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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 통째 베끼는 ‘中짝퉁의 진화’

    회사 통째 베끼는 ‘中짝퉁의 진화’

    중국 광둥성에서 일본 제품인 NEC의 ‘MP3’를 산 소비자는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그 소비자가 소매점에서 진품으로 알고 샀던 제품은 사실 ‘짝퉁’이었다.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절대 짝퉁이 아니라고 큰 소리를 칠 것이다. 중국 광둥성에서 일본 제품인 NEC의 ‘MP3’를 산 소비자는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그 소비자가 소매점에서 진품으로 알고 샀던 제품은 사실 ‘짝퉁’이었다.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절대 짝퉁이 아니라고 큰 소리를 칠 것이다. 이 MP3플레이어는 NEC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됐고 현지 법인에서 유통한 제품이란 반박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NEC 일본 본사는 짝퉁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된 영문일까. 현지 공장과 법인 자체가 짝퉁이기 때문이다. 중국 짝퉁 산업이 무섭게 진화하고 있다. 기존 제품을 모방하던 수준에서 아예 ‘기업’을 통째로 베끼는 단계까지 왔다. 전 세계 곳곳에서 진품과 짝퉁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풍경은 곧 익숙한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은 28일 일본 NEC가 2004년부터 2년동안 조사한 중국내 ‘짝퉁 산업의 실태’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NEC가 중국과 타이완에 있는 18개 공장과 창고를 조사한 결과 믿기지 않는 사실이 드러났다. 짝퉁업자들은 중국, 홍콩, 타이완에 있는 50곳 이상의 NEC 제조 공장과 똑같은 수의 짝퉁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은 NEC 로고가 새겨진 명함,NEC 연구소를 똑같이 모방한 연구소, 주문 대장에 기재한 사인까지 복제했다. 제품 매뉴얼과 보증서, 포장 박스까지 똑같은 건 놀랄 만한 것도 아니었다. NEC가 고용한 조사관 스티브 비커스는 “중국의 짝퉁이 이제는 기업을 통째로 훔치고(hijack) 있다.”고 지적했다. 짝퉁 공장은 NEC 진품과 똑같은 제품을 생산할 뿐 아니라 NEC 브랜드를 새긴 ‘고유 모델’까지 개발했다. 이들은 MP3플레이어,DVD 플레이어 등 NEC의 주력 전자제품은 모두 생산하고 있었다. 중국의 한 짝퉁 공장에서 압수된 제품만 4만개의 키보드와 1300개의 CD플레이어, 트럭 2대분의 홈시어터 스피커였다. 짝퉁 업자들은 생산품을 중국, 홍콩뿐 아니라 남부 아시아, 북 아프리카, 중동, 유럽까지 NEC 진품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었다. 밀수가 아닌 적법한 통관 절차를 밟아 진품으로 둔갑해 팔리기까지 했다. NEC 후지오 오카다 수석 부회장은 “짝퉁업자들이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중국 기업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개발 단계부터 제품 판매까지 NEC 브랜드를 그대로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그조차 “소비자들은 짝퉁을 NEC 진품이라고 완벽하게 믿을 수밖에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중국 법률은 5만위안(약 580만원)이하의 짝퉁 제품 생산자에 대해서는 벌금형, 그 이상은 최고 3년까지 실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기업화된 짝퉁 산업을 뿌리뽑기 힘들다. 중국 광둥성 기업조사팀 관계자는 “단속에 걸린 공장들이 하나같이 합법적인 라이선스를 받았다고 주장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도 충격에 빠졌다. 전 세계에서 단 6대만 생산된 최고의 명차인 ‘1967년 페라리 한정본’의 복제품마저 등장했기 때문이다. 프란코 프라티니 EU 법무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26일 브뤼셀에서 기자회견를 갖고 이를 폭로했다. 그는 기자회견장에 페라리 스포츠카의 사진을 들고 나왔다. 프라티니 위원은 “사진속의 차량은 중국에서 제조한 7번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페라리도 사진속의 차량이 지난 1967년 한정품으로 생산된 330P4 모델이라고 확인했다. 6400개의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정보기술사무소 베이징 주재 그레고리 셔우 대표는 “중국 지도부는 경제발전을 위한 지적재산권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현실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U는 유럽산 명품에 대한 중국의 불법 복제에 대해 강력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오늘의 눈] 믿을 수 없는 약관리/강혜승 사회부 기자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아침 신문에서 카피(복제)약의 효능이 조작됐다는 기사를 읽던 어머니의 한숨섞인 한 마디다. 갑상선 질환으로 끼니 때마다 10알 이상의 약을 몇 달째 복용하고 있는 어머니다. 비타민이나 소화제라도 약을 먹지 않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장기간 치료약을 복용하는 사람을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약은 그만큼 우리 생활과 떨어질 수 없는, 음식과 같은 존재다. 그런 약의 효과를 조작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도 남았다. 오리지널 신약을 복제한 카피약의 효능을 검증하는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기관의 실태 조사에 착수했던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표한 중간조사 결과는 실로 충격적이었다. 지난해 생동성 시험을 거쳐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카피약 351개 중 우선 101개 품목을 조사했는데, 절반에 가까운 43개 약품 효능이 조작됐다고 한다. 시험기관도 11곳 중 10곳이 연루됐다. 생동성 시험 결과 조작이 만연돼 있었다. 유통되는 약품 대부분은 카피약이다. 약국에서 파는 어떤 약도 믿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생동성 시험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긴 바이오벤처기업과 양심을 팔아 넘긴 약대도 문제지만 결국은 제도를 허술하게 운영한 보건당국의 책임이다. 한 전문의는 “미 식품의약국(FDA)은 생동성 시험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기관을 시장에서 퇴출시킬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너무나 허술하다.”고 지적한다. 생동성 시험 관리 자체에 허점이 있다는 말이다. 식약청은 지난 2년간 80여차례나 시험기관을 실사했지만 단 한 건의 조작도 적발하지 못했다. 식약청은 조작 기관에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각종 먹을거리 파동으로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이 커질 대로 커진 상황에서 국민들이 그 약속을 신뢰할 수 있을까. 두 달 후쯤이면 이번 실태조사의 최종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최종 결과는 또 얼마나 충격적일지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강혜승 사회부 기자 1fineday@seoul.co.kr
  • 카피약 효능 조작

    카피약 효능 조작

    대학과 바이오업체들이 복제의약품(카피약)의 약효를 입증하는 시험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효능이 떨어지는 의약품이 시중에 유통돼 국민 건강을 위협한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5일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기관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101개 품목의 카피약을 조사한 결과, 이 중 4개 기관에서 시험한 10개 품목이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9개 기관이 시험한 33개 약품 역시 조작이 의심돼 추가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카피약의 판매를 허가받기 위해서는 그 효능이 오리지널 약품과 같은지를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해 입증해야 하는데, 시험기관에서 효능이 동등한 것으로 시험결과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동등성 시험 조작을 시인했거나 조작이 확실한 시험기관은 바이오업체인 랩프런티어, 바이오코아와 성균관대 약대,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부설 생동성시험 연구센터 등 4곳이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해당 카피약의 허가를 취소하고 판매를 금지하는 한편 유통 중인 제품은 즉각 회수해 폐기하도록 조치했다. 시험자료를 조작한 랩프런티어 등 4개 기관은 검찰에 고발해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기관도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할 경우 동일한 조치를 내린다는 방침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사설] 약효시험 결과를 조작했다니

