한 이번 정책 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향후 새로운 의료 기술은 우리나라에서 급여화되기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는 새 의료 기술이 제도권 의료 체계에 너무 늦게 편입돼 더이상 혁신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전락하거나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주변부에 머물다 사장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시대에서 우리나라의 관련 분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모처럼 대통령이 직접 ‘모든 의료 행위의 비급여를 없애겠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 만큼 관련 분야 여러 전문가들의 중지를 모은 현명한 각론이 마련됐으면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의료 환경의 구조적 문제가 해소돼 대한민국 모든 의사들이 원칙과 소신에 맞는 진료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나아가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 정의당 이정미 대표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 철회해야”

    정의당 이정미 대표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 철회해야”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4일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종교인 과세를 2년 더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것에 대해 “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 회의에서 “집권정당의 중진의원으로부터 시대를 역행하고 민심을 거스르는 법안이 제출됐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종교인 과세는 공평과세에 대한 국민의 요청에 따라 2015년에 상당한 진통을 거쳐 통과시킨 법”이라며 “정부가 복지국가를 하자면서 걷자는 세금은 현재 조족지혈 수준이다. 그나마 걷기로 예정된 세금까지 종교계 눈치를 봐서 걷지 않는다면, 포퓰리즘이라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종교인 과세는 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진다는 국민개세주의의 원칙에 입각한 것”이라며 “발생한 소득에 세금을 낸다면, 종교인들은 시민적 자부심을, 사회 구성원들은 일체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종교인에게 수천억 원의 면세혜택을 계속 보장하면 성실히 일하는 시민들은 ‘내 지갑만 털어간다’며 조세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커질 것”이라며 “누군가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불공평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시민의 조세 불신을 넘어설 수 없다. 복지국가 실현 또한 요원한 일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동수당·청년수당·기초연금… 생애주기별 맞춤 복지

