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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최고가 ‘예수 그림’, 경매 하루만에 진위 논란

    사상 최고가 ‘예수 그림’, 경매 하루만에 진위 논란

    “다빈치 아닌 ‘다빈치 화실’ 작품…다빈치 다른 작품들과 달라”낙찰자 ‘루브르 아부다비’ 거론...천문학적 가격은 ‘브랜딩 승리’ 우리돈으로 약 5000억원(4억 5000만달러)에 낙찰되며 세계 미술품 경매사를 새로 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살바토르 문디’(구세주)를 두고 진위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해당 작품이 실제 다빈치의 작품이 맞는지, 작품의 보존 상태 등을 고려할 때 그 정도의 몸값을 가질 가치가 있는지를 두고 전문가들이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경매사 크리스티 측은 이 작품이 다빈치가 그린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지만, 반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AP는 16일(현지시간) 일부 학자들은 살바토르 문디를 다빈치가 직접 그린 것이 아니라 다빈치 화실에서 그린 것으로 본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소개했다. 다빈치 작품 전문가이자 예술사학자인 자크 프랑크는 “다빈치가 일부 참여한 화실 작품”이라며 참여 정도를 15% 수준으로 추정했다. 그는 그림 속 손의 모양이 다빈치의 해박한 해부학 지식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제이손 프라고노프도 이날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능숙하긴 하지만 16세기 전환기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로부터 나온 특별히 뛰어난 종교적 그림은 아니다”라며 ‘이슬람식 터치’가 가미된 의상, 예수의 고불고불한 머리카락 등이 다비치의 다른 작품들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레오나르도 작품 전문가이자 예술사학자인 자크 프랑크도 NYT에 “기껏해야 레오나르도(의 요소)를 조금 갖춘 좋은 스튜디오 작품이고 많이 손상됐다”면서 “이 작품은 ‘남성 모나리자’라고 불려왔지만 전혀 그렇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필립 케니컷 미술전문 기자는 이 작품의 엄청난 가격이 진위에 대한 의심을 없애주진 않는다며, 다빈치의 작품이라기보다는 다빈치가 일부 참여했을지도 모른다고 보는 게 안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빈치의 작품으로 명명됨으로써 승리할 수밖에 없는 ‘브랜드의 힘’이라고 규정했다. 애초 다빈치의 제자가 그렸거나 다빈치의 복제품으로 알려졌던 이 작품에 르네상스 미술 거장의 이름이 덧입혀짐으로써 그의 손길을 거친 신성한 유물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원본과 복제에 대한 개념 구별이 없는 포스트 기술 복제 시대에, ‘원본’ 다빈치의 그림에 열광하는 것은 단순히 그의 그림이나 이미지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남아있는 다빈치의 ‘물리적 터치에 흔적’에 열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낙찰된 이번 경매는 ‘브랜딩의 승리’라고 보는 시각도 비등하다.미술사 연구가이자 딜러인 벤더 그로스베너 박사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크리스티 측이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홍보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 측은 경매 전 외부대행 기관을 선정해 작품을 홍보하고 홍콩, 런던, 뉴욕 등지에서 전시회를 여는 등 전례 없는 마케팅을 벌였다. 또 150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을 부유하고 열성적인 바이어들이 많은 ‘현대미술’ 경매시장에 내놨다. 이처럼 몸값만 높이는 것이 전체 미술 시장에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미술품 투자 및 자문업체 ‘파인 아트 그룹’의 가이 제닝스는 이번 경매에 대해 “미술 시장의 전반적인 건강을 위한 것 같지 않다”며 막판에 과시적 성격의 수집가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는 “이런 종류의 게임을 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가진 부의 엄청난 불균형이 반영된 것”이라며 “세계가 미쳤다”고 비판했다. 낙찰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디언은 저명한 바이어 또는 아시아와 중동의 신생 바이어였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라고 전했다. 루브르 아부다비와 같은 신생 기관도 거론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플러스 칼럼] 한국경제, 지방화·세계화를 동시에/황종성 경제 칼럼니스트

    [서울플러스 칼럼] 한국경제, 지방화·세계화를 동시에/황종성 경제 칼럼니스트

    대한민국에는 지방화에 필요한 200개의 시군산단이 존재한다미국에는 50개의 주가 있고 중국에는 30개의 성이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200여개의 시, 군이 존재한다. 땅 크기만 거대하다고 세계적인 매출을 올리는 세계화 상품을 다 가져갈 수는 없는 것으로, 우리 정부가 지방화 전략을 기술적으로 안착시키면 세계화가 뒤따라 오는 동반상승 효과가 발휘되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000개의 세계화 상품을 선정하여 200개의 시군산단에 접목시켜 지방화 세계화를 동시에 완성시키고 중국과의 경제 전쟁에서 밀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000개 세계화 상품 발굴단을 조직해서 전 세계 연중 전시장과 백화점 할인매장 등 소비시장을 분야별로 조사하고 압축해서 우리 중소기업에 세계화 가능상품을 소개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이 우리의 중소기업들이 일일이 쫓아다니지 않고도 앉아서 세계시장을 파악 할 수 있는 손발이 되어 준다면 지방 중소기업 활성화로 경제성장의 급속한 발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1000개 세계화 상품을 찾아라 중국은 정부의 묵인하에 마구마구 복제해서라도 새로운 세계화 상품을 만들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선진국, 중진국, 후진국이 반드시 필요한 어렵지 않은 상품들을 복제하여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각자도생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세계화된 트랜드 상품을 다 알지 못하는 것으로 신규상품에 대하여 중국에 세계시장을 다 빼앗기고 있다. 수출 1위 품목 개수는 중국 1762개, 독일 638개, 미국 607개, 이탈리아 201개, 일본 175개, 한국이 68개이다. 중국의 복제품들이 세계화에 성공하는 이유는 복제를 하다 보면 기본 틀만 유지한 채, 메인 기술을 피해서 자기 회사만의 업그레이드 상품으로 탄생하기 때문에 중진국 이하에서는 특허권도 거의 피해 갈 수 있는 여분이 생성되기 때문인 것이다. 세계의 1등 상품이라 할지라도 멀리서 보면 어렵게 보이지만 도전의식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접근법이 예상보다 쉽게 풀려가는 경우가 허다함을 간과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신제품은 세상에 없는 제품이 갑자기 하늘에서 툭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98% 기존 기술에 1~2%의 기술적 업그레이드나 디자인 변형상품으로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3만불과 미국의 6만불의 차이는 시스템의 차이 중소벤처기업부는 세계화 상품 전용 방송국을 만들고 매일 매일 전 세계 전시장에 전시된 1등, 2등, 3등 제품들을 중계방송하고 전 세계 100만 이상 인구를 지닌 세계 200대 도시와 한국의 200대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어서 200대 지방 도시의 세계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이 전 세계 전시장의 제품, 백화점, 할인매장, 면세점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방송해서 중소기업인들이 상품 기획과 미래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파생상품을 예측해 나갈 수 있도록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세계화 상품을 매일 방송한다면 자라나는 청소년 세대에게는 미래의 자신의 직업을 찾아가는 공교육적 역할이 매우 지대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한국 중소기업제품 전용 포털 사이트를 만들어서 대한민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공산품을 분야별, 지역별로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하고 신제품을 업데이트하여 한 묶음으로 관리 운영해야 한다. 전 세계인이 자신들의 언어로 검색할 수 있도록 수십 개 다국어로 번역해 놓아야 언어장벽을 느끼지 못하고 한국제품을 끊임없이 서핑 할 수 있게 되므로 전 세계 바이어 및 직구족의 확산을 유도할 수 있다. 지방화시대 300만 중소기업과 소통하는 정부가 되어야 세계화가 이룩되어 다양한 자원의 수입과 블루오션의 세계화 상품의 수출로 일자리 넘치는 나라, 100만 청년 실업 해소와 60세 퇴직자 일자리도 넘치는 나라가 되어 100세 시대를 대비하고 일자리 걱정 없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지방화의 성공은 세계화의 성공이다.
  • “명품 스타일? 이것도 짝퉁입니다!”... 불법 판매 온상 된 블로그마켓

