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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시론] 벤처인의 행복지수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바다 한 가운데 떠 있으면 그저 바다의 장대함만이 눈에 들어온다.주위의 뜨거운 태양과 간간이 드리워진 뭉게구름이 이를 더할뿐이다.하지만 그 장대한 바다 속에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삶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있다.작은 고기떼는 똑같은 모양으로 무리지어 헤엄쳐 다닌다.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자신들이 같은 종족임을 알고 있는 것이다.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자기 몸의 몇 십배나 되는 고기와 함께 살아가는물고기도 있다.생존을 위한 필사의 먹이사슬이 존재하기는 하지만,생명의 가치를 한껏 위대하게 만들 뿐 그렇다고 그것이 자연의 법칙의 질서를 깨는 경우는 없다.크면 큰 대로,작으면 작은 대로 오묘한 자연의 질서를 만들어가는것을 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오직 인간만이 이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고오만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지 못하는 우리 인간의 행복지수는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첨단기술,디지털 그리고 돈,경제,증권,복제인간,컴퓨터….이러한 인간의 과욕과 허풍에화답하는 단어들이 엮어내는 행복지수는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첨단과학이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결국 나의 행복지수는 나의 척도에 달려있는 것이다.그리고 그 척도가 자연의 순리와 조화를 이룰 때 우리의 행복지수는 배가될 것이다. 현재 벤처혁명이 시작되었고 벤처산업은 만인의 관심사가 되어버렸다.누구나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어 하는 모험으로 자리잡으며 벤처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커져만 가고 있다. 과외교육이 자율화되면서 사교육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우리는 이제 떳떳하게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자신의 자녀들을 1등을 만들고자 할 것이다. 그렇다면 사생결단으로 잘났다고 싸워야 한다.그러나 저마다 돈을 벌기 위해혈안이고,애들 교육 때문이라는 말을 수도 없이 하면서도 진정으로 자식이행복한지에 대해서는 단 한번이라도 물어보는가.행복을 나누기보다는 뺏고빼앗기는,그래서 그런지 누구도 자신 있게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혼탁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의 산불은 자연의 엄숙한 경고였다.자연이 주는 행복을 망각하고 허망한 모래탑만을 쌓으며,피해의식에 사로잡혀 행복을 망각한이들에 대한 경고였을 것이다.때론 돈을 행복의 척도로 놓고 아우성을 치기도 하지만,진정한 행복이란 제비가 본능적으로 자신의 집을 지어내듯 자신의행복을 자연의 순리 속에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벤처기업가는 자신들의 도전 그 자체와 그들이 힘들게 이룩한 성과가 세상에 기여하리라는 기대에서 행복을 느끼면 된다.벤처투자가는 벤처기업가의능력을 높이 사 도와주는 기쁨에 행복을 느끼고자 함일 테다.큰 행복을 위해서 욕심을 비우고 희열로 가득한 마음 속에 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사회는 신명나는 공동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벤처가 살 길이라고 나라 전체가 들썩거리다가 이제 겨우 새싹 좀 낸 것 가지고 잘 했네,못했네,거품이네 하며 야단들이다.왜 투자하는지,투자해서 뭘얻으려는 것인지,뚜렷한 목적의식이 결여되어 있는 투자로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이제 제발 서로 제자리를 충실히 지키며,주변을아우르고 사랑하고 행복을 나눌 때,자신도 비로소 행복할 수 있음을 느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바퀴벌레나 쥐와 함께 한 방에서 나뒹굴던 그 시절에도 지금처럼 여유가 없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전하진 한글과 컴퓨터 사장
  • [굄돌] 미래를 밝히는 불빛

