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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뒤 해외거래 정지로 피해 줄여야

    2년전 미국의 유명 P의류업체의 고객 정보를 관리하는 소프트업체가 해킹을 당했다. 이 업체에서 신용카드를 쓴 수십만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돼 미국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당장 카드 위·변조가 가능한 신상 정보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비자카드와 마스타카드는 전세계 회원국에 이 사실을 알렸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후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드러나지 않아 개인 정보유출은 ‘일과성 사건’으로 지나가는 듯했다.●정보유출 피해사례 현실화 그러나 당시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내 카드사들과 은행들은 통보받은 고객들의 카드정보를 조기경보시스템에 입력해 관리해 왔다. 그러던 중 최근들어 위·변조 사례가 잇따르자 해당 고객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카드사용을 중지시키고 신규카드를 발급하고 있다.하나은행은 지난 22일부터 400여명에게 통보했다. 국민은행도 570명을 상대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알렸다. 특히 하나은행 등은 위·변조 사례가 미국 내 P매장에 들렀던 고객들 중심으로 일어난 것으로 확인되자 P매장에서 신용카드를 쓴 모든 고객들을 대상으로 신규발급 안내작업에 나섰다.BC카드는 지난 4월 이 사건에 연루돼 위·변조된 고객의 카드만 중지시켰다. 다른 카드사들도 “아직 위·변조가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BC카드 관계자는 “정보가 유출된 이후 매년 해당 매장에 들렀던 고객들의 정보를 조기경보시스템에 포함시켜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 업계에 따르면 해킹 등으로 유출된 정보가 실제 위·변조로 현실화되기까지는 1∼2년이 걸린다. 먼저 해커들이 해당 정보를 신용카드 국제사기단이나 위조범에 넘기고 이들은 이 정보를 통해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지를 확인한다. 이후 위·변조 카드를 만드는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피해는 서서히 나타난다.●미국, 정보 유출의 사각지대인가 P매장의 정보유출 사건 이외에도 미국에서는 지난해 6월 4000만장의 신용카드 정보가 유출됐다. 이 가운데 국내 회원들이 소지한 비자카드 5819장과 마스타카드 8000여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2004년 6월에도 범죄조직이 카드결제정산 대행업체의 서버를 해킹,4000만건의 정보가 유출됐다. 당시 국내 정보도 1만여건 새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03년에는 미국의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거래내역 등이 유출되는 대형사고가 있었다. 당시 국내 고객 5000∼6000명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상정보가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으로 물건을 살 수 있어 결코 안심할 만한 사항은 아니다. 최근에는 중국과 동남아에서도 신용카드 정보유출 사건이 터지고 있다. 따라서 국내 카드 고객들의 정보가 위·변조되는 사례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신용카드 정보를 도용한 범죄는 ‘풍선효과’처럼 한 지역에서 조사가 강화되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다.”고 지적했다.말레이시아에서 정보 유출에 대한 대책이 강화되자 태국에서 카드복제가 25%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연간 카드복제 피해가 1억달러에 이르는 프랑스가 대책을 강구하자 영국의 피해가 늘었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피해 막을 방법은 없나 국제 사기단이 결제 과정의 프로그램을 해킹해 정보를 빼내면 사실상 소비자가 막을 방법은 없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기존의 카드 사용을 중지하고 새로운 카드를 발급받는 게 가장 안전하다. 문제는 정보가 유출됐는지 여부를 알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따라서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뒤에는 해당 카드사에 전화를 걸어 해외거래 정지를 요청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다. 평소에 휴대전화 문자서비스(SMS)를 이용해 카드사용 내용을 안내받고 카드전표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습관도 필요하다. 물론 카드번호나 비밀번호는 절대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카드깡’의 경우 정보가 유출될 소지가 높기 때문에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편이 낫다. 여신전문업법상 카드를 양도나 담보 목적으로 사용한 결과에 따른 피해는 카드사가 책임지지 않는다.카드사들은 오는 2008년까지 마그네틱 대신 IC칩을 내장한 새로운 카드를 계획하고 있다. 위·변조에 따른 피해액은 카드사가 배상하기 때문이다.전경하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바디 에일리언(MBC무비스 오후 11시)‘터티 해리’ 시리즈로 유명한 돈 시겔 감독이 만든 공포 영화의 고전 ‘신체강탈자의 침입’(1956)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매카시 선풍 등 시대상을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잭 핀니의 SF소설을 원작으로 한 ‘신체강탈자의 침입’은 1978년 필립 카우프만 감독이 도널드 서덜랜드를 주연으로 내세워 리메이크한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외계 생물체에 복제된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괴성을 지르는 장면이 두고두고 회자됐다.‘바디 에일리언’은 잔인한 폭력 컬트 미학의 대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아벨 페라라 감독이 대중성과 현대 감각을 가미해 다시 만든 작품이다. 1994년 나온 ‘에일리언 마스터’도 외계 생물이 인간의 신체에 침입해 조종한다는 비슷한 내용이지만 로버트 하인리히 소설이 원작으로 그 뿌리가 다르다. 올 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는 니콜 키드먼 주연의 ‘더 비지팅’도 ‘신체강탈자의 침입’의 리메이크작으로 알려져 있다. 소녀 마티(가브리엘 앤워)는 화학자인 아버지 스티브(테리 킨네이)를 따라 군부대에 머물게 된다. 마티는 장군의 딸 진(크리스틴 엘리즈)과 친해지고, 헬기 조종사 팀(빌리 워스)과 사귀게 된다. 마티는 새 엄마 캐롤(멕 틸리) 때문에 아버지와 다투게 되는데 새 엄마는 외계 생물의 습격을 받아 복제 당하게 된다. 부대 내 사람들은 점점 복제 외계인이 되어가고, 마티와 동생 앤디(레일리 머피), 아버지 스티브도 외계 생물의 공격을 받는다. 가까스로 위험에서 벗어난 세 사람은 지하 창고로 숨어드는데….1993년작.87분. ●도쿄타워(캐치온 오후 10시)‘냉정과 열정 사이’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나오키상 수상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영화로 옮겼다. 연상의 유부녀를 사귀는 두 젊은이의 대담한 애정 행각을 소재로 하고 있다. 스물 한 살의 평범한 미대생 도루(오카다 준이치)는 셀렉트숍 오너이자 유명 CF기획자의 아내인 마흔한 살 시후미(구로키 히토미)와 남들 몰래 사랑을 나누는 사이다. 도루는 시후미에 목을 매고 있지만 도루의 친구 고지(마쓰모토 준)는 재미로 연상 유부녀와 사귀는 성격이다. 하지만 고지와 만나는 서른다섯 살 유부녀 기미코(데라지마 시노부)는 고지에게 점점 집착하게 된다. 도루와 시후미는 밀월여행을 떠나지만 예기치 못한 이별이 다가오는데….2004년작.124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조춘자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견지동 동산방갤러리. 도회적 감각의 사실풍 인물화를 지속적으로 발표해온 조춘자 개인전. 원숙한 필치와 구성으로 이지적이고 탈속한 여인상을 담은 신작들을 보여준다.(02)733-5877. ■ 폴란드 독수리-폴란드 신세대 판화전 18일부터 6월9일까지 서울 순화동 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갤러리. 막달레나 비엘레츠카, 마우고자타 야브원스카 등 폴란드의 유명 신예작가 51명이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한 판화작품 90여점을 전시한다.(02)3789-5600. ■ 부남미술관 개관 및 소장품 전시회 20일까지 서울 경운동 부남미술관.‘산의 화가’로 불리는 박고석 화백의 판화들과, 노천 조갑녀 선생의 서화와 도예작품, 무형문화재 106호 각자장 보유자인 오옥진 선생의 서각작품 등을 볼 수 있다.(02)720-0369. ●어린이■ 이중섭 그림속 이야기 6월18일까지 화∼일 오후2시·4시, 수 오전11시·오후2시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화가 이중섭의 그림이 무대에서 인형으로, 영상으로, 움직임으로 되살아난다.(02)382-5477. ■ 엄마는 안 가르쳐줘 27일까지 화∼금 오후2시·4시30분, 토·일 오후1시·3시30분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아이들의 눈높이로 알기 쉽게 배우는 성교육 뮤지컬.2만원.(02)744-7304.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 김수빈 리사이틀 27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 올리비에 메시앙의 실내악곡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곡’등 연주. ■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공연 27일∼6월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6월3일)·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월요일 공연없음). ●연극■ 형제 자매들 거장 연출가 레프 도진이 이끄는 러시아 말리극장의 내한공연. 스탈린 정권 아래 집단농장에서 살아가는 러시아 농민들의 삶을 그린 리얼리즘극이다. 저녁시간 1시간30분을 포함해 총 7시간30분(오후2시30분∼10시)의 국내 최장기 공연 기록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5만∼9만원.(02)2005-0114. ■ 달의 소리 21일까지 목 오후7시30분, 금·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4시 서강대 메리홀. 가야금의 전신인 ‘고’를 연주하는 악사들의 고뇌와 사랑을 그린 서사극. 김명화 작·박정희 연출, 박웅 이연규 등 출연.2만원.(02)744-0300. ■ 넘버 18∼6월4일 화∼금 오후8시, 토·일 오후3시·6시 설치극장 정미소. 자신이 복제인간임을 알게 된 아들과 아버지의 갈등을 통해 인간복제의 비극을 경고한다. 카릴 처칠 작·이성열 연출, 이호재 권해효 출연.3만∼5만원(02)765-5475. ●뮤지컬 ■ 김용배입니다 20·21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1978년 ‘사물놀이’의 탄생을 이끌었으나 스무해전 서른 넷의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상쇠 김용배의 일대기.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한 예술가의 초상을 서울예술단이 음악과 춤, 드라마가 어우러진 복합장르로 그려낸다. 한태숙 연출, 고석진 최병규 등 출연. 토 6시, 일 3시·6시 2만∼5만원.(02)523-0986. ■ 미스터 마우스 무기한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라이브극장. 천재가 된 바보는 행복할까. 현대과학의 힘으로 하루아침에 천재가 된 인후의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묻는다. 이현규 연출, 서범석 박정환 등 출연.2만5000∼3만원.(02)747-2070. ■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 7월17일까지 화∼금 8시, 토·일 3시·6시 청담동 유시어터.2001년 첫 공연 이후 유료 관객 40만명을 모은 흥행작. 백설공주를 짝사랑하는 반달이의 순수한 마음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박승걸 작·연출, 최인경 구윤정 등 출연.2만5000∼3만원.(02)515-0589.
  • [진화하는 韓流 꿈틀대는 日流] 저변 넓혀가는 일본문화

