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복종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봉사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20승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대부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무주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62
  • [마광수의 섹스토리] (12) ‘섹스토피아’에 다녀오다

    [마광수의 섹스토리] (12) ‘섹스토피아’에 다녀오다

    나는 Z대 여대생이다. 나는 환상 속에서 ‘섹스토피아’에 갔다. 나는 향기로운 술로 마취되어 침대에 뉘어졌고 화려하게 치장되었다. 그리고 나는 곧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나니 어떤 남자가 들어왔다. 정신이 몽롱해서 잘 볼 수는 없었다. 그러나 희미한 시야에서이지만, 얼핏 보기에 상당히 섹시한 미남형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침대에 꼼짝 않고 누워 있는 나에게 다가오더니, 바로 내 가슴에 휘감겨 있는 천을 풀기 시작했다. 여전히 저항할 수 없었던 나는 행동을 포기하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남자에게 도취되어 그의 행동을 따랐다. 그는 내 가슴 천을 벗기고서 내 젖꼭지에 박혀 있는 보석을 입술로 하나씩 떼어낸 다음, 두 손을 뒷짐진 채로 혀로만 내 몸을 빨았다. 유두부터 빨더니 배꼽의 보석을 떼어내고 이번에는 입으로 내 아랫부분의 천을 벗겼다. 그리고는 내 클리토리스를 빨며 결국은 거기에 박혀 있는 보석도 떼냈다. 보석을 떼어내는 그의 정교한 혀놀림에 나는 나도 모르게 흥분되었고, 어느새 내 밑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그는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계속 클리토리스를 빨았다. 계속되는 흥분에 더이상 견딜 수 없었던 나는 결국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그 뒤로는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다시 깨어나니 그는 사라지고 없었고, 나는 여전히 방 안에 누워 있었다. 어찌된 일인지 내 몸에는 여러개의 가벼운 상처 자국이 남아 있었다. 놀란 순간 비디오가 켜지고 나와 아까의 그 남자가 알몸으로 뒹구는 장면이 녹화되어 있었다. 나는 내 두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그때 다시 그 남자가 들어왔다. 나는 완전히 정신이 돌아와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는 본능에 못이겨 그를 붙잡고 내 몸을 계속 빨아달라고 애걸했다. 그는 계속 내 몸뚱어리를 탐식하며 시끈시끈 조곤조곤 빨았다. 나는 다시 그에게 고통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그는 보석이 박힌 금빛 채찍을 꺼내더니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나는 고통과 쾌락에 찬 신음소리를 냈고, 계속 때려달라고 애걸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금 오르가슴의 절정에 도달하여 정신을 잃었다. 다시 깨어나보니 여전히 비디오가 돌아가고 있었다. 비디오 마지막 부분에서 그 남자가 나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 비디오를 당신이 보관하시오. 그리고 당신도 피학성(被虐性)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앞으로 더욱 유희적인 성생활을 즐기기 바랍니다. 내가 삽입 성교를 하지 않는 이유는 당신의 쾌락한 앞날에 도움을 주기 위한 의도에서였습니다. 방 한 쪽 서랍 첫째 칸에 당신을 인도할 열쇠가 함께 있으니까 꺼내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수치심을 느낄 겨를도 없이 황급하게 서랍을 열었다. 황금열쇠가 있었다. 열쇠에는 이런 말이 새겨 있었다. “당신의 질에 이 열쇠를 꽂고 돌리시오. 그러면 당신은 행복의 나라로 가게 됩니다.” 나는 열쇠를 내 질 안에 삽입하고 비틀었다. 그러자 내 질에서는 신기하게도 한 개의 편지와 지도가 나왔다.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씌어 있었다. “지금부터 우리가 하는 말을 의심해서는 안 됩니다. 믿을 수 없겠지만 이 말은 사실입니다. 당신은 지금 섹스토피아의 입구에만 도달해 있습니다. 당신은 섹스토피아 깊숙한 곳으로 가셔야 합니다. 섹스토피아는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그곳은 한 마디로 말해서 미녀와 미남들만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나는 그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서울 근처에 그런 곳이 다 있다니…. 나는 허공에다 대고 이렇게 소리쳤다. “저를 빨리 섹스토피아의 핵심부분으로 데려다 주셔요. 빨리요!” 그러자 금방 마법의 양탄자가 날아와 나를 태웠다. 나는 양탄자를 타고 섹스토피아 핵심부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곳은 정말 미남·미녀들만이 득시글거리는 곳이었다. 여자는 물론 남자들도 다 야하디야하게 화장하고 있었다. 나는 곧 섹스토피아의 수령에게 불려갔다. 그는 나를 3개월 동안 훈련시켜 완전히 새 여자로 태어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맨 처음, 나는 나의 유전자 코드를 바꾸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이 끝나자 나는 엄청나게 섹시한 미녀로 변모되어 있었다. 손을 내려다 보았다. 내 손 끝에는 30㎝가 넘는 좁다란 손톱들이 달려 있었고, 손톱은 빨주노초파남보로 각각 채색되어 있었다. 발톱도 마찬가지였다. 길디긴 발톱에 20㎝ 높이의 샌들. 나는 내 하반신이 휘청거려지는 것을 느끼며 나도 모를 나르시시즘의 오르가슴을 느꼈다. 클리토리스에는 자전거 바퀴만 한 링이 피어싱되어 있었고, 양쪽 음순에는 묵직한 음순걸이가 금빛을 내며 늘어져 있었다. 거울을 보니 모두 피어싱투성이였다. 눈썹고리, 미간(眉間)고리, 코고리, 입술고리, 뺨고리, 턱고리, 이마고리, 인중고리 등등…. 나는 또 멋지게 화장되어 있었다. 눈두덩에는 펄(pearl) 섞인 아이섀도가 세 층으로 두껍게 칠해져 있었다. 그리고 위 속눈썹의 길이는 20㎝, 아래 속눈썹의 길이는 10㎝였다. 위 속눈썹은 금색, 아래 속눈썹은 은색이었다. 입술은 두 가지 색 립글로스로 번쩍이고 있었다. 윗입술은 보라색, 아랫입술은 초록색…. 눈썹은 모두 면도로 밀어져 있었고, 눈썹 없는 눈두덩은 더 야한 빛을 발했다. 나는 귀를 만져보았다. 양쪽 귓바퀴에는 각각 열 개씩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리고 각 구멍마다에서 가느다란 금빛 체인이 흘러내려 어깨를 덮고 있었다. 내가 머리를 조금 흔들자, 체인들이 서로 부딪치며 명량(明亮)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그때 다섯명의 미녀들이 들어왔다. 모두 쭉쭉빵빵이었고 온 몸에 총천연색으로 문신을 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내게로 다가와 내 온몸을 낭자하게 핥았다. 나는 미칠 듯한 오르가슴을 느끼며 자지러졌다. 여자들이 나가자 이번에는 다섯 명의 미남자들이 들어왔다. 모두다 오색찬란한 화장을 하고 있었다. 한 남자의 배 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문신되어 있었다. “유미적 평화주의 만세!” ‘유미적 평화주의’라…, 나는 퍼뜩 생각이 났다. 그렇다.Y대 M교수의 책에서 봤던 말이다. 그는 남자들도 여자처럼 화장·치장을 하면 절대로 전쟁이 안 일어난다고 주장했었다. 남자들은 나를 돌려가며 먹었다. 그렇지만 먹히는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렇다.M교수가 주장하듯, 모든 여성은 다 마조히스트로구나…. 나는 희열 속에 몸을 담그며 한용운의 시구를 생각했다.“복종은 달콤합니다. 복종은 아름답습니다….” 이번에는 남자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내 온몸을 핥고 빨았다. 나는 구름 위에 떠도는 기분이었다. 환상에서 깨어난 후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그렇다. 이제 내가 나의 아이덴티티를 찾을 방법은 나 스스로를 아름답게 가꾸는 길뿐이다. 물론 세상에서 ‘야하고 섹시한 사람’으로 거듭 태어난다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타고난 아름다움과 섹시함을 갖고 있는 이들은 정말 선택받은 이들이요 행복한 사람들이겠지. 하지만 미(美)란 세상에 태어날 때 갖고 나오는 것만은 아니다. 인공미도 얼마든지 미의 대열에 낄 수가 있다. 자신이 자신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나의 얼굴을 완벽한 섹시함으로 다듬으려면 성형수술도 필요하고 피부 마사지나 몸매 관리도 필요하다. 정 다이어트가 안되면 위장이라도 잘라내야 한다. 그래서 나도 그 섹스토피아의 사람들처럼 되리라…. 나의 일부분이자 전부, 나의 모든 것은 결국 ‘야한 아름다움’으로 귀착한다. 나는 우선 가발부터 샀다. 머리를 아주 길게 기르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무슨 색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파란색으로 하기로 했다. 그리고 속눈썹은 황금색, 립스틱은 초록색으로…. 코고리도 맞추고 입술고리도 맞췄다. 그리고 크게 용기를 내어 음순을 뚫었다. 긴 사슬이 달린 음순걸이(‘고리’가 아니라)를 장착하기 위해서였다. 나의 ‘그이’가 나타나면 그는 음순걸이의 늘어진 체인을 거세게 잡아당기며 내게 마조히스틱한 쾌감을 선물해줄 것이다…. 무엇보다도 내게 도움을 준 것은 Y대 M교수가 쓴 ‘성애론(性愛論)’이었다. 나는 그 책을 통해 미와 사랑을 연습할 수 있었다. ■ 마광수는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사랑의 슬픔´
  • 죽음까지 부르는 인터넷 중독 우울·불안증 유병률 높다

