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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당당하게 살겠다/김건우씨 다양하고 이채로운 58명의 삶 발굴

    조선시대 여인 하면 언뜻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 있는 음전한 모습이다.그나마 알려진 숫자도 손꼽을 정도다.이런 배경에는 유교문화가 주입한 ‘복종하는 여성상’과,개인 문집을 남성이 독점해 발간한 탓에 여성 개인의 일화가 거의 없다는 이유가 겹쳐 있다. 조선조 여인들의 이야기 ‘나는 당당하게 살겠다’(문자향 펴냄)는 이런 조야한 인식의 틈새를 테메운다.책에 나오는 여인 58명은 대부분 낯설다.하지만 그들이 안고 있는 사연은 다양하고 이채롭다.배우자 선택이 자유롭지 못하던 시대에 원하는 대로 남자를 골라 산 검녀,천한 신분에도 불구하고 고관 앞에서 소신대로 맞선 무당할미 등 익명의 여인이 줄지어 나온다.공통점은 시대적 억압에 맞서는 소신과 강인함이다. 이 여인들을 발췌하느라 1년동안 50여권의 문집을 파고 들어 번역한 김건우(33·정신문화연구원 고문헌학 박사과정)씨에게 집필 동기를 물었다. “조선시대 여인들은 열녀·효부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들이고 그나마 정사(正史)에 알려진 소수의 여인들은 쟁쟁한 집안출신이었다.”면서 “근엄한 동상 같은 모습이 아닌 웃음과 환희,분노와 탄식이 뒤섞여 있는 살아 있는 여성 인물을 찾아내려고 했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하필이면 여인을 대상으로 했느냐고 물으니 “원래 페미니스트는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운을 뗀 뒤,“조선여인들의 감춰진 모습을 밝혀 ‘소비의 볼모’가 된 듯한 현대 여성에게 시사점을 던지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책은 문집에 묻혀 먼지가 되다시피 한 조선시대 무명 여인들의 삶을 오롯이 되살렸다.지은이는 생생하다는 말이 딱 어울릴 만큼 알려지지 않은 여인들의 삶에 호흡을 불어넣었다. 그의 의지에 힘입어 되살아난 이들은 신사임당이나 허난설헌 등 양반 출신도 있지만 대개 하층민들이다.내시와 결혼했다 성의 해방을 찾아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한 내시의 아내,아버지 대신 전장에 나가 공을 세우는 여걸 부낭자,관아 여종으로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자아를 실현한 합정 등 무명 여인이 수두룩하게 나온다. 이들이 걸은 길에는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곤한 땀과 결실이 묻어난다. 누가 가장 매력적이더냐고 묻자 “딱히 꼬집으라면 다모(茶母) 여인을 들겠지만 어느 인물 하나 애정이 가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라며 “한 작품을 번역하느라 적어도 수십번씩은 읽었으니 책에 담은 모든 여인들과 한번씩은 데이트한 기분입니다.”라고 말했다. 남은 문제는 낱알의 사연들을 그대로 거두면 너무 산만하다는 것.그들을 함께 모을 수 있는 통이 필요했다.이에 “삶을 무 자르듯 나눌 수 있겠습니까마는 등장인물의 공통적인 특징을 모았습니다.”라고 들려준다. 그에 따라,예컨대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소신껏 살아간 이는 ‘나는 당당하게 살겠다’라는 범주에,부부유별의 속박을 벗어던진 이들은 ‘남편의 수염을 뽑으며’ 등에 공동 주인공이 되었다.이밖에도 ‘문인의 길에 서서’ ‘평강공주의 후예들’ 등 9가지 주제로 나누어 등장인물들에게 따뜻한 피가 돌게 했다. 대학에서 한문학을 전공한 뒤 정신문화연구원 고문헌학을 계속 공부하는 김씨는 앞으로도 숨은 인물에 햇볕쬐기를 계속하겠다고 한다.“논문 준비 등 학문에 정진하면서도 현실과 거리를 좁히는 작업을 병행하고 싶습니다.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정사에 편입되지 못한 인물을 발굴하는 것입니다.”. 젊은 나이에 고문헌이 재미있느냐는 곁다리 질문에, 논어에 나오는 ‘습여성성(習與性成·‘습관이 오래 되면 마침내 천성이 된다’라는 뜻)’이란 말로 답했다.자기 작업이 밑거름이 되어 이 분야 연구가 기름져 지기를 바란다는 그는 텍스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딱딱하게 보일지 모를 원문을 덧붙인 사실은 그의 말에 믿음을 더해준다.1만 2000원. 이종수기자 vielee@
  • 자치경찰제 도입/교통·방범 지방 이양… 간부 인사권은 유지

    경찰청은 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경찰 수사권 독립과 교통·방범 기능의 지방경찰 이양을 골자로 하는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 등을 보고할 예정이다. 수사권 독립과 관련,경찰청은 검·경의 ‘상명하복’ 관계를 ‘수평·협력’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 형사소송법에 명시된 검사의 수사지휘 조항을 폐지하거나 대체 조항을 개발하고,검찰의 부당한 행정 간섭을 차단하기 위해 유치장 감찰권을 폐지하는 방안을 보고키로 했다. 검·경의 수사상 신분이 상호협조,보완 관계로 바뀌면 검찰청법의 ‘사법경찰관의 복종 의무’나 사법경찰관 집무규칙의 ‘경찰의 수사사무 및 정보보고 의무’도 사문화된다. 경찰청은 그러나 헌법개정이 필요한 경찰의 영장청구권은 인수위 보고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또 인수위가 과제로 제시한 자치경찰제 실시 방안과 관련,경찰청은 시·도단위 자치경찰에 민생과 직결된 방범·교통 업무를 이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국가안보 및 공안업무,광역 사건·사고,국제협력 관련 업무 등 전국적인 범위의 수사·외사·정보·경비 분야는 ‘범죄의 광역화’,‘전국 1일 생활권’,‘세계 각국의 경찰 업무 집중화 추세’ 등의 이유를 들어 중앙경찰이 계속 맡도록 했다. 경찰청은 특히 시·도지사에게 지방경찰청장,경찰서장의 임명권까지 이관하면 자치경찰이 정치논리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고 보고 고위간부 인사권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자치경찰제 실시를 위해 광주경찰청과 대전경찰청을 지금의 전남경찰청과 충남경찰청에서 분리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와 관련, 인수위 관계자는 이날 “수사권 독립과 관련해 검경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자치경찰제와 맞물려 해결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두가지 사안을 놓고 검경간 의견 조율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열린세상]항상 처음같은 마음으로