    [진화하는 韓流 꿈틀대는 日流] 저변 넓혀가는 일본문화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문화가 일본에 급속히 유입되는 동안에 일본문화도 한국에 조용히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일본 대중문화가 1차로 개방된 1998년 이후 문학과 영화, 대중음악 등을 중심으로 저변을 넓혀온 일본문화는 최근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수면 위로 떠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문학·애니메이션 등 최고 문학을 비롯한 출판분야는 문화부문에서 한·일 역조가 가장 심각하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출간된 일본 소설은 391권으로,2004년 252권,2003년 208권에 비해 급증했다. 지난 10년간 연간 집계한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1996년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시작으로 지난해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등 매년 2∼4권의 일본 서적이 20위권에 들었다. 올들어서도 매월 소설 베스트셀러에 3∼5권씩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 소설 바람을 타고 ‘플라이, 대디, 플라이’(가네시로 가즈키)‘어깨 너머의 연인’(유이카와 게이) 등이 영화로 제작, 개봉될 예정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극장과 방송, 단행본으로 나뉘어 한국 만화시장을 휩쓸고 있다. 케이블·위성 애니메이션채널에서 일본 작품은 50∼60% 정도를 차지하며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80년대 후반부터 불법복제물로 유입된 단행본은 지난해 점유율이 70%에 육박했으며, 해외 번역물 중에서는 98.7%로 절대적이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올들어 전면 개방돼 본격적인 수입이 이뤄질 전망이다.2004년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전국 300만명을 넘어서며 일본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폭풍우 치는 밤에’‘개구리중사 케로로’ 등에 이어 ‘원피스’‘게도전기’ 등이 잇따라 개봉한다. ●일본문화, 조용히 확산된다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J-POP), 격투기 등도 젊은 층을 공략하는 장르다. 지난해 10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이어 올들어 관객 9만명을 돌파한 ‘메종 드 히미코’와 ‘박치기’‘스윙걸스’‘나나’ 등이 잇따라 개봉하며 호평을 받자 감독·배우들이 방한, 눈길을 끌었다.98년 이후 ‘러브레터’ 등이 화제를 모았지만 최근처럼 일본 영화에 관심이 쏠린 적은 없었다는 분석이다. 일본 드라마는 지상파까지 개방되지 않아 케이블·위성채널에서 방송되고 있지만 다양한 작품들이 들어와 잔잔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118편이 방송됐으며,‘고쿠센’‘소년탐정 김전일’‘춤추는 대수사선’‘러브 제너레이션’‘서유기’ 등이 마니아층을 형성했지만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은 편. 일본전문 채널J 관계자는 “최근 방송된 일본 대하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등이 고학력층에 어필하고 있다.”면서 “잠재된 마니아층이 많기 때문에 작품 수준에 따라 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80년대부터 불법 복제음반으로 들어온 J-POP은 2004년 전면 개방 이후 마니아층 위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나카시마 미카의 ‘러브’, 희데의 ‘666’,‘하울의 움직이는 성’OST 등이 2만∼3만장 정도 팔리며 팝음반 판매 10위권을 넘봤다.2000년부터 아무로 나미에, 각트 등 스타들이 한국에서 개최한 공연이 흥행하면서 J-POP 가수들의 내한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JVC 송은아 과장은 “대형 음반사는 한달에 10개 이상의 일본 타이틀을, 작은 음반사는 인디 아티스트를 위주로 1∼2개 타이틀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나카시마 미카 등 한국 입맛에 맞는 발라드는 팬층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사주팔자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일본에 공급하는 드림젠 박종욱 사장은 “일본 파트너들이 역(逆)한류를 이용, 다양한 콘텐츠를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일본문화를 즐겨온 마니아층이 있기 때문에 일본문화는 계속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홍지민기자 chaplin7@seoul.co.kr ■ “반일감정 때문 日문화 성공못할것” 67% 서울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일본 속 한국문화와 한국 속 일본문화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일본 문화가 한국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 같은 이유로 반일 감정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한류가 일본에서 약화될 것 같은 까닭은 한류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한류가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고(88.4%), 한국에 대한 일본사람의 호감을 늘렸다(86.5%)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향후 일본에서의 한류 열풍 전망을 묻는 항목에서 ‘얼마간 지속되겠지만 약화될 것’(55.2%),‘10년 이상 지속’(35.2%),‘조만간 약화’(6.0%) 순으로 나타나 부정적인 전망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류 약화 이유로는 ‘한류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아서’(32.0%) ‘반한 감정’(24.9%) 등이 꼽혔다. 한국에서의 일본 문화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류 정도의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67.7%)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 같은 이유로는 ‘반일 감정’(67.1%)이 가장 높았고,‘정치 외교상 한계’(13.3%)‘일본 문화 수준이 높지 않아’(10.3%) 순으로 나타나 한류 약화 이유를 묻는 항목과는 대비되는 결과가 나왔다. 일본 문화를 접하는 이유로 ‘별다른 이유는 없다.’(38.9%),‘참신하고 기발해서’(18.9%) 순이었다.‘일본을 이해하기 위해서’(7.8%)는 상대적으로 낮았다.‘참신하고 기발해서’는 29세 이하에서 33.4%로 집계되는 등 일본 문화의 신선함은 젊은 연령층에 매력요인이었다. 일본 문화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가 45.7%,‘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가 50.2%로 집계됐다. 특히 능동적인 향유층인 29세 이하에서는 긍정 응답이 53.0%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1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95% 신뢰 수준에 표집오차는 ±3.1%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알찬 日영화 수입해놓고 정치적 상황 신경 곤두서” “‘일본 문화’는 ‘일본’이 아닌 ‘문화’입니다.” 조성규(37) 스폰지 대표는 일본 문화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진정한 문화 교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폰지는 작은 규모라도 탄탄한 내용을 갖춘 유럽·일본 영화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중견 영화사. 특히 일본 영화 소개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가장 선두에 있다.130편가량 되는 라이브러리에서 일본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편 정도. 올해만해도 이미 개봉한 작품을 포함해 15편 이상의 일본 영화를 극장에 걸게 된다. 일본 영화가 잇따라 개봉되고 감독·배우들이 한국을 찾으면서 60∼70년대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에 빗대 ‘일본의 침공(Japan Invasion)’이라는 표현도 나왔지만, 그는 호들갑이라고 봤다. 국내 영화처럼 200∼300개 이상 극장에 거는 와이드릴리스 방식을 써 일본 영화 성공을 가늠하는 리트머스지로 꼽혔던 ‘나나’와 ‘스윙걸즈’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는 것. 한국에는 ‘일본 영화 마니아 1만명’이라는 좁은 시장만 있기 때문에 10개 미만 스크린에서 개봉하는 게 적당하다고 본다. 더구나 일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은 강한 걸림돌이다. 일본 영화를 수입하면, 경쟁작보다는 일본 정치인의 망언에 더 신경이 쓰이는 판국이다. 그러니 ‘붐’이란 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조 대표는 영화든 음악이든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지만 알찬 일본 영화는 많은데 정치적 상황 때문에 묘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게 한두번이 아니어서다. 거꾸로 일상의 잔잔함을 비추는 일본 영화들을 보면, 일본 망언의 배경을 알 수 있다고 충고했다. 특히 독도,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만 나오면 일본하고는 모든 걸 다 끊자고 열내던 국내 젊은이들이, 정작 만화나 게임은 일본 것을 즐기는 이중적 태도에 비하면 이들 영화를 보는 게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또 ‘한류’라는 이름 아래 한국이 일본을 문화적으로 압도하고 있다는 생각도 좋은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방적인 것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도호·도에이·쇼치쿠 같은 일본 3대 영화사가 한국 영화를 수입하지 않는 배경에는 ‘한국이 사지 않는 마당에 우리가 살 필요 있느냐.’라는 자존심이 깔려 있다는 설명. 그는 문화 교류는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를 통해 서로 배울 점은 배우고 고칠 점은 고치는 것이 진정한 문화 교류라고 덧붙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걔네들’은 신인류인가