    죽음까지 부르는 인터넷 중독 우울·불안증 유병률 높다

    지난 8일 대구의 한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던 이모(28)씨가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지난 3일 오후 9시부터 무려 50시간 가까이 잠도 자지 않고 게임에만 몰두했으며, 지난달에는 게임으로 결근이 잦아 직장에서도 해고된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넷 중독 실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초·중·고교생은 물론 성인도 게임중독에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 인터넷 중독의 실태와 치료, 예방법 등을 살펴본다. ●실태 ‘인터넷 중독’이란 인터넷에 빠져 사회·가정생활에 문제를 낳거나 주변에서 그렇게 인식하는 경우를 말한다. 인터넷 중독은 앞의 사례와 같은 게임중독과 채팅(사이버섹스)중독, 주식중독으로 세분하기도 한다. 삼성서울병원 이정권 교수팀이 서울과 경기도 성남의 PC방에서 인터넷을 이용 중인 888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도 중독 3.4%, 과사용 41.3%로 나타나 10명 중 4명 꼴로 인터넷에 빠져 있었다. 중독 증상은 남성, 저학력자와 무직자,PC방 이용자, 인터넷 사용 빈도가 잦고 새벽까지 이용하는 사람일수록 정도가 심했다. 또 인터넷 중독자들의 우울증 유병률은 20.4%로, 과사용군이나 비중독군의 4.1%,1.6%에 비해 크게 높았으며, 불안증 유병률도 과사용군(9%), 비중독군(2.4%)보다 훨씬 높은 46.7%에 달했다. ●인터넷 중독의 징후 게임 중독은 주로 청소년기 남학생들에게 많으며, 게임에 빠져 성적이 떨어지고 부모의 꾸중을 듣다가 급기야 가출이나 중퇴로 발전한다. 이런 증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징후는 다음과 같다.▲학교에서도 자고, 집에서도 계속 피곤해하는 등 지나친 피로증세를 보인다.▲성적이 떨어진다.▲게임 이외의 다른 취미활동을 기피한다.▲친구와 멀어지고, 가상의 인터넷 친구나 게임 패밀리끼리만 친해진다.▲학교와 집에서 반항과 불복종이 나타난다. 인터넷 중독은 다른 정신과적인 문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가운데 가장 우려되는 게 우울증이다. 우울증이 나타나면 우울감이나 삶의 어려움을 인터넷으로 보상받으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또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들은 알코올중독 증상이 심하며, 주의집중력 저하와 과잉행동·충동성을 보이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도 정상 청소년보다 훨씬 많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과 유한익 교수는 “가정에서의 소외, 부모의 지지 부족, 애정결핍, 과도한 밀착관계 등이 인터넷중독을 심화시키는 요인인 만큼 청소년들이 고충과 스트레스를 가족과 나누고 해결할 수 있도록 가족관계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홍성도(소아·청소년정신과)·이정권(가정의학과)교수, 서울아산병원 유한익(소아정신과)교수, 건양대병원 박진균(소아정신과)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儒林(402)-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28)

    儒林(402)-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28)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 (28) 왕께서 왕도정치를 실현하는 것은 나뭇가지를 꺾는 일처럼 쉬운 일이라는 맹자의 설명은 ‘실현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왕도정치는 곧바로 실행할 수 있다. 왕도정치는 백성을 위한 정치이므로 선왕에게 짐승까지도 불쌍히 여기는 어진마음이 있는 것을 보면 백성을 아끼는 마음이 당연히 있는 것이므로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그러고 나서 맹자는 선왕에게 구체적으로 왕도정치를 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내 집 노인을 노인으로 섬긴 뒤 그 마음이 남의 집 노인에게까지 이르며, 내 집의 어린이를 어린이로 사랑한 뒤 그 마음이 남의 집 어린이에게까지 이른다면 천하를 손바닥에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老吾老 以及人之老 幼吾幼 以及人之幼 天下可運於掌)’라는 설명을 통해 모든 사람이 한마음 한뜻이 되는 사회를 실현하는 것이 왕도정치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라고 말을 덧붙인다. 그러나 이 말을 들은 선왕은 여전히 마음이 흡족하지 않았다. 선왕은 여전히 패도정치를 꿈꿔 천하의 패왕이 되고 싶어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선왕의 마음을 읽은 맹자가 다시 물었다. “전하께서는 전쟁을 일으켜 군사와 부하들을 위태롭게 하고, 제후들과 원한을 맺은 뒤에야 마음이 편하시겠습니까.” 그러자 선왕이 대답하였다. “아니다. 어찌 그것이 마음이 편하겠는가. 과인은 다만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구하려 할 뿐인 것이다.” 이에 맹자가 정색한 얼굴로 묻는다. “도대체 전하께서 크게 구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맹자의 질문에 선왕은 그저 웃기만 했다. 매사에 인의를 강조하는 맹자 앞에서 패왕이 되고자 하려 한다고 고백하는 것이 겸연쩍었기 때문이다. 맹자는 그런 선왕의 의중을 살피며 짐짓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전하,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과 가볍고 따뜻한 의복이 부족하기 때문이십니까. 아니면 여색이 부족하기 때문이십니까.” “아니다. 과인은 그런 것 때문이 아니다.” 선왕이 정색을 하고 고개를 저어 대답하자 맹자는 때를 놓치지 않고 말하였다. “그러하시다면 전하의 대망을 알 수 있겠습니다. 진나라와 초나라를 점령하여 천하통일을 하여 사방의 오랑캐들까지 복종시키려 하는 것이 아니십니까. 그러나 이와 같은 무력으로 소원을 이루고자 하신다면 이는 ※‘나무 위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단호한 맹자의 대답에 선왕이 되물었다. “아니 그것이 그토록 심한 일인가.”“오히려 그것보다 더 심한 셈이지요. 나무 위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것은 비록 물고기만 구하지 못할 뿐 다른 재앙은 없습니다. 그러나 갑병(甲兵)을 일으켜 천하의 패자가 되려 하신다면 마음과 힘을 다하여 노력하더라도 뒤에는 반드시 재앙이 있을 것입니다.” ※연목구어(緣木求魚).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하려고 헛되이 노력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로 맹자가 선왕에게 설법하였던 ‘나무 위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한다.’는 내용에서 유래된 고사성어이다.
  • [깔깔깔]

    ●이 여자가 사는 재미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와 여자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남자 : 혹시… 담배 피우나요? 여자 : (호들갑을 떨며) 어머, 저 그런 거 못 피워요. 남자 : 그럼 술은? 여자 : 어머, 저 그런 거 입에도 못 대요. 남자 : 그렇다면 지금까지 연애는요? 여자 : 연애요? 전 아직까지 남자의 ‘남’자도 모르는걸요. 남자 : 정말 순진하시군요. 전 솔직히 반갑긴 하지만 도대체 무슨 낙으로 사시는지? 여자 : (환하게 웃으며) 호호호, 전 거짓말하는 재미로 살아요.●좋은 남편 4대조건 *아내 명령에 무조건 복종-돌쇠. * 개미처럼 부지런-마당쇠. * 아내 단점이나 잘못은 절대 비밀-자물쇠. * 밤에는 언제나-변강쇠.
  • [논술이 술술] 소비의 사회/ 장 보드리야르 지음