    새해가 밝았다.새로움의 시작은 항상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하다.시작하는 순간의 기대와 설렘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에 따라 나중에 맞이하게 될 결과는 상당히 달라진다.모든 사람이 ‘처음 같은 마음’을 끝까지 가지고 간다면 세상은 한층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에게 ‘학기 초의 마음을 학기 말까지’ 간직하도록 요청하곤 한다.신입생들에게는 ‘입학할 때의 마음을 졸업할 때까지’ 잃지 말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처음에는 누구나 남다른 각오를 가지고 출발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초심을 유지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고,그 결과는 곧 드러난다.당연히 초심을 유지하는 쪽이 좋은 결실을 맺는다. 나 자신도 처음 교단에 섰을 때의 설렘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그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10년 가까이 대학에서 ‘권위주의적이지 않은 교수’의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해 오면서,한때는 학생들이 오히려 권위주의적인 교수의 말을 더 잘 따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학생들 쪽에서수평적 관계에 대한 기대와 자율성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그러나 지금은 확신하게 되었다.이제 학생들도 예전처럼 권위주의에 젖어 카리스마에 복종을 요구하는 교수보다는 수평적 관계에서 학생과 쌍방향적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교수를 더 따른다는 사실을. 거의 모든 사람들은 어떤 위치에 오래 있게 될수록 타성에 젖는다.개구리가 되어서도 올챙이 적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그렇지만 최소한 처음 입문할 때의 신선한 생각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모두가 갖는다면,화합과 공존의 수평사회는 더욱 빨리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처음 같은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예는 아주 많다.이혼율이 급증하는 현 세태 속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를 처음 만났던 순간의 설렘을 계속 간직하고 있을까? 크고 작은 갈등 속에 있는 모든 부부들에게 ‘처음 만났던 순간’을 꼭 기억하며 살아가라고 권하고 싶다.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찼던 그 순간의 기억을 삶의 곳곳에서 떠올리며,언제까지나 그 신선함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면 삶이 훨씬 더 밝고 활기차게 될 것이다.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설렘도 마찬가지다.그가 지금까지 보여 왔던 소신과 원칙을,국민에 대한 탈권위주의적·수평적인 자세와 열린 마음을 임기 끝까지 보여 주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진취적인 변화 속에서 화합과 공존의 새 시대를 열망하는 온 국민의 마음을 끝까지 간직하고 실현시켜 주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해 대다수 국민의 ‘변화를 갈망하는’ 열망은 대통령 선거 결과로 나타났다.의외의 결과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이미 거대한 물결처럼 밀려오는 대세를 스스로 감지하지 못한 것을 탓해야 한다. ‘초심’을 유지하는 정치인이 극히 드문 현실 속에서,나름대로 잔머리를 굴리며 어느 쪽에 줄을 서는 것이 개인의 영달에 더 이득이 될지를 미리 가늠하여 철새처럼 떠났던 정치인들에게 작년 한 해는 정말 큰 교훈을 준 해였다.잔머리 굴리지 않고 우직하게 한 길을 걸어 온 정치인,옳다고 생각하면 자기에게 불리하더라도 끝까지 처음 마음을 유지할줄 아는 정치인의 가치가 돋보인 한 해였다. 권한을 더 많이 가질수록 깨끗하고 순수했던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기득권을 가진 사람일수록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먼저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자신의 기득권에 안주하며 수직상승만을 꿈꾸는 사람,옆과 아래를 볼 줄 모르고 언제까지나 해바라기처럼 위만 바라보며 사는 사람에게는 ‘대세’를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기대하기 어렵다.이제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순수한 마음으로 새 시대를 열어야 할 때다. 나 은 영
  • 北 신년 공동사설 분석/核문제 한민족·美 대결로 규정

    북한이 3개 신문 공동사설 형식으로 발표한 2003년 신년사의 핵심은 현 정세를 ‘북과 남의 조선민족 대 미국의 대결 구도’라고 밝힌 점,그리고 ‘선군 정치’와 ‘강성대국’건설을 재확인한 점이다. ●민족공조냐,외세공조냐 지난해 12월12일 핵 동결 해제 조치 발표 이후 핵시위 가속 페달을 밟아온 북한의 신년사설에서 특히 주목을 끄는 부분은 ‘민족공조’다.핵문제를 중심으로 한 대미·대남 관계 방향을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고,우리 정부의 대북 해법도 이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민감한 측면이기 때문이다. 고유환(高有煥) 동국대교수는 “북한이 한반도 상황을 ‘조선민족’과 미국과의 대립으로 규정하고 위기를 민족공조로 돌파하겠다는 뜻을 보인 대목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한·미간 공조와 충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최근 남한 사회에 확대된 반미 정서와 미국의 대북 압박책을 반대하고 나선 노무현 당선자 체제의 등장 등 제반 여건을 다분히 의식했다는 것이다. 박의춘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지난해 12월 31일 러시아의 소리방송과가진 인터뷰에서 “민족공조를 우선시 하는 사람과는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노무현과도 이러한 원칙에서 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북측의 의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내부적으론 체제결속 강화 공동사설의 제목이 ‘위대한 선군 기치 따라 공화국(북한)의 존엄과 권위를 높이 떨치자.’일 정도로 사설은 체제 강화를 위한 구호로 가득하다.2003년을 ‘선군(先軍)의 기치 따라 강성대국의 영마루에로 총진군해 나가는 대담한 공격전의 해’로 규정했다.선군에 입각,‘강성대국’ 고지점령을 위해 총궐기하자는 것이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북한실장은 ‘공화국의 존엄’을 강조,체제유지와 사상동요 방지에 크게 고심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북측은 지난 한해의 성과를 가리키는 대목에서도 “제국주의 초대국(미국)과 당당히 맞서 세계정세의 흐름을 주도했다.”면서 향후 미국과의 핵대치 국면속에 형성될 긴장을 체제 강화로 연결하고,이를 위한 주민 사상교육과 동원체제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경제전략에서도 국방공업(군수산업)에 우선적 지위를 부여했다.또 ▲에너지 금속 철도 등 기간산업 혁신 경공업 현대화 ▲농업혁명과 토지정리 ▲경제관리 개선과 첨단 과학기술 발전을 언급했다.7·1 경제관리 개선조치는 그대로 추진하겠지만 지난해 발표했다가 양빈 특구장관의 구속 등으로 한발 물러선 특구 등 경제개방과 관련해서는 제자리걸음을 하며,사태를 관망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동사설 요지 조국통일의 이정표는 6·15 남북공동선언이다.통일위업수행에서 결정적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민족공조를 실현하는 것은 통일에로의 지름길이다.민족공동의 이익을 첫 자리에 놓고 모든 것을 여기에 복종시킨다. 현 시기 조선반도에서의 대결구도는 북과 남의 조선민족 대 미국이라고 볼 수 있다.북과 남,해외의 전체 조선민족은 미제의 무분별하고 모략적인 전쟁 책동에 단호히 반격해야 한다. 위대한 영도자의 두리(둘레)에 뭉친 일심단결은 혁명의 천하지대본이며 강성대국 건설의 결정적 담보다. 사회주의 원칙을 확고히 지키면서 가장 큰 실리를 얻을 수 있게 경제를 관리운영해 나가야한다.각 경제 부문의 현대화와 기술개건(改建)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며,전 주민들은 군사(軍事)를 국사(國事)중의 국사로 내세워 국방력 강화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야권, 베네수엘라 中企 파업중단.석유산업은 파업계속

    |카라카스 AFP 연합|베네수엘라 야권은 1일 한 달째 계속되는 총파업과 관련,중소 규모 사업장에 대해 수일 안으로 파업을 중단하고 영업을 재개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파업 지도자들은 생계 문제로 인해 계속해 파업을 유지할 수 없는 중소 규모 사업장 관리인들이 영업을 재개하기로 한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면서,그러나 석유산업은 계속 파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은 석유 부문을 제외한 중소 사업장에서 파업을 중단하더라도 시민불복종 운동을 벌여나가고,동시에 다음달 우고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파업 지도자들 중의 한 명인 아메리코 마르틴은 수일 내로 “중소 규모 사업장은 영업을 재개할 것이나 이는 석유 부문의 파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주요 야권 단체인 ‘민주주의 조정(CD)’의 주요 지도자인 그는 야권의 새로운 전략이 파업의 중단을 의미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총파업 투쟁을 대신하는 것인지 아니면 총파업투쟁에 추가하는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머지않아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면서 “총파업은 여러 전략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CD는 새해 첫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총파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시민들의 에너지를 대규모 시민불복종 운동과 (대통령 신임 국민투표를 통한)다음달 2일 베네수엘라 민주사회의 굳건한 승리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CD는 차베스 정부가 내달 국민투표를 막기 위해 “불법적이거나 합법적인 것을 가장한” 수단을 동원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D에 따르면 한 달 전 총파업이 시작된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수출된 석유는 파업이 없던 지난해 11월 한달간 수출량의 6% 정도인 450만배럴에 불과했으며,평소 한 달에 240∼260척에 이르던 출항 유조선도 단지 6척뿐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 美 항모1척 걸프 추가배치