    종종 자정 가까운 시간에 연구실을 나서며 관악산 기슭으로까지 뻗어 있는학교 건물들의 수많은 창에서 흘러나오는 환한 불빛을 본다. 그리고 그 불켜진 창들을 비추는 밝은 달과 신선한 밤내음에 기분마저 상쾌해진다. 복제송아지 영롱이의 탄생과 함께 사회의 주목과 기대가 모아지면서 그 동안꽤 많은 외부 강의요청을 받았다.그중에는 학계가 아닌 일반 사회의 요청도많았는데, 그것들은 주로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이루어지는 스터디 모임의 성격이 주종이다. 기업의 사옥이나 호텔 등에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심야에 연수원이나 대학 강의실 등에서 경제, 언론, 학계의 주요 인사들과 함께하기도 했다. 그곳에는 2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연령과 직업에 구분 없는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했고, 최신 과학 기술 및 정보에 접하고자 하는 열의를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IMF 사태를 맞기 전, 우리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것으로 과신했고 너나할것 없이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여기며 외화(外華)를 좇는 전형적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국가적 외환 위기를 맞았고, 이로 인해 국민적 각성의 계기가 되었으며 모두의 노력에 의해 우리는 다시 한번 일어섰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언제 그랬냐는 듯 사회 일각에서는 과거의 그릇된 행태를 다시금 반복하고 있다. 우리 나라가 IMF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아직 기업들의 구조적 개혁이 미흡하고 각종 경제 지표들 또한 불안정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주마가편의 성실한 자세가 아직도 절실한 실정인 것이다. 많은 외부 강의를 하면서 그래도 다행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이른 아침부터늦은 밤까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면서 내일의 도약을 위하여 새로운정보, 첨단기술에 접하고자하는 열의가 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설령 경제적 난제, 정치적 갈등, 사회적 모순이 아직 남아 있다해도 건전하고 성실한 정신을 지닌 일꾼들이 캠퍼스를 밝히고,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독서모임, △△경제포럼, □□아카데미가 지속되는 한 우리는 희망봉을 향하는 진행형 민족이리라. 이것이야말로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아니던가. 황우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대한시론] 모나리자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기념해서 정부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우리나라에 빌려오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모나리자’는 세계의 모든 미술품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니 이를 우리나라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다면 그것은 놓치기 아까운 기회이다.그러나 워낙 유명세를 타는 그림이다보니 프랑스 정부로서도 섣불리 내돌리기가 쉽지 않을것이고 작품의 안전한 운송과 보관 등 여러 까다로운 조건이 붙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은 53×75㎝ 정도의 비교적 작은 그림으로 루브르미술관에서도 도난사고 이후 방탄유리 안에 보호하고 있어서 사실 그 바로 앞에서도 제대로 보기가 쉽지 않다.워낙 많은 관광객들이 그 앞에 몰려 북적대기 일쑤이기 때문이다.또 사진촬영을 금지하는데도 불구하고,그리고 복잡한 실내에서 사진을찍어보았자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몰래 사진을 찍어대는데 그것은 물론 이 세계적 그림을 보았다는 증명사진을 찍기 위한 것이다.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이 그림을 이다지 유명하게 만든 것일까. ‘모나리자’는 피렌체의 부유한 은행가 조콘도의 24세 된 부인 리사의 초상화여서 일명 ‘조콘다’라고도 불린다.이 그림은 레오나르도가 3년여 동안 작업했고 또 상당한 애착을 가져서 그가 말년에 프랑스로 건너갈 때 소지하여 결과적으로 루브르에 소장되게 된 것이다.미술사적으로는 그가 창안한 안개가 낀 듯 은은한 대기를 표현하는 ‘스푸마토’기법이 잘 드러난 초상화의 전형을 확립한 그림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인공은 얼핏 동양의 산수화를 연상시키는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양손을포갠 자세로 의자에 앉은채 관람자를 바라보고 있는 구도이며 얼굴은 정면향이지만 어깨는 3/4 정면향으로 살짝 틀었다.원래 그녀 양쪽 옆으로 기둥이있었지만 세월이 가면서 조금씩 잘려나가서 현재는 겨우 일부만 보일 뿐이며,얼굴부분은 그간의 보수과정에서 거의 바탕칠이 드러날 정도로 지나치게 물감이 닦여 나갔다.어쨌든 이 작품은 당시 초상화의 한 귀감으로 높이 평가받았고 후배작가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정작 이 그림이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이런 미학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그것은 19세기에 낭만주의적인 성향의 문필가들이나 미술애호가들이 그녀의 미소를 신비화시키는 수많은 글을 썼기 때문이다.자세히 보면그녀는 그리 대단한 미모가 아니지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미소인지 비웃음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표정을 띠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물론 무심하게 넘기면 그만이지만 의미를 두고 바라보면 그녀의 시선에서 사람을 빨아들이는 묘한 힘을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화가가 그만큼 그녀를 살아있는인물로 그려놓은 탓이다.어쨌든 이 ‘모나리자의 미소’에 얽힌 지나친 설들은 선입견없는 정당한 평가를 가로막아 작품 감상에는 도리어 해가 되어온것이 사실이다. 이런 ‘모나리자’에게 20세기는 수난의 시대였다.1910년대 말에 레오나르도 만큼이나 유명해진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뒤샹이 이 작품의 복제화에 콧수염과 턱수염을 그려넣고 “그녀는 뜨거운 엉덩이를 가졌지”라는 뜻의 외설스럽고 장난스러운 제목을 붙인 것이다.이것은 아름답고 신비스러운여성의 대명사인 그녀를 남성화시키고 서양미술사의 대표적인 걸작을 한낮 농담거리로 비하한 우상타파적인 제스처였던 것이다. 뒤샹의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의 동성애적인 성향에 대한 언급이자 동시에 그 자신의 양성에 대한 관심의 발로였다.그것으로 부족해서 그는 말년에는 수염이 없는,그러니까 고치지 않은 ‘모나리자’의 복제화를 ‘면도한’모나리자로 둔갑시켰다.결과적으로 그는 남의 작품에 간단하게 수염을 그렸다 지웠다(실제로 지운 것도 아니지만)함으로써 원작에 버금갈만큼 유명한작품을 두 개씩이나 만들어낸 것이다. 뒤샹 이후로 ‘모나리자’는 미술에서 무수한 변조작품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특히 광고계에서는 가장 많이 패러디되고 애용되는 최고의 고전이 되었다.19세기의 신비한 미소는 현대에 와서는 한갖 농담이나 장난의 대상이 되어버렸지만 원작의 광휘는 물론 아직도 스러지지 않아 ‘모나리자’는 이제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문화사절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려는 참이다.미술품의위상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처럼 역동적으로변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예로서도 ‘모나리자’는 유일하다. ◆姜 太 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
  • 성곡미술관 사진전

    사진작품을 통해 생명복제에 관한 담론을 나누는 색다른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의 ‘사진-복제를 이야기하다’전은 새로운 세기의화두로 떠오른 복제술에 관해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는 자리다.황규태 고명근주상연 등 3명의 사진작가가 복제담론의 생산자로 참여했다. 황규태는 이중노출·몽타주·필름태우기 등 독창적인 기법을 사용해 초현실적 이미지의 작품을 선보여온 원로 사진작가.‘흔적’이라 이름 붙은 이번전시엔 생명복제로 인한 인류문명의 종말을 예고하는 컴퓨터 합성작품이 나와 있다.생명복제의 가능성을 연 복제양 돌리를 의인화한 작품에서부터 개인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유전자의 기본문자인 A.G.C.T,머리에 박힌 컴퓨터칩에 의해 자살을 명령받는 미래 인간의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DNA 복제술이 초래할지도 모를 재앙을 다양한 이미지로 담아냈다. 고명근은 사진을 조형 수단으로 이용해 조각과 사진의 경계를 허문 작가로잘 알려져 있다.그는 대칭과 반복의 사진합성 기법을 활용한 ‘복제의 파라다이스’란 작품을 내놓았다.그러나 황규태의 문명비판적인 시각과는 대조적으로 복제술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한다.창조 학습 생산 등 인류의 덕목은모두 복제에 뿌리를 둔 것이며,인류는 복제의 속성을 통해 성장해 왔다고 주장한다.그에게 21세기는 ‘제2의 창세기’다. 한편 주상연은 과학문명의 발달은 자연의 근본원리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자세를 보인다.자연의 이미지를 흑백사진으로 합성한 ‘흙,물,하늘,날개’란 제목의 작품을 냈다.전시는 5월21일까지.(02)737-7650.
  • 수명 50%연장 복제기술 개발