    ‘걔네들’은 신인류인가

    “그거라고 말하네, 그것들이라고.”(아들) “내가?”(아버지) “걔네를 그거라고 부르잖아. 내 생각엔 걔네들도 사람이야.”(아버지) 아들은 아버지가 무의식 중에 내뱉은 말에 화를 낸다. 아들은 이제 막 자신과 똑같은 유전자를 지닌 복제인간들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게다가 자신도 진짜가 아닌 복제본이라는 사실을 알고 극심한 정체성 혼란을 느낀다. ‘복제된 인간은 인간일까, 복제품일까.’ 인간 복제를 둘러싼 숱한 논란은 결국 이 문제로 귀결된다.18일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막 올리는 연극 ‘넘버’의 문제의식도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복제인간을 단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가상의 미래를 경고한 영화‘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넘버’도 인간 복제시대가 야기할 부정적인 이면을 파헤친다.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들과 아버지의 대화로만 구성된 2인극이다. 그런데 실제로 무대에 등장하는 아들은 세 명이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오리지널 아들(버나드1), 복제 아들(버나드 2), 그리고 또다른 복제 아들(마이클)이 번갈아 나온다. 외형상으로는 똑같기 때문에 웬만한 눈썰미로도 구분하기 쉽지 않다. 해결책은 둘의 대화에 집중하는 것인데, 희곡 역시 그다지 친절한 편은 아니다. 앞뒤 상황을 거두절미한 아들과 아버지의 대화는 툭툭 끊긴다. 하지만 선문답 같은 이들의 대화를 차근차근 곱씹다보면 퍼즐게임이 풀리듯 전체적인 이야기의 틀이 파악된다. 알코올중독에 마약중독인 아버지가 오래 전 다섯살 아들을 복제연구소로 보내 그 아들과 똑같은 복제 아들을 만들어 키웠다는 것,35년이 흐른 지금 알고 보니 복제 아들이 한 명이 아니라 스무명이나 된다는 것, 그리고 폐기처분된 줄 알았던 원래 아들이 살아 있었다는 사실 등이 하나씩 밝혀진다. 영국 여성 극작가 카릴 처칠의 ‘넘버’는 2002년 런던 로열코트 극장에서 초연돼 화제를 모았던 작품. 재작년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돼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번 무대는 지난해 ‘여행’과 ‘그린벤치’로 각종 연극상을 휩쓴 연출가 이성열이 맡았다.“인간 복제가 실현된 사회에서 소시민 가정이 겪는 비극을 그린 작품”이라고 지적한 그는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다 죽음으로 결말을 맞는 버나드 1·2와 달리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지 않고 현실에 만족하며 사는 마이클의 캐릭터는 인간복제시대 신인류의 등장을 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소파만 달랑 놓인 미니멀한 무대를 채우고, 공연시간 60분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는 중견 배우 이호재와 권해효에게 맡겨졌다. 이호재는 아들을 버릴 정도로 비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핏줄에 이끌리는 이중적인 아버지로, 권해효는 장마다 각기 다른 세 명의 아들로 열연한다.6월4일까지,3만∼5만원.(02)765-547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줄기세포 수사결과 발표] 군대식 위계·성과 압박·사익 추구 결국 ‘몰락’으로

    [줄기세포 수사결과 발표] 군대식 위계·성과 압박·사익 추구 결국 ‘몰락’으로

    김선종 연구원이 황우석 교수팀이 갖고 있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12개를 섞어심기는 했지만, 연구 총책임자인 황 박사는 MBC PD수첩의 취재가 시작된 뒤에야 이 사실을 눈치챘다. 오히려 황 박사는 줄기세포 2개를 수립하는 데 성공했다며 직접 논문 조작을 하거나 지시했다. 논문 조작에는 열성적이었던 데 반해 관련 데이터를 챙기는 데 소홀했던 황 박사는 줄기세포 조작 사태를 방지할 기회를 번번이 놓친 셈이다.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 섞어심기를 감행한 이면에는 황 박사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소심한 성격의 김 연구원이 섞어심기에 나선 가장 큰 이유를 황 박사의 종용에서 찾을 수도 있다. 생명공학자들은 연구내용과 역할, 가설 등을 공유하는 일반 연구실과 달리 황 교수팀의 연구실이 군대적인 위계질서가 강한 분위기였다고 증언한다. 매일 오전 6시에 나와 계대배양 업무를 하고 줄기세포를 관찰하는 것 자체가 웬만한 ‘군기’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수사 발표문 곳곳에서도 연구팀 내에서 황 박사가 가졌던 권위가 엿보인다.2004년 사이언스 논문부터 당시 데이터 조작을 지시하면 항변 한마디 없이 실행하는 연구원의 모습에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총체적 조작이라는 대형사고 가능성이 배태되고 있었던 셈이다. 복제 전문가지만 줄기세포 배양에는 문외한이나 다름 없었던 황 박사가 연구와 데이터 정리를 주도하며, 곳곳에서 조작의 여지가 생겨난 것이다. 교수 3명을 제외하고는 박사후 연구원 하나 없는 연구실이기에 조작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권위적인 분위기에서 연구원들은 황 교수팀 연구에 전념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개인적 이익 추구를 위해 매진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연구원이 미국 유학을 위해 상습적으로 섞어심기에 나선 것이 좋은 예이다.2005년 논문 7번째 공저자인 김 연구원은 논문 공저자 순위를 매기는 시점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섞어심기를 통해 자신의 ‘자질’을 드러내려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강연 등에서 발표한 황 박사의 미래 청사진도 연구원들을 옥죄는 요인이 됐다. 검찰은 황 박사가 올해 말까지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임상실험을 하는 로드맵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황 박사는 또 미국 시장에 진출할 꿈을 갖고 미국 시민권자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NT4) 수립에 유독 관심을 쏟아, 김 연구원에게 오염사고로 죽은 NT4번을 복제하라고 채근하기도 했다. 최신 학문을 다루는 연구실에 맞지 않는 비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이 연구원들의 일탈과 도덕적 해이를 부른 것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줄기세포 수사결과 발표] “맞춤형 줄기세포 처음부터 없었다”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004년 논문에 발표된 NT1이 처녀생식의 산물인지 아니면 체세포 복제의 산물인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한 생명공학자는 “이 문제는 과학계에서도 당장 결론이 나지 않을 문제다. 앞으로 연구와 검증이 계속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줄기세포 수립수율 사실상 0% 검찰은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현재도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황우석 교수도 인정한 사실이라고 했다. 김선종 연구원이 당초 황 박사가 의혹을 제기했던 ‘바꿔치기’ 방식이 아닌 ‘섞어심기’ 방식으로 줄기세포를 배양한 데 대한 이유를 설명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검찰은 “김 연구원이 혹시라도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살아남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배양접시 4개의 웰 중 한 곳에 섞어심기를 할 때 나머지 3곳에는 황 교수팀이 수립한 배반포 내부세포괴를 정상적으로 옮겨 심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한 번 섞어심기가 감행될 때마다 2∼3개의 황 교수팀 줄기세포 수립 연구가 동시에 진행됐지만,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수립은 모두 실패한 셈이다.●황 박사 말에 중압감 느낀 김 연구원 검찰은 이례적으로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 섞어심기를 시도한 이유를 A4용지 5쪽을 할애해 자세히 설명했다. 사태 초기부터 김 연구원이 바꿔치기를 한 동기가 쉽게 이해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 연구원이 현실적으로 가족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유학을 가기 위해 도덕적 불감 상태에서 섞어심기를 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 확립에 대해 심리적 중압감을 갖고 있었다는 데에 있다. 줄기세포의 상용화 가능성을 증명하기 위해 황우석 박사에게는 높은 수율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수립해 보일 필요가 있었다. 황 박사는 수십차례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배양에 실패를 거듭하는 박종혁·김선종 연구원에게 “이것만 되면 나는 더 여한이 없는데…”라고 말해왔다. 외부 강연에서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임박했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박 연구원이 미국 유학을 간 뒤 줄기세포 배양 업무를 전담하던 김 연구원은 2004년 8월 서울대 출장연구를 그만두고 싶다고 스승인 윤현수 한양대 교수에게 말할 정도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Miz4번을 NT2번으로 바꾼 김 연구원의 첫번째 섞어심기가 충동적·우발적으로 일어났다고 강조했다.●섀튼, 논문조작 알았을 가능성 높아… 조사 못해 수사팀은 넉달 동안 진행된 수사기간 중 연인원 950명을 조사했다. 황 박사도 70일이 넘게 소환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2005년 논문의 공동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린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에 대해서는 한 차례 서면조사밖에 하지 못했다. 섀튼은 서면 답변서를 통해 황 박사로부터 받은 논문 관련 데이터가 조작된 사실을 알지 못했고,2005년 1월9일 오염사고 소식을 전해듣고도 냉동보관된 다른 세포가 있는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섀튼이 논문조작을 공모했다는 의혹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2005년 1월 초 강 교수가 섀튼에게 NT2∼7번 줄기세포 확립 현황에 관한 자료를 보낸 뒤,3월15일쯤 NT12번 줄기세포 확립 현황을 보냈다는 것이다. 보통 콜로니 형성 이후 석달 정도 지나야 테라토마 실험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섀튼도 논문 투고 시점에 테라토마 형성실험 등이 조작됐다는 점을 알았다고 볼 만하다. 검찰도 수사발표에서 이 부분을 언급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줄기세포 수사결과 발표] 논문 조작 실태·방법

