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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킹 데드 시즌 7, 첫 회부터 충격+혼란 ‘어떤 내용이길래?’

    워킹 데드 시즌 7, 첫 회부터 충격+혼란 ‘어떤 내용이길래?’

    ‘워킹 데드 시즌 7’ 1회가 공개된 가운데 전 세계 시청자들은 큰 충격과 혼란에 휩싸였다. 글로벌 미드 전문 FOX채널은 지난 24일 ‘워킹데드7’ 1회를 미국과 동시 첫 방송했다. 지난 시즌6 마지막 회에서는 무릎을 꿇고 앉은 절박한 모습의 생존자 11명의 모습과 네간이 방망이를 휘두르는 장면에서 끝이 나며 희생자에 대한 전 세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워킹데드’ 대릴 역의 배우 노만 리더스는 지난 10월초, 뉴욕 코믹콘 인터뷰에서 “시즌7 1회를 본 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역대급 하드코어 에피소드 인만큼 1회를 본 후, 텔레비전을 창문 밖으로 던져버릴 것”이라고 말해 방송 전부터 1회에 대한 큰 충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결국 네간의 방망이에 죽게 된 캐릭터는 글렌과 에이브라함 2명으로 밝혀졌다. 원작 만화와는 다르게 붉은 머리의 생존자 에이브라함이 죽고 난 뒤, 한국인 생존자 글렌이 추가적으로 희생을 당했다. 두 명의 희생자 모두 네간의 방망이에 머리를 수차례 강타당했고, 형체를 알 수 없을 만큼 훼손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해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네간 역을 맡은 배우 제프리 딘 모건의 실감나는 연기를 비롯해 제작진의 사실적인 분장과 연출이 극의 몰입도를 더해 충격을 심화시켰다. 네간의 악행에 분노한 릭은 ‘언젠가 반드시 널 죽이겠다’는 말을 네간에게 내뱉지만, 결국 그의 손에 끌려 좀비 무더기 속에서 죽음의 위기를 맞닥뜨리게 되고, 심지어 아들 칼의 손목을 절단하라는 협박까지 들으며 네간으로부터 절대 복종을 강요받는다. 한편 ‘워킹데드7’은 12월12일까지 매주 월요일 밤 11시 FOX채널을 통해 국내 최초로 시청할 수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아시아 코끼리들은 평등한 질서를 갖고 있다(연구)

    아시아 코끼리들은 평등한 질서를 갖고 있다(연구)

    아시아 코끼리 집단의 사회질서는 아프리카 코끼리 집단보다 덜 위계적이고 더 평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콜로라도대학 생물학 연구팀은 최근 아시아 코끼리 집단을 연구 관찰한 결과, 지배와 복종의 사례들은 3분의 1이 되지 않았으며, 결국 아시아 코끼리는 평등한 사회질서를 구축하고 있다는 요지의 연구논문을 '행동생태학 저널'에 발표했다. 이는 분명한 위계적인 집단 관계로 여겨지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정도다. 지난 11일(현지시간) UPI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단순한 성별 뿐 아니라 연령에 의해서 위계 질서의 기초가 성립되어는 것 아닐까하는 가설 속에서 그 패턴을 찾았지만 이 또한 발견할 수 없었다. 나이 많은 코끼리가 신체적 우월함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코끼리들이 다른 방식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셔민 드 실바 코끼리연구프로젝트 연구책임자는 "암컷 아시아 코끼리는 아프리카 사바나 코끼리보다 오히려 암사자들의 습성과 더 닮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아프리카 코끼리 집단은 분명한 서열이 매겨져 있는 모계중심 사회다. 그동안 많은 학자들은 아시아 코끼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여겨져왔다. 과학자들은 아프리카 코끼리는 우기와 사나운 포식자들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불가피하게 많은 경험을 가진 개체들의 지혜를 존중하면서 위계 중심의 질서를 구축해야 했다고 본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포식자도 상대적으로 적었을 뿐 아니라 먹이도 곳곳에 넘쳐났던 만큼 코끼리들에게 좀더 자유롭게 집단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무서운 트럼프 지지자들…“힐러리, 감옥에 보내거나 총살해야”

    무서운 트럼프 지지자들…“힐러리, 감옥에 보내거나 총살해야”

    미국 대선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극단적인 주장을 쏟아내며 분노하고 있다. 11년 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에 직격탄을 맞고 최대 위기에 처한 트럼프가 연일 ‘선거조작’을 주장하면서 이에 동조하는 지지자들이 쿠데타에 심지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감옥에 보내거나 총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는 것. 이는 선거 패배 시 불복종 운동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동안 선거조작 가능성을 제기해 온 트럼프는 15일(현지시간)에도 트위터에서 “‘사기꾼’ 힐러리를 당선시키기 위해 거짓되고 근거도 없는 주장, 노골적인 거짓말을 쏟아내는 미디어에 의해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과거 성추행 의혹을 앞다퉈 보도하는 언론에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트럼프는 또 “힐러리는 (이메일 스캔들로) 기소돼 감옥에 갔어야 한다”면서 “그런데도 기소는커녕 현재 이 조작된 선거판에서 대선후보로 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6일에도 트위터에 “이번 선거는 사기꾼 힐러리를 미는 부정직하고 왜곡된 언론에 의해 완전히 조작됐다. 많은 투표소에서도 그렇다(조작이 일어나고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처럼 끊임없이 선거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는 트럼프 때문에 그의 성난 지지자들은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15일 미 일간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로 도급업자인 댄 보우맨(50)은 최근 오하이오 주(州) 신시내티 유세에서 “만약 클린턴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우리가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길 희망한다”면서 “그녀는 감옥에 가거나 총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업이 목수인 스티브 웹(61)은 소수계 이민자들에 대한 증오심을 드러냈다. 그는 보스턴 글로브에 “‘투표구를 잘 감시하라’라는 트럼프의 말을 귀담아듣고 있다”면서 “소위 ‘인종 프로파일링’이라고 하는데 영어를 잘 못하는 멕시코인, 시리아인들을 감시할 것이다. 그들 뒤에 바짝 붙어서 그들이 어떤 책임을 물릴 만한 일(불법행위)을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는 이날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미디어의 명백한 편향 보도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사람들이 ‘조작된 선거’라고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면서도 트럼프와 자신은 “대선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소크라테스가 민주주의를 경멸한 이유/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소크라테스가 민주주의를 경멸한 이유/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소크라테스(BC 470~399)는 인류가 낳은 최고의 현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가 아테네를 이끄는 정치지도자가 되지 않고 철학자의 삶을 고집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그리스가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직후에 태어났다. 소크라테스는 어린 시절과 청년기를 전후 50년 동안 펼쳐진 ‘페리클레스의 황금기’ 속에서 보냈다. 그런데 힘과 부를 축적한 아테네는 서서히 타락해 갔다. 번영의 어두운 그림자였다. 결국 제국의 행태를 보이는 아테네를 제지하기 위해 스파르타가 칼을 들었고,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404)은 그리스 세계를 양분하며 심각한 파괴와 깊은 상처를 남겼다. 장년기에 이 잔혹한 내전을 생생하게 목도한 이가 소크라테스였다. 그 과정에서 그는 아테네 시민들의 그릇한 행태를 질타하는 ‘신이 보낸 등에’ 역할을 자임했다. 민중은 덕에서 멀어져 갔고 민주정은 타락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그의 ‘무지(無知)의 지(知)’는 시민들을 일깨우는 죽비 소리와 같았다. 아테네 민주정은 대중 모두가 통치의 주체인 동시에 다스림의 객체임을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체제다. 민주정이 작동되기 위해서는 대중이 선도(先導)와 복종의 역할을 잘해내야만 한다. 아테네인들은 이를 익히기 위해 추첨 제도를 창안했다. 누구나 무작위 추첨에 의해 1년 동안 국가의 행정관이 될 수 있었고, 뽑히지 않은 사람들은 선임된 이들에게 순순히 따랐다. 페리클레스의 황금시대에는 이런 시스템과 민회가 어느 정도 작동되어 민주정이 안착되었다. 그러나 페리클레스가 죽은 후 5세기 말기로 갈수록 선동가들에게 휘둘린 아테네 민회는 타락해 갔다. 아르기누세 해전의 지휘관들을 사형시킨 재판이나, 멜로스 인들을 학살하는 결정 등 불법과 부정이 수시로 발생했다. 소크라테스가 제대로 ‘아는 자’들에 의해 통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다. 그는 ‘모든 것을 안다고 믿는 무지한 자들’이 주도하는 민주정을 경멸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통치에 참여하기에 앞서 덕을 쌓으라고 호소했다. 소크라테스는 끝까지 정치가가 아닌 철학자의 삶을 택했다. 플라톤(BC 427~347)의 ‘소크라테스의 변론’에 나오는 대목이다. “다른 군중에게 순진하게 맞서서 도시에 수많은 부정과 불법이 자행되는 것을 막으려는 사람은 아무도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진실로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은, 잠시라도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공인이 아니라 사인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아테네 민중의 폭주와 민주정의 타락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대중의 폭주는 민주주의를 타락시키고 현인들을 구축했다. 떼법과 불복종 선동이 난무하는 오늘날 우리의 현실과 멀지 않아 보여 우울하다.
  • 야후, 비밀리에 수억명 이메일 감시 ‘민간인 사찰’