    [워싱턴 AP DPA 연합] 미국과 캐나다 과학자들이 ‘젊음의 징표’를 가진복제 세포를 발견,사람의 수명을 50% 연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 매사추세츠주 소재 생명공학 기업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ACT)의 로버트 란차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과학잡지 사이언스 28일자에 실린 논문에서 세포의 나이가 일반 소에 비해 훨씬 젊은 복제 소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1997년 세계 최초로 성인 포유류 생물체에서 채취한 세포로 탄생한 복제 양 돌리가 지닌 결정적인 문제점을 극복한 획기적 발견이다.돌리는 태어날 때부터 6살짜리 양과 같은 노화증세를 보이는 사실이 지난해 드러나 과학계에충격을 주었다. 란차 박사팀이 개발한 복제 소는 양에 비해 체구가 더 큰 생물체인데다 복제 생물이 보통 생물들에 비해 일찍 늙는다는 결정적 한계를 극복하고 오히려 세포가 더 젊어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진은 송아지 태아에서 세포를 채취,이 세포가 정상적인 노화 지표를 보일 때까지 여러달 동안 세포분열되도록 배양했다.그 다음 이 세포의 핵을 자체 핵이 제거된 소 난세포에 이식해 6마리의 송아지를 탄생시켰다.송아지들은 출생 당시 돌리 이후 복제 생물들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고혈압이나 호흡곤란 등의 노화징후를 보였다.그러나 생후 2개월이 되자 이러한 노화과정은저절로 역전돼 송아지는 건강하고 정상적이 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고혈압이나 당뇨병,간부전증,파킨슨병 등 다양한 만성질환 조직에 복제세포를 심음으로써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언스에 함께 실린 다른 논문들은 란차 박사팀 연구결과는 인간 수명을180∼200살까지 늘릴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 [외언내언] 의자왕부자 假墓

    백제 멸망 당시 당나라에 끌려가 그곳에 묻힌 의자왕과 왕자 부여융(隆)의넋이 1,300년 만에 고토(故土)로 돌아온다. 충남 부여군은 9월 말까지 부여읍 능산리 고분군안에 의자왕과 부여융의 가묘와 제단을 설치하고 10월 백제문화제때 이곳에서 초혼제를 지낸다. 새로조성될 가묘에는 중국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시 북망산에 있는 융의 묘 주변에서 가져올 흙도 뿌려진다. 그동안 왕자 부여융의 묘는 확인이 됐지만 의자왕의 묘소는 밝혀지지 않았다.부여융의 묘에서 출토된 묘지석(墓誌石) 복제품도 제단에 안치한다니 비록 ‘가묘’일망정 혼령은 깃들 것 같다. 나·당연합군의 공격을 받은 의자왕은 서기 660년 7월18일 사비성을 나와왕자·대신들과 함께 마침내 소정방과 신라 무열왕 앞에 무릎을 꿇었다.무열왕과 소정방은 당상(堂上)에 앉아 의자왕으로 하여금 술잔을 올리게 하니 백제의 군신이 목메어 울었다고 한다.항복한 의자왕은 왕세자를 비롯,대신·장수 88명,백성 1만2,870명과 함께 포로로 당나라에 잡혀갔다. 우리 역사상 국왕이 외적에게 잡혀간 일은 의자왕이 초유의 일이다. 조선조 말 흥선대원군이 청국에 볼모로 잡혀가고 병자호란때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역시 청국에 끌려가고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후 왕세자가 일본에볼모가 된 적은 있었지만 국왕이 외적에 붙잡혀 간 일은 의자왕이 처음이자마지막이다. 의자왕은 당나라 뤄양에서 3년 동안 지내다 그곳에서 병들어 죽었다.당나라는 백제 유민 회유책으로 꽤 호화로운 장례를 치러주었다.그리고 셋째 아들융을 웅진도독으로 삼아 백제의 유민을 회유하고 신라의 도움을 받아 통치하도록 했으나 10여년 만에 백제 유민의 저항이 심하고 신라의 직할통치가 강화돼 융이 당나라로 들어감으로써 백제 왕씨 부여(扶餘)씨는 이땅에서 멸족하고 ‘부여’라는 지명만 남게 된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아방강역고(我邦疆域考)’에서 “삼한지중 백제최강 최문(三韓之中 百濟最强 最文)”이라 하여 백제의 강성과 문명의 찬란했음을 지적한 바 있다.이렇듯 강성하고 문명이 찬란했던 왕조가 어이없이 무너지고 ‘잃어버린 왕조’가 됐다. 백제왕조는 허무하게 무너졌지만 유민들의 부흥운동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나·당연합군의 잔혹한 주민학살로 부흥운동이 쉽게 세를 얻을 수 있었다.일본에 가 있던 왕자 풍(豊)을 맞아 왕으로 삼아 부흥전쟁에 나섰다.그러나 지도부의 내분과 강력한 연합군의 공격으로 오래 버티지 못했다. 이역만리 적지에 묻혀 있던 의자왕과 부여융의 넋이 고토를 찾게 된다니 1,300년 역사의 흐름이 한갓 유수(流水)와 같구나. 金三雄주필 kimsu@
  • 복제 백두산호랑이 7월 탄생

    국내 첫 복제 백두산호랑이가 오는 7월 말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체세포 복제기술로 젖소‘영롱이’와 한우‘진이’를 탄생시킨 서울대 수의과대학 황우석(黃禹錫)교수팀은 멸종 위기의 백두산호랑이(일명 한국호랑이)를 복제하기 위해 체세포 복제방식으로 이뤄진 백두산호랑이 수정란을 대리모인 용인 에버랜드의 백두산호랑이 체내에 이식했다.에버랜드 및 연구팀 관계자는“지난 5일 체세포 복제 수정란을 호랑이 체내에이식했다”며“호랑이는 소와 달리 생식기가 작아 복부를 절개한 뒤 수정란을 체내에 주입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대리모 체내에 이식된 백두산호랑이 복제 수정란은 같은 백두산호랑이의 귀에서 채취한 체세포를 미리 핵을 제거한 소와 고양이 난자에 각각 주입한 뒤 약한 전기적 자극을 통해 수정란 상태로 만든 것이다. 이식된 복제 수정란이 정상적으로 대리모 체내에 착상될 경우 첫 복제 백두산호랑이는 임신기간(103∼108일)을 거쳐 오는 7월 말쯤 태어나게 된다. 수원 연합
  • 문화계도 인터넷 벤처기업 뜬다