    김선종 연구원이 처음으로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를 서울대 체세포에 섞은 뒤 두번째 시도를 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50여일. 섞어심기는 곧 습관이 됐고, 김 연구원은 한번에 3∼4개씩 섞어심기를 했다. 황우석 교수 주도로 조작이 만연한 실험실 분위기가 힘이 됐다. 황 박사는 강성근 교수와 논문조작에 대해 상의하고, 직접 줄기세포 조작표를 만들거나 연구원들에게 스스럼없이 조작을 가르치기도 했다. ●2005년 논문-김선종 조작·황우석 확대 재생산 2005년 9월17일 서울대 김수 연구원이 핵이식한 배반포(NT-2)는 상태가 좋아 황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배반포 내부세포괴 부착 뒤 세포 상태는 악화됐다. 실망하는 연구팀을 본 김선종 연구원은 5시간 뒤 우발적으로 미즈메디 병원에서 배양 중이던 수정란 줄기세포를 갖고 와 섞어 심었다. 김 연구원은 50여일 뒤 황 교수의 줄기세포 수립에 대한 재촉을 받고 같은 방식으로 NT3에 섞어심기를 하고, 같은 해 12월부터는 무더기로 섞어심기를 했다. 그는 미즈메디 병원에서 줄기세포 영양세포를 갖고 오면서 배양접시 4개의 웰 가운데 한 곳에 수정란 줄기세포를 담았다. 웰은 배양접시에서 우물처럼 움푹 들어간 부분으로, 이곳에서 영양세포와 함께 세포를 기른다. 서울대 권대기 연구원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김선종은 불을 끄고 스탠드만을 켠 채, 서울대 배반포를 키울 영양세포에 수정란 줄기세포를 섞어 넣었다. 이런 식으로 NT2∼8번과 10·11·13번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했다. 배양액을 미즈메디가 아닌 서울대에서 만든 NT4와 NT14번은 서울대에서 배양 중인 줄기세포를 계대배양하고 남은 줄기세포를 다시 심는 방식으로 섞어 심었다. 황 박사는 심지어 배반포 상태가 좋지 않아도 배반포가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 연구원은 황 박사의 반응을 보며 ‘마술처럼’ 줄기세포를 만들어냈다. 김 연구원이 섞어심기를 감행하던 중 2005년 1월9일 서울대 연구원의 실수로 줄기세포 오염사고가 발생, 일부가 죽어 논문작성 때까지 황 교수팀이 보유한 줄기세포는 NT2,3번 두 종류뿐이었다. 이 때부터 2번과 3번 줄기세포가 실존한다고 믿은 황 박사가 논문 조작을 주도한다. 논문의 총괄책임자인 황 박사는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확립 현황을 직접 조작하고, 각종 실험결과 조작도 지시했다. 2005년 1월 초 황 박사는 권대기 연구원이 정리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표를 받은 뒤, 직접 핵이식 난자 개수를 줄이고 확립되지 않은 NT8∼11번 줄기세포를 확립된 것처럼 조작했다.5.94%라는 경제성 있는 줄기세포 수립률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그는 또 인간 영양세포를 쓴다면 동물로부터 유래하는 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는 데 착안해 인간영양세포를 썼다고 논문에 보고하기도 했다. 줄기세포 검증 실험 데이터 조작에도 황 박사가 나섰다. 그는 면역염색사진을 조작하고,4∼12번 줄기세포 DNA검증 때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추출물 두 쌍을 보내도록 김 연구원에게 지시했다. 논문 게재 시간을 맞추기 위해 테라토마와 배아체 형성검사도 조작하고, 안규리 교수팀에 면역적합성 검사시료를 보낼 때도 NT4∼11번에 대해 체세포 두 쌍씩을 보낼 것을 지시했다. 김 연구원은 황 박사의 조작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을 뿐 아니라 남몰래 2·3번 시료 조작을 수행했다. 황 박사가 “2·3번은 제대로 보내고,4∼11번은 체세포만 보내라.”고 지시하면,2·3번까지 조작한 시료를 보내는 식이다. ●2004년 사이언스 논문-우발적인 조작으로 조작 노하우 습득 2005년 논문에서 포괄적이고 적극적인 조작이 가능할 수 있었던 데는 2004년 논문에서 쌓은 ‘내공’이 있었기 때문.2004년 논문은 실제 난자 제공자와 다른 사람의 DNA 정보가 담겨 있다. 세차례 정기검사를 했지만, 번번이 조작된 정보가 연구팀에 전달됐다. 첫번째 조작은 황 박사의 조급함에서 비롯됐다.2003년 2월 1번 줄기세포를 확립한 뒤 연구팀은 줄기세포와 체세포에서 각각 뽑은 DNA 추출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장성분소 이양한 박사에게 보내기로 했다. 같은 해 5월쯤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 DNA를 추출했지만, 실수로 추출물을 잃어버렸다. 보고를 받은 황 박사는 “우선 난자제공자 체세포의 DNA시료를 둘로 나누어 보내라.”고 지시했다. 5개월 뒤 배아체 DNA 분석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자, 윤현수 한양대 교수와 강성근 교수가 협의해 이양한 박사에게 앞서 실시한 DNA 검사 결과와 동일한 결과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듬해 2월 3차 검사 때는 김선종 연구원이 다시 조작한 시료를 보냈다. 김 연구원은 박종혁 연구원이 미국 유학을 간 뒤 줄기세포 상태가 나빠지자 책임 추궁을 피하기 위해 미즈메디 수정란 1번 줄기세포를 섞었고, 들키지 않기 위해 시료조작을 감행한 것이다. 1번 줄기세포를 주입한 3마리 스키드마우스 가운데 1마리에서 삼배엽이 모두 형성된 테라토마가 관찰됐다. 이후 황 박사와 강 교수는 박종혁 연구원에게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 면역염색 사진을 NT1인 것처럼 꾸며 보내게 했다. 테라토마 사진, 테라토마 DNA 지문 분석 그림도 둘의 주도로 모두 조작됐다. 사이언스측은 2004년 논문을 게재하기에 앞서 처녀생식 가능성을 제기하며, 황 교수팀에 논문 재검증을 요청했었다.NT1번이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라는 확신을 가졌던 강 교수는 처녀생식 여부를 확인하는 각인검사를 조작해 사이언스지에 보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박영일 과기부차관 “동물복제기술 연구 이달중 지원”

    박영일 과학기술부 차관은 12일 대국민 발표문을 통해 “그동안 줄기세포 연구에 희망을 걸었던 난치병 환자들과 가족들, 과학자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검찰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수사 결과 발표 직후“특히 동물복제기술 발전을 위해 전문가 그룹의 검토작업을 거쳐 이달안으로 해당 연구에 대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학부모의 승리

    초·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단결로 대기업 횡포를 제어하는 성과를 일궈냈다.‘교복 가격 현실화’를 주장해 온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은 10일 정부 세종로 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국내 유명 교복 업체들의 교복 가격이 적정 가격보다 20∼30% 정도 부풀려 가격인하를 요구해왔다.”면서 “업체들이 지난해 수준으로 올 하복 가격을 동결한다고 연락해 왔다.”고 밝혔다. 학사모는 학부모회 회장과 학교운영위원들이 주축으로 3만 80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르면 스마트는 올해 하복의 경우, 지난해보다 8% 원가 상승요인이 있으나 출고가격을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하고 9만원 이상 받을 수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어겨 고발하게 되면 보상도 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사는 이와 함께 이월상품은 20%할인 판매하며 대리점 환불과 교환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유명연예인을 동원한 광고와 경품, 사은품 제공을 자제하기로 했다. 한편 아이비도 교복 재고 상품은 20∼40% 할인판매하고 신제품은 지난해 수준으로 출고가를 동결한다고 학사모에 입장을 보내왔다. 아이비클럽 마케팅팀의 한지영 팀장은 이에 대해 “소비자 가격은 규제권한이 없으나 대리점을 통해 지난해 하복가격(7만∼9만원)선에서 판매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간 3500억∼5000억원대로 추정되는 전체 교복시장에서 스마트와 아이비는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툰다. 이들 업체는 지난 8·9일 이같은 대책안을 학사모에 보내왔다. 하지만 또다른 메이저 교복제조업체인 엘리트사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두 업체 가격 동결 결정은 학사모가 지난 1월23일 교복값 문제해결에 나선 이래 4개월 만의 작지만 소중한 결실이다. 학사모는 신학기만 되면 비싼 교복값으로 힘들어 하는 전국 중·고교생 학부모들을 대표하여 교복 값에 거품이 있는 것은 아닌지 조사해 보기로 결정했다. 학사모 조사결과, 대형 교복업체들이 유명 연예인들을 출연시켜 과대 광고를 일삼거나 경품과 사은품을 남발하면서 교복 한벌이 20만∼30만원을 넘는 등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고진광 상임공동대표는 이와 관련,“교육부에서 지난 2월에 교복값에 거품이 많으니 시정하라는 공문을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냈는데 학사모에서 전국 1200여개 중·고교 가운데 무작위로 100곳을 조사해본 결과, 단 한 학교도 이 공문을 학교운영위원회에 회람시키지 않았다.”면서 “게다가 학생수에 맞게 커미션을 달라고 교장실과 행정실에서 요구한다고 교복업자들이 귀띔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회사 통째 베끼는 ‘中짝퉁의 진화’

    회사 통째 베끼는 ‘中짝퉁의 진화’