    복제의약품(카피약)의 시험업무를 맡은 일부 약학대학과 바이오업체들이 시험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일파만파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적발된 효능조작 카피약 가운데는 유명 제약사의 약품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치료를 위해 제조된 약품에 주요 성분이 제대로 들어있지 않다면 그 효능 또한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약품은 만일의 경우 사람의 생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시험기관들의 조작은 묵과할 수 없는 범죄적 행위나 다름없다. 카피약의 생동성 시험은 오리지널약과 약효가 동일한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다. 성분 조작은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노린 행위로 보인다. 조작 약품에는 골다공증·고혈압·간질치료제, 소염진통제, 항생제 등 복용빈도가 다소 높은 것에 집중돼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식약청은 성분미달로 인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데, 이는 참으로 무책임한 발언이다. 간질치료제나 혈전예방약인 항응고제는 흡수율에 따라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인체에 직결되는 약품으로 장난칠 생각을 했다면 그 자체로 보통문제가 아닌 것이다. 시중 약품 7700개 가운데 절반인 3900개 품목이 생동성 시험을 거쳐 의사의 동의 없이 대체조제할 수 있다고 한다. 이같은 유통실태에도 불구하고 제조과정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다면 국민건강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일이 터진 데는 일차적으로 돈에 눈이 먼 시험기관의 도덕적 일탈 탓이다. 감독을 게을리 한 식약청도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보건당국은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 엄중 문책하고, 재발 방지책을 철저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약품시험기관 복제의약품 효능조작 파문

    약품시험기관 복제의약품 효능조작 파문

    약품 시험기관들이 복제의약품 효능 조사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큰 파문이 일고 있다. 국내 의약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초래함은 물론 그동안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약을 복제한 카피약 생산에 주력해 온 국내 제약업계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이번 조사 결과는 카피약 효능 조작이 일부 시험기관이나 특정 카피약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시험기관의 모럴해저드 국내 35개 시험기관 중 11개 기관을 우선 선정해 실태를 점검한 이번 조사에서 조작 혐의가 포착된 기관은 조사대상의 90%인 10개 기관이나 된다. 또 시험약품 101개 품목 중 문제가 된 약품은 43개로 42%를 웃돈다. 일부 기관을 대상으로 한 중간 조사에서 90%나 되는 기관이 적발됐다는 얘기는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이 업계 전반에서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시험기관이 생동성 시험을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고 엉터리로 진행하고 있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의학계 내부에서 흘러나올 정도다.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기관들도 시험조차 하지 않고 시험을 한 것처럼 자료를 꾸미는 등 모럴해저드의 단면을 드러냈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들 기관이 유사한 약품의 생동성 시험을 하다보니 다른 약품의 시험자료를 가져다 결과를 꾸미기도 하고, 시험결과가 좋지 않으면 오리지널약과 효능이 같은 것으로 자료를 수정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기관에서는 식약청 조사를 피하기 위해 컴퓨터에 저장된 원본 자료를 파기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다공증 치료제등 부작용 우려 커 생동성 시험의 파행과 조작은 바로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문제로 직결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문의약품의 99.9%가 카피약이기 때문에 의약품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가톨릭의대 임상의학교실 임동석 교수는 “오리지널 약품과 화학적 성분이 같은 카피약이기 때문에 단기간 복용할경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면서 “오리지널 약보다 혈중 농도가 낮거나 높거나 두 가지 경우 모두 환자에게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데 이번에 적발된 약품들은 골다공증 치료제 등 몇 년씩 복용해야 하는 약이라는 점에서 우려할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들도 병을 치료하기 위해 먹는 약조차 믿고 먹을 수 없다며 한탄하는 분위기다. 약사들도 “생동성 시험을 거친 약들은 오리지널 약과 효능이 똑같다는 입증을 거친 약들이라 믿고 대체조제를 해왔는데, 생동성 시험결과를 조작한다면 환자들이 카피약을 어떻게 신뢰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태로 타격을 받게 된 제약업체들도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카피약 하나를 허가받을 때마다 수천만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시험을 의뢰하는데 이 결과를 조작했다니 시험비용은 비용대로 날리고 제약사 신뢰도마저 추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는 또 전체 카피약 시장이 위축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지만 제약업체를 보는 눈길이 곱지만은 않다. 관행처럼 만연된 효능 조작을 제약사가 그동안 몰랐었는지, 또 시험기관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수사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생물학적 동등성시험(BioequivalenceTest) 카피약(복제 의약품)이 오리지널약과 같은 효과를 내는지 평가하는 시험이다.1989년부터 카피약 시판 허가를 받기 위해 생동성 시험자료를 반드시 제출토록 의무화됐다. 현재 신약을 복제한 카피약과 45개 성분 제제에 대해서는 생동성 시험이 의무화돼 있다. 지금까지 생동성 인정을 받은 의약품은 총 3907개 품목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똑똑한 사람들이 국악 듣고 배워 기뻐”

    올해 여든다섯된 경기민요의 명인 이은주 명창이 27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소리인생 70년을 결산하는 ‘소리연’ 공연을 갖는다.200여명이 한무대에 서는 초대형 무대다. 그래서 보통 민요공연과는 다르다.‘회심곡’은 드라마틱한 연출에 휘모리잡가 같은 빠른 곡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물론 이은주 명창이 곱게 단장하고 앉아 무대를 지켜만 보는 것은 아니다. 직접 나서 2시간여에 걸친 공연을 이끌 예정이다. 나이가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듯.KBS 유애리 아나운서는 올해 초 이은주 명창이 녹음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단다. 자그마한 체구 어디에다 그런 기운을 감춰뒀던지 옛날옛적 목청이 그대로 살아 있더란다. 공연을 앞두고 있는 이은주 명창을 서울 단성사 뒷편 자택에서 만났다. 첫인상은 역시 이런 소문에 어울릴 만했다. 눈빛은 또렷하니 맑았고, 옷매무새나 머리단장 행동거지 하나하나 모두 빈틈없이 반듯했다. 동작은 어찌나 빠른지 같이 다니면 제자들이 더 헉헉댄다는 말이 실감났다. 그래도 공연 전이라 긴장되는 모양이었다.“예전엔 몸 한 번 안아팠으니, 그냥 일사천리로 공연했지요. 그런데 이번엔 잘 될까 걱정이 되네요.” 무엇보다 고마운 건 준비하느라 고생한 제자들이다.●15세때 회초리 맞으며 국악 시작 이은주 명창은 어릴 적 우연히 접했던 국악에 홀딱 반한 경우.“어릴 적 동네에서 틀어주던 소리가 너무 좋아서, 그냥 뭔지도 모르게 집에서 따라 불렀죠.” 15살 때 서울에 올라가 회초리를 맞아가며 원경태 선생에게서 5년 동안 국악을 배웠다. 그러다 1939년 인천 홍명극장 국악공연에서 ‘수심가’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국악공연은 관객들이 표를 던져 1등을 뽑는, 요즘말로 하면 ‘배틀’ 형식이었다. 이때부터 각종 국악무대와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다. 그 뒤 1955년 마침내 서울 종로 단성사에서 열린 국악공연에서도 1등을 차지했다.‘이은주’라는 이름이 마침내 ‘명창’의 반열에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이때를 전후해 음반도 쏟아져나왔다. 요즘으로 치면 ‘보아’나 ‘이효리’인 셈. 그러나 저작권 개념이 없던 시절이니 불법복제도 많았다. 이 음반들은 지금도 일본 수집가들 손에 고이 쥐어져 있다고 한다.●50년전 그 시절에도 팬레터 많이 받아 이런 이은주 명창이었기에 항상 따르는 고정팬이 있다. 대부분 50∼60년대생으로 어릴 적 들었던 ‘이은주의 소리’를 못잊어 한다. 국악치고는 꽤 비싼 가격인데 이번 공연표는 이미 매진될 정도라 한다. 그 시절에 혹시 ‘팬레터’도 받았을까.“정말 많았죠. 공연 한번 나가면 온갖 엽서와 편지가 쏟아져 들어왔어요.” 무슨 내용이냐고 물었더니 빙긋 웃는다.“노래 잘하고 얼굴 고왔으니, 몇살이냐 시집 갔느냐 뭐 그런 얘기들이었어요.”●`태평가´ 복원… 1975년 인간문화재로 그러나 5·16 쿠데타는 이 분위기를 확 바꾼다.‘구성지고 애절한 가락’은 조국근대화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그나마 살아남은 쪽은 판소리 같은 남도소리 정도다. 경기민요를 했음에도 이은주 명창은 그래도 많은 복을 누린 편이다.‘태평가’를 복원했고, 그렇게 까다롭다는 ‘이별가’와 ‘긴아리랑’을 잘 불러 1975년 인간문화재가 됐다.91년 KBS국악대상 공로상,93년 옥관문화훈장을 받았고,2005년에는 국악협회가 정한 ‘10대 명인’에 꼽히기도 했다. 이보다 이은주 명창을 더 기쁘게 하는 것은 이제 국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는 점이다.“들으러 오는 사람들도, 배우러 오는 사람들도 모두 대학 나와 똑똑한 사람들이에요. 우리 때에 비하면 정말 좋아진 거죠.”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시 교육청 제시 ‘논술대비’ 이렇게