    아동수당·청년수당·기초연금… 생애주기별 맞춤 복지

    국공립 어린이집 40%로 늘려 대학 입학금 단계적으로 폐지 역세권 청년주택 20만실 공급 내년부터 0~5세 아동에게 매달 10만원씩 아동수당이 지급되고 청년에게는 최대 3개월간 월 30만원씩 구직촉진수당이 지급된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연금은 내년부터 2021년까지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된다. 유아부터 노인까지 소득을 지원하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제도가 시행되는 것이다. 정부는 25일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 이런 청사진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5년 동안 국가가 국민 개개인의 출생부터 사망까지 전 생애를 돕고 책임지는 복지국가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생애 주기 맞춤형 소득보장 체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 중 하나다.●아동·청소년 정부는 내년부터 0세부터 5세까지 아동에게 월 10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유럽에서 이미 안착한 아동수당은 저소득 가정의 안정적인 보육 여건을 마련하고 가계소득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정부는 아동수당 도입에 연 2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 12%에 불과한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을 40%까지 끌어올리고 현재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돌봄교실을 전 학년으로 확대한다. 또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연간 1인당 초등생 4만 1200원, 중학생 9만 5300원 수준인 교육급여를 오는 31일 열리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인상할 예정이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시행 중인 현장체험학습비·수학여행비·교복비 지원을 모든 시·도로 확산하는 방안도 유도한다. 소외계층 맞춤형 영재교육 및 저소득층 우수 인재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대학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없애는 동시에 국가의 등록금 지원 예산 규모를 확대해 대학생이 체감할 수 있는 반값등록금 정책을 추진한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고 고교 무상교육도 단계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청년·신혼부부·노인 경기 성남 등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해 온 청년수당, 즉 청년의 안정적 구직활동을 돕는 청년구직촉진수당을 내년부터 최대 3개월간 월 30만원씩 지급한다. 2019년에는 최대 6개월간 월 50만원으로 확대해 갈 계획이다.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셰어(공유)형 임대주택 5만실, 역세권 청년주택 20만실, 기숙사 5만명 등 모두 30만명(실)에게 월세 부담이 적지만 사람답게 살 만한 공간을 제공한다.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이율이 낮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및 전세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새 아파트의 특별공급 비율을 높이는 등 공공임대 공급물량의 30%인 20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내년부터 2021년까지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장·노년층의 소득 지원을 위해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확대하고 노임단가도 인상할 계획이다. 기초연금 인상에 1년에 약 4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빈곤층·하우스푸어 저소득층의 근로 의욕 고취를 위해 도입한 근로장려세제(EITC) 지원 대상과 지급액을 늘릴 방침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만들어 온 부양의무자 기준도 점차 완화하는데, 우선 내년에는 주거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 2019년부터는 소득 7분위 이하 부양의무자 가구가 중증장애인이나 노인일 경우 부양의무자에서 제외하고 본인의 소득·재산 기준만 부합해도 기초생활보호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퇴직, 사업실패 등 소득 감소로 집에 깔린 빚을 갚기 어려워진 하우스푸어(한계차주)의 주택은 사실상 정부에서 사 준다. 주택도시기금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주담대 취급 은행이 출자한 리츠(REITs)에서 사 주고 그 집에서 세입자로 살다가 형편이 좋아지면 5년 뒤 집을 되살 수 있게 하는 ‘세일즈 앤드 리스백’을 시행한다. 2013년 첫 시행됐으나 활성화되지 못했다. 정부는 그간의 문제점을 분석해 상품을 재설계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경찰서나 주민센터 등 노후 공공청사를 리모델링해 공공 임대주택 2만 가구도 공급한다. ●자영업자·중소기업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 등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어 주기 위해 3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한다.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금액, 전달체계를 마련해 내년 예산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 임차인 지위 강화를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지역상권에서 억울하게 내몰리는 경우를 줄임으로써 골목상권을 보호할 방침이다. 생계형 적합업종을 지정해 대기업의 진입과 확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복합쇼핑몰도 대형마트처럼 월 2회 의무휴업을 하게 된다. 원성이 자자한 약속어음 제도는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중소기업의 해외직접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온라인수출 통합플랫폼을 구축하고 대기업에 비해 취약한 연구개발(R&D) 인프라 구축을 위해 중소기업 전용 R&D 투자도 2배 확대한다. 중소기업 간 협동조합 설립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담합 금지 규정에서 제외하는 등 규제 개선도 함께 진행한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시론] 재정대책 아쉬운 문재인 정부 국정 과제/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시론] 재정대책 아쉬운 문재인 정부 국정 과제/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일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비전 아래 5대 국정 목표, 20대 국정 전략과 100대 국정 과제를 내놓았다. 대부분 대선 공약을 반영하고 있다. 경제면에서 보면 소득주도 성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재벌개혁 등 공정경제, 4차 산업혁명, 중소벤처가 주도하는 혁신성장을 주장하면서 포용적 복지국가와 지역 균형발전을 주장하고 있다.소득주도 성장에서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돼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으므로 일자리를 늘리고 노동 시간을 단축하고 임금을 올리고 비정규직을 줄여 가계소득을 늘리며 소비를 진작해 내수활성화로 성장을 달성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일자리위원회 설치,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만들기, 11조원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고율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근로시간 단축, 청년고용의무할당제 확대 등으로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하나하나가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현재 93만명인 공무원을 17만명 늘리면 큰 정부의 비효율성은 물론 공무원 17만명 증원으로 인해 30년간 327조원, 연금보전 24조원 등 351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정부담을 미래세대에 안겨 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30만명인 공공기관 직원을 그 두 배인 64만명이나 추가로 늘리는 것은 재정부담은 물론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현재 644만명으로 정규직 임금의 70% 안팎을 받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경우 감내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 것인가도 문제다. 2011~2017년 중 연평균 6.7% 상승해 온 최저임금인상률이 내년에는 16.4%라는 파격적인 고율로 결정돼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불황이 지속돼 제조업 가동률이 71% 수준까지 하락해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수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해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고 있고, 560만명에 이르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과당경쟁으로 하루 평균 2000여 업체가 폐업하는 실정에서 16.4%라는 높은 최저임금 인상을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기업들의 해외 탈출 가속화, 영세 자영업의 폐업과 자동화로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공정경제 달성을 위한 재벌개혁은 다중대표소송제?집중투표제?전자투표제의 의무화,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제 강화, 인적 분할 시 자사주 의결권 부활 방지, 기존 순환출자 단계적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을 넘어 대주주의 경영권 행사를 크게 제약하고 있는 수준이다. 반면 사회적경제 활성화, 중소기업 적합 업종, 생계형 적합 업종, 대중소기업 협력이익배분제 도입도 거론된다. 대기업은 규제하고 대부분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이런 정책들이 확산될 경우 경제의 역동성과 성장동력은 어디서 나올 것인지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노정될 것이다. 한 가지 주목되는 과제는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고 창의적 인재를 육성해 역동적인 창업벤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금 세계는 급속도로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고 심지어 핀테크, 드론 등 중국마저 한국을 앞지르는 분야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창의적 인재 육성과 역동적인 창업벤처 생태계 구축은 매우 시급한 과제다. 다만 4차 산업혁명은 규제 완화, 우수한 창의적 인재, 벤처캐피탈, 인수합병시장 등 모험금융제도가 기본적인 생태계인데 문재인 정부가 어느 정도 추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재원 조달 계획이 분명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총지출로 178조원을 계상하고 이를 세입 확충으로 83조원, 지출구조조정으로 95조원을 충당하겠다고 한다. 세입 확충 중 자연 증가분을 60조원으로 계상하면서 전제가 되는 성장률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지출구조조정도 쉽지 않다는 것이 지난 정부 때 드러난 문제다. 다음 세대에 재정위기를 넘겨 주지 않으려면 좀더 주도면밀한 지출 수입계획을 토대로 추진 과정에서 보완할 부분은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 박능후 “증세는 필요…맞춤형 보육 폐지 아닌 개선”