    문화에도 벤처가 있다.인포아트(www.infoart.co.kr)의 박성호사장과 하제닷컴(www.haje.com)의 양창영대표.우리 나이로 32살 동갑내기인 이들은 인터넷상의 새로운 문화커뮤니티를 꿈꾸는 ‘문화 벤처인’들이다. 지난해 10월 문화 포털사이트로 문을 연 인포아트는 ‘빠르고 풍부한 공연정보’와 ‘향기나는 메일’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현재 5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유망기업.하제닷컴은 95년 PC통신에 공연정보를 제공하는 ‘하제마을’로 출발해 지난해 인터넷방송국으로 변신했다.회원은 3만8,000명.최근에는두루넷과 손잡고 디지털과 공연예술의 접목을 꾀하는 ‘아이아트(iart) 프로젝트’를 발족시켰다. 투자유치하랴,사업확장하랴 여느 ‘벤처사장님’처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두 사람이 지난 7일 오후 대학로에서 만났다.순수공연예술이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요즘,남들보다 한발 앞서 문화벤처사업에 뛰어든 이들은 과연 어떻게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지 궁금했다. “공연예술의 위기는 전세계적인 흐름인 것 같다”는 냉정한 판단으로 박사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대량복제를 기반으로 한 영상예술 시장이 커질수록수공업적인 극장문화는 왜소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양대표도 공감했다.“문화산업 측면에서 공연예술이 안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를 인정하고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수긍했다. 이들은 컴퓨터세대답게 인터넷을 효율적인 대안으로 꼽는다.“네티즌에게 수준높은 공연정보를 제공하고,쌍방향이 가능한 인터넷의 특징을 살려 작품제작에 관객을 직접 참여시키는 등 온라인의 장점을 다양하게 활용한다면 디지털시대에도 공연예술의 존재감은 뚜렷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포아트와 하제닷컴은 출발점은 같지만 가고 있는 길은 조금 달라 흥미롭다.인포아트는 연극,무용,클래식 공연의 홍보와 마케팅 등 유통 쪽에 무게를두고 있다.하제닷컴은 이와 달리 작품제작과정에 인터넷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생산구조의 변화에 더 관심이 많다. 이같은 차이는 박사장과 양대표의 개인 이력에서 연유한다.독일에서 정보학을 전공한 박사장은 97년 세계연극제 때 공연티켓 예약시스템을 개발하는 등일찌감치 인터넷사업에 두각을 나타냈다. 즉 인터넷에 관심을 갖다보니 컨텐츠로 문화산업을 택하게 된 것.그러나 단순히 컨텐츠의 개념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박사장은 “독일유학때 문화충격이 컸었다”면서 “우리나라도 좀더 많은 사람들이 고급문화를 접할 기회가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이 밑바탕이 됐다”고 했다. 반면 양대표는 대학로에서 수년간 공연기획을 한 ‘현장출신’이다.오프라인활동에 한계를 느껴 온라인으로 영역을 넓힌 경우. 5년간 ‘하제마을’이란이름으로 온라인상에 탄탄한 연극공동체를 꾸려온 양대표는 이제 인터넷에서디지털 연극의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아이아트 프로젝트가 제작비를댄 연극 ‘저 별이 위험하다’(15∼5월14일·아룽구지소극장)가 그 첫 시험대이다. 큰 돈을 벌 심산으로 덤벼든 일은 아니지만 요즘들어 여기저기서 투자문의가잇따르고 있다. 인포아트는 얼마전 예술영화TV등 4개사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하제닷컴은 3차원 공연영상정보와 무선데이타통신망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인터넷 문화커뮤니티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앞으로더욱 많은 문화 벤처기업들이 생겨나 아직은 빈 공간이 많은 우리 문화시장을,공동으로 확대시켰으면 하는 게 이들이 가장 바라는 일이다. 이순녀기자 coral@. *알짜배기 공연정보 한번 '클릭'으로 줄줄이. 모처럼 ‘문화생활’을 하고 싶은데 막상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없다면?인터넷을 뒤져보자.클릭 한 번에 공연정보가 줄줄이 나오는가 하면 제값보다 싸게 보는 기회도 잡을 수 있다.알짜 공연정보사이트를 모아본다. ◆인포아트 음악 무용 연극 등 장르별로 제작한 홈페이지를 한데 묶어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한다.날짜별로 공연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연캘린더같은실속있는 메뉴가 많다.인포아트 추천작의 경우 20% 할인 혜택이 있다. ‘발레(ballet)’‘음악(music)’등 좋아하는 장르를 전자메일주소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점도 큰 매력.11개의 관련 도메인을 확보하고 있다. ◆하제닷컴 객석에서 보는 것만으로 성이 차지 않는 관객이라면 들러볼 만한사이트.네티즌의 투표를 거쳐 캐스팅이 이뤄지고,연습 과정이 매일매일 동영상으로 공개된다.회원으로 가입하면 각종 티켓을 20%가량 싸게 구입할 수있다.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 연극 영화 음악 등 각종 공연의 티켓을인터넷으로 구입하는 전문사이트.공연에 따라 10%가량 할인이 되기도 한다. ◆대학로 문화광장(www.daehakro.co.kr) 대학로 곳곳에서 벌어지는 각종 공연정보를 모아놓은 사이트.대학로에 있는 70여개의 소극장 및 문화공간은 물론,공연되는 각종 뮤지컬,연극,라이브콘서트,전시회 관련 소식들을 알려준다. ◆갈채(www.kin.co.kr/event/ticket.htm) 티켓 할인예매 전문 사이트.우수공연에 사전 제작비를 지원하는 한편 보다 많은 유료관객을 확보하기 위한시스템으로 최고 50%까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공연일정표에서 할인쿠폰을 인쇄하면 된다. ◆시티넷(www.citynet.co.kr) 공연정보난에 수록된 작품들의 할인쿠폰을 인쇄해가면 일정 금액을 할인해준다. 이순녀기자
  • 영국정부 인간배아복제 공식허용 검토 파장