    (워싱턴·바그다드 AP AFP 연합)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을 초계비행하던 미군 무인정찰기가 23일 이라크에 의해 격추되고,미국은 이라크 침공 발진기지로 이용될 터키 공군기지 점검에 나서는 등 양측간에 전운이 고조되고있다.이라크는 또 미국이 세계대전 규모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맹비난,결사항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군 전문가들은 이라크 공격시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이라크 남부와 남서부의 공군기지에 대한 예비점검에 들어갔다.터키의 NTV 방송은 미 전문팀이이달 말까지 디야르바키르,말라탸,바트만,무스,인시르리크등의 공군기지에대한 점검을 모두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이라크 공격과 관련한 요구에 복종하지 않을 것이라고밝혀,미국의 지나친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압둘라 굴 터키 총리는 “결코 누구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국익을염두에 두겠다.”고 말했다. 한편 80대의 전투기를 탑재한 미국의 최신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가 이라크전 지원을 위해 곧 지중해 유역에 배치된다.이 항모가 배치되면 이라크 공격을 위해 걸프만 인근에 동원되는 미 항모는 4척으로 늘어난다.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미국이 곧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에 돌입할 것이라는 데 대해 거의 의심하지 않고 있다고말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라크의 재외공관장들에게 미국의 전쟁 야욕을 전세계에 폭로하도록 지시,국제사회의 반미여론 조성에 본격 나섰다.타레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도 미국의 역내 군사력 증강 배치는 “세계대전에걸맞은 수준”이라고 비난했다.이라크는 그러나 무기보고서를 둘러싼 비난에 대해 유엔 무기사찰단 등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굄돌]악단지휘자와 대통령

    며칠 뒤면 21세기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다.대통령의 역할은 교향악단의 지휘자와 너무도 흡사하다.역설적으로 대통령은 단원들의 집중적인 성토의 대상이 되는 교향악단의 지휘자와 마찬가지로 국민의 집중적 성토의 대상이지 않은가! 지휘자가 어찌하여 성토의 대상이 되는가 하면,교향악단 단원들은 자기 분야에서는 어느 누구보다 자신들이 더 많은 경험과 기량을 갖추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지휘자는 연습할 때 어설프게 준비해서 지휘봉을 흔들다가는 여지없이 집중포화를 맞는다.뿐만 아니라 대충 지휘봉을 흔들면 오히려 지휘자가 없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는 경우도 태반이다. 대통령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대다수 국민은 삶의 터전에서는 자신들이 바로 전문가라고 믿는다.어설픈 정책 결정으로는 전문가 국민의 집중적 포화를 면할 수 없다.심하면 나라를 좌초시킬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잘알고 있다. 경험 많은 단원들이 어떤 이유로 뛰어난 지휘자에게 철저히 복종하게 되는가를 알게 된다면,이는 바로 뛰어난 대통령의 노하우를 깨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단원들의 존경을 받는 지휘자들의 공통점은 여느 단원들보다 뜨거운열정으로 음악을 접한다는 것이다.다음으로 단원들은 자신의 파트에 집중하지만 뛰어난 지휘자는 음악 전체의 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단원들의 역할을 그 구조에 맞도록 적절히 통제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더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통제로 얻은 음악적 결과가 단원들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좋고,그 결과 단원들과 지휘자 사이에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절대적인 협력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대통령들은 국민에게 엄청난 통제를 요구했다.그러나 국민이기대하는 능력은 보여주지 못했다.좋은 ‘지휘자’가 될 수 없었다는 뜻이다.이번에 우리가 선출하는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갖춘 분이기를 바란다.그리고 한가지 덧붙인다면 지극히 문화를 사랑하는 대통령이면 좋겠다. 오병권 서울시교향악단 기획실장
  • “촛불시위는 反美 아닌 等美”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두 여중생을 추모하고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개정을 요구하는 촛불이 서울 광화문에서 일주일째 타오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시작된 촛불시위는 ‘광화문 민주주의’,‘광화문 시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20,30대 회사원과 주부,청소년층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종교·노동·여성·문화계도 항의 대열에 속속 결집하고 있어 지난 87년 6월항쟁 전야를 방불케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지난달 30일 이후 매일 저녁 6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리고 있는 촛불시위에는 하루 평균 3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중·고생,퇴근길 회사원,대학생,어린 자녀를 동반한 주부,젊은 연인 등이 한데 모인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7일과 14일 등 주말 대규모 촛불시위 참가를 촉구하는글이 ‘릴레이’식으로 전파되고 있다.동문회와 친목모임 게시판에도 ‘촛불시위 함께 갈 사람을 찾는다.’는 글이 많이 올라 지난 6월 월드컵 당시 길거리 응원 때를 연상케 한다.7일 집회에는 서울에서만 3만명 이상이 참가할것으로 예상된다. ◆“우린 반미주의자가 아니다.” 참가자들은 ‘반미주의자’로 불리는 것을 거부한다.대학원생 김성수(29)씨는 “불합리한 한·미관계에 분노하고 힘없는 민족의 서러움을 절감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시민일 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대학시절 ‘반미’라는 구호에 거부감을 느꼈다는 회사원 이세훈(37)씨는 “우리가 외치는 것은반미가 아닌 등미(等美)”라고 못박았다.이들은 경찰이 막아도 몸싸움을 하지 않고,집회에 나타난 대통령 후보측에게는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야유를 보낸다. 적어도 이들에게 미국은 더 이상 ‘숭배와 복종의 대상’이 아니다.고교생김지선(16)양은 “미국은 약한 나라 금메달을 빼앗고 사람을 죽이고도 사과한마디 하지 않는 뻔뻔하고 오만한 나라”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햏자’들도 뛰어들다. 1일과 6일 각각 두차례씩 시도된 미 백악관 사이버 공격에는 네티즌 수만명이 동참했다.정치에 무관심했던 10대와 20대는 물론 ‘^^자들’로 불리는 ‘외계어 사용족’까지 적극 뛰어들고 있다.사이버 공간에서 한글을 이상한 형태로 풀어 쓰는 이른바 ‘외계어’가 처음 등장한 디시인사이드(dcinside.co.kr) 게시판에는 효과적인 공격방법과 기술을 제안하는 글이 하루 수십건씩올라온다. 다음주 정식 출범하는 ‘사이버범대위’ 사이트(bioviz.net)는 나흘만에 회원이 1만명을 넘어섰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촛불시위는 탈냉전 시대에 자라난 젊은세대가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평등한 한·미관계’에 대한 희망을 표출하는 것”이라면서 “기존의 권위에 부정적인 디지털 세대가 오프라인의 시위에 ‘길거리 응원하듯’ 참여할 경우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민주 “사조직 폐쇄 憲訴제기”

    중앙선관위의 대통령후보 사조직 폐쇄명령을 계기로 특히 사이버 선거운동규제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나라당·민주당·국민통합21은 ‘3당3색’의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선관위의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민주당은 헌법소원 제기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으며,국민통합21은 피해가 적어서인지 반발강도는 약했다.특히 노사모(노무현 후보를 사랑하는 모임)는 이날 중앙선관위 결정에 대해 행정처분효력정지 가처분신청,행정심판,행정소송 등 세 가지 법적 대응문건을 작성,22일 제출할 태세다. 민주당은 21일 선대위 회의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핵심 지원 세력인‘노사모’에 대한 선관위의 조치들을 성토하면서 조순형(趙舜衡) 공동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법률적·정치적 초강경 대응 방침을 선언했다. 아울러 이날 ‘국민참여운동본부’ 소속 의원들이 노사모 회원들과 함께 서울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희망돼지’ 가두배포를 강행하는 등 주말까지 불복종 운동도 전개하기로 해 ‘제2의 시민단체 낙선운동’으로 번질 경우 선관위와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이해찬(李海瓚) 기획본부장은 “선관위에서 네티즌의 활동을 제한한 것은 돈 안 쓰는 선거를 위해 조직동원을 못하도록 선거법 개정의견을 제출한 선관위 자체 취지와도 근본적으로 배치된다.”면서 “선관위가 한나라당 협박에 굴복한 인상”이라고 반발했다. 국민통합21측은 선관위의 조치에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정광철(鄭光哲)수석공보특보는 “선관위 명령을 존중하지만 돈 안 쓰는 선거라는 새 시대조류에 역행하는 조치라 유감”이라고 밝혔다.또 유몽희(柳夢熙) 부대변인은 “선관위의 명령에 재심 요청을 할 것이지만,노사모와 공동대응을 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춘규 이두걸기자 taein@
  • 연극 리뷰/ ‘깔리굴라 1237호’