    박능후 “증세는 필요…맞춤형 보육 폐지 아닌 개선”

    “국민 동의하에 재원 마련을 포용적 복지국가 건설 앞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복지재원 확보를 위한 증세에 대해 “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맞벌이 가정 위주로 종일반을 운영하는 ‘맞춤형 보육’은 전면 폐지 방침에서 제도 개선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박 장관은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궁극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니까 접근 자체는 신중해야 한다. 국민적 동의하에서 적절하게 자원을 확보한다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복지에 대한 명확한 논리와 방향성을 가지고 국민에게 복지의 중요성을 알리고 감동을 주면 기획재정부도 과거와 달리 우호적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큰 틀에서 복지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논리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맞춤형 보육에 대해서는 폐지 대신 부작용 개선으로 수위를 낮췄다. 박 장관은 지난 18일 인사청문회에서 “종일반을 기본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혀 폐지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이 발언에 대해 박 장관은 “원래 추구했던 뜻은 살리되 현실에서 일어나는 부작용을 제거하겠다는 뜻”이라며 “맞춤형이라는 틀 속에 종일반이 뒤섞여 있다. 좀더 많은 전문가, 어린이집, 학부모 말씀을 듣고 원래 보육이 이뤄야 하는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 행복을 중심에 두고 좋은 해결책을 찾아가겠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이날 취임식에서 ‘포용적 복지국가’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포용적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건전한 시장경제와 튼튼한 사회 안전망이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그간의 선(先)성장 후(後)복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복지와 성장이 조화를 이루는 포용적 국가를 위한 큰 틀과 세부 전략 수립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세부담률 OECD 평균 25%…韓은 18.5%

    부자증세로는 한 해 4조원 불과…‘중복지’땐 年 108조 더 걷어야 “증세를 하더라도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될 것이다. 일반 중산층과 서민, 중소기업에는 증세가 전혀 없다. 이는 5년 내내 계속될 기조다.” 문재인 대통령은 뜨거운 증세 논란을 이 세 문장으로 정리했다. 지난 21일 이틀에 걸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마무리하면서다. 증세는 재벌과 슈퍼리치에서 그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증세 논쟁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부자 증세’로 정부가 더 거둘 수 있는 세금은 연 4조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178조원이 들어가는 일자리·복지 정책을 약속했다. 5년 내내 4조원짜리 증세에만 머문다면 현실적으로 국채 발행 등 나랏빚을 내지 않고선 정책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보편 증세의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한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증세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의 비교를 든다.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2015년 기준 18.5%로 OECD 35개국 중 33위다. OECD 평균은 25.1%(2014년 기준)이다.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금(국세+지방세) 비율을 뜻한다. 북유럽 복지국가인 덴마크와 스웨덴의 조세부담률은 각각 49.5%, 33.6%나 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GDP가 1637조원인 점을 고려할 때 OECD 평균 수준의 중부담·중복지 기조로 가려면 연 108조원의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 여당 안에서조차 OECD 평균까지는 아니더라도 참여정부 때만큼이라도 조세 부담이 늘어나는 건 괜찮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진표 전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 후반부에 조세부담률이 21% 정도 됐다”면서 “단계적으로 조세 부담을 올리되 우선순위는 고액재산가나 법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조세부담률은 19.6%로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았다. 지금보다 1.1% 포인트 높다. 정부가 조세 부담을 당시 수준만큼 높인다면 18조원이 더 들어오게 된다. 이 정도면 연평균 16조 5000억원의 세입 확충과 연 19조 1000억원의 세출 절감을 통해 국정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로 한 정부의 재정 압박을 상당 부분 덜어 줄 수 있다. 보편 증세를 추진할 경우 필연적으로 뒤따를 조세 저항은 부담이다.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해 경유세 인상을 흘렸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슬그머니 없던 일로 한 것만 봐도 증세는 쉽지 않은 숙제다.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도 각각 종합부동산세와 담뱃세를 인상한 뒤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세를 본격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저항이 적은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을 대상으로 세금을 올린 뒤 선거 이후 보편 증세를 논의하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슈퍼리치와 중산층·중소기업 사이에 증세가 필요한 계층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증세 논의를 차단해선 안 된다”면서 “최소 상위 20~30% 계층에 누진적으로 세금 책임을 더 요청하고 법인세 추가 과세 대상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증세론 깃발 든 김부겸·김상조 ‘보편증세’ 소신