    영국정부 산하 복제관련 의학위원회 건의에 따라 영국정부의 인간배아 복제 공식허용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순·역기능 양면에서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의사 및 유전공학자 등 위원회 멤버들은 배아복제의 의료적 혜택이 부작용을 능가할 만큼 혁명적이라고 주장하는 데 반해 교계 등 반대론자들은 이를복제인간 탄생의 전단계로 간주,윤리의 파탄을 경고하고 있다.이들은 영국정부의 조치가 각국 정부를 자극,실험실속 인간창조의 고삐를 풀게 될 사태를못내 우려하고 있다. 배아복제가 인류 질병치료에 신기원을 열어줄 기술이라는 위원회측 주장은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배아복제를 통해 간(幹)세포(분화되기 전의 최초세포)를 발달초기에 통제하면 장기·골수 등 인체기관을 자유자재로 배양·이식하게 돼 백혈병,파킨슨병,치매,신장·간·심장병 등 기존의 거의 모든 불치병을 치유할 길이 열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백혈병 환자의 겨우 자신의 피부세포를 채취,인간배아 방식으로골수세포를 배양하면 손쉽게 부작용없는 골수조직을 이식받아 생명의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위원회측 멤버는 “배아복제의 광대무변한 가능성을 탐사조차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병자 등의)인간성에 대한 위협”이라고까지 말한다.인간복제가 몰고올 윤리적 논란을 우려,위원회측은 다음달 발표할 보고서에서 배아복제를 ‘치료목적’에만 사용토록 강력한 규제조항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또 입법전 장기간의 공개토론회 등을 통해 배아복제가 인간복제가 아니라는 점을 홍보,국민적 컨센서스를 모아갈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배아 논란은 당분간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생명복제 기술이 윤리적 금단선을 넘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인간복제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 국제적 규정은 토의된 사례조차 드물다. 이런 가운데 유전공학 기술을 보유한 복제 선진국과 이에 근접조차 할 수 없는 후진국 사이 간극은 간극대로 커가고 있어 첨단시대의 또다른 ‘빈부 격차’를 낳고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국내 반응 “생명복제 허용지침 마련 시급”. 영국 정부가 의학 연구용으로 인간배아 복제를 허용할 것으로 전해지자 국내에서도 생명복제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3건의 생명공학육성법 개정법안이 계류 중이지만 과학계와종교·윤리학계의 입장이 워낙 첨예하게 엇갈려 여론수렴을 위한 공청회를거듭하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영국이 인간배아 복제를 의학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것을 계기로 기술개발에 관한 국제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한다.또 세계적 추세에서 벗어나 우리만 기술폐쇄쪽으로 간다면 결국과학기술의 종속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서정선(徐廷宣)서울대의대 교수는 “21세기 들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화해 나갈 과학의 세계를 지금의 보수적 시각으로 판단하려고 한다면 과거정치적 쇄국정책으로 나라의 발전이 크게 후퇴했던 역사를 되풀이하는 셈”이라며 “우리나라 생명공학 연구가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도 인간배아 복제 연구를 허용하는선에서 관련법안이 정비돼야 한다”고말했다. 반면 생명경시 풍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과학자들과 종교·윤리학자간 의견 대립의 핵심은 생명의 시작을 어디서부터 볼 것인지로 압축된다.과학자들은 학문적으로 생명의 시작은 수정(受精) 이후 14일로 보는 것이 정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때 원시선(原始線)이 생기고 인체의 근간이 되는 척추가 형성되며 신경판·간·췌장·심장·근육·혈액 등으로 분화 발달한다.따라서 원시선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의 배아는 무한히 분열하는 세포 차원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종교·윤리학계는 인간생명은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순간부터 시작된다는점을 강조하며 배아간세포를 이용한 난치병의 치료 효과는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떠한 형태의 복제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함혜리기자 lotus@. *배아란? 용어 그대로 수정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인간 배아를 복제,질병 치료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수정한지 14일이 안된 배아는 척추,내장 등 신체기관이 발생하지 않은채 무한 세포분열을 거듭한다.이에따라 과학자들은 수정 14일까지의 배아를 아직 생명체가 아닌 것으로 간주,이에 대한 의료적 사용이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아복제는 현단계에서 환자에게 가장 부작용없는 장기배양법으로 꼽힌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환자자신의 배아세포를 직접 복제하거나 체세포를 이식해배양하기 때문. 이론적으로 그 기법은 다음과 같다.배아세포를 복제한 뒤 인공적 통제를 통해 심장,신장,골수 등 필요한 간(幹)세포 부분을 집중배양한다.배양이 끝나면 이 부분만 적출,환자에게 이식한다.
  • 英, 인간배아 복제 곧 허용할 듯

    [런던 연합] 영국 정부는 인간 배아를 의학연구용으로 복제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영국의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3일 보도했다. 의료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 정부 위원회가 최근 배아복제가 의학연구를 위해 유용하다는 결론을 내림에 따라 정부가 배아복제를 전격 허용할 것으로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익명의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각료들이 연구 및 치료목적의 배아복제금지 조치를 해제할 것이 확실하다”면서 “앞으로 배아복제를 통해 신장과 간,심장질환 등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그러나 정부가 배아복제를 공식 허용하기에 앞서 공개토론회 등을통해 국민들에게 먼저 “조직세포 공학에 배아를 활용하는 것이 인간 자체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설득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영국 정부는 현재 이와 관련,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 리뷰/ 국립극단 50돌 기념극 ‘태’

    한 생명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일상의 뒤안에는 얼마나 무수한 뜻이 숨어 있는 것일까.오태석 작·연출의 ‘태’를 보고 있노라면 사람의 힘으로 도저히어찌할 수 없는 ‘핏줄’의 질기디질긴 생명력에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된다. 수백년전 역사의 한대목을 빌려 작품이 전하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은, 디지털이 세상을 지배하고 생명마저도 복제 가능하다고 믿는 요즘 시대에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때는 세조가 단종을 폐위하고 권좌에 오른 직후.세조는 단종의 복위를 충언하는 사육신에게 삼족을 멸하는 중형을 내린다.그 하나인 박팽년의 며느리는아들을 출산한 뒤 때마침 태어난 종의 아들과 자리를 바꾼다.종의 아들은 그자리에서 죽임을 당하고,박씨 가문의 아들은 이름없는 노비의 자식으로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한편 권력을 위해 피바람을 일으킨 세조는 밤낮으로 사육신의 망령에 시달린다. 역사를 배경으로 했지만 무대는 대단히 현대적이다.한가운데 놓인 병풍 하나와 잘린 대나무를 연상케 하는 네 귀퉁이의 한지 기둥이 세트의 전부이다.불필요한 치장을 생략함으로써 배우들이 무대 위를 마음껏 장악하도록 했다는느낌을 준다.국립극장 대극장의 앞쪽 객석 일부를 들어내고 이를 무대로 활용했는데,여기서 얻어지는 무대의 공간감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 작품의 독특한 구조를 효과적으로 객석에 전달하는 구실을 한다.무대에서 실제부르는 창(唱)과 신시사이저 음악의 공존도 낯설지 않게 들린다. 지난 74년 초연 이후 수차례 재공연한 이 작품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다른시각으로 해석돼 왔다.70∼80년대 공연이 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에,90년대의공연이 ‘용서와 화해’쪽에 무게중심을 두었다면,이번 공연은 작가가 원래의도한 ‘생명’그 자체에 대한 탐구가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양반의 대를 이어주느라 제 자식을 빼앗긴 어미의 실성한 모습이나,집안남자를 모두 잃은 아낙네들이 무덤 앞에서 절규하는 장면 등은 이같은 주제의식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국립극단 50주년 기념작으로 올린 이 공연은 9일까지 계속된다.(02)2274-1151∼8이순녀기자 coral@
  • 올해 회갑맞는 연출가 오태석씨