    “명품 스타일? 이것도 짝퉁입니다!”... 불법 판매 온상 된 블로그마켓

    얼마 전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에서 유명 연예인이 쓰고 나온 모자가 인기를 끌자 온라인에서 ‘원조’ 논란이 일었다. 개인 블로그를 개설해 물건을 파는 블로그마켓 여러 곳이 “이 모자는 자사 제품입니다. 유사품에 주의하세요”란 글을 올린 것이다. 그러자 참다못한 원 제작자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 제품은) OOOO와 XXX의 콜라보 제품”이라면서 “지금은 ‘솔드아웃’(매진)됐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한 구매 채널로 떠오른 블로그마켓이 불법 판매 온상이 되고 있다. 유행하는 제품이 있으면 너도나도 디자인을 모방해 유사제품을 내놓는가 하면, 명품 브랜드의 불법 복제품을 대놓고 팔기도 한다. 이런 블로그마켓 때문에 특히 명품업계가 골치를 썩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로그마켓에서는 ‘명품’이 아닌 ‘명품 스타일’ 제품을 판매한다는 방식을 자주 쓴다. 해당 제품은 의류부터 가방, 신발 등 다양하다. 특허청 위조상품 담당자는 “제품 브랜드 뒤에 ‘st’(style의 준말)를 붙여 판매하는 온라인 판매상들이 늘고 있다”면서 “감정을 받기 전 진품인지 확인할 길이 없지만, 최근 적발된 사례를 보면 10개 중 9개는 가품”이라고 말했다. 실제 명품업체 A사는 최근 자사 브랜드 뒤에 ‘st’를 붙여 파는 블로그마켓 운영자를 찾아내 소송하겠다면서 당장 판매를 중단하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하지만, 브랜드명을 일부 바꾸는 수법 등으로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는 블로그마켓에 대해서는 제재 수단이 사실상 없다. 명품업체 B사는 “블로그마켓에서 판매하는 불법 복제품에 대해서는 본사에서도 관심을 둘 정도로 사안이 심각하다”면서도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지만, 처벌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부 블로그마켓은 가격을 공지하지 않고 비밀댓글 기능을 통해 문의를 해오는 고객에만 알려주기도 한다. 또 현금이 아닌 카드로 결제하는 소비자에게는 카드 수수료를 제품 가격에 얹어 판매한다. 단순 변심에 의한 교환은 ‘절대 불가’라는 블로그마켓부터 제품 구매 신청을 하기 전 환불·교환 불가에 동의를 요구하는 곳도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검찰, 경찰, 관세청, 지방자치단체 등도 위조품 판매 근절을 위해 단속하고 있지만 외국에 서버를 두고 판매하는 업자에게는 단속의 손길이 미치기가 쉽지 않다”면서 “불법 복제품 판매가 의심되면 바로 신고를 해달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영국박물관 일본실의 백제관음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영국박물관 일본실의 백제관음

    지난해 런던에 있는 영국박물관을 찾았다. 덴마크국립박물관 객원연구원으로 2년 동안 유럽에 머무르면서 한 번은 가보리라 작정했던 터였다. 세계 문명을 보여 주는 전시실 사이를 거닐다가 일본실에 들어서면서 예기치 못한 만남에 놀랐다. 전시실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아 주는 늘씬하고도 우아한 자태의 부처님, 일본 호류지(法隆寺)의 백제관음이 아닌가. 오래전 일본 나라현 한적한 동네의 유서 깊은 절에서 만나 시선을 사로잡았던 그 불상이 틀림없다. 설명문을 보니 한자로 백제관음입상(百濟觀音立像), 영어로 구다라 관음상이라고 정확하게 이름이 적혀 있다. ‘구다라’는 일본에서 백제를 부르는 말이다. 어떻게 일본이 자랑하는 국보급 불상이 영국박물관 일본 상설실에 전시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영국박물관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박물관이라 해도 그것은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 의문은 설명문을 읽으면서 허망하게 풀렸다. 이 불상은 ‘진품’이 아닌 ‘복제품’이었다. 비록 1930년쯤에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가짜인 셈이다. 그렇다면 왜 영국박물관은 일본실에서 만나는 첫 작품으로 이 복제품 불상을 전시했을까. 일반적으로 박물관의 본질은 유물에 있다고 한다. 진짜 유물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가 전시의 정수를 맛보게 해 주고 전시의 명성을 좌우한다. 유럽에서도 수준 높은 일본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고 알려진 영국박물관이다. 백제관음은 누가 어디에서 제작했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 불상을 전시실 입구에 전시함으로써 이러한 제작지에 관한 논란을 뛰어넘어 고대 일본의 문화가 아시아 주변국과의 교류와 영향 속에서 성립했음을 선명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백제관음 앞에는 18세기에 만들어진 나전칠기 시계도 전시돼 있었다. 이는 일본의 근대문화가 고대 아시아 대륙과의 교섭을 바탕으로 하는 전통의 토대 위에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여 이루어진 것임을 보여 준다. 전시실 입구의 두 전시물은 일본 문화가 세계와의 교류 속에서 성립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전시의 기본 의도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선택인 셈이다. 소위 ‘일본적인’ 아우라를 발산하고 있는 미술 명품을 진열하던 과거의 일본실과는 사뭇 다른 접근이다. 이 도입 전시물을 지나면 일본의 역사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순으로 다양한 유물을 통해 다차원적으로 펼쳐진다. 외국 박물관 일본실이나 중국실에 비해 빈약한 한국실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수준 높은 한국 문화를 보여 주기에는 유물의 양과 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박물관 일본실의 사례를 보면 우리 문화를 해외 박물관에서 외국인들에게 이해시키는 데 꼭 여러 점의 국보급 진품이 동원돼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박물관 전시는 전시물을 통해 맥락을 만들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교육적이고도 정치적인 장이다. 유물이 주인공인 전시회도 있지만 유물이 보조 수단인 전시도 성공적일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우리라면 한국 미술 전시회에 중국에서 만든 논란이 있는 불상을 전시회 프롤로그에 내세울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영국박물관 일본실 전시를 보고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였으면 높였지 ‘일본 문화는 한국의 아류’라고 생각한 관람객은 아마 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 문화 중심주의는 박물관의 전시 기획자들이 한 번 생각해 볼 만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국박물관 전시도 일본인이 아니라 아마도 영국인이 기획했기에 객관적일 수 있었을 것이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기 수출에 총력전 펼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기 수출에 총력전 펼치는 중국

     지난 16일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바오터우(包頭)에서 열린 ‘2017 무기 박람회’ 현장에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찼다. 최대 방위산업체인 중국병기공업그룹(北方工業·NORINCO)이 신형 경전차와 장갑차를 공개하고 실탄사격 연습을 하자 이를 지켜보던 50개여국 230여명의 군사 관계자들이 연신 감탄사를 쏟아내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이번 무기 박람회에는 중국 최신형 첨단무기의 성능과 제원, 실전 연습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최대 하이라이트는 중국 독자 기술로 개발돼 처음 공개된 최신형 수출용 경전차인 VT-5와 장갑차 VN-17의 날렵한 등장이었다.  VT-5는 승무원 3명이 탑승하며, 최대 중량이 36t에 이르지만 시속 70㎞(비포장도로 시속 35∼40㎞)로 내달리며 빠른 기동력을 과시했다. 102㎜ 강선포를 주포로 하는 VT-5는 대전차 미사일과 고성능 폭약 탄두, 12.7㎜ 원격 조종 기관총이 장착돼 강력한 화력을 갖췄다. 함께 공개된 VN-17 장갑차는 30㎜ 기관포와 함께 무인 포탑을 장착해 화력을 높였다. 차량 양측에는 대전차포인 ‘홍젠(紅箭)-12’가 장착됐으며 차체는 VT-5와 같은 제원을 적용했다. 주정 병기공업그룹 선임 연구원은 “올해 처음 공개한 VT-5와 VN-17은 엔진과 차체 등 많은 부분이 중국 자체 기술로 제작됐다”면서 “화력과 기동력 면에서 고가의 미국과 독일의 전차와 비슷한 성능을 지녔지만 가격 경쟁력이 있는 만큼 첨단 무기 구매할 재정이 빈약한 개발도상국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이 무기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열병식에서 최첨단 무기를 선보여 막강한 군사력을 자랑한 중국이 무기 박람회를 통해 첨단 무기를 대거 공개하며 무기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등에 따르면 2012∼2016년 5년간 중국의 무기 수출은 이전 5년(2007∼2011년)보다 74%나 급증했다. 중국 무기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3.8%에서 6.2%로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 덕분에 중국은 프랑스(6.0%)와 독일(5.6%)를 제치고 미국(33%), 러시아(23%)에 이어 무기 수출 3위에 올랐다. 5년 간 무기 수입은 중국이 빠른 경제 성장과 무기관련 기술 개발에 힘입어 이전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 하지만 무기 수입의 30%를 차지하는 항공기 엔진 등 핵심 부품은 여전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프랑스 등에 의존하고 수송용 항공기와 헬리콥터, 군용 선박의 수입 비중도 높았다. 때문에 중국의 지난해 무기 수출액은 21억 달러로 미국(99억 달러)에는 크게 뒤진다.  이에 따라 중국은 말레이시아에 레이더 감시 장비와 신형 다연장 로켓 시스템(MRLS) ‘AR-3’ 등의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지난 20일 보도했다. 말레이시아가 싱가포르와 맞닿은 남부 조호르 주에 지역 방첩센터를 건립하면 레이더 시스템과 AR-3를 지원하겠다고 중국이 제안한 것이다. 레이더와 최다 12대의 AR-3 등을 판매하는 대신 비용 대부분을 50년 만기의 장기 차관으로 충당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후한 조건이다. 긴축정책으로 국방예산이 13%나 삭감되는 등 주머니가 얄팍해진 말레이사아로서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 이웃 나라와 군비경쟁해야 하는 만큼 이 제안을 긍정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지난해 태국에 VT-4 전차 28대를 판매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최신 디젤 잠수함(유안급 잠수함)인 S26T 3척을 135억 바트(약 4400억 원)에 판매하기로 계약했다. 태국군은 중국산 VT-4 전차 11대도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다. 2016년 투르크메니스탄에 지대공 미사일을 수출한 중국은 인도네시아와는 순항미사일 수출 계약도 맺었고 미얀마에는 99형 주력전차(MBT)를,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는 각각 무장 드론을 수출하기로 했다. 리처드 비칭거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국제대학원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20년 간 군사력 현대화에 주력한 덕에 무기수출대국으로 부상했다”며 “중국이 J-10 전투기과 유안급 잠수함, MBT 등을 생산해왔으며 드론과 순항미사일, 견착식 대공미사일 등에서는 미·러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무기수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공격용 드론 수출이 큰 몫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독점적으로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UAE 등에 공격용 드론을 판매했다. 미국 등 다른 드론생산 국가들은 국제 합의에 따라 판매에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2023년까지 4만 2000대(판매금액 약 100억 달러) 이상의 드론을 생산할 것으로 추산한다. 중국 드론은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중국 국영기업들이 미 제너럴어타믹스의 ‘프레데터’ ‘리퍼’를 닮은 드론 제품을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프레데터의 대당 가격은 500만 달러지만, 프레데터의 복제품으로 불리는 ‘이룽(翼龍)’은 100만 달러 안팎이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 3대 무기대국으로 부상했지만 기술 경쟁력과 시장 다변화에서 여전히 취약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100개국에 무기를 수출하는 데 비해 중국은 44개국에 무기를 수출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집중돼 편중 현상도 심하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미안먀 등 이들 3개 국에 60% 이상 집중됐고 나머지는 알제리와 나이지리아, 수단,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국가가 차지했다.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이전 5년보다 무려 122% 늘어난 덕에 점유율을 22%까지 끌어올렸지만 중동 국가에는 1.7%에 그쳤다. 재정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선진국들은 중국 무기를 거의 외면한다는 얘기다.  기술 경쟁력도 떨어진다. 수출품 대부분이 개발된 지 50년이 넘은 옛소련 디자인을 토대로 한 장갑차, 소화기와 탄약, 전투기 등으로 첨단 기술과는 거리가 멀다. 중국 무기수출의 ‘베스트셀러’ 가운데 하나가 훈련기 겸 경전투기로 사용되는 K-8 모델인데, 이 모델은 재정이 빈약해 고등훈련기를 도입할 수 없는 개도국이 즐겨 찾는 기종이다.  중국이 3대 수출국이라고 해도 시장 점유율 면에서는 미국, 러시아 등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를 고려할 때 무기수출대국으로서 중국의 지위는 불안하다고 비칭거 연구원은 진단한다. 중국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초음속 전투기와 정밀 유도무기, 공중조기경보기, 장거리 대공 무기체계 등 첨단기술을 요구하는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야심작’으로 개발한 J-10 경전투기와 파키스탄과 합작해 생산한 JF-17 전투기의 수출실적은 미미하다. JF-17 모델의 도입국은 파키스탄이 유일하고 중국 공군조차 JF-17 모델을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중국제 무기수출의 한계를 드러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중국산 무기 기술을 의심케 하는 사고도 잇따랐다. 카메룬에 수출된 하얼빈 Z-9 공습헬기 4대 중 1대가 추락했고,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펼쳐진 군사훈련에서 중국산 C-705 대함 미사일이 목표 타격에 실패했다. 중국산 무기는 기술력은 물론 안정된 정비와 훈련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CMP는 “무기 구매국이 중국을 정치적으로 신뢰하지 못하는 점도 중국산 무기가 우선 구매 순위에서 밀리는 요인”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문명의 모자이크’ 터키 발굴 현장을 가다] 3600년 된 신전·씨앗 창고… 대제국의 위용 생생