    “나는 소비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이같이 표현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현대인에게 소비는 삶의 가장 커다란 목적이자 이유로 자리잡고 있다. 오늘날 인간의 삶에서 ‘소비’는 더 이상 생존을 위한 필요의 범주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현대인들에게 행복과 사랑과 같은 매우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가치들의 내용까지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부모로서, 연인으로서, 친구로서의 역할과 행동 방식까지를 교육하고 지시하는 절대적 규범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계층 차이를 만들어내는 사회적 역할까지도 맡고 있다. 보드리야르는 ‘소비의 사회’에서 현대인을 지배하고 있는 소비주의 사회 체제와 가치 구조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마치 마르크스가 자본의 운동과 증식 과정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듯 그는 1970년에 발표된 이 책에서 자본과 상품이 어떻게 현대인들의 의식과 가치 체계를 형성하고 지배하고 있는지를 ‘소비’를 매개로 체계적으로 밝힌다. 이같은 점에서 이 책은 현대 사회의 원리와 가치에 대한 훌륭한 통찰이자 비판으로서 힘을 지닌다. 현대인은 과거 어느 시대보다도 서비스 및 물적 재화의 증가에 따른 소비의 풍부함을 누리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인간들은 풍요로울수록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니라, 사물들과의 관계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 새롭게 개발되고 생산되는 상품들의 리듬과 끊임없는 연속에 따라 사람들의 삶도 끊임없이 변화한다. 또 이에 맞춰 인간들도 더욱 사물 의존적이고 기능적인 존재로 전락해가고 있다. 현대는 말 그대로 상품이 지배하는 시대, 곧 소비를 학습하고, 소비에 대한 사회적 훈련을 사회화의 주된 내용으로 하는 ‘소비사회’인 것이다. 현대 소비의 가장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소비자와 사물의 관계가 변화했다는 점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사물들이 갖고 있는 특수한 유용성 때문에 상품을 사지 않는다. 세탁기, 냉장고, 아파트 등의 상품들은 개별 사물로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제품을 생산한 기업의 이미지와 광고, 상표 등과 결합, 그 도구적 유용성을 뛰어넘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받으며, 소비자들을 보다 복잡한 소비의 동기로 유도한다. 결국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사물 자체를 소비하지 않는다. 자신과 타인을 구별짓는 기호로서 상품을 소비한다. 또한 상품들은 사회적 의미를 지니는 것을 생산하고 조작하는 사회 구조적인 힘에 의해 만들어지고 지배받는다. 현대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소비는 대부분 유도된 소비로서 존재하며, 궁극적으로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생산성’의 명령에 복종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상품들이 아무리 풍부하다고 해도 인간 활동의 산물이며, 또한 교환 가치의 법칙, 곧 이윤 증식의 목표와 원리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보드리야르의 말처럼 “자본의 기호 하에서 생산성이 가속도로 상승하는 과정 전체 역사의 도달점이라고 할 만한 소비의 시대는 근원적인 소외의 시대이기도 하다. 오늘날에는 상품의 논리가 일반화되어, 노동과정이나 물질적 생산물뿐 아니라, 문화 전체, 성 행위, 인간 관계, 환각, 개인의 충동까지도 지배하고 있다. 모든 것이 이 논리에 종속돼 있는데, 그것은 단순히 모든 기능과 욕구가 객체화되고 이윤과의 관계에 있어서 조작된다는 의미뿐 아니라 모든 것이 구경거리가 되는, 즉 소비 가능한 이미지, 기호, 모델로서 환기, 유발, 편성된다고 하는 더 커다란 의미에서 그러하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독서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고1∼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도덕 -함께 읽어 볼 책:소유냐 존재냐(에리히 프롬·범우사), 고독한 군중(리즈먼·홍신문화사), 사물의 체계(보르리야르), 작은 것이 아름답다(슈마허), 월든(소로) -기출논제:고려대 2003학년도 수시1학기 논술, 이화여대 2004학년도 정시 논술, 경희대 2003학년도 정시 논술, 건국대 2001학년도 정시 논술 ■ 생각해보기-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소비의 특징을 써보자. -물질적인 부가 인간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닐까. -‘육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사회적 배경과 원인은 무엇일까.
  • 사랑과 착취의 심리/샌디 호치키스 지음

    어린애처럼 굴면서 아내를 괴롭히는 남편, 딸의 신용카드를 마구 긁어대고 당연하게 여기는 엄마, 힘든 일은 부하에게 떠넘기고 공은 독차지 하는 직장 상사…. 이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착취’한다. 상대를 꼼짝 못하게 얽어매고 깔아뭉개며 자신의 우월감을 충족시킨다. 이들이 앓고 있는 질병은 ‘나르시시즘’.21세기 현대사회에서 역병처럼 번지는 수많은 사회적 병폐들 배후에는 이런 건강하지 못한 나르시시즘이 도사리고 있다. 원래 나르시시즘은 자기를 사랑의 대상으로 삼고 거기에 도취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언제나 특별한 사랑, 복종과 숭배를 요구하며 타인을 짓밟는 나르시시스트에게 휘말리면 우리의 인생은 한없이 비참하고 고달파진다. 이들은 간혹 기대가 좌절되거나 우리가 조금이라도 나를 내세우면 엄청난 분노를 폭발 시킨다. 우리는 그들이 풍파를 일으킬까 두려워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따라 준다. ‘사랑과 착취의 심리’(샌디 호치키스 지음, 이세진 옮김, 교양인 펴냄)는 심리치료사인 저자가 정신분석 이론을 토대로 현장에서 쌓은 풍부한 임상 경험을 하나로 녹여 낸 나르시시즘에 관한 심리교양서다. 모든 나르시시즘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나르시시즘을 가지고 있고, 가지고 있어야 한다. 건강한 나르시시즘은 긍정적인 자기 인식에 도움을 주고 자기계발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나르시시즘은 경계해야 한다. 문제의 나르시시즘과 관련된 7가지 심리적 특징은 ▲현실을 왜곡하는 환상속의 그대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나 ▲그사람, 사실 별것도 아니야 ▲부끄러움을 모르는 철면피 ▲어떻게 감히 네까짓 게 ▲영원히 나를 사랑해줘 ▲내 것은 내 것, 네 것도 내것. 저자는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나르시시스트에게 상처받지 않기 위한 4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나 자신을 정확히 알고, 현실을 직시하며, 나르시시스트들과 분명한 경계를 정하고, 서로 주고받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를 착취하는 나르시시스트들에게 ‘싸우지 않는 부드러운 단호함’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은 인격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들은 출생 직후부터 약 5년간 부모의 양육 태도가 아이의 나르시시즘 여부를 규정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책은 자녀가 타인을 사랑할 줄 알면서 타인에게 이용당하지 않는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로 자라길 바라는 부모들에게 훌륭한 육아교육서이기도 하다.1만 1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CEO 칼럼] 섬기는 리더십/기옥 금호폴리켐 사장

    [CEO 칼럼] 섬기는 리더십/기옥 금호폴리켐 사장

    지난 4월2일 세계 11억 가톨릭 신자들의 지도자이며 종교의 벽을 넘어 전 인류의 정신적 지주였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善終)했다. 선종이라 함은 “선하게 살다 복되게 끝마친다.”는 뜻의 선생복종(善生福終)의 준말이라고 한다. 그의 죽음이 우리에게 삶의 이치를 가르쳐준 셈이다. 그는 지병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사제의 본분과 인간적 매력을 잃지 않았던 사랑과 화해의 교황으로 평가받고 있다.USA투데이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요한 바오로 2세가 남긴 리더십의 교훈으로서 일곱가지를 선정했는데 여기에는 희생, 진실성, 용기, 솔선수범, 지식, 소통능력, 영감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솔선수범의 선정 이유가 특히 눈에 띈다.“교황은 타인에 대한 공감, 신뢰, 자기절제를 솔선수범했다. 그는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을 남에게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실행하는 사람이었지 바티칸에 앉아서 지시나 하는 행정가가 아니었다.” 이는 많은 이들이 마음속에 요한 바오로 2세를 진정 ‘위대한 리더’로 기억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리더십, 즉 ‘섬기는 리더십’에 관련된 책들이 번역 출판되었다. 이들 책은 거의 대부분이 실용적으로 리더십 개발 훈련에 활용될 수 있도록 쓰여졌는데, 로리 베스존스가 지은 ‘최고경영자 예수’, 제임스 C 헌터의 ‘서번트 리더십’, 알렉산더 버라디의 ‘서번트 리더의 조건’, 캔 블랜차드와 필 하지스가 공동으로 저술한 ‘섬기는 리더 예수’ 등이 대표적이다. 로리 베스존스는 그의 저서에서 남성적이며 권위적인 힘의 내용에 기초한 ‘알파 리더십’, 여성적이며 상호 협조적인 힘의 사용에 기초한 ‘베타 리더십’, 그리고 이 두 경영스타일을 상호 연계시키고 고양시키는 ‘오메가 리더십’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세계의 경영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고, 여러 유형의 다양한 사람들이 최고경영자와 각계각층의 리더 자리에 앉게 됨에 따라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이 세계가 분열이 아니라 총화를 목적으로 삼고, 착취보다는 능력을 함양시키고, 지배하기 보다는 받침대가 되거나 상대를 고양시키는 그러한 리더들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독창적인 오메가 리더의 전형으로 ‘자아극복의 강점’ ‘행동의 강점’ ‘인간관계 형성의 강점’을 갖춘 ‘예수’를 들었다. 그러한 리더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 세가지 범주의 총체적인 결합이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캔 블랜차드와 필 하지스는 ‘섬기는 리더십’의 완성을 위해서는 위의 세가지 강점 이외에 비전을 제시하고, 이에 따르도록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정리해 보면 ‘섬기는 리더십’의 본질과 그 원형을 2000년 전에 보여 주었던 예수의 리더십에서 찾을 수 있고, 최근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우리에게 그 리더십의 실체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주변 가까이에서도 이러한 리더십을 보여준 지도자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얼마전 타계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성용 명예회장도 그러한 리더의 한 사람으로 평소 자신에게는 엄격하였고, 주변사람들에게는 꿈과 비전을 심어주었던 선각자였다. 2년반 후에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고, 후손들에게 희망찬 미래를 물려줄 수 있는 지도자를 뽑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착실하게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기옥 금호폴리켐 사장
  • 볼리비아 시위대, 외국社 유전 7곳 점거