    서울시 교육청 제시 ‘논술대비’ 이렇게

    대학입시에서 논술 비중이 커지면서 초등학생부터 글쓰기에 매달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바야흐로 ‘논술 권하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입시 학원들은 서둘러 수험생들에게 논술 기교를 가르치고 있다.하지만 논술 실력은 단기간에 쌓이는 게 아니다. 다양한 글을 많이 써보아야 하고 기본적으로 많이 읽어야 독창성 있는 글을 쏟아낼 수 있다. 주입이 없다면 방출도 없다. 입시 준비로 바쁜 고교생은 어떻게 책을 고르고 어떻게 읽어야 할까.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일선 학교에서 논술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읽기에서 논술까지’라는 보충교재 3권을 내놓았다. 인문과 사회, 자연 영역 등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눠 각 영역별로 교과서에 추가된 내용을 담고 있다. 떤 책을 읽어야 할지조차 막연했던 수험생에게는 기본적인 독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인문영역-‘자유론´, ‘사기열전´ 등 출제사례 높아 인문영역은 읽기 자료가 철학과 역사, 문화, 윤리, 예술 등 인문분야 전 영역에 걸쳐 있다.‘인간이란 무엇인가’와 ‘문화와 삶의 관계’,‘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등으로 7가지 영역으로 나뉘는데 문사철(文史哲)로 알려진 인문분야가 주요 소재다. 학생들이 읽어야 하는 책은 장자의 ‘장자’를 비롯해 밀의 ‘자유론’, 사마천의 ‘사기열전’ 등 일단 동서양 고전이 주류를 이룬다. 실제 논술고사에는 고전을 발췌해 출제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예스러운 책뿐만 아니라 비교적 최근에 씌어진 책도 다수 포함돼 있다. 서울산업대 백욱인 교수가 쓴 ‘디지털 복제 시대의 지식’을 비롯해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공간’ 등이 읽기 자료로 소개된다. 인문영역을 총괄한 서울시 중부교육청 장상술 장학사는 “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아서 논술을 어려워한다.”면서 “각 교과와 연관된 중요한 책을 추천받아 관련 도서를 참고 자료로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작정 읽을 수는 없다. 책에 소개된 관련 도서만 300∼400권에 이르는 등 모두 읽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고전을 살피기에도 빠듯한데 잘 알려지지 않은 책까지 살필 겨를이 없다. 게다가 단기간 동안 책을 읽은 뒤 깊이 있는 성찰을 하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 인간과 도덕, 문화, 역사, 미학 등 분야별로 1∼2권씩 선택한 뒤 분야에 대해서 개념을 정리하는 수준으로 읽는다. 고교 1∼2학년 등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는 학생들은 1∼2년 정도 이어가는 독서 시간표를 만들어 차곡차곡 읽는 것도 한 방법이다. 논술에서는 해당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을 갖춰야 문제를 이해할 수 있다. 읽기 목록에서 자신에게 어려운 책은 과감하게 뺀다. ●사회·자연영역-너무 어려운 책은 과감히 제외를 서울혜화여고 서준형 교사는 “사회영역 읽기 자료는 서울대 등 서울시내 주요 대학에서 발표한 논술 예시자료를 참고한 뒤 책을 만들었다.”면서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골라 읽다 보면 아무래도 생각의 범위가 점차 넓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회 분야는 기본적으로 역사와 지리, 일반 사회 등을 포괄한다. 정치와 경제뿐만 아니라 역사와 사회분야를 섞은 통합 자료도 많이 담겨 있다. 읽기 자료는 ‘생활과 환경’,‘공간과 산업’,‘사회와 정보’,‘인간과 문화’,‘사회와 경제생활’,‘정치생활과 법’,‘역사와 사회 발전’ 등으로 나뉘어 있다. 정치에서 플라톤의 고전 ‘국가ㆍ정체’, 지리에서는 이중환의 ‘택리지’ 등이다. 대부분 대학생들이 읽지 않았을 정도로 어려운 책도 일부 소개되고 있다. 사회 영역은 사실 범위가 넓어 특정 자료로 만족하기 어렵다. 시사와 얽혀 심심찮게 신문기사가 지문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자주 이슈로 등장하는 환경이나 공간, 사회 양극화, 노동, 소비 등에 대해서 자신의 논지를 갖춰야 한다. 어렵거나 독특한 의견을 확립하기 어려우면 주간지나 신문 등에 있는 칼럼을 읽어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과학 분야는 물리와 화학, 생물 등 과학 교과서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인문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과학사나 과학철학을 다룬 책이 대부분이다. 하이젠베르크의 ‘연구자의 책임에 대하여’처럼 과학 윤리를 다루거나 수의 철학을 소개한 앵글린의 ‘수학의 철학과 역사’ 등이 소개되고 있다. 분야별로는 ‘인간과 과학’과 ‘수와 논리’,‘시간과 공간’,‘생명과 환경’,‘물질과 변화’등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황금알 낳는 경기도 연구개발 클러스터