     야후가 지난해 미국 정보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수억 명 고객들의 이메일을 감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실상 민간기업이 ‘민간인 사찰’을 도왔다는 얘기다.  이 회사의 전직 직원 등에 따르면 야후는 지난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이나 연방수사국(FBI)의 요청을 받고 비밀리에 모든 고객들이 수신하는 이메일을 검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정보기관들은 야후에 이메일의 내용이나 첨부파일에 특정 문구를 찾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이 어떤 정보를 찾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야후의 머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가 이 같은 요청에 ‘복종’하기로 하자 지난해 6월 이 회사의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인 알렉스 스테이모스가 ‘이용자들의 정보 보안에 손상을 끼쳤다’는 말을 남기고 페이스북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지금까지 미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정보당국의 요청을 받고 이메일에 저장된 메시지를 검사하거나 실시간으로 소수의 이메일 계정을 검색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도착하는 모든 이메일을 검색한 것은 처음이다.  전직 정부 관료들이나 민간 보안 전문가들은 이처럼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광범위하게 실시간으로 웹상에서 정보를 수집해달라고 (정보당국이) 요청한 것은 여태껏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후는 “야후는 법을 지키는 회사로, 미국의 법을 따른다”고 짧게 입장을 밝히고 더 이상의 코멘트는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NSA나 FBI가 같은 요청을 다른 인터넷 기업들에게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같은 방식의 이메일 검색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글 대변인은 “그런 요청을 받지도 않았으며 받았더라도 거절했을 것”이라고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도 “보도된 방식의 이메일 검색에 연루된 적 없다”는 성명을 냈다.  지난 2008년 해외정보감시법원(FISC) 개정 이후 야후 같은 미국 인터넷 기업들은 보안 관련 이슈를 놓고 미국 정보당국과 부딪히고 있다. 이 법은 정보기관이 테러 공격 방지 등을 위해 전화,인터넷 회사에 고객 데이터를 제공할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프로야구 승부 조작, 뭘 그리 놀라세요?/최동호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

    [In&Out] 프로야구 승부 조작, 뭘 그리 놀라세요?/최동호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

    역사적으로 스포츠는 늘 사회상을 반영했다. 스포츠는 별개의 세상, 별개의 인간이 아니다. 사회적 가치와 이념, 시대정신과 체제의 지배를 받는다. 치열한 경쟁, 성과주의, 승자독식, 약육강식. 우리 사회와 무엇이 다르랴? 스포츠계 성폭력, 비리, 승부 조작에 그리 크게 놀랄 이유는 없다. 조금만 생각해 보자. 판사님도 지하철에서 성추행으로 붙잡혔다. 최고 학벌 엘리트들의 횡령, 배임, 몰양심 사건도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난다. 돈 자랑하는 배짱 하나 빼곤 별거 없어 보이는 사장님들도 천박한 갑질에 이골이 났다. 공부시켜 서울대 보내겠다는 옆집 엄마나 운동시켜 프로선수 시키겠다는 앞집 엄마가 무엇이 다르랴? 공부만 잘하면 뭐든지 용서된다는 옆집 부모나 운동만 잘하면 뭐든지 다 해 줄 수 있다는 뒷집 부모나 다 똑같이 우리 아이들을 잘못 가르치고 키우고 있는 셈이다. ‘프로야구 승부 조작에, 수영 대표선수 몰카에 크게 놀라셨나요?’ 물어보면 ‘운동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스포츠는 그래도 페어플레이인데’라고 답한다. 이해한다. 스포츠 하면 연상되는 게 페어플레이니까. 우리는 아직도 스포츠를 상상하는 수준이다. 기껏해야 건강을 위해 헬스클럽에 다니고 어쩌다 주말에 산에 올라갈 뿐이다. 승부 조작, 수영선수 몰카 등에 크게 놀라셨는가? 그건 당신이 현실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키워 보자고 아이에게 운동을 시킨다. 재능이 보이면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이 땅엔 취미로 하는 운동은 없다. 일단 운동을 시작하면 인생을 걸어야 한다. 고등학생쯤 되면 서서히 탈락자가 나온다. 자신이 어느 수준인지 자각하거나 대학 진학이 힘들다는 벽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동을 그만둘 수가 없다. 현실에선 교실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부터 학업을 전폐했는데 어떻게 뒤늦게 고등학교에서 대입 준비를 할 수 있을까? 한국 스포츠는 갈라파고스와 같은 외딴섬이다. 운동을 시작하면 사회에서 고립된다. 초등학교부터 합숙훈련, 동계훈련, 전지훈련이다. 운동하는 선수들끼리만 어울리며 그들만의 가치와 규범을 습득할 수밖에 없다. 서열, 복종, 집단의식이 내재화되니 또래 친구들 수준의 지적 능력은 물론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과 경험이 부족한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이들도 고교를 졸업하거나 프로세계에 입문하면 필연적으로 사회와 맞닥뜨려진다는 점이다. 뒤늦은 사회화 경험에선 혼돈과 좌절, 불안을 피할 수 없고 때론 일탈도 벌어진다. 무엇을 어찌해야 되는가? 초중고에서 운동과 공부를 병행해야 된다. 아니 공부는 하지 않아도 좋다. 정해진 시간만 운동에 전념하고 나머지 시간은 또래 친구들과 맘껏 놀 수 있어야 한다. 운동 선수가 아닌 인간으로서 자라나야 한다. 그래서 학교 운동부가 아닌 클럽이 강조되고 주말에만 경기하는 주말리그가 시행되고 있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학교 운동부 선수 중에서도 수능 성적으로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고교 선수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학교에서 클럽에서 부모들도 코치들도 ‘우리 아이 프로에 가야 하니 수업 안 받고 운동만 하게 해 달라’는 불만이 여전하다. 스포츠 폭력, 성폭력, 반인권, 승부 조작 등의 일탈에 관한 진단과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현장에서의 불만과 반대가 있더라도 학습권 보장, 클럽 위주의 방향 설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정책 기조가 변하지 말아야 한다. 체육계는 이미 해답을 알고 있다. 문제는 의지다.
  • [고전으로 여는 아침] 플라톤의 결혼 장려 법안/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플라톤의 결혼 장려 법안/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가 동반되면 경제활동 인구와 노동력의 감소로 인해 국민총생산이 위축된다. 게다가 고령 미취업자를 부양해야 할 청장년들의 어깨도 무거워진다. 현대 의학의 발달과 식생활의 개선으로 평균 기대 수명은 길어졌지만, 취업난과 자녀 양육의 어려움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고대에는 어느 사회나 평균 수명은 낮았지만, 높은 출산율 덕택에 사회 전체적으로 젊은 연령대의 인구를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결혼을 장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기원전 4세기 그리스 사회는 한때 낮은 출산율이 심각한 문제였던 모양이다. 27년간 지속된 펠로폰네소스전쟁(BC 431~404)의 여파로 수많은 청장년들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플라톤(BC 427~347)은 대화편 ‘법률’에서 어떻게 하면 청년들의 결혼을 촉진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는 당시로는 매우 급진적인 결혼 장려 법안을 입안하고 이를 채택할 것을 권고했다. “개인은 30세가 되면 35세까지는 혼인을 할 것. 법에 복종하는 자는 벌을 받지 않고 자유로울 것이나, 반대로 불복하는 자는 해마다 얼마의 벌금으로 내게 하라. 독신 생활이 자신에게 이득과 편함을 가져다주리라고 생각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그 나라에서 젊은 연배의 사람들이 자신들보다 연장인 사람들을 그때마다 존경해 주는 그런 면도 누리지 못하게 하라.” 결혼을 못 한 청년들은 미혼도 억울한데, 벌금을 물고 불명예의 처벌까지 받는다면 부당하다고 여겼을 터. 플라톤은 왜 이렇게 터무니없어 보이는 법안을 입안했을까. 그런데 그의 입법 취지는 매우 설득적이다. “결혼을 통해 자녀를 낳는 일이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이 영원히 사는 불사에 참여하는 경건한 일이며, 이런 책무를 수행하는 자만이 존경과 명예를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류가 어떤 본성에 의해 불사성(不死性·athanasia)에 참여하는 방식이 결혼이며, 또한 모든 인간은 이에 대한 온갖 욕구를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플라톤은 후손을 낳는 것이 영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신성한 의미를 부여했다. 플라톤의 결혼 장려 법안은 설득(peitho)과 강제력(bia)을 병행하고 있다. 플라톤의 이런 설득적 법안을 ‘이중적인 형식의 법’이라고 일컫는다. 플라톤의 법안은 이렇듯 꽤 진정성은 있었다. 하지만 이를 실행한 국가가 있었는지는 기록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청년들이 결혼에 적극적이게 만들 수 있을지 우리 사회도 고민이 깊다. 그래도 인구안정처 신설은 단견일 듯싶다. 강제력은 쓸 수 없는 노릇이고 호소력 있는 설득적 정책은 없을까.
  • 왕자만 7000명 부패한 왕정 붕괴 직전 소련의 분열 연상 그럼에도 순응하는 국민들