    볼리비아의 혼란이 가중되면서 내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를로스 메사 대통령의 사임 뒤에도 반정부 시위대는 경제 개혁은 물론 원주민·농민 등 소외계층의 정치참여 확대를 요구하며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시위대는 8일(현지시간) 에너지 산업의 전면 국유화를 요구하며 유전지대인 동부 산타크루스 지역에 진출해 있는 영국석유(BP) 및 스페인 회사 렙솔의 유전 7곳을 강제 점거, 가동을 중단시켰다. 현재 정국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의회는 반정부 시위 때문에 수도 라파스에서 640㎞ 떨어진 수크레로 이동, 메사 대통령의 사직서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앞서 메사 대통령은 7일 밤 TV방송을 통해 “사회불안이 지속되면 내전에 빠질 수 있다.”면서 “즉시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 일정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 주도 세력들도 조기 대선을 요구하고 있다. 또 누가 대통령직을 승계할지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위대는 승계 1순위인 오르만도 바카 디에스 상원의장과 2순위인 마리오 코시오 하원의장은 즉각 사임하고,3순위인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대법원장이 과도수반을 맡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볼리비아 법은 3순위가 과도 수반이 되면 5개월 안에 대선을 실시해야 하지만 1,2순위가 수반이 되면 전 대통령의 잔여 임기(2007년 8월까지)를 채울 수 있도록 돼 있다. 바카 디에스는 산타크루스의 지주 출신으로 볼리비아의 3대 보수정당 가운데 민족혁명운동당(MNR), 좌파혁명운동당(MIR)의 지지를 받고 있다. 원주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에보 모랄레스 사회주의운동당(MAS) 총재는 “바카 디에스는 ‘독재 마피아’의 일원이며 그가 대통령직을 승계한다면 시민불복종 운동을 펼치겠다.”면서 “국민 다수가 국가를 통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모랄레스 총재가 집권할 경우 남미에서 7번째 좌파정권이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바카 디에스는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또 강경파 원주민을 대표하는 게릴라 출신 지도자 펠리페 키스페는 현 집권층 축출을 위한 내전을 벌일 것을 촉구하고 나서 정국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임영숙 칼럼] ‘걱정마세요’

    [임영숙 칼럼] ‘걱정마세요’

    얼마전 이사 온 아파트 옆집 아주머니가 딸의 유고집이라며 책을 건네주었습니다.‘걱정 마세요….’(김수경 글·그림)란 제목이었습니다. 미술을 전공하고 모닝글로리, 카드코리아 등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는 그 딸은 참 맑고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백혈병 진단을 받고 일년반만에 세상을 떠났다는 그녀는 자신의 투병기를 글과 그림으로 남겼는데 그 글과 그림이 눈물겨우면서도 미소를 짓게 합니다. 우주선(암병동)에 탑승(입원)한 빡빡이(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백혈병환자)가 남동생과 함께 탈출을 모의하고,TV에 비친 천진난만한 백혈병 어린이들을 보면서 “그 아이들도 이렇게 길고 힘든 치료를 받고 있을까요? 나도 이렇게 힘든데, 그 아이들은 얼마나 힘이 들까요.”하고 걱정합니다. 그녀가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글에는 “암세포에게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끈기입니다.”란 구절도 있습니다. 그 어머니는 딸을 이렇게 기억합니다.“수경이는 생후 백일이 되기 전부터 저의 수다를 들어준 고마운 딸입니다. 재일교포와 결혼한 저는 언어조차 통하지 않는 일본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수경이는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활짝 웃어주곤 했습니다.”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 한 올 없을 때도 건강이 나쁜 어머니가 집 앞 가게에라도 갈라치면 얼른 모자를 쓰고 뒤를 따랐다고 합니다. 자식을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나 보낸 부모는 그 아이를 가슴에 묻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슬픔이 크고 잊을 수 없다는 뜻이지요. 가슴에 묻힌 또 한 젊은이의 유고집이 기억납니다.‘살아는 있는 것이오’(안승준이 남긴 글 모음)란 책입니다. 미국 유학 중 사고로 죽은 아들의 글을 아버지와 어머니가 묶은 것입니다. 지난 1990년대 초에 발간된 이 책은 4쇄까지 출판됐고, 그의 석사논문 ‘국가에서 공동체로, 한국의 근대화에 대한 비판과 대안’은 박사논문으로도 손색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환경운동연합에서 또 다른 책으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두젊은이가 살아 있을 때 남들은 그저 평범한 아이들로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삶에 대한 그 치열함 때문에 오히려 말썽꾸러기로 비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유고집은 그들이 얼마나 속 깊고, 어떤 점에서는 그들보다 나이 많은 어른들보다 더 성숙한가를 보여줍니다. 사실 부모들도 아이가 죽은 후에 자식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지금 살아 있는 우리 아이들도,20대에 이 세상을 떠나며 유고집을 남긴 저 아까운 젊은이들 못지않게 속 깊고 성숙했음에도 부모들은 그것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지난 5월 새로 출범한 청소년위원회가 청소년의 참여·인권 증진을 주요 정책으로 삼기로 한 것은 그런 점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그동안 육성·보호·선도에 머물렀던 청소년 정책이념이 참여·인권으로 확대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번 배운 지식을 평생 써 먹을 수 있었던 산업사회는 수직적 사회로 앞 세대에 대한 다음 세대의 복종이 강조되었다면, 지식주기가 짧아진 수평적인 지식사회에서는 세대간 연대와 통합이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우리 사회 문화영역의 변화 흐름을 주도하는 강력한 세대 집단으로 등장했음에도 어른들은 대부분 아직 이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정책이 변한다 하더라도 부모들의 생각이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 자녀를 과보호하고 그들의 복종만을 원한다면 진정한 변화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한 젊은이의 “걱정 마세요”는 그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이제 어른들이 그 말을 음미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논설고문 ysi@seoul.co.kr
  • 초등생까지 회원 性문화 왜곡 우려

    초등생까지 회원 性문화 왜곡 우려

    “36살, 키는 175, 몸무겐 66, 멜섭, 간곡히 눈물 흘리면서 아뢰옵니다. 님의 노예로 부려주시옵소서.”,“난 상상하는 것을 좋아해. 특히나 너처럼 세상물정 모르는 팸섭을 조련하는 상상…” 최근 인터넷에 ‘에셈(SM)’이라는 변태적 성행위를 부추기는 카페가 급증하고 있다.‘에셈’은 가학적인 성행위를 즐기는 사디스트(sadist)의 ‘S’와 피학적인 성행위를 즐기는 마조히스트(masochist)의 ‘M’을 따서 만든 조어다. 성인뿐만 아니라 중·고생,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회원으로 가입시켜 변태행위를 하도록 꼬드기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변태 성욕자들 파트너 공개물색 변태적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카페는 최근 1년 새 크게 늘었다. 이들은 공공연하게 자신을 드러내놓고 짝을 찾고 있다. 부디 나를 노예로 부려달라고 간청하는 ‘읍소형’에서 상대를 깔보며 길들이고 싶다는 ‘조롱형’까지 취향따라 표현 방법도 다양하다. 한 포털사이트에는 600개가 넘는 카페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회원수는 카페마다 다르지만 적게는 100명에서 많게는 2000명에 이른다. 초보 에세머(에셈을 즐기는 사람들)를 위해 이들만이 사용하는 전문용어 해석과 응급처치 방법을 게시해둔 카페도 있다. 에세머들이 온라인상에서 사용하는 N언어는 수십가지로, 미리 공부하지 않고 카페에 가입하면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다. 상대를 때리거나 괴롭혀서 성적 즐거움을 얻는 남성은 ‘멜돔’, 여성은 ‘팸돔’, 맞거나 학대받아야 성적으로 행복한 남성은 ‘멜섭’, 여성은 ‘팸섭’이라고 부른다.‘S’와 ‘M’이 모두 가능한 사람은 ‘스위치’이다.‘돔’은 ‘권력을 장악한’,‘우세한’의 뜻인 영어 단어 ‘dominant’에서 따온 말로 ‘주인’을 의미한다.‘복종하는’,‘순종하는’의 뜻인 ‘submissive’에서는 ‘섭’을 따와 ‘노예’로 사용한다. 남성을 말하는 ‘male’은 ‘멜’로, 여성을 뜻하는 ‘female’은 ‘팸’으로 줄여쓴다. ●유명포털 600여곳 성업 이들은 인터넷 카페에 나이와 사는 곳, 직업, 성적 취향 등을 기록해 서로에게 맞는 상대를 찾는다. 여중·고생만을 ‘노예’와 ‘주인’으로 모시겠다는 카페도 있다. 마음만 맞으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게 지역별 소모임방을 운영하기도 한다. 한 카페에 ‘팸 스위치’라고 등록하면 단 몇분만에 ‘멜돔’과 ‘멜섭’들의 접선 제의가 쏟아진다. 전문가들은 ‘에셈’을 한 개인의 성적 취향으로 단정지을 것이 아니라 정신병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황순택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정신병리-진단분류학회에서는 사디즘과 마조히즘을 성격장애와 성(性)장애로 구분한다.”면서 “이를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할 병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명선 임상심리상담연구소-일과 사랑 대표는 “에세머들은 어린시절에 큰 충격을 받았거나 부모에게서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라면서 “에셈에 관해 이 사회가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연 심리상담센터 대표는 “성적으로 대담해지고 뉴미디어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적으로 이같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법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함께 고민해야 한다.”면서 “배우자의 왜곡된 성 행동으로 고통받는 남편과 아내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인터넷중독 치료10계명