    망가진 것과 망가뜨린 것의 차이는 뭘까.한 방역회사 사원이 있다.겉으로는 그런대로 잘 사는 듯 보이지만,실상은 반복되는 일상에 서서히 망가져가는 인간.그는 사회구조에 의해 망가진 걸까,아니면 스스로를 망가뜨린 걸까. 악어컴퍼니의 연극 ‘깔리굴라 1237호’는 현대인의 삶의 방식에 관한 의문을 SF영화의 암울한 순환구조로 표현한 작품이다.주인공은 회사에서 해고 당하자 칼리랜드라는 테마파크에서 실행하는 칼리굴라 프로그램에 1237번째로 지원한다.지원자에게는 100분동안 절대권력이 주어지고 상대역은 그에게 복종하거나 저항하거나 사랑할 수 있도록 짜여 있다. 나약하기만 하던 그는 이 절대권력을 이용해 온갖 만행을 저지른다.재산을 국유화하고,죽음의 놀이를 즐기고,맘에 들지 않는 자들을 죽이고….로마의 3대 황제인 가이우스 시저(칼리굴라의 본명)가 된 양 폭력을 즐기며 미쳐간다. 연극은 직장인의 비애라는 단순한 소재에서 출발하지만,억압된 욕망을 폭력으로 분출시키며 자멸하는 과정을 통해 존재의 더 깊은 우물을 휘젓는다. 이렇듯 무거운 내용임에도 새로운 형식,개성 넘치는 캐릭터 등은 눈돌릴 여유를 주지 않는다.우선 SF영화를 보듯 프로그램에 접속하는 형식이 돋보인다.로마 시대와 현재의 의상과 어법,도구가 혼재하는 가상 공간은 독특한 퓨전식 무대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좌중을 압도하는 것은 중견배우 박지일의 연기.해쓱한 회사원과 전지전능한 군주를 오가며 명령에서 독백까지 소화해 내는 그의 연기는 완벽해 보인다.혀를 뽑고 처절하게 쓰러지며 몸을 부들부들 떠는 모습에 숨을 죽이지 않을 관객은 없을 듯.무조건 복종하거나,뒤에서만 험담하거나,행동으로 옮기거나….귀족들의 다양한 모습은 인간의 여러가지 유형을 빗대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생각하게 한다.양념처럼 가미된 광대의 인형극도 재미를 더한다. 이 연극의 또다른 맛은 대사에 있다.무절제한 느낌을 줄 정도로 대사가 많지만 모두 곱씹어볼 만큼 의미심장하다.망가진 로봇을 들고 “내가 로봇이라면,난 어때? 난 망가졌나,망가뜨렸나?”라며 반복적으로 울부짖는 모습은 압권이다.전체적으로 고전극을 보는 듯한 유려한 문체에선 많이 다듬은 흔적이 보인다.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삶에 적응하지 못한 인간의 이중성을 왜 절대권력이란 문제로 풀어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연출은 ‘청춘예찬’의 박근형이,희곡은 ‘이발사 박봉구’의 고선웅이 맡았다.새달 1일까지 화∼목 오후 7시30분,금·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3시·6시.아룽구지소극장(02)764-8760. 김소연기자 purple@
  • ‘이문동 국정원’ 역사속으로