    왕자만 7000명 부패한 왕정 붕괴 직전 소련의 분열 연상 그럼에도 순응하는 국민들

    사우디아라비아/캐런 엘리엇 하우스 지음/빙진영 옮김/메디치미디어/424쪽/2만 2000원 종종 사우디아라비아의 무슬림 여성들이 ‘운전 시위’ 하는 사진을 외신을 통해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 그대로 ‘해외토픽감’을 대하는 시선 정도로 봐넘기기 일쑤다. 하지만 사우디에서 여성 운전의 상징성이 갖는 무게는 결코 작지 않다. 여성이 운전의 자유를 확보하게 되면 남성이 거머쥐고 있는 지배의 고삐가 끊어진다. 이는 ‘남자는 알라에게, 여자는 남자에게 복종한다’는 와하비즘의 핵심 전제 중 하나가 흔들린다는 뜻이다. 물론 사우디 여성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가 운전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운전 시위’가 변화의 싹으로 작용할 건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관념적으로만 알고 있는, 혹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던 사우디의 속사정을 파헤친 새 책이 ‘사우디아라비아’다. 그런데 왜 하필 사우디아라비아일까. 우리 입장에서 보자면 사우디는 중동 최대의 교역 대상국이다. 1970~80년대에는 중동 붐의 핵심 무대였고, 오늘날에도 원유 수입의 3분의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유엔 등 국제 무대에서 우리의 주요 우방국이기도 하다. 생각보다 사우디는 우리에게 훨씬 중요한 나라다. 그런 사우디가 갈등과 분열 상황에 놓여 있다. 저자는 “붕괴 직전의 ‘소련’을 연상시킬 정도”라고 했다. 일차적인 문제는 늙고 병든 지도자의 왕위 승계다. 왕자만 7000명이 넘는 탓에 나라 전체가 부패로 병들었고, 국민들은 왕가의 호혜를 누리며 좌절하고 또 순응한다. 분노는 체제에 위협이 되지 않는 일탈 정도로만 표출될 수 있고, 어떤 이들은 근본주의에 경도돼 지하드(성전)에 몸을 바치기도 한다. 외부적으로도 이란의 경제제재가 풀린 이후 ‘중동의 수장’ 지위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뿐 아니다. 사우디 전체 인구의 3분의2는 30세 이하다. 높은 인구 증가율에 비해 일자리는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청년 스스로도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보수적 종교지도자들이 교육에 간섭해 청년들이 실무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대학문을 나서기 때문이다. 이 탓에 많은 일자리가 외국인들의 차지가 되고 청년들은 또다시 절망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테러리스트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총체적 난국을 포착하기 위해 5년 동안 사우디 곳곳에서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책은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현상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분석이 전부다. 따라서 저자의 결과물을 해석하는 방식도 이해 당사자마다 다를 수밖에 없을 듯하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데스크 시각] “모두 행복하라”던 조선 국왕의 마지막 일기/안동환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모두 행복하라”던 조선 국왕의 마지막 일기/안동환 문화부 차장