    [‘문명의 모자이크’ 터키 발굴 현장을 가다] 3600년 된 신전·씨앗 창고… 대제국의 위용 생생

    3600여년 세월 햇살과 바람, 비를 온몸으로 맞고서도 자연 암벽에 새겨진 신과 왕, 전사의 위용은 여전했다. 보는 각도, 빛의 변화에 따라 왕을 보호하는 지하세계 신 네르갈의 청동검이 돌올하게 존재를 드러냈다가 신에 매달린 네 마리의 사자가 기지개를 켰다. 농사가 시작되는 3월 풍요로운 수확을 기원하는 축제를 열거나 새로운 왕을 영접하기 위해, 왕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히타이트인들이 모였을 성소. 기원전 1650~1200년 번성했다는 세계 최초의 철기 사용국 히타이트 제국의 바위 신전이 자리한 야즐르카야(글자가 새겨진 돌이란 뜻)에서다.“양치는 목동들만 지나가던 이곳에서 한 번도 지붕으로 덮인 적 없이 늘 자연 상태로 외부에 노출된 부조들은 세계인들이 히타이트 유적을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23일 야즐르카야에서 만난 독일 고고학자 안드레아스 셰흐너 발굴단장은 “1887년 부조의 틀을 떠 복제품을 만들어 둔 것을 재작년 신전의 부조와 3D 스캐닝으로 대조해 본 결과 거의 손상 없이 유지됐다”며 “굳이 문제를 꼽자면 사람의 손길일 뿐 지난 30년간 모니터링한 결과 자연적으로 드러난 건 유적 보존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2㎞ 떨어진 제국의 옛 수도 하투샤(현 보아즈칼레)에서 거대한 피라미드형 성벽, 31개의 신전과 제단, 71m 길이의 터널 등으로 1050~1250m 높이 산허리를 과감하게 휘감은 히타이트 유적(200ha)을 마주하는 순간 처음 스치는 감정은 의아함이다. 바위만 드문드문 흩어져 있는 척박한 환경에서 히타이트는 어떻게 오리엔트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명국가로 뻗어 나갈 수 있었을까. 셰흐너 단장의 안내를 따라 현재 50%가량 발굴된 상태인 유적을 찬찬히 살펴보자 그 이유가 곳곳에서 엿보였다. 현재 공개하지 않고 있는 대규모 곡물 창고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철저히 대비했던 고대인의 노력과 지혜가 읽혔다. “당시에는 가뭄, 지진 등 자연재해로 경작 시스템이 10~12년마다 무너졌어요. 그때 미래를 위한 종자로 사용하기 위해 수백톤에 이르는 곡물 종자를 보관했던 곡물 창고들이 있는데 가장 큰 것은 축구경기장만 한 크기에 이릅니다. 히타이트가 체계화가 잘된 사회였다는 증거 가운데 하나죠.” 수천 명의 신을 숭배하며 이민족을 받아들인 포용력도 제국을 키운 힘이었다. 한·터키 학술문화 교류 행사에 참여한 전호태 울산대 교수는 “기마술·전차술로 사회 운영 방식을 바꾼 히타이트는 결혼·이혼 등 여성의 권리를 규정하고 사형 제도를 없애는 등 인권 중심의 근대적 법률 시스템을 마련했다. 또 왕의 권력을 배제하기 위한 회의체 판쿠를 두는 등 일찌감치 선진적 체계를 갖춘 사회였다”고 짚었다.제국과 왕의 권위를 과시하는 동시에 도시로의 진입을 통제했던 세 개의 문-사자의 문, 스핑크스의 문, 왕의 문-은 세월에 닳고 깨지며 윤곽이 상당 부분 뭉그러진 상태였다. 하지만 사자와 스핑크스의 얼굴에 담긴 아우라와 갈기, 날개 등을 표현한 섬세한 세부 묘사는 수천 년 전 그 앞에 섰던 고대인이 그랬듯 여전히 보는 이를 압도하는 힘이 세다. 특히 스핑크스 문은 터키가 유럽 열강으로부터 무수히 빼앗겼던 문화재 가운데 끈기 있는 협상으로 환수하는 데 성공한 드문 사례다. 독일이 1917년 복원, 목록화 등의 이유로 통째로 가져갔다가 100여년 만인 2011년 7월 돌려준 왼쪽 스핑크스 문은 “유적 현장에 보관할 것”이라고 반환 조건을 단 독일측 주장에 따라 현재 유적지 입구에 위치한 보아즈칼레 박물관에 세워져 과거의 영광을 증거한다. 글 사진 야즐르카야·보아즈칼레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영화 ‘피에타’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영화 ‘피에타’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아마 영화감독 김기덕처럼 호감과 비호감의 간극이 큰 이도 드물 것이다. 그 차이의 이유는 금수저, 유학파라는 기득권을 경멸하면서도 한편으론 부러워하는 세상에 있다. 돈 많은 친구를, 대기업 입사를, 잘생긴 외모를 바라면서, 반대로 개념있는 척 앞장서서 이들을 성토하는 이율배반. 김기덕, 그가 불편한 이유는 이런 사람들의 이중적 심사를 확실하게 비틀어 짜내고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 ‘피에타’(2012)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평소 구설과 댓글에 비해 정작 그의 영화를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영화계, 문화계에 통쾌하게 한 방 먹였다.‘피에타’는 라틴어로 ‘불쌍히 여기소서’란 말에서 비롯된 이탈리아어다. 슬픔과 비탄을 의미하며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이다. 이 말은 또 영원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성모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시신을 안고 지그시 내려다보는 조각이나 회화작품을 지칭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먼저 보낸 자식의 시신을 안고 절규하는 모습이 아니라 아들을 죽인 세상의 모든 것을 품어 안고 용서하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성모상, 피에타상은 우리에게 ‘어머니’라는, 종잡을 수 없는 많은 것이 교차하는 어머니 이상의 어머니로 다가온다.영화 ‘피에타’는 휠체어를 탄 젊은 청년이 쇠갈고리로 자살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김기덕의 잔인함이 덜어졌다고 하지만 보다가 언뜻 고개를 돌리게 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영화는 치밀하다. 예사롭지 않은 부분들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영화의 커다란 줄기에 서게 된다. 마치 무심한 듯 마무리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받아 내거나 채무자에게 상해를 입혀 보험금이라도 타 내는 악한 이강도(이정진)는 어느 날 문득 “널 버려서 미안하다”며 찾아온 미선이란 이름의 어머니(조민수)를 만난다. 강도는 낯설어하며 어머니의 존재를 부정하지만 처음 받아 보는 선물, 가족이란 울타리, 어머니의 밥상, 어머니와의 외출 등을 통해 점차 마음을 연다. 이런 강도의 심경의 변화를 감독은 생명력 넘치는 장어, 유치한 플라스틱 안경을 통해 드러낸다. 어찌 보면 사악하고 무지한 강도는 어머니라는 존재를 통해 변하면서 세상과 사람 그리고 생명과 사랑에 눈뜨고 “불안해. 갑자기 사라질 것 같아. 다시 혼자가 되면 못 살 것 같아”라는 상태에 이른다. 피붙이 하나 없이 자란 강도가 삼십이 되어 처음으로 자신 외에 타자를 인식하고 그 관계를 받아들이고 사회생활을 배워 나가는 것이다.사람이 악해지는 건 순간이다. 강도도 그렇다. 그는 살고자 다른 이를 죽였고 피해자들은 다시 그를 저주하고 복수를 꿈꾸었다. 미선도 마찬가지이다.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강도를 품에 안은 미선은 끊임없이 그를 아픔과 고통으로 몰아가며 복수한다. 하지만 세상을 악으로 버텨 온 강도에게서 여린 면을 발견하고 갈등한다. 사실 주인공 이강도가 더 나은 환경에서 태어나 자랐다면, 최소한 어머니의 정을 알고 연민과 사랑을, 신이 조금이라도 자비를 베풀었다면 그가 영화에서처럼 최악의 악마가 되었을까. 세상을 떠난 그리스도를 안고 비탄에 잠긴 성모가 그림이나 조각으로 제작된 것은 13세기 독일에서 만들어진 저녁 기도상이라는 의미의 베스퍼빌트가 시초다. 아들의 주검을 내려다보는 성모는 “무릎에 앉아 있는 나의 아들아, 너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 네 자신을 희생하였구나. 나는 기뻐해야 할 이 구원의 행위가 너무나 고통스럽고 괴롭구나”라며 그 심정을 드러냈다. 이런 피에타상은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고 수많은 걸작을 낳았다. 김기덕도 그 계보의 리스트에 하나를 더했다. 피에타를 주제로 한 작품 중 최고는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1475~1564)의 ‘피에타’이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체념과 슬픔을 넘어선 표정, 무릎 위에 늘어진 그리스도의 모습이 대비되어 더욱 처연한 어머니의 모습은 인간을 초월한다. 사실 이 피에타상이 더욱 유명해진 것은 미켈란젤로의 수많은 조각 중 그의 서명이 남아 있는 유일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피에타상은 두 차례나 테러를 당했는데 지금은 복원을 거쳐 방탄유리 안에서 관객들을 맞고 있다. 이후 세계 각지에 복제품을 모셨는데 우리 수원교구 분당 요한성당에도 모셔져 있다. 바티칸의 피에타가 천상의 성모와 예수라면 다음 세대인 베르니니(1598~1680)의 ‘피에타’는 매우 인간적이다. 하지만 김기덕의 피에타와 가장 근접한 피에타상은 밀라노 스포르체스코성에 있는 일명 ‘론다니니의 피에타’(1552~1564)가 아닐까. 김기덕은 영감을 얻고자 성베드로 성당을 두 차례나 찾았다지만 영화 ‘피에타’는 ‘론다니니의 피에타’와 매우 닮았다. 바티칸의 피에타가 초극, 초월적인 어머니라면 론다니니 피에타의 성모는 인간적인 ‘어미’의 모습이다. 비탄에 빠진, 그러나 절망하지 않고 아들의 부활을 기다리고 믿는 표정은 마치 미켈란젤로의 완성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특히 죽은 아들을 등 뒤에서 안고 북받쳐 오르는 인간적인 고통을 참고 인내하는 어머니는 성경 속 성모가 아니라 현실에서 아들을 앞세운 어머니의 고통을 그대로 보여 주는 어미의 모습이다. 어미는 우리에게 영원한 여인의 모습이지만 잘못했을 때 그윽하게 바라보고 측은하게 안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꾸짖고 혼내고 가끔은 손찌검도 하는 어머니, 자식의 잘못을 감싸 안고 인간적으로 호소하다 가슴을 치며 오열하는 어머니가 불효막심하고 속만 썩여 드린 우리 자식들의 현실의 어머니이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 생각해 보면 악을 악으로 갚으려던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가 죄인이자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인간이다. 하지만 김기덕은 피에타상의 성모 아니 우리들의 어머니가 늘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통렬하지만 나직하게 투박한 질그릇 같은 소리로 기도한다. “신이시여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이와 더불어 우리도 속죄해야 한다. 야만의 세계를 살아 내기 위해 야만의 길을 택해야 했던 영화 속 강도와 감독 김기덕 그리고 세상의 나와 다른 모든 이에게.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세균조차도 다양성을 추구한다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세균조차도 다양성을 추구한다