    중국 광둥성에서 일본 제품인 NEC의 ‘MP3’를 산 소비자는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그 소비자가 소매점에서 진품으로 알고 샀던 제품은 사실 ‘짝퉁’이었다.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절대 짝퉁이 아니라고 큰 소리를 칠 것이다. 중국 광둥성에서 일본 제품인 NEC의 ‘MP3’를 산 소비자는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그 소비자가 소매점에서 진품으로 알고 샀던 제품은 사실 ‘짝퉁’이었다.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절대 짝퉁이 아니라고 큰 소리를 칠 것이다. 이 MP3플레이어는 NEC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됐고 현지 법인에서 유통한 제품이란 반박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NEC 일본 본사는 짝퉁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된 영문일까. 현지 공장과 법인 자체가 짝퉁이기 때문이다. 중국 짝퉁 산업이 무섭게 진화하고 있다. 기존 제품을 모방하던 수준에서 아예 ‘기업’을 통째로 베끼는 단계까지 왔다. 전 세계 곳곳에서 진품과 짝퉁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풍경은 곧 익숙한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은 28일 일본 NEC가 2004년부터 2년동안 조사한 중국내 ‘짝퉁 산업의 실태’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NEC가 중국과 타이완에 있는 18개 공장과 창고를 조사한 결과 믿기지 않는 사실이 드러났다. 짝퉁업자들은 중국, 홍콩, 타이완에 있는 50곳 이상의 NEC 제조 공장과 똑같은 수의 짝퉁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은 NEC 로고가 새겨진 명함,NEC 연구소를 똑같이 모방한 연구소, 주문 대장에 기재한 사인까지 복제했다. 제품 매뉴얼과 보증서, 포장 박스까지 똑같은 건 놀랄 만한 것도 아니었다. NEC가 고용한 조사관 스티브 비커스는 “중국의 짝퉁이 이제는 기업을 통째로 훔치고(hijack) 있다.”고 지적했다. 짝퉁 공장은 NEC 진품과 똑같은 제품을 생산할 뿐 아니라 NEC 브랜드를 새긴 ‘고유 모델’까지 개발했다. 이들은 MP3플레이어,DVD 플레이어 등 NEC의 주력 전자제품은 모두 생산하고 있었다. 중국의 한 짝퉁 공장에서 압수된 제품만 4만개의 키보드와 1300개의 CD플레이어, 트럭 2대분의 홈시어터 스피커였다. 짝퉁 업자들은 생산품을 중국, 홍콩뿐 아니라 남부 아시아, 북 아프리카, 중동, 유럽까지 NEC 진품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었다. 밀수가 아닌 적법한 통관 절차를 밟아 진품으로 둔갑해 팔리기까지 했다. NEC 후지오 오카다 수석 부회장은 “짝퉁업자들이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중국 기업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개발 단계부터 제품 판매까지 NEC 브랜드를 그대로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그조차 “소비자들은 짝퉁을 NEC 진품이라고 완벽하게 믿을 수밖에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중국 법률은 5만위안(약 580만원)이하의 짝퉁 제품 생산자에 대해서는 벌금형, 그 이상은 최고 3년까지 실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기업화된 짝퉁 산업을 뿌리뽑기 힘들다. 중국 광둥성 기업조사팀 관계자는 “단속에 걸린 공장들이 하나같이 합법적인 라이선스를 받았다고 주장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도 충격에 빠졌다. 전 세계에서 단 6대만 생산된 최고의 명차인 ‘1967년 페라리 한정본’의 복제품마저 등장했기 때문이다. 프란코 프라티니 EU 법무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26일 브뤼셀에서 기자회견를 갖고 이를 폭로했다. 그는 기자회견장에 페라리 스포츠카의 사진을 들고 나왔다. 프라티니 위원은 “사진속의 차량은 중국에서 제조한 7번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페라리도 사진속의 차량이 지난 1967년 한정품으로 생산된 330P4 모델이라고 확인했다. 6400개의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정보기술사무소 베이징 주재 그레고리 셔우 대표는 “중국 지도부는 경제발전을 위한 지적재산권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현실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U는 유럽산 명품에 대한 중국의 불법 복제에 대해 강력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오늘의 눈] 믿을 수 없는 약관리/강혜승 사회부 기자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아침 신문에서 카피(복제)약의 효능이 조작됐다는 기사를 읽던 어머니의 한숨섞인 한 마디다. 갑상선 질환으로 끼니 때마다 10알 이상의 약을 몇 달째 복용하고 있는 어머니다. 비타민이나 소화제라도 약을 먹지 않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장기간 치료약을 복용하는 사람을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약은 그만큼 우리 생활과 떨어질 수 없는, 음식과 같은 존재다. 그런 약의 효과를 조작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도 남았다. 오리지널 신약을 복제한 카피약의 효능을 검증하는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기관의 실태 조사에 착수했던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표한 중간조사 결과는 실로 충격적이었다. 지난해 생동성 시험을 거쳐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카피약 351개 중 우선 101개 품목을 조사했는데, 절반에 가까운 43개 약품 효능이 조작됐다고 한다. 시험기관도 11곳 중 10곳이 연루됐다. 생동성 시험 결과 조작이 만연돼 있었다. 유통되는 약품 대부분은 카피약이다. 약국에서 파는 어떤 약도 믿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생동성 시험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긴 바이오벤처기업과 양심을 팔아 넘긴 약대도 문제지만 결국은 제도를 허술하게 운영한 보건당국의 책임이다. 한 전문의는 “미 식품의약국(FDA)은 생동성 시험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기관을 시장에서 퇴출시킬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너무나 허술하다.”고 지적한다. 생동성 시험 관리 자체에 허점이 있다는 말이다. 식약청은 지난 2년간 80여차례나 시험기관을 실사했지만 단 한 건의 조작도 적발하지 못했다. 식약청은 조작 기관에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각종 먹을거리 파동으로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이 커질 대로 커진 상황에서 국민들이 그 약속을 신뢰할 수 있을까. 두 달 후쯤이면 이번 실태조사의 최종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최종 결과는 또 얼마나 충격적일지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강혜승 사회부 기자 1fineday@seoul.co.kr
  • 약품시험기관 복제의약품 효능조작 파문

    약품시험기관 복제의약품 효능조작 파문

    약품 시험기관들이 복제의약품 효능 조사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큰 파문이 일고 있다. 국내 의약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초래함은 물론 그동안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약을 복제한 카피약 생산에 주력해 온 국내 제약업계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이번 조사 결과는 카피약 효능 조작이 일부 시험기관이나 특정 카피약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시험기관의 모럴해저드 국내 35개 시험기관 중 11개 기관을 우선 선정해 실태를 점검한 이번 조사에서 조작 혐의가 포착된 기관은 조사대상의 90%인 10개 기관이나 된다. 또 시험약품 101개 품목 중 문제가 된 약품은 43개로 42%를 웃돈다. 일부 기관을 대상으로 한 중간 조사에서 90%나 되는 기관이 적발됐다는 얘기는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이 업계 전반에서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시험기관이 생동성 시험을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고 엉터리로 진행하고 있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의학계 내부에서 흘러나올 정도다.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기관들도 시험조차 하지 않고 시험을 한 것처럼 자료를 꾸미는 등 모럴해저드의 단면을 드러냈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들 기관이 유사한 약품의 생동성 시험을 하다보니 다른 약품의 시험자료를 가져다 결과를 꾸미기도 하고, 시험결과가 좋지 않으면 오리지널약과 효능이 같은 것으로 자료를 수정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기관에서는 식약청 조사를 피하기 위해 컴퓨터에 저장된 원본 자료를 파기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다공증 치료제등 부작용 우려 커 생동성 시험의 파행과 조작은 바로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문제로 직결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문의약품의 99.9%가 카피약이기 때문에 의약품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가톨릭의대 임상의학교실 임동석 교수는 “오리지널 약품과 화학적 성분이 같은 카피약이기 때문에 단기간 복용할경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면서 “오리지널 약보다 혈중 농도가 낮거나 높거나 두 가지 경우 모두 환자에게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데 이번에 적발된 약품들은 골다공증 치료제 등 몇 년씩 복용해야 하는 약이라는 점에서 우려할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들도 병을 치료하기 위해 먹는 약조차 믿고 먹을 수 없다며 한탄하는 분위기다. 약사들도 “생동성 시험을 거친 약들은 오리지널 약과 효능이 똑같다는 입증을 거친 약들이라 믿고 대체조제를 해왔는데, 생동성 시험결과를 조작한다면 환자들이 카피약을 어떻게 신뢰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태로 타격을 받게 된 제약업체들도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카피약 하나를 허가받을 때마다 수천만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시험을 의뢰하는데 이 결과를 조작했다니 시험비용은 비용대로 날리고 제약사 신뢰도마저 추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는 또 전체 카피약 시장이 위축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지만 제약업체를 보는 눈길이 곱지만은 않다. 관행처럼 만연된 효능 조작을 제약사가 그동안 몰랐었는지, 또 시험기관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수사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생물학적 동등성시험(BioequivalenceTest) 카피약(복제 의약품)이 오리지널약과 같은 효과를 내는지 평가하는 시험이다.1989년부터 카피약 시판 허가를 받기 위해 생동성 시험자료를 반드시 제출토록 의무화됐다. 현재 신약을 복제한 카피약과 45개 성분 제제에 대해서는 생동성 시험이 의무화돼 있다. 지금까지 생동성 인정을 받은 의약품은 총 3907개 품목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카피약 효능 조작

    카피약 효능 조작

    대학과 바이오업체들이 복제의약품(카피약)의 약효를 입증하는 시험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효능이 떨어지는 의약품이 시중에 유통돼 국민 건강을 위협한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5일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기관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101개 품목의 카피약을 조사한 결과, 이 중 4개 기관에서 시험한 10개 품목이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9개 기관이 시험한 33개 약품 역시 조작이 의심돼 추가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카피약의 판매를 허가받기 위해서는 그 효능이 오리지널 약품과 같은지를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해 입증해야 하는데, 시험기관에서 효능이 동등한 것으로 시험결과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동등성 시험 조작을 시인했거나 조작이 확실한 시험기관은 바이오업체인 랩프런티어, 바이오코아와 성균관대 약대,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부설 생동성시험 연구센터 등 4곳이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해당 카피약의 허가를 취소하고 판매를 금지하는 한편 유통 중인 제품은 즉각 회수해 폐기하도록 조치했다. 시험자료를 조작한 랩프런티어 등 4개 기관은 검찰에 고발해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기관도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할 경우 동일한 조치를 내린다는 방침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사설] 약효시험 결과를 조작했다니