    정조가 세손이던 영조 28년(1752)부터 158년간 써 내려온 조선 국왕의 일기 ‘일성록’(日省錄)은 정확히 순종 4년(1910) 8월 29일에 끝난다. 여름 무더위가 막바지 기승을 부리던 이날은 한국의 주권을 일본에 빼앗긴 한일병탄조약이 발표된 ‘경술국치일’이다. 이날 이후 조선 임금의 일기는 더이상 쓰이지 못했다. 조선은 그렇게 망했다. 1905년 11월 17일 일본과의 ‘을사늑약’에 따라 조선의 외교권이 박탈된 지 5년 만이다. “짐이 부덕으로 크게 어려운 국가의 일을 계승하여 임금이 된 이래로 오늘에 이르도록 유신정령에 관하여 속히 도모하고, 준비하여 용력이 미친 적이 없었으되, 이래로 국력이 약해진 것이 고질병이 되었고 피폐한 것이 모든 곳에 이르러서 시일 간에 만회할 조치를 바랄 수 없으니 한밤중에 걱정해 보지만 마무리 잘할 계책이 망연하다.” 자신에 이르러 나라를 잃게 된 순종의 마음은 일기에 기록된 것처럼 피폐했고,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고민을 해도 별다른 방도가 없다는 갑갑함이 배어 있다. 그러나 그의 일기는 그다음 문장부터 일본 데라우치 마사타케 통감이 옆에서 불러준 것을 받아 적기라도 한 듯 반전적으로 전개된다. “이에 임하여 지리멸렬함이 더욱 심하면 종국에는 수습을 할 수 없기에 스스로 망할진대 아무 탈 없이 대임을 남에게 맡겨 완전할 방법과 혁신할 공효를 아뢰게 함만 못한 고로 짐이 이에 두려워 안으로 살피고 확연히 스스로 결단하여 이에 한국의 통치권을 종전부터 친신하고 의지하던 이웃 나라 대일본 황제 폐하에게 양여를 하여 (…) 각기 그 업(業)을 편안히 하여 일본제국 문명신정을 복종하여 행복을 함께 누리라.” 이미 1주일 전인 22일 총리대신 이완용이 데라우치 통감과 비밀리에 병합에 조인했지만 국민의 눈이 무서워 발표를 미뤘던 것이었다. 순종은 일기에서 일왕에게 조선의 통치권을 양여한다고 밝힌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하라”는 그의 유언은 조선 왕실에만 해당되는 말이었다. 한일병탄조약 8개 조문 가운데 조선 통치권 일체의 완전하고 영구한 양도(1조)를 규정한 조항을 빼고는 황제 일가의 지위 보장(3조)과 병합 공로자에 대한 표창 및 작위 수여(5조)가 핵심이었다. 황실은 ‘이왕부’(李王部)로 격하됐지만 천황가의 일원으로 영화를 누렸다. 나라 잃은 치욕은 고스란히 독립을 위해 싸운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수많은 독립 선열들의 몫이 됐다. 경술국치 100주년인 2010년 전국 20~60대 20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1.2%가 경술국치를 모른다고 답변했다. 국치일이 잊혀진다는 건 우리 스스로 역사를 제대로 계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역사 미화 논란에 휩싸인 영화 ‘덕혜옹주’를 500만명 넘게 관람한 것도 무력했던 조선 왕실에 대한 ‘국민적 판타지’의 반작용일지 모른다. 한 나라의 통수권자조차 안중근 의사의 순국 장소를 헷갈려 하는 게 우리 역사 인식의 수준 아닌가. 사흘 뒤는 106주년 경술국치일이다. 일부 지자체에서 29일 국치일을 기념한 조기 게양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내년부터는 모든 달력의 8월 29일에 경술국치를 표기하고 조기를 게양하면 어떨까.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3·1절과 함께 절치부심 기렸던 국치일마저 건국절 논란으로 퇴색되고 있다. 106년 전 이맘때 국권을 빼앗긴 그 치욕을 직시하고 반성하라는 게 역사가 주는 교훈 아닐까. ipsofacto@seoul.co.kr
  • 김종인 대표 “대통령, 들으려는 귀 없으면 어떻게 소통하나”

    김종인 대표 “대통령, 들으려는 귀 없으면 어떻게 소통하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17일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3개 부처를 개각했는데, 개각 자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국민이 쏟아내는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정권은 성공하기 매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소통과 협치를 계속 강조하는데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들으려는 귀’가 있어야 가능하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어떻게 해야 소통이 잘 이뤄질지 대통령이 인식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국정운영 스타일을 보면 대통령은 명령하고 장관은 무조건 복종하는 형태”라면서 “과연 정부가 국민이 바라는 바에 따라 운영되는 정부인지 대통령의 말만 듣는 정부인지 답답하기 짝이 없는 실태”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 수첩에 이미 야당은 지워졌다. 최측근 (새누리당)이정현 대표가 취임하면서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대통령은 집권여당의 대표로 상대하는게 아니라 비서로 상대한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누나가 모처럼 집에 온 동생에게 대하듯 송로버섯과 캐비어로 최고 음식 대접하면서 나가서 잘하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이 대표의 첫 작품으로 대통령에게 탕평·균형 인사를 건의했다고 자랑스럽게 밝혔지만 대통령은 지역 편중, 셀프 측근 인사를 단행했다”고 비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길가다 테러범 오인받은 무슬림 여성, 美시카고시·경찰 제소

    미국 시카고에서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을 하고 가다 테러리스트로 오인돼 경찰에 체포된 무슬림 여성이 시카고 시와 경찰관 6명을 상대로 인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ABC방송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으로 현재 시카고에 사는 이트미드 앨-마타(32)는 전날 시카고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시카고 경찰이 인종차별적 검문 관행과 편견에 의해 자신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앨-마타는 작년 7월 4일 머리와 얼굴을 가린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을 하고 시카고 전철역 안에서 이동하다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오해받아 경찰에 체포됐다. 전철역 보안카메라에 잡힌 영상을 보면 앨-마타가 역내 계단을 오르고 있을 때 경찰관 5명이 뒤따라와 앨-마타를 붙잡고 바닥에 주저앉힌다. 앨-마타는 소장에서 “경찰이 머리쓰개(히잡)와 얼굴가리개(니캅)를 강제로 벗겼으며, 경찰서로 연행된 후 알몸 수색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히잡과 니캅이 이같은 대응을 불렀다”며 시카고 경찰을 권력 남용·불법 체포·악의적 기소·종교적 표현 자유 침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미국 이슬람관계위원회’(CAIR) 시카고 지부 자문변호사 필 로버트슨은 “외국인 혐오증·이슬람 공포증·인종차별적 검문 관행이 합해져 빚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찰은 당일 사건 보고서에서 “독립기념일을 맞아 테러 행위에 대한 경계가 강화된 상태에서 앨-마터가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였다”며 “자살 테러를 수행하려는 ‘외로운 늑대형’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앨-마터가 ‘결의에 찬 태도로 빠르게’ 걷고 있었다는 점, 발목 주위에 폭발 장치로 추정되는 물체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점, 가슴에 배낭을 끌어안은 점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앨-마타는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바쁘게 걷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발목에 차고 있었던 것은 중량 밴드(ankle weights)로 확인됐다. 경찰은 테러리스트 혐의를 벗은 앨-마타를 체포 거부 및 명령 불복종 등의 혐의로 기소했지만, 올 초 재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연합뉴스
  • ‘서양 유일 김정은 추종자’, 스페인에 친북 카페 열어

    ‘서양 유일 김정은 추종자’, 스페인에 친북 카페 열어

     최근 스페인 지중해변 도시인 타라고나에 북한 김정은 체제를 지지하는 카페인 ‘평양 카페’가 오픈했다고 AFP가 전했다.  이 카페는 스페인 공산주의자인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41)가 열었다. 카페 뒤편에 대형 인공기를 게양했으며 카페 구석에는 김정은 일가의 저서로 채운 책장을 들여놓았다.  카오 데 베노스는 미국 등 30개국 이상에 대표단이 있는 조선우호협회(KFA)의 설립자이자 회장이다. KFA는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옹호하는 대표적인 해외 친북 단체로 2000년 만들어졌다. 카오 데 베노스는 ‘김정은을 추종하는 세계 유일의 서양인’이라는 비아냥섞인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북한은 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국가로 북한에 대한 조작과 허구를 깨뜨리고 싶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절차가 복잡하고 거리가 멀어 북한에 쉽게 갈 수 없지만 우리 카페에는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카오 데 베노스는 유엔의 2014년 보고서에서 지적된 북한의 처형과 노예노동, 고문, 강간, 강제 낙태, 정치범 처형 등에 대해 “다른 어떤 자본주의 국가보다 북한에서 식량이나 주택, 일자리를 확보하기가 쉽다”며 “그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믿는 진짜 인권”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북한이 서구 시스템을 따르지 않거나 미국에 복종하지 않기 때문에 비방의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에 대한 비판적 보고서도 탈북자 증언에만 의존했다는 이유로 믿지 않았다.  카오 데 베노스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KFA의 회원이 1만 7000명에 이르며 카페가 문을 연 첫날 35명이 방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평양 카페를 북한 음식과 전통을 토론하고 영화를 상영하거나 강연을 하는 ‘문화 센터’로 키워갈 계획이다.  아울러 그는 여행사를 통해 북한 방문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신청자 수가 10명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AFP는 전했다.  북한의 관광객은 연간 5만명으로 대부분 중국인이며, 북한 관광을 알선하는 스페인 여행사는 지난해 약 60명의 스페인 관광객을 모은 바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軍에서는 절대 읽어서는 안되는 책 5종, 이유가