    우리는 살면서 꽤 많은 사람을 만난다. 출퇴근 버스와 지하철 안, 오가는 거리에서 그리고 텔레비전이나 영화 등을 통해서 말이다. 그리고 누군가와 닮은 사람을 보면 신기해한다. 왜냐하면 지구상에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외모, 성격, 태도, 가치관 등이 똑같은 경우는 없다.비슷할 것 같은 부모 형제도 다르다. 물론 유전적으로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는 예외이지만. 동물이나 식물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개나 고양이, 다양한 종류의 가축들, 더 나아가 야생의 동물들은 물론 대다수의 식물, 심지어 곰팡이와 버섯까지 같은 종이라도 동일한 개체는 없다. 세균이나 단세포 진핵생물은 제외하더라도 매우 많은 종류의 생물들은 모두 조금씩이라도 다르다.왜 그럴까. 정답은 생물들의 유성생식 때문이다. 유성생식을 하면 생물 개체들은 다양한 특징을 나타내게 된다. 반면 무성생식을 하는 세균이나 단세포 진핵생물은 복제품처럼 똑같은 개체가 존재한다. 유성생식은 암컷의 난자와 수컷의 정자가 수정돼 자손이 태어나는 번식 방법이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면서 부모의 염색체(유전물질)가 자손에게 전달된다. 사람은 아버지로부터 가장 큰 염색체인 1번에서 가장 작은 염색체인 22번까지, 그리고 성염색체를 포함해 23종 23개 염색체가 전달되고 어머니에게서도 마찬가지로 23종류 23개 염색체가 전달된다. 23개 염색체에는 약 2만 1000개의 유전자를 비롯한 모든 유전정보가 담겨 있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돼 태어난 아기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전부 23종류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게 된다. 아이는 나중에 배우자와 만나 자손을 낳을 때 23종류 23개의 염색체를 전달한다. 이 아이가 태어날 때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받은 1번 염색체 중에서 1개가 선택되고 2번 염색체 중에서 1개가 선택되는 등 이렇게 23번 염색체까지 선택이 이루어진다. 그러니까 이 아이가 자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염색체의 조합은 2의 23제곱개로 약 840만 가지의 생식세포가 생길 수 있다. 여기에다 배우자도 같은 수의 생식세포가 생길 수 있으니까 정자와 난자가 만나 생긴 자손의 유전적 다양성은 적어도 70조(840만×840만) 가지가 된다. 그러니까 형제자매라도 유전적으로 동일할 가능성은 많아야 70조분의1로 사실상 0에 가깝다. 유성생식 과정을 통해 이렇게 다양한 유전적 조성을 갖게 되면 생물들은 다양한 환경에 대비할 수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기생생물과의 싸움이다. 사람을 비롯한 수많은 동식물은 많은 종의 세균과 미생물이 서식하는 숙주이다. 이 기생생물들은 매우 빠르게 다양한 변이를 만들어 낸다. 이에 대응해 숙주인 동식물이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면역 관련 세포를 만들 유전적 다양성이 필요하다. 남미의 한 양서류는 기생충이 창궐하면 유성생식, 기생충이 잦아들면 무성생식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유성생식을 통해 생존에 적합하지 않은 유전자를 가진 자손은 자연 도태됨으로써 생존에 부적합한 유전자를 솎아 내는 효과도 있다. 이런 이점 때문인지 무성생식을 하는 동물인 담륜충도 외부의 유전자를 몸 내부로 받아들여 자신의 유전적 조성을 다양하게 만든다. 또한 세균도 다른 세균과 활발하게 유전자를 교환해 유전적 다양성을 만들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역사 국정교과서가 폐지됐다. 순전히 생명과학의 관점, 즉 생물의 존속에 다양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반추해 보면 이는 타당한 것 같다. 왜냐하면 다양성은 강한 콘텐츠를 만드는 유용한 수단이고 그것이 교과서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일 것 같기 때문이다.
  • “책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오롯이 담았습니다”

    “책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오롯이 담았습니다”