    문재인 정부에서 증세 논의가 불붙기 시작하면서 평소 보편증세 소신을 밝혀온 각료들이 주목받고 있다. 보편증세론은 ‘부자 증세’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복지국가를 위해 전체적인 조세 부담이 높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증세 논의가 부유층 증세라는 ‘선별 증세’로만 치우치는 것에 비판적이다. 지난 2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증세 논의의 물꼬를 튼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은 기회 있을 때마다 보편증세를 강조해 왔다. 지난해 6월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는 “소득 있는 모든 국민이 세금을 내는 ‘국민개세주의’ 도입이 필요하다. 국민들이 조금 더 부담할 각오를 지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의 증세 주장에 적극 동조한 것으로 알려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보편증세론자다. 김 위원장은 2015년 발표한 ‘연말정산 파동이 남긴 과제 및 대안’ 보고서에서 “근로소득자 대다수의 소득이 너무 낮고 전반적인 실효세율 수준도 매우 낮다”면서 “공제제도 전환을 통한 간접 증세, 그리고 소수의 고소득층에 집중한 직접 증세(부자 증세)만으로는 실효세율 구조를 정상화할 수 없고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현역 의원(더불어민주당)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정공법(증세)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교육감 시절 무상급식을 통해 보편복지를 처음으로 공론화시켰던 김상곤 교육부총리는 2013년 페이스북을 통해 “고소득자는 그에 합당한 세금을 내고 보통사람들도 혜택만큼 자기 몫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라면서 “복지 문제는 정공법으로 헤쳐 나가야 한다. 복지 증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文정부 100대 국정과제] 증세 없이 재정 구조조정 178兆 조달… ‘장밋빛 계획’ 우려도

    [文정부 100대 국정과제] 증세 없이 재정 구조조정 178兆 조달… ‘장밋빛 계획’ 우려도

    재원 마련 어떻게 하나 ‘국민의 시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복지정책 강화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더불어 잘사는 경제’ 밑그림을 내놓았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이 178조원이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무분별하게 깎아 주던 세금 등을 정비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증세라는 정공법 없이 조달하기에는 필요 재원 규모가 너무 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9일 앞으로 5년간 주요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178조원으로 추산했다. 소득 주도 성장(‘더불어 잘사는 경제’)에 약 42조원, 복지국가 실현(‘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에 약 77조원, 지역균형발전(‘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에 7조원, 남북관계 및 국방(‘평화와 번영의 한반도’)에 약 8조원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 나랏돈 들어가는 지출을 줄여 95조 4000억원을 확보하고 세수 등 수입을 늘려 82조 6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게 국정기획위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세수 자연증가분 60조 5000억원 ▲비과세·감면 정비 11조 4000억원 ▲탈루 세금 징수 강화 5조 7000억원 ▲세외수입 확충 5조원 등이다. 예산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정부가 재량껏 쓰는 지출을 10% 구조조정하고 의무지출도 중간에 새는 돈 등을 막으면 60조 2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면서 “고용보험 등 기금 여유자금 활용과 융자사업 이차보전(이자 차이 지원) 전환 등으로도 35조 2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금이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잘 걷힐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60조여원을 세수 자연증가분으로 메우기로 하는 등 지나치게 장밋빛 계획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업급여를 늘리겠다면서 정작 고용보험의 여유재원을 활용하겠다는 것도 자기모순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최병호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원 조달 계획에 ‘지하경제 양성화’만 추가하면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와 다를 게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증세를 위해 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재원 조달의 현실성을 떠나 정부가 내놓은 청사진이 과연 ‘적극적인 재정’인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5년간 178조원을 투자한다지만 정부 스스로 60조원은 씀씀이를 줄이겠다고 공언한 만큼 실제 재정지출 증가는 5년간 120조원에 불과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정 전문가는 “이 정도 수준이면 이전 정부와 별 차별성이 없다”고 진단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대선 때 공약보다 훨씬 후퇴했다”면서 “소득재분배를 통한 조세정의 실현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