    지난 16일 오후 국립극장내의 국립극단 연습실.배우들의 움직임이 가장 잘보이는 곳에 자리한 극작가 겸 연출가 오태석(60)이 배우들의 몸짓,대사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연신 무언가를 적고 있다.간간히 엄지와 중지두손가락을 ‘탁탁’튕기며 극의 리듬을 잡아주기도 한다.무대위의 작은 움직임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는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매순간마다 무대구석구석을 세밀히 훑는다. 연습중인 작품은 그의 초기작인 ‘태(胎)’.올해 50주년인 국립극단이 역대공연작 185편가운데 평론가,연극인,관객들의 의견을 참고해 우수레퍼토리로선정한 작품으로,4월1∼9일 국립극장 대극장(02-2274-1172)공연을 앞두고 있다.74년 초연된 ‘태’는 우리 전통의 소리와 몸짓을 토대로 한 한국적 무대양식,세조의 왕위찬탈이라는 역사적 소재를 통해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이끌어낸 탁월한 주제의식 등으로 30여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국립극단이 지난 반세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태’를 선택한 것도 이 작품이 지닌 우리식 연극문법과생명의 원천에 대한 작가의 경외심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생명복제다 뭐다 해서 인명이 경시되는 요즘 보다 근원적인 생명의 실체와 의미를 보여주고자 합니다”이번 공연은 회갑을 맞은 오태석의 올해 첫 무대이기도 하다.37년이라는 녹록치않은 연극인생을 걸어오고도 여전히 소년같은 호기심과 청년의 열정을간직한 그로서는 그닥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이순(耳順)’에 접어든 그의 작품세계에 거는 연극계의 기대는 남다르다.“글쎄요,어영부영하다보니여기까지 왔네요.아직 철도 안들었는데…”쑥스러운 웃음으로 말꼬리를 흐리는 그의 입가에는 연극만을 외길삼아 살아온 천상 연극쟁이로서의 고집과 자부심이 묻어난다. 연세대 철학과 재학중이던 63년 연희극예술연구회에 막잡이로 들어가 처음연극과 인연을 맺은 그는 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웨딩드레스’가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극작가와 연출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83년 창단한 극단목화는 서양 연극의 문법에서 벗어나 3·4조 또는 4·4조의 구어체에다 마당극 등 전통적인 놀이의 형식을 빌려 질박한 우리 정서를 표출하는 ‘오태석식 연극’의 산실역할을 해왔다.‘심청이는 왜 두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백마강 달밤에’등을 비롯한 그의 모든 작품에서 보여지는 비약과 생략,초논리적 유희 등은 오태석 연극을 특징짓는 주된 기호들이다. 우리 고유의 정서와 역사 재해석에 초점을 맞춘 그의 작품들이 요즘 젊은 세대 입맛에 맞을까 싶은데 지난해 5월 대학로에 전용극장(아룽구지소극장)을세우면서 기획한 ‘오태석연극제Ⅱ’의 결과는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지난 2월까지 장장 10개월간 계속된 연극제기간에는 대학생 등 젊은 층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대학로를 떠났다가 5년만에 되돌아와 내심 초조했던 오태석은 “가능성을 충분히 발견했다”고 만족해했다. ‘극이 해학을 놓쳐서는 안된다’‘목에 힘주지않고 관객들을 풀어주는게 내 연극’이라는 오태석의 말속에는 동시대의 젊은이들과 호흡하려는 노장 연출가의 치밀한 자기단련이 숨어있다.오태석은 올 11월 런던무대에 진출한다.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는 여러차례공연했지만 영국은 처음이다.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춘풍의 처’와 ‘부자유친’을 공연할 예정이다.지난해 한국유학생이 ‘태’를 런던 소극장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은 덕에 현지 언론이벌써부터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국내에서는 4월29일부터 고향인 충남·대전지역에서 ‘오태석연극제’가 기획돼있어 그에겐 어느해보다 바쁜 한해가 될 것같다. 이순녀기자 coral@
  • [대한매일을 읽고] 대학가 책 불법복사 저작활동에 악영향

    대학가에 서적의 불법 복사·복제가 판치고 있다(대한매일 13일자 26면)고한다.새 학기만 되면 대학가에 어김없이 번지는 일이지만 올해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지난해에도 교육부가 ‘대학 구내에서 불법 복사를 하지 말라’는 내용의지침서를 보낼 정도로 대학 내 불법 복사도 심각했다. 그리고 지난해 통계 기준으로 대학생 전체의 77.5%가 불법 복사본 교재를사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600여 출판사가 연간 300억원대의 손실을 보고있는 것으로 추산됐다.아마 올해는 이보다 더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한다. 전문도서가 불법 복사되면 출판사의 손실은 물론이거니와 저작자들이 저작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저작활동에 악영향을 미치는 대학가의 불법 도서 복사행위는 이번 기회에반드시 없어졌으면 한다. 정경내[부산시 동래구 낙민동]
  • 훔친車 판뒤 또 훔쳐 팔아 2억챙긴 일당10명 적발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6일 훔친 승용차를 팔아 거액을 챙긴 김성식씨(31·서울 강동구 암사동) 등 5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박우현씨(28) 등 5명을 수배했다. 김씨 등은 지난 7일 박씨 명의로 매그너스 승용차를 구입,정모씨(50·서울광진구 구의동)에게 1,200만원에 판 뒤 정씨의 집에 주차된 승용차를 복제한 열쇠로 훔쳐 경기도 광명시 A자동차 매매회사에 1,200만원을 받고 다시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승용차 7대와 렌터카 18대를 훔친 뒤 차량등록증 등관계 서류를 위조,중고차 매매상이나 일반인에게 팔아넘기는 수법으로 32차례에 걸쳐 2억9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훔친 승용차를 다시 훔쳐 되파는 등 똑같은 차를 2∼3차례에 걸쳐팔아넘기는가 하면 위조된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차를 담보로 돈을 대출받은뒤 담보설정이 되기 전에 중고차 매매상에게 팔아넘기기도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외언내언] 게놈 프로젝트