    “지성의 열풍 지대 속에서 꿈과 땀으로 일궜던 책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담고 싶었습니다. 아낄 게 뭐가 있겠어요. 나 역시 사라지면 수목원 나무 밑에 묻힐 텐데….”오는 20일 경기 포천의 산비탈 66만여㎡(약 20만평) 규모의 수목원 내 ‘나남 책박물관’을 개관하는 조상호(67) 나남출판사 회장의 말이다. 2008년부터 “마누라 빼고 가진 것 다 팔았다”며 희귀 야생종 히어리부터 토종 금강송, 밤나무와 잣나무 등 4만여 그루를 심으며 농부로 살아 온 그가 지난 4년 동안 수목원 안에 지어 온 책박물관이다.연면적 1721㎡에 지상 3층으로 작은 호숫가에 세워진 책박물관은 38년 동안 “책장수”(조 회장 표현)로 살아온 그의 삶이 오롯이 담긴 공간이다. 1층 북카페를 거쳐 2층으로 오르면 그가 열과 성을 다해 펴낸 3500여종의 나남 책부터 ‘사상의 저수지’라고 불렀던 나남신서 등 인문사회과학서들이 소장돼 있다. 조 회장이 미(美)의 극치로 여겨 평생 사모해 온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 실물 복제품도 전시돼 있다. 현재 아카이브 테마 공간으로 준비 중인 3층에는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이 쓴 ‘나의 광복군 시절’ 한국·중국·일본어 장정과 소장본, 언론인이자 소설가인 김동익 전 정무장관,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오생근 서울대 명예교수 등 국내 내로라하는 지성인 10명이 소장한 책 1만여권을 서재 형식으로 꾸며 공개할 예정이다. 고종 황제의 비밀특사였던 호머 헐버트 박사가 쓴 ‘대한제국 멸망사’(영어 원제 The Passing of Korea) 원서 등 조 회장이 소장해 온 여러 고서들도 전시된다. 조 회장은 “40년 가까이 책을 만들고 팔아 왔더니 어느새 삶이 책이고, 그 책을 있게 한 나무가 돼버리더라”며 “수목원에 파묻혀 나무만 심다가 책박물관까지 세우니 이제 숨어 살기는 날 샜다”고 허허롭게 웃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전력 6배’ 中 첫 국산 항모… 美해양 패권에 도전장

    ‘전력 6배’ 中 첫 국산 항모… 美해양 패권에 도전장

    중국이 26일 첫 자국산 항공모함 진수에 성공했다.중국 해군은 이날 오전 9시 랴오닝성 다롄 조선소에서 붉은색 깃발이 갑판에서 휘날리는 가운데 ‘001A’형 항공모함이 도크를 벗어나 바다로 나아가는 진수식을 거행했다. 애초 참석이 예상됐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대신 판창룽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진수식을 관장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긴장 고조 등을 우려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또 해군 창군일인 지난 23일로 예정됐던 진수식을 이날로 미뤘고 TV 생중계 대신 신화통신의 사후 보도로 진수식을 알리는 등 예상 밖으로 조용하게 행사를 치렀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의 건군절(25일) 핵 도발 여부를 지켜본 뒤 한반도 위기가 한고비를 넘기자 미국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수준에서 진수식을 거행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새 항모의 정식 이름은 향후 취역할 때 명명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언론은 새 항모의 이름을 ‘산둥호’로 부르고 있다. 중국 해군은 2019년쯤 산둥호를 본격 운용할 예정이다. 산둥호의 모항은 최남단인 하이난성 싼야 기지가 유력하다. 이는 산둥호가 남중국해를 주요 활동 무대로 삼는다는 의미다. 전투기 30여 대를 수시로 이착륙시키고 수척의 구축함과 호위함, 잠수함을 거느린 산둥호 편대가 남중국해에 뜨면 주변국엔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민일보는 “국산 항모 건조는 중국 해군이 근해를 벗어나 대양으로 나아가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2013년 설계에 들어간 이후 5년 만에 완성된 산둥호는 길이 315m, 너비 75m에 최대 속도 31노트를 내는 만재배수량 7만t급 디젤 추진 항모다. 스키점프 방식으로 이륙하는 젠15 함재기 36대가 탑재된다. 산둥호의 진수로 중국은 2척의 항모를 보유하게 됐다. 특히 산둥호는 랴오닝호에 비해 전력이 6배 이상 향상됐다. 더욱이 중국은 세 번째 항모를 상하이에서 건조하고 있고 핵추진 방식의 네 번째 항모도 설계하고 있다. 네 번째 항모는 미국의 최첨단 항공모함인 제럴드포드처럼 항공모함의 원자로에서 만들어낸 전자기의 힘으로 전투기를 이륙시키는 전자식 사출시스템(EMALS)을 적용할 전망이다. 국산 항모 제작으로 중국이 본격적으로 미 해군을 추격하기 시작했지만 격차는 여전히 크다. 미군은 현재 항모 11대를 운용하고 있다. 중국 해군이 보유한 군함은 모두 415척(40만t)인데 반해 미 해군은 714척(950만t)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항모전단의 전투력을 결정짓는 함재기의 성능에서 중국이 일방적인 열세다. 중국은 러시아 수호이33 전투기의 복제품인 젠15 전투기를 함재기로 쓰고 있다. 일부에선 성능이 개선된 젠15B나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 젠20을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미 항모엔 FA18 슈퍼호넷 전투기와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등 다양한 군용기가 탑재돼 실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국립해양박물관,조선통신사 진도일기 번역서 발간 위해 일본 다쿠시와 협약

    국립해양박물관,조선통신사 진도일기 번역서 발간 위해 일본 다쿠시와 협약

    국립해양박물관이 조선통신사 행적 등을 기록한 ‘진도일기(津島日記)’ 번역서 발간을 위해 일본 다쿠시와 협약을 맺었다 국립해양박물관은 24일 일본 사가현 다쿠시청에서 조선통신사에 대한 기록물로 사료적 가치가 높은 진도일기 번역서를 발간하기 위해 진도일기 소유자인 다쿠시와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진도일기에서 진도는 쓰시마의 옛 지명으로 저자 구사바 하이센(草場 ?川)이 1811년 5월 1일부터 7월 4일까지 쓰시마의 일반 현황과 조선통신사의 마지막 사행이었던 신미(辛未) 통신사행을 기록한 사료이다. 구사바 하이센은 글과 그림에 능통한 시인이자 화가로 진도일기에는 통신사 행차에 대한 상세한 기록뿐만 아니라 통신사가 이용한 선박 도면과 통신사 행렬도, 통신사 복식과 소지품 등의 그림이 포함돼 있다. 국립해양박물관에는 진도일기 책자 복제품과 진도일기에 그려진 도면을 토대로 통신사선을 절반 크기로 복원해 전시하고 있다. 손재학 관장은 “한일교류의 중요한 사료인 진도일기 번역서가 발간되면 책의 학술적 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방탄유리 속 나비 앉은 그 ‘미인’ 26년만에 저작자 표시 없이 공개

    방탄유리 속 나비 앉은 그 ‘미인’ 26년만에 저작자 표시 없이 공개

    고 천경자(1924~2015) 화백의 작품인지 아닌지를 놓고 수십년간 논란을 이어 온 ‘미인도’가 18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990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움직이는 미술관’전에 포함돼 그해 11월 21~24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전시된 지 26년 5개월, 1991년 천 화백이 위작이라고 주장한 지 26년 만이다.방탄유리에 보호된 채 공개된 작품은 나비 한 마리가 드러난 어깨에 앉아 있고 머리에 화관을 쓴 여인을 그린 29×26㎝ 사이즈의 채색화다. ‘鏡子’라는 서명과 ‘1977’이라는 연도 표시가 또렷하지만 미술관 측은 작가 이름을 명기하지 않은 채 전시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일부터 과천관에서 열리는 ‘소장품특별전: 균열’전 개막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94점의 전시작에 포함된 ‘미인도’를 공개했다. 미술관의 장엽 소장품자료관리과장은 “지난해 말 검찰이 다각적인 조사를 통해 ‘미인도’가 천경자 화백의 작품이라고 확인했으나 유족의 항고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번 전시에서는 저작자를 일절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술관 고문변호사인 박성재 변호사는 “법적으로 볼 때 표시해도 아무 문제 없지만 저작권법상 저작인격권과 공표권, 성명표시권에 대해 유족 측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유족 측은 다음주 중에 국립현대미술관을 사자(死者) 명예훼손으로 추가 고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미인도’를 처음 소장하게 된 건 1980년 4월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혐의로 사형당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집에 있던 것이 당시 계엄사령부에 의해 국가환수재산으로 헌납돼 미술관으로 오게 됐다. ‘미인도’는 1990년 4∼11월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인 ‘움직이는 미술관’에서 일부 전시는 실물을 전시하고 일부는 사진을 찍어 2.5배 정도로 확대한 복제품으로 전시됐다. 천 화백의 지인이 복제품을 보고 의심을 품고 알려오자 천 화백이 원본을 보여 줄 것을 미술관에 요구했고 1991년 원본을 본 뒤 위작이라고 주장하면서 진위 논란이 시작됐다. 1998년 위작범 권모씨가 자신이 미인도를 그렸다고 해서 재가열됐다가 2015년 천 화백 별세 후 유족들에 의해 다시 점화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씨가 ‘미인도’를 진품이라고 해 온 국립현대미술관 전·현직 관계자들을 고소·고발한 사건에 대해 대부분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하고 ‘미인도’가 진품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으나 유족들은 이에 맞서 항고한 상태다. 이번 전시에는 ‘미인도’가 국립현대미술관에 들어온 이후부터 지난 26년 동안 벌어진 진위 논란의 전 과정을 아카이브 형식으로 보여 준다. ‘소장품특별전:균열’은 19일부터 내년 4월 29일까지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1500년 만에 환생한 백제 금동신발