    복제의약품(카피약)의 시험업무를 맡은 일부 약학대학과 바이오업체들이 시험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일파만파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적발된 효능조작 카피약 가운데는 유명 제약사의 약품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치료를 위해 제조된 약품에 주요 성분이 제대로 들어있지 않다면 그 효능 또한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약품은 만일의 경우 사람의 생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시험기관들의 조작은 묵과할 수 없는 범죄적 행위나 다름없다. 카피약의 생동성 시험은 오리지널약과 약효가 동일한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다. 성분 조작은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노린 행위로 보인다. 조작 약품에는 골다공증·고혈압·간질치료제, 소염진통제, 항생제 등 복용빈도가 다소 높은 것에 집중돼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식약청은 성분미달로 인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데, 이는 참으로 무책임한 발언이다. 간질치료제나 혈전예방약인 항응고제는 흡수율에 따라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인체에 직결되는 약품으로 장난칠 생각을 했다면 그 자체로 보통문제가 아닌 것이다. 시중 약품 7700개 가운데 절반인 3900개 품목이 생동성 시험을 거쳐 의사의 동의 없이 대체조제할 수 있다고 한다. 이같은 유통실태에도 불구하고 제조과정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다면 국민건강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일이 터진 데는 일차적으로 돈에 눈이 먼 시험기관의 도덕적 일탈 탓이다. 감독을 게을리 한 식약청도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보건당국은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 엄중 문책하고, 재발 방지책을 철저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 “똑똑한 사람들이 국악 듣고 배워 기뻐”

    올해 여든다섯된 경기민요의 명인 이은주 명창이 27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소리인생 70년을 결산하는 ‘소리연’ 공연을 갖는다.200여명이 한무대에 서는 초대형 무대다. 그래서 보통 민요공연과는 다르다.‘회심곡’은 드라마틱한 연출에 휘모리잡가 같은 빠른 곡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물론 이은주 명창이 곱게 단장하고 앉아 무대를 지켜만 보는 것은 아니다. 직접 나서 2시간여에 걸친 공연을 이끌 예정이다. 나이가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듯.KBS 유애리 아나운서는 올해 초 이은주 명창이 녹음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단다. 자그마한 체구 어디에다 그런 기운을 감춰뒀던지 옛날옛적 목청이 그대로 살아 있더란다. 공연을 앞두고 있는 이은주 명창을 서울 단성사 뒷편 자택에서 만났다. 첫인상은 역시 이런 소문에 어울릴 만했다. 눈빛은 또렷하니 맑았고, 옷매무새나 머리단장 행동거지 하나하나 모두 빈틈없이 반듯했다. 동작은 어찌나 빠른지 같이 다니면 제자들이 더 헉헉댄다는 말이 실감났다. 그래도 공연 전이라 긴장되는 모양이었다.“예전엔 몸 한 번 안아팠으니, 그냥 일사천리로 공연했지요. 그런데 이번엔 잘 될까 걱정이 되네요.” 무엇보다 고마운 건 준비하느라 고생한 제자들이다.●15세때 회초리 맞으며 국악 시작 이은주 명창은 어릴 적 우연히 접했던 국악에 홀딱 반한 경우.“어릴 적 동네에서 틀어주던 소리가 너무 좋아서, 그냥 뭔지도 모르게 집에서 따라 불렀죠.” 15살 때 서울에 올라가 회초리를 맞아가며 원경태 선생에게서 5년 동안 국악을 배웠다. 그러다 1939년 인천 홍명극장 국악공연에서 ‘수심가’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국악공연은 관객들이 표를 던져 1등을 뽑는, 요즘말로 하면 ‘배틀’ 형식이었다. 이때부터 각종 국악무대와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다. 그 뒤 1955년 마침내 서울 종로 단성사에서 열린 국악공연에서도 1등을 차지했다.‘이은주’라는 이름이 마침내 ‘명창’의 반열에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이때를 전후해 음반도 쏟아져나왔다. 요즘으로 치면 ‘보아’나 ‘이효리’인 셈. 그러나 저작권 개념이 없던 시절이니 불법복제도 많았다. 이 음반들은 지금도 일본 수집가들 손에 고이 쥐어져 있다고 한다.●50년전 그 시절에도 팬레터 많이 받아 이런 이은주 명창이었기에 항상 따르는 고정팬이 있다. 대부분 50∼60년대생으로 어릴 적 들었던 ‘이은주의 소리’를 못잊어 한다. 국악치고는 꽤 비싼 가격인데 이번 공연표는 이미 매진될 정도라 한다. 그 시절에 혹시 ‘팬레터’도 받았을까.“정말 많았죠. 공연 한번 나가면 온갖 엽서와 편지가 쏟아져 들어왔어요.” 무슨 내용이냐고 물었더니 빙긋 웃는다.“노래 잘하고 얼굴 고왔으니, 몇살이냐 시집 갔느냐 뭐 그런 얘기들이었어요.”●`태평가´ 복원… 1975년 인간문화재로 그러나 5·16 쿠데타는 이 분위기를 확 바꾼다.‘구성지고 애절한 가락’은 조국근대화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그나마 살아남은 쪽은 판소리 같은 남도소리 정도다. 경기민요를 했음에도 이은주 명창은 그래도 많은 복을 누린 편이다.‘태평가’를 복원했고, 그렇게 까다롭다는 ‘이별가’와 ‘긴아리랑’을 잘 불러 1975년 인간문화재가 됐다.91년 KBS국악대상 공로상,93년 옥관문화훈장을 받았고,2005년에는 국악협회가 정한 ‘10대 명인’에 꼽히기도 했다. 이보다 이은주 명창을 더 기쁘게 하는 것은 이제 국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는 점이다.“들으러 오는 사람들도, 배우러 오는 사람들도 모두 대학 나와 똑똑한 사람들이에요. 우리 때에 비하면 정말 좋아진 거죠.”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시 교육청 제시 ‘논술대비’ 이렇게

    서울시 교육청 제시 ‘논술대비’ 이렇게

    대학입시에서 논술 비중이 커지면서 초등학생부터 글쓰기에 매달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바야흐로 ‘논술 권하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입시 학원들은 서둘러 수험생들에게 논술 기교를 가르치고 있다.하지만 논술 실력은 단기간에 쌓이는 게 아니다. 다양한 글을 많이 써보아야 하고 기본적으로 많이 읽어야 독창성 있는 글을 쏟아낼 수 있다. 주입이 없다면 방출도 없다. 입시 준비로 바쁜 고교생은 어떻게 책을 고르고 어떻게 읽어야 할까.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일선 학교에서 논술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읽기에서 논술까지’라는 보충교재 3권을 내놓았다. 인문과 사회, 자연 영역 등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눠 각 영역별로 교과서에 추가된 내용을 담고 있다. 떤 책을 읽어야 할지조차 막연했던 수험생에게는 기본적인 독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인문영역-‘자유론´, ‘사기열전´ 등 출제사례 높아 인문영역은 읽기 자료가 철학과 역사, 문화, 윤리, 예술 등 인문분야 전 영역에 걸쳐 있다.‘인간이란 무엇인가’와 ‘문화와 삶의 관계’,‘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등으로 7가지 영역으로 나뉘는데 문사철(文史哲)로 알려진 인문분야가 주요 소재다. 학생들이 읽어야 하는 책은 장자의 ‘장자’를 비롯해 밀의 ‘자유론’, 사마천의 ‘사기열전’ 등 일단 동서양 고전이 주류를 이룬다. 실제 논술고사에는 고전을 발췌해 출제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예스러운 책뿐만 아니라 비교적 최근에 씌어진 책도 다수 포함돼 있다. 서울산업대 백욱인 교수가 쓴 ‘디지털 복제 시대의 지식’을 비롯해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공간’ 등이 읽기 자료로 소개된다. 인문영역을 총괄한 서울시 중부교육청 장상술 장학사는 “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아서 논술을 어려워한다.”면서 “각 교과와 연관된 중요한 책을 추천받아 관련 도서를 참고 자료로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작정 읽을 수는 없다. 책에 소개된 관련 도서만 300∼400권에 이르는 등 모두 읽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고전을 살피기에도 빠듯한데 잘 알려지지 않은 책까지 살필 겨를이 없다. 게다가 단기간 동안 책을 읽은 뒤 깊이 있는 성찰을 하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 인간과 도덕, 문화, 역사, 미학 등 분야별로 1∼2권씩 선택한 뒤 분야에 대해서 개념을 정리하는 수준으로 읽는다. 고교 1∼2학년 등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는 학생들은 1∼2년 정도 이어가는 독서 시간표를 만들어 차곡차곡 읽는 것도 한 방법이다. 논술에서는 해당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을 갖춰야 문제를 이해할 수 있다. 읽기 목록에서 자신에게 어려운 책은 과감하게 뺀다. ●사회·자연영역-너무 어려운 책은 과감히 제외를 서울혜화여고 서준형 교사는 “사회영역 읽기 자료는 서울대 등 서울시내 주요 대학에서 발표한 논술 예시자료를 참고한 뒤 책을 만들었다.”면서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골라 읽다 보면 아무래도 생각의 범위가 점차 넓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회 분야는 기본적으로 역사와 지리, 일반 사회 등을 포괄한다. 정치와 경제뿐만 아니라 역사와 사회분야를 섞은 통합 자료도 많이 담겨 있다. 읽기 자료는 ‘생활과 환경’,‘공간과 산업’,‘사회와 정보’,‘인간과 문화’,‘사회와 경제생활’,‘정치생활과 법’,‘역사와 사회 발전’ 등으로 나뉘어 있다. 정치에서 플라톤의 고전 ‘국가ㆍ정체’, 지리에서는 이중환의 ‘택리지’ 등이다. 대부분 대학생들이 읽지 않았을 정도로 어려운 책도 일부 소개되고 있다. 사회 영역은 사실 범위가 넓어 특정 자료로 만족하기 어렵다. 시사와 얽혀 심심찮게 신문기사가 지문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자주 이슈로 등장하는 환경이나 공간, 사회 양극화, 노동, 소비 등에 대해서 자신의 논지를 갖춰야 한다. 어렵거나 독특한 의견을 확립하기 어려우면 주간지나 신문 등에 있는 칼럼을 읽어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과학 분야는 물리와 화학, 생물 등 과학 교과서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인문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과학사나 과학철학을 다룬 책이 대부분이다. 하이젠베르크의 ‘연구자의 책임에 대하여’처럼 과학 윤리를 다루거나 수의 철학을 소개한 앵글린의 ‘수학의 철학과 역사’ 등이 소개되고 있다. 분야별로는 ‘인간과 과학’과 ‘수와 논리’,‘시간과 공간’,‘생명과 환경’,‘물질과 변화’등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황금알 낳는 경기도 연구개발 클러스터