    [뉴스 뜯어보기] 軍에서는 절대 읽어서는 안되는 책 5종, 이유가

    「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김진명, ‘글자전쟁’ p31~32) 소설 ‘글자전쟁’의 한 대목입니다. 이 소설은 지난해 8월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군대에서는 판매금지입니다. 읽어서도 안 됩니다.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내용이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납득이 가시나요? 국방부는 지난 5월 육군과 공군 마트(옛 PX)에서 판매하던 책 5종을 판매 금지시켰습니다. 국군복지단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카리코), ▲‘글자전쟁’(김진명),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 등 5종에 대한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을 밝혔지만, 원론적인 해명에 그쳐 해당 책을 출간한 출판사 등 출판계의 반발은 여전합니다. ■군이 신간도서 5권을 판매 금지시켰다 국방부는 지난해 정책 검토를 거쳐 올해 1월부터 복지단이 운영하는 군 마트에 신간 서적 200권씩을 비치했습니다. 그동안 군내 진중문고의 책들이 너무 오래된 베스트셀러들 뿐이라 신간 서적을 읽고 싶어하는 젊은 장병들의 수요를 감안한 조치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전방 부대를 시찰하던 군 관계자가 마트에 비치된 서적들이 보안성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국방부 교육정책관실의 문제 제기에 따라 복지단은 군 마트에 보급된 책 200종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0권의 책을 복지단 심의 담당자들이 서로 겹쳐 읽는 방식으로 일일이 보안성 검토를 한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을 확인해도 의문은 더해갔습니다. <군 마트 판매가 금지된 책 5종의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카리코)“피케티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아시아 각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외국으로부터 거액의 투자 혜택을 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p.32)→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글자전쟁’(김진명)“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p.31~32)“높은 놈이고 낮은 놈이고 좌우간 군바리들은 멕여야해!”(p.32)→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오늘날 미국과의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재연기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 조선의 임금 선조가 생각난다. (중략) 전작권 반환을 사실상 무기 연기했으니 사생관이 뚜렷해야 할 군인정신이 있기나 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p.249)→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정부정책 및 국방정책을 비난하는 자료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중공군이라는 새로운 적이 한반도에 등장하고, 미 지상군이 연전연패를 당하자 지체 없이 북한 민간인 주거 지역을 향한 ‘초토화 작전’ 개시를 명했다. 맥아더는 미국의 이해가 훼손되고 전쟁 영웅인 자신이 전쟁 패배의 책임자로 몰리자 망설임 없이 ‘한국 민간인’들을 희생양으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 것이다.’(p.280)→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미군정은 민중의 통일 의지를 짓밟고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p.401)→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국방부는 정훈 훈령에 따른 결과라 했지만 출판계는 반발했다 국방부는 ‘정훈·문화활동 훈령’에 기초한 심의 결과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출판계에서는 맥락을 무시한 채 부분적 묘사만을 문제삼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훈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 이념 교육 및 군사 선전, 대외 보도 등을 군대 내에서 이르는 말입니다.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기초가 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 보수진영의 공격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글자전쟁’은 내용 가운데 ‘방산비리’ 등 군이 민감해하는 내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판매가 금지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사실상 군내 ‘불온서적’ 취급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향후 개별 부대에서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경우 사실상 군내 ‘불온서적’처럼 취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에겐 생소할 수도 있는 ‘불온서적’은 ‘불온한 사상을 담은 책’이라는 뜻입니다. 과거 반공주의가 지배하던 시절에는 이러한 서적의 출판, 열독, 반입 등을 금지한 적도 있었습니다. 금지서적(금서)이라고도 불렸는데 불온서적은 금서 중에서도 사상적 이유로 금지된 서적을 가리킵니다. 영화 ‘변호인’(2013)에서는 배우 임시완이 연기한 주인공이 불온서적을 읽은 혐의로 처벌을 받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복지단이 올해 1월 1일 군 마트에 신간 서적을 비치하기 전까지 신간 서적의 군내 유입 적정성 검토를 위한 심의위원회가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미리 거쳐야 할 절차를 뒤늦게 밟게 되면서 5종의 책이 군 마트에서 퇴출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정훈·문화활동 훈령’에 따른 군내 유입 서적 심의기준>1. 북한체제를 찬양·미화 하거나 이적단체를 옹호하는 자료2. 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정부정책 및 국방정책을 비난하는 자료3.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부정하거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자료4. 국제평화 및 국제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자료5. 장병의 국가관, 안보관, 군인정신에 위배되는 자료6.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7. 음란한 내용으로 사회윤리나 공중도덕을 해치는 자료8. 반인륜적, 반사회적 행위를 묘사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자료9. 정부,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자료10. 그 밖에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그러나 과거 군내 ‘불온서적’에 대한 불편한 기억을 갖고있는 이들은 이러한 심의규정조차 모호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이 아직도 구시대의 이데올로기적 사고관에 갇혀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표합니다. ■‘군 내 불온서적’ 저자 중에는 전직 대통령도 있다 우리나라는 군내 ‘불온서적’의 저자가 두 명이나 대통령을 지낸 나라입니다. 1992년 4월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가 그해 3월에 치러진 제14대 총선에 군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입증 자료라면서 ‘건강한 부대관리’라는 제목의 선거 지침 문서를 공개했습니다. 당시 동아일보 등이 보도한 그 문서에는 ‘불온간행물 도서’ 574종의 목록이 첨부돼 있었습니다. 그 목록에 있던 책 ‘나와 조국의 진실’의 저자 김영삼은 그해 12월 치러진 선거에서 제14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같은 목록에 있던 ‘조국과 함께 민족과 함께’의 저자 김대중은 1998년 제15대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2008년에는 국방부가 23권의 책을 군내 ‘불온서적’으로 지정해 그 차단대책을 지시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목록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에서 권장도서에 뽑혔던 ‘지상에 숟가락 하나’(현기영), 이미 시중에서 10만부 이상 팔리고 있던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비롯해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연재한 글을 모은 ‘대한민국사’(한홍구) 등 기준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습니다. 해당 서적들은 군내 불온서적으로 선정된 이후 오히려 판매량이 크게 늘기도 했습니다. ■2008년 군 법무관이 문제 제기를 했지만… 급기야 당시 육군과 공군 법무관 5명은 이러한 지시가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헌법상 포괄위임금지 및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재판을 청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10년 10월 28일, ‘불온도서’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해하거나,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할 내용으로, 군인의 정신 전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도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할 것이라며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헌법소원을 청구했던 다섯 명의 군 법무관들은 군의 위신을 실추하고 복종 의무를 위반해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징계와 파면을 당했습니다. 파면됐던 두 법무관들은 징계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군에 복귀했으나 한달쯤 지난 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이를 근거로 국방부는 이들에게 전역 처분을 내렸습니다. 2011년에는 공군 소속 한 전투비행단장 명의로 발송한 공문에 ‘장병 정신전력 강화에 부적합한 서적반입 차단대책’이라는 제목과 함께 총 42권의 책 리스트가 딸려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2008년 당시 군내 ‘불온서적’으로 분류된 23권에 새로 19권이 추가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군 내에 이제 불온서적 리스트라는 형태로 관리되는 서적은 없다”며 “이번에 퇴출된 5종의 책이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군의 ‘불온서적’에 대한 논란은 모두 끝난 것일까? 국방부는 무슨 책이든지 읽도록 한다면 북한의 주체사상이 담긴 책을 대한민국 군인들이 병영 내에서 읽어도 되냐는 반박을 합니다. 그러나 국방부가 적용하는 심의기준에는 적을 이롭게 하는 이적표현물만 포함된 것이 아닙니다. 자칫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반박한다는 이유만으로 군 마트에서 퇴출될 수 있습니다. 정부나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문제없이 자유롭게 읽던 교양 인문 베스트셀러나 권장 도서, 대학 교재들조차 군에서는 퇴출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라는 기준은 이를 심사하는 정훈장교들에게조차 모호한 기준입니다. 그래서 이번 복지단의 심의 결과는 향후 개별부대에서 보안장교들이 행하는 군내 반입 물품에 대한 보안성 심사의 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상 5종의 책들이 군 내에서 소지하거나 읽는 것이 금지되는 군내 ‘불온서적’처럼 다뤄질 수 있는 것입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참 안타까운 일인데 아직도 국가가 우리 군인들에 대한 어떤 사상을 가지고 과도하게 규제하려는 것을 보면 이게 국민의 군대가 아닌 이데올로기의 군대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점에서 군대의 호감도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오히려 이 소식이 알려지면 그 책들은 더 잘 팔릴 것”이라며 “서점마다 ‘입대 전에 읽어보자 불온도서’라는 코너가 생기면 날개 돋친듯이 팔릴 거 같다”고 꼬집어 비판했습니다. 군 마트에서 판매 금지된 이 책들이 되레 일반 서점에서 잘 팔리는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가 잊고 있던 군내 ‘불온서적’에 대한 불편한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될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새끼 원숭이도 자면서 미소… “인간 미소 기원을 풀 단서”(연구)