    1500년 만에 환생한 백제 금동신발

    3D스캔 첨단기술 복원 국립나주박물관 전시중 백제의 정교한 금속공예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금동신발이 1500여년 만에 환생했다.2014년 12월 전남 나주 정촌고분 1호 돌방에서 출토된 금동신발이 최첨단 기술의 힘을 입어 복제품으로 되살아난 것. 이 유물은 발견 당시 현재까지 발견된 금동신발 가운데 가장 완벽하고 화려한 형태로 전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복제품을 상설전시실에서 전시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유물이 발견된 이후 보존 처리가 마무리되기까지는 1년여가 걸렸다. 연구소는 신발의 재료학적 특징과 제작 기법을 밝혀내기 위해 3차원 입체(3D) 스캔과 엑스선 촬영, 컴퓨터단층촬영법(CT) 등 최첨단 기법을 동원했다. 연구진은 그 결과 금동신발의 몸판이 두께 0.5㎜의 구리판에 5∼10㎛(마이크로미터, 1000분의1㎜) 두께로 순도 99%의 금을 입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발등 부분의 용머리 장식과 신발 바닥, 옆판에서 발견된 연꽃, 도깨비, 새 문양 등은 난이도가 매우 높은 투조(금속판의 일부를 도려내는 것) 기법과 축조(정으로 점선을 내어 무늬를 완성하는 것) 기법을 썼다는 것도 밝혀냈다. 금동신발은 길이 32㎝, 높이 9㎝, 너비 9.5㎝로, 한쪽의 무게는 부식물이 포함된 진품이 510g, 복제품이 460g이다. 복제품은 설계도면 작성, 용머리 장식과 옆판·바닥판 등 부속품 제작, 문양 만들기, 도금, 조립의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도금은 수은과 금가루를 혼합해 금속 표면에 바른 뒤 365℃ 이상의 열을 가하는 전통 기법을 활용해 더욱 의미가 깊다. 연구소는 이미 2015년 금동신발의 주요 문양 8건을 국유특허로 등록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쿠바 고등학생들이 직접 만든 ‘페달 자동차’ 화제

    쿠바 고등학생들이 직접 만든 ‘페달 자동차’ 화제

    마음만 먹으면 중고차는 얼마든지 살 수 있을 정도로 자동차가 보편화됐지만 여전히 자동차 장만이 쉽지 않은 공산국가 쿠바. 그런 쿠바에서 고등학생들이 만든 자동차가 언론에 소개돼 화제다. 다니 고메스(18) 등 고등학생 3명이 만든 자동차는 엉성해 보이지만 제법 차량 티가 난다. 학생들이 모델로 삼은 건 포드가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한 '포드T'. 자전거타이어처럼 얇은 타이어부터 핸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고물상을 뒤져 발견한 부품을 사용했지만 겉모양은 '포드T'의 레플리카(복제품)이라고 손색이 없다. 재밌는 건 자동차의 동력이다. 이젠 가벼운 버튼 조작으로 시동을 거는 시대지만 이 자동차는 탑승자가 열심히 페달을 돌려야 간다. 페달로 움직이는 성인용 장난감인 셈이다. 하지만 재미로 만든 차는 아니다. 학생들은 실제로 이동수단을 갖기 위해 페달 자동차를 만들었다. 쿠바에선 자동차가 워낙 비싼 탓에 웬만한 재력가가 아니면 엄두를 내지 못하는 탓이다. 미국의 봉쇄로 여전히 경제가 어려운 쿠바에서 웬만한 중고차를 장만하려면 약 3만 달러(3384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신차를 구입하려면 5만 달러(약 5640만원)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자동차가 필요했지만 거금을 마련할 길이 없자 의기투합해 자동차를 만들기로 했다. 완성된 차에 번호판까지 달아 놓으니 제법 자동차다워 보였다. 고메스는 "친구들과 가까운 해변으로 놀러갈 때 매우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다"면서 "이동을 겸해 약간의 운동까지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사진=파노라마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특검, 이재용 연이틀 소환… “두 번째 독대부터 요구사항 전달”

    특검, 이재용 연이틀 소환… “두 번째 독대부터 요구사항 전달”

    李부회장 독대 내용 집중 추궁 李부회장 혐의 내용 일체 부인 삼성, 대가성 없음 증명에 사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이재용(49·구속) 삼성전자 부회장을 18일과 19일 잇따라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갔다. 이번 주를 목표로 삼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를 앞두고 최대한 뇌물 혐의 보강에 주력하는 모습이다.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전날 이 부회장을 불러 8시간가량 조사한 데 이어 19일 오전에도 그를 재소환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사복 차림에 수용자 번호 표식을 부착하고 포승줄에 묶인 채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3일 두 번째 특검 출석 당시엔 당당한 모습으로 입장을 밝혔으나, 서울구치소에서 이틀 밤을 보낸 뒤론 초췌한 모습이 완연했다. 특검팀은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 수첩을 바탕으로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내용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박 대통령을 세 차례 독대하고 최씨 모녀 지원 및 본인의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요청 등을 논의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특검팀이 새로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수첩 39권 중에는 두 번째 독대부터 이 부회장 측에서 요구사항을 전달한 사실이 단어 형태로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삼성 바이오로직스 상장 등이다. 수첩에는 또 박 대통령이 2015년 12월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품)를 언급한 부분도 기재돼 있다.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해 ‘뉴 삼성물산’이 탄생하면서 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가 됐고, 당시 목표 중 하나로 ‘바이오 선도기업’이 강조됐다.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 독대 후 관련 산업 육성이 거론된 점을 근거로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위한 정부 차원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틀간의 조사에서 이 부회장은 혐의 내용 일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조사는 차분히 받고 있지만 진술 태도는 달라진 바 없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대가성이 없었음을 증명해 재판에서 무죄를 받아내는 데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의 1.9평짜리 독방에서 지내며 조사 시간 외엔 삼성 임직원 등과 면회를 하고 있다. 식사는 꾸준히 하지만 숙면을 취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황은 다들 언급하기를 꺼려 하고 있으나 당연히 (이 부회장이) 힘들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오는 28일 1차 수사기간이 만료되는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바탕으로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하는 데 남은 수사기간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대한 관련 정황과 진술, 물증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돈을 탐해 위조한 게 아니다…천재 못지않게 나도 천재다