    국내에서 2년전 ‘몸’이란 이색적인 주제로 춤의 축제가 열렸다.실제 춤을보고 있으면 사람의 몸이 얼마나 아름답고 오묘한가를 알게 된다. 유럽에서는 몸 연구가 요즘 활기를 띠고 있다.이성(理性) 위주의 사고방식이 결국 전쟁과 착취 등 야만성을 초래했다는 자각에서다.이런 배경에서 ‘몸 철학’도 등장했다.예술,철학에 더해 인체의 신비를 접하게 되면 어느 노랫말처럼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는 탄성이 나올 만하다. 사람의 몸은 한마디로 정교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다.약 3억마리의 정자가 1개의 난자와 결합돼 인간의 생명체가 탄생한다.그 정자는 각각 ‘화학무기를장착하고 인공지능을 갖춘,가공할 만한 0.006㎜ 초현대식 미사일’로 표현된다. 사람의 눈은 1억3,000만개의 빛을 감지하는 간상(桿狀)세포로 이루어져 있다.1와트의 100조분의 1의 약한 빛까지 알아챌 수 있다.귀에는 7,500개 부분으로 구성된 3.8㎝ 정도의 코르티기관이 있어 고막의 진동을 전기에너지로바꾸고 소리의 강도와 음색을 뇌에 전달해준다. 여지껏 인체를 작동시키는 기초물질의 구조는 베일에 가려 있다.게놈(Genome:유전체)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인간의 유전정보를 뜻한다.모두 30억개의 글자로 쓰인 텍스트에 해당하는 게놈을 읽어내려는 게놈프로젝트가 90년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 시작된 후 최근 연구가 급진전되고 있다.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지난 14일 인간게놈이 앞으로2∼3개월 내 해독될 것이라고 밝히고 연구 결과를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공개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게놈을 알아내면 고장난 유전자의 작동을 막아 당뇨병,알츠하이머병과 유방암 등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손을 쓸 수 있다. 따라서 게놈 연구는 의약품 개발에 이용하거나 그 자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팔 수도 있다.장사가 될 것같자 기업들이 게놈 연구에 뛰어들었지만 미·영 정부는 연구의 1차자료를 공개하자고 일단 상업적인 이용에 제동을건 것이다. 그래도 기초적인 게놈정보를 바탕으로 의약품 개발과 시장선점 경쟁은 치열할 것이다. 문제는 알아낸 인간유전자정보가 인간복제로 이어지고 상업적인 매매수단이될 경우 빚어질 부작용이다. ‘꽃보다 못한 인간’들의 추한 황금욕만 드러날 경우 ‘신의 재앙’도 우려된다.물론 게놈연구에서 미국의 1,000분의 1수준으로 낙후된 우리나라로서는 ‘강건너 불구경’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높지만…. 李商一논설위원bruce@
  • 돼지복제 성공 의미

    14일 발표된 영국 PPL 쎄라퓨틱스사의 돼지복제 성공 소식은 동물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이종(異種)이식’의 보편화를 위한 돌파구를 연 것으로평가된다. 95년 최초의 복제포유류인 양 ‘돌리’의 탄생이래 인류는 그간 소,쥐,원숭이 복제에 성공해 왔지만 돼지는 장기의 크기와 특성이 인간의 것과 특히 유사해 장기이식분야에 일대 진전이 기대되고 있다. 복제돼지의 장기가 인간에게 이식되기까지는 기술적 난관이 남아있다.돼지장기가 이식됐을때의 인체 거부반응을 어떻게 차단하는가 하는 점이 그것.그간 이종장기수술은 인체의 격렬한 거부반응으로 대부분 실패했다.몇년전에는유인원의 일종인 비비 심장의 인체이식이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완성단계에 접어든 ‘녹-아웃’ 돼지 생산기술을 해결책으로 내놓았다.‘녹­아웃’ 돼지란 체세포속에 특수 유전자를 설계해놓은 돼지로 이 유전자가 장기 이식시 인체 면역체계의 거부반응을 차단(녹­아웃)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즉 이 유전자가 인체의 거부반응을 촉발하는 돼지 혈관속의 특수 당(糖)분자를 무력화,장기를 인체에 적응시키는 기능을 한다.이 기술이 한단계 더 고도화되면 인류는 복제장기를 이식할필요도 없이 변형된 유전자 투여만으로도 질병을 치유하는 획기적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당뇨병 환자들에게 인슐린 생성 유전자를 투여,영구적 치유를가능케 하는 것 등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과학자들은 ‘녹-아웃’ 유전자 기술에서 사실상 복제가 가장 큰 문제로 남아있는 단계였기에 이번 성공으로 최대 걸림돌이 제거됐다고 기뻐하고 있다. 이같은 기술이 빠르면 18개월 이내 말기 환자들에 대한 임상실험을 거쳐 상용화되면 현재 미국 6만8,000만명,유럽 5만명 등 전세계 만성적 장기부족이획기적으로 개선될 것 같다. 손정숙기자 jssohn@
  • 복제돼지 탄생

    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의 로슬린 연구소의 제휴회사인 PPL세러퓨틱스사가세계 최초로 다섯마리의 복제 암컷 돼지를 만들어냈다고 BBC방송이 이회사의 발표를 인용,14일 보도했다. PPL세러퓨틱 대변인은 “복제돼지 탄생으로 기관과 세포 등이 성공적으로인체에 이식될 수 있는 개량돼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문을 활짝 열었다”고설명했다. 회사는 동물기관의 인체 이식을 위한 의학적인 시도는 앞으로 4년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다섯마리의 복제돼지는 지난 5일 태어났으며 돌리 복제때와 유사한 방법인 핵이식을 통한 체세포 복제방식으로 탄생됐다고 전했다. 한편 PPL사의 미국 연구소에서 태어난 5마리 복제돼지의 이름은 각각 밀레니엄에서딴 ‘밀리’,지난 67년 인간의 심장이식 수술을 처음으로 실시한 크리스찬버나드에서 따온 ‘크리스타’,이식수술을 개척한 노벨상 수상자 알렉시스캐럴에서 비롯된 ‘알렉시스’와 ‘캐럴’,인터넷 사용 증가를 반영한 ‘닷컴’ 등으로 명명됐다. 런던 연합
  • [외언내언] 인터넷종말