    음지의 ‘정보사관학교’로 알려진 국가정보원 소속 국가정보대학원(구 정보학교)이 이달 말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현 위치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지역으로 이사를 한다. 이에 따라 1966년 12월 중앙정보부 본청이 이문동에 들어서면서 시작된 ‘이문동 정보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5일 관계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국가의 기간 정보요원을 양성해온 정보학교를 이달 말까지 새로운 곳으로 옮길 예정이다.”면서 “이전을 앞두고 전·현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7.4공동성명 발표장소 등 역사의 현장을 관람케 하고 있다.”고 밝혔다.정보대학원 관계자는 “주로 야간을 이용,통신시설 등 비밀장비와 서류 위주로 이삿짐을 우선 옮기고 있으며 예정대로 이말 말까지 이사를 다 마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사 후 정보대학원 부지(8000여평)와 건물은 원래의 주인인 문화재청에서 인수,내부 수리 등을 거쳐 내년부터 3년 동안 예술종합학교 미술관으로 사용된 뒤 본래의 모습인 능역지역으로 복원된다. 이 일대는 조선 20대 임금 경종의 계비인‘선의왕후’의 묘 ‘의릉’이 자리해 정부가 지난 70년 사적 제204호로 지정했다. 김문기자 km@ ■국가정보대학원은 어떤 곳/ 국가 정보맨 양성 ‘음지의 사관학교' 서울 이문동의 국가정보대학원 주변에는 요즘 새벽마다 007작전을 방불케하는 이삿짐 수송작전이 긴밀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문동의 정보대학원은 1972년 이후락(李厚洛)중앙정보부장이 비밀리에 북한을 다녀온 뒤 7.4공동성명을 발표했으며,또 소련과 중국 등 공산권과 수교하기 전 언론인은 물론 각 부처 공무원들이 안보교육을 받았던 역사의 현장이라는 점에서 이사를 앞두고 주목을 받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정보학교 출신들 대거 약진 98년 2월 이종찬(李鍾贊)씨가 국가안전기획부장에 취임하자 전현직 안기부 직원들은 “드디어 정보사관학교 1기 출신(공채 정규과정)이 정보기관 최고의 수장에 올랐다.”고 의미있게 한마디씩 했다.또 이구동성으로 앞으로 정보학교 정규과정 출신들이 대거 약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이종찬 국정원장에 이어 인사권을 이어받은 임동원(林東源) 국정원장은 2000년 6월 정기인사때 김은성 제2차장을 비롯해 비서실장,감찰실장 등 원내 요직에 정규과정 8기 출신들을 포진시켰다.이를 두고 국정원에서는 처음으로 검찰과 비슷하게 기수도입 인사를 단행했다고 평가했다.올 6월 인사때에도 8,9기 출신에 이어 국정원 주요 직책에 정보학교 10∼11기 출신들이 속속 차지했다. 전직 국정원 관계자는 “다른 조직과 달리 정보학교의 정규과정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눌려 왔었던 것은 군 등 특채출신,그리고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발탁됐기 때문이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정보사관학교 출신인 정규과정 기수별로 인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고 말했다. 정보학교는 66년 12월 이문동 본청사와 함께 중앙정보부 조직편제(교장은 1급)중 하나로 출발했다.1기생은 이종찬씨를 비롯,20명가량 입교했는데 대부분 현역군인이었다.지금까지 정보학교에서 배출된 정규과정만 40기가량 배출됐으며 현역에서 떠난 사람도 약 2000명에 이른다. ◆정보학교에서는 어떤 교육훈련을 받나 국정원의 일반직 공채시험(7급)은 1년에 한번꼴로 시행된다.매년 8월을 전후해 해외,북한,국내,수사,외사·보안,통신,전산,어학 등에서 적정인원을 뽑는다.서류전형,필기시험,면접시험 등을 거쳐 합격되면 정보학교에서 1년동안 정해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교과목에는 필수 기본과목외에 정보요원이 되기 위한 엄격한 체력훈련도 받아야 한다.태권도,유도,합기도 등 최소한 2∼3개의 유단자 자격을 따야 하고 특등사수에 준하는 사격훈련까지 받는다.특히 공수부대에서 일정기간의 위탁훈련을 통해 고공낙하 훈련과정도 무사히 통과해야 한다.교육훈련은 합숙과 출퇴근을 병행한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무사히 마치면 국가정보원 직원법(제15조)에 따라 국정원장 앞에 가서 다음과 같이 ‘엄숙’하게 신고하면서 정식 기간요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본인은 국가안전보장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으로서 투철한 애국심과 사명감을 발휘하여 국가에 봉사할 것을 맹서(盟誓)하고,법령 및 직무상의 명령을 준수·복종하며,창의와 성실로써맡은 바 책무를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이같은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중앙정보부 시절에는 교육과정을 마친 신입 직원을 어두운 암실에 집어넣고 선서를 하게 했다. ◆정보학교에서 국가정보대학원으로 변경 97년 국가정보대학원 설립법안이 제정되면서 기존의 국정원 편제조직중 하나였던 정보학교를 국가정보대학원으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기간요원 훈련 및 교육을 전담했던 수준에서 국가안전보장과 관련된 정보 보안 및 범죄수사 분야에 대한 연구,국정원 직원에 대한 직무교육,국가기본 정보정책 및 전략의 연구·분석 업무를 관장토록 범위가 넓어졌다.정보학교가 ‘군사관학교’라면 정보대학원은 ‘국방대학원’의 기능과 비슷하다. 정보학교는 원래 65년 1월 김형욱(金炯旭)중앙정보부장과 김윤호(金潤鎬)비서실장 등 중정 고위간부들이 미 중앙정보부(CIA)를 처음 방문했다가 정보요원 아카데미를 견학한 뒤 한국에도 비슷한 학교가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출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문기자 km@ ■이문동청사 건립 비화/ 美CIA ‘미로' 벤치마킹 공사중 긴급 설계변경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 이문동청사는 남산분실이 세워진 지 5년뒤인 1966년 12월에 준공됐다.행정구역상 성북구 석관동과 이문동 일부를 포함,모두 10만 2000여평의 부지위에 본청을 비롯,정보학교와 여러 동의 부속건물 등이 들어섰다. 이 가운데 정보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건물은 95년 현재의 내곡동 본부로 모두 옮겨갔다. 이문동청사 설계와 관련,당시 중정부장 비서실장 등을 지낸 김윤호(예비역장성)씨는 “이문동청사는 64년말 완성된 설계도를 토대로 65년 1월부터 공사에 착수했으나 65년 2월 CIA건물을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돼 부랴부랴 설계를 변경하게 됐다.”고 술회했다. 그는 또 모든 정보기관의 건물은 전문화된 스파이들조차 쉽게 파악하지 못하도록 미로형식의 구조물로 신축하는 것이 관례라면서 만약 당시 CIA관계자의 귀띔이 없었다면 이문동청사는 보안이 허술한 일반 사무실처럼 건축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중정의 고위간부로 청사신축을 직접 지휘했던 김모(예비역 장성)씨도 “65년초 김형욱 중정부장 일행이 미국에 다녀온 뒤 기존의 설계를 갑자기 변경하고 서둘러 공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같은 배경에는 당시 김 부장과 김윤호씨 등 3명이 65년 1월초 월남파병 막후교섭을 위해 미국의 CIA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관련정보를 얻은데서 비롯된다. 이때 이들은 콜비 극동국장(베트남의 CIA책임자를 지낸 뒤 70년대 중반 CIA국장을 지냄)과 미 국무부 관계자 등을 만나 1억 4000만달러의 군사원조 등 월남파병에 대한 최종 협의를 마쳤다.그런 다음 김씨가 CIA 건물을 따로 견학하면서 곳곳의 특징을 깨알같이 메모했고,결국 한국에 돌아와 김 부장과의 논끝에 막 공사중인 기존 설계를 수정·변경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문기자 ■국정원 자리 ‘요상하네' 서울 내곡동에 있는 국가정보원으로 가다 보면 ‘헌인릉’이라는 입간판과 마주치게 된다. 풍수지리학자들은 국가정보원 자리는 이상하게도 옛날부터 ‘무덤’과 인연이 많다고 말한다.1966년 이문동에 세워진 중앙정보부 건물은 경종 임금의 계비 ‘선의왕후’가 묻힌 ‘의릉’에 자리잡았고 95년 신축된 내곡동 건물은 태종 이방원의 무덤인 헌인릉을 바로 옆에 끼고 있다. 공교롭게도 새로 들어설 국가정보대학원 주변(분당구 석운동 야산)에도 개인묘지 2∼3개와 조선시대때 양반가문의 묘지 1개가 인근에 위치해 있다고 풍수학자들은 전한다. 이와 관련,풍수연구가 오모씨는 “죽은 자와 산 자의 길이 다를진데 서로가까이 있거나 길이 얽힐 경우 복잡한 일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면서 “산소 옆에 주택을 짓지 않는 것은 예부터 불문율로 내려오고 있다.”고 지적했다.정보기관의 특성상 외진 곳에 있는 무덤가가 보안에는 용이하지만 집터로는 적합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각종 ‘벤처게이트’가 터지면서 김은성 전2차장,김형윤 전 경제단장,정성홍 전 경제과장 등 국정원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되기도 했다. 김문기자
  • ‘연가 허용’ 단체장 처리/ 행자부, 제재수단 없어 고심

    행정자치부는 ‘연가(年暇)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울산시 동구와 북구,경남 창원시,경기 부천·과천시 등에서 공무원들이 합법적으로 연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경위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 5곳의 기초자치단체장이 연가를 허용한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행자부가 단체장에게 직접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없다는 점에 정부의 고민이 있다.국가와 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자치단체장은 중앙행정기관의 징계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행자부는 고작해야 다음 선거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단체장에게 ‘경고’조치를 할 수 있을 뿐이다.물론 정부보조금과 교부세,특별교부세 등의 삭감을 내세워 단체장을 압박할 수 있지만 전국적으로 동시에 벌어진 이번 공무원노조 사태의 경우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행자부는 연가 업무를 직접 집행한 지자체 총무과장-총무국장-부단체장들에 대해서는 징계조치를 취할 수 있다.이 경우 연가허가가 ‘기관장은 공무수행상 특별한 지장이 없는 한 연가를 허가해야 한다’는 지방공무원복무규정 19조 4항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정부는 연가투쟁이 공무수행에 극심한 지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는 반면 노조측은 별다른 지장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공무원이 내는 연가의 경우 기관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받아들여야 하나 이번 경우는 불법집회 참가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특별한 사유에 충분히 해당돼 연가를 불허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법 해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가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도 출근하지 않은 공무원의 경우 공무원법상 ‘직장이탈금지’ 규정 위반과 ‘명령 불복종’으로 보고,이들이 집회에 참가한 사실까지 확인되면 ‘단체행동금지’ 규정 위반으로 징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행자부는 최근 일선 행정기관에 집회 참가 공무원에 대해 중징계방침을 시달한 바 있어 최소한 감봉 이상 정직,해임 등 중징계를 받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자치단체장들이 정작 소속 직원들에 대한 징계에 소극적일 것으로 보여 실제 징계 규모는 미지수다.지난해 전교조 조합원 4000여명의 집단 연가투쟁 당시 교육부가 전원 징계방침을 밝혔으나 결국 각급 학교장들이 징계에 난색을 표명,주의·경고에 그치는 등 유야무야된 일이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2002 길섶에서] 낭떠러지 효과

    간혹 SF영화나 소설을 보면 인간에게 복종하도록 프로그램된 슈퍼컴퓨터가 어느 순간 홱 미쳐 오히려 인간사냥에 나선다.인간은 자기가 만든 기계에 속절없이 당한다.과학문명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고성능 컴퓨터일수록 미세한 요인에 의해 고장이 나거나 오작동되기 쉽다고 한다.그래서 계산능력이 초당 1조회를 웃도는 슈퍼컴퓨터는 충격은 물론 온도 변화,먼지 등까지도 막아줘야 한다. 미래학에서는 컴퓨터가 쉽게 망가지는 이런 현상을 ‘낭떠러지 효과’라고 부른다.슈퍼컴퓨터는 입력된 명령이 아닌 비정상적인 지시를 받으면 ‘낭떠러지’에서 뚝 떨어지듯 기능이 곤두박질친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미래학자들은 여기서 한발 나아가,기계문명을 맹신할 경우 예기치 못한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낭떠러지 효과는 인간사회에도 통용되는 것 같다.사회가 고도로 발달한 미국에서 이해되지 않는 총기난사 사건이 걸핏하면 일어나고 있다.기계나 사회나 너무 정교하면 취약해지는 것일까. 박재범 논설위원
  • [사설] 군 정보체계 쇄신하라