    돈을 탐해 위조한 게 아니다…천재 못지않게 나도 천재다

    위작의 기술/노아 차니 지음/오숙은 옮김/학고재/352쪽/2만 2000원“멈추어라! 그대 교활한 자들이여, 노력을 모르는 자들이여, 남의 두뇌를 날치기하는 자들이여! 감히 내 작품에 그 흉악한 손을 대려는 생각은 하지도 말지어다.” 미술품 위조꾼들을 겨냥한 이 선전포고가 등장한 건 500여년 전 유럽에서다. 주인공은 ‘독일 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 중세 말과 르네상스 전환기에 활약한 그의 판화는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들끓는 복제품, 모사품들에 시달려야 했다. 참다못한 뒤러는 위조꾼 라이몬디와 이를 찍어 판 달 예수스 출판사를 상대로 베네치아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최초의 미술품 지적재산권 소송 사건이었다. 하지만 “복제품이 나올 만큼 인정받았다는 데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판결은 뒤러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시대의 천재 화가가 베네치아를 떠난 이유였다. 이 ‘세기의 소송’에는 예술품 위조를 바라보는 복잡다단한 시각들이 얽혀 있다. 대표적인 게 미술품 위조범들의 주요 동기가 돈이라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아니’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위조꾼들이 위대한 걸작을 베끼는 데는 경제적인 이유보다 다른 충동들이 우선한다. 천재의 걸작을 베끼면서 자신도 대등한 위치임을 과시하려는 ‘천재성’, 자신을 퇴짜 놓은 미술계의 코를 납작하게 해 주기 위한 ‘복수심’,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고 대중에게 인기까지 끌려는 ‘명성’에의 욕구 등이다. 르네상스 거장인 미켈란젤로도 고대 로마 석상을 모사하던 위조꾼으로 경력을 시작해 추기경까지 속였다. 천재성과 범죄성을 가르는 선이 얼마나 흐릿한지 보여 주는 사례다.‘위작의 기술’은 위조의 대가들이 벌인 대담한 모험과 불운에 대한 흥미진진한 스토리다. 저자는 위조꾼들이 어떤 동기와 방식으로 미술계를 속였는지, 어쩌다 덜미가 잡혔는지, 또 미술판의 속성이 어떻길래 이들이 쳐 놓은 덫에 덥석 걸려들었는지 등을 방대한 사례로 풀어놓는다. 영국 화가 에릭 헵번은 자신의 작품을 헐값에 사들여 수천 파운드에 판 런던 유명 갤러리 콜나기에 복수하기 위해 위조의 길로 들어섰다. 특히 거장들의 회화 밑그림으로 보일 만한 위작 드로잉이 그의 장기였다. 영국 박물관은 그의 그림을 반다이크의 진작으로 알고 사 가기도 했고 학자들의 반다이크 연구에 포함돼 미술사를 왜곡시켰다. 세기의 위조꾼은 1996년 로마에서 살해되며 끔찍한 종말을 맞았다. 영국 화가 톰 키팅은 미술품 복원가에서 위조꾼, 텔레비전 방송 명사로 위조가 발각된 이후에도 인생 역전에 성공한 드문 인물이다. 전문가들을 골탕 먹이려 17세기 회화에 20세기 물건을 그려 넣는 등 미묘한 단서를 위작에 집어넣어 온 그는 자신이 그린 위작 2000여점(화가 100여명)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화가들을 희생시켜 배를 불린 미술판에 저항하기 위해서”라며 위작 목록도 만들지 않았다. 위작이 기승을 부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대부터 1900년까지 작품의 진위와 작가를 판별하는 데 국제적인 기준 없이 전문가와 감정가에 의존해 온 미술계의 오랜 관행도 있다. 사라진 걸작을 갈망하는 미술계의 탐욕이 ‘위작의 성공’을 부추기기도 한다. 진작 확인에 기득권을 쥐고 있는 수집가, 학계, 기관 등은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고의적으로 오류를 불러오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장 폴 게티 미술관이 대표적인 예다. 게티 미술관은 빠른 시간에 소장품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꼼꼼한 검증 없이 작품을 대거 사들여 위작 논란에 수차례 휘말렸다. 1993년 게티 미술관의 유럽 드로잉 큐레이터로 발령을 앞둔 니컬러스 터너는 라파엘로의 ‘티비아를 든 여인’ 등 옛 거장들의 드로잉을 살피다 위작 여섯 점을 찾아냈다. 지금까지 에릭 헵번의 위작으로 의심받고 있다. 게티 미술관은 위작 검증을 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실수를 인정하면 미술관이 무지해 헛돈을 썼다는 불명예를 얻게 되니 차라리 진실을 봉인한 것이다. 미술품 위작은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도 아니고 소유주와 일부 기관에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중범죄’로 인식되는 경우가 드물다. 더구나 대중은 위조꾼들을 부자들을 보기 좋게 골려 준 ‘로빈 후드’로 떠받드는 이상심리도 보인다. 하지만 한번 위작으로 오염된 미술사는 되돌리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미술계에서 위작을 진작으로 판정하는 건 과거를 왜곡하는 중대한 죄악이라고 저자는 비판한다. 20세기 들어 과학수사, 작품에 대한 기록 출처 조사가 발달하면서 위작이 진작 행세를 하기는 힘들어졌다. 그러나 ‘함정’은 여전하다. 위조꾼들은 자신이 만든 위작이 어떤 검사를 받을지쯤은 이미 알고 있다. 따라서 목적에 맞게 연대와 증거를 조작하는 등 과학 검증을 무력화할 방법을 언제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에 저자는 두 가지 대안이 절실하다고 제안한다. 첫째는 경매 회사, 갤러리, 중개상 등 전문기관이나 전문가에게만 전적으로 의존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작품의 판매와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전문 출처조사원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눔의 힘 시민의 쉼’ 기부의 씨앗… 불모지에 피운 예술꽃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눔의 힘 시민의 쉼’ 기부의 씨앗… 불모지에 피운 예술꽃

    20세기 초까지 예술의 중심 무대였던 유럽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황량해졌다. 비참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예술가들을 두 팔 벌려 맞아들인 곳이 미국이었다. 자본이 원활하게 흐르고, 모더니즘 정신이 깃든 20세기 초의 뉴욕은 멋진 신세계였다. 부유한 사업가들은 유럽에서 망명 온 예술가들의 후원자가 됐고 그들 작품의 컬렉터가 됐다.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속속 문을 열었고, 뉴욕은 단번에 자타 공인 현대미술의 메카가 됐다. 그 화려한 명성대로 도시의 곳곳에서 세계적인 미술관들을 만날 수 있는 뉴욕으로 예술 산책을 떠나 보자.뉴욕에는 다른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과거와 현재, 예술과 자연, 기계와 인간이 극적으로 조화를 이룬 데서 비롯되는 것이리라. 센트럴파크의 동쪽을 따라 길게 나 있는 5번 애비뉴의 ‘뮤지엄 마일’을 따라가 보면 뉴욕이 과연 자연과 예술의 도시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5번 애비뉴의 80번 스트리트에서 84번 스트리트까지 4개의 블록을 차지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그 백미다. #150년의 세월… 5만여평에 300만점 전시 약칭으로 ‘더 메트’(The MET)라고 불리는 이 미술관의 사명은 ‘기원전 8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물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화권과 시대를 망라하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예술적 위업을 나타내는 작품을 수집하는 것’이다. 고대의 근동,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의 조각품부터 중세 미술, 근대 유럽의 회화, 동시대의 현대미술, 다양한 장식미술과 의상 등 장르와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광범위한 소장품을 지닌 이곳은 규모나 소장품의 내용 면에서 미국이 자랑하는 백과사전식 종합미술관이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런던의 영국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르미타시박물관, 베를린의 박물관섬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미술관이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유럽에 비해 너무나 빈약한 예술적 토양에서 소박하게 시작했으나 15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미술관 건물과 소장품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5만 7500평의 면적에 300만점에 이르는 경이적인 규모가 됐다. 방대한 소장품을 연구하고 관리하기 위한 학예부서만도 17개 부서로 나뉘어 있으며 1800여명의 풀타임 직원과 9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일하고 있다.#민간 주도… 백과사전식 종합미술관 탄생 더욱 놀라운 것은 이처럼 커다란 미술관이 정부의 지원 없이 시작돼 운영된다는 점이다. 유럽의 미술관과 박물관들은 군주의 후원과 왕조의 유산을 기반으로 출발해 국가의 지원을 받지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순수하게 민간 주도로 만들어졌고 시민들의 기부와 기증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시작은 미미했다. 파리에 머물고 있던 변호사 존 제이는 1866년 7월 4일 지인들과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모임에서 독자적인 박물관의 설립을 제안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뜻에 동참하기로 맹세했고 그로부터 4년 후인 1870년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탄생했다. 1880년 현재의 위치인 센트럴파크에 캘버트 복스와 제이컵 레이 몰드가 지은 신고딕 양식의 간소한 미술관 건물이 개관했다. 여전히 소장품은 유럽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비해 너무 초라했다. 메트의 소장품 컬렉션은 1872년 철도사업가 존 테일러에 의해 작품이 기증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유럽의 박물관과 같은 소장품을, 그것도 진품을 구입하기엔 턱없이 예산이 부족해 세계적 걸작의 복제품과 석고 모형을 수집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1902년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뉴저지주 패터슨에서 기관차 제조업을 하는 사업가 제이컵 S 로저스가 미술품 구입비로 500만 달러를 기부한 덕분에 메트로폴리탄은 수많은 진품 걸작을 구입하며 미술시장의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한다. 메트로폴리탄이 자랑하는 피터르 브뤼헐의 ‘추수하는 농부들’,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 폼페이 벽화와 중동의 유물 등 많은 걸작은 ‘로저스 기금’으로 구입한 것이다. 당시 혁신적이었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공공미술관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가치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1913년에는 벤저민 올트먼이 뒤러의 ‘성 안나와 함께 있는 성모와 아기예수’를 비롯한 1000여점의 수집품을 유증했다. 1929년에는 호러스 해브마이어가 엘 그레코의 ‘톨레도 풍경’ 외에 드가, 마네, 세잔 등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대거 기증했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개인 컬렉션 중 하나인 로버트 리먼 컬렉션은 1967년 유증됐다. 중세부터 모더니즘에 이르는 2600점의 작품 가운데 시모네 마르티니의 ‘성모자상’, 한스 멤링의 ‘수태고지’, 엘 그레코의 ‘학자 성 제롬’, 르누아르의 ‘피아노 앞의 두 소녀’ 같은 걸작들이 로버트 리먼 윙에 전시돼 있다. 20세기 초 걸작품 구입에 매진했던 수집가들의 통 큰 기부 덕분에 메트는 명실공히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했고 기부 전통은 수세대에 걸쳐 계승되고 있다.#건물의 확장… 센트럴파크와 어울림 무게 외형의 변화도 드라마틱하게 진행됐다. 메트가 세계적인 규모의 박물관·미술관으로 성장한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이는 1904년 관장으로 부임한 J P 모건(1837~1913)이었다. JP모건의 설립자이자 전설적 금융가인 그는 당대 유명한 예술품 컬렉터이자 예술 후원자였다. J P 모건은 관장에 부임하면서 대대적인 증축 작업에 들어갔다. 프랑스 국립미술학교인 에콜드보자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제1호 유학파 건축가 리처드 모리스 헌트에게 증축 작업을 맡겼다. 5번가에서 바라보는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 정면은 리처드 모리스 헌트의 설계로 지어졌다. 이어 북쪽 날개 부분과 남쪽 날개가 찰스 매킴과 미드, 화이트의 설계로 각각 19011년과 1913년 완공됐다. 현재의 미술관 정문 파사드와 입구는 1926년 완성됐다. 1954년 대규모 개축으로 근대적 스타일의 전시장을 완비했다. 센트럴파크 내의 건물 증축은 미술관 개관 100주년을 맞은 1970년 케빈 로시에 의해 새롭게 단장됐다. 아일랜드 출신의 건축가 로시는 감상자들이 느끼는 박물관 피로증의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1층 북쪽 끝부분을 유리로 만들어 센트럴파크의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풍경이 박물관 안으로 들어오도록 했다. 로시는 헌트의 건물 앞에 기다란 계단광장을 만들어 진정한 박물관 거리를 조성했다. #한국실 등 동서고금 넘나드는 수많은 공간 계단을 올라 메인 출입구로 들어가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로비가 나온다. 미국은 모든 게 다 크다고 하는데 미술관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로비는 세 개의 정사각형 평면에 세 개의 돔 천장을 갖추고 있는데 건물을 설계한 리처드 모리스 헌트의 아들인 리처드 하울랜드 헌트가 내장을 맡았다고 한다. 긴 로비의 왼쪽으로 가면 그리스·로마관, 오른쪽은 이집트관, 정면 계단으로 오르면 유럽 회화관으로 인도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고 복도를 통해 다른 건물의 수많은 전시실로 연결된다. 15~19세기 대가들의 작품을 포함하고 있는 소묘와 판화 컬렉션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 옆으로 유럽 회화 작품들이 시기별로 구분돼 전시돼 있다. 미국 회화관에서는 유명한 에마누엘 로이체의 ‘델라웨어강을 건너는 워싱턴’과 존 싱어 사전트의 ‘마담X’를 볼 수 있다. 2층과 3층에는 고대 근동, 아랍, 터키, 이란, 중앙아시아 및 후기 남아시아 미술이 전시돼 있고 그 반대편에서 아시아 미술을 볼 수 있어 시공을 넘나들며 세계 일주하는 기분으로 감상이 가능하다. 한국실에는 귀한 고려불화 수월관음보살상과 조선시대 달항아리도 있다. 소장품이 너무 많아서 한 번 방문으로 모두 감상하는 것은 무리다. 시간을 잘 배분해서 꼭 보고 싶은 작품을 찾아가 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미술관 안내지도를 보면 가장 빠른 시간에 메트를 관람하고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과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루트를 붉은 점선으로 표시해 놓았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이은경의 유레카] 과학기술 유물 보전에 힘써야