    황금알 낳는 경기도 연구개발 클러스터

    경기도 수원과 성남·용인이 첨단산업의 연구개발(R&D)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가 조성 중인 나노소자특화팹센터·바이오센터 등 첨단 연구시설과 최근 유치한 외국의 R&D 시설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첨단 연구시설은 당장 눈에 띄는 성과는 적지만 기술이전과 연구인력 육성효과가 높아 관련산업에 접목하면 앞으로 그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도시에 조성되는 광교테크노밸리 R&D단지는 차세대 성장동력이 잉태되고 있는 곳이다.8만 6500평 규모의 단지에는 이미 들어선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주변으로, 대규모 연구시설들이 하나둘씩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 잉태 지난 2004년 6월, 가장 먼저 착공한 나노소자특화팹센터는 골조공사를 끝내고 내부공사가 한창이다. 나노기술은 나노미터(10억분의 1m)수준에서 물체를 만들고 조작하는 기술.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해 선진국들도 앞다퉈 기술육성에 나서고 있다. 국비와 도비를 합쳐 1641억원이 투입돼 1만 274평 부지에 연면적 1만 5170평, 지하 2층 지상 16층 규모로 건립된다. 오는 26일 준공식을 갖는다. KIST, 서울대, 성균관대, 아주대, 한양대 등 6개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나노소자 개발과 산업화를 지원하게 된다. IT,BT,NT 등 첨단기술을 융합·연구하는 시설인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도 이곳에 들어선다.2007년 말까지 3만 9444평 부지에 연건평 1만 7712평 규모로 건립된다. 부지와 공사비 등 1440억원을 경기도가 부담하고 운영은 서울대가 맡는다. 서울대는 125명의 교수와 석박사급 연구인력 200여명을 이곳에 투입한다. 중점 연구분야는 나노전자소자와 ▲바이오 공학 ▲미래형 자동차 ▲휴먼테크놀러지 ▲디지털 콘텐츠 및 엔터테인먼트 ▲유비쿼터스 ▲환경분야 등이다. ●엄청난 시너지효과 기대 내년 말 완공 예정인 차세대융합기술원의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기술이 상용화되는 2017년이면 1조 6500억여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만 1500명의 고용효과가 예상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상하고 있는 바이오산업을 연구하게 될 ‘경기바이오센터’도 2007년 2월 완공을 목표로 골조공사가 진행 중이다.95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곳에서는 의약과 면역, 유전자, 세포치료제 등 생명공학 분야가 특화사업으로 육성된다. 이밖에 무균돼지 생산과 사육, 이종 복제돼지 장기 이식수술 등이 이뤄질 ‘바이오장기연구센터’가 295억원을 들여 올해 말 완공된다. 내년 7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ㅠ중인 ‘경기 R&D센터’는 외국투자기업과 국내 중소기업들이 입주하게 된다. 유광열 도 첨단산업지원단장은 “광교테크노밸리에 조성 중인 5개 R&D시설들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도내 첨단기업과 협력연구가 이뤼질 경우 지역경제활성화와 고용창출 등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용인도 R&D클러스터 변모 성남에도 세계적인 IT·BT기업의 R&D센터가 줄지어 입주하고 있다. 분당구 정자동 ‘분당벤처타운’내 킨스타워에는 독일의 첨단 의료기기 생산업체인 지멘스사를 비롯해 무선통신 반도체칩 생산업체인 미국의 액세스텔사와 내셔널세미컨덕터사, 인텔사 등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NHN 본사 등 한국기업 10곳의 연구소도 주변에 둥지를 틀고 있다. 분당에는 이밖에도 KT,SK텔레콤, 삼성SDS, 휴맥스, 보테크연구소 등 크고작은 IT업체들과 전자부품연구원(KETI),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등 관련기관들이 이미 들어서 있다. 세계적 생명공학 연구기관인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한국분소인 한국파스퇴르연구소도 판교에 입주한다. 이 연구소는 2007년까지 판교 IT·업무지구내 6000여평의 부지에 연면적 4000평짜리 건물을 건립하게 된다. 판교 IT·업무지구는 일반연구단지 4만 5000평과 파스퇴르연구소 등 외국기업을 위한 초청연구단지 2만 7000평 규모로 조성돼 국내외 첨단기업과 연구소들이 입주하게 된다. 경기도는 최근 판교 IT·업무지구의 명칭을 ‘판교테크노밸리’로 변경하고 IT뿐 아니라 NT·BT 업종도 허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각종 기술연구소 300여곳이 밀집해 있는 용인지역도 R&D클러스터로 변모한 지 오래이다. 최근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미국의 델파이사와 독일의 보슈, 세계적인 방위산업체인 프랑스의 탈레스연구소가 구성지역에 잇따라 들어서면서 R&D클러스터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수원 광교신도시 개발 어떻게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과 나노소자특화팹센터 등 첨단 R&D시설이 잇따라 들어설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도시는 ‘제2의 판교’로 주목받는 곳이다. 수원시 이의·원천·우만동과 용인시 상현동, 기흥읍 영덕리 일대 341만평에 6만명을 수용하는 자족형 행정복합도시 형태로 건설된다. 현재 수용토지와 지장물에 대한 보상작업이 진행 중이며 오는 2010년 12월 준공된다. 주요시설로는 광역행정업무지구(5만 4000평), 원천유원지를 포함한 광역상업위락지구(90만평), 첨단 R&D단지(19만 2000평) 등이 들어선다. 주택으로는 아파트 2만 1987가구와 단독주택 2013가구 등 모두 2만 4000가구가 공급된다. 아파트의 42%는 중대형,31%는 임대주택으로 건설된다. ●2만 4000가구 공급… 2010년 말 완공 특히 광교신도시는 판교 못지 않은 자연환경과 투자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광교신도시의 녹지율은 45.5%,㏊당 인구밀도는 53명이다. 판교(35%,98명)나 분당(20%,198명)에 비해 월등히 쾌적한 주거여건을 갖추게 된다. 행정지구에는 도청, 도의회, 수원지검, 수원지법 등 광역행정기관과 첨단 R&D시설이 입주하기 때문에 자족형 도시로서 손색이 없다. ●유비쿼터스 도입, 5개 광역도로 신설 신도시 교통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광역행정기관과 첨단산업을 최대한 유치, 서울방향으로의 출퇴근 수요를 억제할 방침이다. 신분당전철 연장선, 환승센터, 연결도로 확충 등을 통해 교통난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북수원∼상현IC(4차선 7.9㎞), 상현IC∼하동(6차선 2.5㎞), 흥덕∼하동(6차선 2.1㎞), 동수원∼성복IC(4차선 3.3㎞), 용인∼서울고속도로(6차선 2.3㎞) 등 5개의 광역도로를 신설한다. 건설교통부는 신분당 연장선 복선전철을 신도시까지 건설할 예정이다. 신도시에는 유비쿼터스 개념이 도입되고 원천유원지와 신대저수지 등 기존 수변공간은 공원형태로 보존된다. 경기도는 오는 연말까지 실시계획승인 등을 거쳐 내년부터 주택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외국기업 원천기술도 이전 광교밸리 20만명 고용창출” “첨단 R&D 시설들은 당장 만들어내는 일자리나 생산효과는 적지만 관련산업에 접목되면 향후 돌아올 파급효과는 상상을 뛰어넘을 것입니다.” 한석규 경기도 경제투자관리실장은 13일 “첨단연구소들이 기술이전과 고급인력 채용, 연구인력 육성효과 등을 감안할 때 상당한 경제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광교테크노밸리의 경우 10년후에는 19조원의 생산유발과 2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실장은 해외 유수업체들이 수원과 분당·용인지역에 몰려드는 이유에 대해서는 “경기도의 파격적인 지원과 함께 서울과의 접근성, 연구인력 확보가 용이한 점”을 꼽았다. “파스퇴르연구소의 경우 경기도가 부지매입비 및 건립비 400억원(추정)가운데 50%와 매년 30억원씩 10년간 모두 300억원의 연구개발비는 물론 건립에 따른 행정처리 등을 지원합니다.” 분당벤처타운 킨스타워도 경기도가 건물을 사들여 주변빌딩의 10% 수준의 임대료만 받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사도 진입로 때문에 용인연구소 건립을 포기하려 했을 때 경기도가 도비를 들여 도로를 개설해 주었다고 한다. 한 실장은 “이들 지역에는 대학이 많고 국내외 각종 연구소 2500여곳이 들어서 있어 고급인력 확보가 용이하고 업체간 정보교환과 네트워크 환경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 관련업체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실장은 특히 “외국의 첨단연구소들이 국내에 진출하는 것은 단지 생산라인이나 연구시설만 옮겨온 것이 아니라 원천기술까지 함께 이전하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국내 해당분야 기술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추적60분 ‘황우석 특허’ 방송원고 인터넷 공개