    김 박사는 인터넷 중독의 조기 징후로 ▲인터넷시간 왜곡 ▲‘1분만 더’ 증후군 ▲잔영현상 증후군을 들었다.“실제로 인터넷에 빠지면 몇 시간을 해도 조금 밖에 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게 되고, 인터넷을 중단해야 할 때 중단하지 못하는가 하면, 다른 일을 할 때도 인터넷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라 집중력을 방해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어 흔히 나타나는 2차적인 징후로는 피로와 졸음, 집중력과 성적 저하, 귀가시간의 변화와 취미생활 상실, 친구관계 단절, 짜증·반항·불복종 및 충동적 반응, 언어와 맞춤법의 혼란, 외박과 지각 및 결석·결근을 들 수 있다. 이런 징후가 나타나면 서둘러 치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단 진행된 중독이라면 치료에 기적은 없다. 참을성있게 제 자리를 찾도록 도와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힌트는 다음과 같다.▲하는 시간 줄이기 보다 안하는 시간 늘리기에 더 많은 투자를 한다.▲잔소리 등 외적 강제보다 스스로 조절력을 기르도록 돕는다.▲당장의 쾌락보다 삶의 의미를 찾도록 돕는다.▲중독을 초래한 환경을 바꾼다.▲자녀와 다양한 대화법을 개발한다.▲중독을 초래한 원인을 찾아서 제거한다.▲메신저나 멘토를 만들어 아이들의 숨통을 틔어준다.▲파국적 상황보다 학교 등 현실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가운데 해결책을 찾는다.▲치료를 위해서는 부모의 인내가 필요하다.▲원인이 된 제도나 게임 회사에 항의하고 방지책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교황 “낙태·안락사는 가혹행위”

    |로마 연합|교황 베네딕토 16세가 7일 교황 즉위와 관련된 마지막 공식 절차인 로마 대주교 공식 부임 미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낙태나 안락사 등에 반대한 요한 바오로 2세의 보수적 노선을 승계하고 가톨릭의 전통적 가르침을 고수하겠다고 다짐했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이자 로마 대주교로서 자신이 관할하게 된 로마의 성 요한 라테란 대성당에서 첫 강론을 통해 교황의 임무는 “하느님의 말씀이 끊임없는 유행의 변화에 의해 흩어지지 않고 위대함과 순결함을 간직한 채 울려퍼지도록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황은 하느님의 말씀을 각색하거나 흐리게 하려는 모든 도전들에 맞서 끊임없이 자신과 교회가 하느님의 말씀에 복종하도록 단련시켜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요한 바오로 2세가 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낙태와 안락사를 겨냥,“자유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대하고 전임 교황은 인간 생명에 대한 불가침성을 절대적으로 강조했다.”며 “죽일 자유는 진정한 자유가 아니라 인간을 노예로 전락시키는 가혹 행위”라고 규정했다.
  • [논술이 술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글쓴이 : 톨스토이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유명한 작가이자 사상가이다. 그는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두 살 때와 아홉 살 때 어머니와 아버지를 여의고 친척 집에서 자랐다. 열아홉 살 되던 해에는 카잔 대학에 진학했으나 싫증을 느끼고, 고향에 돌아가 진보적인 지주로서 새로운 농업 경영과 농부들의 생활 개선에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꿈을 실현하지는 못했다. 그러다 군대 생활을 하던 1855년에 ‘유년 시대’라는 소설을 발표하여 작가가 되었고, 이어 ‘소년 시대’‘청년 시대’를 써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유럽에 널리 알렸다. 톨스토이의 삶은 그의 나이 50세를 기점으로 전혀 다른 두 부분으로 나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60년대와 1870년대의 전반기까지 그는 행복한 결혼 생활과 창작에 몰두하며 ‘안나 카레리나’와 ‘전쟁과 평화’와 같은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 하지만 그는 뒤에 쓴 ‘참회록’에서 이 시기를 오직 제 집안 일과 재산, 작가로서의 성공만을 얻는 데 급급했던 이기주의적 시기였다고 스스로 비판하고 있다.50세가 된 1870년대 후반부터 톨스토이는 세속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좀더 이상적인 그 무엇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기 생활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스스로 물으며 플라톤이나 칸트, 쇼펜하우어, 파스칼과 같은 철학자들의 책을 두루 탐구하던 끝에 결국에는 기독교 사상에 대한 나름의 재해석을 통해서 그 답을 찾았다. 그의 사상은 사랑의 관념에 투철한 원시 기독교 정신으로 되돌아가서 전 세계의 복지에 기여하려는 것으로서, 근로·채식·금주·금연의 소박한 생활과 악에 대한 무저항 불복종주의를 신조로 한다.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그는 1882년 모스크바 빈민굴을 시찰한 후에는 종교적·윤리적 문제뿐 아니라, 사회 제도의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나타낸다. 이 책에 실린 11편의 작품은 톨스토이가 오랜 정신적 방황을 끝내고 이른바 ‘톨스토이주의’라고 불리는 그 나름의 새로운 기독교 윤리관을 확고하게 세운 뒤인 1880년대 이후에 쓴 것이다. 이 시기에 그는 자신의 사상을 헐벗은 농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전통적인 민담 형식을 띤 글들을 다수 발표하는데, 이 책에 실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든가, 어려서 동화로 많이 읽는 ‘바보 이반’과 같은 이야기들은 그가 쓴 다른 어떤 장편들보다도 톨스토이의 사상을 간명하게 잘 나타내 준다. 이 책은 민담 형식으로 쓰인 톨스토이의 짧은 단편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사람에게는 땅이 얼마나 필요한가’,‘세 노인’과 같은 작품들은 어떠한 것이 올바른 삶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깊은 울림을 지니고 있다. 악에 동일한 악으로 대항하려 하지 말고, 지상의 부귀를 버리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가라는 그의 가르침이 담긴 이 짧은 글들은 문학의 참된 의의와 가치를 확인하게 해 주는 영롱함을 보여 준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생각해보기 -톨스토이는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을 무엇이라 말하고 있나. -‘사랑’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사랑’이 무엇이고, 어떤 것이 ‘사랑’을 표현하는 행위인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시각이 다르다. 참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보기를 들어 써보자.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덕목을 골라 그 중요성을 써보자. -인간의 삶에서 ‘물질’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두 형제와 금화’에서 톨스토이는 ‘사람을 돕는 일은 돈이 아니라 오직 일로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 중1∼고3 -관련 교과 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전통윤리, 사회문화, 정치, 경제 -함께 읽어 볼 책 부활(톨스토이), 죄와 벌(도스토예프스키),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당신들의 천국(이청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무소유(법정) -기출논제 2000학년도 서강대 정시 논술,1999학년도 이화여대 인문계 정시 논술,1999학년도 서강대 모의 논술,1998학년도 이화여대 정시 논술,1998학년도 서강대 정시 논술
  • [기고] 지역 균형발전 위해 수사권 조정 필요/김영하 단국대 교수·한국지역사회발전학회 회장