    최근 서해교전 때의 이상징후 포착 및 분석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에 대한 군 특별조사단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군정보기구들의 한심스러운 모습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영상 및 인적 정보를 맡은 정보사령부와 통신감청을 담당한 5679부대 간에 40여일간 정보교환이 중단됐고,그나마 합참 정보본부가 조속한 정보교환을 지시했음에도 이 명령이 48시간이나 지나서야 이행됐다고 한다.이래서야 어떻게 ‘작지만 강한 군대’의 면모를 보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현대 군에서 정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그래서 우리군은 많은 예산을 투입해 정보자산을 지속적으로 증강하고 있다.최근 몇년새 금강·백두사업을 벌였고,조기경보통제기(AWACS)를 도입할 계획도 짜놓고있다.또 정보사령부와 5679부대로 정보기구를 나누어 놓은 것도 상당히 잘된 편제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정보기구를 나누는 것은 정보기구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기구간 선의의 경쟁을 촉진하고,정확한 정보판단을 이끌기 위해서다.그러나 이 때의 전제는 각 기구간의‘명령 복종과 협력’이다.그런데 우리 군 정보기구에서는 명령복종이 어느 틈에 실종되고 기구간의 상호협력은 갈등 속에 매몰된 것이다.이런 문제점은 사실 예전에도 있었다.과거 김일성 사망설 때 기구간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정보를 오판했었다.당시에도 개인간 감정 대립이 상당히 고조됐었다.이번에 군정보기구는 이 교훈을 외면한 셈이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현재 군 정보체계의 문제점은 기구나 편제의 하드웨어가 아니라 바로 이를 운용하는 소프트웨어 즉, 군기강이다.군의 특별조사가 끝나는 대로 결과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정보기구의 작동이 원상회복될 것이다.그리고 정보기구의 장 자리가 군생활을 끝내는 자리가 되지 않도록 인사시스템을 고치는 일도 해야 한다.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토방위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장병들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군정보기구가 하루빨리 제 일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책/ 페르시아인의 편지,몽테스키외 지음-프랑스사회 ‘촌철살인’ 비판

    18세기 초 프랑스 사회는 중앙집권체제를 완성한 루이 14세가 신의 대행자임을 자처한,왕권신수설을 주장하며 절대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종교 또한 엄청난 권력체로서 만인 위에 군림했다.그런 삼엄한 상황에서 당시 사회를 비판하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세상에 흩어진 지식을 집대성하려 한 ‘백과전서’의 정신이 프랑스혁명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백과전서’의 집필을 주도적으로 이끈 백과전서파의 핵심사상은 계몽주의였고,몽테스키외는 바로 이 사상의 한복판에서 살면서 당대뿐 아니라 후대까지 지대한 영향을 주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몽테스키외가 당시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그냥 넘겼을 리가 없다.1721년 출간된 ‘페르시아인의 편지’(몽테스키외 지음,이수지 옮김,다른세상펴냄)는 한마디로 촌철살인의 프랑스 사회비판서다. 법·군주·종교·인권·자유·개인·덕·정의 등 책에 드러난 몽테스키외의 언어들을 좇다보면 당시 사회가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으로 흐르고 있었는지,국민이얼마나 권력자들의 우롱에 찬 행태에 휘둘리고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책은 페르시아 이스파한의 하렘을 소유한 우스벡을 주축으로 그의 친구들,하렘에 있는 처첩들과 관리인들,그리고 종교인들이 주고받은 총 161통의 편지로 구성돼 있다.편지들을 읽어가다 보면 현재의 모든 제도적 장치나 이데올로기를 국민 스스로 헤쳐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무지한 채로 있다가는 어느 사이인가 자기도 모르게 당하고 만다는 것,정의는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만큼이나 당연한 인간 고유의 특성이라는 몽테스키외의 외침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인간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데 적절치 않게 가혹한 형벌은 오히려 반란을 부추긴다는 주장이나,부패한 절차로 임용된 관리는 본전을 뽑으려고 마치 점령자처럼 마을을 약탈하여 황폐화한다는 것 등은 읽는 이에게 사색에 잠기게 하는 그 무언가를 던져준다. “가장 완벽한 정부는 작은 노력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정부인 것 같다.다시 말해 국민의 성향에 가장 잘 부합하는 방식을 빌려 통치하는 정부가 가장완전한 거지.”“국민이 형벌이 좀 가혹하다고 해서 법에 더 복종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형벌이 가벼운 나라 국민은 형벌이 포악하고 끔찍한 나라 국민만큼이나 형벌을 두려워하는 법이거든.”“인간은 덕성을 지키기 위해 태어났으며 정의는 인간이 실존한다는 사실만큼이나 당연한 인간 고유의 특성이네.” 비록 체계적으로 몽테스키외 자신의 의견을 저술한 사상서는 아니지만 오히려 명료한 사상서보다도 더 뚜렷하게 당시의 시대정신,즉 계몽의 모티프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책에서 그린 인물상들과 권력자들의 행태는 여전히 우리 세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사회의 병든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1만4000원. 김성호기자 kimus@
  • “이라크, 美 생화학공격 음모”부시, 아프간전쟁 1주년 연설서 경고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흉악한 폭군’이라고 부르면서 그가 생화학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음모를 꾸미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시작 1주년이 되는 이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가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라크는 1년내 핵무기를 갖게 된다면서 “만일 그냥 놔둔다면 후세인은 그의 침략에 반대하는 누구도 협박할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라크에 대한 사실상의 최후통첩 성격을 가진 이날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은 언제라도 테러범들에게 생화학 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사담 후세인은 스스로 무장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부시 대통령은 만일 후세인 대통령이 생화학무기와 핵무기를 버리지 않는다면 미국이 동맹국을 이끌고 그를 무장해제하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 시점은 의회가 이라크 전쟁 결의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를 시작하는 날,그리고 미국 정국 향방을 결정하는 중간선거를 불과 4주 남겨놓은 날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장군들에게도 후세인 대통령의 잔인하고 절망적인 조치에 복종해 미국의 공격에 반격을 한다면 ‘전쟁 범죄자’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테러그룹을 훈련해 왔다면서 “고위 알 카에다 지도자가 바그다드의 병원에서 올해 치료를 받았다.”고 말해 이라크와 알 카에다의 상호 관련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미국의 정보에 따르면 이라크가 유인 및 무인 항공기를 건조하고 있다면서 그 항공기들은 미국을 생화학 무기들로 겨냥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부시 대통령은 위성 사진들을 보면 이라크는 과거 핵무기를 개발하던 장소들을 재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mip@
  • 신의주특구장관 양빈 발탁배경/ 北, 외국자본에 신뢰얻기