    KBS ‘추적60분’의 문형렬 PD가 제작한 ‘섀튼은 특허를 노렸나(가제)’에 대해 KBS측이 방송 불가 결정을 내린 뒤 문 PD가 프로그램 방송용 원고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해 파장이 예상된다. 5일 인터넷언론 폴리뉴스에 따르면 문 PD는 방송 원고에서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그는 “섀튼 교수는 황 교수팀보다 약 9개월 빠른 2003년 4월 미국 특허청에 동물 체세포 핵이식 과정에서 방추체 결함을 없애는 방법을 가출원한 데 이어 2004년 4월 기존의 흡입법과 함께 황 교수팀의 부드럽게 쥐어짜기식 핵이식 기법을 첨가, 수정해 보정 특허를 냈다.”고 주장했다.원고는 또 미국 보스턴 김은주 특허변호사와의 인터뷰와 황 전 교수의 특허를 관리하는 서울대 산학협력재단을 통해 섀튼 교수가 쥐어짜기식 핵이식 기법, 핵이식 복제 수정란을 만드는 방법, 배양하는 방법 등에서 황 전 교수의 기술을 도용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줄기세포 1번(NT-1)의 진위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과학계에서는 NT-1이 처녀생식이 아니라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된다.”고 밝혔다.그는 “황 교수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은 줄기세포가 체세포복제 줄기세포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탈핵, 정염색체실험, 유전자각인검사,DNA분석 등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으나 서울대 조사위는 처녀생식을 증명하기 위해 유전자각인검사는 생략한 채 DNA 유전자분석 하나로 과학적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BS는 일부 원고가 공개된 뒤인 이날 오후 5시쯤부터 편성위원회를 소집,5시간30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방영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편성위는 제작간부는 물론 노조 중앙위원,PD협회장 등까지 참석하는 기구다. 한편 서울대 역시 문 PD가 일부 공개한 원고 내용 가운데 “섀튼이 특허를 침해했다거나 서울대 조사가 잘못됐다고 서울대가 인정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거나 와전됐다.”고 반박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0&30] “마니아 중의 마니아 우리는 통이다”

    [20&30] “마니아 중의 마니아 우리는 통이다”

    어떤 분야에 남보다 높은 관심과 식견을 갖고 있는 사람을 흔히 ‘광’(狂) 또는 ‘마니아’(mania)라고 했다. 하지만 ‘광’이 많아지면 언젠가는 그 세계를 압도하는 ‘광 중의 광’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우리는 그들을 ‘통’(通)이라고 부른다. 이 시대 ‘통’의 경지에 도달한 2030 4명을 만나봤다. ■ 타이틀 700여개 보유… 게임리뷰도 이치수(26)씨는 게임 ‘통’이다. 국내에서 나오는 게임 타이틀뿐만 아니라 일본 타이틀도 모조리 섭렵해 전문가적 지식을 갖췄다. 현재 월간 게이머즈와 웹진 엔게이머즈 등 게임잡지 두군데에 정기적으로 글을 싣고 있고 지난해부터 게임제작사 ㈜엠게임에서 게임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이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게임을 접했다. 친구 집에서 8비트 게임기 패미콤으로 ‘슈퍼마리오’라는 게임을 하면서부터다. 가만히 앉아서 감상하는 만화나 TV가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대로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단박에 이씨를 사로 잡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일반적인 ‘마니아’ 수준에 불과하던 이씨가 ‘통’의 경지로 올라선 건 1999년 대학에 들어가고나서부터. 수업도 빼먹으며 게임에서 익힌 전술·전략을 PC통신 게시판에 마구 올려댔다. 이씨는 플레이스테이션2와 엑스박스, 닌텐도DS 등 시판되고 있는 게임기 18종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1개에 6만원 정도하는 게임 타이틀은 한달 평균 7∼8개 구입, 모두 700여개에 달한다.1년에 2차례 정도 꼭 ‘게임천국’ 일본을 방문해 희귀 타이틀을 구한다. 업무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게임을 만드는 데 몰두한다면 여가시간은 게임을 즐기고 게임 마니아 수천명이 찾는 개인 블로그에 게임 리뷰를 쓰는 데 보낸다. 이씨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산업적으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돼주는 적극적인 소비자’를 ‘통’으로 정의한다.“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여전히 복제품 문화가 판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정말로 게임을 사랑한다면 게임에 아낌없이 주머니를 바치는 확실한 소비주체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12만권 독파 1만권 소장 게임프로듀서 김상하(30)씨의 3평짜리 방은 사방이 책꽂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5000권 정도의 만화책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창고에 따로 보관하는 책까지 합치면 1만권에 이른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여느 만화 마니아와 다를 바 없이 수업시간에 만화를 보다 들켜 혼나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20대에 접어들면서 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통’의 반열에 올라섰다. 한달에 보통 100권, 많을 때는 300권씩 만화책을 무더기로 샀다. 일본만화 원서나 번역본, 우리나라에 단 한권만 유통되고 있는 희귀 이란 만화 ‘페르세포스’ 등 미국·프랑스·타이완·홍콩 등 각국의 만화 수집에 나섰다. 만화선진국 일본에 연간 2∼3차례는 꼭 날아가 희귀본을 구한다. 헌책 거래총판들과 안면을 터 희귀본이 나오면 먼저 연락을 해 준다. 3년 전 1억권 가량의 유통만화를 집대성해 놓은 일본 만화연감을 놓고 하나하나 따져봤더니 읽은 책이 무려 12만권에 달했다. 일본 만화에 대한 남다른 지식에 자존심이 상한 일본의 ‘만화 오타쿠’들은 김씨를 ‘재수없는 촌(조선인의 줄임말)’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2004년 3월부터 작품과 작가 소개, 만화책 사는 요령 등을 실으며 운영하고 있는 개인 블로그에는 하루 평균 3000여명이 방문한다.‘씨네21’‘DVD 2.0’ 등 영화잡지에 가끔 작품 소개 등을 기고하며 지식을 나누고 있다. 김씨 역시 ‘통’으로서 만화에 대한 걱정을 산업과 연결시켰다.“인터넷에서 스캔한 만화 단행본들이 떠돌아다니며 게임 복제품과 다름없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10권을 스캔 떠서 봤다면 1권 정도는 돈 주고 사서 보는 최소한의 양식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회원 11000명 카페 운영까지 권오현(21·KAIST 산업공학과 3학년)씨는 지난달 대구로 가서 NBC라는 기종의 기차를 타보고 왔다.1985년부터 대구∼마산을 운행해온 3칸짜리 이 기차가 올해안에 모두 폐차된다고 해서다. 그가 기차를 탈 때에는 이유가 있다. 차량 내부구조는 물론 전기, 통신, 신호체계 등을 꼼꼼히 기록하고 체크하기 위해서다. 권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이렇게 모은 자료가 가득하다. 버리지 않고 모아온 기차표가 구두상자 여러개에 담겨 있다. 권씨 카페의 회원들은 수집한 자료를 공유하고 현 철도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수원∼천안을 1시간에 1대만 운행하고 있지만 시간표를 잘 짜면 더 자주 운행시킬 수 있지요. 분당선·3호선에도 급행열차를 다니게 하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운송이 가능합니다.” 권씨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는 스스로 철도 운행시간표를 짜보는 것. 다이어그램이라고 하는 시간표는 전차의 속도·성능, 역구간 거리, 승객 수, 기관사 휴식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짤 수 있다. 거기에 감칠맛 나는 두뇌게임의 묘미가 있다. 권씨는 “일본에서 들어온 ‘오타쿠’가 소비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라면 우리는 수집한 자료를 공유하고 분석·연구하면서 실생활에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등 좀더 생산적인 주체”라고 말했다. 그도 여느 ‘철도 통’처럼 지나가는 기차를 보면 한눈에 행선지와 출발지를 파악할 수 있다. 열차번호를 보면 제조시기와 운행시기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철도에 푹 빠진 이유는 뭘까.“전국을 거미줄처럼 얽고 있는 철도망이 한치의 오차없이 정확하고 빠르게 운행되고 있는데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나요?”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항공 시뮬레이션 대가… 비행사가 꿈 “피에프(PF·Pilot Flying), 기어업(Gear Up).” GM대우에서 차체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이윤진(28)씨의 어릴 적 꿈은 파일럿. 그는 이 꿈을 이루지 못했으나 매일 밤 전 세계 하늘을 날아다닌다. 비행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대학 2학년때 이 프로그램을 접하고서 한동안 잊고 살던 어린 시절 꿈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실제 비행사들이 비행 훈련을 할 때 사용하기도 하는 이 프로그램은 비행기의 기종과 성능은 물론, 전세계 공항의 지형과 활주로도 실제와 똑같아 비행사들과 거의 같은 수준의 지식을 요구한다. “한 단계를 넘을 때마나 실제 비행과 가까워지니까 진짜 조종사가 된 느낌이었죠.” 이씨는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에서 주최한 항공 시뮬레이션 대회에서 외국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예선, 본선을 거쳐 결선에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제주공항까지 운항하는 과제를 훌륭히 해냈다. 이씨는 비행에 만족하지 않고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위성사진을 받아 한국의 지형을 프로그램에 적용시켰다. 육군 항공대 헬기 조종사가 “실제와 정말 똑같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씨는 기체 일부만 봐도 어느 회사에서 만든 어떤 비행기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전세계에 300명 이상 타는 비행기는 어림잡아 30종입니다. 다 비슷하게 보여도 기장석 작은 창문 하나까지 모양이 조금씩 다르죠.” 에어버스 A-330기종을 가장 좋아한다. 착륙할 때 기어가 축 처지는 모양이 마치 새가 내려앉는 것과 비슷해 매력적이다. 지난해 여름 휴가 때 싱가포르∼뉴욕을 19시간30분 동안 쉬지 않고 날았다.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다. 올 여름휴가는 어디로 떠날까.‘비행 통’은 벌써부터 고민에 빠져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할리우드 최신영화 인터넷에서 상영