    광복 60년을 맞고 있다. 하지만 민생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의 수사권은 일제 치하 때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검찰이 경찰을 지배하는 수사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법치주의의 성숙과 인권의식의 향상, 민주제도 정착으로 과거에 비해 경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우려는 많이 해소됐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논의되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는 국민적 요구에 부합하고 검찰과 경찰이 합리적으로 역할분담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분권화와 더불어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하지만 현재 검·경의 수사권 조정의 내분은 시대적 변화를 외면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저지하는 명분으로 첫째 경찰의 자질문제, 둘째 수사의 전문성 부족, 셋째 인권침해 문제를 지적했다. 경찰은 이에 맞서 경찰대학 출신의 간부와 고시 합격자 등 우수한 중간 인력의 채용 및 대학 졸업자의 경찰 진출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이 축적됐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검찰 법원 언론 사회단체 등 많은 감시장치가 있어 인권침해 문제가 상당히 해소됐으므로 이중수사의 폐해를 줄이고 신속한 수사를 위해 수사권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 입장에서는 어느 기관에서 수사를 하더라도 인권을 보장받으면서도 신속한 수사절차를 원한다. 하지만 현재의 수사구조는 하나의 사건을 두고 시·공간적 이중으로 감수해야 하는 불편이 국민 몫으로 떠넘겨져 있다. 우리의 수사구조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검찰에 권한이 집중돼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경찰은 수사의 주체, 검찰은 소추기관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도 경찰이 1차 수사를 주도하며 검찰은 보완적 2차 수사기관이자 소추기관으로 대등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유독 검사가 수사권은 물론 수사지휘권과 기소권 모두를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반한다. 또한 정부조직상 독립기관인 검찰과 경찰이 명령과 복종관계로 결합돼 있어 헌법상 민주적 정부조직의 원리에 위배되기 때문에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재정립돼야 한다. 이제는 민주적인 큰 틀 안에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21세기는 지방자치시대이다. 각 지역의 균형발전과 공동체적 삶을 영위해야 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자 사명이다. 특히 자치경찰 시대를 앞두고 수사권 조정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경찰은 스스로의 권한과 책임감을 갖고 더욱 수사에 전념해야 한다. 법률전문가이자 소추권자인 검사는 협력자로서의 역할로 변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여건이 갖추어지면 검찰 역시 수사의 적법성과 인권을 보호하는 본연의 역할에 보다 충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경찰은 수사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도록 내부혁신을 강화하고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는 것으로 책임을 면하려는 피동적인 수사행태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선진사회의 발전은 지역의 발전을 의미한다. 이같은 성숙된 환경 변화를 생각한다면 수사권 조정문제는 더 이상 ‘밥그릇 싸움’일 수 없다. 구시대적인 가치와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 견제와 균형을 통한 인권보호 차원에서 분권과 자율을 바탕으로 개선돼야 한다. 검찰은 이제 기득권에 집착하지 말고 권한을 이양하고 업무부담을 줄임으로써 양질의 법률서비스로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김영하 단국대 교수·한국지역사회발전학회 회장
  • ‘트리플 X2:넥스트 레벨 29일 개봉 ’소총급 스토리, 대포급 액션

    29일 개봉하는 ‘트리플 X2:넥스트 레벨’(XXX2:The Next Level)은 액션 하나만큼은 완벽하게 보여주겠노라고 선언한 영화같다.“주인공은 잊어라, 중요한 건 액션!”이라고 외치는 화력 만점의 액션물이라면 일단 감이 잡힐까. 1편 ‘트리플 X’(2002년)를 본 관객에게라면 영화를 귀띔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새뮤얼 잭슨이 첩보국의 간부로 등장해 액션드라마의 배후를 조종한다는 설정은 전편과 마찬가지. 전편에서 신인이었던 빈 디젤에게 주인공을 맡겼듯이 무명 주인공을 기용해 액션을 부각시킨 전략 역시 같다. 주인공은 ‘쓰리킹즈’‘아나콘다’에서 얼굴을 비쳤던 흑인배우 아이스 큐브. 미국 첩보국 NSA의 비밀작전기지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자 NSA국장 기븐스(새뮤얼 잭슨)는 반란음모를 감지하고 이를 캐기 위해 강력한 첩보원을 물색한다. 기븐스에게 발탁된 ‘해결사’는 한때 최고의 해군이었으나 명령 불복종 혐의로 9년째 수감 중인 다리우스(아이스 큐빅). 자유를 얻은 대가로 ‘트리플X’라는 첩보원이 된 다리우스는 국방장관 데커트(윌렘 데포)가 대통령 암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어지간한 액션마니아는 거뜬히 사로잡을 만큼 스크린의 ‘화력’이 막강하다.1분도 조용할 새 없이 이어지는 폭파장면들에 객석 열기도 따라 올라갈 정도다. 빡빡머리 근육질의 빈 디젤이 스키와 스노 보드를 타고 아찔하게 누볐던 스크린이 이번엔 명품 스포츠카의 무한질주와 수상(水上)화력전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 나오기가 얼마나 힘든지, 영화는 또 한번 증명한 듯하다.‘007’‘미션 임파서블’류의 첩보물 아이디어를 경쾌한 호흡으로 빌려오기는 했으되 자극적 시각장치의 남발만으로 액션의 흥미강도를 높이기엔 역부족이다. 미 국회의사당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등 전복적 이미지를 심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끝내 애국심을 자극하는 흔한 1인 영웅담으로 그쳐 ‘평균치’ 액션물로 머물고 말았다. 리 타마호리 감독.12세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월드이슈-아시아 카지노붐] “관광객 잡자” 정부서 도박 앞장

    [월드이슈-아시아 카지노붐] “관광객 잡자” 정부서 도박 앞장

    아시아에 도박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3년 전 마카오가 독점체제로 운영돼온 카지노 산업을 전면 개방해 대규모 자본과 관광객을 끌어들이자 대표적인 ‘윤리국가’ 싱가포르가 최근 카지노 설립을 허가키로 했다.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도박을 금지해온 태국이 카지노 설립을 검토하는 등 타이완과 일본 등 주변 국가들도 경제 부흥과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수년 내에 카지노를 허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리셴룽(李顯龍·53)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 18일 카지노 설립을 허가, 대형 카지노 리조트 2곳을 지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한 장관에게서 “정부가 카지노 허가를 고려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온 지 1년여만의 일이다. 싱가포르는 그동안 카지노 설립을 법으로 금지해 왔다. 시내 중심가인 마리나 베이와 싱가포르 최고의 관광 명소인 센토사섬에 각각 건설되는 30억달러(3조원) 규모의 이번 리조트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서 라스베이거스 거대 카지노기업 MGM 미라지 등 19개 업체가 입찰제안서를 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평가 작업을 벌여 연말까지 사업자를 선정,2009년 리조트 건설을 마치고 카지노를 개장토록 할 계획이다. ●경제성장을 위한 ‘윤리국가’의 도박(?) 길에 침을 뱉거나 화장실에서 일을 본 뒤 물을 내리지 않아도 벌금을 물릴 만큼 질서와 윤리를 중시하는 싱가포르가 ‘사행심을 조장하고 범죄 발생률을 높일 것’이라는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카지노를 허가키로 한 것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아시아 역내 관광산업에서 싱가포르가 차지하는 비율은 1998년 8%에서 2002년 6%로 줄었다. 또 1991년 당시 싱가포르를 찾은 여행자들이 평균 4일씩 머물렀던 데 비해 지금은 3일밖에 묵지 않고 있다. 경쟁 관계인 홍콩의 방문자 평균 체류기간인 4일보다 하루가 짧다. 카지노 리조트 건설은 ▲연간 관광객 숫자를 지금의 2배인 1700만명으로 늘리고 ▲관광수입을 180억달러로 3배까지 증대시키며 ▲1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리셴룽 구상’의 핵심이다. 카지노 2곳이 연간 9억달러의 국내총생산(GDP) 증대와 3만 5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싱가포르 정부는 보고 있다. 리셴룽 총리는 지난해 8.4%였던 경제성장률이 올해에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카지노 산업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카지노의 도시 마카오가 지난해 경제성장률과 방문한 관광객 수에 있어 싱가포르의 각각 3배와 2배를 기록했다는 사실 등을 들어 카지노의 경제적 파급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대해 노무라증권 싱가포르지점의 이코노미스트 도모 기노시타는 “카지노 리조트 건설로 싱가포르 경제성장률이 연간 0.6%포인트 증가하고 1만 300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싱가포르 정부와는 약간 다른 분석을 내놨다. ●시민단체 카지노 반대서명 3만명 참여 내국인에 대해 1인당 하루 60달러 가량의 입장료를 받는 등 내국인 출입을 제한해 도박 중독자 양산 등의 문제를 피해가겠다고 정부는 밝히고 있지만 사회적 폐해를 지적하는 반대 여론은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한 시민단체의 카지노 반대 서명에는 지금까지 3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국가권력에 대한 복종을 최우선 가치로 교육하는 싱가포르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성인 가운데 2.1% 가량이 도박 중독자가 되기 직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지노 반대 시민단체 등은 전체 인구 460만명 중 1.2%인 5만 5000명 정도가 도박 중독 직전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싱가포르 국민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마카오 등의 카지노로 원정을 가서 쓰는 돈이 연간 12억달러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오히려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태국 등도 카지노 허가 움직임 싱가포르 정부의 이번 발표는 태국과 타이완, 일본 등 그동안 카지노 사업 허용을 검토해온 아시아의 다른 나라 정부에 상당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공식적으로 도박을 전면 금지하고 있는 불교국가 태국의 경우, 올해 재선에 성공한 탁신 친나왓 총리가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탁신 총리는 반대 여론을 달래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완 정부 역시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카지노를 허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이미 운을 뗀 상태다. 카지노 금지법이 있으면서도 ‘선상(船上) 카지노’는 허용하는 이중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인도 역시 ‘육상(陸上) 카지노’ 설립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라스베이거스를 넘본다” 마카오 경제 카지노 대박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카지노 산업의 빠른 성장이 외화 증가와 관광객 및 투자 유치 등 ‘1석3조’의 효과를 이끌어내면서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마카오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카지노를 중심으로 한 지난해 마카오 도박업계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50%나 늘어난 52억달러. 같은 해 라스베이거스의 매출액 53억달러를 바짝 뒤쫓고 있다. 수년내 라스베이거스를 추월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2003년 마카오의 카지노 등 도박 수입은 36억달러였다. 카지노 등 도박산업이 마카오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은 40% 남짓. 마카오 GDP는 2003년 14.2%에 이어 2004년 28%나 늘었다.1인당 국내총생산의 증가도 24.7%나 된다. 카지노가 고용 창출과 관광객 유치에 미친 영향을 고려할 때 증가액의 절반 이상이 ‘카지노 특수’란 분석이다. 마카오 정부는 2002년 40여년간 독점적으로 운영해오던 카지노의 영업권을 선탁·멜코, 갤럭시 카지노, 와인 리조트 등 3개 업체에 내줌으로써 자유화를 단행했다. 그 결과 해외 자본투자가 봇물을 이루고 관광객도 몰리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샌즈그룹은 2억 4000만달러(2400억원)를 투자, 카지노 클럽 ‘샌즈 마카오’를 지난해 개설했으며 추가로 종합 리조트 설립을 추진 중이다.120억∼150억달러(12조∼15조원)를 투자,7개의 카지노와 6만여개의 호텔 객실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마카오 카지노를 독점해온 ‘도박왕’ 스탠리 호(何鴻桑)도 호주 대부호와 손잡고 대중형 카지노의 설립 계획을 발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호가 호주 언론재벌 케리 패커의 ‘퍼블리싱 앤드 브로드캐스팅’과 합작으로 10억달러 이상을 투자, 일반인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카지노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면적 26.8㎢, 인구 44만명의 중소 도시에 불과한 마카오를 찾은 관광객은 2004년 448만명. 전년도에 비해 28.1%나 늘었다. 카지노 도박이 허용되지 않는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온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마카오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950만명으로 2000년보다 4배나 불었다. 그러나 카지노 대박 속에 과잉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거란 경고다. 골드만 삭스는 마카오 내 카지노가 지난해 말 845개소에서 2008년 3700개소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규모 2500개소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스미스바니도 보고서에서 마카오 카지노 산업의 거품론을 지적했다. 카지노의 급작스러운 팽창에 중국 정부의 고민도 커가고 있다. 중국 내 도박 열기가 과열되면서 카지노 등 도박으로 인한 공금 횡령, 부정부패 등 사회문제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광둥(廣東)·하이난(海南)·윈난(雲南)성 등 지방에선 마카오를 본딴 무허가 카지노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다. 베이징대 중국공익복권 사업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인의 해외 도박은 연간 6000억위안(약 90조원). 카지노로 인한 마카오의 호황은 환영하면서도 중국 전역에서 꿈틀대는 도박 열풍으로 중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마카오는 442년간의 포르투갈 통치에서 벗어나 지난 1999년 12월 중국으로 반환됐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충성서약후 최고령 추기경이 공표