    새끼 원숭이도 자면서 미소… “인간 미소 기원을 풀 단서”(연구)

    새끼 원숭이도 인간처럼 ‘자발적 미소’를 보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교토 영장류연구소의 토모나가 마사키 교수팀은 이 결과는 인간 미소의 기원을 해명할 단서가 된다고 국제 학술지 ‘영장류’(Primates) 최신호(3일자)에 발표했다. 자발적 미소는 태어난 직후부터 보이는 미소로, 선잠(light sleep)을 자는 중 외부 자극과 관계없이 입술 끝이 올라가는 움직임으로 정의되며, 지금까지 인간은 물론 영장류인 침팬지에게서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기존 연구에서는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한 표정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미소를 만드는 데 필요한 근육을 발달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으로 이해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생후 10일 전후(4~21일)의 새끼 원숭이 7마리를 영상 촬영해 총 93분의 수면 중 표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외부 자극이 없는데도 입술 끝이 올라가는 자발적 미소를 7마리 모두에게서 확인했다. 촬영된 영상에 나타난 자발적 미소의 횟수는 총 58회로, 회당 지속 시간은 평균 0.9초였다. 그런데 이를 지금까지의 연구와 비교한 결과, 자발적 미소의 빈도는 인간의 아기와 침팬지의 새끼보다 원숭이의 새끼에게서 더 많이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대해 토모나가 교수는 “침팬지보다 빠르게 약 3000만 년 전, 우리 인류의 조상과 차별화된 원숭이로부터 자발적 미소를 확인한 것은 앞으로 인간 미소의 기원이 무엇인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도 “침팬지나 원숭이는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나 복종을 표정으로 나타낼 때 뺨의 근육을 사용하므로, 자발적 미소를 통해 뺨 근육 발달을 촉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교토 영장류연구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러스트벨트’ 잡는 자 선거 판세 지배하리

    ‘러스트벨트’ 잡는 자 선거 판세 지배하리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100일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31일(현지시간) 쇠락한 제조업 지대 ‘러스트벨트’(Rust Belt)에 대한 유세전을 시작으로 치열한 진검 승부에 돌입했다. 러스트벨트는 1990년대 이후 세계화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여파로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든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주 등으로 이곳 민심이 전체 선거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승부처로 꼽힌다. 특히 보호무역 기조를 내세운 두 후보가 러스트벨트의 백인 저학력·저소득층 표심 잡기를 본격화함에 따라 누가 대통령이 되든 통상 문제를 중심으로 한 한반도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클린턴은 1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철강노동자의 아들 팀 케인 부통령 후보와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유세에 집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30일 보도했다. 클린턴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존스타운에서 철사 공장 노동자를 만나 “제조업과 인프라, 청정에너지 분야에 대거 투자할 것이며 트럼프와 달리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서 “버려지고 뒤처져 있던 지역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진영도 표심 잡기에 나섰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사기꾼(클린턴을 지칭)이 펜실베이니아주 존스타운을 찾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캠프의 스티븐 밀러 정책고문은 “펜실베이니아주는 클린턴의 지지를 받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제조업 일자리 3분의1을 잃었다”며 “강도가 피해자를 다시 방문한 격”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1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와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를 잇달아 방문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비롯한 불공정한 무역협정 폐기와 재검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입장을 거듭 밝힐 예정이다. 두 후보가 모두 초반부터 제조업 노동자 민심에 호소하는 선거 전략을 사용하는 만큼 집권 시 통상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은 안보 분야에서 동맹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해 온 트럼프와 차별화했다. 하지만 클린턴은 28일 수락 연설을 통해 “우리가 불공정 무역협정에 단호히 ‘노’라고 말해야 한다고 여러분이 믿는다면 우리는 중국에 맞서야 한다”며 “철강과 자동차 노동자, 국내 제조업자를 지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미 FTA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보호무역 기조의 직간접 영향권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발언이다. 또 클린턴은 지난달 트럼프를 겨냥해 “우리의 친구들이 공정한 몫을 부담할 필요가 있으며 나는 트럼프가 이 문제(방위비 분담금)를 제기하기 전부터 주장해 왔다”고 말해 일정 부분 방위비 분담금 증액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는 지난 21일 전당대회 후보 수락 연설에서 “클린턴은 우리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지지했고 TPP도 지지했다”며 “중국 및 다른 나라와의 끔찍한 무역협정에 대해 완전히 재협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 모두 대중의 비호감도가 높다는 점에서 대선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공화당 전당대회 다음날인 22일부터 24일까지 실시된 CNN-ORC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48%의 지지율로 클린턴(45%)을 3%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반면 라바리서치가 민주당 전당대회 폐막 이후인 29일 실시해 3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의 전국 지지율은 46%를 기록해 트럼프 지지율 31%를 15% 포인트나 앞질렀다. 두 후보가 정치적 변곡점을 맞을 때마다 여론이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는 30일 이라크전에서 아들을 잃은 무슬림계 변호사 키즈르 칸 부부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칸 부부는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 연사로 나서 2004년 이라크에서 복무 중 자살폭탄 테러로 숨진 아들 후마윤에 대해 이야기하며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정책을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날 공개된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후마윤의 부모가 전당대회 무대에 올랐으나 아버지 키즈르 칸만 발언한 것을 두고 “어머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여성에게 복종을 기대하는 이슬람 전통 때문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에 키즈르 칸은 “아내가 말을 하지 않은 것은 어머니로서 아들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게 너무 가슴 아팠기 때문”이라며 “트럼프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클린턴도 “트럼프는 정상적인 대선 후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이라크전 전사자 무슬림 부모 겨냥 발언 논란