    북한이 ‘신의주 특별행정구’초대 장관에 네덜란드 국적의 화교인 양빈(楊斌) 어우야 그룹 회장을 내정한 것은 북한체제의 속성에 비춰 볼 때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이 외국인을 특구의 책임자로 등용한 것이 최종 확인된다면 그 자체로도 파격적인 일이다.더욱이 유일 주체사상을 강조해온 북한체제의 통치 관행에 비춰 볼 때는 가히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에 비견할수 있는 일대 사건인 셈이다. 신의주 행정특구는 북한 체제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나 연형묵(延亨默) 국방위원회 위원 겸 자강도당 책임비서 등 김 위원장의 최측근 가운데 경제 전문관료가 발탁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어쩌면 ‘위험한 도박’으로 보일 수도 있는 ‘특구 초대장관 외국인 임명’의 배경으로는 나진·선봉 경제특구의 실패 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우선적으로 꼽힌다.외국자본의 신뢰를 얻어보겠다는 것으로,중앙당의 개입과 간섭으로 많은 외국 자본이특구를 외면해온 점을 극복해 보겠다는 것이다.중앙당에 복종하는 북한사람을 특구 장관에 앉히고서는 대외적인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파악했기 때문이다.이와 함께 양빈 회장이 성공한 화교이고 북한과 경제협력에 우호적인 유럽연합(EU) 회원국 국적 사업가라는 점에서 향후 엄청난 화교 인맥·자본과 유럽 자본을 동시에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추천설도 이와 무관치 않다.중국사정에 밝은 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김 위원장의 방중 때 장 주석이 양회장을 신의주 특구 책임자 등으로 중용할 것을 강력히 추천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양 회장의 재력과 경영능력 및 참신성,그리고 서구식의 합리적인 사고방식 등이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북한이 중국의 쑤저우(蘇州) 개발 방식을 채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중국은 상하이 인근에 위치한 쑤저우의 일부를 싱가포르에 넘겨 ‘쑤저우공업원구’를 건설,경제적 도약을 이룩한 바 있다는 점이 그 근거다.양빈 회장은 2001년 7월북측과 남새(채소)와 화초 재배 계약을 맺고 대북한 투자에 나서면서 상당한 신뢰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김위원장의 이같은 모험이 성공할지는 현재로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극히 제한적인 개방으로는 북한경제의 활로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했다는 사실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새달 3일 개봉 ‘트리플 X’/ 신세대 007은 스킨헤드?

    액션영화를 고를 때 보통 관객이 먼저 따지고 넘어가는 대목.주인공이 선굵은 액션을 보장해 줄 ‘익숙한’얼굴인지와,그를 움직인 감독의 ‘명성’이다.영화정보가 그리 빠르지 않은 관객에게 새달 3일 개봉하는 ‘트리플 X’(XXX)는 판단이 쉽지 않을 것 같다.롭 코언 감독과 액션배우 빈 디젤의 이름에 대번 무릎을 칠 이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무질러 귀띔하자면 ‘트리플X’는 액션영화 마니아를 흥분시킬 만하다.영화는 ‘007’시리즈의 외피를 군데군데서 전략적으로 뒤집어쓰면서 이를 조롱하듯 살짝살짝 비틀어 변주한 첩보물.지나친 형식실험은 거북살스러워하면서 스릴과 재미를 최고로 치는 관객을 정조준한 셈이다. 영화는 속도감 만점의 ‘롤러코스터 액션’을 첫 장면에서부터 질펀하게 풀어놓는다.들뜬 록음악을 깔고,훔친 스포츠카로 번지점프를 즐기는 주인공 젠더 케이지(빈 디젤)는 스킨헤드에 화려한 문신,피어싱으로 무장한 신세대.‘007’시리즈와는 딴판인 분위기를 감잡는 순간이다. 상원의원의 차를 훔쳐 꼼짝없이 감방신세를 지게 된 케이지가 미국 비밀첩보국 요원이 되는 과정은 꼭 장난같다.스파이로 뛰면 감옥행을 면케 해주겠다는 첩보국의 간부 기븐스(새뮤얼 잭슨)의 우격다짐에 못이겨 프라하로 간다.세계 무정부주의를 외치는 그림자 집단 ‘아나키 99’의 음모를 무산시키라는 특명을 받았다.‘트리플X’는 X게임(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인 케이지가 목에 새기고 다니는 문신. 턱시도 입은 낯익은 스타일의 스파이,란제리만 걸친 섹시한 본드걸이 나올리 없다.주인공의 ‘낯선’캐릭터를 음미하는 게 영화감상의 포인트.목숨이 걸린 위기상황에서 조차도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듯 여유를 부리고,일방적인 복종을 드러내 놓고 거부하는 게 케이지의 캐릭터다. 이전 첩보물들과의 차별화를 선언했음에도 영화는 ‘007’시리즈의 익숙한 대목을 눈치껏 끌어다 썼다.케이지가 사용하는 특수무기들은 ‘007’시리즈가 즐겨 써온 아이디어 상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영화는 고도(古都)프라하의 고전적인 분위기를 주요 배경 삼아 신세대 주인공이 구사하는 ‘스포츠같은 액션’을 곳곳에 늘어놓는 걸로 승부수를 띄웠다.다리 위 스포츠카 번지점프 장면,눈사태를 짊어지고 케이지가 스키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마지막 장면 등은 영화의 압권.아찔할 만큼 카메라의 동선이 크고 컴퓨터그래픽 기술 또한 세련됐다. 그러나 서사적 틀을 따지자면 이내 영화는 초라해지고 만다.치밀한 지능게임을 즐길 만한 설정은 처음부터 없다.그런 맥락에서 사족 한마디.영화를 볼 때마다 기어이 빛나는 실험정신을 건져 올려야 하는 욕심많은 관객이라면? 글쎄,그 대목에서만큼은 ‘강추’가 망설여진다. 황수정기자 sjh@
  • 의문사委가 밝힌 인혁당 재건위 사건 조작 전모/ 유신 ‘공작살인’ 국가서 첫 인정