    차기 교황이 선출됐음을 알리는 하얀 연기가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피어오르더라도 누가 265대 교황에 선출됐는지 알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11억 가톨릭 신도의 영적 수장 자리를 수락할 것인지 확인하고 즉위명을 선택하며 추기경들로부터 충성 서약을 받는 복잡한 절차가 기다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략 2시간 걸릴 것으로 추측한다. 관례대로 추기경 중 최고령자는 교황 선출자에게 수락 여부를 묻게 된다. 하지만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 요한 바오로 2세가 칙령을 통해 “직무가 주는 무게 때문에 거절하지 말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최고령 추기경은 또 즉위명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을 알린다. 과거 교황들은 서수(序數)를 붙여 전임자의 뒤를 잇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거나 자신이 갖고 싶은 품성, 즉 헌신을 뜻하는 ‘비오’나 순결을 뜻하는 ‘이노센트’ 등을 사용했다. 몇몇 교황은 미리 생각해둔 즉위명을 제시했는데 때로는 관례를 벗어난 놀라운 명칭이 나왔다.78년 263대 교황에 선출된 루시아니 추기경은 전임 교황 2명의 이름을 혼용해 요한 바오로 1세라고 명명했다. 만약 새 교황이 ‘요한 바오로 3세’를 원하면 전임과 같은 노선을 걷겠다는 의미를 담게 된다. 개혁파나 진보 진영이라면 결코 그 이름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그 뒤 교황은 성베드로성당의 ‘눈물의 방’으로 이동, 추기경복을 벗고 준비된 대·중·소 흰색 교황복 중 체형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는다. 방 이름은 교황의 직무가 갖는 고통을 상징한다. 시스타니 성당으로 돌아온 교황은 추기경 114명으로부터 일일이 경배와 복종의 서약을 받는다. 이후 최고령 추기경은 성베드로성당 중앙 발코니에 나와 라틴어로 “안눈티오 보비스 가우디움 마그눔. 하베무스 파팜(기쁜 마음으로 알린다. 새 교황이 나왔다.)”이라고 외친 뒤 즉위명을 알린다. 직후 21세기 처음 선출된 교황은 회전문을 열고 나와 신도들 앞에서 ‘우르비 에 오르비(세계 만방)’에 축복을 내린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새 교황에 독일 라칭거 추기경

    새 교황에 독일 라칭거 추기경

    |파리 함혜리특파원|요제프 라칭거(78) 추기경이 전세계 11억 가톨릭 신도의 새 지도자로 선출됐다.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이틀째인 19일 오후 5시50분쯤(현지시간)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흰 연기가 솟아 올라 역사적인 제265대 교황의 선출을 알렸다. 교황청은 오후 6시4분부터 성베드로 대성당의 종을 울려, 교황이 선출됐음을 확인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새 교황이 된 라칭거 추기경은 교황청 회전문을 열고 나와 성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운 순례자들에게 축복을 내렸다. 새 교황은 자신의 즉위명을 베네딕트 16세로 정했다. 라칭거 추기경은 ‘요한 바오로 3세’,‘하느님의 충견’이라는 별명에서 나타나듯 강경 보수주의적 노선을 걸어온 대표적인 보수주의자다. 새 교황은 콘클라베에 참석한 추기경 114명으로부터 경배와 복종 서약을 받은 뒤 새로운 즉위명을 정하는 등의 1시간가량의 가톨릭 전통 절차를 거친 뒤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성베드로 성당의 발코니를 통해 광장에 모인 순례자들을 향해 ‘우르비 에 오르비(세계 만방)’에 축복을 기원했다. 이로써 가톨릭 교회는 27년 만에 새 교황을 맞아 변화의 계기를 맞게 됐다. 전임 요한 바오로 2세는 1978년 10월16일 58세의 젊은 나이로 264대 교황에 선출됐었다. 115명의 추기경이 참석한 가운데 전날 첫 투표에서 교황 선출에 실패한 콘클라베는 이날 오전 두 차례의 투표에서도 새 교황을 뽑지 못했으나 오후 첫 번째 회의에서 추기경단 3분의2 이상의 지지를 얻어 새 교황을 선출했다. 콘클라베가 시작된 지 네번째 만이다. lotus@seoul.co.kr
  • 형소법에 또 막힌 수사권조정