    트럼프, 이라크전 전사자 무슬림 부모 겨냥 발언 논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무슬림 입국 금지 정책을 비판한 이라크전 전사자의 부모에게 차별적인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망한 군인의 부모가 무슬림인 것을 비꼰 듯한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 무슬림은 물론 각계에서 차별적이라는 비난을 받고있다.  무슬림계 미국인 변호사 키즈르 칸 부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연사로 나서 2004년 이라크에서 복무하다 자살폭탄테러로 숨진 아들 후마윤에 대해 얘기하며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정책을 비판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30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미국 ABC 방송 인터뷰에서 후마윤의 부모가 무대에 올랐으나 아버지 키즈르 칸만 발언한 것을 두고 “어머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후마윤 칸의 어머니가 여성에게 복종을 기대하는 이슬람 전통 때문에 말하지 않았다고 무슬림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이다.  이에 키즈르 칸은 “아내가 말을 하지 않은 것은 어머니로서 아들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게 너무 가슴 아팠기 때문”이라며 “트럼프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아내 가잘라 칸도 “아직 아들 사진이 붙어 있는 방에도 못 들어간다”며 “무대 스크린에 나온 아들 사진을 보는 순간 견딜 수 없었다”며 무대에서 발언하지 않은 이유를 MSNBC 방송에 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도 트럼프를 비난했다. 클린턴은 이날 미국 오하이오주 영스타운 유세에서 “칸 부부와 무슬림들이 트럼프의 모욕을 받는 피해자가 됐다”며 “트럼프는 정상적인 대선 후보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키즈르 칸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일시 금지하자는 트럼프 주장을 강력히 비판해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당시 그는 웃옷 주머니에서 미국 헌법전을 꺼내 흔들며 트럼프를 향해 “헌법을 읽어본 적이 있기는 한가”라고 질문을 던지며 여기서 인종·종교·성별 등에 따라 차별받지 않는다고 규정한 ‘법 앞의 평등한 보호’ 조항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그는 곧이어 트럼프에게 “알링턴 국립묘지에 가 본 적이 있는가”라고 재차 물으면서 “가서 미국을 지키다가 죽은 용감한 미국인들의 무덤을 보라. 모든 종교와 성별, 인종의 사람들을 보게 될 것이다. 당신은 아무것도 희생하지 않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키즈르 칸이 전당대회에서 헌법전을 꺼내 든 이후 미국 국립헌법연구센터가 발간한 52쪽짜리 헌법 소책자는 아마존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는 30일 오후 성명을 내 “칸 부부가 아들을 잃은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나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칸 씨가 수백만 명 앞에서 내가 헌법을 읽은 적이 없다는 등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말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 부처들의 잃어버린 ‘미션’을 찾아서/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부 부처들의 잃어버린 ‘미션’을 찾아서/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국민행복과 경제부흥, 문화융성을 이루어 달라는 국민 여러분의 뜻에 부응하고자 저를 중심으로 한뜻으로 뭉쳐 일할 것을 다짐합니다.” 환경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장관 인사말 중의 일부다. 다소 거창하고 권위적인 문구는 논외로 하더라도 환경부의 설립 목적이나 존재 이유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없다. 홈페이지를 이곳저곳 아무리 둘러봐도 설립 목적을 찾을 수 없다. 대통령 업무보고는 물론 국회 상임위원회 결산보고에도 그런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놀랍게도 이러한 현상은 환경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교육부, 외교부, 미래부 등 다른 정부 부처들도 명문화된 설립 목적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모든 국가 기관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부처 홈페이지나 발간 보고서를 봐도 장관이나 정권이 바뀌면 앞으로 바뀌게 될 비전과 전략, 현재 추진 중인 주요 정책에 대한 화려한 수사만 넘쳐난다. 정작 부처가 부여받은 사명이나 임무에 대한 내용은 없다. 정부조직법도 부처별로 관장하는 사무만을 나열할 뿐 부처가 존재하는 이유와 목적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 그 때문일까. 부처 공무원들은 날마다 폭주하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불철주야 매달리고 있지만, 국민의 불만과 분노는 좀체 수그러들지 않는다. 최근 갑작스런 사드 배치 결정에 성난 성주 군민들을 보며 국방부와 외교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울부짖는 위안부 할머니들 곁에서 여성부는 소극적 자세를 취하고 있고, 통일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 폐쇄와 남북 대화 중단에도 통일부는 속수무책으로 침묵하고 있다. 국정 교과서와 누리과정 예산에 매달리고 있는 교육부는 존재 이유가 희미해지고 있고, 가습기 살균제 늑장 대응으로 비난받고 있는 환경부는 여전히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부처별로 부여받은 미션을 망각한 결과물이 아닐까. 이러한 비정상적 부처 운영이 지속되면서 많은 공무원이 숨을 곳을 찾고 있다. 복종을 강요하는 무언의 감시와 폭력에 스스로 포기하고 눈감아 버리는 양떼가 되고 있다. 영혼과 자존심을 상실한 채 무감정의 ‘철창’ 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다. 반면 자리 보전을 위해 맹목적으로 충성하며 공범을 자처하는 공무원들은 늘어나고 있다. 비뚤어진 애국심을 발휘해 헌법의 기본 가치마저 무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전문 행정가로서의 직업적 윤리와 가치를 팽개치고 기꺼이 정파의 대변자가 되기 위한 무분별한 과잉 행동들이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제 모든 부처가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행정의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헌법과 국민이 부여한 부처의 존재 이유와 설립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1980년대 후반 토지 공개념 도입을 담당했던 건설부 토지국장은 한 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변했다. “전경련이 토지초과이득세의 입법 유보를 건의했는데, 입법 유보는 불로소득을 계속 누리겠다는 것입니다. 절대 양보 못하는 부분입니다.” 그는 당시 TV 토론 방송에서도 명쾌한 논리와 자신감으로 토론장을 압도했고 많은 공감을 얻었다.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우선 부처별로 간결하고 명확한 미션 선언문을 만들자. 미국 정부 부처의 홈페이지는 법률에 규정된 기관의 미션을 간결하게 제시하고 있다. 환경청은 ‘국민 건강과 환경의 보호’이며, 교육부는 ‘수월성과 기회 균등을 통한 학생 성취도 향상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다. 우리도 정부조직법을 ‘사무’ 중심에서 ‘미션’ 중심으로 전면 개정해 부처별 미션을 구체화하자. 이 핵심 미션을 바탕으로 성과도 평가하고 예산·결산도 심사하자. 정부 부처의 핵심 미션은 헌법의 가치가 반영돼야 한다. 헌법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바로 행정 각 부의 미션이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평등’한 법 적용과 ‘인권보장’에 앞장서야 한다. 국방부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에 집중해야 하고, 환경부는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 여성가족부의 핵심 미션은 ‘여성 복지와 권익 향상’이어야 한다. 영화 ‘곡성’에서 딸아이 환희가 아빠에게 호통쳤던 대사가 생각난다.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
  • 운전자냐 보행자냐… 자율차는 누굴 살릴까