    남미문학의 환상적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는 모든 것을 상상의 산물로 보았다.그의 소설 ‘틀뢴,우크바르,오르비스 떼르띠우스’에는 ‘틀뢴’이라는 상상세계와 ‘흐뢴’이라는 사물이등장한다.즉 사물이 먼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하면 그에 따라 실제로 존재하게 되는 사물이 ‘흐뢴’이다. 보르헤스의 이 상상세계는 문명세계의 속성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보여준다.일찍이 사람들이 라디오를 상상했기에 라디오가 존재하게 됐고 자동차를 상상했기 때문에 자동차가 존재하게 되었다.상상력이 전래동화의 요술방망이역할을 하는 것이다.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옛날 사람들이 상상했던것이 실현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공상과학소설은 그러므로 미래세계에 대한 설계도인 셈이다.따라서 ‘틀뢴’이라는 상상세계는 그것의 백과사전을만듦으로써 점차 현실화된다는 것이 ‘틀뢴,우크바르…’의 결말이다.최근그 존재가 밝혀진 전세계적인 통신도청망 ‘에셜론’은 영국작가 조지 오웰이 지난 1949년 발표한미래소설 ‘1984년’속의 ‘흐뢴’이 현실화 된 셈이다.오웰이 이 소설에서 만들어낸 또하나의 ‘흐뢴’인 ‘대형(Big Brother)’은 한동안 전체주의 국가권력으로 이해됐지만 정보화기술 사회의 컴퓨터로요즘은 대체되고 있다. 인터넷 신기술 시대의 개막을 주도한 미국의 대표적 소프트웨어 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팀스의 공동창업자 빌 조이가 인터넷기술을 포함한 신기술이 30년후 인류종말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음을 경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인터넷잡지 ‘와이어드’에 기고한 글에서 그는 2030년이면 컴퓨터 성능이 현재보다 100만배 이상 강해져 로봇이 인간지능을 뛰어넘어 스스로 복제능력까지갖추게 될 것으로 보았다.또 원자 단위까지 쪼갤 수 있는 나노 기술이 초정밀 스마트 무기를 싼 비용으로 양산하고 유전자 기술발전이 새생명을 무책임하게 생성해 내면 원자폭탄보다 인간에게 더 무서운 위협이 되리라고 밝혔다.실제로 지난 71년부터 90년대 말까지 컴퓨터 용량은 100만배로 늘어났고 반도체 용량은 현재 18개월마다 2배씩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컴퓨터가인간두뇌를 능가할 날은 멀지 않다. 로봇이 인간지능을 뛰어넘어 자기복제 능력을 갖고 인간을 종속화시키는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는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를 비롯해 셀 수 없이 많다.빌 조이가 생각했듯이 “소프트웨어를개선할수록 세계는 더 발전할 것”이라고 믿어 왔지만 기괴하고 음울한 공상과학 소설·영화가 보여주는 가상세계 ‘틀뢴’이 현실화할 것을 생각하면끔찍하다.인류 종말을 막기 위해 핵실험을 금지하고 있듯이 더이상의 신기술발달을 막기위한 국제적 노력이 언젠가 시작돼야 할지도 모른다.그러나 그작업은 핵실험 금지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다. 임영숙 논설위원
  • 대학가 불법복제 판친다

    대학가에 서적의 불법 복사·복제가 판치고 있다.국내 서적보다는 값이 비싼 외국서적이 주 대상이다. 불법 복사나 복사분으로 책을 만드는 복제는 대학가 주변 복사가게나 대학도서관 등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교수가 학생들에게 불법 복제본을 구입토록 권유하기도 한다. 서울시내 대학가 복사가게들은 신학기면 으레 불법으로 복제한 교재를 수백권씩 만들어 팔고 있다.5만∼10만원대인 외국원서의 경우 거의 모든 학생들이 불법 복제본을 구입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대 앞 ‘녹두거리’에 있는 M복사가게 한 켠에는 불법 복제교재가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한 학생이 책 복사를 문의하자 가게 주인은 “국내·외 서적 구분없이 가능하다”며 “여러 권이면 10%까지 깎아 주겠다”고 유혹했다. 서울대 도서관 관계자는 “학생들이 책을 빌려가 몇 갈래로 찢어 복사한 뒤반납하는 일이 잦아 도서 대여관리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K대 앞 M복사가게도 복제를 잘 해주기로 소문나 있다.이 대학 영문과김모씨(25)는 “원서는 값이 3만원이넘지만 복제 교제는 1만원이면 산다”면서 “복사가게들은 매학기 강의교재를 정확히 파악해 개강도 하기 전에 복제해 판다”고 말했다. 서울 K대 중앙도서관 복사실 한 켠에는 불법 복사해 제본한 외국 서적들이과목별로 쌓여 있었다.벽에 나붙은 ‘불법복사·복제를 추방합시다’라는 안내문이 무색할 정도였다. 서울 Y대 앞에서 복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54)는 “학생들이 복제본을 원하기 때문에 개강 전 미리 대부분의 교재를 복제한다”면서 “학기초에는 1∼2권의 소량 주문은 받지 못할 정도로 바쁘다”고 말했다. 심지어 불법 복제본 때문에 외국에서 망신을 당하는 일도 있다.K대 경제학과 권모씨(여)는 “미국에서 유학하는 선배로부터 수업시간에 불법 복제본을꺼내 수업을 받다 교수에게 들켜 망신을 당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나춘호(羅春浩·59)회장은 13일 “문화 선진국이 되려면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잘못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컴퓨터 소프트웨어 뿐아니라 출판물 불법 복제에 대한 처벌도강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천 이창구기자 patrick@
  • 기초과학·인문학 연구비 대폭 증액

    기초과학과 인문학 연구비가 대폭 늘어난다.수학과 경제학 등 교양 필수과목의 멀티미디어 강의 교재도 개발된다. 교육부는 10일 올해 학술연구지원비를 지난해 보다 200억원 많은 1,200억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증액분은 기초 과학에 150억원,인문학에 30억원이 투입된다.또 고려복제사등 ‘보호학문’에 5억원이 늘어난 10억원,초·중·고 교육정책 및 우수교원양성연구에 10억원,예술이론과 예술교육연구에 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지난 5년 동안 과학논문인용색인(SCI)이나 전국 학술지에 5건 이상 논문을 제출한 교수를 대상으로 40건의 선도연구과제를 선정,5,000만원씩 주기로 했다. 나머지 1,000억원은 예년과 같이 인문·자연계열에 500억원씩 지원된다. 또 인터넷 시대에 맞춰 20억원을 투자해 대학이 공통적으로 사이버 수업을할 수 있도록 수학·과학 등 시장성이 높은 필수교양과목을 대상으로 강의·실험교재를 개발할 예정이다.멀티미디어 교재는 상·중·하 3등급으로 나눠학생들의 수준에 맞추기로 했다.영어로 발간되는 13개 학술지에도 4억8,500만원이 새로 투입된다. 연구 결과에 대한 사후평가도 강화해 모든 논문을 전국 학술지에 게재하도록 하는 한편 C·D등급의 부실한 연구논문을 제출하는 교수는 명단을 공개하고 3∼5년간 연구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논문은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된 자료로 제출해야 한다.이를 어기는 교수도 인터넷에 명단이 자동 공개된다. 이밖에 대학별 연구비 관리실태 및 연구업적 등을 종합평가,A·B·C·D등급을 매긴 뒤 A등급을 받은 대학에만 연구력 향상 지원금을 주기로 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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