    [이은경의 유레카] 과학기술 유물 보전에 힘써야

    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 문화 유적과 유물을 만날 수 있는데 과학관에서는 서양 과학기술 유물의 복제품밖에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역사와 문화는 국가별로 다르지만 과학기술은 어디서나 똑같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나라는 서구의 과학기술을 뒤늦게 따라가느라 이거다 하고 내세울 유적이나 유물이 별로 없어서일까. 둘 다 정답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성과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부족하고, 그렇기 때문에 전시 가능한 유물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조차 잘 모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우리나라는 가치 있는 유형, 무형의 유산들을 보존하기 위해 문화재 제도를 운영 중이다. 우선 유적이나 유물을 일정한 평가 기준에 따라 국보, 보물, 사적 등으로 등록하고 관리하는 지정 문화재 제도가 있다. 지정 문화재의 대부분은 전통 시대의 유산이다. 또 일제강점기 이후의 유산들 중 생성된 지 50년이 지났고 보존 가치가 있는 대상을 위해서는 등록 문화재 제도가 있다. 최근 우리 문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답사와 탐방 문화가 성숙하며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 요인들 덕분에 문화재는 한국의 역사, 문화,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매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근현대 과학기술의 성과는 주로 등록 문화재 제도와 관련돼 있다. 2016년 8월 기준으로 등록 문화재는 672종이다. 개항 이후의 건축구조물이 절대 다수이고 자동차, 철도, 통신 분야 유물과 여러 분야의 문헌자료, 영상자료 등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과학기술 관련 등록 문화재로는 대한제국 시절 경인철도 레일,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과학잡지 ‘과학조선’, 1호 국산 항공기 ‘부활’, 공병우 세벌식 타자기, 국산 금성 라디오 A501, 최초의 연구용 원자로 등이 있다. 그러나 등록 문화재에서 과학기술 유물의 비율은 절대적으로 낮다. 현재 등록된 것만이 근현대 과학기술 주요 성과의 전부일 리가 없는 것은 확실하다. 결국 많은 과학기술 유물이 이미 소실되었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은 선진국을 추격하던 시기를 지나 대등하게 경쟁하거나 일부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지금이야말로 그 기반이 되었던 원로 과학기술자들의 성과를 오롯이 보여주는 유물을 수집, 관리, 보전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할 때다. 과학기술자의 세대 교체, 시설물과 연구 장비의 노후화, 전통적인 연구 영역의 쇠퇴 등 과학기술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소실되거나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과학기술 유물에 관심을 갖고 보전하려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역사를 연구할 기본 사료가 되기 때문이다. 기록과 자료, 유물이 없이는 역사 연구 자체가 매우 어렵다. 둘째 사람들은 실물과 진품이 가진 힘, 즉 아우라를 통해 과학기술에 매력을 느끼고 관심을 갖게 된다. 왓슨·크릭의 DNA 이중 나선은 대중에 가장 익숙한 과학용어 중 하나다. 그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말이다. 런던 과학박물관에는 금속판 조각을 철사로 엮어 만든 이중 나선 모형이 전시되고 있다. 투박한 그 구조물이 바로 왓슨과 크릭이 DNA 분자구조를 파악하느라 끙끙대면서 직접 금속판을 자르고 깎아서 끼워 맞춘 바로 그 모형이라는 설명을 읽고 나면 관람객들은 ‘아하’ 하고 감탄한다. 그리고 이 모형 너머의 현대 생명과학의 세계로 이끌려 들어간다. 공병우 타자기와 한글 1.0 패키지는 한글의 기계화와 새로운 인쇄 문화로, 이호왕의 현미경과 논문은 바이러스 과학과 백신 연구로 우리를 흥미롭게 인도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역사가 짧은 분야의 과학기술 유물은 몇 십년 뒤의 미래의 과학으로 우리를 데려갈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셀트리온 항암제 유럽 상륙 ‘임박’

    셀트리온 항암제 유럽 상륙 ‘임박’

    셀트리온이 개발한 세계 최초 항암제 바이오 시밀러(의약품 복제품)의 유럽 상륙이 임박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008년 개발에 착수한 지 8년 만의 성과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암제 바이오 복제약 ‘트룩시마’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트룩시마의 승인을 권고하는 의견을 밝힌 셈이다. 트룩시마는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리툭산’의 복제약이다. 전 세계에서 연간 8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리툭산은 혈액암과 류머티스성 관절염, 면역반응억제 등의 치료에 쓰인다. CHMP는 트룩시마가 리툭산의 모든 적응증에 쓰일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트룩시마가 EMA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항암제 바이오 시밀러에 대해 세계 최초로 EMA가 허가한 사례가 된다. CHMP의 승인 권고를 받은 의약품은 대개 2~3개월 이내에 최종 승인을 받고 유럽에서 판매가 가능해진다. 최종 승인을 받으면 유럽연합(EU) 27개국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이 속한 유럽경제지역(EEA) 3개국 등에서도 별도 허가 없이 판매가 가능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유럽 시장 출시와 동시에 미 식품의약국(FDA)에도 트룩시마의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룩시마의 유럽 현지 판매를 담당하는 먼디파마는 유럽 내 조기 출시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으며 내년 상반기 영국을 시작으로 차례로 유럽 내 출시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 허가를 얻었다. EMA의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2015년 2월 출시한 ‘램시마’에 이어 셀트리온의 두 번째 글로벌 바이오 시밀러가 된다. 바이오 시밀러는 특허가 끝난 바이오 의약품을 복제한 약품이다. 분자 구조가 복잡해 기존 복제약보다 개발과 생산이 훨씬 어렵다. 반면 가격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30~40%가량 싸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靑 “비아그라 고산병 치료 용도로 구매한 것”

    산악인 “다른 약 많은데…” 의문 “특검 임명 거부는 기우에 불과” 청와대가 23일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시 수행직원들의 고산병 치료를 위해 비아그라를 구매했다고 해명했으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는 여론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전날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청와대 의약품 구입 목록을 인용해 청와대가 지난해 12월 비아그라 60정 등 발기부전 치료제를 대량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아프리카 순방 시 고산병 치료를 위해 준비했는데 한 번도 안 써 그대로 있다”면서 “비아그라는 고산병 치료제이기도 하다”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해발 1000∼2000m에 있는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했다. 정 대변인은 “혈관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한 정씩 세 번 4~5일간 복용하는 것이고 비아그라가 비싸서 복제품으로 ‘팔팔정’도 304정 구입했다”면서 “경호원 등 개인들에게 다 지급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미 순방 때는 아세타졸아마이드라는 고산병 예방약만 가져가 고생들을 많이 했기 때문에 아프리카 갈 때는 비아그라를 가져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산악인 엄홍길씨도 산에 갈 때 비아그라를 쓴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베레스트산 등의 등정 기록을 갖고 있는 국내 유명 산악인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비아그라는 강력한 혈관확장제이기 때문에 5000m 이상 등반하는 일부 전문 산악인들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갖고 가는 경우는 봤지만 2000~3000m에 필요한 약은 아니다”면서 “비아그라보다 값싼 고산병 예방·치료제가 많은데 왜 하필 그걸 가져갔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 대변인은 ‘특검의 중립성 문제로 박 대통령이 특검 임명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면서 “법으로 야당에서 2명을 추천하면 1명을 임명하게 돼 있다”고 답했다. 이어 “야당에서 양식 있고 중립적인 분을 추천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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