    형소법에 또 막힌 수사권조정

    검찰이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는 근거 조항인 형사소송법 195,196조를 놓고 검·경이 공청회에서 설전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공청회’에는 김종빈 검찰총장과 허준영 경찰청장 등 검·경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 불꽃튀는 공방전을 펼쳤다. 공청회장은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 한때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명시한 형소법 개정 문제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다. 검·경은 그동안 내란과 외환·살인 등 12개 중요범죄와 사회적 이목을 끄는 사건 등은 검찰이, 기타 사건은 경찰이 맡기로 합의했지만 형소법 개정에서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태세다. ●경찰 “일제의 유물 개정은 시대적 요구” 김학배 경찰청 기획수사심의관은 “검·경 관계를 지휘와 복종관계로 규정한 형소법을 그대로 두는 것은 근본 해결책을 회피하는 것”이라면서 “일제의 유물인 형소법을 개정하는 것은 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 경찰측 조정자문위원인 서보학 경희대 교수는 “범죄 수사의 97%를 경찰이 처리함에도 경찰이 검찰에 종속돼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다.”면서 “한 기관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는 것은 권력 비대화의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고 주장했다. ●검찰 “경찰의 편파·청탁수사 감시해야” 그러나 검찰은 관련 조항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경찰이 절도·강도·살인 등의 수사를 전담하는 대신 인권 침해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검찰이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서경대 정웅석 교수는 “‘지존파 사건’이나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은 경찰이 단순 교통·변사사건으로 끝내려던 것을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 진실을 밝혀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를 맡는 사법경찰은 전체의 10%인 1만 6000명에 불과하다.”면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완전 배제하면 행정 경찰인 간부들이 인사권 등을 빌미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주덕 변호사도 경찰의 수사 오류와 인권침해 문제를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2003년 경찰 의견이 검찰에서 바뀐 경우가 8.8%인 16만 9390건이고, 경찰이 피의자를 긴급체포하고도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비율이 33.1%에 이른다.”면서 “검찰이 계속 경찰의 편파 수사를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검 수사정책기획단장 김회재 검사는 “경찰 수사권 독립의 실체는 ‘치안’과 ‘사정’을 독점, 검사를 배제해 사법경찰이 행정경찰을 장악하려는 의도”라면서 “이는 국민을 도외시한 경찰의 이기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 경찰측은 “권력에 기생해 인권을 탄압하는 수사를 한 것은 검찰도 만만찮다.”고 되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방청석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합의안 대통령령으로 우선 시행하자” 현실적인 타협점을 마련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울대 조국 교수는 “수사권은 헌법이 아니라 법률상의 문제”라면서 “형소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합의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시행한 이후 앞으로 형소법을 개정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미 여러 부분에 합의했는데도 형소법 문제로 시간만 끌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자문위는 이달 18일 한번 더 회의를 연 뒤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영규 정은주 이효용기자 whoami@seoul.co.kr
  • [이사람] 농구중흥 이끄는 KBL 김영수 총재

    [이사람] 농구중흥 이끄는 KBL 김영수 총재

    “농구 승부가 마지막 4쿼터에서 갈리듯 인생도 4쿼터가 가장 중요합니다.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지는 역전 버저비터와 같은 짜릿한 마무리를 준비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한국프로농구는 초유의 ‘몰수게임’ 파동과 총재 사퇴로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997년 문화체육부(현 문화관광부) 장관을 끝으로 초야에 묻혀 지내던 김영수(63)씨를 총재로 영입했다. 많은 농구인들은 “정치권 실세도 아니고, 농구도 모르는 사람이 과연 우리의 수장이 될 수 있느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불만과 우려 속에서 ‘농구 전도사’를 자처한 김 총재는 지난 1년 동안 농구계의 상처를 보듬고, 프로농구 중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총재는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 공안검사를 거쳐 안기부(현 국정원) 차장, 국회의원, 장관 등 ‘양지’에만 머물렀다. 그러나 모나지 않은 처세로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았고, 물러날 때를 알고 미련없이 양지를 버렸다. 마침내 농구장까지 흘러온 그의 인생은 농구공만큼이나 둥글다. ●제1쿼터, 문세광과 공안검사 1965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김 총재는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1974년 8월15일 문세광이 영부인 육영수 여사를 저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검찰청은 발칵 뒤집혔다. 공안검사들 사이에서는 누가 이 ‘뜨거운 감자’를 맡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당시 김치열 검찰총장은 혈기왕성한 4년차 검사 김영수에게 사건을 맡겼다. 기소까지는 끝모를 밤샘 조사와 트럭 수대분의 방대한 조서가 뒤따랐다. 최근 문세광 사건에 대해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김 총재는 여러 언론매체들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지만 “기소 내용 외에 달리 할 말이 없다.”며 극구 사양해 왔다. 김 총재는 “당시에도 사람들은 이 사건의 배후에 조총련과 북한이 있다는 매우 정치적인 문제에만 매달렸다.”면서 “나는 담당검사로서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총격을 가한 피의사실 규명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제천지청장과 제주지검차장을 거쳐 1987년 치열한 ‘공안정국’에 다시 서울지검 공안부장으로 돌아왔다. 박종철 이한열 등이 공권력에 의해 희생됐고, 수많은 민주투사들이 투옥되던 때였다. 되돌아보면 시국사건보다 대공사건을 주로 담당한 게 그에게는 다행이었다.“이젠 세상이 바뀌어 그때 고생하신 분들이 정치 전면에 부상했고, 당시 공안쪽 사람들과 불편한 관계에 있지만 나는 다행히 그런 불상사를 피했다고 생각합니다.” ●제2쿼터, 안기부·국회를 거쳐 청와대로 제6공화국이 들어서며 김 총재는 검찰청을 떠나 안기부로 자리를 옮긴다. 당시 배명인 검찰총장이 안기부장이 되면서 그를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한 것. 안기부 제1차장으로 활동하던 중에 ‘3당 합당’을 맞이하게 됐고,‘상도동’에 한 번도 들른 적이 없던 김 총재는 김영삼 대통령 후보에게 ‘직보’하는 역할까지 맡게 됐다. 민자당 비례대표와 당정세분석위원장까지 맡게 돼 김 전 대통령과의 친밀도는 더욱 높아졌다. 문민정부가 출범한 1993년 김 전대통령은 자신의 가신과 고위공직자를 감시하는 민정수석비서관 자리에 김 총재를 앉혔다. 김 총재는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와 상도동 사람들이 ‘우리와 아무런 인연도 없는 사람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나를 거부했지만 대통령이 고집을 꺾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엄청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요직에 있으면서도 ‘튀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김 총재는 “칼을 잡았을 때는 칼을 놓을 때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칼은 칼집에서 뺄 듯 말 듯할 때가 가장 무섭고, 섣불리 빼서 함부로 쓰다가는 결국 내가 다친다.”고 말했다. ●제3쿼터, 청소년과 문화를 만나다 1997년 3월 문체부 장관을 끝으로 김 총재는 더 이상 ‘양지’에 기웃거리지 않기로 결심하고 휴식기인 ‘하프타임’을 맞이한다. 그는 “이 하프타임 때 전반전과는 전혀 다른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우선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를 만들어 청소년 문제에 천착했다. 아직도 1주일에 두세번은 자신이 소장을 맡고 있는 이 연구소에 들를 정도로 애착이 강하다. 재원이 넉넉지는 않지만 해마다 예비 대학생들을 뽑아 중국 연수를 보내고, 가을이면 한·중·일 청소년창작영화제를 주최한다. 그는 “일본과 중국 학생들은 주로 가족애를 고민하는 영화를 만드는데 한국 청소년들은 대부분 ‘왕따’문제를 다룬다.”면서 “그만큼 우리 청소년들이 놓인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문화에도 관심이 깊어 한국박물관회 회장과 한국문화연구재단 이사장 등을 두루 맡았고,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예술의 전당 후원회장을 지냈다. ●제4쿼터, 농구공을 잡으며 굳이 김 총재와 프로농구의 인연을 찾는다면 1996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총재에 앞서서 총재직을 역임한 김영기·윤세영씨가 프로 출범이 지체되자 주무장관실로 쳐들어(?)왔고, 장관이었던 김 총재는 약간의 도움을 줬다. 이후 김 총재는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농구계 인사들 중 몇몇이 지난해 위기 때 김 총재를 적극 추천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흔쾌히 수락했다. 더욱이 농구는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운동이고, 룰에 복종하며 몸을 부대껴 승리를 성취하는 스포츠가 교육적으로 상당히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믿고 있었던 터였다. 김 총재는 KBL에 들어와 맨 먼저 ‘클린팀’상을 만들었다. 가장 신사적인 플레이를 펼친 팀을 팬과 기자, 경기감독관 등이 투표로 뽑아 정규리그 우승상금과 똑같은 5000만원을 주자는 것이었다. 김 총재는 “스포츠는 승부가 중요하지만 페어플레이를 떠난 승부는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프로농구는 요즘 ‘봄의 잔치’로 불리는 챔피언결정전이 한창이다. 하나뿐인 챔프반지를 위해 1년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선수들이 마지막 한 방울의 땀까지 쏟아 붓고 있다. 농구장에서 살다시피하는 김 총재는 “승자의 환희보다 패자의 눈물을 볼 줄 아는 총재가 되고 싶다.”면서 “어쩌면 내 인생에 마지막으로 인연을 맺은 농구가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벽돌을 쌓겠다.”고 말했다. ■ 프로필 1942년 5월10일 인천생 1965년 제5회 사법시험 합격 1971년 서울지검 검사 1987년 서울지검 공안부장 1992년 민자당 국회의원 1993년 대통령 민정수석 1995년 문화체육부 장관 1997년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이사장 2000년 한국문화연구재단 이사장 2004년 한국농구연맹(KBL) 총재 글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