    황금알 낳는 경기도 연구개발 클러스터

    경기도 수원과 성남·용인이 첨단산업의 연구개발(R&D)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가 조성 중인 나노소자특화팹센터·바이오센터 등 첨단 연구시설과 최근 유치한 외국의 R&D 시설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첨단 연구시설은 당장 눈에 띄는 성과는 적지만 기술이전과 연구인력 육성효과가 높아 관련산업에 접목하면 앞으로 그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도시에 조성되는 광교테크노밸리 R&D단지는 차세대 성장동력이 잉태되고 있는 곳이다.8만 6500평 규모의 단지에는 이미 들어선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주변으로, 대규모 연구시설들이 하나둘씩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 잉태 지난 2004년 6월, 가장 먼저 착공한 나노소자특화팹센터는 골조공사를 끝내고 내부공사가 한창이다. 나노기술은 나노미터(10억분의 1m)수준에서 물체를 만들고 조작하는 기술.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해 선진국들도 앞다퉈 기술육성에 나서고 있다. 국비와 도비를 합쳐 1641억원이 투입돼 1만 274평 부지에 연면적 1만 5170평, 지하 2층 지상 16층 규모로 건립된다. 오는 26일 준공식을 갖는다. KIST, 서울대, 성균관대, 아주대, 한양대 등 6개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나노소자 개발과 산업화를 지원하게 된다. IT,BT,NT 등 첨단기술을 융합·연구하는 시설인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도 이곳에 들어선다.2007년 말까지 3만 9444평 부지에 연건평 1만 7712평 규모로 건립된다. 부지와 공사비 등 1440억원을 경기도가 부담하고 운영은 서울대가 맡는다. 서울대는 125명의 교수와 석박사급 연구인력 200여명을 이곳에 투입한다. 중점 연구분야는 나노전자소자와 ▲바이오 공학 ▲미래형 자동차 ▲휴먼테크놀러지 ▲디지털 콘텐츠 및 엔터테인먼트 ▲유비쿼터스 ▲환경분야 등이다. ●엄청난 시너지효과 기대 내년 말 완공 예정인 차세대융합기술원의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기술이 상용화되는 2017년이면 1조 6500억여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만 1500명의 고용효과가 예상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상하고 있는 바이오산업을 연구하게 될 ‘경기바이오센터’도 2007년 2월 완공을 목표로 골조공사가 진행 중이다.95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곳에서는 의약과 면역, 유전자, 세포치료제 등 생명공학 분야가 특화사업으로 육성된다. 이밖에 무균돼지 생산과 사육, 이종 복제돼지 장기 이식수술 등이 이뤄질 ‘바이오장기연구센터’가 295억원을 들여 올해 말 완공된다. 내년 7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ㅠ중인 ‘경기 R&D센터’는 외국투자기업과 국내 중소기업들이 입주하게 된다. 유광열 도 첨단산업지원단장은 “광교테크노밸리에 조성 중인 5개 R&D시설들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도내 첨단기업과 협력연구가 이뤼질 경우 지역경제활성화와 고용창출 등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용인도 R&D클러스터 변모 성남에도 세계적인 IT·BT기업의 R&D센터가 줄지어 입주하고 있다. 분당구 정자동 ‘분당벤처타운’내 킨스타워에는 독일의 첨단 의료기기 생산업체인 지멘스사를 비롯해 무선통신 반도체칩 생산업체인 미국의 액세스텔사와 내셔널세미컨덕터사, 인텔사 등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NHN 본사 등 한국기업 10곳의 연구소도 주변에 둥지를 틀고 있다. 분당에는 이밖에도 KT,SK텔레콤, 삼성SDS, 휴맥스, 보테크연구소 등 크고작은 IT업체들과 전자부품연구원(KETI),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등 관련기관들이 이미 들어서 있다. 세계적 생명공학 연구기관인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한국분소인 한국파스퇴르연구소도 판교에 입주한다. 이 연구소는 2007년까지 판교 IT·업무지구내 6000여평의 부지에 연면적 4000평짜리 건물을 건립하게 된다. 판교 IT·업무지구는 일반연구단지 4만 5000평과 파스퇴르연구소 등 외국기업을 위한 초청연구단지 2만 7000평 규모로 조성돼 국내외 첨단기업과 연구소들이 입주하게 된다. 경기도는 최근 판교 IT·업무지구의 명칭을 ‘판교테크노밸리’로 변경하고 IT뿐 아니라 NT·BT 업종도 허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각종 기술연구소 300여곳이 밀집해 있는 용인지역도 R&D클러스터로 변모한 지 오래이다. 최근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미국의 델파이사와 독일의 보슈, 세계적인 방위산업체인 프랑스의 탈레스연구소가 구성지역에 잇따라 들어서면서 R&D클러스터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수원 광교신도시 개발 어떻게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과 나노소자특화팹센터 등 첨단 R&D시설이 잇따라 들어설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도시는 ‘제2의 판교’로 주목받는 곳이다. 수원시 이의·원천·우만동과 용인시 상현동, 기흥읍 영덕리 일대 341만평에 6만명을 수용하는 자족형 행정복합도시 형태로 건설된다. 현재 수용토지와 지장물에 대한 보상작업이 진행 중이며 오는 2010년 12월 준공된다. 주요시설로는 광역행정업무지구(5만 4000평), 원천유원지를 포함한 광역상업위락지구(90만평), 첨단 R&D단지(19만 2000평) 등이 들어선다. 주택으로는 아파트 2만 1987가구와 단독주택 2013가구 등 모두 2만 4000가구가 공급된다. 아파트의 42%는 중대형,31%는 임대주택으로 건설된다. ●2만 4000가구 공급… 2010년 말 완공 특히 광교신도시는 판교 못지 않은 자연환경과 투자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광교신도시의 녹지율은 45.5%,㏊당 인구밀도는 53명이다. 판교(35%,98명)나 분당(20%,198명)에 비해 월등히 쾌적한 주거여건을 갖추게 된다. 행정지구에는 도청, 도의회, 수원지검, 수원지법 등 광역행정기관과 첨단 R&D시설이 입주하기 때문에 자족형 도시로서 손색이 없다. ●유비쿼터스 도입, 5개 광역도로 신설 신도시 교통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광역행정기관과 첨단산업을 최대한 유치, 서울방향으로의 출퇴근 수요를 억제할 방침이다. 신분당전철 연장선, 환승센터, 연결도로 확충 등을 통해 교통난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북수원∼상현IC(4차선 7.9㎞), 상현IC∼하동(6차선 2.5㎞), 흥덕∼하동(6차선 2.1㎞), 동수원∼성복IC(4차선 3.3㎞), 용인∼서울고속도로(6차선 2.3㎞) 등 5개의 광역도로를 신설한다. 건설교통부는 신분당 연장선 복선전철을 신도시까지 건설할 예정이다. 신도시에는 유비쿼터스 개념이 도입되고 원천유원지와 신대저수지 등 기존 수변공간은 공원형태로 보존된다. 경기도는 오는 연말까지 실시계획승인 등을 거쳐 내년부터 주택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외국기업 원천기술도 이전 광교밸리 20만명 고용창출” “첨단 R&D 시설들은 당장 만들어내는 일자리나 생산효과는 적지만 관련산업에 접목되면 향후 돌아올 파급효과는 상상을 뛰어넘을 것입니다.” 한석규 경기도 경제투자관리실장은 13일 “첨단연구소들이 기술이전과 고급인력 채용, 연구인력 육성효과 등을 감안할 때 상당한 경제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광교테크노밸리의 경우 10년후에는 19조원의 생산유발과 2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실장은 해외 유수업체들이 수원과 분당·용인지역에 몰려드는 이유에 대해서는 “경기도의 파격적인 지원과 함께 서울과의 접근성, 연구인력 확보가 용이한 점”을 꼽았다. “파스퇴르연구소의 경우 경기도가 부지매입비 및 건립비 400억원(추정)가운데 50%와 매년 30억원씩 10년간 모두 300억원의 연구개발비는 물론 건립에 따른 행정처리 등을 지원합니다.” 분당벤처타운 킨스타워도 경기도가 건물을 사들여 주변빌딩의 10% 수준의 임대료만 받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사도 진입로 때문에 용인연구소 건립을 포기하려 했을 때 경기도가 도비를 들여 도로를 개설해 주었다고 한다. 한 실장은 “이들 지역에는 대학이 많고 국내외 각종 연구소 2500여곳이 들어서 있어 고급인력 확보가 용이하고 업체간 정보교환과 네트워크 환경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 관련업체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실장은 특히 “외국의 첨단연구소들이 국내에 진출하는 것은 단지 생산라인이나 연구시설만 옮겨온 것이 아니라 원천기술까지 함께 이전하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국내 해당분야 기술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추적60분 ‘황우석 특허’ 방송원고 인터넷 공개