    ‘브로크백 마운틴’과 ‘킹콩’ 등 미국 할리우드 최신 영화를 인터넷에서 유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워너브러더스와 유니버설픽처스, 소니픽처스, 파라마운트픽처스,20세기폭스,MGM 등 할리우드의 6개 스튜디오는 이번 주부터 자사의 디지털 버전 영화를 ‘무비링크’ 사이트를 통해 내려받아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고 발표했다. 인터넷을 통한 불법 다운로드와 복제로 설 자리를 위협받아온 할리우드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가격은 현재 DVD 판매가와 비슷하게 책정돼 최신 개봉작은 20∼30달러이며, 개봉된 지 오래된 영화는 10∼20달러 사이로 알려졌다.그러나 내려받은 콘텐츠를 CD나 DVD 등으로 복제할 수 없도록 보안코드가 붙여진다. 따로 발표된 성명에서 소니와 라이언스게이트는 ‘시네마나우’ 사이트를 통해 마찬가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월트 디즈니사는 현재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스튜디오들은 DVD가 출시되는 시점에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기 때문에 통상 개봉 후 45일이 지나면 최신 영화를 내려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B사이드 스토리] 표절은 가수만의 문제 아니다

    가요계가 비정기적으로 찾아오는 바이러스에 몸살을 앓고 있다.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표절 논란 때문이다. 최근엔 이효리 등 거물급들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그만큼 파장이 일파만파다. 이를 하나의 트렌드로 받아들일지, 원곡에 대한 표절로 인정하느냐는 해당 작곡자들의 양심에 달려있다. 제3자가 판단하기는 힘든 노릇이다. 한류의 효자 노릇을 하는 국내 가요계가 아직도 표절 논쟁에 휩싸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얼마 전 모 일간지 기자가 국내 가요계를 놓고 “노래는 없고 가수만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한류에는 4번 타자들만 존재할 뿐 음악적 토양은 예전보다 못하다는 이야기다. 음반 내수 시장의 장기적인 불황이 주요인이겠지만 주마간산식 처방책으로 버텨온 가요계 실체를 적절히 꼬집은 비유라 여겨진다. 더 많은 한류 4번 타자를 확보하기 위해 음악 산업 곳곳에서 정화가 필요하다. 불필요한 소모를 줄이고 명확한 내부 방침을 제시하는 등 현실에 걸맞은 트레이닝이 절실하다. 표절 의혹은 물론 립싱크 논란,MP3 복제 등의 내부 출혈을 멈추게 하고 음악 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법적 해결책도 마련돼야 한다. 또 시장 타깃을 명확히 설정하는 전략도 있어야 한다. 한탕주의나 묻어가기식 가수 양성으로 인한 피해는 모두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본업을 잊고 엔터테이너로서만 활동하는 가수를 선호하는 방송사도 각성해야 한다. 시각적인 즐거움만을 주고 음악의 질적 기준에 미달하는 ‘무늬만 가수’가 설 자리를 줄여나가야 하는 것이다. 창작의 결정체인 음반을 방송 출연 발판으로만 고려하는 가수도 마찬가지다. 음악을 소비하고 즐기는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소비 패턴을 다양화하고 창작물 저작권에 대한 인식 전환은 필수다. 음반 구매에 대한 잣대가 쉽게 생기지 않는다면 공연장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주변에 언제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좋은 음악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이를 위해 가수를 포함한 모두가 깨어날 때다. 조상범 음악전문채널 KM PD chosb77@cj.net
  • 이상국 목판화 1975~2006 ‘침묵의 소리’

    “나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항상 무당이 칼 위에 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무당은 칼 위에서 다른 마음을 먹으면 발에 피가 나는데, 작가가 그렇지 않다면 곤란하다.” 미술작업에서 ‘노동’‘긴장’의 중요성을 어느 누구보다 소중히 여겨온 작가 이상국(59). 다양한 판화기법들이 각광받는 가운데서도 유독 목판화를 고집해온 그는 간결하면서도 안으로부터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독자성 짙은 예술세계를 보여왔다. 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상국 목판화 1975∼2006 ‘침묵의 소리’’전은 우리시대의 삶과 풍경에 서민적인 정서를 담아온 이상국의 목판화 작업 30년을 돌아보는 전시다. 이상국의 목판화는 소재 면에서 몇 차례 특징적 변화과정을 거쳤다. 초기작인 70년대부터 80년대엔 ‘귀로’‘탈춤’‘기다림’‘시골아이’ 등에서 보듯 이웃에 대한 부드러운 시선과 서민들의 생활상을 담담하게 담고 있다. 90년대에 들어오면서 그는 사람보다는 나무, 산 연작 등 풍경을 주로 담는다. 하지만 여기서 그가 담아내는 풍경은 눈에 비치는 단순한 밖의 대상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서서히 발효되어 나오는 내면의 풍경이다. 홍은동의 산자락(‘홍은동에서-Ⅳ’)이나 미국 모히비사막의 붉은산이나 그 형태만으로는 차이가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마치 목판의 칼을 모필처럼 사용하는 그의 작품에선 흑과 백이 만나는 선과 면, 여백이 주는 간결한 형태, 그리고 이를 동반하는 선들이 신명나게 살아 움직인다. 이상국 목판화의 차별성은 그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대개 회화와 판화를 겸하는 작가들은 자신의 회화를 판화로 옮긴다. 상업성을 위한 일종의 자기복제인 셈이다. 그런데 이상국은 오히려 판화를 회화로 옮긴다. 판화작업을 통해서 선과 전체적 형상의 굵고도 강렬한 특징을 구축한 후, 이 핵심적인 맛을 질료의 물성을 최대한 드러내는 유화로 옮기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판화는 물성을 제거한 뒤의 절제되고 응축된 느낌이 강하다. 작업공정도 다르다. 보통 목판화는 종이에 밑그림을 그려 나무판에 덮어씌워 놓고 그 윤곽선을 따라 새기는 공정을 밟는다. 하지만 이상국은 처음부터 목판을 파면서 시작한다. 예정된 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화폭에 그림을 그리듯 나무판에 형상을 깎아내는 것이다. 따라갈 그림 없이 머리속 이미지를 좇아가는 위태로운 칼질. 그래서 그의 작업엔 항상 팽팽한 긴장이 동반된다. 이번 전시에선 ‘풍경’‘나무’‘사람’ 3개의 주제로 구분, 총 140여점을 선보인다.(02)736-1020.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03일 TV 하이라이트]