    의문사규명위원회의 인혁당 재건위 사건 발표 내용을 수사부터 재판까지 부문별로 간추린다. ◆조직결성의 증거 유·무-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1차 인혁당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조직결성과 관련한 증거가 없다.트랜지스터 라디오,공식 출판 서적,학생들 선언문,민주수호국민협의회 관련 자료 등이 있을 뿐 강령,규약,조직문서,감청 기록 등 지하당 결성과 관련된 물증이 없다.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이 가한 고문의 실상- 중정 수사관들과 중정에 파견된 경북도경 등의 경찰관들은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구타,몽둥이(야전침대봉 등)찜질,통닭구이고문,물고문,전기고문 등의 고문을 자행했다고 당시 서울구치소 교도관들은 증언했다. 서울시경 소속 경찰 전○○는 국방색의 야전용 전화기로 피의자를 전기고문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경북도경 경찰 이○○은 물고문하는 것을 보았다고 하며 지하 보일러실은 고문을 하는 장소라고 진술했다. ◆각본에 의한 수사-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중정에서 갑작스럽게 조사했다.당시에 중정간부가 1차 인혁당 관련 기록을 보고 있었으며 중정에서 짜놓은 각본에 맞춰 조사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수사팀장인 윤○○이 수사관들에게 “물건(조직사건)을 만들라.”고 지시한 일도 있다고 진술했다. ◆고문을 통한 피의자 자백 강요- 수사관 이○○,신○○는 중정의 지시가 사실관계 및 상식과 어긋나는 것이 많이 있었지만 윤○○이 지시하면 무조건 조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피의자들이 처음에는 혐의사실을 부인하더라도 중정 수사팀이 고문을 한차례 하면 그 다음에는 별다른 저항 없이 시인조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검찰관 조사 때 중정 수사관이 참여- 피의자들을 고문 당시 수사관들,검찰서기,피의자들은 검찰관 조사 과정에 중정의 수사관들이 수시로 입회하였으며 “혐의를 부인하면 6국 지하보일러실로 끌려나가 고문을 당하였고 검사가 물으면 예라고 답할 것을 강요당했다.”고 진술하고 있다.서울시경 소속 경찰 나○○은 “대구팀이 중정에서 검찰관과 같이 조사를 한 것은 중정에 있었던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고,그 목적은 혐의사실을부인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공판조서 허위 작성- 재판을 지켜본 변호사들 교도관들,피고인의 가족들은 공판기록에 나타난 허위기재 사실은 크게 두 가지라고 입을 모은다.첫째는 부인한 혐의 사실을 정반대로 기록하는 것이고 둘째는 불법적인 고문 수사에 항의하는 발언을 기록에서 누락시키는 것이다. ◆위법한 재판과정- 변호인들이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결정적인 증언을 해줄 증언자를 재판부에 신청을 해도 재판부에서 받아준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더구나 피고인들이 고문당한 사실을 증언하면 재판부에서 막는 경우도 있었다.임구호 피고인의 경우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난 뒤 법정 밖으로 끌려나가 검찰관들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하기까지 했다.피고인 가족도 방청이 한 피고당 1인으로 제한됐으며 기자들도 방청이 제한되어 보도하지 못했다. ◆전격적인 사형집행- 인혁당 재건위 사건 사형수들의 형 집행은 1975년 4월8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다음 날 법무부장관의 지시에 의해서 새벽에 전격적으로 집행됐다.일반적으로 사형수들은 최소한 몇개월,길면 2∼3년 지난뒤 집행된다. ◆유언의 허위작성- 사형수들은 사형장에서 최후진술을 할 수 있고 사형집행명령부 비고란에 기록된다.그런데 사형집행명령부에는 도예종이 “조국이 하루 속히 적화통일 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고 기록돼 있고 8명의 비고란 가장 아래에는 모두 종교의식을 거부한다고 기록돼 있다.그러나 당시에 사형 장면을 목격했던 교도관 김○○은 도예종이 “통일을 못 보고 죽는 것이 억울하다.”는 단 한마디만 했다고 진술했다. ■조사과정 이모저모/ 18개월간 400명 진술받아 조작 관여자 “시키는 대로” 의문사진상규명위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지난 75년 옥중에서 병을 얻어 사망한 장석구씨 사건을 직권 조사하기로 지난해 3월 결정한 뒤 1년6개월에 걸쳐 수사와 재판에 관여했던 400여명의 진술을 들었다.이 가운데 120여명은 정식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규명위 관계자는 “대부분이 현직에서 퇴직한 상태였으며 치매로 조사가 어려운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참고인들은 고문과 사건 조작에 관여한 사실을 강력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규명위측이 유족과 관련자의 진술을 토대로 추궁을 하자 조금씩 사실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규명위 조사관들은 당시 중앙정보부에 파견돼 수사에 나섰던 경북도경 소속 경찰관들은 대체로 고문과 강압수사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중정 직원과 간부들은 “상부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거나 “중정은 경찰 수사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수사과정에서 파견 경찰관과 중정 직원간의 갈등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규명위 관계자는 “경찰관 중에는 ‘공은 중정이 가로채고 나중에 문제될 일은 경찰에 떠밀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한 사람도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심지어 중정 간부들이 헌병을 동원해 반발하는 경찰관을 감금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구속하겠다.”고 협박한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검찰 관계자들도 책임을 부인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규명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검찰 수사관들이 ‘우리는 군인이었기 때문에 상부의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며 발뺌했다.”고 전했다. 일부는 “빨리 사건을 끝내주는 것이 피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사형 당할 수 있는 중대한 혐의사실도 너무 쉽게 시인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당시 재판부 판사들은 현재 해외에 체류중이거나 소재 파악이 안 돼 규명위로서도 접촉이 쉽지 않았다. 규명위 관계자는 “어렵사리 연락이 닿아 진술을 요청해도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거나 ‘협조는 하겠으나 조서에는 남기지 말아달라.’며 답변을 회피했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 ■재심 어떻게 - 최초 판결 법원 다시 재판 시작 재심은 법원에서 이미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에서 사실 오인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피고인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이다.원심의 판결을 뒤집을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거나 새로운 사유가 생겼을 때 구제받는 비상절차로 현행 형사소송법은 사법 판단의 안정을 위해 그 요건을 엄격히 한정하고 있다. 재심청구 신청서가 제출되면 재심 사유가 있는 심급의 법원이 심리에 착수,사건 관련 수사기록과 재판기록을 검토하게 된다. 1974년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국가 전복을 기도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가 이듬해 4월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다음날 곧바로 사형이 집행된 제2차 인민혁명당 사건 관련자 8명의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최초 판결을 내린 법원에서부터 다시 재판을 진행해야 하다. 당시 관련자들이 1심인 보통군사법원을 거쳐 2심인 고등군사법원과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통해 형이 집행된 만큼 재심 판단은 군사법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인혁당 조종받는 민청학련 정부전복기도””/사형선고 20시간만에 핵심8명 전격 형집행 유신시절인 1974년 정부가 발표한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은 제2차 인혁당사건으로도 불린다. 도예종씨 등 23명이 인혁당 재건위를 결성한 뒤 북한의 지령을 받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을 배후 조종,정부 전복을 기도했다는 것이 정부의 발표 내용이었다.당시 구속기소된 23명 가운데 75년 4월 대법원에서 8명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20시간 만에 가족들도 모르게 형이 집행됐다.나머지 15명도 무기징역에서 징역 15년까지 중형을 선고받았다.일부는 수사 도중 구속정지 등으로 풀려났으며,구속기소된 인사 가운데 현재 9명이 생존해 있다. 민청학련 사건은 73년 8월 김대중(金大中) 납치사건을 계기로 반유신 체제운동이 가속화되자 박정희(朴正熙) 정권이 민주인사와 학생들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이용됐다.당시 박 대통령은 “반체제운동을 조사한 결과,민청학련이라는 불법단체가 불순세력의 조종을 받고 있었다는 확증을 포착했다.”고 발표하면서 긴급조치 제4호를 발동,학생들의 수업거부와 집단행동을 일체 금지시켰고,위반자를 잡아들였다. 앞서 64년 8월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이 “북한이 사주한 대규모 지하조직에 의해 국가 전복기도가 있었다.”고 발표한 사건이 제1차 인혁당 사건이다.그러나 인권단체에 의해 고문사실이 알려지고 담당 검사들이 사퇴하는 등 홍역을 치르면서 13명이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세영기자
  • 책/부족지-칭기즈 칸이 남긴 정복의 역사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고,설명하고 표현할 수 없게 넓도다.’ 칭기즈 칸의 몽골 기마군단이 유라시아 대륙을 들불처럼 휩쓸어 사상 유래가 없는 대제국을 건설했던 13세기의 한 이슬람 시인은 위대한 정복자 ‘칸’의 위력을 이렇게 찬양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칭기즈 칸이 이룩한 전무후무한 정복사업과 대제국 건설의 역사는 대부분 잊혀지고 없다.유목민이었던 몽골인들이 그들의 위업에 대한 기록에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전해지지 않으며,전해지지 않는 역사는 이미 역사가 아니라는,냉정하고도 이성적인 역사의 원칙을 그들은 몰랐던 것일까.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비록 그들이 역사를 기록하는데 소홀했지만 그들에게 무릎을 꿇고 복종을 맹세한 수많은 종족들이 앞을 다퉈 칭기즈 칸의 위업을 문자로 기록해 남겼던 것.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제국은 물론인도,아랍,투르크,유태와 고려 등이 바로 칭기즈 칸의 위업을 그들의 문자로 기록해 남겼다. 이 가운데 지금의 이란 중부에 있는 하마단에서 태어나 몽골군주 칸의 궁정에 출사,문관으로는 최고직인 재상의 지위에까지 오른 라시드 앗 딘이 칸의 명령으로 집필한 ‘집사(集史)’는 그 정확성과 상세함에서 단연 돋보이는 ‘칸의 역사’였다.이 집사의 제1권이 ‘부족지’(김호동 역주,사계절 펴냄,2만원)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 번역,출간됐다.아시아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러시아·미국에 이은 세번째 번역 출간. 집사는 모두 3부 4권 8편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1부 1권인 부족지는 모두 4편으로,몽골·투르크족 등 4개 대부족권에 속한 각 종족의 역사를 개괄하고 있다. 라시드 앗 딘이 집사를 기술한 것은 칭기즈 칸의 증손자인 가잔 칸의 통치관에서 비롯된다.그는 칭기즈 칸의 후예들이 제국건설후 불과 90여년만에 반목과 갈등으로 분열의 위기를 맞자 강력한 통치질서 확립을 위해 집사 기술을 명했다. 그러나 문자없는 몽골제국은 결국 그 정체성을 회복하지 못한 채 귀족들간에 반목과 대립으로 필생의 포부였던 ‘세계제국 경영’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가장 위대한 역사를 가장 허무하게’ 접고말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들이 집사를 통해 왕조의 계보와 왕실 비기(秘記)였던 금책(金冊)의 존재를 알렸을 뿐 아니라 베일속에 가려진 몽골제국의 생활상을 남겨 그나마 깡그리 잊혀지는 불행만은 피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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