    운전자냐 보행자냐… 자율차는 누굴 살릴까

    AI·유전자 가위 등 대중화 단계 자율차 사고 등 사회문제 발생 첨단기술 사회화에 중요성 커져 #1. 테슬라의 ‘모델S’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서 가장 앞서 나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5월 7일에 일어난 사고는 그 평가에 균열을 일으켰다. 자율주행 모드 ‘오토파일럿’으로 달리던 모델S가 대형 트레일러와 충돌하면서 운전자가 사망했다. 자율주행 센서가 강한 햇빛 때문에 오작동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토파일럿은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자동차의 차선 유지, 속도 조절, 충돌 방지 등을 가능하게 한다. 방향지시등을 켠 방향으로 차선을 변경해 준다. 현재로선 가장 앞선 자율주행 시스템이라 이번 사고는 개발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2.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의 6월 24일자에는 이례적인 기사가 실렸다. 프랑스 툴루즈 카피톨대, 미국 오리건대, MIT 연구자들이 자율주행차의 사회적 딜레마를 다룬 논문이다. 연구자들은 ▲보행자 여럿과 1명이 있는 경우 ▲보행자 1명이나 운전자가 죽을 상황 ▲운전자가 죽으면 보행자 10명이 사는 3가지 상황을 설정해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은 상황에 따라 갈렸다. 대다수가 보행자를 살리는 쪽으로 자동차를 프로그래밍해야 한다면서도, 차의 승객이 본인이나 가족이라고 가정하면 승객 보호를 우선으로 선택했다. 연구자들은 이런 사회적 딜레마 때문에 자율주행차 보급은 늦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율주행차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유전자 가위, 스마트 네트워크 등 첨단 기술의 등장과 과학기술의 사회적 활용이 늘어나면서 ‘과학기술윤리’(ethics of scientific knowledge and technology)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다. 많은 사람이 과학적 탐구로 만들어 내는 성과는 가치중립적이고 사회적, 문화적 맥락을 뛰어넘는 진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가치 문제가 개입한다. 과학기술윤리학은 이런 연구 과정과 결과에서 드러나는 가치 문제를 고민하는 학문 분야다. 과학기술윤리와 관련한 대표적인 사건은 2005년 말 발생한 ‘황우석 논문 조작’사건이다. 연구 과정과 성과 발표에 있어서 변조, 표절 등 다양한 문제가 드러난 이 사건으로 연구 윤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정부 부처와 많은 학술단체가 윤리헌장을 제정하고 연구윤리 지침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연구·개발(R&D)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는 윤리문제를 벗어나 활용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가치판단에 대해서도 조명하고 있다. 연구·개발 단계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일들이 이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와 로봇 분야에서 중요성이 부각된다. 로봇이나 AI 윤리를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이 SF 작가이자 과학자인 아이작 아시모프가 1942년에 제창한 ‘로봇 3원칙’을 떠올린다. 인간에 위해를 가하지 못하고, 인간의 명령에 복종하며, 앞선 두 원칙을 위배하지 않을 때 로봇은 스스로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과 유사한 수준의 인지적 능력을 가진 로봇이나 AI가 사회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단계에 이르면 적용할 가치체계와 윤리기준의 복잡성은 아시모프의 3원칙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실제로 과학기술이 다양한 사회적 현상과 결합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문제들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에서는 과학기술자, 철학자, 사회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학적 사고와 철학적·윤리학적 사고, 법적·사회학적 사고를 공유하는 일이 잦다. 과학기술 철학자들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들도 과학기술윤리라고 하면 윤리라는 잣대로 과학기술이 하는 일을 사사건건 훼방 놓거나 트집 잡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며 “과학기술윤리는 과학기술이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폭넓은 사회적 맥락 속에서 조화롭게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 역할”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열린세상] 환경문제의 황금열쇠, 인공지능/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열린세상] 환경문제의 황금열쇠, 인공지능/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원칙 1: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되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원칙 2: 로봇은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원칙 3: 로봇은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미국의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1942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위험에 빠진 로봇’(원제: Runaround)에 나온 로봇의 3원칙이다. 그 이후 인공지능을 다룬 다양한 작품들에서 자연스럽게 로봇 윤리로 수용돼 온 이 로봇의 3원칙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의 존재 이유가 인류의 안녕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소설이 출판된 지 70여년이 지난 지금 인류의 안녕에 가장 큰 위협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환경오염 문제’다. 현재 전 세계 생명체 종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열대림은 1분마다 38㏊씩 사라지고 있으며 해마다 600만㏊의 면적이 사막화되고 있다. 대기·수질·토양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인간 역시 환경오염 위험에 더욱 노출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환경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이 1260만명에 이른다. 전 세계 사망자의 23%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렇게 심각해지는 ‘환경문제’의 해결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인류의 생존에 직접적인 해를 가하고 있는 환경오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힘들다는 데 있다. 원인과 결과가 단순히 1대1로 매치되지 않는 환경문제의 특성상 종합적이고 폭넓은 자료의 수집과 분석이 필요한데 바다, 하늘, 땅밑, 심지어 우주에서 오는 방대한 자료를 현재 우리의 능력으로 분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끊임없이 진보하는 인류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를 찾아냈으니, 바로 인공지능이다.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불가능에 가까운 방대한 자료를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기는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은 환경과학 분야에서는 이미 큰 성과를 보여 주고 있다. 미국 코넬대학의 카를라 고메스 교수팀은 ‘eBird’라는 인공지능 기반의 앱을 출시해 일반 시민들이 새를 관찰하고 자료를 입력하도록 했다. 그 결과 각종 새의 행동 패턴을 인공지능으로 분석·예측해 개체 수가 적은 종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세계자원연구소(WRI)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접목해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을 세세하게 분석하는 ‘매크로스코프’ 기술을 이용해 삼림 파괴를 감시하고 예측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매크로스코프 기술을 활용해 도로 건설이나 개발 등으로 훼손될 가능성이 큰 숲을 예측하고 지역 당국자들에게 알려 삼림을 위협하는 개발 활동을 저지하는 데 이용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계속해서 진보한다면 우리는 환경문제 해결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이 진행하고 있는 ‘어스큐브’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지구의 활동 방식을 시공간을 뛰어넘어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을 통해 대기와 지표, 지각을 포함한 지구 전체 모습을 3차원으로 구현해 축적된 데이터를 입력하면 지구의 활동 방식과 반응에 대해 더욱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와 자연재해 등을 미리 예측해 대책을 세우거나 예방하는 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소재로 하는 영화나 소설 속에서 인공지능은 인류를 멸망시키는 존재, 미래의 적으로 표현돼 막연한 공포심을 유발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 인류의 생존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환경문제’다. 인공지능은 오히려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인간이 해낼 수 없는 부분에서 큰 구실을 할 수 있다.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구글 딥마인드 CEO)가 ‘인공지능을 이용해 기후변화 모델링 같은 인류 사회의 난제를 극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듯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인공지능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다양해지고 중요해질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가져올 자연과 인류의 공존이 기대된다.
  • [사설] 결국 곪아 터진 상명하복 검찰문화

    서울남부지검의 2년차 ‘에이스 검사’가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돌아오는 장기 사건들이 목을 조인다”고 적혀 있었다. 유족과 친지들은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를 못 견디고 극단적 선택을 한 줄 알았다. 하지만 친구들과의 카카오톡 대화 속에 ‘진실’이 고스란히 숨겨져 있었다. 자살 한 달 전 그는 “부장검사에게 매일같이 욕을 먹으니 한 번씩 자살 충동이 든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부장검사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웃으면서 버텼는데 (내가) 당당하다고 심하게 욕설을 했다. 너무 힘들고 죽고 싶다”고도 적었다. 한 대학 동기는 “보고를 할 때 (부장검사가) 질책하며 결재판으로 몸을 찌르거나 수시로 폭언을 한다며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이에 유족들은 대검찰청 등에 탄원서를 제출했고, 현재 진상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카톡 대화 내용이 사실이라면 해당 검사는 직속상관의 일상적인 폭언과 비상식적인 인격모독적 발언에 매우 힘들어했던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지검 임은정 검사가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글을 SNS에 올리면서 공개한 사례는 더 충격적이다. 임 검사는 “스폰서 달고 질펀하게 놀던 간부가 절 부장에게 꼬리 치다가 뒤통수를 치는 꽃뱀 같은 여검사라고 욕하고 다녀 10여년 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1993년에도, 2011년에도 상관에게서 인간적 모멸감을 받고 젊은 검사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상관이 거리낌 없이 폭언을 일삼으며 후배를 모욕하는 일이 여전히 검찰청사에서 횡행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까라면 까!” 식의 비뚤어진 상명하복 문화를 대단한 전통처럼 고수하는 검찰 조직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004년 상명하복을 규정한 ‘검사동일체 원칙’을 없애고 대신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대한 검사의 이의제기권을 도입했지만 일선 현장은 아직도 왜곡된 상명하복 문화에 젖어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다. 임 검사가 지적한 대로 ‘스스로 다칠 각오를 하지 않는 한’ 상관의 부당한 지시에 저항할 평검사가 얼마나 있겠는가. 물론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조직의 특성상 상명하복 체계를 완전히 없애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업무와 관련 없는 영역까지 이어져서는 안 된다. 후배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커녕 모욕하며 복종만 강요하는 검사들이 사건 관계자들을 어떻게 다룰지는 뻔하다. 곪아 터져 버린 검찰의 왜곡된 상명하복 문화를 이젠 바꿔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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