    ●지식 다락방(EBS 오후 8시5분) 시계 바늘은 왜 오른 쪽으로만 돌까? 또 시계마다 ‘Quartz’라는 단어가 써 있는 이유는? 한 사람이 일생동안 자는 시간은 무려 23년, 화장실 가는 시간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은 3년, 거울을 찾고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데만도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시간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낱낱이 알려준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아내에게 적은 생활비를 줬을 경우에 이혼사유가 되는지 알아본다. 사업에 실패한 친구가 가압류를 피하기 위해서 자신의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허위로 양도했을 경우 처벌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해 본다. 또 꾀병 부리는 여자의 응급처치를 의사에게 요청한 경우에 남자에게 죄가 있는지 살펴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공교육론 위기론이 쏟아지는 가운데 특색있는 교과운영 등으로 교육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학교를 찾아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길을 모색한다. 첨단정보기술을 이용, 언제 어디서건 누구나 맞춤형 학습을 하고 있는 신학초등학교의 U-러닝과 차세대 과학교과 시범학교인 이화여고를 찾아간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혼인신고를 하러 구청을 찾은 은주와 영민은 우연히 태경과 은민을 만난다. 은민은 혼전 임신을 하고, 부모 몰래 혼인신고를 하러 온 은주에게 부끄럽지도 않냐며 크게 나무란다. 화가 난 은주는 은민의 따귀를 때린다. 한편, 태경아빠는 공사장에 밥 배달을 온 희정을 희롱한 인부의 멱살을 움켜쥐는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산으로, 들로 이어지는 나들이 길에 향기 솔솔 사람들 발길을 붙잡는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더덕. 천연 피로회복제일 뿐만 아니라 기침, 가래에도 좋고 각종 부인병에도 효과 만점이다. 산더덕 캐는 현장을 직접 찾아가 좋은 더덕 고르는 법을 배워보고 각양각색 더덕 요리 열전 등을 공개한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55분) 우리시대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 노래하고 고민하는 이 시대 진정한 노래꾼 안치환. 대학시절 선배 몰래 대학가요제에 나갔던 사연 등 안치환의 삶 이야기를 들어본다. 또 한·불 수교 120주년을 맞아 프랑스에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푸른 눈의 한국인, 이다도시를 만나본다.
  • [독자의 소리] ‘유비쿼터스 전파’ 는 우리의 자산/백성용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유비쿼터스 사회’는 정보혁명에 이은 제4의 혁명으로 일컬어질 만큼 우리 사회를 변혁시키는 또 하나의 거대한 물결로 다가오고 있다.‘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라틴어에서 비롯된 ‘유비쿼터스’라는 용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이동성을 보장하는 전파다. 이러한 전파는 국가의 무형자산으로서 자원이 한정되어 있는 반면 수요는 급증함에 따라 국가간, 기업간의 주파수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중·장기 스펙트럼 이용 계획과 전파 관리 중·장기발전계획 등을 수립하여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전파기기를 변칙적으로 이용하여 개인의 사생활 침해는 물론 휴대전화 복제, 사기도박, 시험장 부정행위 등 각종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전파자원도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유비쿼터스 사회’ 트렌드에 큰 지장을 줄 수도 있다. 전파의 이용가치를 높이고 전파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촉진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와 뜻을 한데 모아야 하겠다. 백성용 <중앙전파관리소>
  • [문화 캘린더]

    ●안양시 서양화 대가들의 작품을 망라한 ‘다시 살아난 세계 명화 전시회’가 31일부터 5월 14일까지 경기도 안양시 평촌아트홀에서 열린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램브란트의 ‘자화상’, 다비드의 ‘나폴레옹’, 밀레의 ‘이삭줍기’, 모네의 ‘해돋이’, 르누아르의 ‘피아노치는 소녀’,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등 서양화를 대표하는 시대별 명화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이 전시회는 세계 유수의 원본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캔버스에 프린팅한 것과 붓으로 그려 복제한 리터칭 작품 50여 점이다. 문화해설사들이 그림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며 일부 작품은 직접 만져볼 수도 있다. 입장료는 청소년 2000원, 성인 3000원. 만 65세 이상은 무료이다.031)389-5252,5200 ●동대문구 특정 전문기능을 소유한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문화·예술 자원봉사대를 구성해 찾아가는 봉사활동을 펼친다.28일 발대식을 가졌다. 봉사대는 국악과 플루트, 풍선아트, 마술, 스포츠댄스 등 분야별 기능을 소유한 전문 봉사자 51명으로 구성되며 이들 봉사대의 봉사활동은 고전과 현대가 함께 조화를 이뤄 다채로운 활동을 보일 걸로 기대된다. 이들은 노인과 장애인, 병원 환자 등을 대상으로 주로 활동하게 된다. ●안성시 다음달 1일부터 10월말까지 보개면 복평리에 위치한 안성남사당전수관에서 시립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 토요상설공연을 연다. 공연애는 시립바우덕이풍물단 상임단원 30명과 학생명예단원 10명, 객원단원 10명 등 50명이 참여,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동안 버나놀이, 덧뵈기, 어름, 살판, 덜미, 풍물놀이 등 남사당 놀이 6마당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영화 ‘왕의 남자’ 등장 인물과 궁궐을 재현한 세트장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할 수 있고 풍물공연에 앞서 오후 4시부터 1시간동안 풍물 악기를 직접 연주해볼 수도 있다.031)678-2473 ●포천시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 직동리에 있는 산림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나무로 만든 숲속 친구들’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회는 간벌과 가지치기 과정에서 생긴 나무로 동·식물을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자연을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회에는 장수풍뎅이 등 곤충 50점과 너구리 등 동물 22점, 들꽃 13점, 수서생물 15점 등 모두 126점이 전시되며, 온실 앞 체험공간에서는 숲속 친구만들기 등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전시회 관람을 위해서는 방문 5일전 인터넷(www.koreaplants.go.kr) 또는 전화(031-540-2000)로 예약해야 한다.
  • 심장병예방 ‘웰빙 돼지’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을 스스로 몸 안에서 생성하도록 복제된 돼지고기가 식탁에 오르게 될까. 미국의 여러 대학 연구진이 지난해 11월 오메가3을 생성하도록 세포핵 이식을 통해 복제한 흰색 돼지새끼 여섯 마리를 출산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생명공학’ 최신호(26일자)에 실렸다. 태어난 여섯 마리 가운데 네 마리가 현재 미주리 대학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심장병 발병 위험을 줄여주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선에만 들어있는 것이 문제다. 생선 값이 비싼 데다 가려먹는 이도 많아 이 지방산 섭취에 어려움이 있어 왔다. 더욱이 기름기가 많은 참치에 가장 풍부한데, 이 또한 수은 함유량이 많아 꺼림칙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현대인이 즐겨 먹는 베이컨이나 돼지고기를 통해 오메가3을 섭취할 수 있다면 이는 영양공학에 혁명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의 대표 저자인 징캉 하버드 의대 부교수는 돼지고기에 들어있는 오메가6 지방산을 오메가3으로 전환시키는 선충(線蟲)의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 유전자를 시험관의 돼지 태아 세포에 이식한 뒤 돼지 난자에서 핵을 없애고 유전조작된 세포의 핵을 주입, 배아를 만들어 자궁에 착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태어난 복제돼지는 오메가6은 얼마 되지 않고 오메가3은 많았지만 그렇다고 전체 지방의 양은 보통 돼지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징캉 교수는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복제양 돌리 이후 생쥐, 쥐, 소, 염소, 토끼, 고양이, 나귀, 말과 개 등 10여종의 복제에 성공했다. 그러나 가축의 특정 영양소를 겨냥해 유전자 복제 동물이 태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신문은 이번 연구의 성과는 어디까지나 이론에 머물러 있다고 성급한 기대를 경계했다. 생선에만 함유된 이 지방산이 돼지 몸 속에서도 같은 효능을 발휘할지, 사람이 먹을 경우 맛은 어떨지, 안전한지, 이 돼지가 성장한 뒤에도 오메가3을 많이 함유할지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한국 순례객들 태극기 흔들며 정추기경 연호