    KBS ‘추적60분’의 문형렬 PD가 제작한 ‘섀튼은 특허를 노렸나(가제)’에 대해 KBS측이 방송 불가 결정을 내린 뒤 문 PD가 프로그램 방송용 원고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해 파장이 예상된다. 5일 인터넷언론 폴리뉴스에 따르면 문 PD는 방송 원고에서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그는 “섀튼 교수는 황 교수팀보다 약 9개월 빠른 2003년 4월 미국 특허청에 동물 체세포 핵이식 과정에서 방추체 결함을 없애는 방법을 가출원한 데 이어 2004년 4월 기존의 흡입법과 함께 황 교수팀의 부드럽게 쥐어짜기식 핵이식 기법을 첨가, 수정해 보정 특허를 냈다.”고 주장했다.원고는 또 미국 보스턴 김은주 특허변호사와의 인터뷰와 황 전 교수의 특허를 관리하는 서울대 산학협력재단을 통해 섀튼 교수가 쥐어짜기식 핵이식 기법, 핵이식 복제 수정란을 만드는 방법, 배양하는 방법 등에서 황 전 교수의 기술을 도용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줄기세포 1번(NT-1)의 진위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과학계에서는 NT-1이 처녀생식이 아니라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된다.”고 밝혔다.그는 “황 교수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은 줄기세포가 체세포복제 줄기세포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탈핵, 정염색체실험, 유전자각인검사,DNA분석 등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으나 서울대 조사위는 처녀생식을 증명하기 위해 유전자각인검사는 생략한 채 DNA 유전자분석 하나로 과학적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BS는 일부 원고가 공개된 뒤인 이날 오후 5시쯤부터 편성위원회를 소집,5시간30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방영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편성위는 제작간부는 물론 노조 중앙위원,PD협회장 등까지 참석하는 기구다. 한편 서울대 역시 문 PD가 일부 공개한 원고 내용 가운데 “섀튼이 특허를 침해했다거나 서울대 조사가 잘못됐다고 서울대가 인정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거나 와전됐다.”고 반박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0&30] “마니아 중의 마니아 우리는 통이다”

    [20&30] “마니아 중의 마니아 우리는 통이다”

    어떤 분야에 남보다 높은 관심과 식견을 갖고 있는 사람을 흔히 ‘광’(狂) 또는 ‘마니아’(mania)라고 했다. 하지만 ‘광’이 많아지면 언젠가는 그 세계를 압도하는 ‘광 중의 광’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우리는 그들을 ‘통’(通)이라고 부른다. 이 시대 ‘통’의 경지에 도달한 2030 4명을 만나봤다. ■ 타이틀 700여개 보유… 게임리뷰도 이치수(26)씨는 게임 ‘통’이다. 국내에서 나오는 게임 타이틀뿐만 아니라 일본 타이틀도 모조리 섭렵해 전문가적 지식을 갖췄다. 현재 월간 게이머즈와 웹진 엔게이머즈 등 게임잡지 두군데에 정기적으로 글을 싣고 있고 지난해부터 게임제작사 ㈜엠게임에서 게임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이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게임을 접했다. 친구 집에서 8비트 게임기 패미콤으로 ‘슈퍼마리오’라는 게임을 하면서부터다. 가만히 앉아서 감상하는 만화나 TV가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대로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단박에 이씨를 사로 잡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일반적인 ‘마니아’ 수준에 불과하던 이씨가 ‘통’의 경지로 올라선 건 1999년 대학에 들어가고나서부터. 수업도 빼먹으며 게임에서 익힌 전술·전략을 PC통신 게시판에 마구 올려댔다. 이씨는 플레이스테이션2와 엑스박스, 닌텐도DS 등 시판되고 있는 게임기 18종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1개에 6만원 정도하는 게임 타이틀은 한달 평균 7∼8개 구입, 모두 700여개에 달한다.1년에 2차례 정도 꼭 ‘게임천국’ 일본을 방문해 희귀 타이틀을 구한다. 업무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게임을 만드는 데 몰두한다면 여가시간은 게임을 즐기고 게임 마니아 수천명이 찾는 개인 블로그에 게임 리뷰를 쓰는 데 보낸다. 이씨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산업적으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돼주는 적극적인 소비자’를 ‘통’으로 정의한다.“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여전히 복제품 문화가 판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정말로 게임을 사랑한다면 게임에 아낌없이 주머니를 바치는 확실한 소비주체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12만권 독파 1만권 소장 게임프로듀서 김상하(30)씨의 3평짜리 방은 사방이 책꽂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5000권 정도의 만화책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창고에 따로 보관하는 책까지 합치면 1만권에 이른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여느 만화 마니아와 다를 바 없이 수업시간에 만화를 보다 들켜 혼나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20대에 접어들면서 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통’의 반열에 올라섰다. 한달에 보통 100권, 많을 때는 300권씩 만화책을 무더기로 샀다. 일본만화 원서나 번역본, 우리나라에 단 한권만 유통되고 있는 희귀 이란 만화 ‘페르세포스’ 등 미국·프랑스·타이완·홍콩 등 각국의 만화 수집에 나섰다. 만화선진국 일본에 연간 2∼3차례는 꼭 날아가 희귀본을 구한다. 헌책 거래총판들과 안면을 터 희귀본이 나오면 먼저 연락을 해 준다. 3년 전 1억권 가량의 유통만화를 집대성해 놓은 일본 만화연감을 놓고 하나하나 따져봤더니 읽은 책이 무려 12만권에 달했다. 일본 만화에 대한 남다른 지식에 자존심이 상한 일본의 ‘만화 오타쿠’들은 김씨를 ‘재수없는 촌(조선인의 줄임말)’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2004년 3월부터 작품과 작가 소개, 만화책 사는 요령 등을 실으며 운영하고 있는 개인 블로그에는 하루 평균 3000여명이 방문한다.‘씨네21’‘DVD 2.0’ 등 영화잡지에 가끔 작품 소개 등을 기고하며 지식을 나누고 있다. 김씨 역시 ‘통’으로서 만화에 대한 걱정을 산업과 연결시켰다.“인터넷에서 스캔한 만화 단행본들이 떠돌아다니며 게임 복제품과 다름없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10권을 스캔 떠서 봤다면 1권 정도는 돈 주고 사서 보는 최소한의 양식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회원 11000명 카페 운영까지 권오현(21·KAIST 산업공학과 3학년)씨는 지난달 대구로 가서 NBC라는 기종의 기차를 타보고 왔다.1985년부터 대구∼마산을 운행해온 3칸짜리 이 기차가 올해안에 모두 폐차된다고 해서다. 그가 기차를 탈 때에는 이유가 있다. 차량 내부구조는 물론 전기, 통신, 신호체계 등을 꼼꼼히 기록하고 체크하기 위해서다. 권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이렇게 모은 자료가 가득하다. 버리지 않고 모아온 기차표가 구두상자 여러개에 담겨 있다. 권씨 카페의 회원들은 수집한 자료를 공유하고 현 철도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수원∼천안을 1시간에 1대만 운행하고 있지만 시간표를 잘 짜면 더 자주 운행시킬 수 있지요. 분당선·3호선에도 급행열차를 다니게 하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운송이 가능합니다.” 권씨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는 스스로 철도 운행시간표를 짜보는 것. 다이어그램이라고 하는 시간표는 전차의 속도·성능, 역구간 거리, 승객 수, 기관사 휴식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짤 수 있다. 거기에 감칠맛 나는 두뇌게임의 묘미가 있다. 권씨는 “일본에서 들어온 ‘오타쿠’가 소비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라면 우리는 수집한 자료를 공유하고 분석·연구하면서 실생활에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등 좀더 생산적인 주체”라고 말했다. 그도 여느 ‘철도 통’처럼 지나가는 기차를 보면 한눈에 행선지와 출발지를 파악할 수 있다. 열차번호를 보면 제조시기와 운행시기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철도에 푹 빠진 이유는 뭘까.“전국을 거미줄처럼 얽고 있는 철도망이 한치의 오차없이 정확하고 빠르게 운행되고 있는데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나요?”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항공 시뮬레이션 대가… 비행사가 꿈 “피에프(PF·Pilot Flying), 기어업(Gear Up).” GM대우에서 차체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이윤진(28)씨의 어릴 적 꿈은 파일럿. 그는 이 꿈을 이루지 못했으나 매일 밤 전 세계 하늘을 날아다닌다. 비행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대학 2학년때 이 프로그램을 접하고서 한동안 잊고 살던 어린 시절 꿈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실제 비행사들이 비행 훈련을 할 때 사용하기도 하는 이 프로그램은 비행기의 기종과 성능은 물론, 전세계 공항의 지형과 활주로도 실제와 똑같아 비행사들과 거의 같은 수준의 지식을 요구한다. “한 단계를 넘을 때마나 실제 비행과 가까워지니까 진짜 조종사가 된 느낌이었죠.” 이씨는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에서 주최한 항공 시뮬레이션 대회에서 외국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예선, 본선을 거쳐 결선에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제주공항까지 운항하는 과제를 훌륭히 해냈다. 이씨는 비행에 만족하지 않고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위성사진을 받아 한국의 지형을 프로그램에 적용시켰다. 육군 항공대 헬기 조종사가 “실제와 정말 똑같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씨는 기체 일부만 봐도 어느 회사에서 만든 어떤 비행기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전세계에 300명 이상 타는 비행기는 어림잡아 30종입니다. 다 비슷하게 보여도 기장석 작은 창문 하나까지 모양이 조금씩 다르죠.” 에어버스 A-330기종을 가장 좋아한다. 착륙할 때 기어가 축 처지는 모양이 마치 새가 내려앉는 것과 비슷해 매력적이다. 지난해 여름 휴가 때 싱가포르∼뉴욕을 19시간30분 동안 쉬지 않고 날았다.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다. 올 여름휴가는 어디로 떠날까.‘비행 통’은 벌써부터 고민에 빠져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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