    한국 순례객들 태극기 흔들며 정추기경 연호

    정진석(74) 추기경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의 서임 예식에서 한국인 두번째로 가톨릭 추기경에 공식 임명됐다. 추기경을 배출한 65개국 가운데 2명 이상의 추기경이 나온 곳은 30개국뿐이다. 정 추기경은 이날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추기경을 상징하는 진홍색 주케토(성직자가 쓰는 작은 모자)와 비레타(주케토 위에 쓴 세 개의 각이 있는 모자)를 수여받았다. 추기경으로 공식 활동에 들어간 것이다. 서임식은 교황이 15명의 신임 추기경 임명장을 낭독하면서 시작됐다. 새 추기경들의 이름이 차례로 선포됐고 대표자가 감사 인사를 올렸다. 교황은 “추기경을 상징하는 진홍색은 추기경의 존엄성을 나타내는 것과 함께 그리스도교의 신앙과 평화, 가톨릭 교회의 자유와 복음 선포,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 헌신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론했다. 새 추기경들은 교황의 강론 후 신앙고백과 교회에 대한 충성을 서약했다. 정 추기경은 25일 교황과 함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서임 축하 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추기경 반지를 받는다.27일 교황을 다시 알현한 뒤 30일 서임 축하 순례단과 귀국한다. 베네딕토 16세는 정 추기경의 이름을 8번째로 선포했다. 교황이 ‘니콜라스 정진석’을 부르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정 추기경은 주케토와 비레타를 수여받기 위해 교황 앞에 무릎을 꿇고 추기경의 상징 복제를 완벽하게 갖추었다. 성 베드로 광장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평신도협의회 한홍순 회장 등 한국 순례객 300여명이 단상 우측 아래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정 추기경의 이름을 불렀다. 일부 순례객은 한복을 차려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정 추기경은 23일 한국 취재진과의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이 모든 면에서 발전했다는 표지이며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국민 전체가 가정의 행복을 누리며 모두가 생명을 존중하며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생명 존중이야말로 인권의 첫째”라고 지적했다. 그는 낙태와 저출산을 주요 문제로 들었다. 평양 교구장을 겸직하고 있는 정 추기경은 또 “남북한이 서로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이 열려야 화해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의 북한 방문과 관련,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정 추기경은 “해방 후 공산주의 치하에서 천주교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행방불명돼 현재까지 생사를 알 수 없다.”면서 “북한에 성직자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어야 교황이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티칸 연합뉴스
  • [한류 통신] “드라마·영화·게임보다 패션·음식에 관심 많아”

    말레이시아의 국민소득은 5000달러에 가깝지만, 생활수준은 1만달러에 육박한다. 거리 어디에서든 벤츠와 BMW 같은 승용차는 흔하다. 포르셰와 라보르기니 같은 고급 승용차도 눈에 자주 띈다. 그동안의 절약과 발전으로 국제 수준보다 다소 떨어지는 소비 행태였던 이곳 국민들이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 증대와 높아진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구매에 고급화 바람이 들었다. 고급화 바람은 패션과 여가 생활에서도 불기 시작했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의 의류와 패션, 중저가 국산 화장품들을 구매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부담 없이 한국을 흉내낸 패션물들을 구입하고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여행객들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7일 막을 내린 말레이시아 관광전에 나흘간 5000여명이 한국 방문을 위한 여행상품을 구매했다. 이곳에서의 한류는 동아시아 인접국가와는 달리 드라마, 영화, 게임 같은 대중문화보다 패션, 음식, 여행 같은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더 발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가 한국의 생활 문화에 점점 눈을 뜨고 있다는 뜻이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백화점 내부에는 대형음반 전문점이 들어서 있다. 한국 코너도 있다. 그러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나 부상하는 한류에 비해 영상물 구매력은 약하다. 특별 세일 가판대를 들여다보면 철지난 한국영화 VCD가 원판으로 1000원 정도에 팔린다. 원가의 15%선이다. 말레이시아 시내에 들어서는 3일장,5일장,7일장을 찾으면 불법 복제 영상물을 쉽게 만나볼 수 있는데 영화 3편이 담긴 비디오 CD가 2000원 정도 한다. 이런 광경을 보면 우리가 문화 콘텐츠에서 얻고자 하는 성과는 시작도 전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지 모른다. 지난해 12월9일 한·아세안 통상장관회의에서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한 합의를 도출했다. 한국 정부는 “한·아세안 FTA를 계기로 방송, 영화, 지적재산권을 협력분야에 모두 포함시켜 최근 동남아지역에서 일고 있는 ‘한류’를 관련 산업의 이익으로 연계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방적으로 말레이시아에 우리의 문화 콘텐츠를 수출하려고 하는 한류가 아니라 이곳의 문화와 사회구조를 이해하며 일시적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문화 현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복안이 필요하다. 보호받는 문화 콘텐츠를 통해 아시아인들이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아시아적 가치를 심고 한국의 제품이 환상적이고 고급스러운 첨단 제품의 대명사로 통하도록 만드는 적극적인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서규원 말레이시아 말라야대 한국어 강사
  • [씨줄날줄] 분노 유전자/육철수 논설위원

    지구상 인구 65억명 가운데 외모가 닮은 사람은 많겠지만, 완전히 똑같은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육안 식별이 어려운 쌍둥이도 자세히 보면 어느 구석이 달라도 다르게 마련이다.10만개로 추정되는 유전자의 조합이 완벽하게 일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언젠가 인간복제(클론)가 성공한다면 외모가 100% 똑같은 사람이 나올 수는 있겠다. 그러나 유전형질의 외적 영역이자, 개인의 의지에 따라 완성되는 성품까지 똑같게 복제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한다. 7∼8년 전에 나온 SF영화 ‘가타카’는 ‘사람 팔자는 유전자 소관’이라는 사회적 통념에 도전한 것으로 유명하다. 주인공 ‘빈센트’(에단호크 분)는 우수 유전자만을 뽑아 사람을 만드는 맞춤형 인간시대에 엄마·아빠의 사랑만으로 태어난다. 열성과 우성 인자가 섞인 빈센트는 그 시대 상황에서는 열등인간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과학적 운명을 극복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서 맞춤형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우등인생을 누린다는 줄거리다. 이 영화는 ‘자연산’이 ‘인공산’보다 신체적 조건은 처질지 몰라도 품성은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때마침 외신에서 화를 잘 내는 사람은 ‘모노아민 옥시다제A’라는 변이유전자의 영향 때문이라는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 린덴버그 박사의 연구를 소개했다. 이런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분노와 두려움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보통 사람보다 작아 충동억제능력이 뒤떨어진다고 한다. 변이유전자는 사람의 기분을 좌우하는 세로토닌이란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서 뇌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뇌의 신경계에서 기분조절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이 안 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늘리려면 햇볕쬐기, 음식조절, 운동, 규칙생활, 완벽주의 탈피 등 방법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세로토닌이 너무 많으면 성생활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 하니 모든 일에는 지나치지 않아야 하는 법. 아무튼 사소한 일에 버럭 성질부리는 게 유전적 고질병은 아니라니 다행이다. 모난 성격이 인생이나 운명을 바꾸는 사례가 많은 요즘이다. 생김새는 몰라도 마음 씀씀이까지 조상을 탓할 일은 아니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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